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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건물 잔해가 인근 도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붕괴되는 건물 앞 도로를 지나던 차량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숨졌다. 같은 차에 타고 있던 30대 남성도 다쳤다. 두 달 전 가족 상견례를 한 남녀는 내년 2월 결혼할 예정이었다.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은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23분경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동궁빌딩 철거 작업 도중 외벽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30t가량의 건물 잔해물이 바로 앞 왕복 4차로 쪽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지하철 3호선 신사역 방면 2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4대를 덮쳤다. 붕괴된 건물과 가까운 쪽인 1차로에는 아반떼와 레이 차량이, 2차로에서는 코나와 렉서스 차량이 앞뒤로 있었다. 아반떼와 코나 차량이 붕괴된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 아반떼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이모 씨(29·여)는 사고 4시간 10분 만에 매몰된 차량에서 구조됐지만 숨졌다. 운전석에 타고 있던 황모 씨(31)는 3시간 36분 만에 구조됐다. 매몰 당시 의식이 흐릿했던 황 씨는 인근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을 되찾았다.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인도의 전신주와 가로수도 덮쳤다. 건물 주변과 도로가 붕괴할 때 생긴 먼지로 뿌옇게 휩싸였다. 인근 주민들이 차량에 갇힌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도로 쪽으로 뛰어들다가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고 놀라 물러서기도 했다. 붕괴 여파로 전신주 3개가 넘어지면서 붕괴된 건물 옆 성형외과 건물을 포함해 주변 건물에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수술을 받기 위해 성형외과에 있던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공급은 오후 7시 20분경 정상화됐다. 오후 2시 27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특수구조대 등 인력 98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굴착기 3대를 동원해 잔해물을 치웠지만 30t 콘크리트를 깨면 진동 탓에 추가 피해 위험이 커 2대는 구조물을 받치고 1대가 콘크리트를 깨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돼 구조 속도가 더뎠다. 붕괴된 건물은 1996년 10월 준공됐다.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의 이 건물은 6월 29일부터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 이달 10일까지 철거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지하 1층은 주차장,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댄스스포츠 학원 등이 입주해 있었다. 이 건물은 5월 신축공사를 위해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서초구청에 알렸다. 하지만 서초구는 철거계획을 반려하기로 하고 건물주 측에 이를 알렸다. 이 건물은 철거계획을 보완 제출해 심의를 지난달 17일 조건부로 통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초구에 제출된 첫 철거방법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서는 작업자 4명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작업자들이 지하 1층 천장을 뚫던 도중 굉음과 함께 건물이 기울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장을 뚫을 때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건물 내 작업자들은 모두 대피했다. 경찰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건물이 무너질 조짐이 보여 건물을 벗어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건물을 벗어난 뒤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붕괴된 건물 인근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사고 조짐이 있었다고 한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B 씨는 “전날 새벽부터 건물에서 시멘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 이모 씨는 “건물 부근에서 2, 3일간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고 말했다. 신사역사거리에서 가까운 사고 현장은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사고 당시 인근을 지나던 보행자의 피해는 없었다. 사고 발생 당시에 찍힌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다행히 붕괴된 건물 앞을 지나는 보행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거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이런 사고는 처음 겪는다. 건물 자체가 부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40분경 사고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전하게 구조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구특교·박상준 기자 ▼ 숨진 여성 아버지 “내년 2월 결혼 앞두고…”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본보 기자를 만난 이모 씨(29·여)의 아버지는 두 눈이 충혈된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남자 친구인 황모 씨(31)가 운전하던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을 지나다 철거 작업 중 붕괴된 5층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 이 씨는 예비남편 황 씨와 함께 예물인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이었다.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병원에 찾아온 황 씨의 가족에게 ‘우리 예비사위는 괜찮냐’고 물어봤다”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 씨보다 30분 먼저 구조된 뒤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황 씨는 한때 의식을 잃었다가 의식을 되찾았지만 다시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와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가 운전한 차량은 이 씨 아버지 명의의 차량이었다. 사고가 난 지 3시간쯤 지난 오후 5시 30분경 경찰이 이 씨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경찰이 딸을 구출했다고 해 경찰서로 가고 있었다. 운전 도중 라디오에서 여성 1명이 사망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듣고 ‘아뿔싸’ 했다. 설마 아니겠지 했는데 경찰이 영안실 얘기를 해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비정규직으로 회사에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 씨는 친구의 소개로 황 씨를 만나 2년 넘게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아버지는 “자립심이 강한 딸은 대학생 때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직접 벌어 썼다”며 “결혼할 때도 부모에게 ‘키워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결혼 비용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영안실로 찾아온 철거업체 관계자에게 “내일모레 결혼할 애가 죽었다. 공사를 어떻게 했길래 이러냐”며 오열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김은지 기자}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총파업을 벌인 3일 낮 12시 30분. 파업으로 단축수업을 한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앞 편의점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홍모 군(13)은 편의점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사람이 너무 많다며 컵라면과 삼각김밥, 사이다를 사들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1084명이 재학 중인 이 학교 인근 분식점과 패스트푸드점 역시 학생들로 가득 찼다. 서울 중랑구의 한 초등학교도 이날 일찌감치 수업이 끝났다. 양모 양(10)은 친구 8명과 함께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컵라면, 초코우유, 콜라로 점심을 해결했다. 그는 “수요일은 맛있는 급식이 나오는 날인데 라면을 먹게 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급식 종사자의 파업으로 전국의 초중고교 앞 편의점과 분식점이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1만438개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2802곳이 단축수업을 하거나 빵과 떡 등으로 대체급식을 했다. 전체 학교의 27%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예고된 파업이지만 학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전국 곳곳에서 라면과 빵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 초등학교 돌봄학교마다 “선생님이 오시지 않는다”는 저학년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 김모 씨(44)는 “아들 점심을 먹이기 위해 일을 중단하고 왔다. 어린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건 지나쳐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의 급식 중단 비율은 48.6%에 달했다. 이번 파업은 일단 5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양측의 견해차가 커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조는 기본급 6.24% 인상을, 정부는 1.8% 인상을 제시하며 맞서 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4일에는 3일보다 746곳 줄어든 2056개 학교(기말고사로 인한 미실시는 제외)에서 급식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학교 비정규직 5만여 명이 포함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에 들어갔다. 민노총은 학교 비정규직을 포함해 지방자치단체 환경미화원, 사회복지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직원 등 10만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대규모 총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박재명 jmpark@donga.com·윤다빈·송혜미 기자}

최모 씨(20)는 요즘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어떤 때는 수중에 한 푼도 없어 밥을 사달라고 주변에 사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 씨는 2년 전 보육원을 떠날 때만 해도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갖고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자립정착금 500만 원에다 자신의 예금을 합친 돈이었다. 그런데 1000만 원이 넘는 이 돈은 어머니가 모두 가져갔다. 최 씨는 중학교 2학년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보육원에 맡겨졌다. 그런데 최 씨가 보육원을 떠날 무렵 어머니가 찾아왔다. 아들을 보육원에 맡긴 뒤로 5년간 한 번도 찾아온 적이 없는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새아버지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달라고 했다. “돈을 주면 함께 살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최 씨는 갖고 있던 돈을 전부 드렸다. 하지만 돈을 챙긴 어머니는 아들과 연락을 끊었다. 최 씨는 “어머니에게 돈을 보낸 게 너무나 후회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서는 보육원 퇴소자들에게 300만∼500만 원의 정착금을 준다. 정착금 지급 시기는 대개 보육원을 떠나는 18세이다. 대학 진학이나 장애 등의 이유로 퇴소 시기가 늦춰지면서 스무 살이 넘어 정착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정착금을 최 씨의 경우처럼 갑자기 나타난 부모가 챙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김모 씨(24·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 김 씨가 보육원을 퇴소할 당시 어머니가 나타났다. 어머니는 11년간 연락이 없었다. 어머니는 딸에게 앞으로는 같이 살자고 했다. 김 씨는 어머니를 따라 광주로 갔다. 정착금 500만 원은 어머니가 가져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잠적했다. 어머니는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도 최 씨 이름으로 돌려놓았다. 보육원 퇴소자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의 김성민 대표(34)는 이런 부모들을 ‘정착금 사냥꾼’이라고 불렀다. 김 대표는 “보육원 퇴소자들에게 지급되는 정착금을 가로채는 사람들 중에는 부모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일부 보육원에서는 퇴소한 아이들에게 정착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부모들에게 둘러대기도 한다. 경북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퇴소를 앞둔 아이의 아버지가 정착금에 대해 계속 물어봐 지급 사실을 숨긴 적이 있다”며 “이 아버지가 민원을 넣는 바람에 구청에 찾아가 설명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돌봤던 보육원장이 퇴소자들에게 정착금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 강모 씨(26)는 퇴소할 당시 보육원장으로부터 ‘후배들을 위해 정착금을 기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원장은 오랫동안 보살핌을 받았으니 정착금을 보육원에 기부하라고 했다고 한다. 강 씨는 결국 정착금으로 받은 300만 원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5∼2018년) 해마다 1000명 안팎의 청소년이 퇴소 연령에 이르러 보육원을 떠났다. 복지부에서는 이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씩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정착금 사용과 취업 여부, 소득 현황 등 보육원 퇴소 후 자립 실태에 대해 묻는 조사다. 하지만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설문 응답자들 대부분이 퇴소 후 자립에 성공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최 씨처럼 당장 끼니도 해결하기 힘든 퇴소자들이 설문에 응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육원 퇴소자 자립 지원단체인 ‘선한울타리’ 최상규 대표는 “아이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이야기는 공무원들에게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며 “보육원을 퇴소한 아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이귀녀 할머니에게 지급된 지원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씨(74)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최지경 판사는 28일 “피해자의 언행과 유일한 상속인인 친아들의 진술에 비춰 볼 때 (지원금 사용에 대한)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며 김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최 판사는 김 씨가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각종 지원금을 이 할머니 명의의 은행계좌에 넣어 관리하면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송금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친아들 A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2016년 5월까지는 이 할머니가 모든 지원금의 처분 권한을 김 씨에게 명시적으로 위임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 할머니가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 시점부터는 A 씨와 김 씨가 의형제를 맺었고 김 씨가 이 할머니를 간병하고 장례까지 치른 점에 비춰 지원금 처분에 대한 승낙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봤다. A 씨는 지난달 공판에 나와 “김 씨와는 가족 같은 관계다. 어머니가 ‘모든 돈은 김 씨에게 맡긴다’고 했다”며 “김 씨가 보관 중인 나머지 지원금을 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고 증언했다. 2011년 중국에 살던 이 할머니를 국내로 데려와 후견인 역할을 자처했던 김 씨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11월 지원금 약 2억86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한 뒤 징역 1년 6개월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중국에 거주하는 친아들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 할머니가 자신의 지원금 사용을 승낙했다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경찰이 남편 폭행과 자녀 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6일 “조 전 부사장에게 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남편 박모 씨(45)는 올해 2월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박 씨는 고소장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다가 풀려난 2015년 5월 이후 자신의 목을 조르거나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발가락을 다치게 하는 등 수차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또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 둘에게도 폭언과 폭력을 가했다고 했다. 경찰은 박 씨가 제출한 동영상과 사진 등의 증거자료를 확인한 뒤 상해와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부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에게서 상속받은 450억 원대 스위스 예금 채권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국세조정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68)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60)에게는 각각 벌금 20억 원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는 26일 “부친이 사망한 뒤 5년 동안 (예금 채권을) 신고하지 않는 등 계좌의 존재를 인식하고도 (신고를) 회피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조남호 조정호 형제는 올해 4월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들이다.윤다빈 empty@donga.com·고도예 기자}

현대중공업은 법인 분할을 결정한 주주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 수백 명이 24일 회사 공장의 설비와 비품을 부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날 임직원 명의의 호소문을 내고 “노조는 불법 폭력행위를 멈추고 이성을 회복해 소중한 일터를 유린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에 따르면 노조원 300여 명은 24일 조선 의장 5공장에 들어가 약 1시간 20분 동안 공장 곳곳 설비를 부쉈다고 한다. 특수용접을 위한 유틸리티 라인과 용접기를 비롯한 각종 생산 장비가 파손됐고, 크레인 작동 시 철판 등을 묶는 슬링벨트가 훼손됐다고 한다. 또 작업용 천막이 갈기갈기 찢어졌으며, 용접용 토치와 케이블 및 에어컨 등 비품도 부서졌다고 사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폭력을 먼저 행사한 건 회사 측이다. 그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측은 노조가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처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회사는 사실 확인 없이 노조를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우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노조원 40여 명은 12일 직원 안전교육장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기도 했다. 당시 교육장에서는 직원과 다른 조합원 등 약 80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회사 측은 노조의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모든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노조 폭력 행위에 대한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12일 사건도 경찰에 신고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했다. 또 “최근 시위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대부분 복면이나 헬멧을 쓰고 있어 인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확인이 되는 대로 계속해서 고소와 고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지난주까지 95명을 고소, 고발한 가운데 일부 중복 인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울산=정재락 jrjung@donga.com / 윤다빈 기자}
혼자 사는 여성의 원룸에 들어가 성폭행하려 한 뒤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17시간 동안 감금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감금 협박 등의 혐의로 A 씨(23)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원룸에 살던 A 씨는 같은 층 피해 여성의 집 문을 두드린 뒤 문이 열리자 “확인할 것이 있다”며 강제로 집안에 들어갔다. 그는 준비한 흉기를 꺼내 들고 여성을 위협하며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치자 자신의 원룸으로 끌고 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협박하며 약 17시간을 잡아뒀다. 피해 여성은 이튿날 오전 8시경 “신고하지 않겠다”고 안심시킨 뒤 A 씨가 나간 틈을 타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마약 투약 간이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피로가 눈으로 쏠리면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전화 통화를 할 때는 긴장이 풀리고 기대거나 눕고 싶어졌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6월 24일’을 ‘6시 24분’이라고 잘못 입력하기도 했다. 어깨와 팔다리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재빨리 반응하기가 힘들었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혈중알코올농도 0.028%일 때 나타난 신체 반응이었다. 본보 박상준 기자(27)가 20일 밤과 24일 낮에 각각 소주 한 병(16도·360mL)과 맥주 1000mL(4.5도)를 마신 뒤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와 신체 반응 변화를 측정했다. 박 기자는 키 183cm, 몸무게 80kg의 건장한 체격이다. 낮 시간대에 술을 마신 24일. 음주 후 1시간 반이 지나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였다. 25일부터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 기준에 따르면 면허정지(0.03% 이상∼0.08%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음주 후 1시간 반이 지날 때부터 두통과 함께 허벅지에 약간의 저린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도 곧바로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5초 이상 서 있다가 버튼을 눌렀다. 자꾸 벽에 기대려고 했고 손아귀 힘도 떨어졌다. 음주 후 2시간 30분이 지난 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0.052%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화를 걸 때 휴대전화 숫자 버튼을 정확히 누르지 못했고 통화를 할 때도 말소리가 조금씩 새어 나가면서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 음주 후 3시간 30분이 지나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로 나왔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인 0.03%를 살짝 밑도는 수치였다. 혈중알코올농도는 4시간 반이 지나자 0.016%까지 떨어졌고, 5시간 반이 지난 뒤부터는 0%로 표시됐다. 밤늦은 시간에 술을 마신 20일에는 음주 후 12시간이 지나 다음 날 오전에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다. 낮에 술을 마셨을 때와 비교해 몸속의 알코올이 분해되는 속도가 더뎠다. 음주 후 12시간이나 지났는데도 혈중알코올농도는 0.021%로 나왔다. 면허정지 수치에 가까웠다. 운전면허가 100일간 정지되는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됐다. 혈중알코올이 분해되는 시간을 계산한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몸무게 80kg인 남성이 19도짜리 소주 1병을 마신 뒤 몸속에서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기까지는 3시간 34분이 걸린다. 4.5도인 맥주 2000cc는 4시간 44분이 걸리는 것으로 돼 있다. 음주 후 술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가그린으로 입속을 헹구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키 182cm, 몸무게 83kg인 본보 윤다빈 기자(30)가 가그린을 사용한 뒤 물 200mL를 받아 입안을 한 차례 씻어냈는데도 곧바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4%로 나왔다. 물로 한 차례 더 입속을 씻어내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측정됐다. 매실진액과 박카스, 가스활명수, 액상 감기약을 섭취한 직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도 대부분 면허정지 수치를 살짝 밑도는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4개 제품 모두 물로 입안을 헹군 뒤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모두 0%로 나왔다.윤다빈 empty@donga.com·박상준 기자}

피로가 눈으로 쏠리면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전화통화를 할 때는 긴장이 풀리고 기대거나 눕고 싶어졌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6월 24일’을 ‘6시 24분’이라고 잘못 입력하기도 했다. 어깨와 팔, 다리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재빨리 반응하기가 힘들었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혈중알코올 농도 0.028%일 때 나타난 신체 반응이었다. 본보 박상준 기자(27)가 20일 밤과 24일 낮에 각각 소주 한 병(16도·360ml)과 맥주 1000ml(4.5도)를 마신 뒤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와 신체 반응 변화를 측정했다. 박 기자의 키는 183cm, 몸무게는 80kg이다. 낮 시간대에 술을 마신 24일. 음주 후 1시간 반이 지나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였다. 25일부터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 기준에 따르면 면허정지(0.03% 이상~0.08%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음주 후 1시간 반이 지났을 때부터 두통과 함께 허벅지가 약간 저린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도 곧바로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5초 이상 서 있다가 버튼을 눌렀다. 자꾸 벽에 기대려고 했고 손아귀 힘도 떨어졌다. 음주 후 2시간 30분이 지난 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0.052%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화를 걸 때 휴대전화 숫자버튼을 정확히 누르는 못했고 통화를 할 때도 말소리가 조금씩 새어 나가면서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 했다. 음주 후 3시간 30분이 지나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로 나왔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인 0.03%를 살짝 밑도는 수치였다. 4시간 반이 지나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016%까지 떨어졌다. 두통과 얼굴의 화끈거림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눈꺼풀은 무겁고 걸음도 무거웠다. 밤늦은 시간에 술을 마신 20일에는 음주 후 12시간이 지나 다음 날 오전에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다. 낮에 술을 마셨을 때와 비교해 몸속의 알코올이 분해 되는 속도가 더뎠다. 음주 후 12시간이나 지났는데도 혈중알코올농도는 0.021%로 나왔다. 면허정지 수치에 가까웠다. 운전면허가 100일간 정지되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됐다. 혈중알코올이 분해 되는 시간을 계산한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몸무게 80kg인 남성이 19도짜리 소주 1병을 마신 뒤 몸속에서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기까지는 3시간 34분이 걸린다. 4.5도인 맥주 2000cc는 4시간 44분이 걸리는 것으로 돼 있다. 음주 후 술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가그린으로 입 속을 헹구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키 182cm, 몸무게 83kg인 본보 윤다빈 기자(30)가 가그린을 사용한 뒤 물 200ml를 받아 입안을 한 차례 씻어냈는데도 곧바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4%로 나왔다. 물로 한 차례 더 입 속을 씻어내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측정됐다. 매실 액기스와 박카스, 가스활명수, 액상 감기약을 섭취한 직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도 대부분 면허정지 수치를 살짝 밑도는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4개 제품 모두 물로 입안을 행군 뒤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모두 0%로 나왔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박상준기자 speakup@donga.com}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귀갓길 여성을 끌고 가 강제 추행하려 한 남성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로 추정되는 남성 A 씨는 20일 오전 1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길거리에서 집에 가던 여성의 손목과 뒷덜미를 잡고 인근 빌라로 끌고 가려 했다. A 씨는 이 여성이 소리를 지르고 자신의 머리채를 잡으며 저항하자 도주했다. 이 여성은 “모르는 사람이 날 끌고 가서 목을 조르고 성추행하려 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A 씨를 쫓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피해 여성의 옷을 벗기려 했던 것으로 보고 강간 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광주에서는 20대 여성을 집까지 쫓아가 “재워 달라”며 문 자물쇠 비밀번호를 몰래 적은 30대 노숙인이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3일 주거침입 혐의로 김모 씨(39)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8일 오후 11시 50분경 지인과 술을 마신 뒤 광주 서구의 한 오피스텔 입구에 앉아 바람을 쐬던 여성 B 씨를 약 15분간 지켜봤다. B 씨가 오피스텔로 올라가자 뒤따라가 부축하는 척하더니 집 문을 여는 B 씨를 붙잡고는 재워 달라고 했다. 놀란 B 씨가 김 씨를 뿌리치고 황급히 들어갔지만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았다. 문을 열고 원룸 내부를 들여다보던 김 씨는 B 씨가 휴대전화로 지인에게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려 한다”고 하자 침입하지 못했다. B 씨가 서둘러 문을 닫은 뒤에도 떠나지 않던 김 씨는 약 3분 후 초인종을 눌렀지만 경비원이 출동하자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피스텔과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해 19일 오후 4시경 한 병원 옥상에서 자고 있던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전날 B 씨가 문을 열 때 봐둔 현관문 비밀번호를 적은 쪽지를 갖고 있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잠들면 들어가서 성관계를 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처벌법 혐의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윤다빈 empty@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불법 활동과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고위 간부 4명이 직위해제됐다. 경찰청은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 김재원 경기남부경찰청 차장을 20일자로 직위해제한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청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는 국가공무원법 73조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4명의 계급은 모두 치안감이다. 4명은 경찰청 소속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각각 청와대 치안비서관과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박 국장과 정 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보경찰 조직을 동원해 당시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당선을 위해 선거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선거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청 정보심의관이던 박 원장은 청와대와 경찰 정보라인의 연락책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 3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3일 기소됐다.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치안감 4명이 한꺼번에 직위해제되면서 이달 말에 있을 경찰 고위직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전남지역 A시가 한 해 외부 강사 초청 강연료로 잡아 놓은 예산은 3600만 원이다. 매달 300만 원씩 책정해 두고 1년에 걸쳐 강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외부 강사에게 주는 강연료는 2시간 기준으로 50만∼150만 원 선에서 정해진다. A시 관계자는 “1년 단위로 강의 계획을 짜는데 정해진 예산을 생각하면 한 번에 강연료를 1500만 원씩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구 대부분은 외부 강사를 초청할 때 서울시인재개발원의 강사수당 지급표를 가이드라인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 지급표에 따르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대학 총장, 대기업 총수, 광역자치단체장에게는 시간당 40만 원의 강의료가 지급된다. 공공기관장이나 차관, 기초자치단체장은 시간당 32만 원이다. 대학교수와 판검사, 기업 임원에게는 시간당 24만 원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서울시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 기준”이라며 “이런 정도의 강사 수당으로는 유명인을 부르기가 어렵지만 공익 목적이라는 걸 설명하고 초청하면 응하는 유명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면서 한 번에 1000만 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은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강연대행 업체에 따르면 유명인 강연료는 제각각이다. 과거엔 유명했지만 현재 방송 활동이 뜸한 연예인이라면 대개 90∼100분 강의에 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인지도가 높고 비교적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으면 700만∼800만 원 수준이다. 인기 방송의 진행자급 연예인은 1000만∼150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강의료가 1000만 원이 넘는 연예인 강사를 웬만해선 섭외하지 않는다는 게 강연대행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명 강의대행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강연은 공적인 성격이 있는 데다 강연료가 외부로 공개될 수 있는 만큼 연예인들도 기업에 비해 강연료를 적게 받는다”며 “김제동 씨가 지자체에서 받은 강의료는 기업들이 지급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김 씨의 고액 강연료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김 씨를 초청한 주체가 기업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지급하는 강연료의 재원은 주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고액의 강연료가 지급된 김 씨의 강연이 대부분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지금까지 확인된 2016년 이후 김 씨의 지자체 강연 중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 소속 군수가 있는 경북 예천군 강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에서 이뤄졌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제동 씨가 기업 강연에서 그 정도 돈을 받는 거라면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쓰는 지자체 강연 강사로 선다면 당연히 잣대가 엄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강연료는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이 치솟았다. 김 씨는 2012년 11월 서울 금천구에서 100만 원, 2014년 9월 서울시에서 3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 4월 충남 아산시에서 2차례 강연을 하고는 27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아산시장은 복기왕 현 대통령정무비서관이었다. 지자체가 고액의 강의료를 지급해 가면서 유명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비용은 세금으로 내고 홍보 효과는 지자체장이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윤다빈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지난해 6월 A 씨 부부가 살고 있는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에 낯선 남성이 찾아왔다. 이 남성은 ‘아이를 돌려 달라’며 초인종을 눌러대면서 문을 두드렸다. A 씨 부부에게는 입양한 한 살배기 딸이 있다. A 씨 부부를 찾아온 남성은 입양한 딸의 친부였다. 이 남성은 A 씨 부부의 집 앞에서 한참을 버티다 돌아갔다. A 씨 부부는 몇 달 뒤 이사를 했다. 친부는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에 나와 있는 양부모의 거주지 주소를 보고 딸을 찾겠다며 A 씨 부부를 찾아간 것이다.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에는 친생모의 주민등록번호뿐 아니라 양부모의 거주지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증명서는 입양아가 민법상 성년인 만 19세가 되기 전까지는 발급돼서는 안 되는 서류다. 친생모나 양부모뿐 아니라 입양아 본인도 만 19세가 되기 전까지는 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 이 같은 규정을 모르는 주민센터 직원이 A 씨 부부가 입양한 아이의 친부에게 증명서를 발급해 준 것이다. A 씨 부부처럼 주민센터를 비롯한 행정기관에서 발급하는 각종 서류를 통해 입양 관련 정보가 노출되면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입양 가족들은 주민센터에서 미성년 입양아의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가 아무렇지 않게 발급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충북에서 3세 입양아를 키우고 있는 박모 씨(40·여)는 “주민센터가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를 규정에 어긋나게 발급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인가 해서 직접 발급을 신청해 봤더니 신분증만 제출했는데 아무것도 묻지 않고 떼 줬다”며 황당해했다. 경기 성남시는 입양 지원금을 주겠다면서 미성년 입양아를 둔 양부모들에게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민등록초본을 통해 입양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양모 씨(48)는 2015년에 생후 93일 된 여자아이를 입양했다. 양 씨는 입양한 딸의 주민등록초본을 뗐다가 입양되기 전 딸의 이름과 입양기관의 주소도 함께 표시돼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곧바로 양 씨는 주민등록초본에서 입양 관련된 기록은 삭제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국민신문고에 올렸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양 씨는 “입양아나 입양 부모가 원치 않는데 입양 관련 정보가 공문서에 버젓이 표시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대부분의 입양 부모들은 입양 사실 자체를 영원히 숨기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입양과 관련된 내용은 가족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국 600여 명의 양부모가 가입해 있는 전국입양가족연대(전가연)는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성인이 되지 않은 입양자의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 발급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등록초본, 기본증명서 등에 표시돼 있는 입양아의 개명(改名) 정보 등은 삭제하거나 노출이 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을 때 입양 사실이 표시되지 않기를 원하면 ‘미표시’를 선택하면 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입양 부모들은 학교나 유치원, 직장 등 주민등록초본 제출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상세본 제출을 원하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대한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출산율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입양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원치 않는 입양 사실 공개로 입양 부모와 입양아 모두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empty@donga.com·박상준 기자}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손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3일 오전 10시경 손 의원을 소환해 4일 오전 6시까지 20시간 동안 비공개 소환 조사를 했다고 5일 밝혔다. 변호인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은 오후 11시경 조사를 마쳤으나 조서 열람에 7시간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손 의원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과정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 신분을 활용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목포 일대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목포시 만호동과 유달동 일대가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등록되기 전인 2017년 3월부터 가족과 보좌관 남편 등의 명의로 이 일대 부동산 20여 채를 사들였고, 시민단체는 올해 1월 손 의원을 부동산실명법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조사 시간이 길어지면서 검찰은 손 의원이 부친인 고 손용우 씨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못했다. 검찰은 손 의원을 추가로 불러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의혹을 조사한 뒤 손 의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던 여성 사업가 옥모 씨(69)가 빌린 돈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최근 고소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서울 서대문경찰에서 따르면 대만 국적의 여성 A 씨(47)는 “옥 씨가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안에 식당을 차리는데 필요하다며 수십 차례에 걸쳐 1억1700만 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난 달 30일 옥 씨를 고소했다. A 씨는 또 자신의 신용카드를 빌려간 옥 씨가 신용카드로 3000만 원이 넘는 액수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옥 씨는 “A 씨는 나에게 돈을 빌려준 게 아니라 투자를 한 것”이라며 “우리가 A 씨에게 못 받은 돈이 5억 원이 넘는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옥 씨는 A 씨를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씨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 등에 따르면 옥 씨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A 씨에게 ‘알고 지내는 국회의원이 많으니까 힘을 써 한 달 안에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옥 씨는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이혜훈 의원에게 현금과 명품시계 등 6000만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고“고 주장하며 2017년 9월 이 의원 검찰에 고소했었다. 하지만 검찰은 올해 2월 이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현대중공업은 회사를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와 신설 사업 법인(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을 통해 6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 결합 심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오전 10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으로 공지했던 주주총회장을 약 22km 떨어진 울산대 체육관으로 긴급 변경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주주총회장 점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10분부터 시작된 주총에는 총 주식 수의 72.2%(5107만4006주)를 보유한 주주가 참여해 10분 만에 분할 승인 안건을 99.9%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금속노조는 주주총회 무효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법률원은 “충분한 사전 안내가 없어 (우리사주조합 주주들이) 변경된 장소로의 이동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현장에서 확성기 등으로 변경 사항을 안내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법원에서 파견한 검사인도 대중교통으로 제시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지민구 warum@donga.com / 울산=윤다빈 기자}

“물적분할 건은 원안대로 승인됐음을 선포합니다.” ‘땅 땅 땅.’ 31일 오전 11시 20분경 울산 남구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약 10분 만에 주총을 마친 주주들은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문 밖에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뒤늦게 벽을 부수고 들어왔지만 텅 빈 무대만이 그들을 맞았다. 이날의 긴박한 5시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 주총이 예정돼 있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안팎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노조원 등 약 1500명은 오전 6시경 즉석식품으로 아침을 때웠다. 이즈음 경찰 기동대 64개 중대, 4200명은 회관 앞 광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노조 지도부는 오전 7시 집회를 열고 “(경찰에) 연행되더라도 변호사가 올 때까지 묵비권을 행사하라”고 당부했다. 오전 7시 15분경 회사 측 보안팀 직원과 계약직 경비원 등 약 650명이 회관 앞 광장 출입구 주변에 도착했다. 약 25분 뒤 회사 측 주총 준비요원들이 와서 “비켜 달라”고 요구하다 물러났다. 오전 8시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김호균 위원장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하부영 지부장은 “공권력이 투입되면 전면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오전 8시 반경 주총 장소가 본사 체육관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돌자 노조원 약 500명이 600m 떨어진 본사로 가서 정문을 막고 경찰과 대치했다. 회사 측 우호 주주들이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돈 인근 호텔 출입구 좌우로도 노조원 약 400명이 몰렸다. 오전 9시경 법원에서 파견한 주총검사인이 회사 측 변호사와 회관 앞으로 와 “주총을 계속 막을 거냐”고 묻자 노조는 “그렇다”고 답했다. 오전 10시 반경 회사 측이 마련한 확성기에서 “주주총회장이 변경됐다. 장소는 울산대 체육관. 시간은 오전 11시 10분”이라는 공지가 나왔다. 회사 측 경비원 대여섯 명이 장소 변경을 알리는 팻말을 들고 다니며 주주총회 변경을 알리는 A5 용지 크기 공지문 수백 장을 뿌렸다. 주주총회 장소 변경의 사전 고지 절차를 밟으려는 것이었다. 당황한 노조원들이 울산대로 향하려 하자 회사 측 경비원들이 막아섰다. “××야 비켜, 비켜” 등 욕설을 하며 5분간 몸싸움을 벌이던 노조원 1000여 명은 오토바이와 차량에 올라타고 신호를 무시한 채 약 22km 떨어진 울산대로 이동했다. 오전 11시경 이들은 울산대에 도착했지만 체육관을 둘러싼 경찰들에 막혀 주주총회장으로 들어설 수 없었다. 앞서 회사 측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경 울산대 측에 목적을 밝히지 않고 체육관 사용 허가를 받았다. 31일 오전 9시경에야 체육관을 주주총회장으로 쓴다고 통지했다. 울산대는 오전 10시경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했고 40분쯤 지나자 회관 주변에 있던 경찰 대부분이 도착했다. 주총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노조원들은 체육관 가설무대 외벽 합판을 부수고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 탁구대, 책상 등을 집어던졌다. 매캐한 냄새가 퍼졌고 체육관 출입문 곳곳의 유리창이 부서졌다. 이 과정에서 무대에 있던 보안팀 소속 조모 씨(33)가 넘어지며 발목이 부러졌다. 울산지방경찰청 A 경위(45)는 체육관 후문에서 노조원 4, 5명에게 둘러싸여 폭행당했다. 취재진에게도 “뭔데 들어오느냐. 빨리 나가라”고 소리쳤다. 노조는 주총 직후 집회를 열고 3일 8시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변경사항에 대한 충분한 사전고지가 없었다” 등의 이유를 들며 법원에 주주총회 원천무효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법원 검사인의 판단으로 장소와 시간을 변경했으며 확성기와 유인물, 피켓 등으로 바뀐 장소와 시간을 고지했다”고 반박했다. 노조가 닷새간 점거했던 회관 1층 극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의자 420개의 절반가량이 뜯기거나 훼손됐다. 스크린과 기계장비도 망가졌다.울산=윤다빈 empty@donga.com·정재락·한성희 기자}

30일 밤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 광장은 텐트 약 100동과 밤샘 농성에 들어간 현대중공업 노조원 등 1000여 명의 “물적분할 반대” “주주총회 저지” 외침으로 가득 찼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핵심인 현대자동차 지부 조합원과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도 합류했다. 31일 오전 회관 1층 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회사 물적분할 의결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비쳤다.○ 전운 감도는 주주총회장 30일 회관 앞 광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서는 노조원들이 조를 이뤄 외부인 출입을 나흘째 막았다. 출입구 앞에 천막과 돗자리를 치고 이들은 외부인을 일일이 검색했다. 취재진도 신분증 등을 보여주고 소속 언론사 확인을 거쳐 노란색 출입 완장을 받은 뒤에야 광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노조는 자신들이 허가하지 않은 이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을 막았다. 노조원들의 오토바이와 각종 차량 약 1000대가 광장 주위를 바리케이드처럼 둘러쳤다. 광장에서 회관 정문으로 가는 통로 곳곳에도 나무 책상과 의자를 쌓아 이중으로 외부인의 진입을 제지했다. 회관 건물 통유리 외벽은 흰색 커튼으로 가려뒀다. 앞서 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회관 앞에서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등 금속노조 산하 노조원 약 3600명(주최 측 추산 1만 명)이 참여했다. 박근태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이 완성되면 한국의 자본들은 앞다퉈 지주회사를 만들고 공장의 것을 다 빼가고 노동자들은 착취 구조에 시달릴 것”이라며 “정몽준 일가만 포기하면 노동자가 산다”고 말했다. 이어 8시 집회에는 지역주민을 포함해 약 3000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이날 울산지법 제22민사부(재판장 서경희)는 현대중공업이 노조를 상대로 낸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주주들의 주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회관을 회사에 돌려주라는 취지다. 다만 법원과 경찰은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노조의 강제 퇴거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법원은 주주총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건당 50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한 27일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결정 집행문을 30일 오후 4시경 회관에 부착하려고 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이 회관 진입을 가로막아 집행문을 붙이지 못한 채 5분 만에 돌아갔다. 집행문 부착 여부와 관계없이 31일 오전 8시부터 이 결정의 효력은 발생한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를 예정대로 31일 회관에서 개최한다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를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경비 인력 약 200명 외에도 사설경비업체 인력 450여 명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주들의 주주총회장 진입을 도울 예정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31일 오전 주주총회를 회관에서 도저히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면 제3의 장소에서 개최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 주주총회장 변경에 관한 법원의 판례를 분석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 측이 주주총회장을 급작스럽게 바꿀 것에 대비해 울산대 정문과 후문, 울산과학대, 현대중공업 본사 등 예상되는 장소 5곳에 집회신고를 해뒀다.○ 경찰 “폭력 행위 엄정 대응” 경찰은 31일 주주총회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는 엄격히 조치할 방침이다. 동아일보가 30일 입수한 울산동부경찰서의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관련 경비대책’ 문건에 따르면 경찰은 주주총회 당일 대응 상황으로 △회관 출입을 위한 줄서기 경쟁 및 시비로 입실 지연 △주주총회장 출입 인원(420명) 초과 시 마찰 △앞자리 확보를 위한 내부 소란 △노조 측의 대주주 및 의장 등 입실 저지 △주주총회 의사진행 방해 및 의장석 점거로 인한 집단폭행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상황에는 노사 양측을 분리한 뒤 극렬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현장에서 검거할 예정이다. 경찰은 기동대 64개 중대 4200명 외에 체포 및 호송조 104명과 조사 인력 41명을 따로 배치하기로 했다. 이날 동부경찰서는 30일 박근태 위원장 등 노조 간부 33명에게 다음 달 10일까지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이들은 27일 회관을 기습 점거해 업무를 방해하고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출입문을 부수거나 보안팀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29일 물적분할로 탄생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치를 주장하며 삭발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30일 “물적분할도, 주주총회 개최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울산에 두겠다고 밝히면 노사 중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울산=윤다빈 empty@donga.com·정재락·한성희 기자}

현대중공업 사태가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31일 임시 주주총회(주총)가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이틀째 점거 중인 노조는 28일 건물 밖 광장에 천막을 치고 동조 농성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회사 측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40여 명을 고소하고 노조에 회관 퇴거를 공식 요청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이날 오전 8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오전 9시부터는 회관 야외 광장에서 파업에 참가한 2000여 명의 조합원이 집회를 벌였다. 주총 장소로 쓸 회관 1층 극장을 이틀째 점거한 노조는 전날 오후부터 회관의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 때문에 평소 회관을 이용하던 시민들은 출입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이 회관은 1991년 지역민의 문화 향유와 여가 선용을 위해 현대중공업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었다.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 극장 체육관 식당가 외국인학교 탁구장 등이 있으며 평소 하루에 약 5000명이 이용한다. 노조는 회관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주총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할 경우 건당 5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주총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소송 일부 인용 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다가 나중에 신원이 노출되면 배상해야 할 우려가 있어서다. 회사 측은 28일 오후 3시 임원진을 회관으로 보내 노조 간부에게 공식 퇴거요청서를 전달했다. 노조는 퇴거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다. 회사 측은 이틀에 걸쳐 경찰에도 노조의 회관 퇴거를 요청했다. 또 박근태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42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상해 혐의로 울산동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총장 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주총 당일 경찰의 지원을 받아 진입로를 확보하고 주주들의 총회장 입장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게 현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노조가 31일에도 회관 점거를 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주총 이후 외국 이해관계사 등으로부터 최소 6개월간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 일정상 주총 날짜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9개 중대 약 2000명을 회관과 현대중공업 본사 주변에 배치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총 전날인 30일 경찰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강제해산을 하면 노조원들과 충돌할 우려가 있는 만큼 회관에 강제로 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총 장소가 변경되지 않고 회사 측이 요청한다면 강제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노조원들의 회사 본관과 회관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보안팀 직원을 비롯해 회사 측 1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피해자 전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이르면 29일 피고소인을 조사할 계획이다.울산=정재락 raks@donga.com·윤다빈·한성희 기자}

음주운전을 하려는 직원을 말리기 위해 자신의 차량으로 직원 차량을 들이받은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 A 씨(51)는 23일 오후 5시 45분경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직원 B 씨(47)와 함께 술을 마시다 회사 자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이 때문에 B 씨가 먼저 술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SM7 차량을 몰고 집으로 가려했다. A 씨는 음주운전을 하려는 B 씨를 말렸다. 두 사람은 소주 3병을 나눠 마셨다. A 씨는 B 씨의 음주운전을 말리는 과정에서 B 씨 차량 앞유리를 주먹으로 부쉈다. 그럼에도 B 씨가 계속 운전을 하려고 하자 A 씨는 약 30m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던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와 B 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때 충격으로 차량에 타고 있는 B 씨는 머리를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처음에는 A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하지만 B 씨가 경찰 조사에서 “내가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하려는 것을 A 씨가 말리던 중 일어난 사고”라고 진술해 살인미수 혐의는 벗었다. A 씨는 일단 풀려났지만 경찰은 A 씨를 음주운전 및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