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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거는 중징계 처분을 내린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금융위원회도 신속한 제재 절차를 예고하고 나섰다. 장고(長考)에 들어간 손 회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다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번 제재심에서 기관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금융위 제재 절차를 거쳐야 징계가 한꺼번에 통보된다. 임직원 문책경고는 금감원장 전결사항이지만 기관 제재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의 의지에 따라 손 회장의 기사회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재 통보 시점이 3월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우리금융 주주총회 이후가 되면 연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런 분석을 의식한 듯 가급적 빨리 제재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을 공식화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제재 관련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히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일정을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이르면 3월 초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는 손 회장의 연임 등 향후 거취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금융위가 예고대로 3월 초에 절차를 마무리해 주총 전에 제재 결과를 최종 통보하면 손 회장은 향후 3년간 금융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따라서 연임도 불가능해진다. 이 같은 금융위의 ‘무개입 원칙’에 결국 선택은 손 회장 몫이 됐다. 손 회장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중징계 결정을 수용해 연임을 포기할지, 불복하고 연임을 강행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만약 손 회장이 중징계 결정을 받아들이면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부터 다시 선정해야 한다. 문제는 손 회장의 뒤를 이을 내부 인사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손 회장이 중징계 결정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면 연임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과의 전면전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손 회장은 사외이사들과 함께 제재심 결과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석인 차기 은행장 후보 추천은 미뤘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7일 우리금융 정기이사회에는 향후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사회나 주주들의 여론도 손 회장의 선택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이사회는 중징계 가능성이 예고된 지난해 12월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만큼 아직까지 손 회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의 강수가 현실화됨에 따라 내부에서 이견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은 임기가 연말까지여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이건혁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최고경영진에 금융회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생긴 소비자 피해의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진 교체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3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DLF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에게 금감원이 사전통보한 ‘문책경고’를 확정했다. 임원이 중징계에 속하는 문책경고를 받으면 임기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을 못 한다. 제재심은 두 은행이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DLF의 손실 위험 등을 고객에게 알리는 데 소홀했고, 이에 따라 경영진을 징계해야 한다는 금감원 주장을 인정했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부실을 문제 삼아 경영진을 문책하는 건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손 회장은 3월 주주총회를 거쳐 2번째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연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함 부회장도 내년 하나금융 회장 도전이 어렵게 됐다. 제재심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사모펀드 판매 업무 6개월 정지와 과태료 약 200억 원을 부과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은행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은 앞으로 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금융회사에는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라임펀드 사태 등 금융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 전반으로 ‘CEO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불완전 판매 같은 영업행위로 CEO에게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유례없이 강경한 조치다. 2008년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낳았던 ‘파워인컴펀드’ 사태 때도 불완전 판매 책임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징계만 내려졌다. 앞서 금감원 중징계를 받은 CEO들은 대규모 투자 실패, 부당한 금융 지원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불완전 판매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고 실제로 내부 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CEO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16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제재심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현행 법 규정만으론 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며 CEO가 상품 판매를 위한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하지만 제재심은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상품 판매를 경고하는 내부 의견을 묵살하는 등의 책임을 CEO에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겼던 중징계 조치가 현실화되자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에는 당장 비상이 걸렸다. 특히 3월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으려던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는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지주 회장은 물론 현재 공석인 우리은행장 선임까지 맞물린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하나금융 역시 차기 회장 후보 중 ‘원 톱’이었던 함영주 부회장이 중징계를 받음에 따라 후계 구도가 엉클어지게 됐다. 함 부회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고, 3연임 중인 현 김정태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물론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제재의 효력은 ‘통보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의 의지에 따라 손 회장이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이 길어져 3월 주총 이후 제재 결과가 통보된다면 손 회장이 이미 새 임기를 시작한 뒤라 제재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과 우리금융이 금감원 처분에 불복해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행정소송 등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금감원과의 전면전은 손 회장이나 우리금융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감원 중징계를 받고 자리를 지킨 전례가 없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빚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금감원의 문책경고에 반발하다 결국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강경처분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은행 관계자는 “CEO 한 명 지키려다가 조직 전체가 금감원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성규 하나은행장에게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에게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금융·증권범죄가 활개를 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수사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한 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찰떡 공조를 자랑하며 자본시장 범죄에 대응해온 합수단의 공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검찰청의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28일 공포 즉시 시행됐다. 직제 개편으로 합수단도 출범 7년 만에 폐지됐다. 합수단을 지휘한 김영기 부장검사는 광주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났다. 합수단이 맡던 사건들은 금융조사1, 2부로 넘어갈 예정이고, 검사 및 수사 인력 10여 명도 일반 공판부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자본시장을 수사하는 칼이 무뎌진다는 뜻이다. 합수단과 손발을 맞춰온 전문 파견 인력의 남부지검 잔류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파견 인력은 금감원 4명, 한국거래소 4명, 예금보험공사 2명과 금융위 1명 등 11명. 지난해 말까지는 14명이었지만 합수단 해체 방침이 알려진 뒤 국세청이 신규 파견을 중단해 인원이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도 아직 파견 인력이 잔류할지, 복귀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음 달 인사 시즌 전까진 검찰과 협의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냥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3년 5월 출범한 합수단은 지난해 9월 말까지 965명을 기소하고 이 중 346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려 여의도를 벌벌 떨게 했다.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에서 전문 인력을 파견받아 자본시장 범죄에 특화된 수사를 펼쳐왔다. 특히 중대 증권범죄로 판단되면 바로 금융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 ‘패스트트랙(긴급조치)’ 제도 등을 활용했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회사 임직원들을 대거 기소하는가 하면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포착해 기소한 것도 합수단이었다. 하지만 합수단이 해체되고 자본시장 수사 인력이 축소되면서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주가 조작 등 기존에 합수단이 맡고 있던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합수단 해체 소식이 알려진 14일 주식시장에서 신라젠, 상상인과 상상인증권의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모두 합수단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인데, 앞으로 수사가 느슨해질 것이란 기대에 따른 움직임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해 이첩한 사건에 대한 신속한 기소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연간 100여 건의 중요 경제범죄를 조사해 패스트트랙 및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합수단에 이첩해왔다. 합수단은 즉각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속도전’ 수사로 대응했다. 하지만 조직과 인력이 흩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발 빠른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가 조작 사건 등은 단시간에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합수단이 폐지되면서 제대로 된 수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

신한생명은 주력 상품군의 전략적인 홍보·마케팅을 위한 ‘진품’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고 밝혔다. ‘진품’은 ‘진심을 품다’의 줄임말로 고객에게 전하는 진심(眞心)을 뜻하는 동시에 사전적 의미 그대로 ‘진짜 물품(眞品)’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브랜드 론칭과 함께 신한생명의 대표 상품들도 새롭게 바꿔 출시됐다. 특히 지난해 5월 출시돼 주목을 받았던 ‘진심을품은종신보험’의 주요 보장기능인 ‘올페이급여금’을 주력 상품군에 선택특약으로 탑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페이급여금’은 ‘이미 납입한 보험료’와 ‘이후 납입할 보험료’를 더해 진단금을 보장받는 형태로 상품 가입 시 약정한 보험료 납입기간의 보험료 총액을 치료비로 모두 지급받는 것이 특징이다. 충분한 치료자금을 원하는 고객들의 선호도에 맞춘 옵션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이러한 ‘진품’ 콘셉트의 특약이 탑재된 상품은 총 5종으로 △진심을품은종신보험 △진심을품은변액종신보험 △진심을품은착한보장보험 △진심을품은또받는생활비암보험 △진심을품은참좋은암보험 등이다. 이와 더불어 진품이란 낱말을 활용해 새로운 VI(Visual Identity)도 제작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안내장, 가입설계서, 포스터, 모바일 콘텐츠 등 ‘진품’ 브랜드 라인업 상품군에 통일감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며 체계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주력 상품의 이미지 컨설팅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넓히고자 진품 브랜드를 런칭하게 됐다”며 “고객에게 보다 나은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브랜드 홍보를 위한 유튜브 광고 영상도 선보인다. 영상 속에서는 개그맨 서경석이 신한생명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았으며, 고객에게 더 큰 힘이 되어주기 위해 상품 보장에 진심을 품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해당 영상은 신한생명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KEB하나은행은 서울시,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신혼부부 주거안정 금융지원을 위한 ‘서울특별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의 대출 한도는 임차보증금의 90% 범위 내 최대 2억 원까지다. 대출기간은 임대차 기간 내 1년 이상 2년 이내 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고, 임대차 연장 시 최장 10년까지 대출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상품은 기존의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보다 지원 금리나 기간 등 혜택은 늘어난 반면 소득 기준 및 신혼부부 기준 등 신청자격은 완화된 것이 특징이다. 금리를 살펴보면 서울시에서 소득 및 자녀 수 등 기준에 따라 최대 연 3.6%의 이자를 최장 10년간 지원해 최저 연 1.0%(출시일 기준)로 대출받을 수 있다. 1억 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360만 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지원 대상은 부부 합산 소득 연 9700만 원 이하이면서 결혼 7년 이내인 신혼부부와 6개월 내 결혼하기로 한 결혼 예정자이다. 대상 물건은 임차보증금 5억 원 이하의 서울 소재 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전·월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뒤 ‘서울시 서울주거포털’에서 융자추천 신청을 하고, 융자추천서 발급 승인이 이뤄진 후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KEB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부 관계자는 “서울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은 이자 지원이라는 실질적 혜택을 통해 신혼부부의 주거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KEB하나은행은 앞으로도 특히 금융지원이 절실한 청년, 신혼부부들의 금융권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포용적 금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권 수장들이 경자(庚子)년을 맞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선 키워드는 다름 아닌 ‘신뢰 회복’과 ‘혁신’이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낳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바닥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믿음부터 되찾아야 한다는 신년 일성이다. 더불어 저금리시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금융권을 이끄는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 회장들에게서 들어본 2020년 경영전략을 소개한다. ○ 최대 화두는 ‘소비자 신뢰’ 회복 지난해부터 DLF, 라임펀드 환매 사태 등 소비자 피해가 줄을 이어서인지 금융권 수장들은 수익성 확보 못지않게 고객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고객과 사회의 신뢰는 어느 한순간에 저절로 쌓이는 결과가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쏟아낸 ‘땀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어 “보이스 피싱 제로, 고객중심 신평가제도, 고객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 언제 어디서든 고객 퍼스트를 실천하자”며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일류의 가치’, ‘일류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우리금융의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며 ‘본립도생(本立道生)’ ‘경사이신(敬事而信)’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했다.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하자’는 메시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고객 만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공정무역을 말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간다. 이제는 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손님, 직원, 나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BTS 본받자”… 혁신만이 성장의 돌파구 금리와 성장률이 ‘0’에 수렴하는 ‘제로 이코노미’ 시대에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2020년 금융권의 숙제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제로금리, 저출산·고령화,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등으로 새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혁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방탄소년단(BTS)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작은 변화가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된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혁신의 아이콘이 된 BTS처럼, 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함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역동적인 KB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특히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디지털 혁신을 시작해 경제적 혜택 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지난 100년의 시간보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생존의 시험대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경영혁신 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라 향후 5년 이내 고객서비스의 50%가 자동화기술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사후 관리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디지털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정태 회장은 금융혁신을 통한 ‘포용금융’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금융혁신을 통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며 “신남방지역의 은행계좌가 없거나 대출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품을 수 있는 글로벌 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M&A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의지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사업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조용병 회장은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확장·강화 관점에서 국내와 해외,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전략적 인수합병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며 적극적 인수합병 의지를 밝혔다. 윤종규 회장 역시 다양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회가 왔을 땐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동남아와 선진시장의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회장도 증권, 보험,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지주사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3분 40초.’ 기자가 KEB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모바일 비대면 신용 대출로 대출금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대출)한도 조회 및 신청하기’를 클릭한 뒤 제공된 대출신청 약관을 훑어보고 동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개인 정보가 모바일 스크래핑(mobile scraping)을 통해 은행에 제공된다. 직장정보가 맞는지 묻는 질문에 ‘직장정보 맞음’ 항목만 클릭하면 된다. 휴대전화와 공인인증서 인증만 거치면 곧바로 대출 가능 금액이 화면에 뜬다.○ ‘컵라면 대출’… 대출 규제 우회로 활용 빠르고 편리한 대출이라는 뜻에서 ‘컵라면 대출’ 등으로도 불리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비대면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과열 경쟁으로 자칫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쏠편한 직장인 S 대출’(신한) ‘하나원큐 신용대출’(KEB하나) ‘KB Star신용대출’(KB국민) ‘올원 직장인 대출’(NH농협)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력 모바일 대출상품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4893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3조613억 원에서 5개월 사이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기의 비결은 단연 ‘편리성’이 꼽힌다.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일부 은행의 경우 업무 시간과 무관하게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대 대출가능금액은 은행에 따라 1억5000만 원에서 2억5000만 원 정도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거나 약 0.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부담하면 일반 대출 대신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진행할 수도 있다. 급여계좌 등록, 은행에서 발급하는 카드 발급 등을 선택하면 0.1%포인트씩 금리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는 대출 우회로를 찾는 직장인들이 모바일 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피해 신용대출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대부계 관계자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총부채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모바일 신용대출의 경우 용처를 따지지 않아 별다른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공기업 재직자, 공무원 등 급여와 신용도가 높은 사람이 최고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어 유리한 편이다. 물론 기존에 이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쓴’ 경우에는 추가로 대출받기는 어렵다. ○ 과열 경쟁으로 부실 대출 우려도 은행권에서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약진과 함께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전환에 열을 올리면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대출로의 전환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출 심사 기준 완화 등을 조건으로 고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여신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쉬운 대출에 따른 연체율이 높아지는 점도 문제다. 은행권에 따르면 실제 소액 신용대출 상품의 연체율은 평균 2∼3%에 이른다. 0.5%에 불과한 일반 대출 연체율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의 경우 고객에 대한 전담 직원이 없어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면 대출 고객에게 하듯 은행 본점 차원의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김형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부서를 2배 규모로 키우고 권한도 대폭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감독 책임 논란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를 현재 6개 부서, 26개 팀에서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확대하고 전담 부원장보를 2명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소처 소속 인원은 기존 278명에서 356명으로 늘어났다. 금소처 권한도 대폭 강화했다.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금소처에서 금융상품의 설계, 모집, 판매 등 단계별로 모니터링을 하고 민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상시감독도 벌인다. 금융회사들이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는지 살피는 ‘미스터리 쇼핑’도 수행한다. DLF 사태처럼 여러 권역에 걸친 분쟁이 생겨나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권역별 검사부서와 합동검사도 수행한다. 금융상품 사전 심사부터 사후 검사까지를 아우르는 매머드급 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이날 개편안을 직접 공개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에 부응하고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설계, 모집, 판매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금소처를 대폭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업권별 감독·검사국에 더해 금소처까지 감독에 나서게 됨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검사 부담이 커지게 됐다. 민병진 부원장보는 “각 국(局) 업무가 금소처로 넘어가는 형태지만 전체적으로 감독하다 보면 중복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부원장협의체를 활성화해 업무가 중첩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장거리 승용차 여행 때 어린이가 편하게 누워갈 수 있도록 설치하는 ‘뒷좌석 매트’가 오히려 사고로 인한 중상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 13세 이하 어린이 사고는 평일보다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설 연휴 때는 자녀의 승용차 이용률이 높기 어린이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까는 매트가 안전띠 착용을 방해해 사고 발생 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매트를 깔고 안전띠를 안 한 채 누워가게 되면 사고 발생시 중상을 입을 확률이 12배, 치사율은 4.7배 높아진다. 이수일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어린이가 뒷좌석에 동승할 경우 다소 불편해 하더라도 차량 매트가 아닌 어린이용 카시트를 이용하거나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 사고 피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에는 치사율이 높은 야간 시간대(오후 6시~오전 6시) 교통량이 평일보다 1.5배 늘고, 사고 피해 규모(지급보험금 기준)도 주간보다 1.8배 컸다. 이번 연구는 2015~2019년 설 연휴 기간 중 발생한 사고 데이터 11만8800건과 설 연휴 4시간 이상 운전경험이 있는 300명을 설문한 결과를 반영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3월부터 빚을 갚을 길이 없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일단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은 뒤 그 집에 세 들어 장기 거주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은행권 포용금융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새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세일 앤드 리스백’(주택 매각 후 재임차 지원제도)은 캠코에 주택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남는 자금으로 해당 주택을 빌려 최대 11년간 장기 거주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연체 채무가 주택가격의 70%였다면 집을 캠코에 매각한 뒤 차액인 30%를 보증금으로 하고 월세를 내며 거주하게 된다. 임차 기간이 끝나면 해당 주택에 대한 ‘우선 재매입권’도 부여한다. 대상은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이면서 시세 6억 원 이하의 1주택자로,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다. 집을 지키면서 장기로 빚을 갚으려는 이들에게는 캠코가 주담대 연체채권을 매입해 이자를 감면하거나 최대 35년으로 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도 최저 3.5%까지 조정해준다. 이 밖에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3∼4%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 ‘햇살론 유스’도 23일 1년 만에 재출시된다. 만 34세 이하이면서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미취업 청년 또는 중소기업에 1년 이하 재직한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올해 3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감사로 재취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금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른 은행에 취업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 국장 출신 C 씨가 3월 하나은행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 국장 J 씨도 우리은행 감사 취임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 주총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이들은 사실상 내정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3년 재취업 금지 기간을 넘겨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이 감사로 가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16일 1차로 두 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고, 22일에도 개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며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예고했고, 은행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제재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의 ‘관피아’ 낙하산 관행은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비(非)금감원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는 우리은행마저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하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감사 자리를 전부 금감원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IO)가 도주 직전 100억 원대 회사 자금을 인출한 사실을 금융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출국 금지된 이 전 부사장이 국내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적 중이다.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 전 부사장의 출입국 이력이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국내에서 카드 사용 등 ‘생체반응’을 숨긴 채 도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버닝썬 사건’의 윤규근 총경(49·수감 중)에게 공짜 주식을 제공한 전 녹원씨엔아이 대표 정모 씨도 같은 방식으로 검찰의 추적을 따돌리다가 붙잡혔다. 만약 밀항 등을 통해 해외로 도피했더라도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본인 여권을 사용했다면 충분히 소재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2017년 1조 원 규모의 라임운용을 지난해 7월 말 기준 5조7000억 원 규모로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라임운용이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출범한 2016년 합류했다.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 사모사채, 무역금융 등 현재 문제가 된 펀드 대부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라임운용에서 원종준 대표의 기여분이 1조 원이라면 이 전 부사장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4조7000억 원)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 전 부사장의 은닉 재산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 규모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라임 사태’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투자자에 대한 배상이고 이 전 부사장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라임운용이 투자자 배상에 쓸 수 있는 유동화 자금은 약 2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부사장이 보유한 금액을 더하면 배상액이 높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의 실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검찰에 정식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이 그동안 진행해 온 라임운용의 ‘공격적 투자’가 불법으로 판명될 소지가 크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상장 폐지를 앞둔 한계기업에 투자 명목으로 전환사채를 사들여 자금을 빌려준 뒤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과 결탁해 주가 조작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김동혁 hack@donga.com·김형민·장윤정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에 9억 원이 넘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학생 자녀를 위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전세살이를 하는 A 씨. 그는 올해 말로 닥친 전세 만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집주인이 분명히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할 것 같은데 20일부터 새로운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돼 은행에선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 그는 추가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자금을 수소문 중이다. A 씨는 “자녀가 학업을 마치면 일산으로 들어갈 텐데 예고도 없이 이런 규제가 시행된다니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20일부터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강화하고, 대출자에 대한 사후관리도 엄격하게 하는 강력한 규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가 주택 보유자, 전세금 올라도 추가 대출 못 받아 새로운 규제의 핵심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들의 신규 전세대출을 막고, 전세대출을 받은 뒤 고가 주택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번 규제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해 전세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미 다른 지역에 고가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자녀 교육 등의 목적으로 서울 강남 등지에 전세를 사는 경우다. 이 경우 만약 집주인이 나중에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해도 세입자는 규제에 따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결국 전세금 증액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마련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야 한다. 경우에 따라 보유 주택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최근의 가파른 전세금 상승세를 고려하면 2년 전 전세가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규제로 인해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전셋집 마련을 위해서는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설령 같은 단지 내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한다 해도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다만 당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해 전셋집 이사로 증액 없이 대출을 재이용할 경우 4월 20일까지에 한해 SGI서울보증에서 한 차례 전세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9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전세대출자도 안심할 수 없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거주하는 B 씨는 요즘 자기 집값이 오를까봐 조마조마하다. 곧 양천구 목동에 전셋집을 구해 이사 갈 계획인데 신도림에 보유한 아파트는 전세를 내주더라도 목동에 들어가려면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 문제는 전세대출을 신청할 때 지금 8억 원이던 신도림 아파트 가격이 나중에 9억 원보다 올라갈 경우다.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 보유자는 아예 대출을 받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B 씨는 “집값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이사 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회수되는 전세대출 갚지 못하면 금융거래 불이익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전략도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9억 원 초과 주택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대출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를 위반해 대출금 회수 조치를 당했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자칫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은행들은 늦어도 3개월에 한 번씩 국토교통부의 보유 주택 수 확인 시스템을 통해 대출자의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규제를 어긴 것으로 적발되면 차주들은 약 2주 안에 대출금을 도로 갚아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체 정보가 등록된다. 이러면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출과 카드 발급이 사실상 막힌다. 만일 연체 정보가 등록된 상태에서 이후 석 달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실제로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다. 또 규제 위반으로 대출 회수를 당한 차주는 이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없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거주하는 A씨는 요즘 자기 집값이 오를까봐 조마조마하다. 올 3월 양천구 목동에 전셋집을 구해 이사갈 계획인데 신도림에 보유한 아파트는 전세를 내주더라도 목동에 들어가려면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 문제는 전세대출을 신청할 때 지금 8억 원이던 신도림 아파트 가격이 9억 원보다 올라갈 때다. 9억 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전세대출을 막아버리는 규제가 20일부터 시행되면 아예 대출을 받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집값이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불안합니다. 이사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요?” 20일부터 고가주택 보유자의 신규 전세대출을 막고, 기존 전세대출을 이용해 고가주택을 사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제가 시행된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 전세금 오르면 신규 대출 막혀 이번 전세규제를 잠시나마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중인 고가주택 보유자 정도다. 이들은 해당 전세대출의 만기에 대출보증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기존 전셋집에 머무르면서 증액 없이 그대로 대출보증을 연장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전셋집을 이사하거나 전세대출을 증액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들 역시 전세대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에 9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2018년 9월 전세대출 2억 원을 받아 강남에 7억 원짜리 전셋집에 거주하고 있을 때, 올 9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면 전세대출을 추가로 받기는 어려워진다. 결국 스스로 전세금 상승분을 미리 마련해놓거나 울며겨자먹기로 반전세로 갈아타야 한다. 최근의 가파른 전세금 상승세를 고려하면 2년 전 전세가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결국 9억 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 중 전세대출로 전셋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추가 전세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반전세로 월세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전셋집 마련을 위해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설령 같은 단지 내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를 한다 해도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이번 규제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질 전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로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12.16대책으로 인한 연쇄후폭풍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정부는 12·16 대책 이전에 집 구입을 마친 사람에 대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LTV 비율이 9억 원까지는 40%를, 9억 원 초과분은 20%를 적용해 집주인이 조달할 수 있는 대출액이 대폭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 원으로 9억 원에 육박한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절반가량은 가격이 9억 원을 넘긴다는 뜻이다. 이들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새로운 전세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전세 끼고 고가주택 매수’ 불가능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전략도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9억 초과 고가주택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대출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과연 당국이 일일이 어떻게 주택구매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겠느냐며 주택 매수를 강행하기엔 불이익이 강력하다. 이제 은행들은 늦어도 3개월에 한 번씩 국토교통부의 보유 주택 수 확인 시스템을 통해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규제를 어긴 것으로 적발되면 차주들은 약 2주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체 정보가 등록된다. 이러면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출과 카드 발급이 사실상 막힌다. 만일 연체정보가 등록된 상태에서 이후 석 달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실제로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서울 강서구에 10억 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A 씨는 올해 자녀 교육을 위해 본인의 집은 전세를 내주고 강남구 대치동에 전셋집을 구해 들어갈 계획이다. 부족한 자금은 전세대출로 충당하려던 참이다. 반대로 전세대출을 받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B 씨는 은퇴 후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려 현재 집을 알아보고 있다. 집값이 9억 원 이상이라 부담이 되지만 전세를 끼고 구입했다가 전세 만기 시점에 입주를 하려 한다. 당장 A 씨나 B 씨는 이사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0일부터 시가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전세대출을 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을 받아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행위도 전면 차단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12·16대책 중 전세대출 관련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예고했던 대로 20일부터 9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 보유자는 SGI서울보증에서도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10·1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공적 전세대출 보증(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을 막은 데 이어 사적 보증도 전면 차단한 것이다.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사실상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셈이다. 다만 20일 이후 대출 신청자부터 규제가 적용되며 20일 이전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만기가 오더라도 대출보증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셋집을 옮기거나 대출액을 늘리면 ‘신규 보증’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전세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20일 기준 시가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차주가 전셋집 이사(전세계약 체결 포함) 때문에 증액 없이 대출 연장을 원할 때에 한해 4월 20일까지 SGI 보증을 1번 더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주인의 사정 등으로 전셋집을 이전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대출보증 중단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근무지 이전과 자녀 양육, 부모 봉양, 요양 등의 이유로 시군을 벗어나 전셋집에 거주해야 할 경우엔 예외적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라도 전세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전셋집과 보유 고가 주택 양쪽에 가구원이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아울러 전세대출을 받은 후 고가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20일부터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시점에 ‘고가 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 대출이 회수됩니다’라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회수 조치에 들어간다. 전세대출을 즉각 상환할 것을 알리고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연체정보를 등록하고 연체이자를 매기는 등 불이익을 준다. 또 이런 차주에게는 3년간 주택 관련 대출 이용이 제한된다.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이 대책 시행일 이후 고가 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당장 대출금 회수에 나서진 않지만 만기 시 대출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난해 12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전용 84m² 아파트를 12억5000만 원에 사려던 40대 A 씨는 12·16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대출 가능액이 5억 원에서 4억3000만 원으로 줄면서 7000만 원을 융통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종 대출을 다 끌어모아 빠듯하게 자금을 맞춰 놓은 탓에 방법이 없었다. A 씨는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대책 발표 이전에 계약하지 못한 게 한스럽다”고 하소연했다. 파급효과가 큰 부동산 정책이 예고 기간 없이 자주 나오고 정부 내 조율도 없이 불쑥 던져지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국민의 혼란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대책을 발표했다가 ‘땜질’을 거듭하고 안 그래도 복잡한 부동산 관련 세제는 현 정부 들어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달라져 세무사조차 헷갈릴 만큼 ‘난수표’가 됐다. 세금 신고를 잘못해서 가산세를 무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부동산 매매 허가제 관련 언급 또한 이런 난맥상에서 나왔다는 시각이 많다. 급기야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박선호 1차관은 주택거래 허가제에 대해 16일 “검토한 적 없다”고 라디오 방송에서 두 번이나 명확하게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매매 허가제가) 사적인 간담회에서조차 검토된 적 없다”며 “강 수석을 만나서는 ‘어이 사고 쳤네’라고 얘기해 줬다”고 밝혔다. 위헌적 발상이라는 여론에 밀려 수습하는 모양새다. 12·16대책 발표 직후 정부는 준비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책 발표 당일에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라 하더라도 임차보증금(전세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은 허용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인 지난해 12월 17일 이를 금지한다고 말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때도 부동산 정책을 놓고 정부 내 의견 충돌이 돌출됐다. 국토부에서 8월 구체적인 추진 방침을 밝힌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실제 적용에는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다”며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이는 이런 난맥상은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은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어떤 얘기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은 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장윤정·김지현 기자▶A3면에 관련기사}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가 12·16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대출, 세제 규제 등이 한층 더 복잡해지면서 관련 상담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그 덕분에 매출은 늘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이란 표현까지 쓰며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하지만 급하게 징벌적으로 규제를 도입하다 보니 정부 신뢰가 깎이며 집값 안정 효과도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12월 5억9827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2월 8억9751만 원으로 50%가량 뛰었다. 결국 ‘누더기’가 된 규정 탓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정책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 오락가락 ‘말 바꾸기’ 정책 2017년 ‘8·2대책’을 내놓으며 정부는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등록 후 8년간 임대를 유지하면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임대소득세, 양도소득세 등을 면제하거나 대폭 줄여주겠다고 발표했다. 주거 안정을 목표로 임대 물량을 늘리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2018년 서울 집값이 다시 급등하자 9·13대책을 내놓으며 세제 혜택을 취소 또는 축소했다. “다주택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1년 만에 정반대 정책이 나온 것이다. 조율 없는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7월 돌연 “통으로 여의도를 개발하겠다”며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을 밝히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박 시장은 거듭 “서울시의 권한”이라며 맞섰지만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한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자꾸 부동산 얘기를 한다는 데 있다”고 했다. ○ 땜질로 누더기 된 정책 금융당국은 12·16대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과 관련해 발표 당일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분양공고)를 낸 곳에 한해서만 종전 규정대로 이주비와 추가분담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반발이 거세지자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발표 당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장에도 종전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전세대출 세부 규정이 나오기까지는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정부는 12·16대책을 통해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을 전면 차단하겠다고만 했고, 대출 수요자들은 정확한 시행 시기, 세부 규정을 알지 못해 마냥 가슴을 졸여야 했다. 대출, 세제, 청약 등 부동산 관련 규정이 수차례 수정되며 1주택자라도 9억 원이 넘는 집을 매매하려면 난수표보다 더 어려운 규정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택 양도세는 2017년 8·2부동산대책부터 지난해 12·16대책을 거치면서 비과세와 감면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양도세 비과세 대상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세무사 중에는 몇십만 원 벌려다 몇천만 원 물어줄 수 있다며 수임을 포기하고 있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자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추가 대책이 이어지면서 다른 세법들도 누더기가 됐다. 종합부동산세만 하더라도 이번 정부 들어 2018년 7월 세법개정안과 그해 9·13대책, 지난해 12·16대책 등 세 차례나 손을 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약제도는 10차례 이상 변경됐다.○ “정부 스스로 신뢰 깎아먹어” 일각에선 부동산 정책의 혼란이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서 생긴 후폭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서울 강남을 타깃으로 한 대책에 부정적이었던 청와대가 집값이 계속 오르자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초강경 기조로 돌아서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니면 말고 식의 ‘공수표’만 날리며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을 정책이 아니라 정치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 / 세종=주애진 / 장윤정 기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와 관련해 자율조정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율조정 배상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에 가입해 손실이 확정된 고객과 영국 금리 연계 DLF에 가입한 뒤 중도 해지해 손실이 확정된 고객 등 600여 명이 대상이다. 하나은행도 이날 DLF 배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자율조정 배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율조정 배상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DLF 피해자에게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16일 DLF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두 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6)는 ‘전세 탈출, 아파트 장만’이라는 인생 목표를 미루고 최근 새 차를 구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포구 일대 아파트를 직접 돌아보고,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눈여겨보던 아파트(전용면적 84m²) 가격은 지난해 초 11억 원대에서 연말 14억 원으로 무섭게 오른 데다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출한도까지 1억 원 정도 줄어 이젠 마음을 비우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우회로를 찾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2·16대책 시행 후 3주(12월 17일∼1월 6일)간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0조6003억 원으로, 대책 시행 전 3주(11월 26일∼12월 16일)에 비해 1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잔액 역시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437조9523억 원에서 이달 6일 437조4616억 원으로 3주새 0.11% 줄었다. 매달 2조∼3조 원씩 불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바뀐 것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12월 17일 이전에 이미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치른 경우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경과 조치 때문에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주담대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대책이 강력했다는 얘기다. 대출 통로가 막힌 실수요자들이 우회로를 찾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 사내대출 등의 틈새를 찾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대출에 나서는 것이다. 12·16대책 발표 후 분양가 9억 원대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다 당첨된 A 씨는 사내대출로 5000만 원을 조달하고, 부모님에게 차용증을 쓰고 1억 원을 빌려 가까스로 계약금을 납입했다. 나머지는 대출상담사와 의논해가며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최대한 끌어모아 조달할 계획이다. 일부 자산가들은 법인까지 설립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됨은 물론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부담이 커지자 법인을 동원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영업 중인 한 법무사는 “법인 설립 문의가 하루 3, 4건씩 들어온다”며 “누구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보니 부동산 투자 목적의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법인도 개인과 동일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아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매해 종합부동산세라도 줄이려는 자산가들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의 틈새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방은행이 무보증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자 당국은 14일 즉각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규제를 회피·우회하는 전세대출 행위를 제한해 나갈 것”이라며 “무보증 전세대출 취급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시 세부 취급 내용까지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금융회사에 공적 보증 공급을 제한하는 등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