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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불법적 시도를 거부하는 모범을 보였다. 다른 대학들도 따르길 바란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세금 제도를 이용해 (대학을) 협박하는 행위는 푸틴식 독재 정권이나 할 짓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겸 전 하버드대 총장) 하버드대가 미국 명문대 중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수용을 거부한 가운데 15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1991년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1982년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등 유명 동문들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대학 측을 지지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컬럼비아대 또한 같은 날 “정부의 강압적 요구를 거부하겠다”며 동참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의 면세 자격을 박탈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14일 하버드대에 대한 22억900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의 연방 지원금 지급 중단도 결정했다.● 오바마―서머스 한목소리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 “하버드대가 계속 정치, 이념, 테러리즘적 ‘병’을 조장한다면 면세 자격을 박탈하고, 정치 단체로 규정해 과세할지 모른다”며 “면세 자격은 전적으로 공익을 위해 행동하는 데 달려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썼다. 연방 지원금 지급 중단에 세금 징수까지 더해 대학 재정을 옥죄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미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은행에 예치해 둔 대학에 왜 납세자들이 보조금을 줘야 하냐”라며 “심각한 반유대주의가 만연한 곳에 자금을 지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간 하버드대는 부호들의 기부금을 통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 왔다. 면세 적용이 철회되면 이 같은 기부금 모금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1∼2006년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서머스 전 장관은 “면세 지위가 박탈되면 의학 및 과학 연구의 발전, 미국과 서구 사회의 가치 유지 등이 모두 파괴될 것”이라며 ‘독재’에 가까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태가 더 많은 단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대학으로 확산 여부 주목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때 협상을 모색하던 하버드대가 ‘저항’ 모드로 바뀐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11일 받은 5쪽짜리 문건이 발단이다. 이 문건에는 학내 반유대주의 시위 단속, 입학과 교수진 채용 등 학제 운영에 대한 상세한 요구 사항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이 요구가 1636년 개교 후 389년에 이른 하버드대의 역사와 전통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슷한 요구를 따르겠다고 밝힌 컬럼비아대가 아직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더 강경하게 맞서지 않았다는 학내 비판을 받아 온 컬럼비아대도 이날 하버드대의 ‘저항 선언’ 뒤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레어 시프먼 컬럼비아대 총장 권한대행은 15일 성명에서 “연방정부가 우리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누구를 고용할지를 정부가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크리스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도 “프린스턴은 하버드를 지지한다”며 동참했다. 두 대학의 저항이 미국 대학가 전반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프린스턴, 브라운, 코넬, 노스웨스턴대 등에도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연방 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리 부부는 평생 배움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 졸업 후 석박사를 했고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 마음은 80대인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이곳엔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가득해요. 그게 우리가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를 선택한 이유입니다.”(‘브로드뷰’ 거주자 주디 즈바이그 씨)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인 뉴욕주립대(SUNY) ‘퍼처스 칼리지’를 찾았다. 인문예술 분야가 유명한 이 대학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의 아름다운 나무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대학의 특별한 점은 캠퍼스 안에 4층짜리 아파트와 싱글 하우스 50여 채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2023년 개관한 은퇴자 거주 단지 ‘브로드뷰 시니어 리빙’이다.브로드뷰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이색적이었다. 운동장에는 풋볼 게임을 하는 대학생이 많았지만 헤드폰을 낀 채 캠퍼스 도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노인들 또한 많았다. 즈바이그 씨는 “지난 학기에는 학생들과 같이 아프리카 역사 수업을 들었다. 생애 처음으로 아프리카 역사를 배웠는데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세대 간 학습, 은퇴자들의 학생 멘토링, 공동체 교류가 끊임없이 펼쳐진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12월 65세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우리 사회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UBRC 등 다양한 주거 선택지가 제공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들의 선택 폭은 너무나 좁다. 초고급 시니어 타운이 아니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노인복지주택 등으로 양분돼 눈높이에 맞는 주거시설이 부족한 것이다. 삼성증권 이경자 팀장은 “초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 최고인 반면 시니어하우징을 비롯한 실버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하다”며 “시니어들이 양질의 시설과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부촌 떠나 캠퍼스 안 주택단지로” 청강-동아리 즐기는 영올드2부 〈1〉 美서 뜨는 대학내 은퇴자 단지2023년 문 연 퍼처스 칼리지내 단지계약 쇄도… 1채 빼고 219채 ‘완판’“커뮤니티 즐기느라 매일 어메이징…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 큰 장점”2023년 12월 문을 연 브로드뷰는 500에이커(약 61만 평) 규모의 퍼처스 칼리지에서 40에이커 부지를 기반으로 마련된 대학 내 은퇴자 거주 단지다. 174채가 ‘ㄷ’자 모양의 4층 아파트에 마련됐고 46채는 싱글하우스 형태로 지어졌다. 입주 시작 수년 전부터 사전 계약 등 인기를 누려 입주 1주년이 지난 현재 싱글하우스 1채를 제외하고는 219채가 모두 ‘완판’됐다.브로드뷰 운영을 이끄는 애슐리 웨이드 총괄이사는 “대학 캠퍼스와 도서관을 안방처럼 누리면서 젊은이들과 함께 대학 강의를 듣는 등 ‘세대 간 학습’을 할 수 있고 자신들의 인생 경험과 전문 지식을 젊은이들을 돕는 데 쓸 수 있다는 점이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의 큰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비슷한 지적 욕구와 사회적 활동성을 가진 또래 은퇴자들이 ‘공동체’를 이뤄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은퇴자 통한 대학의 ‘재정 윈윈’ 모델브로드뷰는 2003년 퍼처스 칼리지를 이끌던 토머스 슈워츠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실현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UBRC 건립을 위한 부지 이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립대와 달리 퍼처스 칼리지는 뉴욕주립대 소속이라 주(州)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큰 숙제였다. 마침내 2011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UBRC 건립을 위한 토지 임대를 허용하면서 2023년 결실을 볼 수 있었다.브로드뷰는 퍼처스 칼리지와 별개인 비영리 재단으로 운영되는데, 입주를 위해서는 62세 이상이어야 하고 간단한 인지 평가를 통해 안전한 독립 생활이 가능한지 확인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정 상태다. 입주 시 납부했다 퇴거 시 90%를 돌려받는 일회성 등록 비용(최소 27만∼최대 241만 달러 선)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달 내는 생활비(최소 3810∼최고 1만4380달러 선)를 남은 기대수명까지 안정적으로 낼 수 있을지를 입증해야 한다.일단 입주하고 나면 매끼 식사와 매주 집 청소, 대형 온수 수영장과 헬스장 등 클럽하우스 시설 이용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물리치료나 인지 강화를 위한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는 한편 영화관, 미용실, 네일아트숍 등까지도 내부에 마련돼 있다.이날 둘러본 브로드뷰에서는 삼삼오오 함께 둘러 앉아 카드 게임을 하는 은퇴자들부터 요가룸에서 전문강사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브로드뷰 관계자는 “모든 수업과 교류 프로그램은 은퇴자들의 니즈와 취향을 알고 존중하는 전문 담당자에 의해 설계된다”며 “전체적인 운영 역시 미국의 가장 큰 은퇴자 주거 전문 기업 중 하나인 라이프 케어 서비스(LCS)가 맡는다”고 전했다.● 영올드 은퇴자가 대학생 멘토링도브로드뷰를 찾은 은퇴자들은 UBRC에서 여생을 보내려 온 이유를 ‘공동체’에서 찾았다. 브로드뷰 입주자 대표를 맡고 있는 하워드 즈바이그 씨는 “우린 평생 좋은 부촌의 싱글하우스에 살았지만 해가 가고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지고 고립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곳에 온 뒤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커뮤니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부인 주디 씨는 “평생 살던 집을 정리하고 이동한다는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자녀나 다른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힘과 판단력이 있을 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이들은 “우리 나이에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가능하다”며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가진 65세부터 95세 이상의 이웃과 만나고 교류하는 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이라며 웃었다. 거주민들이 매주 일요일 운영하는 대표 프로그램인 ‘선데이 살롱’에서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신이 살아 온 배경과 전문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고 정보를 나눈다.브로드뷰의 은퇴자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역량을 대학 내 젊은 학생들을 위해 쓰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브로드뷰에서 만난 입주민 스티븐 셰로브 박사 역시 그랬다.은퇴 전 뉴욕대(NYU) 그로스먼 롱아일랜드 의과대 창립 학장이었던 80세의 셰로브 박사는 최근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캠퍼스 내 학생 20여 명을 인근 종합병원과 연결해 이들이 ‘섀도잉’(의료진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진료를 관찰하는 것)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브로드뷰 관계자는 “퍼처스 칼리지는 (학비가 싼 주립대 특성상)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나 한부모 가정 학생 등이 적지 않다”며 “브로드뷰의 은퇴자들은 이런 학생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멘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면접 보는 법과 같은 기본적인 멘토링부터 특정 분야의 강사로 나서거나 사회적 인맥을 연결해 주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브로드뷰는 “재정적으로도 지난해 273개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2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고 밝혔다.퍼처스=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反)이스라엘주의 대응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기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하버드대에 대한 보조금 등 22억9000만 달러(약 3조2747억 원)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를 중심으로 한 미국 명문대들의 이념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거액의 정부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을 무기로 컬럼비아대의 수용을 관철하는 등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버드대, 독립성 포기 않겠다” 이날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교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우리 대학은 독립성을 포기하거나(surrender) 헌법상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정부가 하버드를 통제하기 위해 전례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정부도 사립대학이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입학시키고 채용하며, 어떤 연구를 하고, 어떤 지적 탐구를 할지 지시해선 안 된다”며 “하버드를 비롯한 어떤 사립대도 정부의 지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하버드뿐 아니라 어떤 사립대학도 연방 정부에 장악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하버드대에 대한 87억 달러(약 12조4410억 원)의 보조금 지급과 2억5560만 달러(약 3655억 원) 규모의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대학 당국에 통보했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반유대주의 차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해 하버드대의 평판이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이 같은 조치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유대인 혐오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신학·교육·보건대학원 및 의과대학에 대한 외부감사와 DEI 프로그램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입학과 채용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연방정부에 넘기라고도 했다. 유대계인 가버 총장은 “정부의 요구사항 중 일부는 반이스라엘주의에 대한 대응이나, 대부분은 하버드의 ‘지적 환경’을 직접 규제하겠다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는 학생과 교직원을 감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버 총장의 글이 공개되고 몇 시간 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대한 22억90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 및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슨 필즈 백악관 대변인은 “고등교육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제어되지 않는 반유대주의를 종식하고 납세자의 돈으로 인종차별을 지지하는 하버드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경파 유대계 총장의 반격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나머지 대학들의 반격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국 주요 대학 60여 곳을 상대로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을 앞세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타깃으로 삼은 8개 상위권 대학을 상대로 동결했거나 취소한 연구 자금만 최소 127억 달러(약 18조1610억 원)에 달한다. 4억 달러(약 5720억 원) 상당의 보조금이 삭감된 컬럼비아대의 경우 지난달 21일 정부 요구를 수용했다. 앞서 하버드대는 반유대주의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12월 유대계 헤지펀드 큰손으로 하버드대 동문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이 앞장선 사퇴 운동의 여파로 클로딘 게이 전 총장이 올 초 물러났다. 이후 유대계 경제학자 겸 보건학자인 가버 총장이 취임 직후 강경한 반유대주의 대응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렛대로 과도한 요구를 해오자, 최고 명문대로서 자존심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 반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날 코넬대, 브라운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캘리포니아공대 등 9개 대학이 미 에너지부가 중단한 4억 달러(약 5720억 원) 보조금의 지급 재개를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존스홉킨스대와 시카고대, 조지워싱턴대, 코넬대, MIT, 캘리포니아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13개 대학도 보건부 산하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자금 삭감 시도를 중단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中 희토류 수출중단, 美와 ‘하이브리드 통상전쟁’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는 관세에 초점을 맞춰 통상전쟁을 벌였지만, 트럼프 2기에는 희토류, 영화, 채권, 유학생 제재 등으로 전장을 넓히고 있다. 관세와 비관세 요소가 합쳐진 ‘하이브리드(Hybrid) 통상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NYT에 따르면 중국은 사마륨, 가돌리늄, 루테튬, 스칸듐, 테르븀,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를 당국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할 수 있는 통제 목록에 올렸다. 앞서 올 2월에도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5개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실시했고, 이달 초 예고했던 것처럼 수출 통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통제 목록에 오른 광물들은 무인기(드론), 로봇, 배터리 등에 널리 쓰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작에도 사용된다. 그간 중국이 이 광물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와 미국 산업계가 무방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NYT는 진단했다.이 외에도 중국은 10일 자국 내 상영 미국 영화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도 개시했다.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하며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올 1월 기준 7610억 달러(약 1103조3450억 원)를 보유한 미 국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원 통제, 기업 제재, 채권 매각, 환율 조작 등 통상전쟁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은 셈이다.미국도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취소, 고성능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제재 강화 등으로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일주일 안에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하겠다. 누구도 (관세) 면죄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에는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생산 비중이 87%에 이르는 애플 아이폰 등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일부 제품에는 관세를 면제하거나 관세율을 낮출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中, 희토류-국채 ‘비관세 급소’ 공략… 美, 中유학생 비자취소 압박[하이브리드 통상전쟁]美국채 하락에 상호관세 유예하자NYT “中, 트럼프 아킬레스건 확인”… “美, 경제 베트남戰 수렁에” 지적도美, 과학 전공 中유학생 실태 파악… 트럼프 1기땐 1000여명 비자 취소“중국이 미국에 해를 끼칠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145%에 달하는 미국의 ‘관세 폭탄’에 연이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서는 중국을 두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평가다. 중국은 올 2월과 이달 총 12종의 희토류를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할 수 있는 통제 목록에 올렸다. 특히 13일 수출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사마륨, 가돌리늄,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작에 많이 쓰인다. 미국과 통상전쟁 중인 중국이 미국에 필요한 광물 위주로 ‘맞춤형 제재’를 가했단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다른 나라와의 협력은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18일 동남아시아 주요 교역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에 나섰다. 그는 베트남 매체 기고에서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미국도 중국인 유학생 단속 같은 압박카드의 활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는 최근 주요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 중인 중국인 유학생 실태 파악에 들어갔다. 규제를 위한 사전 조사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또 이달 들어 12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이 교통법규 위반 등 사소한 일로 학생 비자를 취소당했다. 양국의 통상전쟁이 관세와 비관세 요소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테크, 영화 수입 규제로도 반격 나선 中 중국은 최근 다양한 비관세 조치로 반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올 2월 4일 대중국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같은 날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하며 받아쳤다. 이달 10일에는 미국 영화의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미국 국채 매각도 사용 가능한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상호관세 부과 후 각국 투자자들이 보유했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국채 수익률 상승) 같은 달 9일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국채 투매임을 확인했다고 진단했다.중국의 최근 행보를 두고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 1차 양국 통상전쟁을 교훈 삼아 미국을 압박할 다양한 카드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대미 수출 비중을 2018년 19.2%에서 지난해 14.7%로 낮췄다. 그 대신 희토류처럼 확실한 우위가 있는 반격 카드를 마련했다. 1차 통상전쟁 때처럼 수출 경쟁력을 위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 애덤 포즌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포린어페어스(FA) 기고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경제적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美, 中 유학생 카드 만지작미국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규제에 나서는 것도 검토 중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대, 카네기멜런대 등은 미 의회로터부터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STEM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의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핵심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규제 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일부 과학기술 전공 중국인 유학생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2020년에는 1000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가 취소됐다. 현재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약 28만 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반도체 분야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준비 중인 미국이 대중국 첨단 기술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동맹국들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 동참 여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의 관저에 방화 사건이 13일 발생했다.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코디 발머(38)는 셔피로 주지사에 대한 혐오감을 범행 동기로 밝혔고 “셔피로를 망치로 폭행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인 셔피로 주지사를 겨냥한 공격 시도가 벌어지자 미국 사회의 정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경 발머는 약 2.1m 높이의 철제 보안 울타리로 둘러싸인 관저 건물에 침입했고, 자체 제작한 방화 장치를 사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셔피로 주지사는 아내, 4자녀, 반려견 2마리와 함께 관저 안에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잠을 자고 있었지만, 불이 난 것을 파악한 경찰이 출동한 덕분에 참변을 피했다. 발머는 불을 지른 뒤 경찰 추격을 따돌리고 도주했지만 이날 오후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체계적으로 준비된 계획범죄”라며 발머를 살인미수, 방화, 테러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셔피로 주지사는 2022년 주지사로 선출되기 전까지 6년간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을 지냈고, 지난해 미 대선에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강력한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다. 일각에선 유대계인 셔피로 주지사가 사건 전날 밤 관저에서 유대교 명절인 유월절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테러가 반(反)유대주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셔피로 주지사는 사건 직후 “이 공격은 목표를 정한 것이었다”며 “이런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흔해지고 있지만 이런 종류의 폭력은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선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이나 암살 시도가 자주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유세 중 총격 암살 시도를 겪었다. 2023년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집에 침입한 범인이 펠로시 의장의 남편을 망치로 폭행해 중상을 입한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반정부 성향의 극단주의자들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우다가 적발돼 체포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조쉬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의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코디 발머(38)는 셔피로 주지사에 대한 혐오감을 범행 동기로 밝혔고 “셔피로를 망치로 폭행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인 셔피로 주지사를 겨냥한 공격 시도가 벌어지자 미국 사회의 정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경 발머는 약 2.1m 높이의 철제 보안 울타리로 둘러싸인 관저 건물에 침입했고, 자체 제작한 방화 장치를 사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셔피로 주지사는 아내, 4자녀, 반려견 2마리와 함께 관저 안에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잠을 자고 있었지만, 불이 난 것을 파악한 경찰이 출동한 덕분에 참변을 피했다. 발머는 불을 지른 뒤, 경찰 추격을 따돌리고 도주했지만 이날 오후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체계적으로 준비된 계획 범죄”라며 발머를 살인미수, 방화, 테러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셔피로 주지사는 2022년 주지사로 선출되기 전까지 6년간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미 대선에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강력한 부통령 러닝 메이트로 거론됐다. 일각에선 유대계인 샤피로 주지사는 사건 전날 밤 관저에서 유대교 명절인 유월절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테러가 반(反) 유대주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셔피로 주지사는 사건 직후 “이 공격은 목표를 정한 것이었다”며 “이런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흔해지고 있지만 이런 종류의 폭력은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NYT는 “샤피로 주지사는 이전에도 최소 한 번 이상 위협의 표적이 됐었다”며 “2023년에도 협박 이메일을 보낸 남성이 체포된 적 있다”고 전했다.최근 미국에선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이나 암살 시도가 자주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유세 중 총격 암살 시도를 겪었다. 2023년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집에 침입한 범인이 펠로시 의장의 남편을 망치로 폭행해 중상을 입한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반정부 성향의 극단주의자들이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우다가 적발돼 체포됐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폰, 노트북, 메모리칩, 반도체 장비 등 20개 품목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이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뒤 중국 생산 비중이 87%에 이르는 애플 아이폰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소비 심리 또한 냉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폭격’ 뒤 미 전역에선 ‘아이폰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대표 테크기업으로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주가도 급락했다. 결국 ‘아이폰 민심’에 부담이 커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후퇴’ 처방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3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면제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약 한두 달 안에 발표될 반도체 품목 관세에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전자제품도 포함될 것”이라며 ‘상호관세’와 ‘특정 제품 및 산업의 부문별 관세’는 별개 사안이라는 뜻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조만간 의약품 관세 또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11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통해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컴퓨터 프로세서, 평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등을 상호관세 면제 대상으로 공지했다. 면제 품목에는 중국산 제품도 포함되며 미국 동부 시간 5일 0시 이후 이미 관세가 적용됐던 제품도 소급 적용을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아이폰 등의 가격 급등을 우려한 미국 소비자에게 희소식”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반도체 등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며 “반도체 등의 품목별 관세는 따로 부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0% 관세로도 美가계 年672만원 타격… 인플레에 관세 오락가락[美, 스마트폰-PC 관세 혼선]中생산 비중 높은 애플, 관세 피해 커… “아이폰값 오를라” 사재기까지 등장러트닉 “ 반도체-의약품에 품목 관세, 상호관세와 달리 협상 불가” 강조GM, 캐나다 車생산 중단 500명 해고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 시간) 스마트폰, 노트북 등 20개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면제하자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 조치가 사실상 미국 대표 테크기업 애플을 위한 ‘맞춤형 면제’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또 아이폰(87%), 아이패드(80%), 맥북(60%) 등 주요 제품을 대부분 중국에서 대량 생산한다. 중국에 총 14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결정이 시행되면 애플 제품 가격이 치솟아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미 소비자들이 “아이폰 값이 오르기 전 미리 사두자”며 ‘사재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3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면제가 “영구적이지 않다”며 한두 달 내에 반도체, 스마트폰, 의약품 등에 품목별 관세를 별도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이들 제품의 품목별 관세는 상호 관세와 달리 협상이 불가하다고 했다. 또 어떤 형태로든 관세 부과 조치를 이어갈 것임을 밝힌 것이라, 관세를 둘러싼 세계 경제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내 물가 상승 우려와 소비자 부담 또한 커지는 추세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 보편 관세 추가 부과로도 미 수입품 물가가 2.9% 오르고, 가계가 연평균 4700달러(약 672만 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4.0%에 달할 것”이라며 연준 목표치 2.0%보다 훨씬 높다고 우려했다. ● ‘상호관세 제외’는 애플 위한 ‘맞춤형 면제’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애플은 대(對)중국 상호관세에 따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 등에 따르면 현재 1199달러(약 171만 원)인 아이폰16 프로맥스 가격은 관세가 125%만 올라도 2698달러(약 386만 원)로 뛴다. 999달러(약 143만 원)인 맥북 에어 13인치의 가격 또한 2248달러(약 321만 원)로 오른다. FT는 “애플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생산 비중을 줄이고 인도로 생산기지를 다각화하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아이폰 공급망의 80%가 중국에 있다”며 애플이 이번 면제를 환영할 것으로 전했다. 일각에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1기 때부터 가까웠다는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이번 면제를 ‘대기업용’이라며 애플, 델, HP, 엔비디아 등이 수혜를 봤다고 진단한 이유다. 면제 절차가 매우 불투명하고 자의적이어서 대통령과 접촉할 여력이 없는 소규모 기업만 고율 관세의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자를 위한 관세를 외치는 트럼프 측 주장과 달리 권력자와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는 취지다. 쿡 CEO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대통령과 독대했다. 올 1월 20일 취임식에는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약 14억3000만 원)를 기부했다. ● 소비·물가·국채 투매 우려 지속 또 트럼프 행정부의 스마트폰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인한 월가와 실물 경제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우선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11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보다 6.2포인트 떨어진 50.8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6월(50.0)을 제외하면 지수 집계가 시작된 1970년대 이후 최저치다.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도 47.2로 198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1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은 6.7%로 1981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국채에 대한 투매 현상이 심화하자 9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관세의 ‘90일 유예’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11일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0.19%포인트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58%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의 전기상용차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직원 5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3일부터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해외 생산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관세 유예 결정을 이끈 일등공신은 채권시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배경으로 최근 미국 주식, 채권, 달러 가치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약세’가 꼽힌다. 이 중에서도 특히 채권시장에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미 국채 가격이 급락(채권 수익률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유예를 결정하게 됐다고 CNN,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관세 폭격’ 후폭풍으로 최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한순간에 매도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안겼다. 이에 연동하는 달러 가치, 대출 금리 등이 요동치고 연방정부의 이자 부담 또한 급증하자 트럼프 대통령 또한 관세를 무작정 고수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연방부채는 36조1400억 달러(약 5경2490조 원)이다. 지난해 국채 이자로만 8820억 달러를 썼다. 지난해 미국 의료보험, 국방비 지출보다 이자로 쓴 돈이 더 많다고 CBO는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집중 매각한다면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CNBC가 진단했다. 재무부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중국은 7610억 달러(약 1103조3450억 원)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1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다.● 국채 급락에 놀란 트럼프… 中 보유 美 국채도 변수 미 국채 가격은 사실상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다. 각국 국채의 가격 또한 미 국채 가격에 연동돼 있다. 또 미국인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는 통상 6 대 4의 비율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돼 있다. 즉,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인의 주택 및 자동차 대출 상환액이 늘어난다. 퇴직연금 또한 줄어드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번 주초만 해도 3.9% 아래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관세 우려가 고조되자 9일 한때 4.51%까지 올랐다. 같은 날 30년물 국채 수익률 또한 한때 5%를 넘어섰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3거래일간 약 50bp(0.5%포인트) 급등했다.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은 통상 오른다(국채 금리 하락). 하지만 상호관세 발표 후에는 주식과 국채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를 키웠다. 다만 관세 유예 발표 후 국채 수익률 또한 하락세로 돌아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3%대를 기록했다. 벤 윌트셔 씨티은행 금리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매도는 미 국채가 더 이상 전 세계의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체제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투자은행 ‘메이지야스다’의 기타무라 겐이치로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 국채를 팔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블룸버그에 “미 국채는 수급보다 ‘정치적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더 격화되면 중국의 미 국채를 이용한 보복 수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길리언 테트 FT 칼럼니스트는 미 국채 가격 급락이 계속되면 미국의 국가 부도 우려 또한 고조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 종종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았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中 내수 활용해 “끝까지 저항” 중국은 미국에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압력과 괴롭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X’에 1953년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미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영상을 게재했다. 당국은 이날 “미국 영화 수입 또한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 격인 주홍콩 특파원공서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문에서 미국을 ‘21세기 야만인’으로 규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9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의 관세에 “단호히 반대하고(堅決反制), 끝까지 저항한다(奉陪到底)”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선 ‘애국 소비’를 장려하고 스타벅스, 나이키, 애플 등 미국 기업 대신 자국 기업 제품을 쓰자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34조9084억 위안(약 2경6754조 원)으로 2023년보다 5% 늘었다. 이 중 약 44%가 내수로 추정된다.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이 버틸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5일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국을 순방하며 미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 “15개국으로부터 관세 협상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며 “결승선에 가까워진 거래가 많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日 인구소멸지역 되살린 숲오카야마현 마니와시는 산림 면적이 80%에 달하는 일본의 대표적 산촌이다. 목재 생산으로 지역 경제를 이끌어 왔지만, 주택 경기 침체로 목재 수요가 줄며 젊은층이 떠나고 인구도 급감해 인구소멸 지역으로 전락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든 것은 다시 ‘숲’이었다. 버려지던 폐목재를 원료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로 다시 목재를 가공하며 친환경 순환 경제를 이뤄냈다. 지속가능한 산촌 모델로 주목받자 도시 청년들까지 하나둘 정착했다. 숲을 잘 활용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결과적으로 숲도 사는 ‘그린시프트’를 이뤄낸 것이다.》“친환경 산림 관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산촌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일본 중부 오카야마현 마니와시(市)에서 만난 나카야마 나오키 씨(35)에게 산촌 생활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나카야마 씨는 돗토리현 소재 대학의 전기전자공업과를 졸업한 뒤 2014년 마니와시 목재 및 발전 기업인 메이켄(銘建)공업에 입사해 이곳에 정착했다. 일본 또한 젊은 사람들은 대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가지만, 역으로 산촌으로 들어와 12년째 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재 회사의 바이오매스 발전소 관리 및 기계 운용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나카야마 씨는 “바이오매스 발전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을 택한 이유를 말했다.● 인구소멸지역에 日 최대 폐목재 발전소 나카야마 씨가 정착한 마니와시는 2005년 3월 인구가 줄어든 9개 마을을 합해 새로 탄생한 시다. 관할 내 산림 면적이 80%에 달해 임업과 목재 생산이 지역 경제 생산의 약 30%를 차지했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되며 주택 경기가 침체됐고 목재 수요도 줄었다. 다른 산촌처럼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났고 고령화가 심해졌다. ‘3K’(위험하고 고되고 불결한 일·3D의 일본식 표현)로 인식되는 임업과 목재 산업의 종사자는 갈수록 줄었다. 이런 지역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 목재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가지, 톱밥 등 폐목재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다. 폐기물 감량은 물론 나무가 흡수한 탄소를 발전 과정에서 다시 배출하는 것이라 탄소 중립 효과도 있다. 매연저감설비를 통해 대기오염물질 발생도 최소화했다. 메이켄공업은 1984년 발전능력 175kW짜리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지역에 처음 만들었다. 이어 1998년 1950kW짜리를 추가했다.2015년엔 마니와시와 메이켄공업을 비롯한 10개 지역 기업들이 함께 출자해 ‘마니와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립했다. 마니와시 관계자는 “‘폐목재를 버리느니 한번 회사에서 필요한 전기를 직접 만들어 보자’란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생산됐다”며 “침체된 지역 경제의 활로를 찾으려던 다른 기업들까지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총자본금 2억5000만 엔(약 25억 원) 중 마니와시도 3000만 엔을 출자했다. 이곳은 일본 최대 목재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됐다. 연간 8만7500MWh의 전력을 생산해 약 20억 엔의 매출을 올린다. 버리는 목재를 재활용하면서 연간 1억 엔이 들었던 폐기 처분 비용도 절감했다.● ‘산촌의 기적’ 보러 연 4만 명 관광폐목재로 만든 전기는 지역 기업, 관광서, 학교, 주택에 공급된다. 마니와시의 에너지 자급률은 72%에 달한다. 목재 재활용으로 목재도 살고, 지역도 사는 ‘친환경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 내에서도 ‘산촌 경제’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촌의 기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마을 사람들은 2006년 투어 상품도 만들었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출발해도 반나절 넘게 걸리는 이곳 벽지를 다녀간 사람이 연 4만 명이 넘는다. 나카야마 씨도 이런 지역의 가능성을 믿고 정착했다. 6년 전 회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곳에 새집을 짓고 세 아이를 낳았다. 그는 “더 공부하고 노력해 친환경 발전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마니와시에서 미래를 그리는 것은 나카야마 씨뿐만은 아니다. 메이켄공업에는 도시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찾아오고 있다. 1923년 창업한 메이켄공업은 기존 집성판보다 강도가 높은 CLT(합판을 직각 교차해 압축시켜 강도를 높인 집성판)를 생산한다. 목재로 지어진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뿐 아니라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시설에도 마니와시에서 생산된 CLT가 사용됐다. 메이켄공업 인사과 관계자는 “우리는 100년 넘게 목재를 다룬 회사다. 바이오매스 발전뿐 아니라 목재를 가공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이를 배우러 도쿄나 오사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하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며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이 15명 정도”라고 했다. 마니와시 본사와 공장에는 약 300명이 근무 중인데 20∼40대 직원이 전체 직원의 60%다. 평균 연령은 39.8세다. 일본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 연령이 43.1세(2021년 기준)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젊은 회사인 것이다.● “산림 경제의 새로운 성공 모델” 사람들은 삶의 터전인 숲을 더 가꾸고 있다. 전체 산림 중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이 57%가 넘는다. 보존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꾸고 활용하면서 숲도 되레 더 커졌다. 시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곳 목재 기업은 벌목부터 목재 가공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연간 1500t의 음식물쓰레기와 배설물 등을 수거한 뒤 발효시키고, 이 과정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발전을 한다. 액체 비료도 생산된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는 게 마니와시의 목표다. 2018년에는 일본 정부가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시범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야자키대 산림환경학과의 사쿠라이 린 부교수는 “마니와시의 시민, 기업가, 공무원들은 ‘숲을 통해 우리가 함께 지속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공통된 의식을 확실히 공유하고 있다. 그런 믿음이 산림 경제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일본의 산림 면적은 약 2500ha로 국토의 68.4%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핀란드(73.7%), 스웨덴(68.7%) 다음으로 많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황폐화된 산림 복구 산업이 결실을 거둬 지난 50년 사이 산림 면적이 2.6배로 늘었다. 산림 자원이 풍족해진 만큼 단순히 목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산림청 역할을 하는 일본 임야청은 2018년 ‘산림서비스산업 검토위원회’를 마련했다. 크게 건강, 교육, 관광,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4개 분야로 나눠 산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녹화추진기구’ ‘숲만들기전국추진회’ 등 민간 단체들과의 의견 교류도 활발하다. ‘관광 대국’ 일본은 특히 도쿄, 오사카, 교토 등 일부 대도시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분산시키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근 산림 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17년 전국 국유림 83곳을 ‘일본 아름다운 숲, 추천 국유림’으로 선정하고 알리기에 나섰다. 지역의 표지판과 안내문 설치 등 외국어 정보 서비스를 늘리고 있으며, 노후한 숙박과 교통 시설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산림욕, 온천욕 등과 결합시킨 ‘헬스 투어’도 인기다. 나가노현 이이야마(飯山)시 모리노이에(森の家)와 같은 산촌생태시설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산림 치료를 중심으로 요가, 카누, 소바 만들기, 산나물 캐기 등 200여 가지 체험 코스를 만들어 사업 초기인 2007년에 최고 200만 명이 다녀갔다. 지금도 연간 수만 명이 찾는다. 기업들도 산림 활용에 적극적이다. 정보기술(IT) 기업 세일스포스닷컴은 직원 46명이 1년간 와카야마현 산림에서 재택업무와 지역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매출(계약 금액)이 24% 증가하는 등 생산성이 오르는 효과를 봤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산림환경양여세’, 2024년 ‘산림환경세’ 등을 신설해 마련한 예산을 산림 지역에 투입해 산촌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산림 강국의 이미지도 강조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건물은 목재로 지어졌다. 이달 13일 개막하는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의 상징물 또한 목재로 만들어진 ‘그랜드 링’이다. 폭 30m, 최대 높이 20m에 둘레가 무려 2km에 달하는 원형의 목조 건축물을 못을 쓰지 않고 목재들을 끼워 넣는 일본 전통 기법으로 만들었다. 지난달 4일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 인증도 받았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 시간) “대부분 국가에 대해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뉴욕 증시가 폭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해 2001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2%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상승을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이날 하루 만에 2962.86포인트(7.87%) 상승해 지수 탄생 역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이날의 기록적 뉴욕증시 수직상승은 오후 1시 18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그는 “75개국 이상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협상에 나섰다”며 “이에 근거해 90일간 상호관세 유예(PAUSE)를 승인하고 이 기간 상호관세를 10%로 대폭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라며 “이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경멸에 근거한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 상호관세 적용이 약 석달 간 유예되면서 시장은 뜨겁게 환호했다. 뉴욕 증시가 마감되는 오후 4시까지 약 2시간 40여분 동안 주요 지수와 빅테크 등 주요 주식 주가가 초고속 상승세를 보였다.상호관세 발표 후 공급망 타격에 대한 우려가 집중되며 4거래일 동안 23%가 날아간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5.33% 치솟은 19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18.72% 급등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2.69% 상승해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10.13%, 구글 모회사 알파벳(9.88%)과 아마존(11.98%),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4.76%)도 10%를 넘나드는 상승세를 보였다.이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시장 반응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계획한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는 처음부터 그의 전략이었고 시장반응을 우려한 게 아니다”라며 “시장은 관세 계획이 최대치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의도는 처음부터 이랬다”고 말했다.한편, 미중간 경제 대치는 계속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양국 간 상품 교역이 최대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 경제 전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갈등 완화를 위한 전 세계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과 중국의 관세 및 환율 전쟁이 격화하면서 ‘경제 핵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대(對)중국 추가 상호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 9일 0시(한국 시간 9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됐다. 올 2월 마약 펜타닐 유통 등을 문제 삼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20%의 관세를 포함하면 총 104%의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미국은 이날 한국을 비롯한 57개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 역시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도 9일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사실상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57개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9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다. 원화 가치 또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두 패권국의 대립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시장에 안긴 것이다. 특히 시장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관세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 하락한 2,293.7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2,300 선이 무너졌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3.93%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4%(10.9원) 오른 1484.1원에 마쳤다.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화가 약세를 보일것이란 우려도 나온다.트럼프 “우리가 갈취할 차례”… 中, 美 추가 관세에 똑같이 보복[트럼프 관세 폭풍]트럼프 “中에 104% 관세 부과 정당… 中 제외 70개국과는 ‘맞춤복’ 협상”베선트 “美증시 中기업 퇴출 배제안해”中 “美 WTO제소” 기술기업 추가 제재… 시진핑 “주변국과 운명공동체” 세 규합EU, 美 철강 등에 25% 보복 관세“중국 등 많은 나라가 미국을 ‘갈취(ripping)’했지만 이제 우리가 갈취할 차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맹목적 압박과 횡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의 권익을 보호하겠다.”(중국 상무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對)중국 관세를 총 104%로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또한 9일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관세를 총 84%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두 나라의 ‘강 대 강’ 대치를 두고 “양국 모두 통상 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일시적이지만 두 나라의 교역이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철저히 맞춤화된(highly tailored) 거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 및 안보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엔 ‘관세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갈라치기’ 전략을 강조했다.● 美中 관세 난타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 부과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104%를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많은 미국 상품에 100%, 125% 관세를 부과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의 정당성도 강조하면서 “최근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하며 (각국에) 평화와 부(富)를 안겼지만 서울(한국), 도쿄(일본), 베를린(독일)에서 미국 차를 찾을 수 없다”고 동맹국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조만간 의약품 관세도 발표하겠다”며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9일 거세게 반발하며 역시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웃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겠다며 “주변국과의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실드AI’ 등 미국 기술기업 6곳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없다. 미국 레이더 플랫폼 기업 ‘에코다인’ 등 12개 기업에는 중국산 이중 용도 품목(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수출을 금하기로 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미국의 ‘보수 거두’로 경제 부흥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美, 韓·日에는 협상 의사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받은) 모든 국가들이 내게 굽신거리고 있다(kissing my ass)”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입으로만 하루에 거의 20억 달러(약 2조9700억 원)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무역 협상에서 관세 외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 원조, (해당 국가의) 미군 주둔 및 비용 부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의미라면 그런 요소도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 협상들은 나라별로 ‘원스톱 쇼핑’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상대국에 요구하고 싶은 사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관세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담배, 요트, 아몬드, 가금류 등에 대한 25%의 관세 조치 부과안에 대해 회원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중국 등 많은 나라가 미국을 ‘갈취(ripping)’했지만 이제 우리가 갈취할 차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미국의 맹목적 압박과 횡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 권익을 보호하겠다.”(중국 상무부)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對)중국 관세를 총 104%로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또한 9일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관세를 총 84%로 제시했다.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두 나라의 ‘강 대 강’ 대치를 두고 “양국 모두 통상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일시적이지만 두 나라의 교역이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중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철저히 맞춤화된(highly tailored) 거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 및 안보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엔 ‘관세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갈라치기’ 전략을 강조했다.● 美中 관세 난타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 부과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104%를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많은 미국 상품에 100%, 125% 관세를 부과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자동차 관세의 정당성도 강조하며 “최근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하며 (각국에) 평화와 부(富)를 안겼지만 서울(한국), 도쿄(일본), 베를린(독일)에서 미국 차를 찾을 수 없다”고 동맹국에 불만을 드러냈다.그는 또 “조만간 의약품 관세도 발표하겠다”며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9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상장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중국은 9일 거세게 반발하며 역시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웃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겠다며 “주변국과의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중국은 실드AI 등 미국 기술기업 6곳을 제재 목록에도 올렸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없다. 미국 레이더 플랫폼 기업 ‘에코다인’ 등 12개 기업에는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수출을 금하기로 했다.마오닝(毛宁)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미국의 ‘보수 거두’로 경제 부흥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美, 韓·日에는 협상 의사 강조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 받은) 모든 국가들이 내게 굽신거리고 있다(kissing my ass)”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입으로만 하루에 거의 20억 달러(약 2조9700억 원)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무역 협상에서 관세 외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 원조, (해당 국가의) 미군 주둔 및 비용 부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의미라면 그런 요소도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 협상들은 각 나라별로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상대국에 요구하고 싶은 사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관세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의도다.한편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담배, 요트, 아몬드, 가금류 등에 대한 25%의 관세 조치 부과안에 대해 회원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꺼리는 버번 위스키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해싯: 트럼프, 중국 제외 모든 국가에 90일 관세 유예 고려 중.’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한 문장의 ‘허위 정보’에 급등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유예할 것이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며 단 10여 분 만에 장중 2조4000억 달러(약 3521조 원)의 돈이 늘어났다 사라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시장을 뒤흔든 광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증시의 롤러코스터는 오전 10시 10분경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관세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허위 정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허위 정보는 투자정보를 다루는 ‘월터 블룸버그’라는 ‘X’ 계정에서 시작됐다. 이날 해싯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했지만 허위 정보 관련 발언은 안 했다. CNBC는 10시 15분경 이 허위 정보를 화면 아래 자막으로 전했다. 5분 후 로이터통신이 CNBC를 인용해 이 문구를 역시 보도하면서, 월가 전체에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 이날 개장 직후 약 4.7%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허위 정보가 퍼지자 관세 전쟁이 멈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급반등했다. 10시 9분경 4,963.24였던 S&P500지수는 10시 17분경 5,243.99로 순식간에 5.66% 뛰었다. 하지만 백악관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49.26포인트(―0.91%) 내린 37,965.60에 마쳤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마감했다. 한편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상호 관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는 이날에만 3.67% 떨어졌고 3거래일 동안에는 총 19% 하락하며 6380억 달러(약 938조 원)가 증발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해싯: 트럼프, 중국 제외 모든 국가에 90일 관세 유예 고려 중.’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돼 경제매체인 CNBC와 로이터통신등을 통해 보도된 이 한 문장의 ‘허위 정보’에 급등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상호 관세를 유예할 것이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며 단 10여 분 만에 장중 2조4000억 달러(약 3521조 원)의 돈이 늘어났다 사라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투자자가 관세 후폭풍을 진정시킬 정보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시장을 뒤흔든 광기였다’고 평가했다.이날 증시의 롤러코스터는 오전 10시 10분경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관세 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허위 정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시작됐다. WSJ 추적 결과, 이 허위 정보는 ‘월터 블룸버그’라는 ‘X’ 계정에서 시작됐다. 이 계정은 블룸버그통신과 관계가 없는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각종 투자 정보를 빨리 퍼나르기로 유명해 월가 관계자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계정으로, 약 1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이 계정의 소유주가 정확히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얻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해싯 위원장이 CNBC와 인터뷰한 것은 사실이나 그는 “관세 정책의 결정권은 오로지 대통령에게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CNBC는 10시 15분경 이 허위 정보를 보도하며 “정확히 어디서 온 정보인지 알아보겠다”는 배너 문구를 화면 아래 굵은 자막으로 띄웠다. 5분 후 로이터통신이 CNBC를 인용해 이 문구를 보도하면서, 월가 전체에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퍼지기 시작했다.이날 개장 직후 약 4.7%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허위 정보가 퍼지자 관세 전쟁이 멈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급반등했다. 10시 9분경 4,963.24였던 S&P500지수는 10시 17분경 5,243.99로 순식간에 5.66% 뛰었다.하지만 백악관이 사실무근이라고 정정하자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1.83포인트(ㅡ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또한 349.26포인트(ㅡ0.91%) 내린 37,965.60에 마쳤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마감했다.특히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상호 관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는 이날에만 3.67% 떨어졌고 3거래일 동안에는 총 19% 하락했다. 삼성전자 시총의 약 3배에 달하는 6380억 달러(약 938조 원)가 증발했다.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은 오직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것인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변동성을 억제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갖고 있다”며 관세율 인하, 관세 시행 유예 및 연기, 주가 부양 정책 등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높다고 해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에 ‘해방의 날’이 아니었다.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 행위로 기록될 일이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상호 관세 발표 뒤 미 뉴욕 증시가 역대급 폭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5일(현지 시간) 모든 국가들에 부과된 10% 기본 관세가 발효됐다. 9일부터는 기본 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가산되는 상호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데다 이미 중국이 미국에 대한 34%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계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앞세운 통상 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끈기 있게 버텨내라(Hang Tough)”고 밝혔다. 이어 “쉽진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안은 빠르게 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美 증시 연이틀 패닉… 파월도 인플레 우려4일 미 증시에서는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로 인해 이틀 새 6조6000억 달러(약 9646조 원)가 증발했다. 이틀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3%, 기술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4% 폭락했다. 특히 나스닥 하락 폭은 최고점 대비 22.7%에 달한다. 미국 기업 시가 총액 1위인 애플은 3일(―9.25%)에 이어 4일에도 7% 넘게 폭락하며 시총 3조 달러가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 역시 이날 10.42% 폭락해 빅테크 기업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도 2.7% 하락했다. 고관세에 따른 제조업 위축과 경기 침체 공포가 퍼지면서 원유 가격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WSJ는 “모두가 경제에 대해 더 암울한 전망을 하며 경기 침체 예측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JP모건은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0% 이상 급등하며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컸다”며 “경제적 영향 또한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며 적어도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탓에 한중일 손잡아” 美 정치권 충격 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가 요동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도 관세 전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상원의원(하와이)은 4일 열린 상원 예산안 토론에서 “수직 낙하한 미 증시 그래프만큼이나 내게 큰 충격을 준 장면이 있다”며 양팔을 교차해 악수를 하는 자세를 취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만나 5년 만에 한중일 경제통상 장관회의를 가지며 악수한 자세를 흉내낸 것이다. 그는 “놀랍게도 벌써 우리의 동맹과 적국이 트럼프에 맞서 협력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괴롭힘에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기를 드는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등의 보복 관세로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는 켄터키, 네브래스카, 아이오와주 소속 의원들이 관세 제동 법안에 참여 중이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대통령이 새 관세를 도입할 때 상·하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2025 무역검토법’을 발의했다. 하원에서도 돈 베이컨 의원(네브래스카)이 비슷한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5일(현지 시간) 미국 전역에서 연방정부 구조조정, 의료 예산 삭감, 글로벌 관세 부과 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과 뉴욕 같은 주요 도시와 미국 50개 주에서 최소 1300건의 시위가 열렸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인디비저블(Indivisible)과 무브온(Move On) 등 197개 단체가 참여했고,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전국에서 60만 명가량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최대 규모의 반대 시위였다”고 전했다.시위대의 핵심 구호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손을 떼라!(hands off!)’였다. 특히 시위대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같은 정부 부처에 대한 감원, 의료 예산 110억 달러(약 16조765억 원) 삭감 등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 수장이 공을 들이는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특히 컸다고 전했다. 글로벌 관세 부과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10%의 기본 관세가 미 동부 시간 기준 5일 0시 1분(한국 시간 5일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침해국’이라며 한국을 포함해 60여 개국에 추가로 부과하는 상호 관세는 9일(미 동부 시간 기준)부터 적용된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뉴욕 증시에선 이틀간(3∼4일) 6조6000억 달러(약 9646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됐다.“관세로 증시 폭락, 은퇴 못할 판” 美 1300곳서 反트럼프 시위美전역 60만명 “트럼프, 손 떼라” 시위공무원 감원-사회보장 축소 등에 분노민주 하원의원 “트럼프 탄핵안 발의”… 오바마도 “국제질서 파괴 안돼” 비판응답자 52% “정부 경제정책 반대”“저는 억만장자들이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요.” 5일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공원인 내셔널몰에서 열린 ‘손을 떼라(hands off)’ 시위에 참여한 잭 베렌즈 씨(28)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한다며 워싱턴포스트(WP)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고율의 글로벌 관세 부과 등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 수만 명이 이곳에 모였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1위 갑부(포브스 기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손잡고 의료 서비스와 사회보장연금 등을 축소하려는 데 분노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인사들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4일 “지난 두 달간 우리는 미국 정부가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노골적으로 파괴하려는 움직임을 보아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우리나라에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며 “‘이건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대선 직전이었던 지난해 10월 같은 여론조사에서 반대 응답은 40%였다.● 美 전역서 60만 명 모여 “트럼프 손 떼라” 시위이날 시위는 미 전역의 주 의사당, 연방정부 청사, 시청 등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을 중단하라는 의미에서 ‘손을 떼라’라는 구호 아래 미국 진보단체 197개가 참여했다. 주최 측은 미 50개 주에서 최소 1300건의 시위가 열렸고, 총 60만 명가량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위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관세가 내 401(k)(미국 퇴직연금)를 죽이고 있다’는 팻말을 들고 뉴욕에서 시위에 나선 지안 씨(33)는 “고관세로 증시가 폭락한 탓에 아버지가 평생 모은 돈의 25%를 사흘 만에 잃었다”고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말했다. 도로시 아우어 씨(62)는 “40년 넘게 일해 왔다. 어제 투자금과 은퇴 계획을 살펴보니 은퇴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울먹였다.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사회보장이 줄어들게 된 데다 고관세로 퇴직 대비 투자금이 폭락한 데 대한 울분을 토로한 것.앨 그린 민주당 하원의원(텍사스)은 워싱턴 집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한 달 내로 발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그린 의원은 “트럼프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는 폭력 사태 없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전국적 시위에 백악관은 사회보장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분명하다. 그는 항상 적합한 수혜자를 위해 사회보장 서비스를 보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WSJ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서도 머스크가 추진 중인 정부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머스크를 잘 관리하라”며 각 부처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현재 머스크는 와일스 비서실장과 매주 두 차례 장시간의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도 ‘손을 떼라’ 시위 열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부과 조치를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에 대한 반감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WSJ가 지난달 27일∼이달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0%였다. 특히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가 반대했다. WSJ는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계획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고 그를 선택했지만 최근 추진한 대규모 관세 정책은 이러한 신뢰를 회의감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5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 유럽 곳곳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hands off’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에서의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를 발표한 후에 벌어졌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세상은 당신의 헛소리에 지쳤다”, “도널드, 이제 떠나라” “폭군에게 저항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대 이하에게는 선사시대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 세상에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가 있었다. 인터넷은 있었지만 모바일은 없던 그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는 수많은 한국 기업이 있었다. 검색 시장은 7 대 2 대 1 비율로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가 차지하고 있었다. 구글은 한국에 진출했지만 점유율이 너무 낮아 홍보팀조차 ‘성장률’만 말하지 점유율은 숨길 정도였다.미국에 먹힌 한국의 IT기업들 이제는 화석같이 느껴지는 표현인 ‘UCC(동영상 손수제작물)’ 분야에도 판도라TV, 다음TV, 엠엔캐스트 등 여러 한국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압도적 1위였던 판도라TV는 2009년에 이미 월간 페이지 뷰(PV)가 4억 건에 육박했다. 당시 한국에 진출한 유튜브는 점유율 2%대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싸이월드가 ‘국민 플랫폼’이었다.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에서 싸이월드를 케이스 스터디로 연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국내 IT 서비스는 ‘그런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미국에 잠식됐다. 2%도 안 됐던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이제 30%에 육박한다. 미국에서조차 반(反)독점 소송이 진행 중인, 안드로이드폰에 구글 앱을 ‘강제 선탑재’한 덕이 컸다. 대신 다음은 2%대로 주저앉아 이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에도 밀리는 신세다. 0%대인 네이트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 동영상 분야는 유튜브 세상이 됐다. 1위 사업자였던 판도라TV를 망하게 한 건 외국 기업에는 속수무책이면서 한국 기업만 잡았던 정부의 ‘저작권 삼진아웃제’였다. 구글 등에는 플레이스토어 독점에 따른 갑질 문제, 수수료 문제, 개인 정보 무단 수집 문제, 한국에서 얻는 10조 원 넘는 수익에 대한 세금 회피 문제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들 앞에만 가면 힘을 못 썼다. 싸이월드는 이제 ‘선재 업고 튀어’ 같은 타임슬립 드라마에나 추억의 상징으로 나오는 존재가 됐다. 대신 그 자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차지했다. 韓, 서비스업 피해 잊지 말아야 하지만 이달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보면 구글 등 미국 IT 기업들은 아직도 배가 고픈 듯하다. 이들은 망 사용료와 위치 기반 데이터(지도 정보), 경쟁 정책과 데이터 현지화, 공공부문 클라우드 보안까지 5개 분야를 걸고넘어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도 정보’ 요구다. 구글은 2007년부터 20여 년간 한국의 정밀 지도를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펼쳐왔다. 한국은 북한이란 안보 특수성을 고려해 2만5000분의 1보다 상세한 지도는 해외 반출을 불허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위치기반 광고와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등 주요 시장 진출이 막히자 구글은 2016년 전방위적 로비와 압박을 가하며 한국 정부와 ‘지도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사정을 무시했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보안’에 대해서도 한국의 데이터 보안 요구가 까다로워 중앙정부 등 주요 기관의 클라우드 수주를 못 하고 있다며 조건 완화를 요구했다. 앞으로 미국은 ‘25%의 상호 관세를 낮추고 싶으면 요구를 수용하라’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 자국 기업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려 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 내에서도 조급한 처지의 부처 간에 이해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며 협상에 임했으면 한다. 미국은 눈에 보이는 ‘제조업’에 대한 무역 적자만 따지고 있지만 디지털과 금융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업’에서는 이미 충분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중국 정부가 모든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보복전에 나섰다. 34%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매기겠다고 한 상호관세율이다. 또 11개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거래를 금지하고, 첨단 기술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 폭격을 날린데 이어 중국이 강력한 보복전에 나서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발 관세만으로도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주요 2개국(G2)이 통상전쟁으로 정면 대결에 나서면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것이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만으로도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5100조 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3조1000억 달러(4500조 원)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중국 34% 관세에 희토류 통제 보복전 중국 국무원은 4일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으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덧붙였다.또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가돌리늄 등 중국산 희토류 7종의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9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강력한 무역 전쟁 무기로 활용되온 바 있다. 미국이 앞서고 중국이 따라잡는 분야인 의료용 영상단층촬영(CT)의 핵심 부품 ‘CT 튜브’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나선다. 물류회사 유니버설 로지스틱스홀딩스 등 16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기업으로 지정하고, 스카이디오, 브링스드 등 11개 미국 방산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관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 신뢰할 수 없는 기관으로 지목된 기업은 중국과 거래할 수 없다. ● “세계경제 침체 확률 60%”…韓도 0% 대 성장 우려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후 보편관세 20%, 상호관세 34%로 총 54%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도체와 의약품, 구리 등 자국 산업에 치명적인 품목에 대해선 상호관세에서 배제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의약품 등 모든 제품에 대해 미국에 34%를 매기겠다고 해 보복 수위를 높였다.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직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약 3% 하락으로 낙폭을 키웠다. 전날 나스닥 종합지수가 5.97% 하락하며 2002년 3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발 관세 충격을 받은 것이다.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미중을 중심으로 세계가 갈라져 통상전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우방인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한국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검토하는 등 세계가 각기 보복전에 나선다면 대공황 수준의 경기침체를 면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관세 전쟁 외에도 중국은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하는 등 심각한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돼 JP모건은 3일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중 보복전으로 한국 수출의 미래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씨티는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며 개시한 관세 전쟁이 부메랑이 돼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뉴욕 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4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5063조 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중 3조1000억 달러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美 증시 하루 만에 4500조 증발 3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4.84% 급락한 5,396.52에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8% 떨어진 40,545.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다우존스는 2020년 6월, 나스닥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다. 이날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2조 원) 수준이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본 닛케이225 지수(―2.77%), 유럽 스톡스600지수(―2.57%) 하락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날린 관세 폭격이 유독 미국 기업 주가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는 미국 정보기술(IT) 및 의류 기업들이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아시아 전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탓이다. 애플의 경우 미국 본사에서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한국 대만 등에서 부품을 가져와 90% 이상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편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맞아 총 54% 관세가 추가됐고, 애플이 생산기지를 이동하기 시작한 인도도 27%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로젠블랫 증권은 현재 1599달러(232만 원)인 ‘아이폰 16프로 맥스 1테라바이트(TB)’의 판매가가 2300달러(334만 원)로 약 43%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가가 이날 9.25% 하락한 이유다. 갭(―20.29%), 언더아머(―18.79%), 나이키(―14.44%)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도 컸다. 글로벌 의류 기업은 주로 캄보디아(관세율 49%), 베트남(46%)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확율 60%”…韓도 0% 대 성장 우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경제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관세에 따른 비용상승과 수요감소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관세 폭탄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고, JP모건은 미국이 휘청이며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내다봤다.세계 주요 경제대국 중국도 국가 부채와 관세 폭탄 압박에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중국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에서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씨티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최근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와 JP모건이 0.9%로 조정한 데 이어 세 번째 0%대 성장률 전망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