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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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5-07-01~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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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만에 휴전선 일대 포사격 재개…빗속에서 불뿜은 K-9 자주포

    우리 군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이남 5km 이내 지역에서의 포사격을 2일 전격 재개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로 해당 지역이 지상적대행위 금지 구역으로 묶이면서 훈련이 중단된지 6년 만이다. 그간 북한과의 국지전이나 전면전 발발 시 실제 포사격이 진행될 지역에서 정작 훈련을 하지 못해 실전 임무 수행 능력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 만큼 이번 포사격 재개가 대북 군사 대응 능력을 강화시켤 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육군은 이날 “군사분계선 5km 이내 사격장에서 K-9와 차륜형 자주포(K-105A1)로 포사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9·19합의가 전면 효력 정지됨에 따라 모든 훈련장에서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 군이 보다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이날 포사격은 5km 이내 사격장 3곳 중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경기 파주 스토리사격장을 제외하고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과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에서 거의 동시에 시작됐다. 적거리사격장에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20분에 걸쳐 우리 군의 대표적인 포병 전력인 K-9 자주포에서 90여 발이 발사됐다. 이날 사격 말미엔 비가 내렸지만 K-9은 불을 뿜었다. 북한이 도발하면 원점을 초토화하겠단 응징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군은 평가했다. 칠성사격장에서는 차륜형 자주포 40여 발이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45분에 걸쳐 발사됐다. 훈련은 후방에 설치된 가상의 표적을 향해 사격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가상 표적 주변에선 무인기가 비행하며 표적 명중 여부를 확인했고, 원점이 다 파괴되지 않았을 경우 재사격을 실시해 초토화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군 당국은 이날을 시작으로 휴전선 일대 사격장에서 정기적으로 포사격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오물풍선 살포, 휴전선 침범 등 복합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의 턱밑에서 경고장을 날린다는 것. 육군은 “이번 훈련은 적(북한) 도발 시 대응 능력 및 화력 대비 태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됐다”며 “향후 접경지역에서 포사격은 물론 기동부대 훈련도 정례적으로 실시해 더욱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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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軍, ‘휴전선 인근 K-9 사격훈련’ 주내 재개

    정부가 이번 주초부터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이남 5km 이내 지역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한 포병 실사격 훈련 등을 6년 만에 순차적으로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물 풍선’ 테러 등을 지속적으로 감행하는 북한의 연속된 도발에 대응해 앞서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시킨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실제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K-9 자주포 사격 훈련을 재개한 바 있다. 이어 이번 주부턴 육지에서도 동·서부 전선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실사격 훈련에 나서는 것.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조만간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 경기 파주 스토리사격장 등 일대에서 포병 사격을 실시하기로 했다. 9·19합의 이후 6년간 휴전선 이남 5km 안에 위치한 이 지역들에선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군은 이달 중순경까지 9·19합의로 훈련이 중단된 동·서부 전선 일대에서 야외 기동 훈련과 육해군 합동 사격 훈련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주 서북도서 해상 사격 이후 곧바로 육지에서도 포병 사격 및 야외 기동 훈련을 전격 재개하는 건 오물 풍선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물론 더 큰 도발 움직임으로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경고장을 날리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軍, 6년만에 연천-화천 등 최전방서 北장사정포 타격 훈련휴전선 인근 포사격훈련 이번주 재개이달 중순까지 기갑부대 기동훈련동부전선서 육-해군 사격훈련 예정지상-해상 전 지역서 대비태세 강화군 당국이 조만간 포병 사격을 재개할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 경기 파주 스토리사격장 일대는 9·19 남북군사합의 ‘족쇄’로 약 6년간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던 대표적인 군 훈련 장소다. 특히 적거리사격장의 경우 2017년 만들어진 뒤 이듬해인 2018년 9·19 합의가 체결돼 1년 정도밖에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칠성사격장 등도 사격을 할 수 없어 전술 훈련 용도로만 간간이 쓰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오물풍선 살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선 건 물론이고 휴전선 북측 지역 일대에선 지뢰 매설, 대전차 방벽 추정 구조물 설치, 전술도로 보강 등에 나서고 있다. 남한을 겨냥한 적대적인 군사 행동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는 것. 정부는 지상·해상의 사실상 전 전선에 걸쳐 훈련을 재개하면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훈련 축소나 미실시로 약화된 전방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연쇄 도발 중인 북한을 겨냥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전선 일대에서도 합동 사격훈련 이번 주 재개될 포병 실사격 훈련에는 K-9 자주포 등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 사격 훈련에 동원된 K-9은 최대 사거리 40km(사거리 연장탄 60km)로 전방에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 진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군은 이달 중순까진 군사분계선(MDL) 5km 내 지역은 아니지만 이에 근접한 연천군 삼화리 일대에서 기갑부대를 동원한 기동 훈련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후 동부전선 일대에선 육군과 해군 전력을 투입해 합동 사격 훈련 등을 진행한 뒤 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당국이 계획 중인 고성 동해 일대 육·해군 합동 사격훈련에는 포병 전력은 물론이고 함정이나 공중전력 등까지 동원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6년 전 9·19 합의 1조 2항에 따라 지·해상 적대 행위 중지 구역이 설정돼 이후 군은 쭉 전방 훈련을 전격 재개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비례 대응해 9·19 합의의 비행금지구역 조항(1조 3항)은 효력 정지하고 공중 감시와 정찰 활동은 복원했지만 이후에도 MDL 일대 포사격 및 야외 기동훈련 등은 실시하지 못한 것. 1조 2항의 효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그간 관할 지역 내 훈련장을 사용하지 못한 전방 부대는 훈련을 위해 남쪽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게다가 훈련장 폐쇄에 따라 대체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자 하는 부대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훈련 규모나 빈도도 줄게 됐다. 정부 소식통은 “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훈련을 목적으로 만든 훈련장을 이용하지 못해 장병들의 피로가 쌓이고 불만이 커져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전방 일대 북한군 침투에 대비한 차단 기동 훈련도 실시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당시엔 포사격 훈련 금지구역에 해당되지 않는 지역인데도 군이 보수적으로 9·19 합의를 해석해 훈련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018년까지 연평균 15만 발 사격이 이뤄진 군 최대 규모의 대공사격훈련장인 강원 고성 마차진사격장의 경우 MDL로부터 11km 떨어져 있음에도 훈련이 중단됐다. 대공사격훈련에 필요한 표적기를 날리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군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야 2022년 8월부터 이곳에서 대공사격훈련을 정상 실시하고 있다.● 가동 준비된 대북 확성기, 北 도발 강도 따라 재개될 듯 정부는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경우 일단 가동 준비만 해놓고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재개할지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그 대신 계획 중인 실사격 훈련 등을 통해 우선 대북 긴장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건건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정상화된 훈련을 차분히 실시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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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탄도미사일 1발, 평양 인근 추락한듯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가 공중폭발로 실패한 지 닷새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 2발을 1일 발사했다. 특히 이날은 그간 여러 차례 발사해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1발이 짧은 거리만 비행하는 데 그쳤다. 이에 러시아 수출 등을 염두에 둔 ‘쇼케이스’ 성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해 체면만 구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 5시 5분과 5시 15분 10분 간격으로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한국 전역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600km 넘게 날아가는 등 정상 비행한 반면 두 번째는 120km 정도 날아가는 데 그쳤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번째 미사일과 관련해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행 중 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평양보단 북쪽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미사일이 발사된 장연 일대에서 동북 방향 120km에 평양이 있다. 잔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등이 있는 평양은 아니지만 그 인근에 떨어졌다는 얘기다. 군 당국은 추락한 이 미사일이 KN-23이 아닌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 등까지 일단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다. 이날 발사한 첫 번째 미사일은 KN-23으로 북한 내륙을 동북 방향으로 길게 가로질러 함경북도 청진 아래 동해안에 탄착했다고 한다. 북한은 앞서 2019년 8월 미사일의 안정적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당시 개발 중이던 KN-23을 의도적으로 평양 상공 위로 날아가게 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앞서 5월 군사정찰위성 2호기에 이어 지난달 26일 ‘다탄두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발사체의 발사 실패 등을 만회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 러시아 수출용 미사일을 검증하려는 목적이거나 지난달 진행된 한미일 다영역 동시다발 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반발하는 성격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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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군의 ‘단순 침범’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손효주 기자의 국방이야기]

    “6월 9일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단순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 지난달 11일 합동참모본부의 발표 내용을 보고 기자는 눈을 의심했다. ‘단순’이란 표현 때문이었다. 중무장한 북한군을 코앞에서 대적하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단순 침범’이 성립 가능한 것인지 근원적인 의문부터 들었다. ‘단순 음주 운전’처럼 기묘한 단어 조합으로도 보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즉강끝’ 대응 원칙을 강조해 왔다.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한다’는 의미다. 일반인들도 뇌리에 각인될 정도로 분명한 메시지였던 덕분인지 군사작전 원칙으로는 이례적으로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신조어로도 등록됐다. 현 군 당국의 기조가 이처럼 ‘즉강끝’으로 상징되기에 ‘단순 침범’이란 표현은 더 낯설었다. ‘단순’이라는 용어로 침범 성격을 규정한 곳이 국군 최고 군령(軍令·작전 지휘권) 기구인 합참이어서 일각에선 군이 상황을 안이하게 본다는 비판도 나왔다. 합참은 지난달 9일 두 차례에 걸친 침범은 물론이고 18, 20일 침범도 공식·비공식 브리핑에서 ‘단순 침범’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휴전선 침범은 일단 발생 빈도만 봐도 단순하지 않다.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군이 휴전선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한 해는 올해를 제외하면 두 해가 전부다. 2014년엔 6월 한 차례, 10∼11월 세 차례 등 총 네 차례였다. 2015년엔 7월 두 차례였는데, 침범 20여 일 뒤 DMZ 내에서 목함 지뢰 도발이 일어났다. 북한군의 휴전선 침범과 우리의 경고사격은 9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올해는 과거에 비해 최단기간인 12일 이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물론 군 당국은 열상감시장비(TOD) 등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는 첨단 장비로 북한군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 감시했다. 그렇기에 경고방송도 사격도 가능했다. 감시 정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군에게 공격 의도가 없었던 것도 명확했다. 한번에 20∼30명씩 무리 지어 내려온 이들은 대부분 올 4월부터 북한이 휴전선 전 전선에 걸쳐 진행 중인 DMZ 내 지뢰 매설, 불모지 조성 작업 등에 긴급 투입된 후방 병력이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DMZ 내 지형지물과 휴전선 위치를 잘 모르는 탓에 작업 중 곡괭이 등을 들고 우르르 침범했다가 사격에 놀라 돌아간 것이다. 동서로 248km 길이인 휴전선에는 과거 1290개가 넘는 말뚝과 표지판이 100∼2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었지만 대부분 낡고 유실되면서 휴전선의 정확한 위치를 북한군이 가늠하기 어렵다. 의도치 않은 침범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인 건 사실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단순 침범’이란 표현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군 관계자는 “단순 침범이 명확함에도 북한군의 의도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식으로 발표하면 ‘공격 의도가 있을 수도 있는데 왜 경고사격을 뛰어넘는 군사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불필요한 논란만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이로 인해 우리 군이 과도하게 비난받아 사기가 떨어지는 것이야말로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군은 대외적으로는 ‘단순 침범’이라면서도 북한군이 DMZ 내에서 지뢰 매설을 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은 휴전선 침범이 있었던 지난달 18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고 있으니 기습 도발할 엄두를 내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됐다. ‘단순 침범’을 반복하는 식으로 DMZ 내에서 우리 군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건 곧 오판이 될 것이란 메시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오물 풍선 테러에 미사일 도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의 연이은 대남 위협 등으로 안보 불안과 국민적 피로감은 최고치에 달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북한군의 침범 의도를 과장해 발표함으로써 불안을 더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단순 침범’이라고 발표한 이유가 됐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단순 침범’을 ‘단순 침범’이라 하는 대신 ‘작업 중 침범’ 등 다른 명확한 단어를 썼더라면 좋았으리라는 것이다. 우리 군이 먼저 ‘단순 침범’이라고 못 박은 것을 이용해 북한군은 허를 찌르는 기습 도발에 나설지 모른다. ‘단순 침범’을 반복하다가 기습 총격에 나서는 방식으로 우리 군의 대북 정보 분석 능력을 농락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물 풍선 테러를 사흘 연속 감행한 것에 더해 미사일 도발까지 이어가는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선 언제까지고 ‘단순 침범’만 할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손효주 정치부 기자 hjson@donga.com}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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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軍, 휴전선 인근서도 포병사격 나선다…해상이어 이번주 육지서 훈련재개

    정부가 이번 주초부터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이남 5km 이내 지역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한 포병 실사격 훈련 등을 6년 만에 순차적으로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물 풍선’ 테러 등을 지속적으로 감행하는 북한의 연속된 도발에 대응해 앞서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시킨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실제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K-9 등 사격 훈련을 재개한 바 있다. 이어 이번 주부터 육지에서도 동·서부 전선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실사격 훈련에 나서는 것. 군 당국은 일단 2018년 9·19합의 이후 훈련을 하지 못했던 복수의 사격장에서 조만간 포병 사격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조만간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 경기 파주 스토리사격장 등 일대에서 포병 사격을 실시하기로 하고 훈련 세부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2018년 9·19합의 이후 6년간 휴전선 이남 5km 안에 위치한 이 지역들에선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파기된 9·19합의 2조는 이 지역 내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 훈련을 전면 중지하도록 돼 있다. 이어 군은 이달 중순경까지 9·19합의로 훈련이 중단된 동·서부 전선 일대에서 야외 기동훈련과 육해군 합동 사격 훈련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정부가 지난주 서북도서 해상 사격 이후 곧바로 육지에서도 포병 사격 및 야외 기동 훈련을 전격 재개하는 건 오물 풍선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물론 더 큰 도발 움직임으로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경고장을 날리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 정부에서 하지 못했던 훈련을 정상화하면서 전방 지역 내 군사 대비 태세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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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동맹과 군사협력 확대” 北에 장거리미사일 지원 시사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27일(현지 시간) “동맹국들과 군사 협력 문제가 상당히 확대됐다”며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의 동맹국 이전을 거론했다. 정부는 러시아가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검토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북-러 밀착에 맞서 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방한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DNI)을 접견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럅코프 차관은 27일 러시아 국영 방송사인 로시야1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거리 미사일을 동맹, 파트너 국가에 이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동맹들,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군사 및 군사기술 협력 문제가 상당히 확대됐고, 논의 영역도 지리적으로 넓어졌다”고 했다. 그는 “동맹과 전략적 파트너란 어느 나라인가”란 질문엔 “지도를 보라”며 “그걸 이해하기 위해 깊이 추론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거나 반응하지 않겠다”며 “러시아 외교차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과 실제 행동은 또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운용의 핵심인 다탄두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넘겨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K’를 넘겨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 수장’ 헤인스 국장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접견했다. 헤인스 국장의 방한은 2021년 10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러, 北과 본격 군사밀착 시사… 韓日 “지역-세계 안보 위협”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 주제 확대”러, 北에 순항미사일 제공여부 주목尹-美 DNI 국장과 협력 논의 등정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최근 러시아와 동맹국, 전략적 파트너의 군사, 군사기술 협력 주제가 확대됐다. (군사 협력을) 논의하는 지역도 넓어졌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27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사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을 동맹국에 이전하는 협상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것.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맺으며 군사동맹을 복원했다. 럅코프 차관이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거나 기술을 넘길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 밀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 수장’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도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북-러 군사 밀착을 “지역과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 “北에 미사일 제공 가능성 주시” 럅코프 차관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다연장 로켓 발사대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응하는 군사·기술적 조치가 필요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럅코프 차관은 ‘(군사 협력을 논의 중인) 동맹과 전략적 파트너가 정확히 어느 나라인가’라는 질문에는 “지도를 보라”며 “깊이 추론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럅코프 차관이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언급한 건 이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방북 직전인 18일과 당일인 19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파트너 국가와 장거리 무기 배치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북-러 회담을 마친 뒤인 20일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지상 발사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K’를 넘겨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칸데르-K’는 사거리가 500∼2500km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북한은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미군기지는 물론 오키나와를 포함한 전체 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토폴-M’이나 ‘야르스’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북한이 러시아판 GPS인 글로나스(GNSS)의 도움을 받아 ICBM의 타격 정확도를 높이려 할 수 있다”고 했다. 럅코프 차관의 발언을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 등을 차단하기 위한 ‘협박 카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외교가에선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근처에 (서방의) 항공모함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정부 “러시아와 소통 결과 따라 대응 수위 정할 것”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에 실제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등 한-러 관계의 레드라인을 넘길지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주요 회담 후 관련국에 회담 내용을 공유하는 ‘디브리핑(Debriefing)’에 러시아가 회담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소통 결과에 따라 정부는 추가 강경 대응이나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검토 등에 대한 수위를 조절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미일이 대북 억제력 강화를 목표로 수상·공중·수중·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간을 정해 동시다발적으로 훈련하는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이어졌다. 27일 시작된 이번 훈련은 29일까지 진행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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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동맹과 군사협력 확대” 北에 장거리미사일 지원 시사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27일(현지 시각) “동맹국들과 군사 협력 문제가 상당히 확대됐다”며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의 동맹국 이전을 거론했다. 정부는 러시아가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검토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북-러 밀착에 맞서 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방한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접견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랴브코프 차관은 27일 러시아 국영 방송사인 로씨야1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거리 미사일을 동맹, 파트너 국가에 이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동맹들,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군사 및 군사기술 협력 문제가 상당히 확대됐고, 논의 영역도 지리적으로 넓어졌다”고 했다. 그는 “동맹과 전략적 파트너란 어느 나라인가”란 질문엔 “지도를 보라”며 “그걸 이해하기 위해 깊이 추론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거나 반응하지 않겠다”며 “러시아 외무차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과 실제 행동은 또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운용의 핵심인 다탄두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넘겨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K’를 넘겨줄 가능성도 거론된다.윤 대통령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 수장’ 헤인스 국장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접견했다. 헤인스 국장의 방한은 2021년 10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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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동시 타격 ‘다탄두 시험’ 성공 주장, 합참 “기만일뿐… 영상은 조작 가능성”

    북한이 탄두부에 탄두 여러 개를 한꺼번에 탑재해 다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다탄두 시험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날 상공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서울에서도 관측된 이 탄도미사일의 정체에 대해 이같이 주장한 것. 다탄두 미사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2026년까지 완수를 지시한 이른바 ‘5대 과업’ 중 하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준 미사일 한 발로 뉴욕, 시카고,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재진입 능력과 함께 ICBM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만 이날 우리 군은 이 미사일 시험이 실패했고 북한의 주장은 기만이라고 일축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6일 개별 기동 전투부(다탄두) 분리 및 유도 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분리된 전투부들은 설정된 3개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고체연료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탄두부에 탄두 3개를 장착해 발사했고, 탄두가 미사일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기만용 탄두 여러 개도 함께 분리됐다. 기만용 탄두는 한미가 사드 등으로 북한 미사일 탄두를 요격할 때 진짜 탄두가 뭔지 헷갈리게 해 요격체계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한다. 다탄두에 핵을 탑재하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단거리 미사일에 다탄두를 탑재할 경우 서울은 물론이고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 등을 동시에 타격하면서도 요격될 확률도 줄일 수 있어 매우 위협적인 무기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영상과 사진에 대해 합참은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선 북한이 지난해 3월 액체연료 ICBM인 ‘화성-17형’ 발사 장면과 올해 4월 발사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짜깁기한 모습이 보인다. 특히 합참은 통상 다탄두 분리가 미사일 하강 단계에서 되는 것과 달리 26일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 초기 상승 단계에서 분리되며 폭발한 만큼 북한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시작돼 29일까지 이어진다고 군이 밝혔다. 북한 등 적대국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 공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군은 또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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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北, ‘오물풍선’ 계속 보내면 확성기 방송 재개”

    군은 27일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자제에도 24~26일 사흘 연속 오물풍선을 살포한 북한에 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 다만 이날 당장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진 않았다.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에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서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던 9일 일부 고정식 확성기로 대북방송을 한 차례 실시한 후 지금까지 가동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전날(26일) 밤 남쪽으로 살포한 오물풍선 180여개 중에선 7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낙하했다고 합참은 전했다.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27일 시작돼 29일까지 이어진다고 군이 밝혔다. 북한 등 적대국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 공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한미일 3국은 그간 함정을 동원한 해상훈련이나 전투기를 투입한 공중 훈련을 주로 실시해 왔다. 여러 훈련을 묶어 별도 명칭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이번 훈련엔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이지스구축함과 해상초계기, 조기경보기, 전투기 등 한미일 3국의 핵심전력이 다수 참가한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방어와 대잠전, 방공전, 공중훈련, 사이버 방어 훈련 등을 동시다발로 실시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위협 등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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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로 쏜 北미사일, 서울서도 잇달아 관측

    26일 이른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백령도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촬영된 특이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영상에선 비행체가 포물선 정점을 향해 상승하던 중 지그재그로 비행하다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는 장면까지 그대로 담겼다. 일부 누리꾼 등은 이를 두고 미확인 비행물체(UFO)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곧 정체가 확인됐다. 이날 오전 5시 35분을 전후해 북한이 발사한,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드러난 것이다. 북한 미사일 비행 장면이 이례적으로 서울 등 곳곳에서 목격된 것과 관련해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의 경우 비행 과정에서 연기가 많이 났고 비정상 비행을 하며 비행운(대기 속을 나는 비행체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연기 같은 구름)이 많이 남아 우리 쪽에서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 발사 각도와 비행 방향이 맞아떨어지고 기상이 좋으면 서울에서도 평양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충분히 관측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엔 서울 동대문구, 중랑구 등에서 촬영한 미사일 영상도 올라왔다. 군 당국은 특히 이번에 유독 하얀 연기가 더 진했던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하얀 연기가 발생한 건 추진제가 불완전 연소했다는 증거이자 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이전받은 증거일 수 있다. 러시아는 미사일 추력을 높이려고 고체 추진제에 ‘알레인’을 섞어 넣는데, 이럴 경우 더 하얗고 선명한 비행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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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무-K9 등 290발 쐈다… 軍, 서해상 대북 화력시위

    26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바다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약 7년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이 실시된 것.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채워진 해상사격 금지 ‘족쇄’가 이날 완전히 풀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오물풍선’ 테러 등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넘자 이에 맞서 4일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고, 그 22일 만인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24, 25일 밤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또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해병대는 26일 오후 백령도·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총 290여 발을 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K-9 자주포와 천무는 해상 특정 구역을, 스파이크는 해상에 띄워둔 모의 표적을 겨냥해 각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 해안과 짧게는 수 km 떨어져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은 과거 우리가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밤 북한은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5월 말 이후 7번째이자 24일부터 3일 연속 밤마다 오물풍선 테러를 계속하고 있는 것.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에 앞서 북한이 새벽에 발사했지만 실패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쐈던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재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9·19’ 효력정지 후 첫 실사격훈련… ‘北지휘부 타격’ 화력 과시백령-연평도서 정례 사격훈련 재개… 2017년 8월 이후 첫 해상 사격한미, 전투기 30대 동원 연합 훈련… 한미일 ‘프리덤 에지’도 조만간 시작中 무인기 1대, 방공식별구역 침범“사격 준비 끝.” “쏴.” 26일 오후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안 사격 진지. 사격 개시 명령이 떨어지자 해병대의 K-9 자주포 5, 6문이 고막을 찢는 포성을 울리며 일제히 바다를 향해 불기둥을 뿜었다. 잠시 뒤 북한군 장사정포를 잡는 ‘킬러’인 천무 다연장로켓도 굉음과 함께 20여 발의 로켓과 4, 5발의 대구경 유도탄을 인근 해상으로 연속 발사했다. 이어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도 가세했다. 우리 군 레이더와 고성능 관측장비에는 목표 해상 구역에 정확히 떨어지는 포탄들이 실시간으로 포착됐다.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에 K-9 자주포 등으로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실시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로 인한 사격금지 ‘족쇄’가 완전히 풀렸다.● 서북도서 ‘대북 3종 무기’ 위력 과시 이번 해상 사격훈련은 정부가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킨다고 발표한 지 22일 만에 이뤄졌다. 최근까지 오물풍선 테러와 미사일 도발로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막강한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이날 훈련은 서북도서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등에서 우리 군을 겨냥해 북한군이 기습 포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도발원점 및 지원·지휘세력을 K-9 자주포와 천무로 궤멸시키는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북한의 목과 허리를 겨눈 ‘비수’로 여겨진다. 최대 사거리 40km(사거리 연장탄은 60km)로 황해도 내륙의 북한군 장사정포와 4군단 지휘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북한군 장사정포보다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나 적의 도발을 억지하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천무의 위력 역시 막강하다. 실시간 정밀타격이 가능한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발사관에서 다양한 구경의 유도탄·무유도탄을 동시다발로 쏠 수 있다. 300여 개의 자탄으로 이뤄진 분산 유도탄을 쏘면 최대 80km 떨어진 곳의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은 ‘해안포 킬러’로 불린다. 차량에 장착된 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적외선 유도로 서해 내륙기지의 갱도 속 북한군 해안포를 한 치 오차 없이 파괴할 수 있다. 해병대는 “앞으로도 정례적 해상 사격훈련으로 적 도발 시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완비할 것”이라며 서북도서 정례 해상 사격훈련이 이번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미일 훈련 ‘프리덤 에지’ 조만간 실시 이날 한반도 동부 지역 상공에선 한미 공군의 대대급 연합 공중훈련(쌍매훈련)도 진행됐다. 미 공군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한미 공군의 전투기 30여 대가 참가해 항공차단 작전(적 군사력이 아군에 피해를 주기 전에 무력화)을 진행한 것. 세계 최강 전투기이자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평가되는 F-22가 ‘쌍매훈련’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공군은 전했다. 한미일 3국이 최초로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도 조만간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실시된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추진 항공모함은 훈련 참가를 위해 26일 출항했다. 앞서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 수장은 올여름 ‘프리덤 에지’ 실시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 등 적대국가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해상과 수중은 물론이고 사이버와 우주 등 다양한 영역으로 3자 훈련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게 되는 것. 6·25전쟁 74주년인 25일 중국 무인기 1대가 이어도 남서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50여 분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발진시켜 경고했다. 중국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항모 등 한미일 훈련 동향을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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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극초음속미사일 석달만에 쐈다 실패… 러서 이전받은 첨단기술 첫 적용 가능성

    북한이 26일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3개월여 만에 시험 발사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해 잠시 멈췄던 고강도 군사도발을 본격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앞서 1월과 4월엔 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지만 이번엔 실패했다. 이에 북-러 군사협력 밀착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기술을 이전받아 이번에 처음 적용했지만 시행착오로 실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미사일 비행 과정에서 유독 하얀 연기가 많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연소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1, 4월에는 멀쩡하던 미사일 추진제가 이번엔 문제가 있었다는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만든 새로운 추진제를 적용하려다 비행 자세 제어 등에 실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추력을 향상해 사거리를 늘리는 등의 기술은 북한이 가장 이전받고 싶어 하는 첨단 군사기술 중 하나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러시아는 알루미늄 가루를 개량한 알레인을 고체추진제에 섞어 쓰는 방식으로 미사일 추력을 증강한다”며 “북한의 이번 실패는 이 같은 기술을 추진제에 적용하는 과도기 단계에서 일어난 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이 25일 밤 감행한 6차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해선 풍선 250여 개 중 100여 개가 우리 지역에 낙하했다고 이날 전했다. 내용물은 메모지 크기 종이였다고 합참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의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을 파병할 가능성과 관련해 “주시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북한군 인사담당자라면 우크라이나와의 불법 전쟁에 (러시아군의) 총알받이(cannon fodder)가 될 병력을 보내는 선택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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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서 동해로 쏜 北미사일, 서울서도 관측된 이유는

    26일 이른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백령도는 물론 서울에서도 촬영된 특이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영상에선 비행체가 포물선 정점을 향해 상승하던 중 지그재그로 비행하다가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는 장면까지 그대로 담겼다. 일부 네티즌 등은 이를 두고 미확인비행물체(UFO)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곧 정체가 확인됐다. 이날 5시 35분을 전후해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드러난 것이다.북한 미사일 비행 장면이 이례적으로 서울 등 곳곳에서 목격된 것과 관련해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의 경우 비행 과정에서 연기가 많이 났고 비정상 비행을 하며 비행운(대기 속을 나는 비행체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연기같은 구름)이 많이 남아 우리 쪽에서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 발사 각도와 비행 방향이 맞아떨어지고 기상이 좋으면 서울에서도 평양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충분히 관측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엔 서울 동대문구, 중랑구 등에서 촬영한 미사일 영상도 올라왔다. 군 당국은 특히 이번에 유독 하얀 연기가 더 진했던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하얀 연기가 발생한 건 추진제가 불완전 연소했다는 증거이자 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이전받은 증거일 수 있다. 러시아는 미사일 추력을 높이려고 고체 추진제에 ‘알레인’을 섞어 넣는데, 이럴 경우 더 하얗고 선명한 비행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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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령·연평도서 K-9·천무 불뿜었다…7년만에 실사격훈련

    26일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대의 K-9 자주포가 바다를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7년여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이 실시된 것.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채워진 해상사격 금지 ‘족쇄’가 이날 완전히 풀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오물풍선’ 테러 등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넘자 이에 맞서 4일 9·19 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고, 그 22일 만인 이날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24, 25일 밤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또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해병대는 이날 오후 백령도·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해상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총 290여 발을 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K-9 자주포와 천무는 해상 특정구역을, 스파이크는 해상에 띄워둔 모의 표적을 겨냥해 각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 해안과 짧게는 수 km 떨어져있다. 그런 만큼 북한은 과거 우리가 서북도서 해상사격을 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훈련 전후론 서북도서 맞은편 황해도 해안 및 내륙 등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북한이 새벽에 발사했지만 실패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 군 소식통은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쐈던 극초음속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재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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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이번주 연평-백령도서 해상 실사격 훈련 6년만에 재개

    해병대가 이번 주중 북한과 지척인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6년 만에 재개한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 등에 맞서 앞서 4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합의로 서북도서 해상 사격에 채워진 족쇄를 6년 만에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우리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북한이 맞불성 도발에 나설 것에 대비해 훈련을 전후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출 방침이다. 군은 6·25전쟁 74주년인 25일에는 충남 보령 일대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밤 오물풍선을 다시 날리며 도발 재개를 시사한 북한에 화력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보란 듯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서북도서의 K-9은 北 허리·목구멍 겨눈 ‘비수’” 금주 중 실시하는 해상 사격 훈련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동원된다. K-9 자주포는 북한과 맞닿은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의 핵심 주포다. 최대 사거리는 40km이고 분당 6∼8발의 155mm 포탄을 쏠 수 있다. 지난해 개발된 K-9 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의 최대 사거리는 60km에 달한다. 서북도서에서 황해도 내륙 깊숙한 곳의 북한군 장사정포 기지와 지휘부까지 때릴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자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K-9은 북한의 목구멍과 허리를 겨눈 비수(匕首)”라고 강조했다. 과거 해병대는 매년 2, 3차례 서북도서 해상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형 도발을 다신 용납하지 않고 철저히 응징한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초를 마지막으로 이 훈련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어 그다음 해 9·19 합의가 체결되면서 백령도·연평도의 K-9 자주포에는 완전한 ‘족쇄’가 채워졌다. 해상완충구역 내 해상 사격 금지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를 화물선 등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해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해야 했다. 육군은 이날 충남 보령의 웅천사격장에선 천무 다연장로켓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7대의 천무가 55km 밖 표적을 향해 유도탄 48발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모두 명중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천무는 북한의 방사포·장사정포 위협에 맞선 화력전을 위한 핵심 무기다. 한 번에 300개의 자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도 80km에 달한다.● 軍 “대북 확성기 방송은 융통적으로 시행”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35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렸고, 이 중 10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일부 풍선에서 나온 쓰레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인근에도 떨어져 군 당국이 회수 조치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대다수는 종이류의 쓰레기였고 위해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은 앞서 9일 딱 한 차례만 재개한 바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도 하지 않았다. 합참은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항상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군 소식통은 “남남 갈등과 긴장 고조를 노린 북한의 저열한 공세에 하나하나 대응하며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6차 오물풍선을 기습 살포했고, 오후 10시를 전후해선 서울에서도 이 풍선이 포착됐다고 합참이 전했다.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반복할 의지를 사실상 노골적으로 밝힌 만큼, 오물풍선에는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군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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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軍부대서 일병 사망… 수첩에 ‘서열 암기 강요’ 정황

    앞서 23일 경기 화성에 있는 육군 51사단에서 일병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일병이 생활하던 생활관 내에서 군 내 서열 및 관등성명을 암기하라고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포함해 자세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사경찰 초기 조사 결과 A 일병 수첩에 군대 서열과 관등성명이 빼곡히 적혀 있는 등 선임병 여러 명이 서열을 암기하도록 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소식통은 “선임병들이 군대 내 악습으로 지적돼 온 관등성명 암기 등을 강요한 정황 등 정신적 고통을 준 정황이 포착돼 A 일병 사망과의 연관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타 등 신체적인 가혹 행위는 우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도 했다. 현재까지 군사경찰은 암기 강요 의혹 등 병영 부조리와 A 일병 사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하게 식별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하지는 않은 상태다. 군사경찰은 이날 “해당 부대에서 암기 강요 등 내부 부조리를 일부 식별했다”면서도 “다만 식별된 사안과 사망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제반 사항과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A 일병은 23일 오전 5시쯤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25일 진행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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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병사 수첩서 관등성명 암기 강요 등 부조리 정황 발견

    앞서 23일 경기 화성에 있는 육군 51사단에서 일병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일병이 생활하던 생활관 내에서 군 내 서열 및 관등성명을 암기하라고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포함해 자세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사경찰 초기 조사 결과 A 일병 수첩에 군대 서열과 관등성명이 빼곡히 적혀있는 등 선임병 여러 명이 서열을 암기하도록 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소식통은 “선임병들이 군대 내 악습으로 지적돼 온 관등성명 암기 등을 강요한 정황 등 정신적 고통을 준 정황이 포착돼 A 일병 사망과의 연관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타 등 신체적인 가혹행위는 우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도 했다.현재까지 군사경찰은 암기 강요 의혹 등 병영 부조리와 A 일병 사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하게 식별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하지는 않은 상태다. 군사경찰은 이날 “해당 부대에서 암기 강요 등 내부 부조리를 일부 식별했다”면서도 “다만 식별된 사안과 사망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제반사항과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A 일병은 23일 오전 5시쯤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25일 진행됐다. 빈소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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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 위협에, 국정원산하 연구원 “자체 핵무장 검토해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수차례 관여한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 시간)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선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러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조항까지 담긴 조약을 새로 체결하자 이에 대응할 방법론 중 하나로 ‘한국 핵무장론’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 특히 한국에선 국책연구기관, 미국에선 핵심 실무자로 최근까지 북핵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한 전 당국자로부터 동시에 자체 핵무장 관련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북-러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안보까지 직접 위협하는 변수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넘어선 한국 핵무장 논의가 본격화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략연은 ‘러북 정상회담 결과 평가 및 대(對)한반도 파급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21일 공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행보를 과시(했다)”며 “향후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 등 여타 주요국들로부터도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확보하는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는 물론 ‘자체 핵무장’ 등까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나토 동맹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았다가 유사시 폭격기 등을 동원해 공동으로 핵 공격을 하는 개념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동향을 주시 중이다. 특히 한미일 군사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22일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부산항 입항을 계기로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이를 명분으로 북한이 육해공·사이버 등에서 복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前참모 “北-러 협력,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 내몰아”[커지는 韓 자체 핵무장론]기존 핵우산으론 대응 한계 인식… 美싱크탱크 “자체 핵무장이 차악”국정원 산하기관, 핵무장 보고서… 대통령실 “탈냉전후 최대 변혁기”“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 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 군사 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 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며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 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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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년 만에 상봉한 형제의 넋… 추모의 불꽃 꺼지지 않으리

    이달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국군 용사 형제가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를 먼저 묻힌 동생 전병화 이등상사(중사)의 묘역에 함께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이 거행된 것. 전 하사 형제는 6·25 주요 격전지에서 공산군에 맞서 싸우다 3개월 차이로 전사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호국보훈의 가치를 절감하게 한다.3개월 사이 전사한 형제, 75년 만에 넋으로 상봉 1925년 경기 고양군(현 서울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전 하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8사단에 배치돼 1951년 2월 ‘횡성 전투’와 그해 4월 ‘호남지구 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소탕 임무에 나섰다. 이어 1951년 8월 강원 인제로 이동한 뒤엔 중·동부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펼치다 ‘노전평 전투’에서 26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다. 2023년 11월에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인 전 이등상사는 삼남으로 태어나 1949년 7월에 입대했다. 이후 6·25가 터지자 국군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 ‘한강 방어선 전투’와 10월 ‘원산 진격전’에 참전했다. 이후 1951년 11월 강원 고성으로 이동해 ‘월비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20세의 꽃다운 나이로 산화했다. 고인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고, 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형제의 사후 상봉은 차남 전병철 씨(2014년 작고)의 애틋한 형제애 덕분이었다. 형과 동생을 따라 1950년 12월 입대해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만기 전역한 전 씨는 형제들을 찾기 위해 2011년 군 유해감식단에 유전자(DNA) 시료를 제출했다. 이것이 맏형인 전 하사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이다.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국군 전사자는 12만여 명에 달한다. 오랜 세월 산하 곳곳에 묻혀 있는 호국영웅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시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더욱이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날로 고도화하면서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 갖은 도발을 획책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맞는 호국보훈의 달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구슬땀을 흘리는 국군 장병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것도 보훈의 시작일 것이다.“호국보훈의 가치 일상에서 살아 숨 쉬어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에게 우린 결코 갚을 수 없는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용기 덕분에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달이나 기념일뿐만이 아니라 호국보훈의 가치가 일상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국가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 유족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에서 산화한 55용사를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처럼 매년 특정일에 호국영웅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지만 국민의 일상과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은 정쟁에 빠져서 북한의 도발로 중상을 당한 장병을 비하하고, 그 가족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언을 하다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선 호국보훈이 일상 속으로 녹아들 수 있는 추모 시설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 등에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은 추모 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웅들의 불꽃 같은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와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그들’이 곧 ‘우리’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미국 등 보훈 선진국에서는 그런 시설이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의 ‘영원한 불꽃’, 프랑스 파리 개선문 광장의 ‘추모의 불꽃’이 대표적 사례다. 병무청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나라사랑 가게’ 사업도 일상 속 보훈의 좋은 사례다. 이 사업은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에게 ‘상품(서비스) 가격 할인’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이다. 병역 이행자 예우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1136개다. 매달 참여 업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안경점을 비롯해 병원, 미용실, 카페, 전자제품 유통점, 식당, 테마파크, 휴양림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율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5%에서 50%에 달한다. ‘나라사랑 가게’에 참여하는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페이지에 그 목록이 게재되는 것 외에 어떤 혜택도 없다. 순수하게 선의로 참여하는 셈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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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前참모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아”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군사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면서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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