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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터파크 등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군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업체, 정보기술(IT) 기업이 속속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 참가자 신청 명단’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 모바일 금융서비스업체 핀크,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티맥스, 전자상거래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이 23일 설명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공식적으로는 불참 의사를 밝힌 인터파크도 이날 설명회에는 모습을 드러내 아직 향후 인터넷은행 진출의 불씨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설명회 참가 기업 중 눈길을 끈 것은 BGF와 핀크였다. BGF는 2015년 인터파크 등과 함께 아이뱅크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진출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다. BGF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편의점 CU 1만3169개를 보유하고 있다. 막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은행업과의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라는 지원군을 확보하고 있다. 핀크는 2016년 하나금융그룹이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만든 모바일 금융 서비스 회사다. 업계에선 핀크의 경우 이미 굵직한 금융사와 ICT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업체보다 한결 수월하게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BGF와 핀크 등은 이번 설명회 참석이 단지 업계 동향을 분석하는 차원일 뿐 참가 의사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기업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비금융회사가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지만, 금융회사들은 네이버 같은 대형 IT 기업이 아니라면 비금융회사와의 ‘동업’에 큰 흥미가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진출만큼 관심이 큰 게 대형 IT 회사와의 제휴”라며 “마땅한 IT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무리하게 인터넷은행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조선업, 자동차 산업의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경제가 불법 사금융 위기에 내몰리면서 지금까지 정부 서민금융 정책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1년에 한두 차례씩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손보고 있지만 신용등급 8∼10등급의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과 재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08년 햇살론, 미소금융 등 정책금융상품을 내놓은 이후 지난해까지 총 37조 원을 공급했다. 작년에도 약 7조 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정책상품은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위주로 제공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햇살론,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4대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중 61.9%가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이었다. 서민금융 이용자 중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8등급 이하는 전체의 9.2%에 불과했다. 저신용자 비율이 낮은 것은 부실 가능성이 높을 경우 심사에서 탈락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도 이런 문제점을 반영해 지난해 말 서민금융 체계를 개편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 연 10%대 중후반의 금리로 연간 약 1조 원을 공급해 생계·대환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연간 1조 원 규모로는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 이들을 구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불법 사금융 이용자는 52만 명으로, 이들의 채무 규모는 6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3만 원 넘게 써야 하는데 서울에 가도 될까.’ 경남 창원에서 음식점을 하는 40대 안모 씨(여)는 지난해 11월 서울행 고속버스 표를 끊으며 한참 고민했다. 서민금융박람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터미널에 갔지만 버스비는 안 씨에게 큰 돈이었다. 그가 박람회에 가게 된 건 ‘일수 이자’ 때문이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장사가 안 돼 가게 유지비조차 안 나오자 1년 전 사채를 빌려 쓴 게 화근이었다. 원금 500만 원이 이자를 합쳐 2000만 원으로 불었다. 가게 하루 매출이 약 20만 원인데 일수로 15만 원을 내고 나면 생활비조차 부족했다. 얼마 전 빚 독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고등학생 두 아들 때문에 마음을 다잡던 참이었다. 안 씨는 “하루하루 불어나는 일수 이자가 숨통을 조였다. 악순환을 끊고 싶었지만 창원엔 상담하고 구제방법을 물어볼 곳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안 씨는 박람회에서 자신의 신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민대출이 없다는 걸 알고 망연자실했다. 결국 정부 서민금융상품은 포기하고, 한 민간단체에서 100만 원을 빌려 급한 불을 껐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은 소액 대출이 필요한데 마땅한 대출기관을 찾기 어렵다. 결국 사채에 손을 벌리게 된다”고 했다. 경남 창원과 거제,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 등 조선업 등의 몰락으로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다 경기 악화에 이은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경기침체와 실업난 속에 생활비가 급해진 청년, 자영업자들에게 주로 손을 뻗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사건 처리를 위해 대부금융협회에 금리 확인을 요청한 사례가 호남·제주권의 경우 2015년 8건에서 지난해에는 38건으로 늘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 중 조선업과 자동차업이 동시에 몰락한 군산에서만 17건이 발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군산·목포=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 ▼ 고용재난 서민 좀먹는 불법 사금융▼ 24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의 먹자골목. 점심시간이지만 식당들 대부분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썰렁했다. 그나마 인근 공장과 점심식사 계약을 맺은 몇 곳에서만 작업복을 입은 공장 직원들이 보였다. 이곳에 건물을 갖고 있는 김모 씨(53)는 “세입자인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이 안 돼 사채를 쓸 수밖에 없다. 내가 대신 수도요금을 내주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공단이 있는 오식도동 먹자골목은 현대중공업, 한국GM 직원들이 점심, 저녁마다 몰려드는 곳이었다. 식당 370여 개가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3년 전 가동을 멈추고 한국GM 군산공장마저 지난해 폐쇄되자 이곳 식당들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가게가 문을 닫기 시작하자 3년 전 100만 원이 넘던 월세(옛 30평 기준)가 요즘엔 30만 원대로 떨어졌다. 오식도동 인근 비응항에서 건어물을 파는 김성도 씨(55)는 “공단 인근 식당 사장들이 사채를 쓴단 얘기가 파다하다. 그런 가게는 3개월을 못 버티고 문을 닫는다”고 했다. 군산이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들면서 자영업자를 포함한 지역 주민들이 생활비 등 급한 불을 끄려 불법 사금융에 빠져 들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군산경찰서가 이자계산을 요청한 대부업·사금융 사건은 2015~2017년에는 한 건도 없었는데 지난해엔 17건 발생했다. 경찰은 불법 사금융 사건을 처리할 때 외부에 연리가 얼마인지 계산을 요청한다.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많이 안 좋아 사채 피해가 많아졌다. 검찰도 사채업자의 이자율 확인은 특별히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하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금융당국이 최근 시중은행은 물론 상호금융권까지 대출규제를 강화하자 제도권 밖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서민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군산시 월명신협 관계자는 “이달 말 한국GM 군산공장 실직자들의 실업급여가 종료되면 사금융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늘 것”이라고 했다. 전북신용보증재단 군산시점 이진영 대리는 “지난해 대출보증 실적이 전년에 비해 53%가량 늘었다”며 “작년에 보증을 받았던 사람들이 돈이 떨어지자 또 오고 있는데, 재원이 부족해 지원을 못하니 안타깝다. 이곳에서마저 거절당한 사람들은 사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가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한 군산은 물론 전남 목포, 경남 창원과 거제 등에서도 사금융 피해가 늘고 있다. 경찰이 이자계산 확인을 의뢰한 대부업·사금융 사건은 군산, 목포가 있는 호남·제주권에서 최근 3년 새 4.8배로 늘었다. 목포에서 삼겹살집을 하는 이모 씨(47)는 “일수꾼들이 아침마다 이곳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린다. 사채의 무서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급하니 사채업자의 제안을 덥석 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채업자는 생계가 급한 서민에게 ‘돈 잘 빌려주는 이웃’으로 선량하게 접근했다가 연체가 생기면 철거머리처럼 악독하게 상환을 요구하는 고리대금업자로 변한다. 군산 소룡동에서 횟집을 운영했던 장모 씨(55)는 지난해 자녀 학자금이 급해 다른 가게 사장의 친구를 소개받았다. 그 사람은 600만 원을 내주는 조건으로 연리 200%를 요구했다. 기존 대출금 때문에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지 못했던 장 씨는 ‘설마 금방 갚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돈을 건네받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기업들이 떠나가면서 영업여건이 갈수록 악화되자 사채이자로만 1년에 1200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다. 횟집을 팔아 다른 빚을 우선 갚은 장 씨는 경찰에 사채업자를 신고했다. 사채업자는 장 씨에게 “내가 감옥에 가도 돈을 빌린 건 민사사건이니 끝까지 돈을 갚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시에서 직장을 구하던 강모 씨(35)는 지역신문에서 ‘법정 이자율로 대출해준다’는 광고를 보고 사채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생활비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명목으로 실제 이자율은 연 30%로 법정최고이율(24%)보다 높았다. 빚독촉에 쫓기던 강 씨는 그해 11월 경찰에 사체업체를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채업자들은 대포통장에 대포전화를 쓰니 수사하기 복잡하다”며 수사를 회피했다. 강 씨는 “대통령은 불법 사금융 단속을 강화하라고 하는데, 경찰들이 서로 다른 경찰서로 가라고 미루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직 사채업자인 40대 고모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휴대전화 20개를 쓰는 업자도 있다. 경찰이 정기적으로 단속을 하지만 점조직처럼 활동하는 사채업자들을 절대 제대로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서민들이 사금융 구제책을 상담할 곳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지방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서민들이 줄을 서서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다. 공현배 거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장은 “요즘 거제에선 사람들이 신용회복 신청을 해도 면담을 받으려면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 신청자들이 폭증하고 있다”고 했다. 전남 군산시의 자영업자 이모 씨(65)는 “그간 서민금융상품이 뭐가 있는지 아무 것도 몰랐다”며 “진작 알았으면 고생을 덜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대부업체 법정최고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해 불법 사금융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산·목포=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 저신용자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 조선업, 자동차 산업의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가 불법 사금융 위기에 내몰리면서 지금까지 정부 서민금융정책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1년에 한두 차례씩 서민 금융지원 체제를 손보고 있지만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과 재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햇살론, 미소금융 등 정책금융상품을 내놓은 이후 지난해까지 총 37조 원을 공급했다. 작년에도 약 7조 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정책상품은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위주로 제공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햇살론,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4대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중 61.9%가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이었다. 서민금융 이용자 중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8등급 이하는 전체의 9.2%에 불과했다. 금융위도 이런 문제점을 반영해 지난해 말 서민금융체계를 개편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 연 10% 중후반대의 금리로 연간 약 1조 원을 공급해 생계·대환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연간 1조 원 규모로는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 이들을 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불법 사금융 이용자는 52만 명으로, 이들의 채무 규모는 6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저신용자를 불법 사금융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해서는 자금지원과 함께 이들의 재기를 돕기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그동안 정부의 서민금융정책은 양적 확대에 집중한 면이 크다”며 “저신용자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돕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같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군산·목포=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네이버, 인터파크 등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군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 IT기업이 속속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 참가자 신청 명단’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 모바일 금융서비스업체 핀크,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티맥스, 전자상거래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공식적으로는 불참 의사를 밝힌 인터파크도 이날 설명회에는 모습을 드러내 아직 향후 인터넷은행 진출의 불씨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설명회 참가 기업 중 눈길을 끈 것은 BGF와 핀크였다. BGF는 2015년 인터파크 등과 함께 아이뱅크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진출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다. BGF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편의점 CU 1만3169개를 보유하고 있다. 막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은행업과의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라는 지원군을 확보하고 있다. 핀크는 2016년 하나금융그룹이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만든 모바일 금융 서비스회사다. 업계에선 핀크의 경우 이미 굵직한 금융사와 ICT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업체보다 한결 수월하게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BGF와 핀크 등은 이번 설명회 참석이 단지 업계 동향을 분석하는 차원일 뿐 참가 의사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기업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비금융 회사가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지만, 금융회사들은 네이버 같은 대형 IT기업이 아니라면 비금융회사와의 ‘동업’에 큰 흥미가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진출만큼 관심이 큰 게 대형 IT회사와의 제휴”라며 “마땅한 IT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무리하게 인터넷은행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1. 서울 성북구에 사는 윤모 씨(37·여)는 지난해 10월 내놓았던 아파트 매물을 새해에 거둬들였다. 전용면적 84m² 아파트를 6억1000만 원에 내놨지만 “2000만 원 깎아 달라”는 요청만 들어올 뿐, 원하는 가격에 사는 매수인이 없었다. 윤 씨는 “가격을 깎아주기는 싫어 당분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2. 지난해 집을 사려고 서울 곳곳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던 직장인 김모 씨(43)는 최근 ‘복덕방 투어’를 그만뒀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현장의 가격대는 여전히 김 씨 기대치보다 한참 높았다. 그는 “집값 하락이 시작된다고 하니 가격 조정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눈높이’ 차이가 생기면서 주택 매매거래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거래는 5만6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3%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은 전체 주택거래가 7000건에 그치면서 1년 만에 49.1% 감소했다. 주택매매거래 감소 추세는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일별 추이를 보면 16일까지 서울에서 거래 신고된 아파트는 915건에 그쳤다. 서울 25개 구에서 하루 평균 57건의 거래가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1월 일평균 329건 거래의 17.4%에 불과하다. 인근에 대형 단지를 끼고 있는 서울 용산구 신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분간 ‘투잡’이라도 뛰어야 할 정도로 집을 내놓는 사람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통상 큰 폭의 거래량 감소는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나타난다. 주택경기가 꺾인 2013년 1월에도 서울 한 달의 아파트 거래량이 1196건으로 일평균 39건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직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매매자 모두 줄어들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량 감소는 장기적으로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가 줄면서 ‘보완재’인 전월세 거래는 늘었다. 지난해 12월 전국의 전월세는 14만2990건 거래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었다. 서울로 국한해도 4만5132건이 거래돼 1년 만에 16.9% 늘어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63조 원으로 3개월 만에 5조 원이 늘어났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형민 기자}

#1. 트랙터 운전 중 전복 사고로 오른쪽 눈 시력의 100%, 왼쪽 눈 시력의 97%를 잃었다는 진단을 받은 A 씨. 바로 눈앞의 손가락 개수를 못 셀 정도의 ‘실명(失明)’ 상태(장해지급률 85%)가 인정돼 무려 2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하지만 타인의 도움 없이는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던 그는 보험금을 받은 뒤 멀쩡히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러던 중 또 교통사고를 내 1700만 원의 자동차 보험금을 타냈다. #2. 크레인 현장 관리자 B 씨는 적재함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서 ‘척수손상 및 요추 1번 골절’ 진단을 받은 B 씨는 이동, 음식물 섭취, 배변·배뇨, 목욕, 옷 입고 벗기 등 기본적인 5가지 활동조차 어렵다는 ‘일상생활 기본동작 제한’과 ‘양측 하지마비’ 판정을 받았다. 평생 다른 사람의 수발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 7개 보험사는 B 씨에게 10억1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밥도 혼자 못 먹는다던 B 씨는 장해 진단을 받은 지 두 달도 채 안 돼 유유히 운전대를 잡았다. 이어 4차례나 교통사고를 내 1900만 원의 보험금을 더 챙겼다. ‘치매’, ‘실명’, ‘하지마비’ 등의 허위·과다 장해 진단으로 보험금을 수령하는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이 같은 보험사기 혐의자 18명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한 사람당 평균 3.4건의 보험계약을 갖고 있었으며, 3억10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들은 마비 및 척추장해 진단을 받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 규모가 크다는 점을 노렸다. 또 장해평가 시점, 의사의 의학적 소견 등에 따라 장해 정도가 고무줄처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이용했다. 보험사들은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해 신체에 생긴 영구적인 손상 정도를 판정해 ‘장해 분류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의사가 공모하거나, 브로커가 끼어서 장해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하면 보험사가 이를 일일이 적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연구원 김규동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의료기관 전문의들과 자문 제도를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사기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정관성 팀장은 “보험사기를 작심하고 장해를 입은 것처럼 연기를 해 의사까지 속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10년간 사지마비 환자인 것처럼 연기를 해 보험금 4억7000만 원을 챙긴 여성이 적발됐다. 그는 2007년에 사고를 당한 뒤 10여 년간 14곳의 병원을 옮겨 다니며 온몸이 마비 상태인 것처럼 행동했고 의사까지 감쪽같이 속였다. 하지만 21억 원의 보험금을 추가 청구했던 그가 화장실에 멀쩡히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지인이 이를 제보하면서 사기 행각이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면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가입자들”이라며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한방병원의 불필요한 장기 치료 때문에 보험료가 매년 상승하고 있고 병원 등의 과잉 진료도 만만치 않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를 방지하는 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에 신용카드 기능도 탑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은 각종 페이로 물건값을 결제하면 사용자가 미리 지정한 은행 계좌나 충전한 잔액에서 결제와 동시에 돈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충전 잔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결제가 되지 않고, 이로 인해 충전 잔액을 자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용카드처럼 먼저 결제를 하고 사후에 돈을 입금하는 방식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핀테크 업계 종사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핀테크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페이 업체에도 소액으로 신용카드 기능을 부여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단장은 “핀테크 업체에 제한적인 규모의 신용공여(신용을 통해 돈을 빌려주는 행위) 업무를 허용해 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다만 월 30만 원의 소액만 허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도 체크카드(페이와 같은 선불식 결제)에 신용공여 기능을 넣은 하이브리드 카드가 있다. 하지만 각종 페이에는 이런 기능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핀테크 업계는 그동안 페이에도 신용공여 기능을 부여해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의 이 같은 방침에 카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신용카드가 보유한 신용공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자본금 200억 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카드사의 고유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 기능을 핀테크 업체에도 허용하면 업권 간 장벽이 허물어질 수 있다고 카드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소액이라고 하지만 카드사의 신용공여 기능을 핀테크 업체에 주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핀테크를 통한 공매도 투자를 허용해주고 핀테크 업체들이 지켜야 하는 본인 확인 절차를 관련 법령에 더 명확히 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빨리 완화하겠다”고 답변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16일 단독 또는 복수의 후보자를 선정한 뒤 21일 회원사 투표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차기 회장 최종 인터뷰 대상자로 관료 출신의 한이헌 전 국회의원(75)과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61), 민간 출신의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65)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한 전 의원은 행시 7회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박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남 전 대표는 저축은행 업계에서 40년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엔 이전보다 많은 후보자가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 규모가 작아서 많아야 두세 명이 경합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회장 연봉이 5억 원 이상으로 크게 치솟으면서 퇴직 관료와 금융계 인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장 선임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고 회추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누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회장 선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3년간의 취업 제한이 풀린 전직 관료들이 갈 자리가 마땅치 않자 이번에 이례적으로 많이 참여하면서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융계에서 따로 낙점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어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후보들이 많이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선출 과정이 복마전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했다. 어떤 후보는 별도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자료가 언론사 및 회원사에 배포되기도 했다. 선거가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차기 회장이 누가 되든 임기 초반에 각 회원사를 규합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규직 직원들이 파업하는데, 왜 우리가 ‘죄송합니다’를 반복해야 하나요.” KB국민은행 콜센터에서 일하는 40대 여직원 A 씨는 8일 노동조합이 1차 파업에 돌입한 전후 쏟아진 항의 전화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A 씨에게 “더울 때 시원하고 추울 때 따뜻한 데서 일하면서 파업하니 이기적이다”, “우리가 낸 이자로 돈 벌었는데 무슨 짓이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A 씨는 본보 기자에게 “우리는 월급 155만 원 받는 하청 직원”이라며 “연봉이 1억 원에 가까운 정규직 직원들의 파업 때문에 평소보다 20∼30% 늘어난 전화를 받느라 화장실도 잘 못 갔다”고 했다. 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뒤 그 여파를 뒤집어쓴 콜센터 직원, ‘로비 매니저(청원경찰)’ 등 하청 직원들의 고충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임금과 처우가 열악하지만 평균 연봉 9100만 원인 정규직 노조원의 파업을 수습하느라 애를 먹었다. 한 영업점에서 일하는 20대 남성 로비 매니저 B 씨는 “본인들 때문에 우리가 고객들에게 떡과 음료를 주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어떻게 파업에 나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했다. 그는 “정규직 직원들이 바쁘면 우리가 업무를 대신 해줄 때도 있는데 그 성과는 정규직 직원 이름으로 기록된다”며 “성과는 같이 만들고 있는데, 정규직 노조만 권리를 주장하니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전산 담당 직원들도 파업 당일 비상이 걸렸다. 영업점 인력이 줄어 비대면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산 담당 직원 C 씨는 “비정규직, 무기계약직이 대부분인 정보기술(IT) 부문 직원들이 정규직 직원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은행이나 노조가 비정규직 직원을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시중은행 6곳이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기간제·파견 직원은 2만 명에 이른다. 직접 고용한 기간제 직원은 3398명, 파견용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한 직원은 1만6943명이다. 전체 근로자(8만4561명) 중 24%를 차지한다. 하지만 은행권 노조는 정규직의 권익만 위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20년간 일한 C 씨는 “노조 집행부는 우리의 노조비만 떼어가고 우리를 위하는 시늉만 한다”며 “집행부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처우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은아 achim@donga.com·김형민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이번 주 자동차 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1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3.5% 인상하고 현대해상이 같은 날 3.9%, 메리츠화재가 4.4% 올린다. KB손해보험은 19일부터 3.4%, 삼성화재는 이달 31일부터 3.0% 인상할 예정이다.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은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보다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많아 보험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자동차보험의 누적 손해율은 KB손해보험 88.4%, DB손해보험 88.0%, 현대해상 85.7%, 삼성화재 85.2%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인 77∼80%를 웃도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만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약 7000억 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사고 경력이나 운전 관련 직업에 종사했을 경우 보험료를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고 주행거리가 짧을 경우 30% 이상의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