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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가 미국 연방정부에 큰 수입을 가져다 주고 있으며 2028년 미국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이 승리한다 해도 관세 수입을 쉽게 포기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달간 미국의 관세 수입은 1520억 달러(약 210조 원)였다. 한 해 전 780억 달러(약 108조 원)보다 거의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관세 정책이 유지된다면 향후 10년간 2조 달러(약 2760조 원)가 넘는 관세 수입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관세 수입은 어떤 정당이 집권해도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조아오 고메스 교수(경제학)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수입원을 포기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관세 수입은) 중독성이 있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민주당 내에서도 관세에 대한 견해가 나눠져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반대하지만 현 관세 수입을 유지해 복지 혜택을 늘리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복지 확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관세 수입처럼 꾸준히 정부에 들어오는 돈이 있을 경우 이를 포기하는 건 더욱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또 트럼프 대통령과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관세 수입의 일부를 미국인에게 돌려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홀리 의원은 최근 전 국민에게 1인당 최소 600달러(약 83만 원)를 지급해주자는 법안을 발의했다.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동부 시간 7일 0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부터 전 세계에 부과될 관세가 향후 며칠 간의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3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관세율이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이 그 나라와 가진 무역적자 및 흑자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내 휴대전화로 (주요국) 통상 장관들의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며 관세 발효 후에도 협상의 문은 열어둘 뜻을 밝혔다.특히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에 올 4월 부과한 관세보다 10%포인트 높은 35%를 부과한 것을 두고 “지금까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보복한 나라는 캐나다와 중국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괘씸죄’도 반영해 관세를 부과했다는 뜻이다. 남미 최대 경제 대국으로 중국과 밀착 중인 브라질에 50%의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법과 민주주의의 오용, 이른바 ‘법을 무기로 한 정치공세’가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관세는 ‘제재’보다 가벼운 조치“라고 주장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3일(현지 시간) 집단으로 텍사스주를 떠났다.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들 일부가 이날 텍사스를 떠나 민주당이 강세인 일리노이주 시카고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뉴욕주 등지로 향했다. 현재 얼마나 많은 의원이 텍사스를 떠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텍사스 하원은 4일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표결을 위해선 텍사스주 하원 전체 3분의 2(100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데, 62명인 민주당 의원 중 51명 이상이 불참할 경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논의가 불가능하다. 텍사스를 떠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이번 투표를 위해 소집한 특별 입법 회기가 끝날 때까지 2주 동안 자리를 비울 계획이라고 예고했다.텍사스 하원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은 진 우 의원은 성명에서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목소리를 외면하는 조작된 시스템에 맞서기 위해 텍사스를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 하원의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공항에서 촬영한 영상을 올리며 “이 조치는 2026년 선거의 공정성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절박함의 표시”라고 말했다.이번 텍사스주 선거구 개편안에는 공화당 득표를 더 유리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5개 선거구 구역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히스패닉 유권자 등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을 합쳐 민주당 의석을 줄이고,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농촌 지역을 민주당 강세 선거구에서 떼어내는 방식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새 선거구 지도에서 30개 구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10%포인트 이상으로 민주당을 꺾은 곳이다.일반적으로 주 선거구 조정은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 주기로 진행하며, 가장 최근 텍사스는 2021년에 선거구를 조정했다. 이번처럼 다수당이 회기 중간에 선거구를 재설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데다, 재조정안에 자연재해 복구 예산 등 민감한 정책도 포함돼 논란을 가중하고 있다.이례적인 시기에 추진하는 텍사스의 이번 선거구 재획정은 미국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수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텍사스에서 연방 하원 5석을 더 얻을 수 있게 선거구를 조정하도록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에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와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인정하면서 선거구 조정을 통해 추가 확보를 노리는 의석에 대해 “텍사스가 가장 클 것이다. 5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6%대 42%로 승리한 지역이다.한편 2021년에도 민주당 소속 텍사스주 의원들은 공화당의 선거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집단 탈주’를 감행한 전력이 있다. 이에 공화당은 2023년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탈주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루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강제 소환할 수 있도록 하원 규칙을 개정했다. 공화당 소속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이를 토대로 주를 떠난 의원들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어떤 나라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어떤 나라를 면제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백악관에서 수 시간 동안 회의를 한 끝에야 최종 관세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관계가 안 좋은 인도, 스위스, 캐나다 같은 우방들이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배경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중국 견제 등을 위한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15%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보다 훨씬 높은 25%의 관세가 확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가 올 5월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시 중재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게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인도와의 무역 협상을 지렛대로 휴전을 중재했다”고 밝혔지만 인도 측은 “외부 개입은 없었다”며 미국의 역할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중재 공로를 인정하고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파키스탄과 대조적이다. 파키스탄의 관세율은 올 4월 29%에서 최근 19%로 인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인도와 러시아가 함께 자기들의 ‘죽은 경제’를 망가뜨리건 말건 알 바 아니다”라며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인도가 러시아와 교역을 지속한다면 추가 페널티가 부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더 많은 미국산 상품과 에너지를 구입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일 연설에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모두 ‘스와데시’(국산품 애용 운동)를 맹세하라”며 “인도 국민의 기술로 만들고, 인도 국민의 땀으로 만들어진 것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이어가겠다면서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방침 등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와 캐나다 등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달 31일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통화한 뒤 스위스에 올 4월 예고됐던 31%보다 높은 39%의 관세를 부과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 400억 달러(약 55조2000억 원)인 미국의 대(對)스위스 상품수지 적자에 큰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켈러주터 대통령이 적자 해소와 관련해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크게 화를 낸 후 고율 관세를 매겼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대미 흑자 축소 방안에 소극적인 캐나다에 대한 불만도 크다. 그는 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포함되지 않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높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어떤 나라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어떤 나라를 면제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백악관에서 수 시간 동안 회의를 한 끝에야 최종 관세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관계가 안 좋은 인도, 스위스, 캐나다 같은 우방들이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배경도 주목받고 있다.인도는 중국 견제 등을 위한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15%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보다 훨씬 높은 25%의 관세가 확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가 올 5월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시 중재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게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인도와의 무역 협상을 지렛대로 휴전을 중재했다”고 밝혔지만 인도 측은 “외부 개입은 없었다”며 미국 역할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중재 공로를 인정하고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파키스탄과 대조적이다. 파키스탄의 관세율은 올 4월 29%에서 최근 19%로 인하됐다.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인도와 러시아가 함께 자기들의 ‘죽은 경제’를 망가뜨리건 말건 알 바 아니다”라며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인도가 러시아와 교역을 지속한다면 추가 페널티가 부과될 수도 경고했다. 반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더 많은 미국산 상품과 에너지를 구입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겠단 뜻을 밝혔다. 그는 2일 연설에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모두 ‘스와데시(국산품 애용 운동)’를 맹세하라”며 “인도 국민의 기술로 만들고, 인도 국민의 땀으로 만들어진 것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는 미국과 무역협상을 이어가겠다면서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방침 등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와 캐나다 등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달 31일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통화 뒤 스위스에 올 4월 예고됐던 31%보다 높은 39%의 관세를 부과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 400억 달러(약 55조2000억 원)인 미국의 대(對)스위스 상품수지 적자에 큰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켈러주터 대통령이 적자 해소와 관련해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크게 화를 낸 후 고율 관세를 매겼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대미 흑자 축소 방안에 소극적인 캐나다에 대한 불만도 크다. 그는 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포함되지 않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높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본산 ‘말차’(사진)가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말차의 독특한 맛, 특유의 초록색, 각종 건강 효능 등으로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또한 잇따라 말차를 찾으면서 현지에서도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말차는 녹차를 갈아 만든 가루형 차로 일본 ‘다도 문화’의 중심에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일본산이 최고급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전 세계 말차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말차 라테와 틱톡 덕분”이라고 논평했다. 호주의 말차 도·소매업체 ‘메종코코’는 뉴욕타임스(NYT)에 올 2분기(4∼6월) 매출이 1분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의 폭염으로 말차 생산량이 줄어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말차 관련 기업 ‘말차닷컴’의 안드레 파쇼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WP에 “지난해 대비 올해 (전 세계) 말차 수확량이 20%가량 줄었다”며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려면 기존 물량의 최소 두 배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미국, 서유럽 등의 인플루언서들은 잇따라 말차를 건강식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에서 ‘말차 코어’, 즉 말차 라테 등 말차가 들어간 음료·디저트를 소비하거나 특유의 초록 색감이 들어간 패션 소품을 활용하는 유행이 퍼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입소문을 탄 최고 등급의 ‘세레모니얼(의식용)’ 말차는 차광에서 재배해 맷돌로 갈아 만드는 방식이라 대량 생산이 어렵다. 이것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심화시킨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낮은 등급의 말차를 고품질 제품에 섞어서 파는 모습까지 관측되고 있다. WP는 말차 가격이 이미 상승한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말차의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일본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30일(현지 시간)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러시아, 일본 등에서는 ‘지진해일(쓰나미)’ 경보와 함께 긴급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미국 하와이주와 캘리포니아주, 필리핀, 뉴질랜드 등도 경계에 들어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동남쪽으로 110km 떨어졌고, 진원의 깊이는 20km다. 러시아 당국은 극동 지역에서 1952년 이후 73년 만에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이라고 밝혔다. 지진 영향으로 캄차카 일부 지역에서는 3∼4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고 세베로쿠릴스크의 항구 또한 침수됐다. 러시아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쿠릴 열도 일대에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일본도 태평양 연안 등에 1∼3m 높이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최소 200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이와테현에서 최고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고, 일본 기상청은 “추가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쓰나미를 주의하라고 썼다.5m 쓰나미, 러 항구도시 덮쳐… 日 “즉시 도망쳐” 200만명 대피령러 캄차카반도 ‘8.8 초강진’러 극동지역 73년만에 최강 지진… “한달간 규모 7.5 여진 이어질듯”美-日 등 태평양 일대 쓰나미 공포… 러시아 11시간만에 경보 해제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중단 통보30일 오전 8시 25분경(현지 시간)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바다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사할린주, 쿠릴 열도의 상당수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태평양 일대의 일본,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도 ‘지진해일(쓰나미)’ 공포에 휩싸였다. 진앙에 인접한 러시아에선 직접적인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실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캄차카반도에서 약 5800km 떨어진 미국 하와이주까지 쓰나미가 도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日 재난방송 ‘즉시 도망쳐!’… 200만 명에 대피령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공영방송 NHK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즉시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했다. ‘쓰나미’ ‘대피하라’는 경고 문구도 거듭 내보냈다. 일본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경 홋카이도부터 규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고, 오전 9시 40분경 다시 홋카이도와 혼슈 태평양 연안부에 쓰나미 경보, 규슈와 시코쿠 태평양 연안부 등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며 경계감을 높였다. 경보는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주의보는 1m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실제 이날 오후 혼슈섬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홋카이도섬 네무로에서 80cm, 인근 하마나카에서도 60c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태평양 연안을 중심으로 최소 20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41개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고, 일부 기차역도 폐쇄됐다. 쓰나미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미에현에서 쓰나미 경보를 듣고 대피하던 차가 도로 옆 절벽 아래로 떨어져 58세 여성 운전자가 숨졌다.● 러에 최고 5m 쓰나미… 美 하와이에도 대피령러시아 당국은 이번 지진이 1952년 11월 2000명 이상이 사망한 캄차카반도 북부 세베로쿠릴스크 지진 이후 일대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밝혔다. 관영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선 쓰나미 파고가 3∼4m에 이르렀다. 또 최대 5m 높이의 쓰나미도 관측됐다. 러시아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관영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과학학회지질연구소는 “최소 한 달 동안 규모 7.5에 이르는 강력한 후속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진 발생지로부터 수천 km 떨어진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하와이뿐만 아니라 서부 해안과 중남미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상당수 주민이 대피했다. 하와이 마우이섬엔 1.74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왔으며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해안에 0.5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알래스카, 태평양 해안 등에서 쓰나미 감시 체계가 가동 중”이라며 “강건하고 안전하게 지내라”고 썼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팔라우, 마셜 제도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도 쓰나미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다만 일본은 30일 오후 9시 40분경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주의보로 격하했다. 러시아도 같은 날 역시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해제했다.●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 韓에 통보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중단 등 지진 대처 상황을 한국과도 공유했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본 도쿄전력이 오전 9시 5분경 오염수 13차 방류를 수동 중단했다”며 “방류 중단 상황을 곧바로 공유받았다. 후쿠시마 원전의 현지 상황 또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14일부터 13차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다음 달 1일까지 7800t의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었지만 쓰나미 우려로 긴급 중단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이날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올려 논란을 빚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30일 오전 8시 25분경(현지 시간)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바다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사할린주, 쿠릴 열도의 상당수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태평양 일대의 일본,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도 ‘지진해일(쓰나미)’ 공포에 휩싸였다.진앙에 인접한 러시아에선 직접적인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실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캄차카반도에서 약 5800km 떨어진 미국 하와이주까지 쓰나미가 도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日 재난방송 ‘즉시 도망쳐!’…200만 명에 대피령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공영방송 NHK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즉시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했다. ‘쓰나미’ ‘대피하라’는 경고 문구도 거듭 내보냈다.일본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경 홋카이도부터 규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고, 오전 9시 40분경 다시 홋카이도와 혼슈 태평양 연안부에 쓰나미 경보, 규슈와 시코쿠 태평양 연안부 등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며 경계감을 높였다. 경보는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주의보는 1m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실제 이날 오후 혼슈섬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홋카이도섬 네무로에서 80cm, 인근 하마나카에서도 60c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태평양 연안을 중심으로 최소 20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41개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고, 일부 기차역도 폐쇄됐다. 쓰나미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미에현에서 쓰나미 경보를 듣고 대피하던 차가 도로 옆 절벽 아래로 떨어져 58세 여성 운전자가 숨졌다.● 러에 최고 5m 쓰나미…美 하와이에도 대피령러시아 당국은 이번 지진이 1952년 11월 2000명 이상이 사망한 캄차카반도 북부 세베로쿠릴스크 지진 이후 일대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밝혔다. 관영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선 쓰나미 파고가 3~4m에 이르렀다. 또 최대 5m 높이의 쓰나미도 관측됐다.러시아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관영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과학학회지질연구소는 “최소 한 달 동안 규모 7.5에 이르는 강력한 후속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지진 발생지로부터 수천 km 떨어진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하와이뿐만 아니라 서부 해안과 중남미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상당수 주민이 대피했다. 하와이 마우이섬엔 1.74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왔으며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해안에 0.5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알래스카, 태평양 해안 등에서 쓰나미 감시 체계가 가동 중”이라며 “강건하고 안전하게 지내라”고 썼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팔라우, 마셜 제도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도 쓰나미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다만 일본은 30일 오후 9시40분경 일본은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주의보로 격하했다. 러시아도 같은날 역시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해제했다.● 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처리수 방류 중단 韓에 통보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중단 등 지진 대처 상황을 한국과도 공유했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본 도쿄전력이 오전 9시 5분경 오염수 13차 방류를 수동 중단했다”며 “방류 중단 상황을 곧바로 공유받았다. 후쿠시마 원전의 현지 상황 또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도쿄전력은 지난달 14일부터 13차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다음 달 1일까지 7800t의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었지만 쓰나미 우려로 긴급 중단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이날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올려 논란을 빚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8, 29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기존의 관세 유예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할 거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전했다. 이번에는 ‘유예 기간 연장’에 치중하고 올 10월 말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진정한 관세 해법을 ‘톱다운’식으로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은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차 무역협상을 벌여 상대방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씩 내리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의 제2차 협상에서는 미국은 대(對)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SCMP는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가 앞선 두 차례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은 의제들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상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 철폐 등을 중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또한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 추가 해제를 원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대중국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중국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중국에 대한 강경 조치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또한 28일 CNBC, MSNBC 등에 출연해 “두 나라가 모두 양국 정상회담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대화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3차 협상에서 통상 합의를 위한 ‘극적 돌파구(Big Breakthrough)’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국의 경제 규모가 (일본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한국)“한국의 대(對)미국 무역흑자 규모가 중요하다.”(미국) 다음 달 1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교역 상대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중요한 협상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경제 규모가 훨씬 작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측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 시간)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한국의 경제 규모와 대미 무역적자 규모를 두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각각 660억 달러(약 91조800억 원·세계 8위), 685억 달러(약 94조5300억 원·세계 7위)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지난해 일본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약 2.15배(일본과 한국의 명목 GDP는 각각 4조262억 달러, 1조8697억 달러)로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억 달러 투자 등을 우리가 비슷한 규모로 추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의 때도 이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미국에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규모의 투자 패키지 제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이 금액도 한일 간 현실적인 경제 규모 격차 등을 기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무역적자(한국의 무역흑자) 규모를 이유로 한국에도 일본 수준의 양보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미국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합작 사업 참여, 대규모 항공기 구매 등 일본과 합의한 내용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려 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쌀 등을 얼마나 수입하는지와 같은 시장 개방과 비(非)관세 장벽 해소도 협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 중 하나는 ‘무역 불균형 해소’”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막판 협상 총력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이기 전 협상 세부 내용을 대부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 머물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25∼29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에 맞춰 유럽으로 이동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다 2019년 교도소에서 사망한 금융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의 전 연인 길레이 맥스웰이 성매매 사건 연루자 100명에 대해 미 법무부에 진술했다고 25일 ABC방송 등이 전했다. 맥스웰의 변호인 데이비드 오스카 마커스는 이틀간 진행된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과의 면담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질문에 답할 첫 번째 기회였다”고 ABC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로 불리는 엡스타인의 성매매 고객 명단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지지층이 동요하자, 이를 진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에머슨대가 미국인 유권자 1400명을 대상으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트럼프 행정부의 엡스타인 파일 대응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대답은 16%에 그쳤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성매매 알선 공범자로 수감돼 있으며 현재 항소 중이다. 미국 법조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맥스웰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한,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도착한 뒤 맥스웰의 사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사면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올 5월 팸 본디 법무장관으로부터 엡스타인 파일에 자신의 이름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결코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엡스타인 논란을 계기로 미국 정계에서 진영을 막론하고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민주당 등 진보 진영을 포함해 워싱턴 정가에서 음모론으로 정적을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진실을 숨기려 한다며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투표를 추진 중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24일 양국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여 최소 11명의 태국 민간인과 1명의 태국군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태국은 하루 전에도 “캄보디아가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인들이 다쳤다”며 자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했다. 하루 만에 군사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까지 발생한 셈이다. 다만 캄보디아측 사상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vs 캄보디아 “상대방이 먼저 공격”24일 오전 8시 반경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의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두 나라는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태국 측은 최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자국 군인의 피해가 커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 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두 나라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두고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치하던 프랑스 군대가 1953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뒤, 태국이 이 사원 일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 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 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두 나라 모두 전면전은 부담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 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태국이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캄보디아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패통탄 총리 논란에서 보듯 태국의 정계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주요 교역국에 대한 무역 합의를 압박하는 가운데 22일(현지 시간) 협상을 타결한 일본은 물론이고 앞서 협상을 마무리한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모두 농축산물 시장 개방 또는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이 나라들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을 토대로 미국의 상호관세율 인하를 이끌어낸 셈이다.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 합의를 끝낸 나라는 영국이다. 일찌감치 미국과 관세 협상에 돌입했고 올해 5월 8일 가장 먼저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영국은 미국산 소고기를 1만3000t까지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000t만 수입했고, 여기에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영국은 미국산 에탄올에 대해서도 14억 L를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에탄올은 옥수수에서 추출되는 바이오연료로 수출 물량 확대는 미국 옥수수 재배 농가의 숙원 사업이었다.이 같은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통해 미국은 영국산 제품에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 또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선 연간 10만 대에 한해 10%의 관세만 적용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나라 자동차에는 25%(기존 관세 2.5%를 합산하면 27.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역시 전 세계에 부과 중인 철강·알루미늄 관세(50%)도 영국산에 대해선 25%만 부과 중이다.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크게 늘리기로 약속했다. 베트남은 자국 시장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총 29억 달러(약 4조20억 원)어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기업 보잉의 항공기도 50대를 80억 달러(약 11조 원)에 구매키로 했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미국의 베트남산 제품 관세는 당초 예고된 46%에서 20%로 26%포인트 낮아졌다.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을 발표한 인도네시아에도 미국은 관세율을 당초 예고한 32%에서 13%포인트 낮아진 19%를 적용키로 했다. 대신 인도네시아도 45억 달러(약 6조2100억 원)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하기로 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자국 정서상 민감하게 여겨지는 육류 등 할랄 관련 식품을 제외하곤 미국산 식품과 농산물에 대한 모든 인도네시아 수입 인허가 제도를 면제키로 했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관세 서한에서 20% 관세 부과가 예고됐던 필리핀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을 시사했고, 관세율을 19%로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리핀과의 무역 합의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1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 양국 상호방위조약이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어디에서든 적용된다며 대(對)중국 견제에 두 나라가 앞으로 협력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필리핀이 미국에 군사 공조 협력 의사를 밝혔고, 이 점이 협상과 관세율 조정에도 영향을 줬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21일(현지 시간)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집단 방위(collective defense)를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부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 사용하는 ‘집단 방위’ 개념을 아시아 동맹국에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미일 협력과 주한미군의 역할이 중국 견제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콜비 차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이 방어역량을 최고로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미뇬 휴스턴 국무부 부대변인의 발언을 거론하며 “한국과 같은 아시아 동맹국이 국방비 지출과 집단 방위 노력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주요 발언”이라고 밝혔다. 콜비 차관이 집단 방위를 강조한 것은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이 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협정을 맺은 나토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집단 방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선 ‘상호 방위’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콜비 차관은 이어 “펜타곤의 누구도 동맹국에 백지 수표(blank check)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동맹국 모두가 서로에게 기여 수준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는 우리가 나토나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것과 유사한 접근 방식”이라고도 했다.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에 대해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어디에서든 우리의 군대와 항공기 또는 공공 선박에 대한 무력 공격에 적용된다”며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군과 필리핀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했다.亞 ‘집단방위’ 꺼낸 美, 中견제 한미일 협력-주한미군 역할 확대 시사콜비 美차관, 나토식 ‘집단방위’ 언급… 이달말 발표 새 국방전략에 담길듯日주장 ‘원 시어터’ 구상과 유사… 韓 등 亞동맹에 국방비 증액 압박할듯美국방, 比서도 전략적 유연성 강조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사진)이 21일(현지 시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에 ‘집단 방위’ 개념을 공개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대중(對中) 안보 전략의 밑그림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주로 사용해 온 ‘집단 방위’를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에 사용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인도태평양 지역 분쟁에 한국 등 동맹국도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것.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새 국방전략(NDS)에도 이 같은 방향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콜비 차관이 언급한 ‘집단 방위’는 여러 국가가 연합해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전체 동맹이 공동 대응하는 구조다. 실제로 나토 헌장 5조에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 방위 규정이 명시돼 있다. 미국은 그동안 양자 안보조약을 맺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는 상대국이 공격을 받으면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상호 방위’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한미일 안보협력 등을 강화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끼리 군사력과 방위자원, 정보 체계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지원하는 구상인 ‘통합 방위’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이에 앞서 콜비 차관은 자신이 일본과 호주에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역할을 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 달성을 이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여기엔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과 집단 방위와 관련된 기타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콜비 차관이 집단 방위 개념을 부각한 것은 한반도와 동중국해,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장으로 묶어 집단 안보 구조로 확장하자는 이른바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주창한 바 있고, 원시어터 명분 아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모두 미국-일본-한국 공동 방어 범위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도 계속되는 만큼 이에 대한 호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장을 지낸 박철균 북한대학원대 겸임교수는 “‘집단 방위’ 개념을 언급한 건 당장 아시아판 나토를 신설한다는 의미보다는 대만 방어와 중국 견제에 동맹국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전 부처가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콜비 차관은 올해 3월 미 의회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도 한미일 간 방공체계를 완비하는 IAMD(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개념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새 NDS에도 집단 방위 개념과 통합 미사일방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논의가 담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는 집단 방위 체제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 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이 태평양 전역, 남중국해까지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아태 지역을 ‘최우선 전략지역(priority theater)’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필리핀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전략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이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충돌할 경우 한국에도 군사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으며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도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간 혼수 상태에 빠져 ‘잠자는 왕자’로 불린 알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사진)가 1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35세. 20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알왈리드의 아버지로 병상을 지켜 온 칼리드 빈 탈랄 알 사우드 왕자는 전날 X에 “신의 뜻과 운명을 믿는 마음으로, 크나큰 슬픔과 비통함 속에 사랑하는 아들 알왈리드 왕자를 애도한다”고 썼다. 1990년 4월 태어난 알왈리드 왕자는 영국 런던의 군사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5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로 인해 심각한 뇌출혈을 겪었고 이후 혼수 상태에 빠졌다. 아버지 칼리드 왕자는 20년간 연명 치료를 이어가며 아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라는 주변 권유에 “삶과 죽음은 오직 신의 손에 달려 있다”며 거절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압박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의 휴전 협상 재개 제안에도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20일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50일 안에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듣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19일 “러시아는 더 이상 (휴전을 위한) 결정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압박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거듭된 공격으로 2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21일에도 공습이 이어지면서 최소 2명이 숨졌다. 열두 살 소년을 포함해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의 공세는 당분간 더 거세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로 투입하기 위해 드론 생산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최대 2000대의 드론을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도 지난달 21일 러시아가 하룻밤에 배치 가능한 드론 수가 최대 500대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하루 최대 1000대의 드론을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를 인용해 올 4∼6월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러시아의 드론 명중률이 직전 3개월의 5%에서 3배로 증가한 1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의지를 소모시키고 향후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공명당 연합(연립여당)이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중의원(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공영 NHK방송 등은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과반을 뺏긴 건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자민당이 중심이 돼 정권을 창출해 왔던 이른바 ‘55년 체제’가 70년 만에 일본 정치에서 붕괴 수순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21일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시바 총리는 연립여당의 목표 의석을 50석으로 제시했지만 3석이 모자란 것. 연립여당의 참의원 의석수는 기존 의석(75석)을 합해 122석이 돼 과반(125석) 확보에 실패했다. 참의원 선거는 전체 248명의 절반인 124명을 3년마다 뽑는다. 올해는 결원 1명을 포함해 125명이 선출됐다. ‘일본인 퍼스트’를 앞세운 강경 보수 참정당은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약진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집권 직후인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패해 연립여당은 중의원 465석 중 과반에 못 미치는 220석만 확보했다. 이시바 총리는 21일 “국정 정체가 없어야 한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다만 자민당 내에서도 총리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정 동력을 잃은 이시바 정권이 한일 관계 개선 등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시바 “국정지체 없어야” 사퇴 거부… 당내 거물 아소 “인정 못해”[위기의 日자민당]“당파 초월” 연정 확대 뜻 밝혔지만… 야당 대표들은 줄줄이 거부 의사아소-노다 前총리 “퇴진해야” 촉구… 일각 기시다 재집권 가능성 거론정치 혼란, 한일 관계개선 영향 우려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한 건 1955년 창당 후 처음이다. 특히 일본에선 야권의 강경 보수 성향 참정당과 중도 보수 국민민주당이 약진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자민당이 보수를 대표하며 일본 정계를 주도해 왔던 ‘55년 체제’의 큰 균열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은 일부 야당을 포섭해 연립정권의 외연을 넓히는 것도 검토 중이지만, 야권 내 호응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퇴진 위기를 맞은 이시바 총리는 21일 “국정 지체가 없어야 한다”며 당장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자민당 일각과 야권에서는 “정권 유지가 국난”이라며 퇴진 요구를 동시에 제기했다. 또 국정 동력이 약해진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을 앞두고 전후 80주년 메시지를 내놓는 건 어려워졌단 평가가 나온다.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도 일본의 정국 혼란 등과 맞물려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야당과 협력” 주장에 반응 싸늘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패배 원인으로 최근 1년간 두 배 오른 쌀값, 매달 3% 가까이 상승하는 물가 등을 꼽았다. 외국인 거주자 급증으로 일부 외국인의 범죄와 건강보험 악용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규제 주장이 힘을 얻었는데 이시바 정권이 이에 소홀했던 점도 패착으로 꼽힌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로부터 관세율 인상과 농산물 추가 개방 등의 압박을 받으며 민심 이반은 더욱 커졌다. 이시바 총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연정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는 “함께 책임감을 갖고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분들과 진지한 논의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물가 대책에 대해서도 “당파를 초월한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는 야당 대표들은 줄줄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대표는 이미 전날 NHK방송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시바 정권에 협력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근로소득세 비과세 기준 책정,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등의 사안에서 자민당이 자신들과 협력할 것처럼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대표도 “자민당과의 연정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시바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확인된 상황에서 굳이 협력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일 총리가 사퇴하면 중의원 해산, 총선 실시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취지다. 다만 ‘일본인 퍼스트’를 앞세워 참의원에서 총 15석을 확보한 참정당의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대표는 20일 니혼TV에서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이 다시 실시된다면 이시바 정권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커지는 ‘이시바 퇴진’ 목소리 총리 퇴진 목소리는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자민당에서도 지난해 중의원 선거, 올 6월 도쿄도의회 선거,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연달아 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 거물로 파벌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의 “총리직 유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일각에서 이시바 총리의 전임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이시바 총리와 결선 투표까지 가는 끝에 패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18일 이미 총재 재도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야권의 유력 인사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입헌민주당 대표 겸 전 총리도 “민의를 무시하고 자리에 계속 눌러앉겠다는 것인가”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일관계 개선 속도 내기도 어려울 듯 한편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당분간은 일본 내부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셔틀외교 복원 등에서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전후 80주년 메시지’ 발표 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압박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휴전 협상 재개 제안에도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20일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50일 안에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듣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19일 “러시아는 더 이상 (휴전을 위한) 결정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압박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거듭된 공격으로 2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21일에도 공습이 이어지면서 최소 2명이 숨졌다. 열두 살 소년을 포함해 15명이 부상을 입었다.러시아의 공세는 당분간 더 거세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로 투입하기 위해 드론 생산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최대 2000대의 드론을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도 지난달 21일 러시아가 하룻밤에 배치 가능한 드론 수가 최대 500대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하루 최대 1000대의 드론을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를 인용해, 올 4~6월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러시아의 드론 명중률이 직전 3개월의 5%에서 3배 증가한 1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의지를 소모시키고 향후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간 혼수 상태에 빠져 ‘잠자는 왕자’로 불린 알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Khaled bin Talal)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1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35세. 20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알왈리드의 아버지로 병상을 지켜 온 칼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 왕자는 전날 X에 “신의 뜻과 운명을 믿는 마음으로, 크나 큰 슬픔과 비통함 속에 사랑하는 아들 알왈리드 왕자를 애도한다”고 썼다.1990년 4월 태어난 알왈리드 왕자는 영국 런던의 군사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5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로 인해 심각한 뇌출혈을 겪었고 이후 혼수 상태에 빠졌다. 미국과 스페인의 저명 의료진들이 치료에 나섰지만 차도는 없었다.아버지 칼리드 왕자는 20년간 연명 치료를 이어가며 아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라는 주변 권유에 “삶과 죽음은 오직 신의 손에 달려 있다”며 거절했다. 2019년 알왈리드 왕자의 머리와 왼팔이 움직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에서 제3 정당은 성공한 적이 없다. (정치) 체계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에서) 상원 2∼3석, 하원 8∼10석만 확보하면 된다. 의회를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고, ‘1호 친구(First Buddy)’로도 불렸지만 최근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을 두고 갈등을 겪다 결별한 머스크 CEO(54)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 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도전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선언했다. 자산 4070억 달러(약 561조6600억 원), 본인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의 팔로어만 2억2262만 명인 세계 최고 부호 머스크의 ‘정치 도전 및 실험’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다만, 평가와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은 1776년 미국 건국 뒤 단 한 번도 제3당이 주요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50개 주(州)별로 천차만별인 정당 및 후보자 등록 요건 같은 제도적 제약 등으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양당 체제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머스크가 이제껏 양당제를 타파하겠다고 나선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부(富)와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아메리카당’이 기존의 제3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미국 정계의 제3지대 모색 사례, 머스크의 신당을 바라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선을 소개한다.● ‘트럼프 선배’ 격 페로 머스크 이전에도 미국 정치를 바꿔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1992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정보기술(IT) 사업가 로스 페로(1930∼2019)가 있다. 그는 IBM에서 컴퓨터 판매를 담당했던 영업사원 출신이다. 32세 때 설립한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스(EDS)를 통해 억만장자가 됐다. 페로는 1992년 2월 CNN의 유명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11월 대선에 무소속으로 나서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인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맞서 반(反)세계화, 보호무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반대, 소모적인 군비 경쟁 지양 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대선에서 18.9%(약 1974만 표)를 득표했다. 클린턴 후보(43%·약 4491만 표)와 부시 후보(38%·약 3910만 표)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50개 주 중 어떤 주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은 단 한 명도 가져가지 못했다. 간선제와 직선제가 혼합된 미국 대선에서는 해당 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해당 주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을 독식하므로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페로는 1996년 대선 때는 개혁당을 창당해 재도전에 나섰다. 다만 4년 전보다 훨씬 저조한 8.4% 득표에 그쳤다. 페로의 실험은 미완으로 끝났지만 제3당 후보의 가능성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가 외친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폭스뉴스 등은 페로가 2019년 7월 사망 직전 재선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폭스뉴스는 페로의 도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또 두 사람의 공통점을 집중 조명했다. 두 사람 모두 기득권에 대항하는 억만장자 대중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로 각종 무역협정과 미국 내 일자리가 해외로 넘어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 자신의 정책을 주창하기 위해 케이블뉴스를 적극 활용한 것 역시 비슷하다.● 네이더, 블룸버그, 슐츠, 양 등도 도전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의 법조인이며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같은 소비자보호운동으로 유명한 랠프 네이더 전 녹색당 대선 후보(91)도 미 정치권에서 제3당 이야기가 나오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의 대선에서 군소 정당 녹색당,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2000년을 제외한 나머지 세 차례 대선에서는 모두 1% 미만의 저조한 득표율을 얻었지만 2000년 대선에서는 2.74%를 얻으며 나름 존재감을 나타냈다. 2000년 당시 미국 시민사회 진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격으로 NAFTA 등을 옹호하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네이더 또한 이런 기류를 등에 업고 출마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당시 고어 전 부통령은 일반 유권자 득표에서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0.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당시 2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던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주에서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검표 소송 끝에 패했고 결과적으로 백악관 주인이 되지 못했다. 이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네이더가 민주당 표를 잠식해 결과적으로 부시 당선만 도와줬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는 현재 수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MAX 기종을 퇴출하자는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포브스 기준 1047억 달러(약 144조4860억 원)를 지닌 세계 18위 부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83)도 있다. 비상장 경제정보 매체 블룸버그의 설립자인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인 200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선 뉴욕 시장을 지냈다.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직책’이라는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을 지내며 테러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여러 당적을 오갔다. 시장 재직 전 민주당원이었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시장 임기 때는 공화당 소속으로 활동했다. 3번째 임기 때는 무소속이었을 만큼 특정 정당에 뿌리를 두지 않은 채 제3당을 모색했다. 그는 시장 퇴임 후 민주당으로 복귀해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기부금을 받지 않고 사비로 대선 캠페인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후보 경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두지 못하자 중도 사퇴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72) 역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대선 출마 및 신당 창당 등을 모색했다가 포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분열 심화, 국제사회에서 미국 내 위상 약화를 우려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권 당시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차원에서 제3당 창당을 모색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출마 전 뜻을 접었다는 것이다. IT 기업가 출신의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50)은 제3당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2021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 모두 참여했지만 낙선했다. 현재의 민주당이 양극화에 지친 젊은 층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경제 성장 또한 이뤄내지 못한다며 2022년 ‘전진당(Forward Party)’이란 신생 정당을 창당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 의사 발표 후에는 “머스크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신당이 녹색당, 전진당처럼 이미 투표용지 등재권을 가진 기존 정당과 제휴할 경우 중간선거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 필요성은 커져양극화 심화 등으로 미국 유권자 중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이달 2∼7일 미국 성인 1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3당이 필요하다’는 답은 45%로 ‘필요하지 않다’(27%)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9월 갤럽 조사에서도 ‘제3당이 필요하다’는 유권자가 58%로 ‘필요하지 않다’(37%)를 앞섰다. 지지 정당별로는 무당층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제3당을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의 민주당이 전통적인 지지층인 소수 인종, 노동계, 사회적 약자 등을 더 이상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한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고브 조사에서 무당층의 58%, 민주당 지지층의 46%가 ‘제3정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32%에 그쳤다. 갤럽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드러났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한쪽도 상하원을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머스크에게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공화당은 상원 전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45석)과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2석)이 47석이다. 하원 435석 중 공화당은 220석, 민주당은 212석, 공석은 3석이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3분의 1, 하원은 전원 교체된다. 머스크가 ‘상원 2∼3석, 하원 8∼10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거론한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일부 격전지에 대대적인 화력을 쏟아부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깨진 결정적 배경에는 감세와 반이민이 골자인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될 당시 공화당 의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가까스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 결국 머스크의 속내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긴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반대하는 당내 반대파도 있는 만큼 이런 지역을 적극 공략해 각종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미 전역의 광범위한 유권자들을 설득하기보다 특정 지역의 핵심 지지층을 공략해 최소한의 의석으로 워싱턴 정계의 판을 뒤흔들겠다는 의도인 것.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때 민주당에 선거 전략 등을 자문했던 맥 매코클 듀크대 교수는 머스크의 신당이 2000년 대선에서 네이더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일부 잠식한 수준의 파괴력은 지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같은 경합지에서 공화당 후보의 출마를 방해하거나 당선을 저지시킬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할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 그 경쟁자를 지원하는 식으로 잡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기성정치의 벽은 걸림돌 다만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 중에서도 ‘머스크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답은 많지 않았다. 유고브 조사에서 ‘머스크의 신당 지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2%에 달해 ‘고려한다’(11%)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자기 자신”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많은 이들을 적으로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과도 척을 졌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양당 모두에서 외면받는 머스크가 세력을 넓히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이 기성 정치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권자들은 양당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설사 제3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다 해도 이들 또한 투표 당일에는 사표(死票)를 우려해 결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경향이 있다. 페로가 1992년 대선에서 약 2000만 표를 얻고도 단 한 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50개 주마다 요구하는 선거 요건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자금력과 조직력이 부족한 제3당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약 3950만 명)에선 신규 정당으로 등록하려면 주내 전체 유권자의 0.33%를 당원으로 가입시키거나 1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NYT는 제3당의 성공 가능성이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삼아 왔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막대한 미국 연방정부 적자 감축을 외치는 머스크가 ‘전국 선거’인 대선과 달리 ‘지역 선거’인 내년 중간선거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지닐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 부채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지만 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줄이자는 데 동의할 정치인이나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OBBBA의 상원 통과 당시 반대표를 던져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산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 또한 이 법안 자체가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의료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하원은 17일(현지 시간) 본회의를 열고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 방식 등을 규정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등 이른바 ‘가상자산 3법’을 통과시켰다. 미 의회의 법안 처리는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하원이 가상자산 3법을 집중 심의한 이번 ‘가상자산 주간(크립토 위크)’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찬성표를 던지라”며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띄우기’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30년에 스테이블코인 5000조 원 시장” 이날 가상자산 3법이 미 하원에서 통과하자 외신들은 “가상자산 산업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3법에는 지니어스 법안과 함께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클래러티 법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하는 ‘CBDC 감시 국가 방지 법안’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두 법안이 추후 상원의 벽을 넘으면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기반이 완비되는 셈이다. 앞서 지니어스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을 당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030년 말까지 3조7000억 달러(약 5148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더욱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노후 자금인 퇴직연금에도 가상자산을 담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주식과 채권을 위주로 운용돼 온 미국인들의 퇴직연금(401k)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9조 달러(약 1경2510조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으로 미국인의 저축 관리 방식에 급진적 변화를 가져올 조치”라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시장 지각변동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 준비금 관리, 공시 의무 등을 총체적으로 규정한 최초의 미국 연방 법령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들의 준비금 현황을 매월 공시하고, 금융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은 이사회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등 시장이 스테이블코인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준비자산으로 활용될 미국 국채 수요가 2조 달러(약 2779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어 국채 금리는 내려간다. 결국 미 정부는 이자 부담이 줄고 달러와 연동된 금융 시스템이 디지털로 확장되면서 ‘꽃놀이패’를 쥐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는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송금이나 결제 등 은행의 핵심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은행은 며칠씩 걸리는 해외송금을 즉시 이체한다. 신용카드사에 매출의 1∼3%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유통업계도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일상화되면 기존 수수료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본격화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한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원화 코인 시장을 만들어놔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민병덕, 강준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최근 스테이블코인 소분과를 설치하며 도입 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고정성이 훼손될 경우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같은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자금 시장에 충격을 주고 금융 시스템에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급하게 생각할 것 없이 한국은행 등에서 지적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우려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