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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원료인 ‘나주 쪽’(사진)이 환경성 질환이나 가축 질병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주시는 지난해 6월부터 ‘나주 쪽’을 활용한 환경성 질환 치료소재 개발과 가축 세균성 질환 치료용 사료첨가제 개발 연구용역 과정에서 나주 쪽의 효능이 입증됐다고 11일 밝혔다. 경희대 한의대 김형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주 쪽의 주성분인 트립탄트린과 캠퍼롤, 인디루빈 등이 환경성 질환과 가려움증을 감소시키고 부종을 억제하는 효과를 동물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김 교수는 “나주 쪽에는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고홍범 수의예과 교수)이 추진한 가축 세균성 질환 치료용 사료첨가제 개발 연구 용역에서는 나주 쪽을 2% 첨가한 사료를 돼지와 닭, 오리에게 투여한 결과 설사병의 주원인인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이 급격히 줄어들어 폐사율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쪽의 유효 성분이 가축질병인 설사를 일으키는 균을 현저히 감소시키며 병리조직학적 검사를 통해서도 안전성이 입증돼 사료첨가제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나주 쪽의 기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나주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축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무독성 쪽사료 첨가제를 올해 하반기부터 축협과 축산농가를 통해 보급하기로 했다. 윤여정 나주시 전략사업과장은 “나주 쪽을 먹은 돼지와 닭, 오리를 브랜드화해 축산농가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쪽은 마디풀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식물로, 높이는 60cm 정도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고객을 대하는 음성은 음계로 비유하면 ‘미’ 정도가 좋습니다. 아저씨, 아줌마, 총각 같은 호칭은 절대 안 됩니다.” 3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 교육장. 50, 60대 시장 상인 30여 명이 롯데백화점 서비스 매니저 정은진 씨(38·여)에게 고객 응대 요령과 상품 진열 방법, 판매 노하우 등 서비스 기법을 배우고 있다. 정 씨가 상인들에게 “단골손님께는 어떻게 인사하세요?”라고 묻자 한 상인이 “또 왔소”라고 한다고 하자 교육장에 폭소가 터졌다. 정 씨가 “경어를 쓰고 ‘오늘 입은 블라우스가 참 어울리네요’라고 칭찬을 곁들이면 손님이 좋아하겠죠”라고 하자 상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인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나경자 씨(60·여)는 “백화점의 전문 서비스 교육을 받으면서 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백화점 상생 눈맞춤 1976년 개장한 대인시장은 점포가 335곳으로, 한때 호남 최대 재래시장이었다. 그러나 인근에 있던 전남도청과 시외버스터미널 등이 옮겨가면서 쇠퇴했다. 활력을 잃어가던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은 곳은 같은 상권에 있는 롯데백화점 광주점. 2km 정도 떨어진 백화점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나서자 시장 상인들은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상생’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올 2월 대인시장과 결연을 하며 상생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 백화점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꾸려진 ‘지역상생연구회’는 매주 회의를 통해 시장 상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시장이 가장 취약했던 부분은 과학적인 진열방법, 위생관리, 소방전기 안전 분야였다. 광주점은 매월 두 차례 시장 상인들에게 고객맞이 자세와 불만 고객 응대방법은 물론이고 위생 및 안전관리, 판매기법 등 백화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대인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백화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상인들이 회의나 각종 모임, 교육을 진행할 공간도 빌려주고 있다. 대인시장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이은심 씨(56·여)는 “예전에는 시장 주차 공간이 넉넉지 않아 단체 손님을 받지 못했는데 지금은 백화점 측에서 주차장을 제공해줘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상인자녀 장학금에 저금리 대출까지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1점포 1전통시장 결연활동’이 성과를 내도록 연간 재래시장 상품권 1200만 원어치를 구입해 직원 포상금으로 주기로 했다. 재래시장 상품권을 백화점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인시장 상인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며 영세상인에게는 1500만 원까지 저금리 대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환경개선은 백화점이 중점적으로 펼치는 상생사업이다. 쾌적한 쇼핑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간판을 정비하고 장바구니, 비닐 쇼핑백 등 전통시장 전용 포장물과 전용 카트를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볼거리가 많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 ‘대인시장 가요제’ ‘B-Boy 공연’ 등 공연도 지원하기로 했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상생사업을 마뜩찮게 여기던 상인들도 달리 보기 시작했다.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장(65·여)은 “백화점과 협력사업을 한 뒤부터 시장 상인들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도 젊은 손님이 많이 늘면서 시장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류민열 롯데백화점 광주지역장은 “전통시장 상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시장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 ‘송년 우체통’(사진)이 설치됐다. 바닷새 번식지인 구굴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거도 독실산 등산로 입구에 최근 세워진 이 우체통은 가로 1.49m, 세로 0.88m, 높이 3.12m 크기다. 신안군은 어렵고 힘든 모든 사연을 담아 연말 바닷속으로 지는 해와 함께 떠나보내고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체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집배원이 편지와 엽서를 매일 거둬가지만 1년에 한 번 연말에 배달한다. 군은 아름다운 가거도 8경, 신안 출신인 한국 추상화의 대가 수화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작품 등을 표지로 한 10여 종의 우편엽서를 제작해 방문객이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엽서는 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가거도우체국, 쾌속여객선에 비치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가거도 생태녹지 관광 육성사업의 하나로 우체통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500여 명이 사는 가거도는 ‘가히 사람이 살 수 있다’ 해서 가거도(可居島)로 이름이 붙여졌다. 일제강점기에는 소흑산도로 불렸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가 읽고 톡(talk)하다.’ 전남대가 지역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범시민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책 선정부터 독서 및 토론활동, 문화행사 등 프로그램을 시민 주도로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남대는 지난달 16일부터 시민들이 읽을 책 1권을 선정하기 위한 온라인 오프라인 투표를 벌이고 있다. 책 선정을 위한 투표는 이달 30일까지 광주톡 홈페이지(ktalk.jnu.ac.kr)나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용지를 활용하면 된다. 전남대는 투표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23일 ‘한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작가초청 강연회와 토론회 등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와 독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 개인이나 독서클럽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해외 문학기행 기회가 주어진다. 지병문 전남대 총장은 “형식적인 책 읽기보다는 시민이 독서를 생활화하고 책 읽는 즐거움을 갖도록 대학이 나섰다”며 “시민 모두가 한 권의 책을 통해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엄마들도 나라를 지키는 데 한몫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전남 고흥에서 활동하는 미용사들이 5일 여성예비군소대를 창설했다. 육군 제31보병사단은 대한미용사회 고흥군지부 회원 30명으로 고흥대대 여성예비군소대를 편성했다고 6일 밝혔다. 특정 직능단체 회원으로만 구성된 여성예비군소대는 창군(創軍) 이래 처음이다. 미용사들은 지난해 11월 대한미용사회 고흥군지부장인 송영남 씨(56·여)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고흥대대 한 사병이 머리를 손질하러 온 인연을 계기로 예비군소대를 창설하게 됐다. 머리를 자르는 동안 미용 노하우 등을 묻던 군인은 자신이 부대 이발병이라고 밝히며 사병들의 머리 손질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평소 미용사회 회원들과 국립소록도병원 이발 봉사를 해왔던 송 씨는 군부대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하고 두 달에 한 번씩 부대를 찾아가 100명이 넘는 장병들의 머리를 손질해 줬다. 평균 연령 40대 후반인 미용사회 회원들은 아들 또래인 장병들과 급속히 친해졌고 4월 고흥대대에서 여성예비군소대를 창설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체로 지원했다. 여성예비군소대장을 맡은 송 씨는 “회원 50여 명이 서로 하겠다고 해 30명으로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며 웃었다. ‘가위손’들로 구성된 고흥군 여성예비군소대는 앞으로 장병들에 대한 이발봉사를 계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 1회, 6시간 예비군훈련을 받으며 작전 지원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고흥=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 동구 지산동 푸른길에는 1969년 지어진 아담한 한옥이 한 채 있다. 지금은 문화예술 소통의 장으로 탈바꿈한 갤러리 ‘신시瓦(와)’다.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았던 박성현 씨가 사비를 들여 1년여 작업 끝에 최근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박 씨는 ‘신시’가 의미하는 ‘시장’, 장소적 의미인 ‘기찻길’, ‘기와’ 등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을 일상 속 미학으로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주민과 함께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주민의 장인정신을 발굴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신시瓦’의 첫 전시 콘셉트는 ‘정크아트’를 활용한 일상의 재발견이다. 6월 말까지 이어지는 개관전은 환경과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구성했다. 박 씨는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도시 재생을 고민한다는 목표로 공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심 곳곳 피어나는 예술 향기 최근 광주 도심 곳곳에 갤러리와 문화공간이 속속 들어서 지역 문화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 공간은 작가들의 전시공간 기능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 근현대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남구 양림동에 디자인과 공예를 주축으로 한 ‘515갤러리’가 최근 개관했다. 이 갤러리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 ㈜마음515 이승찬 대표가 만든 공간이다. 이 대표는 200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때 ‘규방다담’의 한 세션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미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갤러리를 오픈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리고 있는 개관전 ‘the CROSS’에는 회화 한희원 신양호 신수정, 섬유공예 한선주, 사진 안희정, 목공예 한우석, 도자기 김순희 씨 등 7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서구 동천동에 문을 연 ‘수아트갤러리’는 단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만이 아닌, 꿈과 이상을 공유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을 추구한다. 역량 있는 작가에게는 작품 전시 기회를, 시민에게는 문화와 예술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목표다. 개관전으로 6월 15일까지 ‘빼어날 秀’전을 갖는다. 장양수 대표는 “동천동 인근에 5000가구의 아파트가 있는데 정작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 늘 안타까웠다”며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청 옥상, 수영장에도 갤러리 서구 풍암동 모아레포츠 타운에 지난달 둥지를 튼 갤러리 ‘아크’는 지역 예술가들이 세계 미술시장에 진출하는 다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런 의미를 담아 지난달 30일부터 6월 29일까지 ‘새로운 항해―방주의 출항’을 주제로 개관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강운 김유섭 서정민 한희원(회화), 이설제(사진), 박구환(판화), 김진화 이이남(미디어 아티스트), 손봉채 신호윤(설치작가) 등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4월에는 동구 동명동에 ‘제희갤러리’가 문을 열어 시민들을 맞고 있다. 20여 년 이상 우정을 나눠온 마흔다섯 동갑내기 친구인 화가 신수정 씨와 김진희 씨(세광기업 대표)가 양옥집을 개조해 만들었다. 지난달 22일부터 화가이자 문학가인 서울대 김병종 교수를 초대해 ‘생명의 노래’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다. 남구 백운동 신청사에 4월 입주한 남구청은 옥상을 갤러리(23평 규모)로 꾸며 다양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400여 평 규모의 ‘콩깍지 정원’은 옥상 갤러리와 함께 무등산과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수영장 내에 오픈한 갤러리도 있다. 북구건강복지타운 우산수영장 지하 1층 로비에 3월 문을 연 ‘미래 갤러리’는 수영장 관장인 화가 윤병학 씨가 만들었다. 20호 크기 30여 점을 배치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로, 북구에 사는 작가에게 우선적으로 전시 기회를 주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지낸 서양화가 박지택 씨는 “광주 곳곳에 갤러리를 비롯한 문화공간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오랫동안 시민과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랑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낙지는 꽃게, 갈치 등과 함께 양식이 불가능한 어종이다. 일반 어류와 달리 체내수정을 하고 부화 직후부터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공식(共食) 습성 때문이다. 게다가 새끼에게 공급할 먹이가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2002년 인공 부화에 성공하고도 대량 종묘 생산까지 이어지지 못한 이유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국제갯벌연구센터가 낙지 종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나섰다. 전남 신안군 지도읍에 자리한 센터는 배양동에 바닷물 냉각시설과 자동공급시설, 순환·여과장치를 확충하고 최근 어미 낙지 500마리를 구입해 시험연구에 착수했다. 2016년까지 12억 원을 투입해 대량 종묘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낙지는 산란에 2개월, 부화에 3개월이 걸리고 어미낙지의 알이 100∼150개로 다른 어류보다 적다. 센터 측은 낙지 인공부화 기술은 어느 정도 축적한 만큼 어린 새끼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인공 부화한 새끼가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고 어떤 먹이를 먹는지, 공식 현상은 언제부터 나타나고 새끼를 언제 갯벌에 방류해야 생존율이 높은지 등을 밝히는 게 관건이다. 이경식 국제갯벌연구센터장은 “10여 년 전 낙지 인공부화에 성공한 어민 등에게서 조언을 얻고 있다”며 “연구가 성과를 내면 연간 10만 마리 이상의 낙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낙지 종묘 대량생산에 나선 것은 해마다 어획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낙지 소비량은 5만여 t이지만 어획량은 15% 안팎인 5799t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격도 국내산은 kg당 1만9490원인 반면 수입 낙지는 5550원으로 국내산이 3.5배 높다. 어획량은 2010년 6954t에서 2011년 6445t으로 매년 줄고 있다. 전남도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낙지 서식지인 갯벌이 매립되고 연안 환경오염과 남획으로 어획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호남의 최대 사학인 조선대는 2010년 1월 우여곡절 끝에 정이사가 선임돼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1988년 학내 민주화 투쟁으로 박철웅 전 총장 일가가 물러나고 임시이사가 파견된 지 21년 만이었다. 정이사 체제가 된 후 3년이 지났지만 대학 정상화의 길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임시이사 체제 때보다 오히려 더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대학이 안정을 찾지 못한 데는 무엇보다 법인 이사회 책임이 크다. 현재 조선대 이사는 지난해 1명이 사퇴해 이사장을 포함해 8명이다. 이사장에게는 매달 500만 원의 판공비와 운전사를 포함한 전용 차량이 제공되지만 이사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이사회 때 30만 원을 받는 게 전부다. 이사들 가운데 6명은 작년 말, 2명은 올 3월 임기가 끝났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 명도 사퇴하지 않았다. ‘무보수 명예직’인 이사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임기가 끝나더라도 후임 이사가 임명될 때까지 급박한 현안에 대해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긴급 사무처리권’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학교 구성원들은 다른 꿍꿍이속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이사가 대학 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 실제 이사회는 최근 두 차례나 개방이사 후보가 추천됐는데도 모두 부결시켰다. 지난달 27일 투표에서는 유효표보다 ‘기권 또는 무효표’가 많았다. 일부 이사가 자기 편 사람을 이사회에 심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미루고 있다는 ‘음모론’이 설득력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학내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평가 주요 기준인 법정전입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은 매년 법정전입금 약 60억 원을 대학에 부담해야 하지만 현재 3억 원에 그치고 있다. 조선대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부실 대학’이라는 멍에를 쓸 수 있다. 조선대는 지난해 교육부가 취업률, 재정 건전성 등을 평가해 발표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명단에서 가까스로 빠졌다. 올해도 마음을 놓을 처지가 아니지만 이사회는 급박한 현안은 외면한 채 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강현욱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 부류로 나뉜 이사진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이사들 사이의 반목이 문제라는 얘기다. 아무리 주인 없는 대학이라고 하지만 이사들이 저마다 주인 행세를 하며 다투는 것은 옳지 않다. 2010년 1월 이사회가 출범하면서 이사들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학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사들이 명예로운 길을 갈지, 대학 발전의 걸림돌로 남을지는 17일 열리는 임시이사회에 달렸다.정승호 사회부 기자 shjung@donga.com}

선사시대 거석문화의 산물인 전남 화순군 고인돌군(群)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화순 고인돌군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대 계곡을 따라 약 10km에 걸쳐 500여 기가 밀집해 있다. 보전상태가 좋고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보여주는 채석장이 발견돼 당시의 석재를 다루는 기술, 축조와 운반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도가 남도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자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지역의 문화적 자긍심이 높아지고 유적을 보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국제 문화관광교육의 명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세계유산 등재 대상 전남에 6곳 유네스코는 세계사적으로 보편적 가치가 있는 탁월한 유산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복합유산 등 3가지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는 석굴암과 불국사,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수원화성, 창덕궁, 경주 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왕릉, 하회마을, 제주 화산섬 및 용암동굴 등 10건이 등재됐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모두 문화유산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예비자원인 잠정목록에 등재된 국내 유산은 모두 14개. 전남은 이 중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자연유산은 서남해안 갯벌과 남해안 공룡 화석지 등 2개, 문화유산은 강진 고려청자 요지, 염전, 낙안읍성, 한국의 서원(장성 필암서원) 등이다. 세계 유산에 등재되려면 최소 1년 전까지 잠정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정식 등재를 신청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현지 실사를 벌인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불가 등 결정을 내린다.○전남은 세계 유산의 보고 서남해안 갯벌은 모래해변, 해안가 소나무 숲, 염생식물(鹽生植物) 군락지 등 다양한 생태자원과 해양 경관을 보유해 2010년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이듬해 세계자연유산 등재 우선 추진 대상으로 선정됐다. 전남도는 최근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관련기관 업무협약식을 열고 세계유산추진단을 법인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학술연구와 학술대회, 보존관리 계획을 수립해 201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고 2017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남 장성군의 필암서원 등 조선시대 대표적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정부, 자치단체, 민간전문가 19명이 참여하는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을 발족시키고 최근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사적 제302호로 조선시대 고을 경관의 전형을 보여 주는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학술자료를 수집하고 보존관리에 대한 국내외 자문을 거쳐 등재절차를 밟을 예정이다.○복합유산 등재 목표 지리산 지리산과 전남 담양군 시가문학권, 순천 선암사와 해남 대흥사를 포함한 한국의 전통사찰 등은 잠정목록 등재를 앞두고 있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문화유산이나 복합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남 곡성군과 구례군,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 하동군과 산청군, 함양군 등 3개 도, 7개 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의 역사 지리 종교 경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 잠정목록 신규 등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담양군은 면앙정, 소쇄원, 식영정, 명옥헌 원림 등 시가문화권 내 8개 누각과 정자에 대해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인문학적 가치 조명, 관련 인물 조사, 자료 수집 등 작업을 거쳐 올해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할 방침이다. 무등산 주상절리와 화순 운주사, 전남 순천 송광사, 선암사 등은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화순군은 지난해 주민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남도, 문화재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함께 ‘천불천탑 운주사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6월 15일 전남 목포시 삼학도에 개관하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이사진이 전국적인 명망가들로 꾸려졌다. 전남 목포시는 22일 서울에서 열린 재단법인 발기인 총회, 이사회에서 17명의 이사를 선임한 데 이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정·재계 인사 3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재단법인 이사장은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부이사장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운영한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각각 선임됐다. 각종 성금과 기탁금을 받아 운영하게 될 재단이사회에 현직 지자체장이 참여하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저촉돼 박준영 전남지사와 정종득 목포시장은 이사회 구성에서 제외됐다. 이희호 여사가 현역 국회의원의 이사회 참여를 원하지 않아 박지원 국회의원도 빠졌다. 박 지사와 정 시장, 박 의원은 이사회 고문으로 활동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5월 광주’를 상징하는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가 끝내 잎을 틔우지 못했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강한 비바람에 뿌리째 뽑힌 회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온갖 정성을 쏟았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높이 10m인 이 회화나무는 지난해 8월 태풍 때 넘어지면서 잔뿌리의 상당 부분이 손상돼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광주시는 밑동을 드러낸 회화나무를 원래 상태로 심고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500mL짜리 포도당 수액주사를 16차례나 놓고 때때로 영양제와 뿌리발근촉진제를 뿌렸다. 겨울에는 나무가 얼지 않도록 볏짚으로 옷을 입혀줬다. 회화나무는 지난달 말 기온이 오르면서 4개 가지가 연한 초록빛을 띠어 회생 가능성을 보였다. 시는 이달 중순까지 새순이 나면 완전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임은라 광주시 도시녹화담당은 “한 달 전 가지에 물이 올라 내심 기대가 컸는데 안타깝다”며 “가지에 물이 오른 건 수액에 있던 양분이 마지막으로 공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같다”고 말했다. 수령 200년인 이 회화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생생한 목격자다. 당시 나무를 둘러싸고 계엄군 초소가 있었고 시민들이 초소에서 계엄군에게 무참히 폭행당하고 끌려가기도 했다.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증인인 회화나무가 싹을 틔워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모습도 지켜봐주길 바랐지만 결국 올 5월을 넘기지 못했다. 광주시는 회화나무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해 후계목을 심을지, 고사한 나무를 박제해 현장에 보존할지를 5·18 관련 단체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범일 대구시장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선 처음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달빛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광주와 대구는 각종 공동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빛동맹’은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화합을 위한 교류협력으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전남 장흥군은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국토 정남쪽이다.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사금마을에는 2004년 정남진 조형물이 들어섰다. 인천 서구는 국토 정서쪽인 ‘정서진’이다. 지리적으로 독특한 상징성을 가진 두 자치단체는 최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타 지역 자치단체와 각종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지역 간 벽을 허물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상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정, 복지, 경제, 문화, 예술, 체육, 축제 분야에서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상생협력에 나선 광역자치단체 광주시와 대구시는 이달 말부터 양 지역에 ‘시민의 기념 숲’을 조성한다. 광주시는 북구 오룡동 ‘광주 시민의 숲’ 1000m² 용지에 대구시를 상징하는 팔공산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대구기념물 8호)를 심는다. 대구 두류공원에는 무등산국립공원의 주상절리대(입석대) 조형물과 5·18민주화운동 기념물, 시목인 은행나무 등을 심는 숲이 조성된다. 6월 13일부터 4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국제식품산업전에 개설되는 ‘달빛동맹관’에는 광주의 김치업체 등 식품 업체 10여 곳이 참가한다. 두 도시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공동유치 △88고속도로 조기 확장 △미래형 치과벨트 공동 구축 등 5개 분야 12개 사업이 담긴 ‘달빛동맹 어젠다’ 사업을 공동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문수 경기지사는 20일 경기도청 1층 상황실에서 ‘경기도·전남도 상생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계기로 경기국제보트쇼와 목포해양문화축제 등 양쪽 도를 대표하는 해양축제 성공을 위해 공동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해양레저산업, 친환경농업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지역 학교급식과 경기도 산하기관 구내식당 식재료를 전남산 친환경농산물으로 공급하고 친환경 재배기술이나 특화품목 정보교환은 물론 정기 직거래장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이날 경기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21세기형 공직자의 자세와 훈훈한 공동체’를 주제로 특강을 했고 김 지사는 6월 13일 전남도청에서 교차특강을 하기로 했다.○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 장흥군과 인천 서구는 정남진과 정서진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13일 자매결연을 했다. 농수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문화예술 축제와 군·구민의 날 행사에 서로 방문하기로 했다. 농어촌 및 도시 체험을 통한 문화·스포츠 교류도 벌이기로 했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물 축제와 편백숲 우드랜드, 한우, 표고버섯 등을 널리 알리는 관광자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은 한때의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협력하고 있다. 양측 주민들은 재첩 수확기인 5∼10월만 되면 갈등을 빚어왔다. 해마다 30억 원대의 수익을 안겨주는 재첩 어장을 서로 많이 차지하려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두 자치단체는 주민 화해를 위해 2011년 공생발전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재첩 채취 경계수역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공동장터를 열고 올해는 광양과 하동의 주요 관광지에 상대 지역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남 나주시와 경북 영주시는 호남과 영남의 대표 과일인 배와 사과로 하나가 됐다. 두 자치단체는 올 1월 설을 앞두고 출시한 과일세트가 전량 매진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과일세트는 나주시와 영주시가 지역 특산품인 배와 사과를 한 상자(7.5kg)에 6개씩 담아 상품화한 ‘홍동백서(紅東白西)’. 지난해 수확 시기가 비슷한 두 과일을 한 상자에 담아 판매해 보자고 의기투합 것이 계기가 돼 공동 마케팅을 하게 됐다. 임성훈 나주시장은 “영호남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화합하자는 의미로 시작한 공동 마케팅이 영호남 연계 협력사업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지현 씨(62·사진)는 ‘오월 광대’다. 1980년 5월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이 씨는 광주에 왔다가 계엄군에게 맞아 왼쪽 눈을 잃었다. 안대와 선글라스로 ‘그날의 아픔’을 감추고 다녔던 이 씨는 1985년 전국 최초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옥외 강연을 하고 5·18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왔다. ‘오월 투사’가 ‘광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5·18 진상 규명 투쟁에 나서는 동안 그는 아내와 이혼 위기를 맞았고 아들은 가출했다. 5·18로 인해 좌절과 고통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는 음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 판소리와 북 장단은 물론이고 색소폰과 드럼도 배웠다. 그는 “광주상고 재학 시절 야구 응원단장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때) 예술적 끼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5·18 초청 강연자로 나선 2001년부터 그는 효과적인 강연법을 고민하다 마술을 배워 청중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술과 색소폰 연주 등이 어우러진 그의 강연은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마술과 성대모사, 연극 등을 가미한 1인극에 도전했다. 5·18민주화운동 30돌이었던 2010년 5월 처음으로 ‘애꾸눈 광대 29’라는 1인극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경남 거창에서 열린 ‘아시아 1인극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가 5월 상처의 치유와 희망을 온몸으로 풀어내는 1인극으로 시민과 다시 만난다. 이 씨는 28일 오후 7시 반 광주 남구 구동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첫 무대를 시작으로 10월 8일까지 매주 둘째, 넷째 화요일 상설공연 ‘애꾸눈 광대’를 선보인다. ‘애꾸눈 광대’에는 이 씨의 삶 자체가 그대로 녹아 있다. 이 씨는 “불행한 가족사는 나뿐 아니라 당시 5·18에 참여했던 누구나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광주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1인극은 창작판소리, 마술, 성대모사, 영상 등으로 1시간 동안 꾸며진다. 마지막 장에서 이 씨는 관객과 무대에서 한데 어우러져 대동세상을 표현한다. 예명이 ‘이세상’인 이 씨는 “올해 전국 순회공연에 나서고 내년에는 해외에 있는 향우들에게 1인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 062-670-7496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인 전남 완도군 청산도가 대한민국 ‘베스트 그곳’에 선정됐다. 완도군은 청산도가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최고 가족체험여행지 ‘베스트 그곳’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베스트 그곳’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34개 후보지역을 대상으로 누리꾼 투표(60%)와 전문가 심사(40%)를 거쳐 전국에서 9곳이 선정됐다. 청산도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포함됐다. 청산도는 2007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됐고 2009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지난해 33만 명이 찾았으며 올해 17만 명이 방문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베스트 그곳’으로 선정된 지역에 관광콘텐츠 개발, 전문여행작가 현장취재, 온라인 프로모션 행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홍보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김종식 군수는 “청산도를 국내 최고 힐링의 섬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예년에 비해 밝았습니다. 힘겹던 지난날이 떠올라 목 놓아 우는 수상자도 없었습니다. 다문화상하면 으레 역경을 이겨낸 이주자들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해로 3년째 ‘LG와 함께하는 동아다문화賞’을 시상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주자들의 마음이 모두 밝아지는 것을 차츰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상은 동아일보와 LG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2010년 처음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다문화가족 세 가족 △다문화공헌 개인 2명 △다문화공헌 단체 세 곳이 선정됐습니다. 청소년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심사는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 양민정 한국외국어대 다문화교육원장, 한기흥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습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개인상 소모뚜씨…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인권운동에 온힘 ▼이주민방송 ‘MWTV’ 기자 겸 PD. 미얀마 민주화 운동단체인 ‘버마 국민행동’ 활동가,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리더, 다문화인권강사…. 소모뚜 씨(38·사진)를 소개하는 수식어들이다. 1995년 한국 땅을 밟은 뒤 18년 동안 살아온 여정이 이 이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변모해 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지금은 예전처럼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다른 민족과 어울려 살아도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는 한때 한국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힌 인물이었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인권운동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2009년 법무부는 ‘미얀마에서 민주화 활동에 소극적이었고 귀국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난민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그는 ‘난민인정 결정 불허결정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010년 11월 2심에서 승소했다. 난민으로 인정받은 그는 “나를 싫어하는 한국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낸 사람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인권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만 따로 지원하는 다문화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주민들에게는 다문화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공원 할인권이 나온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이런 식의 특혜를 불편해한다”며 “이주민들도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경쟁하고 같은 조건으로 지원해줄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사회”라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개인상 이사벨씨… 상담사로, 통역사로, 이주여성 ‘큰언니’ ▼“남편한테 매일 맞는다는 여자가 많았어요. 듣고만 있을 수 없었지요.” ‘필리핀댁’ 이사벨 씨(51·사진)가 2000년 남편을 따라 광주에 와서 처음 접한 결혼 이주여성들의 삶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영어학원 강사를 시작한 그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주여성을 돕기 시작했다.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친 이주여성들에게 월급을 털어가며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했다. 지금도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다. 하지만 ‘봉사가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또박또박 말했다. “37세 때 결혼을 늦게 한 편이에요. 대부분 젊고 어린 다문화여성들을 보살필 수 있는 ‘큰언니’가 내 역할이에요.” 그는 이주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상담’이라고 했다. 이주여성과 남편의 갈등은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부터 ‘광주여성의전화’에서 가정문제 상담봉사를 시작했다. 가정문제, 약물중독 등으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이주여성을 위해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활동을 전해들은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2010년 광주북구청소년수련관에 ‘이주여성사랑방’을 차렸다. 이주여성들 스스로 모이고 도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다문화가정 자녀 60여 명을 대상으로 ‘모국어 문화교실’을 열어 어머니 나라의 언어문화 바로알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는 현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보다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가족상 박지영씨… 장애3급 남편-뇌중풍 시어머니 지극 봉양 ▼한국의 시댁 형편은 베트남 친정보다 나을 게 없었다. 2005년 10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소개받은 지 사흘 만에 결혼한 20년 연상 남편 임원준 씨(52)는 젊은 시절 공사장 추락사고로 여러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왼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신체3급)이었다. 남편은 결혼 직후까지 돼지를 키웠으나 구제역으로 파산한 뒤 생활비를 벌지 못했다. 노환과 뇌중풍을 앓는 시부모 봉양만 해도 허리가 휠 지경이었지만 시아버지가 진 농협 빚은 매달 꼬박꼬박 이자고지서가 날아왔다. 박지영(도티 홍 한·32) 씨는 전북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로 시집와서도 베트남에서처럼 홀로 온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남편이 장애인인 줄 모르고 결혼했지만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에 온 뒤로 집 근처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는 틈틈이 상자를 주워 팔았다. 퇴근 뒤 시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서 수발을 들었다. 집에 오면 뇌중풍을 앓는 시어머니 안마와 말벗 역할도 빠뜨리지 않았다. 베트남 친정도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친정 동생들에게 적은 돈이라도 부쳐 주려고 마른 수건을 짜보지만 쉽지 않다. 뇌중풍을 앓는 친정어머니도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 마을에서나 일터에서나 모두가 ‘복덩이’가 굴러 왔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8년 동안 모신 시아버지가 한 달 전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도 시누이집에 가 있어 요즘은 한결 수월한 편이다. 지금은 병원 주방보조로 일해 벌이도 나아졌다.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 딸 선아 양(7)이 똘똘하고 예쁘게 자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 미용일을 배우는 게 꿈이다. 미용일로 안정적이고 여유 있게 돈을 벌어 남편, 딸과 오순도순 살면서 친정까지 돕는 게 소박한 희망이다.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가족상 조야쥬디씨… 원어민 강사 활동하며 간호조무사 꿈꿔 ▼“어머니, 학원! 학원 가요.”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남 통영시 산양읍 척포길의 아담한 농가주택에 사는 조야쥬디 씨(39)는 오전 9시경 시내 간호학원으로 ‘등교’하며 시어머니 유순덕 씨(70)에게 깍듯이 인사한다. 남편 박용이 씨(44)에게도 “몸조심하고 일 잘하세요”라며 약간은 어눌한 우리말로 격려를 보낸다. 남편은 인근 문어양식장에서 일한다. 2005년 주변 사람의 소개로 박 씨와 결혼해 한국생활을 시작한 그는 간호조무사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간호학원에 다니고 있다. 자격시험은 내년 3월이다. 하루 5시간씩 주5일 수업을 받는다. 이 학원 강석범 부원장은 “항상 긍정적이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어 병원에 취직하면 통역 등에도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금요일은 학원이 끝나자마자 통영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달려간다.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학습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주 4시간 강의를 하고 한 달에 48만 원을 받는다. 결혼 후 몇 년 동안은 수산물 가공공장에서도 일했다.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남편 수입이 적어 내가 병원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는 초등학교 2학년인 다빈(8)과 다은 양(5) 등 딸 둘을 두었다. 둘째는 장애가 있어 신체발육이 늦고 의사소통도 어렵다. 미혼인 시동생(34)도 함께 산다. 통영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옥해숙 팀장과 최경희 방문교사는 “쥬디 씨는 주변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착하고 생활력도 남다르다”며 “가족을 돌보면서 학원 다니고 원어민 강사까지 1인 3역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전했다.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가족상 조만숙씨… 마을길 포장-쉼터 리모델링 이끈 이장 ▼“제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갔죠. 모르면 수천 번이고 물었어요.” 중국 출신인 조만숙 씨(46)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 안부를 묻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맏며느리’라고 불리는 것이 더 좋다. “어르신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할 때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석계리 이장이다. 50여 가구, 130여 명의 주민이 산다. 80% 이상이 65세가 넘는 주민들은 사람됨과 성실성을 눈여겨보고는 2010년 8월 이장으로 추대했다. ‘외국 사람, 그것도 여자가 무슨 이장이냐’며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어르신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숙원이었던 마을 농로 포장과 쉼터인 정자 리모델링을 해냈다. 최근에는 경로당에 요가교실도 마련했다. 담당 관청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민원을 건의하고 설득시킨 결실이다. 1995년 중국 선양(瀋陽)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할 때 남편 천봉만 씨(53)를 만나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화려한 생활을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과 문화 차이는 몇 번씩 포기를 생각할 만큼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다. 건강이 좋지 않은 남편 대신 농사를 도맡아 생계를 꾸렸다. 딸 설빈 양(17)과 아들 성표 군(15)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식당과 자동차부품공장에서도 일했다. 힘들었지만 자신도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이 덕분에 2008년부터는 영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로, 올해 3월에는 경북도 다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조 씨는 “힘들 때마다 ‘한국에 살려고 왔다. 꿈을 좇아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렇게 열심히 사니까 주변에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영천=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함께하는 사회 만드는… 당신이 희망입니다 ▼단체상 생각나무BB센터… 이중언어 교재 만들어 아이들 학습 도와“한국생활을 하는 이주여성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의 힘을 키우고 재능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자녀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거든요.” 이주여성 자조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의 안순화 대표(48·여)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에 문을 연 센터의 온라인 회원은 800여 명, 오프라인 회원은 280명이다. 약 20개국 출신의 이주여성들이 가입해 있다. 센터 이름은 이주민 출신 엄마와 자녀들의 생각이 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붙였다. BB는 이중언어(Bilingual), 이중문화(Bicultural)라는 뜻. 회원들은 2011년 ‘우리는 하나’라는 이름의 이중언어 교재를 개발했다. 자녀들은 이 교재를 학교에 갖고 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자랑하곤 했다. 한때는 한국말이 서툰 엄마를 부끄러워했던 아이들이 모국어에 유창한 엄마를 보며 자부심을 느꼈다. 어려운 이주여성들을 돕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2011년 1월 돈을 모아 생활고를 겪는 이주여성들에게 이불을 선물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라고. “한국에서 생활한 지 8년이 됐는데 처음으로 새 이불을 덮는다”며 감사를 표한 이주여성도 있었다. 회원들은 지난해엔 중국을 방문해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했다. 자신들의 제2의 고향인 한국을 자랑스럽게 알리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겠다는 센터 설립 초기의 다짐을 회원들은 잊지 않는다. 국회의원실 비서관, 이중언어 강사, 문화재단 이사 등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회원도 있다. 이런 이주여성들이 좀더 많아지는 게 이들의 꿈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단체상 KAIST… 융합인재과정 운영해 맞춤형 과학 교육 ▼“원래 과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없었는데 다문화학교를 다니며 로봇 분야에서 소질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올해 서울 로봇고에 입학한 홍예브게니 군(15)의 말이다. 그는 어머니가 러시아인이어서 KAIST가 운영하는 ‘LG 사랑의다문화학교’에 다닐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흥미를 찾아내 국내에서 유일한 로봇·기계제어 분야 마이스터고로 진학했다. 앞으로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를 공부하겠다는 계획도 벌써 정했다. 그를 도운 KAIST 자연과학연구소 산하의 융합교육연구센터는 2010년부터 LG와 함께 사랑의 다문화학교 융합인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67명의 초중고교생이 참여했다. 30명은 매달 한 번씩 KAIST를 직접 찾아와 수업을 듣는다. 초중고교 수준을 나눠 실험수업을 한다. 화산폭발 실험을 직접 꾸며보거나 사막의 오아시스, 물로켓, 유전자 칩 등을 만들어보는 체험형 수업을 11명의 KAIST 멘토들이 옆에서 도와줬다. KAIST까지 직접 오기 힘든 30명의 초등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았다. 모두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실험을 위한 재료는 ‘과학상자’에 담아 보내줬다. 센터는 2010년부터 꾸준히 과학 엑스포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체험형 교육이라 흥미도 높다. 지난해 2기 학생의 출석률은 오프라인이 94%, 온라인이 89%에 이르렀다. 융합인재과정은 학생들을 단순히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공학 분야의 소질을 맞춤형으로 키워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고교에 진학한 학생 18명 중 9명이 창원 과학고를 비롯한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에 진학하는 성과를 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단체상 전라남도… 인터넷 요금 지원-한국요리 온라인 강좌 ▼지난해 12월 현재 전남지역 결혼이주여성은 9768명, 자녀는 1만여 명이다. 국제결혼이 크게 늘면서 전남도는 지난해 6월 여성가족과에 다문화정책계를 신설했다. 20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정보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55억 원을 들여 한국어교육, 가족통합교육, 취업연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문화가정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인터넷요금 지원사업은 반응이 좋아 매년 4억5000여만 원의 예산을 6년째 배정하고 있다. 입국한 지 7년 이내 가정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 요금의 70%를 지원한다. 다문화가정의 갈등 요인 중 하나인 음식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강좌(jn.damunwha.com)는 테마별 한국요리 레시피를 6개 국어로 소개하고 있다. 시군에 배치된 언어지도사 23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를 평가해 수준에 맞는 언어교육을 하고 언어영재교실도 운영한다. 또 어린이집 이용안내, 육아기술 등의 정보를 담은 부모교육 자료집 1000부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만들어 배포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엄마(아빠) 나라 말 경연대회’는 다문화가정의 가족애를 더욱 두텁게 하는 촉매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전담요원으로 일하는 이주여성 양성도 주력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에는 통·번역 역량강화 교육을 받은 이주여성 16명이 한국어능력시험(3급·4급)에 합격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다문화가정은 이미 우리 농촌의 보편적인 가족 형태 중 하나가 됐다”며 “우리 지역 다문화가족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입으로 5·18민주화운동은 비극적 막을 내렸다.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령 확대조치에 맞선 항쟁의 불꽃은 10일 만에 꺼졌지만 ‘민주·인권·평화’의 5·18 정신은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5·18 정신을 모독하고 왜곡하는 일부의 행태로 인해 5·18의 진실과 역사적 의미가 새삼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33년 전 오늘 전남도청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죽을 목숨인 줄 알면서도 도청을 지켰던 ‘시민군’ 참가자와 당시 광주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동아일보 기자들로부터 그날의 진실을 들어봤다. 》‘비상! 비상! 계엄군이 오고 있다.’ 1980년 5월 27일 오전 4시경. 전남도청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시민군 기동타격대 차량의 엔진소리가 적막한 광주의 새벽을 깨웠다. “광주시민 여러분.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기 위해 계엄군이 오고 있습니다. 지금 즉시 도청으로 와주십시오.” 처절한 여성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도심에 울려 퍼졌다. 외곽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울리던 총성이 점점 가깝게 들리기 시작했다. 도청에는 157명의 시민군이 있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승리의 가능성은 전혀 없고, 이제 꼼짝없이 죽을 목숨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들은 자리를 지켰다. 카빈 소총을 든 두 청년이 전남도청 민원실 2층 회의실 창가에 기대섰다. 그리고 서로에게 말을 건넸다. “우리 저승에서 만납시다. 우리는 영원한 친구이자 동지입니다.”○ 도청을 지킨 ‘마지막 시민군’ 당시 항쟁지도부 기획위원이던 이양현 씨(63)는 33년 전 계엄군이 도청에 진입하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와 마지막 대화를 나눈 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 씨(당시 30세·이 노래는 윤 씨를 추모하는 노래극을 위해 만들어졌음)였다. 이 씨는 그날을 다시 떠올렸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을 때 시민군 한 명이 뒤편이 무너졌다며 황급히 뛰어왔다. 계엄군은 후문을 넘어 순식간에 도청 안으로 진입했다. 계엄군 정예 병력인 3특전여단이었다. “어이쿠.” 옆에 있던 윤상원이 옆구리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급히 이불을 찾아 깔고 그를 뉘었다. 잠시 뒤 동공이 초점을 잃더니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때 뒤에서 “꼼짝 마, 손들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 주저앉았다. 공수부대원들이 결박하더니 셔츠 뒤쪽에다 매직펜으로 뭔가를 쓰는 것 같았다. 굴비를 엮듯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면서 앞 사람을 보니 ‘극렬분자. 실탄 10발 소지’라고 쓰여 있었다. 이 씨는 광주일고를 다니던 시절 ‘향토반’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회문제에 눈을 떴다. 전남대 사학과를 다니던 1975년 학교를 그만두고 청계천 연합노조에 몸을 담았다. 2년 뒤 광주의 조그만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 운명의 5월을 맞았다. 18일 강연을 위해 광주에 온 이창복 씨(74·16대 국회의원)를 따라 전남대 인근을 지나다 계엄군의 몽둥이에 무참히 쓰러지는 대학생들을 봤다. 피가 끓어올랐다. 사흘 뒤 금남로에서 시민들과 계엄군이 대치할 때 시위대의 맨 앞에 섰다. ‘계엄철폐’를 외치던 그의 머리 위로 총알이 지나갔다. 시민들은 혼비백산하며 흩어졌다. 당시 도심 곳곳에서는 계엄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버스에 타고 있던 무고한 시민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어린아이와 부녀자들까지 조준사격에 희생됐다. 시민들은 손에 총을 들고 금남로에 다시 모였다. 이 씨는 “시민들이 총을 든 것은 계엄군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한없이 두려운 죽음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 “우리의 죽음을 증언해 달라” 26일 계엄군이 최후통첩을 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무기를 반납하고 사태를 수습할 것이냐,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냐 논쟁이 벌어졌다. 항쟁 지도부는 이대로는 항복할 수 없다고 했다. 외곽에 머물던 계엄군이 광주를 죄어오자 그는 26일 밤 시민군들에게 밥을 해주던 아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아내는 한사코 같이 있겠다고 했지만 ‘세 살짜리 아들을 누가 키울 거냐’며 화를 내자 눈물을 훔치며 돌아섰다. 항쟁 지도부는 시민군에 자원해 도청 안에 남아 있던 중고교생들을 불러 ‘나중에 우리의 죽음을 증언해 달라’며 도청에서 내보냈다. ‘5월 광주’의 불꽃이 꺼지고 상무대 영창에 끌려가 조사를 받던 이 씨는 내란죄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1년 남짓 감옥생활을 하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지만 세상에 나서기가 부끄러웠다. 저승에서 만나자던 윤상원에게 더욱 그랬다. 이 씨는 윤상원과 노동운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치러지던 1982년 2월 20일 망월동 5·18묘지를 찾았다.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끼는’ 그곳에서 그는 목 놓아 울었다. 서울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27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부활제’를 하루 앞두고 옛 전남도청 앞에 섰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으로 새롭게 꾸며지는 도청 건물을 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광주를 품고 있는 무등산은 알고 있을 겁니다. 누가 집단발포 명령을 내렸는지,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5·18은 여전히 미완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마침표를 찍을 수 없어요.”광주=정승호·이형주 기자 shjung@donga.com}

국립광주박물관이 세계 100대 뮤지엄에 이름을 올렸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최근 영국 아트뉴스페이퍼가 선정한 ‘2012년 세계 100대 뮤지엄’ 100위에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1978년 개관 이후 최초다. 아트뉴스페이퍼는 국제적인 권위와 정보력을 가진 문화예술 소식지로 매년 4월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년도 총 입장객 수와 전시 하루 관람객 수를 분석해 싣고 있다. 연간 관람객 수가 50만 명을 넘어야만 소식지에 등재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이 65만5061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12위(지난해 9위)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았고 국립민속박물관(15위·지난해 16위) 등 모두 5곳이 선정됐다. 전체 1위는 972만 명이 다녀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차지했으며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대영박물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 최대 관람객 수로 평가한 가장 인기 있었던 전시 순위에서는 국립광주박물관 기획특별전 ‘외규장각 의궤’(지난해 4월 24일∼6월 24일)가 국내 2위, 아시아권 15위, 전 세계 154위를 기록했다. 외규장각 의궤 전시에는 하루 최대 2241명, 전시 기간에 12만1673명이 다녀갔다. 조현종 관장은 “지난해 다양한 특별전시와 교육프로그램, 야간 개장 등 활동과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24일부터 30일까지 ‘전통시장 유명 맛집 특별초대전’을 연다. 전통시장의 명물로 손꼽히는 맛집들을 백화점에서 선보여 상점의 매출을 높여주고 백화점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대인시장에서 선정한 13개 우수업체 음식을 백화점 1층 특설매장에서 선보인다. 해남떡집(떡), 주영상회(홍어), 창평시골두부(두부), 빛고을 명품김치(김치, 전) 등 대인시장에서 맛이 좋기로 소문난 곳들이다. 설장구 부채춤 가수 초청 공연 등 이벤트도 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가 비밀리에 민간인으로 위장한 군인 300명을 광주에 급파해 선무(宣撫·특정 방향으로 민심을 유도하는 행위)공작을 벌인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 아군끼리 오인 사격으로 사망한 군인들을 폭도의 흉탄에 맞아 순직했다고 상훈기록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수만 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68)은 신군부의 선무공작과 상훈기록 조작 자료를 22일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정 전 회장은 오랜 기간에 걸쳐 5·18 관련 각종 방대한 기록과 자료를 발굴,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5·18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자료를 공개했다”며 “5·18의 진실이 밝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무공작 요원 300명 급파 정 전 회장이 찾아낸 1980년 5월 25일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의 작전일지에는 ‘선무단원 안전 호송 요청’이란 제목으로 ‘25일 07시 서울에서 서울제강 노장호국단원 300명이 워커힐 버스 8대에 분승해 출발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13시 전주도착, 선무단원이 계엄분소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조치 바란다’는 요망사항도 적혀 있다. 당시 계엄분소는 광주 서구 상무대 내 전교사에 설치돼 있었다. 이날 작성된 계엄사령부 상황일지에도 ‘서울 선무공작 요원 도착 예정, 단체명:서울노장호국단, 인원:300명, 수송편:워커힐 버스 8대로 고속도로 이용, 07:00 출발, 13:00 도착 예정’이라고 쓰여 있다. 당시 광주전남지역을 관할했던 505보안부대장도 선무공작 요원의 실체를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모 부대장은 1995년 1월 검찰의 ‘12·12, 5·18조사’에서 “진압작전과 관련해 작전부대에서 민간인으로 위장해 비밀리에 시내에 침투시켰다는 사실을 진압작전이 끝나고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1980년 5월 21일 ‘소요는 고정간첩, 불순분자 깡패들에 의하여 조종되고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배포했었다”며 “이는 신군부가 비밀공작요원들을 광주에 파견한 뒤 북한 등 소행으로 조작한 명백한 증거”라고 밝혔다. 선무공작 요원이 광주에 투입되기 6일 전인 5월 19일에는 2군사령부가 ‘편의대’를 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군사용어인 편의대는 책임지역 내 침투하는 적을 탐지 색출하기 위해 그 지역의 환경에 맞도록 농민, 행상 등으로 가장해 주민과 함께 행동을 하는 임시 특별부대를 말한다. 전교사전투상보에는 5월 19일 ‘다수 편의대를 운용하고 과감하게 타격하며 주민에게 선무 활동 강구하라’는 2군사령부 충정작전 지침 추가지시가 기록돼 있다.○ 오인사격 사망 군인 상훈도 조작 1980년 5월 24일 오후 2시경 11특전여단 A 중사(당시 24세)는 광주 서구 송암동에서 육군보병학교 교도대의 오인사격에 맞아 숨졌다. 1980년 5·18 진압작전이 끝난 뒤 7특전여단, 11특전여단, 3특전여단이 함께 작성한 ‘특전사 전투상보’에는 5월 24일 상황이 자세히 나와 있다. 상보는 ‘송암동 3거리에서 폭도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공수부대원들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매복 중이던 보병학교 교도대가 시위대 차량으로 오인해 서로 교전을 하다 피해를 입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송암동에선 11특전여단 7명, 7특수여단 1명, 전교사 군수지원수송대 1명 등 9명이 숨졌다. 육군본부가 1988년 국회에 제출한 청문회 자료에도 A 중사 등 9명의 사인은 ‘보교 오인사격’이라고 돼 있다. ‘보교’는 육군보병학교를 말한다. 그러나 A 중사 등 7명은 1980년 총무처 ‘무공훈장부’ 공적란에 ‘충정작전에 참가해 5월 24일 폭도의 흉탄에 순직’이라고 기록돼 있다. 나머지 2명은 ‘불의의 총탄에 맞아 순직’, ‘폭도들 제압 중 무반동총에 저격당해 전사’라고 돼 있다. A 중사 등에게는 1980년 6월 20일 무공훈장이 추서됐다. 정 전 회장은 “특전사 전투상보와 계엄사 상황일지, 육군본부 작전상황일지 등을 분석한 결과 5·18 당시 숨진 군인 23명 가운데 17명이 아군 간 오인사격, 오발 등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며 “조작된 기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광주=정승호 기자·이형주 기자 shjung@donga.com}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강원도 정선 아리랑엔 한민족의 애환이 깃들어 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로 시작되는 경남 밀양 아리랑은 눈시울을 붉히며 뜨거운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다. 진도 아리랑은 흥겹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는 죽음의 의식마저 놀이(씻김굿)로 승화시킨 예술의 고장다운 노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아리랑’ 합동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아리랑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3대 아리랑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3대 아리랑 발생 지역의 광역(전남·경남·강원도), 기초(진도군·밀양시·정선군)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23일 오후 7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총 100분 동안 1∼3부로 나눠 진행된다. 진도 군립민속예술단, 강원 소리진흥회, 밀양 백중놀이보존회 등이 출연해 아리랑을 통한 지역과 세대 간 대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유라(강원소리진흥회 이사장), 신영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유지숙(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등 3개 도를 대표하는 ‘명창 3인’의 세계문화유산 아리랑 특별 공연도 마련된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