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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5년여간 의원실 보좌진을 46번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이처럼 잦은 보좌진 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9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국회의원 당선 이후 최근 5년간 51명의 보좌진을 임용했고, 같은 기간 46명이 면직됐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통상 4급 상당의 보좌관 2명과 5급 상당의 선임비서관 2명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다. 강 후보자는 국회의원 당선 첫 해인 2020년 11명을 임용했고, 같은 해 보좌관(4급 상당) 2명과 선임비서관(5급 상당) 1명이 면직됐다. 2021년엔 5명을 임용하고 6명이 면직됐고, 2022년엔 8명을 임용하고 7명이 면직됐다. 2023년에도 7명이 임용됐고 7명이 면직됐다. 강 후보자가 두 번째 의원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엔 보좌진 14명을 임용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6명이 임용됐고, 9명이 면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회사무처에선 “개인별 직급변동 내역을 포함함에 따라 동일인이 중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러한 잦은 보좌진 교체가 보기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원은 “보좌진의 잦은 교체를 볼 때 강 후보자가 사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조직을 책임지고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청문회 때 답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간 큰 도둑질”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여당에서도 “사과할 것 있으면 사과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으라”는 목소리가 나왔다.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은 권력형 범죄”라며 “제자 논문을 통째로 표절했다. 표절이 확실하다”며 이 후보자와 이 후보자의 제자가 작성한 논문 일부분을 공개했다. 주 의원은 이 후보자와 제자 논문 일부 페이지가 일치한다며 “제자 논문을 이런 식으로 50% 이상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공개한 논문에서는 오탈자도 발견됐다. 제자의 논문에서 ‘10m 정도’라고 적힌 것을 이 후보자는 ‘10mwjd도’라고 작성했다. ‘wjd’는 한글 ‘정’을 영문으로 잘못 입력했을 때 나온다. 주 의원은 “급하게 베껴 쓰다가 오타가 났다. 표절 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후보자의 자녀들이 해외 조기 유학을 떠난 사실도 알려져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자질 논란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에 따르면 2006∼2007년 당시 충남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이 후보자는 두 자녀를 미국의 기숙사형 고등학교에 진학시켰다고 한다. 차녀 A 씨의 경우 국내에서 중학교 3학년 1학기를 끝내고 미국 학교로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외 유학 규정상 부모가 동반 출국하지 않으면 중학교까지는 국내에서 마쳐야 했다. 김 의원은 “A 씨가 미국으로 유학 가던 시점에 이 후보자와 남편은 국내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이 후보자는 초중고등 교육에 대한 이해도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날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를 16일로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가 실수할 수도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자료를 제출하고 사과할 점이 있으면 사과하고 국민들께 평가를 받는 것이 옳다”고 했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다음 달 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8일 “윤석열과 12·3 내란은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내란특별법’을 발의했다. 특히 법안에 국민의힘을 겨냥한 국고보조금 환수 조항이 담긴 데 대해 국민의힘은 “야당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내란범의 사면·복권을 제한하고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끊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발의했다.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정조준한 것. 박 의원은 “아직 반성하지 않고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에 대해 국민 혈세로 내란을 옹호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내란 종식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본청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한 후 기자들과 만나 “12월 3일을 기준으로 (기지급된 보조금을) 환수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하게 (조항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재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당시 국민의힘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을 비롯한 정당보조금을 모두 환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선 위헌 시비를 주장할 것 같은데 위헌은 나중에 헌법재판소에서 따져 보면 된다”고 했다. 특별법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지귀연 부장판사를 겨냥한 내란재판 전담 특별재판부 설치를 비롯해 △자수·자백자 및 제보자에 대한 형사처벌 감면 △내란범 ‘알박기 인사’ 조치 시정 등 총 5가지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본청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시킨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가 되고 있지만 12·3 내란 이후 진실 규명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있어서 국민 청문회가 필요하다”며 “5공 청문회와 같은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께 진실 규명의 장을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고보조금을 제한하려면 ‘법카 유용범’, ‘선거보조금 먹튀범’, ‘아빠 찬스’ 배출당에도 똑같이 제한하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겠냐”며 “야당 죽이고 일당독재 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다음 달 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8일 “윤석열과 12·3 내란은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내란특별법’을 발의했다. 특히 법안에 국민의힘을 겨냥한 국고보조금 환수 조항이 담긴데 대해 국민의힘은 “야당 죽이기”라고 반발했다.박 의원은 이날 내란범의 사면·복권을 제한하고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끊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발의했다.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정조준한 것. 박 의원은 “아직 반성하지 않고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에 대해 국민 혈세로 내란을 옹호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내란 종식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밝혔다.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본청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한 후 기자들과 만나 “12월 3일을 기준으로 (기지급된 보조금을) 환수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하게 (조항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재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당시 국민의힘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을 비롯한 정당보조금을 모두 환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선 위헌 시비를 주장할 것 같은데 위헌은 나중에 헌법재판소에서 따져보면 된다”고 했다.특별법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지귀연 부장판사를 겨냥한 내란재판 전담 특별재판부 설치를 비롯해 △자수·자백자 및 제보자에 대한 형사처벌 감면 △내란범 ‘알박기 인사’ 조치 시정 등 총 5가지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본청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시킨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가 되고 있지만 12·3 내란 이후 진실 규명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있어서 국민 청문회가 필요하다”며 “5공 청문회와 같은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께 진실 규명의 장을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고보조금을 제한하려면 ‘법카 유용범’, ‘선거보조금 먹튀범’, ‘아빠찬스’ 배출당에도 똑같이 제한하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겠냐”며 “야당 죽이고 일당 독재하겠다는 선언에 다름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보유 중인 아파트를 가족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한 후보자는 현재 거주 중이라고 밝힌 서울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에는 2022년 3월경 전입 신고를 했다. 전입 신고날 한 후보자의 어머니는 잠실동 아파트에 가구주로 등록했다. 상속·증여세 법에 따르면 타인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할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며 3개월 이내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한 후보자 측은 “청문회에서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보유 중인 네이버 스톡옵션 6만 주를 행사하겠다는 신청서를 네이버에 제출했다. 스톡옵션은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한 후보자는 39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선 21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시절 대북 송금 논란이 있었던 쌍방울그룹 임원들로부터 총 2000만 원 상당의 쪼개기 후원을 받은 뒤 현재까지 반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유한 가상자산(비트코인)에 대한 거래 내역을 제출하라는 야당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실에 따르면 배 장관 후보자 측은 “현재 후보자의 거래소 계정을 해지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곤란해 관련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14일 강 후보자, 15일 한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확정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유한 가상자산(비트코인) 계정을 해지했다며 야당의 비트코인 거래내역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실에 따르면 배 장관 후보자 측은 가상자산 거래 내역 제출 요구에 “현재 후보자의 거래소 계정을 해지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곤란해 관련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2023년 12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고위공직자 재상공개 대상자는 가상자산 보유 현황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기재해야 한다. 다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 내역 제출은 의무가 아니다.야당에서는 이를 후보자 자질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공직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은 도덕성 검증의 중요한 기준으로 그간 인사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이었으나 배 후보자는 계정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거래내역 제출을 모두 거부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배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청문회에서 관련 질의가 있으면 답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배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녀의 재산으로 총 36억9767만 원을 신고했다. 예금은 본인 명의로 1억7124만 원, 가상자산은 10만1000원을 신고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3일 김민석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행한 것은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 임명이 더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은 임명동의안 표결을 보이콧했다. 여야가 상법 개정안을 합의로 통과시켰지만 김 총리 인준을 두고는 끝까지 충돌한 것이다. 야당의 반대 속에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게 된 김 총리는 경제 회복과 사회 갈등 조정, 규제 개혁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총리는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여야를 넘어 의원들의 지혜를 국정에 녹여내겠다”며 “위대한 국민, 위대한 정부, 위대한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 대응에 나서는 등 총리로서 공식 일정에 나설 예정이다. 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반대하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 중인 농민단체를 찾을 계획이다.● 김 총리 지명 29일 만에 인준안 국회 통과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김 총리 인준안을 여야 합의 없이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새 정부가 일하려면 국정 안정이 중요하다”며 “내각을 진두지휘할 총리 인준을 더 지체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총리에 대해 “도덕성, 업무 역량 등에 대한 국민 평가는 낙제점”이라며 인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당은 국민의힘과의 추가 협의 없이 인준안 표결에 돌입했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준안을 상정하면서 “민주화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한 달이 되도록 첫 총리가 임기를 시작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현역 의원 신분인 김 총리도 참여했다. 김 총리는 표결 중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결국 김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179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73표, 반대 3표, 무효 3표로 가결됐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김 총리는 제49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야당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이 인준 표결을 강행했다”고 했다.● 계엄법-한우법 등 여야 합의 처리 국회는 인준안 표결 뒤 계엄법 개정안 등 법안 16개를 처리했다. 국민의힘도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표결에 참여했다. 여야 합의로 처리된 계엄법 개정안은 계엄 선포 시 국회의원 및 국회 소속 공무원의 국회 출입과 회의를 방해하지 못하게 규정했다. 또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군인, 경찰, 정보·보안기관 직원 등은 국회 경내 출입을 제한한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를 개의하면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한 행정기관 등은 국회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한우법은 정부가 5년마다 한우 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한우 농가에 대한 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민주당은 정부가 타 축종(가축의 종류)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자 법안을 강행 처리했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민의힘이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180억 원대의 재산을 신고했다. 아직 행사하지 않은 네이버 주식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까지 포함하면 총재산은 440억 원대로 추산된다. 한 후보자가 임명되면 김영삼 정부 이후 재산이 가장 많은 국무위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88억1262만 원의 재산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 네이버(23억 원), 애플(2억4668만 원), 엔비디아(9200만 원), 테슬라(10억3423만 원) 등의 빅테크 주식을 신고했고, 예금은 41억 원이었다. 특히 네이버 주식 스톡옵션(254억4000만 원) 및 성과조건부주식(RSU·4억3996만 원)을 행사할 경우 한 후보자의 재산은 446억9258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3000만 원 이상 보유할 경우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백지신탁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와 경기 양평군의 단독주택 2채, 서울 종로구 근린생활시설과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등 부동산 4채를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 후보자는 2005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는 당시 엠파스 검색서비스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해당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음란물을 대량 유포하고 있다며 한 후보자를 약식기소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80억 원대의 재산을 신고했다. 아직 행사하지 않은 네이버 주식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까지 포함하면 총 재산은 440억 원대로 추산된다. 한 후보자가 임명되면 김영삼 정부 이후 재산이 가장 많은 국무위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1일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88억1262만 원의 재산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 네이버(23억 원), 애플(2억4668만 원), 엔비디아(9200만 원), 테슬라(10억3423만 원) 등의 빅테크 주식을 신고했고, 예금은 41억 원이었다.특히 네이버 주식 스톡옵션(254억4000만 원) 및 성과조건부주식(RSU·4억3996만 원)을 행사할 경우 한 후보자의 재산은 446억9258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3000만 원 이상 보유할 경우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백지신탁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와 경기 양평군의 단독주택 2채, 서울 종로구 근린생활시설과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등 부동산 4채를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 후보자는 2005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는 당시 엠파스 검색서비스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해당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음란물을 대량 유포하고 있다며 한 후보자를 약식기소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종합소득신고에서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소득공제와 경로우대를 각각 받았으나 부모의 연간 소득금액이 인적공제 요건을 넘어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요청안과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실 등에 따르면 배 후보자의 부모는 지난해 기준 936만 8310원의 연금을 수령했고 이 중 비과세를 제외한 과세 대상 소득금액은 107만 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소득세법상 만 60세 이상 부양가족의 연간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일 때만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넘긴 것이다.이에 대해 배 후보자 측은 지난해 연말정산 과정에서 잘못 신청한 것은 맞으나 올 5월 정정 조치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인사청문요청안 등에 따르면 배 후보자의 부모는 배 후보자가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직후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재산신고 고지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 후보자의 부모는 3억 5000만 원 가량의 유가증권과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재산신고 고지 거부로 추가 재산과 수입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부양가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부모를 인적공제 신청한 것은 현행 소득세법 위반”이라며 “뒤늦게 허위신고를 정정한 것도 장관 인선을 앞두고 신변 정리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주방이 어디 있어?” 이모 씨(76)는 지난해 4월 남편 나모 씨(81)의 이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했다. 평소처럼 밥상을 주방으로 옮겨 달라고 한 참이었는데, 남편이 주방을 찾질 못했다. 나 씨는 결국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됐다. 이 사실에 더욱 절망한 이유는 이 씨도 4년 전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편도 치매라는 사실에 삶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저도 갈수록 기억이 흐려지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6월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이 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부가 모두 치매에 걸린 경우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동아일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 가족 내 2번째 치매 환자임을 뜻하는 ‘동반 치매’ 환자는 2019년 2857명에서 2023년 5327명으로 늘었다. 4년 새 약 86%가 증가한 것이다. 대다수는 노부부가 함께 치매에 걸린 경우다. 이들은 양쪽 모두 점차 기억을 잃어가면서 집에 불을 낼 뻔하거나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어려워하는 등 일상에 지장을 겪고 있다. 취재팀이 총 세 쌍의 치매 노인 부부와 이들을 돌보는 자녀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해 보니 “돌봐줄 수 있는 사람도 마땅치 않아 일상 자체가 고통”이라고 토로했다.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일 경우 상대방의 치매 발병 확률이 2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국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노(老老)케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치매 돌보다 신체활동 부족-우울증… 동반 치매 확률 높아져[늘어나는 부부 ‘동반 치매’] 부부 ‘동반 치매’ 증가세치매 부부, 소통 줄고 다툼 잦아져생계 위협받고 사회적 고립 위험성기존 지원과 완전히 다른 접근 필요노부부의 일상이 달라진 건 10년 전부터였다. 처음 시작은 남편 안무춘 씨(82)였다. 평소 자주 쓰던 한자와 한글이 떠오르지 않거나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2014년 12월 병원을 찾은 안 씨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이듬해 아내인 김옥태 씨(82)도 치매에 걸렸다. 남편의 말과 집 안 물건 위치를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안 씨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살며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김 씨는 남편과 점심을 먹기 위해 국을 끓이고 있었다. 그러다 솥을 불에 올려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집 밖으로 나섰다. 수십 분이 지났을까, 다행히 남편이 시커멓게 탄 솥을 발견한 덕에 큰불을 막을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노부부가 사는 집엔 ‘가스자동차단기’가 생겼다.● “치매 탓에 부부 싸움도 잦아져” 6월 18일 오전 11시경 충남 서산시 해미면의 한 가정집에서 만난 안 씨 부부는 “명석했던 전과 달리 생각과 행동이 느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인터뷰 중에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듯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거나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라고 되뇌었다. 갑자기 찾아온 치매는 노부부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나모 씨(81)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대표적인 치매 유형이다. 아내 이모 씨(76)는 2021년 3월 경증 치매에 걸렸다. 서산시에서 수십 년째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던 나 씨 부부는 치매 진단 이후 키우는 소의 마릿수를 점차 줄였다. 60마리였던 소가 이젠 7마리가 됐다. 이 씨는 “(남편도 나도) 정신이 없으니 제대로 키울 수가 없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노부부의 잦은 싸움을 걱정했다. 남편 나 씨가 종종 억지를 부리는 탓에 아내 이 씨가 짜증을 내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물건의 개수를 우기거나, 없던 물건을 ‘있었다’고 우기는 식이라고 했다. 이 씨는 “이틀에 하루는 다투게 되니까 힘들다”면서도 “혹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을까 걱정돼 (남편을)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부부 중 한 명 치매 시 동반 치매 위험 높아져 이러한 ‘부부 동반 치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일 경우 의학적으로 다른 배우자가 동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60세 이상의 한국인 부부 784쌍을 대상으로 11가지 치매 위험 인자를 2년마다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치매 진단을 받은 배우자를 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배우자를 돌보는 노인의 경우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고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실제 동반 치매 노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은 동거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이 씨는 “남편에게 ‘병든 당신을 치매 걸린 내가 데리고 살지 못한다. 더 심해지면 병원에 보낼 테니 알아서 해라’라고 한 적 있다”며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다”고 했다. 동반 치매 부모와 살고 있는 윤명숙 씨(70)는 “엄마의 치매 진단 이후 부부간 소통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빠도 치매를 앓게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윤 씨의 어머니는 약 2년 2개월 전 중증 치매에,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아버지는 지난해 말부터 경증 치매에 걸렸다.● 노노(老老) 케어 가능한 맞춤형 제도 필요 전문가들은 치매에 걸린 노인들끼리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늘어나는 만큼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부부 동반 치매 가구를 돌봄 사각지대 우선 대상자로 보고 ‘맞춤형 사례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기웅 교수는 “부부 치매는 돌봄 서비스의 양이 2배가 필요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동반 치매 부부는) 요양보험 등 지원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시골 등 고령자가 몰린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을 위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남편이나 아내를 배우자가 직접 돌보는 과정에서 사회적 고립감이 커지면서, 배우자는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며 “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의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산=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주방이 어디 있어?”이모 씨(76)는 지난해 4월 남편 나모 씨(81)의 이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했다. 평소처럼 밥상을 주방으로 옮겨 달라고 한 참이었는데, 남편이 주방을 찾질 못했다. 나 씨는 결국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됐다. 이 사실에 더욱 절망한 이유는 이 씨도 4년 전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편도 치매라는 사실에 삶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저도 갈수록 기억이 흐려지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6월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이 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국민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부가 모두 치매에 걸린 경우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동아일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 가족 내 2번째 치매 환자임을 뜻하는 ‘동반 치매’ 환자는 2019년 2857명에서 2023년 5327명으로 늘었다. 4년 새 약 86%가 증가한 것이다. 대다수는 노부부가 함께 치매에 걸린 경우다. 이들은 양쪽 모두 점차 기억을 잃어가면서 집에 불을 낼 뻔하거나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어려워하는 등 일상에 지장을 겪고 있다. 취재팀이 이달 총 세 쌍의 치매 노인 부부와 이들을 돌보는 자녀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해 보니 “돌봐줄 수 있는 사람도 마땅치 않아 일상 자체가 고통”이라고 토로했다.부부 중 한 명이 치매일 경우 상대방의 치매 발병 확률이 2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국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노(老老)케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치매 돌보다 신체활동 부족-우울증…동반치매 확률 높아져노부부의 일상이 달라진 건 10년 전부터였다. 처음 시작은 남편 안무춘 씨(82)였다. 평소 자주 쓰던 한자와 한글이 떠오르지 않거나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2014년 12월 병원을 찾은 안 씨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이듬해 아내인 김옥태 씨(82)도 치매에 걸렸다. 남편의 말과 집 안 물건 위치를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안 씨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함께 살며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김 씨는 남편과 점심을 먹기 위해 국을 끓이고 있었다. 그러다 솥을 불에 올려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집 밖으로 나섰다. 수십 분이 지났을까, 다행히 남편이 시커멓게 탄 솥을 발견한 덕에 큰불을 막을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노부부가 사는 집엔 ‘가스자동차단기’가 생겼다.●“치매 탓에 부부 싸움도 잦아져”6월 18일 오전 11시경 충남 서산시 해미면의 한 가정집에서 만난 안 씨 부부는 “명석했던 전과 달리 생각과 행동이 느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인터뷰 중에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듯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거나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라고 되뇌었다. 갑자기 찾아온 치매는 노부부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나모 씨(81)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대표적인 치매 유형이다. 아내 이모 씨(76)는 2021년 3월 경증 치매에 걸렸다. 서산시에서 수십 년째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던 나 씨 부부는 치매 진단 이후 키우는 소의 마릿수를 점차 줄였다. 60마리였던 소가 이젠 7마리가 됐다. 이 씨는 “(남편도 나도) 정신이 없으니 제대로 키울 수가 없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자녀들은 노부부의 잦은 싸움을 걱정했다. 남편 나 씨가 종종 억지를 부리는 탓에 아내 이 씨가 짜증을 내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물건의 개수를 우기거나, 없던 물건을 ‘있었다’고 우기는 식이라고 했다. 이 씨는 “이틀에 하루는 다투게 되니까 힘들다”면서도 “혹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을까 걱정돼 (남편을)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부부 중 한 명 치매 시 동반 치매 위험 높아져이러한 ‘부부 동반 치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일 경우 의학적으로 다른 배우자가 동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60세 이상의 한국인 부부 784쌍을 대상으로 11가지 치매 위험 인자를 2년마다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치매 진단을 받은 배우자를 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배우자를 돌보는 노인의 경우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고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실제 동반 치매 노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은 동거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이 씨는 “남편에게 ‘병든 당신을 치매 걸린 내가 데리고 살지 못한다. 더 심해지면 병원에 보낼 테니 알아서 해라’라고 한 적 있다”며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다”고 했다. 동반 치매 부모와 살고 있는 윤명숙 씨(70)는 “엄마의 치매 진단 이후 부부간 소통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빠도 치매를 앓게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윤 씨의 어머니는 약 2년 2개월 전 중증 치매에,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아버지는 지난해 말부터 경증 치매에 걸렸다.●노노(老老) 케어 가능한 맞춤형 제도 필요전문가들은 치매에 걸린 노인들끼리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늘어나는 만큼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부부 동반 치매 가구를 돌봄 사각지대 우선 대상자로 보고 ‘맞춤형 사례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김기웅 교수는 “부부 치매는 돌봄 서비스의 양이 2배가 필요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동반 치매 부부는) 요양보험 등 지원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시골 등 고령자가 몰린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을 위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남편이나 아내를 배우자가 직접 돌보는 과정에서 사회적 고립감이 커지면서, 배우자는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며 “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의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경찰청이 윤석열 정부 당시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된 경찰국에 대해 폐지 입장을 공식화했다. 경찰국 폐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이에 대해 경찰청은 공식 입장을 내고 “정부 공약에 적극 공감하며 실행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29일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국은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라는 경찰법 제정 취지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경찰국은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한 경찰업무조직으로, 경찰 관련 정책 추진과 총경 이상 고위급에 대한 인사 업무를 담당해왔다. 경찰청은 경찰국의 신설 과정에 대해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2022년 8월 상위법의 명시적 근거 없이 시행령만으로 설치되는 등 법적,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한 조직”이라며 “신설 당시 경찰과 충분한 논의가 없었고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국이 설치된 이후에도 국가경찰위에 정책 개선 안건을 단 한 건도 부의하지 않았다”며 경찰국이 유명무실한 조직이라고 진단했다. 경찰청은 2022년 경찰국 신설 당시 이에 반대하다 인사 불이익을 당했던 경찰들에 대해 명예 회복과 재발 방지 약속했다. 이는 최근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인사 불이익을 받았던 경찰관들에 대해 불이익을 철회하라고 주문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신설 당시 경찰국 설치에 반발한 전국 총경들은 경찰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며 2022년 7월 ‘총경회의’를 개최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복수직급 직위 배치, 통상적 인사 주기(1년)를 벗어나 6개월 만에 보직 변경, 경력 및 전문성과 무관한 보직 배치, 생활권과 동떨어진 원거리 발령 등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의 총경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한 이른바 ‘총경회의’는 존중받아야 된다”며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과 참석자들의 명예 회복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총경회의와 같은 공식적인 소통채널을 마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경찰 조직 내에서 논의될 것을 약속했다. 2022년 당시 경찰인재개발원 1층 역사관 내에 전시됐던 ‘총경회의’ 전시대를 복원하고, 올해 경찰 창설 80주년을 맞아 집필 중인 한국경찰사 제7권에 총경회의를 역사적 기록으로도 남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총경회의 참석자들의 충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의 불이익 없이 성과와 역량, 직무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인사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너 때문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박모 씨는 2019년 김모 씨에게서 2550만 원을 빌린 이후 매일 독촉 문자메시지에 시달렸다. 김 씨는 박 씨의 20년 지기 친구였다.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자 김 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서라도 네가 필요한 돈은 마련해주겠다”고 했고 얼마 뒤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이후 태도가 돌변해 최고 698%에 달하는 이자를 요구했다. 박 씨는 적게는 수십만 원, 수백만 원씩을 매달 갚아야 했다. 연체하면 ‘매일 5만 원’ 이상의 추가 이자가 붙었다. 이자는 눈덩이로 불어나 올 초까지 박 씨가 김 씨에게 보낸 금액이 8900만 원을 넘었다. ● 불법 채권 추심 신고, 올 5월까지 1485건 최근 박 씨는 김 씨의 행위가 법정 최고 이자율 20%를 넘긴 이자제한법 위반이자 불법 추심임을 알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김 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김 씨는 경찰에 “돈 계산을 잘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씨처럼 법정 최고 이자율(20%)을 넘긴 빚 독촉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피해 신고센터의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 및 접수’ 자료에 따르면 불법 채권 추심 신고는 2020년 580건, 2021년 869건, 2022년 1109건, 2023년 1985건, 지난해 2947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올해 1∼5월에는 1485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 추이면 연말에는 처음으로 3000건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불법 채권 추심이 늘어난 배경에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빚 독촉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SNS 메시지 등으로 수시로 ‘돈을 갚으라’고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부업자에게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숨진 30대 미혼모 여성도 수백 건의 문자메시지 등에 시달렸다. 불법 추심의 상당수는 박 씨 사례처럼 ‘지인 간’에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충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생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 200만 원을 요구하며 피해자를 협박한 20대 일당 3명을 검찰에 넘겼다. ● 지인 사이에도 법정 이자율 적용 전문가들은 지인 간 금융 거래도 규정이 있다는 걸 잘 모르다 보니 불법 사금융 같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인 간에 돈을 빌리는 경우에도 법정 최고 금리는 20%로 제한되는데 개인들이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게 더 쉽고 편해서 빌렸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금융거래 규정을 좀 더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밀한 관계를 악용한 불법 채권 추심이 불법 사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불법 사채에 손을 대는 서민은 여러 명에게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들이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처음엔 지인들한테 빌리다가 나중엔 감당이 안 되는 이자를 여러 경로로 돈을 빌린 뒤 돌려막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현행법상 채권추심법 위반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발간된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채권추심법 위반의 1심 선고 78건 중 벌금형 등 재산형이 30건으로 가장 많았다. 집행유예는 18건으로 뒤를 이었고, 실형 선고는 13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창원지법은 최고 437%의 이자를 받고 18억 원을 넘게 빌려준 뒤 높은 이자를 챙긴 불법 대부업체 직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불법 추심으로 붙잡혀도 구속 기소되는 비율은 1%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채무자 보호를 강화했지만 제재를 피해 가는 새로운 형태의 불법 추심이 늘어나고 있고, 이 중 상당수는 신고 없이 감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불법 추심 신고가 3000건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부산에 사는 박모 씨(38)는 질병 탓에 실직한 뒤 어머니의 암 투병까지 겹쳐 생활고에 시달렸다. 견디다 못해 2019년 20년 친구 김모 씨(38)에게 2550만 원을 빌렸다. 그러나 악몽이 시작됐다. 친구는 박 씨에게 돈을 갚으라며 매일같이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그사이 법정 상한을 훨씬 넘는 이자가 붙었다. 박 씨는 “친구 사이라 문서로 이자 등을 적어두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 갚은 금액만 해도 890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불법 채권 추심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피해신고센터의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 및 접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580건이던 불법 채권 추심 신고는 지난해 2947건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1485건의 신고가 접수돼 사상 처음으로 3000건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정부는 2022년 8월 불법 사채업자의 빚 독촉으로 목숨을 끊은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불법 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불법 추심의 채권자를 고소해도 수사는 지지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텔레그램,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법 추심 수단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임신부 승객이 휘발유에 미끄러져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을 지른 사실도 확인됐다.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손상희 형사3부장)은 25일 피의자 원모 씨(67)를 살인미수, 현존 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2분경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 사이 1.6km의 한강 하저터널을 운행 중이던 5호선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러 승객 약 160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 중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테러에 준하는 살상행위”라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원 씨는 이혼 소송에서 패소한 직후 방화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주유소에서 휘발유 3.6L와 토치형 라이터를 구입했다. 범행 전날엔 휘발유를 소지한 채 1·2·4호선 주요 역을 돌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역, 영등포역, 삼성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사전 답사한 것이다. 범행 직전에는 전 재산을 친족에게 송금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정황도 파악됐다.검찰은 원 씨가 범행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지하철의 중간인 네 번째 칸에 탑승했고, 열차가 터널을 관통하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특히 임신부인 승객이 휘발유가 살포돼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 대피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을 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신발마저 벗겨진 임신부가 기어서 도망가는 상황에서도 원 씨는 태연히 불을 붙였다. 임신부가 3초가량 늦게 대피했어도 몸에 불이 붙을 수 있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원 씨는 “방화를 통해 불에 타 죽을 마음으로 범행했다”며 “대중교통인 지하철에 방화할 경우 사회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임산부 승객이 휘발유에 미끄러져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을 지른 사실도 확인됐다.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손상희 형사3부장)은 25일 피의자 원모 씨(67)를 살인미수, 현존 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42분경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 사이를 운행 중이던 5호선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러 승객 약 160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 중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에 따르면 원 씨는 이혼 소송에서 패소한 직후 방화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주유소에서 휘발유 3.6리터와 토치형 라이터를 구입했다. 전날엔 휘발유를 소지한 채 1·2·4호선 주요 역을 돌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역, 영등포역, 삼성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사전 답사한 것이다. 범행 직전에는 전 재산을 친족에게 송금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정황도 파악됐다.검찰은 원 씨가 범행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지하철의 중간인 네 번째 칸에 탑승했고, 열차가 터널을 관통하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특히 임산부인 승객이 휘발유가 살포돼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 대피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원 씨는 “방화를 통해 불에 타 죽을 마음으로 범행했다”며 “대중교통인 지하철에 방화할 경우 사회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제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아버지의 사진이에요.” 마미테 훈데 센베타 씨(73·여)가 23일 하얀색 종이 안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한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사진 속엔 임신한 여성과 군복을 입은 남자가 손을 잡은 채 엄숙한 얼굴로 서 있었다. 이 사진은 1951년 센베타 씨의 아버지 훈데 센베타 씨가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으로 파병을 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어머니가 센베타 씨를 임신한 지 3개월이 됐을 무렵이다. 사진을 어루만지던 센베타 씨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아버지는 전쟁 때 강원도 화천에서 벌어진 한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들었어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네요….”● 마지막 가족사진 꼭 쥔 채 찾은 한국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센베타 씨는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에티오피아의 작은 마을을 벗어나 해외에 가는 건 생전 처음이었다. 30년간 매년 해외 참전용사를 국내로 초청하고 있는 경북 포항 양포교회의 초청으로 아버지가 전사한 나라를 처음 방문하게 된 것이다. 23일 포항의 한 숙소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비행기를 타는 게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기 위해 싸웠던 나라를 드디어 간다는 생각에 마음은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6·25전쟁 당시 22개국에서 약 195만 명(미군 178만 명 포함)이 유엔군으로 파병돼 한국을 도왔다. 에티오피아는 6037명의 지상군을 보냈다. 아프리카 국가 중 지상군을 파병한 것은 에티오피아가 유일했다. 특히 최정예 황실 근위대를 파병했는데, 에티오피아어로 ‘초전박살’을 뜻하는 ‘강뉴(Kagnew) 부대’로 불렸다. 강뉴 부대는 강원도 화천, 철원 등에서 총 253번의 전투를 치러 모두 승리할 정도로 강인한 부대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다쳤다. 황실 근위대원이었던 센베타 씨의 아버지도 전투 중 사망했다. 이후 센베타 씨와 어머니는 찢어지는 가난 속에 살았다. 어머니는 자녀를 키우기 위해 매일 아침 3400m 산꼭대기에 올라가 나무를 베어서 팔고 식당 부엌일을 병행했다. 센베타 씨는 “빛 한 줄기 안 들어오는 진흙 바닥의 2평짜리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았다”며 “그러고도 생활이 힘들어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급하게 결혼을 해 네 자녀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삶이 더욱 힘겨워진 것은 1974년 쿠데타로 황제가 암살되고 공산국가가 되면서다. 1991년 공산 정권이 무너지기까지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동맹군(공산군)에 맞선 반역자로 몰리며 참전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그럼에도 센베타 씨의 어머니는 남편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센베타 씨는 “어머니는 11년 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항상 한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하신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했다.● “당신이 지킨 나라를 보여주고 싶다” 이번 방한에는 1952년 강원도로 파병됐던 참전용사 테세마 가메 씨(100)도 동행했다. 기자와 만난 그는 서툰 한국어로 ‘아리랑’ 가사를 조금씩 읊조렸다. 가메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너무나 황폐했고,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매서운 추위에 입이 얼어 말 한마디 하기 힘들었다”면서도 “한국에 있는 동안 들었던 아리랑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고 했다. 방한 일정 동안 이들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 사업을 하는 비영리기구 따뜻한동행 등을 방문했다. 센베타 씨는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한국이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곳을 가볼 수 있다면 그가 잠든 곳에 꽃을 놓고 당신이 지킨 나라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전쟁 중에 숨졌지만 한국을 단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아버지가 지킨 나라가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감사하다”고 했다. 2021년 따뜻한동행으로부터 집수리 지원 사업을 받았던 가메 씨도 “젊은 시절 싸워 지켜낸 나라에서 오히려 나이를 먹고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며 “한국을 위해 평생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포항=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 가방과 그라프사 목걸이 등 각종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는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영호 씨가 20일 예정됐던 통일교 징계위원회에 불참을 통보했다. 통일교 측은 윤 씨가 통일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날 윤 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씨는 전날 통일교 측에 ‘징계위원회 출석 통지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윤 씨는 이 내용증명서에서 “우선 본인이 본 연합(통일교)에서 규정하고 있는 협회원의 어떠한 중대한 의무를 위반했는지 법적인 근거와 행정적 근거를 통해 명확하게 설명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검찰 수사는 6개월이 지났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따라서 저의 어떠한 행위가 하늘부모님과 천지인참부모님의 위상과 권위를 어떻게 실추했는지, 그리고 본 연합의 질서를 어떻게 어지럽게 했는지 정확한 설명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교는 윤 씨와 통일교 재정국장을 지냈던 부인 이모 씨에게 20일 열리는 징계위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통일교 측은 윤 씨에게 “연합에서 규정하고 있는 협회원의 중대한 의무를 위반해 하늘부모님과 천지인참부모님의 위상과 권위를 실추시키고 본 연합의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윤 씨는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후인 2022년 4~8월 김 여사 선물용으로 전 씨에게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사 목걸이 등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통일교 측은 윤 씨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이에 대해 윤 씨는 내용증명서에서 “연합은 성명서와 언론대응을 통해 나를 2023년 5월 사직 이후 ‘가정연합을 이탈한 자’로 규정하며 개인의 일탈행위로 규정한 것을 안다. 심정적 상처가 크지만 참부모님과 교단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인내했으며, 무수히 많은 언론사들의 연락에도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확한 법적인 증거와 행정적인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재차 강조하며 “추후 기일에 대해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윤 씨는 통일교 측의 명확한 설명 없이 징계위를 열어 징계를 결정할 경우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윤 씨는 “세속법에 의거해 징계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윤 씨의 내용증명서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내용증명서를 받은 것은 맞다. 징계위원회는 규정에 의해 징계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소멸 예정인 포인트가 있다며 피해자들을 도박 사이트로 유인해 추가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한, 이른바 ‘먹튀’ 도박 사이트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5년간 도박 사이트 250여 개를 개설해 피해자 334명으로부터 40억 원 넘는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일당 19명을 검거해, 총책 A씨 등 10명을 구속 송치하고 9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A씨는 2019년 12월경 친구 및 지인들과 함께 필리핀의 한 지역에 근거지를 마련한 뒤 범행을 공모했다. 이들은 불법으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수한 뒤, 피해자들에게 “도박 사이트에 소멸 예정인 포인트가 남아 있다”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에는 도박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 링크와 아이디, 비밀번호 등이 포함돼 있었다.도박 사이트에 접속한 피해자들은 대포 계좌로 현금을 추가 입금해 포인트를 충전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A씨 일당은 피해자들이 게임을 통해 쌓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해달라고 요청하면, 시스템 오류 등을 핑계로 미루다가 결국 ‘먹튀’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이들은 피해자들이 환전을 요구할 경우를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도 준비해뒀다. “장기간 계좌를 사용하지 않아 추가 인증이 필요하다”며 인증 실패를 이유로 계좌 잠금 해제 비용을 요구하거나, 환급 금액이 클 경우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을 피하려면 새로운 코딩 작업이 필요하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하기도 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5년간 250여 개의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다. 하나의 사이트는 2~3주 운영한 뒤 폐쇄하고, 이름과 도메인을 바꿔 새 사이트를 여는 식으로 수법을 반복했다. 또,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단체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수시로 바꾸며 가명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초 경찰은 단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도박 사이트가 사기 범행의 미끼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국내 은신처를 특정하고 현장을 급습해 조직원 전원을 한꺼번에 검거했다.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현장에서 11억7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포함해 총 24억5000만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호기심과 사행심을 부추기는 광고 문자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악성 먹튀 사기 범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