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06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하메네이 최측근 암살” 숨통 조이자… 다급한 이란 “핵협상” SOS

    “우리는 ‘12시 상황’에 있다. ‘13시’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을 공습한 지 나흘째인 16일(현지 시간) 이란 현 정권을 무너뜨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시계에 13시가 존재하지 않듯 이제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달해 공격을 지속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을 ‘암’에 비유하며 “죽음을 위협하는 암은 절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공습 강도를 높이고,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전략을 쓰고 있다. 이란 정부의 대국민 소통 채널인 국영TV를 두 차례나 공습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심리전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이란 상공에서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강조하며 이란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도 “정밀 탐지 능력과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장거리 무인기(드론) 수백 대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월등한 군사력에 수세에 몰리면서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 “하메네이 최측근 군 지휘관 암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절대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암살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이날 보도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17일 오전 군 지휘관들을 만나 “하메네이에게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운명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주변으로 포위망을 좁히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 참모총장을 암살했다”며 “이란군 지휘 체계에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시작된 이란 공습 이후로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120여 대를 파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란의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국영방송 IRIB 본사도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두 차례 받아 방송이 끊기기도 했다. 공습 당시 생방송 중이던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던 중 큰 폭발음이 들리며 천장 일부가 무너지고 연기가 차올랐다. 공습 뒤 카츠 장관은 “이란 정권의 선전 및 선동 방송국이 군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 “모두 즉시 (이란 수도)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 뒤 이스라엘은 테헤란 공습을 확대했다. ● 이란 “보복 강도 높여 이스라엘 545곳 공격” 이란도 보복 강도를 한층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17일 “이란이 보복 작전 ‘진정한 약속3’의 9단계를 시작해 이스라엘을 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단계는 13일 밤 시작된 8단계보다 더 길고 강도가 높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지난 72시간 동안 공격용 드론으로 이스라엘 소유 545개 시설을 쉬지 않고 공격했다”고도 밝혔다. 이란군은 “새롭고 진보된 무기를 사용한 맹렬한 공격이 다시 한 번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메르통신 등은 X에 건물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을 올리며 “이스라엘 헤르츨리야의 모사드 건물이 로켓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6-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민심 흔드는 네타냐후 심리전… ‘하메네이 체제 붕괴’ 노려

    “이란 국민의 80%는 ‘신학 깡패들(theological thugs)’을 버리고 있다.” 이란 공격 사흘째인 15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이 근본주의 이슬람을 지향하는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밝힌 데 이어 또 한번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들의 민심을 뒤흔드는 건 물론이고,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의 절대 권력자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 제거에 그치지 않고, 자국에 극도로 적대적인 정치 리더십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이란 ‘정권 교체’ 언급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도 이스라엘의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분명 그런 결과(정권 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 정권 교체가 이번 공습의 목적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하메네이를 암살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선 “그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그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을 할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로이터는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기회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말렸다고 전했다. 하메네이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아들 모즈타바를 포함한 가족들과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작전 첫날인 13일 하메네이를 공격해 살해할 수 있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제하는 결정을 내릴 기회를 주기 위해 그를 살려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15일 자국으로부터 2300km 떨어진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를 처음 타격한 데 대해 소식통은 “이란 내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하메네이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다. ● 이란, 이스라엘에 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미 대사관 분관도 손상 교전 사흘째인 15일 이란 외교부 건물과 이스라엘 공항이 타격을 입는 등 양국의 공습이 강화되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국영 언론은 15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국장인 모하마드 카제미 준장 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공군 전투기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쿠드스군 지휘부도 공습했다. 이란은 16일 새벽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이파, 브네이브라크 등을 공격했고, 이는 13일 보복에 나선 뒤 이스라엘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분관 일부도 손상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13일 이후 탄도미사일 37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CNN방송에 따르면 16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592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선 최소 224명이 숨졌고, 1400여 명이 다쳤다. 피해가 커졌지만 이스라엘 내 전쟁 지지 여론이 이어져 공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15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현장을 방문했을 때 큰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압박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조만간 지하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고성능 ‘벙커버스터’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폭탄은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및 저장 시설을 공격하는 데 꼭 필요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6-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스라엘 목표는 ‘하메네이 제거’…이란 민심 흔들고 암살 시도설도

    “이란 국민의 80%는 ‘신학 깡패들(theological thugs)’을 버리고 있다.”이란 공격 사흘째인 15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이 근본주의 이슬람을 지향하는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밝힌데 이어 또한번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이스라엘이 이란 국민들의 민심을 뒤흔드는 건 물론이고,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의 절대 권력자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 제거에 그치지 않고, 자국에 극도로 적대적인 정치 리더십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이란 ‘정권 교체’ 언급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도 이스라엘의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분명 그런 결과(정권 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 정권 교체가 이번 공습의 목적이라고 밝히지 않았다.그는 하메네이를 암살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선 “그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그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을 할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로이터는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기회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말렸다고 전했다.하메네이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아들 모즈타바를 포함한 가족들과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작전 첫날인 13일 하메네이를 공격해 살해할 수 있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제하는 결정을 내릴 기회를 주기 위해 그를 살려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15일 자국으로부터 2300km 떨어진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를 처음 타격한 데 대해 소식통은 “이란 내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하메네이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다.● 이란, 이스라엘에 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미 대사관 분관도 손상교전 사흘째인 15일 이란 외교부 건물과 이스라엘 공항이 타격을 입는 등 양국의 공습이 강화되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국영 언론은 15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국장인 모하마드 카제미 준장 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공군 전투기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쿠드스군 지휘부도 공습했다. 이란은 16일 새벽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이파, 브네이브라크 등을 공격했고, 이는 13일 보복에 나선 뒤 이스라엘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분관 일부도 손상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13일 이후 탄도미사일 37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CNN방송에 따르면 16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592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선 최소 224명이 숨졌고, 1400여명이 다쳤다.피해가 커졌지만 이스라엘 내 전쟁 지지 여론이 이어져 공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15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현장을 방문했을 때 큰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압박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조만간 지하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고성능 ‘벙커버스터’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폭탄은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및 저장 시설을 공격하는 데 꼭 필요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6-16
    • 좋아요
    • 코멘트
  • 이, 세계최대 가스전 공습… 이란, 텔아비브에 미사일 반격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군사시설을 기습 공격한 다음 날인 1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등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경제의 핵심인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공격하며 전선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도 강경한 보복에 나섰다. 13∼15일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며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 군 시설, 에너지 인프라 등을 겨냥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15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선 최소 78명이 숨졌고, 320명이 다쳤다. 또 양국의 충돌이 격화되며 15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은 취소됐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이란의 다양한 군과 핵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진행했다며 “40시간 동안 150곳이 넘는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CNN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스파르스와 샤란 석유저장고 같은 이란의 대표적인 에너지 인프라도 공격했다. 이란도 텔아비브와 하이파 같은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대거 발사했고, 군과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5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와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드론과 미사일로 전투기 연료생산시설, 에너지공급센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우리도 보복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이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스라엘-이란 서로 에너지시설 공격, 중동원유 72% 의존 韓 긴장이, 이란 핵시설 이어 가스전 공습이란, 이스라엘 정유공장 집중공격“확전땐 유가 130달러까지 뛸수도”“(이란 수도) 테헤란이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테헤란 도심으로 보이는 지역이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영상도 올라왔다. 앞서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전선을 향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 테헤란은 불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13일 이란 핵 시설과 군사시설을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4일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고 있다. 이란 석유부가 운영하는 샤나통신은 이날 “테헤란 남부의 샤란 석유 저장고와 연료 저장 탱크가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의 시설과 샤란 석유 저장고도 타격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14∼15일 이스라엘의 군 시설은 물론이고 주요 도시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집중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3대 도시인 하이파 북부에 위치한 바잔 정유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네타냐후 이란 국민에게 “억압적 정권과 싸워라” CNN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에서 큰 화재와 함께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번 공격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이 전면 공격을 받은 첫 사례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이란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경제 제재로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당하고 경제가 더 악화되면 이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안해진 민심을 자극하듯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그는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핵심 핵 과학자와 군 지휘부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며 이란의 핵 개발 역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역학 전문가 알리 바쿠에이 카트리미, 물리학 전문가 만수르 아스가리, 재료 공학 전문가 사이이드 바르지 등 3명이 추가로 숨진 사실이 확인돼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핵 과학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핵 연료 저장 시설은 일단 공습을 피했지만, 핵심 전문가들을 잃어 향후 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 세계경제에 위기 초래할 수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공격이 이어질 경우 향후 세계 경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돼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생산 및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역별 원유 수입 비중에서 중동은 71.9%로 가장 높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다.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면 복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의 다음 전장은 에너지 시장”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란이 향후 세계 에너지 무역의 중요한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간 이란은 자국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6-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테헤란 불타고있다” 이스라엘-이란 에너지시설 ‘맞불 타격’…세계경제 악재

    “(이란 수도) 테헤란이 불타고 있다.”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테헤란 도심으로 보이는 지역이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영상도 올라왔다. 앞서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전선을 향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 테헤란은 불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13일 이란 핵과 군사 시설을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4일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고 있다. 이란 석유부가 운영하는 샤나통신은 이날 “테헤란 남부의 샤란 석유 저장고와 연료 저장 탱크가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의 시설과 샤란 석유 저장고도 타격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14~15일 이스라엘의 군 시설은 물론이고 주요 도시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집중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3대 도시인 하이파 북부에 위치한 바잔 정유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네타냐후 이란 국민에게 “억압적 정권과 싸워라” CNN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사우스 파르스 천연가스전에서 큰 화재와 함께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번 공격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이 전면 공격을 받은 첫 사례다.특히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이란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경제 제재로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에너지 시설이 공격당하고 경제가 더 악화되면 이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안해진 민심을 자극하듯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그는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이란의 핵심 핵 과학자와 군 지휘부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며 이란의 핵개발 역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역학 전문가 알리 바쿠에이 카트리미, 물리학 전문가 만수르 아스가리, 재료 공학 전문가 사이이드 바르지 등 3명이 추가로 숨진 사실이 확인돼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핵 과학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핵 연료 저장시설은 일단 공습을 피했지만, 핵심 전문가들을 잃어 향후 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 세계경제에 위기 초래할 수도이란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향후 세계 경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돼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생산 및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역별 원유 수입 비중에서 중동은 71.9%로 가장 높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다.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면 복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의 다음 전장은 에너지 시장”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란이 향후 세계 에너지 무역의 중요한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간 이란은 자국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6-15
    • 좋아요
    • 코멘트
  •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등 수십곳 새벽 공습… 軍 ‘투톱’ 사망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을 이틀 앞둔 13일(현지 시간)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등 군사시설 수십 곳을 기습 타격했다. 동시에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아미르 하지자데 IRGC 항공우주사령관 등 군 최고위 지휘관들과 모하마드 테헤란치 이슬람아자드대 총장, 페레이둔 아바시 전 이란원자력기구 대표 등 핵 과학자들도 표적 공습했다. 이란 메르흐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정오에도 나탄즈 핵 시설 등에 추가 공습을 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군지휘관 거주지는 물론 혁명수비대 회의가 열린 지하 지휘소까지 공격해 고위 지휘관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핵 과학자는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무인기(드론) 100여 대를 발사하는 등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에 대한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확전 우려가 제기되며 국제 유가가 장중 한때 10% 넘게 치솟았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할 경우 국내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200여 대를 동원해 이란 내 약 100개의 목표물에 대해 330발이 넘는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군사시설을 공습하며 동시에 군 지휘관과 핵 개발 관여 과학자를 공격한 건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며 “이스라엘 생존에 대한 위협을 격퇴하기 위한 것으로, 며칠이 걸려도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보복 공격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여러 차례 협상의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결국 해내지 못했다”며 “이란은 너무 늦기 전에 그냥 (협상을) 하라”고 밝혔다.이 “생존 위협 제거때까지 공격”… 이란 핵과학자 6명 표적 공습[이스라엘, 이란 선제 공격]이 “작전명 ‘일어나는 사자’ 개시”핵개발 심장부 나탄즈-테헤란 타격… 전세계 외교 공관 당분간 폐쇄 방침트럼프, 이 공격에 “훌륭하다 생각”… 美국무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이스라엘의 생존 위협을 무력화하는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직후 영상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는 구약성경의 민수기 23장 24절에서 따온 작전명으로, 사자로 표현된 이스라엘이 신의 보호 아래 적들을 완전히 물리칠 거라는 예언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이 최대 숙적인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작전은 생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해 이번 군사작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 외교 공관도 안전을 위해 당분간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자국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역내 친(親)이란 무장단체들을 계속 공격해 사실상 무력화시킨 상태다. 자국 인근의 친이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을 기회 삼아 이란 핵 위협 제거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 美-이란 핵협상 앞두고 전격 공습앞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단행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열리는 15일 이후일 거라고 봤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르면 15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예상을 깨고 기습적으로 선제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BC에 따르면 그는 “이란에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강하게 맞았다. 앞으로 올 게 더 많다”고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두 달 전 이란에 최후통첩을 줬는데 오늘이 61일째”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이 미국의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자 이스라엘이 공격을 단행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공격 직후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란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은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테러리스트 미국 정권의 전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이란 핵 절대 용납 못 해”그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핵 개발 관련 인사들을 살해해 왔다. 2007년 핵물리학자 아르데시르 호세인푸르 시라즈대 교수, 2010년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 테헤란대 교수, 2020년 모센 파흐리자데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부소장 등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 이 같은 표적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은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도 이란에 대거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교착도 이스라엘에 공격 명분을 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탄두 원료를 추출할 토대가 되는 자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라고 이란에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농축 시설을 추가로 세우겠다며 맞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전날 이란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결의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은 1년, 심지어 몇 달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이스라엘 생존에 명백한 위협”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핵시설의 심장부인 나탄즈 지하 핵시설이 13일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IAEA는 해당 시설에서 방사능 수치가 오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사실상 중단돼 중동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미국과의 핵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제 제재를 겪고 있고, 군사시설도 대거 파괴된 이란이 핵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렵단 관측도 제기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 “생존 위협 제거때까지 공격”… 이란 핵과학자 6명 표적 공습

    “이스라엘의 생존 위협을 무력화하는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직후 영상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는 구약성경의 민수기 23장 24절에서 따온 작전명으로, 사자로 표현된 이스라엘이 신의 보호 아래 적들을 완전히 물리칠 거라는 예언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이 최대 숙적인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작전은 생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해 이번 군사작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 외교 공관도 안전을 위해 당분간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다.앞서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자국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역내 친(親)이란 무장단체들을 계속 공격해 사실상 무력화시킨 상태다. 자국 인근의 친이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을 기회 삼아 이란 핵 위협 제거에 전격 나선 것이다. 다양한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美-이란 핵협상 앞두고 전격 공습앞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단행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열리는 15일 이후일 거라고 봤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이르면 15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에 앞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만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이스라엘이 예상을 깨고 기습적으로 선제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BC에 따르면 그는 “이란에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강하게 맞았다. 앞으로 올 게 더 많다”고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두 달 전 이란에 최후통첩을 줬는데 오늘이 61일째”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이 미국의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자 이스라엘이 공격을 단행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다만, 공격 직후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란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은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테러리스트 미국 정권의 전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이란 핵 절대 용납 못해”그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을 최대 안보위협으로 규정하고, 핵개발 관련 인사들을 살해해 왔다. 2007년 핵물리학자 아르데시르 호세인푸르 시라즈대 교수, 2010년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 테헤란대 교수, 2020년 모센 파흐리자데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부소장 등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 이 같은 표적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은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도 이란에 대거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교착도 이스라엘에 공격 명분을 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탄두 원료를 추출할 토대가 되는 자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라고 이란에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농축시설을 추가로 세우겠다며 맞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전날 이란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결의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은 1년, 심지어 몇 달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이스라엘 생존에 명백한 위협”이라고 했다.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의 심장부인 나탄즈 지하 핵시설이 13일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IAEA는 해당 시설에서 방사능 수치가 오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이번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사실상 중단돼 중동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미국과의 핵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제제재를 겪고 있고, 군사시설도 대거 파괴된 이란이 핵 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렵단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등을 감안할 때 이란의 보복 공격이 성과를 내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6-13
    • 좋아요
    • 코멘트
  • 유럽시장 겨눈 젠슨 황… “AI 클라우드 만들겠다”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무서울 정도네요.” 유럽 최대 벤처 박람회인 ‘비바테크’가 개막한 11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만난 쥘리앵 아바르 씨는 중국관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때마침 대형견 크기의 중국산 4족 보행 로봇이 자연스러운 발놀림으로 전시장을 걷고 있었다. 이번 비바테크에선 미국과 중국의 가열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그대로 보여줬다. 중국은 올해 참여 기업 수를 2년 전보다 네 배로 늘려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중국의 추격에 긴장한 미국은 올해 처음 미국관을 열었다. 미국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설에서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의 공동 클라우드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중국관에서 큰 관심을 모은 로봇은 중국의 AI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로봇 옆면엔 프랑스 유통기업 ‘이노브8’의 로고가 자사 로고보다 크게 붙어 있었다. 프랑스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기업과 협업한 것. 중국 정부와 기업은 올해 부쩍 규모를 키운 중국관에서 유럽 시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유니트리는 물론이고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 홍보관을 열고 투자자들을 맞았다. 대미(對美)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주최한 포럼도 열렸다. 황 CEO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양자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스트랄과 유럽 자체 클라우드 공동 개발 계획도 내놨다. 그는 “향후 2년 안에 유럽의 AI 컴퓨팅 용량이 10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엔비디아가 유럽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2테크의 로돌프 드소라 CEO는 “엔비디아가 지금은 우위에 있지만 누가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 최대 벤처기업 박람회에서 미중 ‘AI 패권경쟁’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무서울 정도네요.”11일(현지 시간) 유럽 최대 벤처박람회인 ‘비바테크’가 개막한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만난 줄리앙 아바르 씨는 중국관을 둘러보더니 이같이 말했다. 마침 대형견 크기의 4족 보행 로봇이 자연스러운 발놀림으로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모여들어 유명 스타를 만난 듯 줄지어 기념촬영을 했다. 프랑스 제조기업에 다니는 아바르 씨는 “유럽 기업들도 로봇이 얼마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인식해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바테크에선 미국과 중국이 더욱 뜨거워지는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벌였다. AI를 중심으로 한 이번 박람회에서 중국은 올해 참여 기업을 2년 전의 4배로 늘려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기술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 처음으로 미국관을 열었다. 미국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까지 연설에 나서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의 공동 클라우드 개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中 휴머노이드, 佛에 빠르게 유통”이날 중국관에서 스타가 된 로봇은 중국 AI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로봇 측면엔 프랑스 유통기업 ‘이노브8’의 로고가 자사 로고보다 더 크게 붙어있었다. 중국산 로봇을 프랑스 시장에 떠 빠르게 침투시키려 프랑스 기업과 협력한 것. 유니트리는 프랑스 보안, 물류 등의 분야에서 자사 로봇을 공격적으로 유통시킬 예정이다.중국 정부와 기업은 올해 부쩍 규모를 키운 중국관에서 유럽 시장을 향해 적극 러브콜을 보냈다. 유니트리는 물론 화웨이, 차이나 모바일 등 중국 기술의 자존심인 IT 기업들이 한 데 모여 홍보관을 열고 투자자들을 맞았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직접 참석해 포럼도 열었다. 류젠둥 주유럽연합(EU) 중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중국 기관들이 EU의 공동 프로젝트 약 300건에 참여했고 여기엔 연구자 600여 명이 참여한다”며 유럽과의 연구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양자과학 분야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자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 AI의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유럽 기업들과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 “佛 AI 클라우드 구축 돕겠다”미국 엔비디아의 황 CEO도 양자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양자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로 내다봤다. 전날 밤 프랑스 양자 스타트업 파스칼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공개해 협력 가능성을 드러냈다.황 CEO는 “유럽형 AI 개발을 돕겠다”며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 유럽 자체 클라우드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향후 2년 안에 유럽의 AI 컴퓨팅 용량이 10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유럽에서 입지를 강화하려 애쓰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중국 사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CNBC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며 중국 내 매출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기업 2테크의 로돌프 드소라 CEO는 “엔비디아가 지금은 우위에 있지만 중국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누가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다른 국가들과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AI 패권 다툼을 지켜본 유럽의 기업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탈리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다리오 산토니치토 씨는 “유럽은 중국처럼 기술 발전 속도를 내려면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기업에서 일하는 람지 카리파 씨는 “유럽의 장점은 다양한 국가들과 협업이 수월하다는 점이니 이를 백배 활용해 AI 경쟁을 지금이라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2
    • 좋아요
    • 코멘트
  • 佛 르코르동블루 ‘김치요리 대회’ 열어…“복합적 매력, 레시피 무궁무진”

    “김치는 정말 복합적인 매력이 있어요.”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명문 요리학교 르코르동블루에서 열린 김치 요리 경연대회 ‘김치 쿡오프’에서 1위를 차지한 파비앙 알브 타바르 씨는 김치의 특성이 다양해 색다른 요리들을 선보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7회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 그는 양념장과 향신료 등으로 절인 고등어에 김치를 곁들인 요리를 선보여 김치 맛을 자연스럽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김치가 유럽 사람들에게 낯설다는 건 옛말”이라며 “내 고향 포르투갈에서도 김치처럼 매콤한 음식을 많이 먹어 김치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르코르동블뢰와 현지 비영리 문화단체 AMA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 기업 대상이 후원하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맛김치, 포기김치, 백김치, 총각김치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개발했다. 프랑스의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식당의 셰프, 식문화 전문가, 요식업 관련 인플루언서 등 330명이 레시피를 제출했다.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이 가운데 선발된 10명이 결선에 올랐다. 파리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셰프인 뤼도빅 파욜 씨는 ‘김치를 곁들인 블루 랍스터’를 선보여 2등을 차지했다. 파욜 씨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을 직접 방문했는데 음식이 매우 다양해 신선한 영감을 받았다”며 “김치는 특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음식이고 발효 음식이어서 색다른 영감을 준다”고 설명했다.미슐랭 2스타를 받은 파리 ‘사부아’ 레스토랑의 코가네마루 다이사쿠 셰프는 ‘김치를 위한 오마주’를 선보여 3등을 차지했다. 김치를 활용한 메인 요리가 많았지만 보기 드물게 ‘김치 피낭시에’도 등장했다. 이 요리의 주인공인 주부 카미유 조르주 씨는 특별상인 ‘종가상’을 받았다.정주희 AMA 회장은 “올해 수상자 중에는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과 유명 호텔의 셰프들도 포함돼 김치가 세계적인 요리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김치의 문화적 가치를 더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경애 대상 전무는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김치에 대한 관심도 더 커졌다”며 “김치가 매워도 해로운 게 아니라 건강하단 인식이 많아져 수요가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2
    • 좋아요
    • 코멘트
  • 獨 정보수장 “러, 나토 회원국 공격 계획중”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계획 중인 징후를 포착했다고 독일 정보기관 수장이 10일 밝혔다. 러시아가 나토와의 경계선을 1990년대 후반 당시로 밀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앞으로 5년 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하는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루노 칼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사진)은 현지 팟캐스트인 테이블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가 서방으로 향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 계획을 보여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나토의 집단방위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그는 러시아의 목표가 미국을 유럽에서 몰아내고, 나토를 1990년대 후반 당시 경계선까지 밀어내는 거라고 분석했다. 당시엔 나토 회원국들의 국경이 지금보다 훨씬 서쪽에 형성돼 있었다. 구소련 주도의 바르샤바 조약에 묶여 있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이 소련 붕괴 이후인 1999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나토의 동진(東進)이 시작됐다. 이어 소련 지배하에 있었던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도 2004년 나토에 들어왔다. 중립국이던 핀란드와 스웨덴도 각각 2023년과 지난해 나토에 가입했다.칼 국장은 향후 러시아의 침공 방식에 대해 “에스토니아로부터 억압받는다고 알려진 러시아 소수민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작은 녹색 인간들(little green men)’을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작은 녹색 인간들’이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할 때 투입한 표식 없는 군복 및 민간인 복장의 러시아 병사들을 말한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미국과의 군사 협력은 안정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럽도 방어에 대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건 미국의 정당한 요구”라고 말했다.러시아의 침공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9일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러시아는 5년 내로 나토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을 수 있다”며 “(나토가) 방위 계획을 완전히 이행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병력과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모스크바∼평양’ 세계 최장 직통철도, 5년만에 운행 재개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통철도가 17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러시아 철도청이 9일 밝혔다. 이 노선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5년여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이 수월해지는 등 양국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러시아 철도청은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북한 철도 당국과의 합의로 17일부터 평양과 모스크바 간의 국제 직통 철도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 철도 노선의 거리는 1만km를 넘으며, 세계 최장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전했다. 열차 탑승 기간은 무려 약 8일에 달한다. 열차는 한 달에 두 번 운행된다.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각각 11일과 25일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월 12일과 26일에 출발해 각각 20일, 다음달 4일에 도착한다.이 열차는 러시아 하산,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키로프, 코스트로마 등의 도시에 정차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평양 직통 노선은 북한 객차가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에 연결됐다가 다시 다른 열차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운행될 예정이다.평양과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간 직통 열차도 19일부터 월 1회 운행되기 시작한다. 평양에서 매월 19일에 출발해 이틀 뒤인 21일 하바롭스크에 도착한다. 하바롭스크에서는 매월 21일 출발해 23일 평양에 도착한다.러시아 철도청은 가까운 시일 내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출발일로부터 최대 60일 전에 열차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북한과 러시아 간의 철도는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2020년 2월 중단됐다가 이후 화물 운송만 소규모로 재개됐다. 지난해 6월 양측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직후엔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열차가 시범 운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북한 두만강 근처 나선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을 오가는 열차의 정기 운행이 재개됐다.평양-모스크바 직통 노선은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1주년이 되는 시기에 재개됐다. 러시아가 올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 더 눈길을 끈다. 아르티옴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교수는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노선 재개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비행기보다 긴 기차 여행은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선 운행 재개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승객 교통량이 관광객과 근로자를 중심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0
    • 좋아요
    • 코멘트
  • 러시아 “우크라 중부까지 진격”… 우크라 “거짓 정보”

    9일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를 넘어 중부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짓 정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중부 지역까지 점령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어서 향후 휴전 협상 등에서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러시아가 8, 9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20발과 무인기(드론) 479대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중부군 제90기갑사단 소속 부대들이 도네츠크 서부 국경에 도달했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러시아가 2022년 9월 강제 병합한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내륙 방향인 중부 지역에 있다. 로이터통신도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오픈소스 딥스테이트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아주 가까운 지역에 집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CNN은 “전장 보도를 확인할 수 없고 진격 규모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빅토르 트레후보프는 CNN에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와 노보파울리우카 방향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했다는 거짓 정보를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광업 및 산업 중심지인 이 지역에 진출하면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진격은 좀처럼 성과를 못 내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9일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에서 전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들은 새로운 지상의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동부의 강제병합 지역 외에도 북쪽의 하르키우와 수미 등으로 통제 지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양국은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 직접 협상에서 포로와 전사자 시신을 대규모로 교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7일부터 국경 지대에서 포로 등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예고 없이 교환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우크라 도네츠크 넘어 중부 진격”…우크라 “거짓 정보”

    9일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를 넘어 중부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짓 정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중부 지역까지 점령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어서 향후 휴전 협상 등에서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러시아가 8~9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20발과 무인기(드론) 479대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중부군 제90기갑사단 소속 부대들이 도네츠크 서부 국경에 도달했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러시아가 2022년 9월 강제 병합한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내륙 방향인 중부 지역에 있다. 로이터통신도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오픈소스 딥스테이트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아주 가까운 지역에 집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CNN은 “전장 보도를 확인할 수 없고 진격 규모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빅토르 트레후보프는 CNN에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와 노보파울리우카 방향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했다는 거짓 정보를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다만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광업 및 산업 중심지인 이 지역에 진출하면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진격은 좀처럼 성과를 못내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9일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에서 전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들은 새로운 지상의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동부의 강제병합 지역 외에도 북쪽의 하르키우와 수미 등으로 통제 지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양국은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 직접 협상에서 포로와 전사자 시신을 대규모로 교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7일부터 국경 지대에서 포로 등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예고 없이 교환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9
    • 좋아요
    • 코멘트
  • 제인 버킨이 들던 에르메스 ‘버킨백’ 1호, 내달 파리 경매 나온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제품 ‘버킨백’의 1호 가방이 다음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나온다. 버킨백 이름의 기원인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제인 버킨이 소유했던 최초의 버킨백이다.7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적 경매기업 소더비는 다음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버킨이 사용했던 최초의 버킨백을 경매에 내놓는다. 이 버킨백은 1984년 당시 버킨과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CEO)가 협업해 나온 제품이다.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버킨은 2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와 가수와 배우로 활약하며 1960∼1980년대를 풍미했다. 1990년대 후반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가다 2023년 7월 프랑스에서 77세 나이로 사망했다.소더비에 따르면 이 검은색 가죽 가방은 제인 버킨 이름의 이니셜인 ‘JB’가 새겨져 있고 닫혀 있는 금속 링, 분리되지 않는 어깨 끈, 내장된 손톱깎이 등 여러 고유한 요소가 있다. 버킨백 탄생 스토리는 현대 패션의 전설로 남았다. 영국 및 프랑스 국적을 모두 가진 가수이자 배우 버킨은 파리와 런던을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뒤마 당시 CEO를 만났다. 버킨은 그에게 엄마로서 쓰기 좋은 가방을 찾기 힘들다고 불평했다. 젖병이나 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넉넉히 넣을 수 있는 가방을 원했던 것. 뒤마 CEO는 이를 반영한 가방을 제작하기로 했고 1984년 젖병을 넣을 수 있는 넉넉한 토트백 버킨백이 태어났다.그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버킨백은 프랑스 에르메스의 주력 제품이 됐다. 한정된 수량으로 생산돼 가장 단순한 모델도 수천 유로에서 가장 비싸면 수십만 유로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주문이 불가능하고 매장에서도 잘 전시되지 않는다. 미국 방송인 클로이 카다시안, 미국 가수 제니퍼 로페즈,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가수인 빅토리아 베컴 등이 사랑하는 가방으로 알려져 있다. 입찰은 26일에 온라인으로 시작돼 다음달 10일에 마감된다.낙찰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지 주목되고 있다. 역대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에르메스 가방은 ‘히말라야 켈리백’이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악어가죽 제품으로 2021년 51만 달러(약 6억9000만 원)에 낙찰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9
    • 좋아요
    • 코멘트
  • 한방 세게 맞은 푸틴, 우크라에 고강도 보복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재집권 뒤 4번째 전화 통화를 한 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한 보복을 예고했다는 의미다. 그간 미국이 중재에 나섰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신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1시간 15분간 통화한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며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대화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1일 러시아 본토의 5개 공군기지를 드론 117대로 기습 공격해 Tu-95, Tu-22, A-50 등 전략폭격기와 공중조기경보기 41대를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일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의 수중 교각 받침대 일부를 TNT 폭탄으로 제거했다. 연이은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분노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고강도 보복 공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통화 내용을 두고 “휴전 희망이 희미해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서방,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두려워한다고 믿으며, 이로 인해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러시아 드론 격추에 사용할 수 있게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 했던 지상 기반 로켓용 특수 퓨즈를 중동의 미 공군 부대로 배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핵 문제도 논의했다. 그는 이날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음을 말했다고 소개한 뒤 “나는 우리가 동의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민정책 갈등에, 11개월 네덜란드 연정 붕괴

    지난해 7월 출범한 네덜란드 연립정부가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연정 내 갈등으로 출범 11개월 만에 무너졌다.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단명한 내각이다. 정계 혼란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제1당인 강경 보수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3일 “합의했던 초강경 이민 정책이 실시되지 않았다”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그는 “유권자와의 약속에 따라 (강경) 이민 정책을 관철하려 했으나 연정 내 다른 정당의 반대로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자유당 소속 장관들도 전원 사퇴했다. 그간 연정을 이끌었던 딕 스호프 총리 또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유당은 2023년 11월 총선에서 하원 150석 중 37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총선 8개월 만에 보수 성향 자유민주당(VVD), 중도 성향 신사회계약당(NSC), 우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농민시민운동당(BBB)과 연정을 꾸려 집권에 성공했다.‘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이슬람 경전 ‘꾸란’을 파시스트 서적이라고 주장할 만큼 반(反)이슬람, 반이민 성향이 강하다. 그는 최근 모든 망명 신청자에 대한 국경 폐쇄 등이 담긴 정책을 연정 파트너인 다른 세 정당에 보내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세 정당이 거부하자 연정 탈퇴로 맞섰다. 자유민주당은 “엄청나게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세 정당의 합산 의석은 51석에 불과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2027년 중 있을 예정이었던 총선 또한 앞당겨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국제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군사 협력을 강조하는 카롤 나브로츠키 당선인이 승리했다. 이에 더해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인 네덜란드의 정계 혼란이 지속되면 범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24, 25일 양일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개최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진핑 “韓 중요한 파트너, 양국관계 중시”… 이시바 “조속히 정상회담, 셔틀외교 지속”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정상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향후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인접국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및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또한 같은 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하며 이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것을 언급하며 “양국 교류를 더 활발히 해 나가고 싶다.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발히 하는 것에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이 대통령이 일본에 수차례 강경 발언을 했던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그런 발언도 있었지만 이번 선거 중에는 ‘일본은 소중한 파트너다. 일본인을 매우 좋아한다’고도 했다”며 “흉금을 털어 놓고 적극적으로 교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의 중요성은 한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바뀌지 않는다. 한일 정상회담은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유럽과 한국의 굳건한 유대를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규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같이 수호할 수 있다”고 썼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양국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과 성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이 민주 선거를 마친 것에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한다”며 “인도태평양의 평화, 안정, 번영을 함께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웨덴 “韓-中 아동 등 국제입양 금지해야”

    스웨덴에서 한국과 중국 등에서 자국으로 입양된 아동 중 인신매매를 포함한 불법 입양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제 입양을 금지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 기관인 입양위원회(입양위)의 안나 싱어 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10월부터 약 4년에 걸친 조사 결과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아동 인신매매 사건이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중국, 콜롬비아, 스리랑카 등에서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어린이 수천 명이 납치됐다”고 말했다. 또 “이에 대해 스웨덴이 사과하고 국제 입양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입양위의 이번 조사는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동들과 관련해 비윤리적 관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스웨덴 입양위에 따르면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동 중에는 자발적이지 않거나, 충분한 정보를 듣지 못한 채 동의 없이 입양된 경우도 많았다. 특히 아동 수천 명이 위조 서류를 갖춘 채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친부모의 신원이 알려져 있어도 친부모의 동의를 증명하는 서명이 없는 서류를 갖고 있는 아동들도 있었다. 싱어 위원장은 “앞으로 국제 입양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신청자와 아동 사이에 개인적인 관계가 있을 때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웨덴 정부가 입양아와 입양 문제를 지원하는 센터를 설립하고, 피해자들이 출생국을 방문하도록 1만5000SEK(스웨덴 크로나·약 217만 원)의 여행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스웨덴 정부는 아직 권고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李, 첫번째 과제는 관세 해결… 경기침체-사회분열 등 헤쳐가야”

    “이재명 대통령의 첫 번째 과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미국 워싱턴포스트·WP)3일 세계 각국 언론들은 한국 대선 결과와 이재명 대통령 앞에 놓인 다양한 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외신들은 이 대통령의 과제로 안으로는 극렬한 사회 분열과 경기 침체, 밖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과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입법·행정 거머쥔 막강한 대통령 탄생”이날 WP는 이 대통령의 집권에 대해 “여당이 국회를 장악한 가운데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광범위한 입법권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들에 대한 불안정한 접근 방식과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으로 여기는 인식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며 국내외 위기가 중첩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맞을 상황을 ‘불구덩이’로 표현했다.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이 대통령은 전임자의 정치적, 도덕적, 법적 몰락으로 인해 큰 승리를 거뒀다”며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면서, 대선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대통령이 관세, 방위비 재협상, 대북 관계는 물론이고 주요 대기업의 경쟁력 저하, 인구 위기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디언도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마찰과 북핵 위기 해결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외교 문제에 대해 실용주의적 접근을 약속한 가운데 한미 동맹을 중시해나가면서 북한과의 대결적 국면을 해소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이 최근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실용 외교를 통해 균형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민생 회복 등 강조해 중도층 공략 성공”일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3일 아사히신문은 “보수진영이 단일화가 되지 않은 점이 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은 당의 노선을 ‘중도 보수’로 규정해 중도층에 대한 지지세 확산을 노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민생 회복,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청년 고용 지원 등이 중도층 공략에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 대통령이 과거 북한이나 중국에는 유화적이고 미국이나 일본에는 강경한 자세를 보여 왔지만, 선거전에서는 한미동맹이나 한일관계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했다. NHK는 사전 투표율이 34.74%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인들이 이번 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한국 내 반중 정서가 높아진 만큼 차기 정부의 한중 관계 개선 의지에 주목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은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앞에서 생중계를 하고, 투표 종료 뒤에는 한국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관영 환추시보는 3일 양극화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하며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차기 한국 정부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경색된 외교를 회복해 양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중 젊은이들 관심 큰 문제 안 다뤄져”일부 외신들은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 사회의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을 조명하기도 했다.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이번 대선은) 1980년대 독재 정권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급박한 선거 운동은 사회의 지속적인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중 청년 실업, 연금 개혁, 여성 차별 등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핵심 문제들이 다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