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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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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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5~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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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개막…국내 기업 CEO 다수 참여

    ‘사막의 다보스 포럼’ 혹은 ‘중동의 대표 경제포럼’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2019(29~31일)’ 행사에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참여한다. 28일(현지 시간) FII 주관기관인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주사우디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2017년과 지난해 중동 지역 법인장이나 본사 임원들이 주로 참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모양새다. 특히 최 사장, 이영훈 사장, 홍 사장은 FII 주요 세션의 연설자와 패널로도 나선다. 최 사장은 29일 열리는 ‘장기적으로 국부펀드가 어떻게 글로벌 투자를 바꾸는가’ 세션에서 칼리드 알 루마이히(Khalid Al-Rumaihi) 바레인 뭄탈라카트홀딩(국부펀드) CEO와 파룩 파스타키(Farouk A. Bastaki) 쿠웨이트투자청 CEO 등과 토론에 나선다. 이영훈 사장도 30일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커뮤니티를 새롭게 바꾸고 세계경제의 성장속도를 높이는가’ 세션에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현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 부회장)와 벤 웨이 맥쿼리아시아 CEO와 토론할 예정이다. 또 홍 사장은 31일 열리는 ‘글로벌 사회에서 다음은 무엇인가’ 세션에서 지능혁신(Intelligent Innovation)을 주제로 발표한다. 현지 소식통은 “이렇게 여러 명의 한국 CEO들이 연설자나 대담자로 참여한 국제포럼도 드물다”며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올 6월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사우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 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FII 기간 중 삼성이 리야드 인근에 조성되는 엔터테인먼트 특화 도시인 키디야의 리조트 개발과 관련해 사우디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FII에 삼성을 대표해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업체인 삼성SDS가 참여하는 것도 삼성이 키디야를 포함해 네옴 신도시(서울 44배 크기의 최첨단 국제도시)와 홍해 인근 도시 및 관광단지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얹어준다. 사우디는 이 지역들을 최첨단 IT와 건축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도시로 개발하고자 한다. KIC의 경우 사우디가 추진 중인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상장 뒤 투자 방안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건설은 2015년 6월 PIF가 지분 38%를 매입했고, ‘포스코건설 사우디아라비아(PECSA·펙사)’란 조인트 벤처기업도 만든 특성을 살려 향후 사우디 건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OCI도 올해 초 중국 론기사와 함께 사우디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및 카본 블랙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사우디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전략에 따른 추가 사업 수주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FII에는 한국 기업인들 외에도 JP모건, HSBC, 씨티그룹, 블랙록 등 세계 주요 금융사들의 CEO들이 대거 참석해 아람코 기업공개(IPO)와 상장 움직임에 촉각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관계 인사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제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고문(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등이 FII를 찾을 예정이다. 사우디 안팎에선 지난해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되면서 외면 받았던 FII가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다시금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리야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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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IS 수괴 알 바그다디, 미군 공격에 사망”

    “이제 그는 죽었다(Now he is gon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전 9시 20분(한국 시간 오후 10시 20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가 26일 숨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젯밤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바그다디가 사망했다. 그의 사망은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검증됐다”고 밝혔다. 2014년 6월부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 ‘칼리프 제국’을 건설했던 바그다디 사살 작전은 외교안보 분야에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겐 결정적인 승리의 순간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테러 조직의 지도자였다”며 “그는 미국의 작전 앞에서 개처럼, 겁쟁이처럼 울고 비명을 지르다가 죽었다. 전 세계의 넘버원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준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도 컸지만 바그다디의 사망은 그보다 더 큰 것”이라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수색 작업은 몇 주간 진행됐으며, 헬기 8대에 올라탄 특수부대원들이 작전에 나섰고, 미군 피해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과 상황실에서 이번 작전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CNN 등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바리샤에 있는 IS 근거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바그다디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려 스스로 폭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에게 9·11테러의 주범인 빈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약 294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집요하게 추적해 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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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학 박사 출신… 美 이라크 침공 계기 무장투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는 1971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쪽의 사마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라힘.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친구이자 최초의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의 최고 통치자)였던 아부 바크르의 이름을 가져와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했다. 바그다디는 사우디아라비아 재벌가 출신인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과 달리 평범한 가정 출신이다. 바그다드의 한 대학에서 이슬람학으로 박사 학위도 받은 ‘학구파 테러리스트’.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 이슬람 신앙을 설교하며 반정부 활동을 펼쳤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본격적인 무장 투쟁에 나섰다. 그는 한때 미군에 붙잡혀 감옥 생활도 했다. 2010년 후세인 정권 몰락 후 이라크 내 시아파가 득세하자 수니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이라크지부를 맡았다. 2011년 내전 발발 후 중앙정부 기능이 무너진 시리아로도 진출했다. 2014년 6월 IS 건국을 선포하고 스스로를 칼리프로 칭했다. 그는 ‘얼굴 없는 리더’로 불릴 정도로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2, 3명의 부인이 있고 가족들도 IS 전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 후다이파 알 바드리는 지난해 7월 시리아 홈스 인근에서 친정부 무장세력 및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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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국가 모두를 적으로 삼았다가 고립무원 빠져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와 2011년 5월 사살된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당시 54세)의 비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같은 액수의 현상금(2500만 달러·약 294억 원)을 걸고 집요하게 추적했다. 가장 큰 차이는 도피 기간. 2014년 6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창설을 공표한 바그다디는 5년 4개월 만에 숨졌다. 빈라덴은 테러 후 근 10년인 9년 7개월 만에 사살됐다. 든든한 지원 세력의 유무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빈라덴은 파키스탄의 ‘실세’ 정보부(ISI)의 조직적 보호를 받았다. 그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아보타바드 주택가에 은신했다. 인근에는 파키스탄 군사학교도 있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장악한 ISI는 알카에다 탈레반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투입해 빈라덴을 사살할 때 정보 누출을 우려해 파키스탄 측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 바그다디는 시리아, 이라크, 터키, 레바논 등 중동 각국 정부와 적대적 관계였다. 반미 노선은 알카에다와 같았지만 현 체제를 부인하는 등 모두를 적으로 삼았다가 미군의 추적을 막아줄 후원 세력을 구하지 못했다. 바그다디는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빈라덴은 미군에 사살됐다. 알카에다는 특정 지역 장악보다 국제적 테러를 벌이는 데 주력했다. 반면 IS는 ‘국가’를 자칭하면서 법, 교육, 화폐 등 각종 통치체계를 마련했다. 필리핀 남부 같은 무슬림 거주지도 자국 영토로 간주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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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바그다디, 개에 쫓기다 막다른 터널서 자폭… 자녀 3명도 숨져

    26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 2014년 6월 바그다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발표한 후부터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및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살폭탄 조끼로 폭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그다디 생포 혹은 사살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우선 순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위험하고도 과감한 야간 급습작전을 벌였고, 그를 쫓아가자 그는 죽음의 터널 끝에 이르러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를 ‘야만스러운 괴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그는 잔혹한 짐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며 “정의가 구현됐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 ‘개’ ‘괴물’ ‘짐승’ 등 시종일관 격정적 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8대가 작전에 투입됐을 때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문을 피해 진입했다. 작전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에 작전이 모두 끝난 뒤 지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바그다디의 DNA 등 생물학적 증거를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디가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빼냈다고 밝혔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폭탄조끼를 입었던 아내 둘은 조끼를 터뜨리지는 않았으나 사망했다는 점에서 사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작전을 수행하기 전 러시아 영공에 머물렀다.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줬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CNN은 사전 녹화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지난주 작전을 승인했다. 가능하면 바그다디를 생포하되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 바그다디가 지하로 들어갔고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렸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이미 군으로 복귀했다”고도 밝혔다. IS는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출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정국 주도권 되찾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1월 취임 후 첫 ‘중대 발표’가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의 후폭풍 속에서 이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들이 속속 쌓이면서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백악관은 최근 탄핵 대응을 위한 정기 회의를 열기 시작했고 형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도 대거 법무팀에 투입했다.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의회 증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최근 두 차례나 NBC 기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헐뜯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사망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결정적인 승리를 챙긴 셈이다. 이번 바그다디 작전을 통해 통치력을 얼마나 회복할지, 이를 바탕으로 시리아 철군으로 입었던 상처에서 회복해 탄핵 조사에 정면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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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최고지도자 알 바그다디 사망… 빈라덴과 비교해보니

    27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2011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과의 비교가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미국이 같은 액수의 현상금(2500만 달러, 한화 약 293억 6000만 원)을 걸고 추적하던 인물들이다. 가장 큰 차이는 바그다디는 도피생활에 들어간 지 겨우 3년 만에 사망했다는 점이다. 2001년 9·11 테러 배후자로 지목됐던 빈 라덴은 무려 9년 7개월 간 미국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다 2011년 5월에야 사살됐다. 도피 기간에서 이처럼 큰 차이가 난 데는 든든한 ‘지원세력’의 유무가 꼽힌다. 빈 라덴의 경우 파키스탄의 ‘딥 스테이트(숨은 권력)’로 불리는 정보부(ISI)의 조직적인 보호를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ISI는 이슬람교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인사들로 구성돼있어 알카에다, 탈레반같은 이슬람교 극단주의 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실제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빈 라덴이 머물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으며 사살 당시 숨어 지내던 곳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다. 미국은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할 때 파키스탄 측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반면 바그다디는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 모두와 적대적인 관계였으며 배후에서 지지하는 정부나 세력이 없었다. 그만큼 미국의 조직적인 추적에 대응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빈 라덴보다 은신 생활도 훨씬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바그다디는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빈 라덴은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날 CNN과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 등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그다디가 미군의 군사작전 중 스스로 폭탄조끼(Suicide Vest)를 터뜨려 자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직 백악관 등의 공식 성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11년 5월 1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미군 특수부대가 빈 라덴이 숨어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가옥을 급습해 교전 끝에 그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당일 오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국가안보회의(NSC) 일원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빈라덴이 부인으로 알려진 여성을 앞으로 내세우거나 미군과 교전을 벌이는 등 사살까지 이르는 작전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했다. 바그다디가 이끈 IS는 빈 라덴이 수장으로 있던 알카에다와 조직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도 많다. 알카에다는 특정 지역을 장악한 후 국제적인 테러를 벌인 적은 많다. 그러나 IS는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해 국가를 선포한 뒤 법체계, 교육제도, 화폐 등 시스템을 마련했다. 심지어 IS는 필리핀 남부와 같은 무슬림 다수 거주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하며 에미르(통치자)를 임명하기도 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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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쿠르드 인도적 지원”… 쿠르드족 “우리가 큰 빚 졌다”

    “쿠르드족에게는 산을 제외하고는 친구가 없다.” 중동에서 수천 년간 나라 없이 떠돌며 각국 정부의 박해를 받아온 쿠르드족이 처지를 한탄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슬람국가(IS)의 전쟁이 끝나 효용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이달 초 쿠르드족을 토사구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만 봐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모니터는 21일 “쿠르드족에겐 이스라엘이라는 친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과 사이가 나쁜 이란, 이라크 등이 자국 쿠르드족을 탄압하고 있어 동맹을 맺을 여지가 많은 데다 이를 통해 터키와 러시아의 영향력도 견제하려는 속내로 풀이된다. ‘적(敵)의 적은 나의 친구’인 상황이다. 나라 없이 2000여 년을 떠돌다 1948년에야 이스라엘을 건국한 유대인들의 모습이 쿠르드족의 현 상황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달 10일 “용감한 쿠르드인들에 대한 터키의 침공과 인종 청소를 강력히 비난한다.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들이스트모니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960년대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 및 인도적 지원을 단행해왔다. 이라크 거주 쿠르드족 지도자인 무스타파 바르자니도 “이스라엘만큼 쿠르드족이 큰 빚을 진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사절단에게도 “유대인만 쿠르드족을 신경 쓴다”며 고마워했다. 이스라엘의 핵심 주적인 이란과 시리아에는 각각 약 600만 명과 200만 명의 쿠르드족이 거주하고 있다. 이라크에도 500만∼600만 명이 산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확대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독립국가 ‘쿠르디스탄’ 설립을 외치며 해당 국가의 혼란을 부추겨야 이스라엘의 안보가 굳건해진다고 믿고 있다. 2017년 9월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했을 때도 이라크 정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모두 반대 및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스라엘만이 “KRG의 독립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의 지지 의도가 완전히 순수하지 않은 데다, 친미 성향 국가라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거론된다. 특히 현재 이스라엘 정국이 워낙 혼란스러워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4월과 9월 두 차례 총선을 치렀지만 의석수 1, 2위 정당이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해 세 번째 총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10일 쿠르드족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도 일간 하아레츠 등은 “쿠르드족을 버린 미국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알맹이 없는 발표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출신의 한 쿠르드인은 기자에게 “처한 현실이 워낙 어렵다 보니 도움을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관심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는 속내를 밝혔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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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중동 중재자” “안보 강화” 의기투합… 스트롱맨들의 ‘브로맨스’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 시리아 북부에서 13일간 벌어진 터키·쿠르드 갈등의 최대 수혜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7),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5),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54)이 꼽힌다. 경제난과 장기집권 피로감으로 자국 내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던 셋은 이번 사태로 상당한 전리품을 챙겼고 종신집권의 발판까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신 중동에서 ‘새로운 경찰’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키와도 손잡으며 미국,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맞설 계기를 마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과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힘겹게 확보한 시리아 북부 지대를 손쉽게 챙겼다. 2011년 내전 발발 후 정부군, 반군, 쿠르드, IS 점령 지역으로 나라가 쪼개져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에서만 명맥을 유지했던 아사드 대통령도 쿠르드족과 제휴하며 반군 퇴치 기회를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대선 승리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시리아 철군을 단행했다. 하지만 돈만 앞세우다가 쿠르드족이란 혈맹, 국제사회의 신뢰, 중동의 지정학적 요충지를 모두 잃었다. 미국과 사이가 나쁜 이 세 명의 스트롱맨만 일종의 어부지리를 얻은 형국이다. 셋은 △장기 집권 △강력한 반대파 탄압 △반미 △종신집권 야심 등 공통점도 많다.○ 중동의 ‘새로운 경찰’ 푸틴 카타르 알자지라, 미국 아랍전문 싱크탱크 워싱턴아랍센터 등에 따르면 가장 돋보인 인물은 푸틴 대통령이다. 그는 중동에서 발을 빼지 못해 안달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동에서 보폭을 넓혔다. 그 결과 이번 사태에서도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중재자 노릇을 할 사람이 자신임을 각인시켰다. 마크 캐츠 미 조지메이슨대 정치학과 교수는 알자지라 기고에서 “중동에선 러시아와 손잡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은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아사드 정권의 배후를 자처했다. 최첨단 전투기와 폭격기를 동원해 IS와 반군의 역량을 약화시켰다. 아사드 대통령이 자국 영토에 터키군이 들어왔는데도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은 이유로 푸틴과의 교감설이 제기된다. 한 중동 외교관은 기자에게 “자국 반대파에게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해 ‘중동의 도살자’로 불린 아사드조차 푸틴의 말을 거스르지 못한다. 푸틴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아사드 정권이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시리아 재건 사업과 중동 정세에 푸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질 것으로 보인다. 친미 국가 이스라엘도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015년 이후 러시아를 다섯 번 찾았다. 같은 기간 미국을 여섯 번 방문한 것과 맞먹는다. 이스라엘이 자국에 위협적인 시리아 군사시설을 공습하기 전 러시아와 사전 협의를 하는 건 중동 외교가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는 “시리아가 아닌 다른 중동 지역에서도 미국의 철수 및 러시아의 진입이 뚜렷하다. 이스라엘로선 러시아란 새로운 ‘보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16일 아랍에미리트(UAE)도 찾았다. 두 나라 모두 잘 알려진 미국의 맹방이다. 2000년부터 19년째 집권 중인 그는 올해 내내 자국에서는 골머리를 앓았다. 장기집권 피로감, 경제난, 연금개혁 반발 등으로 주요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했다. 7월 내내 모스크바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는 공정선거와 반(反)푸틴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한때 90%에 달했던 지지율은 30∼40%대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을 시리아 사태로 한 방에 만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안보 숙원 해결한 에르도안 ‘현대판 술탄’ 에르도안 대통령은 실속을 가장 많이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리아 북부 국경의 길이 444km, 폭 30km 지역을 ‘안전지대(완충지대)’로 만들겠다는 명목하에 사실상의 영토 확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은 원래 시리아 땅이었다. 지난해부터 터키의 경기침체, 고물가, 고실업이 심해지면서 민심은 급속도로 그에게 등을 돌렸다. 올해 3월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집권 정의개발당 후보는 야당 후보에게 패했다. 에르도안 정권은 선거 부정을 내세우며 6월 재선거를 실시했다가 더 큰 표차로 패했다. 이스탄불시의 한 해 예산만 5조 원이 넘는다. 현지 언론은 2003년 에르도안 집권 후 이 돈의 대부분이 에르도안 정권의 기반을 다지는 데 쓰였다고 지적한다. 행정수도 앙카라, 3대 도시 이즈미르에서도 모두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내부 위기가 심각해지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외부의 적’ 쿠르드를 집중 공격하며 불만에 찬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했다. 터키 정부는 8200만 인구의 18%에 달하는 자국 내 쿠르드족 1500만 명이 시리아 쿠르드족과 연합해 독립 국가를 추진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와 러시아가 공동 관리하는 이번 안전지대 건설로 쿠르드족 독립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터키군은 이번 사태에서 쿠르드 민간인과 어린이들에게 화학무기 ‘백린탄’까지 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에르도안의 반대파들조차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그만큼 ‘쿠르드족 독립 저지’라는 에르도안의 성과가 터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못지않게 중동 영향력 확보에 관심이 많다. 2017년 사우디, UAE 등 걸프만 수니파 국가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했다. 그는 카타르의 요청을 받아들여 곧바로 군대를 파병했다.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되자 집요하게 사우디를 압박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정권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정의개발당 행사에서 “우리는 왜 핵미사일을 가질 수 없느냐”고도 했다. 이런 터키의 ‘반미·친러’ 행보도 두드러진다. 과거 오스만 튀르크와 제정 러시아는 흑해와 발칸반도 등에서 대립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터키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옛 소련 견제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거센 반대와 경제 위협에도 터키는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도입했다. 에르도안은 2016년 7월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후 배후로 최대 정적(政敵) 겸 이슬람 지도자 펫훌라흐 귈렌을 지목했다. 귈렌은 1999년부터 20년째 미국에 망명 중이다. 에르도안은 미국이 귈렌의 터키 송환을 거부하자 본격적으로 미국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 반대파 척결한 아사드 아사드 대통령도 이번 사태로 상당한 득을 봤다. 8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가 사분오열돼 대통령보다 사실상 지역 영주에 가까운 처지였지만 쿠르드족, IS, 반군이라는 세 부류의 반대파가 모두 이런저런 타격을 입으면서 그가 활동할 여지가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 전문가들은 그가 이번 사태로 국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의 영향력을 다시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 그는 터키군에게 대항하기 위해 쿠르드족과는 과거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손을 잡았다. IS는 사실상 궤멸됐고 반군의 영향력도 과거보다 줄었다. 든든한 후원자인 러시아는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줄곧 아사드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해줬다. 푸틴 대통령의 중동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일정 부분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아사드 대통령은 35세의 젊은 나이로 최고 권좌에 올랐다. 1971년부터 2000년까지 29년간 시리아를 통치한 부친 하페즈는 아랍민족주의와 반미를 기치로 걸고 현대화를 주도해 ‘중동의 비스마르크’로 불렸다. 특히 정적과 반대파를 가혹하게 몰살하는 철권통치로도 악명을 떨쳤다. 영국 유학을 떠나 안과 의사가 됐던 아사드는 원래 후계자였던 형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귀국했고 부친 사망 후 정권을 이어받았다. 아사드 일가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다. 과거 시리아를 식민통치했던 프랑스는 1850만 인구의 70%가 넘는 수니파 대신 소수파인 알라위파에 힘을 실어주며 이이제이 전략을 펴왔다. 태생부터 소수파의 한계를 지녔던 아사드 정권은 ‘아랍의 봄’으로 중동 전체에 민주화 열기가 높아지자 위기를 맞았다. 2013년 3월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그는 유혈 진압에 나섰고 반대파들은 더 거세게 반발했다. 이는 길고 긴 내전으로 이어졌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부친의 유훈이기도 한 반미 노선을 포기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등을 인권 범죄로 보고 그를 강력히 비판해왔다. 달리 말해 그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언덕이 러시아란 뜻이다. 시리아 출신의 한 중동 전문가는 기자에게 “인권과 민주주의 개념이 약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면에서 아사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코드가 잘 맞는 사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해 국경 지대에서의 터키의 활동을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터키도 시리아에서 보폭을 더 넓히려면 러시아와의 협의가 필요한 처지다. 러시아 역시 명실상부한 중동의 패권국이 되려면 터키와 시리아의 협조가 필요하다. 푸틴, 에르도안, 아사드 등 세 스트롱맨의 합종연횡 행보는 앞으로도 무게 추를 달리하며 상당 기간 중동 정세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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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터키 영구휴전 알려와 경제제재 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시리아 북동부 접경 지역의 쿠르드족을 공격한 터키에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터키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힌 지 9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영구화하겠다고 우리 행정부에 알려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경지역 불안이 계속되고 터키가 언제 다시 공격을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열흘도 안 돼 제재를 해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재앙적이고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값비싼 군사 개입을 피했다는 점”이라며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결정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군의 임무는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국가적 핵심 이익이 걸려 있을 때에만, 분명한 목표와 승리를 위한 계획이 있고 갈등에서 벗어날 길이 있을 때에만 미군을 전투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랜 시간 피로 얼룩진 모래에서 다른 나라들이 싸우게 하라”고도 말했다. 이어 이번 터키의 휴전 결정이 미국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쿠르드족 수만 명의 목숨을 살릴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비판했던 민주당은 다시 강하게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슬람국가(IS)의 지속적인 격퇴를 담보할 아무런 계획도 없는 또 하나의 터무니없고 비생산적인 외교적 정책 결정”이라며 “미국이 터키(영구 휴전 결정)를 믿어야 한다는 것은 위험한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이번 사태를 놓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꿈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옛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초대로 러시아군이 나토 남부 국경에서 수백 km 떨어진 인근에 공동 순찰 방식으로 무제한 접근하게 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희망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21일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 700여 명을 이라크에 배치한 뒤 IS 소탕 작전 등에 투입하려 했지만, 이라크 정부가 반대하고 나섰다. 아딜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에게 “시리아 철수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나자 알샴마리 이라크 국방장관은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넘어온 미군이 4주 안에 미국, 쿠웨이트, 카타르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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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철군 파고든 러, 터키와 ‘쿠르드족 민병대 철수’ 합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점 지역에서 쿠르드족 민병대를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 시리아 내 미군 철수로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지면서 러시아가 터키를 중재해 해결책을 마련한 형국이다. CNN 등 외신은 미국이 시리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동에서 시리아를 기반으로 러시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와 러시아는 그동안 터키가 주장해온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km, 폭 30km에 달하는 이른바 ‘안전지대(완충지대)’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하며 쿠르드족 민병대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6시간에 걸친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마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 뒤 간담회에서 “우리는 내일(23일)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이라며 “150시간 이내에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와 중화기들은 30km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시리아-터키 국경에서 상당히 긴장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이를 지지했다. 터키는 이번 합의로 그동안 가장 큰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겨져 온 쿠르드 민병대들을 국경에서 멀리 쫓아낼 수 있게 됐다. 터키는 2011년 발생한 시리아 내전으로 자국에 온 시리아 난민 360만 명 중 100만 명 이상을 안전지대로 돌려보낸 뒤 정착시킬 방침이다. 철군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안전지대(safe zone)’가 만들어졌다!”며 “군사 작전이 끝났고 쿠르드족도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한 미군이 일시적으로 이라크에 간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단계적으로 철군을 진행하고 있다”며 “병력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방침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라크에 재배치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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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다’ 룩소르 공연, 남녀주인공은 한국 성악가

    이집트의 대표적인 고대 유적지 룩소르에서 열리는 오페라 ‘아이다’ 공연에 한국인 남녀 성악가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23일(현지 시간) 주이집트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26일과 28일 오후 7시 룩소르 핫셉수트 사원 앞에서 열릴 이번 공연에서 소프라노 임세경 씨(44)가 아이다, 테너 이정환 씨(41)가 라다메스 장군 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아이다 초연 150주년(2021년)을 앞두고 열리는 기념행사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해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다 작품 자체가 이집트 국왕이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건설을 기념해 작품을 의뢰하면서 탄생했고 1871년 수도 카이로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처음 공연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고대 이집트의 중왕국과 신왕국 시기의 수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박물관’이란 명칭을 지닌 룩소르에서 열려 주목받고 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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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 집권’ 네타냐후 총리 연임 빨간불

    ‘중동의 스트롱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69·사진)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13년 7개월간 재임한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의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친미 성향인 네타냐후의 실각은 미국의 대중동 정책과 중동 정세에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 구성권을 넘겨받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60)가 연정 구성에 나설 차례이나 그마저도 실패하면 4월과 9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 2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5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으로부터 28일간 연정 구성 권한을 받았다. 그는 연정 구성 마감을 사흘 앞둔 이날까지 전체 120석 중 과반(61석) 확보에 실패했다. 추가로 14일을 더 요청할 수 있지만 가망성이 낮아 포기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조만간 간츠 청백당 대표를 새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역시 28일간의 연정 구성 기간을 줄 예정이다. 중도 진보 성향의 청백당은 9월 총선에서 33석을 얻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우파 리쿠드당(32석)에 앞섰다. 하지만 연정 구성 작업에선 54석만 확보해 리쿠드당의 우파 연합(55석)에 밀렸다. 간츠 대표가 연정을 구성해 새 총리가 되려면 지금까지 확보한 54석에서 추가로 7석을 더 얻어야 한다. 하지만 9석을 보유한 강력한 ‘킹메이커’ 베이테이누당은 “청백당과 리쿠드당 어느 한쪽이 주도하는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두 당이 모두 참여하는 대연정에만 합류하겠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현지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하면 자신과 부인, 측근들의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재임 내내 곤욕을 치른 그가 곧바로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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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신자” “거짓말쟁이”…이라크로 향하는 미군에 돌멩이·쓰레기 던진 쿠르드족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거점 지역에 주둔했던 미군이 이라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쿠르드족 주민들에게 쓰레기와 돌멩이 세례를 받았다.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때 동맹이라고 추켜세우며 지상전을 맡기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가 최근 터키의 공습을 사실상 묵인하고 철군을 결정한 것에 대한 분노다. 21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을 태운 군용 차량 100여 대가 시리아 북부에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도후크 주의 사헬라 국경 검문소를 지났다. 터키와 22일까지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한 뒤,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르드 매체 안하 하와르의 영상에선 미군 철수에 화가 난 주민들이 군용 차량들을 향해 돌멩이와 쓰레기 등을 던지며 “배신자”, “거짓말쟁이” 등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000여 명의 시리아 주둔 미군 중 700여 명은 이라크, 200~300여 명은 시리아 남부에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부 병력은 계속 시리아 북동부에 배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동북부 지역의 유전들이 IS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 NBC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일부 병력이 여전히 유전 근처에 있고, 이들을 계속 남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 협정 종료일(22일)을 맞아 향후 터키의 군사작전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안전지대에서 완전 철수 안하면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아왔다. 이 경우 최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과의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가 향후 시리아 북동부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2015년부터 지원했고,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이 반군을 제압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재도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동시에 배치된 요충지 만비즈에서도 정찰 작전을 수행하며 양측의 충돌을 막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에서도 미군 철수를 지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NBC는 미 국방부가 최근 아프간 미군 철수 명령이 갑작스럽게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아래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계기로 전쟁 기간이 길지만 성과는 불분명한 지역에서도 미군 철수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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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직 사령관들도 “동맹 배신” 트럼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전·현직 미군 고위 인사의 공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군이 상부의 지시와 정책 결정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는 ‘침묵의 수칙(code of silence)’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동맹을 경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했다. 미군 중부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은 오랜 동맹이자 친구인 쿠르드족을 배신하고 버렸다. 쿠르드인들이 ‘산 말고 우리의 친구가 없다’고 하기에 ‘미국이 친구’라고 말했는데 그런 말을 쓸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조지프 보텔 전 중부사령관도 시사주간지 애틀랜틱 기고에서 “이슬람국가(IS)와 지난 5년간 벌인 싸움을 원점으로 되돌렸다”고 가세했다. 철군 결정을 맹비난하며 16일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중동을 직접 찾았다. 이들은 19일 요르단을 방문해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고 하루 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찾았다. 철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말 바꾸기도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시리아 북부에 주둔했던 미군 일부가 이날 이라크 북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아프간 카불에서 “시리아 유전을 이슬람국가(IS)로부터 보호하고 IS 소탕전을 계속하기 위해 미군 일부 잔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도 “백악관이 ‘IS 재준동을 막기 위해 200여 명의 특수작전군을 남겨 두자’는 국방부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 ‘시리아에서의 완전 철수’를 명령한 지 단 10개월 만에 두 번째로 자신의 말을 뒤집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주둔 미군 2000명 즉각 철수’를 언급했으나 비판이 거세지자 점진적 철수로 바꿨고 현재 약 700명이 남아있다. NYT 보도와 에스퍼 장관의 언급 모두 ‘완전 철군 및 미국 복귀’를 언급한 대통령의 말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류투성이 트윗도 남발했다. 그는 “휴전이 잘 지속되고 있다. 사소한 분쟁이 있으나 빠르게 끝났다”며 ‘마크 에스페란토(Mark Esperanto) 국방장관’을 인용했다고 썼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오기(誤記)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에스퍼 장관의 이름을 수정한 뒤 트윗을 다시 올렸다. 이날 시리아 북부 요충지 라스알아인에 머물던 쿠르드족 민병대는 차량 80여 대를 이용해 이 도시를 떠났다. 17일 미국과 터키가 휴전에 합의한 후에도 터키와 쿠르드족은 수차례 교전했지만 이날 철수로 휴전 합의 이행 및 안전지대 설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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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親트럼프 진영서도 “시리아 철군은 심각한 실수”

    ‘친(親)트럼프 진영’인 미국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리아 미군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며 “미국과 국토를 덜 안전하게, 적은 대담하고 중요한 동맹은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을 비판했다. 또 “이번 미군 철수는 우리나라에 전략적 악몽”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원내 사령탑의 이 같은 비판은 이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공개 비판하는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9일 중동 순방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 철수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병력을 서부 이라크로 재배치하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라크 서부로 이동하는 미군은 700명 이상으로, 200∼300명은 시리아 남부 알탄프 기지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윗에서 에스퍼 장관을 인용해 “휴전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며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중”이라고 썼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라고 쓰는 대신 ‘마크 에스페란토(Esperanto·국제공용어) 국방장관’이라고 쓰는 실수를 저질렀다. 터키와 쿠르드족은 미국의 중재로 17일부터 5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19일 트위터에 “터키군은 휴전 합의를 완전히 준수했지만,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 민병대(YPG) 테러리스트들이 36시간 동안 14건의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YPG가 주력인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가 휴전 합의 발표 뒤에도 지속적으로 공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장외 설전도 지속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카이세리주(州)에서 열린 행사에서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임시 휴전 시간인) 120시간이 지나자마자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들(쿠르드족)의 머리를 짓뭉개버리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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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닷새 시리아 휴전” 다음날 포격 흰연기

    터키가 17일부터 약 5일간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 하루 만인 18일에도 터키와 시리아 국경 도시 라스알아인에서 포격에 따른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터키군이 쿠르드족에게 국제법상 민간인에게 쓸 수 없는 화학무기인 ‘백린탄’까지 사용했다고 전했다. 현재 라스알아인에서는 백린탄에 피폭됐을 때와 비슷한 부상을 입은 어린이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백린탄은 인체에 닿으면 뼈와 살을 녹이며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로 꼽힌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한 소년의 온몸에 수포가 번진 사진, 의사들이 수포로 뒤덮인 아이들을 치료하는 사진 등이 등장했다.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7일 터키의 공격 후 8일간 민간인 72명이 숨지고 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터키를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5시간 회담했다. 그는 “쿠르드 민병대(YPG)가 시리아 북부의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터키군이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드군이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자진 철수하고 미국도 대(對)터키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 조건이 터키에만 지나치게 유리해 영구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휴전이 아니라 군사작전의 중단”이라며 “우리 군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곳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전인수격 태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대선 유세에서 “마치 운동장에 있는 두 아이처럼 누군가는 그들이 싸우도록 했다가 갈라놓아야 했다. ‘거친 사랑(tough love)’이 없었다면 그들은 결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태의 원인인 자신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거친 사랑’으로 포장하고 이것이 양측 휴전으로 이어졌다는 억지 주장을 편 셈이다. 지난해 말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이슬람국가(IS) 담당 특사를 지낸 전직 외교관 브렛 맥거크는 “무고한 난민이 발생했고 수백 명이 죽었다. IS 포로들도 탈출했다”며 “운동장의 두 아이들이란 비유는 터무니없고 무식하다”고 강력 비판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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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쿠르드족, 휴전 하루만에 또 교전…어린이에게 백린탄 공격

    시리아 북부에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터키와 쿠르드족이 17일부터 약 5일간 일시 휴전에 돌입했다.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터키를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5시간 동안 회담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터키군이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이미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SDF 사령관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군사작전 중단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고맙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대선 유세에서도 “그들(터키와 쿠르드족)이 운동장의 두 아이처럼 싸우도록 했다가 다시 갈라놓아야 했다”고도 했다. 자신이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허용해 양측이 격렬히 싸웠고 이로 인한 문제가 커지자 휴전 합의를 이끌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시 휴전은 미국이 터키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대(對)터키 경제 제재도 자제할 뜻을 밝혔다. 이에 이번 휴전이 영구 휴전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휴전이 아니라 군사작전의 중단”이라며 “우리 군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곳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공격할 때 국제법상 민간인에게 쓸 수 없는 화학무기 ‘백린탄’을 썼다고 전했다. 부상당한 12세 쿠르드족 소년의 온몸에 수포가 있는 사진도 현지 소셜미디어에 떠돌아 백린탄 사용 의혹을 더한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내 어느 곳에서든 터키의 공격에 대응하겠다.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알아사드 정권을 배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 결정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말 시리아 철군 결정에 불만을 품고 사퇴한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주장하자 하루만에 “나는 가장 위대하게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받아쳤다. 윌리엄 맥레이븐 전 해군 제독(대장)도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 대통령이 필요한 지도력을 못 보여주면 백악관에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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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지도부와 마주앉은 트럼프, 펠로시에 “3류 정치인” 막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내 쿠르드족 공격에 대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내 미군 철군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논의하기 위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과 만났지만 두 사람은 비난만 주고받은 채 회담은 결렬됐다.○ 쿠르드족과 분명한 거리 두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와 터키는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땅에서 서로 싸우고 있다”며 “쿠르드족은 천사가 아니다”라는 말도 반복했다. 그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경우 이슬람국가(IS)보다 더 과격하고 테러 위협이 크다는 주장도 내놨다. 미국이 앞서 대(對)터키 경제 제재안을 발표하며 터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듯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인 터키를 의식해 쿠르드족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펠로시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와 이번 사태 논의를 위한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펠로시 의장에게 “3류 정치인”이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이에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를 떠났다. 앞서 이날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부 시리아 내 미군 철수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354 대 60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의회가 미군 철수 결정을 반대하며 터키가 군사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통령의 ‘멘털 붕괴(meltdown)’를 목격했다”며 “(대통령이) 매우 흔들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에 회의 사진과 함께 ‘신경쇠약 낸시의 불안정한 멘털 붕괴!’라며 역공했다.○ 긴장감 감도는 만비즈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군이 집결 중인 전략 요충지 만비즈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영향력이 자국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리아는 터키군의 추가 진격을 차단하기 위해 만비즈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확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만비즈 인근에 군대를 파견해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군 사이에서 순찰 활동을 펼치며 양국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가 러시아를 끌어들인다고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16일 터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평화의 샘’(터키군의 공격 작전명) 작전으로 (쿠르드족) 637명을 무력화(사살, 생포, 항복 등)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 작전 이후 어린이 21명을 포함해 71명이 사망했고, 피란민은 3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ISIL(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을 포함해 유엔이 지정한 테러리스트 단체들이 분산될 위험과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터키의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이 없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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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와 무역협상 중단-관세 인상” 트럼프의 뒤늦은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터키군의 쿠르드족 공격을 막기 위해 14일 터키 정부와 철강 산업 등을 겨냥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공격 중단을 요구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터키로 급파하기로 했다.○ 철강 관세 및 정부 인사 자산동결 미 재무부는 이날 터키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 파티흐 된메즈 에너지장관 등 장관 3명, 국방부와 에너지부 등 2개 부처를 제재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들은 미국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미국은 또 1000억 달러(약 118조5500억 원) 규모로 진행하던 터키와의 무역협상을 중단했다. 현재 25%인 철강 분야 관세도 50%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침공을 중단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시행하라. 쿠르드족과 협상을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펜스 부통령에게 터키-쿠르드 휴전 및 협상을 타결할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로 가라고도 지시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서도 “터키의 행위는 인도주의적 범죄를 부추기고 전쟁 범죄가 일어날 상황을 만들고 있다. 터키 지도자들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길을 계속 간다면 터키 경제를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강행해 터키의 침공을 묵인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재 조치는 최근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미 공화당조차 비판적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14일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면 우리가 없애려고 노력한 바로 그 환경이 다시 조성되고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내 미군 철수 결정을 되돌리도록 촉구하고, 터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이 결의안의 필요성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터키 vs 시리아군 정면충돌 우려 터키군을 물리치기 위해 쿠르드족과 손잡은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군대를 국경지역 주요 거점에 배치했다. 시리아 사나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군은 만비즈, 아인이사, 텔타메르 같은 요충지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 와중에 터키군, 친터키 성향의 반군인 시리아국가군(SNA)도 만비즈 쪽으로 이동 중이어서 양측의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유엔은 7일 터키의 군사 작전 개시 후 13만 명 이상의 쿠르드족이 거주지를 떠났고, 총 4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CNN 등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터키군의 지원을 받는 현지 극단주의 연계 세력이 의도적으로 IS 포로들을 석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불안한 치안을 더 나쁘게 만드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와는 별도로 “시리아 북동부에 남아 있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있다”며 철군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원인 터키 인시르리크 공군기지에 배치했던 약 50개의 전술 핵무기를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할 때 당분간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대혼란이 좀처럼 가라앉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터키와의 분쟁에 미군을 끌어들이기 위해 쿠르드족이 IS 전사였던 포로들을 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국방부 관계자는 “쿠르드족은 IS를 물리쳤고, 우리 군대를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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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정치신인이 대통령에

    13일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 민주주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에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교수 출신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탄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에서 무소속인 카이스 사이에드 후보(61·사진)가 77%의 지지를 얻어 27% 득표에 그친 언론 재벌 나빌 카루이 후보(56)를 앞섰다. 명문 튀니스대에서 지난해까지 약 20년간 헌법을 가르친 사이에드 후보는 특히 18∼25세 유권자로부터 90%의 지지를 얻을 만큼 젊은층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허름한 곳에 선거사무소를 차릴 정도로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 등이 많은 호응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사이에드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후 “새로운 튀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젊은 세대가 이번 선거를 이끌었고 나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사이에드는 사형제 및 동성애 금지에 찬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줄곧 철저한 법 집행의 중요성을 강조해 ‘로보캅’이란 별명도 얻었다. 튀니지는 2011년 1월 ‘아랍의 봄’을 통해 20년 넘게 장기 집권하던 독재자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을 몰아냈다. 일각에서는 정치 경험과 정당 기반을 갖추지 못한 사이에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산적한 경제와 사회 문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제1당인 온건 이슬람 성향의 ‘엔나흐다’는 이날 결선투표 직전 사이에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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