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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감청 정보가 담긴 미국 정보기관 기밀문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 프랑스 같은 미 우방국들은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문건 내용을 부인했다. 전황이 노출된 우크라이나는 군사 계획을 변경하고 정보 유출 단속에 나섰다. 9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출된 기밀문건 가운데 정보기관 모사드가 정부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대한 반대 시위를 종용했다는 내용에 “거짓되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유출 문건 중 ‘최고 기밀’ 문서에 올 2월 모사드 고위 지도자들이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는 행동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등 정부의 사법 조정 입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신호정보(SIGINT·시긴트)로 파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시긴트는 통화나 전자 메시지를 도·감청해 수집한 정보를 말한다. 프랑스도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됐다’는 문건 내용을 반박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일간 르몽드에 “우크라이나 작전에 연관된 프랑스군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 유출 문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프랑스와 미국 영국 라트비아의 특수작전 요원 100명 미만 파견대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문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감청된 정황이 나타난 우크라이나는 군사 계획을 바꾸고 정보 유출 단속에 나섰다고 미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놀라운 일은 아니라면서도 문건 유출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다섯 개의 눈·Five eyes)’를 구성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이번 기밀 유출로 자국 정보원 노출 같은 정보자산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국가 당국자는 CNN에 “우리가 수집한 정보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유출) 문서들을 자세히 분석 중”이라며 “미국이 며칠 내로 문건 유출로 인한 피해 분석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들의 대화를 감청한 정황이 담긴 문건 유출에 “한국이 한미 관계에서 불평등한 지위에 있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10일 사설 ‘한국은 감시·통제 당하는 느낌을 즐길 리 없다’에서 “한국은 미국 첩보·감시 활동의 중대 피해 지역”이라며 “한국 자주성과 권리를 미국이 뼛속 깊이 불신하고 존중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그러면서 ‘나쁜 사람 앞잡이가 돼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의 ‘위호작창**’이란 성어를 썼다. 한국은 미국에 동조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사설은 또 이번 사태를 “파이브 아이즈의 악몽”이라고 한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하며 “비밀 누설은 미 동맹체제에 대한 신뢰의 균열을 더욱 확대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5일 미 본토 회동에 반발하며 8∼10일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고강도 무력 시위에 나섰다. 9일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과 주변 해역에서 핵심 목표물에 대한 모의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에는 ‘대만 봉쇄’에 중점을 둔 군사 훈련을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대만 공격’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는 등 중국의 군사 위협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동부전구는 “8∼10일 대만해협과 대만섬 북부, 남부, 대만섬 동쪽 해·공역에서 대만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날카로운 검(利劍·이검)’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군은 군용기 45대와 미사일 구축함 ‘타이위안(太原)’을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 역할을 하는 ‘중간선’ 안으로 침입시켰다. 9일에는 중국군 구축함과 쾌속정이 연합 함대를 이뤄 대만 남서부 지역의 목표물을 조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중국은 10일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약 126㎞ 떨어진 핑탄현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실시한다. 실탄 사격 훈련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약 8개월 만이다. 미 국무부는 8일 “미국은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에 충분한 자원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에 경고했다. 이날 미군은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투입하며 중국군과 정면으로 대치했다. 미 의회 대표단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한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또한 이날 차이 총통에게 “대만이 구매한 미국 무기를 더욱 빨리 받아보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中 군용기 45대 ‘대만 중간선’ 넘어… 美 “中행동 면밀 주시” 경고 차이잉원 방미… 대만해협 긴장 고조中, 오늘까지 ‘날카로운 검’ 훈련군용기 129대-군함 18척 보내내년 美-대만 대선 앞두고 공세美, 방공구역에 초계기 ‘P-8A’ 투입 중국이 8, 9일 양일간 인민해방군 군용기 129대, 군함 18척 등을 대만 주변으로 보내는 등 대만을 향한 역대급 무력 시위에 나섰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5일 미 본토 회동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 군사 위협 수위가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CNN 등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모의 공격(simulated attack)’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또한 ‘P-8A 포세이돈’ 초계기를 8일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며 중국과 맞섰다. 이날 인민해방군의 미사일 구축함 ‘타이위안(太原)’함은 사실상 중국과 대만의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남부 팡랴오향 해안에서 약 44㎞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다. 대만군 또한 3000t급 ‘캉딩급’ 호위함과 해경 함정을 긴급 파견해 한때 중국과 대만 함정의 거리가 불과 5.5㎞까지 근접하는 초긴장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서구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각각 내년 대선을 치르는 미국과 대만의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을 이용해 당초 알려진 2027년보다 대만 침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중국의 대만 모의 공격,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치가 우려할 수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대만 ‘봉쇄’→‘침공 상정’ 훈련 9일 대만 롄허보 등에 따르면 중국은 8∼10일 3일간 실시하는 대만 위협 군사 훈련을 ‘날카로운 검(利劍·이검)’ 연합훈련이라고 명명했다. 중국은 9일에만 군용기 58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해 대만을 위협했다. 하루 전 군용기 71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한 것을 합하면 이틀간 군용기 129대와 군함 18척을 보낸 것이다. 8일에는 군용기 4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인 지난해 8월 훈련 때는 훈련 첫날과 둘째 날 총 90대의 군용기와 13척의 군함이 동원됐다. 지난해 8월 중국의 군사 위협은 대만의 주요 항구와 항행로를 장악하고 대만 해·공역을 봉쇄해 대만을 고립시키는 목적이 강했다. 이번에는 대만 공격 상황을 상정한 훈련임이 역력하다. 9일 중국중앙(CC)TV는 이날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과 주변 해역에서 핵심 목표물에 대한 모의 정밀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같은 날 중국군 구축함과 쾌속정 또한 연합 함대를 이뤄 대만 남서부 지역의 목표물을 조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관영 환추시보 또한 “이번 훈련은 모든 무기가 실탄을 장전했고 순찰용 함정 또한 레이더를 켜는 등 실전을 지향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대만군의 모든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방어 기지를 제압해 보거나 듣지 못하게 만드는 훈련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10일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약 126㎞ 떨어진 핑탄현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 ● 대만 언론 “中, 美-日 연합훈련 이름 베껴” 조롱 미국은 8일 대표적 초계기인 ‘P-8A 포세이돈’을 대만 남서부 ADIZ에 투입해 대만 방어 의지를 과시했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군에 자제 및 현상 유지를 촉구했다.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도 9일 “중국이 의도적으로 대만해협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6일부터 대만을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만에 신속한 무기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힘을 통한 평화가 진짜”라고 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9일 중국군의 훈련 명칭(‘이검’)을 두고 “미국과 일본의 연례 연합 군사훈련 ‘킨소드(Keen Sword·예리한 검)’를 그대로 베꼈다”고 꼬집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이 8, 9일 양일간 인민해방군 군용기 129대, 군함 18척 등을 대만 주변으로 보내는 등 대만을 향한 역대급 무력 시위에 나섰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5일 미 본토 회동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 군사 위협 수위가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CNN 등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모의 공격(simulated attack)’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또한 ‘P-8A 포세이돈’ 초계기를 8일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며 중국과 맞섰다. 이날 인민해방군의 미사일 구축함 ‘타이위안(太原)’함은 사실상 중국과 대만의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남부 팡랴오향 해안에서 약 44㎞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다. 대만군 또한 3000t급 ‘캉딩급’ 호위함과 해경 함정을 긴급 파견해 한때 중국과 대만 함정의 거리가 불과 5.5㎞까지 근접하는 초긴장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서구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각각 내년 대선을 치르는 미국과 대만의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을 이용해 당초 알려진 2027년보다 대만 침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중국의 대만 모의 공격,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치가 우려할 수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대만 ‘봉쇄’→‘침공 상정’ 훈련 9일 대만 롄허보 등에 따르면 중국은 8~10일 3일간 실시하는 대만 위협 군사 훈련을 ‘날카로운 검(利劍·이검)’ 연합훈련이라고 명명했다. 중국은 9일에만 군용기 58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해 대만을 위협했다. 하루 전 군용기 71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한 것을 합하면 이틀간 군용기 129대와 군함 18척을 보낸 것이다. 8일에는 군용기 4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대만 서남부 공역에 진입했다.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인 지난해 8월 훈련 때는 훈련 첫날과 둘째날 총 90대의 군용기와 13척의 군함이 동원됐다. 지난해 8월 중국의 군사 위협은 대만의 주요 항구와 항행로를 장악하고 대만 해·공역을 봉쇄해 대만을 고립시키는 목적이 강했다. 이번에는 대만 공격 상황을 상정한 훈련임이 역력하다. 9일 중국 중앙(CC)TV는 이날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과 주변 해역에서 핵심 목표물에 대한 모의 정밀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같은 날 중국군 구축함과 쾌속정 또한 연합 함대를 이뤄 대만 남서부 지역의 목표물을 조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관영 환추시보 또한 “이번 훈련은 모든 무기가 실탄을 장전했고 순찰용 함정 또한 레이더를 켜는 등 실전을 지향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대만군의 모든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방어 기지를 제압해 보거나 듣지 못하게 만드는 훈련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10일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약 126㎞ 떨어진 핑탄현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 ● 대만 언론 “中, 美-日 연합훈련 이름 베껴” 조롱 미국은 8일 대표적 초계기인 ‘P-8A 포세이돈’을 대만 남서부 ADIZ에 투입해 대만 방어 의지를 과시했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군에 자제 및 현상 유지를 촉구했다.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도 9일 “중국이 의도적으로 대만해협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6일부터 대만을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만에 신속한 무기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힘을 통한 평화가 진짜”라고 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9일 중국군의 훈련 명칭(‘이검’)을 두고 “미국과 일본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 ‘킨소드(Keen Sword·예리한 검)’를 그대로 베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수도 베이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갖고 경제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7일에도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로 꼽히는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이 자국 영토에서 만나는 첫 해외 정상이다. 같은 달 말 ‘보아오포럼’ 참석차 중국을 찾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등은 시 주석이 아닌 리창(李强) 총리를 접견했다. 특히 시 주석이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타국 정상을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미국과의 패권 갈등으로 서방의 지지가 절실한 시 주석이 ‘특급 의전’을 제공하며 프랑스의 협조를 구하려 한다는 평이 나온다. 정년 연장이 골자인 연금개혁법을 강행하며 자국 내에서 거센 반발에 부닥친 마크롱 대통령 또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習 “다자주의” vs 마크롱 “러에 이성 찾아줘야” 6일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가졌다. 대회당 밖 양국 국기가 늘어선 붉은 카펫 위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맞은 시 주석은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전통을 가진 대국”이라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할 책임이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어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 안정에 타격을 입혔다. 시 주석이 러시아에 이성을 되찾아주고 모든 사람을 평화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중국과 프랑스를 분리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 에어버스, 알스톰,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등 자국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50여 명을 대동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까지 합한 3자 회담 및 국빈 만찬을 가졌다. BBC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중국의 역할을 두고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번갈아 가며 ‘굿캅(좋은 경찰)’, ‘배드캅(나쁜 경찰)’ 역할을 맡아 시 주석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中서 가장 인구 많고 부유한 광둥성서 회동 시 주석이 광저우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기로 한 것 또한 큰 관심을 모은다. 시 주석은 2018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후베이성 우한에서 만났다. 같은 해 푸틴 대통령과 톈진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도 관람했다. 이를 제외하면 베이징 밖에서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광저우 외에도 선전, 둥관 등이 있는 광둥성은 중국 31개 성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가장 부유하다. 지난해 경제 규모가 12조9118억 위안(약 2350조 원)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1965조 원)을 능가한다.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은 과거 이곳에서 공산당 서기와 성장을 지냈고 시 주석 역시 잠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는 EU 국가 중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과 교역이 많다. 특히 광둥성은 중국의 대프랑스 교역의 약 20%를 담당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한 에어버스, 알스톰 등 프랑스 주요 기업 또한 광둥성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곳에서 프랑스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가, 중산대 재학생 1000명 등도 만나기로 했다. 다만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외치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행보가 EU 전체의 대중국 및 우크라이나 정책에 혼란만 가져왔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방미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미 권력 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대만 총통이 미 본토에서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며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하면(以臺制華)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을 것(引火燒身)”이라고 경고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며 무기 판매를 늘리고 판매 시점 또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 또한 “대만과 미국은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며 논어의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도 있다(德不孤必有隣)’는 문구를 언급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의원 10여 명도 동석해 대만에 대한 미 사회의 초당적 지지를 보여줬다. 중국은 외교부, 국방부, 국무원 대만판공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외사위원회, 주미 중국대사관 등 5개 기관이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대만에 대한 군사 위협을 강화했다. 인민해방군은 5일 항공모함 산둥함을 출격시켜 대만 동부에서 370km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대만과 인접한 남동부 푸젠성 해양안전국 또한 5∼7일 대만해협 인근에서 순찰 작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5일(현지 시간) 방미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후 44년간 고수했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의 폐기 필요성을 거론하며 “대만 방어에 대한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되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 국방예산 편성권을 지닌 의회 수장이 이 정책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대만을 방어하자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대만을 미중 관계의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규정한 중국은 격렬히 반발했다. 5일 항공모함 ‘산둥함’ 전단을 대만해협으로 보냈고 대만 선박에 대한 선상 검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또한 상응 조치를 경고해 중국과 대만이 우발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매카시 “대만 방어 전략적 명확성 필요” 매카시 의장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차이 총통과 약 2시간 동안 오찬을 포함한 회담을 했다.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공화당), 피트 아길라 하원의원(민주당) 등도 동석해 대만에 대한 미 정계의 초당적 지지를 보였다. 매카시 의장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미 무기를 판매하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차이 총통과도 이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특히 냉전 당시 ‘반공’을 기치로 자유 진영을 이끈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당시 대만에 무기 판매, 실질적인 주권 인정 등이 담긴 ‘6개 보장’을 약속했다며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갤러거 위원장 또한 “하푼 미사일을 대만에 먼저 배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고 했다. 지상에서 해상 함대를 공격하는 하푼 미사일은 중국군의 대만 상륙을 저지할 수 있는 핵심 무기로 꼽힌다.● 中 “대만 선박 검사” vs 대만 “상응 조치” 중국 외교부, 국방부,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미 중국대사관 등 5개 기관은 동시에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과 대만을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주미 중국대사관은 매카시 의장에게 별도의 항의 이메일을 보내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며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 이날 미국 내 친중 시위대도 레이건 도서관 주변 상공에 ‘하나의 중국,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쓴 현수막을 내건 경비행기를 비행시켰다. 중국의 군사 위협도 강화됐다. 대만과 일본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3척으로 구성된 산둥함 전단과 군용기 1대를 대만과 약 370km 떨어진 곳으로 보냈다. 이곳은 일본 오키나와현 하테루마섬과도 불과 210km 거리여서 일본 또한 긴장하고 있다. 중국 푸젠성 해양안전국은 5∼7일 대만해협 최전선인 중국 핑탄섬과 대만 마쭈섬 해협을 지나는 대만 선박에 대해 직접 선상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만 해상항만국 또한 “선상 검사는 양안 협정 위반이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은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를 긴장 고조의 그 어떤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또한 “중국의 군사 자산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방미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미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대만 총통이 미 본토에서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며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하면(以臺制華)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을 것(引火烧身)”이라고 경고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제 때 이뤄져야 한다”며 무기 판매를 늘리고 판매 시점 또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 또한 “대만과 미국은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며 논어의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도 있다(德不孤必有隣)’는 문구를 언급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의원 10여 명도 동석해 대만에 대한 미 사회의 초당적 지지를 보여줬다. 중국은 외교부, 국방부, 국무원 대만판공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외사위원회, 주미중국대사관 등 5개 기관이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대만에 대한 군사 위협을 강화했다. 인민해방군은 5일 항공모함 산둥함을 출격시켜 대만 동부에서 370㎞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대만과 인접한 남동부 푸젠성 해양안전국 또한 5~7일 대만 해협 인근에서 순찰 작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봄기운이 완연해진 1일, 중국 베이징과 외곽을 연결하는 징청(京承) 고속도로에는 토요일 오전인데도 자동차들이 몰렸다. 대부분 베이징을 벗어나 봄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보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와 격리로 대표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다. 이후 100일(3월 16일)을 훌쩍 넘기면서 점차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 언제든지 다시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듯 보인다.》이들 가운데 30대 초반 직장인 청페이(程菲) 씨도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했을 당시 2주 동안 봉쇄된 아파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1일 만난 청 씨는 “주말을 맞아 베이징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사찰인 훙뤄쓰(紅螺寺)를 간다”면서 “시끄럽고 화려한 여행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한 여행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지난달 24일 “모든 연령대에서 여행이 증가하는 와중에 20, 3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사찰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이후 감지된 여러 변화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젊은층 중심으로 여행 확산 펑파이에 따르면 2, 3월 중국 사찰 관광객 가운데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생)’가 5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과거에는 사찰 여행은 50, 60대 장년층, 노년층이 주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펑파이는 “젊은이들의 불안 심리가 여행에 반영된 결과”라면서 “젊은이들도 심리적 안정과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한 여행을 더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2월 26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심리상담 기업 ‘노유어셀프(KnowYourself)’는 중국 젊은이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3년 동안 코로나19를 경험한 중국 젊은이들은 이성과 연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반면 정서적 안정, 육체적 건강,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노유어셀프와 인터뷰를 진행한 30대 중반 직장인 리슈펑(李秀楓) 씨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에 큰 위협을 받았다”면서 “이제 중국 젊은이들은 자기 계발과 성장, 도전보다는 음식이 충분한지, 약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지 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3일 베이징일보는 “지난해 12월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된 이후 감기약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젊은층에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공산당의 강화된 애국주의·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자란 ‘주링허우’, ‘링링허우’는 원래 중국공산당의 최대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 봉쇄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봉쇄 전날까지 “상하이에 봉쇄는 없다”며 시민들을 속였던 것이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결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백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저축 늘고 폭발적 소비는 없어 저축이 증가하면서 기대했던 폭발적 소비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도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보이는 변화 중 하나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등 중국 경제 매체들에 따르면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중국 가계의 저축률은 2019년보다 2∼4%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축적된 중국 가계의 ‘초과저축’도 4조∼7조4000억 위안(약 752조∼1391조 원)으로 추정됐다. 중국 당국은 이 초과저축분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직후 ‘보복 소비’ 형태로 폭발해 대규모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회복이 절실한 중국은 가전제품 구입 시 쿠폰 지급, 자동차 구매 시 세금 감면 등 각종 소비 유인책까지 제시하며 소비를 견인하려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폭발적 소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들은 팬데믹 기간 중 소득 감소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손상된 가계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저축을 오히려 더 늘렸다.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소비 태도가 더 신중해지고 있다. 이는 중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풍조를 상징하는 ‘탕핑(躺平)’과도 맞아떨어진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1년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바닥에 드러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탕핑 사조가 유행했다. 과시적 소비, 혹독한 노동시간, 치솟는 주택 가격 등을 모두 거부하면서 소비를 최소화한 채 누워만 있겠다는 뜻이다. 당시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 설문조사에서 24만 명 가운데 61%가 ‘탕핑족’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중국 당국은 ‘탕핑’이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라 보고 금지어로 설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분위기가 아직 위축되어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조금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바닥을 친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회복이 반드시 필요한 중국 당국으로서도 중국 전체 경제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시장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여기에 봉쇄와 격리 등을 경험한 중국인들이 ‘좋은 집’에 대한 욕구가 더 높아졌다는 점도 더해졌다. 특히 좋은 공공서비스 능력을 갖춰 코로나19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2일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 부동산 시장의 변화’ 포럼에서 한 참석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오늘날 중국인들은 집을 점점 더 행복한 삶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게 됐다”면서 “재테크 수단보다는 건강하고 질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집을 더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선 감시’ 앱, 통제에 쓰일 우려 정치·사회 분야에서도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민 14억 명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확보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부터 지방별로 만든 건강코드 앱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빨리 파악하겠다는 명분으로 모든 국민의 휴대전화에 이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국민들의 거의 모든 동선을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지금은 이 앱을 사용하지 않지만 이 같은 중국 당국의 경험은 중국을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국가로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이른바 ‘디지털 레닌주의’를 완벽하게 구축한 국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이미 거액을 투자해 톈왕(天網) 시스템도 완성했다. 톈왕은 ‘하늘의 그물’이라는 뜻으로 인공지능 감시카메라 2000만 대를 통해 범죄 용의자 등을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길거리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람이나 차량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성별, 연령대, 복장, 차량 종류 등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1초에 30억 장의 사진을 구분해 처리할 수 있고 정확도가 9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도입 초기만 해도 논란이 많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확진자나 밀접접촉자를 빨리 걸러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 시스템을 확대 보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은 코로나19 통제를 앞세워 독재 정치를 아름다운 광고로 바꿨다”면서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3년 동안 중국공산당 정치 체제가 미국과 서방의 민주주의 시스템보다 더 우월하다는 주장이 상당히 확산했다”고 우려했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과 바티칸 교황청 갈등이 재점화됐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가톨릭 주교를 일방적으로 임명하자 교황청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 세계 가톨릭 주교 임명권은 교황에게 있지만 교황청과 외교 관계가 없는 중국 정부가 이를 무시한 것이다. 중국과 1951년 외교 관계가 단절된 교황청은 대만과는 정식 수교 관계다. 5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날 중국 관변 교단 중국천주교주교단 선빈(沈斌) 주석을 상하이 교구 주교로 임명했다. 이에 교황청은 “중국으로부터 며칠 전 일방 통보받았다”면서 “선 주교 임명은 교황청과 중국이 맺은 ‘주교 임명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아온 중국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다 2018년 교황청과 주교 임명 관련 잠정 협정을 맺었다. 중국 당국이 선정한 주교 후보자를 교황 승인을 거쳐 임명하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 최고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단, 중국 당국이 주교 후보자를 선정할 때는 교황청과 협의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시한의 이 협정은 2020년 10월 갱신된 뒤 지난해 10월 재연장됐다. 협정 체결 이후 중국 주교 6명이 교황 승인을 받아 임명됐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면서 협정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당국은 교황청과 협의 없이 난창시 5개 교구를 통합해 장시(江西) 교구를 설립하고 새 주교를 임명했다. 당시 교황청은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소식”이라며 “중국이 교황청과의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 같은 교황청 무시 행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종교의 중국화’ 작업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왕양(汪洋) 당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새로 선출된 중국 천주교 단체 지도자들을 만나 “외세 침입을 적극적으로 막아내라”며 “종교의 중국화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당 지도력을 굳건히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교황청을 압박해 대만과 외교 관계를 끊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최근 논평 기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누락해 배송을 긴급 중단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저녁 런민일보에 게재된 ‘단결과 분투만이 중국 인민이 역사의 위업을 창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문장 앞에 들어갔어야 할 주석 이름을 누락했다. ‘시진핑 동지’로 써야 하는데 ‘동지’만 쓴 것이다. 런민일보는 오류 사실을 파악한 직후 배송을 중단했고 인쇄분은 모두 파기했지만 일부는 이미 배달돼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런민일보 구독처에 시 주석 이름이 누락된 해당 신문을 봉인·폐기해야 하며 외부로 유출해선 안 된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히려 이 과정에서 ‘누락 사고’ 소식이 빠르게 퍼져 나갔고 해당 지면을 찍은 사진까지 확산했다. 밍보는 “이번 사고가 외부로 알려져 문제가 된 만큼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런민일보는 2010년 12월 30일자에서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이름 중 마지막 글자인 ‘보(寶)’를 ‘실(室)’로 잘못 표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일본 언론은 “원 총리의 한자 오기로 런민일보 관계자 17명이 각종 처분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남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귀국길인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나기로 했다. 대만 총통부는 “민주주의 국가와 교류하는 것은 2300만 대만인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회동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 군용기가 3일 대만과의 사실상 국경인 ‘중간선’ 안으로 진입하는 등 중국의 군사 위협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대만을 위협했다. 그러자 미국은 올 1, 2월 미 영공을 침입한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 군사기지에서 민감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비판했다.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또한 자국 내에 들어설 미 군사기지 4곳의 위치를 공개하며 미국에 동조해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차이-매카시, 5일 ‘레이건 도서관’ 회동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 의장 측은 “매카시 의장이 5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차이 총통과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공화당 내 대중 강경파 의원도 동석할 가능성이 있다. 1980년대 집권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강한 미국과 민주주의 선도국을 주창하며 당시 옛 소련, 중국 등 공산권 국가와 대립했다. 캘리포니아는 매카시 의장의 지역구다. 지난달 29일부터 중남미 순방을 시작한 차이 총통은 출발할 때 미 뉴욕을 거쳤다. 그는 같은 달 30일 뉴욕이 지역구인 집권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만났다. 이번 순방길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하원 대표를 모두 만나는 셈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4일 “차이와 매카시의 회동은 ‘도발’”이라며 “도발에 맞서는 인민해방군의 모든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양측 접촉이 백악관의 묵인하에 진행되고 있다며 백악관이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 가운데 4일 대만 쯔유(自由)시보에 따르면 전날 인민해방군 군용기 20대, 군함 3척이 대만 인근에서 포착됐다. 이 중 군용기 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중국은 2일에도 대만해협 주변에 군용기, 군함 등을 보냈다.● 美 “中 정찰풍선, 미군 기지서 정보 수집” 미국은 중국의 정찰풍선을 문제 삼고 있다. 3일 NBC방송은 올 1, 2월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 일대를 비행한 중국의 정찰풍선이 이곳에서 민감한 군사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중국으로 실시간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미 고위 관리 3명은 “당시 중국 측이 원격으로 제어하던 정찰풍선이 ‘8자 형태’를 그리며 선회하는 방식으로 기지 위를 수차례 반복적으로 오갔다”며 중국이 고의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비판했다. 맘스트롬 기지에는 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50여 기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 또한 같은 날 루손섬 카가얀주의 카밀로오아시스 해군기지와 랄로 국제공항, 북부 이사벨라주의 멜초델라크루즈 육군기지, 팔라완 제도의 발라바크섬 4곳에 미 군사기지가 들어선다고 밝혔다. 루손은 대만 남부, 팔라완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와 가깝다. 이곳에 군 기지를 건설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카를리토 갈베스 필리핀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미국의 대중 견제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중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최근 논평 기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누락해 배송을 긴급 중단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저녁 런민일보에 게재된 ‘단결과 분투만이 중국 인민이 역사의 위업을 창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문장 앞에 들어갔어야 할 주석 이름을 누락했다. ‘시진핑 동지’로 써야 하는데 ‘동지’만 쓴 것이다. 런민일보는 오류 사실을 파악한 직후 배송을 중단했고 인쇄분은 모두 파기됐지만 일부는 이미 배달돼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런민일보 구독처에 시 주석 이름이 누락된 해당 신문을 봉인·폐기해야 하며 외부로 유출해선 안 된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히려 이 과정에서 ‘누락 사고’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해당 지면을 찍은 사진까지 확산했다. 밍보는 “이번 사고가 외부로 알려져 문제가 된 만큼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런민일보는 2010년 12월 30일자에서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이름 중 마지막 글자인 ‘보’(寶)를 ‘실’(室)로 잘못 표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일본 언론은 “원 총리의 한자 오기로 런민일보 관계자 17명이 각종 처분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알리바바 징둥닷컴과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빅3’인 핀둬둬 애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용)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빼가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내재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같은 안보 위협으로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의 제재를 받는 가운데 월평균 이용자가 7억5000만 명인 핀둬둬나 미국에서 이용자가 급증한 자매회사 테무(Temu)가 ‘제2의 틱톡’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2일 핀둬둬 전·현직 직원을 취재한 결과 핀둬둬 앱에서 스파이웨어(개인정보를 몰래 빼가는 프로그램)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스파이웨어는 사용자의 각종 메시지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활동 상태와 설정 변경까지 모니터할 수 있다. 핀둬둬 스파이웨어로 수집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전달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정부가 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 사회 특성상 중국 당국이 언제든지 해당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핀둬둬와 달리 테무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 정보 유출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미국에 진출한 테무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미국 앱 내려받기 1위에 올랐다. 테무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NN은 “이번 논란에 테무가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은 앞으로 테무에 주목할 것”이라며 “핀둬둬의 행위는 테무의 사업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알리바바 징둥닷컴과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빅3’인 핀둬둬 애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용)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빼가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내재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같은 안보 위협로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 제재를 받는 가운데 월 평균 이용자가 7억5000만 명인 핀둬둬나 미국에서 이용자가 급증한 자매회사 테무(Temu)가 ‘제2의 틱톡’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CNN은 2일 핀둬둬 전·현직 직원을 취재한 결과 핀둬둬 앱에서 스파이웨어(개인정보를 몰래 빼가는 프로그램)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스파이웨어는 사용자 각종 메시지는 물론 휴대전화 활동 상태와 설정 변경까지 모니터할 수 있다. CNN은 “많은 앱이 사용자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지만 핀둬둬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방대한 개인정보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핀둬둬 스파이웨어로 수집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전달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정부가 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 사회 특성상 중국 당국이 언제든지 해당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주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핀둬둬와 달리 테무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 정보 유출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미국에 진출한 테무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미국 앱 내려받기 1위에 올랐다. 테무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NN은 “이번 논란에 테무가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은 앞으로 테무에 주목할 것”이라며 “핀둬둬 행위는 테무의 사업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과 아시아 주요국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대미 경쟁에서의 우군 확보를 위한 공세적 외교를 펴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달 20∼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이후 외교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경제 협력 등을 지렛대 삼는 형국이다.● 習, 릴레이 정상회담으로 ‘美 견제’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3월 28∼31일)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과 유럽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유럽의 전략적 독립성이 필요하다”면서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과 유럽은 서로 협력하며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행보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시 주석은 “싱가포르가 중국의 이익과 가장 밀접하게 통합돼 있다”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에 저항해야 하며, 특정 국가가 아시아인의 행복 추구권을 박탈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과 원활한 흐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2일 베이징에서 만나 각종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을 견제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은 일찍이 집단 따돌림 수단으로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잔혹하게 압박했는데 지금은 중국에 이 수법을 다시 쓰고 있다”면서 ‘위호작창(爲虎作倀)’이라는 성어를 언급했다. ‘나쁜 사람의 앞잡이가 돼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미국에 밀착한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 반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中, 우크라戰 역할” 당부할 듯 중국은 유럽과의 거리 좁히기를 통해 미국의 압박을 방어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EU를 갈라치기 해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을 벗어나려는 의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해 6일 시 주석과 3자 회동을 할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방중은 2019년 12월 취임 이후 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구체적인 회동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달라고 시 주석에게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 싱크탱크 행사 연설에서도 “중국의 향후 러시아 정책이 EU와 중국 관계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시 주석에게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지난달 31일 익명의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참담한 결정을 내린다면 전 세계적 갈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협력하고 우리의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중시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다음 달 5일까지 미국과 중남미를 방문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출발 당일인 29일 경유지 미국 동부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세계의 안보가 대만의 운명에 달렸다. 대만인이 단결할수록 세계가 안전해진다”고 호소했다. 그는 뉴욕에서 약 48시간 머문 뒤 중남미의 수교국 과테말라, 벨리즈를 방문한다. 귀국길에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들러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미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을 만나면 험난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군용기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침범시켰다. 미 백악관은 “대만 총통이 경유 형식으로 방미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대만해협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지 말라”며 중국과 맞섰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 미국, 네덜란드 등이 29, 30일 공동 주최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두고도 대립했다. 중국은 28∼30일 사흘 연속 미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또한 민주주의 국가의 연대와 단합을 촉구했다.● 차이 “대만은 민주주의 최전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29일 숙소인 맨해튼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의 연회 연설을 위해 “대만은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있다. 몇 년간 (중국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미 애리조나주에 투자한 것을 거론하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대만 교민들은 호텔 앞에서 미 성조기, 대만 국기 ‘청천백일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상당수는 대만의 정식 명칭 “중화민국 만세”를 외쳤다. 바로 옆에서는 일부 중국인들이 ‘차이는 중국의 반역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맞불 시위를 벌였다. 다만 양측 출동은 없었다. 이날 차이 총통이 전용기편으로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을 때 로라 로젠버거 신임 미국 재대만협회(AIT) 회장, 샤오메이친(蕭美琴)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 등이 영접했다. 로젠버거 회장은 사실상 대만 주재 미국 대사, 샤오 대표는 미국 주재 대만 대사 역할을 한다. 특히 로젠버거 회장은 최근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내 중국-대만 담당 선임 국장이었다. 차이 총통은 30일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비공개 연설을 하기로 했다. 귀국길에 캘리포니아주를 들를 때는 ‘강한 미국’을 주창했으며 중국, 러시아 등에 적대적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도 방문한다. 이때 매카시 의장을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 中 군용기, 대만 ADIZ 진입… 군사 위협 계속될 듯 중국은 반발했다. 30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내년 1월 퇴임하는 차이 총통이 마지막 쇼를 벌이고 있다며 “절망적인 도박꾼처럼 행동하고 있다. 역사에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29일 국무원도 “그가 매카시 의장을 만나면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28∼30일 사흘 연속 미국의 흑백 갈등, 양극화 등을 비판하는 보고서도 펴냈다. 중국의 군사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대만 쯔유시보는 29일 대만군이 인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함정 4척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28일에도 인민해방군 군용기 11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9일 차이 총통이 2016년 취임 후 6차례 경유 방식으로 미국을 찾았다며 “중국이 반발할 이유가 없다. 군사 위협을 가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가 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하겠다.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 북동부 수미에서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열차에서 진행된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 전 시 주석과 접촉한 적이 있지만 이후 1년이 넘도록 만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 땅에서 시 주석을 볼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침공 1년 이틀 뒤인 지난달 24일 중국의 중재로 양측이 평화 협정을 맺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달 20∼22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두 사람은 ‘국제법 존중’ 등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고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러시아군 완전 철군’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이 초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제공할 수 있는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 또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측 입장이 정해지지 않아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기대했던 무기 지원을 약속받지 못했다며 “그(푸틴)는 동맹이 없다. 국제적으로 고립됐다”고 꼬집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연일 벨라루스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중국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가리려는 발표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또한 낮다고 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럴 준비가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친중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27일 전현직 대만 총통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방문한 가운데 중국은 마 전 총통을 환영하면서도 예우의 급을 낮추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 전 총통이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과 달리 중국에 우호적인 인사이긴 하지만 대만이 국가가 아닌 중국의 지방 정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반영한 태도로 해석된다. 29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중국 방문 이틀째인 28일 동남부 장쑤성 난징(南京)에서 중국 ‘국부(國父)’로 불리는 쑨원(孫文) 묘에 참배하면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쑨원의 업적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1911년 청(淸)조를 무너뜨림으로써 4000여 년 이어진 중국의 군주 독재를 종식시키고 아시아에 첫 민주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중화민국은 대만의 정식 명칭이기도 하다. 마 전 총통은 “대륙(중국)이 예상을 뛰어넘는 대접을 하고 있으며 대륙의 친구들이 상당히 친절하게 맞아주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대만으로 돌아가면 이런 호의를 대만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 전 총통의 평가처럼 중국의 대대적인 환영 분위기는 분명해 보인다. 마 전 총통이 가는 곳마다 환영 인파들이 몰려 나왔고, 중국 매체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마 전 총통의 일정과 행보를 시간 단위로 공개하며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친중 성향인 마 전 총통은 2008∼2016년 대만 총통으로 재임했다. 재임 중 온건한 대중국 정책을 폈고 2015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반중 성향이 강한 현 차이 총통과 대비되기 때문에 중국이 그를 더욱 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환영 분위기와 별개로 그에 대한 호칭이나 예우를 보면 급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8일 저녁 마 전 총통은 신창싱(信長星) 장쑤성 공산당 서기와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신 서기는 마 전 총통을 ‘총통’이라는 직함 대신 “마잉주 선생”이라고 불렀다. 중국 매체들도 관련 보도에서 마 전 총통을 지칭할 때 ‘대만 지역 지도자’, ‘국민당 전 주석’ 이라는 직함을 사용했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대만 ‘총통’ 칭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대만 총통 직위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마 전 총통을 영접한 중국 측 인사의 직급이 낮은 것도 이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공항에는 당중앙 대만판공실 천위안펑(陳元豊) 부주임과 상하이당 상위 장웨이(張爲), 상하이시 대만판공실 중샤오민(鍾曉敏) 주임 등이 영접을 나왔다. 대만에서는 당초 시 주석의 최측근인 딩쉐샹(丁薛祥) 상무 부총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훨씬 급이 낮은 인사가 나온 것이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낮은 직급의 인사를 보내 대만이 중국의 성(省)급 지역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2005년 롄잔이 전현직 총통이 아닌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대만판공실의 부주임이 아닌 주임이 영접을 나왔다. 대만 전·현직 최고지도자 중 처음 중국을 방문한 마잉주 전 총통은 28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에서 공히 존경받는 쑨원(孫文·1866∼1925)의 묘를 찾아 중국과 대만의 평화를 강조했다.이 자리에서 마 전 총통은 “양안간 교류가 잘 이뤄져서 상호 신뢰를 형성해야만 전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은 29일부터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오고 가는 길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한다. 미국 방문 때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면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중국판 다보스포럼’ 보아오(博鰲)포럼을 28일 남부 하이난성의 유명 휴양지 보아오에서 개막했다.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발전포럼)에 이어 굵직한 국제 행사를 잇따라 치르면서 미국과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 또한 29, 30일 양일간 화상으로 세계 121개 민주주의 국가를 초청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공동 개최한다. 31일까지 열리는 보아오포럼의 주제는 ‘불확실한 세계: 도전 속 발전을 위한 연대와 협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기 지도부의 핵심 인물이며 권력 서열 2위인 리창(李强) 총리, 6위 딩쉐샹(丁薛祥)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리 총리는 30일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도 참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도 자리한다. 중국은 서유럽과 중동의 미국 우방에게도 속속 구애하고 있다. 28일 중국 외교부는 이날 시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고 양국 협력을 다짐했다고 공개했다. 중국은 최근 사우디와 앙숙 이란의 국교 정상화를 배후에서 주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다음 달 초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도 조만간 베이징을 찾기로 했다. 미국 또한 한국,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잠비아와 공동으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2021년 1차 회의 때는 113개국이 참여했지만 이번에 121개국으로 늘었다.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도 대거 참석한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행보로 풀이된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식 가짜 민주주의의 본질을 드러냈다. 공공연히 이념으로 선을 긋고 분열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금융 당국을 전당포에 빗대 공개 비판한 뒤 당국의 규제에 시달리며 해외를 전전했던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이 중국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이 1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마윈은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학교를 찾아 교사들과 챗GPT 등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마윈의 귀국이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탄압이 풀릴 조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IT 기업을 격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마윈은 2020년 10월 한 포럼에서 “중국 금융이 전당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을 강하게 비판한 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었다. 이후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추진했던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중단됐다. 또 알리바바는 당국으로부터 약 3조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마윈은 일본, 싱가포르,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을 전전해 왔다. 일각에선 마윈과 친분이 있는 리창(李强) 신임 총리가 마윈의 귀국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마윈은 2016년 자신의 저서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화 상대로 리창 당시 장쑤성 서기를 꼽았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