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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금융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임원들의 성과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고를 낸 금융사 임원이 이미 수령한 성과급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임원 성과급은 142억 원으로 2023년(91억 원) 대비 56.0% 늘었다. 1인당 평균 수령액은 3억1521만 원 정도인데, 국민은행 임원 1인당 성과급이 3억 원을 뛰어넘은 건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작년 임원 성과급도 89억 원으로 2023년(48억 원)보다 85.4% 증가했다.문제는 금융사고가 계속해서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올 1∼8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74건, 사고 금액은 19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62건·1368억 원)보다 각각 19.4%, 44.2%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올 8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 중 금융사고 관련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금감원은 금융회사에서 사고 발생 시 책임자의 보수를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의 법제화를 검토 중이다. 금융사 경영진들이 실적에 상응하는 성과급만 챙기고 정작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현행법에서는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막기 위해 임원 성과급의 40% 이상을 최소 3년간 나눠서(이연)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이 내부 규정에 관련 세부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 성과급 조정이 환수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실제로 금융권의 지난해 성과보수 환수액은 9000만 원으로, 지급된 성과급 총액(1조 원)의 0.01%에 불과했다.앞서 2023년에도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며 클로백 제도의 명문화를 검토했다가 법적 분쟁 소지 등을 감안해 최종안에선 제외했었다. 하지만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원장은 21일 국정감사에서 “성과급을 장기 이연하고, 평가 이후 (손실 등이 날 경우) 환원하는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금융사고 관련 손실을 먼저 메운 이후에 담당 임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당시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 명의 수혜자 중 117만 명이 올해 이재명 정부가 실시하는 사면 대상에 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정권에서 혜택을 받았던 10명 중 4명 꼴로 신용사면 혜택을 중복으로 받게 된 것이다. 성실상환자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신용사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양산할 수 있는 만큼 중복 수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5월 윤 정부가 시행한 신용사면 수혜자 286만8000명 중 117만1000명이 올해 사면 대상에 또 포함됐다. 이들은 복수의 금융기관에서 진 다중 채무 중 일부에 대해 신용사면을 받았는데 올해 일부 연체를 또 사면받게 된 것이다.정부의 신용사면이 이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사면이 ‘개별 대출 건’을 기준으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출자가 10만 원씩 다섯 번을 대출받아 총 50만 원을 연체 중이라면 10만 원 짜리 연체 1건에 대해서만 사면(신용기록 삭제)해도 해당 건에 대한 연체 기록을 즉시 없앨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신용사면으로 인해 성실상환자들이 역차별을 받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성실상환자는 개인 채무를 전부 자력으로 갚더라도 연체 이력이 최대 5년 동안 남게 된다. 일부만 상환하면 즉시 연체 기록이 지워지는 신용사면자 대비 신용점수 상승 폭, 추가 대출 여력 등의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금융권에서는 정부 주도 하에 대규모 신용사면 조치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사면자들이 중복 혜택을 받을수록 성실상환자들의 박탈감이 커질뿐 아니라 사면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2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신용점수 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카드론, 대부업권 대출 여부, 연체 이력 등”이라며 “신용사면 수혜자들은 카드론, 대부업 대출을 변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체 이력 삭제가 하위 금융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만큼 신용 위험이 1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개인이나 계층이 신용사면을 반복해서 받을 수 없도록 유예기간을 두거나 도덕적 해이 발생 시 연체 정보를 복원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영국은 ‘부채구제명령(Debt Relief Order)’ 제도를 운영 중인데 신청 자격에 ‘6년 간의 재신청 제한’을 포함시켜 뒀다. 신용사면 제도의 중복 수혜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금융연구원은 “전방위적인 신용정보 삭제는 빚을 성실하게 갚는 유인동기를 악화시켜 채무 불이행의 발생 빈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시중은행 금융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임원들의 성과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고를 낸 금융사 임원이 이미 수령한 성과급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임원 성과급은 142억 원으로 2023년(91억 원) 대비 56.0% 늘었다. 1인당 평균 수령액은 3억1521만 원 정도인데, 국민은행 임원 1인당 성과급이 3억 원을 뛰어넘은 건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작년 임원 성과급도 89억 원으로 2023년(48억 원)보다 85.4% 증가했다.문제는 금융사고가 계속해서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올 1~8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74건, 사고 금액은 19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62건·1368억 원)보다 각각 19.4%, 44.2%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올 8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 중 금융사고 관련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금감원은 금융회사에서 사고 발생 시 책임자의 보수를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의 법제화를 검토 중이다. 금융사 경영진들이 실적에 상응하는 성과급만 챙기고 정작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현행법에서는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막기 위해 임원 성과급의 40% 이상을 최소 3년간 나눠서(이연)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이 내부 규정에 관련 세부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 성과급 조정이 환수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실제로 금융권의 지난해 성과보수 환수액은 9000만 원으로 지급된 성과급 총액(1조 원)의 0.01%에 불과했다.앞서 2023년에도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며 클로백 제도의 명문화를 검토했다가 법적 분쟁 소지 등을 감안해 최종안에선 제외했었다. 하지만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원장은 21일 국정감사에서 “성과급을 장기 이연하고, 평가 이후 (손실 등이 날 경우) 환원하는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금융사고 관련 손실을 먼저 메운 이후에 담당 임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25일부터 의원과 약국을 이용한 뒤 실손보험 관련 서류를 따로 제출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1년 전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도입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가 확대 적용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유관기관 점검 회의’를 23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요양기관의 청구 전산 시스템 연계 현황, 의료기관의 참여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앱이나 홈페이지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24’를 선보였다. 시행 초기에는 병원급 의료기관·보건소를 대상으로 시행했는데, 25일부터는 의원과 약국 등 모든 요양기관으로 확대된다. 다만 21일 기준 실손24와 연계 작업을 마친 의료기관은 전체 10만4541곳 중 10.4%(1만920곳)에 불과하다. 병원·요양기관의 연계율은 54.8%로 절반을 넘겼으나 의원·약국의 연계율은 6.9%에 그치고 있다. 금융위는 저조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대형 플랫폼 기업들과 실손24를 연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 네이버, 토스 등의 이용자들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플랫폼에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실손24 이용 지원 방법도 마련했다. 고령층은 자녀가 부모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미성년 자녀는 부모가 대신 청구 가능하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은행들이 대부업체에 종잣돈을 빌려주며 ‘이중 이자 장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심사 문턱이 높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서민들이 고금리인 대부업으로 몰려들자 대부업체들은 은행에서 저리로 돈을 빌려 고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5년 8월 국내 금융권 대부업체 대출 현황’에 따르면 1금융권(은행), 2금융권(저축은행, 캐피털)이 대부업체에 대출해 준 금액은 38조1998억 원이었다. 이로 인한 이자 수익은 2조54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들의 대부업 대출은 지난해 2758억 원이었는데 올해 1∼8월에만 2370억 원이었다. 올해 8개월 만에 작년 연간 대출의 86%가 집행될 정도로 올해 은행들의 대부업 대출 영업이 활발한 것이다. 은행의 대부업 대출은 위법은 아니지만 과거에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대부업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은행이 서민 대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대부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정서 때문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엔 은행권이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식이 팽배했는데 요즘엔 은행도 대부업에 대출을 내주는 추세로 바뀌었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부업체 이용자가 늘어 대부업체의 조달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예대마진 중심의 이자 장사로 수익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도 가계대출에 이어 대부업 대출까지 늘려 손쉬운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 의원은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가 대부업체에 종잣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까지 올리는 건 공공재적 책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정책금융을 활용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부분 보증을 해줄 필요가 있다”며 “대부업이 아닌 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가 늘어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돈 놓고 돈 먹는’ 은행들… 대부업 대출액 4년새 30% 늘어은행권 이중 ‘이자장사’ 논란규제-경기 악화發 대출영업 어렵자상대적으로 쉬운 대부업체 눈돌려… 실적 호조 4대 시중銀도 대출 늘려“인위적 축소땐 서민들 되레 피해”… 전문가 ‘서민금융 정밀 설계’ 조언숯불돼지갈비 무한리필로 유명한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명륜당이 최근 대부업체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화제가 됐다.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명륜당이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에서 빌린 수백억 원으로 불법 대부업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명륜당은 “코로나19 시기 (경영) 위험이 커지면서 불가피하게 대부업 법인을 설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산은이 ‘전주’가 돼 명륜당이 돈놀이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2일 명륜당의 불법 대부업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 올해 1·2금융권의 대부업 대출, 작년 넘어설 듯정책은행뿐 아니라 1·2금융권이 대부업체에 빌려주는 대출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5년 8월 국내 금융권 대부업체 대출 현황’에 따르면 1금융권(은행), 2금융권(저축은행·캐피털)이 대부업체에 대출해 준 대출금액은 2020년 5조7968억 원에서 지난해 7조5217억 원으로 4년 만에 30%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 대출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2금융권은 올해 1∼8월 6조4383억 원을 대부업체에 대출해 줬다. 이는 2024년 실적(7조5217억 원)의 86%를 이미 달성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신용자 서민층을 중심으로 대부업 이용 수요가 늘다 보니 대부업체가 자기자본이 부족해 1·2금융권으로부터 받는 대출 규모를 늘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근 영업실적이 좋았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도 대부업 대출을 늘려 눈길을 끌었다. 우리은행은 2020년∼2025년 8월 대부업에 3947억 원을 대출해 은행권에서 규모가 가장 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우리은행이 420억 원을 우수 대부업체에 자금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했던 금액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20년, 2021년엔 대부업체에 대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50억 원, 2023년 61억 원으로 대출이 발생하더니 지난해엔 33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대부업체에 대출을 내준 은행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은 대부업체 74곳에 120건의 대출을 내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경영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손쉽게 이중 이자 장사” 은행들은 대부업 대출을 늘린 이유로 정부의 정책 변화를 꼽는다. 금융당국은 ‘우수 대부업자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많이 해준 대부업체가 시중은행에서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영향과 함께 은행들이 손쉬운 영업을 택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와 기업 경기 악화로 다른 대출 영업은 쉽지 않은데 대부업 영업은 비교적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는 데 이어 이들에게 대출하는 대부업에 ‘이중 이자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대부업체 대출을 인위적으로 줄일 경우 오히려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는 서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의 대부업 대출액이 줄어들면 대부업의 대출 여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저신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서민금융 상품을 제대로 설계해 대출 소외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말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 저신용자 서민들에게 더 문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공소시효가 완료된 지 오래됐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피해 금액이 합산 50억 원 이상이면 공소시효가 15년이다.”(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선 민중기 특별검사의 ‘내부자 주식거래 의혹’을 처벌할 수 있는 시한인 공소시효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민 특검은 2010년 1∼3월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가 상장 폐지되기 직전에 보유 중이던 주식 전량을 매각해 1억 원 넘게 시세 차익을 얻었다. 민 특검이 당시 대전고 동기였던 이 회사 대표로부터 미공개 내부자 정보를 미리 들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 의원들이 금감원이 민 특검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찬진 금감원장은 “2010년에 조사해 13명의 규정 위반 사실을 발견하고 고발 및 검찰 통보 조치를 했다”며 “공소시효가 완료된 지 오래라서 금감원이 감독할 권한이나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재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답했다. 자본시장법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하게 손실을 회피한 사람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추산된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거래 정지되기 전 2시간 동안 거래된 금액만 260억 원”이라며 “공소시효 15년 요건에 해당된다”고 재조사를 촉구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액수가 50억 원이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형까지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고, 공소시효는 15년이다.한 법조인은 “이 회사의 주식 거래가 정지된 시점이 2010년 3월인 만큼 최대 15년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재조사 과정에서 2010년 3월 이후 추가 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공소시효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야당의 공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5년 전 사건을 꺼내 특검을 흔드는 건 김건희를 비호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고 맞섰다. 한편 이종혁 부산고검장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민 특검이) 수사에서 배제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맞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10·15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대출 규제와 관련해 “돈이 쌓이면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고 답변해 논란을 일으킨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갭투자’ 방식으로 33억 원대 아파트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점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날 발급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차관의 배우자 한모 씨는 지난해 7월 29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117㎡를 33억5000만 원에 매수했다. 같은 해 12월 19일 소유권이 이전됐는데 이보다 앞선 10월 5일 14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보증금을 뺀 차액 18억7000만 원으로 집을 매매한 갭투자에 해당하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관이 실거주 목적으로 백현동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집을 사고 팔고 입주·퇴거 시점을 맞추기 어려워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갭투자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차관은 2017년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면적 84㎡를 6억4511만 원에 분양받았다. 이후 올해 6월 11억4500만 원에 매도한 뒤 해당 집에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두 채를 보유해 ‘다주택자 논란’이 일자 사무공간 등 다목적으로 사용 중인 한 채를 “한두 달 내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에 대해 그는 “현재는 그 공간을 아내가 웨딩디자이너 작업실로, 아이들은 학사 공간으로, 저는 서재로 함께 쓰고 있다”며 “제 자녀한테 양도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서초구 아파트 2채 외에도 서울 성동구와 중구에 각각 상가 2채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공소시효가 완료된지 오래됐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피해 금액이 합산 50억 원 이상이면 공소시효가 15년이다.”(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선 민중기 특별검사의 ‘내부자 주식거래 의혹’을 처벌할 수 있는 시한인 공소시효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민 특검은 2010년 1~3월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가 상장 폐지 되기 직전에 보유 중이던 주식 전량을 매각해 1억 원 넘게 시세 차익을 얻었다. 민 특검이 당시 대전고 동기였던 이 회사 대표로부터 미공개 내부자 정보를 미리 들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 의원들이 금감원이 민 특검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찬진 금감원장은 “2010년에 조사해 13명의 규정 위반 사실을 발견해 고발 및 검찰 통보 조치를 했다”며 “공소시효가 완료된 지 오래라서 금감원이 감독할 권한이나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재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답했다. 자본시장법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하게 손실을 회피한 사람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경우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추산된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거래정지되기 전 2시간 동안 거래된 금액만 260억 원”이라며 “공소시효 15년 요건에 해당된다”고 재조사를 촉구했다.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액수가 50억 원이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형까지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고, 공소시효는 15년이다. 이 의원은 “상장 폐지 일주일 전 거래 내력만 확인하면 누가 사전에 연락받고 매도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이 회사의 주식거래가 정지된 시점이 2010년 3월인 만큼 최대 15년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재조사 과정에서 2010년 3월 이후 추가 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공소시효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했다.야당의 공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금감원) 국감이 아니라 민중기 특검 국감인 것 같다”며 “15년 전 사건을 꺼내 특검을 흔드는 건 김건희를 비호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고 맞섰다. 한편 민 특검이 2010년 거래정지를 앞두고 매도했던 네오세미테크 주식 보유량은 이 회사 대표 자녀들 지분과 동일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5만 명 가까이 줄어들며 3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20대의 은행 대출 연체율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회에 진출하지도 못한 채 빚에 짓눌리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343만5000명으로 1년 전 대비 13만4000명 줄었다. 고용률도 60.7%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20∼60대에서 고용률이 감소한 건 20대가 유일했다. 전체 고용률(63.7%)이 통계 작성 이래 9월 기준 최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청년 고용이 불안한 것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제조·건설업 등 질 좋은 일자리가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탓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대출 원금, 이자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연령별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20대의 가계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평균 0.41%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달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20대 ‘쉬었음’ 청년 수는 3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학자금 대출 6개월 넘게 못갚은 20대 5만명 육박… 신용불량 내몰려20대 빚-취업난 이중고일자리 절벽에 빚 상환능력 급감20대 신용유의자 3년새 25% 늘어캄보디아 등 범죄 유혹 표적 될 우려생활물가와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의 장기연체자(6개월 이상 연체) 수는 4만7364명, 누적 연체액은 2575억 원이었다. 한국장학재단이 출범한 2009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2023년부터 인원과 금액 모두 증가하고 있다.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이자만 내는 거치 기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상환 기간 등을 설정해 상환하는 방식이다. 학자금 상환 시점을 소득의 발생 시점 이후로 미루는 취업 후 상환 대출과 달리 소득, 연령 등의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6개월 넘게 대출을 갚지 못한 이들은 장기연체자로 분류돼 신용정보 기관에 연체 사실이 통보되고 금융거래의 제한을 받는다. 이처럼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청년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신용유의자란 대출금이나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500만 원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체납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사람들을 말한다. 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 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중복 인원 제외)으로 2021년 말(5만2580명)보다 25.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0%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0대 신용유의자의 증가세가 상당히 가파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일자리 절벽 속에서 빚 상환 여력이 크게 줄어든 청년들은 급전 마련을 위해 불법 사금융을 노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저신용자(신용등급 6∼10급)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30세대 중 ‘불법 사금융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에 불과했지만 2023년 9.8%, 지난해 10.0%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댄 청년들은 최근 논란이 된 ‘캄보디아 고액 알바’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 보니 청년들이 (고수익 알바 등)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라며 “구직을 포기한 채 고립된 청년들이 나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찾아가서 일자리를 매칭해 주는 방식과 같은 ‘적극적인 고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중등학교 경제교육 강화, 청년 자산 형성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청년들의 자립을 근본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5위 가상자산사업자인 고팍스를 품게 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 현행법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대표나 임원이 바뀐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앞서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며 한국 진출을 추진했다. 이후 고팍스는 바이낸스의 임원 등재를 위한 임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자오창펑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법 리스크 등을 이유로 신고 수리가 2년 넘게 보류됐다. 고팍스는 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실명 계좌를 보유한 원화마켓 거래소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업비트과 빗썸의 양강 체제이며 각각 3, 4위 사업자인 코인원과 코빗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낸스의 가입자 수는 2억9000만 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거래량만 256억 달러(약 36조3000억 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고팍스의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수수료가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약속했던 고파이 피해 대금 지급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팍스는 고객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제공했다. 하지만 2022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 여파로 자금 인출이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1000개가량이 거래소에 묶인 상황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대부업체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저신용자들의 연체율이 연일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들도 연체 부담으로 취약계층 대출을 꺼리고 있어 급전 마련을 위해 불법 사금융을 찾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개 대부업체의 개인신용대출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기준)은 6월 말 기준 10.3%였다. 연체율은 2021년 말 6.9%에서 2022년 말 8.3%, 2023년 말 9.4%에 이어 지난해 말 9.9%를 나타냈다. 3년 만에 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대출 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 저신용 취약계층들을 중심으로 법정 최고 금리(20%) 수준의 대출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대출 금리 현황을 살펴보면 ‘20% 이상∼25% 미만’ 금리 대출 잔액은 올 6월 말 2조297억 원이었다. 전체 대출 잔액의 9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023년 말엔 1조7950억 원, 2024년 말엔 1조9416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은 시중은행, 2금융권 등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급전 마련을 위해 찾는 편이다. 업계에서는 취약계층의 원금, 이자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대부업권의 연체율이 한계치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의 심사가 더 까다로워졌고,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에 대한 대출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다만 대부업체들이 연말에 부실 채권을 일괄 처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2월 말 연체율은 6월 말보단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등록 대부업체에서 생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올 6월 발간한 ‘저신용자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제도권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 수가 2만9000∼6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의 불법 사금융 이용 금액은 3800억∼79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서민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대부업의 서민금융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탄력적 최고 금리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해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기업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의무소각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EB 발행, 올 6월 10건에서 9월 36건으로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상장기업들이 발행한 EB 규모가 3조386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EB 규모(1조2583억 원)의 약 2.7배 수준이다. 발행 건수도 올해 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건)의 두 배가 넘는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이다. 채권자는 향후 주식 가격 상승에 따른 주식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 대신 이자율이 다른 채권보다 낮은 편이다. 전환사채(CB)와 유사하지만, CB는 신주를 발행해야 하고 EB는 보유 중인 기존 주식과 교환한다는 점이 다르다. 기업들의 EB 발행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급격하게 늘었다. 올해 1∼5월 한 자릿수였던 EB 발행 건수는 6월 10건으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36건까지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3차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든다. 이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EB로 발행해 우호 세력에 넘기면 의결권이 생겨 최대 주주에게 유리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 대신 EB를 발행하면 최대 주주들은 반기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내키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EB 발행을 결정한 뒤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교환사채 발행을 처음 공시한 36개 기업 중 25곳(69.4%)의 주가가 공시 이튿날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CC는 지난달 24일 4300억 원 규모의 EB 발행을 공시했다가 하루 만에 주가가 11.75%나 급락하기도 했다.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KCC는 EB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금융당국 “EB 발행 공시 기준 개정, 20일 즉시 시행” 기업들의 EB 발행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나섰다. 금감원은 EB의 발행 공시 작성 기준을 개정하고 20일부터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 의사결정 과정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상세히 밝히라는 취지다. 기업들은 20일부터 다른 자금 조달 방법 대신 자사주 대상 EB 발행을 한 이유, 발행 타당성 검토 내용 등을 기재해야 한다. 다만 기업마다 다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강제적인 자사주 소각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자기주식 의무소각 제도 도입안의 문제점과 대안’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상승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이 저해되고 성장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차등의결권 등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사주 소각을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빠른 속도로 진행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소각 의무화 규모나 속도 등에서 균형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5위 가상자산사업자인 고팍스를 품게 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 현행법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대표나 임원이 바뀐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앞서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며 한국 진출을 추진했다. 이후 고팍스는 바이낸스의 임원 등재를 위한 임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자오창펑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법 리스크 등을 이유로 신고 수리가 2년 넘게 보류됐다. 고팍스는 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실명 계좌를 보유한 원화마켓 거래소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업비트과 빗썸의 양강 체제이며 각각 3, 4위 사업자인 코인원과 코빗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낸스의 가입자 수는 2억9000만 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거래량만 256억 달러(약 36조3000억 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고팍스의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수수료가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바이낸스가 약속했던 고파이 피해 대금 지급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팍스는 고객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제공했다. 하지만 2022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 여파로 자금 인출이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1000개가량이 거래소에 묶인 상황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른바 ‘리딩방’으로 불리는 유사투자자문사의 불법 영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자 금융감독원이 이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리딩방을 통한 불법 유료회원 모집이 끊이지 않고 있어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숏폼 영상과 카드 뉴스를 통해 유사투자자문 피해 사례, 예방 방법 등을 안내한다고 15일 밝혔다. 유사투자자문은 증권·자산운용·투자자문사 등 제도권 금융이 아닌 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해주는 것을 뜻한다. 일련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금융사와 달리 단순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다만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아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경우 이에 대해 구제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난해 745개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점검한 결과 112개 사에서 130건의 위법 혐의가 적발됐다. 준수사항 및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당표시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킨 사례가 많았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에게 ‘∼투자클럽’ ‘∼스탁’ 등 회사 이름만 보고 제도권 금융회사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률 보장’ 같은 객관적인 근거가 미비한 과장, 허위 수익률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회사 측이 제시한 수익률이 유효한 자료에 기반해 작성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약 체결 전에 해당 회사가 금감원에 신고한 업체인지 확인하고, 불법 행위를 발견했다면 경찰청이나 금감원에 신고하기를 부탁드린다”며 “계약 이후 환불 지연, 거부 등의 사태를 겪으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서울이든 지방이든 지역과 관계없이 주택 1채를 갖고 있다면 29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한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16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0억 원짜리 주택을 사려고 할 경우 현금 6억 원이 필요하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가 유지된다.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 ―연소득 1억 원이다. 서울 강북의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라면 다른 대출이 없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6억 원까지 가능하다. 생애 최초라 LTV는 70%가 적용되지만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이번 규제로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줄지만 생애 최초는 모두 6억원까지 가능하다. 만약 생애 최초가 아닌 무주택자는 15억 원 미만 아파트를 매수하려 한다 해도 LTV 40%가 적용돼 6억 원까지 받을 수 없다. 12억 원 아파트는 최대 4억8000만 원, 10억 원 아파트는 4억 원으로 준다.” ―1주택자이지만 아이 학교 문제로 서울 강남권 학군지에 전세로 가려 한다. 전세대출이 얼마나 줄어드나. “현행 규제가 유지되는 28일까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출 한도를 다 채웠어도 서울 등 수도권 전세대출을 최대 2억 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9일부턴 DSR을 40%까지 채운 ‘영끌자’라면 전세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번 규제는 1주택자 임차인의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이 DSR에 반영된다. 연 소득이 1억 원인데 이미 DSR이 35%(연 원리금 상환액이 3500만 원이라는 뜻)라면 28일까지는 2억 원까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29일부턴 금리 4%를 가정했을 때 대출 한도가 1억2500만 원으로 7500만 원 줄어든다. 지방 1주택자가 서울에 전세를 구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를 갖고 있다. 이주비 대출 규제를 받나. “이주비 대출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영향 등을 감안해 이번 규제 대상이 아니다. 현행과 동일하게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중도금 대출은 6·27 대책 당시 6억 원 대출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고 이번 규제에서도 제외됐다.” ―15일에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수 계약을 했는데, 대출은 아직 못 받았다. “시행일 전일인 15일까지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납부 사실을 증명하면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적용 지역을 제외한 마포 등에선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진 적용받지 않아 당장 실거주 의무는 없다. 다만 주담대를 받는다면 6·27 규제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실거주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이번에 묶인 경기 과천 아파트를 계약하려고 한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내년 4월까지인데, 이후에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하겠다고 신고하면 매매가 가능한가. “올해 12월부터는 매매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하려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의 퇴거일이 임박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매수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허가일로부터 최장 4개월 안에 잔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이전받고 실거주하겠다고 소명해야 한다. 세입자로부터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증빙자료도 첨부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예정 지역 빌라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조합 설립 전인데, 매도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라도 재개발 구역에서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조합을 설립했거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건축 구역에선 조합설립인가 전까지만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만약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진 재건축·재개발 구역 주택이라면 매매 거래는 가능해도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이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앞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고 한다. 달라지는 점이 있나.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 때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비규제지역의 경우 전용면적 85m² 이상은 100% 추첨제로 선정하지만, 조정대상지역은 50%, 투기과열지구는 80%를 가점제로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점이 높을수록 유리해지는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그대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따라서 향후 분양을 받더라도 실거주 의무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매하면 수도권에 3년 전매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도 계약일로부터 3년간은 매매할 수 없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사재를 추가로 출연할지에 대해선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의원들은 김 회장이 홈플러스 정상화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김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홈플러스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MBK는) 대기업이 아닌 사모펀드 운용사이며 (저는) 대기업 총수가 아니다”라며 “13명의 파트너가 각자 분야를 맡고 있으며 제 담당은 펀드레이징(자금 모집)”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K가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는 경영난을 겪다가 올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MBK는 최근 해킹 사태를 일으킨 롯데카드의 대주주이기도 하다.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홈플러스 관련 사재 출연 요구가 나오는 게 억울하냐”고 묻자 김 회장은 “(MBK는) 제 회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홈플러스 납품 대금에 보증을 안 선 이유,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과정 등에 대한 질의에는 “내가 관여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둘러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영 실책은 부인한 셈이다.앞서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대출 보증, 증여 등의 형태로 3000억 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400억 원은 김 회장의 사재에서 출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MBK는 펀드 운용수익을 활용해 홈플러스에 최대 2000억 원을 추가로 증여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MBK의 자구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홈플러스 증여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수익이 발생해야 시행할 수 있다’라는 조건을 붙여 놨는데 이건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과거 3000억 원 지원도 증여, 보증 등이 혼합돼 있어 현금이 얼마나 투자됐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김 회장에게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혀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현재로서는 법인과 개인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로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며 “(14조 원이라는 재산은) 법인 가치를 매긴 것 같은데 비상장 회사라 유동화(신속한 현금화)할 수 없는 가치다. 해당 주식을 팔아 재산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김 회장은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등을 거친 뒤 2005년 MBK를 창업했다. 현재 MBK는 동북아 지역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대해 자신이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사재를 추가로 출연할지에 대해선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의원들은 김 회장이 홈플러스 정상화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김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MBK는) 대기업이 아닌 사모펀드 운용사이며 (저는) 대기업 총수가 아니다”라며 “13명의 파트너가 각자 분야를 맡고 있으며 제 담당은 펀드레이징(자금 모집)”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K가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는 경영난을 겪다가 올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MBK는 최근 해킹 사태를 일으킨 롯데카드의 대주주이기도 하다.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홈플러스 관련 사재출연 요구가 나오는 게 억울하냐”고 묻자 김 회장은 “(MBK는) 제 회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다만 홈플러스 납품 대금에 보증을 안 선 이유,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과정 등에 대한 질의에는 “내가 관여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둘러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영 실책은 부인한 셈이다.앞서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대출 보증, 증여 등의 형태로 3000억 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400억 원은 김 회장의 사재에서 출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MBK는 펀드 운용수익을 활용해 홈플러스에 최대 2000억 원을 추가로 증여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MBK의 자구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홈플러스 증여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수익이 발생해야 시행할 수 있다’라는 조건을 붙여놨는데 이건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과거 3000억 원 지원도 증여, 보증 등이 혼합돼 있어 현금이 얼마나 투자됐는지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김 회장에게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혀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현재로서는 법인과 개인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로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며 “(14조 원이라는 재산은) 법인 가치를 매긴 것 같은데 비상장 회사라 유동화(신속한 현금화)할 수 없는 가치다. 해당 주식을 팔아 재산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김 회장은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등을 거친 뒤 2005년 MBK를 창업했다. 현재 MBK는 동북아 지역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처음으로 출석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MBK가 투자한 홈플러스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및 기업 회생,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비판이 일자 국감 증인으로 직접 출석한 것이다. 의원들은 김 회장의 투자 활동을 ‘먹튀’라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김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처음으로 출석했다. 그동안 그는 해외 일정 등을 이유로 국회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앞선 5월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출국 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무리한 차입 매수(인수 대상 기업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켜 경영권을 사들이는 것)와 경영 전략 부재로 인해 발생했다”라며 “그럼에도 (MBK는) 홈플러스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를 볼모로 정부 지원 얘기만 자꾸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금 미지급분을 즉각 지급하고 이자분 보전에 대한 약속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이에 대해 김 회장은 “홈플러스 임직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은 “회생 절차 이후 소상공인들의 회생 채권은 전액 변제했으며 대기업 회생 채권과 금융 채권자들이 남아있는 부분”이라며 “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변제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재 출연 등 책임 이행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김 회장에게 “추가 지원 계획은 없느냐. 본인 책임은 그게 다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9월에 약속한 내용이 (추가로) 2000억 원을 현금 증여하기로 약속한 것이며 다 합쳐서 5000억 원에 대한 금액”이라고 답했다.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대해 “MBK의 기습적인 홈플러스 회생 신청으로 노동자와 입점 업주, 가족 등 총 30만 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정위나 금융당국이 지금처럼 적당히 처리하면 MBK의 ‘먹튀’ 행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이 철회되면서 금융 유관기관 수장들의 인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주 시작된 국정감사가 끝나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의 ‘큰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최근 차기 사장을 뽑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작업에 돌입했다. 현행법에 따라 공공기관 이사회는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임추위를 의무적으로 꾸려야 한다. 유재훈 예보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10일까지다. 예보 사장은 임추위 후보 추천, 금융위원장 제청 등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며 업무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예보 사장이 연임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어 이번에도 새로운 수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예보 수장으로는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위 사무처장·상임위원 출신 등이 중용돼 왔다. 유 현 사장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금융당국에서는 국감 이후 본격적인 인사 시즌이 시작될 것이라 점치는 분위기다. 이억원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직후 간부급들의 사표를 일괄적으로 받아뒀기 때문이다. 금융위 1급 인사를 시작으로 금융결제원, 서민금융진흥원, 여신금융협회, 한국수출입은행 등 CEO 자리가 비어있는 금융 유관기관들의 인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금융위 관계자는 “이억원 위원장이 취임하고 금융당국 조직개편안도 철회되면서 다시 금융당국의 업무가 정상화되어가는 단계”라며 “국감이 끝나면 오랫동안 묵혀왔던 1급 인사부터 시작될 것 같다”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집주인들이 세금이나 공과금을 제때 내지 않아 보유 중인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여 동안 공매로 넘겨진 전셋집만 6000건이 넘었는데 이 중 75%가 빌라, 다세대 주택 등 서민 주거지였다.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21년 이후 올 6월 말까지 주거용 건물에 대해 진행한 공매 입찰 건수는 총 1만2465건이었다. 2015∼2020년 연평균 1800건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1년 2242건, 2022년 2848건, 2023년 2605건, 2024년 2966건, 올 상반기(1∼6월) 1804건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 고금리, 고물가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나빠진 기업, 개인이 급증한 결과다. 공매란 국세, 지방세, 공과금 체납 등으로 압류된 재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캠코가 업무를 대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압류한 자산을 직접 공매하기 어려울 때 캠코에 대행을 의뢰하기도 한다”고 했다. 4년여간 공매로 넘어간 2건 중 1건(50.4%·6287건)은 전세 임대차 계약이 설정된 주거용 건물이었다. 전셋집은 2021∼2024년 매년 1400건 이상 공매에 넘겨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653건이 공매 대상이 됐다. 문제는 세입자들이 입주해 있는 공매 물건의 75.1%(4720건)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 빌라, 연립주택 등이라는 점이다. 공매 물건의 전세 보증금 총액은 1조4882억 원인데 이 중 81.1%(1조2074억 원)가 다세대 주택, 빌라, 연립주택의 보증금이었다.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체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차 중인 주택의 공매 진행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기 힘들다. 설령 공매가 진행된다고 해도 입찰, 유찰이 반복될 경우 세입자는 보증금을 오랫동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캠코는 공매 주택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키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본 임차인들은 공매 절차, 권리 보호 방법 등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의원은 “(대출) 부실이 터지는 과정에서 약한 고리인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이 훼손되는 건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정부와 캠코는 공매 시장을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피해 세입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