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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백에게 최선의 끝내기는 의미가 없다. 0.1초도 쓰지 않고 둬 시간패를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백 42는 흑 43을 허용해 손해지만 이렇게 둬야 종국까지 수순을 줄일 수 있다. 이때 등장한 흑 47은 ‘시간’이라는 면에서 일종의 묘수다. 평상시라면 잡았던 백돌을 살려주는 멍청한 일이지만 지금 백에게 몇 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게 뭐지?”라고 회로를 돌리는 순간 백은 시간 초과가 되기 때문이다. 타임아웃제에선 상대방의 시간 초과를 목적으로 비정상적인 수를 두면 심판이 바로 경고를 줄 수 있다. 이를 반복하면 실격패를 선언할 수 있다. 하지만 흑 47에 대해 심판은 비정상적인 수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흑 63도 엄청난 자충수. 백이 65의 곳에 둔다면 무려 47개의 돌을 따낼 수 있다. 하지만 백이 따내면 수순이 길어지기 때문에 백 64로 피했다. 결국 흑 75 때 백의 시간은 00:00을 가리켰다. YXT 측은 아직 0.1초가 남았다며 버텼지만, 이전에 인간이 개입해 인공지능(AI)이 둔 수대로 두지 않은 것까지 드러나 결국 실격패를 당했다. 이 대국의 승패와 관계없이 바둑이는 이미 본선에 진출한 상태였지만, 패배한 YXT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예선 5라운드를 모두 치른 결과 4승 1패를 거둔 바둑이, 골락시, 릴라제로와 3승 2패의 레인즈가 4강에 진출해 자웅을 겨루게 됐다. 44=◎, 46=41.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하회탈과 피노키오.’ 전혀 연관이 없는 두 캐릭터가 한 작품 안에서 만났다. 26일부터 10월7일까지 서울 강남역 유나이티드캘러리에서 열리는 판화가 민경아 개인전에서다. 작품 ‘21세기 양반 각시’는 양반각시탈에 오늘날의 특징을 표현해줄 수 있는 이미지들(핸드폰, 선글래스, 테이크아웃 커피, 명품백, 양복, 투블럭헤어 등)을 넣고 버선 모양의 피노키오 코를 접목시켜 해학적인 모습을 담았다. 탈과 피노키오는 “거짓”이라는 키워드는 동일하지만 반대의 현상이 펼쳐진다. 탈은 자신을 숨기고 자신을 드러내는 반면, 피노키오는 자신을 숨기려하지만 자신이 들통난다. 탈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반면, 피노키오는 감추고 싶은 것까지 다 들통나게 하는 솔직한 코를 지니고 있다. 민 작가는 모두 피노키오처럼 솔직한 코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면, 자칫 솔직한 코 때문에 서로들 찔려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 예쁘고 둥글게 길어지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해 나를 향해서는 뽀족하나, 남을 향해서는 둥근 버선코처럼 그려넣었다“고 말했다. 작품 ‘피노키오 랩소디’에서 민작가는 강남역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재구성했다. 작가의 메타포인 진주귀걸이 소녀, 한국의 민화호랑이, 영화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퀸’의 프레디 머큐리, BTS의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어떤 이미지는 간판 속에 들어가 허구 속 허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미지는 현실로 살아나와 버스위에 올라타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솔직와 위선의 혼재를 작품으로 풀어가고 있는 민 작가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귀국 후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홍익대 판화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2018년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뉴욕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 대회에선 예선 5라운드를 하루에 모두 끝내기 위해 30분 타임아웃제를 도입했다. 초읽기 없이 각자 30분만 쓸 수 있도록 한 것. 하지만 YXT는 초반부터 시간을 많이 썼고 이미 전보에서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빠져 시간 초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흑 11, 백 12의 끝내기는 당연한데, 바둑이는 반상 최대인 17의 곳을 두지 않고 돌연 흑 13으로 반집짜리 패를 따냈다. YXT도 엉뚱하게 백 14로 잡혀 있는 흑 2점을 단수했다. 백 22로 두 점 따낸 수 역시 어이없는 수. 이 수로는 참고도 1을 선수하고 3으로 둬야 끝내기로 제법 이득을 볼 수 있다. 흑 23도 A로 두는 것이 정수. 흑 23은 자충이어서 패가 날 위험에 처했다. 이런 이상한 끝내기는 현재 1초 내에 한 수씩 둬도 시간패를 당할 위기에 처한 YXT의 상황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38=◎.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90은 선수. 백 92로 참고 1도 1에 두면 흑 2로 큰 패가 난다. 백으로선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격이다. 백 92로 좌하 백 말은 별 탈 없이 살아갈 수 있다. 바둑이는 흑 101까지 두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만 사실 백 102를 손 빼도 참고 2도처럼 살아 있다. 인공지능(AI)은 크게 불리할 때 생떼를 부리기도 하지만 크게 유리할 때는 턱없이 안전하게 두는 습성이 있다. 흑 101과 백 102가 그런 습성을 보여주는 수순. 흑 107과 백 108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좌하 귀까지 무난하게 처리되자 백 우세는 확실해졌다. 이후로는 어려운 끝내기가 없어 백 승리가 확정되는가 싶었는데 이때부터 제한시간이라는 변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찌된 사연일까. 101·104·108=94, 103=●, 105=99, 106=93.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72는 이미 잡힌 하변 백을 모두 놓고 따내게 하려는 것이다. 끝내기로 이득을 보자는 뜻인데 흑 79가 정확한 응수. 백은 여기서 하변을 건드리지 않고 80으로 손을 돌렸다. 계속 두면 참고 1도처럼 진행되는데 굳이 지금 둘 이유가 없다. 백 80은 그냥 선수 한 집 끝내기가 아니라 중앙 백 석 점을 살려오는 수를 엿보고 있다. 백 84로는 참고 2도 1로 둬 석 점을 살릴 수 있다. 흑이 백 석 점을 끝까지 잡으려고 하면 큰일 난다. 백 11 때 응수가 없다. 하지만 백은 안전하게 84를 둔 뒤 86으로 석 점을 살리는 결정타를 날렸다. 흑은 89로 마지막 항전에 나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우상 패를 내줬으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변 백을 크게 잡았다는 것. 백이 우상귀 패를 바로 보강하지 않고 54로 밀어간 것을 보면 아직 완벽한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흑도 끝내기를 잘하면 되는데, 흑 55가 찬물을 확 끼얹는다. 무난하게 참고 1도 흑 1, 3으로 받았으면 두터웠다. 우상귀 격전을 막 마친 뒤여서 그런지 두 인공지능이 서로 실수를 저지른다. 흑 59와 백 60 모두 방향 착오로 63의 곳을 차지했어야 했다. 따라서 63의 곳을 차지할 마지막 기회였던 흑 61이 패착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참고 2도처럼 둬야 흑도 승산이 있었다. 흑 67의 옹색한 연결이 지금 형세를 대변하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가 묘한 팻감. 이게 팻감이 될까 싶지만 백이 응수하지 않고 참고도 백 1로 패를 따내면 흑 2의 마늘모로 나온 뒤 16까지 흑 대마를 선수로 수습한다. 이어 하변을 선착하면 흑이 승리하는 그림. 패가 계속 이어지는데 흑은 점점 팻감이 말라가는 반면 백은 하변이 여전히 팻감 창고다. 흑은 우상 귀 패가 이단패인 점을 이용해 33으로 백 팻감 없애기에 나섰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흑은 결국 팻감 부족을 자인하고 45로 둬 우상 귀 패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초 흑은 백이 하변에 팻감을 썼을 때, 약간의 이득을 보려다 무수한 팻감을 백에게 제공했다. 그로 인해 우상 귀 패를 내주게 됐고 흑 우세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20·26·32=◎, 23·29=17, 37·43·49=⊙, 40·46·52=34, 50=24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설명한 대로 백 ○의 팻감에 흑 91로 응수할 수밖에 없다. 우상 패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단패이기 때문에 여기에만 집착하다간 대세를 놓칠 수 있다. 팻감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써야 한다. 백 108이 승부수. 일반적 팻감을 쓴다면 참고도 백 1이 있다. 그러면 흑은 우상을 잡고, 백은 중앙 흑 돌을 잡는 변화가 일어난다. YXT는 참고도로는 불리하다고 판단해 백 108로 팻감 만들기 공작에 나선 것. 앞서 말한 대로 우상은 이단패여서 이렇게 한 수 쉬어도 계속 패가 이어진다. 흑은 109로 재차 패를 따냈지만 하변에 생긴 백의 팻감공장에서 팻감이 무수히 생산될 조짐이다. 팻감이 점점 떨어져가는 흑은 115로 팻감을 썼는데 이게 성립하는 수일까. 95·101·107= ●, 98·104=92, 114=◎.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흑은 ⊙로 백 한 점을 따내면서 뒷맛을 없앴다. 과연 흑 ⊙의 가일수는 필요한 것이었을까. 만약 흑이 참고 1도 1처럼 손을 빼면 백 2, 4로 귀의 백은 적어도 패가 난다. 백 84는 처절한 팻감. 패를 꼭 이기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이때 흑 85는 능률적인 보강처럼 보이지만 국면을 어지럽게 만든 실수. 그냥 90의 곳에 잇는 것이 간명했다. 이어 패를 양보하는 대신 A로 백 5점을 잡았으면 알기 쉬웠다. 흑 85로 두는 바람에 백은 88로 이어 우변 패의 가치를 높이고 90으로 팻감을 쓸 수 있었다. 백 90에 대해 참고 2도 흑 1, 3으로 패를 해소하면 백 2, 4로 두어 단숨에 역전된다. 83·89=●, 86=80.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중앙 흑을 포위해도 공격이 어렵기 때문에 살려주는 대신 백 70까지 우중앙에 널린 흑 8점을 잡자는 뜻. 형세를 봐도 흑 8점을 일단 잡아 놔야 실리의 균형이 맞춰진다. 대신 흑은 65, 71로 좋은 자세(쌍립)를 취하며 하변 흑과 연결했다. 덤으로 하변에 있는 백 2점도 사실상 폐석이 됐다. 사실 현 상황에선 흑백 모두 우상 패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백 72, 흑 73으로 딴청을 피운다. 패를 이기려고 두 수를 들이다가 더 큰 곳을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백 74로 패가 시작됐지만 팻감이 아닌 흑 75에 백 76으로 받아주고, 백 78에도 흑 79로 좌상귀 뒷맛을 없애는 등 패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패를 따낸 흑 77로는 참고도 1∼7로 좌중앙을 크게 집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 보인다. 그런데 흑 79의 가일수는 꼭 필요한 수였을까. 7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듣도 보도 못한 끼움수. 지금 형세는 흑이 좋은데, 승부수나 마찬가지인 수를 들고 나온 것은 뜻밖이다. 흑으로선 참고 1도 흑 1로 따내 좌상 귀의 뒷맛을 확실히 없애는 것이 좋았다. 백 2로 다시 패를 하자고 할 때 흑 3으로 백 5점을 잡으면 확실히 우세하다. 백 56으론 참고 2도 백 1로 단수하는 것도 간명했다. 백 5까지 두텁게 받고 흑 6으로 패를 할 때 좌상 귀 팻감을 쓰면서 버티는 것. 하지만 백은 좌상 귀 뒷맛에 미련이 있어서인지 실전 56으로 단수하고 60으로 두텁게 잇는다. 이어 백 62가 강력한 씌움인데 흑 63 때 백 64로 쉽게 퇴로를 열어준다. 그 이유는 뭘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상에서 패가 시작됐다. 흑으로선 중앙 팻감이 많아서 오래 버틸 수 있는데, 백 42의 팻감에 불응하고 흑 43으로 따내버렸다. 이로써 충분하다는 뜻이리라. 원래 흑 43으로는 참고도 흑 1로 두는 것도 있었다. 흑 3의 절대팻감이 있어 가능한 수다. 백 6, 8로 우변 흑 6점이 잡히지만 흑은 우상 백 7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5=⊙). 흑은 43으로 일단 우상 쪽을 살려놓고, 바로 45로 패를 다시 결행했다. 흑 49의 팻감을 받기는 쉽지 않다. 당장 팻감이 없기 때문이다. 백 50으로 패를 졌을 때 부담을 많이 줄이자는 뜻. 흑 51로 패를 따냈는데 흑으로선 꽃놀이패다. 팻감이 없는 백은 52로 좌상귀 뒷맛을 노려보는데 흑 55의 기발한 끼움수가 반상을 뒤흔든다. 41=●, 51=4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흑을 자극하는 수. 여기서 참고도 흑 1, 3으로 우상귀부터 돌본다 해도 어차피 패가 나고, 이 패는 흑 19의 팻감 때문에 흑이 이긴다. 백은 패의 대가로 좌상귀를 살리게 되는데 이 변화에서 백 ◎와 흑 1, 3의 교환은 그냥 패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백의 이득이라는 것(14=9, 21=15). 흑은 이 그림이 싫기 때문에 먼저 21을 둬 수순을 비틀었다. 흑 29까지 흑 돌을 살리며 우변 백의 사활을 노린다. 이후는 외길 수순. 참고도는 우변에서 패가 나지만 실전은 우상 귀에서 패가 났다. 이리저리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우변 전체가 걸린 패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만 참고도는 흑이 패를 져도 우상이 살 수 있고, 실전은 우하가 살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흑은 중앙에 팻감이 있고 백은 이단패 형태라 서로 버틸 수 있다. 이 패의 결과는?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백에게 A를 둬 흑 넉 점을 잡아가라고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백은 8을 선수한 뒤 12로 흑 전체를 넓게 포위했다. 참고 1도를 보자. 흑의 유혹대로 백 1로 흑 넉 점을 잡으면 흑 4로 상변 백이 위험해진다. 이건 백이 망하는 길. 그래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실전 백 12로 두는 것이 승부의 호흡이다. 흑은 우변에 산재한 돌들을 다 살릴 필요는 없지만 하나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흑 13에 붙여 일단 우하 흑이 사는 수를 남겨뒀다. 여기서 백은 당연히 참고 2도 1로 단수해야 할 것 같지만 그건 흑이 원하는 바. 참고 2도는 우상에서 패가 나는데 흑 16의 절대팻감으로 백이 곤란하다(11=6). 그렇다면 백 20은 어떤 의도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모양을 돌보지 않는 백 ◎의 살수(殺手)가 터지자 반상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흑은 일단 95로 잇고 버틴다. 어떻게든 대마의 한 부분은 살려야 한다. 이어 흑 97의 끼움이 일종의 맥점. 백은 직접 응수하지 않고 98로 끊어 흑 넉 점만 살아가라고 종용한다. 흑 99, 101로 연결할 때 백의 고민이 시작됐다. 모양상으로는 참고도 백 1로 두고 싶다. 백 11까지 외길 수순으로 패 모양이 만들어지는데, 흑은 본격적인 패를 하기 전에 12∼15로 팻감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 이어 흑 18로 패를 걸어간다. 엄청난 크기의 패인데 흑에겐 20의 유일무이한 팻감이 있어 백이 곤란하다(17=6). 그래서 백 102로 늘어둔 것이 정수. 이제 흑이 A로 넉 점을 살려야 할 것 같은데 107로 중앙을 늘어둔다. 백에게 A로 끊어 넉 점을 잡으라는 달콤한 유혹을 던진 셈인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흑 대마의 생사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흑 85로 참고 1도 1로 연결하면 쉽게 살 것 같지만 백 2, 4로 흑 대마가 위태로워진다. 흑은 굳이 전체를 살릴 필요가 없는 만큼 안전하게 흑 85로 두고 백의 응수를 살핀다. 백 86은 모양상 급소. 흑 89로는 참고 2도 흑 1로 붙이는 수가 타개의 급소. 흑 11까지 흑 대마는 수습이 가능한 형태가 된다. 하지만 흑 89로 단순히 부딪히는 바람에 백 90을 빼앗겨 답답해졌다. 물론 흑 91로 젖히고 93으로 밀어 활로를 뚫는 것이 있다. 여기서 백이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수를 던진다. 빈삼각의 우형을 감수하고 둔 백 84는 흑 A로 젖히는 단점을 방비하면서 흑의 눈 모양을 최대한 없애는 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애매한 팻감. 거꾸로 말하면 백이 이걸 받아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백 74로 패를 해소했다. 그렇다면 우하를 사석으로 버린 흑은 우변에서 살아야 한다. 흑 75는 근거 마련을 위한 두 칸 벌림이지만 지금은 주위 백 세력이 강해서 쉽게 산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바로 76부터 80까지 흑의 안형을 빼앗아 흑의 삶을 위협한다. 보통 수습이 공격보다 쉽다지만 모양만 봐서는 흑이 수월하게 타개할 것 같지 않다. 흑 81은 일종의 응수타진. 백 82로 참고도 백 1로 받는 것은 우하귀에 폭탄을 남겨 두고 싸우는 형국이라 백의 운신이 여의치 않게 된다. 흑 2로 삭감하며 10까지 부딪쳐 오면 흑 12의 양패까지 날 수 있어 백이 곤란하다. 백 82, 84로 일단 우하귀를 챙겨두며 최대한 버티고 있다. 83=◎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60으로 막아 좌상 귀를 살리려고 하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흑이 61로 두텁게 막자 두기 편한 바둑이 됐다. 좌상 귀 백은 흔히 말하는 됫박형의 모양이어서 최소한 패가 난다. 그러나 백은 흑 63 이후 귀를 보강하지 않고 64로 중앙을 차지했다. 만약 백이 계속 귀에 손을 대면 어떻게 될까. 참고도를 보자. 백 1로 궁도를 넓힐 때 흑은 2로 뒷맛을 만들어 놓고 흑 6의 절호점을 차지한다. 이건 흑이 훨씬 앞서가는 그림. 그래서 백은 눈 질끈 감고 64를 먼저 둔 것인데 흑은 상관없다는 듯 65로 둬 귀를 확실히 잡았다. 백 66으로 우변을 통째로 백 집으로 만들겠다고 나서자, 흑은 우하 귀부터 손을 대 패가 났다. 불가피한 수순이다. 이때 흑이 73으로 애매한 팻감을 썼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한돌’이 최근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AI오픈 3, 4위전에서 벨기에의 릴라제로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중국의 줴이, 준우승은 골락시가 차지했다. 바둑이는 출전하지 않았다. 아직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한국 AI의 약진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YXT는 백 ◎의 3·3 침입으로 실리의 균형을 맞춘다. 백 46은 56으로 젖혀서 살겠다는 뜻으로 좋은 임기응변이다. 그러나 흑이 선수를 뽑아 57로 달리자 좌상 백의 삶이 불투명하다. 이때 백 58의 선수가 경솔했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둬 패로 버텨야 했다. 백 5(실전 58)의 팻감이 있어 흑으로서도 까다로운 상황. 팻감으로 써야할 백 58을 먼저 두는 바람에 흑 59가 놓여서는 좌상귀 백이 더욱 압박을 받게 됐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인공지능은 손빼기의 달인인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이해할 수 없게 손을 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상변에서 흑 33, 백 34, 흑 35로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행마를 하다가 갑자기 하변 백 36으로 손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상변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참고 1도 백 1, 3을 선수하고 7, 9로 나와 끊는 것이 좋은 수순. 흑도 14의 묘수를 준비하고 있지만 참고 1도의 그림은 백이 활발하다. 게다가 기껏 백 36, 38로 하변을 건드리다가 백 40으로 우변 건설에 역점을 두는 YXT의 행마는 인간이 지략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흑 41로 젖히자 백 36, 38이 악수가 되는 느낌. 백 42의 귀 침입이 좋은 수. 참고 2도 백 1로 두면 흑 10까지 미생마로 몰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