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은

전채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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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채은 기자입니다.

chan2@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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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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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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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낮 최고기온도 영하 11도…내일 아침 영하 21도 ‘한파 절정’

    9일 서울 지역에 올해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영하 11도 수준에 머무는 등 한파가 이어지겠다. 10일 아침 최저기온도 최대 영하 21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9일 기상청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부지방(강원중·남부동해안과 충남서해안 제외)과 전북북부내륙, 경북북부내륙에 한파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당분간 아침 기온이 중부지방과 전북동부, 경북북부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5도 내외(일부 강원산지 영하 20도 내외)로 떨어지겠다. 그 밖의 남부지방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오가며 추운 날씨를 보이겠다.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산지를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눈이 올 전망이다. 충남 5~10cm, 전북 5~15cm(많은 곳 전북서해안, 전북남부내륙 20cm 이상), 광주·전남 5~10cm (많은 곳 광주·전남북부 15cm 이상), 제주도산지 5~20cm(많은 곳 30cm 이상) 등이 예보됐다. 10일에도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1~영하 5도로 떨어지며 추운 날씨가 계속되겠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6~4도로 9일보다는 소폭 오른다. 서해안에 내리고 있는 눈은 9일 대부분 멎고 10일엔 전라권서부와 충남남부서해안,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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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첫 한파주의보… ‘북극 추위’ 내일 절정

    서울 전역에 8일 오후 9시부터 이번 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한반도를 덮친 한파가 9일과 10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이고 평년 기온보다 3도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8일 기상청은 “9일과 10일 아침 기온이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5도 내외, 일부 강원 산지는 영하 20도 내외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면서 한파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체감온도는 영하 19도까지 떨어지겠다. 낮 최고기온도 영하 9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16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에도 매서운 강추위가 이어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로 전망되지만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영하 4도까지 오르며 추위가 다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3∼5cm의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 서해안과 남부 내륙에는 최대 30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과 9일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와 울릉도·독도 10∼30cm, 전북 5∼20cm, 광주·전남과 충남 5∼15cm, 제주도 중산간 1∼10cm, 서해5도·경북 서부 내륙·제주도 해안 1∼5cm다. 경기 남서부, 대구, 경북 중남부 내륙, 경남 중부 내륙에도 1cm 안팎의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상의 눈 구름대를 발달시키고 있는 기압계가 11일 한반도 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9일까지 눈이 많이 내리고 10일부터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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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파주의보…9일 아침 체감 영하 19도

    서울 전역에 8일 오후 9시부터 이번 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한반도를 덮친 한파가 9일과 10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이고 평년 기온보다 3도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8일 기상청은 “9일과 10일 아침 기온이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5도 내외, 일부 강원 산지는 영하 20도 내외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면서 한파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체감온도는 영하 19도까지 떨어지겠다. 낮 최고기온도 영하 9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16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에도 매서운 강추위가 이어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로 전망되지만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영하 4도까지 오르며 추위가 다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9일 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3~5cm의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 서해안과 남부 내륙에는 최대 30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과 9일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와 울릉도·독도 10~30cm, 전북 5~20cm, 광주·전남과 충남 5~15cm, 제주도 중산간 1~10cm, 서해5도·경북 서부 내륙·제주도 해안 1~5cm다. 경기 남서부, 대구, 경북 중남부 내륙, 경남 중부 내륙에도 1cm 안팎의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상의 눈 구름대를 발달시키고 있는 기압계가 11일 한반도 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9일까지 눈이 많이 내리고 10일부터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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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서울 영하 17도… 서해안엔 최대 30㎝ 폭설

    9일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올 들어 가장 강한 한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충남, 전라,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는 시간당 3∼5cm의 많은 눈이 내리겠다. 전북 등 서해안 지역에는 9일까지 최대 30cm의 폭설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7일 기상청은 “9일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내외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한파특보가 확대 및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9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영하 3도 수준이지만 순간풍속 55km의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기상청에 따르면 9일 서울의 최저 체감온도는 영하 17도로 전날보다 7도가량 더 떨어진다. 다른 지역의 체감온도도 영하 20도 안팎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포천의 체감온도는 영하 22도, 파주 영하 19도, 전북 무주도 영하 17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에 불어닥친 한파의 주요 원인으로는 현재 북쪽 상공에 머물고 있는 극지방 소용돌이인 ‘절리저기압’이 꼽힌다. 한반도 대기 상층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제트기류는 북극과 중·저위도 지방의 온도 차로 인해 고도 10km 이상의 하늘에서 상시 부는 시속 100∼200km 이상의 강한 바람이다. 절리저기압은 제트기류의 움직임이 굽이쳐 흐르다가 이 중 일부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북극의 찬 공기를 머금었기 때문에 중심부가 매우 차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절리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지상 5km 부근에 있는 영하 40도 내외의 찬 공기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한반도에 찬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며 “9일 한파특보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절리저기압으로 인해 차가워진 공기가 해수면까지 내려와 충돌하며 해수면과 대기 온도의 차이인 해기차가 크게 벌어졌다. 해기차가 클수록 대기로 방출되는 수증기 양이 많아져 거대한 눈구름대가 형성된다. 충청 이남 서해안 지역에 9일까지 폭설이 이어지는 이유다. 기상청에 따르면 7∼9일 예상 적설량은 충남 5∼15cm(많은 곳 충남 남부 서해안 20cm 이상), 전북 10∼20cm(많은 곳 전북 서해안, 전북 남부내륙 30cm 이상), 광주·전남 5∼15cm(많은 곳 광주·전남 북부 20cm 이상), 제주도 산지 5∼15cm다. 울릉도·독도엔 5∼20cm, 수도권에도 서해5도에 1∼5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까지 내리는 눈과 비는 대기 하층과 지상의 미세한 기온 차로 인해 같은 시·군·구 내에서도 고도별 강수 형태가 달라지고, 적설량에 차이가 있겠다. 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는 9일 대설특보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많은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등 약한 구조물 붕괴, 차량 고립이 우려된다”며 “빙판길 차량 운전과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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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올겨울 최강 한파…서울 체감온도 영하 17도까지 ‘뚝’

    9일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올 들어 가장 강한 한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충남, 전라,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는 시간당 3~5cm의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겠다. 전북 등 서해안 지역에는 9일까지 최대 30cm의 폭설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7일 기상청은 “9일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내외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한파특보가 확대 및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9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영하 3도 수준이지만 순간풍속 55km의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기상청에 따르면 9일 서울의 최저 체감온도는 영하 17도로 전날보다 7도가량 더 떨어진다. 다른 지역의 체감온도도 영하 20도 안팎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포천의 체감온도는 영하 22도, 파주 영하 19도, 전북 무주도 영하 17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전국에 불어닥친 한파의 주요 원인으로는 현재 북쪽 상공에 머물고 있는 극지방 소용돌이인 ‘절리저기압’이 꼽힌다. 한반도 대기 상층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제트기류는 북극과 중·저위도 지방의 온도 차로 인해 고도 10km 이상의 하늘에서 상시 부는 시속 100~200km 이상의 강한 바람이다. 절리저기압은 제트기류의 움직임이 굽이쳐 흐르다가 이 중 일부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북극의 찬 공기를 머금었기 때문에 중심부가 매우 차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절리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지상 5km 부근에 있는 영하 40도 내외의 찬 공기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한반도에 찬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며 “9일 한파특보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절리저기압으로 인해 차가워진 공기가 해수면까지 내려와 충돌하며 해수면과 대기 온도의 차이인 해기차가 크게 벌어졌다. 해기차가 클수록 대기로 방출되는 수증기 양이 많아져 거대한 눈구름대가 형성된다. 충청 이남 서해안 지역에 9일까지 폭설이 이어지는 이유다. 기상청에 따르면 7~9일 예상 적설량은 충남 5~15cm(많은 곳 충남 남부 서해안 20cm 이상), 전북 10~20cm(많은 곳 전북 서해안, 전북 남부내륙 30cm 이상), 광주·전남 5~15cm(많은 곳 광주·전남 북부 20cm 이상), 제주도 산지 5~15cm다. 울릉도·독도엔 5~20cm, 수도권에도 서해5도에 1~5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9일까지 내리는 눈과 비는 대기 하층과 지상의 미세한 기온 차로 인해 같은 시·군·구 내에서도 고도별 강수 형태가 달라지고, 적설량에 차이가 있겠다. 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는 9일 대설특보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기상청은 “많은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등 약한 구조물 붕괴, 차량 고립이 우려된다”며 “빙판길 차량 운전과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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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아침 영하 17도 한파 절정…전북 최대 40㎝ 폭설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한파가 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7도, 경기 파주시는 영하 11.9도를 기록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영하권을 기록했다.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9일 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도 9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8일 전국의 아침최저기온은 영하 13~2도로 예상된다. 특히 중부지방과 전북동부, 경북북부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낮아 매우 춥겠다. 9일에는 영하 17~영하 3도로 8일보다 더 추워질 전망이다. 7일 충남과 서해안과 호남, 제주 지역에산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 9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산지·울릉도·독도 10∼30㎝, 전북 10∼20㎝(최대 40㎝ 이상), 충남·광주·전남 5∼15㎝(충남남부서해안·광주·전남북부 최대 20㎝ 이상), 제주중산간 5∼10㎝ 안팎이다. 기상청은 “적설량이 많아서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무너질 수 있으니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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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부터 올겨울 최강 한파… 서해안 지역 최대 40cm 폭설

    7일부터 전국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올 것으로 보인다. 9, 10일 서울 지역엔 이번 겨울 들어 첫 한파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북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40cm의 많은 눈이 내리겠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에 자리 잡은 절리저기압이 시베리아 지역의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로 끌어내리면서 한파와 폭설이 동시에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7일부터 10일까지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돼 전국 대부분에 한파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7∼9일 충청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쏟아지다가 잦아들기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북에는 최대 40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눈이 오는 세기가 강약을 반복하되, 많이 올 때는 시간당 최대 3∼5cm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며 “1시간 안에 대설특보 발령 기준에 준하는 눈이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 8일 예상 적설량은 울릉도·독도 10∼30cm, 전북·제주도 5∼15cm(많은 곳 20cm 이상), 광주·전남 3∼10cm, 수도권 1cm 내외 등이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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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아침 영하 13도 강추위…충청-전북 눈폭탄 예고

    7일 찬 공기가 남하하며 중부지방과 전북 내륙, 경북북부내륙의 기온이 전날(6일)보다 최대 1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6일 기상청은 “7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0도로, 당분간 경기북동부와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울과 부산, 광주 등은 영하 6도를 기록하겠다. 경상권동해안 등에는 바람이 순간풍속 70km/h 이상으로 강하게 불겠다. 7일부터 9일까지는 충남권과 전라권을 중심으로는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한반도 북서쪽에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절리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겠다. 폭설과 한파를 몰고 들어온 이 저기압은 10일 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대륙고기압도 사흘 이상 영향을 주겠다. 8일까지의 적설량은 충남 3~10cm, 전북 5~15cm(많은 곳 전북서해안, 전북남부내륙 20cm 이상), 광주·전남 3~10cm(많은 곳 광주·전남북부 15cm 이상), 제주도산지 5~10cm(많은 곳 15cm 이상)로 예보됐다. 수도권에도 1mm 내외의 비나 1cm 내외의 눈이 오겠다. 기상청은 “한시간 안에 대설특보급 눈이 내릴 것”이라며 “건습설을 따지기 전에 적설량 자체가 많다.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붕괴 등 시설물 피해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까지는 해상에 3m 넘는 파고가 예상돼 해상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찬공기의 영향으로 7~1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전망이다. 서울은 이번 겨울 첫 한파특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한파특보는 8일에 발표해 9, 10일 발효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기온은 11일 낮부터 회복되겠다. 6일은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은 가운데 경기동부와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5cm의 강한 눈이 내리겠다. 오후 6시까지 강원내륙·산지와 충청권, 전라권, 경북권내륙, 경북북동산지, 경남서부내륙,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고, 제주도는 밤 12시까지 이어지겠다. 오후 6시까지 까지 강원동해안과 경북동해안에는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cm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나쁨’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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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아침 영하 12도 강추위… 내일 경기-강원 등 습설 예보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로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소한(小寒)인 5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은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및 산지를 중심으로 4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울과 인천, 대전 등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를 기록하겠다.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낮 최고기온은 3∼8도로 평년 기온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5일 늦은 새벽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부터 눈 또는 비가 오기 시작하겠다. 눈과 비는 오전 경기 남부, 강원 내륙, 강원 산지, 충청, 제주에서 오후 호남, 경북 북부 내륙, 경북 북동 산지, 경북 남서 내륙, 경남 서부 내륙으로 확대된 뒤 그치겠다. 예상 적설은 강원 내륙·산지 3∼10cm, 경기 동부와 경기 북서 내륙 3∼8cm, 서울, 충북 북부, 제주 산지 1∼5cm, 나머지 지역은 1cm 안팎이다. 경기 북서 내륙과 경기 동부, 강원 내륙·산지에 습기를 머금어 무거운 눈(습설)이 시간당 1∼2cm씩 쏟아질 때가 있겠으니 피해가 없게 대비해야 한다. 일부 지방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경기와 강원 일부 지역에 습설이 내릴 수 있으니 눈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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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중부지방 ‘습설’ 주의… 수도권 일요일 최대 8cm 눈

    5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와 강원 지방에는 무거운 눈인 습설이 내릴 전망이다.기상청은 5일 한반도 남쪽에 자리한 고기압과 북서쪽에 있는 저기압 사이로 남서풍이 불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 또는 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눈과 비는 새벽부터 시작해 저녁 들어 중부내륙 중심 대설로 바뀔 전망이다. 6일 새벽과 오전 사이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강수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경기 동부 최대 8cm, 강원 내륙·산지에 최대 10cm의 눈이 예보됐고 서울에도 최대 5cm가 쌓이겠다. 기상청은 “5일 경기와 강원 지방에는 시간당 1, 2cm의 습설이 내릴 수 있으니 눈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일부 중부지방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지면 온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4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1도로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3∼8도로 평년 기온을 밑돌겠다.7∼9일은 대륙고기압의 확장에 따라 북서풍이 거세게 불며 호남에 많은 눈이 내리고 한파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8일부터는 서울에도 강추위가 시작돼 한파 특보가 발표될 전망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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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한파에 강풍까지… 아침 최저 영하 12도 ‘뚝’

    3일 전국에 반짝 강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2일 기상청에 따르면 3일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며 경기와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의 우측 가장자리에 들며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이동하기 때문에 고기압의 우측 영향권에 들면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게 된다.경기북동부와 강원내륙 산지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춥겠다. 서울은 영하 5도로 오늘보다 3도가량 떨어지고 부산 영하 5도, 전북 영하 7도 등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2도, 춘천 3도, 광주 4도 등으로 전망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전국에 시속 55km, 산지 등 일부 지역엔 시속 70km 내외의 강풍이 불 것”이라고 밝혔다.제주와 서해안에는 새벽부터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늦은 오후부터는 전북 내륙에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cm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추위는 주말인 4일 낮부터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차가워진 내륙에 남쪽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어오며 5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나 눈이 내리겠다. 경기동부와 강원 지방에는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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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다시 강추위 온다…아침 영하 11도까지 ‘뚝’

    2일 오전 전국이 맑다가 오후부터 점차 구름이 많아지겠다. 3일부터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서울의 한낮 기온은 5도 안팎으로 어제보다 3도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천 등 경기도 4곳, 평창 등 강원도 9곳엔 한파주의보가 발표돼 있다. 3일까지도 차츰 기온이 떨어져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 부산 영하 5도, 전북 영하 7도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시속 55km 내외의 바람도 불겠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벽부터 오전까지 전남서해안에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권, 전북 내륙에도 오후에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cm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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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당신의 시작[소소칼럼]

    입사 3년 차쯤 일이다. 출근길 우리 가족 4인이 모인 카톡방에 “아~ 출근하기 싫다!”라고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 아빠 왈. “나는 30년 동안 출근하기 싫었다~~.” 난 지하철 칸에 앉아 “아빠, 그냥 벌던 사람이 계속 벌면 안 될까.” 답신하며 키득거렸었다. 그런 그가 내일이면 퇴직 연차에 접어든다. 곧 환갑을 맞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근미래인 걸 알면서도 영원히 당도하지 않을 것처럼 가족 모두가 멀찍이서 더듬어 보기만 했던 당신의 조용한 졸업이 어느새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지금이야 몸담은 조직의 책임자이고, 집안의 여러 대소사도 능수능란하게 처리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빠에게도 참 서툴고 우스웠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하루는 앞집 사는 은진이와 같이 유치원에 가는 길에 은진이네 아주머니가 엄마한테 하시는 말씀을 엿들었다. “자기네 남편, 어제 왜 계단에서 잤어?” 반복되는 남편의 늦은 귀가가 불만스러웠던 엄마는, 도어락이 없던 시절 문을 꽁꽁 잠그고 냅다 자버릴 정도로 화끈한 아내였다. 높으신 분들 술 시중을 드느라 당신도 지쳤을 텐데 아빤 여관방 잡을 융통성도 없이 정직하게 복도에서 주무셨다. 선배들보다도 빨랐던 승진에 괴롭힘이 심해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가끔 눈물을 훔쳐야 했던 날들이었다고 한다. 회식보단 혼술을 즐기고, 신입사원들의 ‘MZ스러움’에 종종 혀를 내두르는 지금의 아빠에게선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 젊은 시절 중 무엇보다 우스웠던 대목은 그의 ‘아빠 노릇’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빠는 밑도 끝도 없이 성실한 다정함으로 어려서부터 기질이 순하지 못하고 예민했던 딸의 속을 자주 뒤집어놓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나도 커가며 아빠가 어색해졌다. 그땐 왜 그렇게 집안의 남자들이 싫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느새 브래지어가 필요해졌다는 사실을 남동생은 물론 아빠도 몰랐으면 했다. 그런데 당시 ‘가정적인 가장’을 표방하는 젊은 딸 아빠들 사이에 이상한 유행이 돌았던 모양이다. 딸의 첫 ‘브라자’는 아버지가 사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빠는 사려 깊게도 당장 입을 스포츠 브라 한 장과 미래를 대비한 와이어 브라 한 장씩을 내게 선물했다. 그것도 온 가족이 함께 떠난 첫 해외 여행지인 오키나와에서, 여행 가이드로 나서 준 아빠의 친구에게 ‘왜 백화점 여성 속옷 코너에 꼭 들러야 하는지’ 설명해 가며…. 그렇다. 내 인생 첫 브라자는 일제다.어떤 날은 등교해 화장실에 갔더니 팬티에 피가 맺혀 있었다.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편이었으므로 덤덤히 ‘월경 선배 친구’에게 가 구호품을 받았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이 얘길 하는데 갑자기 아빠가 방문을 벌컥 열고 나타났다. “우리 딸, 많이 무섭지?”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이미 적극적인 청소년 서적 독서로 이런 날이 곧 오리라, 마음의 채비를 해뒀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미치도록 가정적인 아버지는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시간이 남았던 재석이 삼촌이 초대에 응했다. 아빠의 고향 친구인 삼촌은 곧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다. 그때도 지금도 싱글이신, 그저 친구네서 술 한잔하고 싶었던 재석이 삼촌이 들뜬 친구와 표정이 썩어가는 그의 딸 사이에 앉아 영문 모를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리 축하합니다…. 생리 축하합니다…….” 그날 케이크를 가장 맛있게 먹은 사람은 남동생이었다. 딸의 변화를 알아챈 엄마는 어느 날 ‘매일 저녁 식사 뒤 아빠와 딸 손잡고 30분 데이트’ 룰을 만들었다. 아빤 아마 ‘입꾹닫’ 상태인 딸과의 30분보다야 차라리 끝없는 술 시중이 낫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 처방에 별다른 효험이 없자 엄마는 우리에게 매일 출근-등굣길 버스 정류장까지 25분 거리도 손을 맞잡고 걷게 했다. ‘오은영 이전’의 시대는 이토록 엄혹했다. 1년 정도를 그렇게 다녔는데 딱 하루가 기억난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이었다. 하도 바람이 매섭고 손가락이 시려 나도 모르게 잡고 있던 손을 잠시 풀고, 마치 ‘보리 보리 쌀’ 게임에서 잡힌 주먹의 모양처럼 당신의 손아귀 안에 내 주먹을 넣었다. 그러자 아빠가 “아이고, 지 엄마 연애 때랑 똑같네” 그랬다. 지금은 당신도 잊은 그 순간이 왜 여태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가끔 그 시절 얘기가 나오면 아빠는 “나 그때 너한테 상처 많이 받았다” 하시며 웃는다. 내게는 그 1년이 ‘보리 보리 쌀’로 요약되니, 엄마의 처방은 그래도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그렇게도 다정해질 기미가 없던 부녀지간은 시간이 흘러 술상 앞에 마주 앉아지자 싱겁게 풀렸다. 잘 익은 화해이자 애틋한 조우였다. 올해를 3일 남겨둔 밤, 모처럼 내가 사는 동네에 놀러 오신 아빠의 손을 잡고 잠시 걸었다. 퉁퉁하고 표면은 꽤 거친 그때 그 감촉 그대로였다. 오래간만에 잡았더니 어색했지만, 술기운이 우릴 많이 도왔다. 어린 딸의 시린 주먹을 손에 꼭 쥐고 일터로 나서던 당신은 이제 어딜 향해 걷게 될까. 이미 몇 년 전부터 은퇴 후를 부지런히 설계해 왔던 당신이기에 그리 걱정이 되진 않는다. 그러나 가끔 당신이 초행길을 헤매느라 고단해진 날이면, 언제고 그날의 소주는 내가 사겠다.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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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서 새해 첫 해돋이 보일듯… 7시 26분 독도 첫 일출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대체로 맑은 날씨 속에 전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첫 해는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뜬다.31일 기상청은 “1일 강원 동해안과 경상권에선 선명한 일출을 볼 수 있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낮은 구름 사이로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8도~영하 1도로 평년보다 따뜻한 수준이다. 서울이 영하 3도로 오늘보다 1도 낮아지겠고 제주 영하 2도, 부산은 영하 2도다. 경기북동부와 강원내륙산지는 영하 10도 내외로 춥겠다. 전국 낮 최고기온은 6~10도다. 오전 7시 31분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을 시작으로 내륙지방에서도 첫 해가 뜬다. 인기 일출 명소인 제주 성산일출봉에서는 오전 7시 36분, 강릉 정동진에서는 오전 7시 39분에 뜬다. 서울에서는 오전 7시 47분에 새해 일출을 볼 수 있다.새벽부터 아침 사이 강원 산지에는 1cm 미만의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등산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산행시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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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의 결혼식[소소칼럼]

    고등학교 동아리에서 처음 만난 L은 여자 아이돌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장원영의 비율과 곡선을 쏙 빼닮았었다. 심지어 음악을 좋아하고 춤도 꽤 잘 춰서 MT를 가면 늘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L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어찌나 마음씨가 곱고 세심했던지 고민 상담을 하면 2시간이 뚝딱이었다. 스타가 되기에 딱이었건만, L이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보기엔 딱 두 가지다. 아이돌을 하기엔 코가 좀 컸다는 점, 그리고 남자라는 점 때문이다. 당시 또래 남자애들이 L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흰 피부에 마르고 취향이 확고했던, 남들이 자길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던 L에 대해, 여자애들은 다른 남자애들에겐 느껴지지 않는 무해함을 감지했지만, 해로움으로 L의 다정함을 훼손하려는 애들이 있었다. 우리가 한쪽에서 아무리 L을 아껴도 상쇄될 수 없는 상처들이었다. 그들은 아마 L을 유약하다 여겼겠지만 L의 다정함은 끝끝내 보존됐다. 대학에 들어가선 원하던 광고 공부를 하더니 손 글씨를 다듬어 아끼는 사람들에게 귀한 문장들을 선물하곤 했다. 누군가를 만나고부터는 타인을 향한 신실함을 배워 갔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고선 그 깡말랐던 L도 음주량이 늘며 제법 그럴듯한 체격이 됐다. 1년에 서너번 씩 만나는 L이 자꾸만 멋져질 때마다 우리 여자애들은 속삭였다. “그때 동아리 선생님이 L 같은 애가 진짜 괜찮은 남자라고 했었는데” “그러게. 좀 새겨들을걸.”그랬던 L이 지난주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런저런 기구하다면 기구한 사연 끝에 열린 작은 결혼식이었다. 내 자리가 정해져 있는 결혼식에는 처음 가 봤다. L에게 “같은 테이블을 훈훈한 싱글남으로 가득 채워달라”는 은밀한 사주를 넣고 참석했던 자리였다. L은 헐거운 정장에 어색한 가르마를 타고 우리를 반겨 줬다. 곁에선 머리에 베일 대신 리본을 올린 신부가 함께 사진 찍자며 손짓했다. 신부는 L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긴 출장을 다녀온 자신의 휴식을 위해 몰래 그녀의 집을 청소해 두는 사람이라고, 감자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어떤 식당에 가도 감자는 모조리 양보한다고 했다. 수많은 성혼 선언을 들었지만 그날은 진정으로 어떤 결혼의 증인이 된 기분이었다. L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으리라는 것을 하객들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나는 어떤 결혼식을 하게 될지 늘 궁금했다. 난 딱히 로망이 없었다. 식장은 형편 맞춰 잡으면 그만이고, 성대하길 바란 적도, “친구들만 모아서 진짜 결혼식을 할래요” 같은 마음도 없었다. 내 결혼에 부모의 지인을 충분히 초대하는 게 진정 효도가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규모를 줄여서 살림에 보태길 바라신다면 그러려고 했다. 그러나 이 결혼을 겪고 나니 조금 달라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형식이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깊은 축복의 나눔인 것 같다. 하객들로부터 그걸 끌어내는 지혜가 L에게는 있었다. L의 긴장한 표정과, 그래서 더 투명하게 내비치는 신부를 향한 애틋함은 우리를 한없이 동요하게 했다. 이들의 사랑을 축하해주러 온 하객들이 오히려 사랑을 한 줌씩 얻어가는 기분이었다.하객들에게는 또 어떤가. 남들은 돈 때문에 결혼을 못 한다는데, 이 커플은 부담 속에서 ‘스드메’를 포기하고 하객들에게 극진한 음식을 대접했다. 모두가 익히 아는 L의 오래된 다정함이 식장 곳곳을 떠다니고 있었다. 유독 외진 곳에 있던 우리 테이블은 코스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와인을 무람없이 마셔댔다. 나중엔 다른 테이블에서 먹다 남기고 간 와인까지 주워 와 탈탈 털어 마셨다. 이따금 들른 L이나 신부의 얼굴에 아연한 표정이 스쳤지만, 테이블에는 그 커플에게 앞으로 사는 내내 와인보다 더한 것을 갚아줄 자신이 있는 사람들뿐이었다. 누구 하나가 “축의를 두둑이 했으니 좀 마셔도 된다”고 하자 또 다른 한 명은 “난 양쪽에 했다”며 뿌듯해했다. 그들 각자가 처음 L을 만났을 때처럼, 우리도 말없이 스쳐 지나가려면 그럴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러기에 미안할 정도로 그곳은 안온했다. 이 온기는 아마도 꽤 오래갈 것 같다.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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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눈부신 친구* [소소칼럼]

    H와 알고 지내게 된 건 고3때였다. 건너건너 누군진 알고 있었지만 그때까진 서로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어떤 분야에도 재능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H는 공부에 재능이 있는 친구였다. 모의고사건 내신이건 국어를 제외하곤 H가 미끄러진 과목이라야 1등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수학은 H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H에게는 내게 없는 것들이 있었다. H는 키가 크고 얼굴이 하얬다. 나는 작고 까맸다. 톡 튀어나온 하얀 이마가 그 애의 새침한 눈매와 입매를 무게감 있게 받쳐 줬다. 까만 머릿결을 이마에서부터 뒤통수까지 쓸어 넘기는 H의 습관은 어렸던 내 마음 속 정체 모를 동경을 매번 일렁이게 했다. 난 안 그래도 체구가 작은데 이마까지 좁고 납작해서 누구보다 소심하고 옹졸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지금은 노화로 인해 눈썹이 쳐지며 그나마 봐 줄 만한 인상이 되었다. 세월이 우리에게 똥만 주지는 않는다. 난 지금도 무엇이든 게임이라면 잘 못하는데, H는 게임을 참 좋아하고 잘했다. 당시 우리 반에서는 복잡한 주차장에 갇힌 차량을 요리조리 움직여 빼내는 모바일 게임이 유행했었다. 아무리 어려운 스테이지라도 H가 에어팟 위에서 손가락을 몇 번 튕기면 구석에 처박혀 있던 차량이 용케도 빠져나오곤 했다. ‘앵그리버드’를 하면 H의 새가 언제나 가장 멀리, 오래 날았다. 테트리스로 치면 H는 은밀한 단정함으로 기반을 다지다 결정적인 순간 한쪽 구석에 ‘I’ 블록을 꽂아 넣어 판을 뒤집는 ‘교실 구석 페이커’였다. 당연히 나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갈 거라 생각했던 H는 이름도 처음 듣는 지방대에 갔다. 자기는 항공관제사가 되고 싶은데, 그걸 하려면 그 대학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난 그때 관제사가 뭔지도 몰랐다. 똑똑한 친구라 대학 졸업도 전에 시험에 붙었다. 내가 언론사에 들어가려고 한창 공부할 때 H는 인천을 오가는 전 세계의 비행기를 하나 둘 지휘하기 시작했다. 주차장에 갇힌 차량을 빼내듯, 혼탁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자기가 걸을 가장 분명한 길을 짚어냈던 용기로, H의 손가락은 어김없이 각자가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었다.기자 공부를 할 때도, 기자가 되고 나서도 종종 이 생활에 대한 번뇌가 찾아왔다. 지친 하루를 보낸 날이면 H 생각이 났다. 돌이켜 보면 살면서 내가 서 있는 곳이 내 자리라고 느껴졌던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제나 자기 자리를 알아보는 듯한 H의 초능력이 탐났다. 한번은 술에 취해 H에게 다 말했다. 나는 네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안 간 게 못내 이상했는데 지금은 네가 꿈도 이루고 너무 잘살고 있는 것 같다고. H는 발그레해진 얼굴로 대답했다. “채은아, 나라고 고민이 왜 없겠어. 나는 네가 부러워”학창 시절 강동원을 좋아했던 H는 일견 꿈을 이뤘다. 우사인 볼트의 속도로 스쳐 지나가며 보면 강동원을 아주 약간 닮은 것 같기도 한 외모의 신랑을 얻었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그때나 나는 H의 가장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10명 정도 안에는 들어서 H의 결혼식 때 다른 애들 몇몇이랑 축가를 불렀다. 우습게도 내가 제일 먼저 울었다. 첫 번째는 20대의 신부가 좀처럼 선택하지 않는 상체를 모두 가리는 웨딩드레스가 H에게는 너무 잘 어울렸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곁에서 말똥거리는 강동원의 눈빛이 미치도록 순진무구했던 탓이었다. ‘그’ 강동원은 H의 속눈썹의 길이, 새벽의 체온, 낮잠의 호흡 같은 건 알지 몰라도 앵그리 버드를 날려 보내는 어떤 춤사위에 대해선 알 리가 없었다. 최근에 축가 멤버들과 만난 H는 배가 불러 나타났다. 살은 별로 안 쪘는데 하얀 이마에 트러블이 오돌토돌 올라와 있었다. 우리는 만삭의 배에 손을 얹은 상태로 “한번 만져봐도 돼?”하고 예의상 물었다. H는 이미 배를 내맡긴 채로 웃으며 그래그래 만져봐 했다. “태명이 뭐야?” “튼튼이” “진짜 너처럼 범생이 같이도 지었다” “ㅋㅋㅋ왜” “나 아는 사람 애기는 태명이 ‘한방이’래. 이유는 묻지 않았어….” “H야, 너도 겨드랑이 까매졌어?” “응응 까매지더라” “에이 애기 낳으면 원래대로 돌아온대” “근데… 그거는 진짜야? 빅파이….” “ㅋㅋㅋㅋ난 빅파이까진 안 됐어” “그럼 중파이네” “ㅋㅋㅋ빅 아니고 미디엄 파이구나” “임신하면 무조건 엄청 커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울 엄만 빅파인데 난 건포도거든” “그건 너네 엄마가 원래 큰 거야”…….아들 배 치고는 작았다. 나는 그게 꼭 테트리스의 판을 뒤집는 I의 부피처럼, 아이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정확히 찾았기 때문으로 느껴졌다. H는 옛날보다는 머리를 덜 쓸어 넘기고, 그만큼 자주 자신의 부푼 배를 쓸어 담았다. 그러면 어떤 때는 아기의 발이 만져진다고 했다. 우리가 실없는 농담을 할때, 철없이 맥주잔을 부딪칠 때도 H는 아기를 더듬고 있었다. “우리 오늘 먹은 거 H 아기까지 N빵하자” “좋다 좋다. H야, 너 아기 낳아도 맨날 데리고 나와라. N빵하게” “무슨 소리야, 절대 떼어 놓고 나올 거야” 하얀 이마건, 공부 머리건, 0.001초 강동원이건 닮지 않아도 좋으니 어떤 복잡한 상황에서도 가장 정확한 항로를 그려내는 그 유려함만은 아이가 H를 닮았으면 좋겠다. 엄마의 지혜가, 세상에 태어나 맞닥뜨릴 무수한 번민으로부터 그 아이를 지킬 것이다.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제목에서 따 왔다. 그녀의 조밀하고 애틋한 문체는 따 오는 데 실패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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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중생의 복사뼈[소소칼럼]

    동네에서 엄하기로 소문난 여중에 다녔다. 두발 제한 교칙은 ‘귀밑 15cm’였지만 어깨에 머리카락이 닿는 날엔 여지없이 불호령이었다. 안 그래도 교복이 워낙 촌스러웠던 탓에 우리 학교 학생들의 별명은 ‘바둑판’이었다. 그 치마에 대고 바둑을 두어도 판정시비가 없을 정도로 체크무늬가 촘촘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바보 같은 머리에 바보 같은 교복을 입고 바보 같은 짓들을 해대며 서로의 커가는 모습을 우스워하는 것이 그곳만의 재미였다. 1학년 국어를 가르치던 B 선생이 있었다. 지긋한 나이에 퉁퉁한 풍채까지 갖춘 덕에 큰아버지의 자애로움을 기대하게 되는 인상이었다. 요즘과 같은 기껏해야 나른한 날이었을까. 졸음의 끝자락을 붙들고 우는 어렸던 우리에게 그는 말했다. “엎드려 자지 마라. 여기에서 너희의 A컵, B컵, C컵이 결정된다. 너희는 아직 못 알아듣겠지만” 우리는 그 말을 다 알아들었다. 식민지 시절의 아픈 유산이라며 시험지를 걷을 때 ‘손 머리’를 시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레 여기던 교사였다. 또 다른 교사가 복사뼈를 드러내놓고 다니지 말라고 했을 때, 학교 앞 싸구려 발목 양말조차 부끄러워졌던 순간을 기억한다. 당시 우리의 전교 회장이었던 R 양은 후보 시절 “속옷이 비치지 않는 하복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블라우스가 속이 훤히 비치는 원단으로 제작된 탓에 ‘브래지어가 비치지 않게 민소매를 겹쳐 입어라’는 교사들의 잔소리로 들들 볶이고 있던 참이었다. 몇몇 교사가 “학생이 교복을 어떻게 바꾸냐”며 말을 보탰고 실제로 공약은 이행되지 못했다. 가끔 짙은 남색 생활복을 입고 지나가는 여중생들을 보면 난 그때의 R 양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는 어느 언덕에 살았다. 왕복 2차로가 간신히 지나다니는 언덕이었다. 하루는 독서실에서 밤늦게 귀가하는데 내 앞에 승용차 한 대가 섰다.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 바로 앞이었다. 운전자가 가까운 지하철역이 어디냐, 병원이 어디냐 묻기에 아는 대로 가르쳐 주었다. 마침내 가까운 학교가 어디냐 물었을 때 그 남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은 나머지 한 손으로는 수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나는 도망쳤다. 다음 날 학교에 가 이 얘기를 했더니 동네에 사는 웬만한 여학생들은 다들 그를 알고 있었다. “나한테도 차 안에서 그랬어.” “파란색 모자 쓰고. 맞지?” “얼굴은 잘생겼던데 왜 그럴까.” “맞아 운동선수 닮았더라. 그 얼굴로 그런 짓 왜 하지?”커서는 성당에 좀 열심히 다녔다. 청년단체를 살뜰히 챙기던 보좌신부와 회식을 하는데, 다른 테이블에 남성 신자들과 앉아 있던 그 사제의 목소리가 갑자기 귓가에 내리꽂혔다. 여기 앉힐까? 저 체크무늬? 그 체크무늬는 마치 술집 여자를 불러내는 듯한 태도에 얼어붙었고 말았고, 그 말을 그냥 못 들은 척했다.알고 보니 그 사제는 다른 날에 다른 여성 신자를 성추행했었고 결국 우리 본당에서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잘렸다. 체크무늬는 피해 여성이 진술 자료를 모을 때 충실하게 협조하는 것으로 자신의 찜찜함을 털기로 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술자리에 함께 있던 남자 차장이 갑자기 러브샷을 하자며 내게 팔을 뻗어왔다. 전후 사정을 따져보면 딴은 내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눈 깜빡할 사이에 그의 팔이 내 오른팔을 감아 들어왔고 이어서 머리 뒤로 술 삼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론계에 몇 년간 몸을 담고 나니 그날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이 업계에서 러브샷은 반가움, 혹은 미안함이나 애틋함의 표시였다. 이후로도 별의별 술자리에서 러브샷은 이어졌고 나는 그 광경을 목격할 때마다 당시의 일을 문제 삼지 않았던 스스로가 대견했다. 타사 동료들 몇몇과 함께 나름 높으신 취재원을 만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귀갓길이 비슷해 그와 같은 택시를 탔다. 집에 가는 30여 분간 그 50대 남성 취재원은 당시 20대였던 내게 수차례 ‘기자님 젊고 너무 좋다’ ‘기자님 예쁜 거 아시죠’ 류의 개소리를 반복했다. 나는 잠시 ‘이거 경찰에 신고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그 취재원이 바로 경찰관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뭘 겪을 때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똑바로 살아서 이 다음 세대의 여자들은 다른 세상에 살게 하겠노라 막연한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피로했다. 나도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철 없고 치사한 청년들처럼 그냥 알량하게 살고 싶었다. 왜 여자들은 똑바로 살아야 하나. 왜 자꾸 뭘 당해서 갈등 끝에 이내 억울함을 삼켜야 하나. 뭘 증명하거나 자기 합리화해야 하나. 끊임없이 바로잡아야 하나. 왜 이렇게 못살게 구나. 나도 그냥 일하고 돈 벌며 살고 싶다. 일상을 좀 안온하게 누리고 싶다. 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익숙한 공간에서 상처받으며 살았던 우리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투쟁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나. 그러는 동안 강남역에서 여자가 죽고, 유명한 여자들이 목숨을 끊고, 누군지 모를 여자들이 N개의 채팅방에서 벗거나 피 흘리는 채로 나뒹굴다 발견됐다. 그리고 이제는 딥페이크다. 세상에 묻고 싶다. 정말 텔레그램이 문제인가. 나는 텔레그램이나 딥페이크 기술이 디지털 성폭력의 확산에 어떤 식으로 기여했는지 하등 관심이 없다. 내 선명하고도 해묵은 관심은 어째서 학생이건 교사건 군인이건 여자들이 훨씬 더 많이 당했느냐에 있다. 나는 남자들이 정말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인지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단 하나의 절대 새삼스럽지 않은 진실은, 실질적 피해자로 살아가는 여자들이다. 큰 조카가 내년에 고등학교에 간다. 나는 요새 그 아이의 얼굴이 가상의 몸에 합성된 장면이 문득 상상되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안 해서 그 애들이 이런 일들을 당하고 있는 걸까 봐 무엇보다 두렵다. 우리 세대의 여성들이 삶의 궤적에서 겪어 왔던 크고 작은 성폭력들을 모두 바로잡아 왔다면 오늘날의 풍경이 조금이나마 달라졌을까. 내가 그 차 안의 성폭력범을 신고했더라면, 이 업계의 관습이 실은 악습이다 목소리 냈더라면 뭐라도 달랐을까. 나는 이제 그 아이들이 제발 바바리맨만 만났으면, 어른들한테만 뭘 당했으면 하고 바랄 지경이다. 난 적어도 한 교실을 쓰는 남학생들이 무섭지는 않았다. 우리 시절 접했던 ‘디지털 성폭력’이란 남자친구에게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 당한 뒤 남성 친구나 형제로부터 피해 사실을 알게 되는 식이었다. 수많은 여자가 목숨을 끊었다. 가상의 사진물이라고 해서 부디 딥페이크 피해 여성들의 모욕감이 축소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영문도 모른 채 복사뼈를 간수하며 사는 여중생들의 오래될 울분에 대해 이 사회는 아는 바가 너무 없다.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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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만히 있으면 안 더워[소소칼럼]

    여름방학이면 방바닥에 철썩 눌어붙어 시간을 보내는 수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 손님도 없는 집에 에어컨을 튼다는 건 당시의 엄마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덜 더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다 보면 결국엔 방바닥 부침개였다. “가만히 있으면 안 더워.” 당신은 부지런히 쌓이는 방학의 밥그릇이나 여름 빨래들과 씨름하느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으면서 나한테는 고생도 덥지도 말라고 그랬었다. 그때 엄마는 알뜰한 가정주부가 되기 위해 티슈 한 장도 조각내 세 번에 걸쳐 쓰기(모기 잡았다고 티슈 한장을 통째로 뽑는 날엔 바로 등짝 스매시), 집안의 온갖 전기 코드 뽑고 다니기(설령 하루에 10번도 넘게 쓰는 전자레인지라 할지라도), 퇴근한 남편 들어오기 전까진 거실 불 안 켜기(자녀 공부 시엔 예외) 등을 실천했는데, 이는 당시 그녀가 선보였던 기행 중 아주 평범한 축에 속하는 것들이다. 내 부모는 아마도 세상살이가 좀 무서웠던 것 같다. 둘 다 지방의 대단치 못한 집안에서 막내아들, 막내딸로 자라 별다른 도움 없이 덜렁 시작한 결혼생활이었다. 상경해 아이 둘 달고 10년 만에 내 집 장만이면 좀 누릴 만도 한데 몇 년 안 살고 그 집을 던져버렸다. 지금 살만한 작은 집 말고, 나이 들어서도 자식들 도움 없이 영영 살다가 죽으면 되는 집을 40대의 내 젊은 부모는 원했다. 외벌이 가장이었던 아빠의 어깨에 도대체 자식들 인생 어디까지가 걸쳐져 있었던 것일지 아득하다. 25평짜리 깨끗한 집을 적당한 가격에 팔고, 다 쓰러져가는 22평 주공아파트를 그보다 훨씬 비싼 값에 샀다. ‘재개발이 되네, 안 되네’ 연기가 피어오르는 와중에 건 베팅이었다. 아빠가 손이 떨려 못 찍고 있는 도장을 엄마가 호통을 쳐 겨우 찍었더라는, 계약일과 잔금일 사이 재개발이 결정돼 집주인이 계약을 무르려 별의별 짓을 다 하다 중개인의 역정에 겨우 나타났더라는 얘기는 이제 와서 나누는 우리 가족끼리의 술자리 안줏거리다. 이것이 당시 행해졌던 그녀의 다채로운 기행의 연유다. 무리해 들어간 집이라 좀 아낄 필요가 있었다. 독자들의 비위를 생각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한때 유행했던 문구인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를 내 식대로 바꿔보자면 “난 크면 오줌 한번 쌀 때 물 두 번, 세 번씩 내리면서 살 거야!”다. 그 모든 노력을 합쳐도 어차피 한 달에 만 원도 못 아낀다. 그러나 이 구질구질함이 나의 똑똑하되 수줍었던 아버지로 하여금 외로운 돈벌이를 버티게 했다. 어찌저찌 계약에 성공하긴 했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급하게 구한 집이라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1층인 데다 모서리 집이어서 여름이면 이마에 땀 맺히는 속도 따라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송골송골 피었다. 겨울엔 믿을 수 없도록 추웠다. 물론 알뜰살벌한 그녀는 빵빵한 보일러 대신 폭신한 극세사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줄 뿐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극세사 이불을 죽도록 싫어하고 겨울에도 방이 차야 잠을 잘 잔다. 아무리 싫어도 부모는 자식에게 무언갈 심는다. 나는 그 공간이 집이 아니라 땅처럼 느껴졌었다. 곰팡이나 벌레 추위 더위 이런 것들이 아마 분명 싫었을 텐데 그런 기억은 별로 나지 않는다. 어떤 계절, 시간이 곧 당도할 예정임을 늘 미리 알려줬었던 그 땅의 깊은 냄새가 가끔씩 그리울 뿐이다. 그 집에선 봄을, 비를, 새벽을, 방학을 냄새로 먼저 알았다. 거의 대부분의 생을 시간에 쫓기며 지냈지만 그곳에서만큼은 시간을 기다리며 살았다. 단지 곳곳엔 플라타너스와 단풍나무 길이 펼쳐져 있었다. 큰 나무는 다 뽑아버린 지금의 서울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키의 나무들이었다. 가을이면 늘 단풍 명소로 꼽히곤 했던 그 아름다운 숲길이 내 통학길이었다. 그 길엔 비가 내릴 땐 비가 안 오고 비가 그치면 비로소 잎에 맺혀있던 빗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시간이 늦게 당도하는 터널이었다. 머리에 뭐가 톡 하고 떨어져 빗물이겠거니 하고 집에 가서 보면 송충이였다. 한여름에도 햇볕을 허락하지 않는 구간, 겨울엔 다른 어떤 곳보다도 온도가 낮았던 그 숲길에서 나는 사람도 어둠도 말고 오로지 그 나무들만 무서웠었다. 지금과 같은 계절엔 나무마다 잔뜩 매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참매미는 정말로 “맴맴”하고 운다는 것을, 참매미의 울음이 그 동네 모든 매미 떼창의 시작이라는 것을, 교복 입은 아이들이 자기들도 매미만큼이나 할 말이 많아 나무 기둥을 발로 걷어차면 30초 정도는 매미들도 기다려 준다는 점을 그 나무 아래서 배웠다. 안타깝게도 재개발은 생각보다 더뎠다. 엄마는 처음엔 “너 대학 가면 방을 이렇게 저렇게 꾸며보자” 하다가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엔 “취직하면 방에 무엇무엇이 필요할 거야” 했지만, 내가 취직하고 독립 자금을 모을 때까지도 새집은 지어지지 않아 나는 끝내 그 집에 못 살았다. 반짝이는 새 집에서 지금 내 부모는 아주 잘 지낸다. 아빠는 자주 술에 취하고 그 많은 날 중 정말 가끔씩만 길었던 기다림을 얕게 후회 한다. 무엇을 기약하고, 기대하고, 오래 기다리면서 가족의 행복을 유지하는 게 부모로서는 꽤 고단했을 것 같다. 잘 짜여진 생은 틀림없이 비틀린다. 우리는 그때 누가 크게 아파서도 안 됐고, 돈 사고를 쳐서도 안 됐고, 뭘 당해서도 안 됐고, 비싼 취미를 만난다거나 꽃 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능이 발견 되어서도 안 됐다. 이중 대부분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몇몇은 실제로 벌어졌다. 굽이굽이 아찔했으나 이제는 다 지난 일이다. 새로 올라간 아파트는 말하면 누구나 알 법한 대단지인 데다 커뮤니티 시설도 훌륭하다. 부모가 안온한 곳에 살아 주어 고맙다. 단지의 나무들은 다 키가 작다. 플라타너스 길이 무서웠지만 나무들이 지나치게 착해져서 약간은 무안하다. 그 많던 나무들은 누가 다 베었을까. 미련 없이 떠나온 동네인데도 내 유년의 풍경들이 전부 사라지고 없어 솔직히 속상할 때도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고 있지만 고향은 상실한 기분이다. 떠나올 때의 산뜻함이 조금 후회스럽다. 아마도 나는 이제 땅 냄새가 나는 곳에서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걸 그때는 몰랐다. 당연히 엄마도 빨래나 설거지보단 가만히 있는 게 좋고, 더운 걸 싫어한다. 그리고 깜빡하지만 않는다면 한 번에 한 번씩(?) 꼬박꼬박 물을 내린다…. 엄만 종종 내게 전화해 “딸램아 에어컨 필터 잘 청소해서 틀어야 돼” 한다. 나는 “엄마 비 온다고 내내 창문 열어두지 말고 에어컨 한 시간이라도 틀어요. 습하면 힘들어” 한다. 이런 집에선 가만히 있으면 춥다. 설거지하던 당신과 방바닥에 달라붙어 있던 내가, 각자의 거실에 추워하며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좀 이상하다. 플라타너스의 그늘을 진작에 잃은 데다 여름은 해가 갈수록 맹렬해진다. 나는 고향도 여름도 빼앗겼다는 생각에 가끔 짜증이 난다. 그래도 세월이 내 부모 앞에 반짝이는 땅 하나를 남겨줬으니 회한은 참아진다. 내가 잠시 빌려 살았던 그 땅에서 그들이 창밖의 땡볕을 지루해할 생각을 하면, 늘 무언가를 무서워하며 살았던 젊은 내 부모가 떠올라 나는 한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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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명복 [소소칼럼]

    생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죽음 앞에서야 새삼스레 생을 더듬어 보는 산 자들의 만용조차 너무나 죄스럽게 느껴진다. 세상 사람들은 정말이지 계속 죽는다. 젊은 채로, 행복 또는 불행의 한가운데서, 자식을 남기고, 부모를 뒤로하고 죽어버린다. 수습기자 때 참사 현장과 빈소를 쏘다니며 이런저런 죽음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기자 생활 8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믿을 수 없이 기만적인 죽음의 얼굴 앞에선 맥없이 무참해진다. 2017년 늦은 겨울엔 유독 화재와 참사가 잦았다. 가을에 수습기자 생활을 시작하며 장만했던 파란 롱패딩엔 늘 분향 냄새가 축축하게 배 있었다. 당시 나를 훑고 지나갔던 죽음 중 몇몇이 다시금 떠오른다. 그들이 그렇게 죽어있는 동안 나는 자랐고, 세상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기자를 피하는 유족들에게 다가가며 했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한 것 같다. 12월 중순 즈음인 내 생일에도 난 누군가의 빈소에 앉아 죽음을 취재해야 했다. 79세 남성이었다. 영등포구의 한 허름한 흙집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출동했는데 불길을 다 잡고 보니 빈집인 줄 알았던 그곳에 한 노인이 죽어 있었다. 군에서 퇴역 후 직업이 없었고, 병을 앓느라 가난해졌으며, 연금은 부족했고, 그래서 가스를 끊어버리고 휴대용 버너로 라면도 끓여 먹고 언 몸도 녹였더라는, 그 불이 어느 날은 다른 걸 태우기 시작해 급기야 집을 다 집어삼켜 버리고 말았다는 게 대략의 사연이었다. 한바탕 불난리 뒤 물난리까지 겪은 그 집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불길을 잡느라 쓰인 어마어마한 양의 소방용수를 타고 일정한 크기로 적당히 봉해진 검은 봉지들이 흙더미와 함께 집 바깥으로 한가득 쏟아져 나와 있었다. 그 봉지들이 좁은 골목을 점령해 그걸 밟고 화재 현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반소된 집에 남은 미납 고지서에서 노인의 이름을 찾았다. 그 이름을 가지고 빈소를 찾았다. 텅 빈 빈소를 아들 내외가 지키고 있었다. 내가 누구고 무엇하러 왔는지 설명했더니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들이 날 한켠에 앉혔다. 아들은 페인트칠해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월급을 아무리 쪼개도 아버지 드릴 여윳돈이 안 생겨 몰래 아르바이트를 해 매달 20만 원 정도 되는 돈을 드렸지만 몇 년 전부터 그마저도 못 드릴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1년 전부터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아버지는 하루에도 수차례 씩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목포에 있는 땅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2, 3시간씩 이어지곤 했던 그 역정을 아들은 묵묵히 받아냈다. 어떤 날은 하루만 더 기다리시라고 달래뒀다가 그 다음날엔 동사무소 직원이 보름 뒤에 다시 오라고 했다고, 이후엔 은행 직원이 일주일만 더 기다리라고 했다고 매번 다른 거짓말로 아버지를 다독였다. 그 아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였다. 노인은 17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으며 장을 잘라냈다고 했다. 그 이후로는 별도의 장치에 봉지를 달아 수시로 흘러나오는 변을 받아내야 했다. 불에 탄 집 앞에서 내가 밟았던 흙더미 속 검은 봉지는 노인의 변이었다. 신발에 아비의 분뇨를 묻히고 온 어린 기자에게 그는 고해하듯 말했다. 매일매일 쌓이는 그 봉지들을 치워주는 것도 십수 년간 자신의 몫이었다고. 그런데 요샌 통 가지 못했다고. 겨울 공기에 말라 갈라진 그의 얼굴이 조용히 젖어갔다. 미숙한 수습기자였던 나는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죽음을 두고 무슨 기사를 써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가족들의 방치가 낳은 고독사가 아니었다. 열악한 주택구조로 인한 화재사도 아니었다. 불이 잘못 붙으면 아파트라도 도리가 없다. 나는 아직도 이들 부자에게 닥친 비극의 원인은 가난, 지독한 가난이었다고 믿는다. 당시 기사는 28년간 군에 복무하며 베트남전에 참전도 했던 노병이 안타깝게 숨졌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나갔지만, 참전한 적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생을 살다 죽어도 되는 건 아니었다. 또 다른 기억 하나.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둔 2017년의 끝자락에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큰불이 나 29명이 숨졌다. 그날 나는 이대 목동 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의 부모를 만나고 오는 길에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신문사 수습기자들은 모조리 제천으로 보내졌다. 각자 소방서와 경찰서, 화재 현장, 장례식장으로 흩어졌는데 난 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가야 했다. 이번 화재로 숨진 이들의 빈소가 가장 많이 차려진 곳이었다. 조문객들은 장례식장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몇 층을 눌러야 할지 모르고 헤맸다. 층마다 알고 지내던 사람의 빈소가 차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천은 그렇게 작은 도시였다. 다른 층에 가서 또 울어야 하니 이웃들은 조금씩 아껴서 울었을 텐데도 빈소에선 통곡 소리가 계속 났다. 서울병원 장례식장은 보도가 많이 됐던 세 모녀와 두 목사의 빈소가 차려진 곳이기도 했다. 나는 이 중 한 목사의 빈소에 자주 들어갔는데, 참사 현장이 주는 위압감에 압도돼 뭘 묻지도 못하고 하릴없이 앉아있기만 했었다. 빈소에서 예배가 있을 땐 기도도 하고 성가도 불렀다. 그러다 보니 신자들이 밥도 주고 얘기도 해 주고, 어느새 망자의 가족들도 울거나 술을 마시다가 내게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놨다. 이들 목사의 발인 날이 성탄절 언저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취재 목적은 아니었고 참사 현장에 며칠간 있다 보니 나도 마음이 힘들어 돌아가신 목사들의 교회에서 성탄 예배를 드렸다.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납셨네.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는 노래를 성가대는 울면서 불렀다. 신을 믿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건지, 무엇으로 자신을 설득해 밀려오는 배신감에도 신앙을 지켜내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나도 많이 울었다. 많은 사람이 한날한시에 죽어 발인이 하루에도 수 건씩 겹쳤다. 나는 이승에 남은 이들의 표정과 울음을 끊임없이 옮겨 적어야 했는데 그게 참 괴로웠다. 아내와 딸, 장모를 한꺼번에 잃은 남자에겐 마지막까지 도저히 시선을 오래 둘 수 없었다. 그러면 그의 표정을 읽어낸 뒤 감히 공감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 같았고, 그래도 저 집은 자식이 셋이라서, 딸이 둘이나 남아서 다행이라는 생각 같은 것을 하게 될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열 명이 넘는 망자가 모두 발인을 치른 뒤에야 나는 그 장례식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음날부턴 제천소방서를 취재하게 됐지만, 반나절이 지나지 않아 다시 누군가의 빈소로 향해야 했다. 외할머니였다. 하루 서너시간 눈 붙이고 다시 일하는 수습기자 생활을 하고 있던 나는 할머니 빈소에서 밀린 잠을 실컷 잤다. 잠깐씩 정신이 들 때마다 이곳은 기자가 없는 빈소여서 다행이라고, 억울한 사람 없이 온통 슬프기만 한 사람들뿐이라서 참 좋다고 생각했다. 호상이라는 말의 의미를 그 꿈결에 알았다. 그때의 안도감을 떠올리면 나는 또 기만에 속아 죽어간 사람들 생각에 하염없이 미안해지고 만다. ※‘잊혀지다’는 ‘잊히다’의 비표준어다.[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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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8할은[소소칼럼]

    토끼 꿈을 꾸었다. 토끼 세 마리가 있고 그 중 한 마리는 새끼를 낳고 있는 꿈이었다. 해몽을 찾아보니 토끼가 새끼를 낳는 꿈은 재물이나 인연이 들어오는 길몽이라 했다. 로또를 한번 사 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지만, 토끼 꿈을 꾸고 로또를 샀더니 앞 숫자 두 개만 맞고 나머지는 다 틀렸다는 어느 블로그를 보고 이번엔 그냥 운을 모으기로 했다. 하긴 토끼 하면 떠오르는 큰 귀나 커다란 앞니, 귀여운 앞발은 모두 두 개다. 실은 몇 달 전 꽤 오래 만난 연인과 헤어졌다. 이별 자체도 괴로웠지만, 엄마 생각을 하면 그렇게 눈물이 났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겪었던 모든 이별의 끝에 엄마가 있었다. 어떤 때에는 밤새 나를 끌어안고 주무셨고, 어떤 때에는 차인 걸 찼다고 하는 거짓말에 말을 보태지 않으셨다. 당신한텐 한없이 무심한 딸이면서 이별에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엄마는 어떤 문장으로 이해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하루는 엄마의 휴대전화를 뒤적이다 몇 년 전 만났던 사람과 헤어진 날을 ‘우리 모두 슬픈 날’이라 메모해두신 걸 발견했다. 기어이 또 하나의 슬픈 날을 만들어 버린 나는 “이제 정말 아무 남자나 갖다 바치겠다”며 한 선배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사랑은 햇볕을 만난 4월의 화분 같은 것 아닐까. 우리 집에는 악독한 주인을 만나고도 여러 해 숨을 붙들고 있는 화분들이 있다. 냉해를 피해 겨우내 집안에서 키우는 동안 한없이 웃자라다가, 봄이 오면 베란다에서 햇볕을 만나 그 웃자란 몸으로 자꾸만 새 줄기를 내며 균형을 잃어가는 꼴이 참 우스우면서도 사랑스럽다. 그렇게 주렁주렁 잎을 달아버리면 결국 무거워서 꺾이고 말 텐데 그리도 좋을까. 지지대 없이 서 있기 어려운 내 화분은 ‘망한 수형(樹形) 대회’ 같은 걸 나가면 분명히 1등을 할 테고, 나는 그 상패를 평생 간직할 거다. 화분의 만개한 부분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보다 웃자란 부분을 가여워하는 마음이 사랑에 더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시절에 왜 내가 없어서 너를 안아주지 못했을까, 시간마저 거스르는 분노야말로 사랑과 가장 닮아 있다고 믿는다. 생각해 보면 나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받는 마음의 8할은 가여움인 것 같다. 나도 당연히 못나고 삐딱한 구석들이 있다. 그들과의 관계는 언제나 그것을 잘 감춘 날이 아니라 들켜버린 날 깊어졌다. 내게는 손톱을 망치는 오래된 버릇이 있는데, 이걸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걱정했지만 한 사람은 ‘내가 옆에 있는데도 여전하구나’ 하고 자신을 책망했다. 나는 이 말을 들은 날 정말이지 똑바로 살고 싶어졌었다. 그러므로 당연하게도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마음도 8할은 가여움이다. 그의 약한 모습을 발견할 때면 누가 그걸 나보다 먼저 볼까봐 불안해지고, 그 결핍이 이 사람을 이만큼 살게 했다고 허공에 대고라도 변호하고 싶어진다. 이 마음이 동정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볼 때 나는 비로소 외사랑 중임을 안다. 당신보다 내가 더 가여워지는 어느 날 사랑은 끝난다.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는 사람들과 만날 때 나는 몹시 어려운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사람은 책과 달라서 독해하려는 내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끝내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그 또한 오만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잘 읽히는 책들을 여러번씩 읽고 싶다. 비 내리는 여름날 선풍기 앞에서도 읽고, 느릿느릿 밝아오는 크리스마스의 아침에도 읽고 싶다. 내가 당신을 마음껏 읽도록 내버려 둔다면, 당신이 아팠던 굽이굽이마다 4월에 피는 꽃을 심겠다.[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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