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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같은 극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은 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흔히 상심증후근(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에 14일(현지시각) 게재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을 앓는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18세 이상 미국 성인 약 2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사망률은 6.5%로 집계됐다. 남성의 사망률(11.2%)이 여성(5.5%)보다 두 배 높았다.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싱심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을 말한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통증, 호흡곤란,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으로 인해 심장의 대동맥 또는 소동맥이 일시적으로 압박되어 혈류가 저하되면서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빠르게 회복하지만, 일부 소수는 심부전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은 후유증도 상당했다. 주요 후유증을 살펴보면, 환자의 6.6%가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심인성 쇼크, 35.9%가 울혈성 심부전, 20.7%가 심방세동(부정맥), 5.3%가 뇌졸중, 3.4%가 심장마비를 겪었다.상심증후군, 여성이 더 취약사망률은 남성이 높지만 이 병에 걸릴 확률은 여성이 훨씬 더 높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환자의 대다수(약 83%)는 여성이었다.연구의 주 저자인 애리조나 대학교 의과대학의 심장 전문의 무하마드 무바헤드(Mohammad Movahed) 박사는 남성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 지원, 즉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연결과 정서적 지지가 적어 이 병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있고 그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장에 계속 해를 끼치거나 회복 가능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무바헤드 박사가 말했다.스트레스가 유일한 발병 원인?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스트레스만이 아니라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대의 심장 전문의 일란 위트스타인(Ilan Wittstein)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직장에서 약간 좌절하거나, 조깅을 조금 과하게 하거나, 빨간 신호에 걸려 짜증이 났을 뿐인데도 이 증후군이 발병 한다”라고 NBC뉴스에 말했다.위트스타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장을 둘러싼 작은 혈관들을 수축시켜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을 가진 사람들이 이 병에 특히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폐경기 여성도 상심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는 심장 주변의 작은 혈관들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스트로겐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전문의들은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기면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집계된 사망자 중 일부는 상심증후군에서 회복된 후 다른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가 입원 환자의 진단 코드에 의존했기 때문에 특히 뇌졸중이나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미국의 한 병원 산부인과 분만실 근무 간호사 14명이 동시에 임신 중인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중북부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 소재 HSHS 성 빈센트 병원(HSHS St. Vincent Hospital)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병원에 따르면 이 간호사들은 병원의 동료들로부터 산전 관리와 검진을 받고 있다.이 병원 여성&유아 센터(Women and Infant Center) 에이미 바든 센터장은 “우리 간호사들에겐 굉장히 의미 있는 순간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제 곧 처음 엄마가 될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아기 돌봄 전문가였지만, 이제 그들 중 다수가 자신의 아기를 직접 돌보고, 산모가 되는 경험을 통해 그 전문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병원은 간호사 주간(5월 6일~12일)을 맞아 이 소식을 공유했다.병원이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수술복 차림의 간호사들(14명 중 11명만 사진 촬영)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배 속의 아이를 안는 포즈를 취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간호사들은 환자들이 산부인과 병동에 임신한 간호사들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하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14명의 간호사 중 첫 번째 출산은 이번 달에 마지막 14번째 출산은 10월에 예정 돼 있다.총 87명이 근무 하는 이 병동의 관리 책임자는 출산 휴가로 인한 결근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으며, 환자 치료에 공백이 없도록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비타민 보충제가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인 녹내장의 시신경 손상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압 상승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녹내장은 전 세계 실명 원인 2위다. 환자 수는 6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선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 돼 최악의 경우 실명하는 질환이다. 안압 상승이 주요 원인이나 정상 안압 녹내장도 있다.녹내장 연구자들은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독성 아미노산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고 오랫동안 생각했다.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교 연구원들은 호모시스테인이 녹내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했다.연구진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쥐에게 고농도의 호모시스테인을 투여해 수치를 높였음에도 질환이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녹내장 환자의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질병 진행 속도와 상관관계가 없으며, 유전적으로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녹내장이 더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호모시스테인이 녹내장의 원인이 아니라 질병의 결과라는 결론을 내렸다.호모시스테인의 신진대사 경로를 분석한 연구진은 녹내장을 앓는 경우 망막의 특정 비타민 이용 능력이 떨어지며, 망막의 국소적인 대사 속도 저하가 녹내장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의 결론은 호모시스테인이 질병 과정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작용자가 아니라 단지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호모시스테인 수치 변화는 망막이 건강한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특정 비타민을 사용하는 능력을 잃었음을 나타내는 표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비타민 보충제가 망막을 보호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자 했다”라고 카롤린스카 의대 임상신경과 제임스 트리블 조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의 공동 저자다.연구진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동물 대상 실험에서 비타민 B6, B9, B12와 콜린 보충제를 투여했다. 그러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녹내장 진행 속도가 느린 생쥐에서는 시신경 손상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더 공격적이고 진행 속도가 빠른 녹내장을 앓던 생쥐는 질병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이 실험에서 안압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 연구진은 이 점이 특히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타민 보충제가 안압을 낮추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이번 결과에 고무된 연구자들은 스웨덴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임상시험에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진행 속도가 느림·가장 흔한 녹내장 유형)과 가성 각막 박리 녹내장(진행 속도가 빠름) 환자 모두 포함됐다.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 학술지 에 지난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콜라겐 함량이 높은 단백질 바가 체중 감량을 돕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보조제로서 가치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25년 유럽 비만 학회(EOC·5월 11~14일)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 에도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과체중·비만인 사람들이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단백질 바를 섭취한 결과, 이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두 배 더 높았다. 또한 혈압과 허리둘레 감소폭도 더 컸으며, 간 건강도 나아졌다. 골격근과 제지방(체지방을 뺀 나머지 무게)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스페인 팜플로나 나바라 대학교의 연구원인 파올라 모냐-팰라에즈(Paola Mogna-Peláez) 박사는 콜라겐의 특성에 주목했다.콜라겐은 비싼 비만 치료제와 달리 저렴하며 쉽게 구할 수 있다. 콜라겐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콜라겐은 인체에서 가장 흔한 단백질 중 하나로 우리 몸에 있는 전체 단백질의 약 30%를 차지한다.무엇보다 콜라겐은 구조를 바꿀 경우 물을 더 많이 흡수해 크게 부풀어 오른다.“우리는 콜라겐 화합물이 위에서 팽창할 때 포만감을 줘 식욕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모냐-팰라에즈 박사와 동료들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20~65세(여성 50%, 평균 체중 83.9㎏, 평균 BMI 29.65㎏/㎡) 성인 6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시험을 12주간 진행했다.모든 참가자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 전에 콜라겐 함량이 높은 초콜릿 맛 단백질 바(개당 콜라겐 10g 포함)을 물 한 컵과 함께 섭취하도록 했다.소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물과 함께 섭취하면 부피가 커져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처리했다. 참가자들은 식욕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연구기간 동안 체중, 허리둘레, BMI, 간 건강 지표, 근육량 및 기타 신체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생체 검사도 받았다.12주 후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평균 3㎏의 체중이 줄었다. 대조군(1.5㎏)의 두 배 이었다. 두 그룹의 섭취 칼로리는 동일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진을 밝혔다.수축기 혈압은 콜라겐 바 섭취 그룹에서 8㎜Hg 떨어진 반면, 대조군은 0.4㎜Hg 상승했다.허리둘레(2.8㎝ 대 2.5㎝), BMI(1.2단위 대 0.78단위) 그리고 간 건강 지표인 지방간 지수 또한 콜라겐 바 그룹이 대조군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체지방을 뺀 비(非)지방 조직의 무게를 나타내는 제지방 량이 증가했다. 이는 근육량 증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조군은 제지방에 변화가 없었다. 근육량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인 근 감소 지수 또한 양쪽 모두에서 증가했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할 때 체중 감소가 근육량이 줄어들어서 생긴 게 아니라고 밝혔다.설문 조사 결과,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대조군보다 배고픔은 덜 느끼고 포만감은 더 크게 느꼈다. 동물 실험에서 콜라겐이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콜라겐 바는 위에서 원래 크기의 20배 가까이 부풀어 오르고 소화율도 낮았다.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모냐-펠라에즈 박사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라겐이 위를 부풀게 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배고픔을 덜 느끼게 했고, 이는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콜라겐은 참가자들의 근육 생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근육은 지방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아울러 콜라겐이 장내 박테리아 구성을 변화시켰을 수 있다. 이는 체중 감량과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하루 운동 권장량을 충족하더라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뇌 수축과 정신력 감퇴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는 ‘규칙적인 운동이 앉아 있는 시간의 해로움을 상쇄 한다’는 많은 사람의 생각에 반한다. 7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 대부분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운동 지침 즉,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 기준을 충족할 만큼 활동적이었다. 그러나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이런 사람들의 뇌 건강에도 해가 됐다.앉아서 생활하기, 뇌에 얼마나 해로운가?미국 테네시 주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교의 기억&알츠하이머 센터 연구원들은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량 측정기를 사용하여 7년 동안 치매가 없는 404명의 노인(평균 연령 71세)의 활동 패턴을 정확하게 추적했다. 연구진은 초당 30회씩 움직임을 측정하는 첨단 장비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가만히 앉아 있는 상태, 가볍게 걷는 것과 같은 가벼운 활동, 그리고 더 격렬한 움직임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 시작 시와 추적 관찰 기간 참가자들을 방문할 때마다 광범위한 인지검사와 정밀한 뇌 MRI 영상을 촬영했다.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매일 약 13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 책상에서의 업무 시간, 식시 시간, 퇴근 후 소파에서 즐기는 여가 시간을 모두 합쳐보면 수긍이 가는 수치다.오래 앉아 있는 것과 관련된 뇌 변화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영역에서 발생했다. 더 많이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영역의 피질 두께가 얇아졌고, 과거 경험과 사건을 회상하는 기억 검사에서 성적이 더 나빴다.더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마의 부피가 더 빨리 감소했고, 사물의 이름을 대고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더 크게 감소했다. 기억 형성과 학습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해마는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받는 뇌 영역 중 하나다.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유전적 위험 요인에 의한 문제 증폭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아포지 단백질 ε4(APOE-ε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을 유전적 상태에 따라 분류했을 때, APOE-ε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비슷하게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을 가진 비보유자들에 비해 전체 뇌 부피, 전두엽 부피, 두정엽 부피의 감소가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연구자들은 “APOE-ε4 보유자는 신체 활동 수준과 관계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신경 퇴행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전 연구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심장 질환, 당뇨병, 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뇌 건강 역시 앉아 있는 시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를 추가한다. 연구진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뇌 혈관 손상, 염증 증가, 뇌 세포 간의 연결 약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뇌 건강 보호 어떻게?이 연구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운동 지침을 철저히 따르더라도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것은 뇌에 해롭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운동량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하다. 일상생활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것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중 수시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주변 걷기, 스탠딩 책상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고 짧은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체 활동만큼이나 신체 활동 중간에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뇌 건강을 좌우한다. 이 연구의 결론은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설탕은 맛있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여러 건강 문제를 불러온다. 단맛을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식품에 넣는 첨가당이 특히 문제가 된다. 미국 심장협회 기준 하루 적정 첨가당 섭취량은 남성 36그램(150칼로리·티스푼 9개), 여성 25그램(100칼로리·티스푼 6개)이다.첨가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설탕 섭취량이 너무 많으면 우리 몸은 이상 반응을 보인다. 식사를 한 뒤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 하고 계속해서 음식을 찾게 된다. 이는 과도한 첨가당 섭취가 배고픔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신호를 방해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연구에 따르면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배고픔 신호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포만감 신호를 저하시킬 수 있다. 즉,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식사 후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신체의 자연적 능력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하루 동안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결국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설탕 과다 섭취가 반복되면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 질 수 있다.권장 섭취량(남성 9 티스푼, 여성 6 티스푼)을 초과하면 설탕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충치, 제2형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병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2023년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설탕 섭취는 45가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은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25그램(티스푼 6개)이하로 줄이고, 첨가당 함유 음료는 주 1회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했다. 참고로 250㎖ 콜라 1캔에 26그램의 첨가당이 들어 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첨가당 함유 음료를 주 4회 이상 마신 사람은 1회 미만으로 마신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두 배 더 높았다.설탕은 중독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책 ‘설탕 중독’의 저자는 설탕의 중독성이 코카인의 8배라고 주장한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대체물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첨가당 섭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단백질, 섬유질,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해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하지만 설탕 중독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면서 설탕에 중독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설탕세는 사람들이 설탕이 함유된 식품과 음료를 구매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미국 4개 주에서 설탕이 함유된 음료에 대한 세금을 33% 인상하자 청량음료 판매량이 33% 감소했다.영국 정부도 2018년 설탕세를 도입했다. 식품의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정책은 제조업체들이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을 줄이도록 유도했으며, 전체적인 소비량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하지만 건강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효과를 위해 세율을 높이고 청량음료뿐만 아니라 첨가당 함량이 높은 모든 식품에 설탕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WHO는 지난 2016년 각국에 20% 세율의 설탕세 도입을 공식 권고했다. 현재 30여 개국에서 탄산음료 등에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논의 단계다.(독일 도이치벨레(DW), 미국 NBC 방송 등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의 미래가 어둡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바나나 재배지 3분의 2가 2080년까지 바나나 재배를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기온 상승, 극심한 기상 이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충 번성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와 같은 바나나 재배 국가를 강타하여 수확량 감소 등 지역 사회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영국 자선 단체 에서 밝혔다.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이며 밀, 쌀, 옥수수에 이어 4번째로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바나나의 약 80%는 현지에서 소비되며, 4억 명 이상의 사람이 하루 섭취 칼로리의 15~27%를 바나나에 의존한다.세계 각국의 슈퍼마켓에 공급되는 바나나의 약 80%를 중남미와 카리브 해 지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이 지역들은 극심한 기상 변화와 기후 재해에 가장 취약한 곳에 속한다.지금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은 캐번디시 종이다. 원래는 향이 짙고 당도가 높은 그로 미셸 종이 대세였다. 하지만 1960년대 치명적 곰팡이 병인 파나마 병이 유행하면서 사실상 멸종했다. 캐번디시 종은 병충해에 강한 내성을 갖도록 개발한 새로운 품종이다.바나나 품종은 수백 가지다. 하지만 과일 대기업들은 풍미, 내한성(추위를 견디어내는 성질), 높은 수확량 때문에 캐번디시 종을 선택했다. 캐번디시는 지난 40여 년간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일 종으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캐번디시 바나나는 민감한 과일이다. 잘 자라려면 15℃~35℃의 기온과 적당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캐번디시 바나나는 폭풍우에 취약하다. 강풍에 잎이 찢어지고 떨어지면 광합성이 훨씬 어려워진다. 캐번디시 바나나는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기후에 특히 취약하다.기후 위기는 재배 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다. 해당 지역에선 곰팡이 병이 확산해 바나나 재배지를 파괴하고 있다. 흑엽 곰팡이는 바나나의 광합성 능력을 8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기온 상승과 불규칙한 강우와 홍수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이 곰팡에게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해 더욱 번성케 한다. 기후변화는 특히 바나나 뿌리를 썩게 만드는 또 다른 곰팡이 병인 파나마 병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온 상승과 잦아진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파나마 병을 유발하는 토양 매개 미생물인 푸사리움 열대종 4 (Fusarium Tropical Race 4)가 퍼지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한 바나나 재배 농민은 기후 위기가 바나나를 죽이고 있다고 호소했다.과테말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농부 아우렐리아 팝 소(53) 씨는 “기후 변화로 작물이 죽어가고 있다. 팔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에 수입이 없다. 내 농장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바로 죽음”이라고 크리스천 에이드 연구원들에게 토로했다.“바나나는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일 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필수적인 식량이기도 하다. 기후변화가 이 중요한 작물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라고 크리스천에이드 정책 책임자 오사이 오지그호가 말했다.이 단체는 기후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와 무관함에도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체중 감량 주사가 비만 수술에 견줘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연구 결과라며 “예방 암 의학의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만은 총 13가지 암과 관련이 있다. 체중 감량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데, 과학자들은 체중 감량 주사가 몸무게를 감소시키는 것 이상으로 더 큰 보호 효과가 있다고 계산했다.이스라엘 연구자들은 암 병력이 없는 비만(BMI 35㎏/㎡ 이상)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최소 6개월 이상 1세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치료를 받거나 비만 수술을 받은 6356명(평균 연령 52세, 평균 BMI 41.5㎏/㎡)의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을 평균 7.5년(최장 12.9년)간 비교했다.GLP-1RA는 체내에서 혈당과 식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해 혈당 수치를 낮추고 포만감을 더 오랫동안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애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비만 치료제로 용도가 확대됐다.1세대 GLP-1RA에는 리라글루티드(당뇨 치료제 빅토자,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엑세나티드(당뇨 치료제 바이에타), 2세대 GLP-1RA에는 세마글루티드(당뇨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있고, 티르제파티드(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차세대 약물로 분류된다.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5 유럽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비만 수술 환자의 체중 감량 효과는 비만 치료제 투여 환자보다 약 두 배 정도 높았다. 하지만 암 위험 감소 효과는 거의 동일했다.추적 기간에 298명이 비만 관련 암 진단을 받았다. 폐경 후 유방암 발병이 77명(26%), 대장암 49명(16%), 자궁암 45명(15%) 등이었다. 비만 수술 그룹에서는 3178명 중 150명(1000 인년(Person-Year)당 5.76건), GLP-1RA 치료 그룹에서는 6178명 중 148명(1000 인년당 5.64건)이 비만 관련 암에 걸렸다.추적 기간 참가자들의 최대 BMI 변화율을 반영해 치료 후 체중 감량으로 인해 줄어드는 암 위험 감소를 넘어서는 암 예방 효과를 비교한 결과 GLP-1RA는 체중 감량 외에도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요법의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는 비만 수술보다 41% 큰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비만 수술이 암 위험을 30~42%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감안하면 약물이 비만 관련 암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논문의 공동 주 저자인 이스라엘 페타티크바 소재 라빈 메디컬 센터 하샤론 병원의 드로르 디커 박사(텔이바브 대학교 교수)는 “비만 관련 암에 대한 GLP-1 수용체 길항제(생체 내에서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해당 수용체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물질)의 보호 효과는 염증 감소를 포함한 여러 메커니즘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은 차세대 고효능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비만 관련 암 위험 감소에 더욱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관련되지 않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디커 박사는 덧붙였다.가디언에 따르면, 에 게재되고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 비만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결과 마운자로 투여 환자의 체중 감량률이 위고비 사용 환자보다 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여 환자는 임상 종료 시 체중이 평균 20.2% 감소한 반면, 위고비 투여 환자는 13.7% 감소했다.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22.8㎏의 체중이 감소했고,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평균 15.0㎏ 체중이 줄었다.세계적인 암 연구 전문가인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의 마크 로울러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만 수술이 비만 관련 암 위험을 3분의 1 정도 줄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연구의 데이터는 표적 GLP-1이 그 위험을 거의 50%까지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비만 관련 암 예방에 획기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울러 교수는 “GLP-1의 작용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데이터는 GLP-1 주사가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흔한 암과 췌장암, 난소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암을 포함한 일반 인구의 여러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는 예방 암 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어린 시절 과체중인 경우 성인기 비만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6세 어린이의 체질량지수(BMI)가 성인기 비만을 예측하는 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이며, 체중 증가를 예방하는 데 있어 생후 첫 5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이번 연구는 ‘R세대’라고 알려진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데이터를 사용해 네덜란드 어린이와 청소년 수천 명의 2세, 6세, 10세, 14세, 18세의 BMI를 추적 조사해 얻었다. 연구에 참여한 3528명 중 32.3%가 2세 때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었고, 6세에는 22.3%, 10세에는 24.7%, 14세에는 20.6%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였다. 어려서 비만이었던 어린이 중 다수가 18세에도 여전히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되었다.연구 결과 6세 때 BMI가 1단위 증가할 때마다 18세에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BMI가 1단위 증가했다는 것은 특정 키를 가진 사람이 체중 증가로 인해 BMI 값이 1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키가 150㎝인 사람의 체중이 2.25㎏(1.5² = 2.25) 늘어나면 BMI가 1만큼 증가한다. 키 180㎝인 사람의 BMI가 1만큼 증가하는 데 필요한 체중은 3.24kg (1.8² = 3.24)이다.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4.9는 정상 체중, 25~29.9는 과체중, 30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연구 결과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2025년 유럽 비만 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 2025)에서 발표했다.네덜란드 연구자들은 또한 6세 이전에 체중이 정상 범위로 돌아온 과체중 어린이는 십대 후반에 과체중이나 비만 위험이 높지 않지만, 6세 이후에 체중을 감량한 경우에는 여전히 비만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대학교 의료센터(Erasmus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야스민 드 그루트(Jasmin de Groot) 박사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미래 세대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아이의 생후 첫 5년은 다가올 미래 수년간의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햄버거, 피자, 치킨, 탄산음료 광고를 많이 하는 이유가 있었다.정크 푸드 광고를 접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하루 동안 상당히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5년 유럽 비만학회 연례회의(ECO 2025·스페인 말라가 5월 11~14일)에서 공개된 영국 리버풀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포화지방, 설탕, 소금 함량이 높은 식품(HESS·High Fat Salt and Sugar)의 광고에 단 5분간 노출된 7세에서 15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하루 평균 130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이는 콜라 355㎖ 1캔의 열량(152 ㎉)과 비슷하다.리버풀 대학교 에마 보일랜드(Emma Boyland)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광고하는 것이 청소년의 식습관에 미치는 범위, 특성, 영향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새롭게 제공한다”며 “포화 지방, 소금,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의 광고를 짧게라도 접하면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그로 인해) 체중 증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광고에 더 취약하고 해당 시기의 식습관이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HFSS 식품 광고 노출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식품 섭취(즉각적 또는 얼마 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고, 이러한 영향이 광고 내용(브랜드 광고 vs. 제품 광고), 미디어 유형(시청각(TV) vs. 시각(소셜 미디어 게시물) vs. 정적 이미지(인쇄 광고) vs. 청각(라디오))의 특성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 알아보기 위해 무작위 교차 시험을 수행했다.연구에는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최대 도시는 리버풀) 지역 학교에 재학 중인 7~15세 학생 총 240명이 참가했다.참가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분간 HFSS 식품 광고와 브랜드 광고 또는 비식품 광고(장난감, 책 등)를 접했다. 광고는 네 가지 매체 유형(시청각, 시각, 청각, 정적 이미지) 중 하나 이었다.이후 참가자들의 간식과 점심 식사 섭취량을 조사하고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여 체질량지수(BMI)를 산출했다.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상태도 평가했다.분석 결과, HFSS 식품 광고를 접한 학생들은 비식품 광고에 노출된 학생들보다 간식(+58.4kcal), 점심(+72.5kcal), 그리고 전체 음식(간식과 점심을 합친 것) 섭취량이 더 많았다(+130.90kcal).흥미롭게도 광고 내용(제품 광고 vs. 브랜드 광고)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브랜드 광고도 제품 광고만큼 섭취량 증가에 효과적이었다.미디어 유형(시청각, 시각, 청각, 정적 이미지)이나 사회경제적 상태(집이 부유하든 가난하든) 또한 어린이의 섭취량을 조절하지 못했다. 다만 BMI 점수(어린이의 연령과 성별에 맞춰 조정된 zBMI)가 표준 1단위 증기할 때마다 전체 섭취량이 17kcal 증가했다.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일수록 추가 섭취량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보일랜드 교수는 “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정책적 규제가 없는 브랜드 광고조차 어린이들의 음식 섭취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한 연구”라며 “이 새로운 지식은 어린이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긴급한 식품 마케팅 제한 정책 설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선 아동 비만 증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건강에 해로운 식품의 광고를 규제하는 정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골프장 근처에 살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에 지난 8일(현지시각)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골프장 반경 약 1.6㎞ 내에 거주할 경우 9.7㎞ 밖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126% 더 높았다.파킨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명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환자 수가 빠르게 늘어 올해 1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 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경직 등을 유발한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1.25배 더 높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다.연구진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살충제 노출 증가가 파킨슨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오염된 식수와 공기를 통해 살충제에 섞인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연구자들은 미국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에 사는 파킨슨병 환자 419명의 주소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이들과 건강한 주민 5113명의 건강 데이터를 비교했다.1991년부터 2015년까지 24년간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골프장에서 1.6~4.8㎞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는 골프장 근처에 거주하거나 골프장이 있는 지역의 상수도에서 공급하는 물을 마실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골프장이 있는 상수도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은 골프장이 없는 상수도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에 비해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거의 두 배 높았다.발병 원인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살출제로 추정했다.“오랫동안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메틸클로로페녹시프로피온산,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 마네브, 유기염소계 살충제 등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살충제가 골프장 관리에 사용되어 왔다”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제초제 파라콰트(paraquat)와 살충제 로테논(rotenone) 등에 포함 된 화학 성분이 신경퇴행과 관련 있다는 기존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연구진은 “골프 코스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파킨슨병 발병률은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며, 거리가 멀어질수록 발생 위험이 선형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장의 지하수 오염과 살충제의 공기 전파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공중 보건 정책을 펴면, 인근 지역 주민의 파킨슨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골프장 살충제 제한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우리나라는 최근 골프장 인근 주택의 인기가 높다. 골프장 접근성이 뛰어나고 경관이 수려한 골프 코스를 조망할 수 있어서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킨슨병 발병의 주요 원인인 유전적 연관성과 해당 주민들이 이사나 직장 등 다른 곳에서 살충제에 노출 되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가장 인기 있는 간헐적 단식 방법인 ‘시간제한 식사’를 3개월만 실천해도 최소 1년간 체중 감량 효과가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간제한 식사는 하루 24시간 중 16시간 동안 금식하고 나머지 8시간 동안 칼로리에 상관없이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흔히 16:8 간헐적 단식으로 부른다.체중 감량 원리는 간단하다. 섭취한 열량보다 소모한 열량이 크면 된다. 평소보다 적게 먹는 저칼로리 식단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장기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요요 현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시간제한 식사법이다. 아침 식사를 생략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만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오랫동안 유지하기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같은 연구팀은 앞서 식사 시간을 하루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면 체중 감소, 심장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신( 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시간제한 식사로 감량한 체중이 요요현상 없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에 따르면 연구진은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99명(여성 50%, 평균 연령 49세, 평균 BMI: 32kg/m²)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시간제한 식사를 수행한 후 1년 후 그 효과가 유지되는지 관찰했다.참가자들은 12주 동안 다음 네 그룹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다.1그룹(기존 식사 그룹): 12시간 이상의 기존 식사 시간 유지.2그룹(오전 시간제한 식사 그룹): 오전 10시 이전에 시작하는 8시간 시간제한 식사.3그룹(오후 시간제한 식사 그룹): 오후 1시 이후에 시작하는 8시간 시간제한 식사.4그룹(자율 시간제한 식사 그룹): 8시간 식사제한 식사를 하되 먹는 시간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모든 참가자는 식물성 기름과 해산물, 통곡물, 채소, 견과류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 식사 시간 개입을 마친 12주 후, 그리고 식사 시간 개입 종료 12개월 후 체중과 허리·엉덩이 둘레를 측정했다.먼저 3개월(12주) 간의 개입 후 기존 식사 그룹은 평균 1.4㎏(-1.5%)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다. 또한 허리둘레(-1.1㎝)와 엉덩이 둘레(-1.4㎝)도 소폭 감소했다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모두 기존 식사 그룹보다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 엉덩이와 허리둘레 감소폭도 더 컸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오전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4.2㎏(-4.5%), 허리둘레(-4.1㎝), 엉덩이 둘레(-4.6㎝)오후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3.1㎏(-3.5%),허리둘레(-4.1㎝), 엉덩이 둘레(-3.2㎝)자율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3.8㎏(-3.9%), 허리둘레(-3.7㎝), 엉덩이 둘레(-3.6㎝)를 기록했다.12개월 후 모든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기존 식사 그룹보다 더 큰 체중 감소를 유지했다.습관적 식사 그룹은 평균 0.4㎏(+0.5%) 체중이 증가했다. 반면 오전 시간제한 식사 그룹과 오후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각각 평균 -2.2㎏(-2.1%)와 -2.0㎏(-2.0%)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자율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이보다 작아 평균 -0.7㎏(-0.7%)을 나타냈다.허리 및 엉덩이 둘레도 마찬가지였다.습관적 식사 그룹은 1년 후 허리둘레가 1.8㎝, 엉덩이둘레가 0.03㎝ 증가했다.반면, 오후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가 각각 -5.6㎝, -3.4㎝로 측정돼 유의미한 감소 효과를 보였다.오전 시간제한 식사 그룹(허리둘레-0.5㎝, 엉덩이둘레 -1.0㎝)과 자율 시간제한 식사 그룹(허리둘레-1.3㎝, 엉덩이둘레 -1.8㎝) 또한 습관적 식사 그룹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중요한 점은 시간제한 식사 그룹 간에 어떤 측정값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언제하든 상관없이 시간제한 식사 방식의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접근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3개월 동안 하루 중 언제든 식사 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하면 최소 1년 동안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식사 시간보다 16시간 공복 시간에 기인한다”라고 스페인 그라나다 바이오의학 연구소(ibs.GRANADA)의 알바 카마초-카르데노사(Alba Camacho-Cardenosa) 박사가 말했다.연구진은 12주간의 식사 시간 중재 기간 동안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밝혔다.연구 결과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유럽 비만학회(ECO)에서 공개됐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제주도 해녀들에게 잠수 시 혈압 상승을 억제하고 추위에 대한 내성을 높여주는 독특한 유전적 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압 상승 억제 유전자의를 비밀을 풀면 고혈압과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미국 유타 대학교 유전학자이자 생물정보학 교수인 멀리사 일라르도 박사와 동료들은 과학 저널 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유전체(게놈) 분석 결과 제주 해녀들은 최소 세 가지 독특한 특성을 발달시켰다고 짚었다.첫 번째는 비유전적 적응인 서맥으로 분당 60회 미만의 느린 심박 수다. 서맥은 의학적 질환이 원인일 수 있지만, 심혈관 훈련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해녀들은 최대 18m에 달하는 심해 잠수 중 ‘포유류 잠수 반사’라는 진화적 반응의 일부로 서맥을 경험한다.일라르도 교수는 “사람이 잠수를 할 때 숨을 참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포유류 잠수 반사가 일어난다. 심박 수가 느려지는 게 주요 특징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산소를 아껴 다시 숨을 쉴 때까지 물속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유전적 요소가 아니라 평생의 훈련을 통해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제주 해녀들은 잠수하는 동안 심박 수가 대조군보다 약 50% 감소했다. 다른 두 가지는 세대를 거친 유전적 진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연구진은 제주 해녀 30명과 해녀가 아닌 제주 여성 30명, 본토 출신 31명의 생리적 특성과 게놈을 비교했다. 전체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해녀들의 나이에 맞춰 65세로 조정했다.게놈 분석 결과 제주 해녀와 해녀가 아닌 여성은 본토 출신과는 뚜렷한 유전자 차이를 보였다. 이는 모든 제주 주민이 같은 조상의 후손임을 시사한다.또 제주 여성은 해녀 여부와 관계없이 잠수에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는 저체온 증에 덜 취약하게 만드는 추위 내성 변이이다. 8번 염색체의 중심체에 있는 한 변이유전자는 통증 민감성을 줄여줬다. 이는 해녀가 바다 속에 오래 머물러도 저체온 증에 걸리지 않도록 했다.다른 하나는 이완기 혈압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제주 여성 33%에서 발견됐으나 한반도 여성은 7%만이 가지고 있었다.잠수를 하면 혈압이 상승하지만 제주 여성은 혈압 상승 정도가 낮았다.깊은 바다에서는 높은 압력이 혈관을 수축해 뇌, 폐, 심장으로 가는 산소 흐름을 방해한다.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인체는 가장 필요한 기관에 산소를 집중시키고자 반응한다. 심해 잠수 중 혈압 상승은 필수 장기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함이다. 보통 잠수부에게 혈압 상승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녀들은 임신 중에도 잠수를 계속한다. 임신 중 고혈압은 위험할 수 있다. 연구진은 태아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해녀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일라르도 교수는 “이완기 혈압 감소 관련 변이는 잠수할 때 겪을 수 있는 이완기 고혈압 합병증 완화를 위한 자연선택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이는 훈련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제주 출신 비해녀에게도 비슷한 유전적 특징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때 제주도에서 잠수는 가장 중요한 경제적 활동이었다. 과거 제주도에서는 사실상 모든 사람이 잠수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유전적 변이에 대한 자연 선택이 약 120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본다. 임신한 두 여성이 잠수를 이어갔다. 한 명은 잠수 중 혈압 싱승을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었으나 다른 한 명은 없었다. 임신 기간 중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매일 잠수를 한 결과, 보호 유전자가 없는 여성은 자간전증에 걸려 산모와 태아 모두 사망했다. 반면 혈압 상승을 막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과 아이는 살아남아 후손을 남겼고, 점점 더 많은 제주도 아이들이 이 변이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이다.제주 주민에게서 발견된 저혈압 관련 유전적 변이는 고혈압 치료제 개발을 위해 더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해당 유전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혈압이 10% 이상 낮았는데, 이는 매우 인상적인 효과다. 유전자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데, 단백질의 어떤 변화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새로운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진화 학자 벤 트럼블 교수가 함께 게재된 논평에서 말했다.일라르도 교수도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제주는 한국에서 뇌졸중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다. 진화한 유전자가 혈관의 실제 생리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흥미롭다. (제주 주민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이론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뇌졸중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보호 효과를 가졌을지 모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중 하나인 뉴클레오시드 역전사 효소 억제제(NRTI)에 높은 수준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전체의 60~80%를 차지한다.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의과대학(UVA Health) 자야크리슈나 암바티(Jayakrishna Ambati)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앞서 해당 약물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가능성을 밝혀냈다. 이번에는 미국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두 곳을 분석하여 해당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이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학술지 에 8일(현지시각)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 데이터베이스 분석결과 치료제를 복용한 기간 동안 환자들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매년 6% 감소했다. 다른 데이터베이스서는 해마다 13%가 감소했다.“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면 매년 약 100만 건의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암바티 박사가 말했다.UVA Health에 따르면 뉴클레오시드 역전사 효소 억제제(NRTI)는 HIV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한다. 암바티 박사 연구팀은 이전에 이 약물이 우리 면역 체계의 중요한 인자인 인플라마좀(inflammasome)의 활성화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플라마좀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연구진은 인플라마좀 차단 효과가 있는 NRTI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낮은지 알아보고자 했다.이를 위해 연구진은 미국 재향군인 건강 관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24년간의 환자 데이터와 민간 상업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을 포함하는 마켓 스캔(MarketScan) 데이터베이스의 14년 치 자료를 검토했다.연구진은 NRTI를 복용하는 50세 이상의 HIV환자와 NRTI로 치료할 수 있는 다른 질병인 B형 간염 환자들을 따로 분류했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제외했다.연구진은 연구 기준을 충족하는 27만 여명을 확인한 후 이들 중 몇 명이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에 걸렸는지 조사했다. 또한 고지혈증,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뇌경색, 심방세동, 우울증, 외상성 뇌손상, 알코올 의존증, 파킨슨병, 만성 신장 질환 등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 동반 질환 요인을 조정했다.연구결과 재향군인 데이터의 경우, NRTI를 1년간 복용할 때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스캔 데이터는 NRTI 복용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3% 감소했다.흥미로운 점은 다른 유형의 HIV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NRTI 복용자들 만큼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NRTI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효과를 보다 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임상시험을 통해 NRTI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효과가 확인되면 엄청난 파급력이 기대된다.대한치매학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1%다. 65세 이상 9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그중 대다수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다.국내 치매 환자는 초고령화 추세에 따라 2030년 142만 명, 2040년 226만 명, 2050년 315만 명, 2060년 340만 명, 2070년 334만 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전 세계적으로는 2050년까지 약 1억 39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을 것으로 추산된다.암바티 박사는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NRTI 버전인 K9이라는 새로운 인플라마좀 차단 약물을 개발해 이미 다른 질병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알츠하이머병에 대해서도 K9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남은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며, 기부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게이츠는 8일(현지시각) “내가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을 들고 있기에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너무 많다. 그래서 난 내 돈을 내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AP 통신에 따르면 그는 향후 20년간 총 재산 1070억 달러(150조 7630억 원)의 99%(149조 2553억 원)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재단은 2045년 12월 31일에 영구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게이츠는 그의 전처 멀린다와 함께 2000년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운영해 왔다. 재단은 설립 후 25년 동안 1000억 달러(140조 9600억 원)를 지출했다. 그중 절반은 세계 보건을 위해 사용했다. 지금까지 재단 운영 자금의 약 41%를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나머지는 게이츠가 기부했다.게이츠는 재단이 문을 닫기 전까지 2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아이들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설사병, 폐렴 등으로 어떻게 죽는지 배우면서 가난한 나라들을 돕는 데 얼마나 적은 돈이 쓰이는지 알고 깜짝 놀랐다”고 AP통신에 말했다.게이츠 재단은 지난 25년 간 아동 사망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두 개의 주요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어린이를 위한 백신에 자금을 지원하고 배포하는 백신 연합체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각국 정부와 함께 HIV, 결핵, 말라리아 치료 및 관리에 자금을 지원하는 세계 기금(Global Fund)이 바로 그것이다.재단은 이 두 단체가 수천만 명의 생명을 구했으며, 재단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게이츠는 재단이 앞으로 20년간 활동을 집중할 분야로 임산부와 어린이 사망률, 소아마비와 말라리아를 비롯한 치명적인 감염병, 빈곤 문제 등 3개를 꼽았다.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외국에 대한 원조와 보건 기금이 삭감되고, 전쟁과 경제적 혼란이 발생하면서 향후 20년 동안 소아마비 박멸, 말라리아 관리, 그리고 영유아 및 산모 사망률 감소라는 재단의 목표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한 해 500만 명에 달하는 5세 이전 사망 아동을 절반으로 줄이려는 목표는 협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현재 추세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트럼프 정부에 반감을 드러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라면, 소시지, 탄산음료와 같은 초가공 식품 대신 감자, 사과, 견과류와 같은 자연 식품을 선택하면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에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총 섭취 열량(칼로리)에서 초가공 식품의 비중이 10% 증가할 때마다 조기 사망 위험이 3%씩 증가한다.조기 사망 위험은 먹는 양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초가공 식품 섭취량이 10%에서 20%로 증가하면 조기 사망 위험은 두 배로 껑충 뛴다.초가공 식품이란 무엇인가?초가공 식품이란 용어는 2009년 식품을 가공 수준에 따라 4개 단계로 분류한 ‘NOVA’ 체계를 개발한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카우구스토 몬테이로 명예교수가 처음 사용했다.1단계는 미가공 또는 최소 가공 식품이다. 과일, 채소, 고기, 우유, 계란 등 자연 상태의 식품이나 안전성과 유통기한을 높이기 위해 냉동, 건조, 저온 살균 등의 가공 과정을 거친 식품(냉동 채소, 삶은 쌀, 저온 살균 우유 등)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없다.2단계는 조리용 원재료다. 분쇄 또는 정제와 같은 방법으로 자연 식품에서 추출하거나 최소한으로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식물성 기름, 소금, 설탕, 꿀, 허브와 같은 향신료가 이에 속한다.3단계는 1단계와 2단계가 결합한 가공 식품이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소량의 산화방지제, 방부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설탕 첨가 통조림 식품, 가염 견과류, 치즈류 등이 해당한다.4단계는 가공 과정을 여러 번 거친 초가공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식용 색소, 향미료, 무설탕 감미료,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재료의 분리를 방지하는 유화제, 방부제, 거품 방지제, 표백제, 겔화제(액체상태 물질을 응고시켜 겔 상태로 만드는 물질), 광택제 등 최소 5가지 이상의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첨가물을 포함한다. 과자류,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아이스크림, 냉동 피자와 같은 인스턴트식품, 분말 스프, 소시지, 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빵, 시리얼 등이 해당한다.연구 결과는 무엇?연구진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영국, 칠레,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8개국에서 수행한 기존 연구들을 새롭게 메타 분석했다. 이를 통해 초가공 식품 섭취량과 전체 사망률 사이에 선형적 용량 반응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비교적 초가공식품 소비가 적은 콜롬비아(전체 섭취 열량에서 초가공 식품 비중 15%), 브라질(17.4%), 칠레(22.8%)의 조기 사망 원인 중 초가공 식품 섭취가 원인인 것은 각각 4%, 5%, 6%였다. 이들 국가보다 초가공 식품 섭취 비중이 높은 캐나다(43.7%)와 영국(53.4%), 미국(54.5%)은 초가공 식품에 의한 조기 사망 비율이 각각 10.9%, 13.7%, 13.8%로 집계됐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은 2010~2012년 23.1%에서 2016~2018년에는 26.1%로 늘었다. 앞서 밝혔듯 초가공 식품의 칼로리가 10% 증가할 때마다 조기 사망 위험이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미국에서 초가공 식품 소비로 인해 조기 사망한 사람은 12만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초가공 식품이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는 이유는?먼저 초가공 식품 과다 섭취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초가공 식품에는 나트륨(소금의 주성분), 지방, 설탕 등의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 모든 것이 심혈관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된다.이 뿐만이 아니다. 식품은 가공을 통해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다. 고도로 가공한 식품은 영양소가 비슷하더라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가공하지 않은 식품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분해된 식품은 소화 속도, 포만감, 혈당 수치, 심지어 장내 미생물 균형까지 바꿀 수 있다. 연구의 책임자인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의 에두아르도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 닐슨(Eduardo Augusto Fernandes Nilson) 박사는 “초가공 식품의 잠재적 건강 영향은 체중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장내 미생물 군 변화, 염증, 혈당 급증,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등을 통해 일어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초가공 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는 많다.작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논문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인 조기사망 위험이 4%, 암이나 심장병 이외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9% 더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가공육과 함께 설탕이 첨가된 시리얼 제품을 가장 건강에 해로운 초가공 식품으로 꼽았다.2018년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 섭취 비율을 10% 높일 경우 전체 암 발병 위험이 12%, 유방암 위험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초가공 식품은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매우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영양가가 더 높은 자연 식품이나 저가공 식품을 선택할 기회를 빼앗는 효과도 있다.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초가공 식품을 제외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되도록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전문가들은 80대 20을 적정 비율로 제시한다. 총 섭취 식품의 80%를 자연 식품이나 최소한으로 가공된 식품을 선택하고, 나머지 20%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간편식이나 가끔씩 먹는 간식으로 섭취하면 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정책적 규제를 통해 초가공 식품 섭취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정보 홍수의 시대. 조작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넘쳐난다.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능력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가짜 뉴스를 가장 잘 구분하는 사람은 누굴까. 반대로 가짜 뉴스에 가장 잘 속는 사람은 누굴까.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과학자들이 24개국(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 중심) 6만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와 여성, 저학력, 그리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에 더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연구자들은 ‘오보 취약성 검사’(Misinformation Susceptibility Test)라는 도구를 사용해 얻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6월호에 발표했다.먼저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 콘텐츠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데 더 능숙한 Z세대가 가짜 헤드라인 구분 테스트에서 평균 이하의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다.“디지털 새대가 이러한 환경을 더 잘 탐색할 수 있다는 오해가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이는 학계에서 꽤 오랜 기간 동안 반박되어 왔지만 대중의 의식으로 옮겨지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이 연구의 책임 저자인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프리드리히 괴츠 박사가 말했다. 다만 Z세대는 자신들의 허위정보 식별 능력이 낮다는 점을 가장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교육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정확하게 식별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주목할 점은 정치적 성향과 가짜 뉴스에 대한 취약성 간 연관성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견해가 보수적인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사실로 받아들일 확률이 더 높았다. 특히 정치적 스펙트럼이 극우에 속하는 사람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부분의 보수층은 자신의 허위 정보 감지 능력을 상당히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자각 능력이 떨어졌다.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허위 정보에 속을 위험이 약간 더 높았다. 동시에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의 가짜 뉴스 감지 능력을 더 잘 평가했다. 반면 남성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가짜 뉴스 판별 테스트는 실제 뉴스 헤드라인과 가짜 뉴스 헤드라인을 함께 제시하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가려내도록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가짜 헤드라인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금과 석유 가격을 조작하여 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정부가 9·11 테러에 개입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은폐하고 있다’와 같은 음모론과 ‘좌파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와 같은 주장이 제시됐다. 여기에 ‘2018년 미국 대형 신문사 4분의 1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와 같은 실제 헤드라인을 섞었다.이번 연구는 잘못된 정보가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잘못된 정보는 전 세계 사회의 기능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의 심각한 현실적 결과를 고려할 때,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누가 잘못된 정보의 위험에 가장 취약한지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청력 손실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학술지 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치매 예방을 위해 청력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자국 내 6개 대학과 연구소 직원 1만5000명을 2008년부터 추적관찰 한 브라질 성인 건강 종단 연구 (ELSA-Brazil)의 일환으로 수행했다.청력 손실은 대개 중년에 시작되며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주요 저자인 상파울루대 의대 클라우디아 수에모토 교수에 따르면 청력 손실에 따른 치매 발병은 크게 두 가지 기전을 통해 발생한다. 첫째, 청력은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입력 경로라는 점이다. “뇌는 이미 습득한 지식과 함께 입력 경로가 반응을 전달해야 작용한다. 그러나 입력 경로가 차단되면 중요한 영역이 더 이상 자극을 받지 못 해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 할 수 있다.”두 번째 기전은 행동이다. 청력 손실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친구나 친척 등 나이가 많은 사람 중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들과 대화하려면 더 큰 소리로 말하고 문장을 반복해야 한다. 결국 그들은 대화에서 배제된다. 어떤 의미에서 청각 장애인은 듣기가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귀를 닫고 흥미를 잃고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치매의 다른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사회적 고립의 기전도 있다.”메디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8년의 연구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총 세 차례 청력 검사를 받았다. 아울러 청력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기억력, 언어 능력, 실행 기능 검사도 진행했다.805명의 참가자 중 62명(7.7%)이 청력 손실을 보였다. 8년간의 추절 관찰 결과 이들은 연령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 수에모토 교수는 “청력 손실은 서서히 나타나며 많은 사람이 이를 인지하지 못 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한다”며 “청력 손실을 알게 된다면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문제의 원인을 치료해 교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진에 따르면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은 직업과 관련이 있다. 소음이 많은 작업 환경이 대표적이다. 이어폰이너 헤드폰 사용 시 볼륨을 너무 높인 경우도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이다.연구자들은 청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작업할 때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헤드폰이나 이어폰 사용 시 볼륨을 너무 높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연구진은 청력 손실과 함께 낮은 교육 수준, 고혈압, 뇌 손상, 당뇨병, 비만, 알코올 중독, 흡연, 우울증, 비활동적 생활 습관,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을 치매의 위험 요인이라고 지목했다.한편 지난 4월 에 따르면, 청력 손실이 치매 발병 사례 3건 중 1건에 영향을 미쳤다.8년간의 연구기간에 발생한 치매의 최대 32%가 청력 손실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연구진은 노인들의 청력 손실을 치료하면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체중 감량을 위해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신진대사 건강 개선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다. 간헐적 단식, 특히 일주일에 이틀 동안 최소한의 음식만 섭취하는 5대 2 다이어트는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여야하기에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엄격한 칼로리 제한 없이 간헐적 단식의 신진대사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찾은 것 같다.영국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와 로햄튼 대학교(University of Roehampton)의 영양학자들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이 먹는지가아니라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냈다.식사를 거르지 않고 특정 음식 하나만 줄이는 것만으로도 간헐적 단식과 동일한 신진대사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에 지난 3월 발표한 이 연구는 과체중 또는 경도 비만으로 분류된 20세에서 65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12명(여성 6명, 남성 6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세 가지 다른 하루 식단을 적용하고, 각 식단 사이 이틀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각 식단 후 대사적 변화를 관찰했다.첫 번째 식단은 하루 2000칼로리를 섭취하는 사람 기준 탄수화물 비중이 55%(약 275g/일)인 균형 잡힌 식단이었다.두 번째 식단은 전체 칼로리는 동일하게 유지하되 탄수화물 섭취량을 50g으로 제한했다.세 번째 식단은 평소 섭취하는 하루 칼로리의 25%만 제공하고, 탄수화물 역시 50g으로 줄였다. 연구진은 각 식단 후 참가자들의 혈당, 인슐린, 케톤(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 성분), 그리고 신체가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하고 소모하는지를 보여주는 기타 지표를 추적했다. 또한 참가자들이 얼마나 배고프거나 포만감을 느끼는지, 식사 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그리고 신체가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더 많이 소모하는지 탄수화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 측정했다.연구 결과 두 가지 저탄수화물 식단 모두 눈에 띄는 신진대사 증진 효과를 보였다. 전체 칼로리를 줄이지 않은 두 번째 식단도 마찬가지였다. 참가자들의 몸은 지방 연소가 증가하고 탄수화물 연소가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단식 중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또한 참가자들의 혈액에서는 케톤 수치가 증가했고, NEFA(비에스터화지방산·신체가 당 대신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할 때 방출하는 지방의 한 종류)라는 물질도 관찰되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신진대사가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심장 질환과 관련된 혈중 지방의 한 종류인 중성지방 수치가 두 저탄수화물 식단 모두에서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정리하면, 음식 섭취를 몇 시간 동안 중단해 단식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저장된 지방 중 일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간헐적 단식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두 가지 연료(탄수화물과 지방)간 균형을 더 잘 유지하게 한다. 이는 대사 유연성 향상으로 이어져 심장대사 건강 개선 즉, 심혈관 질환,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을 50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케토 식단(하루 탄수화물 섭취량 20~50g)의 경계선에 있는 수치이며, 일반적으로 쌀, 빵, 파스타, 감자와 같은 고탄수화물 식품을 끊거나 상당히 줄여야 한다.서리 대학교 영양학 교수인 아담 콜린스(의학박사)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 없이 단기 단식과 관련된 대사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탄수화물 섭취를 주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사람들이 대사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보다 접근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연구 관련 성명에서 말했다.저탄수화물 식단을 따르는 동안 참가자들은 배고픔을 더 크게 느꼈지만, 이후 이틀 동안 이어진 일반 식사 일에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지는 않았다. 이는 신체가 탄수화물 섭취 감소에 적응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식단을 따르기가 더 쉬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예상했다.콜린스 교수는 “이 연구는 대사 건강을 위한 식단 개입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및 비만과 같은 상태를 관리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연구진은 현재 5대 2 간헐적 단식 대신 간헐적 탄수화물 제한(5대 2다이어트에서 이틀 동안 전체 칼로리는 그대로 유지하되 탄수화물 섭취량만 제한)이 똑같은 신진대사 건강 개선 효과를 나타낼지 시험하고 있다. 만약 효과가 입증된다면 단식 일에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아도 단식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걷기는 건강에 좋다. 그런데 걷는 시간, 예를 들어 식사 전 또는 식사 후 걷기는 건강 효과가 다르다.식사 전 공복 상태에서 걷기아침에 일어나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 또는 식사를 마치고 3~4시간 뒤 걸으면 몸에 축적된 체지방을 연소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공복에 운동한 사람은 식사 2시간 뒤 운동한 사람보다 지방을 약 70% 더 연소했다.건강정보 매체 헬스(health) 등에 따르면, 식전 걷기의 이점은 더 있다.에너지 수준 증가, 신진대사 촉진, 혈액 순환 개선, 혈중 지질 감소, 혈당 관리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식후 걷기연구에 따르면 식후 걷기는 소화를 촉진하고 복부 팽만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매 식사 후 10~15분 동안 걷는 것만으로 가스, 복부 팽만감, 트림과 같은 증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식후 걷기의 가장 큰 이점은 혈당 관리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식후 걷기는 포도당을 연소시키고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은 식후 30~60분 최대치가 된다. 따라서 혈당을 조절하려면 혈당이 최고치에 오르기 전 걷기를 시작해야 한다. 2~5분만 걸어도 도움이 된다. 식사 전·후 걷기의 선택언제 걷는 것이 더 좋은지는 개인의 목표와 선호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체중 감량이 목표라면 식사 직후 걷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식사를 마치지 마자 30분 동안 빠르게 걷는 것이 식사 1시간 후 30분 동안 걷는 것보다 체중 감량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2023년 스포츠의학 저널(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8건의 관련연구를 메타 분석해 발표한 연구자들은 “20분 걷기와 같은 운동은 식사 후 가능한 한 빨리 수행할 때 식후 고혈당증(포도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 즉각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식사와 운동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 포도당 수치에 대한 ‘급성 영향’이 약해진다”라고 덧붙였다.식사 직후 운동하면 섭취한 포도당을 연료로 소모해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식사 3~4시간 뒤 공복 상태 운동은 다른 연료원이 부족해져 체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연소할 수 있다. 따라서 공복 상태에서의 운동은 체지방 연소를 통한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체중 감량을 목표로 할 때 신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추가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공복상태에서 걷기나, 1시간 이내 자전거 타기와 같은 저강도~중강도 운동을 할 경우 근 손실 예방 등을 위해 의도적인 ‘운동 후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운동 후 최장 4시간까지 글리코겐 저장량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주의할 점식사 직후에는 고강도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는 경우 고강도 운동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걷기와 같은 적당한 수준의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위식도 역류성 질환을 겪는 사람도 마찬가지다.당뇨병 예방이나 제2형 당뇨병 관리를 위해 걷는다면, 가능한 한 하루 1만보를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식전 식후 걷기 모두 도움이 되지만 하루 평균 걸음 수가 많을수록 건강관리가 더 수월해진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