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56

추천

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미국/북미28%
국제일반20%
국제정세13%
인사일반11%
국제정치7%
유럽/EU7%
아시아4%
중남미4%
일본4%
러시아2%
  • 中 딥시크 쇼크속 젠슨 황 만난 트럼프, 저사양 AI칩도 규제 검토

    ‘가성비’를 무기로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중국 AI 기업 ‘딥시크’와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두 사람이 미국의 AI 리더십, 딥시크 대응, 대중국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 충격에 놀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는 물론이고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로 그간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H20’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 AI 리더십 강화 논의”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좋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또 황 CEO를 ‘신사’라고 호평했다. 엔비디아 측은 “대통령과 반도체 및 AI 정책,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 등을 논의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경제매체 배런스는 두 사람의 회동이 몇 주 전부터 계획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빅테크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황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황 CEO는 지난달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 협력할 뜻을 강조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 ‘챗GPT’ 개발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5.6%에 불과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성능은 비슷한 ‘R1’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2022년에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이며 저사양 반도체인 ‘H800’만으로 이 성과를 냈다고 밝혀 상당한 후폭풍을 불렀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에 이어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새 수출 규제 품목에 오를 가능성이 큰 ‘H20’은 ‘H800’과 마찬가지로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제품이다.● 美상무부, 딥시크 규제 위반 조사트럼프 2기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수입해 ‘R1’을 개발했을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또한 딥시크가 중국으로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을 통해 중국에 조직적으로 밀수된 정황도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딥시크의 개발 비용이 회사 측이 주장하는 558만 달러보다 90배 이상 많은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다만 고사양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달 27일에만 나스닥 시장에서 17% 하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3.67% 하락 마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남포항 계속 확장… 조선소-유류저장소 늘려”

    북한이 러시아, 중국 등과 교역하는 핵심 항구인 평양 인근 남포항을 최근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유류저장소 건설 등이 가능하도록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남포항에서 조선소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조선소에서는 해군 군함은 물론이고 상업용 선박, 어선 등도 건조 및 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8노스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조선소로 추정되는 건물의 지붕이 지난해 11월 설치됐다. 또 지난달 23일 위성사진에서도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유류저장소 또한 완공된 모습이 확인됐다. 38노스 측은 지난달 23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위성사진에서 건설 중이던 4개의 유류 탱크가 모두 완공됐다고 전했다. 또 추가 유류 탱크 설치를 위한 공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북한 관영 매체 또한 “남포에서 새 군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발표와 남포항의 최근 위성사진은 북한 해군이 남포항 확장을 포함한 현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38노스 측은 분석했다. 38노스는 “남포항은 계속해서 건설 및 확장 활동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경제 및 군사 인프라에서 남포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워싱턴 고급주택 동났다”… 트럼프 내각 억만장자들 매입 러시

    “미국 수도 워싱턴의 호화 주택시장 가격이 ‘트럼프 붐’으로 급등했다.”억만장자 기업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워싱턴 일대의 고급 주택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인 같은 해 11, 12월에만 500만 달러(약 70억 원) 이상의 호화주택 거래가 20건을 기록했다. 2023년 같은 시기(10건)보다 두 배로 늘었다.이를 주도하는 사람은 헤지펀드 ‘키스퀘어캐피탈’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월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랄드’ CEO 출신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페이팰 공동창업자 출신의 백악관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차르’(책임자) 데이비드 색스 등이다.이 외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또한 워싱턴 라인호텔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밀착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워싱턴 부동산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2기 내각과 백악관 참모 중에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가 최소 13명이다. 이를 감안할 때 워싱턴 호화 부동산의 가격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호화주택 품귀 심각”WSJ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최근 워싱턴 조지타운에 1250만 달러(약 175억 원)짜리 고급 주택을 매입했다. 1941년 건설됐고 콘스턴스 밀스타인 전 주(駐)몰타 대사가 2010년 1110만 달러에 매입했지만 베센트 장관에게 팔았다. 총 4개 층에 걸쳐 다섯 개의 침실, 연회장 크기의 식당, 응접실, 도서관 등이 있다. 수영장과 1174m²(약 355평)의 정원도 있다.러트닉 후보자 또한 지난해 12월 워싱턴 북서부 폭스홀의 고급 주택을 2500만 달러(약 350억 원)에 매입했다. 그가 폭스뉴스 간판 앵커인 브렛 바이어 부부로부터 사들인 이 주택은 침실 다섯 개, 욕실 여덟 개, 영화관, 스파, 피트니스, 수영장 등이 있는 것다.색스 차르 역시 워싱턴 북서부에 1000만 달러(약 140억 원)짜리 주택을 매입했다. 침실 네 개, 욕실 여섯 개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워싱턴 부동산 업자들은 호화 주택의 활발한 거래를 ‘트럼프 효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요 급증으로 워싱턴의 호화 주택이 심각하게 모자란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워싱턴 고급 주택 판매가 중간값은 215만 달러로, 5년 전(151만5000달러)보다 42% 치솟았다.● 머스크-저커버그도 부동산 매입 준비아직 워싱턴에 집을 마련하지 못한 주요 인사들도 부동산 매입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워싱턴 북서부의 라인호텔을 통째로 매입해 이를 개인 사교 클럽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커버그도 워싱턴 부동산을 매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AI 분야 규제 등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워싱턴에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이나 화이트 종합격투기단체 ‘UFC’ CEO를 메타 이사로 발탁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 일가 역시 백악관과 의회 사이에 있는 월도프애스토리아 호텔(옛 트럼프인터내셔널 호텔)을 다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2016년 이 호텔을 매입했지만 2022년 임대권을 매각했다. 현재는 힐턴그룹이 이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이 힐턴 측과 호텔 재매입을 협의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2-02
    • 좋아요
    • 코멘트
  • ‘딥시크 쇼크’ 속 트럼프-젠슨 황 비공개 회동

    ‘가성비’를 무기로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중국 AI 기업 ‘딥시크’와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두 사람이 미국의 AI 리더십, 딥시크 대응, 대중국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딥시크 충격에 놀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는 물론이고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로 그간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H20’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 AI 리더십 강화 논의”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좋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또 황 CEO를 ‘신사’라고 호평했다. 엔비디아 측은 “대통령과 반도체 및 AI 정책,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두 사람의 회동이 몇 주 전부터 계획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빅테크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황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황 CEO는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 협력할 뜻을 강조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 ‘챗GPT’ 개발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5.6%에 불과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성능은 비슷한 ‘R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엔비디아가 2022년에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이며 저사양 반도체인 ‘H800’만으로 이 성과를 냈다고 밝혀 상당한 후폭풍을 불렀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의 고사양 AI 반도체에 이어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새 수출 규제 품목에 오를 가능성이 큰 ‘H20’은 ‘H800’마찬가지로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제품이다.● 美상무부, 딥시크 규제 위반 조사트럼프 2기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수입해 ‘R1’을 개발했을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또한 딥시크가 중국으로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통해 중국에 조직적으로 밀수된 정황도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딥시크의 개발 비용이 회사 측이 주장하는 558만 달러보다 90배 이상 많은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다만 고사양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달 27일에만 나스닥 시장에서 17% 하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3.67% 하락 마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2-02
    • 좋아요
    • 코멘트
  • 38노스 “北 남포항 확장…경제-군사적 중요성 커진 듯”

    북한이 러시아, 중국 등과 교역하는 핵심 항구인 평양 인근 남포항을 최근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유류저장소 건설 등이 가능하도록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남포항에서 조선소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조선소에서는 해군 군함은 물론 상업용 선박, 어선 등도 건조 및 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8노스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조선소로 추정되는 건물의 지붕이 지난해 11월 지어졌다. 또 지난달 23일 위성사진에서도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유류저장소 또한 완공된 모습이 확인됐다. 38노스 측은 지난달 23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위성사진에서 건설 중이던 4개의 유류 탱크가 모두 완공됐다고 전했다. 또 추가 유류 탱크 설치를 위한 공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남포항 상업용 컨테이너 구역도 지난해 9월과 같은 해 11월 위성사진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컨테이너가 들어왔음이 파악됐다.지난해 12월 말 북한 관영 매체 또한 “남포에서 새 군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발표와 남포항의 최근 위성사진 모습은 북한 해군이 남포항 확장을 포함한 현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38노스 측은 분석했다.38노스는 남포항에 대해 “북한에서 가장 큰 상업 항구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가는 직접적인 경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포항은 계속해서 건설 및 확장 활동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경제 및 군사 인프라에서 남포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2-02
    • 좋아요
    • 코멘트
  • 저비용 ‘딥시크’의 역습… 美中 AI 전쟁 불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양국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두 나라가 치열한 패권 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인 ‘챗GPT’와 맞먹는 AI 모델을 오픈AI가 투자했던 비용의 약 5.6%만 들여 개발하면서 글로벌 기술업계 및 투자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미국은 AI를 포함한 기술 분야 패권을 지키기 위해 고사양 AI용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간의 규제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저사양 AI용 반도체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허용했던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 ‘H20’도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AI 경쟁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미국의 예상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딥시크는 미국의 대표적인 AI용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H800’ 반도체만으로 만든 자사의 AI 모델 ‘R1’이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 R1을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개발 비용을 축소 계산했거나 몰래 엔비디아의 신형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오픈AI 등의 개발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차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딥시크의 개발 비용은 미국 빅테크보다 크게 저렴하고 제품 성능도 구글, 메타, 앤스로픽 등의 AI 모델을 능가한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이 같은 ‘딥시크 충격’은 27일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7%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000억 달러(약 840조 원)가 증발했다. AI 분야에서 역시 강세를 보여온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17.4%), TSMC(13.33%),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주가도 급락해 이날에만 미 증시에서 약 1조 달러(약 1400조 원)가 사라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의 AI가 (미국 제품보다) 더 빠르고 훨씬 저렴해 보인다”며 “미국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 극도로 집중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설계 역량 혁신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中 딥시크, 5% 비용으로 챗GPT급 성능… “AI의 스푸트니크 순간”[中 AI ‘딥시크’ 쇼크]美中 불붙은 AI 패권 전쟁中, 엔비디아의 2022년 구형칩 활용… 추론 작업은 오픈AI 신형 모델 맞먹어NYT “실리콘밸리 가장 어두운 시간”… 美일각 “기술 도용 정황” 분쟁 예고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회사였다.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R1’이라는 AI 모델을 내놨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못 받는 분위기였다.하지만 10일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주로 활용한 딥시크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든 게 확인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엔비디아 등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 중 하나인 ‘모자익’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보다 뒤처졌음을 확인한 사건을 가리킨다. 딥시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안 크고, 가성비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도 “실리콘밸리의 가장 어두운 시간(darkest hour)”이라고 표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가장 어둡고 힘든 때’라며 이 문구를 썼다. 미국 AI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챗GPT 약 20분의 1 비용에 비슷한 성능‘R1’은 다양한 수학, 코드 및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o1(79.2%)을 앞섰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눌렀다.그러면서도 수천만 달러의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AI를 훈련하는 미국 빅테크와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칩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 비용 또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로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들어간 챗GPT의 5.6%에 불과하다.중국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AI 굴기’가 한창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새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의 성능이 비교 모델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22일 ‘두바오 1.5 프로’를 내놨다.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미국산 첨단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된 중국 기업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에서 더 독창적이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문샷 같은 중국 IT 기업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비용 효율과 역량을 높여왔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혁신이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美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미국은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I 개발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의 개발 과정을 적극 공개하는데 이런 차이가 중국을 AI 연구 및 개발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오픈AI의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중국의 AI 개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딥시크의 가성비를 “인정한다”고 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를 다량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픈AI도 “딥시크가 우리의 AI 기술을 도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혀 양국 간 또 다른 무역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미 백악관은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줄 영향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0세 中토종 괴짜, 139명 연구인력으로 1200명 美오픈AI ‘저격’

    “딥시크의 핵심 인재는 대부분 신입이거나 경력 1, 2년 정도의 젊은 직원이다.” 전 세계에 중국산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梁文鋒·40) 창업자와 그의 독특한 인재 채용 방식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AI 업계가 관성과 타성에 젖으면 혁신이 어려워진다는 신념하에 경험이 적은 젊은 직원들을 주로 기용하고 있다. 딥시크의 연구 인력은 대부분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중국 토종 인재로 채워졌다. 또한 그는 특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스 코드와 설계도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오픈 소스’ 개념의 신봉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게 된 것도 오픈 소스의 역할이 크다며 “오픈 소스는 ‘비즈니스 관행’이 아닌 ‘문화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 개발 인력 139명… 오픈AI의 11.6%에 불과 현지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의 연구개발(R&D) 인력은 139명. 설립 후 전체 인력을 150명 안팎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R&D 인력인 셈이다. 이는 경쟁사인 미국의 주요 AI 기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연구원만 약 1200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오픈AI의 11.6%에 불과한 인력으로 비슷한 성과를 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도 각각 7000명과 5000명의 AI 개발 인력을 두고 있다.량원펑은 또 다른 현지 매체 ‘36kr’에 젊은 직원을 선호하는 이유로 ‘혁신 능력’을 꼽았다. 그는 “혁신은 자신감에서 시작된다. 젊은이들에게서 더 많은 혁신 능력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딥시크의 인력 채용을 담당했다는 한 헤드헌터는 “딥시크에서 경력 3∼5년이면 최고참”이라며 “8년 이상의 경력자는 아예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딥시크의 여성 개발자 뤄푸리(羅福莉·30)도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사범대와 베이징대를 졸업한 그는 2022년 딥시크에 입사한 후 ‘AI 천재 소녀’로 불릴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를 눈여겨본 샤오미 측에서 연봉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을 제시하며 스카우트하려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딥시크의 기업 문화 또한 직급, 연공 서열 등을 중시하지 않는다. 이에 저장성 항저우 본사의 사무실은 기업 사옥이 아니라 대학 캠퍼스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너드’에서 ‘세계적 AI 기업가’로량원펑의 개인사 또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985년 남부 광둥성에서 태어났다. 중고교 시절 수학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고 중학생 시절 이미 일부 대학 수학도 배웠다. 2002년 항저우의 공학 분야 명문대 저장대에 입학했다. 같은 학교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며 통계학, 수학 등에 기반한 금융투자 ‘퀀트 트레이딩’에 심취했다. 이 시기 현재 세계 최대 민간 무인기(드론) 기업을 이끌고 있으며 역시 저장성 출신인 왕타오(汪滔) DJI 창업자로부터 동업 제안을 받았다. 이를 거절하고 2015년 퀀트 전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세웠다. 량원펑은 2019년 투자 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 하이플라이어 내에 AI 딥러닝 플랫폼을 개발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2021년 10억 위안(약 2000억 원)을 투자해 1만 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으로 구성된 딥러닝 프로그램 ‘파이어플라이어1’을 만들었다. 당시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소수의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하이플라이어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A100을 보유한 회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와 일했던 동료는 FT에 량원펑을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너드(nerd·괴짜)’였다”고 전했다. 또 량원펑이 1만 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했던 것에 대해 “그 야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량원펑은 딥시크를 창업할 때부터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AI, 즉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딥시크 핵심 인재는 경력 2년 이하 中 토종 개발자…오픈AI의 12%에 불과

    “딥시크의 핵심 인재는 대부분 신입이거나 경력 1, 2년 정도의 젊은 직원이다.”전 세계에 중국산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梁文鋒·40) 창업자와 그의 독특한 인재 채용 방식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AI 업계가 관성과 타성에 젖으면 혁신이 어려워진다는 신념하에 경험이 적은 젊은 직원들을 주로 기용하고 있다. 딥시크의 연구 인력은 대부분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중국 토종 인재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그는 특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스 코드와 설계도를 대중에 공개하는 ‘오픈 소스’ 개념의 신봉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게 된 것도 오픈 소스의 역할이 크다며 “오픈 소스는 ‘비즈니스 관행’이 아닌 ‘문화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 개발 인력 139명…오픈AI의 11.6%에 불과현지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의 연구개발(R&D) 인력은 139명. 설립 후 전체 인력을 150명 안팎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R&D 인력인 셈이다. 이는 경쟁사인 미국의 주요 AI 기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연구원만 약 1200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오픈AI의 11.6%에 불과한 인력으로 비슷한 성과를 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도 각각 7000명과 5000명의 AI 개발 인력을 두고 있다.량원펑은 또 다른 현지 매체 ‘36kr’에 젊은 직원을 선호하는 이유로 ‘혁신 능력’을 꼽았다. 그는 “혁신은 자신감에서 시작된다. 젊은이들에게서 더 많은 혁신 능력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딥시크의 인력 채용을 담당했다는 한 헤드헌터는 “딥시크에서 경력 3~5년이면 최고참”이라며 “8년 이상의 경력자는 아예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딥시크의 기업 문화 또한 직급, 연공 서열 등을 중시하지 않으며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장성 항저우 본사의 사무실은 기업 사옥이 아니라 대학 캠퍼스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홍콩 싱타오일보에 따르면 량원펑과 함께 중국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중국 AI 기업 문샷의 양즈린(楊植麟·35) 창업자, 유명 AI 과학자 허카이밍(何恺明·41) 역시 3040의 ‘젊은 피’로 꼽힌다.● ‘너드’에서 ‘세계적 AI 기업가’로량원펑의 개인사 또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985년 남부 광둥성에서 태어났다. 중고교 시절 수학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고 중학생 시절 이미 일부 대학 수학도 배웠다.2002년 저장성 항저우의 공학분야 명문대 저장대에 입학했다. 같은 학교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며 통계학, 수학 등에 기반한 금융투자 ‘퀀트 트레이딩’에 심취했다. 이 시기 현재 세계 최대 민간 무인기(드론) 기업을 이끌고 있으며 역시 저장성 출신인 왕타오(汪滔) DJI 창업자로부터 동업 제안을 받았다. 이를 거절하고 2015년 퀀트 전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세웠다. 량원펑은 2019년 투자 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 하이플라이어 내에 AI 딥러닝 플랫폼을 개발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2021년 10억 위안(약 2000억 원)을 투자해 1만 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으로 구성된 딥러닝 프로그램 ‘파이어플라이어1’을 만들었다. 당시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소수의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하이플라이어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A100을 보유한 회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그와 일했던 동료는 FT에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너드(nerd·괴짜)’였다”고 전했다. 또 량원펑이 1만 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했던 것에 대해 “그 야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량원펑은 2023년 5월 헤지펀드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데리고 딥시크를 창업했다. FT에 따르면 당시에도 그는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AI, 즉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1-30
    • 좋아요
    • 코멘트
  • 中 딥시크 창업자 량원평은 누구…괴짜소리 듣던 40세 천재 공학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발표한 AI 모델 ‘딥시크 R1’가 전 세계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딥시크는 설립 2년이 채 안 된 스타트업으로, 창업자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1985년생 량원펑(梁文鋒)이다.홍콩 싱타오일보 등에 따르면 량원평은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났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그의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은 량원평이 “대학 수학을 배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량원평은 2002년 공학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 입학했다. 이후 저장대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받았다.량원평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투자 기법인 ‘퀀트 트레이딩’을 연구했고, 2015년 헤지펀드 ‘하이 플라이어(High Flyer)’를 세웠다. 그의 헤지펀드는 2021년 최대 1000억 위안(약 20조 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며 중국 양적 사모펀드 분야의 ‘4대 천왕’ 반열에 오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2019년 량원평은 투자 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서 헤지펀드 내에 AI 딥러닝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부서를 설립했고, 2021년에 10억 위안을 투자해 1만 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A100으로 구성된 장치를 만들었다. 당시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A100을 보유한 회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량원평과 함께 일했던 한 동료는 “그는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너드(nerd·괴짜)’였고, 1만 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이러한 노력 끝에 량원평은 2023년 5월 헤지펀드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데리고 딥시크를 창업했다. FT에 따르면 창업 당시 량원평은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딥시크에 대해 “딥시크의 사무실은 진지한 연구자들을 위한 대학 캠퍼스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AI 연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는 상업적 이익보다는 연구를 공유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경쟁자다”고 말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딥시크 전 직원은 춘제 연휴를 맞이해 휴가를 떠났다. 량원평 역시 연휴를 맞이해 고향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등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30
    • 좋아요
    • 코멘트
  • “4년간 불법이민 200만명 추방”… 국경장벽 높이는 트럼프 충신 3인[글로벌 포커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 당일부터 강도 높은 반(反)이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불법 이민자의 망명 금지, 국경장벽 건설 재개, 교회와 학교 같은 장소에서의 불법 이민자 단속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집권 1기 때 도입했지만 인권 탄압 비판으로 중단됐던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의 격리 수용’을 재추진하고 불법 이민 단속에 소극적인 지방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 중단, 해당 지방 공무원 기소 등도 고려하고 있다.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을 포함한 각종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그의 지시를 물불 가리지 않고 이행하는 ‘충성파 참모’가 백악관과 내각 곳곳에 포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 톰 호먼(64),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40),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후보자(54)가 주목받고 있다.》워싱턴 정계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베테랑 관료, 군 장성 등을 주로 기용했다. 이들은 돌출 발언 및 행동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당시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집권 1기 참모들에 대한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에 집권 2기 참모들을 ‘충성파’로만 채웠다. 이들은 ‘주군’에게 절대 ‘아니오(No)’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이민 정책을 담당할 핵심 참모들이 누구인지 짚어 봤다. ●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는 인생 과업” 호먼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월∼2018년 6월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경 차르’로 재기용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먼의 반이민 성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불만과 좌절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뉴욕주 북부의 보수적인 농촌 마을 웨스트카르타고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아버지, 할아버지까지 3대가 경찰로 재직했다. 그는 1984년 ICE의 전신인 연방이민귀화국(INS)에서 근무하며 이민 업무와 연을 맺었다. 국경순찰대 등을 거쳐 2013년 오바마 행정부의 ICE 수석 부국장을 지냈다. 호먼은 2014년 “불법 이민자 수를 줄이려면 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 분리 정책은 인권 탄압 요소가 너무 크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또 정책 논의 과정에서 추진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호먼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에 큰 분노를 느꼈다.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막바지인 2016년 말 사표를 던졌다. 이런 그를 ICE 국장 직무대행으로 복귀시킨 사람이 집권 1기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호먼은 당시 “월급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 다시 일을 시켜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돌아오자마자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했고 2018년 5월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실시했다. 다만 ‘잔혹하다’ ‘인륜에 어긋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 정책을 반대한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8년 6월 텍사스주 맥앨런의 12∼17세 미성년 불법 이민자의 수용 시설을 찾아 아이들을 위로했다. 결국 이 정책은 철회됐다. 호먼은 그 책임을 지고 ICE 국장 대행직에서 사퇴했다. 호먼은 사퇴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지지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불법 이민자가 급증했다며 “당장 짐을 싸서 미국을 떠나라”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다시 승리하자마자 호먼을 집권 2기의 ‘국경 차르’로 발탁했다. ICE 국장이 아닌 ‘국경 차르’로 발탁한 것은 인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ICE 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호먼의 강경 성향을 감안하면 공화당의 일부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호먼은 최근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4년 동안 최소 2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약 1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 전체 불법 이민자의 18.2%에 달한다. 또 불법 이민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내기 위해 안면인식 등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고, 불법 이민자를 쉽게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의 격리 정책 또한 다시 도입할 뜻을 비쳤다. 특히 부모는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는 그들의 자녀까지 내쫓겠다며 “가족 전체의 추방을 주저하지 않겠다. 가족 전체가 추방될지 분리될지는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엄포를 놨다. 시민권자 자녀의 미국 거주는 막을 길이 없지만 법적 권한이 없는 부모는 반드시 추방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한 셈이다.● “이슬람 7개국 국민 입국 금지” 밀러 “밀러가 미국 이민 정책의 결정권자라면 미국 인구는 현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억 명에 불과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밀러의 초강경 반이민 성향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호먼과 함께 트럼프 1기의 반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를 시작한 2017년 1월 말 ‘테러 방지’를 이유로 시리아 이란 이라크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슬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 및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중단시키는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해당 7개국 국민 전체를 잠재적 테러범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쳤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밀러는 미 50개 주 중 진보 성향이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부터 지역 내 극우 라디오방송에 출연하며 반이민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듀크대 시절에는 다문화주의, 관용적 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는 글을 학내 언론에 기고한 극우 논객 출신이다. 미국 여성 언론인 진 게레로는 2020년 밀러 주변인 100여 명을 인터뷰해 그의 정신세계를 파헤친 책 ‘증오 선동가: 스티브 밀러,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백인 국수주의자 어젠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 따르면 밀러는 유년 시절부터 멕시코계 친구들에게 “영어를 쓰고 미국의 방식을 배울 수 없다면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이에 반발하는 친구들에겐 절교를 선언했다. 이런 밀러의 역할은 단순히 반이민 정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관장했다. 2기 행정부에서는 대통령과 의회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밀러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한 후 4년간 충직하게 곁을 지켜 특히 신임을 얻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참모 중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2기 행정부의 청사진을 그려 왔다. 주요 상하원 의원, 영향력 있는 우파 언론인과 친분을 쌓으며 트럼프 재집권의 정당성을 설파했고 주요 기부자와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회고록 출간, 유명 대기업 자문 등 자신과의 관계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많은 다른 참모들과 달리 밀러가 자신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NYT는 “밀러는 절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하지 않는다. 일단 대통령이 특정 정책을 추진하면 아무런 의구심을 갖지 않고 그대로 따른다”고 평했다. 이를 통해 밀러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며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비선출직 인물 중 하나”라고 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을 때 이를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도 정지시켰다. 이랬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몸을 낮추며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밀러는 저커버그에게 “메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메타는 10일 “DEI 폐기”를 선언했다. 밀러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국경은 전쟁터” 놈 놈 또한 반이민 성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가 다양한 이민 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국토안보장관 후보자에 오른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반이민 정책에 관심이 많은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출신인 놈은 2018년 이곳의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집권 1기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다. 선거 승리로 사우스다코타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경장벽 건설, 이슬람 7개국 입국 금지 등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같은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관용적인 이민정책,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명성을 얻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놈 후보자는 바이든 행정부 기간 주도(州都) 피어에서 1600km 이상 떨어진 텍사스주 남부 국경에 5차례 사우스다코타 주방위군을 파견했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 인력만으로는 불법 이민자를 다 차단할 수 없다”며 도움을 청하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놈 후보자는 주지사 시절부터 줄곧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 마약, 인신매매 등이 판치고 있다”며 이곳을 ‘전쟁터(warzone)’라고 표현했다. 17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도 ‘전쟁터’를 거듭 거론했다. 그는 “불법 이민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는 것이 국토안보장관의 핵심 업무”라고 밝혔다. ● 국경장벽 건설 재개, 교회·학교 단속 등 급물살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공언해 온 국경장벽 건설 재개 또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멕시코와 맞닿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주 등에 727km(452마일)의 국경장벽을 건설했다. 당시 약 150억 달러(약 21조5000억 원)의 정부 예산이 쓰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 첫날 “모든 국경장벽의 건설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추가 건설이 2년간 중단된 채 방치됐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자 바이든 행정부 또한 2023년 10월 텍사스주 리오그란데강 일대에서 32km(20마일)의 장벽 건설을 재개했다. 현실적으로 불법 이민자의 월경을 막을 방법은 장벽밖에 없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장벽 건설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밀러가 공화당의 주요 상하원 의원과 만나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는 정계 입문 초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법무장관을 지낸 제프 세션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참모로 일해 의회 업무에도 능통하다. 민주당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특히 남부 국경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 여론을 의식해 반이민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민주당 상원의원 13명이 “국경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이민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의제를 강조하는 것을 두고 “미국 유권자가 ‘스트롱맨’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다시 뽑은 것은 ‘불법 이민이 고물가 등 경제난을 악화시켰다’는 그의 주장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며 “스트롱맨의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반이민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며 이민자도 많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같은 지역을 집중 타깃으로 삼는 것, 학교와 교회같이 그간 불법 이민자 단속을 자제해온 장소에서도 강도 높은 단속과 체포를 실시하려는 것 역시 ‘스트롱맨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징역 합계 57년’ 美 의회난입 주범 3명 석방… “사면권 남용”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던 이른바 ‘1·6 사태’의 주범인 엔리케 타리오(42), 조지프 빅스(42), 스튜어트 로즈(59)가 21일 풀려났다. 세 명은 합계 5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이들을 포함해 해당 사건으로 기소된 1600여 명을 사면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갓 취임한 대통령이 사면권을 과도하게 남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의회 난입을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의 전 지도자 타리오와 회원 빅스, 또 다른 극우단체 ‘오스키퍼스’의 창립자 로즈는 모두 이날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세 사람은 각각 징역 22년형, 17년형, 1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프라우드보이스는 2016년 설립됐다. 이민, 인종 통합 정책, 낙태 합법화 등이 백인의 멸종을 추구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쳐 왔다. 타리오는 난입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회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난입을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빅스는 의회 난입 당시 확성기를 들고 상원 회의실에 직접 진입했다. 2009년 설립된 오스키퍼스는 전직 군인, 경찰, 소방관 출신 회원이 많다. 이들은 시위 때마다 군복과 방탄조끼를 즐겨 입는다. 로즈 역시 직접 난입에 가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로의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막기 위한 ‘무장반란 계획’을 수립했고 회원들에게 실행으로 옮기라며 폭력을 선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마약, 무기 등을 밀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 ‘실크로드’의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41)도 사면했다. 2013년 체포된 그는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일부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들은 “정부가 자유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해 울브리히트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며 사면을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형까지 선고받은 중범죄자를 속속 사면하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반목했으며 공화당의 전통적 주류 노선을 따르고 있는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어떤 폭력도 용서할 수 없다. 경찰에 대한 폭력은 더 그렇다”고 비판했다. 리사 머카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퇴임 직전 아들 헌터 등을 사면한 바이든 전 대통령을 동시에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체육관에 책상 놓고 행정명령 줄서명… 펜 던지기도

    20일(현지 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의 ‘신스틸러’는 작은 책상이었다. 그가 책상에 앉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뒤집는 행정명령 등에 서명할 때마다 행사장 안은 지지자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이런 트럼프식 서명 퍼포먼스로 ‘미국 우선주의 2.0’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사당 2층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지지자 등 2만 명이 운집한 캐피털원아레나로 이동했다. 여기서 특유의 ‘쇼맨십’이 발휘됐다. ‘미합중국 대통령’이라는 명패가 붙은 무대 위 책상에 앉더니 파리기후변화협약 재탈퇴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조치 78개를 철회하는 등 행정명령 8건에 대한 줄서명에 나선 것. 그는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서명을 마친 뒤 사용했던 펜을 던지기도 했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로 자리를 옮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행정명령 서명을 다시 이어갔다.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관례대로 책상에 편지를 두고 갔냐’고 묻자 그는 서랍에서 편지를 꺼내며 “고맙다. 몇 달 동안 편지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취임식 씬스틸러는…행정명령 서명쇼 펼친 작은 책상

    20일(현지 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의 ‘씬스틸러’는 작은 책상이었다. 그가 책상에 앉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뒤집는 행정명령 등에 서명할 때마다 행사장 안은 지지자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이런 트럼프식 서명 퍼포먼스로 ‘미국 우선주의 2.0’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사당 2층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지지자 등 2만 명이 운집한 캐피털원아레나로 이동했다. 여기서 특유의 ‘쇼맨십’이 발휘됐다. ‘미합중국 대통령’이라는 명패가 붙은 무대 위 책상에 앉더니 파리기후변화협약 재탈퇴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조치 78개를 철회 등 행정명령 8건에 대한 줄서명에 나선 것. 그는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항해 서명을 마친 뒤 사용했던 펜을 던지기도 했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로 자리를 옮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행정명령 서명을 다시 이어갔다.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관례대로 책상에 편지를 두고 갔냐’고 묻자 그는 서랍에서 편지를 꺼내며 “고맙다. 몇 달 동안 편지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1
    • 좋아요
    • 코멘트
  • 머스크, 오른팔 쭉 ‘나치식 경례’?…트럼프 취임 행사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축하 행사에서 독일 나치식 인사를 연상하게 하는 동작을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20일(현지 시간) 머스크는 미국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축하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이 일(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성사시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친 뒤 손을 모아 오른쪽 대각선 위로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이후 돌아서서 뒤편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한 번 더 이 동작을 선보였다. 이후 “내 마음이 당신들에게로 간다(My heart goes out to you)”고 말했다.이에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은 머스크의 해당 동작이 “파시스트 경례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 역시 “(머스크가) 나치 독일과 가장 일반적으로 연관된 파시스트 경례인 로마 경례를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지원재단인 블루카드의 전무이사 마샤 펄은 “머스크의 행동은 나치 경례”라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고 NYT에 전했다.한편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그만두며 머스크는 DOGE의 단독 수장이 됐다. 하지만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가안보자문단, 미국 공중보건협회, 미국교사연맹, 워싱턴 책임 윤리 시민단체 등 다수의 비영리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 직후 DOG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이들은 “DOGE가 ‘연방 자문위원회’로 간주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972년 제정된 연방 자문위 설립 등을 규율하는 법에 따르면 자문위는 법에 따라 공정하고 균형 잡힌 대표권을 갖고, 정기적인 회의록을 보관하며, 대중이 참석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들은 DOGE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머스크는 파시스트 경례 논란, DOGE 소송 등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집무실에 출근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머스크가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1
    • 좋아요
    • 코멘트
  • 총맞은 손 붕대 감은채… 이 인질 3명 471일만에 귀환

    “(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포옹과 키스를 보냅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지 471일 만인 19일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 인질 로미 고넨 씨(24)가 밝힌 석방 소감이다. 이날 그를 포함해 에밀리 다마리 씨(28), 도론 스테인브레케르 씨(31) 등 3명의 여성 인질이 귀환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감옥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이 교환은 양측의 1단계 휴전 합의안의 핵심 조치로 꼽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무용수 겸 안무가인 고넨 씨는 하마스에 납치될 당시 가자지구 인근 노바 음악축제장에 있었다. 이곳에선 하마스의 공격으로 364명이 숨졌다. 그는 하마스의 총격을 피해 친구들과 차로 도망치다 붙잡혔다. 잡히기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로 “그들이 날 쐈어. 나는 피를 흘리고 있어”라는 말을 끝으로 행방불명됐다. 이스라엘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이중국적자 다마리 씨는 가자지구에서 불과 2km 떨어진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납치됐다. 그는 납치 당시 하마스의 총격에 왼손 중지와 약지를 잃었다. 이날도 왼손에 붕대를 감은 채 귀환했다. 손흥민이 속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토트넘 홋스퍼’의 열혈 팬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계 이스라엘인인 스테인브레케르 씨는 동물병원 간호사였다. 그 역시 크파르아자 키부츠에서 납치됐다. 그는 하마스의 공격 당시 가족들에게 “침대 밑에 숨었지만 그들이 나를 잡았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긴 후 연락이 두절됐다. 하마스 대원들은 19일 오후 가면을 쓰고 가자지구 북부의 거점도시인 가자시티의 광장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3명의 인질을 국제적십자 관계자들에게 인계했다. 적십자 관계자들은 인질을 이스라엘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에 넘겼다. 이후 3명은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군기지로 옮겨져 가족들과 재회했다. 인질들은 이후 헬기로 라마트간의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다음 날인 20일 오전 1시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여성 69명, 10대 소년 21명이다. 이들을 태운 버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 도시 라말라에 도착하자 주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귀환을 환영했다. 하마스는 향후 42일간 이어질 휴전 기간 동안 30명의 인질을 추가 석방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역시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4명을 더 풀어 주기로 했다. 다만 이날도 인질과 수감자 석방이 당초 예정보다 수시간 지연됐다. 특히 인질 3명의 석방 때는 국제적십자와 이스라엘군 관계자의 인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이뤄질 인질 및 수감자 맞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양측의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취임 첫날 행정명령 최다 기록 9건…트럼프가 깰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수많은 문서에 일일이 서명할 필요가 없도록, 여러 행정조치를 하나의 문서에 담은 ‘옴니버스(omnibus)’ 행정조치가 준비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수많은 행정명령을 단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미 ABC뉴스에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200여 개에 달하는 행정명령을 취임 즉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트럼프 당선인이 200여 개에 달하는 행정명령에 실제로 서명할 경우 전무후무한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지방 방송 WDSU가 기록이 남아있는 1937년 이후의 미 연방 관보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취임 첫날에 가장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이마저도 9건에 불과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200여 개와는 20배가 넘는 차이다.취임 첫 주로 범위를 넓혀도 최다 행정 명령 서명 기록은 바이든 대통령의 22건이다. 취임 100일로 넓히면 해리 트루먼 대통령(1945~1953년 재임)이 54건으로 역대 최다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200여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다면 이들 기록 모두 한 번에 뛰어넘을 예정이다. 다만, 다만 소식통들은 얼마나 많은 조치가 취임 첫날부터 시행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0
    • 좋아요
    • 코멘트
  • 하마스 억류인질 3명-이스라엘 팔 수감자 90명 맞석방

    “이 끔찍한 시련 동안 에밀리를 위해 끊임없이 싸워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19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돼있던 인질 에밀리 다마리 씨(28)가 풀려나자 그의 어머니는 미 CNN방송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이 발효되면서 다마리 씨를 포함해 로미 고넨 씨(24), 도른 스타인브레처 씨(31) 등 세 명이 집으로 돌아왔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뒤 471일 만이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가면을 쓰고 가자지구 중심부 사라야 광장에 나타난 하마스 전투원들은 인질 3명을 적십자 관계자들에 인계했다. 적십자 관계자들은 인질을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 신베트에 넘겼다. 이후 이들은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 위치한 이스라엘 레임 군기지로 옮겨져 어머니와 재회했고, 라마트간의 병원으로 이송돼 나머지 가족과 만났다. 인질들의 건강 상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다마리 씨는 가자지구 국경에서 약 2㎞ 떨어진 크파르아자 키부츠의 자택에서 납치됐다. 이스라엘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토트넘의 팬으로 알려졌다. 다마리 씨는 납치 당시 하마스 총격에 왼손 중지와 약지를 잃었다.무용수였던 고넨 씨는 노바 음악축제에 참석했다가 납치됐다. 하마스는 당시 노바 음악축제장에서 364명을 살해했다. 당시 고넨 씨는 도망치다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날 쏘고 있다”고 전한 것을 끝으로 납치됐다. 고넨 씨 가족들은 이날 병실을 꼬마전구로 장식한 뒤 고넨 씨를 맞이했다.스타인브레처 씨는 동물병원 간호사였다. 그녀 역시 크파르아자 키부츠에서 납치됐다. 그녀는 하마스가 키부츠를 기습할 당시 가족들에게 “침대 밑에 숨어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그들이 나를 잡았다”는 음성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그녀의 가족들은 “마침내 사랑하는 도른이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며 “이 여정을 지지해준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고 전했다.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함에 따라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하마스에 따르면 석방된 사람들은 서안지구와 예루살렘 출신 여성 69명과 10대 소년 21명이다. 이들을 태운 버스가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하며 이들을 환영했다.하마스가 휴전 1단계가 이뤄지는 6주 동안 석방하기로 한 인질 나머지 30명은 매주 토요일 차례대로 풀려날 전망이다. 이스라엘도 이에 맞춰 팔레스타인 수감자 총 약 2000명을 석방할 예정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20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시진핑과 통화, 무역-틱톡 등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 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무역과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통화했다”며 “나는 우리가 많은 문제를 함께 신속하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무역, 펜타닐, 틱톡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이 다른 두 대국으로서 일부 의견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에 관한 문제인 만큼 미국 측이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시 주석의 의중을 확인하지 않은 채 20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자신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도 보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시 주석 대신 한정(韓正) 중국 부주석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에 대한 취임식 초청장은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 국제 규범을 따르며 역할을 다하라는 경고장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리더십 우위를 과시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불참이 예상되는 시 주석에게도 일부러 초청장을 보냈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자가 타국 정상의 취임식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해외 극우지도자 대거 초청… ‘反이민-中견제’ 각인 의도

    《트럼프 취임식 D―2, 초청 인물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현지 시간) 취임식에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이탈리아 최초의 극우 총리 조르자 멜로니 등 주요국 극우 정치인이 대거 참석하기로 했다. ‘미국 우선주의’ ‘중국 견제’ ‘세계 보수주의 블록 강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와 정책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현지 시간) 취임식에 전 세계 극우 정치인이 대거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동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이탈리아 최초의 극우 총리 조르자 멜로니 등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의 극우 정당 지도자가 모두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중도 성향 지도자들이 초청받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국무부 자료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 외국 정상이 참석한 사례는 없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때도 각국 주미 대사가 참석했고 해외 정상의 방문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관례를 깬 ‘파격 초청’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 우선주의 강조’ ‘중국 견제’ ‘전 세계 보수주의 블록 강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와 정책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초청받은 인사의 면면을 보면 트럼프 2기의 방향이 어느 정도 보인다”고 진단했다.● 각국 극우 지도자 워싱턴 집결16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번 취임식에는 반이민, 중국 견제, 자국 우선주의 등 트럼프 당선인과 비슷한 정책을 추구하는 지도자가 대거 초청받았다. 우선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가장 먼저 만난 해외 정상이다. 그는 집권 전부터 아르헨티나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인권 탄압을 거론하며 중국을 ‘암살자’로 비판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을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할 만큼 반이민 정책의 선봉에 서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미국과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에도 반대한다. 지난해 초 미국 방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트럼프 당선인만 만나 화제가 됐었다. 멜로니 총리 역시 현재 유럽에서 가장 강하게 반이민과 EU 강화 반대를 외치는 대표적인 정상으로 꼽히는 인물. 그는 4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고, 당선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가깝다. 트럼프 당선인이 향후 유럽에서 보수주의 블록을 강화할 때 멜로니 총리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멤버이며 EU 국가 중 독일과 프랑스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커 유럽에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최근 극우 정치인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국가 정상은 아니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극우 정당 지도자들이 모두 초청받았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에리크 제무르 프랑스 재정복당 대표,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 대표, 산티아고 아바스칼 스페인 복스 대표 등이다. 패라지 대표는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선 승리 때 직접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2022년 프랑스 대선에 출마한 제무르 대표도 당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전략을 자문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틱톡 CEO도 참석… 규제 해제 전망 한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를 모회사로 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쇼우지 추 최고경영자(CEO)도 취임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이용자 수가 1억7000만 명인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중국공산당으로 넘어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당초 19일 미국 내 앱 다운로드를 금하기로 했다. 하지만 틱톡의 주 이용자인 젊은층이 사용 금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은 줄곧 틱톡 규제 해제 의지를 비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 틱톡을 통해 젊은 유권자, 특히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틱톡이 계속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는 틱톡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등 지지 발언을 이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도 1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틱톡이 먹통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19일 발효될 예정이던 틱톡 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진핑, 트럼프 취임식 2일 앞두고 전화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 시간) 전화통화를 갖고 무역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통화했다”며 “나는 우리가 많은 문제를 함께 신속하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무역, 펜타닐, 틱톡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중국 관영 신화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이 다른 두 대국으로서 일부 의견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에 관한 문제인 만큼 미국 측이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시 주석의 의중을 확인하지 않은 채 20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자신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도 보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시 주석 대신 한정(韓正) 중국 부주석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에 대한 취임식 초청장은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 국제 규범을 따르며 역할을 다하라는 경고장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리더십 우위를 과시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불참이 예상되는 시 주석에게도 일부러 초청장을 보냈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자가 타국 정상의 취임식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1-17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