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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는 걸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담뱃갑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보면 그런 마음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13일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 양(16)은 담뱃갑에 붙은 폐암, 후두암 등 각종 질환 사진과 문구를 보면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보면서 담배를 피우다 중독되면 건강이 망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암에 걸려서 고생하느니 시작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흡연이 유발하는 건강 폐해를 보다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담뱃갑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가 23일부터 변경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금연을 유도하고 청소년 흡연 예방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담뱃갑 건강 경고 표기 면적 확대, 표준 담뱃갑(Plain packaging) 도입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담뱃갑 건강 경고 흡연율 감소 효과 입증”담뱃갑 건강 경고는 담뱃갑 겉면에 흡연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 그림이나 문구를 표기하는 제도다. 2001년 캐나다가 최초로 도입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총 138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은 모두 담뱃갑에 건강 경고를 표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뱃갑 건강 경고는 담배 위해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담배의 매력도를 감소시켜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며 각국에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담뱃갑 건강 경고를 도입했을 때 담배 소비량 감소, 금연 유도, 금연 동기 유발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흡연율 감소 효과도 증명됐다. 2015년 OECD가 담뱃갑 건강 경고 도입 국가들을 분석한 결과 흡연율이 평균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경우 도입 이후 흡연율이 13.8%포인트나 감소했다.한국은 2016년 12월부터 담뱃갑 건강 경고를 도입했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담배는 담뱃갑 포장지 겉면적의 50% 이상을 경고 문구와 그림으로, 30% 이상은 경고 그림으로 채워야 한다. 글자체는 물론이고 보색 대비로 경고 문구 색상이 돋보이게 해야 하는 등의 세부 표기 방법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23일부터 새 경고 그림 도입담뱃갑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는 2년 주기로 교체된다. 흡연자가 담뱃갑에 부착된 경고 문구와 그림에 익숙해지는 걸 방지하고 의미를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달 23일부터 도입되는 담뱃갑 건강 경고 그림에는 기존의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에 더해 안 질환과 말초혈관 질환을 경고하는 사진이 추가됐다. 간접흡연, 성기능 장애, 치아 변색, 임산부 흡연, 조기 사망 경고 그림 중 임산부 흡연과 조기 사망 그림은 빠졌다. 경고 문구는 단어형에서 문장형으로 변경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폐암 경고 그림 하단에 ‘폐암’이란 단어만 나왔다. 23일부터는 ‘폐암으로 가는 길’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 이번에 교체되는 그림과 문구는 2026년 12월 22일까지 유지된다.● “건강경고 표기 면적 확대 등 필요” 전문가 사이에선 담뱃갑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2026년 말에는 건강 경고 면적 확대, 표준 담뱃갑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에선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10년 동안 경고 그림 및 문구 교체 외에는 추가 규제 강화 조치가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담뱃갑에서 건강 경고가 차지하는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담뱃갑 건강 경고 표기 면적은 앞뒷면 모두 50%로 OECD 38개국 중 30위다. 건강 경고 표기 면적이 가장 큰 국가는 튀르키예로 담뱃갑의 앞면 85%, 뒷면 100%에 건강 경고 표시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벨기에 등도 한국보다 표기 면적이 크다.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 담뱃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품별로 제각각인 담뱃갑 디자인을 한 가지로 통일하고, 제품 이름과 브랜드만 정해진 색 및 정해진 글꼴로 표기하게 하자는 것이다. 호기심을 끌지 못하게 담뱃갑 포장을 활용한 광고 등을 제한하자는 취지다. 호주와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25개국이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러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 14개국이 추진 중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광고는 특히 청소년 흡연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 담뱃갑은 담배를 덜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는 걸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담뱃갑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면 그런 마음이 싹 사라지더라고요.”13일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 양(16)은 담뱃갑에 붙은 폐암, 후두암 등 각종 질환 사진과 문구를 보면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보면서 담배를 피우다 중독되면 건강이 망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암에 걸려서 고생하느니 시작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흡연이 유발하는 건강 폐해를 보다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담뱃갑 건강경고 그림과 문구가 23일부터 변경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금연을 유도하고 청소년 흡연 예방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면적 확대, 표준담뱃갑(Plain packaging) 도입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담뱃갑에 건강경고 흡연율 감소 효과 입증”담뱃갑 건강경고는 담뱃갑 겉면에 흡연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 그림이나 문구를 표기하는 제도다. 2001년 캐나다가 최초로 도입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총 138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은 모두 담뱃갑에 건강경고를 표시하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담뱃갑 건강경고는 담배 위해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담배의 매력도를 감소시켜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며 각국에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담뱃갑 건강경고를 도입했을 때 담배 소비량 감소, 금연 유도, 금연 동기 유발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흡연율 감소 효과도 증명됐다. 2015년 OECD가 담뱃갑 건강경고 도입 국가들을 분석한 결과 흡연율이 평균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경우 도입 이후 흡연율이 13.8%포인트나 감소했다.한국은 2016년 12월부터 담뱃갑 건강경고를 도입했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담배는 담뱃갑 포장지 겉면적의 50% 이상을 경고 문구와 그림으로, 30% 이상은 경고 그림으로 채워야 한다. 글자체는 물론 보색 대비로 경고 문구 색상이 돋보이게 해야 하는 등의 세부 표기방법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23일부터 새 경고 그림 도입담뱃갑 건강경고 그림과 문구는 2년 주기로 교체된다. 흡연자가 담뱃갑에 부착된 경고 문구와 그림에 익숙해지는 걸 방지하고 의미를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달 23일부터 도입되는 담뱃갑 건강경고 그림에는 기존의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에 더해 안질환과 말초혈관질환을 경고하는 사진이 추가됐다. 간접흡연, 성기능 장애, 치아 변색, 임산부 흡연, 조기사망 경고 그림 중 임산부 흡연과 조기 사망 그림은 빠졌다.경고 문구는 단어형에서 문장형으로 변경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폐암 경고그림 하단에 ‘폐암’이란 단어만 나왔다. 23일부터는 ‘폐암으로 가는 길’이란 문장이 등장한다. 이번에 교체되는 그림과 문구는 2026년 12월 22일까지 유지된다.●“건강경고 표기 면적 확대 등 필요”전문가 사이에선 담뱃갑 건강경고 그림과 문구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2026년 말에는 건강경고 면적 확대, 표준담뱃갑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에선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10년 동안 경고 그림 및 문구 교체 외에는 추가 규제 강화 조치가 없었다.일부 전문가들은 담뱃갑에서 건강경고가 차지하는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 면적은 앞뒷면 모두 50%로 OECD 38개국 중 30위다. 건강경고 표기 면적이 가장 큰 국가는 튀르키예로 담뱃갑의 앞면 85%, 뒷면 100%에 건강경고 표시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벨기에가 등도 한국보다 표기 면적이 크다.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 담뱃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품별로 제각각인 담뱃갑 디자인을 한 가지로 통일하고, 제품 이름과 브랜드만 정해진 색 및 정해진 글꼴로 표기하게 하자는 것이다. 호기심을 끌지 못하게 담뱃갑 포장을 활용한 광고 등을 제한하자는 취지다. 호주와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25개국이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러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 14개국이 추진 중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광고는 특히 청소년 흡연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 담뱃갑은 담배를 덜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강원대병원은 16일 채용공고를 내고 교수 63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다. 박종익 강원대교수협의회장은 “그동안 병원에서 이탈한 인원이 적지 않다 보니 누적된 수요를 감안해 대규모 공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말을 맞아 비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내년도 교수 채용공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으로 교수 일부가 병원을 떠난 데다, 내년 증원된 학생들을 가르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부족해 기초의학 교수와 임상교수 모두 모집인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채용 공고 봇물…“지원자는 적어” 올 초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병원과 강의실을 떠난 후 대학병원 교수 대부분은 연구와 교육을 뒤로한 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진료에 매달렸다. 필수과의 경우 많게는 주 3회 당직을 서면서 주간 외래진료까지 했는데,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못 버티고 떠나는 교수들이 속속 나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2∼8월 의대 40곳,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교수와 전임의(펠로) 수는 총 2757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이 채용을 진행하면서 비수도권에서 이동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계약직 교수의 경우 내년 2월 계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비수도권 대형병원은 의료진 공백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필수과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4명 등 총 41명의 교수를 모집했다. 하지만 교수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마감 바로 다음 날인 3일 “교수 15명을 추가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비수도권의 한 사립대병원은 최근 서류공고를 마감했지만 전공과 30곳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학기에는 교육도 진료도 어려워 교육부는 내년 의대 증원에 따라 국립대는 교수 330명, 사립대는 284명을 추가 채용하도록 관련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늘어난 모집인원(1509명)의 80% 이상이 비수도권인 만큼 비수도권 중심으로 교수 채용을 진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비수도권 의대와 대학병원에선 ‘채용공고를 아무리 내도 떠난 교수 자리를 채우기도 벅차다’는 분위기다. 호남권 국립대병원의 한 교수는 “올 8월 진료전담의사 채용공고를 냈는데 지금까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며 “현 상태가 이어지면 교수가 늘어나기는커녕 줄게 된다. 신학기에는 늘어난 학생을 교육할 교수도, 환자를 진료할 교수도 부족해진다”고 우려했다. 충청권 국립대에 재직하는 한 교수도 “특정 과 교수가 이탈하면 진료 부담이 남은 이들에게 가면서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현재로선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와도 가르치거나 지도할 교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강원대병원은 16일 채용공고를 내고 교수 63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다. 박종익 강원대 교수협의회장은 “그동안 병원에서 이탈한 인원이 적지 않다보니 누적된 수요를 감안해 대규모 공고를 낸 것로 보인다”고 했다.연말을 맞아 비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내년도 교수 채용 공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으로 교수 일부가 병원을 떠난 데다, 내년 증원된 학생들을 가르칠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너나할 것 없이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부족해 모집인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채용 공고 봇물…“지원자는 적어”올 초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병원과 강의실을 떠난 후 대학병원 교수 대부분은 연구와 교육을 포기한 채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진료에 매달렸다. 필수과의 경우 많게는 주 3회 당직을 서면서 주간 외래진료까지 봐야 했는데,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못 버티고 떠나는 교수들이 줄을 이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2~8월 의대 40곳,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교수와 전임의(펠로우) 수는 총 2757명에 달한다. 특히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이 채용을 진행하면서 비수도권에서 이동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계약직 교수의 경우 내년 2월 계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비수도권 대형병원은 공백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필수과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4명 등 총 41명의 교수를 모집했다. 하지만 교수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마감 바로 다음날인 3일 “교수 15명을 추가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비수도권의 한 사립대병원은 최근 서류공고를 마감했지만 전공과 30곳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기에는 교육도 진료도 어려워교육부는 내년 의대 증원에 따라 국립대는 교수 330명, 사립대는 284명을 추가 채용하도록 관련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늘어난 모집인원(1509명)의 80% 이상이 비수도권인 만큼 비수도권 중심으로 교수 채용을 진행하도록 할 방침이다.하지만 비수도권 의대와 대학병원에선 ‘채용공고를 아무리 내도 떠난 교수 자리를 채우기도 벅차다’는 분위기다. 호남권 국립대병원의 한 교수는 “올 6월 진료전담의사 채용 공고를 냈는데 지원자가 1명도 없었다”며 “현 상태가 이어지면 교수가 늘어나긴 커녕 줄어들게 된다.신학기에는 늘어난 학생을 교육할 교수도, 환자를 진료할 교수도 부족해진다”고 우려했다. 충청권 국립대에 재직하는 한 교수도 “특정 과 교수가 이탈하면 진료 부담이 남은 이들에게 가면서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현재로선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와도 가르치거나 지도할 교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올해 3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경남 창원시로 이사한 직장인 홍모 씨(26)는 최근 퇴근 후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기구에 부딪쳐 눈 주위가 찢어졌다. 지혈을 하며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지만 의료진은 “인력이 부족하다”며 봉합 수술을 거절했다. 홍 씨는 “서울이라면 다른 병원을 찾으면 되지만 창원에는 밤에 문을 연 병원이 많지 않다”며 “결국 다음 날 아침에서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의사 4명 중 1명이 서울의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진료비는 노인 비율이 높은 비수도권이 많았지만 인구당 의사 수는 서울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많게는 2배 이상 나는 등 의료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4명 중 1명은 ‘서울 근무’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공개한 ‘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의사 16만6197명 중 4만6624명(28.1%)이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인천 지역까지 합치면 전국 의사 중 44.9%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는 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병원과 약국을 합친 요양기관 10만1762곳 중 23.9%인 2만4364곳이 서울에 있었다. 경기 인천을 합치면 전국 병원 및 약국 중 51.4%가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479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17곳 중 1위였다. 인구당 의사 수가 적은 경북(215명), 충남(230명), 충북(236명)의 2배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현행 건강보험 제도가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대형 병원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데 환자들이 그 동안 제한 없이 병원을 선택할 수 있다 보니 비수도권 경증 환자가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기도 했다”며 “의료공백 사태 이후 발표한 정책을 정착·발전시켜 병원 규모에 따라 진료비 차등을 두거나 진료 가능 질환군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의료비’ 전남이 최다 지난해 전체 인구의 50.6%는 수도권에 거주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거주자 중 고령자 비중이 높다 보니 그만큼 의료 수요도 많다. 지역은 넓고 의료 수요는 많은데 의료진이 부족하니 제대로 진료를 못 받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242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307만 원으로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가장 높았고 전북(291만 원), 부산(285만 원), 경북(267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1%로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경북(24.7%), 전북(24.1%) 등도 고령자 비율이 25%에 육박한다. 반면 고령자 비율이 18.5%인 서울은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232만 원으로 전남의 4분의 3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데다 의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올해 3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경남 창원시로 이사한 직장인 홍모 씨(26)는 최근 퇴근 후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기구와 부딪쳐 눈 인근이 찢어졌다. 지혈을 하며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지만 의료진은 “인력이 부족하다”며 봉합수술을 거절했다. 홍 씨는 “서울이라면 다른 병원을 찾으면 되지만 창원에는 밤에 문을 연 병원이 많지 않다”며 “결국 다음 날 아침에서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의사 4명 중 1명이 서울의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진료비는 노인 비율이 높은 비수도권이 많았지만 인구당 의사 수는 서울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많게는 2배 이상 나는 등 의료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의사 4명 중 1명은 ‘서울 근무’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공개한 ‘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의사 16만6197명 중 4만6624명(28.1%)이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인천 지역까지 합치면 전국 의사 중 44.9%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이는 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병원과 약국을 합친 요양기관 10만1762곳 중 23.9%인 2만4364곳이 서울에 있었다. 경기 인천을 합치면 전국 병원 및 약국 중 51.4%가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는 서울이 479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17곳 중 1위였다. 인구당 의사 수가 적은 경북(215명), 충남(230명), 충북(236명)의 2배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현행 건강보험 제도가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대형병원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데 환자들이 그 동안 제한 없이 병원을 선택할 수 있다 보니 비수도권 경증 환자가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기도 했다”며 “의료공백 사태 이후 발표한 정책을 정착·발전시켜 병원 규모에 따라 진료비 차등을 두거나 진료 가능 질환군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1인당 의료비’ 전남이 최다지난해 전체 인구의 50.6%는 수도권에 거주한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거주자 중 고령자 비중이 높다보니 그만큼 의료 수요도 많다. 지역은 넓고 의료수요는 많은데 의료진이 부족하니 제대로 진료를 못 받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지난해 전국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242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307만 원으로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가장 높았고 전북(291만 원), 부산(285만 원), 경북(267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1%로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경북(24.7%), 전북(24.1%) 등도 고령자 비율이 25%에 육박한다.반면 고령자 비율이 18.5%인 서울은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232만 원으로 전남의 4분의 3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은 데다 의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열린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합동설명회에선 “(싸우다) 감옥에 가야 한다면 기꺼이 가겠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처단해야 한다고 한 자를 처단해야 한다” 등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의료계에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강경파가 힘을 얻으면서 내년 1월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의정갈등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10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연 합동설명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미복귀 전공의 처단’ 포고령에 대한 차기 의협 회장 후보 5명의 비판이 쏟아졌다.김택우 전 의협 비대위원장은 “계엄 선포 후 전공의를 반민주 세력으로 규정하고 처단을 언급하는 어이없는 행동을 보였다”며 윤 대통령 등 계엄 추진 세력을 비판했다. 현 집행부로서는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최안나 의협 대변인도 “미친 비상계엄은 올 2월 밑도 끝도 없이 내지른 의대 증원부터 시작됐다”며 “모두 뭉쳐서 전공의를 처단하겠다고 한 자를 처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후보 대부분은 당선될 경우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회장이 감옥에 가야한다면 명예롭게 생각하고 가겠다”고 했고,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저는 의대증원 발표 이후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싸우며 투쟁해 온 지치지 않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화파로 꼽히는 강희경 전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도 (정부) 못지 않게 불통이라고 한다. 국민과 연대하며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다.설명회에선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의정갈등이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 대변인은 “비상계엄 이후 정치권의 모든 관심이 의료현안을 떠났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2025년 의대 정원도 유동적이라고 했으나 대통령실에서 거부당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무너졌으니 이제 실현해 달라”고 요구했다.의료계에선 누가 의협 회장에 선출돼도 의정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처단 문구 등으로 악화된 의료계 분위기를 감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회장 선거는 다음 달 2, 3일 진행되며 4일 개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7, 8일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당선인을 확정한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에서 5대 대형병원에만 최소 6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에만 28명이 지원했다.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에 ‘미복귀 전공의 처단’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전공의들이 내년엔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는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포함) 28명, 세브란스병원 13명, 서울성모병원이 포함된 가톨릭중앙의료원 10여 명이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지원자가 한자리 수에 그쳤다.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포함) 피부과의 경우 2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성형외과는 3명 모집에 1명이 지원했다. 반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과목 레지던트 지원자는 현저하게 적었다.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포함) 내과는 25명을 모집했지만 3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외과 역시 11명 모집에 4명, 소아청소년과도 14명 모집에 2명만 지원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이른바 ‘인기과 진료과목’ 이동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5대 대형병원에 근무하던 비인기 진료과목 일부 전공의가 다른 5대 대형병원 피부과 등 인기 진료과목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에 ‘미복귀 전공의 처단’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내년에는 상당수 전공의들이 복귀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수련병원 소속 교수는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복귀 고민이 있었으나 계엄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 문구가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복귀가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가 ‘부당한 시선이 우려된다’며 교복 착용을 당분간 자율화하기로 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100통이 넘는 전화가 쏟아지고, 일부 학생이 시민들로부터 피해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충암고는 6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등하교 중 학생들이 일부 시민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종업식까지 복장을 임시 자율화한다”고 공지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등하굣길 시민들로부터 ‘학교가 왜 그 모양이냐’며 시비를 걸었다는 등 피해 사례가 접수돼 복장 자율화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후에 충암고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된 ‘충암파’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충암고 졸업생 사이에선 “창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충암고 동문(14기)은 “동문이 대통령 됐다고 주변에 자랑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일로 웃음거리만 됐다”고 했다.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은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과 김용현을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선정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내부에서도 정권 퇴진 요구가 분출했다.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선호 씨(26)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사후 수습도 무책임했다”며 “동문인 사실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학생 등 2700명은 5일 오후 8시 반경 서울대 관악캠퍼스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안건은 총 투표수 2556표 중 찬성 2516표로 가결됐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의 직속 후배 격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도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헌법을 배운 선배 윤석열이 벌인 참극에 후배로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6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 도심 곳곳에선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계엄 선포 규탄 및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등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성향 단체는 이날 낮 국회 앞에서 ‘탄핵 저지’ 집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맞이하는 첫 주말인 7일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도심 일대에 신고 인원만 2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이 기존 학교 주변에서 학원 인근까지로 확대된다. 무인 판매점과 마라탕 식당 등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조리 및 판매업소 안전 관리도 강화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종합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방과 후 학생들이 학원 인근 식당에서 간식을 사먹는 점을 감안해 현재 학교 주변 200m로 지정된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을 학원 근처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전담 관리원이 정기적으로 식품 위생을 지도하고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 여부 등도 점검하게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학원 근처의 범위 등은 관계부처 및 업계와 협의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주 찾는 무인 판매점과 마라탕 식당 등 조리·판매업소의 안전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치킨 등을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지정하고 나트륨, 지방 등 영양성분 표시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다. 어린이가 많이 시청하는 유튜브 등을 통해 고열량 및 저영양 식품을 안내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급식 식재료 보관부터 배식까지 모든 공정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도 2027년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계엄령 선포 직후 계엄사령부가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단’ 내용이 담긴 포고령을 발표한 걸 두고 의료계는 격앙된 분위기다. 의사단체에선 ‘의대 증원 반대’를 넘어 ‘대통령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공동 성명을 내고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처단하겠다는, 전시 상황에서도 언급할 수 없는 망발을 내뱉으며 의료계를 반국가 세력으로 호도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탄압을 당장 멈추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명을 최일선에서 지켜온 의사들을 처단 대상으로 명시했다”며 “즉각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계엄사령부는 1호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처단 대상으로 지목된 전공의들의 태도 역시 강경해지면서 4일부터 시작된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때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후보로 출마한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료농단의 유일한 해법은 2025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될 경우 내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수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교수단체 관계자는 “책임자인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현 상태로 해를 넘기면서 사태가 더 꼬일 수 있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위험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 씨(26)는 ‘전자담배의 간접흡연 위험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씨는 궐련 담배를 피우다가 약 2년 전부터 전자담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건강에도 덜 해롭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 역시 간접흡연으로 호흡기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전자담배가 무해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는 것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위험에 노출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개발원)은 올해 두번째 금연 광고 ‘전혀 괜찮지 않은 전자담배’ 편을 제작해 연말까지 다양한 매체로 송출하고 있다. 이번 광고에는 가족과 직장, 친구 등 일상에서 전자담배로 간접흡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족과 공감 등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흡연자를 설득하는 방식이었던 과거 금연 광고와 유사한 맥락이다. 복지부와 개발원은 2001년 처음 금연 광고를 시작했다. 2002년 폐암 투병 중이던 고 이주일 씨가 등장해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화제가 되면서 당시 흡연율은 8%나 하락했다. 2005년에는 흡연이 뇌와 폐, 피부에 악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가 등장했고 이후 간접흡연의 피해를 강조하는 광고가 뒤를 이었다. 2014년에는 질병 발생 위험을 전달하는 광고가 나왔고 2019년에는 ‘깨우세요! 우리 안의 금연 본능’이라는 긍정화법을 활용한 광고가 선보였다. 2022년 복지부와 울산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전자담배 사용 행태 및 인식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이 실내외 금연 구역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래 전자담배를 피우는 장소는 자택, 차량 실내, 실외 금연 구역 순이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담배를 혼용하는 흡연자의 경우 “몰래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정혜은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한국의 담배 규제 정책에는 ‘모든 담배는 해롭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이번 광고를 통해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널리 알리고 금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OTT는 흡연 장면 규제 사각지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더글로리’에선 배우들의 흡연 장면이 등장하는 반면에 국내 지상파 방송 드라마에선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직접 나오지 않는다. 지상파의 경우 방송법 규정 등에 따라 2000년대 초부터 흡연 장면이 사라졌다. 반면 OTT의 경우 방송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보호법 적용을 받는데 이 법은 유해 사이트나 불법정보 유통을 금지하지만 흡연이나 음주 장면에 대한 규제는 안 하고 있다. 하지만 OTT 가입자 상당수는 OTT를 인터넷과 연결된 TV로 시청하고 기존 지상파와 다르지 않게 인식한다. 최근 성인과 청소년의 흡연율이 증가세로 돌아선 요인 중에는 OTT의 영향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청소년 흡연을 조장하는 OTT 규제 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속 흡연 장면에 100회 노출될 때마다 흡연자가 될 확률이 1.14배 증가했고, 전자담배 장면이 포함된 뮤직비디오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자담배 사용 가능성이 더 컸다. 또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 마케팅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일부 국가들은 OTT 흡연 장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9월 영화와 방송에서 적용되는 담배 제품 노출 금지 규제를 OTT로 확대했다. 복지부와 개발원은 지난해 미디어 업계가 콘텐츠를 제작할 때 담배 흡연 장면 노출과 묘사를 자제하는 기준을 제시한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흡연을 권유·유도하거나 긍정적으로 표현해선 안 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흡연이 무해하거나 덜 유해하다고 느낄 수 있는 표현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 업계가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계엄사령부는 3일 1호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고 밝혔다. 올 2월 19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병원을 이탈하면서 10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를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포함된 내용으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수련병원 221곳에 출근해 근무 중인 전공의는 1171명으로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8.7%에 불과하다. 이 중 레지던트는 1069명으로 출근 비율이 10.2%이고, 인턴은 102명으로 출근 비율이 3.3%에 그친다. 다만 정부에서 올 6월 사직서 수리를 허용한 후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대부분은 사직을 택해 현재 전공의 신분이 아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9월 2일 기준으로 사직자는 1만1732명으로 전체 전공의 중 86.7%에 달한다. 또 사직자 중 상당수는 개원가에 재취업해 일반의로 일하고 있다. 레지던트 기준으로 사직 후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일하고 있는 비율은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50.4%다. 의료계에선 사직 전공의는 법적으로 전공의 신분이 아닌 만큼 강제로 수련병원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많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최창민 위원장은 “의대 교수들은 현재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며 “전공의 대부분은 사직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입장문을 내고 “현재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며 “국민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인들은 계엄 상황에서 정상 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평생 담배에 손대지 않으려 했는데….”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임모 씨(26)는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최근 흡연을 시작했다”며 “회사 동료와 선후배 중에도 상당수가 휴식 시간이나 회식 때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다시 늘어난 술자리에 체질량지수(BMI)도 ‘비만’으로 분류되는 25 이상이 됐다.지난해 2030세대의 흡연율과 비만율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체 흡연율도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50대 남성, 20대 여성 흡연 크게 늘어질병관리청은 3일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궐련형 담배 흡연율이 19.6%로 전년(17.7%) 대비 1.9%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흡연율은 2018년 22.4%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다 지난해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도 2022년 3.5%에서 2023년 4.5%로 1%포인트 늘었다.궐련형 담배 흡연율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는데 특히 5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증가 폭이 컸다. 50대 남성의 경우 흡연율이 2022년 32.5%에서 지난해 42.1%로 9.6%포인트 급증했다. 20대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5.8%에서 12.1%로 2배가량이 됐다. 다만 20대 여성의 경우 2018~2021년 흡연율이 10, 11%대를 유지하다 2022년 반 토막 났던 것이어서 지난 조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일단락된 후 대면 모임이 늘면서 흡연율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흡연율 조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숨은 흡연자’가 더 많이 응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20대 여성의 흡연율이 급감 후 급증한 건 일시적 반등일 수 있어 좀 더 지켜본 후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이 조사는 1998년부터 매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흡연율, 고위험 음주율 등 250여 가지 지표를 산출한다.●2030 여성 비만율 증가세2030 여성의 경우 흡연율 외에도 각종 건강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여성의 비만율은 22.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늘었고, 30대 여성은 27.3%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급증했다. 전체 비만율도 여성이 27.8%로 전년 대비 2.1% 늘어난 반면 남성은 45.6%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2030 여성은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 비율’ 역시 소폭 늘어 해당 비율이 줄어든 2030 남성과 대조를 보였다.식생활 측면에선 곡류와 과일 섭취가 줄고 육류와 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또 지방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하는 비율도 늘었다. 특히 20대 여성은 영양소 중 30.1%를 지방으로 섭취해 위험 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도 남성 54.4%, 여성 50.4%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질병청은 2025년부터 추적 조사를 도입해 건강행태 변화와 만성질환의 원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습관 변화가 이어지며 젊은 연령층에서 고도비만 환자가 늘고 있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달 5일부터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낙인찍고 매장시켜서라도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의사 사회 내부에서 집단 괴롭힘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출신 의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한 극단적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의사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달부터 경제적 이유로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데 “괴롭힘은 근무를 시작한 11월 7일 당일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신의 출신 학교와 소속 과, 이름 초성 등을 밝히고 ‘수련병원에서 소아과도 아닌 정형외과에서 왜 일하나’ ‘동료 등에 칼을 꽂고 신나냐’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설한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부역자’ 등 비하 표현도 사용됐고 부모까지 비하하는 욕설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나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그는 의료계 커뮤니티가 과도한 익명성을 유지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해자들이 활동한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의료계 온라인 집단 괴롭힘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회의가 2일 빈손으로 끝났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협약을 만들기로 했지만 결국 기한을 못 지킨 것이다. 2년여 동안 세계 약 180개국 대표단이 모여 5차례 회의를 거듭했는데도 결론을 못 내린 걸 두고 “플라스틱과의 작별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산유국, 생산 규제 반대로 결론 못 내환경부는 2일 새벽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협상이 종료일(1일)을 지나 2일 오전 3시까지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협약 성안에 이르지 못했다”며 “2025년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178개국 대표단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머 생산 규제 여부였다. 협약은 크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 소비 감축, 재활용 확대로 구성되는데 석유에서 만들어지는 폴리머를 규제하려 하자 산유국들이 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특히 폴리머 5대 생산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 규제 내용을 협약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러시아도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조항에 집중하자”는 논리로 생산 규제에 반대했다.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의장은 이번이 ‘마지막 협상’인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며 5차례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막판까지 노력했다. 또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00개국 이상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 제안을 지지했지만 그동안 국제 환경협약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산 규제 외에 재원 마련 방식 등에서도 국가 간 입장이 대립했다”고 전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산유국 입장에선 기후위기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협약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플라스틱 생산 규제까지 생기면 치명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규제 마련에 실패하면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BI)에 따르면 2023년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710조 원에 달하는데 2032년에는 약 1090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에는 2019년 대비 플라스틱 생산량과 소비량이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틀 합의라도” 호소도 무위로환경부에 따르면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썩는 데 걸리는 기간은 500년 이상으로 다른 일회용품인 종이(2∼5년), 나무젓가락(20년)보다 훨씬 길다. 1950년대부터 생산된 플라스틱을 모두 합치면 90억 t에 달한다. 전 세계가 버리는 4년 치 폐기물에 해당하는데 소각되는 양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썩지 않은 상태로 어딘가에 묻혀 있거나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에만 한국 면적 15배의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재활용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번 협상위에서 결론을 냈더라도 실제로 이행되는 건 한참 후가 된다. 온실가스 감축의 경우 1992년 유엔기후협약이 체결됐지만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협약(2018년) 등으로 실효성을 갖추기까지 길게는 수십 년이 걸렸다. 발디비에소 의장이 “큰 틀의 합의라도 이루자”고 호소하고 개최국인 한국 정부도 이에 동의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다만 한국 정부를 두고선 플라스틱 생산량 세계 4위, 1인당 소비량 1위국인 만큼 산업적 타격을 우려해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 협상은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인데 현재처럼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상황에선 생산, 소비, 재활용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협상위 관계자는 “생산 감축 문구를 협약문에 넣는다면 산유국들의 피해를 보전해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을 찾았던 환경단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에이리크 린데비에르그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제품 및 화학물질 금지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안전하고 살기 좋은 지구를 유지할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며 유감을 표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제주시 제주에너지공사 CFI에너지미래관 강당. 노인 5명이 손에 대본을 들고 어린이집 아동에게 보여줄 인형극을 연습하고 있었다. 인형극 주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에너지’로 에너지 종류를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인형극을 하던 김병수 씨(68)가 “환경을 아프게 하지 않는 에너지에 대해 배워볼까요?”라고 하자 어린이들은 “네”라고 대답하며 웃었다.노인일자리 사업은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익활동, 일자리, 재능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여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김 씨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어린이 인형극에 참여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임금은 적지만 자부심을 느껴 행복하다”고 했다. ● 노인일자리 사업 신청에 시니어들 ‘북적’김 씨가 소속된 제주시니어클럽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다.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환경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 무게를 두고 폐린넨 업사이클링, 환경 교육, 에너지 도슨트 등 특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사업에는 3761명이 참여했으며 대기 인원만 1500명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제주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모집 첫 날인 지난달 28일 접수 대여섯 시간 만에 이미 500명이 넘게 지원했다.노인역량활용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월 76만 원 정도를 받는다. 학교 교사를 하다 은퇴한 그는 일주일에 3일 출근하며 하루 5시간 근무한다. ‘에너지 도슨트’로 활동하는 박길승 씨(75)는 “새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현재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에서는 시범사업이 일부 존재한다.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자체에 보고하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한다. 해당 모델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정착하면 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전국 단위로 보급된다. 강원 태백과 삼척에서 시작된 ‘세탁방 사업’은 제주도로 보급돼 29일부터 개소식을 갖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인이 노인 도우며 일자리 창출제주도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노(老-老) 돌봄’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세탁상 서비스 이외에도 취약계층에게 주 2회 식사를 제공하는 ‘밥dream사업단’, 고위험군 어르신을 발굴하고 상담하는 ‘생명 지킴이 사업’ 등이 진행된다. 노인들은 같은 노인을 돕기도 한다. 한희숙 씨(62)는 노인들의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6월부터 교육을 받아 병원동행매니저 1급 자격증을 땄다. 이후 2개월 동안 제주도의 5개 병원을 방문해 현장 교육도 받았다. 한 씨는 “어르신들이 병원에 가면 복잡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보호자와 이용자분들이 모두 좋아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직접 지역 취약계층의 곁을 찾아가는 이들도 있다. 생명 지킴이 사업단으로 활동하는 정희자 씨(69)는 임상 경험이 20년에 달하는 간호사 출신이다. 남편이 아파 4년 전 제주도로 온 그는 검색을 통해 노인 일자리를 찾게 됐다. 실제 정 씨는 활동 과정에서 아픈 이들을 찾아내기도 했다. 정 씨는 “비교적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살아온 경험이 있으니 상담할 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들이 참여한 사업은 노인역량활용사업이다. 그밖에도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으로는 노인공익활동사업, 공동체사업단 등이 있다. 내년도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보다 6만여 개 증가한 109만8000개에 달하며 모집은 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이같은 사업은 아직 일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에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이를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산 투입 등 지자체에서 얼마나 같이 고민하고 지원하는지에 따라 일자리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제주=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달 5일부터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낙인찍고 매장시켜서라도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의사사회 내부에서 집단 괴롭힘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출신 의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한 극단적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이 의사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달부터 경제적 이유로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데 “괴롭힘은 근무를 시작한 11월 7일 당일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신의 출신 학교와 소속과, 이름 초성 등을 밝히고 ‘수련병원에서 소아과도 아닌 정형외과에서 왜 일하나’, ‘동료 등에 칼을 꼽고 신나냐’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설한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감귤’, ‘부역자’ 등 비하 표현도 사용됐고 부모까지 비하하는 욕설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나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그는 의료계 커뮤니티가 과도한 익명성을 유지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해자들이 활동한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 희소병에 걸린 3세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충북 청주시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뒤셴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아이는 50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 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경남 양산, 울산, 대구, 경북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충남 천안, 경기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라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여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사랑이를 위한 특별 후원 모금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은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희귀병에 걸린 3살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 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충북 청주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듀센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 아이는 5000만 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양산, 울산, 대구,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천안,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어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