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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의 위치는 태하동으로 하고 구역은 울릉도와 죽도·석도(石島)를 관할할 것.’ 고종 황제가 1900년 울릉도를 군으로 승격시키면서 공포한 칙령 41호 2조다. 당시 칙령은 독도가 ‘석도’라는 이름으로 울릉도의 부속도서로서 한국령임을 알렸다. 석도가 독도임은 지난해 조선어대사전이 발견되며 문헌으로 확인됐다. 당시 독도에 살고 있던 전라도 사람들이 방언으로 이르는 독도의 이름을 한자로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시마네현이 1905년 독도를 불법 편입한 뒤 일본 학자들은 석도가 독도와 같은 섬이라는 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당시 독도에 이주한 사람들은 전라도 고흥사람이며 그들은 돌로 된 섬을 독섬, 독도, 혹은 한자식으로 석도라 불렀다. 그 증거가 지금도 고흥에 남아 있다. 20일 전남 고흥군과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회에 따르면 고흥에는 무인도 206개가 있다. 이 가운데 독섬이라는 지명을 가진 섬 1개, 독도(獨島)라는 지명의 섬이 1개, 석도(石島)라는 지명의 섬이 2개가 있다. 고흥군 과역면 연등리와 신곡리 돌섬 2개는 지적도에 등재되면서 석도라는 지명이 붙었고 금산면 오천리 돌섬은 독도로 명명됐다. 도화면 덕중리 돌섬은 면적이 작아 지적도에서는 빠졌지만 돌을 독으로 표현하는 남쪽 지방 방언을 그대로 써 독섬으로 불렸다. 독도의 ‘전라도 방언 유래설’은 구한말 울릉도 인구 가운데 고흥 지역 주민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고종 때인 1882년 검찰사 이규원이 왕명으로 울릉도를 살펴보고 작성한 ‘울릉도검찰일기’에는 주민 140명 가운데 전남 고흥 사람이 94명, 전남 순천 낙안사람이 21명 등으로 전라도 사람이 115명이었다고 적고 있다. 나머지는 강원도 14명, 경상도 10명, 경기 파주 1명이었다. 이들 개척민은 당시 ‘산림훼손 금지령’으로 육지에서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게 되자 나무가 울창한 울릉도로 옮겨가 선박을 건조하고 어로활동 등을 했다. 고흥군과 우리문화가꾸기회는 22일 국회 도서관에서 ‘독섬, 석도(石島), 독도(獨島)―고흥의 증언’이라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문헌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독도가 우리 땅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다. 심포지엄에서 우리문화가꾸기회 이사인 이동식 전 KBS정책기획본부장이 일본 최고의 음운학자인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가 ‘돌’이란 단어를 당시 전라도 지역에서 ‘독’으로 발음했다고 조사한 내용을 발표한다. 이종훈 춘천교대 교수는 1938년 발행된 최초의 우리말 사전인 ‘조선어사전’(초판본)이 얼마나 중요한 자료인지를 설명한다. 피터 바돌로뮤 씨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독도가 석도와 동일한 명칭임을 분석해 발표한다. 이훈석 우리문화가꾸기회 대표는 고흥에 지금도 ‘독섬’ ‘독도’ ‘석도’ 등의 지명이 남아있는지, 고흥 사람들의 해양문화가 어떻게 독도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충남 태안군 이원면 김성한 씨(37·사진)가 생산한 계란에서는 그 흔한 ‘무항생제’ 인증을 찾아볼 수 없다. 김 씨는 20일 “무항생제 인증이 의미가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 4년 동안 닭을 초원에 방목했더니 병이 없어 항생제를 투약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심다누팜’에서는 6000m²가량의 넓은 초원에 닭 2500마리를 키운다. 케이지(좁은 철제 우리)를 설치하면 10만 마리를 키울 수 있다. 김 씨 농장의 닭들은 오전엔 실내에서 알을 낳고 오후 내내 땅을 파헤치고 풀을 뜯는다. 김 씨 사연은 본보 14일자 ‘벤처농부 100만 시대 열자’ 기획을 통해 소개됐다. 같은 날 국내에서 살충제 계란이 처음 확인됐고 15일 0시 전국의 계란 출하가 일시 중단됐다. 김 씨 농장의 계란은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 김 씨 농장의 인터넷 카페 회원은 7500명으로 며칠 새 2000명 이상 늘었다. 계란은 주문하고 3주 후에 받을 정도다. 김 씨는 “항생제는 짧으면 사용 이틀 뒤에도 검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항생제를 투약해도 출하 전 일정 기간만 멈추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살충제와 항생제 문제 모두 해법은 ‘동물이 행복한 사육’”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무항생제 인증처럼 형식적인 친환경 인증 대신 동물복지 인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케이지와 평지, 초원 방목 등 사육 방법을 세분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공개토록 한 뒤 폐쇄회로(CC)TV로 실시간 체크하는 시스템을 갖춰 인증 정보의 신뢰도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 무정면 ‘다란팜 농장’ 주인 송홍주 씨(64·사진)도 “햇빛이 드는 축사에 모래밭과 황토밭이 있는 동물복지형 농장이 확대돼야 한다”며 “땅이 부족하다면 안 쓰는 산림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05년 개인으로는 처음으로 유기축산 인증을 받은 송 씨는 “오래전부터 유기농 계란을 생산했지만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계란 직불제’ 등의 정책도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태안=지명훈 mhjee@donga.com / 담양=이형주 기자}

계란의 생산, 인증, 유통의 전 과정에서 문제를 드러낸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 진화를 위해 정부가 종합 처방전을 꺼내 들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먹거리와 관련해 방치돼 왔던 문제점까지 한꺼번에 해결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겨울철 휴업보상제도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대책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이번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란계 농가에 대한 전수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남에 따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장에 CCTV 설치…닭 사육 환경 개선 18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친환경 동물 복지농장 확대를 포함한 축사 환경 개선이다. 지난해 말 전국을 뒤흔든 AI 사태뿐 아니라 이번 ‘살충제 계란’은 열악한 닭의 사육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장기적으로 닭 운동장을 갖춘 동물복지 사육시스템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닭의 사육법, 닭장 넓이까지 알려주는 유럽연합(EU)의 사례처럼 농장의 사육환경을 계란에 표시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축산 농가의 생산 환경, 살충제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설치도 추진된다. 김 장관은 “(이낙연) 국무총리도 CCTV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이는 AI를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축사 현대화 사업이나 도살 처분 보상금 추가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농가가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계란의 생산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돼지고기와 쇠고기에만 적용되는 이력(履歷) 추적 시스템을 닭고기와 계란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내년 하반기(7∼12월)에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부터는 실시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했다. ‘계란과 닭고기 생산량이 많아 시스템 구축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 등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고 농장 단위로 도입하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살충제 사용 사실이 발견된 농가와 이들 제품을 대형마트, 음식점 및 학교급식소 등에 납품한 업체는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와 농가는 생산자 이름 등 관련 정보도 공개해 특별 관리된다. 살충제 사용 기준을 위반해도 처벌 규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향후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뢰 무너진 친환경 인증 체계 개혁해야 하지만 이번 대책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는 연례행사로 굳어지고 있는 AI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핵심 대책 중 하나로 가금류 사육 휴지기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장관은 “농장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의 경우 약 82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며 “예산 당국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통해 친환경 인증이 매우 부실하게 운영된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번 대책에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미흡한 점도 보완해야 할 숙제다. 살충제 성분을 써도 버젓이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현 시스템으로는 식품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친환경 인증 표시가 취소되더라도 1년이 지나면 인증을 재신청할 수 있는 현행 기준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친환경 기준에 위반되는 사례가 나오면 벌칙을 강화해 계란 유통을 금지할 수 있게 하는 등 농가에서 부담을 느끼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가 진정되면 개선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수준으로는 인증 제도에 대한 신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인증기관과 이를 감독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민간업체 64곳 중 5곳의 대표가 농관원 출신이기 때문이다. 또 민간업체에 근무하는 직원의 약 12%가 농관원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대해 “재취업 과정에 결격사유가 없었고, 대부분 하위직이어서 논란이 될 만한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대책 마련을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점도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무작위로 계란을 수집해 조사해야 하는데도 농장 주인이 제공한 계란을 이용함으로써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 또 전남, 강원, 경남, 충북,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선 살충제 검출 시약이 모자라 살충제 27종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도 못하고, 일부 조사를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협업이 안 되는 모습까지 나오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정부가 식품 관리는 물론이고 문제 해결 능력까지 확보했다는 믿음을 소비자들에게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최혜령 / 광주=이형주 기자}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항소심 소송에서 노조원들이 패소했다. 광주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구회근)는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들 노조원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반영해 3800만 원가량을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으로 인한 원고들의 추가임금 청구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 외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회사 측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정의, 형평에 비춰 신의에 현저히 반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노조와 회사 측 사이의 연도별 단체협약에서 관련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는데 원고들을 포함한 생산직 근로자들은 소송 제기 때까지 상여금을 포함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금호타이어 특수상황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기간 동안 순이익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감소되는 등 회사 측의 재정상태가 호전됐지만 이는 경영성과가 개선된 결과라기보다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원금 납부 유예 및 이자 감면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은 것과 더불어 근로자들의 임금 동결 삭감 등으로 비용이 대폭 절감된 것에 기인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원고들은 회사 측을 상대로 미지급금 1200여 만 원에서 2700여 만 원을 지급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얻었고 사측은 항소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뒤 2014년 종료했다. 사 측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직후 노조와의 사이에 ‘기본급(기본일당) 10% 삭감 및 워크아웃 기간 동안 5% 반납’ 등을 골자로 하는 별도의 임단협에 합의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19일 오후 5시 18분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서 대회기 인수 환영행사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제부터 광주의 시간’을 주제로 진행될 이번 행사는 지난달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차기 개최 도시 자격으로 대회기를 인수한 일을 기념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세계수영대회 광주 개최를 시민들과 함께 환영하고 성공 개최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수영대회는 겨울·여름 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메가 스포츠 대회로 평가받는다. 행사는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광주를 알렸던 홍보 영상물 상영, 대회기 입장, 윤장현 시장 인사말, 글로벌 스포츠 도시 비전 선포, 성공 기원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된다. 대회기 입장 시간에는 조직위가 시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결정한 엠블럼기와 마스코트인 무등산 깃대종인 수달 한 쌍(수리와 달이)이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다. 행사는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이어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 스포츠 도시로 도약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윤장현 시장(조직위원장)은 “시민들의 열정을 모으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이번 대회를 성공적인 세계수영대회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7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31일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는 208개국에서 1만5000여 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수구, 하이다이빙, 오픈워터 수영 등 6개 종목을 남부대, 진월테니스장, 염주체육관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를 졸업한 마리아네 스퇴거 간호사(83)가 한국 땅을 밟은 건 1962년. 그의 나이 28세였다. 한센병 치료 시설인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4년 뒤 마르가리타 피사레크 간호사(82)가 소록도를 찾았다. 두 간호사는 각각 43년 9개월, 39년 1개월 동안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병 환자를 돌봤다. 소록도 주민 황모 씨(69)는 “48년 전 너무 아파서 죽을 위기에 놓였는데 두 분이 숟가락으로 음식을 억지로 떠먹여 20일 만에 목숨을 건졌다”며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두 간호사가 배설물은 물론이고 진물이 나는 상처를 맨손으로 치료하던 모습이 생생한 황 씨는 “두 간호사는 인간 사랑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소록도에 있던 수많은 한센병 환자가 두 간호사 덕분에 몸과 마음의 상처를 씻었다. 마리아네 간호사와 마르가리타 간호사는 그렇게 ‘소록도 할매 천사’가 됐다. 대한민국이 두 천사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한 것이다. 17일 정부세종청사를 찾은 소록도성당 김연준 신부는 “다음 달에 두 분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게 된 계기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제안이었다. 올해 4월 당시 전남도지사였던 이 총리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본 뒤 “두 분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말했다. 김 신부는 “두 분께 엄청난 빚을 졌고, 감사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이 국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위원장에는 김황식 전 총리가 내정됐다. 명예위원장에는 김정숙 여사를 추대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총리도 김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위촉하자는 민간의 의견을 청와대에 공식 건의했다. 김 신부는 “청와대에서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두 간호사는 2005년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섬을 떠났다.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직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마리아네 간호사는 “우리 집, 우리 병원 다 생각나요. 하지만 괜찮아요. 마음은 소록도에 두고 왔으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두 간호사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아네 간호사는 한국을 떠날 때 앓고 있던 대장암이 완치돼 지금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요양원에 있는 마르가리타 간호사는 가벼운 치매 증상을 보이지만 소록도에서의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 신부와 박병종 고흥군수는 6월 오스트리아를 찾아 두 간호사를 만났다. 일행은 두 간호사의 소록도 삶이 담긴 사진첩과 건강식품, 태극기와 함께 한센병 환자, 간호사, 고흥군 직원이 쓴 편지 100여 통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마리아네 간호사는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다. 소록도에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나에겐 크나큰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가 “두 분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말하자 마리아네 간호사는 “결코 큰일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양했다고 한다. 이들은 평생 소록도에서 봉사했지만 월급을 받지 않았다. 현재 유일한 생활비는 오스트리아 기초연금밖에 없다. 2015년 고흥군이 재단을 설립해 매달 1004달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처음에 두 간호사가 한사코 거부해 힘들게 지원을 받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간호사는 고흥군이 추진한 특별귀화를 고사했다. 김 신부는 “두 분은 수녀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수녀가 아니라 간호사”라며 “이번 기회에 두 분께 간호사라는 진짜 이름도 돌려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고흥=이형주 기자}

“우리집 계란은 친환경이라 괜찮을 거야.” 서울에 사는 주부 김지영 씨(60)는 15일 아침 처음 ‘살충제 계란’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냉장고 안의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김 씨의 기대는 딸(30)의 한마디에 모두 무너졌다. “엄마, 이번에 (살충제) 나온 농장 거의 다 친환경 농장이래.” ‘친환경’ 표시를 믿고 계란을 샀던 소비자들 상당수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7곳 중 6곳이 친환경 농산물 인증, 특히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 무늬만 친환경 농장 이번에 적발된 산란계 농장들은 ‘친환경 인증’이라는 훈장만 갖고 있을 뿐 실상은 그와 거리가 멀었다. 비펜트린 성분이 초과 검출된 전남 나주시 정화농장은 16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했다. 간간이 보이는 직원들은 살충제 사용 여부에 대해 일절 해명을 하지 않았다. 전남도와 나주시 등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 초 정화농장에서 살충제가 살포됐다. 닭이 있는 상황에서 계사 바닥에 살충제를 그대로 뿌렸다는 것이다. 인근 농장주인 A 씨(39)는 “정부에서 살충제를 사용하도록 나눠주기만 하고 정작 사용법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곳이 친환경 인증 농장이라 아예 살충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번에 비펜트린 성분이 초과 검출되지 않았다면 농장에서는 계속 살충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살충제 계란이 처음 불거진 경기 남양주시 마리농장도 친환경 인증 농장이다. 역시 살충제를 쓰면 안 되지만 버젓이 사용 제한된 성분의 살충제를 사용했다. 청결 상태도 일반인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15일 취재진이 마리농장을 찾았을 때 이곳은 입구부터 각종 쓰레기로 가득했고 코를 막지 않고는 참지 못할 만큼 악취가 심했다. 내부에 쌓여 있는 계란판에는 파리 떼가 가득했고 각종 살충제와 항생제 봉투들도 비에 젖은 채 바닥에 널려 있었다. 살충제 보급 과정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손발이 맞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정화농장을 비롯해 나주 지역의 양계농장 25곳은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그런데도 나주시는 올 5월 관내 전체 양계농장에 닭 진드기 살충제를 무상 지원했다. 정부가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면서 ‘친환경 인증 농장을 제외하라’는 조건은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친환경 살충제’가 살충 효과가 떨어져 농가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들 살충제는 진드기 등 해충을 직접 없애기보다 농축산물의 면역력을 강화해 해충 저항력을 키워주는 효과를 내는 제품이 많다. 경기도의 한 양계농장주는 “친환경 농장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주는 살충제를 쓰는 척하지만, 배포 이후에는 누구도 확인을 안 하기 때문에 살충 효과가 강한 살충제를 따로 구해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부실 인증 적발만 한 해 수천 건 친환경 계란은 항생제를 쓰지 않은 무항생제 계란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유기축산 계란 두 가지로 나뉜다. 두 종류 모두 살충제 사용은 금지돼 있다. 살충제 사용 여부를 가리기 위해 1년에 2번 잔류물질검사를 받는다. 검사 결과 금지된 성분이나 기준치를 넘는 양이 나오면 인증은 취소된다. 식품 위생에 관한 사안이라 소비자의 관심이 크지만 정작 인증 업무는 정부가 아니라 64개 민간업체가 담당한다. 1999년 제도가 시작될 때만 해도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국립농산물관리원(농관원)이 전담했지만 “정부는 관리감독만 잘하면 된다”며 2002년부터 민간업체에 조금씩 위임하기 시작했다. 결국 올해 6월부터는 민간업체에 인증업무가 100% 이관됐다. 이렇게 생산되는 친환경 계란이 전체의 56%, 일반 계란이 44%를 차지한다. 농가 수로는 전체 1456개 중에 780곳, 절반을 넘는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무항생제 농가는 연간 2000만 원, 유기축산 농가는 3000만 원까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인증을 원하는 농가가 많았고, 도입 당시부터 부실 인증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에는 민간 인증대행업체 직원이 자기가 키운 농산물에 ‘셀프인증’을 하기도 했다. 인증이 취소되면 1년이 지나야 재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기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인증서를 준 사례도 나왔다. 부실 인증으로 적발됐다가 다시 인증업무를 맡은 업체도 있다. 14일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남양주시 농장에 인증서를 내준 업체도 과거에 부실 인증 사실이 적발돼 2015년 2∼5월 4개월간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4년에 농식품부가 적발한 부실 인증 건수는 6411건, 지난해에도 2734건이나 됐다. 나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김배중 기자 / 세종=최혜령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인 독일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씨의 추모 사진전이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는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시청 1층 시민숲에서 사진전 ‘아! 위르겐 힌츠페터 5·18 광주진실전 그리고 택시운전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광주시와 광주전남기자협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5·18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힌츠페터 씨의 활동을 소개하고 군부 폭압에 맞서 싸운 언론인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힌츠페터 씨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세계에 알렸다.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하다 1980년 5월 20일 광주에 잠입했다. 공수부대의 잔인한 시민학살 만행을 카메라에 담았고 영상을 독일에 송고했다. 같은 해 5월 23일에 다시 광주로 돌아와 시민군의 최후 저항을 목도하고 세상에 알렸다. 사진전에서는 힌츠페터 씨가 5월 광주를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40점, 5·18 당시 광주 언론인들의 활동을 담은 신문기사와 취재수첩 15점이 전시된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사용된 카메라, 안경, 여권, 차량 등 소품도 선보인다. 여권과 안경은 힌츠페터 씨가 5·18 당시 쓰던 것이다. 윤장현 시장은 “37년 전 광주 시민들이 세상과 단절된 채 섬처럼 고립돼 있을 때 죽음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알려준 언론인의 숭고한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를 계기로 5·18 진실 규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힌츠페터 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르 씨는 13일 서울에서 광주시 관계자와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망월동 5·18 옛 묘역에서 남편 유품을 안장하는 추모식을 열고 추모 사진전까지 개최해준 윤장현 시장과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면서 “남편은 생전에 5·18은 불의의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일정상 광주를 방문하지 못해 시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 진압에 맞서 시민군이 싸웠던 공간으로 5월 역사를 담고 있는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5·18 사적지 제28호로 지정 고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일빌딩은 최근 헬기 발포 총탄흔적 등 탄흔 245개가 발견되는 등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중요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전일빌딩에서 탄흔이 발견된 직후 “역사적 가치가 높다”며 사적지 지정 검토를 지시해 논의가 본격화됐다. 광주시는 ‘5·18 사적지 보존 관리 및 복원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5·18기념사업위원회에 전일빌딩에 대한 사적지 지정심의를 요청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약 8개월 만에 건물 10층 내부 및 외벽 등이 사적지로 지정됐다. 5·18 사적지는 전남대 정문(1호)을 시작으로 옛 전남도청(5호), 옛 상무대 터(17호), 광주교도소(22호) 등 2013년 9월까지 총 27호가 지정됐다. 사적지로 지정되면 해당 장소는 원형이 보존되고 시에서 관리를 맡는다. 광주시는 다음 달 전일빌딩 사적지 지정 표지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전일빌딩 리모델링 사업은 진행하되 탄흔이 있는 건물 10층과 외벽은 원형대로 보존할 방침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일제강점기 친일파 단체들이 돈을 받고 효자·효부·열녀상 등을 남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91년 만에 공개됐다. 이들 단체는 임진왜란 의병장에게 가짜 시호(諡號)까지 주면서 민족혼을 유린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복절 72주년을 맞아 수필가이자 향토사학자인 심정섭 씨(74·광주 북구)는 15일 일제강점기 ‘모성공회(慕聖公會)’와 ‘표창원(表彰院)’이라는 단체에서 만든 책자 5권을 본보에 공개했다. 공개한 책자는 찬양문(讚揚文) 3권, 사시장(私諡狀) 1권, 표창록(表彰錄) 1권이다. 1920, 30년대 서울에서 활동했던 모성공회는 회장에 김종한, 찬성장에 박기양, 고문으로 민병석 등이 참여했다. 민병석 등은 구한말 지금의 장관급인 판서를 지내며 1910년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에 협조해 일제로부터 귀족인 남작 작위를 받은 대표적인 친일파 인물들이다. 공개된 모성공회 찬양문 3권을 보면 1919년 전남 해남군 노모 씨를 효자로, 1926년 전남 광양시 강모 씨를 열부로, 1929년 전남 장성군 박모 씨를 효열부로 지정했다. 1930년에 발간된 사시장 1권에는 임진왜란 때 순국한 호남지역 한 의병에게 시호를 내리는 황당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시호는 왕이나 사대부들이 죽은 뒤 그의 공덕을 찬양해 내리는 호(號)다. 시장(諡狀)은 재상, 유생들이 시호를 청할 때에 그가 살았을 때 행적을 적은 글이다. 효자나 효부, 열녀 등 상과 시호는 나라에서 정해서 내려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모성공회는 자신들의 이름으로 상을 내리고 시호까지 줬다. 심 씨는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이 민족혼인 충효열을 표창한 것은 그들의 친일 행각을 숨기면서 당시 가짜 유림 행세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1933년 발간된 표창록은 전남 여수지역 인사들을 충효열, 유림, 문학가, 학자, 자선가 등으로 분류하고 마지막 부분에 대표적인 전국 친일파 인물들을 적어 놓았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본보 1926년 5월 20일자에는 ‘지방인을 우롱하는 ○○성공회’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공자 맹자를 표방하며 돈을 받고 효자 효부 회원들을 모집한다. 특별회원 오백구십명과 보통회원 사백칠십칠명에게 회비로 천오백여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실렸다. 닷새 후에는 ‘귀족들 인장 위조해 표창의안(表彰議案)을 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모성공회가 당시 100∼200원을 받고 각종 상을 팔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모성공회의 사기 행각을 보도한 동아일보 기자는 이혁 선생이었다. 심 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외할아버지 백강 조경한 선생으로부터 기사를 쓴 분이 이혁 선생이라는 것을 들었다”며 “당시는 이런 내용을 신문에 보도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혁 선생은 본보 기자로 활동하다 민족학교인 전북 고창고보에서 교편을 잡았다. 광복이 되자 전남대 건립에 앞장섰고 초대 문리대 학장을 지냈다. 그의 아버지는 성균관 박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이광수 씨, 아들은 국무총리 서리를 지낸 이한기 씨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북부경찰서는 주민들에게 장난감총을 쏜 혐의(폭행)로 A 씨(24)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A 씨는 14일 오후 6시경 광주 북구 한 아파트 3층에서 지나가던 주민 B 씨(38)와 C 씨(39·여)에게 비비탄을 쏴 배꼽, 뒷목에 붉은 혹 자국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 자신의 집에서 장난감 소총으로 비비탄을 쏜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 씨가 사용했던 장난감 소총을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압수했다. A 씨는 지구대에서 “장난으로 호기심에 비비탄을 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동기를 확인할 방침이다.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대동문화는 문화예술 현장 곳곳을 살피는 잡지다. 대동문화 1호는 1995년 6월 전남 담양·화순군, 순천시 문화유산답사 자료다. 이후 문화유산답사 자료집이 아닌 계간지, 격월간지로 거듭났다. 다음 달 102호가 발간된다. 대동문화는 처음에는 전라도 이야기를 다뤘지만 현재 지면은 전라도 60%, 서울을 비롯한 전국 이야기를 40% 정도 싣는다. 전국 2500개 잡지 가운데 지방에는 10여 개 문화잡지가 있다. 대동문화는 2010년 한국ABC협회에 가입했다. 발행 부수와 배포 부수, 광고 실사를 통해 공신력을 얻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분야 우수 콘텐츠 잡지에 선정됐다. 대동문화 현재 발행부수는 6000여 부 정도이지만 가장 오랜 역사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상열 대동문화재단 이사장은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그 가치를 활용하는 매개체로 대동문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은 가급적 지면에 싣지 않고 있다. 전통문화에 매진하려는 의도다. 조 이사장은 “사회가 급속히 변할수록 전통문화가 중요하다”며 “대동문화는 전통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정호승 씨(67)는 ‘슬픔이 기쁨에게’, ‘새벽편지’ 등 정제된 서정으로 사랑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3년 전 대동문화재단에서 발간하는 격월간 문화예술잡지인 ‘대동문화’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대동문화 표지에 실린 이들은 고은 시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설가 한강 씨, 건축가 승효상 씨, 미디어 작가 이이남 씨 등 국내 예술문화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많았다. 정호승 씨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화 전반을 다루는 대동문화가 없으면 무척 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문화재단을 22년 이끈 조상열 이사장(59)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사자성어가 꼭 어울리는 사람이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서 성과를 거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역사문화재 답사와 속살을 전해주는 인문학 이야기 달인이자 문화재 전문가인 그와 나누는 대화는 유쾌했다.○ 배움을 위한 우공 같은 삶 지난달 28일 광주 남구 중앙로 대동문화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대뜸 대동문화 두 권을 내놓았다. 한 권은 낡은 회색 공책 같은 대동문화 창간호였고 다른 한 권은 최근 발간된 101호였다. 가수 이안이 표지 모델로 나온 101호는 무척 세련돼 보였다. 두 권의 잡지를 보면서 22년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는 1958년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작고했다. 1972년 태풍 ‘리타’가 남부지방을 강타할 때 집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궁핍했다. 열여섯 살 때 그는 돈벌이를 위해 도시로 나왔다. 광주고 인근 택시정비공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상경해 명동 모자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했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가슴 한쪽에서 배움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독학으로 한문과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 1977년 광주로 내려와 호남한문학원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전단지를 봤다. 호남한문학원은 한국 서양화단의 거목인 오지호 화백(1905∼1982)이 민족혼과 선비의식을 일깨우겠다며 개설한 국내 첫 번째 한문학원이었다. 시내 곳곳에 수강생 모집 벽보를 붙이고 다니면서 학원비를 면제받고 용돈도 받았다. 그의 성실함과 뛰어난 한문 실력을 눈여겨본 오 화백은 그를 강사로 채용했다. 강사생활을 하면서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그는 군대를 두 번 갔다 온 특이한 사람이다. 단기사병(방위)으로 입대해 상무대에서 11개월 근무하다 1980년 5월 소집 해제됐다. 하지만 방위를 받으면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현역 복무영장이 다시 나왔다. 5·18민주화운동 직후 울분에 가득 찬 마음에서 두 번째 입대해 병장으로 제대했다. 제대 직후 서울의 한 출판사에 수금사원으로 입사했다. 반년 동안 신발 밑창이 닳아 못 신을 정도로 외상장부를 들고 뛰어다닌 결과 실적 1위에 올랐다. 돈벌이는 됐지만 장래성이 없어 그만뒀다. 1982년 겨울 다시 광주로 내려와 호남한문학원 강사로 활동했다. 월급 15만 원 중 12만 원을 저축하며 광주 동구 학원가 고시촌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1985년 호남대 국민윤리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학원 제자였던 부인(57)과 결혼한 뒤 1987년 광주 서구 염주동 사거리에 무등한문학원을 차렸다. 1990년대 초반 한문 열풍이 불면서 원생이 600명까지 늘었고 아이들의 한문 교재도 만들어 돈을 꽤 벌었다. 1995년 6월 한문학원 제자와 지인 등 30여 명과 소쇄원, 식영정 등 누정(樓亭)문화를 살펴보는 소박한 야유회를 갔다. 역사 공부를 하는데 기왕이면 단체 명칭을 만들자는 말이 나왔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조선 후기 실학자인 김정호 선생은 우리나라를 동방의 큰 나라라고 일컬어 대동이라고 했습니다. 역사와 문화는 시공(時空)을 초월합니다. 한곳에 얽매이지 않고 공부하고 대동정신으로 함께 가자는 뜻을 담아 대동문화연구회를 만들었습니다.”○ 전통문화는 문화시대 경쟁력 원천 대동문화연구회를 결성한 뒤 회원들과 주기적으로 답사를 떠났다. 1999년 대동문화연구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대동문화’를 답사 자료집이 아닌 잡지로 발간했다. 이즈음에 단체 명칭도 대동문화재단으로 바꿨다. 지역에서 문화단체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적인 여건 탓이 크다. 대동문화재단은 그동안 사무실을 다섯 번 옮겨 다녔다. 2007년 대동문화재단이 척박한 환경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안 김양균 변호사 등 55명이 나서 운영위원회를 만들었다. 현재 대동문화재단 이사 150명과 회원 1000여 명은 든든한 후원자이자, 지역에 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동반자들이다. 회원들은 그동안 국내외 역사 현장을 1000여 차례 답사했다. 이런 경험으로 2010년부터 광주지역 문화재를 보수하고 홍보 관리하는 문화재 돌봄 관리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저명인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빛고을문화대학과 함께 문화재지킴이와 해설사를 양성하는 등 다양한 비영리 문화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문화재청 문화유산 활용단체 대통령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고전문학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조 이사장은 명강사로도 유명하다. 15년 전 현대자동차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첫 강의를 한 그는 이달 말 1000회째 강의를 한다. 강사로서 큰 명예이자 우공 같은 그의 삶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는 역사 강의를 할 때 나주시청 주변에 있는 완사천(浣紗泉) 이야기를 자주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처녀에게 물을 한 그릇 달라고 했는데 체하지 않도록 버들잎을 띄워 줬다는 이야기다. 처녀가 이후 장화왕후가 된 오씨 부인이다. 조 이사장은 “왕건이 장화왕후를 만날 때는 완사천이었지만 현재는 우물인 완사정(浣紗井)으로 불린다”며 “이처럼 역사는 그때 상황과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과 배경을 통찰하지 않은 대표적 사례가 왕건의 훈요십조(訓要十條)라고 지적했다. 역사적 통찰력을 갖고 보면 호남을 차별하는 글귀가 실린 훈요십조는 정치적 상황에 의해 조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남인이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를 받다 보니 역사의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호남인의 역사의식은 임진왜란 의병이나 동학농민운동, 5·18민주화운동 등으로 분출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전통문화가 문화시대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남도 땅에서 문화의 열매가 가득 맺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해외 공관 근무 중 상습 성추행을 저지른 전직 외교관에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강영훈)는 11일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전 칠레 주재 참사관 박모 씨(51)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박 씨는 칠레의 한국대사관에서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지난해 9, 10월 학교에서 A 양(12·여)을 껴안는 등 추행하고 음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다. 또 같은 해 11월경 B 씨(20·여)를 껴안는 등 4회에 걸쳐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박 씨는 외교관으로서의 품위와 위신을 유지할 특별한 의무를 가지고 있지만 성범죄를 저질러 국가의 위신을 크게 훼손했다”며 “A 양이 성적 수치심을 호소하고 범행횟수가 5차례에 달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씨의 성추행은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칠레 현지 방송사가 함정 취재를 하면서 드러났다. 외교부는 지난해 말 박 씨를 파면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6월 15일 오후 9시경 강원 삼척시의 한 골프장. 컴컴한 골프장 안으로 김모 씨(37) 등 2명이 주변을 살피며 들어섰다. 잠수복 차림의 김 씨는 3m 길이의 뜰채까지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코스 곳곳에 있는 워터해저드(작은 호수) 가장자리로 접근하더니 뜰채를 이용해 무언가 건지기 시작했다. 들어올린 뜰채에는 하얀 골프공들이 들어있었다. 이용객들이 실수로 빠트린 이른바 ‘로스트볼’이었다. 일행 서모 씨(50)는 건져올린 골프공을 바구니에 옮겨 담아 근처에 주차한 차량까지 옮겼다. 로스트볼은 새 공에 비해 흠집 등이 있지만 연습용이나 초보자용으로 인기가 높다. 흠집 정도와 코팅 상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정도로 매매가 활성화돼 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이렇게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워터해저드에 빠진 골프공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김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전국 골프장을 돌며 골프공 약 14만 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훔친 골프공을 1개당 200원에 전문 매입업체에 팔았다. 매입업체는 골프공을 세척, 코팅해 1개당 1000~1500원에 판매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 등이 훔친 골프공을 판매한다는 소문을 듣고 수사에 착수했다”며 “로스트볼은 골프장의 소유라 몰래 가져가면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익산=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폭염과 열대야를 잊고 도심 속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이색적인 순천형 밤축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에 관광객 20만 명이 방문했다고 10일 밝혔다. 순천만국가정원(111만 m²)은 생태계 보고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하구습지에서 육지 방향으로 5km 거리에 도심 완충지대로 조성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나무 500여 종 83만 그루와 꽃 400만 송이가 심어져 있다. 물빛축제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 내 호수정원(4만5000m²)에서 열린다. 물빛축제장은 매일 오후 7시 호수정원 주변에 야간경관 불빛이 켜진다. 오후 8시부터는 화려한 빛, 음악, 분수공연이 환상적으로 연출되는 하이라이트인 워터라이팅 쇼가 펼쳐진다. 물빛축제장에서는 버스킹과 마술공연은 물론 어린이 물놀이장이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 밤 프랑스 정원에서 가면무도회 등이 열린다. 물빛축제는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외지 관광객들이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본 뒤 물빛축제를 즐기고 있다”며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물빛축제를 즐기면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 천년 역사의 흔적을 달빛 아래 걸으면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야행도 진행된다. 순천시는 18일부터 20일까지 금곡동과 향동 옛 순천부읍성 주변 순천향교, 문화의 거리, 기독교 역사박물관, 옥천 등 14곳을 둘러보는 달빛야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와 문화콘텐츠 14개를 둘러보는 코스는 1km 정도로 총 3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를 도는 중간에는 공연과 체험장, 먹을거리 판매점 등이 있다. 달빛야행 문화재 체험프로그램으로는 소재했던 관청을 체험해보는 1000년 역사 체험으로 호패, 장명석등 만들기, 대장간, 시간여행 인력거, 사령 집무 등을 할 수 있다. 근대문화체험으로는 근대복장, 옛날 청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근대 병원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순천 구도심을 흐르는 하천인 향동 옥천에서는 가족, 연인 등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옥천 다리 밑 영화관’을 운영한다. 옥천 다리밑 영화관은 11일과 18일 오후 8시 영화를 상영한다. 또 달빛야행 기간에는 매일 영화를 상영한다. 옥천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교류하며 풍류를 즐겼던 곳이다. 가을을 맞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2017 순천만 국제교향악축제’가 진행된다. 교향악축제는 31일 오후 8시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으로 막이 오른다. 교향악축제는 다음 달 3일까지 세계적인 성악가와 피아니스트,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가운데 테마가 있는 밤 공연이 매일 열린다. 순천시는 음악과 정원의 조화로 누리는 문화예술 순천형 가든 뮤직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조충훈 시장은 “폭염과 열대야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 분들이 순천에 오면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이색명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남구 양림동은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 자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옛 도심을 따라 10분가량 걷다 보면 닿는다. 면적은 68만 m²나 되지만 주민은 8017명에 불과하다. 그래도 ‘광주의 몽마르트르’로 불린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가 기독교 순교자의 언덕에서 유래된 것처럼 양림동에는 1904년부터 외국 선교사가 정착해 의료와 교육의 씨앗을 뿌렸다. 이후 예술과 민족운동이 활성화돼 예향(藝鄕)과 의향(義鄕)의 토대가 됐다. 이제 양림동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역사관광지로 뜨고 있다.○ 근대 문화자산 ‘산더미’ 미국인 선교사 오웬이 1904년 양림동에 정착해 교회와 학교를 세운 이래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선교를 중심으로 의료와 교육 활동에 매진했다. 양림동에는 오웬기념각(閣), 유수만 우일선 선교사 사택, 유진벨 선교기념관 및 선교기념비 등이 남아 있다. 근현대 주택인 최승효 이장우 가옥을 비롯해 호랑가시나무 군락지, 시인 김현승 시비(詩碑)도 있다. 근대 문물을 상대적으로 일찍 접한 양림동에서는 예술가가 많이 나왔다. 중국에서 국민 음악가로 불리는 정율성(1914∼1976), ‘검은 머리의 차이콥스키’로 평가받는 정추(1923∼2013)가 여기서 자랐다. 시인 김현승(1913∼1975)이 유년기를 보내고 소설가 황석영이 이곳에서 대하소설 ‘장길산’을 썼다. 1919년 3월 숭일학교, 수피아여학교, 농업학교 학생 등 1000여 명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양림동에서 만세 행진을 벌였다. 항일 유적도 곳곳에 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는 이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피터슨 목사가 계엄군이 헬기에서 기총소사(機銃掃射)를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림동은 2009년부터 광주시가 254억 원을 들여 근대역사문화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순교자기념공원, 문학소공원, 근대사립학교 의료원 기념관, 이강하 미술관 등이 지어졌다. 내년 초까지 역사문학길, 광주정신문화관 등도 세워진다. 시 관계자는 “문화 인프라가 조성된 양림동에 앞으로는 ‘속살’을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킬러 콘텐츠’로 뜬 펭귄마을 양림동에는 펭귄마을이 있다. 양림동사무소 반경 500m 내에 재활용품을 소재로 만든 정크아트(junk art·쓰레기예술)단지다. 김동균 촌장(64)이 2013년 각종 쓰레기를 모아 전시한 것이 시초다. 중장년층이 어릴 때 쓰던 풍금이나 고무신, 작동을 멈춘 태엽시계 등이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마을 이름을 펭귄이라고 붙인 데는 약간 무례하지만 유쾌한 이유가 있다. 뒤뚱뒤뚱 걷는 어르신들이 많아 이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했다는 점은 자랑거리다. 다만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쓰레기통, 그늘막 같은 편의시설은 부족하다. 펭귄마을 주민 5명은 최근 조합을 결성했다. 김민희 ‘양림 펭귄마을조합’ 대표(49·여)는 “펭귄마을에 지난해 20만 명이 찾았고 올해는 방문자 35만 명을 예상한다”며 “이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서 온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젠트리피케이션(임차료가 올라 기존 업주나 원주민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우려한다. 이모 씨(45)는 “양림동에 관광객이 늘면서 최근 1년간 월세가 서너 배 이상 오른 가게도 있다”며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고흥, 보성, 장흥군을 둘러싼 득량만에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되자 3개 지역 어민들이 공동 구제작업에 나선다. 장보고 행정협의회는 득량만 해역에 보름달물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9일부터 해상에서 공동 해파리 구제작업을 벌인다고 8일 밝혔다. 장보고 행정협의회는 지난해 득량만권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지리적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한 고흥, 보성, 장흥군이 상생 발전을 위해 결성했다. 청정 득량만은 고흥반도와 장흥반도 사이의 만으로, 해파리 주의보가 자주 발령되는 곳이다.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주로 출현하는 해파리는 어장이나 어구를 훼손해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독성이 있는 해파리는 해수욕장 이용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올해 득량만에 출현한 보름달물해파리는 평년에 비해 개체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파리 구제작업에는 3개 지역 어선 32척이 투입된다.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해까지 개별적으로 해파리 구제작업을 벌였으나 올해부터는 동시에 작업선을 투입한다. 고흥군 관계자는 “장보고 행정협의회 소속 3개 군은 해파리 공동 구제작업 이외에 관광사업 공동추진 등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귀한 낙지를 늘리기 위한 낙지목장 조성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목포지원은 올 하반기 순천시와 함평군 등에 낙지목장 13ha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전남도는 갯벌낙지 자원량 회복을 위해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주산지인 신안 무안에 낙지목장 54ha를 조성하고 있다. 낙지목장 사업은 낙지 산란기인 3∼6월에 어른 낙지 암수 한 쌍씩을 수조에서 교접시킨 뒤 지정된 갯벌에 방사해 자연적으로 번식시키는 방식이다. 어민들은 낙지목장 시설을 관리하며 산란기간 채취를 하지 않는다. 낙지목장까지 만들게 된 것은 낙지 개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해서다. 전국 낙지 어획량은 1993년 1만4000t에 달했지만 2013년 5061t으로 줄었다. 10년 만에 64%씩이나 감소한 데에는 남획과 갯벌 감소, 해양생태계 변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낙지목장을 운영한 결과 이듬해 어획량이 1.5∼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낙지 산란기 어획금지 지정과 함께 낙지목장 운영도 개체수 증가에 한몫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서해생명자원센터도 무안군 탄도만에 낙지목장(산란장) 27ha를 조성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갯벌낙지 주산지인 전남은 전국 어획량의 60∼70%를 차지한다. 낙지는 수명이 1년에서 1년 반으로 다른 어류에 비해 짧고 한번 낳는 알도 평균 100개로 적어 자원량이 감소하면 회복이 쉽지 않다. 서해생명자원센터는 어미낙지를 갯벌에 방사해 산란장을 조성한 뒤 유전자(DNA)를 분석해 개체수 증가 효과가 있는지 검증할 방침이다. 서해생명자원센터 관계자는 “목장(산란장) 조성이 감소 추세에 있는 낙지 자원을 회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어획량 확보와 어민 소득 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심한 학대를 받은 6세 아들이 실명하게 되기까지 방치한 엄마에게 검찰이 친권상실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3개월에 걸쳐 내연남이 아들 A 군(6)을 학대하는데도 이를 막지 않고 제때 치료도 해주지 않아 실명하게 만든 엄마 최모 씨(35)에 대한 친권상실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7일 밝혔다. 최 씨는 최근 이 같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2월 최 씨를 기소하면서 2년간 친권정지 소송을 냈다. 그러나 최 씨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들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친권상실 소송을 결정했다. 검찰은 최 씨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도 아들을 제대로 양육하기 힘들고 2차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법원이 친권상실을 인용하면 사실상 친척이 없는 A 군은 아동보호기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A 군은 지난 8개월 동안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쉼터에서 생활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최근에는 1주일에 두 번 수영장도 다녀왔다. 하지만 A 군은 폭행 후유증으로 정기적인 안구 치료와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라면서 학대의 상처로 혼란과 분노를 느낄 수 있어 심리치료도 필요하다.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은 A 군에게 위탁가정을 연결해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A 군은 종종 상담사들에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한다고 한다. 한지혜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A 군이 커서 최소한의 자립 기반을 갖추도록 하려면 주위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이날 A 군 학대 의심 신고를 소홀히 한 소속 경위 및 경사에게 각각 견책과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목포=이형주기자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