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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수 임영웅 콘서트 등 인기 공연 티켓을 산 뒤 웃돈을 얹어 판매한 암표 판매 사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개정 공연법이 올해 3월 시행된 이후 검거된 첫 사례다. 1일 서울경찰청은 암표 판매 사범 7명을 공연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월 공연법 개정 이후에도 임영웅 콘서트 암표 가격이 500만 원까지 치솟자 수사를 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붙잡힌 범인들은 모두 매크로 등 컴퓨터 프로그램에 익숙한 20, 30대였다. 직업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으로, 생활비나 용돈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매크로는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하나로 묶어 자동 반복 작업을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통상 티켓을 예매하려면 예매 사이트 로그인부터 결제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매크로를 동원하면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1∼2분 내 예매 링크에 바로 접속해 티켓을 여러 장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 수익은 5개월간 총 1억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남성 A 씨는 임영웅 콘서트 표 등 15장을 판매해 13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가 적발됐다. 이 콘서트 티켓은 정가 18만7000원이지만, A 씨는 8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되팔았다. 정가 14만3000원이었던 가수 나훈아의 콘서트 티켓은 50만 원에 거래됐다. 배우 변우석의 팬미팅 표는 정가 7만7000원에서 235만 원으로 부풀려 판매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티켓을 매입해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사례가 늘자,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는 공연법 일부 개정 법률을 3월 22일부터 시행했다.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 등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크로 등 암표 매매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처벌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검토하는 등 암표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기 공연 티켓을 산 뒤 웃돈을 얹어 판매한 암표판매 사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 3월 개정 공연법이 시행된 이후 검거된 첫 사례다. 1일 서울경찰청은 암표 판매 사범 7명을 공연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범인들은 모두 매크로 등 컴퓨터 프로그램에 익숙한 20, 30대였다. 직업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으로, 생활비나 용돈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매크로는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하나로 묶어 자동 반복 작업을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통상 티켓을 예매하려면 예매 사이트 로그인부터 결제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매크로를 동원하면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1~2분 내 예매 링크에 바로 접속해 티켓을 여러 장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 수익은 5개월간 총 1억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표는 정가 18만7000원이지만, 암표상들은 80만 원 넘는 가격에 되팔았다. 정가 14만3000원이었던 가수 나훈아의 콘서트 티켓은 50만 원에 거래됐다. 배우 변우석의 팬미팅 표는 정가 7만7000원에서 235만 원으로 부풀려 판매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티켓을 매입해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사례가 늘자,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는 공연법 일부 개정 법률을 3월 22일부터 시행했다. 개정 공연법은 이를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개정 공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 매크로 이용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티켓발매 업체와의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연법 외에도 범죄 수법에 따라 형법상 업무 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동아일보 취재팀이 ‘첸런(千人)계획’과 ‘하이구이(海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중국인 유학생이나 중국인 교수들이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인재를 포섭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중 학술 교류나 대학 교류, 한국 유학 생활을 통해 친해진 한국 전문가나 교수들에게 접근해 중국으로 건너올 것을 제안했다. 그 제안의 이면에는 대부분 첸런계획 등 중국 정부 차원의 해외 인재 확보 정책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중국 경계령’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인 정상진(가명·75) 교수는 생물자원 연구 등을 위해 중국 연변대와 교류하다 2010년경 중국인 유학생 제자로부터 첸런계획 참여를 제안받았다. 정 교수의 대학원 연구실에서 일하던 제자가 “중국이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스승님을 추천하고 싶다”는 취지로 제안했다. 이후 정 교수는 첸런계획에 선발돼 중국에서 생명공학 연구를 이어갔다. 중국 유학생이 중국 당국의 ‘메신저’가 된 셈이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대만 당국은 중국 유학생 저우훙쉬를 2017년 간첩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대만 수사기관에 따르면 그는 대만 국립정치대 MBA 과정을 밟은 뒤 중국 국무원의 지령을 받으며 대만의 군인, 경찰, 정보기관 관계자 등을 포섭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 국무부 자료를 보면 2020년 1월경 체포된 찰스 리버 전 미국 하버드대 화학과 학과장은 중국 우한이공대의 한 교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리버 교수를 우한이공대의 ‘전략 과학자’로 채용하고 싶다는 취지였다. 리버 교수는 우한을 직접 방문한 뒤 해당 제안을 수락했고, 이후 첸런계획에도 선발됐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연구 자금을 받은 사실을 숨긴 혐의로 체포, 구속됐다가 가택연금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중국 유학생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인 유학생과 연구자의 미국 체류 자격을 취소했다. ‘미국 기술과 지식을 불법적으로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미국고등교육연감(CHE)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정부가 중국 유학생에게 발급한 비자 건수는 전년(2021년)보다 45% 줄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국방 분야에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심사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방지 등을 위한 조치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는 조건으로 장학금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은 학업을 마치면 2년 안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텔레그램이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불법 게시물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삭제를 요청하면 이를 즉시 이행하기로 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27일 오후 첫 대면 실무협의에서 텔레그램이 ‘딥페이크 성범죄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한국의 상황을 깊이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했다. 또한 텔레그램은 디지털 성범죄, 음란, 성매매, 마약, 도박 등 각종 불법 정보에 대해 삭제 요청 시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방심위는 밝혔다. 텔레그램은 전담 직원을 통해 상시 연락이 가능한 핫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고, 실무자 간 정기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약속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9월 3일 텔레그램과 핫라인 개설 후 25일까지 방심위가 148건의 디지털 성범죄 정보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으며, 텔레그램은 이를 모두 이행했다. 이 중 삭제 처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는 약 36시간이 소요됐다.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정도는 (경찰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3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올 9월 25일 기준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 812건을 접수했고, 387명의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 측과도 수사 협조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과 면담이 있었으며, 소통을 시작한 단계”라고 전했다. 그간 텔레그램은 경찰 수사 협조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바 있다. 하지만 8월 25일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되면서 텔레그램 측도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 본부장은 “딥페이크 운영자 수사를 위해 프랑스 수사 당국과 국제 공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수사를 위한 위장 수사 제도와 관련해서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최근 경기 고양시의 도로에서 60대 노인이 폐지 수집 손수레를 끌고 가다가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7월 기준 국내의 폐지 수집 노인은 1만4831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5명 중 1명꼴로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너비 1m가 넘는 손수레를 ‘차’로 분류하기 때문에 폐지 수집 노인들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선 차도로만 통행할 수 있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지 수집 도중 부상을 경험한 노인은 전체의 22%였다. 교통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전체의 6.3%였는데 그중 77.2%는 차량과의 사고였다. 손수레를 끌고 인도로 다니면 적발 시 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는다.동아일보 취재팀은 22일 서울 시내에서 폐지 수집 노인들과 동행해 봤다. 취재 내내 도로에서 위험한 상황에 자주 직면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1년째 빈 병 등을 줍는 김모 씨(70)는 차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인도에 바짝 붙어 다니다가 세 차례 넘어졌다. 김 씨는 “아는 언니는 리어카(손수레)를 끌고 다니다가 사고로 병원에 두 달간 입원했다”고 전했다. 다른 주택가에서 만난 홀몸노인 김모 씨(80)는 차도에서 손수레를 끌고 가는 내내 주변 차량들이 옆에 바짝 붙어 지나갔다. 김 씨는 “박스를 주우러 간 사이 차가 내 리어카를 들이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폐지 수집이 거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평균 5.4시간, 주 6일 일한다. 한 달 평균 수입은 15만9000원이었다. 폐지를 줍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 노인의 84.1%는 “경제적 사유”라고 답했다. 앞서 20일 고양시에서 숨진 60대 여성도 폐지 값을 더 잘 쳐주는 고물상을 찾아 먼 길을 가다가 변을 당했다. 주변 지인 등에 따르면 그의 주거지 10분 거리에 고물상이 있었지만 폐지 1kg당 50원을 더 주는 다른 고물상으로 40분 이상 거리를 걸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도로교통법의 예외 규칙 등을 마련해 교통사고 위험을 줄여야 된다고 지적한다. 제20대 국회에선 ‘손수레’를 ‘보행자’에 포함시켜 인도 통행을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리어카는 속도 등 여러 면에서 차를 따라갈 수 없는데 차도로 다니는 건 위험하다”며 “게다가 주로 새벽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가 식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대체 일자리 및 보조금 등을 늘려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노인인력개발연구원은 “지자체 폐지 수집 노인 지원 조례를 제정 혹은 개정할 수 있도록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체계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고양=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20일 수도권에서 70대 고령운전자들이 일으킨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2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고령운전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사고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경 강북구 미아동의 한 햄버거 가게로 제네시스 승용차가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인도를 걷던 80대 여성 1명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성북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고, 70대 운전자 등 5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코뼈가 골절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차량은 주행 도중 갑자기 돌진하면서 도로 중앙의 철제 울타리와 가로수를 들이받은 다음 상가로 돌진했다. 같은 날 오전 4시 55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의 한 도로에선 70대 운전자가 몰던 코란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리어카에 폐지를 담아 끌고 가던 60대 여성을 들이받아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차량 불빛을 반사해 보행자를 보호해주는 형광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리어카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8시 17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선 70대 남성이 몰던 K5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버스정류장 표지판과 편의점 외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50대 여성이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자는 경찰에서 “사거리에서 좌측에서 오던 차량이 끼어들기를 하려고 했고 이를 피하려고 우측 인도로 돌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령운전자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국민권익위원회는 20일 고령자 운전면허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연령대별로 면허 반납에 따른 인센티브에 차등을 둬야 한다”며 “농촌보다는 도시 거주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검토할 만한 정책으로는 조건부 면허제도 및 보행자 안전시설 강화 등이 꼽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고양=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용인=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최근 유명 배달 기사가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배달 기사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머리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사고 당시 머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일명 ‘반모 헬멧’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오토바이 배달 기사 상당수가 머리 전체를 보호하는 ‘전면 헬멧’ 대신 반모 헬멧을 쓴 채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현행법에는 헬멧 형태에 관한 규정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기사 절반은 ‘반모’ 헬멧오토바이 헬멧은 형태와 보호 범위에 따라 하프(half)형, 제트형, 풀페이스(full face·전면)형 등으로 나뉜다. 턱을 포함해 얼굴 대부분을 보호해 주는 풀페이스형을 제외한 유형들은 일명 ‘반모 헬멧’으로 불린다. 제트형은 귀까지만 가리는 헬멧이다. 바가지처럼 생긴 하프형은 눈썹 윗부분만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시 충격 완화 효과가 거의 없다. 유명 배달 기사 역시 차량에 치일 당시 하프형 헬멧을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배달업 종사자는 48만5000여 명이다. 상당수 배달 기사들은 제대로 된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도로를 누비고 있었다. 취재팀은 1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관악구 신림동 일대 도로에서 배달 기사들의 헬멧 착용 상태를 사진으로 촬영하며 관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림동은 서울 내 배달 서비스 이용 횟수 1위, 역삼동은 3위 지역이다. 1인 가구 밀집 지역들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경 신림역교차로에서는 오토바이 배달 기사 8명이 정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전면 헬멧을 쓴 기사는 1명뿐이었다. 반모 헬멧을 쓰고 있던 한 기사는 땀이 많이 났는지 헬멧을 벗고 땀을 닦다가 신호가 바뀌자 급히 헬멧을 머리에 얹고 턱끈도 채우지 않은 채 출발했다. 오후 4시 반에는 역삼역교차로 배달 오토바이와 승용차가 충돌할 뻔했다. 배달 기사는 반모 헬멧을 썼지만 턱끈은 채우지 않은 상태였다. 3시간 동안 취재팀이 지켜본 배달 기사 178명 중 95명(53%)은 반모 헬멧 차림이었다. 그 외 1명은 자전거용 헬멧을 썼고, 다른 1명은 아예 헬멧을 안 썼다. 나머지 81명(46%)만이 전면 헬멧을 쓰고 있었다. 취재팀이 만난 배달 기사들은 더위와 불편함 탓에 전면 헬멧 대신 반모 헬멧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경력 10년 배달 기사인 이모 씨(58)는 “전면 헬멧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덥고 불편하다”며 “단속이 강화되다 보니 이를 피하려고 그나마 형식적으로나마 반모 헬멧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헬멧 턱끈을 안 채우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다쳤다고 했다.● 관련 규정 모호… “구체 기준 마련해야”오토바이를 탈 때 어떤 형태의 헬멧 등 보호장구를 갖춰야 하는지 관련 법 규정도 모호하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32조는 오토바이 헬멧이 ‘충분한 시야’를 확보해야 하고 ‘충격 흡수성과 내관통성’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기준만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굴의 어느 부위까지 어떻게 가려야 하는지는 정해 놓지 않았다. 김상철 충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오토바이 사고로 온 환자들을 보면 전면 헬멧이 아닌 경우 헬멧이 머리에서 벗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전면 헬멧은 머리와 경추 보호 효과가 있는 등 헬멧에 따라 예방 효과가 다른 만큼 착용 의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실상 반모 헬멧은 사고 상황에서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시속 몇 km 이상 도로에서는 어떤 헬멧을 써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쪽방촌과의 질긴 인연이 어느새 23년째네요. 그런데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무료 급식소. 간이식탁 10여 개 사이로 자장면을 나르던 김윤석 씨(62)는 땀범벅이었다. 그사이 점심을 먹으러 오는 쪽방촌 주민과 노인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급식소 한쪽에서는 봉사자들이 분주히 수타면을 삶고 있었다. 김 씨는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노인들에게 송편과 종합영양제가 들어 있는 추석 선물 보따리를 건넸다. 20년 넘게 영등포 쪽방촌에서 봉사 활동을 해 온 김 씨는 전직 형사다. 그는 올해 6월 33년간의 형사 생활을 마치고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정년 퇴직했다. 2002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웃 돕기에 중독된 경사’로 소개된 그는 22년이 지나서도 같은 자리에서 봉사하고 있었다. 김 씨와 쪽방촌의 인연은 2000년에 시작됐다. 김 씨는 당시 영등포경찰서로 발령받은 뒤 관할 지역에 있는 쪽방촌을 알게 됐다. 종종 경찰서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쪽방촌 주민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붙들려 오기도 했다. 차츰 마음이 쓰인 김 씨는 처음엔 쪽방촌 노인 12명에게 매주 식료품 등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후 활동을 넓혔고 나중에는 ‘쪽방촌 도우미봉사회’ 모임을 결성했다. 2016년에는 아예 컨테이너를 구해다가 무료 급식소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한 푼도 없이 기부금과 사비로만 비용을 충당했다. 김 씨는 기자와 만나 “질긴 인연도 올해가 마지막일 듯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비용은 늘어나는데 기부금은 점점 줄고, 반면 급식소를 찾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에만 800여 명이 급식소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작년보다 200여 명 늘었다. 현재 김 씨와 급식소 봉사를 함께하는 회원은 20여 명이다. 더욱이 김 씨가 퇴직해서 고정 수입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감당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급식소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쪽방촌 주민들은 안타까워했다. 이날 자장면을 먹은 김모 씨(69)는 “가족도 없어 외로운데 이곳마저 사라지면 내년 추석은 더 암담할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올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최현석(가명·17) 군은 중3 때 처음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 “바카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주변에서 돈을 빌려 도박을 했고 빚은 1500만 원까지 불었다. 현재 최 군은 한국도박문제치유원을 찾아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이 실시한 청소년 온라인 도박 실태 설문조사 결과 학생 10명 중 1명꼴로 주변에서 도박을 하는 친구를 봤다는 답변이 나왔다. 도박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도박을 시작했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는 도박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은 도박 사이트의 계좌를 빠르게 동결하는 등의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10명 중 1명 “주변에 도박하는 친구 있다”11일 서울경찰청은 5월 17일부터 3개월간 서울 지역 초중고교생 및 학교 밖 청소년 1만685명이 참여한 청소년 온라인 도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이 청소년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응답자 중 157명(1.5%)은 “도박을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 중 1069명(10.0%)은 “친구가 도박을 하는 걸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 등 때문에 도박을 해봤다고 답변한 학생은 적었을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도박에 빠진 청소년 대부분은 중학교 때 처음 도박을 시작했다. 도박 중독 청소년 중 78명(49.7%)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는 응답자는 35명(22.3%), 초등학교 5, 6학년 때 시작한 이들은 23명(14.6%)이다. 초 1∼4학년 때 시작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친구의 권유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를 본 뒤 도박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단기간에 소액의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나중에 20∼50%의 이자를 뜯어내는 이른바 ‘대리입금’ 사례들도 있었다. 대리입금 방식으로 직접 도박 자금을 빌렸다는 청소년은 응답자 중 65명이었다. 대리입금 경험자(총 65명) 중 24명(37%)은 “과도한 이자를 요구받았다”고 했다. 학생증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받은 경우는 19명(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 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도 8명(12%)이나 있었다. 그 외 응답자 중 236명은 “친구가 도박을 하려고 돈을 빌리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강도 등 2차 범죄도… “처벌과 교육 강화해야”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올해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시리즈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를 연속 보도했다. 취재 결과 단순 도박을 넘어 불법 사채에 손대거나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청소년도 적지 않았다. 도박이 청소년들의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 서울경찰청 조사에서도 “금품 갈취나 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 청소년이 7명 있었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예방 교육의 ‘투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도박 사이트는 처음엔 마치 게임처럼 가상 머니를 주고 청소년을 유인한다”며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중독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도박 조직에 대한 처벌 강화와 더불어 청소년 교육 강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무홍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보이스피싱 범죄처럼 불법 도박사이트 의심 계좌는 신고만 해도 빨리 동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수사 당국이나 학교가 부모에게 자녀의 도박 사실을 알리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도박 문제가 학교 폭력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경우 해당 학생을 엄벌할 계획”이라며 “학생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상담기관 등에 바로 연계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올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최현석 군(가명·17)은 중3 때 처음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 “바카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급기야는 주변에서 돈을 빌려 도박을 했고 빚은 1500만 원까지 불었다. 현재 최 군은 한국도박문제치유원을 찾아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경찰이 실시한 청소년 온라인 도박 실태 설문조사 결과 학생 10명 중 1명꼴로 주변에서 도박을 하는 친구를 봤다는 답변이 나왔다. 도박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도박을 시작했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는 도박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은 도박 사이트의 계좌를 빠르게 동결하는 등의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10명 중 1명 “주변에 도박하는 친구 있다”11일 서울경찰청은 5월 17일부터 3개월간 서울 지역 초중고교생 및 학교 밖 청소년 1만685명이 참여한 청소년 온라인 도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이 청소년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응답자 중 157명(1.5%)은 “도박을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 중 1069명(10.0%)은 “친구가 도박을 하는 걸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 등 때문에 도박을 해봤다고 답변한 학생은 적었을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도박에 빠진 청소년 대부분은 중학교 때 처음 도박을 시작했다. 도박 중독 청소년 중 78명(49.7%)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는 응답자는 35명(22.3%), 초등학교 5, 6학년 때 시작한 이들은 23명(14.6%)이다. 초1~4학년 때 시작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친구의 권유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를 본 뒤 도박을 시작했다고 답했다.단기간에 소액의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나중에 20∼50%의 이자를 뜯어내는 이른바 ‘대리입금’ 사례들도 있었다. 대리입금 방식으로 직접 도박 자금을 빌렸다는 청소년은 응답자 중 65명이었다. 대리입금 경험자(총 65명) 중 24명(37%)은 “과도한 이자를 요구받았다”고 했다. 신분증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받은 경우는 19명(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 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도 8명(12%)이나 있었다. 그외 응답자 중 236명은 “친구가 도박을 하려고 돈을 빌리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강도 등 2차 범죄도… 전문가 “처벌과 교육 강화해야”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올해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시리즈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를 연속 보도했다. 취재 결과 단순 도박을 넘어 불법 사채에 손대거나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청소년도 적지 않았다. 도박이 청소년들의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 서울경찰청 조사에서도 “금품 갈취나 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 청소년이 7명 있었다.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예방 교육의 ‘투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한국중독전문가협회장은 “도박 사이트는 처음엔 마치 게임처럼 가상 머니를 주고 청소년을 유인한다”며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중독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도박 조직에 대한 처벌 강화와 더불어 청소년 교육 강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무홍 성균관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보이스피싱 범죄처럼 불법 도박사이트 의심 계좌는 신고만 해도 빨리 동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수사 당국이나 학교가 부모에게 자녀의 도박 사실을 알리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도박 문제가 학교 폭력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경우 해당 학생을 엄벌할 계획”며 “학생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상담기관 등에 바로 연계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대학교 식당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은 교직원을 중앙대 의대, 약대 소속 학생 4명이 심폐소생술(CPR) 끝에 살려냈다. 중앙대는 이들에게 표창장과 장학금을 수여했다. 11일 중앙대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에서 ‘교내 인명구조 유공자 표창장 수여식’을 열고 송기철(약학대학 약학부·26), 고영욱(약학대학 약학부·23), 구자록(의과대학 의학부·22), 이대환(대학원 의학과·26) 씨를 표창했다.이들은 7월 5일 교내 학식당 배식대 앞에 서 있던 교직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급히 응급 조치에 나섰다. 송 씨, 구 씨, 이 씨가 심폐소생술을 했고 그 사이 고 씨는 119에 신고해 상황을 설명했다.CPR 덕분에 교직원은 곧 의식을 되찾았고, 이후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송 씨는 6월에 교내에서 수강한 ‘응급처치사 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교육은 중앙대 약학대학의 비교과 프로그램이다. 송 씨는 “응급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이 있었지만 ‘시도 여부가 망설여질 때는 무조건 진행하는 게 맞다’고 배운 것이 떠올라 침착하게 응급 조치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중앙대는 이들에게 앞서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한 데 이어, 2학기 개강 직후인 11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현순 학교법인 중앙대 이사장은 “학생들의 순발력 있고 정확한 행동에 큰 감동을 받았다”라며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 성실히 임하며 중앙대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사흘간 채집한 모기가 지난해 이맘때엔 80마리였는데 올해는 62마리뿐입니다. 역시 덜 잡혔네요.” 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에서 만난 손성욱 연구원은 디지털모기측정기(DMS·Digital Mosquito Monitoring System)에 채집된 모기를 꺼냈다. 이후 냉동고에 10분간 모기를 얼려 기절시킨 뒤 꺼내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곳은 서울시의 의뢰로 서울 지역 모기 개체수 통계를 관리하는 곳이다. 서울 곳곳에서 모기를 채집한 뒤 분석한다. 올해 여름 “모기가 예년보다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 대신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 민원은 서울에서 최근 2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이상 기후로 계절 곤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모기 전성기는 여름 아닌 가을” 센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여름 모기는 점점 감소세다. 서울시 ‘모기예보제 모기감시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역에서 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는 총 5만3932마리다. 3년 전 같은 기간(8만6667마리)보다 40%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폭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서울의 8월 평균 기온은 2022년 25.7도, 지난해 27.2도, 올해 29.3도로 점점 올랐다. 이동규 고신대 보견환경학부 석좌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면 모기의 서식 환경이 무너진다”며 “땅이 뜨거워지면 유충이 자랄 물웅덩이가 줄어들고, 이는 모기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고온 탓에 모기의 활동성이 무뎌지고 수명도 짧아진다”고 했다. 그 대신 더위가 꺾이는 가을에 모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8월에는 모기가 줄고, 선선한 9월 중순부터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동건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장은 “이상 기후로 가을, 겨울 날씨가 따듯해지면 초겨울까지도 모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했다.● 아열대 곤충 러브버그-흰개미 점점 늘어 여름철 모기가 줄어든 자리는 러브버그 등 다른 곤충들이 채우고 있다. 원래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22년 서울 서북부 중심으로 출몰하다 지난해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독성이 없어 해충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날아들거나 유리창 곳곳을 까맣게 뒤덮어 불쾌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6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 민원은 여름철인 6월 말∼7월 초 기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 올해 9296건으로 늘었다. 2022년에는 민원이 은평·서대문·마포 3개 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25개 모든 구에서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구 주택, 경남 창원시 빌라 등에서 마른나무흰개미와 같은 외래 흰개미도 발견되고 있다. 흰개미도 러브버그처럼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곤충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이상 기온이 이어지며 그간 국내에서 번식하기 어려웠던 종들이 점점 개체수가 늘고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된 기후 환경에 맞춰 익충과 해충을 새롭게 구분하는 등 방역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사흘간 채집한 모기가 지난해 이맘때엔 80마리였는데 이번엔 62마리뿐입니다. 역시 덜 잡혔네요.”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 손성욱 연구원은 수풀 속 디지털모기측정기(DMS·Digital Mosquito Monitoring System)에 채집된 모기를 냉동고에 10분간 얼려 기절시킨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말했다. 이 센터는 서울 내 모기 개체수 통계를 관리하는 곳이다. 여름 모기가 줄어든 자리는 러브버그(사랑벌레)가 채우고 있다.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여름철 러브버그로 인한 서울 지역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올해 9296건으로 2년새 2배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폭염 등 이상 기후로 계절 곤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모기 전성기는 여름 아닌 가을”이어지는 이상 기후에 모기의 전성기는 더 이상 여름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 내 8월 모기는 감소세를 보인다. 서울시 ‘모기예보제 모기감시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역에서 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총 5만3932마리로, 3년 전(8만6667마리)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모기의 감소 원인을 폭염으로 꼽는다. 실제 서울 8월 평균 기온은 2022년 25.7도, 지난해 27.2도, 올해 29.3도로 상승해왔다. 이동규 고신대 보견환경학부 석좌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면 모기의 서식 환경이 무너진다”며 “지열이 올라 유충이 자랄 물웅덩이가 줄어 개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고온에 활동성이 무뎌지고 수명이 짧아진다”고 했다. 대신 가을철 모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8월에는 모기가 줄되, 상대적으로 선선한 9월 중순부터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동건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장은 “이상 기후로 가을, 겨울 날씨가 따듯해지면 초겨울까지도 모기들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고 했다.● 모기 떠난 자리는 ‘아열대 서식’ 러브버그가여름철 모기는 줄어든 대신 다른 곤충이 늘고 있다. 원래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22년 서울 서북부 중심으로 출몰하다 지난해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독성이 없어 해충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을 지녀 불편을 산다.6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 민원은 여름철인 6월 말~7월 초 기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 올해 9296건으로 2년새 2배가 넘었다.또 2022년 민원이 은평·서대문·마포 3개 자치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25개 모든 구에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러브버그 민원이 2022년 2건에서 올해 969건으로 폭증해 약 485배가 됐다.지난해 5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 지난해 9월에는 경남 창원시의 한 빌라에서 마른나무흰개미 등 새로운 외래 흰개미가 발견돼 정부가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흰개미 또한 러브버그와 마찬가지로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곤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곤충 서식 변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이상 기온이 이어지며 그간 국내에서 번식하기 어려웠던 종들이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다 함께 모여서 송편을 빚으니 마치 가족 같네요.” 쪽방촌 주민 한종희 씨(71)가 녹두 앙금이 들어간 송편을 정성스레 빚으며 말했다. 24년째 쪽방촌에서 홀로 살고 있다는 그는 “30년 전 가족과 함께 추석을 맞았던 기억이 난다”라며 웃음 지었다. 한가위를 앞둔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송편 꽃’이 활짝 폈다. 이날 서울역 쪽방 상담소는 KT의 후원으로 ‘행복 송편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쪽방촌 주민 40여명과 KT 임직원 자원봉사자 20여명이 함께 모여 송편을 빚었다.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의 인솔하에 쌀 반죽을 곱게 편 뒤 깨, 콩, 녹두 등을 소를 넣고 꽃 모양으로 빚어냈다. 행사에 참여한 쪽방촌 주민 백광헌 씨(66)는 “12년간 혼자 살며 ‘명절에 뭐 하세요?’라는 흔한 질문이 먹먹하게 다가올 때가 많았다”라고 했다. 그는 “송편을 빚으니 이제야 곧 추석이라는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전익형 서울역 쪽방촌 상담소 실장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외롭지 않은 한가위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KT가 온누리복지재단에 기부한 1000만 원의 기부금으로 진행됐다. 이날 KT는 행사 후원과 더불어 쪽방촌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서울역 온기창고’에 고추장과 된장, 그리고 화장지 등 생활 용품을 전달했다. KT는 2014년 ‘동자희망나눔센터’를 개소한 이래 10년째 동자동 쪽방촌을 지원해오고 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우리나라에서 실종된 뒤 현재까지 생사가 파악되지 않는 성인이 총 68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년 전 실종된 딸을 찾지 못한 채 숨진 송혜희 씨 부친의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국내 실종 사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특히 성인은 실종돼도 유전자(DNA) 확인 절차의 법적, 제도적 미비점 때문에 행방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국내 실종자(성인 기준)는 총 6809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중에는 실종된 지 20년이 넘은 사람도 1995명 있었다. 실종 기간이 10년에서 20년 사이인 사람은 1633명이었다. 취재팀이 실종 신고부터 이후 수사 과정 등을 살펴본 결과 성인의 경우에는 가족과의 DNA 확인 및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신의 DNA를 수사기관에 등록해 놓고 변사자나 무연고자 등이 발견되면 대조, 확인해서 가족을 찾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관련 법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실종자가 18세 미만 미성년자일 경우에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에 따라 DNA 확보 및 비교가 가능하다. 아동, 지체장애인, 치매 환자 등은 이 법에 따라 가족이 DNA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놓고 거의 실시간으로 비교, 확인할 수 있다. 폐쇄회로(CC)TV 확인 절차도 성인은 까다롭다. 성인 실종 사건의 경우 경찰이 CCTV 기록을 확인하려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필요하다. 반면 미성년자 실종 사건에서는 영장 없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한 실종 사건에서 피해자가 성인이라는 이유로 수사가 지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4월 경기 파주시 한 호텔에서 여성 2명이 살해된 사건에서도 관련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이 CCTV 영상을 확보하는 데만 13시간이 걸렸다. 이 같은 제도적 공백 탓에 변사자 중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인도된 경우는 최근 3년간 438건에 불과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DNA 정보가 등록됐다면 10분도 안 걸려 변사자나 무연고자의 가족을 찾을 수 있다”며 “관련 법이 없으니 수사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성인 실종자 빨리 찾을 ‘DNA 활용法’ 절실”생사 알길 없는 실종 성인 6800명범죄 의심돼도 단순 가출 치부 많아… 21년째 아들 찾는데 DNA 검사 퇴짜경찰 “개인정보 유출 소송-징계 부담”… 美-獨선 DNA정보로 실종자 수사“시신이라도 찾게 해달라.”2003년 실종된 어머니를 20년 넘게 찾고 있는 문상진(가명·64) 씨는 동아일보 취재팀에게 “혹시 경찰이 발견한 변사자 중 어머니가 있는지 알고 싶어 DNA를 등록하려고 여러 번 부탁했지만 경찰은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문 씨의 어머니는 당시 광주 자택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탄 뒤 연락이 끊겼다. 40대 초반이었던 문 씨는 이제 환갑을 넘겼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엄마 뼛가루를 만져보는 상상을 했다”며 “내가 저승에 가야 우리 엄마를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련 법 부재-처벌 부담에 경찰은 거부문 씨가 자신의 DNA를 이용해 어머니를 찾을 수 없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행법상 경찰이 이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종자가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일 경우 그 가족들의 DNA를 이용한 수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DNA 채취 및 보관이 법으로 허락된 성인은 실종 아동 가족과 범죄 피의자뿐이다.21년째 행방불명인 아들을 찾고 있는 박홍림(가명·69) 씨는 20여 년 동안 전국 경찰서를 전전하며 DNA 채취 및 대조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박 씨의 아들은 2003년 3월 경기 양주시 자택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 당시 24세였다. 아들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지난해 부인까지 세상을 떠났다. 박 씨는 “아들이 죽었으면 시신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20년 넘게 하늘에 빌었다”고 했다.관련 법 부재 외에도 경찰은 소송이나 처벌, 징계 등의 부담 탓에 DNA를 이용한 수사를 꺼리고 있다. 실종자 가족의 DNA를 제출받은 뒤 관리에 문제가 생겨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 민사소송을 당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종 업무를 담당하는 한 경찰은 “공무원은 법이 허용하는 권한 안에서만 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식적으로는 ‘불가하다’고 통보해 돌려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체 정보를 임의대로 처리했다가 인권 침해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며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경찰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독일은 DNA 정보로 실종자 찾아해외에는 성인 실종자 관련 DNA 정보를 보관해 수사에 이용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미국은 1993년 ‘DNA 데이터베이스 및 정보은행법’(일명 ‘DNA법’)을 마련해 실종자 가족이 요청하면 DNA 정보를 제출받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뒤 무연고자 등의 정보와 비교해 신속하게 소재를 파악한다. 독일과 영국도 관련 법이 있고 이에 근거한 ‘실종자 데이터 뱅크’를 운영 중이다. 신원미상의 시신이 발견되면 실종자 가족 DNA 데이터베이스와 자동으로 비교해 일치하면 유가족에게 즉시 통보한다.우리나라에서는 성인 실종자와 가족의 DNA를 수사에 활용하기 위한 DNA법이 20,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여야의 무관심 속에 제대로 논의도 되지 않고 폐기됐다. 임시근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선진국 수사기관은 전부 DNA 정보를 적극 활용해 실종자 수색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속히 관련 법안을 마련해 성인 실종자 가족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성인 실종자 수사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은 범죄 관련성이 있는 사건조차 단순 가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인 실종자 전체를 경찰이 ‘가출인’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모든 사건을 자발적 가출로 간주하고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실종 발생 초기 48시간을 놓칠 경우 수년 동안 찾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 연관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가출자가 아니라 실종자로 보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대 정치외교학부가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출마 희망자와 오피니언 리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지도자과정(PLP: Political Leaders Program)’을 개설하고 첫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PLP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가 처음으로 개설하는 최고위 과정이다. 정치지망생과 전·현직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인에게 필요한 소양과 식견을 갖추도록 정치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도급 인사들이 직접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김상배 정치지도자과정 주임교수는 “복합적으로 도전받는 나라 안팎 과제에 슬기롭게 대처할 미래의 정치 리더십이 시급한 시대”라며 “한국 정치의 다양한 과제들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고민하는 리더십 개발, 소통의 네트워크 구축, 중장기 국가 전략 모색, 정치 문화의 성숙이 설립의 취지”라고 설명했다.모집 대상(30명 안팎)은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각급 선거 출마 예정자와 현직 정치인 및 종사자, 고위 공무원, 판·검사, 기업·공공기관의 리더, 전문직 종사자 등이다.강사진으로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진과 함께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임혁백 전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동문 정치인들이 직접 나선다. 11월에는 국회 탐방 및 세미나를 열고 내년 2월에는 일본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이번 과정은 다음달 13일까지 모집한다. 다음달 24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된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관악언론인회(회장 박민 KBS 사장)는 제21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 수상자로 박제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공법 81·왼쪽 사진)와 방문신 SBS 사장(경영 82)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박 전 상무는 동아일보 파리특파원과 정치부장, 논설실장, 채널A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관악언론인회는 “35년간 언론인의 길을 걸으며 ‘광화문에서’ ‘박제균의 휴먼정치’ ‘박제균 칼럼’ 등을 통해 한국 정치와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통렬히 지적해 왔다”고 밝혔다.방 사장은 SBS 도쿄특파원과 보도국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관악언론인회는 “35년간 언론 현장을 지키며 언론 연구 및 언론인 지원 사업을 펼쳐 왔고, 방송뉴스 디지털화와 심층화, 사회공헌 활동 등에 기여해 왔다”고 설명했다.서울대 언론인 대상은 언론인의 사명을 투철하게 수행해 언론 발전에 기여하고 후배 언론인들에게 귀감이 돼 모교의 명예를 드높인 서울대 출신 언론인에게 관악언론인회가 수여하는 상이다. 서울대총동창회가 매년 지원한다.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6시 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착취물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가해자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중학생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팔아 돈을 벌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확인됐다. 당국의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결제가 이뤄지는 탓에 딥페이크 범죄가 음지에서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유통 중인 대화방 10곳에 잠입해 거래 현황을 살펴봤다. 이 대화방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해 음란물을 사고파는 거래가 이뤄졌다. 취재팀이 성착취물 구매를 희망하는 것처럼 가장해 결제를 시도하자 ‘46종의 가상화폐로 이용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왔다. 대화방에서는 ‘더 적나라한 성착취물을 구입하고 싶으면 좀 더 큰 금액을 지불하라’는 취지의 안내도 이어졌다. 딥페이크 범죄를 실제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중학생이 경찰에 검거된 사례도 확인됐다. 2021년 7월 경북 구미의 중학교 3학년 A 군은 한 성착취물 제작자에게 15세 여학생 2명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달라고 의뢰했다. A 군은 이후 직접 딥페이크물 제작 방법을 터득한 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비롯해 총 177건의 딥페이크물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성착취물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팔았다. 나아가 합성 사진을 당사자인 피해 여성에게 전송한 뒤 “알몸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협박했다. 결국 경찰에 붙잡힌 A 군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범죄 조직들은 몇천 원만 내면 성착취물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일명 ‘딥페이크 봇(bot)’으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성착취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래 구조가 유지되는 한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화폐가 불법 음란물 유통의 핵심 도구로 이용 중”이라며 “더 큰 금액을 지불할수록 더 높은 강도의 음란물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범인들이 떼돈을 버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인 받고 ‘딥페이크 성착취물’ 다단계 거래… 추적 어려워 [돈벌이 된 딥페이크 성범죄]퍼트릴수록 돈 더 버는 구조… ‘봇’ 통해 거래, 판매자 정체 몰라텔레그램은 광고수익탓 방치… 전문가 “범죄수익 몰수대책 필요”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의 정점에는 ‘딥페이크봇’을 만들어 굴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가짜 이미지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한다. 그 아래는 이들에게 구입한 성착취물을 다단계식으로 되파는 일당들이 있다. 말단에는 잠재적 구매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미끼’처럼 무차별적으로 성착취물을 퍼뜨리는 텔레그램 대화방 참여자들이 존재한다. 이들 사이의 거래가 모두 ‘가상화폐’로 이뤄지고 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퍼뜨릴수록 돈을 버는 구조 탓에 관련 범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돈 더 내면 더 수위 높은 사진 구입’ 유도 28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텔레그램봇으로 운영되는 한 대화방을 확인했다. 이 대화방은 실제 참가자들은 없고, 딥페이크봇 프로그램이 마치 운영자처럼 상주한다. 취재팀이 이 방에 접속하자 ‘여성의 사진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라’는 안내가 나왔다. 여기서 다이아몬드란, 일종의 가상 거래 수단인데 보통 ‘1다이아몬드=약 500원’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취재팀이 확인한 10개 이상의 텔레그램봇 방은 개당 이용자가 20만∼30만 명 정도였다. 이들 모두 비슷한 가상화폐 결제 방식을 쓰고 있었다. 취재팀이 접촉한 텔레그램봇들은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면 더 수위가 높은 성착취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들은 “당신만의 사진을 가져보세요. VIP의 특권임. 워터마크(일종의 표식) 없음” “더 나은 디테일을 경험하세요” “더 진짜 같은 사진” 등의 홍보성 문구를 계속 쏟아냈다. 구매자로 하여금 더 적나라한 성착취물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매자들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딥페이크봇을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내 돈이 누구한테 건너갔는지는 알 수 없다. 판매자의 진짜 정체도 드러나지 않는다. 취재팀이 관찰한 결과 이렇게 제작된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일명 ‘지인능욕방’ ‘겹지인방’ 등으로 확산, 유통됐다. 일종의 ‘공급자→도매시장→소매시장→소비자’로 연결되는 구조다. ● 범죄 수익 높아지면 텔레그램도 수익 증가 이 같은 구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상화폐로 거래한 경우에는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이러한 범죄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착취물을 거래하는 봇, 대화방, 결제창 등에는 상업 광고가 내걸려 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텔레그램이 광고 수익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다. 마치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영상 제작자와 유튜브 측이 함께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은 셈이다. 올해 4월 텔레그램은 1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텔레그램봇’ 제작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가상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취재팀이 확인한 딥페이크봇들은 20만∼30만 명 규모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봇들을 통한 성착취물 거래가 늘어나고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텔레그램과 봇 제작자들의 수익은 커진다. 게다가 텔레그램이 발행하는 가상화폐가 주요 거래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텔레그램이 얻는 이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수익 연결고리 깨야…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이들의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범죄로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깨뜨려야 성착취물의 제작, 배포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학장은 “딥페이크 성착취물 거래는 가상화폐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 등 금융기관 시스템으로는 확인이 어렵다”며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도 “딥페이크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제14조의 2에 따라 반포와 판매만 처벌하도록 돼 있어 구매자를 처벌할 수 없다. 구매자들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도박에 쓰인 가상자산을 범죄 수익으로 몰수할 수 있다는 2018년도 대법원 판례를 참고할 만하다”며 “딥페이크 범죄에 쓰인 가상자산도 충분히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몰수하기 위한 수단이나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 한복판 4차선 도로에서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차량이 통째로 빨려 들어가고 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서울에서만 최근 10년간 218개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르는 싱크홀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지반 조사 및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리던 SUV 갑자기 땅속으로 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7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대교 방면 한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가 땅속으로 빠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 남성 윤모 씨(82)가 중상을 입었고 동승한 여성 안모 씨(79)는 심정지 상태에 빠져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 씨는 현재 호흡을 회복했지만 의식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 사이로 알려진 이들은 안 씨의 무릎 관절 소염제를 받으러 세브란스병원으로 향하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이 현장에서 확인한 싱크홀은 가로 6m, 세로 4m 크기에 깊이는 성인의 키를 훌쩍 넘기는 2.5m 규모였다. 중형 승용차 한 대는 가볍게 집어삼킬 만한 구멍이었다. 당시 주변의 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사고 순간이 담겨 있었다. 도로를 달리던 흰색 티볼리 차량이 갑자기 왼쪽으로 뒤뚱하며 기울면서 순식간에 땅속으로 사라졌다. 주변을 달리던 차량들이 놀란 듯 급히 진로를 바꾸거나 멈춰 서는 모습도 있었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연세대 학생 조모 씨(25)는 “반대편 차선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가 땅속에 떨어져 있었다”며 “매일 오가던 길이라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지하 시설이 있는 곳도 아닌데 싱크홀이 생겼다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올해 벌써 서울에만 7건 발생 소방당국과 서대문구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노후 상수도관일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싱크홀 아래 오래돼서 사용하지 않는 상수도관이 주저앉으며 땅이 꺼졌을 수 있다. 사고 지점에서 약 170m 떨어진 곳의 사천 빗물펌프장 관로 연결 공사가 영향을 끼쳤는지도 확인 중이다. 공사로 인해 땅 밑에 빈 곳이 생기고, 이곳으로 주변의 흙과 빗물이 쏠리면서 일대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도로에서 이전까지 구 차원의 지반 상태 점검 등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싱크홀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2016년 57건이었던 싱크홀은 2017년 23건, 2019년 13건 등 다소 줄어들다 2022년 20건, 지난해 22건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7건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매월 1, 2건의 지반 침하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6∼8월에는 연간 강수량의 약 70%에 달하는 954mm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주로 낡은 하수관로로 인한 지반 침하(110건·51%)가 원인이었다.● 전문가 “지반 조사하면 충분히 예측 가능” 싱크홀은 단순 땅 꺼짐을 넘어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25일에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깊이 2.5m 싱크홀이 발생해 지나가던 30대 남성이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2022년 8월에는 강원 양양군 그랑베이 낙산 건설 현장에서 무려 폭 12m, 깊이 5m의 싱크홀이 발생해 근처에 있던 편의점이 붕괴됐다. 적극적인 선제 조사를 통해 싱크홀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반이 미리 다져졌는지 확인하고 빈 공간을 미리 메우기만 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지하 조사 등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이 아닌,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 가십시오.”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화학생물공학부 97학번·사진)는 “학과에서 꼴찌로 졸업한 제가 축사의 자리에 선다는 것이, 사회에 발을 딛는 여러분께 용기를 드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담담하게 축사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대는 학사 976명, 석사 1135명, 박사 711명 등 총 2822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스스로를 ‘내성적인 오타쿠 성향의 사람’이라고 정의한 김 대표는 “좋아하는 만화라는 주제의 사업 영역에서 즐겁게 일하는 것을 성공의 공식으로 삼았다”며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경영진의 컨펌도 없이 몰래 시작했고, 만화 공모전을 진행하기 위해 석 달 치 월급을 사비로 쓰기도 했지만, 행복의 기준이 명확했기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정의와 목표를 설정한 뒤에는 이를 최우선으로 놓고 전력질주해야 한다. 미지의 영역이자 고난이라고 생각되는 사회는 알고 보면 굉장히 큰 기회의 땅”이라며 사회로 발을 내딛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2007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뒤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해 네이버웹툰을 일궜다. 올해 6월에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