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개강을 하루 앞둔 3일 중앙대학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양측은 상대방의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스피커와 확성기를 동원해 소음을 높였고 일부에서는 유투버 등이 합세해 몸싸움도 벌어졌다. 최근 대학가로 퍼지는 탄핵 찬반집회가 과열로 치닫는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에서는 정문을 사이에 두고 탄핵 찬반 집회가 벌어졌다. 탄핵을 찬성하는 1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윤석열 즉각 파면” 등 구호를 외쳤다. 이중 중앙대 재학생과 졸업생 5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과정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일부 극우 유튜버가 스피커가 달린 차량을 동원해 찬성 집회 방향으로 고성을 내지르고 스피커 파열음을 냈다. 그리곤 시국선언문을 읽는 재학생들을 향해 “네 얼굴이 내란이다 XX아” “공부나 해라” 등의 욕설과 인신 공격 발언을 쏟아냈다.그러자 탄핵 찬성 측은 마이크 음량을 크게 키워 시국선언문을 처음부터 다시 낭독하는 식으로 맞섰다. 사회를 맡은 김기헌 중앙대 민주동문회장은 “진영을 막론하고 각자 목소리를 내고자 모인 것인데, 의도적으로 소음을 발생시켜 집회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한 데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탄핵 찬성 집회 장소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대통령 지지자 2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여기에도 역시 중앙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비상계엄은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시위대의 교내 진입을 허가하지 않은 학교 본부를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찬반 측 간에 몸싸움도 벌어졌다. 경찰 바리케이트가 없는 일부 구간에 있던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 감정이 격해져 팔을 붙잡거나 밀쳤고 경찰이 달려와 “이러시면 안 된다”고 제지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카메라가 달린 삼각대를 손에 들고 상대 진영을 향해 “꺼저라” 등 비속어를 내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학교 로고가 새겨진 외투를 입은 한 중앙대 재학생이 학교를 나서며 탄핵 반대 집회 측을 향해 “집에나 가라”고 말하자 시위대가 학생에게 달려들려 했고 이를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최근 학내 집회로 몸살을 앓는 서울대는 캠퍼스 내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집회 사전 신고서’ 제출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중고생으로 구성된 ‘전국탄핵반대청소년연합’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후 법원이 안전 및 법원 방호 강화 관련 예산을 6억 5000만 원 이상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펜스, 출입구 안전장치, 강화필름 등 안전 시설물 설치 예산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사법부를 향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법부를 공격하는 범죄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3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부지법 난입(올해 1월 19일) 이후 지난달 6일까지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요청한 추가 안전 예산은 총 6억5324만 원이다.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창원지법 등은 강화유리필름, 접이식 펜스, 민원인 검색대 강화 등에 쓸 예산을 요청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이 위협받는 상황을 대비해 타 법원의 보안관리 인원을 차출해 지원하는 ‘긴급상황대응반’ 신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전문가들은 사법부 대상 범죄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법원 같은 국가기관, 헌법기관의 건조물에 침입하고 폭동을 일으키면 정해진 형의 2배까지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텔레그램이 딥페이크(인공지능 이미지 합성) 성범죄 등 범죄 수사와 관련해 한국 경찰에 적극 협조하면서 관련 수사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텔레그램은 하루 평균 3번씩 경찰과 소통하면서 경찰이 요구하는 자료의 90% 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추적을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이 텔레그램 이외의 시그널 등 다른 익명 메신저로 갈아타는 ‘텔레그램 엑소더스(대탈출)’도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를 우려하며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에 대해서도 공조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경찰 요청 자료 90% 이상 협조 2일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기반 사이버 성폭력 범죄 집단인 ‘자경단’이 검거된 후 유사 사건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구축해 하루 평균 3회 정도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텔레그램이 보내온 자료를 수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여성들의 얼굴 사진으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공유한 텔레그램 ‘자료공대방’ 개설자 10대 2명을 지난해 말 검거했다. 올 1월부터는 해당 텔레그램 채팅방에 참여했던 참가자 200여 명의 신원도 하나씩 특정 중이다. 지난해까지 텔레그램은 한국 경찰의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같은 해 8월 프랑스에서 기소되면서 분위기가 바꼈다. 이후 한국 정부에도 협조하기로 태도를 바꿨고, 최근에는 경찰이 공문을 보내면 텔레그램이 24시간 이내에 답변을 보내오기도 한다. 자료 제공 협조 비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시그널-심플엑스 챗 등 ‘대체재’로 거론 문제는 텔레그램이 경찰과 적극 공조하자 성범죄자들이 다른 보안형 SNS 앱으로 범죄 무대를 옮기는 ‘엑소더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장 유력한 대체재로 떠오른 앱은 ‘시그널’이다. 미국 컴퓨터 전문가 매슈 로즌펠드와 ‘와츠앱’ 창업자 브라이언 액턴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시그널은 통화, 메시지 등이 모두 암호화돼 포렌식으로도 대화 내용을 밝혀내기 어렵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성범죄자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시그널 이용을 서로 추천하고 있다. 한 관련 카페에는 “텔레그램 말고도 다른 앱 있지 않음? 시그널로 또 다같이 갈아타면 끝 아님?” “시그널은 완전히 신원 특정 안 되는 것 맞아?”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에는 “텔레그램은 사실상 뭐만 하면 경찰 공조하고 자료 제출하게 생겼는데 대체재 있다” “보안 쪽에선 시그널이 좋음” 등의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 “텔레(그램)도 결국 이번에 개인정보 넘긴 것 보면 결국은 시그널이 답인가 싶기도 하다”란 글도 있었다.시그널 외 ‘심플엑스 챗’ ‘바이버’ 등의 앱들도 대체재로 거론됐다. 심플엑스 챗은 ‘사용자 아이디가 없는 최초의 메신저’를 표방하는데,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아 사용자 신원을 추적하는 게 불가능하다. 동유럽 등에서 많이 쓰이는 바이버는 ‘채팅 숨기기’ 기능으로 원하는 대화에 비밀번호를 걸어 경찰 등 제3자에게 안 보여줄 수 있다. 사용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대화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수사 현장서 풍선효과 체감… “사용 차단할 필요도” 현장 경찰도 이런 풍선효과를 체감한다고 전했다. 한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음란물을 제작, 공유하는 이들이) 최근 텔레그램이 아닌 시그널 등 다른 보안형 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등을 지정된 사람들끼리 암암리에 주고받는 식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도 “한때 와츠앱이 ‘범죄의 장’ 중 하나였지만 와츠앱의 수사 협조 이후 수년 전 텔레그램으로 대거 옮겨갔다”며 “수사 실정에 따른 플랫폼 엑소더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시그널 등 다른 앱에 대해서도 수사 당국이 해당 기업과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앱이나 SNS는 국내에서 접근을 아예 차단하는 등의 강경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디지털 성범죄에서는 공급 경로 폐쇄가 가장 중요하다”며 “악용되는 플랫폼들을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수도권 일대 노래방과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베트남인 등 4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전기밥솥에 마약을 보관하고 일명 ‘비밀방’을 차려 투약 장소로 사용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경기 수원시와 인천 일대 유흥업소에서 케타민, 엑스터시 등을 유통하거나 판매한 19명과 매수자 21명, 장소 제공자 1명 등 총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하고 이 중 15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검거된 유통책 중 인천 계양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한국인(37)은 전기밥솥 안에 마약류를 보관하고 ‘전화 예약제’로 마약을 팔아 대금은 현금으로 받았다. 인천 서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베트남 출신 귀화자(44)는 업장 안에 일명 ‘비밀방’을 차려놓고 6회에 걸쳐 마약 투약 장소와 도구(빨대, 접시)를 제공했다. 검거된 41명 중 30명은 베트남인, 4명은 베트남 출신 귀화자였다. 이들은 같은 베트남 출신이라는 유대감으로 상호 신뢰를 쌓은 후 점조직 형태로 마약을 거래했다. 경찰은 총책 베트남인(25)이 베트남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추적하고 있다. 나머지 7명은 한국인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보관하던 케타민 207g, 엑스터시 1246정, 합성대마 20mL 등 시가 6억1200만 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2459만 원을 압수했다. 이는 성인 8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 및 피의자 명의 예금, 영치금, 자동차 등 총 6440만 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아이 위치 알려고 설치한 앱… 개인정보 탈탈 털어갔다대전 초등생 피살 이후 위치 추적 기능 등이 담긴 ‘스파이웨어’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녀 보호’ ‘연인 감시’ 등의 광고를 내건 앱 중 일부는 설치된 스마트폰의 위치, 사진, 음성 녹음 등 각종 개인정보를 빼내 다른 곳으로 전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보안 전문가와 함께 이 같은 앱의 위험성을 살펴봤다.》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유도진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노트북 화면에는 지도와 각종 위치 정보가 떠 있었다. 유 교수가 세종에서 서울로 올라온 경로와 관련 데이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위치 정보는 유 교수가 갖고 있던 스마트폰에 담겨 있던 것들인데, 해당 스마트폰에는 ‘스파이웨어’라고 불리는 감시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려 있었다. 이 앱을 통해 스마트폰의 정보를 빼내 노트북에서 관찰한 것이다.● 부모들 ‘하늘 양 사건’ 이후 설치 급증 대전 초등생 김하늘 양 피살 사건 당시 하늘 양의 스마트폰에 위치 추적 앱이 설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이와 유사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새 학기를 앞둔 시점에서 ‘학교에서도 내 아이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좀 더 고기능의, 다양한 추적 및 감시 기능 앱을 찾는 부모들도 있다.문제는 ‘스파이웨어’라 불리는 이런 감시 앱이 단순한 자녀 위치 추적을 넘어 감시 대상의 방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해 취재팀은 보안 전문가인 유 교수와 함께 국내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는 스파이웨어 앱을 실제로 사용해봤다. 그 결과 불과 10∼30분이면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 소지자의 개인 정보를 대량으로 탈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산학기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유 교수는 해킹 보안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취재팀은 18일 이 앱으로 감시당하는 인물이 있다고 가정하고 스마트폰 공기계에 스파이웨어 앱을 설치한 후 세종시에 있던 유 교수에게 맡겼다. 하루 뒤 다른 노트북에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스마트폰에 담긴 정보를 빼내기 시작했다. 우선 노트북에 설치된 프로그램에서 ‘위치’ 항목을 클릭하자 유 교수가 스마트폰을 들고 정부세종청사에서 본보 사옥까지 오는 동안의 이동 경로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2025년 2월 19일 오전 5시 14분 동대문 패션타운’ 등 오면서 거친 경유지, 날짜, 시간까지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메모장 등에 썼다가 지운 텍스트 기록도 고스란히 나왔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려고 썼다가 지운 글자, 내용들이 그대로 노트북으로 전송돼 있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들도 모두 노트북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앱 설치 광고 급증… “무심코 썼다간 범죄 악용” 스파이웨어 앱 중 일부는 ‘최고의 양육자 컨트롤 앱’, ‘올인원 자녀 보호 솔루션’ 등의 홍보를 내걸고 월 이용료 수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해당 광고에는 “자녀가 누구와 통화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자녀의 메신저 채팅을 주시해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세요” 등 내용도 있었다. 연인 사이에서 상대방을 감시할 때 유용하다는 식의 광고도 있었다. 대부분 이런 앱은 불법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정식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등이 아니라 해당 앱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내려받는 식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취재팀이 유 교수와 함께 온라인 사이트 등을 조사한 결과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스파이웨어 앱은 최소 59개였다. 유 교수는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음지의 은밀한 앱까지 포함하면 이런 스파이웨어 앱은 1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보안 설정이 미흡한 스마트폰에서는 통화 녹음 파일도 빼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런 스파이웨어 앱을 무심코 설치해 사용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 정보가 앱 사용자뿐만 아니라 이 앱을 운용하는 회사에도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스파이웨어 앱 개발사나 운용사는 해외에 서버를 둔 정체 불명의 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들이 확보한 개인정보를 범죄에 악용할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스파이웨어 앱 피해를 막기 위해선 수상한 인터넷주소 등 링크를 절대 클릭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보안 수준이 높은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수도권 일대 노래방과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베트남인 등 4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전기밥솥에 마약을 보관하고 일명 ‘비밀방’을 차려 투약 장소로 사용했다.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경기 수원시와 인천시 일대 유흥업소에서 케타민, 엑스터시 등을 유통하거나 판매한 19명과 매수자 21명, 장소 제공자 1명 등 총 41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하고 이 중 15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검거된 유통책 중 인천 계양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한국인(37)은 전기밥솥 안에 마약류를 보관하고 ‘전화 예약제’로 마약을 팔아 대금은 현금으로 받았다. 인천 서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베트남 출신 귀화자(44)는 업장 안에 일명 ‘비밀방’을 차려놓고 6회에 걸쳐 마약 투약 장소와 도구(빨대, 접시)를 제공했다.검거된 41명 중 30명은 베트남인, 4명은 베트남 출신 귀화자였다. 이들은 같은 베트남 출신이라는 유대감으로 상호 신뢰를 쌓은 후 점조직 형태로 마약을 거래했다. 경찰은 총책 베트남인(25)이 베트남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 나머지 7명은 한국인이었다.경찰은 이들이 보관하고 있던 케타민 207g, 엑스터시 1246정, 합성대마 20ml 등 시가 6억 12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2459만원을 압수했다. 이는 성인 8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 및 피의자 명의 예금, 영치금, 자동차 총 6440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지난해 서울의 한 소방서는 “작은아버지가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소방관들은 해당 남성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주거지에 도착한 뒤 잠긴 문을 드릴로 강제 개방했다. 그런데 이 집은 다른 사람의 집이었다. 신고자가 집 주소를 잘못 알려준 것이다.집주인은 부서진 문의 수리비를 달라며 소방 당국을 상대로 보상금을 청구했다. 소방 손실보상을 심의 및 의결하는 서울시 손실보상심의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보상을 결정했다. 잘못은 신고자가 했는데, 소방 당국 예산으로 보상금을 준 것이다. ● 지급 여부 기준 불명확… “제도에 문제”지난달 11일 광주 빌라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과정에서 현관문과 도어록이 파손된 것에 대해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 덕분에 인명과 재산을 지킨 당사자들이 손해보상을 청구하고, 소방 당국 예산으로 이를 보상해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지급 과정에서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소방관이 법 위반이나 과실 없이 적법하게 임무를 수행하다가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소방기본법에 따라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의 심사, 의결을 거쳐 보상한다. 문제는 이 위원회의 심사 기준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고, 사례마다 다른 결론이 나온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명확한 보상 기준 없이 인용 결정과 기각 결정이 섞여 있었다.지난해 서울 노원구에서 화재 탐지기 오작동으로 소방관이 출동한 뒤 도어록을 강제 개방한 사례에서는 위원들이 “오작동 귀책사유가 불확실하다”며 보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반면 같은 해 관악구에서 건물 내부 화재 파악을 위해 방범창을 부순 건에 대해선 신고자의 오인신고였고 배관 노후화는 건물 소유자 책임이니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위원회에 보상 여부를 가를 문서화된 매뉴얼 등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위원들은 회의에서 그때그때 토론을 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법원의 판례와 같이 (보상 판단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방관의 과실이나 실수, 법 위반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를 통해 심의를 거쳐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 경우에는 손실보상심의위를 거치는 것보다 보험금이 수월하게 나온다고 한다. 일선 소방관들은 “적법하게 일하다 문제가 생기면 보상이 어렵고, 위법하게 일하다 피해를 입히면 오히려 보험금이 쉽게 나온다”며 “손실보상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보상액 증가세… 지역별 예산 편차 최대 4배어느 쪽이든 보상금은 소방관 개인 돈이 아니라 소방 예산이나 보험금에서 지급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13년 차 소방관은 “심의 과정에서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특히 저연차 대원들은 ‘나 때문에 재산피해가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길중 한국국가공무원연합노동조합 소방위원장은 “보상금이 나오는 예산은 결국 소방 당국이 모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따오는 돈들”이라며 “보상 지출이 많을수록 (소방서장에게서) 예산 압박이 들어온다”고 말했다.소방 당국이 지급한 손실보상액은 최근 3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5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급된 보상액은 2022년 4312만8000원, 2023년 8648만3000원, 2024년 1억58만4000원으로 늘었다. 올해 전국 18개 시도 지역소방본부별 손실보상 예산은 총 2억530만 원이다. 이 중 대전, 울산 등 9곳의 예산은 한 곳당 500만 원으로 빠듯한 반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지역당 2000만 원 이상으로 편차가 컸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관 본인이 보상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상황 자체가 현장 활동에 있어 적극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손실보상을 소방에서 감당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25일 오후 9시 3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남색 정장 재킷에 붉은 넥타이를 맨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11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지난달 21일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탄핵심판에 처음 출석했을 때와 같은 옷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 오후 4시 40분경 도착했지만 최후진술을 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과 정청래 국회 소추위원(법제사법위원장)의 최후진술은 윤 대통령 없이 진행됐다. 정 위원장은 피청구인(윤 대통령)석과 재판관석을 번갈아 쳐다보며 파면을 주장했고 발언 마지막엔 애국가 가사를 읊기도 했다. 정 위원장의 최후진술이 끝난 지 12분 후 입정한 윤 대통령은 방청을 온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피청구인석에 앉았다. 최후진술까지 2분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맞은편 국회 측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재판이 속개되자 윤 대통령은 재판부를 향해 30도 정도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발언대에 섰다. 10차 변론까진 피청구인석에 앉아 발언했지만 최후진술은 서서 진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준비해온 A4용지 77쪽의 최후진술서를 1시간 9분 동안 읽어내려갔다. 중간중간 재판관들을 쳐다보거나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야당 관련된 발언을 할 때는 맞은편 국회 측을 바라보며 힘을 주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예산 삭감 관련 발언에서는 중간에 뜸을 들이는 방식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변론에서 국회 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을 맡았던 이광범 변호사와 김이수 전 헌재 재판관,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총출동해 최후변론에 모두 참여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관 출신인 조대현 변호사와 정상명 전 검찰총장 등 대리인 7명이 돌아가며 최후변론을 맡았다. 헌재 앞은 이날 아침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은 헌재 200m 부근에서 태극기를 들고 “탄핵 무효”, “부정선거 구속”이라고 소리쳤다. 오후 4시 36분경 대통령 경호차량 10대가량이 헌재 안으로 들어서자 입을 모아 “윤석열”을 외치며 응원했다. 안국역 4, 5번 출구 인근에선 경찰 비공식 추산 3000명가량의 인원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대통령 지지자들과 400∼600m 떨어진 곳에서 집회 참가자 4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경찰은 헌재 일대에 60여 개 부대, 3600여 명 경력을 배치하고 45인승 기동대 버스 20여 대로 통제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병력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오후 10시 29분) 25분 전 선관위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됐다. 정보사 병력은 당일 오후 10시 4분 이전에 부대를 출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9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정보사 인근 2곳의 폐쇄회로(CC)TV에는 정보사 계엄군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SUV 차량 2대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3일 오후 10시 4분 정보사로부터 약 700m 떨어진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의 한 아파트 앞 CCTV에는 이들 SUV가 앞뒤로 달려가는 모습이 찍혔다.약 30초 뒤인 오후 10시 5분에는 아파트에서 200m 떨어진 한 골프장 CCTV에도 같은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 CCTV에 찍힌 시간을 고려하면 정보사 추정 차량들은 오후 10시경 부대를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사에서 선관위까지는 약 13km 거리로, 차로 약 30분 걸린다.정보사 계엄군이 선관위 정문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31분인 것을 감안하면 이 검은 SUV들은 정보사 차량으로 보인다.야당 의원들은 이들이 계엄 선포 2분 만에 진입한 점에 대해 “사실상 계엄 선언 이전부터 계엄군이 선관위 진입을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해왔다.안양=최원영 기자 o0@donga.com안양=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안양=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