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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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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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표백제 시범 보이고 “폐수정화제 동업을” 18억 뜯은 제비족

    2011년 4월 서울 강북구의 한 카페. 주부 윤모 씨(52·여)는 무도회장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사업가 이모 씨(48)에게 사업거리를 소개받았다. 미국에서 수입한 폐수정화제를 팔아보자는 이야기였다. 직접 붉은색 물에 흰색가루로 된 제품을 섞어가며 성능을 설명하는 이 씨의 말에 윤 씨는 귀가 솔깃해졌다. 평소 고급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꽃 선물까지 해가며 환심을 사온 그였기에 의심을 살 여지가 없었다. 윤 씨는 20상자를 사겠다며 제품을 받지도 않은 채 5만 원권으로 5200만 원을 이 씨에게 건넸다. 이 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그는 사업가도 아니었고 미국산 폐수정화제는 있지도 않았다. 눈앞에서 보여준 정화 성능 실험은 요오드용액을 탄 물에 표백제를 섞어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었다. 윤 씨에게 소개해준 수입상, 공장장도 모두 이 씨 일당들이었다. 이들은 2009년 8월부터 2년간 같은 수법으로 전국 무도회장에서 만난 50, 60대 여성 60명에게 18억1200만 원을 가로챘다. 2011년 9월 일당이 검거된 뒤에도 이 씨는 3년 2개월을 더 도망다녔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지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친형 명의로 원룸을 계약하거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경찰은 이 씨 형 이름으로 된 도시가스 서비스 요청 기록과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토대로 광주 북구에 숨어있던 이 씨를 지난달 27일 검거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 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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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수습할 사람들 국밥이라도…”, 10만원 남기고 세상 등진 홀몸노인

    “고맙습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 개의치 마시고.”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에서 홀몸노인 최모 씨(68)가 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최 씨가 숨진 옆방 테이블 위에서 이런 글귀가 적힌 봉투와 현금 10만 원을 발견했다. 자신의 시신을 수습하러 올 사람들을 위해 식사나 하라며 최 씨가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돈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LH공사의 홀몸노인 전세지원금(5700만 원)을 받아 생활하던 그는 집주인이 바뀌면서 애초 이날 이사를 나갈 계획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미혼으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3개월 전 노모가 세상을 뜬 뒤로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국밥값’ 10만 원 외에도 전기·수도요금, 장례비 등의 명목으로 빳빳한 새 돈 176만 원을 집에 남겨놓았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31일 “집을 비워야 할 처지에 놓인 최 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집에서 발견된 돈은 그의 조카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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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아버지 나라서 뿌리 내리고 싶어요”

    “이번 겨울올림픽 때 러시아로 귀화해 출전한 빅토르 안(안현수) 선수의 활약은 고려인 사회에 큰 감동을 줬어요. 고국을 떠나서도 높은 경기력과 정신력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 타지에서 힘든 세월을 보낸 고려인들이 겹쳐 보였던 게 아니었을까요.”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묻자 대뜸 이런 대답이 나왔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안나 기가이 씨(23·여)는 고려인 아버지와 아르메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려인 5세다. 재외동포재단은 고려인 이주 150주년(조선인이 최초로 러시아 연해주에 이주한 1864년 기준)을 맞아 27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에서 사는 고려인 20명을 국내에 초청했다. 본보는 이 가운데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기가이 씨와 빅토르 최 씨(40)를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사는 고려인이라는 점 외에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가이 씨는 독립의병을 일으킨 허위 선생(1854∼1908)의 고손녀, 최 씨는 간도의 항일독립조직 ‘철혈광복단’에 참여한 최이붕 선생(1897∼1973)의 손자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에 걸맞게 고국을 그리는 간절함도 강했다. 기가이 씨는 고조부인 허 선생부터 자신에 이르기까지의 계보도를 직접 그릴 정도로 뿌리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경북 구미시에 있는 고조부의 산소를 꼭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고국에 대한 향수는 최 씨도 마찬가지. 10세, 7세의 두 딸을 둔 최 씨는 “언젠가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와서 사는 것이 꿈”이라며 “큰 아이가 15세 때쯤 되면 계획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고국이 고려인들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다. 최 씨는 “많은 고려인이 고국을 떠난 것이 일제강점기라는 역사 때문이었다면 고려인을 기억해야 하는 것도 역사이기 때문”이라며 “역사교과서 등을 통해 사람들이 고려인들을 잊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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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까지… 본인 나체사진-아동음란물 유통

    경찰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의 공조수사로 아동음란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해온 사람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13년 11월부터 이달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 사이트 등에 아동, 청소년 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게시 유포하거나 이를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 법률 위반)로 117명을 적발해 이 중 회사원 손모 씨(46) 등 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인 초등학생 33명과 범죄가 가벼운 중고등학생 10명은 입건되지 않았다. 이번에 적발된 아동음란물 10만여 건은 경찰이 미국 HSI 한국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거둔 성과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미국 HSI와 수사자료 공유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구글, 트위터 등 인터넷 사업자가 아동음란물을 발견해 국립실종착취아동센터(NCMEC)에 신고하면 경찰이 HSI를 통해 게시자의 위치, 인터넷주소(IP) 같은 정보를 받는 식이다. 실제로 손 씨는 미국 HSI가 아동음란물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려는 혐의를 포착해 이를 통보받은 경찰이 그의 휴대용 저장장치(USB), 노트북 등에서 아동음란물 3만8000여 건을 발견해 검거했다. 과거 일일이 미국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SNS상 아동음란물을 수사할 때에 비하면 한층 공조가 쉬워진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초등학생들의 아동음란물 유통 실태도 문제로 지목된다. 입건되지 않은 초등학생 33명(전체의 28.2%)은 실제로 본인의 나체사진 등을 촬영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트위터 팔로어 수를 늘리는 등 또래친구 사이에서 본인을 과시하려는 목적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한 번 유포된 정보는 영구 삭제가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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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음란물 10만건 적발, 초등학생도 33명이나…

    경찰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의 공조수사로 아동음란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해온 이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13년 11월부터 이달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 사이트 등에 아동, 청소년 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게시, 유포하거나 이를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117명을 적발해 이중 회사원 손모 씨(46) 등 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인 초등학생 33명과 범죄가 가벼운 중·고등학생 10명은 입건되지 않았다. 이번에 적발된 아동음란물 10만여 건은 경찰이 미국 HSI 한국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거둔 성과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미국 HSI와 수사 자료의 공유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구글, 트위터 등 인터넷 사업자가 아동음란물을 발견해 국립실종착취아동센터(NCMEC)에 신고하면 경찰이 HSI를 통해 게시자의 위치, IP주소 같은 정보를 받는 식이다. 실제로 손 씨는 미국 HSI가 아동음란물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려는 혐의를 포착, 이를 통보받은 경찰이 그의 USB, 노트북 등에서 아동음란물 3만8000여 건을 발견해 검거했다. 과거 일일이 미국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SNS상 아동음란물을 수사할 때에 비하면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초등학생들의 아동음란물 유통 실태도 문제로 지목된다. 입건되지 않은 초등학생 33명(전체의 28.2%)은 실제로 본인의 나체사진 등을 촬영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트위터 팔로어 수를 늘리는 등 또래친구 사이에서 본인을 과시하려는 목적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한 번 유포된 정보는 영구삭제가 어렵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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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속 걱정없다”… 짝퉁 거래 ‘카스 암시장’

    “포털에서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어떤 제품 취급하세요?”(기자) “안녕하세요^^. 광저우와 홍콩 현지에서 제품 취급합니다. 카스(카카오스토리)로 친구 추가하시면 사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상인) “카스에 스위스 명품 시계 ‘IWC’ 있던데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기자) “48만 원입니다.”(상인) “다른 제품은요?”(기자) “원하시는 상품 사진 보내주시면 가격 알려드리겠습니다.”(상인) “보증서 있나요?”(기자) “정품과 동일한 케이스, 쇼핑백, 보증서 풀 구성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상인) 카카오톡으로 처음 메시지를 남긴 지 3분 만에 답변이 왔다. 상대방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카카오스토리 명품’으로 검색해 찾은 짝퉁(가짜) 판매업자다. 기자가 “짝퉁 명품 소매업에 관심이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판매업자는 카카오스토리 친구 신청을 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하나인 카카오스토리는 설정에 따라 친구로 등록된 사람에게만 게시물을 공개할 수 있다. 페이스북 등 다른 SNS도 비슷한 기능이 있지만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동돼 메시지를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상대방의 설명에 따라 친구 신청을 하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가방 시계 벨트 등 480여 개 명품 사진이 스마트폰 화면에 올라왔다. 모두 정밀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게시물을 선택하면 정면 측면 후면에서 찍은 사진도 나온다. 마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보는 것과 비슷했다. 가격은 진짜 제품의 10분의 1 수준. 백화점에서 90만 원 정도에 파는 루이뷔통 클러치백이 9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보이스톡(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무료 전화 서비스)을 통해 전화를 건 그는 “짝퉁 명품은 대개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만들어 들여온다”며 “30만 원짜리 짝퉁 가방을 팔면 13만 원가량 이익이 남는다”고 친절히 설명했다.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의 으슥한 뒷골목에 자리 잡았던 짝퉁 매장이 SNS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특히 메신저와 무료 전화로 무장한 카카오스토리는 다른 SNS에 비해 짝퉁 거래가 더 활발하다. 그만큼 은밀한 거래를 속전속결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업자들은 ‘친구 맺기’ 기능을 통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를 미리 철저히 선별하곤 한다. 실제로 20대 여성 사진을 등록한 계정에는 곧바로 회신이 온 반면 남성 사진의 계정에는 묵묵부답이었다. 29일 현재 카카오스토리에서 ‘명품’을 키워드로 검색되는 채널은 10여 개다. 하지만 명품이라는 표현을 숨기고 일반인 계정을 활용해 짝퉁을 취급하는 판매상들은 파악조차 쉽지 않다. 동대문시장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던 상인들이 카카오스토리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기자가 만난 동대문시장의 한 모조품 판매업자도 “SNS 판매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 펄쩍 뛰었지만 그의 휴대전화 번호로 검색된 SNS에서는 수백 개의 짝퉁 제품 사진이 확인됐다. 이처럼 SNS를 통한 짝퉁 판매가 늘면서 경찰도 애를 먹고 있다. SNS 공간이 사적 공간이어서 사생활 침해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톡 감청을 둘러싼 ‘사찰 논란’도 경찰 단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는 실제 거래 현장을 확인하면 되지만 SNS는 거래 사실을 포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강홍구 windup@donga.com·최혜령 기자}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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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저자에 교수님 부인 올리라며 협박”… “싸구려 다과 준비했다며 심사날 폭언”

    “논문심사 날, 다과를 준비했는데 (교수가) ‘이런 싸구려를 가져 오냐. 넌 논문 두 번 다시 못 쓸 줄 알아’라며 저에게 (다과를) 집어던지고 폭언과 폭행 위협까지 가했습니다.”(의약계열 대학원생 A 씨·31) “학위를 따는 과정에서 자르겠다고 잦은 협박을 하더니, 교수님 부인을 (논문의) 공저자로 기재하라고 했습니다.”(자연계열 대학원생 B 씨·27·여)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있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공간 ‘드림엔터’에서 전국 대학원생 23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내에서 전국 단위의 대학원생 연구환경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21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지도교수와의 ‘갑을관계’에서 부당한 처우를 감수해야 하는 대학원생들의 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체 응답자의 30%인 704명은 연구생활에서 겪은 고충을 폭로했다. 폭언, 성희롱은 물론이고 개인 잡무 떠넘기기, 실적 가로채기 등 피해 사례도 다양했다. 논문심사, 연구비 책정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지도교수와의 관계에서 대학원생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5%가 ‘부당한 처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빈번한 문제로는 ‘대학원생 개인의 존엄권 침해’가 꼽혔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31.8%(중복 응답)가 신체·언어적 폭력은 물론이고 성희롱 성추행 등 개인의 존엄권을 해치는 부당한 처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부당한 일을 강요받거나 사생활을 간섭하는 등 ‘자기결정권 침해’(25.8%)를 문제로 꼽기도 했다. 응답자들은 “자녀의 과외를 무료로 해주거나 운전, 설거지, 쇼핑 등 자잘한 심부름을 떠맡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학업연구권(20.2%) 저작권(9.5%) 등 사제간에 서로 존중해야 할 권리들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작 대학원생들의 대처는 소극적이었다. 부당 처우를 경험한 1354명 중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시정을 요구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응답자는 24.8%에 불과했다. ‘참고 넘어 간다’는 답변이 65.3%를 차지했다. 9.9%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열악한 처지에 놓인 대학원생들의 존엄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청년위는 이날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선포했다. 청년위가 전국 주요 대학원 총학생회와 5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권리장전은 개인존엄권, 자기결정권 등을 골자로 총 3장 1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은 “대학원의 도제 시스템과 폐쇄적인 학문 풍토로 인해 전국 33만 대학원생이 생각보다 많은 피해를 겪고 있었다”며 “이번 권리장전은 대학원생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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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묘업체 ‘땅’을 팔때 결혼업체 ‘땅’을 친다

    182년 만에 ‘9월 윤달’(10월 24일∼11월 21일)이 돌아오면서 윤달 속설에 민감한 업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윤달에 결혼하면 부부 금실이 나빠진다’는 속설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어떤 일을 해도 무탈하다’며 이장을 하려는 고객들의 문의는 줄을 잇고 있다. 윤달은 음력에서 평년의 12개월보다 1개월 보태진 달이다.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쪽은 웨딩업계. 서울 종로구의 A웨딩홀은 윤달을 맞아 예약이 절반 이상 줄었다. 토요일이면 하루에 10건은 족히 열리던 예식이 윤달에는 5건 수준으로 줄었다. 총 4차례의 일요일 중 두 차례가 텅 비었다. 올 윤달이 낀 11월은 원래 해를 넘기지 않고 결혼식을 치르려는 커플들이 몰리는 ‘결혼성수기’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11월은 통상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식장을 잡을 수 있는데 올 11월은 (예약이 없어) 지금 당장 예약하더라도 식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컨벤션홀 형태의 대형 예식장과 달리 A웨딩홀은 규모상 식장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어려워 타격이 더 큰 편이다. 웨딩플래너(결혼이벤트 기획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웨딩플래너 유수연 씨(58·여)는 다음 달 예정된 스케줄이 단 하나도 없다. 한 달에 많게는 10건 이상 결혼 준비 과정을 도왔지만 윤달을 맞아 일이 뚝 끊긴 것이다. 유 씨는 “주변 지인, (속설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기독교인 등을 통해 고객들을 수소문하지만 쉽지 않다”며 “막상 신혼부부는 대개 윤달과 관련된 속설을 잘 모르고 믿지 않지만 부모들이 나서서 윤달 결혼을 말린다”고 말했다. 반면 장례업계는 윤달을 맞아 개장유골(조상의 묘를 개장해서 유골을 화장해 봉안당에 안치하는 것)을 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장례서비스업체 청원추모공원은 윤달을 맞아 월 2, 3건 수준이던 개장유골 관련 문의가 윤달을 맞아 월 15건으로 급증했다. 윤달을 코앞에 둔 최근에도 하루에 전화 문의만 3, 4건이 걸려오는데 손이 모자라 손님을 돌려보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윤달을 맞아 화장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달 24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기존 15일이었던 화장 인터넷 예약 기간을 30일로 늘리기도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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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후 첫 재난대응 훈련 이틀째… 이어폰 낀채 폰 보던 20대, 소방차와 충돌할 뻔

    ‘2014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의 하나로 전국 소방서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실시된 22일 오후 2시. 서울 강서소방서 소속 소방차와 지휘차 14대가 훈련을 위해 일렬로 도로에 나섰다. 소방차가 사이렌과 함께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라고 방송하자 앞서가던 차량들은 길을 비켜주거나 인도 쪽으로 차를 붙인 뒤 소방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구급차를 운전하던 김기정 대원(30)은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은 오후라 길을 터 준 차량이 많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이 정도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남성은 소방차와 충돌하기 직전에야 가까스로 피했다. 소방차 행렬 사이로 길을 건너려던 50대 여성은 소방차 행렬을 멈추게 만들기도 했다. 강서소방서 현장지휘팀 전극연 소방위(50)는 “소방차가 달려도 그냥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이 더 무섭다.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들도 소방차에 길을 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훈련을 주관하는 소방방재청은 이번 훈련이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실시되는 국가 단위 훈련으로 국민 참여와 현장의 실제적인 훈련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 참여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에서 진행된 지하철 화재 대비 훈련에 참여한 승객 대부분은 미리 훈련에 참여하기로 한 월곡중학교 학생과 시민 등 120여 명뿐이었다. 나머지 승객들은 훈련에 관심도 갖지 않았다. 서울 내부순환로 홍지문터널에서 진행된 차량화재 진압 가상훈련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로에서 연막탄이 피어오르자 출동한 홍지문터널 긴급구조대 직원 1명이 소화기를 사용해 진화에 나섰고, 뒤이어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마무리했다. 터널 안 3개 차로 가운데 2개를 막았지만, 나머지 1개 차로에서는 차량들이 정상 운행했다. 훈련 관계자는 실제 상황이라면 터널 안으로 들어오는 차량들을 전면 차단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훈련이어서 차량 통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훈련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는 되고 있지만,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고 없이 실제와 가깝게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도심에서도 불시에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해야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박성진 psjin@donga.com·강홍구·이건혁 기자}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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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르는게 값… 온라인 암표, 단속은 무풍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년 팬인 직장인 이모 씨(28)는 18일 시작된 NC 다이노스-LG 트윈스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경기 티켓 예매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포스트시즌은 상위 4개팀만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인 만큼 예매 오픈 1시간 전부터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접속 인원이 몰리면서 결국 구매에 실패한 것이다. 그래도 경기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이 씨는 온라인 중고품 거래 커뮤니티에 들어갔다가 더 속이 상했다. 이 씨는 “정가 3만 원인 잠실구장 네이비석 티켓이 5만 원도 넘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며 “순수한 팬심을 악용해 돈을 벌려는 이들이 괘씸해 결국 경기장 관람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이 19일 막을 올리면서 인터넷상에서 ‘온라인 암표’ 거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단속이 점차 강화되는 오프라인 암표와 달리 온라인 거래는 현재 아무런 단속 기준이 없어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본보 취재팀이 티켓 예매가 시작된 18일부터 각종 중고품 거래, 야구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온라인 티켓 거래는 이미 파는 쪽이나 사는 쪽 모두에게 일상화돼 있었다. 문제는 티켓의 거래 가격. 실제로 정가 2만5000원인 준플레이오프 3차전 외야석 티켓은 3만5000∼4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티켓 가격에 ‘홈팀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도 있었다. 잠실경기 원정팀(NC 다이노스) 좌석이 4장에 25만 원대에 거래되는 것에 비해 홈팀 좌석(LG 트윈스) 4장은 35만 원대로 가격이 높았다. 암표 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비단 프로야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11월 20일 열리는 가수 신화의 멤버 김동완의 미니콘서트는 정가 6만6000원의 3배가 넘는 23만 원대로 암표 가격이 치솟았다. 연말에 열리는 가수 박효신의 콘서트 VVIP석(14만3000원)은 100만 원대에 거래된다는 게시물도 보였다.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고궁 야간 개방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었다. 1인당 1000원짜리 창경궁 야간 개방 관람권 티켓은 현재 10배가 넘는 가격(2장에 2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작 온라인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인터넷 판매도 암표 매매 단속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여전히 이 법은 국회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20만 원 이하 벌금 등의 처벌을 하는 오프라인 암표 단속과는 대조를 이룬다. 정 의원은 “암표상에 당하는 억울한 소비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강홍구 windup@donga.com·이철호 기자}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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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찾은 ‘보물’… ‘영산회상도’ 등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회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북 청도군 용천사, 전남 순천시 송광사 등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당한 불교문화재 수십 점을 매입해 개인수장고에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서울 소재 한 사립박물관의 관장 권모 씨(7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문화재 구입을 알선한 A경매업체 대표 이모 씨(53·여)도 불구속 입건됐다. 권 씨는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4억4800만 원을 주고 청도군 대비사 ‘영산회상도’(1988년 도난) 등 조선시대 중·후기에 만들어진 불교문화재 48점을 구입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제작 시기와 학술적 의미를 감안했을 때 해당 문화재 중 10점 이상이 향후 보물로 지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5월 경매에 출품됐던 청도군 용천사의 불화 ‘영산회상도’(2000년 도난)는 경매 시작가가 3억5000만 원, 추정가가 6억∼7억 원으로 책정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권 씨의 범행은 그가 대출 담보로 설정해둔 도난 문화재 5점이 채권자에 의해 경매에 출품되면서 들통 났다. 권 씨는 조사 과정에서 문화재가 도난품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해당 문화재가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 등에 등록돼 있는 만큼 전문가인 그가 도난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그를 입건했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원래 소장돼 있던 사찰로 돌려보낼 예정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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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자정의 양치기女’

    6월 16일 서울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로 한 중년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만 죽어버리겠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지시에 따라 서울 도봉경찰서 신방학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출동했지만 현장에서 해당 여성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날만 같은 번호로 유사한 내용의 전화가 35차례 걸려왔다. 보름 뒤인 7월 1일에는 같은 번호로 “서울 청량리로 사람을 죽이러 갈 것”이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경찰관 4명이 출동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화를 건 휴대전화의 전원도 꺼진 상태였다. 걸려온 전화번호를 토대로 경찰이 신고자를 추적한 결과, 해당 허위신고 전화는 모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식당종업원 송모 씨(43·여)가 건 것이었다. 송 씨는 2010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총 4654회에 걸쳐 112에 허위신고를 했다. 송 씨의 신고로 경찰이 헛걸음을 한 것만 총 16번. 그는 주로 만취 상태에서 자정이 넘은 심야시간에 본인 언니 명의로 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죽고 싶다” “사람이 죽어 있으니 치워 달라” 등의 내용으로 허위신고를 했고 많게는 하루에 200회까지 전화를 걸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송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도봉서는 낭비된 치안력, 112 신고접수자의 정신적 고통 등을 감안해 피해액수를 산정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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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싶다” 등 총 4654회 112 허위신고한 40대女, 결국...

    6월 16일 서울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로 한 중년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만 죽어버리겠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지시에 따라 서울 도봉경찰서 신방학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출동했지만 현장에서 해당 여성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날만 같은 번호로 유사한 내용의 전화가 35차례 걸려왔다. 보름 뒤인 7월 1일에는 같은 번호로 “서울 청량리로 사람을 죽이러 갈 것”이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경찰관 4명이 출동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화를 건 휴대전화의 전원도 꺼진 상태였다. 걸려온 전화번호를 토대로 경찰이 신고자를 추적한 결과, 해당 허위신고 전화는 모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식당종업원 송모 씨(43·여)가 건 것이었다. 송 씨는 2010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총 4654회에 걸쳐 112에 허위신고를 했다. 송 씨의 신고로 경찰이 헛걸음을 한 것만 총 16번. 그는 주로 만취 상태에서 자정이 넘은 심야시간에 본인 언니 명의로 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죽고 싶다” “사람이 죽어 있으니 치워 달라” 등의 내용으로 허위신고를 했고 많게는 하루에 200회까지 전화를 걸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송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도봉서는 낭비된 치안력, 112 신고접수자의 정신적 고통 등을 감안해 피해액수를 산정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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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00원… 대학 새내기들에겐 큰 희망”

    ‘이제 당신이 신입생의 세잎클로버가 되어주세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예비 후배들을 위해 성균관대 학생들이 뭉쳤다. 지난달 성균관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루 최소 100원씩 기부하는 소액 기부 프로젝트 ‘기브 투 체인지(give to change)’가 시작됐다. 행정학과 4학년 성세운 씨(25) 등 재학생 7명이 주축이 돼 출범한 ‘기브 투 체인지’는 내년 성균관대에 입학할 후배들에게 줄 등록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나눔의 일상화’다. 하루 최소 모금 금액을 100원으로 잡은 것도 학생들이 큰 부담 없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성 씨는 “나눔의 중요성이 많이 다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기부에 대한 장벽이 있다”며 “누구나 손쉽게 기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 5월부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578만3500원(20일 오전 11시 현재)이 모금됐다. 현재까지 뜻을 보탠 기부자는 총 161명. 운영진들은 ‘15학번’ 후배들이 입학하기 직전인 내년 2월까지 총 20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세웠다. 한 명당 200만 원씩 지원해 모두 10명을 도울 계획이다. 기부 접수를 받는 홈페이지(www.givetochange.co.kr)에서는 모금액이 200만 원을 돌파할 때마다 화분에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세잎클로버가 하나씩 새로 피어난다. 등록금 지원을 받을 대상은 운영진과 기부 참가자들이 신청자의 가정환경, 나눔·기부와 연관된 자기소개서 등을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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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100원에 후배들 꿈이 현실로” 성대 등록금 기부 캠페인

    '이제 당신이 신입생의 세잎 클로버가 되어주세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예비 후배들을 위해 성균관대 학생들이 뭉쳤다. 지난달 성균관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루 최소 100원씩을 기부하는 소액기부 프로젝트 '기브 투 체인지(give to change)'가 시작됐다. 행정학과 4학년 성세운 씨(25) 등 재학생 7명이 주축이 돼 출범한 '기브 투 체인지'는 내년 성균관대에 입학할 후배들에게 줄 등록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나눔의 일상화'다. 1일 최소 모금 금액을 100원으로 잡은 것도 학생들이 큰 부담 없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성 씨는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다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기부에 대한 장벽이 있다"며 "누구나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 5월부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일 오전 11시까지 578만3500원이 모금됐다. 현재까지 뜻을 보탠 기부자는 총 161명. 운영진들은 '15학번' 후배들이 입학하기 직전인 내년 2월까지 총 20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세웠다. 한 명 당 200만 원씩을 지원해 총 10명의 후배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기부 접수를 받는 홈페이지(www.givetochange.co.kr)상에서는 모금액이 200만 원을 돌파할 때마다 화분에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세잎클로버가 하나씩 새로 피어난다. 성 씨는 "네잎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라면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며 "누구에게나 행복이 있듯 기부 또한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지원을 받을 대상은 운영진과 기부참가자들이 신청자의 가정환경, 나눔·기부와 연관된 자기소개서 등을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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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가 돼버린 환풍구… 덮개 곳곳 휘어져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16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자 도심 곳곳에 위치한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시설물들이 늘면서 지하의 오염된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환풍구는 지하철역과 지하주차장 인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인도(人道) 주변에 위치해 통행 혼잡이나 대형 행사 개최 시 ‘통행로’ 또는 ‘관람 장소’로 용도가 변질돼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전규정 미비와 안전 불감증이 결합되면서 또 다른 환풍구 관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내구성 취약…방치된 도심 속 환풍구들 본보 취재팀은 19일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분당선) 인근 환풍구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인도 폭의 3분의 2에 달하는 환풍구는 버스 정류장에 인접한 데다 주변에 학교가 많아 학생과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다. 가로 2.5m, 세로 15m, 깊이 20m의 한 환풍구는 16개의 철제 덮개로 덮여 있는데 높이가 고르지 않고,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환풍구 오른쪽으로부터 6, 7번째 덮개와 15, 16번째 덮개 사이는 4cm가량 높이가 달랐다. 기자가 직접 환풍구 위에 올라가 발을 굴러보니 틈새는 더 크게 벌어졌고, 덮개는 손으로도 쉽게 들어올려졌다. 또 일부 덮개는 무언가에 눌린 듯 아래로 휘어져 있었다. 이 교수는 “행인은 물론이고 차량들이 턱이 낮은 덮개를 밟고 지나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 것 같다.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역 일대 일부 환풍구에는 유리 보호벽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환풍구는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안전펜스’가 없었고 출입을 차단하는 경고 문구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2호선 교대역과 5호선 애오개역 인근 환풍구도 상황이 비슷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시민들이 위태롭게 환풍구 위에 서 있는가 하면 발을 굴렀을 때 흔들림이 느껴지는 환풍구도 많았다.○ 안전점검 규정 전무, 환풍구 사고 위험 키워 환풍구의 구체적 설비기준이나 안전점검 규정이 없다는 점은 안전관리 부실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물의 설치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지하역사 등에 환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환기설비 덮개의 재질이나 강도, 안전점검 실시 등에 관한 규정은 없다. 지하철에 적용되는 ‘도시철도건설규칙’도 외부에 노출된 배기구의 내구성이나 안전설비에 대해선 별다른 규정이 없다. 서울메트로 측은 “안전관리 및 단속 규정이 없는 것은 맞지만 m²당 35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비기준은 통행량과 설치 장소에 상관없이 일괄 적용되고 있어 보행자가 몰리는 지역 환풍구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국토부는 18일 환풍구 추락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관계기관에 환기 구조물 등의 안전점검 실시를 지시했다. 덮개가 열려 있거나 느슨해진 곳은 없는지 살피고, 안전펜스를 설치하도록 건물주에게 권고할 계획이다. 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법적 기준이 필요한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 종식돼야 이달 4일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환풍구에서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직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출구 인근에 위치한 환풍구 위로 우르르 올라갔기 때문이다. 행사를 기획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시민 한 명이 (환풍구 위로) 올라가자 머뭇거리던 사람들도 뒤따라 올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안전요원들이 환풍구 위로 올라간 시민들을 끌어내려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3일에는 고교 1학년생(17)이 부산 해운대구 모 백화점 앞 공원에 있는 환기구에 올라갔다가 15m 아래 백화점 지하 6층으로 추락해 숨진 사고가 있었다. 환풍구는 주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환풍구 인근에서 불이 났다거나,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는 시민들이 더 높은 곳에서 상황을 보기 위해 환풍구를 발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안전요원만으로는 돌출 행동을 막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환풍구 관리의 제도적 보완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 불감증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홍수영 기자}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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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지난 지금도 부조리 넘치는 사회, 사고때만 반짝관심… 안전불감증 여전”

    “그 참사는 다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조리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 때 사고원인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당시 조사 과정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수대교 참사는 의욕만 앞서 결과물을 빨리 내놓으려던 정부, 그 와중에 이윤을 남기려던 건설회사, 새 기술을 충분한 연구와 검증 없이 적용한 기술자들의 문제가 더해져 낳은 비극이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20년이 지났지만 요즘도 32명의 성수대교 희생자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성수대교 참사 이후 주요 다리에 안전점검 센서를 설치해두는 등 교량 안전이 대폭 강화됐고 참사가 계기가 돼 교량건설 기술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다른 분야 곳곳에는 여전히 위험 요소들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상 참사가 터져야만 해당 분야 안전에 경각심을 갖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당시 성수대교 붕괴사고 조사를 하면서 이런 참사가 언제든지 분야만 바꿔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성수대교 참사 이후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최근의 세월호 사태까지 대형 참사를 지켜보며 사회가 앞으로 빨리 달리기만 했지 안전에는 아직도 무관심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산업별로 일이 터지면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국가 전체의 큰 틀에서 대대적인 안전점검 예산과 인력을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선희 sun10@donga.com·강홍구 기자}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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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로 치솟는 듯하더니 곤두박질… 지금도 다리 건널 땐 식은땀 흘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20년 전 그날 한강으로 추락한 성수대교 상판 위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제3기동대 40중대 소속 의경 11명이 있었다. 경찰의 날(10월 21일)을 맞아 모범의경 표창을 받으러 강남으로 다리를 건너던 길이었다. 갑자기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들렸고 이들이 탄 승합차는 끊어진 다리와 함께 한강 물 위로 고꾸라졌다. 마치 아스팔트가 하늘로 치솟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성수대교 붕괴 후 20년, 동아일보는 참혹한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의경 11명 중 4명을 만났다. 속옷 차림으로 끊어진 다리 위에서 생존자를 구조하던 20대 청년들은 어느새 40대 중년 가장이 됐지만 “여전히 그날의 충격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13일 경기 화성시에서 만난 강준식 씨(40·당시 상경·사진)는 “그만 기억하고 싶다”고 말문을 떼고는 이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버스에 깔려 삶을 마감한 젊은 여성의 얼굴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사고 현장을 담은 사진을 건네자 그는 어느 차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를 짚어낼 정도로 당시 상황을 자세히 기억해냈다. 기억이 또렷한 만큼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도 깊게 남았다. 이경재 씨(41·당시 수경)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정신적인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했다. 그는 “완충작용을 위해 다리가 미세하게 흔들릴 때마다 사고 순간이 떠오른다”며 “신호에라도 걸려 차가 다리 중간에 서면 유턴을 하고 싶을 정도로 공포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4, 5년 전 한 쇼핑몰에 갔다가 주변 사람은 가만있는데 혼자만 진동을 느껴 혼비백산 도망쳐 나왔던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다. 최충환 씨(41·당시 수경)는 “고속버스에서 자다가도 차가 다리를 건너는 느낌이 들면 알아채고 금세 잠에서 깨게 된다”며 “(탈출에 대비해) 창문이 수동으로 열리는 차를 타야 한다고 (주변에)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김희석 씨(41·당시 수경)는 “건설 현장에서 자재가 떨어지는 소리나 타이어 터지는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심리치료 등 피해 치유를 위한 대처가 미흡해 생존자 트라우마의 그림자가 길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들이 사고 후 받은 보상은 경찰병원 입원 치료와 1주일가량의 휴가, 국회의원들이 건넨 금일봉 등이 전부였다. 이 씨는 “병원에 입원한 기간에도 높으신 분들과 기념촬영을 하느라 치료를 거의 못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의 시선은 여전히 그날을 향해 있었다.강홍구 windup@donga.com·최혜령 기자}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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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스마트폰 내비 검색정보도 수집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특정 지역을 검색한 사람의 인적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두 차례에 걸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유 전 회장의 은신처였던 전남 순천시 서면 송치재 인근을 검색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수집했다. 서울경찰청은 7월 3일 첫 영장을 발부받아 T맵(SK텔레콤), 올레내비(KT), 유플러스 내비(LG유플러스), 김기사, 아이나비, 맵피 등 6개 내비게이션 업체에서 4월 19일∼5월 26일 출발지나 목적지를 ‘송치재휴게소’와 ‘송치골가든’ ‘송치골’ 등으로 검색한 사용자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받았다. 경찰은 2차 영장을 발부받은 7월 18일에는 기간을 3월 1일∼7월 17일로 확대하고 검색어를 ‘송치재휴게소’ ‘야망연수원’ ‘언남초등학교’ 등으로 바꿨다. 이렇게 수집된 전화번호가 1차 182개, 2차 185개 등 367개였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내비게이션으로 특정 장소를 검색한 사람을 모두 사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영장을 발부받은 것이지만 앞으로는 지나치게 넓은 범위의 압수수색을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지난해 12월 철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A 씨의 통화기록은 물론이고 단체 대화방인 ‘네이버 밴드’에서의 대화와 대화 상대방 정보를 요구한 사실도 밝혀졌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홍구 기자}

    •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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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회사원 행세해야 대출” 노숙인 모아 합숙훈련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을 돌며 노숙생활을 하던 A 씨(31)가 인천 연수구의 번듯한 연립주택 지하방에서 살게 된 건 B 씨(33)의 달콤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1000만 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은 A 씨는 그곳에서 3개월간 노숙인 8명과 합숙하며 교육을 받았다. 실체도 없는 회사의 사업 내용은 물론이고 자신의 월급, 회사 주소, 전화번호까지 가짜 정보를 달달 외워야 했다. B 씨는 노숙인들의 명의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타낼 때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이런 교육을 했다. 한 노숙인이 심사에서 회사의 전화번호를 대지 못해 10번이나 대출을 거부당하자 아예 합숙소를 차린 것이다. B 씨 일당은 노숙인 명의를 빌려 2011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207차례에 걸쳐 75억여 원을 가로챘다. 국토교통부 기금으로 조성된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33억7800만 원을 받아냈고 제2금융권 등에서 41억5900만 원을 챙겼다. 대출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실체가 없는 회사 18개를 만들어 노숙인을 고용한 것처럼 속였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범행을 주도한 B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노숙인 A 씨 등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한편 노숙인 모집책 등 공범 40여 명을 쫓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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