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김소영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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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복지팀 기자입니다. 몸 또는 마음이 아프거나 여러 이유로 차별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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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교육87%
사회일반10%
노동3%
  • 野빠진 여의정협의체 “성탄 선물 드리겠다” 전공의 “한가한 소리”

    국민의힘과 정부, 의료계가 의정 갈등의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를 11일 열었다. 올해 2월 전공의의 의료현장 이탈로 의료 공백 사태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이다. 협의체는 “가능한 한 12월 22, 23일 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겠다”며 주 2회 회의를 열어 사직 전공의 복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명칭은 여야의정 협의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가 빠진 ‘반쪽’ 협의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공의 단체는 내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는 당초 민주당이 먼저 발언했다”며 “국민이 바라는데 왜 그거 못 해 드리는가. 빨리 들어오라”며 민주당에 참여를 압박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첫 회의에는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 이사장이 참석했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모인 것은 8월 25일 추석 민생대책 당정협의 이후 78일 만이다. 여당 측 협의체 대표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사직 전공의가 (병원에 돌아가도 남성의 경우) 3월에 입대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며 “정부는 진지하고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평원의 자율성 보장 요구도 논의를 거쳐 협의체에 보고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증 평가 불합격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의료계에선 “의평원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반발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협의체가 첫걸음을 뗐고 대화가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야당과 나머지 의료계도 조속히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인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바로 다음 날 아침 8시 일정을, 전날 오후에 메일로만 참석 요청한 것”이라며 “여당은 실제로는 야당이 참석하지 않길 바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협의체 참여 전제로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 등의 참여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를 들고 있다.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2025년 의대 정원 문제) 해소 없이 협의체만 출범해서는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 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2025년도 의대 모집 정지를 하든 (전공의들의) 7개 요구안 일체를 수용하든 뭐라도 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전공의 사이에선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되는 만큼 내년도 증원 백지화 요구를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의협은 13일 비대위원장 선출 이후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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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빠진 여의정 “크리스마스 선물 드리겠다” 전공의 “한가한 소리”

    국민의힘과 정부, 의료계가 의정 갈등의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를 11일 열었다. 올해 2월 전공의의 의료현장 이탈로 의료공백 사태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이다. 협의체는 “가능한 12월 22, 23일 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겠다”며 주 2회 회의를 열어 사직 전공의 복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명칭은 여야의정 협의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가 빠진 ‘반쪽’ 협의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공의 단체는 내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이에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는 당초 민주당이 먼저 발언했다”며 “국민이 바라는데 왜 그거 못 해 드리는가. 빨리 들어오라”며 민주당 참여를 압박했다.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첫 회의에는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 이사장이 참석했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모인 것은 8월 25일 추석 민생대책 당정협의 이후 78일 만이다.여당 측 협의체 대표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사직 전공의가 (병원에 돌아가도 남성의 경우) 3월에 입대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며 “정부는 진지하고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평원의 자율성 보장 요구도 논의를 거쳐 협의체에 보고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증 평가 불합격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의료계에선 “의평원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반발이 나온 상황이다.대통령실은 “협의체가 첫 걸음을 뗐고 대화가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야당과 나머지 의료계도 조속히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인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민주당은 이날 “바로 다음 날 아침 8시 일정을, 전날 오후에 메일로만 참석 요청한 것”이라며 “여당은 실제로는 야당이 참석하지 않길 바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협의체 참여 전제로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 등의 참여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를 들고 있다.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2025년 의대 정원 문제) 해소 없이 협의체만 출범해서는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2025년도 의대 모집 정지를 하든 (전공의들의) 7개 요구안 일체를 수용하든 뭐라도 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전공의 사이에선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되는 만큼 내년도 증원 백지화 요구를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의협은 13일 비대위원장 선출 이후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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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직 전공의 군입대 문제 일자…정부 “복귀 의사 먼저 밝혀야 대책 마련 가능”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을 받던 병원을 떠난 지 9개월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의 군 입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현행 규정상 사직 전공의들은 원칙적으로 내년 3월 입영 대상자라서 정부가 이들의 병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행법상 전공의는 의무사관후보생이라서 일반 사병 입대가 불가능하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수련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가까운 시일 내에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공보의)로 입영해야 하는 대상자다. 사직을 한 전공의여도 의무사관후보생이라는 신분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일반 사병으로는 입대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국방부가 매년 2월 입영대상 의무사관후보생의 병역 종류를 분류하고 그해 3월 군의관이나 공보의로의 입영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사직 전공의들은 내년 3월 입영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올해 9월 복귀한 전공의들에 한해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입영 시기도 수련 이후로 연기해주는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내년 3월 복귀자들은 이같은 특례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에게 3월 복귀의 길을 열어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복귀를 해야 지금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전공의들이 3월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내년 3월 복귀하는 전공의들에게도 병역 연기를 허용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3월 복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병역과 관련한 예외적 조치를 마련할 필요성은 있다”며 “어떤 방안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교육부 및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핵심은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복귀의 의사를 밝혀야 정부도 그에 맞게 방침을 마련할 수 있다.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먼저 ‘원칙을 깨겠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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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위 풀리는 주말, 늦더위에 ‘단풍 절정’…전국 맑고 온화

    가을 추위가 차츰 풀리면서 이번 주말 전국이 대체로 맑고 포근할 것으로 보인다.8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가 이날부터 빠져나가면서 주말 동안 전국적으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말 첫 날인 9일 서울 등 수도권의 최저기온은 2~9도, 최고기온은 17~20도로 예보됐다. 10일은 최저기온이 5~12도, 최고기온은 17~19도까지 오르겠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15도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강 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비 소식은 없겠다. 다만, 10일 제주도에만 5~20mm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한편 늦더위로 절정이 늦어졌던 단풍도 빠르게 물들고 있다. 8일 기준 중부지방에선 단풍이 절정에 달했다. 경북 팔공산, 전북 내장산, 전남 월출산, 제주 한라산 등은 이번 주말을 지나며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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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 꼭 자식한테만 주나요”… 삶 마무리하며 나눔 실천

    “지난 70년을 돌아보니 여러 생각이 스칩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가 세상을 떠날 때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2024 웰다잉 문화 확산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웰다잉(Well Dying·좋은 죽음)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웰다잉이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준비해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기순 씨(70)는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이 마련한 ‘나의 백년나무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 씨는 빈 열매가 달린 나무 그림 위에 자신이 했던 최고의 선택,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그동안 감사했던 이름 등을 적으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씨가 삶의 기록으로 나무 그림을 가득 채우자 주최 측 관계자가 웃으며 이 씨에게 상장을 건넸다. 상장에는 ‘정성과 사랑으로 삶을 아름답게 살아오신 당신, 참으로 애쓰셨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전장례의향서’ 쓰며 장례 방식 결정 최근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전국 노인복지관 및 웰다잉 단체와 협력해 이번 캠페인 같은 다양한 웰다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선 웰다잉 단체 9곳이 참여해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일은 남은 시간을 더욱 존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웰다잉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미리 자신의 장례 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국민의 90.6%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좋은 죽음’으로 꼽았다. 사전 장례 준비는 가족이나 지인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대한웰다잉협회는 장례 절차 등을 미리 정하는 ‘사전장례의향서’ 작성을 권장하고 있다. 부고 전달 범위, 장례 절차, 장례 준비물 등을 미리 정해 가족이나 지인들이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지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가족 간 갈등을 줄이고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한웰다잉협회 관계자는 “어르신뿐 아니라 청년 중에서도 사전장례의향서 작성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친척 등의 장례식에서 유족 간 갈등을 보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고 싶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유언장 쓰며 ‘유산 기부’ 고민도 웰다잉의 다른 핵심 요소는 유언장 작성이다. 유언장이 없으면 가족 간 유산 분쟁이 발생하기 쉽고 고인의 뜻도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하지만 유언장 작성을 막막하게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웰다잉문화운동은 유언장 작성 이유와 상속 순위, 법적 효력 등에 대해 교육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책자도 배포하고 있다. 또 유언장 샘플도 만들어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산 기부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고 있다. 샘플에는 유산 기부를 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문구 예시가 적혀 있다. 웰다잉문화운동 관계자는 “어르신에게 ‘유산 기부는 어떠냐’고 하면 ‘당장 먹고살기도 어렵다’, ‘유산은 자식들 주는 게 우선’이란 반응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유언장을 쓰는 과정에서 찬찬히 인생을 돌아보는 경우 상당수가 유산 기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유언장을 쓰면서 ‘부모님이 안 계셔서 어린 시절부터 시설에서 자랐으니 유산을 아동보호시설에 기부하겠다’고 한 경우도 봤다”며 “유산 기부는 삶을 마무리하면서 나눔까지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웰다잉 문화는 죽음을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당사자와 가족 모두에게 의미 있고 품위 있는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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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첫 서리-춘천 첫 얼음 관측…입동엔 수도권 최저 영하 3도 

    6일 아침 기온이 크게 내려가며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올 가을 첫 서리가 내렸다. 입동(立冬)인 7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지며 서울 등 수도권의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이날 서울에 올 가을 첫 서리가 내렸다. 지난해보다는 2일 빠르고 평년보다는 9일 늦은 것이다. 경기 수원시, 대전, 충북 청주시, 경북 안동시에서도 이날 첫 서리가 내렸다. 강원 춘천시에선 올 가을 첫 얼음이 관측되기도 했다.7일은 24절기 중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다. 이날 서울 등 수도권의 최저기온은 영하 4도~영상 4도, 최고기온은 13~15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전국 내륙 대부분 지역에 서리가 내리고 중부·호남·경북 내륙 지역 곳곳에서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얼음이 얼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늦가을 추위는 8일부터 다소 풀리며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서울 등 수도권의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7도, 최고기온은 15~17도로 예보됐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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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당-전공의 빠진채… ‘여야의정 협의체’ 11일 반쪽 출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이 불참할 경우 ‘여야의정 협의체’를 ‘여의정 협의체’로 바꿔서라도 11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참여 의사를 밝힌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및 대한의학회와 정부만으로라도 의료공백 해결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단체는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현재로선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반쪽짜리 출범’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없이 여의정만으로 일단 시작” 한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을 미루는 건 어렵다”며 11일 첫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계속 전제조건을 강조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출발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이) 당장 참여하기 주저된다면 일단 출범한 이후 언제라도 참여를 환영하고 요청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대표의 발언에도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공의 단체 등이 참여해야 동참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한 대표는 의료계의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게 있느냐”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정부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여전히 전공의 단체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은 협의체에 불참한다고 하는데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협의체에 참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여해 열린 여야의정 비공개 만찬에서도 “협의체 출범을 위해선 전공의 단체와 의협 등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제안으로 열린 이날 만찬에는 정부 측에선 한 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여당에선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한지아 수석대변인, 야당에선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과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선 KAMC 관계자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정부가 25년 의대 정원 조정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하자,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은 없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의협, 회장 탄핵 결정 후 참여 가능성 현재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계 단체는 KAMC와 대한의학회 등 2곳뿐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2일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을 전제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승인’ 입장을 밝힌 만큼 협의체가 열리면 참여할 계획”이라며 “시급한 사안인 만큼 빨리 협의체 논의를 시작하고 민주당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기존에 각각 밝혔던 유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의비 관계자는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는 이상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 단체도 협의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에선 10일 열릴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회장이 탄핵되고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는 현 의협 집행부에 반감이 크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화에 나설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달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열겠다고 밝혀 이 자리에서 다소 전향적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총회는 의대생 단체가 의료공백 사태 후 여는 첫 대규모 총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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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교수-전공의 빠진 여야의정 협의체, 11일 출범 앞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이 불참할 경우 ‘여야의정 협의체’를 ‘여의정 협의체’로 바꿔서라도 11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참여 의사를 밝힌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및 대한의학회와 정부만으로라도 의료공백 해결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단체는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반쪽짜리 출범’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없이 여의정만으로 일단 시작”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을 미루는 건 어렵다”며 11일 첫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계속 전제조건을 강조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출발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이) 당장 참여하기 주저된다면 일단 출범한 이후 언제라도 참여를 환영하고 요청드린다”고 했다.하지만 민주당은 한 대표의 발언에도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공의 단체 등이 참여해야 동참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한 대표는 의료계의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게 있느냐”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정부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여전히 전공의 단체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은 협의체에 불참한다고 하는데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협의체에 참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민주당은 이달 2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여해 열린 여야의정 비공개 만찬에서도 “협의체 출범을 위해선 전공의 단체와 의협 등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제안으로 열린 이날 만찬에는 정부 측에선 한 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여당에선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한지아 수석대변인, 야당에선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과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선 KAMC 관계자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정부가 25년 의대 정원 조정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하자,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은 없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의협, 회장 탄핵 결정 후 참여 가능성현재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계 단체는 KAMC와 대한의학회 등 2곳 뿐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2일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을 전제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승인’ 입장을 밝힌 만큼 협의체가 열리면 참여할 계획”이라며 “시급한 사안인 만큼 빨리 협의체 논의를 시작하고 민주당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반면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기존에 각각 밝혔던 유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의비 관계자는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는 이상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전공의 단체도 협의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에선 10일 열릴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 회장이 탄핵되고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는 현 의협 집행부에 반감이 크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화에 나설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달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열겠다고 밝혀 이 자리에서 다소 전향적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총회는 의대생 단체가 의료공백 사태 후 여는 첫 대규모 총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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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고비가 관절염에도 효과?… 선을 넘는 비만 치료제 시장

    최근 국내에 출시해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에 이어 관절염에서도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장기간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70대 환자가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무분별한 투약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절염부터 수면무호흡증까지 적응증 확대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대, 오슬로대 등 공동연구팀은 위고비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위고비의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위고비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다. 연구팀은 참가자 407명을 대상으로 위고비 투약군과 위약군을 나눠 68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비만이면서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 척도가 100점 만점 중 평균 70.9점이었다. 이는 걷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통증 수준이다. 68주간 위고비를 투약한 실험군은 통증 척도가 평균 41.7점이 떨어진 반면 위약 투여군은 27.5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 점수로만 보자면 위고비 투약군이 위약군에 비해 통증이 약 1.5배 더 많이 줄어든 셈이다. 연구팀은 위고비 투약으로 인한 체중 감량과 위고비의 항염 효과가 합쳐져 통증을 크게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만 치료제의 또 다른 강자인 일라이릴리는 올해 4월 GLP-1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일한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469명이 참가한 임상시험에서 젭바운드 투약군은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55%가량 감소해 증상이 개선됐음을 보였다. 회사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 승인 신청을 한 상태로 아직 승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비만 치료제 수요 정점-부작용 우려도 이처럼 비만 치료제 개발사들이 GLP-1 치료제의 적응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나선 것은 비만 환자의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전히 미국 23개 주의 성인 중 35%는 비만을 앓고 있지만 최근 10여 년 만에 미국의 비만 유병률이 감소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GLP-1 치료제 투약이 장기화하면서 부작용 사례 보고도 나오고 있다. 올해 9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74세 당뇨 및 비만 증세를 보여 온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치료제 투약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췌장염은 세마글루타이드 부작용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남성은 제2형 당뇨, 관상동맥 질환, 비만(BMI 31.7)을 앓아와 4년 동안 해당 성분 치료제를 투약했고, 입원 4주 전에는 용량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중증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논문은 “GLP-1 제제의 장기 사용과 용량 변화가 중증 췌장염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GLP-1 제제 중 위고비가 먼저 한국에 들어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오남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 도원임 연구관은 3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위고비는 두통, 구토, 설사, 변비,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미국에선 위고비 투여 용량을 늘린 74세 남성이 중증 췌장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비만이 아닌 이들도 비만치료제를 투약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위고비를 구입할 경우 적정 보관 온도를 벗어나 품질에 문제가 생긴 제품이 있을 수 있다. 반드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위고비를 사용해야 한다”고도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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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7500명 수업 인강 대체 불가피, 해부실습은 ‘참관’ 수준 될것”

    정부가 29일 ‘조건 없는 휴학 승인’ 방침을 밝히면서 대규모 유급·제적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내년 예과 1학년의 경우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게 됐다. 많게는 4배 이상으로 늘어난 학생을 교육해야 하는 대학에는 비상이 걸렸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들이 향후 수련까지 길게는 11년 동안 함께 진급하는 만큼 예과, 본과 및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과정 전반에서 제대로 교육과 수련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예과는 대형 강의로, 본과 실습은 참관으로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도 의대 39곳의 모집인원은 4485명으로 올해(3016명)보다 1469명 늘었다. 그런데 올해 예과 1학년 출석률은 2% 미만으로 대부분 휴학 후 내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내년도 신입생을 포함해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한다. 올해 신입생이 전원 휴학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천대는 올해 정원의 4.4배, 충북대는 3.5배, 인하대와 동국대는 3.4배의 인원을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 각 의대 커리큘럼에 따르면 예과 1, 2학년의 경우 대학 강의실에서 일반 화학, 의학물리학, 기초의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및 교양 수업이 진행된다. 대학들은 분반과 대규모 강의, 온라인 수업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한 비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평소보다 대형 강의, 온라인 강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국립대 총장은 “대형 강의실에 모니터를 가져다 놓고 수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대학에 있는 진로 상담 등 소규모 수업은 진행이 어려워진다.더 큰 문제는 본과에서 발생한다. 본과 1, 2학년은 본격적인 의학 교육과 함께 대학 실습실에서 해부학, 생리학 실습 등을 진행한다. 해부학 실습의 경우 커대버(해부용 시신)가 필수적인데 지금도 6∼8명이 시신 양쪽에 비좁게 선 채 실습하는 상황이다. 한 의대 교수는 “시신은 지금도 부족하고 늘릴 수도 없는데 20, 30명이 한 구를 해부할 경우 대부분은 참관만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발표된 의료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450구 안팎의 시신이 실습에 활용되는데 2000명을 증원할 경우 매년 270구의 시신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상실습은 교수도, 환자도 부족 본과 3, 4학년은 병원에서 여러 진료과목을 1, 2주 단위로 돌며 임상 실습을 한다. 효율적인 실습을 위해 3∼5명으로 조를 짜 교수를 따라다니며 배우는데 정원이 늘어 한 조가 10명 이상이 될 경우 환자 얼굴도 제대로 보기 어렵게 된다. 비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병원 이탈 후 교육을 맡을 교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교육을 아예 못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공의 수련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충북대의 경우 충북대병원이 800병상이고 병상가동률은 의료공백 사태 전 70%가량이었다. 그런데 의대 정원이 200명으로 늘면 전공의와 실습생만 1000명 이상이 되면서 환자보다 많아진다. 교수도, 환자도 부족한데 실습생과 수련 전공의만 급증하는 것이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부실 교육 및 수련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대학 자율로 교육과정을 짜도록 할 것”이라며 “예과 2년을 3학기로 단축하는 안 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신입생의 경우 예과를 3학기로 단축해 내년 신입생과 본과 실습을 함께 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대 교육과정을 5년이나 5.5년 등으로 단축할 수 있다. 또 반수와 군 휴학 등으로 내년 예과 1학년은 7500명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심 기획관은 내년도 정원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2주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면 바로 정시전형이 시작된다. 물리적·현실적으로 불가하다”며 선을 그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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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율 30% 뚫었다… 512g 출생 예찬이의 기적

    몸무게 512g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미숙아)가 5개월 동안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올해 5월 31일 몸무게 512g인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 ‘예찬이’가 5개월 동안 병원에서 보살핌을 받으면서 몸무게 3.68kg으로 자라 29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출생 체중이 1kg 미만인 경우 초극소 미숙아로 분류한다. 평균 신생아 체중은 3kg대 초반이다. 산모의 평균 임신 기간은 40주인데 예찬이는 22주 5일 만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세상에 나왔다. 출생 당시 면역력이 약해 몸 전체 피부가 벗겨져 있었고 기흉(폐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으로 응급 수술도 받아야 했다. 눈의 망막 혈관에 문제가 생겨 미숙아 망막병증 수술도 받았다. 태어날 당시 예찬이의 생존 가능성은 30% 안팎에 불과했다. 결혼 수년 만에 힘들게 아이를 얻은 부모는 아이의 작은 몸 곳곳에 주사기를 꽂은 모습을 보고 울음을 삼키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료진의 말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주치의인 오문연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 너무 작았다. 차마 만지지도 못했던 어머니가 퇴원 전 아기를 안고 수유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찬이 엄마는 “병실 면회 시간마다 의료진이 아기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는데 힘이 나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특히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 선생님들이 예찬이의 백일도 축하해주고 너무 예뻐해 주셔서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퇴원 인사를 남겼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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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협회-의학회 “휴학 승인 환영, 여야의정 참여”

    의료계에선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승인’ 방침을 밝힌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제적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된 데다 정부가 한발 물러나면서 의정 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환영 입장을 밝히며 “이르면 주중에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겠다”고 나섰다.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전제로 협의체 참석 의사를 밝혔던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는 전제조건이 받아들여진 만큼 대화의 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KAMC는 “환영하며 협의체에서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냈다. 대한의학회도 “휴학 승인이 현안 해결의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단체를 제외한 다른 의사단체들은 ‘다행’이라면서도 협의체 참석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교육부가 올바른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면서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동의와 합의 없이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기존에 각각 밝혔던 유보, 불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적법한 휴학계를 승인하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여태껏 휴학계를 막고 있던 것은 교육부였음을 학생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존중한다”며 “의료체계 붕괴를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야당을 향해선 “정치적 이해관계는 잠시 접어두고 협의체에 하루속히 참여해 상생의 해법을 함께 찾자”고 촉구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참여 여부에 따라 이번 주 협의체 출범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며 “KAMC와 대한의학회 외에 다른 의사 단체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휴학 승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 책임이 끝났다고 착각하지 말라. 모든 혼란이 윤석열 정부의 고집불통으로 초래된 일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라며 날 선 반응을 내놨다. 또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윤석열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 불가라는 아집을 그만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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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 신부전 60대 여성, 3명에 새삶 주고 떠나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던 60대 여성이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정자 씨(65·사진)가 지난달 12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간과 좌우 폐를 기증한 뒤 숨을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김 씨는 올해 8월 30일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서 기다리던 중 갑자기 두통을 호소했고 즉각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생전에 김 씨가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했던 사실을 떠올리고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만성 신부전 진단을 받은 뒤 매주 3번씩 투석을 받으면서 “다른 누군가라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기증희망등록을 했다고 한다. 김 씨의 남편 양재돈 씨는 “아내가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으니 하늘에선 편히 잘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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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11월부터 출생신고 누락 아동 2200여명 추가 조사

    정부가 다음 달부터 출생 신고가 누락된 아동 2200여 명의 생존 확인 여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5차례 진행한 2010~2024년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서 누락된 아동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25일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2010년 1월~2024년 7월생 중 ‘임시 관리 번호’를 발급받은 아동 2200여 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지자체와 함께 ‘임시 신생아 번호’ 발급 아동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임시 신생아 번호는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출생신고 전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달 내 임시로 부여되는 7자리 번호다.  조사에선 1만1915명 중 88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그런데 최근 부산에서 임시 신생아 번호조차 발급받지 않은 생후 18개월 영아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조사 대상을 재검토한 결과 ‘임시 관리 번호’를 발급받은 아동이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임시 관리 번호는 출생 후 한 달이 지나도 출생신고가 안 된 경우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임시로 부여하는 13자리 번호다. 이후 출생신고를 할 경우 주민번호로 전환되는데 이번 조사 대상 2200여 명은 이후에도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미전환 상태로 남아 있다고 한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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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관계개선 못하면 나가” 의사들 의협회장에 등돌렸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의원회 의장이 임현택 의협 회장에게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면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법정단체인 의협 내분이 갈수록 확산되는 모습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전날(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 회장 집행부가) 달라지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달라진 게 없다”며 “지금으로선 만약 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어떤 결론을 내도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대하면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또 “대전협 비대위와 관계 개선을 할 수 없다면 집행부 스스로 결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진퇴 결정을 압박했다. 현재 임 회장은 의협 대의원 40% 이상이 동의한 회장 불신임안이 발의돼 탄핵 위기에 몰린 상태다.한편 임 회장은 인터넷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지역의사회 간부에게 고소 취하의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올 7월 한 의사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 원을 빼돌렸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의협 측에서 고소장을 접수한 뒤 수사 과정에서 게시글 작성자가 지역의사회 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24일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 간부에게 “5만 원짜리로 1억 원을 주면 처벌불원서를 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측은 이에 대해 “이달 10일 당사자가 임 회장을 방문해 사과했지만 임 회장은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강력히 표현했다”며 “실제로 돈을 내놓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잘못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의협은 동시에 “임 회장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대응한 점에 대해서 회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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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단체 내분 확산… 임현택 의협회장 탄핵 위기 몰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단체의 입장 표명이 이어지면서 협의체 출범이 난항을 겪고 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의원 40% 이상이 동의한 회장 불신임안이 발의되며 내홍까지 깊어지는 모습이다.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4일 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현재로선 참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전의비 관계자는 “2025학년도 정원 논의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시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전날(23일) 밤 정기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유보했다. 전의교협 측은 회의 후 “협의체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하고 정부도 의료대란을 촉발한 당사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적합한 인사가 참여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의사단체뿐만 아니라 병원단체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 47곳의 병원장 모임인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논의 끝에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병원협회도 현 단계에선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협의체 참여를 제안한 의사단체와 병원단체 15곳 중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의학계 학회 모임인 대한의학회 등 2곳뿐이다. 하지만 두 단체가 참여 조건으로 내건 ‘조건 없는 휴학계 승인’에 정부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협의체 구성이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도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선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며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이다. 한편 의협 임현택 회장은 탄핵 위기에 몰리며 의사단체의 내분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은 24일 대의원 103명이 임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협 대의원은 246명으로 이 중 3분의 1(82명) 이상이 동의하면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은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임시총회에서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시대의원총회는 다음 달 10일 전후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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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전공의마다 담당 교수 배정 ‘1대1 실습’… 전문의 역량 키워

    “오전 9시에 출근해 환자 기록을 보다 오전 10시부터 외래 환자를 진료합니다. 그리고 환자 진료가 끝날 때마다 교수로부터 피드백을 받습니다.” 15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웨스턴대 산하 빅토리아병원 진료실.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4년 차 데니스 커리 씨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약물 중독 환자를 진료하고 약 처방을 한 뒤 옆방에 있던 지도교수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커리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환자에게 쉽게 설명하는 방법 등 진료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조언을 들었다”며 “일대일로 매칭돼 진료 후 바로 피드백을 받으니 전문의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지난해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의대 30위권에 대학 3곳이 이름을 올린 캐나다는 임상 중심의 의학 교육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빅토리아병원 정신과 수련 책임자인 제임스 로스 웨스턴대 교수는 “의대 실습과 레지던트 수련의 목표는 정확한 처방과 적절한 진료를 할 의사를 길러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 한 명마다 담당 교수가 배정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도 일대일 임상 실습같은 날 빅토리아병원 정신과 병동에선 의대 4학년생 조너선 해밀턴 씨가 이재헌 웨스턴대 의대 정신과 교수와 함께 우울증 및 약물 중독을 겪는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를 마친 뒤 해밀턴 씨는 “우울증 약으로 세로토닌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다른 약을 쓸 수는 없는지 궁금하다”고 이 교수에게 묻고 답을 들었다. 임상 실습 중인 해밀턴 씨는 이날부터 2주 동안 매일 4시간씩 진료실에서 환자 진찰, 검사, 처방 등을 교수와 둘이서 하게 된다. 의대 임상 실습 때 학생 6, 7명이 교수를 뒤따라가며 어깨너머로 보는 수준인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인턴 때 여러 과목을 배우고 레지던트 때 전공과를 정하는 한국의 전공의 시스템과 달리 캐나다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전공과를 정하고 레지던트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의대생과 마찬가지로 레지던트 과정에도 담당 교수가 일대일로 지정돼 집중 수련을 한다. 정신과 레지던트라면 1∼2월은 기분장애를 담당하는 교수, 3∼4월은 중독을 전공하는 교수, 5∼6월은 성격장애를 담당하는 교수에게 일대일 수련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글렌 반디에라 캐나다왕립의사협회(RCPSC) 이사는 “레지던트는 근로자이면서 교육생”이라며 “환자 치료 방법 결정 등 전문의가 해야 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 교수 지도 아래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했다. RCPSC는 캐나다 전역에서 전공의 수련 과정을 감독하고 전문의 자격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반면 한국은 대형 병원 전공과마다 수련 담당 교수가 있긴 하지만 전공의가 과마다 많게는 수십 명이나 되다 보니 개별 지도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수도권 소재 대형 병원을 사직한 한 전공의는 “수련 담당 교수가 있긴 하지만 같이 진료를 보거나 시술 방법을 배운 적은 없다”고 했다. 캐나다 의대와 병원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의대생과 레지던트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해밀턴 씨는 “지난해 임상 실습에서 환자 치료에 참여하면서 환자의 전반적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과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의대 정원 57.5% 늘려의대생과 레지던트에 대한 개별 지도가 가능한 것은 대학과 병원에 충분한 교수가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과대학협회(AFMC)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캐나다 의대 17곳에서 근무하는 전임 교원은 1만5226명인데 학생 역시 1만5000명 수준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교수 1명당 학생 1명꼴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지난해 의대 40곳의 전임교원 대비 학생 수는 교수 1명당 1.69명이다. 여기에 내년도 신입생이 현행 대비 50%가량 늘어나고 유급생까지 더해지는 걸 감안하면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캐나다의 경우 같은 해 의대에서 전임 교원 1명이 담당하는 레지던트 수는 평균 1.99명이었다. 캐나다 명문 토론토대 의대의 경우 교원 1명이 담당하는 레지던트 수가 0.38명에 불과하다. 소수 정예로 수련을 하다 보니 6년 전공의 과정이 끝나면 관상동맥우회술, 관상동맥중재술 등 기본적인 심장 수술을 혼자 집도할 수 있게 된다. 의사 수 부족은 캐나다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캐나다가 2.8명으로 한국(2.6명)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었다.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캐나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1년 2000명에서 2021년 3150명으로 20년 동안 57.5% 늘렸다. 반면 한국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올해(3058명)보다 2000명(65.4%) 늘어난 5058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진통을 겪고 있다. 문병준 토론토대 산하 사우스레이크지역병원 심장외과 교수는 “캐나다는 교육과 수련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처럼 대폭 증원하는 대신 천천히 늘려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런던(온타리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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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加, 수술 전문 간호사가 절개-상처 봉합… 전공의 역할 대신해

    “개복 수술을 했는데 마지막 환자 복부 봉합은 간호사가 했습니다.”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뉴마켓 사우스레이크지역병원. ‘수술 전문 간호사(RNFA)’ 케런 치아 씨는 “방금 수술을 마치고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환자 옆으로 가서 모니터를 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이 병원에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없는 대신 수술 전문 간호사나 ‘전문 간호사(NP)’가 수술실과 중환자실에서 전공의 역할을 대신한다. 수술 전문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를 받아 절개, 상처 봉합, 출혈 조정 등을 맡는다. 캐나다 정부는 의사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간호사 역할과 규모를 확대해 일부 의사 업무를 대신하게 했다. 경력 2년 이상의 간호사는 캐나다수술간호사협회(ORNAC)에서 일정 기간 교육 과정을 마친 후 수술 전문 간호사가 될 수 있다. 이어 간호학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할 경우 전문 간호사가 된다. 국토가 한국의 100배에 달하는 캐나다는 토론토, 밴쿠버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환자들이 1차 의료를 담당하는 가정의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농촌이나 북극권에선 전문 간호사가 독립 진료를 하고 약도 처방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전문 간호사는 9235명에 달한다. 고령화와 함께 팽창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 간호사와 수술 전문 간호사를 늘린 측면도 있다. 캐나다전문간호사협회(NPAC)는 “간호사는 의사보다 급여 수준이 낮아 전문 간호사와 수술 전문 간호사를 늘리면 의료비 지출을 줄이면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전문의 연간 급여는 30만∼45만 캐나다달러(약 3억∼4억5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전문 간호사는 10만5000∼12만5000캐나다달러(약 1억500만∼1억2500만 원), 수술 전문 간호사는 9만∼12만 캐나다달러(약 9000만∼1억2000만 원)가량을 받는다. 국내에선 의료 공백이 시작되자 올 2월 말 시범사업을 통해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수술 부위 봉합, 응급약물 투약 등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절개 등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 또 올 8월 국회에서 PA 간호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통과됐으나 구체적인 업무 범위 등은 빠졌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등의 이유로 PA 간호사 제도화를 반대하고 있어 시행령으로 업무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뉴마켓=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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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월급에 연구비 받는 美 의사과학자… 연간 600여명 배출에 5000명 지원 몰려

    “미국 의대들은 지난 50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는 안정적으로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해컨색머리디언병원 암연구소장을 지낸 스티븐 서 디아그노신 대표(59)는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임상의사는 환자가 밀려 있다 보니 연구를 하기 쉽지 않고, 과학자는 임상 경험이 없어 제약 등의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바이오 제약사를 운영 중인 그는 “의사과학자는 의사와 과학자를 이어 주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과학자는 의사 면허를 가진 과학자로 임상 경험에 과학적 지식을 접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제약 분야에 필수 인재지만 한국에선 의사와 수입 차이가 크다 보니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충분한 연구비와 보상을 제공하며 1970년대부터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미국 155개 의대 중 122개(78.7%)가 의사과학자 과정을 두고 있다. 임상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대학도 적지 않다. 아이작 김 예일대 의대 비뇨의학과장(56)은 4일 인터뷰에서 “현재 중증 전립샘암 수술과 말기 임상 치료 관련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연간 150건 정도 전립샘암 수술을 진행하고 매년 논문 10개를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재직 중인 예일대 비뇨의학과는 교수 1인당 연구비로 연간 25만 달러(약 3억4500만 원)를 지원한다. 의사과학자 교수들의 급여 역시 진료 교수의 70∼100% 수준을 보장한다. 미국 의대생들은 보통 학부를 졸업한 뒤 4년 과정의 의학전문대학원을 마치고 의사 자격(MD)을 취득한다. 하지만 의사과학자를 희망하는 경우 MD 과정과 함께 4, 5년 정도 추가 연구 과정을 통해 자연과학, 공학 등의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미국에서만 매년 600여 명의 의사과학자가 배출되는데 5000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예일대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학년 정원 104명 중 약 20명이 의사과학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의사과학자의 활약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말 기준 화이자, 노바티스 등 상위 10대 제약회사 중 7곳에서 최고과학책임자로 의사 출신을 기용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시장은 연평균 약 5% 성장하며 2027년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약 27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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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종양수술 의사, 韓의 5배 보상… 주 50시간 근무 워라밸도

    “혹시 배가 아프거나 대변에서 피가 나온 적 있나요.” 3일 오후 미국 뉴욕시 퀸스의 프레시메도 센터.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김병문 씨(40)가 묻자 70대 아프리카계 여성이 “큰 이상은 없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10월 대변에서 피가 나오자 주치의를 통해 김 씨를 소개받았다. 이날 김 씨는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 경과를 30분가량 자세히 물었다. 이 병원은 네트워크 병원인 ‘뉴욕 혈액 & 암 전문의들’이 뉴욕 시내에 보유한 64개 센터 중 하나다. 김 씨는 센터 2곳에 주 2, 3일씩 나눠 출근하며 주 50시간 근무한다. 그는 “미국은 항암치료에 대한 보상이 높아 한국과 달리 필수과인 혈액종양내과 인기가 높다”며 “일반 내과 의사(평균 4억3000만 원)의 1.5∼2배가량은 번다”고 말했다.● “보상 높으니 유능한 인재 유입” 지난달 30일 오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 내시경 센터. 장성욱 소화기내과 교수(52)는 “담석이 담관보다 커 담석을 깨야 한다. 여기서부턴 어려운 작업이니 직접 하겠다”며 전임의로부터 담도내시경 장비를 건네받았다. 이날 수술은 직경 3.3mm의 소형 내시경을 넣어 담석을 확인하고 레이저로 제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미국 4대 병원 중 하나로 꼽히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장 교수는 췌담도 내시경 시술 전문가다. 주 5일 동안 50시간 근무하며 매주 평균 시술 36건과 외래 진료 12건을 진행한다. 한국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에 불과한 근무량이다. 전임의 데이비드 롱 씨(33)는 “미국에선 근무 후 회복 시간이 충분히 제공돼야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해외 우수 인재들이 모여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본원은 고난도 내시경 시술에 집중하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8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내시경 센터에는 61㎡(약 18.5평) 크기의 수술실이 6개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마취과 전문의, 간호사 2명, 전임의와 엑스레이 기사 등 최대 6명이 한 팀으로 초음파 내시경 등 첨단 장비를 갖춘 수술실에서 수술을 한다. 크기만 해도 한국의 내시경 수술실의 2, 3배에 달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우수한 인력과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고난도 수술에 대한 보상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보험 메디케어에 따르면 내시경을 활용해 상부 소화관 종양을 절제할 경우 한국 돈으로 최대 109만3000원을 받는데 이는 한국(19만4000원)의 5배가 넘는다.높은 수가는 필수과 전문의의 높은 연봉으로 이어진다. 미국 의사 80% 이상이 가입한 온라인 플랫폼 ‘독시미티’에 따르면 올해 전문의 연봉 1, 2위는 신경외과와 흉부외과로 각각 한국 돈으로 평균 10억5400만 원, 9억9500만 원이었다. 2022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기준으로 한국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평균 3억7060만 원, 흉부외과가 4억8800만 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3배가량 차이가 난다. 보상이 많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도 챙길 수 있다 보니 국내에서 미국으로 터전을 옮기는 필수과 전문의도 적지 않다. ● 한국과 달리 필수과에 몰리는 전공의 중증 분야에서 고난도 시술을 할수록 보상이 많으니 필수과를 지망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도 많다. 중증 진료일수록 보상이 높다 보니 외과에선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내과에선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혈액종양내과 등 수술과 진료를 동시에 하는 필수과 선호도가 높다.미국의 경우 올해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신규 전공의 충원율이 각각 100%, 99.6%에 달했다. 필수과 중에서 경쟁률이 낮은 소아청소년과도 충원율 91.8%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말 진행한 레지던트 1년 차 충원율이 심장혈관흉부외과는 38.1%, 산부인과는 63.4%였다. 소아청소년과는 26.2%에 불과했다. 또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그나마 있던 필수과 전공의가 대부분 떠난 상황이다. 필수의료 전공의에 대한 대우도 다르다. 미국의 경우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매년 8300만∼9700만 원가량을 전공의 개인에게 주고 별도 수련 비용을 병원에 지급한다. 병원 입장에선 전공의가 근로자이면서 고객이기도 한 셈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교육부학장 제임스 스톨러 교수는 “현재 수련 프로그램 124개를 운영 중인데 비용의 75%는 정부 지원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롱 씨도 “전공의 때 주 60시간 동안 커리큘럼에 따라 교수와 일대일로 수술 등을 하며 역량을 키웠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병원에서 연 5000만 원가량의 급여를 주고 ‘수련’ 대신 ‘일’을 시킨다. 4주 평균 주 80시간 초과 근무 비율도 52%에 달한다. 체계적 교육도 없다 보니 환자를 보면서 틈틈이 책을 보거나 교수님을 붙잡고 배워야 한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레지던트로 일한 박진욱 켄터키주 루이빌대 신장내과 조교수(38)는 “한국에선 필수과가 돈이 안 되니 병원에서도 잘 뽑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수련을 마치고도 취직할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김소영 박경민 여근호(이상 정책사회부)}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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