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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무서울 정도네요.” 유럽 최대 벤처 박람회인 ‘비바테크’가 개막한 11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만난 쥘리앵 아바르 씨는 중국관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때마침 대형견 크기의 중국산 4족 보행 로봇이 자연스러운 발놀림으로 전시장을 걷고 있었다. 이번 비바테크에선 미국과 중국의 가열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그대로 보여줬다. 중국은 올해 참여 기업 수를 2년 전보다 네 배로 늘려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중국의 추격에 긴장한 미국은 올해 처음 미국관을 열었다. 미국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설에서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의 공동 클라우드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중국관에서 큰 관심을 모은 로봇은 중국의 AI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로봇 옆면엔 프랑스 유통기업 ‘이노브8’의 로고가 자사 로고보다 크게 붙어 있었다. 프랑스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기업과 협업한 것. 중국 정부와 기업은 올해 부쩍 규모를 키운 중국관에서 유럽 시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유니트리는 물론이고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 홍보관을 열고 투자자들을 맞았다. 대미(對美)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주최한 포럼도 열렸다. 황 CEO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양자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스트랄과 유럽 자체 클라우드 공동 개발 계획도 내놨다. 그는 “향후 2년 안에 유럽의 AI 컴퓨팅 용량이 10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엔비디아가 유럽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2테크의 로돌프 드소라 CEO는 “엔비디아가 지금은 우위에 있지만 누가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무서울 정도네요.”11일(현지 시간) 유럽 최대 벤처박람회인 ‘비바테크’가 개막한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만난 줄리앙 아바르 씨는 중국관을 둘러보더니 이같이 말했다. 마침 대형견 크기의 4족 보행 로봇이 자연스러운 발놀림으로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모여들어 유명 스타를 만난 듯 줄지어 기념촬영을 했다. 프랑스 제조기업에 다니는 아바르 씨는 “유럽 기업들도 로봇이 얼마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인식해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바테크에선 미국과 중국이 더욱 뜨거워지는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벌였다. AI를 중심으로 한 이번 박람회에서 중국은 올해 참여 기업을 2년 전의 4배로 늘려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기술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는 미국은 올해 처음으로 미국관을 열었다. 미국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까지 연설에 나서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의 공동 클라우드 개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中 휴머노이드, 佛에 빠르게 유통”이날 중국관에서 스타가 된 로봇은 중국 AI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로봇 측면엔 프랑스 유통기업 ‘이노브8’의 로고가 자사 로고보다 더 크게 붙어있었다. 중국산 로봇을 프랑스 시장에 떠 빠르게 침투시키려 프랑스 기업과 협력한 것. 유니트리는 프랑스 보안, 물류 등의 분야에서 자사 로봇을 공격적으로 유통시킬 예정이다.중국 정부와 기업은 올해 부쩍 규모를 키운 중국관에서 유럽 시장을 향해 적극 러브콜을 보냈다. 유니트리는 물론 화웨이, 차이나 모바일 등 중국 기술의 자존심인 IT 기업들이 한 데 모여 홍보관을 열고 투자자들을 맞았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직접 참석해 포럼도 열었다. 류젠둥 주유럽연합(EU) 중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중국 기관들이 EU의 공동 프로젝트 약 300건에 참여했고 여기엔 연구자 600여 명이 참여한다”며 유럽과의 연구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양자과학 분야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자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 AI의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유럽 기업들과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 “佛 AI 클라우드 구축 돕겠다”미국 엔비디아의 황 CEO도 양자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양자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로 내다봤다. 전날 밤 프랑스 양자 스타트업 파스칼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공개해 협력 가능성을 드러냈다.황 CEO는 “유럽형 AI 개발을 돕겠다”며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 유럽 자체 클라우드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향후 2년 안에 유럽의 AI 컴퓨팅 용량이 10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유럽에서 입지를 강화하려 애쓰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중국 사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CNBC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며 중국 내 매출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기업 2테크의 로돌프 드소라 CEO는 “엔비디아가 지금은 우위에 있지만 중국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누가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다른 국가들과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AI 패권 다툼을 지켜본 유럽의 기업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탈리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다리오 산토니치토 씨는 “유럽은 중국처럼 기술 발전 속도를 내려면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기업에서 일하는 람지 카리파 씨는 “유럽의 장점은 다양한 국가들과 협업이 수월하다는 점이니 이를 백배 활용해 AI 경쟁을 지금이라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김치는 정말 복합적인 매력이 있어요.”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명문 요리학교 르코르동블루에서 열린 김치 요리 경연대회 ‘김치 쿡오프’에서 1위를 차지한 파비앙 알브 타바르 씨는 김치의 특성이 다양해 색다른 요리들을 선보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7회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 그는 양념장과 향신료 등으로 절인 고등어에 김치를 곁들인 요리를 선보여 김치 맛을 자연스럽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김치가 유럽 사람들에게 낯설다는 건 옛말”이라며 “내 고향 포르투갈에서도 김치처럼 매콤한 음식을 많이 먹어 김치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르코르동블뢰와 현지 비영리 문화단체 AMA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 기업 대상이 후원하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맛김치, 포기김치, 백김치, 총각김치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개발했다. 프랑스의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식당의 셰프, 식문화 전문가, 요식업 관련 인플루언서 등 330명이 레시피를 제출했다.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이 가운데 선발된 10명이 결선에 올랐다. 파리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셰프인 뤼도빅 파욜 씨는 ‘김치를 곁들인 블루 랍스터’를 선보여 2등을 차지했다. 파욜 씨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을 직접 방문했는데 음식이 매우 다양해 신선한 영감을 받았다”며 “김치는 특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음식이고 발효 음식이어서 색다른 영감을 준다”고 설명했다.미슐랭 2스타를 받은 파리 ‘사부아’ 레스토랑의 코가네마루 다이사쿠 셰프는 ‘김치를 위한 오마주’를 선보여 3등을 차지했다. 김치를 활용한 메인 요리가 많았지만 보기 드물게 ‘김치 피낭시에’도 등장했다. 이 요리의 주인공인 주부 카미유 조르주 씨는 특별상인 ‘종가상’을 받았다.정주희 AMA 회장은 “올해 수상자 중에는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과 유명 호텔의 셰프들도 포함돼 김치가 세계적인 요리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김치의 문화적 가치를 더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경애 대상 전무는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김치에 대한 관심도 더 커졌다”며 “김치가 매워도 해로운 게 아니라 건강하단 인식이 많아져 수요가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계획 중인 징후를 포착했다고 독일 정보기관 수장이 10일 밝혔다. 러시아가 나토와의 경계선을 1990년대 후반 당시로 밀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앞으로 5년 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하는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루노 칼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사진)은 현지 팟캐스트인 테이블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가 서방으로 향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 계획을 보여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나토의 집단방위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그는 러시아의 목표가 미국을 유럽에서 몰아내고, 나토를 1990년대 후반 당시 경계선까지 밀어내는 거라고 분석했다. 당시엔 나토 회원국들의 국경이 지금보다 훨씬 서쪽에 형성돼 있었다. 구소련 주도의 바르샤바 조약에 묶여 있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이 소련 붕괴 이후인 1999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나토의 동진(東進)이 시작됐다. 이어 소련 지배하에 있었던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도 2004년 나토에 들어왔다. 중립국이던 핀란드와 스웨덴도 각각 2023년과 지난해 나토에 가입했다.칼 국장은 향후 러시아의 침공 방식에 대해 “에스토니아로부터 억압받는다고 알려진 러시아 소수민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작은 녹색 인간들(little green men)’을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작은 녹색 인간들’이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할 때 투입한 표식 없는 군복 및 민간인 복장의 러시아 병사들을 말한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미국과의 군사 협력은 안정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럽도 방어에 대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건 미국의 정당한 요구”라고 말했다.러시아의 침공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9일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러시아는 5년 내로 나토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을 수 있다”며 “(나토가) 방위 계획을 완전히 이행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병력과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통철도가 17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러시아 철도청이 9일 밝혔다. 이 노선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5년여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이 수월해지는 등 양국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러시아 철도청은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북한 철도 당국과의 합의로 17일부터 평양과 모스크바 간의 국제 직통 철도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 철도 노선의 거리는 1만km를 넘으며, 세계 최장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전했다. 열차 탑승 기간은 무려 약 8일에 달한다. 열차는 한 달에 두 번 운행된다.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각각 11일과 25일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월 12일과 26일에 출발해 각각 20일, 다음달 4일에 도착한다.이 열차는 러시아 하산,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키로프, 코스트로마 등의 도시에 정차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평양 직통 노선은 북한 객차가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에 연결됐다가 다시 다른 열차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운행될 예정이다.평양과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간 직통 열차도 19일부터 월 1회 운행되기 시작한다. 평양에서 매월 19일에 출발해 이틀 뒤인 21일 하바롭스크에 도착한다. 하바롭스크에서는 매월 21일 출발해 23일 평양에 도착한다.러시아 철도청은 가까운 시일 내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출발일로부터 최대 60일 전에 열차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북한과 러시아 간의 철도는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2020년 2월 중단됐다가 이후 화물 운송만 소규모로 재개됐다. 지난해 6월 양측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직후엔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열차가 시범 운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북한 두만강 근처 나선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을 오가는 열차의 정기 운행이 재개됐다.평양-모스크바 직통 노선은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1주년이 되는 시기에 재개됐다. 러시아가 올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 더 눈길을 끈다. 아르티옴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교수는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노선 재개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비행기보다 긴 기차 여행은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선 운행 재개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승객 교통량이 관광객과 근로자를 중심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9일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를 넘어 중부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짓 정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중부 지역까지 점령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어서 향후 휴전 협상 등에서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러시아가 8, 9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20발과 무인기(드론) 479대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중부군 제90기갑사단 소속 부대들이 도네츠크 서부 국경에 도달했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러시아가 2022년 9월 강제 병합한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내륙 방향인 중부 지역에 있다. 로이터통신도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오픈소스 딥스테이트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아주 가까운 지역에 집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CNN은 “전장 보도를 확인할 수 없고 진격 규모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빅토르 트레후보프는 CNN에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와 노보파울리우카 방향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했다는 거짓 정보를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광업 및 산업 중심지인 이 지역에 진출하면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진격은 좀처럼 성과를 못 내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9일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에서 전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들은 새로운 지상의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동부의 강제병합 지역 외에도 북쪽의 하르키우와 수미 등으로 통제 지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양국은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 직접 협상에서 포로와 전사자 시신을 대규모로 교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7일부터 국경 지대에서 포로 등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예고 없이 교환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9일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를 넘어 중부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짓 정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중부 지역까지 점령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어서 향후 휴전 협상 등에서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러시아가 8~9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20발과 무인기(드론) 479대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중부군 제90기갑사단 소속 부대들이 도네츠크 서부 국경에 도달했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러시아가 2022년 9월 강제 병합한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내륙 방향인 중부 지역에 있다. 로이터통신도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오픈소스 딥스테이트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아주 가까운 지역에 집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CNN은 “전장 보도를 확인할 수 없고 진격 규모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빅토르 트레후보프는 CNN에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와 노보파울리우카 방향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했다는 거짓 정보를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다만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광업 및 산업 중심지인 이 지역에 진출하면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진격은 좀처럼 성과를 못내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9일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에서 전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들은 새로운 지상의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동부의 강제병합 지역 외에도 북쪽의 하르키우와 수미 등으로 통제 지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양국은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 직접 협상에서 포로와 전사자 시신을 대규모로 교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7일부터 국경 지대에서 포로 등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예고 없이 교환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제품 ‘버킨백’의 1호 가방이 다음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나온다. 버킨백 이름의 기원인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제인 버킨이 소유했던 최초의 버킨백이다.7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적 경매기업 소더비는 다음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버킨이 사용했던 최초의 버킨백을 경매에 내놓는다. 이 버킨백은 1984년 당시 버킨과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CEO)가 협업해 나온 제품이다.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버킨은 2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와 가수와 배우로 활약하며 1960∼1980년대를 풍미했다. 1990년대 후반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가다 2023년 7월 프랑스에서 77세 나이로 사망했다.소더비에 따르면 이 검은색 가죽 가방은 제인 버킨 이름의 이니셜인 ‘JB’가 새겨져 있고 닫혀 있는 금속 링, 분리되지 않는 어깨 끈, 내장된 손톱깎이 등 여러 고유한 요소가 있다. 버킨백 탄생 스토리는 현대 패션의 전설로 남았다. 영국 및 프랑스 국적을 모두 가진 가수이자 배우 버킨은 파리와 런던을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뒤마 당시 CEO를 만났다. 버킨은 그에게 엄마로서 쓰기 좋은 가방을 찾기 힘들다고 불평했다. 젖병이나 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넉넉히 넣을 수 있는 가방을 원했던 것. 뒤마 CEO는 이를 반영한 가방을 제작하기로 했고 1984년 젖병을 넣을 수 있는 넉넉한 토트백 버킨백이 태어났다.그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버킨백은 프랑스 에르메스의 주력 제품이 됐다. 한정된 수량으로 생산돼 가장 단순한 모델도 수천 유로에서 가장 비싸면 수십만 유로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주문이 불가능하고 매장에서도 잘 전시되지 않는다. 미국 방송인 클로이 카다시안, 미국 가수 제니퍼 로페즈,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가수인 빅토리아 베컴 등이 사랑하는 가방으로 알려져 있다. 입찰은 26일에 온라인으로 시작돼 다음달 10일에 마감된다.낙찰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지 주목되고 있다. 역대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에르메스 가방은 ‘히말라야 켈리백’이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악어가죽 제품으로 2021년 51만 달러(약 6억9000만 원)에 낙찰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재집권 뒤 4번째 전화 통화를 한 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한 보복을 예고했다는 의미다. 그간 미국이 중재에 나섰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신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1시간 15분간 통화한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며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대화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1일 러시아 본토의 5개 공군기지를 드론 117대로 기습 공격해 Tu-95, Tu-22, A-50 등 전략폭격기와 공중조기경보기 41대를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일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의 수중 교각 받침대 일부를 TNT 폭탄으로 제거했다. 연이은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분노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고강도 보복 공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통화 내용을 두고 “휴전 희망이 희미해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서방,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두려워한다고 믿으며, 이로 인해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러시아 드론 격추에 사용할 수 있게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 했던 지상 기반 로켓용 특수 퓨즈를 중동의 미 공군 부대로 배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핵 문제도 논의했다. 그는 이날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음을 말했다고 소개한 뒤 “나는 우리가 동의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해 7월 출범한 네덜란드 연립정부가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연정 내 갈등으로 출범 11개월 만에 무너졌다.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단명한 내각이다. 정계 혼란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제1당인 강경 보수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3일 “합의했던 초강경 이민 정책이 실시되지 않았다”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그는 “유권자와의 약속에 따라 (강경) 이민 정책을 관철하려 했으나 연정 내 다른 정당의 반대로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자유당 소속 장관들도 전원 사퇴했다. 그간 연정을 이끌었던 딕 스호프 총리 또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유당은 2023년 11월 총선에서 하원 150석 중 37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총선 8개월 만에 보수 성향 자유민주당(VVD), 중도 성향 신사회계약당(NSC), 우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농민시민운동당(BBB)과 연정을 꾸려 집권에 성공했다.‘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이슬람 경전 ‘꾸란’을 파시스트 서적이라고 주장할 만큼 반(反)이슬람, 반이민 성향이 강하다. 그는 최근 모든 망명 신청자에 대한 국경 폐쇄 등이 담긴 정책을 연정 파트너인 다른 세 정당에 보내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세 정당이 거부하자 연정 탈퇴로 맞섰다. 자유민주당은 “엄청나게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세 정당의 합산 의석은 51석에 불과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2027년 중 있을 예정이었던 총선 또한 앞당겨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국제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군사 협력을 강조하는 카롤 나브로츠키 당선인이 승리했다. 이에 더해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인 네덜란드의 정계 혼란이 지속되면 범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24, 25일 양일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개최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정상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향후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인접국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및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또한 같은 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하며 이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것을 언급하며 “양국 교류를 더 활발히 해 나가고 싶다.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발히 하는 것에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이 대통령이 일본에 수차례 강경 발언을 했던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그런 발언도 있었지만 이번 선거 중에는 ‘일본은 소중한 파트너다. 일본인을 매우 좋아한다’고도 했다”며 “흉금을 털어 놓고 적극적으로 교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의 중요성은 한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바뀌지 않는다. 한일 정상회담은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유럽과 한국의 굳건한 유대를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규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같이 수호할 수 있다”고 썼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양국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과 성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이 민주 선거를 마친 것에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한다”며 “인도태평양의 평화, 안정, 번영을 함께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스웨덴에서 한국과 중국 등에서 자국으로 입양된 아동 중 인신매매를 포함한 불법 입양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제 입양을 금지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 기관인 입양위원회(입양위)의 안나 싱어 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10월부터 약 4년에 걸친 조사 결과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아동 인신매매 사건이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중국, 콜롬비아, 스리랑카 등에서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어린이 수천 명이 납치됐다”고 말했다. 또 “이에 대해 스웨덴이 사과하고 국제 입양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입양위의 이번 조사는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동들과 관련해 비윤리적 관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스웨덴 입양위에 따르면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동 중에는 자발적이지 않거나, 충분한 정보를 듣지 못한 채 동의 없이 입양된 경우도 많았다. 특히 아동 수천 명이 위조 서류를 갖춘 채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친부모의 신원이 알려져 있어도 친부모의 동의를 증명하는 서명이 없는 서류를 갖고 있는 아동들도 있었다. 싱어 위원장은 “앞으로 국제 입양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신청자와 아동 사이에 개인적인 관계가 있을 때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웨덴 정부가 입양아와 입양 문제를 지원하는 센터를 설립하고, 피해자들이 출생국을 방문하도록 1만5000SEK(스웨덴 크로나·약 217만 원)의 여행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스웨덴 정부는 아직 권고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첫 번째 과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미국 워싱턴포스트·WP)3일 세계 각국 언론들은 한국 대선 결과와 이재명 대통령 앞에 놓인 다양한 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외신들은 이 대통령의 과제로 안으로는 극렬한 사회 분열과 경기 침체, 밖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과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입법·행정 거머쥔 막강한 대통령 탄생”이날 WP는 이 대통령의 집권에 대해 “여당이 국회를 장악한 가운데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광범위한 입법권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들에 대한 불안정한 접근 방식과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으로 여기는 인식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며 국내외 위기가 중첩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맞을 상황을 ‘불구덩이’로 표현했다.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이 대통령은 전임자의 정치적, 도덕적, 법적 몰락으로 인해 큰 승리를 거뒀다”며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면서, 대선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대통령이 관세, 방위비 재협상, 대북 관계는 물론이고 주요 대기업의 경쟁력 저하, 인구 위기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디언도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마찰과 북핵 위기 해결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외교 문제에 대해 실용주의적 접근을 약속한 가운데 한미 동맹을 중시해나가면서 북한과의 대결적 국면을 해소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이 최근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실용 외교를 통해 균형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민생 회복 등 강조해 중도층 공략 성공”일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3일 아사히신문은 “보수진영이 단일화가 되지 않은 점이 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은 당의 노선을 ‘중도 보수’로 규정해 중도층에 대한 지지세 확산을 노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민생 회복,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청년 고용 지원 등이 중도층 공략에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 대통령이 과거 북한이나 중국에는 유화적이고 미국이나 일본에는 강경한 자세를 보여 왔지만, 선거전에서는 한미동맹이나 한일관계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했다. NHK는 사전 투표율이 34.74%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인들이 이번 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한국 내 반중 정서가 높아진 만큼 차기 정부의 한중 관계 개선 의지에 주목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은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앞에서 생중계를 하고, 투표 종료 뒤에는 한국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관영 환추시보는 3일 양극화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하며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차기 한국 정부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경색된 외교를 회복해 양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중 젊은이들 관심 큰 문제 안 다뤄져”일부 외신들은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 사회의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을 조명하기도 했다.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이번 대선은) 1980년대 독재 정권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급박한 선거 운동은 사회의 지속적인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중 청년 실업, 연금 개혁, 여성 차별 등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핵심 문제들이 다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6구에 있는 불로뉴 숲. 조용한 숲속으로 들어가니 파리에서 보기 힘든 열대 식물들이 우거져 있었다. 300㎡가 넘는 공간엔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마레섬에서 온 나무와 풀이 빽빽이 심어져 있었다. 나무 사이로 촉촉한 흙이 깔린 이국적인 산책길이 이어졌다.이곳의 정식 명칭은 ‘샤넬 정원’.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 명품 브랜드 샤넬이 만든 정원이다. 마레섬을 옮겨 놓은 듯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백화점 명품관에 있을 법한 샤넬의 대형 브랜드 로고가 나타났다. 특이한 건 브랜드 로고가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점. 이곳이 샤넬 정원임을 강조하는 조형물 같았다.》로고 앞에는 인플루언서 등 젊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정원의 특징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검정 유니폼을 입은 가이드들이 방문객들을 밀착 안내하고 있는 점이었다. 이들은 대형 백화점 매장에서보다도 더 정성스럽게 방문객들을 일일이 이끌고 정원을 돌아다니며 설명하느라 바빴다.● 특별한 경험으로 소비 유도샤넬이 마레섬을 재현한 이유는 샤넬 향수의 원료가 이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샤넬 정원 중앙엔 샌들우드라고 불리는 ‘백단향(白檀香)’ 목재가 주인공처럼 전시돼 있었다. 인도, 호주 등에서 주로 자라는 백단향은 상쾌하고 달콤한 향기를 자랑한다. 샤넬 향수에 녹아 있는 오일이 이 목재에서 나온다. 정원에 세워진 건물 내부엔 백단향 목재와, 목재를 갈아 만든 가루, 가루에서 추출된 오일이 전시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각각 향을 맡아 보며 향수의 기원을 알게 됐다. 병에 담긴 향수는 마레섬의 귀한 백단향 목재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몸소 배우는 것. 소피 베르제 샤넬 홍보 담당 이사는 “정원에선 아름다운 향수 뒤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며 “향수를 사용한다는 건 병 안에 담긴 것 이상을 체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성인 입장료가 15유로(약 2만4000원)인 이 정원은 서비스도 특별했다. 방문객들을 네다섯 명 단위로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가이드들은 방문객들을 데리고 정원 곳곳을 다니며 향수의 원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리되는지 자세히 설명했다.이들은 샤넬이 향수의 원료를 얼마나 공들여 관리하는지를 강조했다. 백단향 목재 견본에는 각기 다른 일련번호가 새겨진 철판이 박혀 있었다. 각 목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한 표지다. 가이드들은 향수 생산을 위해 나무 한 그루를 베면 나무 30그루를 새로 심는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샤넬이 환경 보호를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취지로 보였다.백단향 원산지인 인도에선 2000년대 산림이 과도하게 파괴되며 백단향 수출이 중단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샤넬은 백단향 수입 대체지로 뉴칼레도니아를 주목했다. 한 가이드는 기자에게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뉴칼레도니아에서 백단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샤넬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자사의 대표 향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백단향을 더욱 애지중지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모습을 직접 지켜본 ‘샤넬 팬’들은 제품에 대한 호감을 더욱 키우고 있었다. 가이드와 정원 투어를 마친 프랑스인 아녜스 마슬로 씨는 “향수에 더 자연스럽고 귀한 원료가 쓰인다는 점을 알게 되니 향수가 비싸게 팔리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며 웃었다.● 패션 본업 벗어나 카페, 서점 개장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패션이란 본업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샤넬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는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은 파리 중심부 센강 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선 루이비통의 로고를 새겨 넣은 각종 케이크와 초콜릿 등 디저트가 판매된다. 또 루이비통 로고가 박힌 그릇은 물론이고, 소형 조명, 인형 등 각종 기념품도 팔리고 있다.22일 찾은 파리 루이비통 카페에선 젊은 여성 관광객들이 독특한 로고로 장식된 디저트들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카페 옆에는 루이비통 제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다양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루이비통 카페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마치 루이비통 가방처럼 갈색 초콜릿 파우더로 로고가 표현된 초콜릿 케이크. 네다섯 입이면 사라질 크기였지만 가격은 20유로(약 3만 원)에 달했다.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카페답게 디저트도 명품을 표방한다. 카페 측은 홈페이지에서 “이런 작은 즐거움 속엔 (로고를 표현하는) 전문적인 수공예 기술이 필요하다”며 “(셰프) 프레데리크는 신선한 원재료를 고른다. 특히 바닐라와 커피 원두는 최고급 원료로 직접 선택하고 달걀은 노르망디에 있는 자신의 가족 농장에서 조달한다”고 설명했다.패션 명품 기업인 생로랑은 올해 2월 파리에서 이색적으로 스시 전문점을 열어 화제가 됐다. 패션의 정체성을 미식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식당 곳곳엔 생로랑의 고급스러움을 살리려는 흔적이 보인다. 짙은 원목, 왁스 처리된 콘크리트 재질, 은은한 랜턴 조명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생로랑은 이 레스토랑의 개장을 피에르 앙주 카를로티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를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생로랑은 지난해 초엔 파리 도심에 책방을 열기도 했다. 이 책방은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인 예술 잡지와 음반 등을 판매하는 종합예술 공간이다. 비교적 저렴한 볼펜이나 에코백에 생로랑의 로고를 새겨 팔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의류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하지 못하는 젊은층이 쉽게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매출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명품 기업들… ‘새로운 시장 개척’에 공들여럭셔리 브랜드가 색다른 실험에 나서는 데는 최근 두드러진 매출 부진이 큰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주춤하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전략 컨설팅업체 맥킨지와 패션 컨설팅업체 BoF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명품 시장의 성장률은 2024∼2027년 연평균 1∼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럭셔리 산업의 위기는 경기 침체라는 외부적 요인 외에 제품 개발보다 가격 인상에만 초점을 둔 내부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최근 명품 업계의 성장은 주로 판매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으로 주도됐다”며 “혁신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명품의 전반적 매력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이에 따라 명품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맥킨지와 BoF의 보고서는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시계와 의류에서 웰빙과 여행 경험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훌 말릭 BoF 최고성장책임자(CGO)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명품 업계는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구조적으로 변했고 노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제 럭셔리 브랜드는 럭셔리의 초석인 매력, 창의성, 독점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특히 명품 업계는 소비자의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면서 미래 고객 확보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존 고객들은 더욱 나이를 먹고 있는 반면에 젊은 고객은 부족하단 얘기다. 이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젊은 고객의 주목을 끌 다양한 체험 행사를 열고 정원, 카페, 서점 등 젊은층과의 접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한국 아이돌 블랙핑크의 제니가 샤넬, 리사가 루이비통, 로제가 생로랑, 지수가 디올 등 각각 명품 브랜드 홍보를 맡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 멤버들을 전면에 내세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취지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심각한 양극화에서 나라를 치유해야 할 것” (워싱턴포스트(WP))“한국 대선 후보들은 젊은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들은 ‘먹을 게 하나도 없는 잔치 같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NYT))3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언론들은 한국 대선을 보도하며 차기 대통령이 안으로 극렬한 사회 분열과 경기침체, 밖으로 미국 관세전쟁과 북한 핵위협 대응 등 풀어야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 최대 과제는 트럼프”이날 WP는 신임 한국 대통령의 최대 과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WP는 “미국 관세는 차기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들에 대한 불안정한 접근 방식과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로 여기는 인식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이번 대선이 18년 만에 여성이 출마하지 않은 대선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NYT는 대선에 대한 한국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을 조명했다. NYT는 “대선 후보들은 청년실업, 연금 개혁, 여성 차별 등 젊은이들이 원하는 핵심 문제들을 다루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대선에 대해 “미중경쟁이 심화하며 일본과 한국까지 4개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춘 나라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새 대통령이 관세, 방위비 재협상, 대북 관계는 물론 주요 대기업의 경쟁력 저하, 인구 위기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인 일부는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여기지만 분열은 새 대통령이 4일 임기를 시작하며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980년대 독재 정권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급박한 선거 운동은 사회의 지속적인 분열과 젊은층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中, 차기 정부 ‘한중관계’ 개선 의지 주목일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3일 아사히신문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을 거쳐 실시되는 이례적 선거”라며 여론조사 추이와 보수진영의 단일화 실패 등을 상세히 전했다. 아사히는 “후보자들은 모두 경제정책에 주안점을 뒀다”며 “다만 선거전에서 서로에 대한 비난과 반박이 이어져 깊이 있는 정책 논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NHK는 사전 투표율이 34.74%로 역대 2번째로 높았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인들이 이번 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승패를 가를 요인으로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 전 정권의 평가와, 정체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대응책”을 꼽았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부정선거 방지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는 이번 선거의 개표 과정에 외국 국적자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이례적 조치를 취하며 선거 불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중국 매체들은 윤 전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한국 내 반중 정서가 높아진 만큼 차기 정부의 한중관계 개선 의지에 주목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은 서울 영등포구 투표소 앞에서 생중계를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3일 양극화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전하며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차기 정부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경색된 외교를 회복해 양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미크’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02년 연극연출가 김정옥,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세 번째다. 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인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그는 국제 무대 데뷔 40주년,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활발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믹’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 한국인의 문화와 예술을 인정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는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 펠르랭 전 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수훈식 전 기자 간담회에서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이어 “어떤 언어를 쓰든 어떤 종교를 갖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성악 후배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고성(古城) ‘라페르테앵보’성에서 시작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내년에도 개최할 뜻을 밝혔다. 다음달 19~25일에는 한국에서 이 대회의 지난해 수상자들과 공연하기로 했다. 조수미는 “나는 ‘콩쿠르 키드’”라며 “이탈리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콩쿠르에서 1등을 해서 받은 상금으로 2, 3년을 살았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마찬가지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유학생에게는 콩쿠르가 꼭 필요할 것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그는 국제 무대 데뷔 40주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3일부터 25일까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인 총 1000명씩의 포로 교환을 완료했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이 기간 중 상대방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다. 특히 각각 상대방 수도인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습도 실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러시아가 밤사이(24일 밤∼25일 새벽)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30여 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약 300기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약 70기를 발사했다”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4일에도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공격이 있을 때마다 (휴전 협상을 거부하고) 전쟁을 질질 끌고 있는 것은 러시아임을 전 세계가 확신하게 된다”며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많이 제안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 23일 러시아 국방부는 남서부 벨고로드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공습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며칠간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를 겨냥해 총 800대에 가까운 드론을 날렸다. 두 나라는 23일 390명, 24일 307명, 25일 303명 등 총 1000명 씩의 포로를 교환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공습 수위는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여 휴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공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러시아 은행 20여 곳을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북유럽의 덴마크 의회가 2040년까지 은퇴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찬성 81표, 반대 2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971년에 태어난 사람부터는 70세에 은퇴해야 정상적으로 퇴직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덴마크는 유럽에서 은퇴 연령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전날 이 같은 은퇴자 연령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덴마크는 2006년부터 공식 은퇴 연령을 기대 수명에 연동해 5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현재 정년은 67세이지만 2030년 68세, 2035년 69세, 2040년 70세로 높일 예정이다. 덴마크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지고, 일찍 퇴직 연금이 지급되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은퇴 연령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 사회에서는 은퇴 연령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특히 육체노동자들은 고령에 근무하는 게 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정년 연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예스페르 에트루프 라스무센 덴마크 노동조합연합 의장은 정년 연장에 대해 “완전히 불공평하다”며 “은퇴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존엄한 노년 생활을 누릴 권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 국가들의 은퇴 연령은 제각각이다. 스웨덴은 63세이다. 영국은 66세이지만 은퇴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7세이나 2026년 기대 수명에 연동해 역시 올라갈 수 있다. 프랑스에선 2023년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는 법안이 진통 끝에 통과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요즘 영국은 세계 외교가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동맹국에까지 대대적인 관세 공격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8일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룬 첫 국가가 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영국산 자동차의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0%로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의 관세율은 한국산 등 다른 수입차에 비해 15%포인트 낮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국가들은 영국의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美통상 ‘전담 마크맨’, 중재 역할 영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어 협상이 쉬운 편이긴 했다. 미국이 양보해도 무역에서 큰 손해가 없기 때문에 영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해도 콧대 높은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마음을 돌리도록 물밑에서 움직인 건 ‘숨은 전략가’들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전담 ‘마크맨’으로 알려진 인도계 바룬 찬드라 총리 고문이 대표적이다. 그는 스타머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는 내내 뒤에 앉아 있었다. 찬드라 고문의 경쟁력은 전문 통상관료의 협상 기술이 아니었다. 결국 협상은 관료들이 했고, 그는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스타머 내각의 제안에 망설인 트럼프 행정부의 ‘키 맨’들에게 확신을 줬다는 얘기다. 그의 중재 능력은 다년간의 네트워킹에서 쌓은 신뢰에서 비롯됐다. 2008년 세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하기 전까지 미국의 간판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에 다녔던 찬드라 고문은 정계와 재계를 오가며 풍부한 인맥을 다졌다. 러트닉 장관 역시 월가 출신이니 유대나 정서가 남달랐을 법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집권) 노동당 내각에서 찬드라 고문의 기업 인맥을 따라올 자는 없다”고 평가했다. 일반 관료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영업력’도 발휘됐다. 그의 전직 동료는 가디언에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찬드라가 그의 자녀들이 다닐 만한 현지 명문 학교 목록을 갖고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트럼프 2기, 다른 접근법 필요 찬드라 고문의 존재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접근법이 기존과 확실히 달라야 함을 보여준다. 기존 외교와 통상 질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협상하는 트럼프 행정부엔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적 신뢰나 호감이 무기가 된다는 의미다. 어쩌면 한 관료의 개인기에 많은 게 달려 있을 수 있다. 찬드라 고문이 영국의 통상 협상팀에 ‘새롭고 젊은 피’를 수혈했다면 피터 맨덜슨 주미국 영국대사는 노련한 ‘장인의 기공’을 뽐냈다. 토니 블레어 내각 때부터 갈고닦은 유창한 언변이 큰 무기다. 맨덜슨 대사는 미국 기업인들을 꾸준히 만나 영국이 할 수 있는 일을 물었다. 또 호화로운 관저도 최대한 활용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위한 파티도 세 차례나 열었다. 한국은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와 북한의 위협 탓에 그 어느 국가보다도 대미 외교가 중요하다. 그런 한국에 ‘찬드라’나 ‘맨덜슨’은 얼마나 있을까. 외교의 큰 장이 섰던 2023년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지켜본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전을 떠올리면 걱정이 크다. 당시 전략도 인력도 부족해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음 달 출범할 새 정부는 미국과 진행될 통상협상, 나아가 정부 운영에서 정부 안팎의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