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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배터리 업계 매출이 2010년 관련 매출을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 게 확실시된다. 성장 일변도를 달려온 배터리 업계가 첫 역성장에 직면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과 경쟁을 벌이는 중국 및 일본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기술력을 높이는 ‘배터리 종주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넛크래커 신세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올해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11.3%, 27.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 LG화학이 전지사업부문 매출을 집계한 이래, 2017년 SK이노베이션 내 배터리사업부가 만들어진 이래 모두 첫 역성장이다. 삼성SDI의 매출 성장률 전망치는 올 초 15.2%에서 이달 8일 0.7%로 급락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매출 증가세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중국 CATL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8%, BYD는 23.1% 성장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부진에도 올해 중국 전기차 내수 시장은 30% 성장할 전망인 데다 해외에서 가성비가 우수한 중국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고객사로 보유한 일본 파나소닉홀딩스도 올해 매출이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중국 제외)은 한중일 주요 기업 6곳이 전체의 92%를 점유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K배터리 3사를 합산한 한국의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 오는 상황이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전기차 트렌드가 최근 성능에서 가격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에 한국도 ‘가성비 배터리’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며 “민간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직접 보조금 지급 등과 같은 정부 차원의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中 “1회 충전에 1000㎞” 日 “R&D 허브 구축”… 세계 1위 韓 위협中, ‘가성비 LFP배터리’ 편견 깨… 日, 테슬라 탑재 ‘원통형’에 사활“전기차 캐즘에 중저가 기술 각광… 반도체 못지않게 배터리도 중요공급다변화 등 정부차원 지원 시급”올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오토 차이나’에서는 중국 CATL이 공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팩 때문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에너지 밀도가 kg당 205Wh(와트시)에 달해 한 번 충전으로 1000km나 주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저가형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 기술력이 한국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고가형 삼원계 배터리의 중간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내년까지 오사카를 일본 최대 배터리 연구개발(R&D) 허브로 구축할 계획이다. 차세대 공정에 특화된 최첨단 시설로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싱크탱크다. 이미 올 4월 연면적 7900㎡, 높이 4층짜리 시설을 완공한 데 이어 내년 4월 추가 R&D 시설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모두 합쳐 1100명의 전문 인력이 배터리 공정 고도화와 양산 장비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가성비를 앞세우던 중국이 기술력을 키우고 일본은 기술 주도권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성장세가 꺾인 K배터리의 ‘글로벌 1위’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한중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에 한국 배터리가 도태되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력 쫓아온 中, 더 앞서가려는 日 중국 기업들은 그간 내수용에 그치던 ‘가성비’ LFP 배터리의 판로를 유럽, 북미까지 확대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4월 공개된 CATL의 배터리는 ‘값이 싸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LFP에 대한 편견을 깼다. 시중에 나온 LFP의 에너지 밀도는 통상 kg당 160Wh 안팎인데 고가형인 삼원계(200∼350Wh)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LFP 배터리가 밀도 200을 넘겼다는 것은 굉장한 성과”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을 포함한 삼원계 배터리는 한중일이 시장을 삼분(三分)하고 있지만 LFP는 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앞으로 2, 3년 내 LFP 점유율이 삼원계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특히 미국 대비 규제가 느슨한 유럽 시장을 겨냥해 LFP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탑재하는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R&D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나소닉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통형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가격 장점 때문에 테슬라뿐 아니라 BMW,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탑재하고 있다. 현재 원통형 시장의 주류는 2170(지름 21mm, 높이 70mm) 배터리다. 파나소닉은 용량과 출력을 크게 높인 차세대 4680(지름 46mm, 높이 80mm) 시장에서도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캔자스주에 짓고 있는 공장에 기존 투자 액수와 맞먹는 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추가 투자하는 방안이다. 3월 일본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도 4680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지만 기술과 안전 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곳은 파나소닉”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실탄’ 확보를 위해 자동차 전장(전자 장치) 등 기존 알짜배기 사업들도 대거 정리하고 있다.●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산업이 배터리” 중일 경쟁사들의 거센 공세 속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점유율은 모두 합쳐 46.8%였다. 2021년(55.6%) 이후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 중국 CATL과 BYD는 2021년 합계 점유율 14.4%에서 올 5월 30.7%까지 올라왔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수세에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캐즘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소비자들이 중저가 전기차를 찾자 전기차 원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에서도 중저가 기술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고부가가치, 고성능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을 키워 오던 한국은 뒤늦게 가격 경쟁력까지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주도권을 쥔 LFP 배터리는 삼원계 대비 30%가량 싸다. 하지만 한국산 LFP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프랑스 르노와 LFP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기업들과 비교해 규모가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산 시점도 내년 말부터다. 삼성SDI, SK온도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제조 원가도 차이가 난다. 중국은 리튬, 전구체 등 주요 광물 및 소재 공급망과 기술을 확보한 데다 인건비도 저렴하다. 반면 한국은 중국에 비해 여전히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높고 이는 단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호황과 불황을 수차례 이겨낸 반도체와 비교할 때 배터리는 산업의 역사가 짧은 만큼 처음 맞닥뜨리는 위기에 대한 대응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한중일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 대 기업’ 싸움만으로는 시장 부진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배터리 단가를 낮추기 위한 핵심 공급망 다변화,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한 보조금 등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한 임원은 “배터리 공장은 장비 국산화 비율이 높아 공장을 지으면 연관된 부품 회사들도 함께 성장한다”며 “반도체 못지않게 배터리에 대해서도 국민적 관심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넛크래커호두를 양쪽으로 눌러 껍질을 까는 기계. 기계 사이에 낀 호두처럼 기술을 앞세운 선진국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후발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고전하는 상황을 가리킨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한국 경제의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출 품목별 순위로 조선업을 이미 뛰어넘은 데다 각 지역의 생산 거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이차전지·양극재 합산 수출 실적은 224억8000만 달러(약 31조 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 품목별 기준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업의 수출 실적을 이미 2022년 추월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는 2028년 한국의 5대 수출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의 경우 장비 국산화 비율이 매우 높아 국내 장비 기업의 동반 성장에도 기여한다고 배터리산업협회는 밝혔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성장하면 생태계 안에서 중소기업이 함께 과실을 누리는 ‘낙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 3사의 장비 국산화 비율은 LG에너지솔루션 85%, 삼성SDI 95%, SK온 95%였다. 협회 관계자는 “통상 배터리 3사 설비투자금의 30∼40% 이상이 장비에 투입되는 만큼, 배터리 설비투자가 증가할수록 국내 장비 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국 각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발하고 있다. 배터리 및 소재 업체는 전기차 공장과 가깝고 리튬과 니켈 등 원료 수입에 유리하면서 부지 확보가 용이한 곳에 생산 단지를 둔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SK온은 충남 서산, 삼성SDI는 충남 천안에 공장을 두고 있다. 소재·장비 업체들은 충북과 경북, 전북 등 각 지방에 고루 생산 라인을 두고 있다. 신산업 생산단지의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배터리 산업의 사업체 수는 321곳에서 609곳으로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용 인원은 같은 기간 2만1132명에서 3만5100명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은 아직 한국표준산업분류로 구분되지 않는 만큼 전체 가치사슬에 있는 중소업체들까지 고려할 경우 고용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 창사 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51년간 무노조 경영을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기에 ‘노조 리스크’를 맞닥뜨린 것이다. 이날 전삼노에 따르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 6540명이 8∼10일 총파업을 시작했다. 6540명은 전삼노 조합원(3만657명)의 21.3%,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4804명·지난해 말 기준)의 5.2%에 해당한다. 전삼노 조합원의 약 80%가 반도체(DS)부문 소속인 만큼 파업 참여 인원의 상당수가 DS 직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노조 추산 4000여 명, 경찰 추산 3100명의 파업 참여자들은 오전 11시 10분부터 1시간가량 경기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정문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 참석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의 자체 노사협의체인 노사협의회가 제시한 올해 임금인상률 5.1%를 거부하고 임금 6.5%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10일까지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사전 대비를 통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 “생산차질이 파업 목적”… 반도체 반등 타격 우려 반도체 심장부 화성공장서 집회파업 참여 80%가 설비-제조 직군파업 길어지면 생산 차질 가능성“5.2% 강경파에 휘둘려” 지적 속… 전문가 “조직관리 방식 수정 필요”8일 오전 11시 10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 집회가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정문 앞에서 강행됐다. 화성캠퍼스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모두 갖고 있는 삼성 반도체의 핵심부이자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기도 한 곳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추산 4000여 명, 경찰 추산 3100명의 조합원이 검은 우비를 입고 대오를 갖춰 구호를 외쳤다. “파업의 목표는 생산 차질”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파업 참여자의 상당수가 반도체(DS)부문 소속인 만큼,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긴 터널을 지나 올해 본격적인 반등세에 진입한 상황에서 ‘반도체의 봄’의 수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55명의 사인 거부로 시작된 총파업 파업이 촉발된 직접적 계기는 연봉 인상률에 대한 이견이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5.1%의 임금인상률을 공지했다. 하지만 전삼노는 6.5%를 주장했다. 조합원 중 855명이 연봉 협상에서 사인을 거부한 가운데 일부 강경파 조합원들의 주도하에 총파업이 촉발됐다. 855명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4804명)의 0.7%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전삼노는 △연말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변경 △유급휴가 일수 하루 추가 등을 주장하며 무노동·무임금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연말 성과급 기준은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투자 자본 등 비용을 제외한 경제적 부가가치(EVA)로 정한다는 입장이다. 또 휴가 의무 사용 일수를 2일 축소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와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전삼노는 파업의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했다. 지난달 7일 노조가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첫 연가 투쟁을 진행했으나 소규모 참여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엔 수천 명의 생산라인 직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에 참여한 6540명 중 설비·제조 공정 직군 종사자가 5211명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9, 10일은 집회 없이 파업 조합원 1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생산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수 라인이 자동화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영하고 돌발상황 발생 시 설비 점검 등을 진행할 필수 인력은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반도체 실적 회복세에 찬물 우려 노조 총파업은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훈풍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반등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벌어진 만큼 실적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이 1억35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귀족 노조의 파업’이라는 시각도 있다.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 삼성전자는 앞으로 노사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는 “노조 없이도 최고의 대우를 보장한다”는 평가와 “노조 설립을 방해했다”는 비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0년 5월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다. 과거 ‘압도적 1위’로 성과급을 통한 금전적 보상과 1위 기업 직원이라는 자부심을 통해 성장가도를 달려왔지만 앞으로 삼성의 조직 관리 방식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간 고도성장을 해온 삼성이 글로벌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예전만큼 큰 파이를 나눌 수 있는 구조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그러한 여파가 앞으로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화성=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 8조3000억 원을 훌쩍 넘은 것이다. 가전·TV 시장 회복세를 맞아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으로 5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뛰어넘은 호실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3%, 영업이익은 1452.2% 늘었다. 전자업계는 반도체 시황이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최근 AI 수요가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초 투자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4조∼5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라 DS부문에서만 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3, 4분기에도 삼성전자는 10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전자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1조7009억 원, 영업이익 1조196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했다. 회복 중인 가전 시장과 더불어 유럽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 반도체 훈풍과 전자업계 호실적은 경상수지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2250만 달러(약 12조3175억 원)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53% 급등하며 전체 수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코스피 역시 이날 1.32% 오르면서 이틀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96% 급등한 8만7100원을 기록했다. 52주 신고가이자 2021년 1월 25일(8만94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LG전자도 2.69% 뛴 11만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AI 바람 타고 반도체 업사이클… 삼성전자 영업익 1년새 16배로[반도체 서프라이즈]2분기 영업익 10.4조원반도체 부문 6.6조 영업익 추산… D램가격 회복-AI 서버용 수요 덕차세대 HBM 하반기 실적 견인 기대… AI탑재 갤 Z플립 등 내주 공개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6배로 폭증한 것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인한 반도체 업황 회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10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낸 건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시작되던 2022년 3분기(7∼9월·10조8500억 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부문에서 6조 원 이상 전망 잠정 실적인 만큼 삼성전자는 5일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DS)부문에서 6조6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5500억 원, 가전과 TV, 모바일 등을 포함한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 2조9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22년 2분기 9조980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래로 반도체 다운사이클 직격탄을 맞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들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연간 영업손실은 14조8800억 원이었다. 올해 들어서야 1분기(1∼3월) 1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반도체 호실적은 지난해 메모리 업계 감산에 따른 D램 가격 회복과 함께 AI 서버용 수요 확대 덕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서버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초고성능 D램과 낸드가 들어간다. 수요가 몰리는 데다 제품별 평균 판매가격도 오르면서 DS부문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기준 각각 2.10달러, 4.90달러로 2022년 말 수준까지 회복됐다. 양산 직전 단계에 와 있는 차세대 HBM 제품은 삼성전자의 하반기(7∼12월)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앞두고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4일 삼성전자 DS부문은 HBM 개발팀을 별도로 신설하며 차세대 HBM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실었다.● AI 무장한 ‘갤럭시 Z플립·폴드6’ 다음 주 공개 반도체 외 사업부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들 대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납품을 늘리며 실적을 개선했다. TV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는 프리미엄 TV 및 성수기 에어컨 판매가 늘며 회복세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부품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신제품 출시가 없는 비수기를 맞아 2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Z플립·폴드6’를 공개한다. 1월 첫 AI 스마트폰으로 선보인 ‘갤럭시 S24’ 시리즈와 같이 삼성전자 자체 AI 기능이 탑재된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6’ 9월 출시에 앞서 시장에 출격하는 만큼 하반기 성장세를 견인할지 주목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7900억 원, 4분기(10∼12월)는 12조7400억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가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임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 정보기술(IT) 시장 성수기 진입에 따라 실적 증가 폭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 8조3000억 원을 훌쩍 넘은 것이다. 가전·TV 시장 회복세를 맞아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으로 5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뛰어넘은 호실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31%, 영업이익은 1452.24% 늘었다.전자업계는 반도체 시황이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최근 AI 수요가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초 투자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4조~5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라 DS부문에서만 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3, 4분기에도 삼성전자는 10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전자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1조7009억 원, 영업이익 1조196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했다. 회복 중인 가전 시장과 더불어 유럽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반도체 훈풍과 전자업계 호실적은 경상수지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2000만 달러(약 12조3000억 원)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53% 급등하며 전체 수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코스피 역시 이날 1.32% 오르면서 이틀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96% 급등한 8만7100원을 기록했다. 52주 신고가이자 2021년 1월 25일(8만94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LG전자도 2.69% 뛴 11만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출산, 고령화 인구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기업 내 20대 청년층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고참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는 방안을 짜내고 있다. 은퇴한 70세 시니어 벤이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취직해 경륜을 발휘하는 내용을 담은 2015년 개봉 영화 ‘인턴’(사진)이 세계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약 30%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법적 정년인 60세가 넘은 직원들에 대해서도 현직과 동일한 처우로 재고용하거나 아예 정년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8월부터 퇴직하는 65세를 재고용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법적 정년 이후에도 10년을 더 일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투자 대상이 내연기관차,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등으로 다양해지며 숙련 기술직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고령 직원 지키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그룹 계열사 인증 부정과 품질 문제가 연이어 나온 상황에서 기능을 전수하기 위해 시니어 사원이 활약할 곳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분야에서도 시니어 직원들의 노하우는 환영받고 있다. 일본 가전제품 양판점 노지마의 경우 2021년부터 고용 연령 상한을 폐지해 70대뿐만 아니라 80대 직원들도 다수 근무하고 있다. 노지마 측은 이와 관련해 “판매와 점포 개발, 본사 업무 등 시니어 직원이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전문 노하우를 가진 시니어 인력의 퇴사를 우려해 2019년 ‘유워크(U-Work)’라는 인재 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사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특정해 단기 업무를 맡기는 제도로,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지만 급여와 복리후생을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 월마트도 고령 인력을 재교육해 일대일 쇼핑 응대 서비스인 ‘퍼스널 쇼퍼’에 배치하는 등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의약생필품 유통기업 CVS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선택할 때 연장자의 조언을 더 신뢰한다는 자체 조사에 따라 50세 이상 직원들을 상담원으로 전면 배치하며 주목받았다. 고령층 일자리 확대는 은퇴 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내며 사회적으로도 소득세 세수 확대, 소득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고령 인력의 신체적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중노동, 반복작업 등 작업 공정에 협업 로봇을 활용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직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기업들이 고령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용 조건, 근무 형태, 임금 체계 등에서 유연성을 확보해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은퇴한 70세 시니어 벤이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취직해 연륜을 발휘하는 내용을 담은 2015년 개봉 영화 ‘인턴’이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주요국들이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업들은 부족한 일손을 보완하고 퇴직자들의 노하우 유출을 막기 위해 각종 대응책에 나섰다.65세 이상 고령자 약 30%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초고령사회 일본은 가장 적극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해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65세 이후에도 일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66%에 달했다. 이에 법적 정년을 넘긴 직원들에 대해서도 현직과 동일한 처우로 재고용하거나 아예 정년을 연장하는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8월부터 인사제도를 개편해 퇴직하는 65세를 재고용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의 법적 정년(60세)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년 후에도 10년 더 일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회사가 점점 더 숙련 기술직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고령 직원 지키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신문은 “그룹 계열사 인증 부정과 품질 문제가 연이어 나온 상황에서 기능을 전수하기 위해 시니어 사원이 활약할 곳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분야에서도 시니어 직원들의 노하우는 환영받고 있다. 일본 대표 가전제품 양판점 노지마의 경우 2021년부터 아예 고용 연령 상한을 폐지했고 70대뿐만 아니라 80대 직원들도 다수 근무하고 있다. 노지마 측은 이와 관련 “판매와 점포 개발, 본사 업무 등 시니어 직원이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고령 인력을 지속 고용하는 사례는 일본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전문 노하우를 가진 시니어 인력의 퇴사를 우려해 2019년 ‘유워크(U-Work)’라는 인재 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사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특정해 단기 업무를 맡기는 제도로,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지만 급여와 복리후생을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미국 월마트도 고령 인력을 재교육해 일대일 쇼핑 응대 서비스인 ‘퍼스널 쇼퍼’에 배치하는 등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의약생필품 유통 기업 CVS은 소비자가 의약품을 선택할 때 연장자의 조언을 더 신뢰한다는 자체 조사에 따라 50세 이상 시니어 직원들을 상담원으로 전면 배치하며 주목받았다.고령층 일자리 확대는 사회적으로도 소득세 세수 확대, 소득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는 “고령층의 은퇴 시기를 늦춘다면, 가구 간 근로 및 사업소득 격차가 줄게 되어 소득 불평등 확대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올해 상반기(1∼6월)에 이어 하반기(7∼12월)에도 경력사원을 대거 채용한다. 앞서 5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9일까지 경력사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 모집 직무는 총 800여 개이며 선발된 인원들은 화성·기흥·평택, 천안·온양, 수원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사업부별로 메모리사업부에서는 차세대 플래시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솔루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제품 개발 등 직무를 수행할 인재를 모집한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오토모티브 센서 픽셀을 비롯한 반도체 소자 개발 등을 담당할 경력 사원을, 파운드리사업부는 수율 분석과 제품 불량 해결 등을 맡을 경력사원을 각각 채용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75형(189cm)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인공지능(AI) TV 신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75형 이상 삼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전작 대비 판매량이 약 3배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리즈가 선전한 이유로 강화된 AI 기능을 통한 화질 업스케일링, 사운드 최적화 등 차별화된 시청 경험과 AI를 통한 에너지 절약 모드 등을 꼽았다. ‘2024년형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는 전작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에 기반해 콘텐츠를 즉각적으로 분석하고 업스케일링해 저해상도 영상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기도 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GS그룹은 사내 혁신 아이디어 경연 행사인 ‘GS그룹 해커톤’을 3,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코엑스서울에서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GS 해커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현장 업무에 즐겁게 활용하자는 의미를 담아 ‘PLAI(PLAY+AI) 위드 GenAI(생성형AI)’라는 주제로 열렸다.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과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자리다. 개최일인 3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참가 팀들은 저마다 편의점, 주유소, 건설 현장 등 업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거나 신사업 발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계획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올해 상반기(1~6월)에 이어 하반기(7~12월)에도 경력 사원을 대거 채용한다. 앞서 5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이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9일까지 경력 사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 모집 직무는 총 800여 개이며 선발된 인원들은 화성·기흥·평택, 천안·온양, 수원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사업부별로 메모리사업부에서는 차세대 플래시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솔루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제품 개발 등 직무를 수행할 인재를 모집한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오토모티브 센서 픽셀을 비롯한 반도체 소자 개발 등을 담당할 경력 사원을, 파운드리사업부는 수율 분석과 제품 불량 해결 등을 맡을 경력 사원을 각각 채용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중국 업체들의 주력 무대였던 LFP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처음으로 수주 낭보를 띄웠다.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 여파로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닥치며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가운데, 고급 배터리에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저가형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기업 장악한 LFP 무대 진출 1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간 약 39GWh(기가와트시)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는 보급형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번 공급 계약은 LFP로 대표되는 중저가 배터리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중국 업체를 제치고 얻어낸 대규모 수주다.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3사는 초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류이자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집중해 왔다. NCM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 비해 효율이 좋아 주행 거리가 길지만 생산비가 높고 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CATL, BYD, 궈시안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풍부한 자국산 원재료를 기반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에 주력하며 틈새를 넓혀 왔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부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저가형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도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7%를 차지했던 LFP 배터리 비중은 지난해 37%로 늘었다.● 셀투팩 기술 처음 적용…호주서 대규모 리튬 확보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계약을 따낸 데는 품질과 안정성, 혁신성이 주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르노향 LFP 배터리에 혁신 기술인 셀투팩(Cell to Pack)을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공개한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폼팩터에서 모듈 단계를 생략한 기술이다. 기존에는 배터리 셀을 모듈로 합친 뒤 팩에 조립하는 방식이었는데 셀투팩 기술에 따라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조립하게 되면서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그만큼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게 됐다. 또 자체 개발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한편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리튬 광산업체 라이언타운과 대규모 리튬 정광 공급 및 전환사채(CB)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원자재로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원료가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15년간 총 175만 t의 리튬 정광을 추가로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50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전량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일 무노동·무임금 파업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의 대화가 사실상 결렬되면서다. 전삼노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앞서 3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종 교섭이 무산됐다면서 “오늘부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달 27일 3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노사 간 임금 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 발표 지양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 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 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삼노는 △연봉 계약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 대한 임금 인상 △성과급(OPI) 제도 투명화 △유급휴가 일수 확대 등을 주장하며 이를 거부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올해 들어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인상률로 5.1%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6.5%를 주장하며 집회, 연가투쟁 등 창사 이래 첫 단체 행동을 이어왔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2만8397명으로, 전체 삼성전자 직원의 23.6% 수준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방한 중인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개별 회동한다. 방한 기간 중 팜민찐 총리가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직접 수행을 맡기로 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일 오전 팜민찐 총리와 개별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에 팜민찐 총리와 면담이 예정돼 있는 10여 개 기업 중 유일하게 30분가량 장시간 단독으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날 저녁에 예정된 방한 사절단 환영 만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이 참석한다. 3일에는 전 부회장이 팜민찐 총리 방한 일행과 함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팜민찐 총리는 최근 베트남 내 반도체 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과는 베트남 방문 시에도 이미 수차례 회동하는 등 친분이 깊다”고 말했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한-베트남 경협위원장) 등 국내 기업인 350여 명과 베트남 정·재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해 23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술진에 각각 미팅을 요청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처리 용량이 점점 더 커지면서 초고성능 메모리칩의 필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들던 기존의 범용 D램은 스펙이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었기에 중앙처리장치(CPU)에 얹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이 새로운 메모리칩은 엔비디아의 GPU와 호환성,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엔비디아는 개발 초기부터 자사 기술진과의 로드맵 공유와 개발 협업을 요청했다. 글로벌 메모리 1등이자 그간 업계 기술 탈취와 유출을 숱하게 보아왔던 삼성은 이에 선뜻 응하기가 어려웠다. 반면 2등 SK하이닉스는 모든 청사진을 공유하겠다며 적극 협조에 나섰다. 2024년 현재 동네 어르신도 한 번씩은 들어봤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시작이다. 이를 들려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시 SK는 삼성에 비해 절박함이 있었다. 반면 삼성은 총수 부재 상황에서 수세적인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술 보안을 최우선해 온 삼성이 초기 개발 과정을 공유하긴 어려웠을 수 있다. 삼성은 1992년 12월 글로벌 D램 1위를 차지한 이래 30여 년간 CPU 시대에서 메모리 업계 최강자로 표준을 선도했다.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사와 개발 단계에서부터 맞춰 나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낯섦도 있었을 것이다. 급성장하는 HBM 시장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2등이 되어 보면서 삼성 안에선 당혹감이 새어 나온다. 처음 SK하이닉스가 4세대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다는 소식이 쏟아질 때는 “초기 커뮤니케이션에서 밀렸다”는 질책이 있었다. 뒤이어 SK하이닉스가 5세대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할 즈음엔 ‘설마’ 했던 기술적 위기론이 회사를 흔들었다. 삼성이 메모리에서 30년의 1위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어쩌면 2등, 3등 기업이 갖고 있을 절박함은 흐려졌을지 모른다. 그 신호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모두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인사팀은 근무 불량 사례를 대거 적발했다. 주 52시간 자율근무제를 악용해 사원증을 태깅(접촉)만 하고 집에 가는 식으로 연차를 아끼거나, 외부 미팅을 빌미로 외출해 개인 일정을 보는 식이었다. 개발 현장에서 “이 납기로는 절대 안 된다”고 하는데도 영업부서는 차마 상부 보고를 못 하니 수율이 기준 이하인 상황에서 고객사를 만나는 경우도 늘었다. 외부 파트너사에서도 신호는 오고 있다. 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중소 고객사를 대하는 TSMC와 삼성전자의 태도는 극명히 다르다. TSMC는 고객사 규모와 상관없이 세세한 부분까지 ‘을’의 자세로 챙기는데 삼성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2019년 삼성은 글로벌 메모리 1위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세웠다. 유일무이한 종합반도체 기업에 도전하는 동안 놓치는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는 목표를 실제로 만들고, 다시 고객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삼성은 지금 ‘2등의 절박함’을 되새길 때다. 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부모님 등 시니어 세대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싱스 ‘패밀리 케어’ 서비스를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패밀리 케어 서비스는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집 안에서 사용되는 사물인터넷(IoT) 가전들로 구현된다. △활동 알림 △복약 알림 등 일정 관리 △위치 기반 케어 등으로 구성됐다. 활동 알림은 부모님의 활동 패턴을 분석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가족 등 지정된 사람에게 알리는 기능이다. 부모님이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거나, 정수기를 이용해 물을 마시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움직임을 하루의 첫 활동으로 인식해 보호자에게 알림을 전송한다. 일정 시간 동안 지정해 놓은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상 징후로 판단해 알려주고, 필요시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이동시켜 내장 카메라를 통해 부모님의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다. 복약 알림 등 ‘일정 관리’ 기능은 사전에 설정해 둔 약 복용 시간, 혈압·혈당 측정 시간, 병원 예약 시간 등을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TV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위치 기반 케어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부모님의 위치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병원이나 공원, 시장 등 관심 장소를 등록해 두면 해당 장소에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 29일 열린 SK 경영전략회의에서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룹 투자의 무게추를 그린에너지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옮기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SK는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향후 5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분야에 10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美선 AI 말곤 할 말 없다고 해” SK는 지난달 28, 29일 양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 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30일 밝혔다.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은 해외 출장 중으로 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는 체질 전환을 위해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신규로 확보해 AI·반도체 투자 및 주주 환원,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분야에 약 80%(82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이번 회의에서 CEO들은 1일자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기존 7개 위원회에 더해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스퀘어,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SK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이 참여해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다.● 그룹 구조 개편 분수령 “큰 그림은 나왔다” 이틀간의 회의에서는 최 의장이 지속 강조해온 ‘운영 개선’ 지향점도 구체화됐다. 3년 내 30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현재 140∼150%인 그룹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최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의장은 그간 SK의 219개 계열사를 두고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며 “일류 기업은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간 본업을 너무 간과했다”는 언급을 자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년간 신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과 중복 투자가 늘면서 비효율도 함께 커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CEO들은 향후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중복 투자 해소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정유, 반도체, 통신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회의를 분수령으로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사업 재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으로 촉발된 재무 부담 해소를 위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 등 계열사별 재무구조 개선 방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으며 관련 태스크포스(TF)들도 회의를 통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업종별로 TF를 나눠 그간 논의를 쭉 해왔고, 이번 회의에서 큰 그림이 그려진 것은 맞다. 이제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실제 논의와 결정의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그룹 위기 돌파를 위해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SK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출장용으로 사용하던 그룹 소유 전용기도 매물로 내놨다. 그룹 전체가 자금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간 가운데 SK는 28, 29일 양일간 최고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극복 방안에 머리를 맞댄다.● CEO 전용기도 매각…고삐 죄는 최창원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보유한 전용기 3대 중 1대에 대한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3대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자주 사용해온 2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한 대를 처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전용기는 ‘걸프스트림 G550’ 기종으로 그간 SK 부회장단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사용했던 항공기다. 지난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비롯해 항공 운항 스케줄이 적은 해외 중소 도시 방문 등 주요 출장에 쓰였다.이번 매각 결정은 금액대를 가리지 않고 비용을 줄이라는 최 의장의 고삐 죄기로 분석된다. 현재 중고 항공기 거래 사이트 기준 걸프스트림 G550 기종은 연식에 따라 1300만~1800만 달러(약 180억~250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공시한 ‘2024년 업무용 항공기 공동관리계약’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사가 전용기 3대의 관리·운영비로 연간 약 330억 원을 분담하고 있다. 전용기 한 대를 매각하면 총 300억 원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최근 SK는 그룹 자산들을 잇따라 처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앞서 이달 20일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 SK렌터카를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 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월에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어스온이 2010년부터 운영해 온 페루 광구 지분을 3400억 원에 매각했다. SK㈜도 베트남 재계 2위 그룹인 마산그룹의 투자 지분 9%를 처분하기로 했다. 베트남 재계 1위 그룹인 빈그룹 투자 지분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28, 29일 전략 회의…합병 결론 내기엔 일러군살 빼기를 통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SK는 28, 29일 양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기존 확대경영회의에서 명칭을 바꾼 경영전략회의는 매년 상반기(1~6월) 말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그룹의 전략을 점검하고 토론하는 자리다.올해 회의는 최 의장 주재로 진행되며 최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해 끝장 토론 형태로 진행한다. 7월 초까지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이번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의 내실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방안과 함께 그룹의 경영 체계인 ‘SKMS’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리밸런싱’의 유력 방안으로 떠오른 SK E&S와 SK이노베이션 합병안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구조조정안은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양한 안이 검토 중인 단계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기엔 이르다”고 말했다.22일부터 미국 출장길에 나선 최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CEO를 만나고,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와 회동했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최 회장은 SNS에서 이들과 만난 사진을 공개하며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텔레콤은 1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했던 1996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대규모 상용화가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가 선정하는 ‘IEEE 마일스톤(이정표)’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IEEE는 1884년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 주도로 창설된 전기·전자공학 분야 세계 최대 학회로 1983년부터 인류 사회와 산업 발전에 공헌한 역사적 업적에 시상하는 IEEE 마일스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EEE 마일스톤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그동안은 미국·유럽·일본 등 기술 강국이 업적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SK텔레콤은 CDMA 사례로 국내 기업 최초로 선정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SK텔레콤, ETRI, 삼성전자, LG전자는 앞서 1990년대 이동통신의 수요 폭증에 대응해 통화 용량을 아날로그 방식보다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CDMA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당시 세계 기업들은 ‘시분할다중접속(TDMA)’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였지만 대한민국은 성장 잠재력이 획기적으로 높은 CDMA 상용화에 도전했다. 정부는 ETRI가 국내에 도입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 산하에 이동통신 기술개발 관리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국내 단말 제조사들이 적극 협력한 끝에 CDMA를 국가표준으로 단일화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수 있었다. 민관이 합심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어간 끝에 대한민국은 단번에 이동통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 이동통신 산업 분야의 최강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당시 세계 이동통신 시장은 우리 민·관·기업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롭게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했고 이동통신의 쾌속 성장은 밀접한 산업인 반도체의 진화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은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했던 당시의 열정을 되살리며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여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영역에서 기회를 잡아 통신·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SK의 위상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CDMA 상용화가 국내 기업 최초로 IEEE 마일스톤에 등재되는 영예를 얻어 의미가 깊다”며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이뤄낸 CDMA 상용화의 창의·도전·협력을 되새기며 AI 컴퍼니 시대를 개척해 가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APEC)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에 따라 APEC 경제인 행사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고 27일 밝혔다.한국은 2025년 APEC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 주제와 중점 과제를 설정하고 회원국 간 경제협력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민관에서 모두 관심이 높은 △기후변화와 공급망 △인공지능(AI)과 통상규범 △무탄소에너지 기술 협력 등 주제들에 대해 APEC 프레임워크 내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한국 사무국을 맡은 대한상의는 정상회의 기간 ‘ABAC 위원-APEC 정상과의 대화’,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ABAC 위원-APEC 정상과의 대화는 역내 무역과 통상 관련 민간의제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ABAC 위원들이 경제계 건의 사항을 정상들에게 전달하고 정상들이 의견을 청취한다.대표 경제인 행사인 2025 APEC CEO 서밋에서는 고위급 주제 강연과 토론을 통해 경제혁신 의제를 논의하고 신산업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한다. APEC 회원국 정상을 비롯한 정부 인사, 글로벌 CEO등 약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세계 시장에 지정학적 갈등과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인한 새로운 질서가 자리잡아 가는 가운데 다자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2025년 APEC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