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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귀국길에 올랐다. 대표팀은 28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지난달 2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위해 한국을 떠난 지 38일 만의 귀환. 소속팀 복귀를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김남일(톰 톰스크)을 제외한 허정무 감독(사진) 등 코칭스태프와 나머지 22명의 태극전사는 홍콩을 경유해 29일 오후 5시 50분 한국에 발을 디딜 예정이다. 대표팀은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끝낸 다음 날인 27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면서 귀국 준비로 하루를 보냈다. 선수단 전체가 함께한 마지막 저녁식사에는 모든 선수, 임원이 맥주로 건배하며 고생했던 서로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의 가족과 모두 함께 식사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좀 아쉽다”며 “오랜 기간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여러분과 함께한 그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우리가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코칭스태프와 음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귀국 직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귀국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국내파들은 K리그를 준비하고 유럽파들은 휴식을 취한 뒤 7월 초 출국할 계획이다. 개편된 대표팀은 8월에 다시 소집돼 9월 7일 이란과, 10월 12일에는 일본과 평가전을 갖는다. 남아공에 입성할 때 4t에 이르던 대표팀 수하물은 해상 수송으로 한국에 보내질 예정이다. 입국 때 무게가 초과돼 3만2000유로(약 4700만 원)를 지불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가스버너를 비롯한 주방기구와 라면 등 부식, 전기장판, 의약품은 남아공 현지에서 축구 꿈나무를 키우는 임흥세 감독과 한인회에 전달됐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6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을 지켜본 많은 외국 기자는 한국 취재진에게 “졌지만 환상적인 경기였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섭게 성장한 한국 축구에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축구 강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강인한 체력 바탕으로 상대 압도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체력적인 면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은 세계 강호들과 맞서면서도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강철 체력을 밑거름으로 한국은 남아공에서도 결실을 봤다.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세계 강호들과 맞서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경기를 지배했다. 상대보다 많이 뛰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피지컬트레이너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체격과 체력으로 세계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은 나이지리아보다 더 나았다.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우루과이와의 16강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슈팅 수(한국 15개, 우루과이 14개)와 볼 점유율(한국 54%, 우루과이 46%)에서 모두 앞섰다. 한국은 총 596번의 패스를 시도해 424번 성공하며 71%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우루과이가 434번의 패스 중 268번(62%) 성공한 것보다 무려 9%포인트 높다. 체력의 바로미터인 선수들이 뛴 거리도 한국은 우루과이를 압도했다. 한국은 교체선수 2명을 포함해 13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10만8369m를 뛰었다. 우루과이는 14명의 선수가 10만6575m를 뛰었다. ○ 자신감이 가장 큰 자산이청용(볼턴)은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메시를 안 무서워하는데 오히려 코칭스태프들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스타다. 하지만 선수들은 “똑같은 선수일 뿐”이라며 오히려 주위의 반응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이 1-4로 졌지만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의 반응은 “해볼 만했다”였다.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한국은 B조 3개국에 비해 저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박지성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계에 큰 사고를 치겠다”고 말했다. 이청용, 기성용(셀틱) 등은 아르헨티나전 패배, 나이지리아전 무승부에도 담담한 얼굴로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 강국들을 맞아 대등하게 싸웠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선수들은 그 누구를 만나도 지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이번 대회에선 당시 직접 뛴 선수도 있지만 한국의 4강 신화를 보면서 월드컵의 꿈을 키운 선수가 많다.이제 축구 유망주들은 꿈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일 월드컵 키드’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빛을 발했듯이 ‘남아공 키드’들이 새로운 월드컵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포트엘리자베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다시보기=태극전사들 빗속 눈물바다, 대한민국-우루과이 경기 하이라이트}
"한국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26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우루과이의 16강전을 지켜본 많은 외국 기자들은 한국 취재진들에게 "졌지만 환상적인 경기였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섭게 성장한 한국 축구에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축구 강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런 배경에는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체력과 체격에서 뒤지지 않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 압도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체력적인 면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은 세계 강호들과 맞서면서도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강철 체력을 밑거름으로 한국은 남아공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세계 강호들과 맞서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상대보다 많이 뛰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는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체력과 체격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이런 점들에서 나이지리아보다 더 나았다. 나도 깜짝 놀랬다"고 말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슈팅수(한국 15개, 우루과이 14개)와 볼 점유율(한국 54%, 우루과이 46%)에서 모두 앞섰다. 한국은 총 596번의 패스를 시도해 424번 성공하며 71%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우루과이가 434번의 패스 중 268번(62%) 성공한 것에 비해 무려 9%가 높다. 체력의 바로미터인 선수들의 뛴 거리도 한국이 우루과이를 압도했다. 한국은 교체선수 2명을 포함해 13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10만 8369m를 뛰었다. 우루과이는 3명의 교체 선수를 포함해 14명의 선수가 10만 6575m를 뛰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자산 이청용(볼턴)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메시를 안 무서워하는데 오히려 코칭스태프들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스타다. 한국 선수들은 주눅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똑같은 선수일 뿐"이라며 오히려 주위의 반응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이 1-4로 크게 졌지만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의 반응은 "해볼 만했다"였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한국은 B조 3개국에 비해 저평가를 받았다. 상대팀들을 한국보다 한수 위로 보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박지성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계에 큰 사고를 치겠다"고 말했다. 이청용, 기성용(셀틱) 등은 아르헨티나전 패배, 나이지리아전 무승부에도 담담한 얼굴로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 강국들을 맞으면서 대등하게 싸웠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선수들은 그 누구를 만나도 지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이번 대회에선 당시 직접 뛴 선수도 있지만 한국의 4강 신화를 보면서 월드컵의 꿈을 키운 선수가 많다. 이제 축구 유망주들은 꿈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일 월드컵 키드'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빛을 발했듯이 '남아공 키드'들이 다시 한번 월드컵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포트엘리자베스=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환호로 보냈던 16일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남아공 월드컵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대표팀은 4월 29일 예비명단 30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월드컵 일정을 시작했다. 5월 10일 명단 발표 뒤 처음으로 선수들을 파주 대표팀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했다. 16일에는 출정식과 함께 에콰도르와 친선경기를 가져 2-0으로 이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3일 뒤인 22일 대표팀은 한국을 떠나 월드컵을 위한 긴 장도에 들어갔다. 24일 일본 대표팀과의 친선전에서도 2-0으로 이긴 한국은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로 다음날 떠났다. 오스트리아에서 대표팀은 훈련과 함께 두 차례의 평가전을 가졌다.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아쉽게 0-1로 졌다. 이어 6월 4일 열린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월드컵 본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0-1로 패했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은 묵묵히 앞으로 전진했다. 스페인과이 평가전 다음날인 5일 결전의 땅인 남아공에 대표팀은 당도했다. 바로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 여장을 푼 대표팀은 훈련을y소화하면서 조별리그 첫 경기인 그리스와의 경기를 준비했다. 대표팀은 12일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7분 터진 이정수(가시마)의 선제골과 후반 7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쐐기골로 2-0으로 이겼다. 허 감독으로서는 원정 경기에서 얻은 첫 한국인 감독으로서의 승리였다. 다음 상대는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 중의 하나인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17일 열린 아르헨티나전에서 박주영(AS 모나코)의 자책골로 기선을 잡히며 1-4로 대패했다. 16강 진출이 멀어보였다. 하지만 대표팀 누구하나 16강 진출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23일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맞아 대표팀은 2-2로 비기며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었다. 온 국민은 환호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8강 진출의 길목인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8강 진출을 다음으로 미뤘다. 대표팀은 경기 다음날인 27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돌아간다. 27일 하루 간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이 피로를 푼 다음 대표팀은 28일 요하네스버그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 29일 오후 5시 5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에서 선전을 한 태극전사를 위해 공항에서 환영식을 열 계획이다. 선수들은 각자의 팀 사정에 맞춰 팀에 복귀하거나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해외파들도 소속팀의 리그에 맞춰 며칠간 한국에서 쉬다가 출국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포트엘리자베스=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사진)의 출사표를 사자성어로 풀어본다면 호언장담(豪言壯談)이 아닐까. 타바레스 감독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우루과이는 강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25일 남아공 킴벌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우리는 어떤 팀과 맞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우루과이가 한국을 꺾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타바레스 감독은 용병술과 전술 운용 능력이 탁월해 우루과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자신이 사령탑을 맡았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다시 우루과이를 16강에 올려놓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은 확실한 공격 패턴을 몇 가지 갖고 있지만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바레스 감독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를 마친 다음 날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가 담긴 비디오를 구해 선수들과 함께 기본적인 분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은 조직력과 체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저항하는 능력을 가진 팀인 것 같다”고 말했다.킴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을 뛰어난 팀으로 만드는 것은 박지성이다.”한국축구대표팀과 26일 16강전을 갖는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이 ‘최고의 경계 선수’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꼽았다. 미드필더 에히디오 알레발로(페나롤)는 25일 전지훈련지인 킴벌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과 친선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몇몇 선수를 알고 있다. 특히 박지성은 우리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루과이의 핵심 공격수인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도 박지성을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상대팀 선수-취재진들 “경계대상 1호” 한목소리박지성이 주목할 선수로 꼽힌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나고 경계해야 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열이면 열 박지성을 언급한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그리스의 핵심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는 한국과의 경기 전 “박지성이 가장 위협적인 선수이며 공격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두 번째 상대였던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는 “수비수들에게 어떻게 박지성을 봉쇄해야 할지 이야기했다. 박지성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만장했던 아르헨티나가 유일하게 언급한 선수가 박지성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들도 마찬가지다. 오직 박지성만을 언급하며 한국이 16강은 물론이고 그 이상까지 바라볼 수 있는 이유로 “박지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멀티플레이어로 세 경기서 32.7km 질주… 두 경기서 MVP박지성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했다. 한 골(그리스전)만 기록했지만 팀에 대한 기여도는 그 누구보다 높다. 모든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그리스전, 나이지리아전에서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됐다. 특히 박지성은 포지션에 연연하지 않고 그라운드의 모든 장소를 누빈다. 보통 왼쪽 미드필더로 세 경기에서 박지성이 뛴 거리는 무려 32.7km.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이 뛰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최고 시속 30.02km로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한국 선수 중 세 경기에서 한 번도 박지성과 패스를 주고받지 않은 선수가 없다. 이영표(158회), 이정수(140회), 김정우(138회)에 이어 박지성은 112회의 패스를 동료들과 주고받으며 공격과 수비에서 한국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킴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후방에서부터의 이어지는 순간적인 공격을 조심하라.’ 한국 축구대표팀과 26일 16강전에서 맞붙는 우루과이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우루과이는 A조에서 프랑스(0-0), 남아공(3-0), 멕시코(1-0)를 상대로 2승 1무(승점 7점)를 기록하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3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알바로 페레이라(포르투), 디에고 고딘(비야 레알),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흐체), 마우리시오 빅토리노(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로 구성된 포백을 선보였다. 남아공전과 멕시코전에서는 4-4-2 전형을 4-3-3 전형으로 바꾸면서 포백 라인에도 변화를 줬다. 오른쪽과 왼쪽 풀백에 각각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 호르헤 푸실레(포르투)를 기용했다. 이들 포백 라인은 미드필더들과 연계해 협력수비를 펼치며 프랑스와 멕시코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무실점의 수비진에 비해 4득점에 그친 공격력은 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우루과이의 약점이 보인다. 바로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다. 짧은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남미식 축구가 아니라 긴 패스를 이용해 상대방 후방을 노리는 공격이 많다. 그만큼 연결 정확도가 떨어진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긴 패스가 73개, 중간 패스가 227개였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같은 강팀은 긴 패스가 보통 40개 미만인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다. 남아공전(긴 패스 70개, 중간 패스 239개), 멕시코전(긴 패스 98개, 중간 패스 378개)도 마찬가지다. 평균 6, 7차례 패스 연결을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역습 형태의 공격을 선호했다. 3경기 평균 패스 성공률은 65.75%로 좋은 편이 아니다. 긴 패스의 성공률은 49%로 더 떨어진다. 공격이 막히면 한쪽으로만 공격하는 경향도 보였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틴 오른쪽 대신 왼쪽으로만 100% 공격을 시도했다. 남아공, 멕시코전에서도 측면 공격을 주로 하고 중앙공격은 미미했다. 한국으로서는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가 양쪽 풀백과 연계를 잘한다면 우루과이의 공격을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등 세 명의 공격수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 공격을 주도하는 것은 포를란뿐이다. 조별리그 통틀어 팀 내 공격수 가운데 유일하게 10km 이상을 뛴 포를란은 후방에서 이어지는 긴 패스를 받아 마무리하는 패턴을 보였다. 카바니와 수아레스는 수비를 분산시키고 포를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킴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후방에서부터의 이어지는 순간적인 공격을 조심하라.' 한국 축구대표팀과 26일 16강전에서 맞붙는 우루과이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우루과이는 A조에서 프랑스(0-0), 남아공(3-0), 멕시코(1-0)를 상대로 2승 1무(승점 7점)를 기록하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3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알바로 페레이라(포르투), 디에고 고딘(비야레알),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체), 마우리시오 빅토리노(우니베르시다드)로 구성된 포백을 선보였다. 남아공전과 멕시코전에서는 4-4-2 전형을 4-3-3 전형으로 바꾸면서 포백 라인에도 변화를 줬다. 오른쪽과 왼쪽 풀백에 각각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 호르헤 푸실레(포르투)를 기용했다. 이들 포백 라인은 미드필더들과 연계해 협력수비를 펼치며 프랑스와 멕시코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무실점의 수비진에 비해 4득점에 그친 공격력은 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우루과이의 약점이 보인다. 바로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다. 짧은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남미식 축구가 아니라 긴 패스를 이용해 상대방 후방을 노리는 공격이 많다. 그만큼 연결 정확도가 떨어진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긴 패스가 73개, 중간 패스가 227개였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같은 강팀은 긴 패스가 보통 40개 미만인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다. 남아공전(긴 패스 70개, 중간 패스 239개), 멕시코전(긴 패스 98개, 중간 패스 378개)도 마찬가지다. 평균 6, 7차례 패스 연결을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역습 형태의 공격을 선호했다. 3경기 평균 패스 성공률은 65.75%로 좋은 편이 아니다. 긴 패스의 성공률은 49%로 더 떨어진다. 공격이 막히면 한 쪽으로만 공격하는 경향도 보였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전에서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틴 오른쪽 대신 왼쪽으로만 100% 공격을 시도했다. 남아공, 멕시코전에서도 측면 공격을 주로 하고 중앙공격은 미미했다. 한국으로서는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가 양쪽 풀백과 연계를 잘 한다면 우루과이의 공격을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등 세 명의 공격수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 공격을 주도하는 것은 포를란뿐이다. 조별리그 통틀어 팀 내 공격수 가운데 유일하게 10km 이상을 뛴 포를란은 후방에서 이어지는 긴 패스를 받아 마무리하는 패턴을 보였다. 카바니와 수아레스는 수비를 분산시키고 포를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킴벌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나이지리아에 0-1로 끌려가던 전반 38분 이정수(가시마)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정수를 향해 모이던 선수들은 중앙선 근처로 가더니 정성룡(성남)이 서 있는 골문을 향해 나란히 섰다. 이어 선수들은 양팔을 앞으로 내밀어 좌우로 흔들며 ‘아이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정성룡은 환하게 웃으며 모처럼 밝은 웃음을 지었다. 이번 대회 중에 아빠가 된 정성룡을 위한 준비된 세리머니였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A매치 131경기 출전에 빛나는 이운재(수원)가 무난히 골문을 지킬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이운재가 K리그와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세대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꾸준히 준비를 하며 기다린 정성룡은 그 대안으로 떠올랐고 결국 이운재 대신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골문을 지켰다. ‘만년 2인자’의 자리에서 한국축구의 대표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정성룡은 2008년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지만 ‘아시안컵 음주파문’으로 대표팀을 떠났던 이운재가 복귀하면서 다시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5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이었다. 이운재를 제치고 첫 선발로 출전한 정성룡은 큰 키(190cm)를 이용한 안정적인 공중볼 처리와 눈부신 선방으로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정성룡은 조별리그 1차전인 그리스와의 경기에 출전하면서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25세) 선발 출전 골키퍼가 됐다.더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다시보기=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 대한민국-나이지리아 경기 하이라이트}

절묘한 프리킥으로 ‘자책골 악몽’ 날린 박주영“부담 갖지 말라고 주위서 많이 도와줘 마음고생 털어내”“실수 만회하는 모습… 경기 통해 보여주려 준비 많이 했다”축구 경기에서 최악의 상황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페널티킥 실축이다. 페널티킥이 성공할 확률은 약 82%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타들도 가끔 페널티킥을 실축할 때가 있다. 실축을 하게 되면 팀의 사기는 곤두박질친다.또 다른 하나는 자책골이다. 자책골은 팀의 사기는 물론이고 실점이라는 큰 상처를 팀에 안긴다. 월드컵대회에서 자책골을 넣고 살해위협을 받은 경우도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미국과의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귀국한 뒤 살해를 당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박주영(AS 모나코)도 최악의 상황을 맞았었다.○ 월드컵 본선 첫 골이 자책골박주영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부터 부동의 공격수였다. 2008년 허정무호가 출범한 뒤 박주영은 예선 12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다. 허 감독은 일찌감치 박주영을 공격수로 찜하고 그와 호흡을 맞출 파트너를 고르는 데 주력했다. 그만큼 대표팀에서 박주영의 존재는 크기만 했다. 전문가들도 한국의 본선 첫 골의 주인공으로 박주영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염기훈(수원)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첫 골의 주인공은 박주영이 아니었다. 이정수(가시마)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골을 넣으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 때 박주영의 득점포는 침묵했다. 그리고 악몽의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박주영은 원톱으로 한국의 공격을 책임졌다. 몇 번의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아르헨티나의 수비에 막혔다. 잘 풀리지 않았던 공격보다 더한 악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반 17분 아르헨티나의 프리킥 기회에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한국의 문전으로 공을 올렸다. 골문 바로 앞에 있던 박주영은 앞에 있던 선수들 때문에 시야가 가려 공이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날아간 공은 박주영의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박주영은 예기치 않았던 절망적인 상황에 그만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첫 골을 자책골로 장식했다. ○ 악몽 떨치고 월드컵 스타로 도약축구 천재가 악몽을 떨쳐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박주영은 23일 나이지리아와의 B조 3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4분 페널티 지역 왼쪽 밖에서 키커로 나섰다. 오른발로 낮게 감아 찬 슛은 상대 수비벽을 비켜 간 뒤 그대로 골문으로 향했다. 철벽 방어를 자랑하는 빈센트 에니에아마(텔아비브)가 몸을 날렸지만 공이 지나간 뒤였다. 골이 들어가자 박주영은 그동안의 부담과 울분을 토하듯 힘차게 사자후를 토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주영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의 자책골에 대해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실수를 했지만 마음고생은 경기 다음 날 털어냈다. 주위에서 부담을 갖지 않게 많이 도와줬다”며 “실수는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축구 천재는 시련이 있었지만 결코 실망을 시키지는 않았다. 더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박주영(AS 모나코), 차두리(프라이부르크), 김남일(톰 톰스크).세 선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남아공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 B조 세 경기를 본 축구팬이라면 '아!' 하고 눈치를 챘을지도 모른다. 바로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한국의 뼈아픈 실점에 빌미가 된 선수들이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뒤 56년 만에 처음으로 원정 대회에서 16강 무대에 올랐다. 이런 쾌거가 가능했던 것은 선수들과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노력도 있었지만 이 가운데 선수들만의 '실수 매니지먼트'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태극전사들은 누가 실수를 하더라도 탓하지 않고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감싸주며 더욱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프리킥을 막다 자신의 발에 맞고 자책골을 헌납했다. 차두리는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문전 앞에서 방심하다 상대 공격수를 놓쳐 선제골을 내줬다. 김남일도 마찬가지로 무리한 수비를 하다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들이 만약 이후 제대로 된 경기운영을 하지 못했다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생각지도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들이 빨리 실수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동료 선수들의 위로와 격려 때문이었다.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대패한 뒤 이청용(볼턴)은 박주영에 대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누가 자책골을 넣고 싶어서 넣은 것도 아니지 않나"며 적극적으로 감쌌다. 이영표(알 힐랄)도 "운이 없어 공이 맞은 것 뿐이다.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기성용(셀틱)은 오히려 자기의 잘못 때문에 박주영이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내가 좀더 잘 했어야 했는데 미안했다"고 밝혔다.김남일은 "오늘 특히 힘들었다. 솔직히 나의 판단 실수였다.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반칙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박)주영이가 '형 괜찮아요'라고 해준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됐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들 외에도 단 한명의 선수도 실수를 저지른 선수들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취재진들을 만난 선수들은 실수를 저지른 선수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하나같이 격려하고 더욱 따뜻하게 감싸줬다.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은 선수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동료의 실수도 자신의 실수인 것처럼 아파하고 보듬어 준 하나 된 팀이었기에 가능했다.더반=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박지성=2002년 때는 막내여서 선배들만 따라갔다. 이번에는 주장을 맡으면서 당시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깨달았다. 처음부터 16강을 목표로 나섰고 마침내 남아공 땅에서 달성했다. 나는 물론 모든 선수가 원정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깨달았다. 어려움을 이겨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대패하면서 국내 분위기자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 종료 휘슬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다. 16강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 조별 리그를 마치고 나니 집중력이 필요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교훈을 얻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집중력을 잃을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그런 면을 인지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긍정적이다. ▽박주영=대회를 마칠 때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새 목표를 향해 도전하겠다. 마음고생은 경기 다음날 털어냈다. 주위에서 부담을 갖지 않게 많이 도와줬다. 감독 등 코치진도 개의치 말라고 했다. 실수는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프리킥 때 공이 가려 보이지 않았다. 골 그물이 출렁여 그제야 알았다.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 염기훈이 전반 한 번씩 프리킥을 찼는데 킥을 할 때 상대 골키퍼가 움직이더라. 내가 다시 프리킥을 할 때 염기훈에게 살짝 움직여달라고 했다. 우리가 비기는 것도 좋지만 이겨야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다. 멈추지 말고 계속 도전하겠다. 한걸음 한 걸음 새 목표에 도전하겠다. ▽차두리=저승사자를 보고 지옥에서 돌아온 기분이다. 첫 번째 실점에서 실수했는데 실수 후 경기 전체를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며칠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많은 일들로 걱정이 많았고 실수 후에 경기에 집중하고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기지 못했지만 16강에 올라가 기쁘다. ▽이영표=우리가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말자고 경기 전에 이야기했다. 실제로 경기에서 먼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잘한 것 같다. 페널티킥 상황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김남일도 자기 역할을 잘 했다. 상대도 우리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는 분위기였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더 많이 경기를 지배했다. 어떤 경기를 했는가보다 16강에 올라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정성룡=아르헨티나전을 마치고 나서 인터넷에 뜬 기사를 모니터했다. 항상 하는 일이다. 잘못한 점이 있으면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는 이길 수도 패할 수도 있다. 경기장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16강은 단판 승부인데 골키퍼의 역할이 중요하다. 승부차기의 노하우에 대해 이운재 형과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도 칼루 우체가 페널티킥을 찰 줄 알고 연구를 했는데 야쿠부 아이예그베니가 나왔다. 벤치를 쳐다보니 아무 말도 없었다. 하던 대로 했지만 막지 못했다. 최근 아내가 낳은 아기를 많이 보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기성용=오랜만에 많이 뛰어서 그런지 후반에 쥐가 났다. 일단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써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고생이 많았다. 박주영 형이 아르헨티나 전에서 자책골을 넣었지만 그건 내가 상대 선수를 마크를 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이번에 어시스트를 많이 했는데 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이나 감독님이 믿어준 것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었다. 이제는 200여개 나라 중 16위 안에 우리가 들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8강을 목표로 잘된 점과 나쁜 점을 다 파악해 준비를 잘하겠다.더반=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30분간 몸을 푸는 시간에 좀처럼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는다. 23일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B조 3차전. 허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풀러 그라운드에 들어간 뒤 조금 있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라운드에 들어갈 수 있는지 경기 관계자에게 묻는 듯 하더니 곧장 벤치에 앉았다. 선수들도 몸을 풀다 허 감독을 알아보고 선수들끼리 눈짓을 보내기도 했다. 허 감독은 훈련 시간이 뒤에야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허 감독은 자꾸 목이 타는지 침을 삼켰다. 긴장한 표정이 완연했다. 전반 1분 이청용(볼턴)이 문전으로 쇄도하다 미끄러지자 벤치에 앉아있던 허 감독은 벌떡 일어났다. 초초한 표정으로 이청용을 바라봤다. 앞으로 다가가려다 경기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 뒤 허 감독은 벤치에서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허 감독은 이영표(알 힐랄)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선수들이 벤치 쪽으로 물을 마시러 오면 말을 걸며 작전 지시를 내렸다. 전반 12분 칼루 우체(알메리아)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벤치 기둥 기댄 채 가만히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자리에 앉을까 말까 잠깐 서성이다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표정은 더욱 굳어있었다. 허 감독이 처음 웃은 것은 전반 38분 이정수(가시마)의 만회골이 터졌을 때. 앞으로 훌쩍 나와 주먹을 불끈 쥐고 환하게 웃었다. 1-1로 전반을 마치자 허 감독은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는 기성용(셀틱)과 이영표의 등을 두드린 뒤 뒤를 따랐다.후반에도 허 감독은 다시 웃었다. 후반 4분 박주영(AS 모나코)이 추가골을 넣자 코칭스태프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후반 24분 나이지리아가 페널티킥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자 그대로 등을 돌리며 벤치로 돌아갔다. 자신을 위한 듯 박수를 쳤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후반 34분 오바페미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에 의한 결정적 실점 위기를 벗어나자 허 감독은 안도의 표정보다 화난 표정을 지었다. 경기가 끝날 무렵 나이지리아에게 위협적인 슈팅이 몇 차례 나오자 허 감독은 정해성 코치 옆에서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리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허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긴 하루였다.더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1-4로 진 뒤 “선제골을 갑작스럽게 허용한 뒤 준비한 전술(선수비 후역습)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사령탑이 경기에서 패한 뒤 가장 많이 한 말이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졌다”는 것이었다.○ 선제골 넣고도 역전 당한 경기는 단 2경기 이번 월드컵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각 팀의 2차전이 끝난 21일 현재 조별리그 32경기가 열리면서 총 64경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32경기 중에서 선제골을 넣고 이긴 경기는 20경기나 된다. 이 가운데 1점 차로 이긴 경기는 9경기. 선제골의 여세를 몰아 2점 차 이상의 완승을 거둔 경기가 11경기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비긴 경기는 7경기다. 반면 선제골을 넣은 뒤 패한 경기는 단 2경기다. 이 중 나이지리아와 그리스의 B조 2차전에선 나이지리아가 1-0으로 앞서다 사니 카이타가 퇴장당해 수적으로 불리해지면서 뒤집혔다. 선제골을 내준 불리함을 딛고 ‘진정한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E조 덴마크가 카메룬을 2-1로 꺾은 경기가 사실상 유일하다. 나머지 3경기는 0-0의 무득점 경기.○ 선제골 허용 뒤 모험적 전술이 패인 한국은 4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3승 2무 2패)을 제외하면 원정 월드컵에서 1승 5무 9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선제골을 넣은 경기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전(1-3 역전패)이 유일하다. 이길 수도 있었지만 하석주의 퇴장으로 선제골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봤을 때도 선제골은 그만큼 중요하다. 선제골의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술적 유리함으로 설명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각 팀이 최소 3가지 종류의 전술을 준비하고 나온다. 선제골은 그 시나리오의 첫 단추”라며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준비했던 작전을 제대로 펼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도 “먼저 실점한 팀은 전술적 제한을 받는다. 반면 선취 득점한 팀은 훨씬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며 “전술 제한을 받는다는 것은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한 전술을 버리고 위험을 감수하게 되면서 다시 실점의 위기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3경기를 모두 진다면 북한에 돌아가 문책을 당하나요?” 20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앞두고 북한 축구대표팀 김정훈 감독이 기자회견을 했다. 보통 경기 전날 감독 기자회견에선 선수 기용과 전술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북한의 기자회견은 달랐다. 외국 기자들은 북한이 경기에서 전패할 경우 귀국 뒤 문책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과거 북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탄광이나 수용소 등에 보내졌다는 소문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외국 기자들의 축구 외적인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명의 북한 선수가 없어졌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북한에서도 월드컵을 볼 수 있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기자회견뿐만이 아니다. 16일 브라질과의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국제축구연맹(FIFA) 측 미디어담당관이 “정치적인 질문은 하지 마라”고 나서기까지 했다. 외국 기자들은 “누가 북한 대표팀 선수 선발을 결정하는가” “훈련 공개 여부 결정은 누가 하는가” 등을 질문했다. 당황한 김 감독이 미디어담당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북한 공격수 정대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2경기를 치른 현재 북한의 이미지는 바뀌었을까.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끝난 뒤 한 외국 기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0-7로 져서 북한 선수와 감독이 혹시 한국에 망명 신청을 하는 것은 아닌가요?”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32개국이 출전한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 경기마다 개성 있는 응원전 열기도 뜨겁다. 응원과 경기 관전 모습도 나라마다 다양한 색깔을 내고 있다. 저마다 특색 있는 응원 문화를 살펴봤다.○ 여기가 바로 우리 안방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잉글랜드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은 흡사 이들 국가의 홈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이유는 경기장 곳곳에 걸어놓은 플래카드 때문이다. 경기장을 뒤덮을 만큼 많은 플래카드가 내걸린다. 상대팀의 응원석에도 자국을 응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어놓아 TV 화면만 보면 모든 관중이 한 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비칠지 모른다.○ 우리 모두 다함께 한국, 일본, 북한 응원단은 응원 리더들의 구호에 맞춰 단체 응원을 펼친다. 미리 준비된 구호와 응원가 등을 부르며 비록 응원단 수에서는 밀리지만 함성과 기세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은 북, 북한은 짝짜기 같은 응원 도구를 이용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외국인에게는 특이하게 비치기 때문에 취재진의 카메라가 집중되기 마련이다. 똑같은 색상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기본이다. ○ 부부젤라로 뒤덮다 개최국 남아공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은 바로 옆 사람의 말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다. 아프리카의 응원 도구인 부부젤라의 소음 때문이다. 경기 전에 귀마개를 나눠주기도 한다. 남아공 응원단 가운데 열에 아홉은 부부젤라를 쥐고 있다. 이들이 한꺼번에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리 탓에 경기장의 선수들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다.○ 금강산도 식후경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경기가 열리는 날 경기장 매점은 항상 줄이 길게 서 있다. 맥주와 과자, 핫도그 등을 먹기 위한 응원단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매점을 찾기 때문이다. 이들은 응원을 하면서도 한 손에는 맥주, 또 한 손에는 핫도그를 쥐고 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1-4로 진 뒤 "선제골을 갑작스럽게 허용한 뒤 준비한 전술(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사령탑들이 경기에서 패한 뒤 가장 많이 한 말이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졌다"는 것이었다. ●선제골 넣고도 역전 당한 경기는 단 2경기 이번 월드컵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각 팀의 2차전이 끝난 21일 현재 조별리그 32경기가 열리면서 총 64경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32경기 중에서 선제골을 넣고 이긴 경기는 20경기나 된다. 이 가운데 1점 차로 이긴 경기는 9경기. 선제골의 여세를 몰아 2점 차 이상의 완승을 거둔 경기가 11경기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비긴 경기는 7경기다. 반면 선제골을 넣은 뒤 패한 경기는 단 2경기다. 이 중 나이지리아와 그리스의 B조 2차전에선 나이지리아가 1-0으로 앞서다가 사니 카이타가 퇴장을 당해 수적으로 불리해지면서 뒤집혔다. 선제골을 내준 불리함을 딛고 '진정한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E조 덴마크가 카메룬을 2-1로 꺾은 경기가 사실상 유일하다. 나머지 3경기는 0-0의 무득점 경기. ●선제골 허용 뒤 모험적 전술이 패인 한국은 4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3승 2무 2패)을 제외하면 원정 월드컵에서 1승 5무 9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선제골을 넣은 경기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 리그 1차전 멕시코전(1-3 역전패)이 유일하다. 이길 수도 있었지만 하석주의 퇴장으로 선제골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봤을 때도 선제골은 그만큼 중요하다. 선제골의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술적 유리함으로 설명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각 팀들이 최소 3가지 종류의 전술을 준비하고 나온다. 선제골은 그 시나리오의 첫 단추다"며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왔어도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준비했던 작전을 제대로 펼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도 "먼저 실점한 팀은 전술적 제한을 받는다. 반면 선취 득점한 팀은 훨씬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며 "전술 제한을 받는다는 것은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한 전술을 버리고 위험을 감수하게 되면서 다시 실점의 위기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3경기를 모두 진다면 북한에 돌아가 문책을 당하나요?"20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앞두고 북한 축구대표팀 김정훈 감독이 기자회견을 했다. 보통 경기 전날 감독 기자회견에선 선수 기용과 전술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북한의 기자회견은 달랐다.외국 기자들은 북한이 경기에서 전패할 경우 귀국 뒤 문책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과거 북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탄광이나 수용소 등에 보내졌다는 소문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외국 기자들의 축구 외적인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명의 북한 선수가 없어졌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북한에서도 월드컵을 볼 수 있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이날 기자회견뿐만이 아니다. 16일 브라질과의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국제축구연맹(FIFA) 측 미디어 담당관이 "정치적인 질문은 하지 마라"고 나서기까지 했다. 외국 기자들은 "누가 북한 대표팀 선수 선발을 결정하는가", "훈련 공개 여부 결정은 누가 하는가" 등을 질문했다. 당황한 김 감독이 미디어 담당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경기장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외국 기자들이 한국 취재진을 향해 던지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축구는 관심사가 아니었다. 최근 북한의 정치 상황과 왜 한국이 북한을 응원하는지 등에 관심을 보였다. 북한 공격수 정대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북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온 그로선 북한에 대한 외국 기자들의 선입견을 알고 그런 발언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2경기를 치른 현재 북한의 이미지는 바뀌었을까.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끝난 뒤 한 외국 기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0-7로 져서 북한 선수와 감독이 혹시 한국에 망명 신청을 하는 것은 아닌가요?"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44년 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 오랜만에 세계 축구 무대에 선 그들의 모습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승리의 신은 그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북한이 2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0-7로 완패했다. 16일 브라질전 1-2 패배에 이어 2패를 기록한 북한은 25일 코트디부아르와의 3차전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북한에 이번 경기는 특별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5로 진 뒤 44년 만에 복수를 꿈꿨다.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는 “포르투갈만큼은 꼭 이겨 44년 전 패배를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훈 감독도 “그때의 아쉬움을 풀었으면 한다”며 승리를 갈망했다.브라질과의 첫 경기는 체감온도 영하의 날씨 속에서 치러졌고 이날은 전반 내내 소나기가 내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포르투갈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북한 선수들은 결정적인 기회에서 공이 빠르게 흐르면서 슛 기회를 번번이 날리고 말았다. 응원단도 마찬가지다. 브라질전에서 90% 이상이 브라질 응원단이었다면 그린포인트 경기장도 온통 포르투갈 응원단으로 가득했다. 앞뒤 좌우의 포르투갈 응원 속에서 북한 응원단 80여 명이 외롭게 “이겨라, 이겨라”를 외칠 뿐이었다.이날 북한은 브라질전 때와 마찬가지로 수비를 두껍게 하고 최전방에 정대세를 세우는 5-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전형과 선수 모두 같았지만 북한은 브라질전보다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포르투갈 공격수들이 공을 몰고 북한 진영으로 들어오면 7명의 수비가 촘촘히 서는 것은 같았다. 북한이 공격할 때는 정대세를 비롯해 문인국, 박남철, 홍영조가 모두 공격에 가담하며 활발하게 포르투갈의 문전을 위협했다.북한은 경기 초반 몇 차례의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전반 18분 홍영조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찬 슛이 골키퍼가 겨우 쳐내며 포르투갈 수비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버틴 포르투갈은 북한의 복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29분 티아구(아틀레티코)가 수비수 사이로 찔러준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하울 메이렐르스(에피세)가 오른발로 골키퍼 왼쪽으로 찬 공이 그대로 들어갔다. 후반 8분에는 시망(아틀레티코), 11분에는 우구 알메이다(브레멘), 15분에는 티아구, 36분에는 리에드송(스포르팅), 4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44분 티아구에게 잇달아 골을 허용했다. 복수는 물론 16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브라질, 포르투갈 등 세계 강호들과 당당하게 맞선 북한 축구는 팬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술 잘못… 선수들 최선 다해”■ 북한 김정훈 감독이날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는 자기 힘껏 했다고 본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상대 공격을 막지 못해 많은 실점을 했다. 감독으로서 경기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실점을 불렀다. 전반 30분은 경기가 잘 풀렸다. 실점을 당한 후 득점을 하기 위한 욕망은 있었다. 공격과 방어의 조화가 잘 맞지 않아 많은 실점을 했다. 선수들이 흥분이 조금 되어 있던 것도 좋지 않았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아 있다. 더 정신적으로 가다듬어서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페어플레이 펼친 北에 존경심”■ 포르투갈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에 매우 아름다운 날이다. 포르투갈은 아름다운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북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페어플레이를 펼친 북한 대표팀에 존경심을 표한다. 우리는 브라질전에 전력을 다할 것이고 북한과 코트디부아르의 경기에서는 북한을 지지할 것이다. 오늘 몇몇의 선수들을 바꿔서 나왔는데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잘 준비돼 있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선제골 넣어 16강 가길”■ 북한 안영학 선수결과가 좋지 못해 실망스럽다. 예상하지 못했다. 아쉬운 것은 지든 이기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에 실수가 많아 실점을 했다. 브라질전과 크게 전술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전반에 포르투갈 수비 상대로 공을 잘 잘라서 역공을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점수를 먼저 얻지 못하고 실점을 하면서 우리가 덤비게 됐다. 후반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이 인내하면서 잘하자고 말했다. 한 경기 남았는데 이번 월드컵에서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맞아 먼저 실점하지 않고 선제골을 넣어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