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이미지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구독 95

추천

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imag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사회일반58%
칼럼20%
교육13%
생활/가정3%
검찰-법원판결3%
지방뉴스3%
  • 내주부터 본격 ‘찜통 더위’…수요일 오후까지 곳곳 소나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된다. 기상청은 한반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아열대성 북태평양고기압이 27일 한반도 상공을 완전히 덮으면서 올해 장마가 끝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예보대로 27일 장마가 끝난다면 올해 장마기간은 평년과 비슷하되 조금 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73년 전국 단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장마 평균 시작일은 6월 23~25일, 종료일은 7월 24~26일로 장마기간은 평균 31일 내지 32일이었다. 올해 장마는 6월 23일 시작돼 7월 27일까지 총 장마기간은 35일이다. 27일 오후까지는 전국 곳곳에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이 있겠다. 기상청은 25일 오후 경북, 경남, 26일 오후 전북, 경남, 광주, 27일 오후 수도권, 강원영서, 충남, 전북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27일부터는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단인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의 저층과 고층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마치 ‘열돔’에 들어간 것 같은 한여름 찜통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올해 장마기간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만큼 더위가 얼마나 길고 심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관측 사상 최악의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8년에는 장마가 일찍 끝나(중부 기준 7월 11일) 한여름 무더위가 길게 이어졌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24
    • 좋아요
    • 코멘트
  • 반도체 세척 ‘초순수’ 국산화 눈앞… 水처리 산업서 주도권 쥔다

    전원이 켜진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고장이 날 것이다. 하지만 이 물에 빠뜨리면 고장이 나지 않고, 심지어 물에 들어간 채 작동도 된다. 이 물은 무엇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물이다. 전문 용어로는 ‘초순수(UPW·Ultra Pure Water)’라 부른다. 실제로 ‘순도 100%’의 물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에 가깝게 만든 초순수에는 전해질을 비롯한 이물질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공기 중에 있는 것과 동일하게 그 안에서 전자기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초순수는 여러 정밀산업에서 쓰인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는 많은 양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반도체의 핵심 재료인 얇은 실리콘 원판을 ‘웨이퍼’라 하는데, 6인치 웨이퍼를 하나 깎아내는 데만 고(高)순도 초순수가 1t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반도체 강국’ 한국에선 그동안 반도체 산업에 쓰이는 초순수를 만드는 기술이 없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부가 주요 공정의 국산화 작업에 나섰다. 그 첫 번째 성과로 초순수 생산시설인 ‘고순도 공업용수 실증 플랜트’가 경북 구미에서 10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곳을 미리 다녀와 봤다.○ 우리 기술로 만드는 고순도 초순수 “이곳이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시공 중인 첫 반도체급 초순수 대량 생산시설입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이국진 전문위원이 15일 구미의 한 반도체 공장단지에 있는 4층짜리 하얀 컨테이너 건물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4층이지만 층고가 높아 전체 높이는 일반 7, 8층 건물과 비슷했다. 1∼3층에는 이미 비닐에 싸인 생산설비가 꽉 들어차 있었다. 고순도 공업용수 실증 플랜트는 수(水)처리와 관련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시설이다. 일례로 2층에 있는 역삼투막(RO) 장치는 거름막 틈새가 0.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만분의 1보다 큰 물질은 이 장치의 거름막을 통과할 수 없다. 3층 자외선 산화장치는 물 안의 유기물 농도를 0.01ppm 아래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 농도는 일반 식품가공용으로 쓰는 깨끗한 물보다 최대 500분의 1 더 낮은 것이다. 이 초순수 대량 생산시설에는 이런 설비가 20, 30개 들어가 있다. 이들 설비를 어떤 순서로 놓고, 온도와 수압 등의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초순수의 품질이 결정된다. 단 한 곳이라도 오차나 오작동이 발생하면 반도체급 초순수를 만들 수 없다. 기계 제조 기술만큼이나 초순수 생산 과정 설계와 시공이 첨단 기술인 이유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 반도체 선도국들이 이런 기술들을 독점하다시피 해 왔다. 이 때문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일본 기업이 설계한 시설에서 초순수를 공급받아 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환경부가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1년 만에 민관이 함께 초순수 생산 설계와 시공을 국산화한 것이다. 이 전문위원은 “아직 장비는 모두 외국산이지만 내년이면 국내 민간기업이 개발한 용존기체, 유기물 제거 등 3가지 핵심 장비가 추가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이곳에선 하루 초순수 1200m³ 생산이 목표인데 내년 추가 국산 장비 설치까지 마치면 하루 생산량이 2400m³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초순수 기술과 인력도 함께 키워야 고순도 초순수 사업의 국산화는 여러 의미를 지닌다.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일 뿐 아니라 초순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다른 첨단산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한국초순수학회 초대 회장인 남궁은 서울대 연구교수는 “반도체급 초순수 기술은 물 관련 산업에서의 ‘킹핀(king pin·볼링핀 10개 중 정중앙핀)’에 해당된다”며 “킹핀을 맞히면 모든 핀을 쓰러뜨리는 것처럼 초순수 기술을 확보하면 수처리가 필요한 모든 산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초순수는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첨단산업에서 사용된다. 한국수자원공사 초순수연구팀 이경혁 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희석액으로 쓰이는 생리식염수도 초순수로 만든다”며 “바이오, 액정표시장치(LCD), 태양광, 2차전지, 화장품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급 초순수 국산화 기술 개발에는 2025년까지 민관이 443억4000만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여기에 초순수 생산기술 연구와 개발, 인력 양성까지 수행하는 ‘초순수 플랫폼 센터’를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일종의 ‘초순수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문제원 환경부 물산업협력과장은 “올해 기본 구상을 거쳐 내년 타당성 조사 뒤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구미=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다음주 남부 또 장맛비… 주말 수도권엔 소나기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함께 영향을 미치면서 다음 주까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복(三伏) 가운데 초복인 16일 한낮 기온은 서울과 대전 30도, 대구 33도, 광주 31도로 예보됐다. 16일과 17일엔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거나 우박이 떨어질 수 있다. 13일 한 차례 비를 뿌린 뒤 제주 남쪽까지 남하한 장마전선은 다음 주 다시 북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8일과 19일에는 남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리고 강원영서 지방에서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20, 21일에는 전남과 경남에 비가 온다. 제주는 다음 주 내내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도권 시간당 30~50mm ‘물폭탄’… KTX 광명역 침수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KTX 광명역 일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3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1분경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철로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토사가 빗물에 섞여 인근 광명역 1층으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매표소와 대기실 등이 물에 잠겼고 지하 1,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승강장도 흙탕물 범벅이 됐다. 코레일 측은 “감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승강기 등의 가동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다만 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수도권에서도 폭우로 일부 도로가 통제되며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양재천 수위가 높아지자 낮 12시 20분경부터 양재천로 ‘영동1교북단∼KT연구개발본부’ 양방향을 모두 통제했다. 불광천도 평소보다 물이 불어난 탓에 오후 3시 5분경부터 증산교 하부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오후 4시 반부터는 안양천 인근 디지털로 철산대교 하부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 일부 구간도 일시적으로 통행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4시 20분경 서울 중랑구 경춘선 중랑역 선로에서 폭우 피해를 점검하던 코레일 소속 50대 직원이 춘천행 ITX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 사고로 열차 운행이 23분간 지연됐다. 이날 장마전선과 저기압이 함께 비구름을 몰고 오면서 수도권에는 시간당 약 30∼5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 옹진군 덕적면 북리에는 시간당 52.6mm의 폭우가 내렸다.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과 서울 관악구에도 각각 시간당 44.0mm와 39.5mm의 비가 내리쳤다. 오후 10시 기준으로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는 하루 동안 186.5mm의 비가 내렸다. 광명시 노온사동에도 180.0mm의 비가 왔다.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이 1100∼1300mm인 점을 감안하면 1년 강수량의 15% 정도가 하루 만에 쏟아진 것. 비는 14일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에는 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도권-중부 최대 150mm 큰 비…백령도 시간당 68mm 쏟아지기도

    장마전선과 저기압이 함께 비구름을 몰고 오면서 13일 오전 수도권과 강원영서북부, 충남 북부 등 북서쪽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가장 먼저 비가 내린 인천 백령도는 오전 9시 반 기준 이미 96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한때 관측된 강수량이 시간당 68mm에 이르기도 했다. 우리나라 연 강수량이 1100~1300mm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1시간 동안 한 지역에 전국 연 강수량 5%에 달하는 비가 내린 셈이다. 서해 5도에는 오전 7시 반 호우경보가 내렸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북부, 충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번 비는 한반도 서쪽에 형성된 장마전선과 그 위에 만들어진 저기압의 영향이다. 차가운 대륙성 기단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 정체전선(장마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그 위쪽에 자리한 저기압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남쪽의 수증기를 계속 끌어올려 장마전선에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부터 14일 오전 사이 예상 강수량은 강원 중·남부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 전라·경북권, 서해5도, 울릉도·독도 30~100mm(많은 곳 경기북부, 강원북부내륙 150mm 이상), 강원중·남부동해안과 경북동해안, 경남권, 제주(14일 아침부터 밤까지) 10~60mm다. 수도권과 강원내륙, 충청권을 중심으로, 14일은 전라권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시간당 강수가 50mm를 넘어가면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도시의 경우 하수도와 도심하천이 범람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역간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으니 실시간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는 13일 오전에 전국으로 확대됐다가 14일 오전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다. 하지만 14일 오후에도 경기동부와 강원내륙·산지, 충북북부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5~20mm다. 13일 비가 내리면서 한낮기온은 떨어진다. 서울과 인천 26도, 대전과 대구 28도, 광주 29도 등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서 기온은 다시 오른다. 14일 한낮기온은 서울 31도, 대전 32도, 대구 34도, 광주 32도 등 비 오기 전 수준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낮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라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3
    • 좋아요
    • 코멘트
  • 한반도 온실가스 비상

    지난해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역대 최고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높은 메탄(CH₄) 농도 역시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지구 대기 감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한반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해 온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2021년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23.1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전 해인 2020년보다 2.7ppm 높아졌다. 안면도보다 관측 역사가 짧은 제주 고산, 경북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각각 421.5ppm, 420.8ppm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지구 온난화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특히 대기 중 체류시간이 수백 년이라 한번 배출되면 그 양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축적된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앞으로도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8배 높은 메탄의 농도는 지난해 평균 2005ppb로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전년도보다 22ppb 상승하면서 10년 평균 증가율(10ppb)을 훌쩍 상회했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또 최고치 경신…메탄 농도도 급증 추세

    지난해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높은 메탄(CH4)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공개했다. 1999년부터 한반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해 온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지난해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3.1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2020년보다 2.7ppm 높아진 수치다. 안면도보다 관측 역사가 짧은 제주 고산, 경북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의 배경농도 역시 각각 421.5ppm, 420.8ppm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년도보다 각각 2.6ppm, 2.8ppm 높아졌다. 증가폭은 기존과 비슷했다. 최근 10년간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은 연 2.7ppm이다. 전 지구 평균인 2.3ppm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지구 온난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대기 중 체류시간이 수백 년에 이르기 때문에 한 번 배출되면 그 양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계속 축적된다. 한동안 그 농도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폭을 줄이거나 비슷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이후 연간 증가폭을 2.7ppm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메탄의 농도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안면도 감시소에서 측정한 메탄 농도는 연평균 2005ppb로,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22ppb 상승했는데 이는 10년 평균 증가율인 10ppb의 2.2배에 달한다. 근래 메탄의 증가세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는 전 세계의 메탄 농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았는데 200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연평균 8ppb씩 늘어 속도가 빨라졌다. 지구급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가 관측한 메탄 농도는 지난해 1896ppb로 전년도보다 17ppb 상승했다. 산업화 이전 전지구 평균인 722ppb의 약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100년간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똑같은 농도로 지구를 데웠다고 가정할 때 이산화탄소보다 28배 온실효과가 높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화석연료에서 대량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은 출처가 습지·바다·농업·화석연료 등으로 다양해 아직도 급증의 이유를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메탄은 대기 체류 기간이 9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라 산업 각계에서 배출량을 줄이면 농도를 크게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상공의 미세먼지(PM10) 농도도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안면도 감시소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당 33㎍(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고산 감시소 농도는 ㎥당 36㎍으로 전년과 견줘 28.5% 높아졌다. 보고서는 황사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황사 관측일은 10.8일로 2020년 2.7일보다 4배, 평년(1991~2020년) 평균 6.4일보다 1.7배 많았다. 미세먼지 농도는 2004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2
    • 좋아요
    • 코멘트
  • ‘왕모기’ 오해받는 각다귀도 피 대신 꽃꿀 빨아먹는 ‘익충’

    흔히 해충으로 오해받는 곤충 가운데는 유익한 곤충이 적지 않다. 2년 전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깔따구가 대표적이다. 이 곤충은 수(水)생태계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깔따구 유충은 물속 유기물을 먹어 수질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수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다. 당초 수질이 나쁜 4급수에 살고 있어 더럽고 비위생적인 곤충으로 인식됐지만, 사실 깔따구는 그곳의 유기물을 분해해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깔따구 유충은 4급수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 깨끗한 1급수에서도 산다. 깔따구 성충은 모기처럼 생겨서 해충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모기와 입 구조가 전혀 달라 사람을 물 수 없다. 수돗물에 생긴 것은 문제지만, 이는 정수장 관리가 되지 않아 유충이 유입된 측면이 있다. 모기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억울한 곤충은 또 있다. 긴 다리를 가져 해외에서는 ‘두루미 벌레(crane fly)’라고 불리는 각다귀다. 각다귀는 애벌레일 때 물속의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이 돼서는 꽃꿀을 빨아서 식물의 수분을 돕는 익충이다. 하지만 모기와 비슷하게 생긴 데다 훨씬 커서 ‘왕모기’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심지어 각다귀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 뜻도 있을 정도다. 각다귀 유충이 많은 곳은 유기물이 많아 다소 더러울 수 있다. 하지만 각다귀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없다. 각다귀 역시 입이 뭉툭해 동물의 피를 빨 수 없는 구조다. 2020년 서울 은평구 등지에서 대거 출몰해 방제 대상이 됐던 대벌레도 산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곤충이다. 키 큰 나무의 나뭇잎을 먹어치워 ‘숲지붕(캐노피)’을 열고 작은 나무와 풀까지 빛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 배설물은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징그럽다고 난리였지만, 해외에서는 애완용 곤충으로 인기가 많다. 이 밖에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동물사료로도 이용되는 동애등에, 외래종 황소개구리를 잡아먹는 물장군 등도 겉보기엔 파리나 바퀴벌레 같지만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이다. 이번에 경기 고양시와 서울 은평구 일대에서 발견된 러브버그(털파리) 역시 마찬가지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곤충의 정체를 면밀히 확인해 신종일 경우 새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물론 익충, 해충의 구분은 인간의 관점에 따른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목조건물에 해를 끼치는 흰개미도 생태계 전체로 보면 죽은 나무를 분해해 물질 순환을 돕는 곤충”이라며 “지구상에 사는 생물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인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악은커녕 이롭다는 ‘사랑벌레’… 도심 속 곤충, 박멸만이 답일까

    “며칠만 기다리면 금방 죽고 사라질 텐데 안타깝네요.” 8일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실에서 변혜우 연구관이 알코올에 담긴 곤충을 바라보며 말했다. 빨간 등 부분을 제외하면 온몸이 새까만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곤충. 최근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북한산 일대에서 갑자기 나타나 이슈가 된 플래시아속(屬) 털파리다. 성충이 되면 짝짓기를 하느라 며칠간 암수가 붙어서 날아다녀 ‘사랑벌레(러브버그)’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졌다. 별칭만 들으면 사랑스러울 것 같지만 생김새와 많은 개체 수 탓에 이 곤충이 출현한 지역 주민들은 혐오감을 호소했다. 며칠간 이 곤충과 관련된 기사 제목에는 ‘습격’, ‘출몰’ 등의 단어가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지자체가 대대적인 살충제 살포에 나섰다. 그런데 과연 사랑벌레는 그렇게 위협적인 곤충일까.○ 유익한 곤충인데…생김새 때문에 박멸국립생물자원관은 유전자 분석과 생태환경 조사 시행 후 올해 나온 러브버그를 자생종으로 결론 냈다. 기존에 알려진 국내 자생종 2가지와 생태적으로 유사한 새로운 종의 털파리로, 쉽게 말해 ‘토종 곤충’이란 뜻이다. 기본적으로 자생종이기 때문에 우리 생태계에 위협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굳이 따지자면 인간에게 이로운 ‘익충(益蟲)’에 가깝다. 변 연구관은 “털파리류는 애벌레 때 1년간 땅 속에 살면서 나뭇잎을 먹어 분해하고, 성충이 되면 꽃꿀을 먹으면서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며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여기는 털파리 성충은 활동하는 생육 기간이 단 3∼5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 암수가 짝짓기를 하고, 수컷은 짝짓기가 끝나면 곧장 죽는다. 암컷도 알을 낳으면 수명을 다한다. 그래도 검은색 벌레가 갑자기 대거 나타나면 징그러울 수는 있다. 올해 갑자기 이들 개체수가 급증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유달리 길었던 올해 봄 가뭄과 이들의 서식지가 민가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털파리들은 습도가 맞아야 성충이 되어 나오는데, 긴 가뭄으로 인해 그 시기가 미뤄지다가 장마 직후 떼 지어 성충이 됐다는 것이다. 마침 이들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 민가와 인접해 불빛 혹은 먹이를 따라 대거 민가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어느 쪽도 러브버그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변 연구관은 “모르는 곤충이 갑자기 떼로 나오니 재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곤충 입장에서는 1년 동안 기다리다 생애 마지막 며칠간 짝짓기를 하러 지상에 올라온 것뿐인데 본의 아니게 이런 상황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 “살충제가 더 유해”… 생태친화 교육 필요갑자기 출몰한 곤충이 화제가 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인간의 관점에서 해충이라 방역이 필요한 경우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익충이거나 인간에게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인데도 그저 ‘벌레’라는 이유로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 됐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말이다. 곤충을 오래 연구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은 “곤충을 방제와 박멸의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다. 이들의 생태를 이해한다면 굳이 박멸하거나 약을 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나타난 러브버그의 경우를 예로 들면, 곤충이 많이 출몰한 곳이 건물 외부일 때는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내부일 때는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기만 했어도 됐다는 것이다. “무해한 곤충을 잡겠다고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 사람에게 더 유해하지 않겠어요?” 이 소장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곤충이 갑작스레 대거 나타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도시개발로 인해 인간이 야생의 공간을 침범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 계획단계부터 지역 생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잘 이뤄져야 ‘제2의 러브버그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결국 곤충 등의 자연을 혐오가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자연과 친숙해지는 생태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변 연구관은 “어릴 때부터 곤충을 봐온 제 아이들은 곤충을 전혀 무서운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며 “곤충과 맞닥뜨리는 것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락가락 장맛비… 한반도 상공 ‘기압 각축전’ 때문

    이번 주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곳곳에서 비가 내리다 금세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 같지 않은 장마’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여러 기압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어 당분간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2일 강원 영동, 남해안,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맑은 날씨가 될 것으로 예보했다. 한낮 기온은 서울 32도, 대전 32도, 대구 30도, 광주 31도 등이다. 다만 13일부터는 또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린다. 14일 중부지방과 전북에서 비가 내리다가 15일 전국적으로 강수 예보가 있다. 최근 날씨의 특징은 며칠 동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가 없다는 점이다. 비가 내린다고 예보된 지역 역시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지고 금세 하늘이 갠다. 이는 한반도가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양상이 일반적인 장마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장마는 봄철까지 한반도를 덮고 있는 북쪽의 한랭 기단이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맞부딪치며 발생한다. 힘이 센 두 기단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동안 힘겨루기를 하면서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비를 뿌린다. 하지만 올해 한반도 상공의 일기도는 예년과 다르다. 11일 현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고기압, 저기압이 각각 두세 개에 이른다. 절대적으로 강한 기단이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한반도 하늘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2일 날이 개는 이유는 북쪽에 있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내려와 잠시 한반도 상공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13일엔 다시 남서쪽에서 만들어진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린다. 14, 15일 역시 각 기압의 세력 다툼에 따라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최근 복잡하게 바뀌는 기압계에 따라 날씨의 변동성 역시 매우 큰 상황”이라고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락가락 장맛비…한반도 상공 ‘기압 각축전’ 때문

    이번 주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곳곳에서 비가 내리다 금세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같지 않은 장마’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여러 기압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어 당분간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2일 강원 영동, 남해안,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맑은 날씨가 될 것으로 예보했다. 한낮 기온은 서울 32도, 대전 32도, 대구 30도, 광주 31도 등이다. 다만 13일부터는 또 전국 곳곳서 비가 내린다. 14일 중부지방과 전북에서 비가 내리다가 15일 전국적으로 강수 예보가 있다. 최근 날씨의 특징은 며칠 동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가 없다는 점이다. 비가 내린다고 예보된 지역 역시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지고 금세 하늘이 갠다. 이는 한반도가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양상이 일반적인 장마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장마는 봄철까지 한반도를 덮고 있는 북쪽의 한랭 기단이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맞부딪히며 발생한다. 힘이 센 두 기단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동안 힘겨루기를 하면서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비를 뿌린다. 하지만 올해 한반도 상공의 일기도는 예년과 다르다. 11일 현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고기압, 저기압이 각각 두세 개에 이른다. 절대적으로 강한 기단이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한반도 하늘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날씨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2일 날이 개는 이유는 북쪽에 있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내려와 잠시 한반도 상공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13일엔 다시 남서쪽에서 만들어진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린다. 14, 15일 역시 각 기압의 세력 다툼에 따라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최근 복잡하게 바뀌는 기압계에 따라 날씨의 변동성 역시 매우 큰 상황”이라며 “갑작스러운 날씨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기상정보를 계속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1
    • 좋아요
    • 코멘트
  • “살충제가 더 유해하지 않겠어요?”…‘혐오’ 대상 된 사랑벌레는 억울하다

    “며칠만 기다리면 금방 죽고 사라질 텐데 안타깝네요.” 8일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실에서 변혜우 연구관이 알코올에 담겨있는 곤충을 바라보며 말했다. 빨간 등을 제외하곤 온몸이 새까만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곤충. 최근 경기 고양시, 서울 은평구 등 북한산 일대에서 대거 나타나 이슈가 된 플래시아속(屬) 털파리였다. 성충이 되면 짝짓기를 하느라 며칠간 암수가 붙어서 날아다니기 때문에 ‘사랑벌레(러브버그)’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졌다. 별칭만 들으면 사랑스러울 것 같지만 생김새와 많은 개체수 탓에 다수 주민들이 혐오감을 호소했다. 언론에도 알려지며 연일 ‘습격’, ‘출몰’과 같은 무서운 단어들이 며칠 동안 이 곤충과 관련된 기사 제목에 걸렸다. 결국 지자체가 대대적인 살충제 살포에 나섰다. 그런데 과연 사랑벌레는 그렇게 위협적인 곤충일까.● 익충(益蟲)인데…“이 털파리(사랑벌레)는 해당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자생종입니다.” 이 곤충의 유전자 분석 등을 담당한 변 연구관은 말했다. 쉽게 말해 ‘토종’이라는 것이다. 기존에 알려진 털파리과(科) 플래시아속 자생종 2가지와는 다른 새로운 종의 털파리로 드러났지만 자생종이라는 건 이 곤충이 우리 생태계에 위협적이지 않다는 뜻이었다. 이들의 생태도 굳이 따지자면 인간에게 익충(益蟲)에 가깝다. 변 연구관은 “이런 털파리류는 애벌레 때 1년간 땅속에 살면서 나뭇잎을 먹어 분해하고, 성충이 되면 꽃꿀을 먹으면서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며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일은 딱히 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여긴 털파리 성충은 생육기간이 3~5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 내내 암수가 붙어 짝짓기를 하고,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곧장 유명을 달리한다. 암컷도 알을 낳고는 금방 죽는다. 변 연구관이 ‘며칠 기다리면 죽고 사라졌을’ 것이라 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였다. 그래도 새카만 벌레가 갑자기 득실거리면 징그러울 수 있다. 올해 갑자기 민가에서 보이는 이들 개체수가 급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올해 유달리 길었던 봄 가뭄, 그리고 서식지와 민가가 인접해있었다는 점이다. 털파리들은 습도가 적정해야 성충이 되어 나오는데 긴 가뭄으로 그 시기가 미뤄지다가 장마 직후 떼 지어 성충이 됐고, 마침 이들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 어떤 이유에서든 민가와 인접해 불빛 혹은 먹이를 따라 이들이 대거 민가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어느 쪽도 사랑벌레의 죄는 아니다. 변 연구관은 “모르는 곤충이 갑자기 떼로 나오니 재앙이나 재해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건 이해한다”며 “하지만 곤충 입장에서도 1년간 기다리다 생애 마지막 며칠 짝짓기를 위해 지상으로 올라온 것인데 본의 아니게 이런 상황을 맞아 황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멸·혐오의 대상…“살충제보다 곤충이 더 위험?” 갑자기 출몰한 곤충이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 된 경우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2020년 서울 은평구 봉산 일대에서는 막대기처럼 긴 몸체와 다리를 지닌 대벌레가 갑자기 늘어 지자체가 대거 방역에 나섰다. 같은 해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은 마치 거머리나 기생충 같은 생김새로 많은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안겼다. 곤충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은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은 분명 문제지만, 깔따구가 인간 관점에서 징그러운 곤충이라는 이유로 곤충 자체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과 혐오감이 조성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깔따구는 4급수에 살기도 하지만 1급수에도 사는 수생태계 대표적인 곤충이다. 이 소장은 “최근 이슈가 된 곤충들 가운데는 익충에 가까운 곤충도 많은데 단순히 곤충이라는 이유로 방제와 박멸의 대상이 되곤 한다”며 “이들의 생태를 이해한다면 굳이 박멸하거나 약을 치지 않고 훨씬 친환경적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사랑벌레의 경우 곤충이 많이 출몰한 곳이 외부라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건물 내부라면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기만 했어도 됐다는 것이다. “이 무해한 곤충을 잡는다고 살충제를 들이붓는 것이 더 유해하지 않겠어요?” 이 소장의 말이다. ● 공존의 대상…생태친화적 교육 필요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곤충이 갑작스레 대거 나타나는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변 연구관은 “도시개발로 인해 인간이 자연의 공간을 침범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의 생태환경이 개선되는 것도 인간과 곤충의 접점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변 연구관은 “도시 개발을 할 때 인간과 자연 공간 사이에 완충지역도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며 “도시 계획단계부터 그 지역 생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곤충 등 자연을 공존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자연물과 친숙해지게 하는 생태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변 연구관은 “어릴 때부터 곤충을 봐온 제 아이들은 곤충을 전혀 무서운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며 “곤충과 맞닥뜨리는 것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인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11
    • 좋아요
    • 코멘트
  • 도심에 멸종위기종 돌아왔지만… “아프고 다쳐 구조하기 바빠요”

    《산양, 수달, 황조롱이, 안주애기박쥐. 이 야생동물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 어딜까. 다름 아닌 인구 950만의 대도시 서울이다. 도시에도 많은 야생동물이 산다. 늘어나는 도시 야생동물과 슬기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알아본다.》도시 야생동물과 슬기로운 공존법 “부엉이 보셨다고 연락 준 분이시죠?”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시야생동물센터 하민종 수의사가 경비실을 지키던 직원에게 물었다. 그는 바로 하 수의사를 지하주차장으로 안내했다. 주차장 천장에서 투명한 창문을 향해 막무가내로 몸을 날리는 비둘기만 한 크기의 새가 보였다. 천연기념물 제324호 솔부엉이였다. 아파트 관리직원들이 주차장 바깥에서 창문을 두드리면서 솔부엉이를 아래 방향으로 몰았다. 그러자 기다리던 하 수의사가 재빠르게 포획용 채를 날려서 솔부엉이를 낚아챘다. 하 수의사는 “새들은 공사장이나 지하주차장이 뭔지도 모르고 들어가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며 “유리창으로 나가려다가 머리를 세게 부딪쳐 안구가 파열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포획한 부엉이는 큰 외상이 없어 보였다. 세밀한 상태 점검을 위해 솔부엉이를 상자 안에 넣고 차에 태웠다. 뒷좌석엔 이미 이송용 주머니에 싸인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 직전에 119수서안전센터에서 인수한 동물이다. 대치지하차도에서 발견된 이 고라니는 목과 앞다리에 자상과 쓸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야생동물로 북적이는 구조센터서울시야생동물센터는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다시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는 곳이다. 하 수의사를 포함해 진료수의사 2명, 재활관리사 4명, 행정직원 1명이 상근한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안에 있다. 센터는 서울시가 야생동물을 적극 구조하고 관리하기 위해 2017년 서울대 수의과대와 수탁운영 협약을 체결하면서 문을 열었다. 야생동물은 산과 들 또는 강 등 자연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을 뜻한다. 소와 닭처럼 사람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키우는 가축이나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센터에서 치료하지 않는다. 3일 찾아간 센터는 입원실 역할을 하는 계류장마다 야생동물로 북적였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 참새, 우리나라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 조류가 가장 많았다. 포유류로는 족제비, 너구리, 고라니 등이 눈에 띄었다. 계류장 세 곳의 철제 우리와 플라스틱 상자가 동물 130마리로 가득 차 있었다. 피부가 벗겨지고, 날개가 부러지거나, 안구가 손상되는 등 부상 종류와 정도 역시 천차만별이었다. “대부분은 사람의 잘못으로 여기 옵니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 때문에 다치거나, 누군가 멋모르고 서식지에서 데리고 나와 미아가 되는 경우죠.” 하 수의사가 설명했다. 계류장 옆에는 간단한 처치를 하는 시술실, 센터 위층에는 더 큰 규모의 수술실이 있었다. 이날 기자가 센터를 방문한 시간에도 서울 마포구의 한 공사장에서 기름통에 빠져 화상과 외상을 입은 큰부리까마귀가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시술실에서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투여하고 외상 부위를 소독했다. 큰부리까마귀는 고통스러운지 재활관리사의 손을 부리로 물며 몸부림쳤다. 이렇게 치료를 해도 사망하는 동물이 적지 않다. 센터장인 연성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날개가 부러진 새는 어렵게 뼈를 붙여놔도 그 사이 근육과 인대가 굳어서 날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방사해도 죽는 것이라 야생동물들이 다치는 일 자체가 줄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육상 야생동물만 304종서울시야생동물센터는 지난해 동물 1491마리를 구조하거나 치료했다. 개소 첫해인 2017년 293마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구조되는 야생동물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야생동물의 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에는 950만 명에 이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도 많이 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사는 육상 야생동물(곤충 제외)은 포유류 31종, 조류 235종, 파충류 22종 등 304종에 이른다. 이 중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도 각각 36종과 10종에 달한다. 최근엔 희귀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이 서울 인왕산, 안산 등지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 1월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를 흐르는 탄천과 지난해 12월 여의도 샛강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이 발견됐다. 서울 청계천에는 ‘선비의 상징’이던 백로가, 서울 여의도와 강남구 빌딩숲에는 안주애기박쥐라고 불리는 작은 박쥐가 산다. 이 밖에 너구리, 족제비도 자주 발견되는 야생동물이다. 지난해 정부가 집계한 전국 야생동물센터 구조 개체 1만7545마리 가운데 서울과 5대 광역시에서 구조된 개체만 5702마리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물론 사람이 많이 살다 보니 신고 건수가 많았을 수도 있지만 야생동물 수가 적었다면 이 정도의 신고 건수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국 야생동물구조센터 연락처는 ‘한국야생동물센터협의회’(www.wildlife.or.kr)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갈 길 먼 도시 야생동물 보호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도시의 자연환경이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들어 대도시 시민들의 녹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녹지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건강한 동식물 생태계가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야생동물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관리, 보존하는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서울시는 마포구 노을공원 맹꽁이 서식지 등 6곳을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탄천 등 17곳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개발 및 이용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도로가 갈라놓은 녹지를 연결하기 위한 생태통로도 지난해 말까지 33개 설치했다. 하지만 도시 내 주거지 개발 등으로 야생동물은 꾸준히 서식지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지와 공원, 습지, 생태통로를 더 늘리는 것과 함께 야생동물의 습성에 맞는 서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들에게 먹이가 되는 식물을 심거나 은신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야생동물이 살기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도시 야생동물의 공존 방안을 연구해온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우동걸 선임연구원의 말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면적은 전 세계 육지의 0.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살고 있는 동식물 수는 세계 전체의 2.5%에 이른다. 면적 대비 상당히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우 연구원은 “국내에서 토지를 개발할 때 야생동물 영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더욱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며 “본래 야생의 공간이었던 곳을 인간이 침범하는 것인 만큼 사람들이 야생동물에게 그들의 공간을 돌려주고 갚는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고 저감 위한 시설도 늘려야도시 개발사업을 하거나 건물을 신축할 때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이 만든 시설과 구조물로 인해 매년 많은 야생동물이 사망한다. 일명 ‘로드킬’로 불리는 동물 찻길 사고 신고 건수는 2015∼2019년 5년간 8만2170건에 이른다. 미신고건을 감안하면 매년 엄청난 수의 야생동물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생동물들은 사고를 당하면 목숨을 부지하더라도 큰 부상을 입게 된다. 하 수의사는 “고라니가 교통사고를 당할 때 치이는 위치가 딱 척추 정도”라며 “살아남더라도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하늘 위 로드킬’이라 불리는 조류 충돌은 세기가 어려운 정도다. 정부는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하는 야생조류가 연간 80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막으려면 각종 시설물을 만들 때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도로가에 야생동물의 월담을 막는 울타리를 설치하거나, 야간에도 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야생동물 표지판을 설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새들의 로드킬을 막기 위해 건물 외벽 및 방음벽에 불투명창을 설치하거나 투명창을 설치하더라도 새들이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격자무늬 등 가로 10cm, 세로 5cm 이하의 무늬를 넣는 게 좋다.“다친 야생동물, 무작정 옮기면 안돼” “방생 대비해 발견 장소 기억을” 야생동물 어떻게 구조해야 하나 어린 새끼는 외상 없어 보이면, 어미가 데려가는지 지켜보고만질 때는 장갑 끼는 게 좋아 Q. 쌀쌀한 아침, 서울 여의도 샛강공원을 산책하던 A와 B는 나무 아래 수풀에서 아기 새 두 마리가 고꾸라져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음 중 좀 더 올바르게 행동한 사람은 누굴까? A. 날이 춥고 다른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새끼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했다. B. 일단 구청 야생동물 담당자에게 신고한 뒤 조금 지켜보다 집으로 돌아왔다. 정답은 B다. A와 같은 경우가 많은 사람들이 혼자 떨어져 있는 야생동물 새끼를 만났을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잠시 무리에서 벗어난 새끼를 무작정 옮기면 어미도 새끼도 영영 서로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새끼가 곧장 미아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미와 떨어진 새끼는 건강을 회복해서 방사할 수 있는 상태가 되더라도 자연에서 온전히 제힘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린 야생동물 새끼가 다치거나 홀로 떨어져 있으면 어딘가로 데리고 가 구조 요청을 한다. 지역을 불문하고 구조센터에 들어오는 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바로 이런 단순미아 건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전국 구조센터에 입소한 야생동물 1만7545마리의 입소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아로 들어온 경우가 4621건(26.3%)으로 충돌(3738건), 교통사고(1699건)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다치거나 어미를 잃은 것 같은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섣불리 구하려 하기보다는 구조센터나 지자체에 먼저 연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어린 새끼에게 큰 외상이 없어 보인다면 충분한 시간 멀리서 지켜보고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포유류의 경우 어미가 잠시 먹이를 구하러 나간 것이거나 사람이 가까이 있어서 새끼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섣불리 나섰다가 오히려 선의를 가지고 구조하려던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야생동물은 반려동물과 달리 사람을 공격한다. 기생충이나 질병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꼭 동물에게 다가가야 한다면 동물이 물거나 할퀴어도 다치지 않게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구조한 뒤에는 물이나 먹을 것을 함부로 주면 안 된다. 부적합한 먹이는 도리어 야생동물을 더 아프게 만든다. 장소를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나중에 방생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게 처음 발견한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도록 한다. 야생동물의 사체는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집단 폐사한 조류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질병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등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도로에서 동물을 치었을 때는 가급적 동물을 도로 밖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사체를 먹으려고 다른 동물들이 도로 위로 모여들면 추가 사고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시생활 얼마나 힘겨웠니…너희, 서울을 뜨지 않았구나

    “부엉이 보셨다고 연락 주신 분이시죠?”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시야생동물센터 하민종 수의사가 경비실을 지키던 직원에게 물었다. 그는 바로 하 수의사를 지하 주차장 안으로 안내했다. 주차장 천장에서 투명한 창문을 향해 막무가내로 몸을 날리는 비둘기만한 크기의 새가 보였다. 천연기념물 제324호 솔부엉이였다. 아파트 관리직원들이 주차장 바깥에서 창문을 두드리면서 솔부엉이를 아래 방향으로 몰았다. 그러자 기다리던 하 수의사가 재빠르게 포획용 채를 날려서 솔부엉이를 낚아챘다. 하 수의사는 “새들은 공사장이나 지하주차장이 뭔지도 모르고 들어가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며 “유리창으로 나가려다가 머리를 세게 부딪쳐 안구가 파열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포획한 부엉이는 큰 외상이 없어 보였다. 세밀한 상태 점검을 위해 솔부엉이를 상자 안에 넣고 차에 태웠다. 뒷좌석엔 이미 이송용 주머니에 싸인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 직전에 119수서안전센터에서 인수받은 동물이다. 대치지하차도에서 발견된 이 고라니는 목과 앞다리에 자상과 쓸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야생동물로 북적이는 구조센터서울시야생동물센터는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다시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는 곳이다. 하 수의사를 포함해 진료수의사 2명, 재활관리사 4명이 상근한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안에 있다. 센터는 서울시가 야생동물을 적극 구조하고 관리하기 위해 2017년 서울대 수의과학대학과 수탁운영 협약을 체결하면서 문을 열었다. 야생동물은 산과 들 또는 강 등 자연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을 뜻한다. 소와 닭처럼 사람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키우는 가축이나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센터에서 치료하지 않는다. 3일 찾아간 센터는 입원실 역할을 하는 계류장마다 야생동물로 북적였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 참새, 우리나라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 조류가 가장 많았다. 포유류로는 족제비, 너구리, 고라니 등이 눈에 띄었다. 계류장 세 곳의 철제우리와 플라스틱상자가 동물 130마리로 가득 차 있었다. 피부가 벗겨지고, 날개가 부러지거나, 안구가 손상되는 등 부상 종류와 정도 역시 천차만별이었다. “대부분은 사람의 잘못으로 여기 옵니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 때문에 다치거나, 누군가 멋모르고 서식지에서 데리고 나와서 미아가 되는 경우죠.” 하 수의사가 설명했다. 계류장 옆에는 간단한 처치를 하는 시술실, 센터 윗층에는 더 큰 규모의 수술실이 있었다. 이날 기자가 센터를 방문한 시각에도 서울 마포구의 한 공사장에서 기름통에 빠져 화상과 외상을 입은 큰부리까마귀가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시술실에서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투여하고 외상 부위를 소독했다. 큰부리까마귀는 고통스러운지 재활관리사의 손을 부리로 물며 몸부림쳤다. 이렇게 치료를 해도 사망하는 동물이 적지 않다. 하 수의사는 “날개가 부러진 새는 뼈를 붙여놔도 그 사이 근육이 굳어 날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방사해도 죽는 것이라 야생동물들이 다치는 일 자체가 줄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육상 야생동물만 304종서울시야생생물센터는 지난해 동물 1491마리를 구조하거나 치료했다. 개소 첫 해인 2017년 293마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구조되는 야생동물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야생동물의 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에는 950만 명에 이르는 사람 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많이 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사는 육상 야생동물(곤충 제외)은 포유류 31종, 조류 235종, 파충류 22종 등 304종에 이른다. 이 중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도 각각 36종과 10종에 달한다. 최근엔 희귀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이 서울 인왕산, 안산 등지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 1월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를 흐르는 탄천과 지난해 12월 여의도 샛강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이 발견됐다. 서울 청계천에는 ‘선비의 상징’이던 백로가, 서울 여의도와 강남구 빌딩숲에는 안주애기박쥐라 불리는 작은 박쥐가 산다. 이밖에 너구리, 족제비도 자주 발견되는 야생동물이다. 지난해 정부가 집계한 전국 야생동물센터 구조 개체 1만7545마리 가운데 서울과 5대 광역시에서 구조된 개체만 5702마리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물론 사람이 많이 살다 보니 신고 건수가 많았을 수도 있지만 야생동물 수가 적었다면 이 정도의 신고 건수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갈 길 먼 도시 야생동물 보호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도시의 자연환경이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들어 대도시 시민들의 녹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녹지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건강한 동식물 생태계가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지자체가 야생동물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관리 보존하는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서울시는 마포구 노을공원 맹꽁이 서식지 등 6곳을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탄천 등 17곳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개발 및 이용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도로가 갈라놓은 녹지를 연결하기 위한 생태통로도 지난해 말까지 33개 설치했다. 하지만 도시 내 주거지 개발 등으로 야생동물은 꾸준히 서식지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지와 공원, 습지, 생태통로를 더 늘리는 것과 함께 야생동물의 습성에 맞는 서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들에게 먹이가 되는 식물을 심거나 은신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야생동물이 살기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도시 야생동물의 공존방안을 연구해온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우동걸 선임연구원의 말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면적은 전 세계 육지의 0.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살고 있는 동식물 수는 세계 전체의 2.5%에 이른다. 면적 대비 상당히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우 연구원은 “국내에서 토지를 개발할 때 야생동물 영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보다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며 “본래 야생의 공간이었던 곳을 인간이 침범하는 것인 만큼 사람들이 야생동물에게 그들의 공간을 돌려주고 갚는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고저감 위한 시설도 늘려야도시 개발사업을 하거나 건물을 신축할 때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이 만든 시설과 구조물로 인해 매년 많은 야생동물이 사망한다. 일명 ‘로드킬’로 불리는 동물 찻길 사고 신고건은 2015~2019년 5년간 7만1999건에 이른다. 미신고건을 감안하면 매년 엄청난 수의 야생동물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생동물들은 사고를 당하면 목숨을 부지하더라도 큰 부상을 입게 된다. 하 수의사는 “고라니가 교통사고를 당할 때 치이는 위치가 딱 척추 정도”라며 “살아남더라도 척추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하늘 위 로드킬’이라 불리는 조류 충돌은 세기가 어려운 정도다. 정부는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하는 야생조류가 연간 80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막으려면 각종 시설물을 만들 때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도로가에 야생동물의 월담을 막는 울타리를 설치하거나, 야간에도 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야생동물 표지판을 설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새들의 로드킬을 막기 위해 건물 외벽 및 방음벽에 불투명창을 설치하거나 투명창을 설치하더라도 새들이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격자무늬 등 가로 10㎝, 세로 5㎝ 이하의 무늬를 넣는 게 좋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8
    • 좋아요
    • 코멘트
  • 오늘까지 비, 주말 찜통더위… 다음주엔 장맛비

    8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린 뒤 주말에 다시 ‘찜통더위’가 찾아온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5∼30mm, 강원과 충청권, 남부지방 등은 10∼60mm다. 남부지방엔 새벽부터 오후 사이 강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주말에는 비가 그치며 다시 기온이 오른다. 9일 한낮 기온은 대구 35도, 대전 광주 33도, 서울 32도 등으로 예보됐다. 비가 내린 뒤 올라간 습도 탓에 불쾌지수 또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많겠다. 다음 주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1, 12일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13∼15일에는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예정이다. 한편 무더위로 7일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가 9만2990MW(메가와트)까지 치솟아 기존 최대치였던 2018년 7월 24일의 기록(9만2478MW)을 넘어섰다. 이날 전력공급 예비율은 7.2%로 안정권인 10% 아래로 내려갔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 내린 뒤 주말 ‘찜통더위’…다음주 다시 전국 장마

    8일까지 비가 내린 뒤 주말에 다시 ‘찜통더위’가 찾아온다. 다음 주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면서 중부와 남부지방에 다시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8일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린다. 예상 강수량은 중부와 남부지방, 제주도 산지 10~60mm 등이다. 남부지방엔 8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 강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주말부터 비가 그치며 다시 기온이 오른다. 9일 한낮기온은 대구 35도, 대전 광주 33도, 서울 31도 등으로 예보됐다. 비가 내린 뒤 올라간 습도 탓에 불쾌지수 또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야를 나타내는 지역도 많겠다. 다음 주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1, 12일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13~15일에는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예정이다. 비가 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이 빠르게 오르고 높은 습도가 유지돼 체감온도가 높을 전망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7
    • 좋아요
    • 코멘트
  • 올 6월말 역대 가장 더웠다… 첫 ‘6월 열대야’까지

    올해 6월 말이 우리나라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6월 말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해 6월 하순(21∼30일) 평균기온이 25.7도로, 전국적으로 기상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6월 하순 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고 6일 밝혔다. 두 번째로 더웠던 때는 2005년(24.7도), 세 번째는 2009년(23.9도)이었다. 올해 6월 전체 평균기온은 22.4도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6월 초중순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기 때문에 전체 기온 순위는 다소 내려갔다. 올해 6월 열대야 발생일수는 62개 기상관측지점 평균 1.2일로 이 역시 역대 6월 중 가장 많았다. 서울, 수원, 춘천 등 13곳에선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때 이른 무더위가 7월로 이어지면서 폭염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온열질환자가 크게 늘어 2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115명이 나오는 등 매일 수십 명씩 발생하고 있다. 6월까지는 하루 10명 안팎에 그쳤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6일 전남도청에 따르면 5일까지 폭염으로 도내 농가 13곳에서 3326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오리 농가 5곳이 1700마리, 닭 농가 4곳이 1600마리 등의 피해를 입었다. 전력 공급 역시 비상이 걸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일 오후 6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가 9만1938MW(메가와트)로, 2018년 7월 24일의 9만2478MW 다음으로 높았다. 이날 전력공급 예비율은 8.7%로 떨어져 안정권으로 보는 10% 아래로 내려갔다. 7, 8일에는 중국에서 유입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비가 그치면 주말에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찾아온다. 다음 주는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중부와 남부지방에 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07-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일부터 이틀간 비, 주말 찜통더위…다음주엔 장마

    7, 8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비가 그친 뒤 주말부터 다시 무더운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찾아오겠다. 다음 주는 다시 장마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6일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서울 대부분 지역과 대전, 대구, 광주 등 다수 지역에 폭염경보가, 나머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폭염경보는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하루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주의보는 33도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7일부터는 전국 곳곳이 흐리고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제3호 태풍 ‘차바’가 남긴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기압의 영향으로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르면 7일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 7, 8일 이틀간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내륙·산지 30~100㎜,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산지, 서해5도는 10~60㎜, 강원동해안과 산지를 제외한 제주도, 울릉도·독도는 5~30㎜다. 경기북부, 강원북부내륙·산지의 경우 강수량이 많게는 15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겠다. 비의 영향으로 한낮 기온은 이전과 비교해 1~3도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한낮기온은 서울 31도, 대전 33도, 광주 32도, 8일 서울 29도, 대전 31도, 광주 32도 등으로 예보됐다. 주말에는 저기압이 물러나면서 다시 무더위가 찾아온다. 고기압이 잠시 한반도 상공에 자리를 잡으면서 맑은 날씨가 이틀간 지속되고 이것이 습해진 공기와 함께 지면의 기온을 끌어올리면서 ‘습식사우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겠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비가 내린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함께 정체전선(장마전선)을 형성하면서 다시 장마가 시작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장마는 주로 중부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아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말까지 일기예보에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6일 올해 6월 기후특성을 발표했다. 올 6월 평균기온은 1973년 관측 이래 세 번째 높았다. 6월 전반부 기온은 평년보다 낮은 편이었지만, 후반 들어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크게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6월 하순 평균기온은 25.7도로 역대 6월 평균기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 6월의 전국 열대야일수 역시 평균 1.2일로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 수원, 춘천 등 13개 지점에서 첫 6월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전국 폭염일수는 평균 1.6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장마는 평년과 비슷한 6월 하순에 찾아왔지만, 6월 전국 강수량은 188.1㎜로 평년(148.2㎜)보다 많았다. 6월 전반까지는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가, 후반에는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하순에는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수원, 서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6월 하루 강수량 기록이 바뀌기도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6
    • 좋아요
    • 코멘트
  • 내일 덥고 습한 ‘습식 사우나’ 날씨 이어져…7일 전국에 비

    6일에도 전국에서 ‘습식 사우나’와 같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6일 한낮 기온은 서울 32도, 대전과 광주 34도, 대구 30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가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제3호 태풍 ‘차바’와 제4호 태풍 ‘에어리’가 몰고 온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습도까지 높을 전망이다. 5일 오전 한때 광주의 상대습도(기온에 따른 상대적 습도)는 안개가 잔뜩 끼었을 때와 비슷한 99%를 나타내기도 했다. 높은 습도로 인해 불쾌지수도 올라 5일에는 남해안과 대관령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불쾌지수가 80 이상을 나타냈다. 불쾌지수가 75를 넘어가면 약 50%의 사람들이, 80을 넘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의미다. 7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지금보다는 한 풀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일요일까지는 전국적으로 한낮 기온 30도 이상의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주에는 비가 내리는 날이 늘어 이번 주보다는 기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5
    • 좋아요
    • 코멘트
  • ‘체온 41도’ 열사병 사망 속출… 폭염에 온열질환자 작년 2배로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집계된 온열질환자가 350명을 넘어섰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으로 많아진 것이다. 온열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도 7월 들어 3명 나오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번 주 중반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낮 시간대 야외 활동 자제 등을 당부했다.○ “체온 41.8도까지 올라”… 온열질환자 속출경기 부천소방서는 4일 “전날 오후 1시 51분경 부천의 한 공원에서 온열질환자로 추정되는 A 씨(55)가 벤치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 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발견 당시 A 씨의 체온은 정상 범위(36∼37.5도)를 크게 넘어선 41.8도로 측정됐다. 이날 부천지역 낮 최고기온은 33도였다. 의료진은 고혈압을 앓고 있던 A 씨가 오랜 시간 더위에 노출돼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도 온열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나왔다. 4일 오전 6시경 청주시 우암동의 한 주택에서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호소한 B 씨(79)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발견 당시 B 씨의 체온은 41.5도였다. 보건당국은 B 씨의 사망 원인을 열사병으로 추정하고 있다. B 씨는 전날 야외활동을 하다가 열사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던 경남에서 40대 남성 C 씨가 농산물 공판장에서 상하차 작업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C 씨의 사망과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열사병 사망에 대한 최초의 중대재해법 적용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집계된 전국 온열질환자는 모두 3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명)보다 203명(134%) 늘었다.○ 보건당국 “수시로 물 마시고 햇볕 차단해야”보건당국은 폭염 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마시고, 외출 시 모자나 양산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이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119로 즉시 신고하라고도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자체는 폭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고령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전남에선 22개 시군이 매일 약 9000명의 취약계층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있다. 이번 주도 제3호 태풍 ‘차바’와 제4호 태풍 ‘에어리’가 몰고 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 중반까지 덥고 습한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낮 기온도 서울 33도, 대전과 대구 34도, 광주 32도, 부산 30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 이상으로 예보됐다. 다만 7일부터는 경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며 기온이 2∼3도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는 8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2-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