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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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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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서 동해로 쏜 北미사일, 서울서도 관측된 이유는

    26일 이른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백령도는 물론 서울에서도 촬영된 특이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영상에선 비행체가 포물선 정점을 향해 상승하던 중 지그재그로 비행하다가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는 장면까지 그대로 담겼다. 일부 네티즌 등은 이를 두고 미확인비행물체(UFO)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곧 정체가 확인됐다. 이날 5시 35분을 전후해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드러난 것이다.북한 미사일 비행 장면이 이례적으로 서울 등 곳곳에서 목격된 것과 관련해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의 경우 비행 과정에서 연기가 많이 났고 비정상 비행을 하며 비행운(대기 속을 나는 비행체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연기같은 구름)이 많이 남아 우리 쪽에서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 발사 각도와 비행 방향이 맞아떨어지고 기상이 좋으면 서울에서도 평양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충분히 관측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엔 서울 동대문구, 중랑구 등에서 촬영한 미사일 영상도 올라왔다. 군 당국은 특히 이번에 유독 하얀 연기가 더 진했던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하얀 연기가 발생한 건 추진제가 불완전 연소했다는 증거이자 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이전받은 증거일 수 있다. 러시아는 미사일 추력을 높이려고 고체 추진제에 ‘알레인’을 섞어 넣는데, 이럴 경우 더 하얗고 선명한 비행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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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령·연평도서 K-9·천무 불뿜었다…7년만에 실사격훈련

    26일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바다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7년여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이 실시된 것.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채워진 해상사격 금지 ‘족쇄’가 이날 완전히 풀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오물풍선’ 테러 등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넘자 이에 맞서 4일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고, 그 22일 만인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24, 25일 밤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또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해병대는 이날 오후 백령도·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총 290여 발을 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K-9 자주포와 천무는 해상 특정구역을, 스파이크는 해상에 띄워둔 모의 표적을 겨냥해 각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 해안과 짧게는 수 km 떨어져있다. 그런 만큼 북한은 과거 우리가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훈련 전후론 서북도서 맞은편 황해도 해안 및 내륙 등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북한이 새벽에 발사했지만 실패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 군 소식통은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쐈던 극초음속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재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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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이번주 연평-백령도서 해상 실사격 훈련 6년만에 재개

    해병대가 이번 주중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6년 만에 재개한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 등에 맞서 앞서 4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합의로 서북도서 해상 사격에 채워진 족쇄를 6년 만에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우리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북한이 맞불성 도발에 나설 것에 대비해 훈련을 전후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출 방침이다. 군은 6·25전쟁 74주년인 25일에는 충남 보령 일대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밤 오물풍선을 다시 날리며 도발 재개를 시사한 북한에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보란 듯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서북도서의 K-9은 北 허리·목구멍 겨눈 ‘비수’” 금주 중 실시하는 해상 사격 훈련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동원된다. K-9 자주포는 북한과 맞닿은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의 핵심 주포다. 최대 사거리는 40km이고 분당 6∼8발의 155mm 포탄을 쏠 수 있다. 지난해 개발된 K-9 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의 최대 사거리는 60km에 달한다. 서북도서에서 황해도 내륙 깊숙한 곳의 북한군 장사정포 기지와 지휘부까지 때릴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자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K-9은 북한의 목구멍과 허리를 겨눈 비수(匕首)”라고 강조했다. 과거 해병대는 매년 2, 3차례 서북도서 해상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형 도발을 다신 용납하지 않고 철저히 응징한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초를 마지막으로 이 훈련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어 그다음 해 9·19 합의가 체결되면서 백령도·연평도의 K-9 자주포에는 완전한 ‘족쇄’가 채워졌다. 해상완충구역 내 해상 사격 금지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를 화물선 등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해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해야 했다. 육군은 이날 충남 보령의 웅천사격장에선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7대의 천무가 55km 밖 표적을 향해 유도탄 48발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모두 명중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천무는 북한의 방사포·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다. 한 번에 300개의 자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도 80km에 달한다.● 軍 “대북 확성기 방송은 융통적으로 시행”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35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렸고, 이 중 10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일부 풍선에서 나온 쓰레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인근에도 떨어져 군 당국이 회수 조치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대다수는 종이류의 쓰레기였고 위해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은 앞서 9일 딱 한 차례만 재개한 바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도 하지 않았다. 합참은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항상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군 소식통은 “남남 갈등과 긴장 고조를 노린 북한의 저열한 공세에 하나하나 대응하며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6차 오물풍선을 기습 살포했고, 오후 10시를 전후해선 서울에서도 이 풍선이 포착됐다고 합참이 전했다.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반복할 의지를 사실상 노골적으로 밝힌 만큼, 오물풍선에는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군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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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軍부대서 일병 사망… 수첩에 ‘서열 암기 강요’ 정황

    앞서 23일 경기 화성에 있는 육군 51사단에서 일병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일병이 생활하던 생활관 내에서 군 내 서열 및 관등성명을 암기하라고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포함해 자세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사경찰 초기 조사 결과 A 일병 수첩에 군대 서열과 관등성명이 빼곡히 적혀 있는 등 선임병 여러 명이 서열을 암기하도록 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소식통은 “선임병들이 군대 내 악습으로 지적돼 온 관등성명 암기 등을 강요한 정황 등 정신적 고통을 준 정황이 포착돼 A 일병 사망과의 연관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타 등 신체적인 가혹 행위는 우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도 했다. 현재까지 군사경찰은 암기 강요 의혹 등 병영 부조리와 A 일병 사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하게 식별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하지는 않은 상태다. 군사경찰은 이날 “해당 부대에서 암기 강요 등 내부 부조리를 일부 식별했다”면서도 “다만 식별된 사안과 사망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제반 사항과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A 일병은 23일 오전 5시쯤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25일 진행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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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병사 수첩서 관등성명 암기 강요 등 부조리 정황 발견

    앞서 23일 경기 화성에 있는 육군 51사단에서 일병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일병이 생활하던 생활관 내에서 군 내 서열 및 관등성명을 암기하라고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포함해 자세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사경찰 초기 조사 결과 A 일병 수첩에 군대 서열과 관등성명이 빼곡히 적혀있는 등 선임병 여러 명이 서열을 암기하도록 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소식통은 “선임병들이 군대 내 악습으로 지적돼 온 관등성명 암기 등을 강요한 정황 등 정신적 고통을 준 정황이 포착돼 A 일병 사망과의 연관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타 등 신체적인 가혹행위는 우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도 했다.현재까지 군사경찰은 암기 강요 의혹 등 병영 부조리와 A 일병 사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하게 식별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하지는 않은 상태다. 군사경찰은 이날 “해당 부대에서 암기 강요 등 내부 부조리를 일부 식별했다”면서도 “다만 식별된 사안과 사망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제반사항과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A 일병은 23일 오전 5시쯤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25일 진행됐다. 빈소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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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위협에, 국정원산하 연구원 “자체 핵무장 검토해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수차례 관여한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 시간)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선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러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조항까지 담긴 조약을 새로 체결하자 이에 대응할 방법론 중 하나로 ‘한국 핵무장론’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 특히 한국에선 국책연구기관, 미국에선 핵심 실무자로 최근까지 북핵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한 전 당국자로부터 동시에 자체 핵무장 관련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북-러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안보까지 직접 위협하는 변수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넘어선 한국 핵무장 논의가 본격화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략연은 ‘러북 정상회담 결과 평가 및 대(對)한반도 파급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21일 공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행보를 과시(했다)”며 “향후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 등 여타 주요국들로부터도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확보하는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는 물론 ‘자체 핵무장’ 등까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나토 동맹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았다가 유사시 폭격기 등을 동원해 공동으로 핵 공격을 하는 개념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동향을 주시 중이다. 특히 한미일 군사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22일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부산항 입항을 계기로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이를 명분으로 북한이 육해공·사이버 등에서 복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前참모 “北-러 협력,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 내몰아”[커지는 韓 자체 핵무장론]기존 핵우산으론 대응 한계 인식… 美싱크탱크 “자체 핵무장이 차악”국정원 산하기관, 핵무장 보고서… 대통령실 “탈냉전후 최대 변혁기”“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 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 군사 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 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며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 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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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년 만에 상봉한 형제의 넋… 추모의 불꽃 꺼지지 않으리

    이달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국군 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동생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이 거행된 것. 전 하사 형제는 6·25 주요 격전지에서 공산군에 맞서 싸우다 3개월 차이로 전사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호국보훈의 가치를 절감하게 한다.3개월 사이 전사한 형제,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전 하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8사단에 배치돼 1951년 2월 ‘횡성 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소탕 임무에 나섰다. 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에 입대했다. 이후 6·25가 터지자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꽃다운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형제의 사후 상봉은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애틋한 형제애 덕분이었다.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입대해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전 씨는 형제들을 찾기 위해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유전자(DNA) 시료를 제출했다. 이것이 맏형인 전 하사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이다.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국군 전사자는 12만여 명에 달한다. 오랜 세월 산하 곳곳에 묻혀 있는 호국영웅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시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더욱이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날로 고도화하면서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 갖은 도발을 획책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맞는 호국보훈의 달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구슬땀을 흘리는 국군 장병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것도 보훈의 시작일 것이다.“호국보훈의 가치 일상에서 살아 숨 쉬어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에게 우린 결코 갚을 수 없는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용기 덕분에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달이나 기념일뿐만이 아니라 호국보훈의 가치가 일상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국가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 유족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에서 산화한 55용사를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처럼 매년 특정일에 호국영웅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지만 국민의 일상과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은 정쟁에 빠져서 북한의 도발로 중상을 당한 장병을 비하하고, 그 가족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언을 하다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선 호국보훈이 일상 속으로 녹아들 수 있는 추모 시설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 등에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은 추모 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웅들의 불꽃 같은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와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그들’이 곧 ‘우리’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 등 보훈 선진국에서는 그런 시설이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의 ‘영원한 불꽃’, 프랑스 파리 개선문 광장의 ‘추모의 불꽃’이 대표적 사례다. 병무청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나라사랑 가게’ 사업도 일상 속 보훈의 좋은 사례다. 이 사업은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에게 ‘상품(서비스) 가격 할인’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이다. 병역 이행자 예우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1136개다. 매달 참여 업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안경점을 비롯해 병원, 미용실, 카페, 전자제품 유통점, 식당, 테마파크, 휴양림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율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5%에서 50%에 달한다. ‘나라사랑 가게’에 참여하는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페이지에 그 목록이 게재되는 것 외에 어떤 혜택도 없다. 순수하게 선의로 참여하는 셈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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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前참모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아”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군사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면서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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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침략위협 받아도 협력” 한미훈련 빌미 군사지원 가능성

    “북한이 ‘러시아판 확장억제(핵우산)’ 선물을 받은 것이다.” 19일 북-러 정상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이 20일 공개되면서 정부 안팎에선 이런 평가가 나왔다. 1961년 북한과 구소련의 동맹조약에 담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이번에 부활하면서 러시아가 한국을 적대국으로 보고 북한의 핵 위협에 따른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빌미로 한반도에 핵전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졌다는 것. 핵무기는 물론 다수의 첨단 군사무기를 운용하는 러시아가 향후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든든한 뒷배가 돼주겠다는 약속을 해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미사일 고도화로 국제규범을 무시해 온 북-러가 이번 조약을 통해 냉전 시대의 혈맹으로 회귀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안보에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 北 전시 아니어도 러 군사개입 근거 마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정상회담 뒤 “동맹 관계로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며 “조-러(북-러) 관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조약”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개한 조약 전문을 보면 이 발언이 허언은 아니란 게 입증됐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총 23조로 구성된 이번 조약은 6개 조항에 불과했던 1961년 조약보다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더욱 촘촘해지고 정교해졌다. 양국은 조약 4조에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1961년 조약의 “지체 없이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의미를 담은 다른 표현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날 ‘지체 없이’나 ‘군사지원’ 언급 없이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만 밝혔지만 실제로는 1961년 동맹 조약이 사실상 부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조항에 따라 향후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 연합전력의 즉각적인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컨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북한이 국지도발을 감행했을 때 이에 대한 한미의 원점 타격 등 비례 대응을 북한이 ‘전쟁 상태’로 규정하면 러시아군을 파병해 참전하거나 전략폭격기 등 핵 자산이 한반도로 전개될 수도 있는 것. “어느 일방에 대한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 수 있는 직접적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실천적 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상호)협상 통로를 지체 없이 가동한다”는 3조 역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단기간에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조항이다. 북한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 없더라도 북한이 “침략 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민감하게 반응해 온 한미·한미일 연합훈련을 “침략 위협”이라고 규정하면 러시아가 군사 지원 등을 제공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무가 마련된 셈이다. 한미가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전개시켜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는 북-러 연합훈련이 진행되며 한반도 긴장 수위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조약이 나온 만큼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가정해 작전계획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헌장·국내법 단서 달아 다만 북-러는 1961년 조약과 달리 유사시 군사 지원 등이 무력공격에 대한 자위권을 규정한 유엔헌장 51조와 양국 국내법에 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조약이 국제규범에 부합하고, 이로 인해 정당성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선 이 단서로 인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이 실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사시 북한의 요청에도 러시아가 자국 법을 이유로 군사지원에 즉각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달리 푸틴 대통령이 ‘동맹’을 언급하지 않았고 북한만 조약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한-러 관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허태근 전 국방정책실장은 “각자의 법에 따른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러한 절차가 자동개입을 제한하는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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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2시 공항서 홀로… 지각 푸틴 기다린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오전 2시가 넘어서야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18, 19일 1박 2일 일정 방북을 공식 발표해 18일 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런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홀로 맞았다. ‘지각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이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새벽까지 기다리며 초조함을 드러낸 것. 이를 두고 이번 회동에 대한 두 정상의 온도차가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꾸준한 무기 지원 등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지만 핵·미사일 관련 러시아의 첨단기술 이전이 절실한 김 위원장이 더 급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것. 실제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이른 방북을 수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도착한 시간은 오전 2시 22분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일찌감치 컴컴한 공항 활주로에 나와 뒷짐을 진 채 레드카펫 위를 오가며 푸틴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이 전용기인 일류신(IL)-96에서 내려 계단으로 내려오자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포옹했다. 자국 일정을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4시간 이상 지각하는 결례를 범했지만 김 위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에게 신격화돼 추앙받는 독재자가 평양 땅에서 새벽에 공항에 나와 오매불망 기다린 모습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북한이 준비한 성대한 영접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에는 양국 국가 연주 등 대규모 환영식은 없었고 비행기 엔진 소리만 들렸다. 공항에서 두 정상은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 리무진을 함께 타고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차에 타라고 한 뒤 상석인 오른쪽 뒷좌석을 양보했다. 김 위원장은 차 뒤를 돌아 푸틴 대통령 왼편에 앉았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숙소를 직접 안내하고 “따뜻한 담소”도 나눴다고 북한 매체는 보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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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자주포, 루마니아에 1조3000억 수출

    루마니아가 국내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사진)를 구매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구매 금액은 9억2000만 달러로 약 1조3000억 원이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올해 4월 폴란드에 16억4400만 달러(약 2조2700억 원)에 달하는 또 다른 ‘K무기’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조 단위 무기 수출 계약이 이뤄지는 것이 된다. 국방부는 19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루마니아 국방부에서 이날 안젤 틀버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며 “회담에서 틀버르 장관은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루마니아 국방부 간의 실제 계약은 이르면 다음 달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출에는 K-9 자주포 54문은 물론이고 탄약 운반차 등도 포함돼 있다. 이는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폴란드로의 K-2 전차 2차 수출도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열리고 있는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를 계기로 K-2 전차 수출 2차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K-2 전차의 폴란드 추가 수출이 성사되면 2022년 8월 33억 달러(약 4조5600억 원) 규모의 K-2 전차 180대를 폴란드로 납품하는 1차 실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년여 만에 비슷한 규모의 2차 납품 계약이 성사되는 것이 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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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2시 공항서 ‘오매불망’…지각대장 푸틴 기다린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오전 2시가 넘어서야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18, 19일 1박 2일 일정 방북을 공식발표해 18일 밤 평양 순안공항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런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홀로 맞았다. ‘지각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이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새벽까지 기다리며 초조함을 드러낸 것. 이를 두고 이번 회동에 대한 두 정상의 온도차가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꾸준한 무기 지원 등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지만 핵·미사일 관련 러시아의 첨단기술 이전이 절실한 김 위원장이 더 급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것. 실제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이른 방북을 수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도착한 시간은 오전 2시 22분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일찌감치 컴컴한 공항 활주로에 나와 뒷짐을 진 채 레드카펫 위를 오가며 푸틴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이 전용기인 일류신(IL)-96에서 내려 계단으로 내려오자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포옹했다. 자국 일정을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4시간 이상 지각하는 결례를 범했지만 김 위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에게 신격화돼 추앙받는 독재자가 평양땅에서 새벽에 공항에 나와 오매불망 기다린 모습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라고 했다.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북한이 준비한 성대한 영접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에는 양국 국가 연주 등 대규모 환영식은 없었고 비행기 엔진 소리만 들렸다. 공항에서 두 정상은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 리무진을 함께 타고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함께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차에 타라고 한 뒤 상석인 뒷자석 오른쪽을 양보했다. 김 위원장은 차 뒤를 돌아 푸틴 대통령 왼편에 앉았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숙소를 직접 안내하고 “따뜻한 담소”도 나눴다고 북한 매체는 보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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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간 푸틴… 北-러 ‘준동맹’ 격상, 위험한 밀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협정에 서명한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는 러시아 외교의 최상위 관계인 ‘전략적 동맹’의 바로 밑 단계다. 푸틴 대통령이 대러-대북 제재에 대한 공동 저항을 거론하며 양국 간 “분리 불가능한 안보 구조 건설”을 강조한 만큼 반미(反美) 전선을 고리로 북-러 관계를 ‘준(準)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18일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 세우게 될 것”이라며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不可分離·뗄 수 없음)적인 안전(안보)구조를 건설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안보가 분리될 수 없다며 군사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정부는 1961년 북-소 조약에 포함됐다가 1996년 폐기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 부활과의 관련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를 그동안 러시아에 제공해 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에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하는 등 북-러 간 군사기술 거래를 노골화할 장치가 이번에 생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원하는 군사기술 등을 러시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이 사실상 마련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 체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개발로 세계 무역-금융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제재를 받고 있는 양국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대러 제재에 러시아가 더 노골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무력화시킬 뜻도 내비쳤다. 북한군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도착하기 전 이날 오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또 침범했다.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은 직후 돌아갔지만 9일 만에 또다시 휴전선을 넘으며 전방 지역 긴장감을 고조시킨 것. 군에 따르면 북한군 20∼30명중 일부는 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날 오후 서울에선 9년 만에 한중 ‘2+2’ 외교안보대화가 급을 격상해 재개됐다. 최근 중국과 관계가 냉랭해진 북한이 우리와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에 대한 불만을 한중 대화 당일 도발로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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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안보대화 열린 날… 북한군, 9일만에 또 군사분계선 침범

    북한군이 18일 오전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온 곳은 강원 철원과 화천의 경계 지역으로 알려졌다. 앞서 9일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경기 연천에서 동쪽으로 40∼50km 떨어진 곳이다. 군은 앞서 9일 침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단순 침범’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아흐레 만에 연거푸 MDL을 침범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한중 ‘2+2’ 외교안보대화가 열린 날에 MDL을 침범한 것은 최근 관계가 껄끄러운 중국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효과도 의도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매설하던 북한군 다수가 폭발 사고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MDL 일대 10여 곳에서 하루 수천 명의 병력이 DMZ 내 대전차 방벽과 경계 보강을 위한 지뢰 매설 및 불모지 조성 작업 등에 동원되고 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전했다.● 일부 무장 북한군, 또 휴전선 침범 18일 오전 8시 30분경 철원과 화천 경계 지역의 MDL을 침범한 북한군은 20∼30여 명이었다. 일부는 소총으로 무장했고, 나머지는 곡괭이와 삽 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MDL을 2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합참은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시가 잘 보이지 않는 DMZ 내에서 수풀 제거 작업을 하다가 단순 침범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두 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만큼 북한이 작업을 가장해 우리 군 태세를 떠보려고 했을 수도 있다. 군 소식통도 “작업 중 우발적 월선을 가장해 대남 정찰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침범 타이밍’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당일 MDL을 침범한 의도에 중국을 겨냥해 던진 메시지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한중 협력 기류 속 최근 중국과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북한이 중국을 향해 한국과 거리를 두라고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자신을 봐달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했다. 앞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에도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지뢰 폭발로 북한군 다수 죽거나 다쳐 합참은 이날 “최근 북한이 DMZ 내에서 지뢰 (매설) 작업 중 여러 차례 폭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우리 감시자산에 포착된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 모습과 폭발 사고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 사진도 공개했다. 폭발 사고는 3, 4차례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후 폭파했던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올 1월에 복원했다고 한다. 이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연결도로 일대에 지뢰를 매설했고, 최근엔 동해선의 가로등과 철도 레일까지 제거 중이다. 올 4월부터는 북방한계선(MDL 북쪽 2km) 10곳에서 불모지 조성과 지뢰 매설, 대전차 방벽 추정 구조물 설치, 전술도로 보강 등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10여 곳에서 1곳당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건설 중인 방벽에 대해선 군은 국경선 역할보단 대전차 장애물로 평가했다. 이 구조물은 DMZ 출입문인 북측 통문 4곳에 높이 4∼5m, 폭은 짧게는 수십 m, 길게는 수백 m로 건설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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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황제 주치의’ 독립운동가 이태준 기념관 내년 개관

    몽골 황제 주치의를 지낸 독립운동가 대암(大岩) 이태준 선생(1883∼1921·사진) 기념관이 광복 80주년인 내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개관한다. 국가보훈부는 총사업비 19억6000만 원을 들여 전체 면적 1520㎡ 규모의 이태준기념관을 건립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시관을 비롯해 교육실, 강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물은 올해 하반기쯤 준공되며 전시물 제작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쯤 개관한다. 울란바토르에는 이미 이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그 규모가 20㎡ 남짓으로 작고 낡아 신축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보훈부가 국비로 기념관 신축에 나섰다. 이 선생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1911년 세브란스병원의학교(현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의학교 재학 중 안창호 선생 추천으로 비밀결사 신민회 외곽단체 청년학우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일제가 날조한 105인 사건으로 체포 위기에 처하자 중국을 거쳐 1914년 몽골로 망명했다. 몽골에서 병원 ‘동의의국(同義醫局)’을 개원해 몽골인의 70∼80%가 감염된 전염병을 치료하면서 ‘신의(神醫’)로 추앙받았다. 몽골 마지막 황제 보그드칸의 주치의로 활약했고 몽골 최고훈장도 수여받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는 등 독립운동에도 헌신했다. 1921년 몽골에서 일본군과 연합한 백러시아군에 체포돼 38세로 별세했다. 정부는 선생에게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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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방북때, 북러조약 격상 유력… ‘자동군사개입’ 수준 될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격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00년 이후 24년 만에 과거 북한과 소련의 동맹조약 수준에 근접하는 새 조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유력한 18일 정부는 중국과 2015년 이후 9년 만에 차관급으로 급을 높인 외교안보대화를 갖고 북-러 밀착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할 방침이다. 북한은 ‘한미일 대 북-중-러’, 이른바 신냉전 구도를 통해 체제 활로를 모색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에 적극 호응하지 않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 선물에 사실상 ‘다걸기(올인)’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북-중-러 사이 균열을 만들기 위해 약한 고리인 중국과 외교안보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는 전략적 조치에 나서면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민감 기술 이전보다 새 ‘조약’ 선물 줄 듯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년 전 북-러가 맺었던 우호조약보다 좀 더 센, 동맹 비슷한 조약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00년 2월 북-러는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우호조약을 맺었고 같은 해 7월 방북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 후 이 조약을 토대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다만 여기엔 1961년 북한과 소련 동맹조약에 담긴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빠지고 ‘(유사시)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는 수준의 문구만 담겼다. 북한은 러시아와 ‘새로운 법률적 기초’ 위에 양자 관계를 재정립하겠단 입장을 표명해 왔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 새 조약이 과거 자동 군사 개입이 명시됐던 동맹조약에 근접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 동맹조약은 1996년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균형 외교를 추진하면서 폐기됐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자동 군사 개입까진 아니더라도 ‘유사시 즉각적이고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수준까지 북-러가 합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선물이 첨단 군사기술 이전이 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과 전략핵추진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등 ‘게임 체인저’ 무기 기술 전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폭 지원한 김 위원장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쉽게 러시아가 (기술 지원을) 해 줄 수도 없는 만큼 민감 기술 이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러시아가 군사정찰위성 등을 포함한 북한 우주 기술의 자립 능력을 돕는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북한이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러시아 기술 지원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북한에 대한 관련 기술 지원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것.● “러시아에 일정한 선 넘지 마라 경고성 소통” 정부는 향후 북-러 간 밀착 강도에 따라 맞대응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16일 “러시아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마라’는 경고성 소통도 한 바 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남북 중 어느 쪽이 중요한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러시아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레드라인’으로 삼은 상황에서 한국이 이를 넘지 않았듯, 한국도 북한에 대한 핵심 군사기술 이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선물이 김 위원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 방문과 묶여 추진되는 이번 방북 일정이 한국전쟁 발발일(25일) 전에 이뤄지고, 최근 러시아가 연일 한국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 푸틴 대통령은 5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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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70년 한미동맹, 내 가족사처럼 세대 넘어 영속하는 문화로 승화”

    “70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정치 외교적 차원을 넘어 세대를 이어 영속하는 문화 자산으로 승화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에 마련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은 최근 완성한 초대형 화폭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1호는 우편엽서 크기)에 달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이라고 소개했다.이 작품은 올해 하반기에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기증될 계획이다. 설 화백은 지난해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고, 최근 미 국방부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한국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미 국방부에 기증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미 국방부는 올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설 화백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검토 중이다.설 화백은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했다.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디지털 기법으로 프린트 된 책 활자 위에 타자기, 종이학, 일그러진 시계 등 다양한 오브제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하고 섬세하다.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문득 화가로서의 나의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20여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실향민이었다. 개성에서 태어나 1·4 후퇴 때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해 6·25 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준위 출신이다.“무척 과묵하셨지만, 미군과 생사를 함께 하며 공산군의 침략에서 조국을 지킨 자부심은 누구보다 크셨습니다.”부친은 아들이 미술가보다는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반국가적 작품은 그리지 않는다’.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는 것.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거쳐 1996년부터 4년간 뉴욕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부친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고 설 화백은 회고했다.그는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장에 달하는 이미지 조각을 꼴라주 기법으로 이어 붙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각 이미지 조각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비롯해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 등이 담겨있다.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린든 존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사진도 들어있다.‘동맹 70’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 형상으로 화폭 중앙으로 휘몰아쳐 한데 섞이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룬 것과 같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설 화백은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그가 ‘동맹 70’을 구상한 배경에는 아들 제이슨 설 씨(42·한국명 설세진·미 예비역 육군 소령)의 역할도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뒤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지금은 캠프험프리(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연방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설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미 국방부에 타진할 수 있었던 것도 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이었다.설 씨는 “제 어린 두 자녀가 나중에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줄 것”이라며 “아버지의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국민에게 전달할수 있는 기념비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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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가족사처럼… 한미동맹, 세대 넘는 문화로”

    11일 오후 경기 양평군의 한 미술 작업실. 설경철 화백(70·전 고신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이 최근 완성한 초대형 작품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다. 가로 3.5m, 세로 2.5m로 500호에 달하는 이 대형 작품의 제목은 ‘동맹 70’. 설 화백은 올 하반기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 이 작품을 기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 국방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고, 최근 기증 승인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미 뉴욕공대 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한 그는 평생 극사실화를 그렸다. 그가 ‘동맹 70’을 처음 구상한 것은 10여 년 전. 설 화백은 “문득 화가로서의 내 삶과 세계관, 작품 세계에 부친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20여 년 전 작고한 설 화백의 부친은 개성 출신 실향민이었다.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해병대에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부친을 이렇게 떠올렸다. “미군과 생사를 함께하며 조국을 지킨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셨습니다.” 부친은 아들이 의사나 군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어디서 뭘 하든 대한민국을 구한 미국의 저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조건으로 화가의 길을 승낙했다고 한다. 설 화백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부친의 뜻이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18개월간 초대형 캔버스에 1∼2cm 크기의 약 30만 장의 이미지 조각을 이어붙였다. 각 이미지 조각엔 태극기와 성조기 등 한미 양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를 망라하는 인물과 사건, 기호, 표식이 담겨 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 대통령,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유명 영화배우와 부친의 해병대 시절 모습도 들어 있다. 작품은 무수한 이미지 조각들이 회오리처럼 화폭 중앙에서 한데 섞이며 음양의 조화를 이룬 듯한 모습을 묘사했다. 그는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관계가 세대를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로 승화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에 작품 기증 의사를 타진할 수 있었던 데는 아들 제이슨 설(한국명 설세진·42·미 예비역 육군 소령) 씨의 역할이 컸다. 설 씨는 미국에서 중·고교, 대학을 나와 장교 양성과정(OCS)을 거쳐 미 육군 정보장교로 한국 등에서 근무한 뒤 전역했다. 아들은 지금 평택 미군기지의 주한미군 사령부 기획참모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설 씨는 “어린 두 자녀가 크면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계승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 줄 것”이라며 “아버지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한미 양 국민에게 전하는 기념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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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해병대 부사관, 군 숙소에서 필로폰 투약하다 긴급체포

    해병대 부사관이 군 영외 숙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하다 긴급체포됐다. 특히 이 부사관은 이미 필로폰을 수십 차례 투약한 혐의로 군 수사기관 수사를 받아오던 중 또다시 마약을 투약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군 기강 해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부사관 A 씨는 11일 경기 김포에 위치한 해병대 영외 숙소에서 민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 씨는 이날 경찰에 직접 전화해 “도와달라” “가족이 위험에 처했다”는 말을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A 씨 숙소로 출동해 현장을 살펴봤지만 A 씨 가족이 위험에 처하거나 한 사실이 없어 허위신고로 우선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정상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 점, 주변에 주사기가 흩어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 씨 신병을 군 수사기관에 인계했고, 현재 해병대수사단이 A 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 A 씨는 이미 과거 필로폰을 수십 차례 투약하다 지난해 자수해 현재 군 수사기관 수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수사를 받던 중에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한 만큼 이번엔 구속 수사를 피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병대수사단은 A 씨가 필로폰 입수한 경로는 물론, 군 숙소 내부까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마약을 반입할 수 있었던 경위 등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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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총 무장 병력 등 북한군 20∼30명… 확성기 방송 재개한 9일 휴전선 침범

    북한군 20∼30명이 9일 낮 12시 반경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에 즉각 퇴각한 사실을 군이 11일 뒤늦게 공개했다. 9일은 북한이 그 전날 밤부터 3차 ‘오물 풍선’ 테러를 기습 감행하자 우리 군이 오후 5시부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날이다. 북한군이 10명 이상 MDL을 넘어온 건 9년 만이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 일원 비무장지대(DMZ)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받고 북상했다. 대부분 도끼와 삽, 곡괭이를 휴대했지만 소총을 든 경비병도 포함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했다”면서 길을 잃어 월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브리핑에서 “우리 경고 사격 후 즉시 북상한 걸로 봐서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도발에 앞서 북한이 우리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행한 ‘예비 도발’일 수 있는데도 우리 군이 애써 의미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군이 이번 월선 사실을 이틀 뒤에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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