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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윤석열 대통령 딥페이크(이미지 조작) 영상에 대해 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이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공문을 보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딥페이크 게시물에 대한 삭제 및 차단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46초 분량의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며 “말로는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무능과 부패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절망에 몰아넣었다” 등의 내용을 발언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달 초 해당 영상이 틱톡 등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이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상 확산을 막고, 영상 제작자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영상이 딥페이크가 아닌 기존 영상을 짜깁기 편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AI 전문 업체인 딥브레인AI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연설을 편집해 짜깁기 한 것으로 보인다”며 “딥러닝을 통한 만드는 딥페이크와는 다른 방식의 영상”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경찰로부터 영상 삭제 및 차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받아 관련 내용을 심의할 긴급 통신심의소위원회를 23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방심위는 긴급 통신소위에서 해당 안건을 심의한 후 삭제 및 차단 조치를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는 해당 영상을 ‘사회혼란 정보’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심위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 풍자 영상에 대한 심기 경호, 호들갑 심의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지난해 4월 1일 오전 4시경 부산 중구의 한 교차로. 신호등에 녹색 신호가 들어오자 택시 한 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택시가 교차로에 들어서는 순간, 경찰차 한 대가 택시를 들이받았다. 당시 경찰차는 적색 신호에 교차로를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사고 당시 경찰차는 사이렌을 울리고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가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소개하면서 경찰의 과실 여부가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경찰차의 경우 긴급상황 시 적색 신호에도 이동할 수 있지만, 다른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 “사이렌도 울리고 있지 않은 상황에선 경찰 과실도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100건 넘게 발생하는 경찰차 사고 경찰차 관련 교통사고가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495건으로 집계되는 등 매년 100건 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하고 있는데, 경찰차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여서 “안전운전에 대한 경찰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순찰차 등 경찰차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122건에서 2022년 143건으로 17.2%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8월 말까지 94건의 경찰차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기간 경찰차 교통사고의 원인은 ‘안전운전 불이행’이 279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22년은 절반 이상의 사고가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발생했다. 경찰차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거나 운전자 준수사항을 위반하며 벌어진 사고도 33건이나 됐다. 2022년 10월 전북 군산시 선양동의 한 사거리에선 경찰차가 불법 유턴을 하다 시내버스와 충돌해 승객 11명이 다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차도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종종 있다”고 했다. 2022년 4월 경기 화성시의 한 4차로 도로에서 황색 신호에 교차로를 통과하던 3.5t 트럭 1대가 경찰차와 출동했다. 당시 1차로에 차량이 줄지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트럭이 교차로에 진입했는데, 다른 교차로에서 경찰이 진입하며 사고가 난 것. ‘경찰차가 시야를 확보하며 들어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 “경찰 안전교육 강화해야” 국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0년 20만9654건이던 교통사고 건수는 2021년 20만3130건, 2022년 19만6836건으로 감소했다. 교통법규 준수 의식이 높아지면서 일반 차량 교통사고는 감소하고 있는데 경찰차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 내부에선 교통사고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업무 특성상 긴급한 출동이 많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사고가 많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차량 통행량이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출동 건수도 많아지면서 경찰차 사고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 “경찰들이 공무 집행을 이유로 안전운전을 소흘히 하는 측면도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문현철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경우 업무 특성상 빠르게 이동하다 보니 불가피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가까운 거리도 차량으로 순찰하려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경찰차 운행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사고로 이어진 건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운전 차량 등을 경찰관 개인이 무리하게 잡으려다 과속 등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많다”며 “무리한 추격보단 경찰 간 공조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한편, 경찰 임용 과정에서도 안전운전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교육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고려대가 외국인 유학생 등을 K콘텐츠 전문가로 양성하는 ‘글로벌엔터테이먼트학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려대는 16일 학내 의견 수렴기구인 평의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엔터테이먼트학부 신설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미디어학부를 미디어대학으로 확대하고, 그 아래 미디어학부와 글로벌엔터테이먼트학부를 둘 예정이다. 신입생은 2025학년도부터 선발할 계획이다.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는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웹툰 등 K콘텐츠는 물론 세계 각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심층적인 학술 연구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신입생은 해외 유학생과 재외국민 위주로 선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학생의 경우 내년 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해당 학부로 입학할 수는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국인 유학생 등을 K콘텐츠 전문가로 양성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한 건 고려대가 처음이다. 이번 학부 신설은 K콘텐츠의 수출과 수입 등을 담당하는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대 관계자는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는 것을 중점으로 학부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검찰이 수백억 원대 불법 공매도를 벌인 혐의를 받는 글로벌투자은행(IB) BNP파리바와 HSBC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15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BNP파리바증권과 HSBC증권, HSBC은행 등 금융기관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불법 공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기간의 주식 거래 명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미리 파는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는 국내에서 불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BNP파리바와 HSBC가 주식 매매 결제일이 매매계약 체결 후 이틀 뒤라는 점을 악용해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 전후까지의 110개 주식 종목에 대해 560억 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를 벌였다고 보고, 이들 금융기관에 총 265억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1년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이 도입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과징금이었다. 이후 금융위가 해당 IB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남부지검과 금융위, 금융감독원 등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을 적극 활용하는 등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IB들이 소명하는 과정에서 단순 과실 혹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들에게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된 것 자체는 상당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최근 국내 대규모 공매도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BNP파리바와 HSBC 외에 다른 글로벌 IB 2곳도 500억 원대의 불법 공매도를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의혹 수사가 확대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검찰이 불법 공매도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이날 불법 공매도를 벌인 정황이 있는 외국계 IB와 관련된 복수의 장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외국계 IB A사와 B사의 불법 공매도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12월 검찰에 두 회사를 고발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몸무게 70kg이면 (약은) 20g이 치사량입니다. 폐쇄회로(CC)TV 없는 곳에 ‘물건’ 넣어둘 테니 찾아가시면 됩니다.” 13일 ‘안락사약’ 브로커라고 스스로 소개한 A 씨는 보안 메신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물건’은 스위스와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 안락사에 사용되는 B 성분 의약품을 뜻한다. 국내에서 이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의료 현장에서도 진정제와 마취제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개인 간 거래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A 씨는 비트코인으로 40만 원을 송금하면 이 안락사약을 ‘전문배송팀’이 집 근처까지 가져다줄 수 있다며 기자를 유혹했다.● 안락사약, 국내서 최소 10명 사용 전 세계적으로 안락사 허용 논쟁이 거센 가운데, 국내에서도 보안 메신저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안락사약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불법 약물 거래는 엄단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가 난치병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완화의료에 무관심한 채로 ‘존엄한 죽음’에 대한 논의마저 금기시하는 사이 환자들이 음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7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부검한 사망자 가운데 스위스 등에서 안락사에 사용되는 B 성분이 검출된 사례는 총 1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8명이 20, 30대였다. 국과수에 의뢰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B 성분 사용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B 성분 약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해외 한국어 사이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관련 수요는 적지 않다. 13일 한 해외 안락사약 판매 사이트에서는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며 “평화롭고 고통 없는 죽음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2년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10일부터 한 달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락사약’ 관련 키워드가 1543건 올라왔다. 해외에서 안락사약을 들여오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C 씨는 2016년 해외 사이트를 통해 안락샤약을 밀수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안 아프게 죽을 방법을 찾다가 (약을) 해외에서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고통 끝낼 환자 권리도 고려해 달라” 안락사를 희망하는 이들 중에는 난치병이나 중증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부터 안락사약을 구매하려고 알아보고 있다는 60대 D 씨는 “12년 전부터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불법인지 알면서도 고통을 끝낼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돼 하반신이 마비된 이명식 씨(62)는 “매일 면도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이걸 멈출 환자의 권리도 우리 사회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안락사약 등 생명을 단축하는 약물을 팔거나 처방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불법이다. 형법상 자살 방조에 해당해 최고 징역 10년에 처할 수 있다. 사기만 해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임종을 앞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는 했다. 같은 법에 따라 말기 환자의 통증을 경감시키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도 제도화됐다. 문제는 여전히 그 대상이 암 환자 등으로 좁고 정부 지원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국내 호스피스 치료 병상은 1711개로 집계됐다. 2022년 암 사망자 8만3378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특히 요양병원에선 연명의료가 일상적으로 이뤄지지만, 그중 90% 이상이 윤리위원회를 두지 않고 있어 연명의료 중단을 승인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안락사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락사를 돕는 스위스의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은 2022년 말 기준 117명으로 2019년 58명에 비해 3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김모 씨(39)는 “뇌출혈을 겪은 이후 고통을 참기 어려워져 안락사가 가능한 나라로 떠나는 방안마저 고민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헌재, 안락사 관련법 6년 만에 정식 심판 안락사를 허용하는 해외 국가는 늘어나고 있다.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에선 이달 5일 드리스 판 아흐트 전 총리(93)가 아내와 동반 안락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의사 조력 사망 제도가 11개 주(州)에서 법제화돼 있다. 반면 국내에서 안락사 관련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 속에 사실상 수년째 멈춰 있다. 2022년 6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희망하면 의사가 약물 등을 제공해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조력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정부 부처와 윤리계 등의 반대 속에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적극적 안락사 허용 여부를 정식 심판에 올려 결정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의사 조력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를 정식 심판하기로 지난달 16일 결정한 것. 전문가들은 적극적 안락사에 대한 논의를 신중히 시작하는 한편, 고통이 심한 난치병 환자들이 대안으로 삼을 만한 완화의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 교수는 안락사약 불법 거래에 대해 “(환자 입장에선) 대안이 없고 (안락사약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판단해 불법 거래까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서울 강남에서 음주 적발을 피해 차를 몰고 도망치려다 경찰관을 다치게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남성은 술에 취해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8일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관을 다치게 한 A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경 ‘한 운전자가 음주 상태로 운전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도로 한쪽에 주차된 A 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이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 씨의 차량 조수석 문을 열려고 하자 A 씨는 갑자기 차를 출발시켰다.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관은 그대로 10m가량 끌려가다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은 몸과 손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제지로 멈춰선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였다. 차에는 지인인 남성도 동승하고 있었다. A 씨는 이 지인과 술을 마신 뒤 무면허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와 음주운전 동기 등을 파악 중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에서 불이 난 공장에 들어가 인명을 수색하던 청년 소방관 2명이 안타깝게 순직하면서 현장 안전을 고려해 관련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처럼 폭발과 붕괴 위험이 큰 경우엔 미국 등 선진국처럼 현장 지휘관이 ‘진입 중단’을 선언할 수 있도록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원 안전 우선’ 매뉴얼, 현장선 무용지물” 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56분경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이 불이 난 공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안엔 식용유 3200L가 보관돼 있어 폭발 위험이 컸다. 건물도 붕괴 위험이 큰 샌드위치 패널 구조였다. 하지만 이들은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진입을 결정했고, 30분 후 갑자기 커진 불 탓에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가 고립돼 끝내 숨졌다. 이럴 땐 소방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침이 국내 소방 매뉴얼에 있긴 하다. 지난해 소방청이 발간한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에는 △(진입 전) 유해물질 등 위험 요인 숙지 △지휘관의 최종 승인 후 진입 △폭발 위험 시 안전거리 확보하며 인명 구조 등 절차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이런 지침이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작전의 위험이 아무리 커도 구조할 사람이 남아있다면 작전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진입 중단’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위험성이 크다고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다가 사상자가 나오면 현장 지휘관과 대원이 문책당할 수 있어, 위험해도 일단 들어가는 문화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세부 지침이 224쪽에 걸쳐 뒤섞여 있는 탓에 지침 사이의 우선순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색할 때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내부 열기를 확인하고 완료 후엔 문에 ‘검색 완료’를 표시하라”는 지침이 대표적이다. 한 소방관은 “일일이 지키면 작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세부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 싸잡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美·英, 위험 크면 ‘진입 중단’ 선언 반면 미국에선 진입 중단 원칙을 매뉴얼에 명확히 적어두고 이를 지휘관과 대원들에게 숙지시키고 있다. 미국 화재예방협회 규정에 따르면 현장 지휘관은 위험도 평가를 통해 화재 현장 진입 여부와 수준을 결정한다. 소방관이 처할 수 있는 위험에 따라 발화 지점까지 접근할지, 건물 외곽에서 불길을 잡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폭발 가능성이 있거나 붕괴 조짐을 보이는 장소에는 소방관을 진입시키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권고하고, 현장에선 이를 철저히 지킨다. 2019년 4월 미국 애리조나주(州)의 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땐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에만 2시간 넘게 걸렸지만 누구도 진입을 재촉하지 않았다. 한국 매뉴얼엔 폭발 위험 장소에 소방관을 투입할 때 어떤 차량을 먼저 배치할지에 대한 기준만 있고 폭발이 임박해서야 소방관을 현장에서 대피시키도록 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 정부도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면 대응 태세를 ‘방어형’으로 전환해 현장 대원을 철수시킨다. 진입해도 된다는 전문가 판단이나 진입을 도울 전문 장비가 확보되기 전까진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는 실제 소방관 순직 비율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국내 재직 소방관 10만 명당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은 11.9명으로, 같은 기간 미국 내 소방관 사망률(8.4명)보다 높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 목소리를 듣고 매뉴얼을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대학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과 비슷하다’는 취지로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69·사진)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24일 “피고인(류 전 교수)의 발언은 피해자 개개인을 향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전체를 향한 일반적인 추상적 표현”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해당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중 학생 50여 명 앞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고 말해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됐다. 정 판사는 “헌법이 대학에서 학문의 자유와 교수의 자유를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것에 비춰 교수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에 있어야 한다”며 “(류 전 교수 발언이)기존 관행과 질서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함부로 위법한 행위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류 전 교수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강제 연행에 대해 허위 진술하도록 교육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에 대해선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판단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류 전 교수는 선고 후 취재진에 “위안부가 매춘했다는 발언이 무죄가 나왔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유죄 판정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검찰이 청탁을 받고 150억 원대 부당대출이 이뤄지도록 한 혐의로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자신의 지인인 부동산 건설 시행사의 대표이사 A 씨로부터 자금을 대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태광그룹 계열사 2개 저축은행 대표이사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는다. 태광그룹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외부감사에서 이 같은 김 전 의장의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 이후 태광그룹이 지난해 11월경 해당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경찰이 수십억 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을 불러 조사 중이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이호진 전 회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고 장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룹 소유 골프장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경찰은 최근까지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사무실, 그룹 주요 관계자 자택 등을 대상으로 세 차례 압수수색했고, 관계자들을 참고인 조사를 했다. 또,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회장은 회삿돈 421억 원을 횡령하고, 약 9억 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필리핀의 우리 교민들이 ‘당신(경찰)이 있어 이 지역이 살기 좋아졌다’고 해주신 말씀이 제게는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토 안팎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동료 앞에 부끄럽지 않게 근무하겠습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울 송파경찰서 윤종탁 경감(47)은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던 2022년 9월 중국인 조폭 조직에 납치됐던 국민을 구해 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이 2012년 제정된 이래 해외 교민을 지킨 공로로 대상을 받은 이는 윤 경감이 처음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 있는 국민 보호도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윤 경감은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 아니면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는 현지 교민분들을 생각했다”라며 “스무 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결국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낸 기억이 나를 아직도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200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한 뒤 2012년 간부후보생 60기로 재입직한 윤 경감은 수사 부서에서 보이스피싱 및 기획부동산 사기 조직을 여럿 검거했다. 특히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며 중국 범죄조직에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했다. 그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킨 보이스피싱 총책 등 현지 조폭 범죄집단 21명을 검거하는 데도 기여했다. 2021년 9월에는 현지에서 살인 청부업자로 악명을 떨쳤던 40대 이모 씨를 검거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윤 경감은 다음 달 말이면 말레이시아로 다시 해외 근무에 나선다. 국내에 2명뿐인 국제 공조 전문 수사관 중 한 명인 그는 “국제 공조 분야에서 최우수 수사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2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대상 1명, 제복상 6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1명, 위민해양경찰관상 1명 등 11명에게 시상했다.“국군외상센터가 내 최전선” 군의관 아빠… 아홉살 딸 “멋져요” 보이지 않는 곳서 국민 위해 헌신경찰-소방관-군인 등 11명 수상동료 잃은 소방관 “딛고 일어설 것”작전중 부상 경찰 “현장 지키겠다” “오늘 오전에도 수술을 하고 오는 길입니다. 바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도 있는 이들’을 구할 때는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문기호 중령(41·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외상제2진료과장)은 명패를 바라보며 “같이 일하는 병원 동료들과 함께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중령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로운 제복상을 수상했다. 문 중령은 2011년 최전방 경계부대(GOP)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을 시작으로 장기 복무로 전환해 13년째 군의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군내에서 ‘후방의 영웅’으로 평가된다. 접경에서 총을 들지는 않지만, 국가에 헌신하다가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국군외상센터가 바로 그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문 중령은 2022년 10월 표정호 병장이 국군수도병원으로 실려 온 날이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표 병장은 지뢰 사고로 오른쪽 발뒤꿈치가 완전히 절단된 상태였다. 자칫 잘못하면 발목 전체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모두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절망했지만, 문 중령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즉시 뼈와 인대를 이식하고 허벅지 근육을 떼어내 뒤꿈치를 재건하는 고난도 수술을 17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제 표 병장은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꽃다발을 안고 시상식장에 온 문 중령의 딸 시원 양(9)은 “온종일 수술하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싶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영예로운 제복상에선 문 중령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기여하는 제복 공무원이 여럿 수상자로 뽑혔다. 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 서해지구대 백성욱 경위(36)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5월 “극단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로 출동해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남학생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자칫 투신자와 같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던진 결과였다. 백 경위는 “극단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현장에서 그런 이들을 볼 때마다 사명감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는 동료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한 11명의 경찰과 소방관, 군인 중 3명은 작전 중 큰 부상을 입었다. 심사위원들은 큰 부상에도 개의치 않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며, 많은 제복 공무원들의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 신현혁 소방위(45)는 화재 진압 작전 중 큰 부상을 당하며 동료 3명을 잃었다. 2022년 1월경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서 일어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할 때였다. 그날 화재 진압을 위해 창고로 진입한 신 소방위는 창고 내부에 고립됐다. 자욱한 연기로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폭발하는 화염에 몸이 튕겨 나간 것. 부상보다 힘든 건 그날 함께한 동료 3명의 순직이었다. 이 충격으로 신 소방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어 공무상 요양에 들어갔으나, 해당 기간이 채 끝나기 전인 2022년 9월 그는 자진해서 현장에 복귀했다. 신 소방위는 “그날 작전의 충격으로 아직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두렵다”며 “그래도 힘든 상황에 처한 동료와 후배들에게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이번 시상식을 찾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 신영환 경위(42)는 지난해 3월 외국인 신분증 위조 사범 검거 중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으려다 우측 아킬레스힘줄이 파열되며 전치 29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는 “놓치지 않으려고 범인의 다리를 붙잡아, 5m 넘게 끌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퇴원 이후에도 바로 현장에 복귀한 뒤 수사와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위민경찰관상 수상자인 이재원 경장(37)은 음주 측정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피의자를 잡으려다가 부상을 당했지만 “앞으로도 현장을 지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수상자들도 있었다. 위민해양경찰관상을 수상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 주진홍 경위(42)는 낚싯줄에 걸린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던 일회용 주사기를 단서로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폭력조직을 포함한 마약 사범 29명을 일망타진했다. 그는 “이번 상금을 마약을 단절하기 위한 곳에 쓸 생각”이라며 “마약 사범을 검거할 때 필요한 방탄 장갑과 삼단봉을 구매해 동료들에게 나눠 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사범을 잡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는데, 방탄 장갑 등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 ◇대상윤종탁 경감(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제복상문기호 중령(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김창곤 중령(육군 32보병사단)백성욱 경위(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양승춘 소방경(경기소방재난본부 성남소방서)이종욱 소방위(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김건남 경감(동해지방해양경찰청 포항해양경찰서)◇위민경찰관상신영환 경위(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이재원 경장(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위민소방관상신현혁 소방위(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위민해양경찰관상주진홍 경위(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심사위원 김진태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은 19일 김 청장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 전인 2022년 10월 14일부터 같은 달 29일 참사 당일까지 ‘대규모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기동대 배치 등 대비책을 지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지난해 1월 김 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검찰의 결정은 이달 15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 등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 청장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서부지검 수사팀은 김 청장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 의견 등을 바탕으로 검토에 들어갔고, 결국 기소 방침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민의힘은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정했다”며 “(야당 단독 처리는)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 계속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별법이 정부에 이송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협상을 하다가 야당이 일방적으로 특별법을 처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야당에 재협상을 제안한 상황 등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여덟 살 난 막내는 아직도 매일 제 형을 찾는다. 형이 떠난 지 여덟 달이 지났건만. 15일 서울 은평구의 자택에서 만난 황유순 씨(43)는 사진 속 셋째 아들 이주환 군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사진을 버리려고 했어요.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져서. 그런데 막내가 말리더라고요. ‘형아 기억이 없어질까 봐 싫다’면서….” 주환이는 평생 중증·난치성(1형) 당뇨(소아당뇨)를 앓다가 지난해 5월 열다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뇨 합병증이었다. 스스로 혈당 조절(인슐린) 주사를 놓다가 용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얻은 합병증이었다. 유순 씨는 “만약 법이 지금 같지 않아서, 학교에서 보건교사 선생님이 주사를 놔줄 수 있었다면 주환이가 덜 아프지 않았을까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교서 직접 주사 놓다가 합병증 사망 2008년 4월 태어난 주환이는 생후 2개월에 소아당뇨로 진단됐다. 다섯 살 때부터 매일 4번 인슐린 주사를 맞았다. 인슐린을 자동으로 넣어주는 펌프는 피부 알레르기 때문에 쓰지 못했다. 초등학교에선 점심마다 유순 씨가 들르거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누나가 주사를 도와줬다. 문제는 중학교에 가면서부터였다. 학교가 집에서 먼 탓에 주환이는 스스로 주사를 놓아야 했다. 보건교사가 있었지만 주사를 대신 놔주지 못했다. 학교보건법(제15조의2)상 보건교사가 투약할 수 있는 약물 목록에 인슐린이 포함되지 않은 탓이었다. 어린 주환이는 혈당치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해야 하는 주사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때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한 달이 멀다 하고 합병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그러다 지난해 5월 4일 ‘그날’이 왔다. 새벽에 집에서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옮겨진 주환이는 잠시 정신을 차리더니 “엄마, 나 검사 끝나면 맛있는 거 사줘요”라며 애교를 부렸다. 평소 못 먹는 단 음식을 사달라는 그 말이 주환이의 마지막 말이 됐다. 주환이는 다음 날 뇌사에 빠졌고, 3주 후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유순 씨는 “정부는 늘 ‘아이들을 잘 치료해주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필요할 땐 곁에 없었다. 다시는 주환이처럼 떠나는 아이가 없게 해달라”고 말했다.● 엄마는 생업 포기하고 점심마다 ‘주사 등교’ 소아당뇨 치료의 사각에서 고통받는 아이는 주환이만이 아니다. 16일 오전 11시 반, 세종시 한 초등학교 보건실 침대에 앉은 박율아 양(8)은 덜 여문 손으로 아랫배를 붙들고 주삿바늘을 꽂았다. 점심을 먹기 전에 인슐린을 투약한 것. 보건교사 이은희 씨는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여유가 있을 땐 제대로 주사하는지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지만, 다른 업무와 겹칠 때면 꼼꼼히 못 살필 때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경남 함안군에 사는 강성빈 양(14)도 비슷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 서미경 씨(39)는 성빈이가 소아당뇨로 확진된 2017년부터 어린이집 교사 일을 그만두고 매일 점심마다 학교를 찾아 인슐린 주사를 놔줬다. 사는 곳에 소아당뇨를 제대로 관리하는 병원이 드문 탓에 성빈이와 엄마는 서너 달마다 고속철도(KTX)를 타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닌다. 11일 취재팀과 만났을 때도 성빈이는 ‘5분 진료’ 후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진료실을 나와야 했다. 소아당뇨 환자의 부모 중 한 명이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잦은 또 다른 이유는 혈당 관리가 24시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3시 21분, 율아의 혈당치가 떨어져 자동 경보가 울리자 부모가 급히 깨워 포도 주스를 먹였다. 잠결이라 주스 섭취를 거부하는 아이를 달랜 부모는 이후로도 30분 넘게 아이의 혈당 그래프를 지켜봐야 했다. ● “마약 의심 신고 받기도”… 편견과 싸워야 소아당뇨를 앓는 아이와 그 가족은 사회적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주환이는 공원에서 주사를 놓다가 ‘마약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파출소에 간 적도 있다. 유순 씨는 “아이 투병 일기를 보여주고 간신히 풀려나오면서 서글펐다”고 말했다. 성빈이는 학교에서 인슐린을 주사할 때 친구들이 볼세라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간 적이 있다. 위생도 문제지만, 혹시 급성 합병증으로 쓰러져도 자칫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율아의 아버지도 딸이 식당에서 구석 자리를 찾으며 “여기선 주사 놓는 거 안 보이겠다”고 말해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율아는 요즘 “나쁜 사람을 잡아서 혼내주는 멋진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율아 아버지의 고민은 깊어진다. 어떻게 하면 상처가 되지 않게 말할까. 우리나라에선 소아당뇨가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있는 질병’으로 분류돼 경찰관 결격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세종=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한파 속에서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집 앞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이 남성을 집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던 경찰관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경찰 내부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사와 경장 2명에게 지난해 11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 원과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판결 이후 이들은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1월 말 ‘주취자가 거리에 쓰려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만취한 상태였던 60대 남성 A 씨를 오전 1시 반경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A 씨 자택 앞으로 데리고 갔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철수했다고 한다. 당시 영하 8도까지 기온이 떨어져 한파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A 씨는 문 앞에서 잠이 들었고 6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출동했던 경찰관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불원서를 냈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이들을 약식 기소했다. 경찰 내부에선 “매일 주취 신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모두 집까지 데려다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주취자 관련 출동은 많을 땐 하루 수십 건에 달하는데 이들을 모두 집까지 데려다주려면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도의적 책임을 질 순 있지만 법적으로 처벌하는 건 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주취자 관련 112 신고 건수는 465만5144건으로 매년 평균 93만 건에 달한다. 윤희근 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찰이 추진한 주취자 보호조치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선 경찰의 주취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경찰청은 주취자를 보호하기 위해 임시 보호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담은 ‘주취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들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병이 낫게 해달라고 추석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는데….” 10일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 소아당뇨 투병 중 9일 오전 태안군의 한 주택에서 부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A 양(8)의 빈소를 찾은 초등학교 담임교사 B 씨(57)는 이렇게 말했다. B 씨는 “A 양은 누구보다 착하고 활발한 학생이었지만 투병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빈소 입구에는 A 양 부모가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이 걸려 있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사진을 보다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A 양의 유족은 “지난해 8월경부터 A 양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불가능한 제1형 당뇨(소아당뇨) 판정을 받았다”라며 “인근에 소아당뇨를 제대로 치료할 병의원이 없어서 120km 떨어진 대학병원에 열흘간 입원하는 등 고생이 컸다”고 전했다. A 양의 부모가 딸의 투병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가운데 소아당뇨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원정진료’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 따르면 소아당뇨를 원활히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76곳뿐인데, 절반인 38곳이 수도권에 있었다. 비수도권 126개 시군 가운데 113개 지역(89.7%)에는 소아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전무했다. 소아당뇨 병원 찾아 400km 원정진료… 진단 늦어져 악화도 소아당뇨치료 지방 소외非 수도권-광역시 병원 13곳 불과… 의료인프라 모자라 빨리 발견못해“인슐린 투약기 비용만 月 50만원”… 아이 돌보기 위해 직장 그만두기도전남 영광군에서 소아당뇨를 앓는 12세 아들을 키우는 최모 씨(45)는 석 달마다 4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는다. 집 주변엔 소아당뇨를 제대로 치료할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 의료진 부족해 ‘늦은 진단→악화’ 악순환 소아당뇨 환자를 치료할 병원이 부족한 현실은 지역의료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는 의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의료진 부족이 비수도권, 특히 의료 인프라가 더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서 먼저 나타난 것이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가 제작한 ‘소아 내분비 병의원 목록’에 따르면 소아당뇨를 원활히 치료할 수 있는 비수도권 병원은 38곳뿐인데 그나마 상당수가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에 몰려 있었다.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가운데 이런 병원을 둔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이 목록은 협회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실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안내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다. 정부 통계에서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잡혀도 실제론 의사가 없는 등 치료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아 알음알음으로 만든 것이다. 의료 인프라의 부족은 ‘늦은 진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경남 함안군에서 소아당뇨 아들을 키우는 서모 씨(39)는 “아이가 별다른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 시작해 동네 병원에 갔더니 ‘애들이 크는 과정이다’라고 했다”며 “상태가 나아지질 않아 서울의 큰 병원에 갔더니 1형 당뇨라고 진단했다”고 했다. 그는 “8개월 만에 살이 20kg 넘게 빠지고 혈당도 낮아져 힘들었을 텐데, 그때 아이 상태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어린 소아당뇨 환자들의 경우 음식 섭취만으로도 상태가 악화돼 급하게 병원을 찾아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한 소아당뇨 환자 부모는 “방울토마토만 먹어도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를 만나 상담하려면 100km 넘게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교사 투약 가능 약물에 인슐린 없어 소아당뇨 환자 부모들은 치료비용 중 상당액을 환자가 짊어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현행 건강보험 기준상 ‘중증질환 산정 특례’가 적용되면 본인 부담률이 낮아지지만, 소아당뇨는 ‘진단 및 치료에 드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경우’라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환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진료뿐 아니라 인슐린 주입 펌프와 주사기 등 가정 내에서 해야 하는 관리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1세짜리 소아당뇨 환자 딸을 키우는 남모 씨(37)는 “펌프와 주삿바늘 등 비용이 석 달에 150만 원 가까이 들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유치원이나 초중고교에 다니는 환자도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보건교사가 이를 대신해 줄 수 없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인슐린은 초중고 보건교사가 투약할 수 있는 약물 목록에 없다. 인슐린 투약을 못 해 나타나는 저혈당 쇼크 같은 응급 시에만 보건교사가 쇼크 치료제 등을 투약할 수 있다. 이마저 보건교사들이 혹시 발생할지 모를 법적 책임을 우려해 소극적이다.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둔 B 씨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간호인을 고용하면 매달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 텐데, 지원이 없다 보니 (고용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만4480명(2022년 기준)에 달하는 소아당뇨 환자 지원 체계를 하루빨리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정 아주대병원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인슐린 투약 장비 구입비 등 병원 외적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보건교사 투약 가능 목록에 인슐린을 넣으면 학부모 부담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태안=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충남 태안에서 부부가 소아당뇨를 앓던 8세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부부는 딸을 수개월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5분경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편 A 씨(45)와 아내 B 씨(38), 8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A 씨 모친으로부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들었던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 있는 차량 안에서 A 씨 일가족을 발견했다.● “기부까지 했던 가장” 지인들 충격 차량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A5용지 크기의 노트에 부부가 각각 쓴 2쪽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남편 A 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딸이 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 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직장에서 퇴직한 뒤 2022년부터 최근까지 PC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었던 A 씨가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도 하며 주변을 잘 챙겨 왔기 때문이다. A 씨의 한 지인은 “자율방범대 소속으로 봉사 활동을 해왔던 A 씨는 지난해 말 대원들과 함께 성금 300만 원을 지역 면사무소에 기부하기도 했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의 다른 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 딸이 자주 아팠는데 8개월 전쯤 소아당뇨 진단을 받아 A 씨 부부가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한 달에 몇백만 원씩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소아당뇨 치료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전문가들은 소아당뇨를 앓는 아동에 대한 지원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겹쳐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당뇨 환자는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치원이나 초중고 보건교사가 대신 주사할 수 없어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이 돌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소아당뇨는 중증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해 진료비의 20∼60%를 환자가 내야 해 부담이 크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에선 의사나 병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9세 미만의 ‘1형 당뇨병’ 환자는 1만4480명에 달한다. 2018년(1만1473명)과 비교해 4년 새 26% 넘게 늘었다. 이같이 소아당뇨 환자가 늘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월부터 소아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주입할 때 사용하는 인슐린 펌프의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금액은 기존 170만 원에서 최대 450만 원까지 늘어나고, 환자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간병인 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선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방울토마토나 과자만 먹어도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 24시간 관리해야 하는데 전문 간병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양육자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관계자는 “예민한 사춘기 시기를 겪는 소아당뇨 환자와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심리 상담 지원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태안=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충남 태안에서 부부가 소아당뇨를 앓던 8세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부부는 딸을 수개월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9일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5분경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편 A 씨(45)와 아내 B 씨(38), 8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A 씨 모친으로부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들었던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 있는 차량 안에서 A 씨 일가족을 발견했다.● “기부까지 했던 가장” 지인들 충격차량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A5용지 크기의 노트에 부부가 각각 쓴 2쪽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남편 A 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딸이 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 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직장에서 퇴직한 뒤 2022년부터 최근까지 PC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었던 A 씨가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도 하며 주변을 잘 챙겨 왔기 때문이다. A 씨의 한 지인은 “자율방범대 소속으로 봉사 활동을 해왔던 A 씨는 지난해 말 대원들과 함께 성금 300만 원을 지역 면사무소에 기부하기도 했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의 다른 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 딸이 자주 아팠는데 8개월 전쯤 소아당뇨 진단을 받아 A 씨 부부가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한 달에 몇백만 원씩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소아당뇨 치료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전문가들은 소아당뇨를 앓는 아동에 대한 지원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며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당뇨 환자는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치원이나 초중고 보건교사가 대신 주사할 수 없어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이 돌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소아당뇨는 중증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해 진료비의 20~60%를 환자가 내야 해 부담이 크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에선 의사나 병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9세 미만의 ‘1형 당뇨병’ 환자는 1만4480명에 달한다. 2018년(1만1473명)과 비교해 4년 새 26% 넘게 늘었다.이같이 소아당뇨 환자가 늘어나자 복지부는 2월부터 소아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주입할 때 사용하는 인슐린 펌프의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금액은 기존 170만 원에서 최대 450만 원까지 늘어나고, 환자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진다.전문가들은 간병인 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선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방울토마토나 과자만 먹어도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 24시간 관리해야 하는데 전문 간병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양육자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관계자는 “예민한 사춘기 시기를 겪는 소아당뇨 환자와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심리 상담 지원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태안=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대피해야 하는 줄도 모르고 혼자 정자에 앉아 있었네요.” 8일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모 씨(86)는 “대피 방송이 울린 줄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대피령이 내려진 5일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한 최 씨는 홀로 마을 정자에 앉아 있다가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이웃 주민들이 데리러 온 뒤에야 대피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북한이 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연평도 등 서해 접경 지역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주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연평도 내 민가와 상점 27곳을 취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8곳이 “대피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중 9곳은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했고, 나머지는 “음질 불량 등으로 대피 안내 내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평도 주민에 대한 대피 안내는 크게 확성기를 통한 방송과 재난 문자메시지로 이뤄진다. 이 중 대피 방송은 우리 군이 옹진군과 연평면사무소에 통보하면 각 마을 이장을 거쳐 내보낸다. 연평도 주민 대다수가 고령층이라서 실제 대피는 대피 방송에 의존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연평도 주민 2085명 중 415명(19.9%)이 65세 이상이었다. 하지만 연평도 내 확성기 총 15대 중 상당수는 마을 외곽에 설치돼 있어, 대피 방송이 민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취재팀이 연평도 남서부 마을 2곳을 살펴본 결과 확성기가 모두 마을 외곽에 설치돼 있었다. 특히 ‘귀가 어두운’ 노인들의 경우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연평도 주민 오모 씨(73)는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온 줄도 모르고 거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며 “이장이 와서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대피해야 하는 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 씨를 비롯한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대피 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방송을 늦게 들어 탈출이 늦어질 경우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발전소 인근에 있는 확성기 1대는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어 인근에선 방송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연평도 마을 주민 A 씨는 “올해 사격이 계속 있을 수도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안내 방송 장비도 허술해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곧 보수 업체를 불러 (고장 난 확성기를) 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연평도=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쿵쿵쿵!” 7일 오후 4시경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 북한이 발사한 포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민 문모 씨(63)는 혼비백산해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침낭을 찾기 위해서였다. 문 씨는 “언제 대피하게 될지 몰라 (침낭을) 아예 챙겨 다니려고 한다”며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가 매일 ‘무섭다’며 우는데 아예 (섬 밖으로) 이사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2010년 트라우마 떠올라 불안”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5일 200발이 넘는 포를 연평도 방향으로 발사한 데 이어 6일에도 60여 발, 7일 90여 발을 각각 퍼부었다. 사흘째 서해 접경 지역에 사격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취재팀이 만난 연평도 주민들은 연이은 포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6일 오후 4시경에도 ‘쾅’ 하는 포성이 민가의 창문을 뒤흔들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자 주민들이 연평면사무소 앞에 모여 “이게 무슨 일이냐”며 발을 굴렀다. 특히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경험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연평도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A 씨는 “시어머니가 심장 수술을 하셨고, (2010년 당시) 집도 포탄에 한 번 맞았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63)는 “연평도에 산 지 4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며칠 내내 사격 소리가 이어지고 대피까지 한 건 처음”이라며 “정말 전쟁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계에 지장이 생길 것도 우려했다. 주민 상당수는 연평도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주 고객인 군인들의 외출·외박 금지가 길어질 경우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 연평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54)는 “포격도 무섭지만 이틀 넘게 장사를 못 하는 것도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평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6)는 “손님이 크게 줄어 하루 만에 60만 원 넘게 손해를 봤다”며 “(사격 도발이) 길어지면 어떻게 해아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안내 방송 못 들어 5시간 만에 대피” 장비 문제 등으로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포격 시 마을 안내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대피 장소 등을 안내하는데, 스피커가 노후화돼 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연평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 씨(68)는 “이 동네는 스피커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들려도 대피 방송인지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5일에도 대피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은 뒤 오후 2시경에야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이 시작된 지 약 5시간이 지난 후에야 대피가 이뤄진 것. 다른 아파트 주민 채모 씨(59)도 “안내 방송이 울리긴 했는데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며 “이웃이 대피 위치 등을 말해줘 겨우 대피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와 연평도 주민 등에 따르면 대피 안내 방송 자체도 도발이 시작된 지 약 4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연평면은 5일 낮 12시경부터 주민들에게 대피 장소인 연평초중고로 이동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백령·대청면의 경우 오후 1시가 넘어서 대피 방송을 했고, 안내 문자는 오후 1시 22분경에야 발송됐다고 한다. 연평도 주민인 A 씨는 “대피 장소에서 방송이 왜 늦었는지 이장에게 따지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군부대 측에서 요청한 뒤에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방송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게 규정”이라며 “군 측의 통보가 늦어지며 안내 방송과 문자메시지 발송도 늦어졌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연평도=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