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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계엄령 선포 직후 계엄사령부가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단’ 내용이 담긴 포고령을 발표한 걸 두고 의료계는 격앙된 분위기다. 의사단체에선 ‘의대 증원 반대’를 넘어 ‘대통령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공동 성명을 내고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처단하겠다는, 전시 상황에서도 언급할 수 없는 망발을 내뱉으며 의료계를 반국가 세력으로 호도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탄압을 당장 멈추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명을 최일선에서 지켜온 의사들을 처단 대상으로 명시했다”며 “즉각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계엄사령부는 1호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처단 대상으로 지목된 전공의들의 태도 역시 강경해지면서 4일부터 시작된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때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후보로 출마한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료농단의 유일한 해법은 2025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될 경우 내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수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교수단체 관계자는 “책임자인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현 상태로 해를 넘기면서 사태가 더 꼬일 수 있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계엄사령부는 3일 1호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고 밝혔다. 올 2월 19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병원을 이탈하면서 10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를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포함된 내용으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수련병원 221곳에 출근해 근무 중인 전공의는 1171명으로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8.7%에 불과하다. 이 중 레지던트는 1069명으로 출근 비율이 10.2%이고, 인턴은 102명으로 출근 비율이 3.3%에 그친다. 다만 정부에서 올 6월 사직서 수리를 허용한 후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대부분은 사직을 택해 현재 전공의 신분이 아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9월 2일 기준으로 사직자는 1만1732명으로 전체 전공의 중 86.7%에 달한다. 또 사직자 중 상당수는 개원가에 재취업해 일반의로 일하고 있다. 레지던트 기준으로 사직 후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일하고 있는 비율은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50.4%다. 의료계에선 사직 전공의는 법적으로 전공의 신분이 아닌 만큼 강제로 수련병원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많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최창민 위원장은 “의대 교수들은 현재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며 “전공의 대부분은 사직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입장문을 내고 “현재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며 “국민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인들은 계엄 상황에서 정상 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평생 담배에 손대지 않으려 했는데….”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임모 씨(26)는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최근 흡연을 시작했다”며 “회사 동료와 선후배 중에도 상당수가 휴식 시간이나 회식 때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다시 늘어난 술자리에 체질량지수(BMI)도 ‘비만’으로 분류되는 25 이상이 됐다.지난해 2030세대의 흡연율과 비만율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체 흡연율도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50대 남성, 20대 여성 흡연 크게 늘어질병관리청은 3일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궐련형 담배 흡연율이 19.6%로 전년(17.7%) 대비 1.9%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흡연율은 2018년 22.4%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다 지난해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도 2022년 3.5%에서 2023년 4.5%로 1%포인트 늘었다.궐련형 담배 흡연율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는데 특히 5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증가 폭이 컸다. 50대 남성의 경우 흡연율이 2022년 32.5%에서 지난해 42.1%로 9.6%포인트 급증했다. 20대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5.8%에서 12.1%로 2배가량이 됐다. 다만 20대 여성의 경우 2018~2021년 흡연율이 10, 11%대를 유지하다 2022년 반 토막 났던 것이어서 지난 조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일단락된 후 대면 모임이 늘면서 흡연율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흡연율 조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숨은 흡연자’가 더 많이 응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20대 여성의 흡연율이 급감 후 급증한 건 일시적 반등일 수 있어 좀 더 지켜본 후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이 조사는 1998년부터 매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흡연율, 고위험 음주율 등 250여 가지 지표를 산출한다.●2030 여성 비만율 증가세2030 여성의 경우 흡연율 외에도 각종 건강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여성의 비만율은 22.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늘었고, 30대 여성은 27.3%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급증했다. 전체 비만율도 여성이 27.8%로 전년 대비 2.1% 늘어난 반면 남성은 45.6%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2030 여성은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 비율’ 역시 소폭 늘어 해당 비율이 줄어든 2030 남성과 대조를 보였다.식생활 측면에선 곡류와 과일 섭취가 줄고 육류와 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또 지방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하는 비율도 늘었다. 특히 20대 여성은 영양소 중 30.1%를 지방으로 섭취해 위험 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도 남성 54.4%, 여성 50.4%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질병청은 2025년부터 추적 조사를 도입해 건강행태 변화와 만성질환의 원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습관 변화가 이어지며 젊은 연령층에서 고도비만 환자가 늘고 있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달 5일부터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낙인찍고 매장시켜서라도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의사 사회 내부에서 집단 괴롭힘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출신 의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한 극단적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의사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달부터 경제적 이유로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데 “괴롭힘은 근무를 시작한 11월 7일 당일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신의 출신 학교와 소속 과, 이름 초성 등을 밝히고 ‘수련병원에서 소아과도 아닌 정형외과에서 왜 일하나’ ‘동료 등에 칼을 꽂고 신나냐’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설한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부역자’ 등 비하 표현도 사용됐고 부모까지 비하하는 욕설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나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그는 의료계 커뮤니티가 과도한 익명성을 유지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해자들이 활동한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의료계 온라인 집단 괴롭힘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회의가 2일 빈손으로 끝났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협약을 만들기로 했지만 결국 기한을 못 지킨 것이다. 2년여 동안 세계 약 180개국 대표단이 모여 5차례 회의를 거듭했는데도 결론을 못 내린 걸 두고 “플라스틱과의 작별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산유국, 생산 규제 반대로 결론 못 내환경부는 2일 새벽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협상이 종료일(1일)을 지나 2일 오전 3시까지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협약 성안에 이르지 못했다”며 “2025년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178개국 대표단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머 생산 규제 여부였다. 협약은 크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 소비 감축, 재활용 확대로 구성되는데 석유에서 만들어지는 폴리머를 규제하려 하자 산유국들이 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특히 폴리머 5대 생산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 규제 내용을 협약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러시아도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조항에 집중하자”는 논리로 생산 규제에 반대했다.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의장은 이번이 ‘마지막 협상’인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며 5차례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막판까지 노력했다. 또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00개국 이상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 제안을 지지했지만 그동안 국제 환경협약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산 규제 외에 재원 마련 방식 등에서도 국가 간 입장이 대립했다”고 전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산유국 입장에선 기후위기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협약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플라스틱 생산 규제까지 생기면 치명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규제 마련에 실패하면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BI)에 따르면 2023년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710조 원에 달하는데 2032년에는 약 1090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에는 2019년 대비 플라스틱 생산량과 소비량이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틀 합의라도” 호소도 무위로환경부에 따르면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썩는 데 걸리는 기간은 500년 이상으로 다른 일회용품인 종이(2∼5년), 나무젓가락(20년)보다 훨씬 길다. 1950년대부터 생산된 플라스틱을 모두 합치면 90억 t에 달한다. 전 세계가 버리는 4년 치 폐기물에 해당하는데 소각되는 양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썩지 않은 상태로 어딘가에 묻혀 있거나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에만 한국 면적 15배의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재활용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번 협상위에서 결론을 냈더라도 실제로 이행되는 건 한참 후가 된다. 온실가스 감축의 경우 1992년 유엔기후협약이 체결됐지만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협약(2018년) 등으로 실효성을 갖추기까지 길게는 수십 년이 걸렸다. 발디비에소 의장이 “큰 틀의 합의라도 이루자”고 호소하고 개최국인 한국 정부도 이에 동의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다만 한국 정부를 두고선 플라스틱 생산량 세계 4위, 1인당 소비량 1위국인 만큼 산업적 타격을 우려해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 협상은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인데 현재처럼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상황에선 생산, 소비, 재활용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협상위 관계자는 “생산 감축 문구를 협약문에 넣는다면 산유국들의 피해를 보전해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을 찾았던 환경단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에이리크 린데비에르그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제품 및 화학물질 금지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안전하고 살기 좋은 지구를 유지할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며 유감을 표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제주시 제주에너지공사 CFI에너지미래관 강당. 노인 5명이 손에 대본을 들고 어린이집 아동에게 보여줄 인형극을 연습하고 있었다. 인형극 주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에너지’로 에너지 종류를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인형극을 하던 김병수 씨(68)가 “환경을 아프게 하지 않는 에너지에 대해 배워볼까요?”라고 하자 어린이들은 “네”라고 대답하며 웃었다.노인일자리 사업은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익활동, 일자리, 재능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여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김 씨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어린이 인형극에 참여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임금은 적지만 자부심을 느껴 행복하다”고 했다. ● 노인일자리 사업 신청에 시니어들 ‘북적’김 씨가 소속된 제주시니어클럽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다.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환경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 무게를 두고 폐린넨 업사이클링, 환경 교육, 에너지 도슨트 등 특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사업에는 3761명이 참여했으며 대기 인원만 1500명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제주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모집 첫 날인 지난달 28일 접수 대여섯 시간 만에 이미 500명이 넘게 지원했다.노인역량활용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월 76만 원 정도를 받는다. 학교 교사를 하다 은퇴한 그는 일주일에 3일 출근하며 하루 5시간 근무한다. ‘에너지 도슨트’로 활동하는 박길승 씨(75)는 “새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현재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에서는 시범사업이 일부 존재한다.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자체에 보고하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한다. 해당 모델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정착하면 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전국 단위로 보급된다. 강원 태백과 삼척에서 시작된 ‘세탁방 사업’은 제주도로 보급돼 29일부터 개소식을 갖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인이 노인 도우며 일자리 창출제주도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노(老-老) 돌봄’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세탁상 서비스 이외에도 취약계층에게 주 2회 식사를 제공하는 ‘밥dream사업단’, 고위험군 어르신을 발굴하고 상담하는 ‘생명 지킴이 사업’ 등이 진행된다. 노인들은 같은 노인을 돕기도 한다. 한희숙 씨(62)는 노인들의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6월부터 교육을 받아 병원동행매니저 1급 자격증을 땄다. 이후 2개월 동안 제주도의 5개 병원을 방문해 현장 교육도 받았다. 한 씨는 “어르신들이 병원에 가면 복잡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보호자와 이용자분들이 모두 좋아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직접 지역 취약계층의 곁을 찾아가는 이들도 있다. 생명 지킴이 사업단으로 활동하는 정희자 씨(69)는 임상 경험이 20년에 달하는 간호사 출신이다. 남편이 아파 4년 전 제주도로 온 그는 검색을 통해 노인 일자리를 찾게 됐다. 실제 정 씨는 활동 과정에서 아픈 이들을 찾아내기도 했다. 정 씨는 “비교적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살아온 경험이 있으니 상담할 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들이 참여한 사업은 노인역량활용사업이다. 그밖에도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으로는 노인공익활동사업, 공동체사업단 등이 있다. 내년도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보다 6만여 개 증가한 109만8000개에 달하며 모집은 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이같은 사업은 아직 일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에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이를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산 투입 등 지자체에서 얼마나 같이 고민하고 지원하는지에 따라 일자리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제주=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달 5일부터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낙인찍고 매장시켜서라도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의사사회 내부에서 집단 괴롭힘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출신 의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익명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한 극단적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이 의사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달부터 경제적 이유로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데 “괴롭힘은 근무를 시작한 11월 7일 당일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신의 출신 학교와 소속과, 이름 초성 등을 밝히고 ‘수련병원에서 소아과도 아닌 정형외과에서 왜 일하나’, ‘동료 등에 칼을 꼽고 신나냐’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설한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감귤’, ‘부역자’ 등 비하 표현도 사용됐고 부모까지 비하하는 욕설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나 의대생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그는 의료계 커뮤니티가 과도한 익명성을 유지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해자들이 활동한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 희소병에 걸린 3세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충북 청주시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뒤셴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아이는 50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 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경남 양산, 울산, 대구, 경북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충남 천안, 경기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라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여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사랑이를 위한 특별 후원 모금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은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희귀병에 걸린 3살 딸의 치료비 46억 원을 모으기 위해 부산에서 국토대장정에 나선 한 아버지가 24일 만에 폭설을 뚫고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40km, 총 880km 가량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충북 청주 옥산면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전요셉 목사(33)는 이달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대장정에 나선 끝에 29일 오후 2시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 양(3)은 현재 듀센근이영양증(DMD)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나중에는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되는 병으로 여자 아이는 5000만 분의 1의 확률로 발병한다.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약값이 46억 원에 달한다.전 목사는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국토 종주에 나섰다. 예배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신이 걷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그는 양산, 울산, 대구, 김천 등을 거쳐 20일 고향 청주에서 잠깐 가족을 만난 뒤 다시 천안, 오산, 성남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전 목사의 아내와 딸이 마중 나왔다. 전 목사는 “애 춥겠다”며 사랑 양에게 핫팩을 쥐어줬고, 사랑 양은 전 목사의 등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이게 뭐야?” 물었다. 플래카드에는 ‘사랑아 널 위해 걸을 수 있어서 아빠는 참 기쁘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까지 시민들이 모아준 치료비는 총 13억7000만 원이다. 전 목사는 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맡긴 뒤 치료에 지출하는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 목사는 “사랑이를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여정이었다”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27일 서울에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기상청은 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5cm 이상 눈이 더 쌓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적설량의 기준이 되는 종로구 기상관측소에는 18cm의 눈이 쌓였다. 이는 11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과거 기록은 1966년 11월 20일 9.5cm였다. 관악구에는 한때 27.5cm의 눈이 쌓였고 성북구와 강북구에도 20cm 넘게 눈이 쌓였다. 경기 용인시(30.7cm)와 군포시(27.9cm) 등 경기 남부지역과 강원 평창군(25.2cm) 등에도 많은 눈이 왔다. 서울 전역에는 눈이 20cm 이상 쌓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11월 서울에 대설경보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폭설로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입구에선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서도 80대 남성이 차고지 위 눈을 치우다 차고지가 무너지며 추락해 숨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3배 무거운 눈폭탄… 뜨거워진 바다, 북쪽 찬공기 만나 생겨[117년만에 11월 폭설] 11월에 첫 대설경보서해 해수면 평년보다 2도 높아… 수증기 늘어나며 눈구름대 발달수분함량 높은 ‘습설’100m²에 20cm 쌓이면 무게 2.4t… 적설량 적어도 비닐하우스 무너져관악 27cm-양천 3cm ‘국지성’고도 따라 온도 달라져 적설량 차이27일 서울에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11월 기준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산이 많은 관악구에는 눈 폭탄이 내리며 한때 27.5cm까지 눈이 쌓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수증기를 머금은 눈구름대가 발달해 갑작스러운 폭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겨울 이 같은 국지성 폭설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 사상 첫 11월 대설경보기상청은 이날 시간당 많게는 5c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자 서울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에 대설경보를 발령하고 경기 북부 및 강원 지역 등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5cm 이상 예상될 때, 대설경보는 20c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서울 외에도 인천(15.2cm)과 경기 수원시(27.3cm) 등에서 11월 적설량 기록이 경신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2010년 1월 이후 14년 만이며 11월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공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강원 평창군에 25.2cm, 전북 무주군에 20.5cm의 눈이 쌓이는 등 영남과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적설량 10cm 이상의 많은 눈이 왔다.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 이례적으로 눈 폭탄이 쏟아진 주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올라간 해수면 온도를 꼽는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역사상 지구가 가장 뜨거웠는데 그 영향으로 서해는 현재 해수면 온도가 14∼16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높은 상태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비정상적으로 더운 서해 해수면을 만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발생해 공기 중에 유입됐다”며 “이렇게 발달한 눈구름대가 육지로 이동해 폭설을 내리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서해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올겨울 이 같은 폭설이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 때문에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편서풍의 흐름이 끊기면서 기압골이 발생한 것도 이번 폭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압골이 서해상에 있던 눈구름대를 수도권으로 끌고 들어오며 대기 불안정성이 커져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 국지성 폭설로 서울 내에서도 적설량 차이서해상에서 눈구름대가 발생한 탓에 이번 폭설은 수분 함량이 높은 습설(무거운 눈)로 내렸다. 습설은 수분 함량이 적은 건설(가벼운 눈)보다 3배가량 무거워 적설량이 많지 않아도 비닐하우스 등을 붕괴시킬 수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습설은 가로 10m, 세로 10m 정도에 20cm만 쌓여도 무게가 2.4t 정도 된다”며 “가로수가 꺾이거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서울 내에서 적설량 차이가 컸다는 것도 이번 눈의 특징 중 하나다. 27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강북구에는 눈이 20cm 쌓였지만 양천구에는 3.5cm밖에 쌓이지 않았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기온이 비슷해도 고도가 50∼100m만 차이가 나면 미세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며 눈이 쌓이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눈이 가장 많이 쌓인 곳은 관악산이 있는 관악구로 27.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이번 눈은 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5cm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역에 따라 29일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까지 예상 추가 적설량은 서울 등 수도권 최대 25cm 이상, 강원 최대 20cm 이상, 충청권 최대 15cm 이상 등이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강하고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진다. 기상청은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 29일은 영하 8도까지 내려간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박성미(가명) 씨는 이혼 후에도 헤어진 남편의 스토킹을 당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박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매일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엄마로서 참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가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와 심리 상담 서비스를 알게 됐고 도움을 받으며 일상이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씩 제공되는 반찬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절약한 식비로 조금씩 저축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서 불안 시달리는 범죄 피해 청소년 월드비전은 올해부터 3년간 범죄 피해 청소년과 수용자 자녀들을 돕기 위한 ‘하트 힐링(Heart Healing)’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와 법무부 교정본부, 소망교도소, 수용자 자녀 지원기관 ‘세움’ 등 전국 기관 60여 곳과 협력해 범죄 피해 청소년과 수용자 자녀에게 심리 상담 및 가족 회복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범죄 피해 청소년 중 상당수는 신체적 외상과 정서 불안, 2차 가해 후유증 등에 시달린다. 또 수용자 자녀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양육 환경의 변화, 사회적 낙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김광무 월드비전 국내사업전략팀장은 “범죄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수용자 가족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준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정서적 불안과 경제적 위기, 사회적 낙인 등을 겪으며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트 힐링’ 사업은 먼저 경제적 위기를 겪는 가정에 긴급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 비용 등을 지원한다. 이후 피해자 및 피해자 가정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심리 상담, 치료비 지원 등을 하며 학업을 위한 자기계발비도 제공한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일상을 회복하고 청소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박 씨의 남편은 현재 가정 폭력으로 수감 중이고, 자녀들은 범죄 피해자인 동시에 수용자 자녀이기도 하다. 월드비전은 이런 점을 고려해 박 씨와 박 씨의 자녀들에게 통합 지원을 제공했다. 박 씨는 “심리 상담을 받은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게 됐다”며 “아이들이 ‘커서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눈물이 났다. 받은 도움을 발판으로 삼아 흔들리지 않고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양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범 줄이는 가장 큰 동기 부여는 가족” 천희정(가명) 씨의 경우 남편이 갑작스럽게 수용자가 되며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왔다.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혼자 밀린 월세와 관리비를 내기 어렵다 보니 막막한 상황이었다. 천 씨는 “미납액이 너무 커서 한 번에 내기 어려웠는데 ‘하트 힐링’ 사업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식당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아이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며 “저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법무부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를 둔 수용자는 올해 7월 기준으로 8267명이며 미성년 자녀는 1만2791명에 달한다. 미성년 자녀를 둔 수용자 5979명(72.3%)은 입소 전 자녀와 함께 생활했으나 5497명(66.5%)은 입소 후 접견 등의 형태로 자녀를 직접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미성년 자녀 가운데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3093명(24.2%), 7∼12세는 4889명(38.2%)이었다. 특히 수용자 자녀 중 51명은 혼자 생활하고 있고, 50명은 지인이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양육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은 아동도 55명이나 됐다. 신연희 성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범죄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모두 사회가 보호하고 돌봐야 할 존재”라며 “수용자의 재범을 줄이는 가장 큰 동기 부여는 역시 가족이다. 수용자 1인당 연간 약 3100만 원의 직간접 비용이 필요한데 재범률 감소는 이런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27일 서울에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11월 기준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산이 많은 관악구에는 눈 폭탄이 내리며 한때 27.5cm까지 눈이 쌓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수증기를 머금은 눈구름대가 발달해 갑작스러운 폭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겨울 이 같은 국지성 폭설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 사상 첫 11월 대설경보기상청은 이날 시간당 많게는 5c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자 서울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에 대설경보를 발령하고 경기 북부 및 강원 지역 등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5cm 이상 예상될 때, 대설경보는 20c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때 경기 군포시에는 27.9cm의 눈이 쌓였다.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2010년 1월 이후 14년 만이며 11월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공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강원 평창군에 25.2cm, 전북 무주군에 20.5cm의 눈이 쌓이는 등 영남과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적설량 10cm 이상의 많은 눈이 왔다.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 이례적으로 눈 폭탄이 쏟아진 주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올라간 해수면 온도를 꼽는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역사상 지구가 가장 뜨거웠는데 그 영향으로 서해는 현재 해수면 온도가 14~16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높은 상태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비정상적으로 더운 서해 해수면을 만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발생해 공기 중에 유입됐다”며 “이렇게 발달한 눈구름대가 육지로 이동해 폭설을 내리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서해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올겨울 이 같은 폭설이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편서풍의 흐름이 끊기면서 발생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기압골이 발생한 것도 이번 폭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압골이 서해상에 있던 눈구름대를 수도권으로 끌고 들어오며 대기 불안정성이 커져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국지성 폭설로 서울 내에서도 적설량 차이서해상에서 눈구름대가 발생한 탓에 이번 폭설은 수분 함량이 높은 습설(무거운 눈)로 내렸다. 습설은 수분 함량이 적은 건설(가벼운 눈)보다 3배가량 무거워 적설량이 많지 않아도 비닐하우스 등을 붕괴시킬 수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습설은 가로 10m, 세로 10m 정도에 20cm만 쌓여도 무게가 2.4t 정도 된다”며 “가로수가 꺾이거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같은 서울 내에서 적설량 차이가 컸다는 것도 이번 눈의 특징 중 하나다. 27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강북구에는 눈이 20cm 쌓였지만 양천구에는 3.5cm밖에 쌓이지 않았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같은 영하권이어도 고도가 50~100m만 차이가 나도 미세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며 눈이 쌓이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눈이 가장 많이 쌓인 곳은 관악산이 있는 관악구로 27.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이번 눈은 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5cm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역에 따라 29일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서울 등 수도권 최대 25cm 이상, 강원 최대 20cm 이상, 충청권 최대 15cm 이상 등이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강하고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진다. 기상청은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 29일은 영하 8도까지 내려간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건물 청소일 등을 하며 성실하게 평생 살아온 70세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안명옥 씨(70)가 간장을 기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안 씨는 올해 7월 1일 집에서 쓰러진 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추정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2021년 안 씨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삶의 끝에 누군가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떠 올리고 기증에 동의했다.안 씨는 전북 정읍시에서 8남매의 맏딸로 태어났다. 평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젊은 시절 재봉사로 근무했다. 최근까지도 건물 청소를 하는 등 평생 쉬지 않고 일하며 지냈다고 한다. 아들 송진용 씨는 “어머니는 누구보다 고생하며 가족을 아끼고 돌봐주셨다. 늘 고마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따뜻한 사랑을 베풀고 가신 기증자와 유가족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올해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신생아 수)이 0.74명으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소폭 반등할 것이란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했던 결혼이 지난해부터 재개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6일 “올해 합계출산율이 지난해(0.72명)보다 0.02명 늘어난 0.74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출산율이 더 하락해 0.68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국내 출산율은 2002년 1.18명으로 초저출산(출산율 1.3명 이하) 국가에 진입했으며 이후 1.2명 안팎을 오가다가 2016년부터 급격히 줄었다.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지난해에는 0.72명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반등을 두고 청년층이 코로나19 확산 당시 미뤘던 결혼을 지난해부터 재개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결혼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늘었다. 올 7, 8월에는 출생아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9%, 5.9% 늘며 두 달 연속으로 2만 명을 넘었다.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최근 인기 결혼식장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결혼을 준비 중인 박모 씨(29)는 “알아봤더니 괜찮은 예식장은 1년 치 예약이 꽉 차 있더라”고 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1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2.5%로 2014년(56.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68.4%)도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출산율이 0.74명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5년에는 0.76명으로 더 오르고 2026, 2027년에는 0.77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이 출산율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일·가정 양립 등을 정책적으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이번을 계기로 정책적 논의를 더 활성화해 출산율 반등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출산 중심이었던 정책을 결혼, 고용 등으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처음으로 정치권과 공식 간담회를 갖고 의대 증원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의협에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도 참석했다. 의협 비대위는 2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회의실에서 개혁신당과 함께 의료계 현안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참석했다. 박형욱 위원장과 박단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내년 의학 교육 역시 불가능하며 학생과 전공의 모두 (학교와 병원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지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의대 교육 파행 우려와 관련해 “정부가 숫자 외에는 책임질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사 출신인 이 의원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현실적으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고, (증원) 인원이 정해진 뒤 아무 논의도 진행되지 않아 교육 준비도 전혀 안 돼 있다”며 “정상적으로 교육받는 게 불가능하다면, 그것에 대한 대안 없이 (증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료계와 당정은 국회에서 열린 3차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평행선을 달렸다. 의료계는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제한,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학교 측에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한 선발 제한권 부여, 모집 요강 내에서 선발 인원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 4가지 조정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의료계가) 2025학년도에 1500명 이상 증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6학년도 증원은 제로(0명)로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2027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2027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추계 기구가 운영된다면, 거기서 그 안을 갖고 가자는 것은 크게 이견이 없는 것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일단 군대 문제도 있고 해서 내년 2월까지만 일하기로 계약해 놓은 상황입니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내과 3년차 레지던트로 일하다가 올 2월 병원을 떠난 김성우(가명·29) 씨는 동네병원에서 연봉 7000만 원을 받으며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인턴을 거쳐 레지던트 마지막 연차에 그만둔 터라 일자리는 어렵지 않게 잡았다. 김 씨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일단 군에 먼저 다녀올까 생각 중인데,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너무 많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공의 대표 “내년도 의대 선발 말아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올해 의대 신입생이 돌아오면 2025학년도에 원래 정원인 3000여 명이 아니라 1000명이 들어온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다”며 기존 요구사항인 ‘증원 백지화’를 넘어 ‘내년도 모집 정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상황에서 내년도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공의 중에선 소수지만 내년도 복귀 움직임도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현재 전공의 단일대오라는 것도 전문의 자격만 따면 관계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문의는 일반의보다 연평균 임금이 1억 원가량 높은 만큼 이미 수 년을 투자한 고연차 전공의들이 쉽게 전문의를 포기할 순 없다는 것이다. 의대 교수 사이에선 내년 상반기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인기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일부가 복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 사직 전공의 중 3000여 명이 내년 3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입대 대상인 것도 변수다. 의무사관후보생인 전공의는 일반 사병 입대는 불가능하다. 다만 한꺼번에 입대할 수 없다 보니 최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고연차의 경우 사직과 입대 대기, 복무(38개월) 등이 겹칠 경우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연차, 대리운전으로 생계 꾸리기도 1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2일 현재 사직 레지던트 9184명 중 4539명(49.4%)이 병원에 취업했다. 개원한 레지던트도 15명이 있다. 다만 사직 전공의가 한꺼번에 개원가에 쏟아지면서 저연차 전공의 상당수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수도권 의대를 졸업한 후 올해 대형병원 인턴 수련을 포기한 김모 씨(26)는 “병원 100곳 이상에 원서를 넣었지만 연락이 안 왔다”며 “대리운전과 대리주차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사직 전공의 중 상대적으로 강경한 이들은 필수과 전공의들이다. 현재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사직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차는 “미용의료 시장을 경험한 저연차 전공의 상당수는 아예 필수과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일단 군대 문제도 있고 해서 내년 2월까지만 일하기로 계약해 놓은 상황입니다.”수도권 대형병원에서 내과 3년차 레지던트로 일하다 올 2월 병원을 떠난 김성우(가명·29) 씨는 동네병원에서 연봉 7000만 원을 받으며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인턴을 거쳐 레지던트 마지막 연차에 그만둔 터라 일자리는 어렵지 않게 잡았다. 김 씨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일단 군에 먼저 다녀올까 생각 중인데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너무 많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전공의 대표 “내년도 의대 선발 말아야”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올해 의대 신입생이 돌아오면 2025학년도에 원래 정원인 3000여 명이 아니라 1000명이 들어온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다”며 기존 요구사항인 ‘증원 백지화’를 넘어 ‘내년도 모집 정지’를 요구했다.하지만 이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상황에서 내년도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나온다. 전공의 중에선 소수지만 내년도 복귀 움직임도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현재 전공의 단일대오라는 것도 전문의 자격만 따면 관계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문의는 일반의 보다 연평균 임금이 1억 원 가량 높은 만큼 이미 수 년을 투자한 고연차 전공의들이 쉽게 전문의를 포기할 순 없다는 것이다.의대 교수 사이에선 내년 상반기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인기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일부가 복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사직 전공의 중 3000여 명이 내년 3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입대 대상인 것도 변수다. 의무사관후보생인 전공의는 일반 사병 입대는 불가능하다. 다만 한꺼번에 입대할 수 없다보니 최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고연차의 경우 사직과 입대 대기, 복무(38개월) 등이 겹칠 경우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저연차, 대리운전으로 생계 꾸리기도1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2일 현재 사직 레지던트 9184명 중 4539명(49.4%)이 병원에 취업했다. 개원한 레지던트도 15명이다.다만 사직 전공의가 한꺼번에 개원가에 쏟아지면서 저연차 전공의 상당수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수도권 의대를 졸업한 후 올해 대형병원 인턴 수련을 포기한 김모 씨(26)는 “병원 100곳 이상에 원서를 넣었지만 연락이 안 왔다”며 “대리운전과 대리주차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사직 전공의 중 상대적으로 강경한 이들은 필수과 전공의들이다. 현재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사직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차는 “미용의료 시장을 경험한 저연차 전공의 상당수는 아예 필수과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지지를 받은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하지만 10일 불신임안이 통과돼 물러난 임현택 전 회장이 사실상 탄핵 불복을 선언하며 의협 내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13일 대의원 244명 중 233명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인 123명(52.8%)의 표를 받은 박 부회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 표를 얻어 다른 세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비대위원장 임기는 이날부터 다음 회장이 선출되는 내년 1월 초까지다. 박 위원장은 개표 직후 “그동안 소외됐던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이 비대위 운영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가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하고 의료파탄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만 했다. 박 위원장의 당선에는 전공의들의 공개 지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투표 직전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 부회장을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글을 전달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를 두고 경쟁 후보 측 항의가 이어지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박단 위원장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변호사이면서 의사인 박형욱 위원장은 합리적 성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전공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내년도 증원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불신임안 통과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했던 임 전 회장은 12일 밤부터 활동을 재개하고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왜 필요한가. 박단 위원장이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또 “박단 위원장과 그를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 왔는지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고 했다. 박단 위원장을 향해선 ‘구역질 난다’는 원색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임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의협 대의원회를 두고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 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탄핵 불복 의사를 밝혔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협 내분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 의사단체가 한목소리를 내는 건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지지를 받은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하지만 10일 불신임안이 통과되며 물러난 임현택 전 회장이 사실상 탄핵 불복을 선언하며 의협 내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의협 대의원회는 13일 대의원 244명 중 233명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인 123명(52.8%)의 표를 받은 박 부회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 표를 얻어 다른 세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비대위원장 임기는 이날부터 다음 회장이 선출되는 내년 1월 초까지다.박 위원장은 개표 직후 “그 동안 소외됐던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이 비대위 운영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가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하고 의료파탄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만 했다.박 위원장의 당선에는 전공의들의 공개 지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투표 직전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 부회장을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글을 전달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를 두고 경쟁 후보 측 항의가 이어지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박단 위원장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변호사이면서 의사인 박 위원장은 합리적 성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전공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내년도 증원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불신임안 통과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던 임 전 회장은 12일 밤부터 활동을 재개하고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왜 필요한가. 박단 위원장이 모든 권한과 책임 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또 “박단 위원장과 그를 배후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 왔는지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고 했다. 박단 위원장을 향해선 ‘구역질난다’는 원색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임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의협 대의원회를 두고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 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탄핵 불복 의사를 밝혔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협 내분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 의사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건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내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0일 불신임안이 통과된 임현택 전 회장은 사실상 탄핵 불복을 선언했고, 임 전 회장 탄핵을 주도한 전공의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엄중 경고를 받았다. 일각에선 비대위원장 선출 후에도 의료계가 국회와 정부를 향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불신임안 통과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던 임 전 회장은 12일 밤부터 활동을 재개하고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왜 필요한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모든 권한과 책임 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전 회원 투표로 자신이 정당하게 선출됐는데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이 일부 세력과 함께 자신을 부당하게 탄핵시켰다는 취지다.임 전 회장은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시키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줘 넘어간 거 자체가 제 잘못”이라면서도 “박 위원장과 그를 배후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 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는 글도 남겼다.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의협 대의원회를 향해선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 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탄핵 불복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임 전 회장은 비대위원장에 출마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을 비꼬는 글도 올렸으며 박 위원장을 향해 “구역질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한편 박 위원장은 13일 투표 전 “비대위원장으로 박 교수를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글을 의협 대의원들에게 전달해 논란이 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박 위원장에게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개원의 일부의 지지를 받는 임 전 회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의 불화가 탄핵 이후도 이어지면서 의사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건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한편 의협은 내년 1월 2일부터 회장 보궐선거를 진행해 이르면 4일, 늦어도 8일에는 새 수장을 선출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