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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어머니를 영덕으로 다시 모셔 온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이 맺혀요.”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장례식장. 어머니 이모 씨(100)의 빈소를 지키던 막내아들 김모 씨(65)가 눈시울을 훔치며 말했다. 김 씨는 8개월 전 어머니를 자신이 사는 부산으로 모셨지만, 3주 전 어머니는 “답답하다”며 원래 살던 영덕읍 석리로 다시 돌아갔다. 어머니는 26일 산불이 마을을 덮칠 때 대피하지 못했고 그날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3년 경력 진화대원, 귀가 도중 참변 이번 산불에 어머니를 잃은 김 씨는 “어머니는 조그마한 먹을 거 하나도 동네분들께 다 나눠주던 다정한 분이셨다”며 “사망 당일 아침에도 집사람과 ‘누룽지를 맛있게 끓여 먹었다’며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전혀 몰랐다”고 애통해했다. 생전 이 씨는 80세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사일을 나갈 정도로 정정했다고 한다. 석리 마을 주민 상당수는 산불을 피해 해안가 방파제로 대피했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이 씨는 재난 문자 알림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차려진 빈소에서 이 씨의 자녀들은 “불쌍한 우리 엄마, 얼마나 무섭고 뜨거웠을까”라며 엎드려 통곡했다.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영남 지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불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영덕 매정리에선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귀가하던 신모 씨(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 13년간 근무한 신 씨는 25일 오전 경북 의성군 산불 진압에 자원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망했다. 신 씨는 25일 오후 8시 반경 아내와 “(집에) 다 왔다, 이제 집으로 간다”는 통화를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이틀 뒤인 27일 오전 11시 반경 본인의 차에서 1m 떨어진 인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의용소방대원인 신 씨의 큰아들(47)은 “아버지는 가족밖에 모르고, 10원 하나 허투루 쓰지 않던, 매사에 성실하던 분”이라며 “남동생이 내년 봄에 결혼하는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허망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 씨의 큰아들 역시 25일 영덕에서 산불을 진압하느라 아버지와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같은 지역에선 80대 노부부가 대피 도중 참변을 당했다. 26일 오후 영덕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큰아들 이모 씨(60)는 “25일 오후 8시 40분경 부모님이 조카와 통화하면서 ‘불은 안 보이는데 연기가 꽉 찼다’고 하셨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당연히 대피하셨을거라 생각해서 대피소를 다 뒤지고, 주무시는 어르신들 얼굴에 불빛을 비춰가면서 부모님인지를 확인했다”며 “다시 집에 가보니 부모님이 누워계셨고 움직이질 않으셨다”고 말했다.● “아직 아빠 엄마랑 하고 싶은 게 많은데….”이번 산불로 사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의 권모 이장(64)과 부인 우모 씨(59)의 딸 권모 씨(38)는 26일 빈소에서 “아직 아빠 엄마랑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렇게 떠나다니 황망하다”고 통곡했다. 권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빠와 떨어져 대구로 ‘지역 유학’을 갔다. 부부는 딸의 학업을 위해 대구에 집을 마련해 줄 만큼 딸에게 정성을 쏟는 부모였다고 한다. 권 씨는 “거의 한평생을 엄마 아빠랑 떨어져 살아 그리움이 컸는데 앞으로 이 그리움을 어떻게 하냐”며 “동생이 아버지에게 선물해 드린 차를 보니 500km밖에 못 탔다. 사고 나지 말라고 같이 고사를 지낸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오열했다. 권 씨의 외삼촌 역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누나를 구하러 갔지만 여기로 가면 저기 도로로 가라고 하고, 또 그곳으로 가면 다른 도로로 가라고 하는 바람에 누나를 구하지 못했다”며 “통제가 잘됐다면 누나를 구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산불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는 경북 청송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국화 수십 송이와 산불로 희생된 이들의 명패가 차례로 놓여 있었다. 이날 합동분향소엔 윤경희 청송군수와 경북 청송경찰서장 등이 방문해 고인들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영덕=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청송=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100세 어머니를 영덕으로 다시 모셔 온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이 맺혀요.”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장례식장. 어머니 이모 씨(100)의 빈소를 지키던 막내아들 김모 씨(65)가 눈시울을 훔치며 말했다. 김 씨는 8개월 전 어머니를 자신이 사는 부산으로 모셨지만, 3주 전 어머니는 “답답하다”며 원래 살던 영덕읍 석리로 다시 돌아갔다. 어머니는 26일 산불이 마을을 덮칠 때 대피하지 못했고 그날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3년 경력 진화대원, 귀가 도중 참변이번 산불에 어머니를 잃은 김 씨는 “어머니는 조그마한 먹을 거 하나도 동네 분들께 다 나눠주던 다정한 분이셨다”며 “사망 당일 아침에도 집사람과 ‘누룽지를 맛있게 끓여 먹었다’며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전혀 몰랐다”고 애통해했다. 생전 이 씨는 80세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사일을 나갈 정도로 정정했다고 한다. 석리 마을 주민 상당수는 산불을 피해 해안가 방파제로 대피했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이 씨는 재난 문자 알림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차려진 빈소에서 이 씨의 자녀들은 “불쌍한 우리 엄마, 얼마나 무섭고 뜨거웠을까”라며 엎드려 통곡했다.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영남 지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불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영덕 매정리에선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귀가하던 신모 씨(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 13년간 근무한 신 씨는 25일 오전 경북 의성군 산불 진압에 자원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망했다. 신 씨는 25일 오후 8시반경 아내와 “(집에) 다 왔다, 이제 집으로 간다”는 통화를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이틀 뒤인 27일 오전 11시반경 본인의 차에서 1m 떨어진 인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의용소방대원인 신 씨의 큰아들(47)은 “아버지는 가족밖에 모르고, 10원 하나 허투루 쓰지 않던, 매사에 성실하던 분”이라며 “남동생이 내년 봄에 결혼하는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허망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 씨의 큰아들 역시 25일 영덕에서 산불을 진압하느라 아버지와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같은 지역에선 80대 노부부가 대피 도중 참변을 당했다. 26일 오후 영덕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큰아들 이모 씨(60)는 “25일 오후 8시 40분경 부모님이 조카와 통화하면서 ‘불은 안 보이는데 연기가 꽉 찼다’고 하셨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당연히 대피하셨을거라 생각해서 대피소를 다 뒤지고, 주무시는 어르신들 얼굴에 불빛을 비춰가면서 부모님인지를 확인했다”며 “다시 집에 가보니 부모님이 누워계셨고 움직이질 않으셨다”고 말했다.● “아직 아빠 엄마랑 하고 싶은 게 많은데….”이번 산불로 사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의 권모 이장(64)와 부인 우모 씨(59)의 딸 권모 씨(38)는 26일 빈소에서 “아직 아빠 엄마랑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렇게 떠나다니 황망하다”고 통곡했다. 권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빠와 떨어져 대구로 ‘지역 유학’을 갔다. 부부는 딸의 학업을 위해 대구에 집을 마련해줄 만큼 딸에게 정성을 쏟는 부모였다고 한다.권 씨는 “거의 한 평생을 엄마 아빠랑 떨어져 살아 그리움이 컸는데 앞으로 이 그리움을 어떻게 하냐”며 “동생이 아버지에게 선물해 드린 차를 보니 500km밖에 못 탔다. 사고 나지 말라고 같이 고사를 지낸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오열했다. 권 씨의 외삼촌 역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누나를 구하러 갔지만 여기로 가면 저기 도로로 가라고 하고, 또 그곳으로 가면 다른 도로로 가라고 하는 바람에 누나를 구하지 못했다”며 “통제가 잘 됐다면 누나를 구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산불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는 경북 청송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국화 수십 송이와 산불로 희생된 이들의 명패가 차례로 놓여져 있었다. 이날 합동분향소엔 윤경희 청송군수와 경북 청송경찰서장 등이 방문해 사망자들의 고인들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영덕=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영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청송=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시골에 살아서 어릴 때부터 산불은 많이 겪었지만 이런 산불은 처음입니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굉음과 함께 불덩이가 비닐하우스와 집을 덮쳤고 겨우 몸만 빠져나와 마을회관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마을회관. 주민 황호진 씨(66)는 불에 까맣게 타버린 집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화마에서 가까스로 대피한 사람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경북 의성 산불이 번진 석보면에서는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연기와 화염에 뒤덮인 마을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주민들은 “평생 처음 보는 산불”이라며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전했다. 이번 산불로 전국 2만7000여 명이 대피한 가운데 경북 청송군 주민들도 가까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청송군 파천면에 사는 김미외 씨(62)는 “창밖을 보니 약 200m 되는 거리 앞산에 불길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고 있었다. 깜짝 놀라 내복 차림으로 뛰쳐나오다가 미끄러져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25일 밤 산불은 산맥을 넘어 동해안 지역인 경북 영덕까지 번졌다.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달아난 주민들은 바다와 불길 사이에 고립됐다. 울진해양경찰서는 방파제와 해안가 등에 갇힌 104명을 구조했다. 구조에는 낚시어선 등 민간 선박도 동원됐다. 또 다른 마을에선 주민 9명이 한 차량에 타고 급히 탈출을 시도했지만 뜨거워진 도로 표면 탓에 타이어가 터지면서 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다. 이들은 불길과 연기를 피해 인근 하천에 몸을 던져 물속에서 버티다 지나가던 경찰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이번 화재에서 재난문자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재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불길이 이미 마을에 번진 뒤에야 도착한 곳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마을에서는 이장과 주민들이 동네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대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화매1리 이장 김모 씨는 “마을 여기저기 불이 붙기 시작한 뒤에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불길을 본 뒤 마을에 대피방송을 2번 했다”며 “마을에 불이 붙은 뒤에야 면사무소에서 직원의 대피 요청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도 “문자가 (화재가 덮친 후) 뒤늦게 많이 왔다. 문자보단 뉴스로 산불 소식을 주로 접했다”고 말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행정) 직원이 직접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올 상황이 못 돼 이장을 포함한 동네 지도자, 부녀회, 젊은 사람들이 주도해 대피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노인들은 스스로 대피했다. 석보면에서 만난 김숙자 씨(84)의 경우 화재로 갑자기 정전이 돼 TV도 꺼져 약만 챙겨 혼자 걸어나와 동네 주민 차를 빌려 타고 대피소로 이동했다. 영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청송=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시골에 살아서 어릴 때부터 산불은 많이 겪었지만 이런 산불은 처음입니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굉음과 함께 불덩이가 비닐하우스와 집을 덮쳤고 겨우 몸만 빠져나와 마을회관 쪽으로 도망쳤습니다”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마을회관. 주민 황호진 씨(66)는 불에 까맣게 타버린 집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화마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온 사람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경북 의성 산불이 번진 석보면에서는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연기와 화염에 뒤덮인 마을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주민들은 “평생 처음 보는 산불”이라며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전했다.이번 산불로 전국 2만7000여 명이 대피한 가운데 경북 청송시 주민들도 가까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청송시 파천면에 사는 김미외 씨(62)는 “창밖을 보니 약 200m되는 거리 앞산에 불길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고 있었다. 깜짝 놀라 내복 차림으로 뛰쳐나오다가 미끄러져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25일 밤 산불은 산맥을 넘어 동해안 해안가 경북 영덕까지 번졌다.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달아난 주민들은 바다와 불길 사이에 고립됐다. 울진해양경찰서는 방파제와 해안가 등에 갇힌 104명을 구조했다. 구조에는 낚시 어선 등 민간 선박도 동원됐다. 또 다른 마을에선 주민 9명이 한 차량에 타 급히 탈출을 시도했지만 뜨거워지 도로 표면 탓에 타이어가 터지면서 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섰다. 이들은 불길과 연기를 피해 인근 하천에 몸을 던져 물 속에서 버티다 지나가던 경찰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이번 화재에서 재난문자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재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불길이 이미 마을에 번진 뒤에야 도착한 곳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마을에서 이장과 주민들이 동네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대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화매1리 이장 김모 씨는 “마을 여기 저기 불이 붙기 시작한 뒤에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불길을 본 뒤 마을에 대피방송을 2번 했다”며 “마을에 불이 붙은 뒤에야 면사무소에서 직원의 대피 요청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도 “문자가 (화재가 덮친) 뒤늦게 많이 왔다. 문자보단 뉴스로 산불 소식을 주로 접했다”고 말했다.의성군 관계자는 “(행정) 직원이 직접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올 상황이 못돼 이장을 포함한 동네 지도자, 부녀회, 젊은 사람들이 주도해 대피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노인들은 스스로 대피했다. 석보면에서 만난 김숙자 씨(84)의 경우 화재로 갑자기 정전이 돼 TV도 꺼져 약만 챙겨 혼자 걸어나와 동네 주민 차를 빌려 타고 대피소로 이동했다. 김 이장은 “가까운 집부터 어르신 집까지 찾아다니면서 집집마다 불러내 대피소로 이동시켰다”며 “눈 앞에 다니는 차를 무조건 붙잡아 세워두고 어르신들을 태워드렸다”고 말했다.영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청송=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일단 문화재 위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2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화경당 고택 앞에서 안동시청 관계자가 류세호 씨(74)에게 말했다. 서애 류성룡의 후손인 류 씨는 1797년 지어진 이 고택을 9대째 지켜 왔다. 낙동강 너머 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류 씨는 착잡한 얼굴로 갓집, 함 같은 오랜 유물들을 차로 옮겨 실었다. 그는 “불길이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며 “갑자기 대피 지시를 받고 이웃들과 말도 못 나누고 떠나는 길”이라고 했다.● 청송에서 불에 탄 시신 발견돼이날 오후 7시경 하회마을 주민들은 이미 상당수가 마을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골목엔 남은 주민 몇 명만 불안한 얼굴로 낙동강 너머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동소방서와 예천소방서 소방관 30여 명이 2시간째 전통가옥 지붕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안동시청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60여 명은 주민 대피를 돕느라 마을 곳곳을 뛰어다녔다. 하회마을 주민이자 119의용소방대에서 8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유모 씨(45)는 “여기는 건물들이 다 목조주택이라 불이 한 번 붙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에서는 불에 탄 60대 여성의 시신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산불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날 오후 경북북부 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재소자 총 3500여 명을 대피시켰다.21일부터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은 경남 하동·진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선 인근 대단지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소화전에 호수를 연결해 직접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북 정읍시 소성면 금동마을에서도 산불이 나 주택 13개 동을 태웠고 주민 25명이 대피했다. 산불이 커지면서 일부 고속도로와 철도가 통제됐다. 코레일은 중앙선 및 동해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을 멈췄다고 밝혔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 나들목∼영덕 나들목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의성 나들목∼서안동 나들목 구간, 포항∼영덕∼울진을 잇는 국도 7호선도 전면 차단됐다.● 계속 되살아나는 불… 진화대원들 한계 국가동원령까지 내린 진화 작전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계속 확산되는 이유는 강풍에 건조한 공기, 고온까지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꺼진 불이 되살아나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의성과 산청, 울주를 삼킨 산불은 갈수록 진화율이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빠졌다.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은 24일 오전 진화율이 65%까지 올랐으나, 25일 오전 다시 54%로 떨어졌다. 산청 산불도 한때 진화율이 90%까지 올랐지만 이후 다시 불이 번졌다. 울주 산불도 25일 오전 98%까지 진화됐으나 오후 들어 불길이 다시 살아나며 진화율이 92%로 후퇴했다. 산불 진화 인력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후 2시경 상주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이 진화 작업 도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방부는 이날 병력 1500여 명, 군 헬기 4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및 의료 지원에 나섰다. 산불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병력은 5000여 명, 군 헬기는 총 146대다. 비 소식은 27일에야 예정돼 있다. 하지만 화재 피해가 심각한 경북에는 최대 10mm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상권에는 26일 밤부터 경남 남해안 5∼20mm, 부산 울산 경남내륙과 경북서부내륙 5∼10mm, 대구 경북에 5mm 미만의 비가 예보됐다. 경북과 경남 내륙은 27일 새벽 잠깐 소강 상태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의성=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일단 문화재 위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2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화경당 고택 앞에서 안동시청 관계자가 류세호 씨(74)에게 말했다. 서애 류성룡의 후손인 류 씨는 1797년 지어진 이 고택을 9대째 지켜 왔다. 낙동강 너머 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류 씨는 착잡한 얼굴로 갓집, 함 같은 오랜 유물들을 차로 옮겨 실었다. 그는 “불길이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며 “갑자기 대피 지시를 받고 이웃들과 말도 못 나누고 떠나는 길”이라고 했다.● 청송에서 불에 탄 시신 발견돼이날 오후 7시경 하회마을 주민들은 이미 상당수가 마을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골목엔 남은 주민 몇 명만 불안한 얼굴로 낙동강 너머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동소방서와 예천소방서 소방관 30여 명이 2시간째 전통가옥 지붕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안동시청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60여 명은 주민 대피를 돕느라 마을 곳곳을 뛰어다녔다. 하회마을 주민이자 119의용소방대에서 8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유모 씨(45)는 “여기는 건물들이 다 목조주택이라 불이 한 번 붙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경북 청송군 파천면에서는 불에 탄 60대 여성의 시신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산불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날 오후 경북북부 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재소자 총 3500여 명을 대피시켰다.21일부터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은 경남 하동·진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선 인근 대단지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소화전에 호수를 연결해 직접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북 정읍 소성면 금동마을에서도 산불이 나 주택 13개동을 태웠고 주민 25명이 대피했다. 산불이 커지면서 일부 고속도로와 철도가 통제됐다. 코레일은 중앙선 영주~경주역 간 열차 운행을 멈췄다고 밝혔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나들목(IC)∼영덕나들목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의성나들목∼서안동나들목 구간, 포항~영덕~울진을 잇는 7번 국도도 전면 차단됐다.● 계속 되살아나는 불… 진화대원들 한계국가동원령까지 내린 진화 작전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계속 확산되는 이유는 강풍에 건조한 공기, 고온까지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꺼진 불이 되살아나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의성과 경남, 울주를 삼킨 산불은 갈수록 진화율이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빠졌다.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은 24일 오전 진화율이 65%까지 올랐으나, 25일 오전 다시 54%로 떨어졌다. 산청 산불도 한때 진화율이 90%까지 올랐지만 이후 다시 불이 번졌다. 울주 산불도 25일 오전 98%까지 진화됐으나 오후 들어 불길이 다시 살아나며 진화율이 92%로 후퇴했다. 산불 진화 인력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후 2시경 상주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이 진화 작업 도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국방부는 이날 병력 1500여 명, 군 헬기 4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및 의료 지원에 나섰다. 산불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병력은 5000여 명, 군 헬기는 총 146대다.비 소식은 27일에야 예정돼 있다. 하지만 화재 피해가 심각한 경북에는 최대 10mm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상권에는 26일 밤부터 경남 남해안 5~20mm, 부산 울산 경남내륙과 경북서부내륙 5~10mm, 대구 경북에 5mm 미만이 예보됐다. 경북과 경남 내륙은 27일 새벽 잠깐 소강 상태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온몸이 망가져도 실종자를 가족들에게 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컸습니다. 수많은 동료들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을 대신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제13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해군 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 구조관 한덕수 준위(50)는 지난해 11월 제주 앞바다에서 침몰한 135금성호 실종자를 수색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이 2012년 제정된 이래 SSU 대원이 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년 해양 침몰 사고 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전선에서 생명 구조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한 준위는 1995년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 30년 가까이 심해잠수사로 복무하며 각종 해상 사건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군의 기습 포격에도 마지막까지 조타실을 지켰던 한상국 중사 시신을 수습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 두 달간 잠수를 하며 선체 내부 탐색 임무를 맡아 시신들을 수습했다. 지난해 제주 135금성호 침몰 현장에서도 시신 수습 작업에 나섰다.한 준위는 오랜 세월 잠수 작업을 반복한 탓에 고막이 손상돼 영구 이명(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 판정을 받았다. 그는 올 7월부터는 후방에서 후배 구조관을 지원하는 부서로 옮길 예정이다. 그는 “후배 교육 등을 담당하며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3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대상 1명, 제복상 7명, 위민경찰관상 1명, 위민소방관상 2명, 위민해양경찰관상 1명 등 12명에게 시상했다.“자부심 강했던 경찰” 순직 남편 영상에, 말없이 상패만 바라본 아내보이지 않는 곳서 국민 위해 헌신… 경찰-소방관-군인 등 12명 수상“KF-21 전력화 임무 성공적 마무리”… “국민 위한 일, 소방에 뼈 묻고 싶어”수상자들 담담한 소감… 상금 기부도“우리나라가 만든 전투기가 이제는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고 더 발전할 가능성도 보았다. 시험비행을 하는 내내 뭉클했다.” 공군 최초의 여성 개발시험비행 조종사인 공군 시험평가단 소속 정다정 소령(39)은 ‘제13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자신의 임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소령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실전 배치를 1년 앞두고 무장 시험 등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날 제복상을 수상한 정 소령은 “동료들이 밤낮 가림 없이 안전하게 KF-21을 전력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성공적으로 이 임무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다른 여러 항공기, 전투기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피드백을 줘서 국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상금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제복상을 받은 중부해양경찰청 인천해양경찰서 김상범 경감(51)은 마약 사범 중 마약을 끊으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상금을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시상식장에서 밝혔다. 김 경감은 지난해 8월 서울 반포한강공원 주변에서 잠복한 끝에 국내에 잠입한 캐나다 마약 판매 총책을 검거했고, 이후 12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압수했다. 김 경감은 “마약 사범 중 마약을 끊고 싶어 하는데 전과가 있다 보니 취업도 잘 안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상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자격증 등을 따며 업무시간 외에도 끊임없이 공부한 수상자들도 있었다. 인천 중부소방서 소속 엄민규 소방장(43)은 원활한 구조 활동을 위해 소형선박 조종사,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등 20여 개의 자격증을 땄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것을 계기로 구조 활동에 대해 더 깊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엔 휴가 동안 멕시코에서 사비 1000만 원을 들여 동굴 재난 구조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경기 평택소방서 소속 고건웅 소방위(49)는 화학사고 대응능력 1급과 인명구조사 1급, 화재 대응능력 1급 등 인명 구조와 관련한 각종 자격증을 딴 데 이어 요즘에는 화재 감식 평가 기사 자격증을 위해 틈틈이 공부 중이다. 비번 날에도 로프 구조 동호회 활동을 하며 동료들과 함께 구조 훈련을 하는 등 현장 출동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고 소방위는 “공부를 해야 현장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며 “시민들의 안전은 물론이고 나와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민경찰관상을 수상한 고 김우태 총경(순직 당시 50세)의 아내 신정주 씨(53)는 “남편은 경찰관으로서 자부심이 매우 강했다”며 “남들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열정 가득한 경찰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 총경의 생전 사진들을 담은 영상이 스크린에 상영됐다. 이를 본 신 씨는 “영상을 통해 남편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한동안 말없이 남편의 상패를 들여다봤다. 김 총경이 2023년 7월 경북 문경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경북 예천, 봉화 등에는 역대급 폭우와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김 총경은 한 달간 현장에서 피해 상황을 살피고 복구 작업을 지원했고 그해 9월 과로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순직했다. 신 씨는 “자녀들에게 고민이 생기면 자료도 직접 찾아주는 등 가정적인 아빠였다”며 “아이들도 아빠의 수상 소식을 듣고선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강원 속초소방서 간성소방파출소 소속 고 김영수 소방위(순직 당시 38세)는 2004년 3월 강원 고성군 간성읍 광산리에서 산불 현장에 출동하던 중 소방차 전복 사고로 순직했다. 그의 여동생인 김정숙 씨(51)는 “오빠는 평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수상 소식이 기쁘면서도 오빠가 곁에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이날 수상한 12명의 경찰, 소방관, 군인 중에선 업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은 이들도 있었다. 서울 광진소방서 소속 윤영흠 소방위(52)는 도로에 쓰러진 시민을 구급차에 태우다 추돌사고를 당하는 등 큰 사고를 두 차례 당했다. 윤 소방위는 “두 번이나 큰 사고를 겪은 후 소방관 말고 다른 일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살면서 (소방관만큼) 남한테 도움 줄 수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싶어 소방에 뼈를 묻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소방위는 현재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위민해양경찰관상을 받은 동해해양경찰서 강릉파출소 소속의 강동진 순경(33)도 지난해 9월 발생한 9.77t급 어선 화재 현장에서 배와 배 사이에 발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인대가 손상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요즘도 종종 다친 부위에 통증을 느낀다는 강 순경은 “아프긴 했지만 다리가 완전히 망가진 것은 아니니 구조를 이어갈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대상한덕수 준위(해군 특수전전단)◇제복상정다정 소령(공군 시험평가단)이강하 경위(서울경찰청 동작경찰서)유병률 경감(경기남부경찰청 오산경찰서)엄민규 소방장(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고건웅 소방위(경기소방본부 평택소방서)김홍윤 경정(동해해양경찰청 동해해양경찰서)김상범 경감(중부해양경찰청 인천해양경찰서)◇위민경찰관상故 김우태 총경(경북경찰청)◇위민소방관상윤영흠 소방위(서울소방본부 광진소방서)故 김영수 소방위(강원소방본부 속초소방서)◇위민해양경찰관상강동진 순경(동해해양경찰청 동해해양경찰서)심사위원김진태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우리가 승리했다!”(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측) “법원의 결정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7일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 일대엔 이처럼 상반된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올 1월 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후 안정을 되찾았던 관저 인근이 다시 집회 참가자들의 구호로 메워진 것이다. 관저 앞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일대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벌어졌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구속 취소가 결정되며 탄핵 찬반 양측 집회의 긴장감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 대통령관저-서울구치소에 인파 몰려 이날 오후 7시 대통령관저 인근에는 약 850명 규모(경찰 비공식 추산)의 탄핵 반대 측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관저로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지자들이 집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사실이 알려진 오후 2시 반부터 모이기 시작한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 등을 들고 ‘대통령 석방 만세’ ‘이재명 구속’ 등을 연호했다. 집회 단상에 올라간 한 연사는 “우리가 이겼다. 추운 날 고생한 끝에 드디어 윤 대통령이 석방된다”고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들에게 “봤지? 여기 있는 중국 공안들 각오해라”라며 위협하기도 했다. 관저 앞에선 ‘맞불 집회’도 열렸다. 같은 날 오후 3시 반경 청년 단체인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10여 명은 탄핵 반대 측과 100m 거리에서 ‘내란수괴 구속 촉구 및 중앙지법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윤석열 내란 수괴와 공범들이 구속돼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 중앙지법의 이 결정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대학생 조모 씨는 “절차적 문제로 구속 취소 결정이 나왔는데, 마치 ‘무죄’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구치소 인근에선 마찰도 벌어졌다. 이날 오후 4시 20분경 탄핵 찬성 입장인 한 유튜버가 버스에서 스피커를 켜고 “윤석열 즉각 탄핵하라” “윤석열 파면만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음성을 송출했다. 해당 버스는 탄핵 반대 집회 현장 불과 30m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러자 탄핵 반대 측에서 이 버스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고 위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구치소 앞에는 600명 규모(오후 7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탄핵 반대 측 집회 참가자가 모였다. 이모 씨(62)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동작구 상도동에서 달려왔다”며 “윤 대통령 석방은 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 주말에도 찬반 집회 예고… 충돌 우려에 경찰 긴장 탄핵 찬성과 반대 측 충돌 우려에 경찰 대비도 강화되고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가 결정된 뒤 관저에 배치한 기동대를 기존 8개 부대(500여 명)에서 18개 부대(1100여 명)로 증원했다. 과거 집회가 열렸던 대통령관저 인근 볼보빌딩과 한남초등학교 등에 펜스를 설치하고 인원을 통제하며 충돌을 방지하고 있다. 주말 연이어 대규모 집회들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8일에는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 등 탄핵 찬성 단체가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십자교차로에서 적선교차로에 걸쳐 집회를 진행한다. 이후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탄핵 반대 측인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 역시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각각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5만 명, 여의대로에서 3만 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청은 집회 관리를 위해 전국 시도 기동대에서 총 71개 부대(4260여 명)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 주말 탄핵 찬반 집회가 더욱 격렬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의왕=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고려대가 6일 서울 안암캠퍼스에서 ‘정운오IT교양관’의 준공식을 열었다. 정운오IT교양관은 2019년 한국관광호텔 창업주 고 정운오 회장의 유족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기부한 200억 원으로 건립됐다.이날 고려대는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과 김동원 고려대 총장, 정 회장의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진행했다. 정운오IT교양관은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으로 이어지는 연면적 7443평(2만4605.87㎡) 규모로, 물리 화학 등을 연구하는 건물이다. 정 회장은 1941년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졸업한 후 한국관광호텔을 설립해 운영했다. 정 회장의 유족은 고인이 태어난 지 100년째 되는 2019년 고려대에 기부를 하며 “고인은 모교인 고려대를 정말 자랑스러워했고 자신은 청빈하게 사시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을 후원할 것이라고 늘 말씀했다”고 밝혔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경기 고양시에서 투병 중이던 80대 여성을 살해한 남편과 아들이 한강에 투신한 사건 이후 ‘간병 살인’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간병 살인은 가족이 환자를 오랜 기간 돌보다가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결국 환자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뜻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가족 간병과 관련된 각종 복지제도가 있지만 해당 가족은 아무런 지원을 못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간병에 지쳐… “평소 힘들어해”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80대 여성은 10년 전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다. 최근 건강이 나빠졌고, 거동도 어려워 병상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의 80대 남편과 50대 아들은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일체의 외부 도움 없이 간병을 해왔다고 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해당 가정의 경우 소득 기준 등 검토 결과 긴급돌봄 대상이나 차상위계층 등 해당 사항이 없었다.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변 지인들은 범행을 저지른 남편과 아들이 평소 간병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6일 기자가 만난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사건이 일어나기 12일 전 아들이 수척한 표정으로 내게 ‘어머니가 지병으로 힘들다’고 했다”면서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니 ‘어머님을 끝까지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약 2주 전까지도 어머니를 돌보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후 범행까지 이르는 사이에 간병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과 부담이 극도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간병 살인, 20년 새 연평균 5.6건→18.8건 증가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간병 살인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총 228건 발생했다. 2000년대에는 한 해 평균 5.6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대 들어선 한 해 평균 18.8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월에는 50대 남성이 치매를 앓는 80대 아버지를 8년간 간병해 오다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老老) 간병’ 사례가 많아지면서 간병인의 신체적·경제적 부담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이용자가 적다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 또는 ‘65세 미만이지만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에게 신체활동 지원 등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대상자가 되면 요양보호사나 요양병원 입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용이 제한적이란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 수는 110만 명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의료보장 노인 인구(986만 명)의 약 11% 수준에 그쳤다. 10명 중 9명은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가 선제적 발굴해 가입률 늘려야” 전문가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자격 조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하는 기관과 직원들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보험 수급률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며 “판정 기준을 최대한 일률적으로 만드는 통합 판정 체계를 안착시켜 억울하게 가입에 실패하는 사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판정 기준을 개선해 제도 수혜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 사건의 경우에도 해당 가족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처럼 당사자가 신청하는 방식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직권으로 대상자를 일괄 파악해 지원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보험 등 복지제도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지자체 등에서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가입률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고양=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경기 고양시에서 투병 중이던 80대 여성을 살해한 남편과 아들이 한강에 투신한 사건 이후 ‘간병 살인’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간병 살인은 가족이 환자를 오랜 기간 돌보다가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결국 환자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뜻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가족 간병과 관련된 각종 복지제도가 있지만 해당 가족들은 아무런 지원을 못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간병에 지쳐…“평소 힘들어해”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80대 여성은 10년 전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다. 최근 건강이 나빠졌고, 거동도 어려워 병상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의 80대 남편과 50대 아들은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일체의 외부 도움 없이 간병을 해왔다고 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해당 가정의 경우 소득 기준 등 검토 결과 긴급돌봄 대상이나 차상위계층 등 해당 사항이 없었다.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주변 지인들은 범행을 저지른 남편과 아들이 평소 간병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6일 기자가 만난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사건이 일어나기 12일 전 아들이 수척한 표정으로 내게 ‘어머니가 지병으로 힘들다’고 했다”면서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니 ‘어머님을 끝까지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약 2주 전까지도 어머니를 돌보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후 범행까지 이르는 사이에 간병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과 부담이 극도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간병살인, 20년 새 연평균 5.6건→18.8건 증가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간병살인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총 228건 발생했다. 2000년대에는 한 해 평균 5.6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대 들어선 한 해 평균 18.8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월에는 50대 남성이 치매를 앓는 80대 아버지를 8년간 간병해오다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老老) 간병’ 사례가 많아지면서 간병인의 신체적·경제적 부담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이용자가 적다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 또는 ‘65세 미만이지만 치매 등 노인성질병을 가진 자’에게 신체활동 지원 등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대상자가 되면 요양보호사나 요양병원 입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용이 제한적이란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 수는 110만 명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의료보장 노인인구(986만 명) 약 11% 수준에 그쳤다. 10명 중 9명은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셈이다. ● “지자체가 선제적 발굴해 가입율 늘려야”전문가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자격조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하는 기관과 직원마다 기준이 일관되지 않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보험 수급률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며 ”판정 기준을 최대한 일률적으로 만드는 통합판정체계를 안착시켜 억울하게 가입에 실패하는 사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판정 기준을 개선해 제도 수혜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 사건의 경우에도 해당 가족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혜택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지금처럼 당사자가 신청하는 방식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직권으로 대상자를 일괄 파악해 지원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보험 등 복지제도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지자체 등에서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가입률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경기 고양시에서 80대 아내를 살해한 남편과 아들이 한강에 투신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 12일 전 50대 아들 A 씨가 주변에 “어머님을 끝까지 모시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6일 A 씨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원은 기자와 만나 사건 12일 전인 지난달 20일 A 씨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당시 A 씨는 경비원에게 “어머니가 지병으로 힘들다. 평수가 작은 집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짐이 많아 도와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며 이사 계획을 언급했다. 이에 경비원이 “어머님을 요양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묻자, A 씨는 “(내가) 어머님을 끝까지 모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경비원은 “A 씨가 나이답지 않게 매우 지친 표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비원은 사건 발생 6일 전인 지난달 26일에도 A 씨가 수척한 모습과 표정으로 “책을 어떻게 버려야 하냐”며 물어보기에 걱정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약 2주 전까지도 어머니를 돌보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후 간병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커졌던 것으로 추정된다.평소 경비원들은 A 씨에 대해 “젊은 사람이 많이 힘든 것 같다”며 걱정하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경비원은 “어머니를 좋은 시설로 보낼 수도 있고, 직장이 없더라도 먹고사는 방법이 있는데 왜 이렇게 됐나 싶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경찰에 따르면 A 씨와 그의 부친은 ‘생활고로 인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간병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양=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간병하던 80대 아내를 살해한 뒤 한강에 뛰어든 80대 남편과 그의 50대 아들이 긴급 체포됐다. 이들은 간병으로 인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피해자의 부탁을 받고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령자가 다른 고령자를 부양하는 ‘노(老)노부양’이 늘면서 그에 따른 부담으로 벌어진 ‘간병 살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두 남성은 4일 오전 10시경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후 같은 날 오후 8시 2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한강으로 뛰어드는 등 자살을 시도했다. 이를 목격한 시민이 119에 신고했고, 경찰이 부자를 구조했다. 이들은 구조된 직후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일산서구에 있는 피해자 주거지로 출동한 경찰은 숨진 여성을 발견했다. 현장에 흉기 등 범행 도구는 없었지만, 시신에선 전선에 의한 목졸림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도 의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두 남성은 간병으로 인한 생활고가 범행 동기라고 진술했다. 숨진 여성은 10년 전부터 지병으로 인해 거동이 어려워 휠체어를 타는 등 가족의 부양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거 문제 등이 겹치면서, 부양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범행 직전인 3일 생활고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까지 썼다고 한다. 남편은 또 경찰에 “아내가 질병과 생활고 등으로 힘들어하던 중, (먼저) 죽여 달라고 부탁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고령화에 따른 간병 부담이 원인인 간병 살인이 잦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간병 살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06∼2018년 국내 판결에 따르면 병든 가족을 살해했거나 함께 목숨을 끊은 ‘간병 살인’은 173건에 달한다. 일찍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매해 40∼50건의 간병 살인이 일어난다. 사연을 접한 이웃 주민들은 안타까워했다. 5일 오후 6시 한 주민은 “너무 안타깝다.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양시 관계자는 “해당 가정은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해당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숨진 여성은 신변보호 대상이 아니었고 이들 가족으로부터 들어온 가정폭력 신고 기록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고양=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성폭력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장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장 전 의원은 2015년 11월 부산 한 대학의 부총장으로 있을 때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장 전 의원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를 촬영한 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다. 이후 자신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장 전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보자의 주장은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며 “정국이 엄중한 이 시점에 저에 대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의도와 배경이 궁금하다”라고 밝혔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4일 대부분의 대학에서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이 이뤄지는 가운데 전국 의대 40곳 중 10곳은 수강신청 인원이 전 학년을 통틀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새로 입학한 25학번 신입생들마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수업 거부에 돌입한 모양새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대 수강 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 학년이 수강 신청을 한 명도 하지 않은 의대는 10곳에 달했다. 자료가 대학 이름을 가린 채 제출돼 수강 신청 인원이 0명인 대학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의대는 신입생 수강 신청 기간이 26일 이후에 이뤄져 조사 시점에 반영이 되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존 재학생의 경우 한 명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셈이다. 올해 역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이 10명 이하거나 10명대로 저조한 대학도 6곳이나 있었다. 한 의대는 6명이었고, 나머지 대학은 각각 10명, 11명, 13명, 15명, 16명 등이었다. 각 의대는 3월 첫 주에 추가 수강 신청을 진행하는 만큼 학생들 중 일부라도 수업에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 사이에선 “단체행동에서 처음부터 튀는 건 조심스럽다”며 수업을 듣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출석 일수의 4분의 1 혹은 3분의 1 이상을 빠지면 F학점을 받고 유급이 되는 의대가 많다는 점에서 적어도 3월 말까지는 수업 거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 의대 9곳에서 수강 신청을 마친 의예과 1학년은 852명이었다. 제주대와 전북대는 수강 신청을 한 24학번 1학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산대는 25학번이 아닌 1학년이 수강 신청을 한 경우가 4건에 그쳤다. 한편, 경찰은 연세대 의대생들이 동맹휴학 동참을 압박하고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의 실명 등을 유포한 정황에 대해 교육부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중순부터 연세대 의대 수업 방해 정황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난입 불안감에… 법원, 펜스 치고 강화유리 설치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후 법원이 안전 및 법원 방호 강화 관련 예산을 6억5000만 원 이상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펜스, 출입구 안전장치, 강화필름 등 안전 시설물 설치 예산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사법부를 향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법부를 공격하는 범죄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부지법 난입(올해 1월 19일) 이후 지난달 6일까지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요청한 추가 안전 예산은 총 6억5324만 원이다.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창원지법 등은 강화유리필름, 접이식 펜스, 민원인 검색대 강화 등에 쓸 예산을 요청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이 위협받는 상황을 대비해 타 법원의 보안관리 인원을 차출해 지원하는 ‘긴급상황대응반’ 신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사법부 대상 범죄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법원 같은 국가기관, 헌법기관의 건조물에 침입하고 폭동을 일으키면 정해진 형의 2배까지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시위 몰리는 법원 “철제셔터 3억-출입통제 장치 2억” 예산 요청서부지법 난입 사태이후 불안감… 유리창 강화필름 등 보강 나서보안인력 긴급대응반도 추진… 법원들, 안전 예산 요청 잇달아“검문 강화하고 난입땐 강력 처벌”3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 검은 패딩 차림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 3명이 ‘윤석열 대통령님 석방’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이 법원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12·3 불법 비상계엄 연루자들의 내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 안팎의 긴장 속에 경찰 기동대원들이 정문에서 시위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1월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입 이후 경찰은 기동대 1개 경력을 서울중앙지법에도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현장 기동대원은 “서부지법 난입 이후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더욱 삼엄하게 경비를 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법원들, 강화유리-철제셔터-펜스 비용 요청 서부지법 난입 이후 전국 각급 법원들이 안전 확보 예산을 청구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법원 안팎으로 긴장과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법원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난입 사건 당일인 1월 19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2주간 각급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요청한 시설 강화 예산은 총 6억5324만 원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예산을 요청한 건 서울고등법원이었다. 서울고법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회생법원 청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고법이 받은 예산은 중앙지법과 회생법원에도 투입된다. 특히 중앙지법은 윤 대통령 관련 재판들이 열리고 있어 안전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고법은 이를 위해 철제 셔터 설치에 3억 원, 출입통제 시스템 설치에 2억 원, 건물 유리창 강화필름 시공에 1억 원을 요청했다. 청주지방법원은 청사 1층 강화유리필름 시공에 3200만 원, 창원지방법원은 본관 1층 사법지원상담실 민원대 유리 교체 및 강화유리 시공에 600만 원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접이식 펜스 도입에 1500만 원을 요청했다. 이들 법원이 신청한 철제 셔터, 강화유리필름, 출입통제 시스템, 펜스 등은 모두 유사시 외부인의 난동이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시설물들이다. 실제 서부지법 난입 당시 시위대는 법원 유리창을 깨고 내부에 들어왔다. 일부 법원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전에 이미 청사 강화를 추진해 왔다. 대전고등법원은 검색대 등 장비 교체를 위해 5억1320만6000원가량의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고법 관계자는 “시설 노후 등 이유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인력 투입 ‘긴급상황대응반’ 추진 법원행정처는 법원이 시위대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대비한 ‘긴급상황대응반’ 신설 및 운용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상황대응반은 난입 등 안전 위협이 높은 법원에 인근 다른 법원의 보안관리대 인원을 투입하는 제도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김태업 서부지법원장과의 면담에서도 이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 역시 재판관 개개인에 대한 위협이 커지자 경찰에 대응을 요청해 둔 상태다. 현재 경찰은 헌재 재판관 전원에 대해 출퇴근 전담 경호, 자택 귀가 뒤 112 순찰 강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탄핵심판 선고가 이달 예상되는 가운데, 선고 당일 경찰은 비상근무 단계 중 최상위 단계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청사 시설 보안 강화에서 더 나아가 사법부 등 국가 주요 기관에 대한 폭력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사법부 등에 대한 난입과 훼손 등은 공용 건조물 침입 등 일반 건물과 같이 취급된다”며 “사회 안정 기능을 맡는 법원 등 기관에 대해서는 검문검색과 경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합당한 처벌을 통해 이 같은 폭력 행위가 중대한 잘못임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3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 검은 패딩 차림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 3명이 ‘윤석열 대통령님 석방’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이 법원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12·3 불법 비상계엄 연루자들 내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 안팎의 긴장 속에 경찰 기동대원들이 정문에서 시위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1월 18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입 이후 경찰은 기동대 1개 경력을 서울중앙지법에도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현장 기동대원은 “서부지법 난입 이후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더욱 삼엄하게 경비를 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법원들, 강화유리-철제셔터-펜스 비용 요청 서부지법 난입 이후 전국 각급 법원들이 안전 확보 예산을 청구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법원 안팎으로 긴장과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법원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난입 사건 당일인 1월 19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2주간 각급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요청한 시설 강화 예산은 총 6억5324만 원으로 파악됐다.가장 많은 예산을 요청한 건 서울고등법원이었다. 서울고법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회생법원 청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고법이 받은 예산은 중앙지법과 회생법원에도 투입된다. 특히 중앙지법은 윤 대통령 관련 재판들이 열리고 있어 안전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고법은 이를 위해 철제 셔터 설치에 3억 원, 출입통제 시스템 설치에 2억 원, 건물 유리창 강화필름 시공에 1억 원을 요청했다. 청주지방법원은 청사 1층 강화유리필름 시공에 3200만 원, 창원지방법원은 본관 1층 사법지원상담실 민원대 유리 교체 및 강화유리 시공에 600만 원 요청했다. 대법원은 접이식 펜스 도입에 1500만 원을 요청했다.이들 법원이 신청한 철제 셔터, 강화유리 필름, 출입통제 시스템, 펜스 등은 모두 유사시 외부인의 난동이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시설물들이다. 실제 서부지법 난입 당시 시위대는 법원 유리창을 깨고 내부에 들어왔다. 일부 법원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전에 이미 청사 강화를 추진해왔다. 대전고등법원은 검색대 등 장비 교체를 위해 5억1320만6000원 가량의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고법 관계자는 “시설 노후 등 이유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인력 투입 ‘긴급상황대응반’ 추진법원행정처는 법원이 시위대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대비한 ‘긴급상황대응반’ 신설 및 운용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상황대응반은 난입 등 안전 위협이 높은 법원에 인근 다른 법원의 보안관리대 인원을 투입하는 제도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김태업 서부지법원장과의 면담에서도 이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 역시 재판관 개개인에 대한 위협이 커지자 경찰에 대응을 요청해둔 상태다. 현재 경찰은 헌재 재판관 전원에 대해 출퇴근 전담 경호, 자택 귀가 뒤 112 순찰 강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탄핵심판 선고가 이달 예상되는 가운데, 선고 당일 경찰은 비상근무 단계 중 최상위 단계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전문가들은 청사 시설 보안 강화에서 더 나아가 사법부 등 국가 주요 기관에 대한 폭력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사법부 등에 대한 난입과 훼손 등은 공용건조물침입 등 일반 건물과 같이 취급된다”라며 “사회 안정 기능을 맡는 법원 등 기관에 대해서는 검문검색과 경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합당한 처벌을 통해 이같은 폭력 행위가 중대한 잘못임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후 법원이 안전 및 법원 방호 강화 관련 예산을 6억 5000만 원 이상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펜스, 출입구 안전장치, 강화필름 등 안전 시설물 설치 예산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사법부를 향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법부를 공격하는 범죄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3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부지법 난입(올해 1월 19일) 이후 지난달 6일까지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요청한 추가 안전 예산은 총 6억5324만 원이다.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창원지법 등은 강화유리필름, 접이식 펜스, 민원인 검색대 강화 등에 쓸 예산을 요청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이 위협받는 상황을 대비해 타 법원의 보안관리 인원을 차출해 지원하는 ‘긴급상황대응반’ 신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전문가들은 사법부 대상 범죄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법원 같은 국가기관, 헌법기관의 건조물에 침입하고 폭동을 일으키면 정해진 형의 2배까지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개강을 앞둔 대학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집회는 외부인들이 가세해 폭력 사태까지 빚어지는 바람에 각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중앙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는 3일 오후 2시 일부 대학원생과 외부인 등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탄핵 찬성 측도 오후 1시 30분에 집회를 예고해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외국어대 앞에서 탄핵 찬반 진영이 밤늦게까지 맞불 집회를 벌이다가 탄핵 찬성 집회 측 1명이 경찰을 폭행해 체포됐다. 앞서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연세대 정문, 전남대 정문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고 탄핵에 찬성하는 재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현재까지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대학은 건국대, 부산대 등 10곳이 넘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대학가 집회가 과열되자 재학생들은 소음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들은 “학교까지 극단적 갈등의 축소판이 된 것 같다”면서 사태를 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대학까지 극단적 갈등의 축소판이 된 것 같다”며 “개강이 곧인 만큼 학생 안전을 위해 집회가 열릴 시 외부인 통제를 강화하는 등 관리 대책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주에도 집회가 예고된 대학들이 있어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와 숙명여대 등에서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탄핵 반대 시국선언 연서명을 받는다’는 글이 올라왔고, 한국외대의 한 재학생은 ‘7일에 2차 탄핵 찬성 시국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개강을 앞둔 대학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집회는 외부인들이 가세해 폭력 사태까지 빚어지는 바람에 각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사건 이후 극렬해진 사회 갈등이 대학가까지 확산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중앙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는 3일 오후 2시 일부 대학원생과 외부인 등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탄핵 찬성 측도 오후 1시 30분에 집회를 예고해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외대 앞에서 탄핵 찬반 진영이 밤늦게까지 맞불 집회를 벌이다 탄핵 찬성 집회 측 1명이 경찰을 폭행해 체포됐다. 앞서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연세대 정문, 전남대 정문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고 탄핵에 찬성하는 재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현재까지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대학은 건국대, 부산대 등 10여 곳이 넘는다.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대학가 집회가 과열되자 재학생들은 소음 등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외대 집회 소음이 퍼진 경희대의 경우 학내 게시판에 “도서관에서 공부를 못 할 정도”라는 불만도 올라왔다. 대학들은 “학교까지 극단적 갈등의 축소판이 된 것 같다”며 사태를 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앙대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 중 외부인이 많아 교내 집회는 허가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대학까지 극단적 갈등의 축소판이 된 것 같다”며 “개강이 곧인 만큼 학생 안전을 위해 집회가 열릴 시 외부인 통제를 강화하는 등 관리 대책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주에도 집회가 예고된 대학들이 있어 긴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양대와 숙명여대 등에서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탄핵 반대 시국선언 연서명을 받는다’는 글이 올라왔고, 한국외대 한 재학생은 ‘7일에 2차 탄핵 찬성 시국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