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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4차선 도로에서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차량이 통째로 빨려 들어가고 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서울에서만 최근 10년간 218개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르는 싱크홀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지반 조사 및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리던 SUV 갑자기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7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대교 방면 한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가 땅속으로 빠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 남성(82)이 중상을 입었고 동승자 여성(76)은 심정지 상태에 빠져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성은 나중에 호흡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이 현장에서 확인한 싱크홀은 가로 6m, 세로 4m 크기에 깊이는 성인의 키를 훌쩍 넘기는 2.5m 규모였다. 중형 승용차 한 대는 가볍게 집어삼킬 수 있을 만한 구멍이었다. 당시 주면의 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사고 순간이 담겨 있었다. 도로를 달리던 흰색 티볼리 차량이 갑자기 왼쪽으로 뒤뚱하며 기울면서 순식간에 땅 속으로 사라졌다. 주변을 달리던 차량들이 놀란 듯 급히 진료를 바꾸거나 멈춰서는 모습도 있었다. 한 목격자는 “일을 하다가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나와보니 차 한 대가 도로 밑에 빠져 있었다”며 “차 안에 사람이 보였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나던 연세대 학생 조모 씨(25)는 “반대편 차선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가 땅 속에 떨어져 있었다”며 “매일 오가던 길이라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지하 시설이 있는 곳도 아닌데 싱크홀이 생겼다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올해 벌써 서울에만 7건 발생문제는 이 같은 싱크홀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2016년 57건이었던 싱크홀은 2017년 23건, 2019년 2019년 13건 등 다소 줄어들다 2022년 20건, 지난해 22건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7건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매월 1, 2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특히 지난해에는 6~8월의 강수량이 954mm로 연간 강수량(1400mm)의 약 70%가 집중되면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간 서울 지역 싱크홀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218건 중 38%인 83건이 여름철 우기(7~8월)에 집중됐다. 주로 낡은 하수관로로 인한 지반침하가 110건(51%)가 원인이었다.서대문구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도로에는 이전까지 구청 차원의 지반 상태 점검 등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서 관리하는 도로라는 이유로 3월부터 구청이 진행한 지하 공동탐사 대상에서 빠졌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시에서 관리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임의로 위험성 조사 등을 할 수가 없다”며 “구에서 따로 해당 도로에 싱크홀 관련 조치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 전문가 “지반 조사하면 충분히 예측 가능”싱크홀은 단순 땅꺼짐을 넘어 인명 재산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25일에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깊이 2.5m 싱크홀이 발생해 지나가던 30대 남성이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2022년 8월에는 강원 양양군 그랑베이 낙산 건설 현장에서 무려 폭 12m, 깊이 5m의 싱크홀이 발생해 근처에 있던 편의점이 붕괴됐다. 2019년 12월 22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공사 현장에서 깊이 3m 싱크홀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은 충분히 사전 조사로 예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대부분이 빗물이나 낡은 상하수도에서 새어나오는 물로 인해 발생한다. 물로 인해 생긴 빈 공간을 미리 조사해 메우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 인근 등에는 선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아이돌 그룹 NCT 멤버 태일(본명 문태일)이 성범죄 관련 사건에 피소돼 팀을 탈퇴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태일을 성범죄 피의자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정확한 혐의나 관련 피해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속사는 당사자와 논의해 NCT 탈퇴를 결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태일이 성범죄 관련 형사사건에 피소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해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해 태일의 팀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 아티스트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태일은 2016년 그룹 NCT의 유닛 NCT U로 데뷔했다. 그는 팀 내 메인보컬로 활동했으며, NCT와 서브 그룹 NCT127의 멤버로도 무대에 올랐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마약 조직 말단에서 마약을 은닉, 배달하는 일에 20대 젊은이들이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드로퍼(Dropper·마약류 운반책)’라고 불리는데 최근 돈이 필요한 젊은층이 주로 몰리고 있다. 마약 조직은 이들의 신분증 등을 미리 받아둔 뒤 나중에 탈퇴하려 하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등에서 ‘드로퍼’ ‘드라퍼’ 등을 검색하자 관련 홍보 글들과 텔레그램 채널 주소들이 나열됐다. 이를 통해 채널에 접속하자 ‘드라퍼 구인 월 2000 보장 가능. 신분 개빡세게 오픈(공개) 가능한 자 구인’ 등의 설명이 적힌 채널이 여럿 나왔다. 취재팀이 ‘드로퍼를 하고 싶다’며 한 채널을 통해 말을 걸자 채널 운영자는 얼굴 사진,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신상 서류를 ‘담보’로 요구했다. 이들은 지원자가 나중에 ‘드로퍼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할 경우 신상 정보를 공개한다고 협박해 일을 그만두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1∼6월) 경찰에 검거된 마약류 공급 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나 늘었다. 신분증 저당 잡힌 마약운반 청년들… “신상 공개” 협박에 발 못빼마약운반 늪에 빠진 20대“고수익 알바” 거짓 홍보로 유혹… 주민등록초본-가족 신상도 요구“가족피해 우려, 그만두지도 못해”… 마약배달 처벌 강화돼 징역 5∼7년드로퍼에 가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관련 텔레그램 채널 등에 접근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검색사이트 구글이나 X(옛 트위터) 등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관련 글들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고수익 알바’ 등을 찾다가 우연히 이런 글들을 본 뒤 마약 조직에 발을 들이게 되는 셈이다. ‘일당 100만 원 이상 보장’, ‘최소 수익 월 2000만∼3000만 원’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을 내건 경우가 많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일자리를 문의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지원자 가장해 접근하자 “민증 보내라” 취재팀은 마약 조직이 드로퍼를 고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지원자를 가장해 접촉을 시도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민등록증은 물론이고 등초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신상 서류를 요구했다. 수 초 만에 답장을 보내온 한 마약 판매책 채널은 “보증금 300만 원과 얼굴 사진을 달라”며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부모 이름과 전화번호, 그 외 가족 전화번호, 주거래 통장 계좌번호 등을 요구했다. 서류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기록된 주문 내역을 캡처해 보내라는 경우도 있었다. 지원자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 다니는 학교 등 자녀 신상 정보까지 요구한다. 취재팀이 복수의 관련 텔레그램 채널을 관찰해 보니 드로퍼 지원자들은 대부분 20대였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20대 드로퍼 경험자들이 일을 그만두려 할 때마다 조직은 “네 신상 정보를 공개하겠다” “집 주소를 안다. 사람을 보내겠다”고 협박하며 계속 일을 시킨다. 드로퍼들은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자신의 신상이 공개될까 봐 혹은 본인이나 가족이 위해를 당할까 봐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취재팀이 살펴본 한 텔레그램 채널에는 탈퇴를 시도한 남성 드로퍼의 사진과 함께 “이 ×× 잡아서 알몸 동영상 재밌는 콘텐츠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라는 운영자의 협박 글이 올라왔다. 마약 채널 운영자들은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개월 단위로 대화방을 삭제하는 일명 ‘방폭’도 하고 있다. 운영자들은 통상 3, 4개 채널을 상시 운영하는데 각 채널마다 20명가량의 신상이 공개돼 있었다.● 경찰, 공급책 집중 단속…적발 시 징역형 경찰에 따르면 드로퍼 같은 마약 공급 사범은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1∼6월) 경찰에 검거된 마약 공급 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동기(2089명)보다 30.4%(636명) 늘었다. 당초 제조나 밀수 사범을 중심으로 단속 활동을 해온 경찰은 이달부터 유통 사범을 집중 단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큰돈’의 유혹에 별생각 없이 가담했다가는 형사처벌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3월 인천지법은 ‘마약 딜러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드로퍼가 된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마약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처벌을 받게 된 드로퍼 의뢰인들은 다들 ‘형이 셀 줄 몰랐다. 제대로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하곤 한다”며 “예전보다 판매책들이 드로퍼들에게 보내주는 양이 많아 징역 5∼7년까지 받기도 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선은 상선의 정보를 전혀 모르게 설계된 점조직에서 드로퍼 등 최하선은 수사 꼬리 자르기용으로 이용되기도 쉽다”고 했다. 투약과 돈벌이를 모두 하려는 목적으로 드로퍼가 되는 이들도 있는 만큼 투약 사범부터 드로퍼의 길로 빠지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돈은 없는데 마약을 사고 싶은 20대들, 큰돈을 벌려는 젊은이들이 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마약과장 출신 천기홍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는 “투약 사범에 대해서는 치료나 재활을 통한 재범 방지 노력을 정책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27일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과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사건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은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담보 및 보증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준 사실을 이달 초 수시검사를 통해 적발했다.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하거나 대출금이 용도에 맞지 않게 유용된 정황도 발견됐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22일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참사 당시 계단 방화문이 열려 있어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졌을 가능성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화문은 불길이나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평상시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6일 부천 호텔과 유사한 서울의 주요 숙박시설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가 방화문을 열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숙박시설 10곳 가보니, 8곳 방화문 개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부천 화재 사망자 7명 중 5명은 사망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 즉 ‘유독가스’였다. 이 중 2명은 처음 불이 난 7층에서, 나머지 3명은 그 위층에서 발견됐다. 호텔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화재 발생 83초 만에 연기가 복도와 피난 계단 앞을 가득 메우는 장면이 담겼다. 소방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호텔의 층간 방화문에는 자동개폐장치가 다 달려 있었다”며 “다만 몇 개가 안 닫혔는데 화재 때 망가진 것인지, 처음부터 불량이었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연기가 위층으로 퍼진 점을 감안하면 자동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거나, 방화문을 열어 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99년 만들어진 건축물 방화구조 규칙은 방화문을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하거나, 화재 시 연기 발생 또는 온도 상승에 의해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로 설치하라고 규정한다. 문제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방화문을 열어 놓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중구 일대 숙박시설 10곳을 돌아본 결과 8곳은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종로구의 5층 호텔은 모든 층의 방화문이 개방된 상태였다. 문 앞에 수건 포대나 이불 포대를 쌓아둔 곳도 있었다. 중구의 한 모텔은 옷걸이와 노끈을 이용해 방화문을 열린 채로 고정시켜 놨다. 기자가 힘을 주어 닫아 보려 해도 문이 닫히지 않았다. 중구의 13층 호텔에는 방화문에 자동개폐장치가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이 끝까지 닫히지 않았다. 방화문 개방은 화재 참사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당시 3층에서 불이 났는데 유독가스가 11층까지 올라가 주민이 숨졌다. 방화문이 모두 열려 있었던 탓이다. 2022년 경기 이천시 상가 화재 사건 때도 방화문이 열려 있었던 탓에 3층의 연기가 4층으로 번져 5명이 숨졌다.● 적발돼도 유야무야… “신고제 활성화 필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화문을 개방해 놓을 경우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은 종종 점검에 나서지만 실제 불이익 조치까지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달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는 방화문 개방 등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 원이 부과됐지만 아파트 측이 “시정하겠다”고 한 뒤 부과 조치가 유예됐다. 방화문을 열어두거나 피난 계단을 장애물로 막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신고포상제도 운영 중이지만 효과는 낮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포상금 관련 예산 3000만 원 중 지난달 29일까지 집행된 금액은 735만 원뿐이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부천 화재 호텔은) 방화문이 닫혔다면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모든 숙박시설에 자동개폐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2022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주기적으로 방화문을 점검하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높이 11m가 넘는 건물은 담당자가 3개월마다 방화문, 자동개폐장치를 점검해야 한다. 2017년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로 70여 명이 사망한 뒤에는 화재안전시설 기준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2021년에는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건물주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약 7400만 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경찰은 26일 호텔 업주와 명의상 업주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생존 투숙객, 목격자, 직원 등 15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쳤다. 소방 당국은 올해 5월 해당 호텔에 대해 ‘화재 발생 시 다수의 인명 피해 우려가 있다’는 조사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계자는 “숙박시설이면 통상적으로 그렇게 적는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불났어. 나 이제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22일 오후 7시 47분경 화마에 휩싸인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안에서 김단아 씨(28)는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생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구급대원이 안 올라올 것 같다.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것도 다 버려 달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2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평상시에 말이 별로 없는 아이였는데 그날따라 ‘아빠, 나 갈게’ 하고 나가더라”라면서 “아이를 떠나보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오열했다. 김 씨의 부친도 벌게진 눈으로 말없이 빈소 영정사진 옆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사고 전날 아버지의 생일이었던 21일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것 먹고 잘 쉬어”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관련한 꿈을 키워 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 확인을 통해 가족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다른 유족들도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천장례식장에도 이번 화재로 사망한 40대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 3명은 충혈된 눈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들도 충격으로 제대로 걷지 못해 경찰의 부축을 받았다. 아직 빈소를 차리지 못한 유족도 있는 가운데 화재 원인이 합동 감식을 통해 규명될 예정이다.· 부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불이 번지기 시작한 복도가 불과 1분 23초 만에 연기로 가득 찬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급격하게 화재가 번지게 된 이유로 최초 발화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있던 것을 지목하고 있다.23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전날 화재로 총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의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입수했다. CCTV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1분경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에 한 투숙객이 들어가고 약 3분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방 밖으로 다시 나온다.해당 투숙객이 방을 나서고 3분이 채 지나지 않자 810호에서 뿌연 연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연기가 천장부터 가득 차기 시작했고, 불과 1분 23초가 지난 오후 7시 38분경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은 연기로 뒤덮였다. 당시 810호에 처음 입실했던 투숙객은 ‘에어컨 스파크’ 현상을 본 뒤 이상한 냄새를 맡아 객실 교체를 요구하기 위해 2층 호텔 로비로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숙객은 오후 7시 35분경 710호로 재배정받아 입실했지만 5분 뒤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소방 당국은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 있어 급속도로 좁은 복도를 타고 화재와 연기가 번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누전으로 스파크가 발생한 방 출입문이 열려 있어 산소가 급격히 유입돼 불이 커진 것이다.최초 신고가 늦어진 점도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복도가 연기로 가득 찬 오후 7시 39분에서야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복도에 가득해 내부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이후 이 복도는 벽면과 천장이 모두 까맣게 타버렸다.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 결과를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낼 계획이다.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우리나라에서 전기차를 판매 중인 주요 제조사들의 화재 매뉴얼에 잘못된 내용이 여럿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소방용 수조가 있어야 불을 끌 수 있는데 운전자 개인이 물을 뿌려 진압하라든가, 전기차 화재에 무용지물인 C급 소화기로 대응하라는 식이다. 인천 서구 전기차 화재 이후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잘못된 매뉴얼이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 전기차를 시판 중인 업체 중 테슬라, 현대차, 기아, 벤츠, KG모빌리티(KGM), 캐딜락, 렉서스 등 7곳은 각 사 홈페이지에 자체적으로 만든 화재 대응 매뉴얼을 공개하고 있다. 본보는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 등 전문가 6명과 함께 각 사 매뉴얼을 분석했다. 테슬라의 모델X는 매뉴얼에 ‘고압 배터리에 난 불은 물로 꺼야 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일반적인 물로 진압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불을 끄려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운전자가 직접 물을 뿌려 불을 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운전자까지 다칠 수 있다는 것. 이항구 원장은 “소방 당국이 사용하는 ‘이동식 침수조’를 제외하곤 배터리를 냉각시킬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기아의 EV6, KGM의 코란도 EV 등 4개 모델은 매뉴얼에서 ‘반드시 전기화재 전용 분말 소화기를 사용해 화재를 진압하십시오’ 등으로 안내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설명이 반만 맞다는 것이다. 국내 안전기준에 따르면 화재 유형은 일반(A급), 유류(B급), 전기(C급), 주방(K급) 등 총 4가지로 분류된다. 전기 소화기로 통하는 C급 소화기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 화재에서는 효과적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영주 교수는 “보이는 불꽃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순 있어도 완전 진화는 어렵다”고 했다. 이덕환 교수는 “배터리는 밀폐돼 있고 외부 프레임도 강하게 만들어져 아무리 소화수나 소화액을 뿌려도 내부로 들어가지 못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리튬 배터리 화재에 효과가 있다는 금속화재용(D급) 소화기가 시중에 판매 중이지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인천 서구 화재 뒤 소방 당국은 국내외에 현재 시판 중인 소화기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불을 끌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매뉴얼이 차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소방 당국이나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전기차 운전자들을 위한 공통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기차 화재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면 ‘대피 후 신고’ 원칙을 명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학훈 교수는 “전기차를 구입하면 반드시 매뉴얼을 완독해야 차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뉴얼은 (배터리 화재만 특정한 게 아니라) 차량 전반 화재를 가정한 것”이라며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소방서에 연락해 전기차 화재임을 알리고 조치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소화기와 충분한 양의 물을 이용하라는 내용은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매뉴얼이 아니다”라며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소방서 등에 연락하라는 내용도 매뉴얼에 함께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서울 송파구에서 60대 대리 기사가 몰던 테슬라 전기차가 주택가 담벼락과 인근 차량 여러 대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경기 용인에서 ‘원 페달 드라이빙(가속페달로만 가속, 감속하는 주행법)’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테슬라 돌진 사고로 11명이 다친 가운데 유사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송파구의 한 주택가에서 60대 남성 A 씨가 몰던 테슬라 차량이 주택가 담벼락으로 돌진했다. 대리 기사인 운전자는 손님의 차를 주차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에 “차량이 갑자기 급발진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신고된 내용에 따르면 사고 당시 차량의 브레이크등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고로 빌라 벽돌담과 차량 7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경찰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운전 당시 A 씨는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와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브레이크 작동 여부나 원 페달 드라이빙 여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최근 60대 여성이 운전하던 테슬라 전기차가 경기 용인시 한 카페로 돌진해 1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해당 운전자가 ‘원 페달(One-Pedal) 드라이빙’으로 인한 조작 실수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인천과 경기 용인 등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전기차의 꽃이라 불리는 원 페달 드라이빙에 대한 안전 우려도 제기된다.● 원 페달 드라이빙 안전성 논란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1명을 다치게 한 60대 여성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실을 인정하면서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인한 운전 미숙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주차하던 중 전진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후진 기어로 변경했다고 착각하고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통상 후진할 때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서 주행하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경찰은 당시 차량이 전방으로 급가속했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에 익숙해진 A 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확인 결과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기차에 주로 탑재된 원 페달 드라이빙이란 가속페달 하나로 차량을 움직이고 멈추는 기능을 뜻한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는 힘을 줄이면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충전하는 ‘회생제동’이 작동해 브레이크를 밟는 효과가 생긴다. 회생제동의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속부터 정차까지 페달 하나로 주행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은 제조사별로 테슬라 ‘홀드모드’, BMW ‘B모드’, 현대자동차 ‘i-페달’ 등으로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올 7월까지 등록된 전기차 47만6000여 대의 대다수가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조모 씨(67)는 “30년 넘게 일반 차를 몰다 최근 전기차로 바꿨다”며 “원 페달 드라이빙이 페달 하나만 사용하니 편리하고 배터리도 아낄 수 있다고 하는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 조심해서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중에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늘고 있는데 원 페달 드라이빙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이태원 주택가의 담벼락을 들이받은 택시 전기차의 경우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실제론 가속페달을 6번이나 밟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전기차 운전자들도 원 페달 드라이빙의 위험성을 토로한다. 테슬라 차주인 강모 씨(28)는 “주말 동안 해안 도로를 운전하다 커브 길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바다로 빠질 뻔한 적이 있다”며 “그 뒤론 매일 오가는 출퇴근길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페달 오인 방지 위한 안전장치 필요” 전문가들은 특히 고령 운전자 사이에서의 원 페달 드라이빙 위험성을 경고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습관화가 되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잘못 밟을 수 있다”며 “특히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전기차 급발진 사고 10건 중 9건 이상이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인한 운전 미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달 오인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필수 안전장치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은 2012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도입한 데 이어 내년 6월부터는 장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전자가 가속페달 혹은 브레이크를 조작하고 있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추가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최근 출시된 신형 전동차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에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능을 적용했다. PMSA는 차량 앞뒤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는 경우 이를 오조작으로 판단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능이다.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100%까지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차량의 구동력·제동력 제어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용인=서지원 기자 wish@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병원 지하주차장까지 이용을 못 하게 하는 건 전기차 타면서 처음입니다.” 1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노원을지병원에 전기차를 몰고 온 인모 씨(75)는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차를 돌려야 했다. ‘(전기차는) 화재 예방을 위해 지하주차장 이용이 불가합니다’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 씨는 “환자 입장에서 많이 아파서 한시가 급해도 지하에 차를 못 대고, 지상주차장 빈 곳을 찾아 돌아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병원들이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명확한 대책이나 가이드 라인을 내놓지 않자 민간 시설들이 불안감에 먼저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노원을지병원 관계자는 “8월 7일부로 임직원 전체 및 내원 환자 대상으로 전기차는 지하주차장이 아닌 야외로 주차 안내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특성상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가 있고,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대전 등의 병원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을지병원 등도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기차 주차 제한 등을 검토 중이다. 민간 시설이 자체 대응하다 보니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에선 흰색 테슬라 전기차 한 대가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려고 하자 직원이 막아서 실랑이가 빚어졌다. 직원은 “진입이 곤란하니 다른 곳에 가서 차를 대야 한다”고 안내했고, 운전자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회사, 상업시설, 호텔 등에서도 전기차 주차가 불가능했다는 인증 글이 잇따랐다. 지난 주말 김포의 한 쇼핑몰을 방문했다는 대학원생 이모 씨(27)는 “전기차 충전기 쪽 주차면을 전부 점검 중이라며 막아둬서 주차를 할 수 없었다”며 “정부에선 전기차 사라고 보조금 줄 땐 언제고 이젠 전기차주들이 불이익을 다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감을 느낀 일부 시민들은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전기차 관련 대책을 일부 발표했으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 등에 그쳤기 때문이다. 5년째 전기차를 탄다는 직장인 이모 씨(28)는 “전기차 충전을 급속으로 하면 위험하다고 해서 완속으로만 충전하고, 충전 완료된 뒤엔 바로 아파트 외부 주차장에 주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차량용 소화기를 구매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병원 등에서 전기차 충전을 금지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호주 멜버른에서 11개 병원을 운영 중인 ‘모나시 헬시’ 그룹은 병원 내 모든 공간에 전기차의 충전을 금지했다. 지난해 8월 호주 빅토리아주의 직장 안전 관련 정부기관인 ‘워크 세이프’는 개방된 지역 혹은 화재 진압 시스템을 갖춘 장소에서만 전기차를 충전하도록 권고했다. 올 5월 영국 리버풀의 한 어린이병원은 화재 우려를 이유로 전기차를 타고 온 환자들을 돌려보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화재 사건 이후 일부러 전기차 근처에는 주차를 안 하는 편이에요.” 13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만난 주민 김모 씨(27)는 “전기차 충전소가 지하에 있는 데다 주변에 소화기도 없으니 불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 시설은 3대 있지만 소화기는 없었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은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을 계기로 서울 일대 아파트 10곳을 둘러봤다. 그 결과 9곳은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소화 시설이 없었다. 기자가 찾아간 서대문구의 다른 아파트엔 전기차 충전기 바로 옆에 에어컨 실외기가 놓여 있었다. 주민 최모 씨(28)는 “실외기만 해도 뜨거운데 혹시 전기차 충전하다 불이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엔 전기차 충전시설 인근에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놓여 있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쓰레기에 불이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았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등에 지상 주차를 유도하는 공문 정도를 보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이후 서울 서초구는 전기차 충전소 점검에 나섰다. 12일 서초구 반포복개천 공영주차장에서 구의 전기차 충전소 점검을 동행하는 동안 전문가가 전압, 전류, 전기선, 충전기 단자, 누선 등 화재 위험 요인 5가지를 중심으로 충전소를 점검했다. 화재 위험 요인은 맨눈으로 식별할 수 없기에 계량기, 열화상 카메라 등 장비를 동원했다. 점검 업체 대표 김덕기 씨(66)는 “전기차 시설 주위엔 불이 붙을 수 있는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하고, 소화기를 꼭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소방안전관리자들이 화재 위험 요소들을 인지하고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전기차 충전소가 지하에 있는 데다 주변에 소화기도 없으니 불안하죠.”13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만난 주민 김모 씨(27)는 “일부러 전기차 근처에는 주차를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 시설은 3대 있지만 소화기는 없었다.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은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을 계기로 서울 일대 아파트 10곳을 둘러봤다. 그 결과 9곳은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소화 시설이 없었다. 기자가 찾아간 서대문구의 다른 아파트엔 전기차 충전기 바로 옆에 에어컨 실외기가 놓여 있었다. 주민 최모 씨(28)는 “실외기만 해도 뜨거운데 혹시 전기차 충전하다 불이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여름철엔 실외기 화재도 많다보니 더욱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엔 전기차 충전시설 인근에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놓여 있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쓰레기에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았다.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시설에 소화기 구비나 환경 정돈을 강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시설 및 전용 주차구역 설치 규정은 있지만 화재 예방 및 대처 관련 규정은 없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등에 지상 주차를 유도하는 공문 정도를 보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법적 공백에 지자체들은 자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구 내 전기차 충전소 점검 등 화재 대응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12일 서초구 반포복개천 공영주차장에서 구의 전기차 충전소 점검을 동행하는 동안 전문가가 전압, 전류, 전기선, 충전기 단자, 누선 등 화재 위험 요인 5가지를 중심으로 충전소를 점검했다. 화재 위험 요인은 맨눈으로 식별할 수 없기에 계량기, 열화상 카메라 등 장비를 동원했다. 점검 업체 대표 김덕기 씨(66)는 “전기차 시설 주위엔 불이 붙을 수 있는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하고, 소화기를 꼭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전기차 관련 화재 예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시설 인근 적치물, 가연물 등은 모두 화재 확산에 기여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며 “관리 의무를 지는 소방안전관리자들이 화재 위험 요소들을 인지하고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청소년 도박 근절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향후 3년간 100억 원대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9일 서울 마포구 하나은행 사옥에서 ‘청소년 불법 도박 피해 예방 및 치유를 위한 프로젝트’ 선포식을 열었다. 최근 심각해지는 청소년 불법 도박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금감원·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경찰청·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참여했다. 최근 동아일보의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기획 보도를 통해 심각한 실태가 알려지자 금감원 등이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그룹은 3년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함께 100억 원 규모의 청소년 불법 도박 근절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 도박 문제를 주제로 한 뮤지컬과 웹툰,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 공동제작·배포 △버스킹 공연과 토크콘서트를 비롯한 각종 캠페인 △청소년 도박 예방 실천학교 선정 및 운영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단 연계사업 등을 준비 중이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학원 수업 일정이 빡빡해 전동킥보드를 안 타면 늦을 수도 있어요.” 9일 오후 3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골목에서 만난 중학생 이모 군(14)은 전동킥보드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평소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 군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없다. 이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목동 학원가 길거리에선 전동 킥보드를 탄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시민들 사이로 달리고 있었다.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해 집단 폭주 행위를 벌인 ‘따릉이폭주족연맹(따폭연)’의 운영자 고등학생이 최근 검거된 가운데, 따폭연 회원으로 난폭운전에 참여한 50여 명 중 상당수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PM을 빌려주는 업체 대다수에서 면허 없이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시민들의 ‘도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면허 운전 2년 새 4.5배로 증가… ‘대부분 10대’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따폭연 회원 중 상당수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따폭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는 3000명에 육박한다. 따폭연은 SNS에 자신들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등의 행태를 벌이기도 했다. 중학생들의 무면허 PM 운전이 가능한 근본적 이유에는 허술한 관련 업체들의 대여 시스템이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취재팀이 목동 학원가 인근을 포함한 서울 시내에서 전동킥보드를 대상으로 잠금 해제를 시도해 보니, 총 5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공유 킥보드 앱에 간단한 신상 정보만 등록하고 탑승을 시도하니 ‘운전면허가 등록되지 않았다’는 안내가 떴다. 하지만 ‘다음에 등록하기’를 누르면 전동킥보드 운행이 가능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최근 PM 대여 업체 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여 과정에서 운전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무면허 PM 운전으로 단속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7165건에 그쳤던 관련 단속 건수는 지난해 3만1933건으로 4.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다. 올 6월 충북 옥천에선 여중생 2명이 탄 전동킥보드가 승용차와 부딪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실제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9년 447건에 그쳤던 PM으로 인한 사고 건수는 지난해 2389건으로 증가하며 같은 해 사망자도 24명이 발생했다. 음주운전도 문제다. 6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가 만취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타 논란이 됐다.● “PM 사고 절반 미성년자”… 법안 번번이 폐기 PM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면허 인증을 강제할 수 없다”며 “면허 인증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인증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분을 이용해 타는 경우까지 모두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제21대 국회에선 PM 이용자들의 운전 자격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법안이 3건 넘게 발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성년자는 PM 운전이 미숙하므로 업계의 합의 또는 입법을 통해 운전 자격 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사진)가 8일 구속 기소됐다. 에스엠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에스엠 주가 급등 이유에 대해 진정을 낸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과 함께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실행된 시세조종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A4용지 11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가 김 창업자의 지시 아래 지난해 2월 16∼28일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시세조종을 벌였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약 2400억 원을 동원해 553회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에스엠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해 에스엠 지분 9.05%를 주당 9만10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관련 주식 거래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내자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통한 인수에 나섰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이날 “대항공개매수 또는 5% 이상 대량 보유 상황 보고의무 준수 등 적법한 방법이 아니라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을 동원해 에스엠 주식을 은밀하게 대량 장내 매수하는 방법을 일부러 택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 중 장내 매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상대방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굳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해당 행위가 시세 고정 목적인 경우 ‘조종’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 등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176조 3항은 ‘상장증권 등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으로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이 고가매수·물량소진·종가관여주문 등 대표적인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시세를 떠받치며 상승세를 유지시켜 시세를 고정했다”고 주장했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인수합병(M&A), 경영권 방어 목적 등이라 해도 시세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입 맞추기를 하고 인수 관련 논의를 한 대화방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인 임직원이 세운 거짓 대응 논리를 공유하며 수사기관에 허위로 답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카카오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간단히 입장을 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전기차 화재로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기차 화재 진압에 가장 효과가 높은 ‘이동식 침수조’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동아일보가 광역지자체 소방본부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 구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전국 소방서에 배치된 ‘이동식 침수조’는 272개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전기차(54만3900대) 수를 고려하면 이동식 침수조 1개로 약 2000대의 전기차 화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식 침수조는 불이 난 차 주변에 틀을 울타리처럼 둘러쳐 수조를 만들고 그 안에 물을 채워 화재를 진압하는 장비다.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1000도까지 오르는 특유의 ‘열폭주 현상’ 탓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진화가 어려워 차량을 침수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기차가 7만2981대에 이르는 서울의 경우 이동식 침수조가 32개로, 침수조 1개로 2281대의 전기차 화재에 대응해야 한다. 인천은 침수조 1개로 3744대의 전기차를, 제주의 경우 5647대의 전기차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 전기차 수는 2020년 13만4962대에서 지난해 54만3900대로 늘었다. 최근 3년 새 4배로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기차 관련 화재 건수 또한 11건에서 72건으로 급증했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 각 시도 소방본부에서 이동식 침수조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기차 화재는 진압에 오랜 시간이 걸려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1일 인천 화재로 인해 차량 140대가 전소하고 주민 120여 명이 대피했다. 주민들의 피난 생활은 최소 1주일 이상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충남 금산군에서도 충전 중인 전기차에서 불이 나 소방 인력 35명이 투입돼 1시간 37분 만에 진화했다.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하면 전기차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다. 올해 2월 경남 김해시에서 전기차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자 출동한 소방은 화재 차량을 이동식 침수조에 넣었고, 별다른 피해 없이 2시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현장에서 이동식 침수조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동식 수조 도입 확대와 함께 지하 주차장 등을 대상으로 스프링클러(화재 소화 목적으로 물을 뿌리는 장치) 작동을 점검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천 화재의 경우 소방은 이동식 침수조를 가지고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지하 주차장 내에 연기가 가득 차고 불이 다른 차량으로 옮겨붙어 발화 차량으로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주차장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이동식 침수조는 불이 크게 번진 상태에선 현장 적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스프링클러 같은 초기 소화 설비로 연소 확대를 차단한 후 침수조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를 결성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주범인 동아리 회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 피의자 13명은 모두 서울 및 수도권 내 주요 13개 대학의 재학생으로 의대·약대 재입학 준비생, 법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도 포함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동아리 회장 30대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무고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동아리 임원으로 활동한 20대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회원 2명은 불구속 기소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간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를 매매하고 투약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마약을 투약하기만 한 나머지 대학생 회원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호화 파티’로 현혹해 마약 투약 A 씨는 2021년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깐부(오랜 친구)’란 이름의 연합동아리를 결성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가 외제차, 고급 호텔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후 호화 파티와 술자리를 열어 회원을 모집했고, 외모·학벌·집안 등을 기준으로 임원 면접을 실시했다. 서울 소재 아파트를 임차해 동아리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동아리는 단기간에 회원 약 300명을 보유한 전국 기준 규모 2위 동아리가 됐다. 이후 해당 동아리는 A 씨의 ‘수익 사업의 장’으로 전락했다. A 씨는 대마를 시작으로 실로시빈, 케타민, 필로폰까지 회원들에게 제공하며 마약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중독으로 몰아갔다. 마약 투약은 호텔, 놀이공원, 해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A 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마약을 하며 집단 성관계를 했다. 회원들과 단체로 향정신성 의약품인 LSD를 기내 수하물에 넣어 태국·제주 등 해외까지 반출해 마약을 즐기기도 했다. A 씨는 마약 매수를 ‘공동구매’라고 지칭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마약 딜러에게 가상화폐로 마약 대금을 지불했다. 동아리 임원 B 씨와 C 씨는 매수 자금을 분담하는 식으로 참여했다. A 씨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마약을 판매하면서 건당 10만 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지난해에만 최소 12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매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마약 사범 급증… “2차 범죄 이어질 위험” 피의자들은 각종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문 변호사를 고용했고, 텔레그램 정보 채널을 통해 마약 수사에 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포렌식 대비, 모발 탈·염색’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 활용했다. 이 채널에는 피의자들 외에도 9000명 이상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대검찰청과 공조해 해당 채널 운영자 등을 추적 수사 중이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12월 성탄절 무렵 한 호텔에서 여자 친구와 마약을 투약한 뒤 난동을 부려 현행범으로 체포,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수상한 계좌 거래 정황을 발견했고,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에 해당 연합동아리가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들이 외부의 대형 마약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범죄 단체 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대 마약사범은 2022년 4203명에서 지난해 5689명으로 급증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번 사건은 어떤 단체든 마약 범죄의 근거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윤흥희 남서울대 글로벌중독재학상담학과 교수는 “동아리를 통한 마약 범죄는 중독뿐만 아니라 동아리 내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며 “대학 교육 과정에 약물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울대·고려대 등 수도권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를 결성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주범 A 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주범인 동아리 회장 30대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무고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동아리 임원으로 활동한 20대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나머지 회원 2명은 불구속기소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간 항정신성의약품과 대마를 매매하고 투약한 혐의 등을 받는다. 마약을 투약하기만 한 나머지 대학생 회원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피의자 14명은 모두 서울·수도권 내 주요 명문대 13개 대학교의 재학생으로 확인됐다.A 씨는 2021년 연합 동아리를 결성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가 외제차·고급 호텔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후 호화 파티와 술자리를 열어 회원을 모집했고, 서울 소재 아파트를 임차해 동아리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동아리는 단기간에 회원 약 300명을 거느린 전국 기준 규모 2위 동아리가 됐다.이후 해당 동아리는 A 씨의 ‘수익 사업의 장’으로 전락했다. A 씨는 ‘대마’를 시작으로 신종 마약까지 회원들에게 제공하며 마약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중독으로 몰아갔다. 마약 투약은 호텔, 놀이공원, 해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A 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A 씨는 마약 매수를 ‘공동구매’라고 지칭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마약 딜러에게 가상화폐로 마약 대금을 지불했다. 20대 대학생 임원 B 씨와 C 씨는 매수자금을 분담하는 식으로 참여했다. A 씨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마약을 판매하면서 건당 10만 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지난해에만 최소 12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매매한 것으로 확인됐다.피의자들이 텔레그램 정보 채널을 통해 마약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휴대전화 포렌식 대비, 모발 탈·염색’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 활용했다. 이 채널에는 피의자들 외에도 9000명 이상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대검찰청과 공조해 해당 채널 운영자 등을 추적 수사 중이다.앞서 A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수상한 계좌 거래 정황을 발견했고,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에 해당 연합동아리가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압사 우려에 중단된 미등록 공연장… 1평 공간에 최대 24명 몰려1㎡ 면적에 7명. 1평(약 3.3㎡) 공간에 24명. 지난달 29일 소방 당국이 공연을 강제 중단시킨 서울 성동구 문화복합시설 에스팩토리의 당시 인파 상황이다. 동아일보가 전문가에게 당시 영상 등을 토대로 분석을 의뢰한 결과 2022년 10월 벌어진 이태원 참사에 근접한 정도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공연장은 현행법의 규제를 피해 가는 ‘미등록 공연장’이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워터밤, 록페스티벌 등 인파가 몰릴 공연이 여럿 예정된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달 29일 압사 사고 우려로 공연이 중단됐던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당시 ㎡당 최대 7명가량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평(약 3.3㎡)에 24명인 셈이다. 에스팩토리는 공연법상 등록된 공연장이 아니었다. 이런 미등록 공연장은 수용 인원 규제가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스탠딩 공연은 사고 위험이 더 큰 가운데 앞으로 유사한 공연들이 잇달아 예정돼 있어 대형 사고 우려가 나온다.● 성동구 공연장, 이태원 참사 때에 근접한 밀집도공연 중단 사태가 벌어진 지 사흘 만인 1일 기자가 찾은 에스팩토리 D동 내부에는 사건 당일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보일러룸 공연장 층별 안내문’이 여전히 붙어 있었다. 에스팩토리 D동은 지상 4층 규모의 시설로, 사건 당일 이곳에 약 4000명이 몰려들어 건물을 휘감을 정도로 관객들이 장사진을 쳤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걸어서 9분 정도 거리라 주변 유동인구도 많았다. 약 700m 떨어진 곳에는 119안전센터가 있었다. 동아일보가 이날 현장점검과 함께 전문가들에게 에스팩토리 사건 날 상황 분석을 의뢰한 결과 당시 공연장 3층의 군중 밀집도는 ㎡당 최대 7명 수준으로 분석됐다. 2022년 10월 29일 벌어진 이태원 참사 당시의 최대 군중 밀집도(㎡당 8.1명)에 근접한다. 신동민 한국교통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현장 영상으로 분석해 보니) 부상자가 발생한 3층 메인 스테이지와 계단 인근의 1인당 입석 점용면적은 ‘0.14∼0.25㎡’ 내외”라고 추정했다. 손바닥 하나가량 면적에 사람 한 명이 서 있었던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만든 ‘공연장 외 공연 안전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한 사람당 바닥 면적이 0.5㎡ 이하면 위험한 상태로 분류된다. 0.19㎡ 이하면 ‘여러 사람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단계가 된다. 공연법상 등록 공연장의 경우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수용 인원 기준이 있지만, 에스팩토리 같은 미등록 공연장은 이 같은 기준이 없다. 이런 곳에서 이뤄지는 공연을 ‘공연장 외 공연’이라고 한다. 공연 관객 수에 법적 제한이 없다 보니 공연 수익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많은 티켓을 팔려는 경우도 있다. ‘보일러룸 서울 2024’ 공연 주관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기준에 따라 관객 수를 정했다”고 했다. 에스팩토리 측 관계자는 “안전 문제 발생 시 즉각 공연을 중단하기로 공연 주관사 측과 협의했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공연 줄줄이 예정… “대책 필요” 앞으로 예정된 다른 공연에도 대책이 필요하다. 2∼4일에는 인천 송도 록페스티벌이 열린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몰리는 행사다. 워터밤도 이달 31일까지 인천, 대전, 강원 속초, 경기 수원, 광주에서 열린다. 에스팩토리에서는 다음 달 16, 17일 또 스탠딩 공연이 열린다. 공연 도중 젊은 관객들이 한껏 흥이 오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기 힘들다. 인기 가수 등이 무대에 오르는 순간 인파가 무대 쪽으로 확 쏠릴 우려도 있다. 미리 적정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태원 참사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6월 강원에서 열린 한 페스티벌에 다녀온 직장인 임모 씨(25)는 “무대 근처 스탠딩 구역에서 공연을 봤다. 유명 연예인이 등장할 때마다 앞으로 쏠리며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숨쉬기가 어렵다. 뒤로 가 달라’고 소리치는 관객이 있었지만 인원이 워낙 많아 잘 통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안전요원들은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엑스(X)자를 만들어 달라”고 안내했지만, 공연 도중 모든 관객이 흥에 겨워 팔을 머리 위로 드는 상황이 벌어지자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공연도 야외에서 진행된 ‘공연장 외 공연’으로 당시 관객은 1만8000여 명에 달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공연장 내 수용 인원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연법에)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연장의 모든 구역 내 상시 안전 공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세심한 인파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