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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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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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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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 뒷심이 곰 뚝심 눌렀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이 열린 1일 대구구장. 경기 전 삼성의 타격 훈련 시간에 팝송 ‘스위트 캐럴라인’이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1969년 닐 다이아몬드가 작곡한 경쾌한 선율의 이 노래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응원가로 유명하다.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는 8회말 공격에 앞서 항상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 아이디어를 낸 선수는 고교 졸업 후 보스턴에 입단했던 삼성 1루수 채태인이다. 그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이 우승하지 않았나. 그 기운을 받기 위해 구단에 이 노래를 틀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결국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최초로 1승 3패에서 시리즈를 뒤집는 기록도 세웠다. 삼성은 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마운드의 효율적인 운용과 타선의 집중력을 발판 삼아 두산을 7-3으로 꺾고 우승했다. 최근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2002년 첫 우승 이후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은 2000년대 최강의 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반면 사상 첫 정규시즌 4위 팀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두산은 먼저 3승을 거두고도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큰 경기 승패는 수비에서 갈린다’는 야구계 격언처럼 이날 승부도 수비 실책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2-2로 동점이던 6회말 삼성의 공격. 1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최형우는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평범한 땅볼을 쳤다. 하지만 두산 3루수 이원석이 포수에게 던진 공이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 정병곤의 오른손을 맞고 뒤쪽으로 흐르는 사이 정병곤은 물론이고 2루 주자 박한이까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계속된 1사 2, 3루 찬스에서 박석민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냈고, 2사 3루에서는 김태완의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끝판대장’ 오승환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고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류중일 감독은 “모든 선수가 MVP다. 이 같은 영광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지만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이다.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 ‘최강 삼성’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는 삼성 외야수 박한이가 선정됐다. ▼ 패장의 말 ▼두산은 하나… 패배자는 없다▽김진욱 두산 감독=프로에서 이기지 못한 건 모두 감독의 책임이다. 투혼을 발휘하며 여기까지 와준 우리 선수들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우리 중 누구 한 명도 패배자는 없다’는 말을 했다. 모든 선수들이 ‘두산 베어스는 하나’라는 마음을 가졌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앞으로 큰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소득이다.대구=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 기자}

    • 201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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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 세인트루이스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

    미국프로야구 보스턴의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38·사진)는 별명이 여러 개 있다. 우선 큰 덩치 때문에 ‘빅 파피’로 불린다. 팀 동료들은 그를 ‘쿠퍼스타운’이라고 부른다. 쿠퍼스타운은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는 도시 이름이다. 그가 기록한 성적으로 볼 때 무난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담았다. 또 찬스에 강한 면모 때문에 ‘미스터 클러치’란 별명도 갖고 있다. 앞으로 그의 이름 앞에는 또 하나의 수식어가 붙을 것 같다. 바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은 31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6-1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밤비노의 저주’(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데서 연유)를 끊고 우승을 차지한 2004년 이후 3번째 우승이자 1903년 첫 우승 이후 통산 8번째 정상이다. 오티스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8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삼진을 1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출루율과 장타력은 각각 0.760과 1.188에 이른다. 1997년 미네소타에 입단한 오티스는 2002년 시즌이 끝난 뒤 발이 느리고 부상이 잦다는 이유로 방출당했다. 당시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이 보스턴이다. 보스턴에서 그는 실력뿐 아니라 인성에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며 정신적인 지주로 자리 잡았다. 오티스는 현역 선수로는 통산 가장 많은 17개의 끝내기 안타를 쳤다. 이 가운데 11개가 홈런이다. 2006년에는 개인 최다인 54개의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개인 통산 성적은 타율 0.287에 431홈런, 1429타점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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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벼랑끝 벼락홈런… 1일 끝장 7차전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올해 한국시리즈는 기존의 상식을 거부하는 시리즈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4위 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4차전까지 1승 3패로 몰리다 5차전 승리로 한숨을 돌린 삼성도 역전 우승을 차지하면 사상 첫 사례가 된다. 0%의 확률에 도전하는 두 팀의 승부는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서 채태인과 박한이의 홈런 2방에 힘입어 6-2로 역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두산이 우승컵을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1회초 선두 타자 정수빈이 삼성 선발 밴덴헐크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때리며 소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 나온 한국시리즈 1회초 선두 타자 홈런이었다. 1-1 동점이던 5회초에는 두산 최준석이 삼성 3번째 투수 차우찬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담장뿐 아니라 경기장까지 넘어가는 장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때린 6번째 홈런이었다. 2001년 타이론 우즈(전 두산)가 세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6개)과 타이 기록이기도 했다. 홈런 2방으로 앞서 나가긴 했지만 두산은 경기 초반 득점 찬스를 번번이 날려버린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2회초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3회초 무사 2, 3루의 황금 찬스에서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나섰던 삼성은 빠른 투수 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선발 투수 밴덴헐크가 오른팔 근육통으로 1이닝밖에 던지지 못하자 선발 요원인 배영수와 차우찬을 각각 2회와 3회에 등판시켰다. 5회부터는 심창민, 권혁, 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도 모두 쏟아 부었다. 투수들이 버텨주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1-2로 뒤지던 6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채태인은 호투하던 두산 선발 니퍼트의 초구 체인지업을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친 그는 6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7회말에는 2사 1, 2루에서 박한이가 역시 니퍼트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6-2로 앞선 9회초 신용운과 조현근에 이어 오승환마저 등판시키는 등 모두 9명의 투수를 등판시켰다. 2사 1, 2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이종욱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한국시리즈 3세이브째를 따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가리는 최종 7차전은 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양 팀의 운명을 좌우할 선발 투수로는 장원삼(삼성)과 유희관(두산)이 각각 등판한다.▼ 양팀 감독의 말 ▼ ▽삼성 류중일=채태인과 박한이의 홈런도 멋있었지만 구원 투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고 싶다. 밴덴헐크가 경기 전부터 근육이 뭉쳐서 투구가 어렵다고 해 배영수를 일찍 준비시켰다. 오승환을 아끼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7차전은 선수를 총동원해 이기겠다. ▽두산 김진욱=초반 찬스를 못 살린 게 결정적 패인이다. 최준석, 오재일이 워낙 좋아서 그 앞에 주자를 두려고 타순 조정을 했는데 잘 안 됐다. 자꾸 1점 홈런만 나오는 게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7차전은 우리가 이길 거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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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 겨울올림픽 D-99… 3연속 톱10 지켜보라

    《 국내 얼음판에는 여왕(女王)과 여제(女帝)가 산다. ‘피겨 여왕’ 김연아(23)와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주인공이다.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30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둘은 언론과 동료 선수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둘은 세계 최정상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어 무난히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단은 이들의 금메달 2개를 포함해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 3대회 연속 종합순위 톱10에 드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     ▼ “발등 아직 아파도 많이 좋아져… 역사에 남을 연기 보여주겠다” ▼‘피겨 여왕’ 김연아‘피겨 여왕’ 김연아(사진)는 올림픽 2연패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7월 소치 겨울올림픽까지 현역 선수로 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유종의 미’를 강조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이어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김연아의 목표는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영원히 남을 작품을 올림픽에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피겨 관계자는 “김연아가 준비하고 있는 프리스케이팅 안무는 지금까지의 안무보다 굉장히 어렵고 힘들다. 이번 작품을 통해 피겨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연기를 펼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아 프리스케이팅 안무의 기본 구성은 지난 시즌과 크게 바뀌지 않지만 연결 동작과 스텝, 스핀에서 고난도의 기술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도 이번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전과 달리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음악의 템포가 빨라 많은 체력이 필요한 것 같다. 완벽하게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 나가기 전에 다른 대회에 출전해 연기를 점검할 계획이다. 김연아는 “12월 중 B급 대회 하나를 골라 출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12월에는 NRW트로피(12월 3∼8일·독일 도르트문트), 자그레브 골든 스핀(12월 5∼8일·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우크라이나 오픈(12월 18∼21일·우크라이나 키예프) 등이 열린다. 김연아는 컨디션과 훈련 일정 등을 고려해 출전할 대회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연아는 “오른쪽 발등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많이 좋아졌다. 트리플 점프도 잘 소화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70% 수준으로 몸 상태를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에게 올림픽은 경쟁자와의 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일 뿐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체중 줄였지만 체력은 그대로… 좋은 기록으로 우승할 겁니다” ▼‘빙속 여제’ 이상화“동기의 눈으로 봤을 때 (이)상화가 꼭 금메달을 따지 않을까 싶네요.”(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저도 상화는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모)태범이도 메달권에 가깝고요.”(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동기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들은 이상화(사진)는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난감한 표정을 짓던 이상화는 “일정상 승훈이와 태범이 뒤에 내가 타게 될 거 같다. 밴쿠버에서처럼 이들이 먼저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이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저도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이상화는 자타공인 소치 올림픽 금메달 0순위다. 여자 500m가 주 종목인 이상화는 지난 시즌 10차례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무려 9차례나 1위로 골인했다. 1월 열린 제6차 월드컵 2차 레이스에서는 36초80으로 세계신기록도 세웠다. 깜짝 금메달을 땄던 2010년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상화는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보다 몸과 정신 모두 레벨이 한 단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밴쿠버 때와 비교해 체중이 5kg가량 줄었지만 체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힘은 그대로 쓰니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올림픽이어서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그래도 지난 시즌을 준비하듯 부담을 내려놓고 준비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모태범에게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힌 그는 “매일같이 운동을 하면서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다. 태범이는 부담 같은 거에 대해 덜 예민한 편이다. 이런 거 저런 거 신경을 잘 안 쓴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화는 다음 달 9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1차 월드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메달 등정에 나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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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일 뒤 소치, 애국가 물결치는 밤

    눈과 얼음의 축제인 소치 겨울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2회째를 맞는 이번 겨울 올림픽은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내년 2월 7일(현지 시간)부터 23일까지 17일간 펼쳐진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까지 대부분의 메달을 쇼트트랙에서 땄던 한국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메달밭 다양화에 성공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세계신기록(228.56점)으로 우승했고,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24·대한항공)과 이상화(24·서울시청)는 남녀 500m를 동반 제패했다. 장거리의 이승훈(25·대한항공)도 1만 m에서 깜짝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차지했다. 현재 추세로는 ‘밴쿠버의 영웅’들이 ‘소치의 영웅’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빙판을 떠났던 김연아는 복귀전이던 지난해 NRW트로피에서 거뜬히 200점을 넘겼고(201.61점),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18.31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오른 발등 부상을 당했지만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올림픽 2연패 전망은 밝은 편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당초 재활에 6주 정도가 소요될 걸로 예상했지만 회복이 빨라 무리 없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아도 “부상에서 많이 회복됐고 점프 훈련도 무리 없이 하고 있다.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도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이 무난해 보인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10차례의 월드컵 레이스 가운데 아홉 번이나 시상대 제일 꼭대기에 섰다. 1월 열린 제6차 월드컵 2차 레이스에서는 36초80으로 세계신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했던 모태범도 3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회복세를 알렸다. 전통적인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는 ‘신성’ 심석희(16·세화여고)의 선전이 기대된다. 심석희는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메달 가능성은 적지만 올림픽에서 기적을 꿈꾸는 종목들도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룬 여자 컬링대표팀(경기도청)은 처음 나서는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아직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남자팀(강원도청)은 12월 예선에서 동반 출전에 도전한다.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프리스타일 모굴 스키의 최재우(19·한국체대)는 설상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재우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며 한국 스키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김호준(23·한국체대)과 알파인 스노보드의 정해림(18·군포 수리고)도 기대주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스키점프 대표팀과 밴쿠버 대회에서 결선에 오르며 선전했던 봅슬레이와 스켈리턴, 루지 등 썰매 종목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따 3대회 연속 톱10에 드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이헌재 uni@donga.com·김동욱 기자}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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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봤지”… 사자가 달라졌다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삼성의 팀 타율은 0.175에 불과했다. 정규시즌의 0.283보다 1할 이상 낮았다. 특히 4차전에서는 4안타의 빈공에 허덕이며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투수들이 아무리 잘 던져도 이기기 힘든 형편이었다. 그런 삼성이 5차전에서 달라졌다. 1회에만 안타 5개를 때리며 3점을 뽑았다. 삼성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을 7-5로 꺾고 2승 3패를 기록했다. “반드시 대구까지 승부를 끌고 가겠다”는 삼성 류중일 감독의 소원도 이뤄졌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달아나면 두산이 따라 가는 형국으로 전개됐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7회까지 이어졌다. 삼성은 1회초 2사에서 채태인이 두산 선발 노경은의 6구째 시속 148km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기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형우 이승엽 박석민 김태완이 4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2점을 보탰다. 두산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4번 타자 최준석이 삼성 선발 윤성환의 5구째 시속 128km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며 첫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은 3회 1사에서 4번 타자 최형우가 솔로홈런을 때려 4-1로 달아났다. 하지만 두산은 3회 1사에서 정수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김현수 최준석의 연속 안타와 오재일의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5회 박석민이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려 다시 리드를 잡았다. 두산도 바로 따라 붙었다. 5회 2사에서 최준석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때린 것. 삼성은 8회초 선두타자 진갑용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 정병곤이 예상을 깨고 강공을 시도한 것이 안타로 이어지며 무사 1, 2루가 됐고, 정형식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전 타석까지 14타수 1안타(0.071)로 부진했던 박한이가 두산의 네 번째 투수 정재훈을 상대로 1루수 옆을 지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두산은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고, 이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삼성의 세 번째 투수 밴덴헐크는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 투수가 됐고, 9회에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자신의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 기록을 ‘10’으로 늘렸다. 삼성은 이날 이번 한국시리즈 팀 최다인 11안타를 때렸고 역시 팀 최다인 7점을 얻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선 팀(1982년 3승 1무 1패 포함)은 어김없이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확률적으로는 100%다. 모처럼 방망이가 터진 삼성은 안방으로 돌아가 0%의 가능성을 뒤집을 수 있을까. 아니면 확률대로 두산이 이겨 ‘사상 첫 정규시즌 4위 우승’이라는 신화를 달성할까. 6차전은 하루를 쉰 뒤 31일 오후 6시 대구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5500명의 입장해 한국시리즈 36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 일단 (홈인) 대구로 갈 것이라고 팬들께 약속한 걸 지켜서 기쁘다. 그리고 드디어 타선이 터졌다. 4차전까지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선수들이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8회 무사 1루에서 정병곤에게 초구에 번트 사인을 냈는데 수비수들이 전진한 걸 보고 본인 판단으로 강공으로 전환해 안타를 친 게 결정적인 승인이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 1회초부터 3실점을 하면서 팀 분위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걱정했는데 우리 선수들도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면서 잘해준 것 같다. 여러 차례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까지 가지 못하면서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되니까 6차전에서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승건 why@donga.com·이헌재 기자}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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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 WS 4차전서 세인트루이스 꺾고 2승2패

    3차전에서 끝내기 주루 방해로 허탈하게 패하며 1승 2패로 몰렸다.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클레이 벅홀츠는 어깨가 좋지 않아 구속과 구위가 모두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모든 상황이 보스턴 레드삭스에 불리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이 수염이 더부룩한 조니 곰스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보스턴은 28일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1 동점이던 6회 터진 곰스의 좌월 3점 홈런을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 6회초 타석에 들어선 곰스는 세인트루이스 2번째 투수 세스 매네스의 몸쪽 높은 싱커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보스턴은 4-2로 앞선 8회 선발 투수 존 래키를 셋업맨으로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다. 9회말 등판한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월드시리즈 첫 세이브를 따냈다. 보스턴은 선수단 대부분이 수염을 기르고 있다. 지구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가 장발 및 수염을 금지하는 것과 차별성을 두고 동료들의 유대의식을 기르기 위한 방편이다. 양 팀의 5차전은 29일 오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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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클 두산 “KS우승 1승 남았다”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확률로 따지면 0%다. 그렇지만 ‘미러클’(기적)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두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산이 사상 최초 정규시즌 4위 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적을 눈앞에 두게 됐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투수 이재우의 눈부신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삼성을 2-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든 두산은 1승만 더하면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된다. 두산은 이미 2001년 한 차례 기적을 일으킨 바 있다. 그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이긴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을 4승 2패로 꺾었다. 그때부터 ‘미러클 두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선 팀(1982년 3승 1무 1패 포함)은 어김없이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확률적으로는 100%다. 이날 선발 투수의 무게감에서는 삼성이 앞섰다. 두 차례의 팔꿈치 수술을 거쳐 재활에 성공한 이재우는 시즌 5승에 그쳤지만 삼성 선발 배영수는 올해 14승을 올리며 세든(SK)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1회부터 배영수를 세차게 몰아붙였다. 1사 후 정수빈이 1루수 앞 번트 안타로 출루한 것이 시작이었다. 후속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4번 타자 최준석이 왼쪽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쳐내며 간단히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경기 초반 2점의 리드는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점수차였지만 이재우의 깜짝 호투는 두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재우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3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 존 내 외곽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으로 막강 삼성 타선을 5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8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2회 2사 1, 3루에서 이지영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3회 2사 만루에서는 박석민을 삼진 처리하는 등 고비마다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5회 정병곤-배영섭-김태완 등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운 것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재우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삼성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정현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2사 2, 3루에서 진갑용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2005년 10월 18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잠실구장에서 치른 모든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패했던 두산은 길었던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9연패의 늪에서도 벗어났다. 양 팀의 5차전은 2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양팀 감독의 말 ▼▽김진욱 두산 감독 야수가 부족한 상황이라 경기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는데 허경민이 잘해 줬다. 선발 이재우도 훈련할 때 악소리가 나게 던지는 걸 봤다. 정말 독하게 마음먹고 던져줬다. 3차전에서 지고 나서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가 됐다.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이다.▽류중일 삼성 감독 초반부터 밀리면 안 될 것 같아 차우찬을 빨리 투입했다. 잘 던졌지만 타선이 불발이었다. 9회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 높은 볼에 방망이가 나갔다. 5차전 타순은 조금 다른 카드를 꺼낼 것이다. 총력전을 펼쳐 대구에서 6, 7차전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 기자}

    • 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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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커룸]코치 실수로… 유희관, 어처구니없는 강판

    “완봉이나 한 번 해줬으면 좋겠네요.”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27일 잠실구장.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선발 투수 유희관(사진)이 어느 정도 버텨줬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기대 반 농담 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왼손 투수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들어 에이스급 활약을 펼쳐왔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만을 내줬고,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7이닝 1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날 유희관은 채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못 던져서 그런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의 착각 때문에 어처구니없이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던 유희관이 4회초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정명원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로 올라왔다. 문제는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으로 한 점을 내준 1사 만루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최형우가 홈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자 두산 포수 최재훈이 나광남 구심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러자 김진욱 감독이 달려 나왔고, 강성우 배터리코치는 최재훈을 달래기 위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이때 최재훈은 유희관에게 다가갔고 강 코치도 엉겁결에 마운드에 올랐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한 이닝에 코칭스태프가 두 번 마운드에 올라오면 무조건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유희관이 계속 마운드에 있었다고 해서 두산이 경기에서 이겼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일찌감치 교체되면서 안 그래도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이 대거 등판해야 했다. 이날의 해프닝이 남은 시리즈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만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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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끈 삼성… 불 끈 오승환

    ‘끝판 대장’ 삼성 오승환의 등장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렸다.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두산의 4번 타자 최준석을 2루 땅볼로 처리하더니 홍성흔과 양의지를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틀 전 자신의 올 시즌 최다 이닝인 4이닝을 던지고도 연장 13회초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아 패전의 멍에를 썼던 오승환은 그제야 굳게 다문 입을 열고 웃었다. 안방에서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던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이 한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삼성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필승 계투조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을 3-2로 눌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연승한 경우는 16차례 있었는데 초반 열세를 뒤집고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가져간 것은 2007년 SK가 유일했다. 당시 상대는 두산이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00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시작한 한국시리즈 잠실경기 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1, 2차전과 달리 선취점부터 삼성의 몫이었다. 1, 2회 연속 1사 이후 2루타를 때리고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던 삼성은 4회초 선두타자 박석민의 2루타와 최형우의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이승엽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한이가 유격수 땅볼을 때려 점수를 얻었다. 병살타성 타구였지만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공을 한 번 놓친 게 삼성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추가하며 2-0을 만들었다. 삼성의 7회 3번째 득점도 상대 수비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한이가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도루로 3루를 밟은 뒤 두산의 세 번째 투수 홍상삼의 폭투 때 홈을 밟아 승부를 갈랐다. 삼성 선발 장원삼의 호투에 눌려 6회까지 2안타에 그쳤던 두산은 0-3으로 뒤진 7회 1사에서 홍성흔의 솔로 홈런과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이어진 1사 1루에서 2차전의 영웅 대타 오재일이 3루수 파울 플라이, 김재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로 2승을 거뒀던 장원삼은 삼진 3개를 솎아내며 6과 3분의 1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장원삼에 이어 안지만(7회)-차우찬(8회)-오승환(9회)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기대를 모았던 두산 선발 유희관은 코칭스태프의 착각 탓에 4회 2사에서 원치 않는 강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5500명의 관객이 찾아 한국시리즈 3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4차전은 2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7회 박한이 3루 도루 결정적” ▼▽류중일 삼성 감독=홍성흔한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선발 장원삼이 최고의 피칭을 했고 구원 투수들인 안지만 차우찬 오승환도 너무 잘 던져줬다. 7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박한이가 3루 도루에 성공해 폭투 때 홈을 밟은 게 결정적이었다. 1, 2차전에 비해 오늘 좀 더 나아졌고 4차전에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잠실구장에서 워낙 잘했고, 우승 축배도 들어본 만큼 남은 경기도 기대된다.▼ “큰 경기 차분하지 못해 아쉬움” ▼▽김진욱 두산 감독=우리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했는데 다들 잘 해줬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따라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등판시키는 등 소득도 적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서는 흥분하기보다는 차분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선발 유희관이 빨리 강판하게 된 것도 우리가 조금 흥분했기 때문에 나온 실수였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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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주도 대표팀 승선… 삼남매 소치행 보인다

    “동생 (박)승희가 어제 초콜릿과 편지를 주면서 ‘편하게 타라’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부모님이 한시름 놓으셨을 것 같아요.”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열린 2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여자 1000m에서 5위(1분20초99)로 골인해 국가대표에 뽑힌 박승주(23·단국대)는 눈시울을 붉혔다. 박승주는 전날 500m에서도 1, 2차 합산 79초67로 4위에 올라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월드컵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박승주의 두 동생 박승희(21·여·화성시청)와 박세영(20·단국대)은 올해 4월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이미 통과했다. 한창 치러지고 있는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고 있어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겨울 올림픽에서 메달도 유력하다. 이날 맏이인 박승주가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소치 올림픽에서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삼남매가 함께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지막 관문은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시리즈다. 4차례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랭킹 20위 안에 들거나 타임 랭킹(20위권 밖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 16위 안에 포함되면 소치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국가별 쿼터는 4장이라 한국 선수 5명 가운데 4위 안에도 들어야 한다. 남자스피드스케이팅의 터줏대감 이규혁(35·서울시청)도 대표팀에 승선하며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뒀다. 이규혁은 이날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1초83을 기록하며 모태범(24·대한항공·70초86), 이강석(28·의정부시청·71초66)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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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창용 “18년 기다린 ML데뷔… 마운드 오른 순간 덤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신인 선수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이라 불리는 신고식이다. LA 다저스 류현진(26)도 영화 ‘고스터 버스터’에 나오는 마시멜로 맨으로 분장하는 신고식을 치렀다. 시카고 컵스의 신고식은 더 민망했다. 시즌 막판 방문경기를 위해 이동할 때 신인 선수들은 여장(女裝)을 했다. 그것도 란제리 차림으로 비행기와 버스를 타야 했다. 버스는 호텔 도착 100m 앞에 선수들을 내려줬고, 이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섹시한(?) 자태를 뽐낼 수밖에 없었다. 올해 37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루키’ 임창용(컵스)도 그 자리에 있었을까. 나이가 많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컵스 선수단은 임창용이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뛴 베테랑이라는 이유로 신고식에서 열외를 시켜줬다.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창용은 “신고식을 시켰다면 거절 못했을 것이다. 나이 많은 게 좋을 때도 있더라”며 웃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다 임창용은 2002년 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65만 달러라는 초라한 금액을 제시받고 꿈을 접어야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활약한 그는 거액을 뿌리치고 올해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했다. 프로 데뷔부터 따지면 18년, 2002년부터 세면 11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올해 6월 25일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싱글A(7월 13일), 더블A(7월 25일), 트리플A(7월 27일)를 거쳐 9월 5일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렇게 고대하던 첫 등판은 어땠을까. 9월 8일 밀워키와의 방문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임창용은 “허탈했다”고 했다. “전날까지 정말 설레고 흥분됐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내가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기다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한 달가량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 “괴물은 하이라이트에만 있다” 임창용은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괴물’을 봤다고 했다. 어떤 투수는 100마일(시속 161km)짜리 공을 씽씽 뿌려댔다. 임창용은 “가장 빠른 공은 166km까지 나왔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게 뭔지 아나. 타자가 그 공을 때려 홈런으로 연결시켜 버리더라. 대체 이런 선수들이 왜 마이너리그에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야구를 계속 경험하면서 그들에게는 2%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임창용은 “빠른 공을 가진 투수는 제구가 안 됐고, 힘 좋은 타자는 정확성이 부족하더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TV를 보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홈런을 펑펑 치지 않나. 그런데 막상 경험해보니 잘 치는 장면을 모은 TV 하이라이트에서만 그런 거였다. 한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팀에 1, 2명만 조심하면 된다. 오히려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올해 임창용은 겨우 6경기에 등판했다. 주로 패전처리로만 나섰기 때문에 승리와 패전, 세이브도 없다. 평균자책점은 5.40이다. 임창용은 “올해 몸상태는 70% 정도였다. 세게 던져도 팔꿈치에 통증이 없는 게 고무적이다. 올겨울 관리를 잘하면 내년에는 더 잘할 자신이 있다. 류현진, 추신수(신시내티) 등 잘하는 후배들한테 맞출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은 올해도 시속 150km대의 직구를 종종 던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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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하태평 투수 홍상삼 있기에 두산도 태평가

    두산 투수 홍상삼(23·사진)은 뇌 구조가 궁금한 투수다. 9일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홍상삼은 1-0으로 앞선 8회 말 넥센 공격 2사 2루 박병호 타석에서 포수 머리 위로 하이볼을 던졌다. 고의4구 작전이라 포수 양의지가 바깥쪽으로 빠져 일어나 있었는데도 그 위로 공을 던진 것이다. 계속된 1사 3루에서는 원 바운드 폭투로 동점을 내줬다. 홍상삼은 후속 강정호 타석 때 또 한 번 폭투를 범해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의 1이닝 3폭투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이날 결국 2-3으로 역전패했다. 보통 투수였다면 심각한 ‘멘털 붕괴’에 빠질 만했다. 그런데 다음 날 운동장에서 만난 홍상삼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상삼이는 원래 ‘단순’ 그 자체다. 그 정도 일에 흔들리는 선수가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만약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면 홍상삼은 ‘천하의 역적’이 될 뻔했다. 하지만 두산은 2연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홍상삼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LG와의 서울 라이벌전에서 홍상삼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16일 열린 1차전 3-2로 앞선 7회말 등판한 홍상삼은 3이닝 동안 1개의 안타도 맞지 않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며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도 해프닝이 있었다. 7회 1사 후 윤요섭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두산 김진욱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LG 관중석에서는 “홍상삼”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이 교체를 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LG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졌다. 누가 봐도 자존심이 상할 만했고 마음의 상처가 될 만했다. 하지만 홍상삼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경기 후 그는 “(LG 관중들의 반응을) 예상했었다. 정규 시즌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고 했다. 홍상삼은 19일 3차전에서도 3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비록 1표 차로 유희관에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내줬지만 MVP급 맹활약이었다. 두산 벤치가 이렇게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을 보이는 홍상삼을 중요한 순간 기용하는 이유는 바로 힘 있는 구위 때문이다. 150km대의 직구에 낙차 큰 포크볼은 정상급 타자도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다. 두산 관계자는“만약 150km의 공을 던지다 맞으면 다른 투수들은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지만 상삼이는 155km를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던진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삼성은 올해 홍상삼에게 큰 아픔을 준 팀이다. 홍상삼은 6월 7일과 8일 삼성전에서 연이틀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한 투수가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을 맞은 건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트라우마가 생길 만하지만 홍상삼은 여전히 개의치 않는다. ‘홍상삼’이기 때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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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역발상 공 주문 윤요섭 있잖아”

    SK를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포수 박경완에 대해 “우리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올 시즌 개막전 LG가 하위권으로 평가받은 이유 중 하나는 포수가 약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 LG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경력으로 보나 이름값으로 보나 다른 팀의 백업 포수 수준인 포수들이 LG 투수들을 팀 평균자책점 1위(3.72)로 이끈 것. 윤요섭(사진) 현재윤 최경철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윤요섭의 급성장은 모든 사람의 기대를 넘어섰다. 불과 2년 전까지 오른손 대타 요원이었던 그가 올해 일약 주전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윤요섭에 대해 “상대 전력분석팀이 분석을 포기한 선수”라며 “포수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전혀 생각지 못한 볼 배합을 한다. 벤치에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역발상 시도가 잘 통했다”고 말했다. 실제 윤요섭은 2사 2루에서 상대 4번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벤치가 정면승부를 지시한 5번 타자마저 거르는 볼 배합을 하기도 했다. LG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언젠가 박경완이 그 같은 볼 배합을 하는 걸 봤다. 신참이 그렇게 하니 상대는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모든 타자를 세밀하게 연구하는 윤요섭의 노력이 뒷받침돼 있다”고 말했다. 윤요섭은 16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로 마스크를 썼다. 1회초부터 야수 실책 등이 겹치며 2점을 내줬지만 이후 안정적인 리드를 선보이며 무난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윤요섭의 리드 속에 선발 투수 류제국은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 향후 LG 안방을 책임질 주전 포수 윤요섭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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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광 점퍼 대구까지” “목동 환호 잠실까지”

    2연패 뒤 3연승이란 드라마를 쓰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두산에는 영광만큼 상처도 많이 남았다. 3차례의 연장전과 역시 3번의 끝내기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났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게 ‘잠실 라이벌’ LG 때문이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5일 두산은 LG와 ‘순위’를 걸고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였다. 경기 초반 홈런 두 방으로 앞서 가던 두산은 6회 이병규(9번)에게 역전 결승타를 얻어맞아 2-5로 패했다. 4위로 밀린 두산은 넥센과 5차전까지 가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고 2위 LG는 편안하게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었다.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열리게 된 LG와 두산의 ‘더그아웃 시리즈’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5일 경기에서 이병규에게 결승타를 허용한 두산 투수 유희관은 “그날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설욕의 기회라 생각한다. 두 번 실수는 없어야 한다. 이번엔 꼭 이병규 선배님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처하는 이병규의 자세는 쿨∼했다. “나는 (희관이에게) 지더라도 팀이 이기된 된다.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 두산 주장 홍성흔도 올해 타격왕(0.348)을 차지한 이병규를 가장 주의할 타자로 꼽았다. 홍성흔은 “예전 포수를 할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병규 형은 첫 타석에 안타를 치면 한 경기에 3, 4안타를 기본으로 쳤다. 첫 타석부터 봉쇄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또 홍성흔은 “가장 최근 LG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2000년에는 막강 타선으로 승리(시리즈 전적 4승 2패)했다. 당시와 달리 올해는 빠른 발과 중장거리포가 잘 갖춰져 있다. 당시 기억을 많이 떠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병규는 “솔직히 당시 기억이 잘 안 난다.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는 습관이 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플레이오프를 새롭게 기억하고 싶다”고 맞받았다. 상대의 기선을 제압할 1차전 선발로 LG는 류제국을, 두산은 노경은을 각각 예고했다. 올해 12승 2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한 류제국은 팀 내에서 승률이 가장 좋다. 5일 경기에서도 7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노경은은 올해 10승 10패에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니퍼트와 유희관이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등판해 두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은 유니폼을 입고 나온 반면에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한 LG 선수단은 ‘가을 야구’를 상징하는 ‘유광 점퍼’를 착용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올해 정규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은 8승 8패로 동률이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양 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이헌재·박민우 기자 uni@donga.com}

    •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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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대표 방망이 거듭난 ‘공포’ 병호

    한 해 반짝했다면 운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2년 연속이라면 실력으로 인정해야 한다. 넥센의 오른손 거포 박병호(27)가 ‘대한민국 4번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타율 0.290에 31홈런 105타점의 맹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박병호는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타율 0.317에 37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2년 연속 MVP가 유력하다. 박병호는 8,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한국 대표 4번 타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포스트시즌 첫 출전임에도 8일 1차전 1회부터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2차전에서는 초반 3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8회 볼넷에 이어 연장 10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2경기 동안 9번 타석에 들어서 5차례나 출루해 출루율은 0.556에 이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차전 홈런에 대해 “내가 봐도 대단했다. 니퍼트의 공이 워낙 빨라(시속 150km) 타이밍이 좀 늦었다. 그런데 이 공을 힘으로 밀어냈다. 스윙 궤적이 그만큼 좋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대개의 타자들은 공을 앞에서 때려야 홈런이 나온다. 그런데 박병호는 워낙 좋은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보니 중간이나 뒤에서 때린 공도 홈런으로 만들어낸다. 스윙 스피드와 부드러움을 볼 때 좋았을 때의 이승엽(삼성)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현대와 삼성 등에서 뛰며 328홈런을 기록한 왕년의 오른손 거포 심정수(은퇴)와의 비교에서도 박병호의 손을 들어줬다. 현역 시절 명타자로 활약했던 해설위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0홈런 타자인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타격을 보면 스윙을 하는 순간 중심을 뒤쪽으로 옮기는 걸 볼 수 있다. 늦었다 싶은 타이밍에서도 제대로 공을 때려내는 이유는 바로 중심이동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역 시절 ‘캐넌 히터’로 불렸던 김재현 SBS-ESPN 해설위원은 “니퍼트를 상대할 때 공을 몇 개 보고난 후 곧바로 짧은 스윙으로 전환하더라. 투수에 따라 리듬감을 찾아가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은퇴하기 전 박병호와 함께 넥센에 몸담았던 이숭용 XTM 해설위원은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성실함에 좋은 마인드까지 갖췄다. 당장 내년부터 40, 50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선수다. 심정수는 주로 당겨 치는 스윙으로도 2003년에 53개의 홈런을 쳤다. 밀어서도 홈런을 칠 수 있는 박병호는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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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김지수… 넥센 ‘끝내기 시리즈’

    박병호(넥센)를 빼놓고는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를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7일 미디어데이부터 박병호는 두산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두산이 2점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선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은 김진욱 두산 감독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르겠다”고 했다. 두산 주장 홍성흔도 “구장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에서는 박병호를 걸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다. 타율 0.317에 37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득점(91점)과 장타력(0.602) 등 4개 부문 1위다. 아무리 그렇다 쳐도 두산 선수들이 박병호에게 느끼는 공포심은 지나친 데가 있어 보였다.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박병호는 홈런은커녕 안타도 한 개 못 쳤지만 연장 10회 3-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주루 센스와 깔끔한 수비 실력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이 컸다. 0-1로 뒤지던 8회말 넥센의 공격. 2사 2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두산 벤치는 고의4구 작전을 썼다. 포수 양의지는 일찌감치 바깥쪽으로 빠져 일어나 있었다. 그런데 투수 홍상삼은 거짓말처럼 초구를 양의지의 머리 뒤로 넘겨 버렸다. 피치아웃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폭투가 나온 틈을 타 2루 주자 서건창이 3루를 밟았다. 이어 홍상삼이 던진 2구째는 원 바운드 폭투가 됐고 넥센은 힘 한 번 쓰지 않고 1-1 동점을 만들었다.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홍상삼은 강정호 타석 때 다시 한 번 폭투를 범해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의 1이닝 3폭투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됐다. 2-2 동점이던 10회에는 지난해 20도루를 기록한 박병호의 발이 빛났다. 선두 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박병호는 1사 후 김지수 타석 때 끊임없이 도루 시도를 하며 투수 오현택을 괴롭혔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오현택의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틈을 타 박병호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연장 10회초 대수비로 들어온 무명 선수 김지수의 천금 같은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박병호는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후 “박병호의 존재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병호는 연장 10회초 수비 때는 2사 1, 2루에서 이종욱의 안타성 타구를 막아내기도 했다. 넥센도 이날 9회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송구 미스로 어이없이 실점하고,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고전했으나 두산 선수들이 더 많은 실수를 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전날 이택근의 9회말 끝내기 안타에 이어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둔 넥센은 2승을 먼저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양 팀의 3차전은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11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이헌재·황규인 기자 uni@donga.com▼ “박병호 존재감 빛났다” ▼▽염경엽 넥센 감독=선발 밴 헤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타격에서는 상대 선발 유희관의 제구력과 강약 조절 페이스에 말려 어려움을 겪었다. 박병호의 존재감 때문에 폭투가 나왔다. (끝내기 안타를 친) 김지수는 그거 하나로 올해 연봉값을 다했다. 4차전 안에 끝냈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된다면 하루라도 더 쉬는 게 중요하다. 내일 잘 쉬고 3차전에 나서겠다.▼ “3차전 타순 변화 고민” ▼▽김진욱 두산 감독=선발 유희관이 잘 던져 줬지만 중반 이후 결정적일 때 나오지 말아야 할 실책이 나왔다. 선수들이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시즌 중에도 넥센 밴 헤켄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타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중심 타선인 3∼5번이 부진하다.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제 타격이 나오는데 좋은 타순을 고민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3차전에 변화를 주겠다.}

    • 20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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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서도 이대호, 저기서도 이대호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경기 전 오릭스 선수들은 자신들의 사인을 빼곡히 쓴 종이 한 장을 이대호(31·사진)에게 선물했다. 그 종이 한가운데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대호 상(さん·존칭), 내년에도 함께 우승을 노려 봅시다.” 이대호는 8일부터 시작되는 라쿠텐과의 시즌 마지막 방문 3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순위가 결정된 마당이라 코칭스태프가 배려를 한 것이다. 오사카에 남은 이대호는 신변을 정리한 뒤 15일경 귀국한다. 헤어지기에 앞서 동료 선수들이 이대호와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깜짝 이벤트를 통해 전달한 것이다. 경기 후 일본 언론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대호는 “동료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다. 단, 조건이 맞는다면”이라고 답했다.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이다. 이미 일본 언론들을 통해 이대호의 몸값은 올해(2억5000만 엔)보다 1억 엔 오른 3억5000만 엔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년 계약을 하면 7억 엔이다. 올해 연봉을 기준으로 할 때 일본프로야구 전체 6위에 해당하는 높은 금액이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몸값은 오른 게 아니라 깎인 걸로 볼 수 있다. 2년 전 계약 당시 이대호의 연봉은 2억5000만 엔이었지만 계약금 2억 엔이 따로 있었다. 총액으로는 이번과 똑같은 2년간 7억 엔이다. 당시 환율로는 109억 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7억 엔은 77억 원이 조금 넘는다. 무려 30억 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이대호의 거취를 둘러싼 변수도 많다. 8일자 스포츠호치는 믿을 만한 4번 타자 부재로 고전한 소프트뱅크가 이대호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이 직접 말한 것이라 신뢰할 만하다. 이대호는 또 예전부터 기회가 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려 보겠다고 말한 터라 조건만 맞는다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할 수도 있다. 이대호는 7일까지 팀이 치른 141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303에 24홈런, 91타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뛴 2년간 팀의 4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친 터라 올겨울 그의 거취가 더욱 관심을 모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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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종 女양궁 국가대표팀 감독 대회중 쓰러져 이틀째 의식불명

    세계양궁선수권에 출전한 신현종 한국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 감독(53·사진)이 대회 중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6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신 감독은 4일 터키 안탈리아의 파필론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체 프랑스와의 8강전을 지휘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신 감독은 이틀이 지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신 감독이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감독은 7일 한국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남아 정밀 검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신 감독이 경기장 환경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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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 F1, 이번이 끝?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포뮬러 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체커 플래거(모든 경주가 종료됐음을 알리는 흰색과 검은색 체크무늬 깃발)’ 논란 속에서 안타까운 현주소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당초 조직위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 등장시키기로 점찍은 ‘체커 플래거’는 섹시스타 A 씨(여)였다. 그런데 올해 과감한 프로야구 시구 이후 인기가 급상승한 A 씨는 조직위의 제안을 바쁜 일정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대회 첫날이자 연습주행일인 4일이 되어서야 여성 4인조 아이돌그룹 씨스타가 체커기를 흔든다고 발표했다. 이 그룹은 6일 결선 후 특별공연을 가질 예정이라 일정상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대회 주관사인 F1 매니지먼트(FOM)가 인지도가 부족하다며 반대하자 F1 조직위는 6일 오전 최용석 경기위원장을 ‘체커 플래거’로 변경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최 위원장으로는 격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경기 시작 후인 오후 3시가 넘어 박준영 전남지사로 다시 ‘체커 플래거’를 급변경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F1 조직위와 FOM의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1700억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낸 F1 조직위는 매년 개최권료 인하를 요구하면서 FOM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에 FOM도 내년 한국 대회 일정을 4월로 잠정 결정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F1을 열겠다는 나라가 줄을 선 FOM의 처지에선 아쉬울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외신에서는 올해 대회가 사실상 F1이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결선에서는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사진)이 5.615km의 서킷 55바퀴(총길이 308.63km)를 1시간43분13초701에 달려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이후 3년 연속 한국 대회 우승이다. 우승 포인트 25점을 보탠 페텔은 시즌 랭킹 포인트 272점으로 4년 연속 F1 종합 우승 가능성을 더 높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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