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송은석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구독 29

추천

안녕하세요 검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도 조금 씁니다. 악플도 관심입니다.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대통령43%
지방뉴스10%
사회일반7%
정치일반7%
칼럼7%
경제일반7%
외교7%
미국/북미7%
문화 일반3%
아프리카2%
  • [포토 에세이]‘미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앞두고 도심 곳곳에 등장한 대형 트리. 반짝이는 불빛에 발걸음을 멈추고 찰칵, ‘미리 크리스마스’를 만끽합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 괜찮아?’… 손흥민 넘어지자 한걸음에 달려온 브라질 선수들[청계천 옆 사진관]

    역시 세계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습니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브라질과의 16강전. 한국 팀은 브라질의 능숙한 공격에 휘말려 전반에만 4점을 허용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전방에서 전력을 다해 뛰던 손흥민은 전반 42분경 브라질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명치를 받아 그라운드에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손흥민의 몸 상태를 걱정하러 온 건 브라질 선수들이었습니다. 에데르 밀리탕이 가장 먼저 쓰러진 손흥민을 확인하고 심판을 불러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 이어 마르키뇨스가 손흥민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뒤이어 브라질 공격수 루카스 파케타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손흥민을 바라보았습니다.마르키뇨스는 심판에게 손흥민의 눈 상태에 대해 알려줬고 심판은 한 번 더 손흥민에게 컨디션을 물어봤습니다. 손흥민은 지난 11월 2일 경기를 치르다 왼쪽 눈 주위에 골절상을 당했고,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채 월드컵 예선부터 16강까지 경기를 치렀습니다.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선수들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2-06
    • 좋아요
    • 코멘트
  • ‘날강두’에서 ‘날두형’으로…호날두가 한국에 두 골을 안겨준 순간들[청계천 옆 사진관]

    2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2 대 1로 승리해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이 중 포르투갈의 세계 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우리나라 축구팬들과 악연이 있습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 시절 지난 2019년 방한했을 때 한국 팬들을 실망시킨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유벤투스는 K리그 올스타와 친선 경기를 치렀습니다. 당시 호날두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호날두는 그날 벤치에 앉아 단 1분도 뛰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그래서 호날두는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랬던 호날두가 이번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16강을 견인시키는 일등공신이 됐습니다. 왜일까요?먼저 한국이 1점 뒤지고 있던 전반 27분경 이강인이 왼발로 찬 코너킥이 포르투갈 골문으로 향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받기 위해 골문 앞에 있었지만 뜬금없이 공이 떨어진 곳은 호날두의 등이었습니다. 호날두의 등을 타고 미끄러진 공을 김영권이 밀어 넣었고 이는 한국의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김영권이 반지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달려갈 때 포르투갈 페페가 호날두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이는 전반 42분에도 이어집니다. 비티냐의 중거리슛을 김승규가 막아낸 뒤 흘러나온 공이 호날두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큰일났다!’ 사진 속 김승규의 당황한 표정이 보입니다. 그러나 호날두는 마치 김민재로 빙의한 듯 헤딩으로 공을 골문 밖으로 내보냅니다. 하마터면 동점으로 16강이 좌절될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호날두 본인도 어이가 없었는지 동료를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사실상 전반에만 호날두가 대한민국 팀에 두 골을 준 셈입니다. 호날두의 등 어시스트가 아니었다면 김영권의 골도 없었을 것이고 호날두가 아닌 다른 포르투갈 선수가 헤딩을 했다면 한국이 한 골을 더 먹혔을 상황이었습니다.네티즌들을 호날두를 12번째 정규 한국팀 멤버, 날두형 등으로 그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전환에 확실히 성공한 호날두 씨. 언제 한번 또 방한하시죠.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2-03
    • 좋아요
    • 코멘트
  • 이것이 진정한 ‘졌잘싸’ 폴란드 골키퍼 슈쳉스니의 미친 선방[청계천 옆 사진관]

    졌지만 잘 싸웠다… 일명 졌잘싸. 보통 우리 팀이 패배하고 난 뒤 위로차 쓰는 용어죠. 그런데 이 용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골키퍼가 나타났습니다. 폴란드의 보이치에흐 슈쳉스니입니다.3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날 아르헨티나 팀은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사정 없이 폴란드 팀을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슈쳉스니의 선방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슈팅은 번번히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날 압권은 메시의 페널티킥이었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 폴란드 골문 앞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슈쳉스니가 메시의 얼굴을 손으로 치고 말았습니다. VAR 판독 후 페널티킥으로 판정이 났지만 슈쳉스니의 표정에는 여유가 느껴졌습니다.이윽고 전반 39분 경 메시의 페널티킥은 골문 오른쪽을 노렸지만 이를 예상한 듯 슈쳉스니도 오른쪽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기자도 당연히 들어갈거라 생각했던 이 골은 슈쳉스니의 선방으로 노골이 됐습니다. 폴란드는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은 멕시코를 제치고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이 페널티킥을 막지 않았다면 골득실차로 인해 폴란드 팀은 예선 탈락을 했을 겁니다. 슈쳉스니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통해 ‘메시와 페널티킥 판정이냐 아니냐를 놓고 100유로 내기를 걸었지만 내가 졌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총 25개의 슛을 했고, 그 중 유효 슛은 13개에 달했습니다. 슈쳉스니는 그 중 단 2개만을 허용했습니다. 진정한 ‘졋잘싸’였습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2-01
    • 좋아요
    • 코멘트
  • 웨일스 주장 베일, 카메라맨에게 패배 화풀이? ‘찍지 마!’[청계천 옆 사진관]

    웨일스의 주장인 가레스 베일은 29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베일은 전반전에 겨우 전반전 겨우 공을 8번 터치한 뒤 후반전 브레넌 존슨과 교체됐습니다. 이후 베일은 벤치에서 영국의 마커스 래쉬포드와 필 포든의 골로 웨일스가 3 대 0으로 패하는 걸 지켜봐야만 했습니다.경기가 끝난 뒤 베일은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카메라맨이 가까이 다가오자 강하게 그를 밀쳐냈습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카메라맨이 한번 더 베일에게 다가갔습니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잉글랜드 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던 베일의 표정이 험악해졌습니다. 다행히 결국 웨일즈 관계자가 카메라맨을 막아섰고 더 이상 일은 커지지 않았습니다.베일을 포함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목이 터져라 응원해준 자국 팬들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웨일스 팬들도 그들을 박수로 위로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예선 3경기 무패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웨일스는 64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30
    • 좋아요
    • 코멘트
  • 월드컵 관중석에 나타난 욱일기[청계천 옆 사진관]

    지난 2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일본 축구 대표팀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2 대 1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 승리에 취해서일까. 27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욱일기가 나타났다. 욱일기는 일본이 1940년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아시아 각국을 침공했을 때 사용했던 군기다. 한 중년 남성은 무릎 위에 욱일기를 두고 얌전히 있다가 자국 선수들이 등장하자 밝게 웃으며 욱일기를 흔들었다. 다른 한 곳에선 일본 젊은이가 빨래 집게로 관중 단상에 욱일기를 걸려는 시도를 했지만 이내 철거됐다.최근 피파는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무지개 완장은 제재하기로 했지만 일본의 욱일기 응원은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달엔 카타르 수도 도하의 유명 쇼핑몰 외벽에 욱일기 응원 모습이 등장해 현지 교민들의 항의로 철거된 사례도 있었다.앞서 서경덕 교수는 월드컵 기간, 일본 측 응원단이 욱일기로 응원 시 피파에 고발하겠다고 해 일본 극우 누리꾼들과 갈등을 빚은 사례도 있었다. 도하=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7
    • 좋아요
    • 코멘트
  • 카타르서도 울려퍼진 ‘붉은 함성’[퇴근길 한 컷]

    24일 오후(현지시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첫 경기에 붉은 악마들이 모였습니다.기발한 의상과 분장으로 응원에 참여하는 이들은 우리나라를 알리는 또 하나의 국가대표들입니다.비행기로 10시간이 넘는 카타르 경기장에서든, 광화문 광장에서든, 집안 TV 앞에서든 하나가 됩니다.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목청껏 외칩니다.“대~한민! 국!”알라이얀(카타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5
    • 좋아요
    • 코멘트
  • 벤투호의 비밀병기 이강인 첫 출격, 그리고 발베르데의 주먹질 [청계천 옆 사진관]

    벤투호의 ‘비밀병기‘ 이강인 선수가 드디어 출격했습니다. 2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30분 나상호와 교체 투입됐습니다. 그 동안 친선전 및 평가전에서 관람석에서 팬들이 이강인을 연호할 때도 그를 시합에 내보내지 않았던 벤투 감독이었습니다. 왜 이강인을 경기에 활용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늘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답하던 벤투 감독이었습니다. 드디어 그 때가 왔나 봅니다. 이강인은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로 달려가자마자 곧 누군가에게 반갑다는 듯 씨익 웃었습니다. 곧 이어 라리가에서 낯 익은 팀 동료인 우루과이 팀의 호세 히메네스와 손 인사를 나눕니다.그 후 이강인은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돌파한 뒤 곧바로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려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패스를 통해 조규성의 슈팅을 유도하는 등 중원에서 활력을 더했습니다.이에 위기감을 느낀걸까요. 우루과이의 ‘젊은 피’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후반 추가 시간 동안 이강인이 공을 잡자 강한 태클로 막아섰습니다. 이후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했습니다. 잠시 뒤 이강인도 어이가 없었는지 소리치며 화를 냈습니다.아마 발베드레는 본인의 구역인 중간 지역에서 한국의 압박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경기를 펼칠 수 없었던 답답함을 표출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강인의 추후 경기에서의 활약도 기대해 봅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5
    • 좋아요
    • 코멘트
  • ‘전함’ 독일 침몰시킨 日 골키퍼 곤다의 ‘슈퍼세이브’ [청계천 옆 사진관]

    사실은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차 취재를 간 것이었습니다. 우루과이 대 한국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일본이 ‘거함’ 독일을 2-1로 역전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일본의 빠른 속공이 독일의 수비진을 무너뜨린 덕분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요소는 골키퍼 싸움에서 승리한 덕분이었습니다. 일본의 곤다 슈이치는 전반전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지만 후반전 독일의 3연속 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슈퍼 세이브를 해냈습니다. 후반 26분 요나스 호프만의 슈팅에 몸을 날려 슈퍼세이브를 기록했고, 세르주 그나브리의 연이은 헤딩마저 막아냈습니다. 세르주 그나브리는 골을 넣지 못한 정신적 충격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후반전 인저리타임(추가시간) 때는 독일팀은 키퍼 노이어까지 일본 골문 앞으로 달려가 필사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곤도의 방어막을 뚫을 순 없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곤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페널티킥을 만든 본인의 실수가 팀의 패배로 이끌 뻔 했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벤치에 있던 동료들도 곤다를 축하했습니다. 오늘의 승자는 최고의 키퍼로 불리는 독일의 노이어가 아닌 일본 곤다였습니다.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4
    • 좋아요
    • 코멘트
  • 日 축구팬들 카타르서 열띤 응원-화려한 분장 [청계천 옆 사진관]

    한국에 축구 국가대표의 서포터즈 붉은 악마가 있듯이 일본엔 울트라 닛폰이 있습니다. 23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200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독일과 일본의 1차전을 앞두고 경기장은 일본 축구 팬들로 붐볐습니다. 특히 항공 비용부터 숙소까지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일본 팬들이 3층까지 경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자녀들을 데리고 온 팬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무엇보다 컨텐츠 강국, 코스프레의 원조인 나라답게 팬들은 다양한 분장으로 사진기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기자의 아버지뻘 되는 중년 남성들이 피카츄와 도라에몽 모자를 쓰고 있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중 압권은 아랍의 남성 전통 의상인 ‘칸두라’를 코스프레한 팬들이었습니다. 한국 경기 때는 초상권 때문에 관중들의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외신 사진기자들이 팬들에게 손짓을 해 포즈를 취하게 했습니다. 자기를 찍어달라며 사진기자를 부르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기자도 다양한 일본 팬들의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전반전 페널티킥으로 일본이 실점해 1점 뒤쳐진 상황에도 일본 팬들은 응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도안 리츠와 아사노 타쿠마 선수가 각각 골을 넣어 역전승을 하자 경기장은 ‘닛폰‘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일본팀이 강팀 독일을 꺾을 수 있었던 비결엔 선수의 투지 뿐만 아니라 포기하지 않은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컸다고 생각합니다.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4
    • 좋아요
    • 코멘트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월드컵은 ‘중동 포비아’를 없애줄까?

    한 번도 와보지 않았던 중동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까웠다. 여자들이 ‘차도르’로 머리를 가리거나 ‘니깝’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야 하는 곳.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도둑질의 대가는 손목을 절단한다’는 율법 등 이슬람 문화는 종교가 정치와 삶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의 모습 역시 중동 지역에 대한 선입관을 갖게 했다. 카타르는 이란(1974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06년 아시아경기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국제사회를 향해 꾸준히 손짓을 해 왔지만 월드컵 축구 취재를 위해 생전 처음 방문하게 된 중동은 낯설었다. 카타르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중동의 대표 국가인 이란에서는 최근 ‘히잡 의문사’가 발생했고,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도중 많은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란 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최소 326명이나 된다. 출국 전 월드컵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카메라 장비를 지원해 준 캐논 코리아는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중동에 관한 사전 교육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엄지 척’은 서양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것과 같은 욕이다, 공공장소에서 여자 옆자리에 앉지 마라 등의 당부도 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지 10시간 후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숙소로 향하는 우버 택시 속에서 바라본 카타르는 낮은 회색 건물이 줄지어 서 있었다. 때마침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라 중동에서는 우리의 일요일처럼 휴일이어서 거리에는 사람들도 없고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고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다행히 첫날 느꼈던 낯섦은 둘째 날부터 카메라를 메고 취재를 다니면서 누그러들었다. 아랍 국가 최초로 월드컵 축구를 유치해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고자 하는 카타르는 많은 준비를 한 듯했다. 전통 시장 수크 와키프에서 디저트 ‘쿠나파’를 먹기 위해 합석하게 된 이집트 청년은 카타르의 치안과 도덕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하철역마다 배치된 자원봉사자들도 기자들이 물어보기도 전에 도움이 필요하냐며 상냥하게 다가왔다. 출국 전 엄지를 올리지 말라는 주의 사항과는 달리 나도, 그들도 모두 좋다는 의미로 연신 ‘엄지 척’을 했다. 200m 이상의 마천루가 즐비한 코르니시 로드에 설치된 월드컵 카운트다운 시계를 촬영하러 갔을 때의 장면도 신선했다. 그곳에선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현수막을 펼쳐 들고 전통 북과 심벌즈를 두드리며 거리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젊은 여성들은 광장 한복판에서 국기를 든 채 목소리 높여 응원가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남성우월주의가 강해 여성들의 활동이 극도로 제한될 거라는 생각은 과도한 편견이었다. 개인적인 경험과는 달리 이곳을 찾은 국내외 기자들은 불편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 방송국의 여성 리포터 어깨에 한 중동(요르단) 남성이 손을 올리는 장면이 국내로 방송돼 성추행 논쟁이 붙기도 했다. 미국 CBS 축구 전문 기자는 무지개 디자인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왔다는 이유로 경기장 입장이 25분간 지연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 무지개 디자인은 동성애라는 금기를 상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타르 경기장을 짓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이주 노동자가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인권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낯선 문화의 중동에 온 지 열흘. 아직까지 카타르는 최소한 나에게는 우려와 달리 친절하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피파 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알비다 공원에선 히잡을 쓴 여성과 남성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금지된 것에 대한 스릴과 낭만이 그들의 뒷모습에 비쳤다. 이번 월드컵이 중동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동성애자, 여성 등 소수와 약자를 억압하는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도하에서 송은석 사진부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금주의 나라 카타르에서 마시는 맥주 맛은?[청계천 옆 사진관]

    피파 월드컵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저녁 카타르 도하 알비다 공원에 마련된 피파 팬 페스티벌에선 월드컵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지하철에서부터 이미 이 곳을 가려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러나 카타르는 이번 행사를 위해 모든 지하철 통로를 일방 통행으로 강제로 만들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었습니다. 행사장 밖에서도 쿵쿵대는 저음과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입장도 검색이 오래 걸려 한참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커다란 무대 앞에 중동의 유명한 가수들이 흥에 넘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도 ‘떼창’이 있는지 다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춤을 추더군요. 기자가 가장 관심 있었던 건 맥주 부스였습니다. 갑자기 카타르에서 경기장 주변 맥주 판매를 금지해 공식적으론 이 곳에서만 맥주를 마실 수 있었거든요. 예상했던 대로 버드와이저 부스는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한 잔에 50리얄(약 1만 8천원)이라는 고가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늘 초상권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이후로 자발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보니 절로 흥이 나더군요. 야외 남녀와의 신체접촉 금지는 웬걸 낭만적인 프랑스 남녀들은 서로 어깨에 손을 올린 채 정열적인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춤을 췄던 건 아니었습니다. 카타리 남성들은 맥주 대신 코카콜라를 들고 있거나 히잡을 쓴 여성들은 얌전히 서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의 어깨가 들썩이는 걸 기자는 봤습니다.취재를 마치고 기자도 후배들과 함께 맥주를 한잔 씩 마셨습니다. 일주일 만에 마신 맥주가 그렇게 달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 금지된 걸 하는 게 더 재밌는 게 ‘국롤’이죠. 이제 진짜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게 느껴집니다!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20
    • 좋아요
    • 코멘트
  • 손흥민, 마스크로 가린 얼굴 대신 말벅지를 뽐내다[청계천 옆 사진관]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7일(현재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이틀째 현지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안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 마스크를 착용한 손 선수는 후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거나 외국인 코치들과 농담을 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흐르는 땀 때문에 마스크를 자주 만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얼굴에 압력이 가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엎드리는 훈련은 생략하고 윗몸 일으키기로 운동을 대체했습니다. 금일 훈련에서 손 선수는 비록 마스크로 얼굴은 가렸지만 바지를 걷어 올려 우람한 허벅지를 뽐냈습니다. 손 선수는 일부 선수들처럼 식스팩 같은 근육질의 몸매는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걸로 유명합니다. ‘허벅지가 굵으면 축구를 잘한다’는 말을 증명하는 손 선수였습니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7
    • 좋아요
    • 코멘트
  • 월드컵 D-3, 도하의 밤은 아름답다[퇴근길 한 컷]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나흘 앞둔 16일(현지사간) 도하 수크 와이프 시장의 밤 풍경입니다.월드컵 참가국 국기들이 세워진 야외 카페에서 현지인들과 방문객들이 대화에 열중입니다.상대적으로 남성 손님들이 훨씬 많습니다.수도 도하의 한낮 날씨는 섭씨 30도 전후지만, 밤이면 선선해져 도심은 인파로 가득찹니다.공식적으로 자국민은 술을 마실 수 없고, 외국 방문객들은 대회 기간 지정 장소에서만 음주가 가능합니다.도시 전체는 각종 환영 현수막과 조형물들로 가득해 중동의 밤은 더욱 화려하게 빛나고 있습니다.오는 20일 개막하는 월드컵 개막식 행사는 이례적으로 올림픽처럼 화려하게 펼쳐집니다.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전 세계인들이 보는 가운데 공연을 선보이고 공식 OST에도 참여합니다.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카타르에 입성해 막바지 몸풀기를 하고 있습니다.조별리그 H조에 속해 우루과이(한국시간 24일 오후 10시)와 가나(28일 오후 10시), 포르투갈(12월 3일 오전 0시) 등과 맞붙습니다.카타르 전체 인구는 280만 명이고, 역대 월드컵을 개최한 22개 국가 중 가장 작은 나라입니다.우리나라 서울과 경기도를 합한 정도지만, 석유 부국으로 손꼽히는 부자나라 중 하나입니다.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7
    • 좋아요
    • 코멘트
  • 월드컵 D-4… ‘캡틴 손’이 왔다

    월드컵이 열리는 결전지 카타르에 16일(현지 시간) 입성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7번)이 도착 당일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최근 경기 도중 눈 주위 뼈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안면보호대를 쓰고 훈련에 참여했다. 대표팀은 이날 처음으로 최종 엔트리 26명이 모두 모여 훈련했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개문냉방의 끝판왕’ 카타르 경기장을 가 보다[청계천 옆 사진관]

    11월의 무더위. 섭씨 34도의 카타르에 도착한 둘째 날.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기자는 무작정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이 곳은 한국이 우루과이(24일), 가나(28일), 포르투갈(다음 달 3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 경기를 모두 치르는 장소다.신규 경기장으로 도심 외곽에 건설돼 있었다. 경기장 바깥쪽에 설치돼 보안 게이트에서 경찰들에게 미디어 출입 카드를 보여준 뒤 가방부터 몸수색까지 마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외관 모습은 외신에 의해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내부 모습이 궁금했다. 경기장에서 입장권을 찍는 곳을 살펴보다 오른쪽 장애인 출입구가 열려있는 걸 확인하고 살짝 들어갔다.그러자 4만 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광활한 경기장 내부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쫓겨날까 봐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던 나를 보고 경비원이 다가왔다. 혹시 해서 태연하게 미디어 출입증을 보여주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나갔다. 원래 안되는 상황같았는데 운이 좋았다.푸른 잔디는 싱싱해 보였다. 마침 스태프들이 골대를 세우는 것을 봤다. 청소부들은 부지런히 의자의 먼지를 일일이 털고 있었다. 이 곳에서 대한민국의 3경기가 치러지는구나!곳곳에 배치된 음료 자판기에는 공식 후원사인 비자(Visa) 신용 카드로만 이용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이왕 들어온 김에 VIP석도 살짝 들어가 봤다. 내부에서는 케이터링 서비스 준비로 분주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플라스틱 경기장 좌석과 달리 푹신한 의자와 테이블이 준비돼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 취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무더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알고 보니 경기장 곳곳에서 실외 에어컨이 사방에서 가동되고 있었다. 경기장은 하늘이 뻥 뚫렸건만 좌석 아래와 천장에서는 찬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대회 조직 위원회가 ‘시원한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고 자신했던 이유를 느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5
    • 좋아요
    • 코멘트
  • 카타르 입성한 축구 대표팀…2022 월드컵 대장정의 막 올랐다[청계천 옆 사진관]

    축구대표팀 해외파 선수 이강인이 카타르 도하에 입국한 후 6시간 뒤, 새벽 5시 한국에서 출발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4일(현지시간) 하미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항 입국장을 나오는 선수들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별도로 마련된 셔틀을 타고 바로 숙소로 이동한다는 사전 공지를 받았다. 그래서 현지에 있던 취재진들은 선수들의 숙소인 르 메르디앙 시티 센터에서 대기했다. 선수들을 환영하기 위해 마중나온 호텔 관계자들이 정문 앞에 서 있었다. 호텔 출입문에는 한국 선수들의 숙소임을 보여주듯 Republic of Korea 글씨아 태극기가 래핑돼 있었다. 두 명의 여성 팬들도 태극기를 들고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바다 너머로 붉은 해가 떠오를 무렵 새벽 6시가 넘어서야 대표팀 버스가 도착했다. 벤투 감독과 선수들은 자신의 짐 가방을 스스로 챙겨 한두 명 씩 숙소로 들어갔다. 10시간의 비행이 피곤했는지, 앞으로 치룰 경기에 대한 생각때문인지 선수단의 표정은 결연해 보였다.대표팀은 잠시 뒤 현지시간으로 17시 경 본격적인 현지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장정의 막이 시작됐다.글·사진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4
    • 좋아요
    • 코멘트
  • “도대체 어디있니, 손흥민 ㅠ”

    여기는 월드컵 축제 느낌으로 흥한 카타르 도하. 빌딩에 유명 축구 선수들의 모습으로 래핑을 한다는 정보를 일찌감치 입수했다. 해외에 오면 늘 그렇듯 불타는 애국심으로 ‘월드스타’ 손흥민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수크 와키프 너머로 바라본 DECC 빌딩에 손 선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표팀의 카타르 입국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시간이 없었다. 대표팀 숙소가 자리잡고 있다는 르 메르디앙 시티 센터로 무작정 지하철로 향해 갔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로 걸어가다보니 익숙한 선수의 모습이 보였다. 네이마르였다. 그러나 손 선수는 없었다. 대책없이 무작정 대로를 향해 가다보니 어! 내 눈 앞에 붉은 빌딩이 보였다. 아 익숙한 그 얼굴 손흥민 선수였다. Ministry of Transport 빌딩에 한국인 선수의 모습이 크게 래핑된 걸 보니 ’국뽕‘이 차올랐다. 오늘 일은 다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반갑습니다 손흥민 선수!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3
    • 좋아요
    • 코멘트
  • 월드컵 열리는 카타르 가보니…맥주는 없었지만 친절함은 있었네[청계천 옆 사진관]

    그 동안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개최되던 월드컵이 중동 카타르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음주, 동성애 등 21세기에 금기시된 것들이 많고 겨울에 개최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피파(FIFA)와 카타르 미디어 포털 사이트 가입, 비자를 대신하는 하야(Hayaa) 카드 신청, 미디어 포털 국영 통신사가 요청한 공문 등 수 차례 여권과 개인 신상을 기입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들이 출발도 전에 기자의 진을 빼게 했다.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10여 시간 후 도착한 카타르 도하는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우선 도착하자마자 공항 곳곳에 월드컵의 흔적이 보여 축제를 앞두고 들뜬 느낌이 들었다. 카타르 시간 기준 새벽 6시임에도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은 FIFA라는 문구를 든 채 취재진을 안내했다.하야 카드 소지자들에게 통신사 우레두(Ooredoo)에서는 3일 동안 자국 내 통화 2022분, 데이터 2022mb, 메시지 2022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유심도 나눠주고 있었다. 오일 머니가 풍부한 나라답다. 상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 공항은 시원했으나 밖을 나오는 순간 덥고 건조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그늘이 아닌 곳에선 태양볕이 너무 따가워 모자를 써야 했다. 우버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에 보는 카타르의 첫 느낌은 ‘무미건조’였다. 대부분 흰색으로 페인트칠 된 낮은 건물들은 굉장히 재미없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주변에 행인들이 적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기자가 도착한 금요일은 아랍인들에겐 ‘안식일’로 일요일과 같은 휴일이었다. 그러다보니 근처 커피, 음식점 등이 오전에 문을 열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다행히 미리 예약했던 숙소 관리자의 배려로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던 입실 시간을 앞당겨 9시에 숙소에 짐을 풀 수 있었다. 이 숙소는 카타르 월드컵 공인 숙소로 1층엔 24시간 경비원 대기와 각 호실 앞에 CCTV가 설치돼 있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먼저 도착 첫 날, 기자는 AD 카드를 받기 위해 전 세계 취재진이 몰릴 예정인 ‘미디어센터’를 미디어 전용 순환 버스를 타고 갔다. 미디어 센터는 카타르 외지 황량한 곳에 요새처럼 설치돼 있었다. 가끔 보도사진으로 접하는 카타르의 화려한 고층 빌딩은 경기장과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주변이 외곽 도로로 막혀 있어 순환 버스 또는 지하철만이 유일한 진입 통로였다.지하철에는 월드컵 트로피 모양의 철 손잡이와 축구 선수 광고판들이 월드컵 분위기를 내 주었다. 지하철에는 앞서 만들었던 하야 카드를 보여주자 따로 요금을 내지 않고 통과시켜줬다. 한국의 9호선처럼 굉장히 깔끔했다. 앞서 말했듯이 중동 특유의 문화로 인해 평소와 같은 월드컵이 치뤄질 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이나 숙소에서 보여준 친절함은 조금은 기대하게 만든다. 맥주는 없지만…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13
    • 좋아요
    • 코멘트
  • NLL 넘어온 北미사일 정체는…1960년대 소련제 지대공 [청계천 옆 사진관]

    9일 오전 국방부가 동해 NLL 이남에서 발견한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했던 미사일 잔해물을 청사에서 공개했습니다. 해당 미사일은 군이 정밀 분석을 진행한 결과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습니다.SA-5 미사일은 1960년대 소련에서 제작한 지대공미사일입니다. 해당 미사일 동체에는 ‘산화제 배출구, 시리얼 넘버, 운반, 보안, 트레일러 수송 지지대’ 등의 단어가 러시아 어로 적혀 있었수습니다. 잔해물의 크기는 길이 약 3m, 폭 약 2m 정도였습니다. 의도적으로 북한은 발사각도를 조정, NLL 이남을 겨냥해 지대지미사일로 발사했습니다. SA-5 지대공미사일은 지대지미사일로 활용할 경우로 최대 3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유사한 형태의 궤적으로 비행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구형 미사일을 이용한 재고 소진 목적과 더불어 한미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합참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면서 “우리 군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한반도 긴장을 유발시킨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습니다.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 2022-11-0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