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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며 개시한 관세 전쟁이 부메랑이 돼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뉴욕 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4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5063조 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중 3조1000억 달러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美 증시 하루 만에 4500조 증발 3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4.84% 급락한 5,396.52에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8% 떨어진 40,545.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다우존스는 2020년 6월, 나스닥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다. 이날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2조 원) 수준이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일본 닛케이225 지수(―2.77%), 유럽 스톡스600지수(―2.57%) 하락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날린 관세 폭격이 유독 미국 기업 주가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는 미국 정보기술(IT) 및 의류 기업들이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아시아 전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탓이다. 애플의 경우 미국 본사에서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한국 대만 등에서 부품을 가져와 90% 이상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편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맞아 총 54% 관세가 추가됐고, 애플이 생산기지를 이동하기 시작한 인도도 27%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로젠블랫 증권은 현재 1599달러(232만 원)인 ‘아이폰 16프로 맥스 1테라바이트(TB)’의 판매가가 2300달러(334만 원)로 약 43%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가가 이날 9.25% 하락한 이유다. 갭(―20.29%), 언더아머(―18.79%), 나이키(―14.44%)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도 컸다. 글로벌 의류 기업은 주로 캄보디아(관세율 49%), 베트남(46%)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확율 60%”…韓도 0% 대 성장 우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경제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관세에 따른 비용상승과 수요감소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관세 폭탄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고, JP모건은 미국이 휘청이며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내다봤다.세계 주요 경제대국 중국도 국가 부채와 관세 폭탄 압박에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중국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에서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씨티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최근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와 JP모건이 0.9%로 조정한 데 이어 세 번째 0%대 성장률 전망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이 시장 예상보다 한층 강력한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3일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의 경우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탄핵심판 선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증시 상승은 요원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 전쟁 후폭풍으로 인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수혜 자산으로 꼽혔던 비트코인 가격은 맥을 못 추고 있다.● 亞 증시 폭락, 韓은 비교적 선방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6% 하락한 2,486.70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9시 전일 대비 2.73% 내린 2,437.43으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이 1조3752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한국 증시를 떠났지만 개인(+7951억 원)과 기관(+4610억 원)이 매수에 나선 덕분이었다.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원 오른 1467원으로 마무리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연기금이 2000억 원가량 순매수하면서 국내 증시의 낙폭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연기금 내부에서 ‘관세 불확실성의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덕분에 인근 아시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베트남 VN지수는 전일 대비 6.68% 하락한 1,229.84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77% 하락한 34,735.9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국은 베트남과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46%, 24%로 각각 책정했다.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에 ‘당근책’을 꾸준히 제시했는데도 캄보디아(49%), 라오스(48%) 등과 더불어 최고 수준의 관세 부담을 안게 돼 증시가 폭락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자동차, 에탄올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의 현지 진출도 허가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이번 관세 부과로 현지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인근 국가 대비 작았지만 당분간 증시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매수세를 비롯해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이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점이 국내 증시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배경”이라며 “하지만 미국과 협상해나갈 주체가 없는 데다, 관세 부과도 향후 기업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 국내 증시의 반등 모멘텀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제 금값 최고가 또 경신 국제 금값은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2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0.6% 오른 3129.46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발(發) 관세 쇼크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15% 하락한 8만3676달러(약 1억2190만 원)를 기록 중이다. 연초 이후 비트코인의 하락률은 10%에 달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후 전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2.26% 하락한 70.09달러에 거래됐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민모 씨(72)는 최근 소상공인 대출을 추가로 받았다. 지난해부터 물가 상승으로 재료비가 늘어난 데다 임차료도 인상되며 자금 사정이 악화돼 빚을 늘리지 않고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민 씨는 “대학가라 비교적 손님이 많은 편인데도 제반 비용들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장사를 접고 다른 일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8명 중 1명은 빚 갚을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9553만 원으로 2023년 12월 말(9367만 원)보다 2% 늘어났다.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1인당 대출 잔액은 2023년 6월 말(9332만 원) 이후 여섯 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최근 1년 사이 대출자 수가 1979만 명에서 1968만 명으로 11만 명 감소했지만, 대출잔액이 1853조3000억 원에서 1880조4000억 원으로 27조1000억 원 늘면서 1인당 평균치가 높아졌다. 특히 경기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영업자의 자금 상황은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4200만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대출잔액(9553만 원)의 3.58배에 달했다.내수 부진, 고금리·고물가 부담 등으로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다수 금융기관의 돈을 빌리거나 저신용, 저소득 상태에 빠진 ‘취약 자영업자’도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는 42만7000명으로 1년 사이 3만1000명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취약 자영업자의 비율은 13.7% 정도다. 이렇다 보니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작년 말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16%로 2023년 말(8.9%)보다 2.26%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도 1.67%까지 상승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68%(2012∼2019년 연평균)에 근접했다. 김정호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총괄팀장은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소득 회복이 지연되고 이에 따라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된 것”이라며 “전체 자영업자 평균치는 큰 변동이 없으나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자영업자 대출자들의 소득 감소, 대출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금융 지원을 넘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자 감면, 상환 기간 연장 등으로 대표되는 대책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자영업자의) 자립을 추구하는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마이 데이터 사업을 활성화해, 자영업자들이 고객 소비 성향과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상장 법인 10곳 중 6곳 이상이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3월 말에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 가치 제고를 우선으로 하는 ‘밸류업’ 정책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주총 쏠림 현상’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재무제표 결산을 마친 상장사 2687개 중 66%(1761개)가 지난달 넷째주(3월 23∼29일)에 정기 주총을 연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특히 27, 28일에 각각 219개, 601개의 주총이 몰렸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2018년부터 ‘주총 분산 자율 준수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상장사 주총이 집중될 가능성이 큰 날을 사전에 파악한 뒤, 해당일을 제외한 날에 주총 개최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소액 주주 권리 향상, 주총 참석률 제고 등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3월 마지막 주에 주총을 여는 상황이 반복돼 개인 주주들의 활발한 주총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협 관계자는 “주총 날짜를 분산하도록 노력하고, 원격 참여가 가능한 전자주총 제도를 안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주총이 구조적으로 3월 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국내 상법에 따르면 정기 주총은 결산기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열어야 한다. 단, 주총 소집을 통지할 때 사업·감사보고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데, 해당 보고서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12월에 결산을 마치면 3월 말까지 주총을 열어야 하는데, 석 달 만에 두 개의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굉장히 빠듯하다”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넥스트증권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을 구축하기 위한 공개채용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모집 부문은 서버 및 프론트엔드 개발, 정보보안, 재무전략 및 인사 등이며 연내 두 자릿수의 인원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증권은 AI를 바탕으로 한 MTS와 AI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대형 증권사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를 주주로 맞이하며 1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넥스트증권은 9900만 달러(약 15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상장된 증권사의 투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스트증권은 SI증권이 작년 12월 말 사명을 바꾸며 탄생했다. 김승연 넥스트증권 대표이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금융 산업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퍼펙트 스톰’급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2,500 선을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정국 장기화, 공매도 전면 재개 등이 겹쳐 시장 심리가 급속히 냉각된 결과다.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 하락한 2,481.12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500을 밑돈 것은 2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1조575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3.01% 하락한 672.85로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등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26개 종목이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4.05%, 대만 자취안지수는 4.20%씩 각각 내렸다.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주말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이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관세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한국은 여기에 더해 탄핵 정국 장기화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져 원-달러 환율이 1,472.9원으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5년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었다. 대차거래 잔액 비중이 높아 공매도 재개 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졌던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셀트리온(―4.57%), 유한양행(―4.21%) 등 이차전지·바이오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코스피 시총 톱10중 9개 줄하락…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美 상호관세 D―1]美관세 공포-공매도 재개 겹악재… 코스피 3% 떨어져 2481선 후퇴日-대만 주가도 4% 넘게 급락… 안전자산 선호에 금값은 치솟아“최악땐 환율 내달 1500원 갈수도”코앞으로 다가온 상호 관세에 대한 공포와 1년 반 만의 공매도 재개라는 ‘겹악재’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미끄러져 내렸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두 달여 만에 코스피는 2,500 선을 내줬다. 탄핵 정국이 4월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에 불확실성 우려까지 더해져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원화 가치 최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4월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를 ‘모든 국가’에 적용하겠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음에 따라 일본 대만 등의 증시도 4% 넘게 고꾸라졌다. ●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 3%대 급락 3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0% 내린 2,481.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500 선이 무너진 것은 2월 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일인 이날 코스피는 2,513.44로 출발했으나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3.01% 하락했다. 공매도 재개로 해외 헤지펀드 등 외국인투자가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만 1조5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섰으나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 KB금융을 제외한 9개가 하락하는 등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던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대거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6.04%), SK이노베이션(―7.11%), 삼성SDI(―5.47%), 에코프로비엠(―7.05%), 에코프로(―12.59%)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공매도 재개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여파가 향후 최대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올 하반기(7∼12월) 무렵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증시 하락을 두고 공매도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예고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자동차 등 개별 품목 외에도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같은 전방위적 ‘관세 전쟁’이 투심을 짓눌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이나 대만 등의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만 4.05% 빠졌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4.20% 내렸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이후 내수 비중을 높여 왔던 중국 기업들의 경우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기존의 20%에서 3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대비 0.2%포인트 낮은 1.0%로 내렸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로 0.5%포인트 올려잡았다.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31일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100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치며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주 내내 146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일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44% 내린 103.87로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연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재탄핵 추진론 등 국내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와 미국 경기 침체, 국내 정치 불안 등이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MBK가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에 MBK의 신규 펀드에 대한 출자 약정에 서명한 바 있다. 3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기관에 투자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의 존재 여부’를 질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재 조치 등을 받는 경우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 중단 및 취소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앞서 금감원은 3월 19일 MBK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MBK의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 계획, 단기 채권 발행 및 판매 과정에서의 부정거래 의혹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가 나올 경우 국민연금이 MBK 펀드에 출자하기로 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15곳의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며 MBK 등 4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2월 21일에도 MBK가 새롭게 결성한 6호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모집하는 펀드) 정관에 서명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사회적 논란이 있는 투자행위를 한 운용사는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런 점을 고려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시 성과 중심의 정량평가를 넘어 정성평가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을 (내부적으로)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달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으로 확산되자 정부는 울산·경북·경남 일원 지역에 대해 재난 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경남 산청군, 울산 울주군,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많은 이재민과 소상공인 등이 아픔을 겪는 가운데 금융권과 금융당국은 ‘피해지원 금융상담센터’를 설치하는 동시에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산불 피해자들이 불가피하게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만큼 관련된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피해 개인 생활자금·상환 유예 등 제공 우선 은행들은 산불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한다. KB국민·신한·우리·BNK부산·경남은행, iM뱅크 등은 피해 개인에게 최대 2000만 원, 하나은행은 최대 5000만 원까지 긴급자금을 대출해 준다. 기존 대출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산불 피해자들은 최대 1년까지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대출 만기 연장 외에도 최고 1.5% 금리 우대와 연체이자 면제를 제공한다. 우리·하나·경남은행은 상환 유예와 함께 최대 1년간의 만기 연장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과 부산은행 역시 상환 유예 및 이자 납부 유예 조치를 시행한다. 보험사들은 산불 피해 고객들이 보험금 청구를 신청할 때 심사, 지급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보험금을 조기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카드사들도 산불 피해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최대 6개월간 청구 유예한다. 삼성카드는 일시금을 분할 납부로 전환 시 이자를 감면하며 KB국민카드는 분할상환 조건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준다. 신한·현대카드는 결제 유예 후 분할상환을 허용하며, KB국민카드는 피해 발생 이후의 연체료를 면제한다. 롯데·우리·하나카드는 연체된 금액에 대한 추심을 유예하고 분할상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불 피해자가 채무를 연체한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에 특별 채무조정도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적인 채무조정과 달리 최대 1년간의 무이자 상환 유예, 채무감면 우대(70%로 고정) 혜택을 추가로 제공받게 된다.●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책도 피해를 입은 개인뿐 아니라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총 3000억 원 규모로 기업당 최대 5억 원의 운전자금과 시설물 피해 복구자금을 지원한다. 대출금리도 최대 1.3%포인트까지 감면되며 대출 만기 도래 시 원금 상환 없이 최대 1년 이내 만기 연장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피해기업, 소상공인이 금융권에 복구자금 대출을 신청할 경우 특례 보증을 지원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들은 피해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대 5억 원의 긴급운영 자금을 지원하며 특별 우대금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의 구체적인 조건은 산불 피해 고객들마다 조금씩 상이할 수 있다”며 “그동안 거래했던 금융회사에 문의해 상세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금융권 후원도 잇따라 금융권에서는 기존 고객들을 위한 금융지원뿐 아니라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B금융그룹은 10억 원을 기부하며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KB금융이 기부하는 10억 원의 성금은 산불피해 지역 긴급 구호 및 피해 복구, 이재민 생필품 및 주거 안전 확보 등에 전액 투입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순직자와 부상자를 지원하기 위해 10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재민 구호와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0억 원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의약품, 위생용품 등 구호물품과 간편식을 포함한 생필품이 담긴 행복상자 111개도 지원한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대한적십자사에 10억 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 주민과 진화 작업에 나선 인력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난구호키트 1000세트와 구호 급식 차량도 현장에 급파하기로 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산불이 추가로 확산될 경우에는 별도의 후원 및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당장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커진 피해 가계 및 개인, 소상공인 등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신한금융그룹은 저출산, 청년, 취약계층 등을 돕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 왔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저출산 지원 대책’은 그룹 차원에서 공들이고 있는 사안이다. 신한금융은 공공기관과의 협력사업을 통해 지속성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은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신한금융은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협력 기금’에 민간기업 최초로 1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상생협력 기금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육아휴직 사용 시 해당 중소기업에서 대체 인력을 구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진옥동 회장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저출산 문제는 다방면에서 실질적인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신한금융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사회 전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희망재단을 통해 2018년부터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육아 나눔터인 ‘신한 꿈도담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 잡은 ‘꿈도담터’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발맞춰 부모들의 육아 부담 경감, 여성 경력 단절 예방 등을 위해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방과 후 돌봄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전국 각지에 총 200개가 개소했으며 시설 리모델링뿐 아니라 아동들을 위한 금융 및 코딩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또 시설을 이용하는 부모들이 육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자녀를 함께 돌보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3년 12월부터 사회공헌 관련 아이디어 제안, 기부금 모금, 봉사활동으로 이어지는 사업 전 과정에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솔선수범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진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 20여 명은 다자녀 가정을 방문해 가구 환경 정리, 낡은 벽지 교체, 방충망 수리 등에 직접 참여하며 아동들의 건강과 안전을 관리하기도 했다. 사업 전 과정에 임직원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취약계층의 애로 사항과 니즈가 반영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 임직원들은) 앞으로도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지난해 4월 신한금융의 체계적이고 방향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이란 브랜드도 론칭했다. 일회적인 기부, 봉사활동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향점이 반영된 것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탄핵 정국 장기화, 미국발(發) 관세 압박 등으로 인해 한국 대외신인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한국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3636%포인트였다. CDS란 기관과 외국인들이 투자한 국가, 기업 등의 부도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사고파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통상 신용 위험도가 높아질 때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다. CDS 프리미엄은 올 1월 13일 0.4042%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27일 0.2813%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3일, 12일, 19일, 24일 등 나흘을 제외하고는 연일 오름세를 나타내며 반등하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코앞으로 다가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과 달리 오래갈 경우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내려 잡고 있다.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0.9%로 내렸으며, HSBC가 1.7%에서 1.4%로, S&P가 2.0%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탄핵 정국 장기화, 미국발(發) 관세 압박 등으로 인해 한국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해외 연구기관 중에서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낮춘 곳까지 등장했다.●잠잠해지던 CDS 프리미엄 다시 반등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한국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3636%포인트였다. CDS란 기관과 외국인들이 투자한 국가, 기업 등의 부도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거래하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통상적으로 국가 경제 위험이 높아질 때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편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프리미엄은 ‘웃돈’과 같은 개념으로, 많이 붙을수록 시장에서 위험 정도가 높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간 상존하고 있어 올라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CDS 프리미엄은 올 1월 13일 0.4042%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27일 0.2813%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3일, 12일, 19일, 24일 등 나흘을 제외하고 매일 오르며 다시 상승하는 추이다. 금융가에서는 국내의 정치적인 불안정성이 장기화되는 점이 CDS 프리미엄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이달 중으로 점쳐졌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과 달리 오래 갈 경우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경제 정책의 안정성과 효과도 저해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해외 기관, 韓 성장률 전망 잇달아 낮춰 한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노출된 점도 CDS 프리미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대미 수출품에서 자동차 비중이 큰 국내 경제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8일 코스피에서 현대차는 전일 대비 3.53% 하락했으며 현대모비스―4.29%), 현대글로비스(―5.98%) 등 계열사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해외 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영국의 민간 연구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내렸으며, 바클리(Barclays)는 1.6%에서 1.4%, HSBC는 1.7%에서 1.4%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S&P의 경우 한국의 금년도 경제 성장률을 2.0%에서 1.2%로 무려 0.8%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위험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해 국내 부동산 대출 규모가 2600조 원을 넘어섰고 이 중 50% 가까이는 가계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갚을 능력이 부족한 가구도 356만 가구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 대출 잔액은 2681조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2023년 말보다 4.8%(122조1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이 2023년 말보다 3.6% 늘어난 1309조5000억 원이었다. 전체 부동산 대출액의 48.8%가 가계대출인 셈이다.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한 비주택 담보대출은 줄어들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서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담대 상품인 정책금융 비중이 2020년 말 17.0%에서 지난해 말 23.7%로 급증했다. 한은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 부동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일부 부문에서는 잠재 리스크 누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부동산 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경기 부진 시 금융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원금과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잠재 고위험 가구’를 356만6000가구로, 이들의 금융부채 규모를 584조3000억 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잠재 고위험 가구란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거나,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를 뜻한다. 특히 수도권 외 지역의 고위험 가구는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18.5%로 수도권(5.1%)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득 창출 능력이 떨어져 주택 가격 하락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젊은 세대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김정호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미분양이 늘어나고 건설 경기가 부진한 지방 일부 지역에서 고위험 가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부실)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련 동향과 정부 정책 효과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대형 기술주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과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 투자의 90% 이상이 미국 주요 종목에 쏠린 것이다. 4월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증시의 조정 국면에서 개인들의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자 한국은행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에게 분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26일 한은이 블로그에 기재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에 따르면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미국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 이달 18일에는 90.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개인들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서 이른바 ‘몰빵’(소수 종목에 많은 자금을 넣는 것)을 하고 있었다. 개인들이 보유한 상위 10개 종목의 잔액은 450억4000만 달러(약 66조 원)로 전체 투자 금액의 43.2%를 차지했다. 테슬라(140억7000만 달러·1위)를 비롯해 엔비디아(100억5000만 달러·2위), 애플(40억 달러·3위) 등 미국 기술 기업 6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개인들이 미국 증시에서 주가 상승 시 수익률이 2배가량 높은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는 개인들이 여섯 번째로 많이 보유한 종목이다. 특히 테슬라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SLL)는 국내 개인 보유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40.5%에 달할 정도다. 이 같은 상품은 추종 지수가 상승할 때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예상과 반대로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그만큼 불어난다. 한은은 미국 주식 시장이 흔들릴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민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한 2022년에 개인들은 M7 보유 비중을 계속해서 늘렸는데, 종목별 연중 수익률이 지수 하락 폭보다 컸던 편”이라며 “특히 2020년 하반기(7∼12월)부터 보유 잔액 1위인 테슬라의 수익률은 ―65%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들이 투자 대상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험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주요 무역국에 대한 상호관세에 나설 예정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0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관세정책 위험, 미국 정부의 줄어든 예산 집행 등을 이유로 올 상반기(1∼6월) 중 S&P500지수가 5,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과장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 이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려면 (지금 같은)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여야 한다”며 “국내외 다른 종목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한국 수출까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3개월 만에 다시 악화됐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달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CCSI는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해 12월 12.5포인트 급락한 바 있다. CCSI는 100보다 크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달 CCSI는 여전히 100을 밑돌아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지난해 11월(100.7) 수준에도 못 미쳤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개월 연속 비관적 소비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달 CCSI 하락은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등 수출 관련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음 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여부 등에 따라 CCSI의 회복 여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3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5로 전달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7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60대 이상의 경우에는 10명 중 3명이 여전히 현금을 가장 빈번하게 쓰는 결제 수단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2024년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로 참여한 성인 3551명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결제·지급 방식으로 택한 것은 신용카드(46.2%)였다. 체크카드(16.4%)와 현금(15.9%), 모바일카드(1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81.3%는 최근 1개월 안에 모바일 금융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년 전인 2021년 조사 당시 이용 경험이 있는 비율(65.4%)보다 15.9%포인트 늘었다. 모바일 금융이란 은행, 증권·카드사, 정보·통신 업체들이 제공하는 상거래 대금 지급, 잔액·거래내역 조회, 송금, 금융상품 가입 등의 서비스를 모두 포함한다. 특히 60대 이상의 연령층도 2021년(28.9%)보다 크게 늘어난 53.8%가 모바일 금융을 이용해 봤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전 연령대에 걸쳐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를 제외한 다른 결제 수단의 선호도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났다. 60대 이상에선 신용카드(52.1%) 다음으로 현금(30.2%)을 꼽았고, 20, 30대에선 모바일카드(36.8%·34.9%)와 신용카드(38.0%·49.5%)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가 미국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이날 메타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사내 공지했다. 메타 측에도 매각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퓨리오사AI의 기업 가치는 8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메타의 인수 제안가는 8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로 알려졌다. 양사는 협상 과정에서 인수 이후 사업 방향과 조직 구성 등 부분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기류도 우호적이지 않았던 데다 메타와의 가격 이견도 좁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퓨리오사AI는 경영권 해외 매각 대신 레니게이드 등 독자적 AI 칩 개발·양산의 길을 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진행된 레니게이드 성능 평가에서 성과를 내면서 독자적인 칩 개발·양산이 회사 해외 매각보다 실익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퓨리오사AI가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점도 메타와의 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받는 등 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4월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 역시 이 회사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주식을 사고팔 수 있어 편해요.”(37세 직장인 윤모 씨)“1주만 거래가 체결돼도 상·하한가를 오갈 만큼 불안정하잖아요. 혼란스럽죠.”(44세 전업투자자 백모 씨) 국내 첫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장주도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거래 시간 연장으로 투자자 편의를 높였지만 시스템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7분간 이어진 코스피 주식 거래 중단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데다 유동성 부족으로 시세가 왜곡된 사례도 생겼기 때문이다.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의 개장 첫 주(3월 4∼7일)와 둘째 주(3월 10∼14일) 점유율은 각각 33.1%, 19.7%였다. 전체 주식 거래 금액 가운데 넥스트레이드에서 이뤄진 거래 금액의 비율이다. 이미 출범 당시 제시했던 목표치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앞서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은 “3년 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할 것”이란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4일부터 거래 종목이 기존 110개에서 350개로 확대되는 만큼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전체 거래 대금 중 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98%에 달했다. 근무 시간에 실시간으로 주식 대응이 어려운 직장인들이 넥스트레이드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 중인 강모 씨(29)는 “업무 시작 이후에는 (직군 특성상) 스마트폰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오전 8시부터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기회가 새롭게 열렸다”고 했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국내 주식 거래 시스템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달 18일 발생한 코스피 거래 중단 사태는 중간가호가(4일 처음 도입)와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이 충돌하며 발생했다. 당시 특정 개인이 코스피 상장사 동양철관을 같은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내며 거래량을 부풀리는 ‘자전거래’를 했는데, 이 불법 거래를 막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전체 시스템이 마비됐다. 증권사의 한 트레이더는 “대체거래소 도입 준비 과정에서 기존 거래소의 알고리즘과 충돌하는 상황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이 꼼꼼하게 수립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례 없는 코스피 거래 중단 이전에도 넥스트레이드 관련 오류는 적지 않았다. 개장 첫날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거래 시스템에서 실시간 주문 체결 조회가 지연된 바 있다. 일각에선 거래량이 많지 않아 불과 1주 거래만으로 주가가 요동치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NH투자증권은 개장 직후 3분 동안 전일 종가 대비 30.25% 하락했다. 8시 정각에 나온 주식 1주가 그대로 체결되고 3분간 다른 거래가 없었던 탓이다. 한국거래소는 이같이 거래량이 미미할 경우를 대비해 시장 조성자, 유동성 공급자, 단일가 매매 등의 제도를 운영 중이다. 반면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한국거래소 단일가 매매 거래 대상에서 제외돼 안전장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대체거래소와 기존 거래소가 연계된 불공정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거래소 간의 가격 형성 및 매매 방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시세 조종 가능성이 없지 않아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번 한 주 동안 국내외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슈들을 점검하는 ‘D’s 위클리 픽‘입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습니다. 이번 주(24~28일)에도 국내외 증시 향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미국이 다음달 2일부터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美 PCE·PMI 발표미국의 관세 정책뿐 아니라 이번 주 금융시장이 주목할 만한 이벤트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우선, 24일(현지 시간)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3월 서비스업·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 수치가 발표됩니다. 이 지표를 통해 미국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전반적인 업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있습니다. 수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일 경우 경기 위축을 각각 의미합니다. 2월 제조업 PMI는 52.7로 예상치를 웃돈 바 있습니다. 2월 서비스업 PMI는 1월(52.9)보다 51로 소폭 떨어졌지만 확장세를 이어갔습니다.25일에는 경제분석 기관 콘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됩니다. 이 지수를 통해 미국 현지의 소비자들이 얼마나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0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참고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보다 7.0포인트 하락한 98.3이었습니다.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네요.26일에는 2월 내구재 수주 지표가 발표됩니다. 이 지표는 운송업을제외한 내구성 제조업의 신규 수주 총액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러 가지 재화 중에서도 한 번 구매하고 비교적 장기간 사용하는 재화들이 측정 대상에 포함됩니다.27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매주 발표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나옵니다. 동시에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도 발표됩니다. 참고로 미국은 GDP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으로 나눠 총 세 차례 발표합니다.마지막 거래일인 28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발표됩니다. 시장에서는 1월 대비 0.3% 상승한 수준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물가를 고려한 PCE 증감 추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선 1월(―0.5%)에는 2021년 2월(―1.0%)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게 위축된 바 있습니다.PCE가 발표된 직후에는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도 나옵니다. 이 지표는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와 소비 의향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가늠자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향후 소비가 늘어날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수록 소비가 위축되는 것을 뜻합니다.●보아오포럼·유럽 폐암학회 등 주목이번 주에는 금융시장이 주목할 만한 행사들도 눈에 띕니다. 우선 25일부터 28일까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개최됩니다. 이 포럼은 2001년 출범한 이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발전 방안을 중점적으로 모색해 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하네요.26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ELCC 2025)는 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행사입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한양행, 알테오젠 등이 주력 기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직장인 윤모 씨(37)는 지난달부터 여유 자금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분할 매수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미국, 유럽 증시의 방산 업종 주가가 치솟으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0일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유증)를 발표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전량 매도했다. 윤 씨는 “주주 가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성토했다.주주 불안이 커지자 한화에어로는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회사 주식 약 30억 원어치(21일 종가 기준 약 4900주)를 매수한다고 23일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기습 유상증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들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주주 신뢰를 깨뜨리고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SDI 이어 한화에어로까지 ‘유증 역습’이달 21일 코스피 상장사인 한화에어로 주가는 전일 대비 13.02% 하락한 6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한화에어로가 20일 3조6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유증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앞서 삼성SDI도 14일 2조 원의 유증 소식을 발표했는데, 당일 주가는 전일보다 6.18%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유증은 새로운 주식(신주)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 중 하나다. 단기적으로 유증은 기존 주주에게 악재로 여겨져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된다. 신주가 발행되면 총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개인 투자자들은 삼성SDI, 한화에어로 같은 우량 기업들이 유증에만 의존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대출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자 비용이 드는데, 유증은 주관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만 일회적으로 부담하면 된다”며 비용 문제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들과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주요 평가 요소인 재무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차입, 채권 발행 대신 유증으로 투자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주가, 결국 성장성에 달려유증은 단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증권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유증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주주 배정 유증을 발표한 기업의 다음 날 평균 주가 하락률은 10.2%였다.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유증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주가가 외려 상승하기도 한다. 이달 4일 홍콩 증시에서 유증을 발표한 중국 BYD가 대표적인 예다. BYD는 주당 335.20홍콩달러에 신주를 발행해 총 56억 달러(약 8조2000억 원)를 확보했다. 하지만 BYD 주가는 5일 349.20홍콩달러로 오히려 상승한 데 이어 21일 종가는 391.60홍콩달러를 기록했다. 5분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는 충전 시스템을 출시하면서 테슬라를 앞지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단타족’이다 보니 기업들의 유증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며 “삼성SDI와 한화에어로가 유증의 명분으로 내세운 청사진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달 31일부터 공매도 거래가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공매도 여부와 증시 방향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수급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2023년 11월 6일부터 이달 20일 사이 코스피는 11.35% 상승했으나 코스닥은 7.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 상승률(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특히 아시아 증시가 호조세였던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은 ―9.63%로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15개국 거래소 중 브라질 보베스파(―10.36%) 다음으로 낮았다. 한 해 내내 공매도가 금지됐는데도 증시 수익률이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이다.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 하락 시 싼값에 사서 갚아 이익을 남기는 기법이다.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를 낮추는 역할을 해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외국인들의 주가 조작이 횡행한다는 점을 들어 재개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시행 여부와 증시 방향의 상관관계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 전,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1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호텔신라,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은 공매도 금지 이후 이달 20일까지 주가가 40% 넘게 폭락했다. 반면 해당 기간 HLB의 상승률은 127.4%에 달한다.금융가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로 인해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민섭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주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기 위한 토대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정부의 공매도 관련 규제로 인해 공매도의 순기능이 국내 증시에서 제대로 발현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관련) 과도한 규제로 인해 유동성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거나 (공매도의) 가격 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