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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그러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저는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펭수) “엄마는 무슨 행복을 하자고 그렇게 기를 쓰고 살아? 행복은 좇는 게 아니라 음미하는 거야, 음미!”(동백) 올 하반기 최고로 인기를 끈 캐릭터는 단연 EBS ‘자이언트 펭TV’의 펭수와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이다. 펭수 캐릭터와 어록을 담은 ‘펭수다이어리’는 발매 3시간 만에 1만 부가 모두 팔려나갔고, ‘동백꽃…’의 마지막 회는 최근 보기 드물게 23.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뭇 분위기가 다른 펭수와 동백이 ‘최애’(가장 좋아함) 캐릭터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펭수의 ‘속 시원한 사이다’ 어록은 인터넷에 널리 회자된다. ‘사장님이 친구 같아야 회사도 잘된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른이고 어린이고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취향은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취향은 존중해 주길 부탁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 안 되니 긍정적인 사람들과 얘기하세요’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아라. 눈치 챙겨’ 등 어록은 재미도 있고 카타르시스도 있다. 물론 펭수의 인기는 어디선가 한번 들어봤을 법한 명언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자유로운 영혼에서 나오는 화법도 한몫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마주친 자리에서 “여기 외교부 ‘대빵’이 누구죠”라고 묻고, “EBS에서 잘리면 KBS 간다”고 말하는 등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을 보여준다. 시원한 사이다 발언+당당한 자신감+자유로운 영혼에 솔직함까지 곁들인 펭수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펭성(펭귄+인성)을 완성한다. 바로 힘들고 지친 이를 위한 위로다. 박사 과정 학생이 ‘공부하느라 우울했는데 펭수를 보고 행복해졌다. 하지만 펭수 보느라 공부에 소홀해져서 고민’이라고 상담을 요청하자 ‘행복해졌다면서요. 공부보다 행복해지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얘기한다. 그의 위로는 단순한데 정곡을 찌른다. 유쾌하고 당당한 펭수와 달리 동백은 매사 소극적인 ‘쫄보’ 캐릭터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사귀던 남자한테 버림받고, 여덟 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생면부지의 낯선 곳에서 술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동백은 인생의 어려움이 모두 자신 탓이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용식의 무한한 사랑과 옹산시장 이웃 아주머니들의 은근한 보살핌 덕에 그는 점차 마음을 열고 성장하다 마침내 “이젠 착한 척, 굳센 척하지 않을 거야”라며 알을 깨고 나온다. 위로를 흠뻑 받은 그는 이제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된다. 어린 동백을 버린 죄책감에 시달리던 엄마에게 동백은 “행복은 음미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봐봐, 서 있는 데서 발을 딱 붙이고 찬찬히 둘러보면 천지가 꽃밭이지”라며 활짝 웃는다. 펭수와 동백은 예의 없거나 꼰대 노릇을 하는 상대에게는 까칠하게 굴어 자존심을 지키면서, 동시에 ‘선한 이웃들’에겐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보낸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힘든 시절엔 위로를 할 여유도, 위로를 받을 자세도 안 돼 있었다. ‘힐링’이란 이름으로 위로가 화두가 된 것도 꽤 됐지만 ‘앞으로 잘될 거야’라는 막연한 위로는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했다. 펭수와 동백이 보여준 위로는 솔직담백한 그들의 캐릭터와 어우러지면서 디테일하고 손에 잡힌다. 수동적으로 위로를 받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위로를 누리고 싶은 마음을 어루만져 준 펭수와 동백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이유다. 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57)는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총회의 부총회장을 맡았다. 원래 여러 명이 출마해 치열한 선거가 치러지지만 소 목사는 37년 만에 처음으로 무투표 당선됐다. 소 목사가 나서자 다른 목사들이 출마하지 않았다. 그만큼 소 목사가 교단과 개신교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는 “다른 목사님들의 아름다운 양보로 직책을 맡게 됐다. 원래 직책 없이 선한 영향력을 주는 리더가 되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교계 연합을 위해 뛰어다니다 보니 직책이 필요했다. 불가피하게 맡았는데 아직도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나 개신교계의 현실과 시국에 대한 얘기, 연말연시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었다. ―부총회장으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 “우선 총회장을 잘 보좌하는 것이다. 현재 한교총, 한교연 등으로 나눠진 교계 연합기관을 통합시키는 데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연해주 지역 독립운동가였던 최재형 선생의 기념비와 흉상을 세우는 뜻깊은 일을 했다. 내년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기 기념사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국민들이 안중근 의사는 알아도 안 의사의 거사를 지원한 최재형 선생을 잘 모르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에 임명됐으나 임명식에 가는 여비도 독립운동에 써야 한다며 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분이었다. 내년엔 국제 학술 심포지엄과 추모음악회를 통해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고 싶다.” ―최근 조국 사태 등으로 사회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개신교계의 지도자로서 갈등 치유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봤는데, 그만큼 경청을 잘하는 지도자형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권력을 갖고 있는 정부가 자꾸 편 가르기를 하고 지나치게 사회주의적 정책을 쓰는 것은 우려스럽다. 조국 사태를 통해 문 정부가 민심을 읽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2년 반이나 남았다.” ―최근 개신교계에서는 ‘대통령 하야’까지 주장하며 투쟁을 벌이는 세력도 있다. “상황이 극단적인 경우엔 거리로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가 이념과 감정에 치우쳐 광장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이념과 정치논리를 신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하면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불러온다. 좌우를 떠나 교회가 거리로 나서는 건 신중해야 한다.” ―최근 총신대에서 교수 목사의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됐었는데…. “해당 목사님의 동기나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상처를 입었다면 ‘진의와 다르지만 표현이 미숙해 상처를 줬다면 사과하겠다’라는 유감 표명은 했어야 했다.” ―개신교계가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다. “절대 동성애자를 차별하거나 핍박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시각에선 성 정체성에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다. 그런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있지 않을까.”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시인이고 작사 작곡까지 한다고 들었다. 그 감수성으로 우리 사회에 연말연시 메시지를 하나 준다면…. “가수 이선희의 노래 ‘그중에 그대를 만나’ 가사를 음미해 봤으면 한다. 가사처럼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은 기적이다. 아기 예수가 허름한 마구간에서 변변한 옷가지도 없이 오지 않았느냐. 이제는 따뜻한 성탄을 맞도록 서로 보듬었으면 한다. 혼자 있으면 춥지만 같이 있으면 따뜻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에서 백이 쉽게 살아가지 않고 고집스레 좋은(?) 수를 두는 바람에 백 대마가 위기에 빠졌다. 백 46에 흑 47로 우변과의 연결이 끊어진 것. 그러나 백은 생사의 길을 훤히 보고 있었다. 백 48로 가만히 찌른 수가 평범하면서도 좋은 수. 참고도 흑 1로 막고 싶은데 백 26까지 대마가 살아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긴 수순이지만 골락시 같은 인공지능에겐 누워서 떡먹기의 진행이다. 흑 49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다. 백 54 때 흑이 60의 곳에 둬 흑 두 점을 살릴 수는 없다. 백이 A로 단수하면서 죽죽 나가면 중앙 흑 돌이 거꾸로 잡힌다. 백 56, 58로 기분 좋은 선수를 하고 백 60으로 두 점을 따내 사실상 백은 살았다. 인공지능이 쓸데없이 어려운 길을 걷는다고 여겼던 인간의 걱정은 기우였던 셈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우변과의 연결로를 확보해 백 대마가 확실히 살았다. 흑 35로 차단해도 참고도 백 1로 두면 더 이상 걱정할 게 없다. 그러나 백은 손을 빼고 36으로 우변을 보강했다. 중앙 백은 잡히지 않다는 자신감인지, ‘나 잡아봐라’ 하고 약을 올리는 건지 인간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흑 39 때 백 40이면 타개에는 문제없다. 흑은 41로 응수를 물어보고 43으로 공격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백이 또 한번 고집을 피운다. 백 44는 지금 둘 이유가 전혀 없는 수. 흑 A로 끊을 때 둬도 된다. 수읽기가 정교한 인공지능은 대마가 안 잡히니까 더 이득이 되는 수를 두겠다는 것이지만, 인간의 시각에선 다 이긴 바둑을 공연히 소란스럽게 만드는 일로 보인다. 흑 45로 백 대마가 위험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가 백 대마에게 칼을 겨눈 수. 그러나 백의 탈출로가 좌변, 하변으로 뚫려 있어 대마가 죽을 일은 없어 보인다. 백 28 대신 참고 1도 백 1이면 대마는 살아간다. 흑 2가 아프지만 백 3이면 하변 흑 집이 크게 나지 않는다. 백 28은 백 대마가 절대 죽지 않는다는 뜻이다. 흑은 29, 31로 희미하지만 희망의 빛을 따라간다. 그런데 백 32 때 공격을 중단하고 갑자기 흑 33으로 손을 돌렸다. 흑이 대마를 계속 공격하려면 참고 2도 흑 1로 둬야 했다. 물론 백 6까지 흑 두 점을 잡긴 하지만 백이 100% 살았다고는 할 수 없다. 흑 33은 어차피 대마를 못 잡는다고 보고 방향을 바꾼 것인데 백 34로 대마가 확실히 살아서는 희망의 빛이 더 희미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중앙 백 대마의 생사가 승부의 관건이다. 물론 죽을 확률보다는 살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흑이 은근히 두터워 낙관할 수만은 없다. 흑 17은 자체로 좋은 곳이면서 백 대마를 멀리서 압박하고 있다. 흑 19 역시 대마 공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참고 1도 흑 1∼5로 두는 것이 집으로는 이득이다. 하지만 백에게 후수 한 집을 낼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에 대마 공격이 힘들어진다. 흑이 공격 의사를 확실히 드러내자 백도 20으로 조심스레 행마한다. 흑 21도 특이하다. 원래 좌하 모양에선 21의 한 칸 아래로 두는 게 일반적 활용법인데 21은 대마 공격을 의식한 것. 그런데 백 22는 과했다. 참고 2도 백 1로 대마를 안정시키면 우세를 지킬 수 있었다. 흑 23이 저돌적인 공격.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백 진에 침투한 흑 돌이 별다른 소득 없이 잡히자 백의 우세가 확연해졌다. 흑 99는 버티기. 상변과 중앙을 크게 집으로 만들지 못하면 불리하다는 것. 백 100이 얄밉게 잘 둔 수. 흔히 두는 대로 참고 1도 백 1로 밀고 나가면 흑 2∼6으로 상변에 제법 두툼한 집을 만들 수 있다. 백 100은 흑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수다. 흑 103은 이렇게라도 지켜야 승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참고 2도 흑 1로 씌워 공격하는 것이 시원해 보이지만 백 2, 4면 백 대마를 잡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흑 105, 107도 힘을 비축하는 수. 섣불리 앞지르려 하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쫓아가려는 것이다. 백이 108, 110으로 점점 사정권에선 벗어나고 있지만 흑은 ‘인내의 전략’을 쓰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로 백 ◎가 고립됐다. 골락시는 백 84의 기대기 전법을 들고 나왔다. 흑으로선 고민이다. 섣불리 공격하다가 살려주면 상변 세력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바둑이 끝난다. 그래서 흑은 손을 빼고 85로 우변에서부터 공작을 시작했다. 백 86은 정수. 참고 1도 백 1로 받으면 흑 10까지 쉽게 살아버린다. 흑 89로 궁도를 넓혔지만 백 90의 응수타진이 날카로웠다. 우변 흑을 생각하면 ‘가’로 잡아야 하는데, 백 ‘나’가 선수여서 상변이 초토화된다. 불가피하게 흑 91로 물러섰지만 백 92가 선수가 된 것이 포인트. 이때는 흑이 참고 2도 1로 물러서도 백 10까지 우변 흑 대마는 살기 어렵다. 백 98까지 우변을 잡아 흑의 공작은 실패로 돌아갔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에 대해 흑 67로 ‘가’를 방비하자 백은 68로 한 점을 살려 나왔다. 백 ◎가 축머리 역할을 한다. 흑이 양분된 형태여서 좀 곤란해졌다. 그러나 백 72가 좀 나약한 수였다. 참고 1도 백 1로 단수하는 것이 강력했다. 흑 4의 맥점이 있지만 백 9, 11로 하변을 막는 자세가 좋아 백이 유리한 모습이다. 백은 78, 80으로 넉 점을 포기하고 우변을 차지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때 흑은 81로 백이 던져주는 넉 점을 덥석 받아먹었는데, 이것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완착이었다. 참고 2도 흑 1로 대세점을 두고 백 2 때 흑 3으로 역(逆)사석 작전을 펼치며 중앙에 세력을 크게 펼쳐야 했다. 뒤늦게 83을 뒀으나 한발 늦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두면 흑 59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백 60이 생소한 수. 참고 1도가 우리가 잘 아는 정석. 실전과도 비슷한데 흑 4를 선수로 당하는 것이 백으로선 싫었던 것 같다. 우하귀가 마무리되자 흑은 손을 돌려 63으로 상변을 두었다. 이때 백 64로 밀어올린 것이 의미심장한 수. 바둑이가 흑 65로 덜컥 막은 것이 실수. 백 66이 ‘가’로 틀어막는 수와 ‘나’로 한 점 살려 나오는 수를 노리는 일석이조의 수. 참고 2도 흑 1이 ‘나’로 나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비하는 축머리인데 7까지의 교환이 일단 백에게 이득이고, 이어 8로 밀면 백이 우세하다. 바둑이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56=●.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의 3·3 침입 이후 흑 43까지 순식간에 반상 위에 놓였다. 좌상 우상 우하 귀 세 곳에 똑같은 모양이 나타났다. 귀의 형태가 인공지능들이 가장 좋아하는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흑 43은 놓쳐서는 안 되는 곳. 백 44, 46은 가장 큰 곳이기도 하고 침착한 수다. 상변 흑 모양에 직접 침입하거나 삭감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큰 곳을 두고 흑의 응수를 보는 것이 좋은 수법이다. 백 50으로는 참고 1도 백 1로 붙여 빨리 대마를 안정시키고 싶은데, 흑 2, 4의 반격이 겁난다. 백 15까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싸움이 벌어진다. 흑 51은 참고 2도 흑 1을 먼저 두는 것도 방법이다. 백 2, 4로 삭감할 때 실전 51을 두면 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세 번째 3·3 침입. 우상이나 좌상과 똑같이 둬도 되지만 백 22, 24로 젖혀 30까지 귀를 차지했다. 후수지만 실리를 착실히 챙긴다는 장점이 있다. 흑 31, 33은 지금 가장 큰 곳이다. 참고 1도 흑 1로 끊어 백 6까지 싸우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실리로 손해 보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백 34 때가 기로. 참고 2도 백 1이 상변 흑 진을 삭감하는 대세점. 인간이었으면 이렇게 둘 가능성이 높다. 형태상 시원시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속이 중요한 인공지능은 백 34를 택한 뒤 흑 35로 밀자 백 36으로 3·3에 다시 들어갔다. 골락시는 먼저 실리를 살뜰하게 챙기는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가 20일(현지시간) 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오 신부는 이날 오후 태국교황대사관 강당에서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서 복사(服事)를 맡았다. 교황은 미사에서 미얀마 꽃동네 초석 등을 강복(降福)했다. 오 신부는 교황청 알베르 바누아 추기경이 꽃동네에 대해 쓴 책 ‘LOVE IN ACTION(행동하는 사랑)’을 선물로 전달했고, 교황은 “꽃동네가 가난의 영성을 실천하고 있다”며 격려했다. 바누아 추기경은 2009년 꽃동네를 방문한 뒤 “꽃동네가 복음”이라고 증언하는 내용의 책을 집필했다. 꽃동네는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우간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세계 16개국에 수도자를 파견해 빈곤한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부터 7일 간의 일정으로 태국·일본에 대한 사목(司牧)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교황은 첫 방문국인 태국에서 23일까지 머물면서 국왕, 총리, 불교 지도자들을 만나고 국립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가톨릭교회 수장인 교황이 국민 90% 이상이 불교 신자인 태국을 찾은 건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태국 방문은 태국에서 가톨릭교회가 정식으로 설립된 지 올해 35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성사됐다. 교황은 23일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다. 교황의 일본 방문도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제2차 세계대전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찾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중국은 바둑 인공지능(AI) 개발에 대기업과 유명 대학이 참여해 현재 세계 최강의 실력을 갖춘 줴이와 골락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바둑이와 한돌, 돌바람이 경쟁하고 있다. 이번 대회 바둑이의 선전은 한국 AI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바둑이는 흑 5로 바로 3·3에 들어간다. 흑 9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붙이고 7로 끊는 것은 무리한 수순. 백 16 때 축이 불리한 흑은 대책이 없다. 선수를 잡은 백은 역시 12로 3·3에 들어간다. 흑은 어느 방향에서 막아도 상관없다. 참고 2도 흑 1로 막아 11까지 귀를 챙기는 것도 최근 많이 두는 정석이다. 흑 19로 다시 3·3. 요즘 초반 포석의 전형적 풍경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초반 좌상에서 실리를 많이 내줘 약간 뒤진 상황에서 중반전을 맞이했을 때 바둑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참고 1도는 실전. 흑 1(실전 83)의 삭감이 한발 깊었다. 백 2의 반격이 날카로웠고 흑 11도 급소가 아니어서 흑 대마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백 14가 느슨했다. 참고 2도 백 1의 급소를 찔러 간 뒤 백 9까지 두면 흑이 살기 어려웠다. 이 기회를 놓치고 좌하 흑을 살려준 뒤로 바둑이는 더 이상 역전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골락시를 상대로 이 정도의 준수한 내용을 선보였다는 점에 나머지 대국에 기대를 갖게 됐다. 209=108, 214=118, 246=236, 247=240, 249=222. 255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달 9일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정부는 ‘사람이 있는 문화’를 정책 방향으로 내걸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1)을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14일 만나 집권 후반기 문화, 관광, 체육 정책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4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류의 영향이 큰 데다 비자와 항공 문제를 개선한 것도 주효했다고 봅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자신 있게 말했다. 박 장관은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었지만 개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일 관계가 얼어붙었지만 일본인도 꾸준히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관광객 2000만 명을 돌파해 보자”는 목표를 내세웠다. 올해 4월 시작한 ‘DMZ 평화의 길’ 관광에 대해서는 “반쪽이 아닌 온전한 관광을 위해 북쪽 지역 관광도 준비하고 있다. 남북 간 대화가 다시 시작되면 북쪽 관광을 진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고성, 철원, 경기 파주에서 운영하는 DMZ 평화의 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현재 관광이 잠정 중단됐지만 앞으로 7개 지역(강화 김포 고양 연천 화천 양구 인제)을 추가할 예정이다. 한류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방탄소년단처럼 한국을 빛낸 연예인에 대해 병역을 면제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순수예술인은 콩쿠르 입상, 스포츠 선수는 올림픽 메달 획득 같은 명확한 기준이 있지만 대중예술인은 이를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릴 겁니다. 27세 이하는 1회 6개월 해외여행이 가능한데 해외 공연 사유가 인정되면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25세 이상 군 미필자는 1년인 여권 유효 기간도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25∼27세는 3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 예술인과 스포츠인에 대한 병역 면제 규모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병무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만든 민관 협력 기구가 내릴 결정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가상현실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이 같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이어주는 통로가 바로 게임입니다. 이를 질병으로 보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겁니다. 물론 어느 분야나 과도하게 몰입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필요는 있습니다.” 올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콘텐츠 산업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며 2022년까지 모험투자펀드 4500억 원을 조성하고 보증금 7400억 원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을 담은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를 실행하는 주무 부처다. “트렌드가 워낙 빨리 바뀌어서 초기 단계부터 신속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아이디어만 좋아도 곧바로 투자받아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한류와 콘텐츠 산업은 긴밀한 관계인 만큼 한류추진단을 만드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과 협의하고 있고요.” 일각에서는 출판, 연극, 무용 등이 콘텐츠 산업 혁신 전략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한 지적도 나온다. 순수 예술은 여러 콘텐츠의 근간이 되는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소통 부족에서 빚어진 오해”라고 했다. “콘텐츠 산업 전략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내년 순수예술 분야 예산을 가장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예술인 생활 안정 자금으로 80억 원을 융자해주는 것도 올해 처음 시도했고요. 순수예술을 키우지 않고는 문화예술이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화제는 스포츠 분야로 옮겨갔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을 사실상 허용한 데 대한 대응을 물었다. “올해 9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일본의 입장에 우려를 표하고 IOC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각국 올림픽 위원회와 공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산 식재료로부터 우리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 때 도쿄에 있는 객실 100개 규모의 3성급 호텔에서 국내산 식자재로 만든 급식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350여 명의 급식을 지원할 수 있다.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소년체전에 일반 학생들을 참여하도록 권고하는 등 엘리트 체육 발전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소년체전에서 전문 선수들은 그들끼리 경쟁하고, 스포츠클럽에서 추천받은 선수들은 별도 경기에 참여하는 방식을 권고한 겁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한쪽을 죽이고 다른 한쪽을 살리는 건 좋은 정책이 아닙니다.” 그는 여러 지표 가운데 지난해 국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81.5%를 기록해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것이 가장 반갑다고 했다. “정치권의 반목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참 속상한데, 이런 상황에서도 문화생활을 꾸준히 늘려 나가는 모습이 기쁩니다. 우리에게는 양궁, 태권도 같은 스포츠를 비롯해 문화, 관광 분야 콘텐츠가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대담=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 정리=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불리한 백은 조금씩 떼를 쓰기 시작했다. 백 22, 24도 그중 하나. 나중에 흑이 A로 패를 하는 수만 남겼다. 흑 27, 29는 상변 백의 사활과 관련이 있어 생각보다 큰 곳. 백은 가일수를 해야 살릴 수 있는데 백 34까지 선수한 뒤 손을 빼버린다. 수순 중 흑 33으로 참고 1도 1, 3처럼 흑 한 점을 살리는 것은 백 10까지 피해가 막심하다. 백은 계속 떼를 쓴다. 백 38부터 흑 51까지의 교환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진행. 이젠 백이 상변에 가일수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52를 두자 흑은 53으로 상변을 잡았다. 참고 2도 백 1, 3을 둬도 흑 6까지 양자충이어서 백이 잡힌다. 바둑이는 한 수를 더 두고는 돌을 던졌다. 46=36, 47=40, 49=22.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95는 반상 최대의 곳으로 흑의 승리가 결정적이다. 흑 99에 백 100으로 잇는 것은 사활과 관련 있다. 백이 손을 빼면 참고 1도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치중하는 것이 급소. 흑 9까지 백이 죽는다. 백 106은 6집 정도의 크기지만, 흑이 이곳을 막아 패를 하는 것을 방지한 의미가 크다. 상변 백 대마에 대한 흑의 팻감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사실 흑이 이 패를 결행하지 않은 것만 봐도 흑이 유리한 형세임을 알 수가 있다. 백 112에 대해 손을 빼도 될 것 같지만 참고 2도 백 1, 3이 있다. 백 5까지 흑 대마가 걸린 큰 패가 난다. 계속 끝내기를 하고 있지만 변화가 일어날 곳은 없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로 끊은 것이 사실상 결정타와 마찬가지. 이렇게 중앙에 흑 집이 나게 돼선 흑이 한발 더 달아난 셈이다. 백 88 때 손 따라 두지 않고 흑 89로 하변에 손을 돌린 것이 냉정한 수. 중앙 흑 집이 백 90, 92로 줄어드는 것은 아프다. 하지만 백에게 89의 곳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낫다. 백 90 때 흑 91로 참은 것은 정수. 조금 버텨보겠다고 참고 1도 흑 1의 빈삼각으로 두면 백 2로 끼우는 묘수가 있어 곤란하다. 어떻게 응수하든 흑은 크게 당한다. 백 94는 손 뺄 수 없다. 참고 1도 흑 1, 3의 수단이 있다. 백이 대마를 연결해야 할 때 흑 5로 끊으면 하변이 모두 흑 집으로 바뀐다. 백이 후수를 잡게 되면서 흑 승리는 점점 가까워졌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64로 단수하는 방향이 맞았을까. 참고 1도 백 1, 3으로 두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물론 이 모양만 보면 낫다. 하지만 흑 6 이후 흑 ‘가’, 백 ‘나’, 흑 ‘다’의 순으로 백 대마 전체를 끊는 수가 있다. 이를 보강하면 백이 후수를 잡기 때문에 실전보다 못하다. 그래서 백 64는 맞는 방향인데, 백 70이 글씨를 잘 쓰다가 마지막 획을 잘못 놀린 것과 마찬가지인 수가 됐다. 백 70은 참고 2도 백 1로 호구해 한 점을 연결해 두는 것이 바람직했다. 흑 2에는 백 3으로 응수하면 그만이다. 백 70으로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흑은 71을 선수하고, 73으로 한 점을 끊었다. 백이 역전을 위해 스퍼트를 해야 하는 시점에 점점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