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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동결된 대학 등록금으로 각 대학이 재정난을 호소하며 등록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거점 국립대학 총장들이 8일 교육부 오석환 차관과 간담회를 갖고 ‘등록금 인상’을 요청했다. 오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립대에 등록금 동결 참여를 재차 당부했지만 국립대 역시 “더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립대에 이어 국립대까지 등록금 ‘줄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오 교육부 차관이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국총협)와 영상 간담회를 열고 2025학년도 등록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 차관은 이날 “엄중한 시국에 국립대에서 등록금 동결에 참여해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7년째 등록금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31일 각 대학 총장에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명의의 서한문을 보내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는 그동안 정부의 정책에 협조적이었다.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한 26개 대학 역시 모두 사립대였다. 하지만 이미 동결을 결정한 서울대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국립대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17년째 동결된 등록금으로 인한 고질적 재정난 때문이다. 앞서 국총협은 6일 “등록금이 워낙 낮은데다 오랜 동결로 교육 경쟁력이 저하된다. 학령 인구 감소와 ‘인서울 대학 선호’ 현상도 심화돼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부측에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4년제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421만1400원으로, 올해 법정 인상 한도(5.49%) 최대치로 올리면 연간 23만1206원이 오르게 된다. 한 대학 총장은 “한 학기에 10만 원, 한달에 1만 원 조금 넘게 올라가는 수준이라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거점 국립대 뿐 아니라 교대들도 인상을 논의 중이다. 교대는 2023년에 대부분 등록금을 인상했다가 지난해 동결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2025학년도 정원이 감축되면서 재정난이 더욱 가중됐고, 각 교대 측은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지방 국립대에선 등록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학령 인구 감소 및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대학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등록금 인상 시 더욱 충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지원을 받아 비교적 재정적 사정이 나은 국립대까지 등록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립대 역시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등록금이 동결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호봉제로 결정되는 국립대 교직원 등 공무원 보수는 140.6% 증가했지만 대부분의 사립대는 급여가 동결됐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152개 사립대 총장에게 2025학년도 등록금 관련 설문조사(응답자 90명)를 벌인 결과 10명 중 9명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거나 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또 17년째 동결된 등록금의 여파로 재정난이 이어지면서 총장의 97.8%가 “등록금 동결로 첨단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7일 사총협이 발표한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 여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3%는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힌 비율은 42.2%였다. 이는 정부가 등록금 동결을 압박한 지 17년 만에 서강대와 국민대가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저울질 중인 상황과 일치한다. 17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교육 경쟁력이 추락함에 따라 올해는 서울 주요 사립대뿐만 아니라 지방대, 국립대까지 등록금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8일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거점국립대학 총장들과 등록금 관련 영상회의를 할 예정이다. 앞서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6일 교육부에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며 장관 또는 차관과의 공식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지방의 한 사립대학 공대 실험실은 구석구석 녹이 슬어 퀴퀴한 냄새가 난다. 실험기구는 고장 나고 깨진 게 수두룩하다. 이 대학 음대 연습실은 방음이 안 되고 피아노는 조율이 안 될 정도로 낡았다. 공대와 음대는 다른 과 대비 등록금이 비싼 편이지만, 초중고교생이 다니는 사설 학원보다 여건이 열악하다. 대학 관계자는 “건물에 금 가고 물 새는 곳도 많아 시급한 것부터 고치기도 벅차다”며 “17년째 동결된 등록금으로 대학 재정이 어렵다 보니 노후화된 시설 등을 한 번에 다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전국 사립대 총장 152명을 대상(응답자 90명)으로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장 10명 중 9명(97.8%)은 17년째 이어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압박으로 첨단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첨단 교육시설 개선, 우수 교직원 채용, 학생 복지 개선이 어렵다는 답변도 각각 97.7%, 96.6%, 94.5%에 달했다. 오랜 기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으면서 대학 교육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모두 망가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응답자의 53.3%는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등록금 인상안을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힌 비율은 42.2%였다.● 녹슨 실험실, 영입 안 되는 교수사립대 총장들의 주된 관심사는 ‘재정’이었다. 학령 인구 감소 및 등록금 동결로 사립대 대부분이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총협의 이번 조사에서 ‘대학 현안 이슈 중 중요한 것을 3개만 꼽아 달라’는 질문에 ‘등록금 인상’(75.9%)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대학 관련 규제 개선’이나 ‘대학 내 인프라 개선’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은 각각 13.3%, 6.0%에 불과했다.대학 혁신 방안 관련 문항에서도 총장들의 관심은 ‘재정 해결’에 쏠려 있었다. ‘우수 해외 유학생 유치’가 시급하다는 답변이 93.4%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한 수익사업 확대’(85.6%)가 꼽혔다.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에 한해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에듀테크에 기반한 교수·학습법 개발’(74.4%)이나 ‘무전공제 도입 및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55.5%) 등 교육 내용적인 측면은 후순위로 밀렸다.서울의 한 총장은 “부족한 재원으로 교수 인재 영입은커녕 기존 교수들이 고액 연봉을 받고 기업 등으로 이직을 해도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총장은 “초중고교 시절 좋은 환경의 학교 시설을 경험했던 학생들이 대학 측에 화장실과 강의실이 너무 낡았다는 민원을 많이 한다”며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 이어질 듯사립대학 총장들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우수 교수 유치 및 직원 채용’(31.1%)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학생 복지 지원 시스템 및 시설 강화’,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학사조직 개편 및 교육과정 개편’(각 25.6%) 순이었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2022년 6곳, 2023년 17곳, 2024년에는 26곳이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마저 “등록금을 조금 올리더라도 교육 여건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분위기다. 서울 주요 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은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잘 갖춰진 시설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재학 중인 대학의 등록금은 고3 시절 한 달 학원비 수준이다. 이곳에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사총협에 따르면 등록금이 동결된 2009년부터 16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32.8% 인상됐지만, 이에 따른 실질등록금은 3분의 1로 감소했다. 2023년 기준 소위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는 2093만6000원으로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의 2.9배였다.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도 월 60만∼90만 원이다. 이는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최대 1.5배 수준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 등록금이 정부의 요청으로 2009년부터 17년째 동결된 가운데 각 대학이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먼저 서강대와 국민대는 올해 등록금을 각각 4.85%, 4.97% 인상키로 했고, 연세대와 고려대도 현재 등록금 인상안을 검토 중이다. 국립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등록금 인상을 놓고 교육부에 사전협의를 요청키로 했다. 우수 교원 채용이 어려워지고 시설이 노후화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등록금 인상론’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대학가에선 이달 중 등록금 인상 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 검토 서울 지역 대학 중에선 서강대와 국민대가 가장 먼저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 대학들 사이에선 “퍼스트 펭귄이 나왔으니 한시름 놨다”며 등록금 인상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서울 대학들은 다른 대학에 미치는 파급력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정부의 눈치를 봐왔다”며 “누가 먼저 용기를 낼 것인가의 문제였다”고 전했다. 연세대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학생들에게 교육부가 정한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인 5.49%를 제안했다. 연세대는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각종 사업을 축소하는데 학교 발전에 맞는 방향인지 의문이 든다”며 “가능한 한 높은 인상률 적용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10일 등심위 1차 회의를 여는 고려대도 5%대 인상을 검토 중이다. 한양대와 경희대도 등록금 인상을 고려 중이다.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총 26곳으로, 모두 사립대였다. 올해는 국립대들도 등록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특히 교육부 주도로 2025학년도 정원을 감축한 교육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5%대 인상을 고려 중인 한 교대 총장은 “정원 감축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운데 학생에게 모두 전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5%를 올려도 한 학기에 10만 원이 안 돼 한 달에 1만 원 조금 넘게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학들은 서울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빨리 결정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한 대학 총장은 “서울에서 최대치를 올려주면 그걸 명분으로 사정이 어려운 지방 대학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 “국가장학금Ⅱ 지원 못 받아도 인상” 교육부는 최근 2025학년도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공고하면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명의로 “동결 기조를 유지해 달라”는 서한문을 보냈다. 그동안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해 왔다.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Ⅱ 유형 국고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동결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각 대학들은 국가장학금 지원을 못 받더라도 올해는 등록금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더는 재정난을 버티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서강대는 등심위에서 학생들에게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대학 시설 수준이 초중고교나 일반 가정집보다도 못하고 초라한 느낌을 주고 있다”거나 “기업에서 근무 중인 인공지능 전문가를 교원으로 초빙하려고 했으나 큰 임금 차이로 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국민대 서강대를 포함한 상당수 대학들이 정부가 추진한 ‘무전공’ 입학생에 대해서는 선택 가능한 전공 중 가장 비싼 등록금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학계열 등록금을 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3일 2025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친 이른바 ‘SKY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 서울대와 연세대의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로 지원자가 분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올해 ‘다’ 군 모집을 신설해 경쟁률이 올랐다.3일 유웨이, 종로학원, 진학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시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4.44 대 1)을 기록했던 서울대는 올해는 3.72 대 1로 하락했다. 정시 지원자는 지난해 6971명에서 올해 5917명으로 1054명이나 줄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3 수험생과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서울대에 지원할 최상위권 수험생이 증원된 의대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는 지난해 3660명에서 올해 3022명으로 감소해 인문계열 지원자 수 감소(1479명→1186명)보다 두드러졌다. 서울대 공대보다는 다른 대학을 가더라도 의대를 선호하는 수험생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연세대도 정시 경쟁률이 4.21대 1로 지난해(4.62 대 1)보다 하락했다. 지원자는 8710명에서 7843명으로 867명 감소했다. 다만 연세대는 자연계열(5.11 대 1→4.78대 1)보다는 인문계열(4.13 대 1→3.53 대 1)의 경쟁률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연세대가 2025학년도 정시부터 인문계열은 사회탐구에 가산점을 줘서 지난해보다 자연계열 수험생의 소위 ‘문과 침공’(교차 지원)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정시에서 지난해보다 1478명이 증가한 9431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78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4.19 대 1이었다. 이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할 만한 대학이 없던 ‘다’군에 고려대가 학부대학(무전공 선발)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고려대가 ‘다’군 모집에서 선발한 학부대학은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18명 모집에 1252명이 몰려 69.5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이화여대도 경쟁률이 지난해 3.77 대 1에서 올해 4.27 대 1로 올랐다. 역시 ‘다’군으로 이동한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부에 지원자가 892명 몰리며 전체 경쟁률 상승에 기여했다. 건국대는 올해 ‘다’군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250명 증가했다.SKY대학 의대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3.71 대 1에서 올해 3.80 대 1로 약간 올랐다. 서울대는 지난해 3.27 대 1에서 올해 3.52 대 1로, 연세대는 지난해 3.80 대 1에서 올해 3.84 대 1, 고려대도 지난해 4.00 대 1에서 올해 4.04 대 1로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SKY대학 자연계열 정시 합격점수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시모집처럼 정시도 의대간 중복 합격으로 추가 합격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3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전국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198명으로 집계됐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에 복수 지원하면서 수시 미충원으로 인한 정시 이월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약학 계열 학과의 2025학년도 최종 수시 미충원 정시 이월 인원은 의대 105명, 약대 50명, 치대 23명, 한의대 20명 등 총 1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29명) 대비 69명(53.5%) 늘어난 것이다. 수시 미충원으로 인한 정시 이월이 발생한 대학은 총 55곳이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증원된 의대의 경우 전국 39개 대학 중 25개 대학에서 수시 이월이 발생했다. 이월 인원은 105명으로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월이 발생한 의대는 대부분 증원이 집중된 지방 의대였다. 수시 이월이 생긴 25개 의대 중 23개 대학이 지방권 의대였다. 이월 인원 역시 전체 105명 중 98%에 달하는 103명이 지방권 의대에서 발생했다. 대학별 이월 인원을 보면 대구가톨릭대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건국대(글로컬) 11명, 충남대 11명, 부산대 10명, 고신대 8명, 전북대 7명 순이었다. 서울권은 2명(경희대, 고려대 각 1명)으로 지난해보다 7명 감소했고 경인권은 0명으로 동일했다. 한의대는 10개 대학에서 수시 충원 모집에 실패했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20명으로 전년도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 이월 인원은 대학별로 가천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원광대 4명, 동국대(경주) 3명 등 순이었다. 반면 치대는 수시 이월이 지난해 24명에서 올해 23명으로, 약대는 52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증원의 영향력은 의대와 한의대에서 가장 크게 발생했고 치대와 약대에서는 예상보다 큰 영향은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시에서도 중복 합격에 따른 의약학 계열의 추가 합격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와 수학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고득점 동점자가 많다”며 “정시 지원 마감 때까지 치열한 눈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각 대학은 2월 7일까지 정시 최초 합격자를 발표하고 19일까지 추가 합격자를 통보한다. 대학들은 정시 미충원 인원은 2월 말 추가 모집을 통해 마지막 충원에 나선다. 지난해 정시에서 정원을 못 채워 추가 모집을 한 의대는 5곳(5명), 치대 3곳(4명), 한의대 1곳(1명), 약대 9곳(12명)이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시작됐다. 수험생과 학부모 중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대는 정시 원서 접수 기간이 이달 14일까지로 4년제 대학(이달 3일까지)보다 길다. 또 4년제 대학은 가나다 모집군에서 각 1곳씩에만 지원할 수 있지만 전문대는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다.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 배상기 진학지원센터장이 2025학년도 전문대 정시 지원 방법과 전략을 소개한다.● 모집 일정, 자율 모집도 좋은 기회2025학년도에는 전국 전문대 130곳에서 총 1만6140명을 모집한다. 일반전형 7127명(44.2%), 특별전형 1067명(6.6%), 전문대졸 이상 성인 학습자 2242명(13.9%) 등이다. 전공 분야별로는 간호 보건 계열이 3835명(23.8%)으로 가장 많고 기계·전기전자(2291명, 14.2%), 연극·영화·방송·응용예술(2135명, 13.2%) 순이다.전문대 정시 원서 접수는 이달 14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대학마다 접수 마감 시간이 다르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정시 원서 접수가 마감된 후 15일부터는 대학별로 미충원 인원을 자율모집한다. 자율모집은 4년제 일반대의 추가모집과 같은 것인데 모집인원과 전형 방법은 각 대학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시에서 떨어졌다면 각 대학의 자율모집이 추가 합격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서류 위주 전형 많아 전문대 정시전형은 4년제 일반대와 다르다. 전문대는 현장 전문가를 양성해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합격자를 선발한다. 정시에선 서류 위주 전형 4907명(30.4%),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 4339명(26.9%), 학교생활기록부 위주 전형 3121명(19.3%), 실기 위주 전형 2100명(13.0%), 면접 위주 전형 1673명(10.4%)으로 선발한다. 여기서 서류 위주 전형은 정원 외 선발하는 전문대 졸업자 이상 전형에서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전적 대학교의 성적을 본다. 수능 위주 전형은 의료 관련 등 일부 학과에 한정되며 수능 위주로 모집하는 대학도 반영 영역과 비율이 대학마다 다르다. 수능의 2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강동대와 거제대 등 52곳으로 가장 많다. 3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은 강릉영동대, 경남정보대 등 29곳이다. 전주비전대, 제주한라대, 한양여대는 5개 영역을 반영한다. 또 수능 성적을 60% 반영하는 대학이 38곳으로 가장 많고, 100% 반영하는 대학은 32곳으로 그보다 적다. 기독간호대, 조선간호대, 서울여자간호대, 대림대는 수능 성적에 가산점을 준다. 또 전문대 73곳은 수능과 관계없이 학생을 선발한다. 이 대학들은 학과 및 지원자의 특성에 따라 학생부, 면접, 실기, 서류 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특히 전문대 졸업자 이상의 지원자는 서류만으로 모집하는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험생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의료 관련 전공이 ‘인기’전문대의 전공은 대부분 취업에 유리하지만 특히 의료 관련 전공이 인기가 많다. 그중 간호학과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간호학과를 졸업하면 학교에서 필수적인 보건교사도 될 수 있다. 전문대 83곳에서 간호학과 학생을 모집하는데 보건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이 중 37곳이다. 여기서 교직과정을 이수하면 보건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후 각 시도교육청이 실시하는 임용고사를 보면 보건교사로 일할 수 있다. 신산업 분야 전문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전공도 눈여겨볼 만하다. 차세대 반도체 분야 학과로는 경남정보대 반도체과, 대림대 반도체과, 조선이공대 자동화시스템과 등이 있다. 미래자동차 분야 전공으로는 동서울대 자율주행모빌리티 융합전공, 영남이공대 스마트e자동차과, 전남과학대 스마트융합자동차과 등이 있다. 스마트 친환경 선박 분야에는 울산과학대 스마트해양수송시스템공학과, 인공지능(AI) 분야에는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등이 있다. 헬스 케어 전공으로는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와 유한대 유한생명바이오학과 등이 있고 스마트팜 분야 전공으로는 연성대 스마트팜 융합전공 등이 있다. 명지전문대, 동서울대, 영남이공대 등의 사이버 보안 전공이나 두원공과대, 부천대, 신구대, 명지전문대, 재능대, 충청대 등의 정보보안 전공도 인기다. 또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며 기업에서는 안전관리자를 필요로 하는데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학과명에 ‘소방안전’이나 ‘산업안전’ ‘안전보건’ 등이 포함된 전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양미래대, 경복대, 서정대 등 전문대학 39곳에 관련 전공이 있다. 전문대는 대학별로 특성화 학과가 있고 기업과 계약한 연계 취업형 학과도 있다. 이에 대한 정보는 각 대학 홈페이지나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에서 발간해 각 고등학교에 배부한 입학상담 자료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문대학포털 ‘프로칼리지’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꿈꾸고’에선 전년도 입시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 지원대학 합격 예측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장학재단이 저소득층 대학생 및 대학원생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2025년 1학기 푸른등대 기부장학금’ 신규 장학생을 20일까지 모집한다.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은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조성한 기부금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다만 2025년 1학기 신규 선발 대상은 모두 생활비 장학금으로 다른 장학금과 중복해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이번에 신규 장학생 1006명을 선발해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1인당 생활비 장학금 지원액은 100만∼500만 원이다. 기부장학사업 총 17개가 있는데 기부처의 뜻에 따라 지원 대상과 심사 기준, 장학금 지원액과 지원 기간이 다르다. 지원자는 사업 1개에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적합한 사업이 무엇인지 비교해 보고 신청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설근로자공제회 사업은 건설근로자 대학생 자녀 407명을 가계소득만으로 선발한다. 알리익스프레스 사업은 정보기술(IT)이나 인공지능(AI) 분야 진로를 꿈꾸는 대학생 100명을 1차 심사(가계소득 50점, 성적 50점, 가산점 5점)와 2차 심사(자기소개서 100점)를 거쳐 뽑는다. 한국전력공사 사업은 전기공학·에너지 전공 대학생 30명을 1차 심사(가계소득 60점, 성적 40점)와 2차 심사(생활환경 50점, 입상경력 10점)로 선발한다. 한국투자공사의 유형2 사업은 다문화가정 대학생 자녀 10명을 1차 심사(가계소득 70점, 성적 30점)와 2차 심사(자기소개서 100점, 가산점 5점)로 뽑을 예정이다.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4시간 신청할 수 있다. 신청 마감은 20일 오후 6시까지다. 신청 자격과 성적 기준 등 선발 세부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푸른등대 기부장학금 소개 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추가로 궁금한 게 있으면 전담 상담센터(1599-2290)에 문의하면 된다. 장학생 선발 결과는 2025년 4월 중순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장학재단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대학생 약 2만6000명에게 422억 원의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을 지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3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의 정시 모집인원이 당초 계획보다 198명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수시모집에서 미충원된 인원만큼 정시로 이월됐기 때문인데 지난해보다 69명이나 증가했다. 의대(105명)와 한의대(20명)는 전년보다 이월 인원이 크게 늘었고 치대(23명)와 약대(50명)는 다소 줄었다. 의대 정원이 늘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 외에 치대와 약대에 동시 지원하기보다는 의대에 집중 지원한 탓에 중복 합격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1일 종로학원이 전국 의약학계열의 수시 이월 규모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시로 넘어간 인원은 198명으로 전년(129명)보다 53.5% 증가했다. 이월이 발생한 대학도 55곳으로 지난해(45곳)보다 많아졌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증원된 의대는 25개 대학에서 수시 이월이 발생해 1년 전(18곳)보다 늘었다. 이월이 발생한 의대는 대부분 지방대였다. 증원이 비수도권 의대 중심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예상됐던 바다. 서울권은 2명(경희대, 고려대 각 1명)으로 지난해보다 7명 감소했고 경인권은 0명으로 동일했다. 부산·울산·경남은 지난해 각 3명에서 올해 29명으로, 대구·경북은 7명에서 23명, 충청은 16명에서 30명, 호남 2명에서 12명, 제주 0명서 2명, 강원 6명서 7명으로 수시 미충원 정시 이월 인원이 전년보다 늘었다. 지방권 의대의 이월 인원(103명) 중 55.3%가 지역인재전형(57명)에서 발생했다. 나머지는 전국선발전형(46명)이었다. 지역인재전형에서 이월이 많이 발생한 대학은 부산대 10명, 건국대(충주) 8명, 대구가톨릭대와 충남대 각 7명, 전북대 5명 등이었다. 한의대도 수시 이월이 10개 대학에서 20명 발생해 지난해(4개 대학, 1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인원이 큰 대학은 가천대 5명, 원광대 4명, 동국대(경주) 3명 등이었다. 하지만 치대는 수시 이월이 지난해 24명에서 올해 23명, 약대는 52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증원의 영향력은 의대와 한의대에서 가장 크게 발생했고 치대와 약대에서는 예상보다 큰 영향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시에서도 중복 합격에 따른 의약학계열의 추가합격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와 수학 영역이 모두 평이해 상위권은 고득점 동점자가 많은 만큼 정시 지원 마감 때까지 치열한 눈치 경쟁이 불가피하다. 여러 차례 추가합격 발표를 해도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는 정시에서 정원을 못 채워 추가모집을 한 의대가 5곳(5명), 치대 3곳(4명), 한의대 1곳(1명), 약대 9곳(12명)이었다. 각 대학들은 2월 7일까지 정시 최초합격자를 발표하고 19일까지 추가 합격자를 통보한다. 대학들은 정시 미충원 인원의 경우 2월 말 추가모집을 통해 신학기 직전 마지막으로 충원에 나선다. 이에 따른 정시 추가모집 원서접수와 전형, 합격자 발표, 등록은 다음달 21일부터 28일까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번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전남과 광주, 전북 지역의 학생과 교직원 다수가 희생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육계도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각 시도교육청은 비상 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2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희생자 가운데 유치원생 1명을 포함해 유초중고교 소속 원생과 학생 총 12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광주 4명, 전남 3명, 세종 2명, 전북 1명의 초중고생이 포함됐다. 다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1명에 대해선 아직 지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희생자 중에는 전남교육청 소속 사무관 5명도 포함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희생된 교직원과 학생 모두 개인 일정으로 태국을 다녀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교육청 등은 사고 직후 수습을 위해 사고 현장 유가족 대기소와 전남도청 등에 직원을 파견했다. 사고 수습 대책 마련을 위해 각 교육청별로 대책본부를 꾸리고, 혹시 더 있을지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피해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비상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 통보가 26일로 마무리된 가운데 SKY 의대에서 97명이 수시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종로학원과 각 대학에 따르면 이날 수시 4차 추가합격자를 발표한 고려대와 연세대 의대의 등록 포기자는 각각 60명, 37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 의대는 95명 모집인원 모두 1차 합격자가 등록해 2차 합격자 발표를 진행하지 않았다. 각 대학은 27일 오후 10시까지 추가합격자 등록을 마무리한 후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한다. 그리고 28∼30일 정시 최종 모집인원을 공고하며 미충원 이월 규모를 발표한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는 수시 미충원으로 인한 정시 이월이 없었고 고려대 의대는 8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입시 업계에선 의대 수시모집 규모가 2024학년도 1872명에서 2025학년도 3118명으로 67%가량 늘어난 만큼 수시 중복 합격자가 많아 정시 이월 규모가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의대 수시 미충원 이월 인원은 33명으로 수시 모집 인원의 1.8% 수준이었다. 의사단체에선 미충원 인원을 이월하지 않는 방식으로 모집인원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교육부가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해 반드시 선발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각 대학은 예년처럼 미충원 이월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을 겪었던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 2차 시험 합격자도 26일 발표됐다. 연세대는 1차 시험의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자 2차 시험에서도 1차 시험과 똑같이 261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 2차 시험 중복 합격자 및 다른 대학 유출 인원을 감안하면 실제로 정원 이상으로 합격한 신입생 규모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1차 시험 추가합격자가 300명이고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등록 포기 비율이 99.9%에 달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2차 시험의 혜택을 본 수험생은 30∼50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국내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이 50.1%로 최근 14년 중에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 16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영향인데 반대로 국고보조금 의존도는 높아졌다. 25일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3년 결산 기준으로 사립대 190곳의 재정수입은 19조8521억 원이며 이 중 등록금 수입은 9조9521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등록금 의존율은 50.1%로 전년(51.4%)보다 1.3%포인트 줄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재정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2021년 53.5%, 2022년 51.4%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등록금 의존율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 주요 대학이 정부 방침에 따라 2009년부터 등록금을 계속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각 대학이 매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 이하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해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 왔다. 등록금 의존율이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고보조금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늘었다. 전체 수입 대비 국고보조금 비율은 지난해 19.5%였다. 전체 수입에서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7.2%, 2022년 18.3% 등으로 최근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경기 둔화를 이유로 내년에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대학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국가장학금Ⅱ 유형 규제를 다소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교내 장학금도 전년 수준 이상이어야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교내 장학금을 10% 이내로 줄이더라도 등록금만 동결·인하하면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 사이에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못 받더라도 등록금을 올리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수 교원 채용이 어려워지고, 시설이 노후화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순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여서 지원과 규제를 통해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할 동력도 약화된 상태다. 주요 대학들은 법정 상한 등을 고려해 등록금을 내년에 5% 안팎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데 그에 따라 상위권대 자연계열 합격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희망 대학은 아니더라도 어디라도 붙은 대학에 등록은 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한 고3 수험생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규모에 따라 재수를 할지 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가 26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 수험생 상당수가 N수(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것)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재학생 숫자는 올해보다 많아 치열한 입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N수 선행반 개강… 재도전 고민하는 수험생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입시학원들은 대부분 내년 1월 2일이나 6일에 ‘N수 선행반’을 개강한다. N수 정규반은 정시 합격자 발표가 끝나는 2월에 시작하는데 선행반은 정시에서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선제적으로 재도전을 준비하는 곳이다. 올해 상대적으로 평이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실수 등으로 원하는 점수가 안 나와 일찌감치 재도전을 준비하겠다는 수험생도 있다. 하지만 2026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입시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아무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은 재도전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의사단체 반대에도 강행했던 2000명 증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동력을 잃은 상태다. 각 대학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1년 10개월 전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 4월 이미 2000명 증원이 반영된 2026학년도 시행계획을 공고했지만 이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료계에선 내년도 의대 예과 1학년이 과거의 2.5배가 되는 걸 감안하면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도 24일 국회 토론회에서 “2026학년도에는 1500여 명을 선발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내년도에 올해(3091명)보다 1500여 명 늘어난 4610명을 선발하는 만큼 그만큼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강행될 경우 2026학년도 의대는 모집을 정지하고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내년 황금돼지띠 수험생도 많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의대 증원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고 올 2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입시에선 자연계열 수험생 상당수가 상향 지원을 했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N수 선행반 참여를 결정한 수험생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수시모집에서 불합격했거나 정시를 노렸던 상위권 수험생 중 상당수는 31일부터 진행되는 정시원서 접수를 놓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안정 지원해서라도 올해 진학할지, 소신 지원을 하고 내년에 재도전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내년 고3은 2007년에 태어난 황금돼지띠로 수험생 규모도 많다. 당시 출생아 수가 49만7000여 명으로 올해 고3보다 4만5000여 명이나 많았던 만큼 더 치열한 입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변경 신청을 거쳐 5월 말까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권한대행 체제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그때 N수 여부를 결정하기엔 너무 늦다는 고민도 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N수는 보통 1년만 노리지 않고 길게 보는 경우가 많다. 2026학년도에 정원이 줄더라도 2027학년도에 다시 늘어난다는 것만 확실하면 N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도 있을 텐데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 시한을 이틀 남긴 24일까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 수시합격자 중 3888명이 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할 때 486명 늘어난 것인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4일 추가합격자를 모두 발표한 서울대는 204명이 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록자는 지난해보다 24명 줄었으며 계열별로 보면 자연계열 175명, 인문계열 28명이었다. 인문계열 등록 포기자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였고 자연계열은 지난해보다 25명 줄었다. 의약학 계열의 경우 의대는 미등록자가 없었지만 치의학과는 32%, 약학계열은 30.2%, 수의예과는 12%가 등록을 포기했다.종로학원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 자연계열보다 의대 지원 횟수를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의대와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를 동시에 지원해 중복 합격한 뒤 빠져나가지 않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원이 늘어난 의대만 집중적으로 썼다는 것이다. 고려대도 24일 기준 수시 등록 포기자는 1839명으로 지난해 동일 시점(1887명)과 비교할 때 48명 줄었다. 연세대는 24일 기준으로 수시 등록 포기자가 1845명으로 지난해보다 558명 늘었다. 2174명을 모집했는데 1845명이 등록을 하지 않아 포기율이 84.9%에 달한다. 자연계열은 1047명 모집에 947명이 등록하지 않아 포기율이 90.4%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 자연계열 합격생 중 다른 대학 의대 중복 합격 인원이 상당수 있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달리 고려대와 연세대는 26일까지 추가합격자를 계속 발표하기 때문에 등록 포기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최종 미충원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는데 28∼30일 각 대학이 이를 반영해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발표한다. 지난해는 연세대 197명, 고려대 92명, 서울대 48명 등 총 337명이 정시로 이월됐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 시한을 이틀 남긴 24일까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 수시합격자 중 3888명이 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할 때 486명 늘어난 것인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4일 추가합격자를 모두 발표한 서울대는 204명이 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24명 줄었으며 계열별로 보면 자연계열 175명, 인문계열 28명이었다. 인문계열 등록 포기자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였고 자연계열은 지난해보다 25명 줄었다. 의약학 계열의 경우 의대는 미등록자가 없었지만 치의학과는 32%, 약학계열은 30.2%, 수의예과는 12%가 등록을 포기했다.종로학원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 자연계열보다 의대 지원횟수를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의대와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를 동시에 지원해 중복합격한 뒤 빠져나가지 않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원이 늘어난 의대만 집중적으로 썼다는 것이다. 고려대도 24일 기준 수시 등록 포기자는 1839명으로 지난해 동일 시점(1887명)과 비교할 때 48명 줄었다.연세대는 24일 기준으로 수시 등록 포기자가 1845명으로 지난해보다 558명 늘었다. 2174명을 모집했는데 1845명이 등록을 하지 않아 포기율이 84.9%에 달한다. 자연계열은 1047명 모집에 947명이 등록하지 않아 포기율이 90.4%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 자연계열 합격생 중 다른 대학 의대 중복 합격 인원이 상당수 있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서울대와 달리 고려대와 연세대는 26일까지 추가합격자를 계속 발표하기 때문에 등록 포기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최종 미충원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는데 28~30일 각 대학이 이를 반영해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발표한다. 지난해는 연세대 197명, 고려대 92명, 서울대 48명 등 총 337명이 정시로 이월됐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데 그에 따라 상위권대 자연계열 합격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희망 대학은 아니더라도 어디라도 붙은 대학에 등록은 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한 고3 수험생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규모에 따라 재수를 할지 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가 26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 수험생 상당수가 N수(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것)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재학생 숫자는 올해보다 많아 치열한 입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N수 선행반 개강…재도전 고민하는 수험생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입시학원들은 대부분 다음 달 2일이나 6일에 ‘N수 선행반’을 개강한다. N수 정규반은 정시 합격자 발표가 끝나는 2월에 시작하는데 선행반은 정시에서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선제적으로 재도전을 준비하는 곳이다. 올해 상대적으로 평이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실수 등으로 원하는 점수가 안 나와 일찌감치 재도전을 준비하겠다는 수험생도 있다.하지만 2026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입시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아무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은 재도전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의사단체 반대에도 강행했던 2000명 증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동력을 잃은 상태다. 각 대학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1년 10개월 전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 4월 이미 2000명 증원이 반영된 2026학년도 시행계획을 공고했지만 이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의료계에선 내년도 의대 예과 1학년이 과거의 2.5배가 되는 걸 감안하면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도 24일 국회 토론회에서 “2026학년도에는 1500여 명을 선발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내년도에 올해(3091명)보다 1500여 명 늘어난 4610명을 선발하는 만큼 그만큼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강행될 경우 2026학년도 의대는 모집을 정지하고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내년 황금돼지띠 수험생도 많아정부는 지난해부터 의대 증원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고 올 2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입시에선 자연계열 수험생 상당수가 상향 지원을 했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N수 선행반 참여를 결정한 수험생도 많았다.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수시모집에서 불합격했거나 정시를 노렸던 상위권 수험생 중 상당수는 31일부터 진행되는 정시원서 접수를 놓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안정 지원해서라도 올해 진학할지, 소신 지원을 하고 내년에 재도전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더구나 내년 고3은 2007년에 태어난 황금돼지띠로 수험생 규모도 많다. 당시 출생아 수가 49만7000여 명으로 올해 고3보다 4만5000여 명이나 많았던 만큼 더 치열한 입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또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변경 신청을 거쳐 5월 말까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권한대행 체제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그때 N수 여부를 결정하기엔 너무 늦다는 고민도 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N수는 보통 1년만 노리지 않고 길게 보는 경우가 많다. 2026학년도에 정원이 줄더라도 2027학년도에 다시 늘어난다는 것만 확실하면 N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도 있을 수 있는데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국내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이 50.1%로 최근 14년 중에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 16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영향인데 반대로 국고보조금 의존도는 높아졌다.25일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3년 결산 기준으로 사립대 190곳의 재정수입은 19조8521억 원이며 이 중 등록금 수입은 9조9521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등록금 의존율은 50.1%로 전년(51.4%)보다 1.3%포인트 줄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재정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2020년 54.9%에서 2021년 53.5%, 2022년 51.4%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등록금 의존율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 주요 대학이 정부 방침에 따라 2009년부터 등록금을 계속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각 대학은 매년 직전 3개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 이하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해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 왔다.등록금 의존율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국고보조금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늘었다. 전체 수입 대비 국고보조금 비율은 지난해 19.5%였다. 전체 수입에서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7.2%, 2022년 18.3%, 2023년 19.5% 등으로 최근 매년 높아지고 있다.한편 교육부는 경기 둔화를 이유로 내년에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대학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국가장학금 Ⅱ유형 규제를 다소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교내 장학금도 전년 수준 이상이어야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교내 장학금을 10% 이내로 줄이더라도 등록금만 동결·인하하면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하지만 대학들 사이에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못 받더라도 등록금을 올리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수 교원 채용이 어려워지고, 시설이 노후화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순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권한 대행 체제여서 지원과 규제를 통해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할 동력도 약화된 상태다. 주요 대학들은 법정 상한 등을 고려해 등록금을 내년에 5% 안팎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각 대학은 수시 미충원 이월분을 포함한 2025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을 확정·공고한다. 이에 따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2025학년도 모집인원 조정은 이제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후보 사이에서도 내년도 증원이 강행될 경우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두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현실론이 나온다.● “이번 주 지나면 내년도 조정 불가능해져” 2025학년도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따라 전국 의대 39곳 중 서울 소재 8곳을 제외한 31곳의 정원이 늘었다. 특히 모집인원 4610명의 3분의 2가량을 수시에서 뽑으면서 수시 중복합격자가 많아 정시로 이월되는 수시 미충원 인원도 100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의료계 일각에선 지난해(33명)보다 크게 늘어날 수시 미충원 인원이라도 줄여 의료공백 해소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각 대학은 26일 오후 6시까지 수시 추가합격 통보를 마무리하고 28∼30일 정시 최종 모집인원을 발표한다. 정시 최종 모집인원 발표 후에는 사실상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협의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 미충원 이월을 중단할 경우 수험생 등의 줄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이월하지 않으면 이월 시 합격권이었는데 불합격했다는 등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며 “수험생이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되면 입시 전체 스케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도 “각 대학은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해 반드시 선발해야 한다”는 검토 결과를 보냈다. 의료계에서도 “2025학년도 모집인원 조정은 이제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21일 서울시의사회가 주최한 의협 차기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선 “내년 초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을 받아들이는 대신 2026학년도는 1500명만 뽑자고 할 경우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후보 5명 중 2명은 “그렇다”고 했다. 이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1500명가량 증원한 4610명으로 하는 현 정책을 강행하는 대신 2026학년도에 기존 정원(3058명)에서 약 1500명을 감원해 1500명만 뽑는다는 가정이다. 반대한 후보 중 강희경 후보는 “2025학년도 증원 강행 시 휴학한 의대생과 늘어난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들으며 내년 1학년은 7500명이 된다. 이 경우 2026년도에는 0∼500명만 뽑아야 한다”고 했다. ● 의사단체 “2026학년도 0∼1500명 모집해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2025학년도 증원을 강행한다면 2026학년도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내년도 증원 강행 시 의사단체가 주장하는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은 0∼1500명 사이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이제 2026학년도 증원을 논의하는 게 현실적이란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23일 “내년 초 의협 회장 선거가 있는 만큼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여야의정 협의체를 새롭게 출범하자”고 했다. 의협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부터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24일로 조율 중이던 의협 비대위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개토론회도 무산됐는데 이 역시 정부가 의협 새 지도부와 2026년도 논의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교육계에선 2026학년도 정원도 올해 증원 때와 마찬가지로 각 대학이 이미 공고된 대입전형 시행 계획을 수정하고 내년 5월 말까지 홈페이지에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논의 시간이 충분하진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의사단체 주장 대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1500명 이하로 대폭 줄일 경우 현재 고2 수험생과 학부모의 반발도 예상된다. 증원 전 의대 모집인원(30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만큼 의약학 계열과 상위권 자연계열 입시에 연쇄 효과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목포서 뱃길 2시간반 도초高… 개교후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전남 목포시에서 배로 2시간 반 걸리는 신안군 도초도의 도초고에서 개교 46년 만에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가 나왔다. 섬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다닌 문정원양(18)이 그 주인공이다. 섬 곳곳은 물론이고 섬을 오가는 카페리선에도 축하 플래카드가 붙었다. 문 양은 변변한 학원도 없는 섬에서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매일 오후 10시까지 입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문 양은 “선생님과 친구들 응원 덕분에 합격했다. 고마움을 의사가 돼 사회로 돌려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섬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제약이 많았지만 옆에서 선생님과 친구, 가족이 응원해줘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가 되면 이런 고마움들을 사회로 돌려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일 전남 신안군은 도초고 3학년 문정원 양(18)이 서울대 의대 수시전형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다.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유명한 도초도는 전남 목포시에서 54.5km 떨어진 섬으로 목포 북항에서 출발하면 배로 2시간 반가량 걸린다. 주민들은 주로 ‘섬초’로 알려진 시금치를 재배하거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학교 측에 따르면 문 양은 이 섬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모두 다녔다. 또 1∼3학년을 합쳐 전교생이 159명뿐인 고교에서 전교 1등을 내내 놓치지 않았다. 인구 2300여 명으로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섬이지만 자습과 교사의 지도로 실력을 키웠다. 이 학교의 임동규 교감은 “2008년 교육부에서 기숙형 고교로 선정돼 전남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받는다”며 “학생 모두 오후 5시 정규 수업이 끝나면 오후 10시까지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을 한다. 관사에 사는 교사들도 같이 남아 수업도 하고 질문도 받는다”고 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금요일 저녁 기숙사에서 나가 배를 타고 목포에 가서 학원 수업을 듣고 일요일 저녁 섬으로 돌아오며 보완했다. 도초고는 문 양에게 장학금 1000만 원을 줄 계획이다. 도초고 졸업생이 기탁한 1억 원으로 올해부터 서울대 진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학교 방침에 따른 것이다. 문 양이 서울대 의대 수시모집 1차에 합격했을 때부터 섬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최종 합격 후에는 섬 곳곳은 물론이고 섬을 오가는 카페리선에도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다. 문 양의 큰아버지 문득주 씨(57)는 “도초고 동아리 발표회가 열리는 26일 주민들과 조카의 합격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합격 소식은 섬 지역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신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섬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제약이 많았지만 옆에서 선생님과 친구, 가족이 응원해줘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가 되면 이런 고마움들을 사회로 돌려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20일 전남 신안군은 도초고 3학년 문정원 양(18)이 서울대 의대 수시전형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다.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유명한 도초도는 전남 목포시에서 54.5km 떨어진 섬으로 목포 북항에서 출발하면 배로 2시간 반가량 걸린다. 주민들은 주로 ‘섬초’로 알려진 시금치를 재배하거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한다.학교 측에 따르면 문 양은 이 섬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모두 다녔다. 또 1~3학년을 합쳐 전교생 159명뿐인 고교에서 전교 1등을 내내 놓치지 않았다. 인구 2300여 명으로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섬이지만 자습과 교사의 지도로 실력을 키웠다.이 학교의 임동규 교감은 “2008년 교육부에서 기숙형 고교로 선정돼 전남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받는다”며 “학생 모두 오후 5시 정규 수업이 끝나면 오후 10시까지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을 한다. 관사에 사는 교사들도 같이 남아 수업도 하고 질문도 받는다”고 했다.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금요일 저녁 기숙사에서 나가 배를 타고 목포에 가서 학원 수업을 듣고 일요일 저녁 섬으로 돌아오며 보완했다.도초고는 문 양에게 장학금 1000만 원을 줄 계획이다. 도초고 졸업생이 기탁한 1억 원으로 올해부터 서울대 진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학교 방침에 따른 것이다.문 양이 서울대 의대 수시모집 1차에 합격했을 때부터 섬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최종합격 후에는 섬 곳곳은 물론 섬을 오가는 카페리선에도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다. 문 양의 큰아버지 문득주 씨(57)는 “도초고 동아리 발표회가 열리는 26일 주민들과 조카 합격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신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