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동아일보 편집부

구독 30

추천

따뜻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wish@donga.com

취재분야

2026-04-18~2026-05-18
사회일반46%
사건·범죄23%
검찰-법원판결10%
산업3%
사고3%
인사일반3%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교육3%
  • 운전면허증 있으면 소지 가능한 ‘일본도’… “범죄 악용 우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주민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뒤 도검류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도검을 이용한 살인이 잇따른 와중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누구나 도검류를 쉽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포류와 달리 도검은 소지 허가 갱신 의무 및 보관 장소에 제한이 없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31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도검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 쇼핑몰에서 누구나 도검 구입할 수 있어 31일 기자가 살펴본 복수의 온라인 쇼핑몰에는 길이, 소재 등이 다양한 도검류 수십 종류가 판매 중이었다. 가격은 20만∼400만 원대로 다양했다. 판매 업체들은 ‘장식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소지 허가 발급은 무료로 대행해 드린다’고도 안내했다. 상당수는 사람을 해치는 데 쓰인다면 매우 위험해 보였다. 현행법상 도검은 총포 도검 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적용된다. 칼날 길이 15cm 이상인 칼, 검, 창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정집에서 쓰는 주방용 식칼은 식품위생법 및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 적용 대상이라 도검류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도검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살 수 있다. 판매처에서 먼저 결제를 한 다음 주소지 경찰서를 방문해 신체검사서 또는 운전면허증을 제출해야 한다. 알코올·마약 중독이나 정신질환 병력, 특정강력범죄 등의 전과 기록이 없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후 판매처에 허가증을 제출하면 도검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 허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일본도로 주민을 살해한 백모 씨(37)가 범행에 쓴 일본도는 칼날 길이 75cm, 손잡이 길이 25cm다. 그는 소지 허가 승인을 받을 당시 소지 목적을 ‘장식용’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백 씨는 평소 자주 일본도를 차고 동네를 돌아다녀 주민들이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진단서 필요 없고 허가 갱신 의무도 없어 총기류를 구입하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서가 필요하지만 도검은 필요없다. 경찰은 도검 소지 승인 여부를 심사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정신질환 치료 전력 등을 살피는데, 백 씨는 치료 전력이 없었다. 그러나 백 씨의 아파트 주민들은 그가 최근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치료 전력은 없는데 이상 증세는 보이고, 도검류 소지 승인을 받을 때 새 진단서는 떼올 필요가 없으니 관리 체계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게다가 백 씨는 경찰이 연 1회 실시하는 도검 소지자 일제 점검 대상에서도 올해 빠졌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상세히 점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도검은 한 번 소지 허가를 받으면 이후엔 갱신이 필요 없다는 점도 문제다. 총포류는 3년마다 소지 허가를 갱신해야 한다. 또 총포류는 원칙적으로 관할 경찰서에 보관하고 사용할 때만 잠시 꺼내 쓸 수 있지만, 도검은 집이나 회사 등 아무 데나 보관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도검 신규 소지 허가 건수는 2020년 1854건에서 지난해 2118건으로 14.2% 증가했다. 올 1∼6월 122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검, 칼에 대한 관리 체계가 허술한 탓에 소지자가 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도검 관련 범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경 경기 광주시에서는 70대 남성이 101cm 길이의 장검으로 이웃을 살해했다. 2021년 9월에는 서울 강서구에서 50대 남성이 별거 중인 아내를 길이 100cm 장검으로 죽였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도검 소지 자격 갱신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도검도 갱신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키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범죄 발생 이유 등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31일 백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웃에 100㎝ 일본도 휘둘러 40대 가장 참변

    같은 아파트 주민을 길이 100cm 일본도로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경찰에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37)는 전날(29일) 오후 11시 반경 자신의 일본도를 들고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주민 B 씨(43)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위협을 느낀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 씨는 갑자기 칼을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자택으로 도망친 A 씨는 1시간여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에 산책을 하다 피해자와 마주친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시 A 씨가 들고 있던 흉기는 칼날 길이 약 75cm, 손잡이 길이 약 25cm의 장식용 일본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 1월 도검 소지 승인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정신질환 이력이 없었지만, 주민들은 평소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주민 나모 씨(73)는 “A 씨가 아파트 단지 지하 헬스장 근처에서 큼지막한 칼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을 봤다”며 “그 칼을 자랑스러워하듯 치켜들고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A 씨가 어린아이들에게 “칼싸움할래?”라고 말을 걸거나 헬스장에서 사람들에게 욕설하는 것을 봤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마약 복용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와 만난 주민 김모 씨(35)는 “밤에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남자가 5초가량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며 “불안해서 딸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3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던 곳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다녔던 피해자 B 씨는 열 살, 네 살 두 아들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아버지는 기자에게 “너무 억울한 죽음”이라며 오열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본도’ 가해자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로 생각해 살해” 범행 이유 진술

    같은 아파트 주민을 길이 100cm 일본도로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경찰에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37)는 전날(29일) 밤 11시 반경 자신의 일본도를 들고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주민 B 씨(43)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위협을 느낀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 씨는 갑자기 칼을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자택으로 도망친 A 씨는 1시간여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에 산책을 하다 피해자와 마주친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시 A 씨가 들고 있던 흉기는 칼날 길이 약 75cm, 손잡이 길이 약 25cm의 장식용 일본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 1월 도검 소지 승인을 받았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정신질환 이력이 없었지만, 주민들은 평소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주민 나모 씨(73)는 “A 씨가 아파트 단지 지하 헬스장 근처에서 큼지막한 칼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을 봤다”며 “그 칼을 자랑스러워하듯 치켜들고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A 씨가 어린 아이들에게 “칼싸움 할래?”라고 말을 걸거나 헬스장에서 사람들에게 욕설하는 것을 봤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마약 복용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기자와 만난 주민 김모 씨(35)는 “밤에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남자가 5초가량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며 “불안해서 딸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3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던 곳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다녔던 피해자 B 씨는 열 살, 네 살 두 아들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아버지는 기자에게 “너무 억울한 죽음”이라며 오열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30
    • 좋아요
    • 코멘트
  • 해커, 개인정보 널린 병원부터 턴다… “정부 보안조직 신설을”

    사이버 보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최근 국내외 해커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안 문제에 대응할 정부 부처의 공조를 활성화하고 관련 조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테러수사대는 대전선병원과 유성선병원을 운영하는 선메디컬센터가 지난해 5월 해킹 공격을 받아 20만 명 가까운 환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보안 수준이 약한 의료기관을 해커들이 처음부터 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병원도 뚫린 사례가 있는 등 (해커들이) 병원을 타깃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워페어(Warfare·전쟁)’라고 지칭한 이 해커 조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메디컬센터 웹사이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2005년경부터 선메디컬센터 웹사이트에 가입한 이용자 총 19만5874명의 이름, 생년월일, e메일, 비밀번호 등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워페어는 올 3월 고위 법관, 법원 관계자, 경찰관 등 39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 상당수의 e메일 등은 선메디컬센터에서 유출된 환자 e메일 주소 등과 겹쳐 병원 해킹이 사법당국 및 경찰당국 개인 해킹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빼낸 환자 정보 중 직업이 경찰인 사람을 추려 경찰 업무용 이메일을 해킹하는 식이다. 이처럼 특정 국가나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려는 패턴의 해킹 공격을 전문가들은 ‘지능형 지속적 위협(APT)’이라고 부른다. 의료기관이 APT 공격의 첫 타깃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연수 병원정보보안협회 학술분과장은 “병원들이 갖고 있는 정보의 가치에 비해 보안 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APT 공격 대응 솔루션을 각 병원이 마련해 가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 5개월여간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해킹 등 사이버 침해 사고는 74건이다. 2021년엔 북한 해킹조직이 서울대병원을 해킹해 환자 81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대서울병원 서버가 랜섬웨어에 감염돼 일부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해외에서도 의료기관 해킹은 문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북한 해커 림종혁이 미국 의료서비스 업체 5곳 등을 해킹했다며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병원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라며 “특정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정보를 찾으려 면 인터넷을 무조건 뒤지기보다는 정기검진을 언제 받았는지 등 병원부터 터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의료기관은 주무 부처가 보건복지부이다 보니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타 부처와의 공조를 활성화하고 정보 보호와 관련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부 관심 떨어지고, 용돈 자주 요구하면 도박 중독 의심해야”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중독 문제를 막으려면 부모와 교사가 자녀와 학생의 일상 징후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삼욱 진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아이가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거나 물건을 사달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며 “도박 중독이 심해지면 고리대금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평소와 다르게 멍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면 연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미선 한국도박문제치유원 상담사는 “엄마 가방과 아빠 노트북을 내다 팔거나, 부모가 자는 동안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 400만 원가량을 이체해 도박을 한 중학생도 있었다”며 “이상 징후를 빨리 인지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녀를 나무라고 빚을 갚아주는 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최 원장은 “대화를 통해 금전적 피해, 중독 정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도박을 했을 경우 교사와 학부모들 간에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도 유의해야 한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인 인증을 하려고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불법 사채를 쓰는 경우도 있다”며 “법적, 금전적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부모들이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 은행 등 관계 기관의 대책도 필요하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지금은 계좌 동결 절차가 복잡해 사이버도박 업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개인 계좌 동결과 대포 계좌 단속을 ‘투트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호연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이 도박 의심 계좌를 발견하면 이를 신속히 동결한 뒤 수사, 조사를 통해 검증하는 식으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000원이면 도박사이트 개설” SNS 불법 프로그램 10대들 유혹

    중학생 김지환(가명·16) 군은 2022년 12월부터 바카라, 룰렛 등 도박 게임이 가능한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해 회원을 모집했다. 그는 베팅(판돈 걸기)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라인 메신저와도 연결시키고, 돈을 온라인 도박 머니로 바꾸는 환전 채널까지 만들었다. 김 군이 만든 사이트에서 초등학생과 여중생 2명을 포함한 10대 청소년 96명이 도박을 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올해 4월 김 군을 붙잡았다. 10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정도를 넘어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도박 프로그램까지 판매하고 있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은 사이트를 만들 코딩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에는 ‘도박 사이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콘텐츠가 넘친다.● 10대에게도 “도박 사이트 만들어 드려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을 한 결과 1035명이 검거됐다. 이 중 12명은 도박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도박 사이트 제작법’ 등의 자료가 여럿 올라와 있다. 영상으로 도박 코딩 프로그램 무료 설치 등 상세한 제작 과정을 가르쳐 주는 식이다. 해당 영상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데 덕분에 사이트를 잘 만들었다”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박성호(가명·19) 씨는 “나를 포함해 도박에 빠진 주변 친구들이 도박 자금을 벌려고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다”며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데 건당 1만 원 정도가 들었고 파는 건 5만 원에 팔았다”고 취재팀에 설명했다. 그는 과거 도박에 빠졌다가 손을 씻은 뒤 돈을 벌 길이 막히자 도박 사이트 제작에 손을 댔다고 했다. 10대 청소년이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해도 기꺼이 만들어 주겠다는 업체들도 많았다. SNS에 ‘도박 사이트 제작’이라고 내건 업체 6곳에 취재팀이 문의했더니 이들 모두 나이도 묻지 않은 채 “제작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이 온 한 제작업체는 “100만 원짜리 토토나 카지노 데모(시연) 사이트는 3시간 내로 만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다른 제작업체는 도박 사이트 샘플 9개를 보여주며 “사이트 이름과 원하는 디자인만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가 보내온 샘플은 이미지, 화면 구성 등이 조금씩 달랐지만 ‘카지노’ ‘슬롯’ 등 도박의 종류는 비슷했다. 취재팀과 접촉한 한 제작자는 “더 이상 도박 사이트를 제작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쪽으로 연락해 봐라”며 디스코드 아이디(ID)를 알려줬다. 디스코드는 최근 게임을 하는 청소년 등이 주로 쓰는 온라인 메신저의 일종이다. 디스코드를 통해 연락이 닿은 제작자는 “도박 게임 하나당 50만 원”이라며 “제작 경험이 있어 구현은 확실하다”고 했다. 도박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을 8000원에 파는 업자도 있었다. 돈을 보내면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링크나 압축 파일을 보내준다.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텔레그램 등으로 거래… 상반기만 3만4000여 건 도박에 문외한인 동아일보 특별취재팀도 유튜브 몇 개를 참고하자 30분 만에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할 수 있었다. ‘가위바위보’ 등 비교적 단순한 도박 게임을 만들기로 하고, 유튜브에서 가르쳐 준 무료 코딩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원하는 메뉴와 디자인을 설정한 후 ‘돈줘’ ‘도박’ 등 특정 키워드를 넣자 판돈을 걸고 내기에도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온라인 도박 머니 1만 원을 걸고 베팅을 해봤더니 불과 10초도 안 걸려 ‘졌다’ ‘이겼다’ 등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따라 앞서 베팅했던 온라인 머니를 잃거나 더 딸 수 있었다. 이런 도박 사이트들은 주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과거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던 박모 씨는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채팅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하면 누가 사고팔았는지 정체를 모른다”고 했다. 박 씨는 도박 사이트 판매로 두 달간 200만 원을 벌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판 혐의로 10대 청소년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돼 폐쇄 등 조치가 이뤄진 건수는 3만3956건이다. 2021년 4만1685건, 2022년 5만3177건, 지난해 5만561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하동진 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은 “도박 사이트는 서로 주소만 다르게 하면 몇 초 만에 복사할 수 있을 정도여서 공급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관객 너무 몰려 숨 막혀” 압사 위험에 공연중단 사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실내 공연장에 인파가 몰려 압사 위험이 커지자 소방 당국이 긴급하게 공연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2년 10월 29일 총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에도 불구하고 인파 밀집 장소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0시 40분경 소방 당국에는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의 음악 페스티벌 ‘보일러룸 서울 2024’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됐다. 이에 소방차 11대, 소방 인력 42명이 출동했고, 관객 5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것을 발견해 현장에서 회복시킨 뒤 귀가 조치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시경 공연을 강제 중단시켰다. 주최 측은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 진행이 제재됐다”며 “티켓을 구매한 분들께는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전날 오후 9시경 시작해 원래 이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렸으나 주최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백모 씨(32)는 “좁은 공연장에 수천 명이 몰리는데 (주최 측에서) 출입구를 통제하며 나가지 못하게 막아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지윤 씨(32)는 “건물을 빙빙 둘러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룰 만큼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을 촬영한 시민들의 영상에는 좁은 실내에 어깨가 다닥다닥 붙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들어찬 모습이 담겼다. 이 공연은 세계적인 인기 DJ 겸 음악 프로듀서인 페기 구의 출연이 예정되었던 만큼 인파가 밀려들 것도 예상 가능했다. 한 관객은 “공연장에 창문이나 환풍구도 보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숨이 막힌다고 호소했다”며 “주최 측이 안전을 등한시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부가 관람을 포기하고 나가려 하자,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못 나가게 막아서 언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이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해 표를 판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공연이 열린 에스팩토리 D동의 수용 인원은 2000명인데, 주최 측은 총 4000장의 표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2000명은 좌석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고 이번 공연은 입석(스탠딩)이라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표를 구매하려는 인원도 상당수 몰려 혼란이 가중됐다”며 “안전요원을 90명가량 배치하는 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4-07-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람 너무 많아 숨막혀”…인파 몰린 성수동 공연장, 호흡곤란 신고

    “좁은 공연장에 수천 명이 몰리는데 (주최 측에서) 나가지도 못하게 하니 공포감을 느꼈어요.”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음악 공연에 참여한 직장인 백모 씨(32)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2000명 규모의 공연장에 3배가 넘는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 우려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안전사고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서울 성동소방서에 따르면 소방은 28일 오전 0시 40분경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펙토리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보일러룸 서울 2024’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다”는 신고를 다수 접수하고 소방 11대, 인력 42명을 투입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5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전날 오후 9시경 시작한 공연은 이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오전 1시경 중단됐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좁은 공간에 관객이 몰렸으나 주최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끄는 한국인 DJ 겸 음악 프로듀서인 페기 구의 출연이 예정되었던 만큼 인파 밀집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백 씨는 “공연장 자체가 창문이 있거나 환풍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숨막힘을 호소하고 있었다”며 “일부는 포기하고 나가려 했는데 경호 측에서 못 나가게 해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공연장 수용 가능 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표를 팔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직장인 김지윤 씨(32)는 “현장 줄이 건물을 빙 둘러 2겹으로 서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이 공연장에서 재작년, 작년에도 동일 공연을 봤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의 해당 공연 게시판에는 “최악의 운영”이라며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본격 ‘페스티벌 시즌’을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불과 2년 전 이태원 사고의 아픔이 있었던 만큼 주최 측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해당 페스티벌 주최 측은 관객 측에 “해당 장소의 인원제한 원칙을 준수했으나 지역 경찰 및 소방관계자들로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 진행이 제재됐다”며 “티켓을 구매한분들께는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4-07-28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친구 데려오면 2만8000원”… 교실에 도박 퍼뜨린 슈퍼전파자

    그것은 겨울방학이 끝난 교문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학생들 사이에 조용히 퍼졌다. 교실에서 옆 교실로, 또 그 옆 교실로. 그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점점 늘었지만, 교사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팬데믹(대유행) 같았다. 올해 3월부터 서울의 A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선 은밀한 유행이 돌았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던 것. 이들이 함께 접속한 건 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였다. 시작은 단 한 명이었다. 최승현(가명·18) 군은 방학 동안 바카라를 시작했다. “터치 몇 번, 클릭 몇 번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이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점점 판돈이 커졌다. 종국에는 2400만 원을 쏟아부었다. 궁지에 몰린 최 군은 만회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이 도박 사이트는 친절하게 팁을 안내하고 있었다. ‘신규 회원을 추천해 가입시키면 온라인 머니 2만8000원을 드립니다!’ 이거다. 개학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최 군은 새 학기 바빠졌다.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최 군의 솔깃한 유혹을 친구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최초의 ‘슈퍼 전파자’였다.● 학교 집어삼킨 ‘도박 다단계 유혹’ 이용자가 ‘다단계’처럼 지인들을 꼬드겨 가입시키게 만드는 도박 사이트의 계략은 적중했다. 최 군은 먼저 같은 반 친구 3명을 사이트에 가입시켰다. 그 뒤에는 다른 반 친구 4명도 추가로 가입시켰다. 인당 2만8000원, 7명이니 총 19만6000원의 사이버 머니가 입금됐다. 최 군은 이 돈으로 다시 베팅했다. 최 군이 끌어온 7명의 학생은 다시 다른 학생들을 끌어와 가입시킨 뒤 사이버 머니를 입금받았다. 최 군이 끌어온 신규 회원이 늘어날수록 학교는 점점 ‘도박 왕국’으로 변해 갔고, 학생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이 학교 권준우(가명·18) 군도 그중 한 명이었다. 권 군은 바카라에 손을 댔다가 불과 몇 달 새 560만 원을 잃었다. 그래도 손을 털지 못하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한 판에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을 썼다. 총 3600만 원을 판돈으로 탕진한 학생도 있었다. “10초면 수십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70만 원을 베팅했다가 잃은 저소득층 학생도 있었다. 4월이 지나자 3학년 총 9개 반 중 5개 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박에 빠져 있었다.● 수사로 드러난 ‘도박 왕국’ 학교 실태 “쟤들이 왜 맨날 모여 있지?” 의아하게 여기던 3학년 상담교사가 어느 날 현장을 덮쳤다. 학생들이 손에 쥔 스마트폰 화면에는 도박 게임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학교가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단체로 도박을 하고 있어요.”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 6명을 학교에 보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3학년 전체 학생 233명 중 23명이 바카라, 스포츠토토 등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입시가 코앞인 고3 교실마다 도박 중독자가 2, 3명씩 있다는 사실에 학교는 경악했다. 경찰이 적발한 23명에게 도박 중독 평가를 실시한 결과 8명은 중독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1000만 원대의 판돈을 쓴 학생도 있었다. 경찰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권했으나 “그냥 재미 삼아 한 것뿐일 거예요” “내 아이한테 도박 중독이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경찰이 소개해 준 도박 치료 상담센터가 “너무 멀다”며 치료를 거절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 센터는 학교에서 지하철로 불과 54분 거리에 있었다. ●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으로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올해 1∼5월 사이 217명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184명) 규모를 훌쩍 넘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400∼5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거된 217명 중 138명(64%)은 비수도권 학생들이었다. 10대는 오프라인 도박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도박을 하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도박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검거 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 30명, 서울 22명, 대구 21명 순이었다. 전남 무안군은 소도시인데도 불구하고 19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 471명 중 92명(19.5%)은 재범 이상이었다. 올해 1∼5월 적발된 194명 중에서는 41명(21.1%)이 재범 이상이었다. 하지만 도박 중독 청소년을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상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총 45개 시군에서 청소년 도박 사범이 검거됐는데, 이 중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산하 상담센터가 있는 곳은 11곳(2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도박 문제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일부 학생이 일탈 성격으로 사이버 도박을 했다면, 지금은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증거”라며 “체계적인 도박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사이버머니 1만원권 도박자금 빌린게 시작… 한달뒤 500만원 빚으로

    온라인 도박에 빠져 빚까지 지게 된 10대 중학생,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은 빚 독촉과 폭력, 협박을 피해 학교를 옮기고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등 일상이 무너졌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최승민(가명·17) 군은 지난해 6월 친구를 따라 카드 게임형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우연히 손댔다. 최 군은 실력이 좋지 못해 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고 돈을 잃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김모 군(17)에게 “벌써 50만 원이나 잃었다”고 토로했다. 김 군은 다른 도박 사이트를 알려주며 “‘내가 돈을 빌려줄 테니 여기서 해봐라. 쉽게 딸 수 있다”고 제안했다. 솔깃한 제안에 최 군은 김 군에게 도박 자금을 빌렸다. 처음 빌린 것은 실제 돈이 아니라 도박 사이트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머니 ‘1만 원’권이었다. 일종의 가상화폐 같은 것. 이후 최 군은 계속 돈을 잃었고 그때마다 김 군은 계속 돈을 빌려줬다. 빌리는 돈이 3만 원, 5만 원, 10만 원씩 점차 불어나 한 번에 200만 원까지 빌리기도 했다. 한 달 뒤 도박 빚은 총 500만 원 이상으로 불어 있었다. 갚아야 할 금액이 커지자 최 군은 두려운 마음에 김 군에게 “이젠 돈을 빌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군은 “그러면 지금까지 빌려간 돈을 내놔라”라며 화를 내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교실로 찾아와 주먹을 휘둘렀다. 현금이 4만 원밖에 없던 최 군은 이를 김 군에게 준 뒤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 군은 심지어 최 군의 부모도 협박했다. 5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부모에게 “제 돈 받아내기 위해 뭔 짓이든 하겠다. 웃으면서 기다려주는 것도 이번까지다”라는 협박 문자를 보냈다. 최 군의 아버지는 김 군에게 20만 원을 줬다. 계속되는 협박과 독촉에 견디다 못한 최 군은 5월에 경남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지만 ‘도박에 빠졌던 애라더라’는 소문이 나버려 결국 자퇴했다. 최 군은 지난달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섭고 후회된다”며 “최근까지도 김 군의 협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 군과 관련해 현재 내사 중이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나는 ‘16세 도박 총판’이었다”… 검은 돈의 악마가 된 청소년들

    “나는 ‘16세 도박 총판’이었다”… 검은 돈의 악마가 된 청소년들《10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빠지고 있다. 즐기는 정도를 넘어 도박 조직 ‘총판’으로 일하고 불법 사채까지 손댄다. 동아일보 사건팀은 3개월간 도박 청소년 37명을 취재했다.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3부작의 첫 번째는 10대에 ‘도박왕’이 된 김동현(가명·22)과 박성호(가명·19)의 이야기다.》“당신 아들 도박 빚, 학교에 알려줄까?” 동현(2019년 당시 17세)은 수화기 너머 40대 여성에게 쏘아붙였다. 오늘은 꼭 받아내야겠다. “아드님이 도박한다면서 나한테 돈을 빌렸다고요. 우리 학생부장이 알면 안 좋아할 텐데. 어머니가 갚으셔야죠.” 동현은 안다. 아주머니는 떨고 있다. 당신의 고등학생 자녀가 도박 빚이 있고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들은 사색이 됐다. 판검사들도 똑같았다. 동현도 같은 10대였고 부모의 자식 사랑을 잘 알았다. 달랐던 것은 동현은 이미 ‘도박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화를 받은 여성의 아들은 동현의 같은 반 친구였다. 친구는 동현이 권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빠져 500만 원을 빌렸고 이자가 붙어 3000만 원으로 불어 있었다. 도박 자금이 필요한 아이들은 동현을 찾아왔다. “이자는 하루 10%, 이틀 20%, 사흘 30%.” 살인적인 이자율에도 세상 물정 모르는 고등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돈을 빌렸다. 도박 빚을 안 갚으면 동현은 그들의 부모에게 전화했다. 이날 통화가 끝난 뒤 동현의 휴대전화에는 ‘3000만 원이 입금됐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사이 카카오톡 메시지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나 10만 원만 빌려줘.” “다음 주에 갚을게.” 중3이 될 때까지만 해도 동현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그는 대구 일대 중학교, 고등학교를 도박으로 주름잡고 있었다. “당신 아들 도박빚, 학교에 알릴까” 친구 엄마에게도 전화했다‘16세 도박 총판’ 김동현 씨1만원 무료 사이버머니가 늪의 시작학교 친구들 온라인 도박 가입 유혹‘하루 10%’ 고리로 도박자금 빌려줘동현이 도박에 발을 들인 건 2017년 중3(당시 15세) 때였다. 하루 종일 접속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는 “돈 벌 수 있다”는 도박 광고 콘텐츠가 넘쳤다. 몇몇 친구는 “바카라로 10만 원 땄다”고 자랑했다. “나도 만 원만 넣어볼까.”그게 시작이었다. 친구가 알려준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에 가입했다. 신규 회원이라며 무료로 ‘1만 원’ 사이버 머니가 지급됐다. 동현의 실력이 제법 좋았는지 며칠 새 사이버 머니 지갑에는 200만 원이 쌓였다. 돈의 맛은 황홀했다. 그날부터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동현은 구석에서 친구들과 휴대전화를 쥐고 도박을 했다. 판돈은 수백만 원으로 커졌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는 ‘베터(bettor·도박 고객)’에 불과했다.● 도박 고객에서 홍보 총판으로2018년(당시 16세). 동현이 고1에 올라가자 ‘잘나가는 형들’이 다가왔다. “꼬맹아.” 이미 온라인 도박에 깊게 손댔던 형들은 동현에게 사이트 홍보를 담당하는 ‘총판’ 자리를 제안했다. “수입이 꽤 쏠쏠할 거야.” 그들은 젊은 나이에 BMW를 몰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건가. 망설임 없이 ‘총판’ 직함을 달았다.동현이 처음 잠재적 고객으로 겨눈 건 같은 학교 친구들이었다. “한 판이 10초면 돼.”, “너도 돈 벌 수 있어.” 동현의 유혹에 친구들이 사이트에 가입해 돈을 쓰면 동현은 판돈의 1%를 수수료로 챙겼다. 친구들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탕진했다. 그사이 동현의 돈벌이는 점점 늘었다. 다른 학교 총판을 관리하는 ‘총판들의 총책’이 됐다. 아래 총판들이 신규 회원을 물어오면 동현은 한 사람당 100만 원을 인센티브로 챙겨줬다.● 불법 사채를 시작하다동현은 고1 가을쯤 새 사업에 눈을 떴다. 친구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고리(高利)의 이자를 받았다. 불법 사채. 그전까지 벌어온 돈이 ‘종잣돈’이 됐다. ‘하루 이자 10%’라는 말도 안 되는 이자율에도 고등학생들은 해맑게 돈을 빌려갔다. 영악한 동현은 그때마다 친구들 얼굴 사진, 학생증 사본, 부모들 연락처를 받아뒀다. 돈을 갚지 않으면 ‘도박 빚 안 갚은 놈’이라고 낙인찍어 얼굴 사진을 온라인 여기저기 뿌렸다. 부모에게 전화해 빚 독촉도 했다. 그래도 못 갚을 땐 수족으로 부렸다. 추심팀. 즉, 다른 학생들의 빚을 받아오라고 시켰다. 일을 잘해오면 받은 돈에서 얼마를 떼어줬고 그럴수록 추심팀원들은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빚을 받아왔다.“돌이켜보면 그때쯤부터 죄의식이란 게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내 손으로 험한 일 안 해도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동현이 뿌린 도박의 씨앗은 착실히 학교에 뿌리내렸다.● 갑자기 온 몰락… 남은 건 빚 1억몰락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2019년 고2에 올라갈 무렵 동현은 대구의 한 상가에 홀덤펍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차렸다. 동현보다 나이가 많은 20대 대학생 누나들을 면접 봐 딜러로 고용했다. ‘어른의 세계’에 진출한 듯했다. 하지만 어느 날 동네 건달 무리가 찾아왔다. “너 누구 허락 받고 장사하냐.” 그들은 다 때려 부쉈다. 6개월 만에 도박장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번 돈은 모두 잃었다. 만회하려고 손을 댄 도박으로 1억 원이 넘는 빚까지 졌다.동현과 함께 도박을 하던 무리 중 한 명은 작년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현재 스물두 살 동현은 도박 중독 치료를 받으며 지낸다. 요즘도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좋은 건이 있는데, 같이 해볼래?”도박 사이트 만들어 파는 박성호 씨중 3때 도박 총판 月 2000만원 벌어아버지에 들킨 뒤 도박사이트 제작과거로 돌아가도 또 도박할 것 같아눈을 뜨니 숙취 탓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요즘 성호(가명·19)의 일상은 매일 잠, 일, 친구, 술, 잠의 반복이다. 주섬주섬 차키를 챙겨 집을 나섰다. 잠시 학교 앞을 지날 때 운동장에 친구들 모습이 보였다. 체육 시간인가 보네. ● “너도 해볼래?” 3년 전인 2021년. 평범한 중3 학생이었던 성호(당시 16세)에게 “너도 해볼래?” 물으며 다가온 것은 동네 고등학생 형들이었다. “뭔데요?” “그냥 게임. 돈 버는 게임.” 성호가 온라인 도박에 흥미를 보이자 형들은 얼마 뒤 다른 제안을 했다. “적당히 기프티콘 뿌리면서 회원들 관리만 해. 돈이 쏟아질 거야.”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회원 관리’를 해보겠냐는 권유였다. 해보지 뭐. 딱히 다른 일도 없는데. 성호는 도박 사이트 ‘총판’이 됐다. 신규 회원을 끌어와 가입시키고 유지, 관리하는 게 일이었다. 끌어온 친구들이 도박을 하는 걸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돈을 잃어 도박을 그만두려는 친구들에게는 “한 번만 더 해봐” 기프티콘을 뿌리며 판을 못 떠나게 붙잡았다. 성호가 친구들을 회원으로 끌어올 때마다 형들은 인센티브를 줬다. 말 그대로 다단계였다. ● 늪에 빠져든 친구들 성호가 학교를 돌며 “너도 해봐”, “내가 챙겨줄게” 하며 친구들을 끌어모을 때마다 학생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온라인 도박에 빠지는 이들이 늘어갔다. 학교를 마치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찾아갔다. 그러는 동안 성호의 은행 계좌에 어느 날에는 600만 원, 어느 날에는 4800만 원씩 거금이 입금됐다. 성호는 회상한다. “그때 매달 평균치로 치면 한 2000만 원씩 벌었던 것 같아요. 총 2억에서 3억 원 정도 되려나. 중학생이 만진 돈이라는 게 상상이 되세요?” 당시 성호의 주변에는 총판 일을 하는 친구들이 열댓 명 있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로 번 돈을 ‘저금할 수 없는 돈’이라고 불렀다. 은행 계좌에 넣어두면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잘 몰랐던 성호는 번 돈을 계좌에 넣어놨다가 2021년 12월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 정지됐다. 6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은행에 직접 가야 묶인 계좌를 풀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의심을 사고 결국에는 경찰로 가게 될 텐데. 6000만 원 그냥 잊자. 성호는 그 대신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에 ‘대포통장을 구한다’는 광고를 올려 300만 원씩 주고 통장을 사들였다. 그렇게 불린 통장만 수십 개.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명품 매장에 뛰어갔다. 시계도 사고 옷, 모자, 신발……. 교복 차림의 친구들과는 다른 계급이 된 것만 같았다.● 도박을 못 하면 도박 사이트를 만들자 꼬리가 길면 밟힌다. 성호가 고2이던 지난해 아버지가 알았다. 휴대전화 단도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가족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성호의 휴대전화에 ‘650만 원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날아들었고 아버지가 이를 봤다. 장난기 많던 아버지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딱 한마디 말했다. “그 일, 그만둬라.” 화수분처럼 벌던 돈이 끊기자 성호는 금단 현상을 겪듯 안절부절못했다. 돈을 벌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 올해 고3에 올라간 성호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서 파는 새 일을 시작했다. 건당 1만 원 정도 들이면 만들고, 파는 건 5만 원씩. 제법 잘돼서 벌이가 쏠쏠하다.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아무 문제가 없잖아. 내가 뭐 징역을 간 것도 아니고. 난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아마 도박을 할 것 같아요.” 성호는 올해 5월 학교를 자퇴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카오 김범수, SM 시세조종 의혹 영장심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경영쇄신위원장)가 22일 사전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굳게 입을 닫고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경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오후 1시 44분경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시세조종 혐의 인정하나”, “어떻게 소명할 예정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영장심사에는 수사를 맡은 장대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7기)가 파워포인트(PPT) 200여 쪽 분량의 자료를 준비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조목조목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앞서 1000쪽에 달하는 의견서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심사를 마치고 오후 6시 1분경 호송차량을 타고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대기를 위해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그는 법원에서 나와 차량에 타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것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더 높게 올리려 했고,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사전에 계획을 보고받고 승인도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반면 김 위원장 측은 주식을 매입하는 것만 알았을 뿐 구체적인 방식까지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앞서 18일 김 위원장은 카카오 임시그룹협의회에 참석해 임원들에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 인문대학장 안지현 교수, 78년 역사상 첫 여성학장 탄생

    서울대 인문대 역사 78년 만에 ‘여성학장’이 탄생했다.서울대는 “안지현 영어영문학과 교수(사진)가 이달 23일부터 인문대학장 임기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안 교수는 인문대학장 선거에 출마한 첫 여성 교수다. 5월 선거에서 남성 교수 2명을 꺾고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안 신임 학장은 서울대 영문학과에서 1992년 영문학 학사, 1994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4년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서울대 발전기금본부장, 인문대 국제화지원센터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인문대는 1946년 출범한 문리과대 인문계열의 후신이다. 같은 문리대 후신인 사회대에서는 2022년 권숙인 인류학과 교수가 첫 여성 학장으로 부임했다. 자연대에서는 아직 여성 학장이 나오지 않았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살려달라” 아이 외침에도…20분간 방치한 태권도장 관장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아동을 학대해 중태에 빠트린 관장 A 씨가 “꺼내달라”는 아이의 외침을 무시하고 20분 이상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19일 A 씨에게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2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5세 아이를 돌돌 말린 매트 사이에 거꾸로 넣어놓고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아동이 버둥거리며 약 20분이나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A 씨는 별다른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경찰은 19일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범행 당일분을 포함해 태권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사건 직후 태권도장 내 CCTV 영상을 지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이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영상을 복원한 것이다. 경찰이 확보한 사건 당일 CCTV 영상에는 피해 아동이 매트 안에 갇힌 모습이 담겨 있었다.경찰은 A 씨가 다른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태권도장에서 자녀가 학대당했다’는 취지의 학부모 측 고소가 3건 더 접수된 상태다. 경찰은 태권도장을 다닌 258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전수 조사를 하면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A 씨는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몸이 들썩이면서 흐느끼며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내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9
    • 좋아요
    • 코멘트
  • 신임 경찰청장 후보에 조지호 서울청장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사진)이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로 제청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24대 경찰청장 후보자로 서울경찰청장인 조지호 치안정감을 임명 제청한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청장 인선은 후보자 추천,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 동의, 행안부 장관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다. 1968년 경북 청송 출생인 조 청장은 대구 대건고, 경찰대 행정학과 6기, 고려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경찰에 입문해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경찰청 차장 등을 지낸 ‘기획통’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경찰서 정보과를 축소하고 기동순찰대를 부활시키는 등 조직 개편을 주도했다.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았다. 같은 해 6월 치안감으로 승진했고, 다시 6개월 만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해 경찰청 차장직을 맡다 올 1월 서울경찰청장에 보임했다. 조 청장은 이날 경찰위 임시회의에 출석하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것 같다”며 “엄중한 시기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달 말 조 청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전망이다. 경찰청장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8월 10일 임기 2년을 채우고 퇴임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에 따르면 조 청장은 2001년 고려대 법무대학원에 제출한 석사 학위 논문에서 “의료기관의 대형화, 의료의 분업화·전문화·기계화의 영향으로 의사들은 환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질병을 가진 하나의 유기체로 취급하게 된다”라고 썼다. 양 의원은 “의료계에 대해 굉장히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카오 김범수 구속영장…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8·경영쇄신위원장·사진)에 대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에스엠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에스엠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이유를 조사해 달라고 진정을 낸 지 1년 5개월 만이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17일 김 위원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지 8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 위로 올리기 위해 주식을 단기간 대량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인수전에서 결국 하이브가 물러섰고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검찰은 9일 김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20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이며 김 위원장이 인위적으로 에스엠 주가를 높일 것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며 “구속영장 청구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영장 실질심사는 2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檢 “김범수, SM 시세조종 승인” 金측 “불법적 지시 안해”카카오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檢 “하이브 인수 막으려 주가 올려”金측 “정상적 수요따른 장내 매수”檢, 다른 계열사도 횡령의혹 등 수사법조계에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17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58·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시장질서 교란으로 인한 중대범죄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쟁사인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실제 인수를 저지했다는 혐의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격적으로 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긴급 임원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검찰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 승인”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와 관련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이는 방식(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보고를 받고 승인을 했다고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전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에스엠 창업주이자 전 총괄프로듀서였던 이수만 씨가 이사진과의 분쟁에서 밀려 경영 일선에서 떠나게 되자, 이 씨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두 회사가 경쟁했다. 당시 하이브는 이 씨와, 카카오는 에스엠 이사진과 손을 잡았다. 하이브는 에스엠 주가가 계속 올라 공개 매수 희망 가격마저 넘어서자 인수를 포기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주가 급등 현상을 조사해 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고, 금감원은 기소 의견으로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공판에서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고위 임원이 참여한 카카오그룹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시세 조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 17일과 27, 28일 등 총 4일간 2400억 원을 투입해 총 553회에 걸쳐 에스엠 주식을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주가를 올렸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서엔 배 전 대표 등에게 적용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의 공모 혐의는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다.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라고 반박했다. 또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승인을 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인수 방법에 대해선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 예정이다.● 카카오 다른 계열사들도 수사 중 카카오 앞에 산적한 사법 리크스는 더 있다. 현재 카카오는 바람픽처스 인수 관련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T 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 가상화폐 횡령·배임 의혹 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카카오는 회사 여력의 상당 부분을 한동안 재판 대응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에스엠 시세 조종 사건으로 향후 김 위원장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이 내려지면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는 대주주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 계열사 매각이나 인수합병, 쇄신 작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법리스크 여파로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김범수 조사 8일만에 구속영장… “SM 시세 조종 승인”

    법조계에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17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58·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시장질서 교란으로 인한 중대범죄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쟁사인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실제 인수를 저지했다는 혐의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격적으로 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긴급 임원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검찰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 승인”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와 관련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이는 방식(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보고를 받고 승인을 했다고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이번 사건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전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에스엠 창업주이자 전 총괄프로듀서였던 이수만 씨가 이사진과의 분쟁에서 밀려 경영 일선을 떠나게 되자, 이 씨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두 회사가 경쟁했다. 당시 하이브는 이 씨와, 카카오는 에스엠 이사진과 손을 잡았다.하이브는 에스엠 주가가 계속 올라 공개 매수 희망 가격마저 넘어서자 인수를 포기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주가 급등 현상을 조사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고, 금감원은 기소 의견으로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했다.검찰은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공판에서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고위 임원이 참여한 카카오그룹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시세 조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 17일과 27, 28일 등 총 4일간 2400억 원을 투입해 총 553회에 걸쳐 에스엠 주식을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주가를 올렸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서엔 배 전 대표 등에게 적용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의 공모 혐의는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다.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라고 반박했다. 또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승인을 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인수 방법에 대해선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 예정이다.● 카카오 다른 계열사들도 수사 중카카오 앞에 산적한 사법 리크스는 더 있다. 현재 카카오는 바람픽처스 인수 관련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T 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 가상화폐 횡령·배임 의혹 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카카오는 회사 여력의 상당 부분을 한동안 재판 대응에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이다.에스엠 시세 조종 사건으로 향후 김 위원장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이 내려지면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는 대주주다.카카오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 계열사 매각이나 인수합병, 쇄신 작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사업이나 프로젝트는 원점 재검토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리스크 여파로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7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산사태 사망 지방리, 3년전 산림청 점검땐 ‘위험지역 아니다’ 평가

    10일 폭우로 1명이 숨진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주민들은 여전히 사고 당시의 참상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지방리 이장 송미숙 씨는 “비만 내리면 또 사고가 날까 너무 두렵다”고 16일 기자에게 말했다. 당시 폭우로 무너진 산이 주택을 덮쳐 6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송 씨는 “사고 지점은 원래도 비가 내리면 주민들이 산사태를 걱정하던 곳”이라며 “최근에는 외부인들이 투자 목적으로 난개발까지 일삼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평소 산사태를 걱정해왔고 결국 우려대로 사망 사고까지 벌어졌지만, 동아일보 취재 결과 이 지역은 정부가 지정,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제외돼 있었다. 산사태 취약지역이란, 산사태 등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을 별도로 지정해 현장 점검이나 보수 공사 등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다. 산림청은 3년 전 지방리 일대를 점검했을 때 ‘동네 야산’ 정도로 간주하고 “산사태 위험 대상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본보에 “사고가 발생한 곳은 200m 높이의 동네 야산 수준이라 강원이나 경북처럼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매년 벌어지는 산사태 인명 피해의 대부분은 정부가 지정한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산사태 전문가인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금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산 상부에 초점을 둬 만들었지만 실제로 산사태 피해는 인위적 개발이 벌어졌던 산 하부에 집중됐다”며 “도로, 건물, 태양광발전단지 등 공사가 있었던 산 주변 지역까지 감안해 위험 등급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사태 93%가 취약지역 밖… “위험지도 새로 그려야”5년간 산사태 9668건 중 8977건산림청 “국토 63% 산림, 관리 한계”“난개발 조사 등 대책 시급” 목소리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주민들이 전한 10일 산사태 당시 현장은 참혹했다. 쏟아진 폭우가 산에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졌고 결국 산이 무너졌다. 밀려온 토사는 사람이 사는 주택을 덮쳤다. 길이 3m가량 될 법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뒹굴었다. 한 주민은 “지방리 일대 산림이 마구잡이로 개발돼 여기저기 산을 깎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산사태 걱정에 불안한 여름을 보내는 중”이라고 16일 동아일보 취재팀에 말했다. 최근 5년간 벌어진 산사태 피해의 93%는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 정부의 산사태 관리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산사태 93%, 취약지역 밖에서 발생 산림청은 산사태로 인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고시한다. 지정 절차를 보면 우선 해당 지역에 대한 기초 조사를 하고, 관할 지방청 및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실태조사를 거친다. 산사태 위험등급, 지형, 사람이 사는 인가 규모, 공공시설, 낙석 및 붕괴 여부, 지반, 심어진 나무 종류, 토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 제도는 2011년 16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참사 이후 마련됐다. 산림청은 매년 관리 대상을 넓혀 지난해 기준 총 2만8988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산사태 예방 사업 우선 시행, 연 2회 이상 현지 점검, 대피소 지정, 거주민 대상 산사태 예방 교육 등의 혜택이나 지원을 받는다. 문제는 대부분의 산사태 피해와 사상자가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산림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발생한 산사태 총 피해건수 9668건 중 93%(8977건)가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일어났다. 특히 지난해엔 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해 산사태로 5명이 숨졌던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2명이 숨진 예천군 감천면 벌방1리도 취약지역이 아니었다. 총 2명이 숨진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각각 2명이 사망한 봉화군 춘양면 학산리와 서동리 모두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당국에서 관리하는 전국 산림 47만여 개를 모두 취약지역으로 지정해서 관리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산면처럼 마을 주민들은 이미 산사태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는데도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고, 결국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들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사태 취약지역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최근 이상기후와 잦아지는 폭우 및 극한 호우, 산림 난개발 등으로 산사태 위험성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진산면 역시 사고 당일 오전 3시간 동안 약 170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산림청 측은 “한국은 전체 국토의 63%가 산림이다. 폭우가 지속되면 대부분의 지역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곳을 관리하기엔 인력, 예산 등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산사태는 비가 왔다고 한두 시간 내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서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얼마든 인명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사태 취약지역 선정이 지반, 토양 등 산사태가 발생하는 자연적 요소에만 집중되다 보니 공사 등으로 인한 산 하부의 변화는 간과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실제로 산이 무너진 곳과 산사태 취약 지역이 다르다. 새로운 위험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7-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의료 공백에… 장기이식 수술 건수 1년새 18%P 줄었다

    올해 2월 전공의 파업으로 비롯된 의료 대란 기간에 국내 장기 이식 수술 건수가 지난해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주요 5개 대형병원의 수술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5월 석 달간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 수술을 못 받고 사망한 환자는 총 1013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942명)보다 71명(7.5%포인트) 많다. 같은 기간 이뤄진 장기 이식 수술은 총 499건으로 전년 동기(609건)보다 110건(18%포인트) 줄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개 병원은 이 기간 장기 이식 수술이 1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0건)보다 52건(21.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뇌사 추정자 중 장기 기증에 동의한 환자도 지난해 200명에서 올해 162명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의료 공백이 장기 기증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월 6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같은 달 19, 20일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3월에는 전국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를 제출했고, 4월에는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 단축에 돌입했다. 장기 이식은 집도의뿐만 아니라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인력도 대거 동원되는 큰 수술이다. 공여자 장기를 떼어내 신속히 옮겨 수여자에게 이식하는 과정에는 전문의, 전임의(펠로), 전공의, 간호인력, 코디네이터 등이 동원된다. 수술 준비와 본수술 과정에서 전공의 등 보조 인력이 없으면 교수나 전문의만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어렵다. 설령 이식 수술이 성공한다고 해도 수술 뒤 거부 반응 등을 관찰해 이상이 생기면 바로 대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병원에서는 주요 이식 수술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잇달았다. 게다가 전공의들은 뇌사 환자의 가족에게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장기 기증 동의를 구하는 업무도 상당 부분 맡아왔다. 전공의들이 부족해지자 장기 기증 동의 절차를 밟을 인력이 사라지고, 그 탓에 기증 건수 자체도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 의원은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중증 환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생사의 갈림길이므로, 의료현장을 이탈한 의료진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재원 마약 대리처방’ 두산 현역만 9명 연루

    국가대표를 지낸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39)의 마약류 대리 처방 및 투약에 연루된 이들이 현직 두산베어스 선수 9명을 포함해 총 2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의 지인에게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한 병원장도 검찰에 넘겨졌다. 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 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 및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현직 야구선수 등 29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일명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린다. 이 중 오 씨에게 에토미데이트와 필로폰 등을 판매, 제공한 사업가 이모 씨와 유흥업소 종사자 A 씨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씨는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원장 등 관계자 2명에게 에토미데이트 앰풀 수천 개를 불법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 씨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직접 주입한 혐의(의료법 위반)가 적용됐다. 수면제와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오 씨에게 건넨 23명 중에는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 두산베어스 트레이너 1명, 오 씨가 운영하던 야구아카데미 수강생의 학부모도 포함됐다. 현직은 총 9명으로 모두 두산베어스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베어스 측은 “(사건 발생 후) 연루된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하게 조치했다. 다만 억울한 부분이 있어 최대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