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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가 묘한 팻감. 이게 팻감이 될까 싶지만 백이 응수하지 않고 참고도 백 1로 패를 따내면 흑 2의 마늘모로 나온 뒤 16까지 흑 대마를 선수로 수습한다. 이어 하변을 선착하면 흑이 승리하는 그림. 패가 계속 이어지는데 흑은 점점 팻감이 말라가는 반면 백은 하변이 여전히 팻감 창고다. 흑은 우상 귀 패가 이단패인 점을 이용해 33으로 백 팻감 없애기에 나섰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흑은 결국 팻감 부족을 자인하고 45로 둬 우상 귀 패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초 흑은 백이 하변에 팻감을 썼을 때, 약간의 이득을 보려다 무수한 팻감을 백에게 제공했다. 그로 인해 우상 귀 패를 내주게 됐고 흑 우세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20·26·32=◎, 23·29=17, 37·43·49=⊙, 40·46·52=34, 50=24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설명한 대로 백 ○의 팻감에 흑 91로 응수할 수밖에 없다. 우상 패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단패이기 때문에 여기에만 집착하다간 대세를 놓칠 수 있다. 팻감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써야 한다. 백 108이 승부수. 일반적 팻감을 쓴다면 참고도 백 1이 있다. 그러면 흑은 우상을 잡고, 백은 중앙 흑 돌을 잡는 변화가 일어난다. YXT는 참고도로는 불리하다고 판단해 백 108로 팻감 만들기 공작에 나선 것. 앞서 말한 대로 우상은 이단패여서 이렇게 한 수 쉬어도 계속 패가 이어진다. 흑은 109로 재차 패를 따냈지만 하변에 생긴 백의 팻감공장에서 팻감이 무수히 생산될 조짐이다. 팻감이 점점 떨어져가는 흑은 115로 팻감을 썼는데 이게 성립하는 수일까. 95·101·107= ●, 98·104=92, 114=◎.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흑은 ⊙로 백 한 점을 따내면서 뒷맛을 없앴다. 과연 흑 ⊙의 가일수는 필요한 것이었을까. 만약 흑이 참고 1도 1처럼 손을 빼면 백 2, 4로 귀의 백은 적어도 패가 난다. 백 84는 처절한 팻감. 패를 꼭 이기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이때 흑 85는 능률적인 보강처럼 보이지만 국면을 어지럽게 만든 실수. 그냥 90의 곳에 잇는 것이 간명했다. 이어 패를 양보하는 대신 A로 백 5점을 잡았으면 알기 쉬웠다. 흑 85로 두는 바람에 백은 88로 이어 우변 패의 가치를 높이고 90으로 팻감을 쓸 수 있었다. 백 90에 대해 참고 2도 흑 1, 3으로 패를 해소하면 백 2, 4로 두어 단숨에 역전된다. 83·89=●, 86=80.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중앙 흑을 포위해도 공격이 어렵기 때문에 살려주는 대신 백 70까지 우중앙에 널린 흑 8점을 잡자는 뜻. 형세를 봐도 흑 8점을 일단 잡아 놔야 실리의 균형이 맞춰진다. 대신 흑은 65, 71로 좋은 자세(쌍립)를 취하며 하변 흑과 연결했다. 덤으로 하변에 있는 백 2점도 사실상 폐석이 됐다. 사실 현 상황에선 흑백 모두 우상 패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백 72, 흑 73으로 딴청을 피운다. 패를 이기려고 두 수를 들이다가 더 큰 곳을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백 74로 패가 시작됐지만 팻감이 아닌 흑 75에 백 76으로 받아주고, 백 78에도 흑 79로 좌상귀 뒷맛을 없애는 등 패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패를 따낸 흑 77로는 참고도 1∼7로 좌중앙을 크게 집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 보인다. 그런데 흑 79의 가일수는 꼭 필요한 수였을까. 7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듣도 보도 못한 끼움수. 지금 형세는 흑이 좋은데, 승부수나 마찬가지인 수를 들고 나온 것은 뜻밖이다. 흑으로선 참고 1도 흑 1로 따내 좌상 귀의 뒷맛을 확실히 없애는 것이 좋았다. 백 2로 다시 패를 하자고 할 때 흑 3으로 백 5점을 잡으면 확실히 우세하다. 백 56으론 참고 2도 백 1로 단수하는 것도 간명했다. 백 5까지 두텁게 받고 흑 6으로 패를 할 때 좌상 귀 팻감을 쓰면서 버티는 것. 하지만 백은 좌상 귀 뒷맛에 미련이 있어서인지 실전 56으로 단수하고 60으로 두텁게 잇는다. 이어 백 62가 강력한 씌움인데 흑 63 때 백 64로 쉽게 퇴로를 열어준다. 그 이유는 뭘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상에서 패가 시작됐다. 흑으로선 중앙 팻감이 많아서 오래 버틸 수 있는데, 백 42의 팻감에 불응하고 흑 43으로 따내버렸다. 이로써 충분하다는 뜻이리라. 원래 흑 43으로는 참고도 흑 1로 두는 것도 있었다. 흑 3의 절대팻감이 있어 가능한 수다. 백 6, 8로 우변 흑 6점이 잡히지만 흑은 우상 백 7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5=⊙). 흑은 43으로 일단 우상 쪽을 살려놓고, 바로 45로 패를 다시 결행했다. 흑 49의 팻감을 받기는 쉽지 않다. 당장 팻감이 없기 때문이다. 백 50으로 패를 졌을 때 부담을 많이 줄이자는 뜻. 흑 51로 패를 따냈는데 흑으로선 꽃놀이패다. 팻감이 없는 백은 52로 좌상귀 뒷맛을 노려보는데 흑 55의 기발한 끼움수가 반상을 뒤흔든다. 41=●, 51=4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흑을 자극하는 수. 여기서 참고도 흑 1, 3으로 우상귀부터 돌본다 해도 어차피 패가 나고, 이 패는 흑 19의 팻감 때문에 흑이 이긴다. 백은 패의 대가로 좌상귀를 살리게 되는데 이 변화에서 백 ◎와 흑 1, 3의 교환은 그냥 패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백의 이득이라는 것(14=9, 21=15). 흑은 이 그림이 싫기 때문에 먼저 21을 둬 수순을 비틀었다. 흑 29까지 흑 돌을 살리며 우변 백의 사활을 노린다. 이후는 외길 수순. 참고도는 우변에서 패가 나지만 실전은 우상 귀에서 패가 났다. 이리저리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우변 전체가 걸린 패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만 참고도는 흑이 패를 져도 우상이 살 수 있고, 실전은 우하가 살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흑은 중앙에 팻감이 있고 백은 이단패 형태라 서로 버틸 수 있다. 이 패의 결과는?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백에게 A를 둬 흑 넉 점을 잡아가라고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백은 8을 선수한 뒤 12로 흑 전체를 넓게 포위했다. 참고 1도를 보자. 흑의 유혹대로 백 1로 흑 넉 점을 잡으면 흑 4로 상변 백이 위험해진다. 이건 백이 망하는 길. 그래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실전 백 12로 두는 것이 승부의 호흡이다. 흑은 우변에 산재한 돌들을 다 살릴 필요는 없지만 하나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흑 13에 붙여 일단 우하 흑이 사는 수를 남겨뒀다. 여기서 백은 당연히 참고 2도 1로 단수해야 할 것 같지만 그건 흑이 원하는 바. 참고 2도는 우상에서 패가 나는데 흑 16의 절대팻감으로 백이 곤란하다(11=6). 그렇다면 백 20은 어떤 의도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모양을 돌보지 않는 백 ◎의 살수(殺手)가 터지자 반상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흑은 일단 95로 잇고 버틴다. 어떻게든 대마의 한 부분은 살려야 한다. 이어 흑 97의 끼움이 일종의 맥점. 백은 직접 응수하지 않고 98로 끊어 흑 넉 점만 살아가라고 종용한다. 흑 99, 101로 연결할 때 백의 고민이 시작됐다. 모양상으로는 참고도 백 1로 두고 싶다. 백 11까지 외길 수순으로 패 모양이 만들어지는데, 흑은 본격적인 패를 하기 전에 12∼15로 팻감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 이어 흑 18로 패를 걸어간다. 엄청난 크기의 패인데 흑에겐 20의 유일무이한 팻감이 있어 백이 곤란하다(17=6). 그래서 백 102로 늘어둔 것이 정수. 이제 흑이 A로 넉 점을 살려야 할 것 같은데 107로 중앙을 늘어둔다. 백에게 A로 끊어 넉 점을 잡으라는 달콤한 유혹을 던진 셈인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흑 대마의 생사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흑 85로 참고 1도 1로 연결하면 쉽게 살 것 같지만 백 2, 4로 흑 대마가 위태로워진다. 흑은 굳이 전체를 살릴 필요가 없는 만큼 안전하게 흑 85로 두고 백의 응수를 살핀다. 백 86은 모양상 급소. 흑 89로는 참고 2도 흑 1로 붙이는 수가 타개의 급소. 흑 11까지 흑 대마는 수습이 가능한 형태가 된다. 하지만 흑 89로 단순히 부딪히는 바람에 백 90을 빼앗겨 답답해졌다. 물론 흑 91로 젖히고 93으로 밀어 활로를 뚫는 것이 있다. 여기서 백이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수를 던진다. 빈삼각의 우형을 감수하고 둔 백 84는 흑 A로 젖히는 단점을 방비하면서 흑의 눈 모양을 최대한 없애는 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애매한 팻감. 거꾸로 말하면 백이 이걸 받아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백 74로 패를 해소했다. 그렇다면 우하를 사석으로 버린 흑은 우변에서 살아야 한다. 흑 75는 근거 마련을 위한 두 칸 벌림이지만 지금은 주위 백 세력이 강해서 쉽게 산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바로 76부터 80까지 흑의 안형을 빼앗아 흑의 삶을 위협한다. 보통 수습이 공격보다 쉽다지만 모양만 봐서는 흑이 수월하게 타개할 것 같지 않다. 흑 81은 일종의 응수타진. 백 82로 참고도 백 1로 받는 것은 우하귀에 폭탄을 남겨 두고 싸우는 형국이라 백의 운신이 여의치 않게 된다. 흑 2로 삭감하며 10까지 부딪쳐 오면 흑 12의 양패까지 날 수 있어 백이 곤란하다. 백 82, 84로 일단 우하귀를 챙겨두며 최대한 버티고 있다. 83=◎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60으로 막아 좌상 귀를 살리려고 하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흑이 61로 두텁게 막자 두기 편한 바둑이 됐다. 좌상 귀 백은 흔히 말하는 됫박형의 모양이어서 최소한 패가 난다. 그러나 백은 흑 63 이후 귀를 보강하지 않고 64로 중앙을 차지했다. 만약 백이 계속 귀에 손을 대면 어떻게 될까. 참고도를 보자. 백 1로 궁도를 넓힐 때 흑은 2로 뒷맛을 만들어 놓고 흑 6의 절호점을 차지한다. 이건 흑이 훨씬 앞서가는 그림. 그래서 백은 눈 질끈 감고 64를 먼저 둔 것인데 흑은 상관없다는 듯 65로 둬 귀를 확실히 잡았다. 백 66으로 우변을 통째로 백 집으로 만들겠다고 나서자, 흑은 우하 귀부터 손을 대 패가 났다. 불가피한 수순이다. 이때 흑이 73으로 애매한 팻감을 썼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한돌’이 최근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AI오픈 3, 4위전에서 벨기에의 릴라제로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중국의 줴이, 준우승은 골락시가 차지했다. 바둑이는 출전하지 않았다. 아직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한국 AI의 약진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YXT는 백 ◎의 3·3 침입으로 실리의 균형을 맞춘다. 백 46은 56으로 젖혀서 살겠다는 뜻으로 좋은 임기응변이다. 그러나 흑이 선수를 뽑아 57로 달리자 좌상 백의 삶이 불투명하다. 이때 백 58의 선수가 경솔했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둬 패로 버텨야 했다. 백 5(실전 58)의 팻감이 있어 흑으로서도 까다로운 상황. 팻감으로 써야할 백 58을 먼저 두는 바람에 흑 59가 놓여서는 좌상귀 백이 더욱 압박을 받게 됐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인공지능은 손빼기의 달인인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이해할 수 없게 손을 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상변에서 흑 33, 백 34, 흑 35로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행마를 하다가 갑자기 하변 백 36으로 손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상변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참고 1도 백 1, 3을 선수하고 7, 9로 나와 끊는 것이 좋은 수순. 흑도 14의 묘수를 준비하고 있지만 참고 1도의 그림은 백이 활발하다. 게다가 기껏 백 36, 38로 하변을 건드리다가 백 40으로 우변 건설에 역점을 두는 YXT의 행마는 인간이 지략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흑 41로 젖히자 백 36, 38이 악수가 되는 느낌. 백 42의 귀 침입이 좋은 수. 참고 2도 백 1로 두면 흑 10까지 미생마로 몰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8로 젖히고 20으로 붙이는 것은 이런 모양에서 자주 나오는 정석이다. 일반적으론 참고 1도처럼 많이 둔다. 복잡해 보이지만 필연에 가깝다. 물론 도중에 백 14로 ‘가’에 붙이면 더욱 복잡해진다. 인공지능(AI)이 제시하는 간명한 방법은 참고 2도 백 4에 두는 것. 백 12까지 죽죽 밀어붙여 백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전은 가장 쉬운 해결책. 백은 귀를 차지하고 흑은 두텁게 정리하는 것이다. 흑이 두터워지면서 23으로 좌상 귀에 바싹 다가서는 수가 성립한다. YXT는 백 24, 26을 선수한 뒤 28로 우변 경영에 나섰다. 제법 모양이 그럴듯하다. 백은 이어 32로 상변 흑 한 점에 대한 공략에 나섰다. 흑의 선택이 어렵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이의 예선 마지막 상대는 중국의 유명 바둑사이트 운영사 이커(奕客)가 만든 YXT(奕小天)였다. 이 대국은 나중에 기묘한 상황이 벌어져 승패가 뒤바뀌는 곡절을 겪었다. 바둑이는 대각선 화점을, YXT는 대각선 소목을 뒀다. 선호하는 포석이 확실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흑 5의 걸침에 최근 백 6으로 받는 것이 정형화돼 있다. 백이 손 빼면 참고 1도처럼 누르는 것 자체가 이득이라는 것이다. 백 10의 걸침에 흑 11로 협공하는 바둑이. 백은 다양한 포석 구상이 가능하다. 참고 2도 백 1의 협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흑 2로 당장 움직이는 것도 인공지능(AI)이 가르쳐준 수법이다. 백 5까지 일찌감치 전투가 벌어진다. 흑 15는 적극적인 수법. 여기선 백 한 점이 달아나는 게 맞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대회 전부터 중국의 골락시와 벨기에의 릴라제로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런데 무명인 한국의 바둑이가 예선에서 릴라제로를 꺾자 골락시와도 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바둑이는 초반 골락시의 적극적 공세를 맞받아치며 팽팽한 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반 무렵 골락시의 묵직한 한 방이 터졌다. 참고도 흑 1로 끼우는 것이 묘수였다. 흑 9까지 백 석 점을 잡으며 선제골을 넣었고,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이로써 골락시와 릴라제로, 바둑이가 물고 물리며 각각 3승 1패를 기록했다. 바둑이가 자력으로 4강에 진출하려면 예선 마지막 대국에서 꼭 이겨야 한다. 67·70=53, 68=57, 123=114, 161·167·173·183=127, 164·170·176·186=134, 184=2, 191=102, 197=195, 198=171, 210·220·226·232·240·246·252·268=130, 213·223·229·235·243·249·255·294=133, 214=139, 224·231=72, 225=98. 307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팻감 부족으로 백이 결행하지 못한 A의 패를 87로 가일수해 깔끔하게 정리했다. 마지막 시한폭탄을 제거하면서 이제 잔끝내기만 남은 국면이다. 백 90은 우변 흑 말에 대한 압박이다. 흑이 손을 빼면 참고도 백 1을 선수하고 3으로 패를 할 수 있다. 평상시라면 위협적 수단이지만 A의 패를 못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백에겐 팻감이 없다. 흑이 패를 겁내 양보한다면 모를까, 백이 실제로 패를 결행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백 102 때 흑 103이 양보하지 않고 버틴 수. 흑 103으로 인해 백이 패를 시작했다가 지면 우하 백이 다 잡히게 된다. 흑은 B의 절대팻감도 갖고 있다. 결국 백은 패를 하지 못하고 106으로 끝내기를 이어갔지만 흑 107을 보고는 패배를 선언했다. 반면 10집 정도의 차이. 3연승 뒤 첫 패배였다. 바둑이가 중국 최강으로 꼽히는 골락시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아직 그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은 지금 A의 패를 결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팻감이 없다. 흑 ●는 그런 백의 형편을 꿰뚫어본 수. A의 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곳부터 챙긴 것이다. 백도 어쩔 수 없이 60으로 응수한다. 참고도 백 1로 패를 걸어갈 수는 있지만 백 3의 팻감이 워낙 악수인 데다 흑 6의 팻감을 받을 수가 없다. 받아줘도 여기서 여러 팻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백 7로 좌변을 잡아도 흑 8로 우변이 모두 흑의 수중에 들어가면 백이 훨씬 손해를 본 셈이다.(백 5=1) 흑은 61을 선수하고 63으로 뚫어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백 66으로 하변 백이 살자 다시 흑 67로 큰 끝내기를 차지한다. 백이 A의 패를 들어갈 수가 없어 끝내기만 해야 한다면 이젠 도저히 역전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없다. 흑은 75로 정말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두며 두텁게 국면을 마무리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팻감이 아니다. 좌변 백 대마의 사활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패를 하다가 위험하게 손을 뺀 셈이다. 그런데 골락시는 흑 37로 받아둔다. 만약 참고 1도 흑 1로 잇고 백 대마를 잡으러 가면? 이후 수순은 외길인데 백 8로 패를 하자고 하는 것이 강력하다. 백 12라는 절대 팻감이 있기 때문. 이건 흑도 모험이다. 불리한 백은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고 있다. 일반 팻감이 다 떨어진 백은 56으로 절체절명의 팻감을 썼다. 흑에게 참고 2도 1로 받아 패를 방비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러나 흑이 이렇게 좌변 패를 두려워하면 백은 중앙 패를 버티면서 4를 차지한다. 이것 역시 흑으로선 피하고 싶은 진행이다. 흑은 과감히 59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좌변 패는? 43·49·55=●, 46·52=40.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