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구독 41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6-03-13~2026-04-12
국제일반33%
미국/북미22%
문화 일반15%
사고7%
사건·범죄4%
국제사고4%
사회일반4%
정책/칼럼4%
중동4%
일본3%
  • 과속 벌금폭탄, 운전중 전화 땐 감옥행… 알아서 法지킨다

    싱가포르 번화가 중 가장 많은 쇼핑몰과 백화점이 몰려 있는 오처드 길. 한국의 명동 같은 곳이다. 지하철을 타고 오처드 역에서 내려 역을 빠져나가면 오처드 길과 패터슨 길이 만나는 큰 교차로가 나타난다. 차와 사람이 붐비는 시내 사거리에 우리나라의 요금소와 비슷하게 생긴 구조물이 서 있다. 바로 ‘ERP(Electronic Road Pricing)’라고 불리는 시내 혼잡세 징수 장치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다. 국토면적이 697km²로 한국(9만9720km²)의 약 14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보다 약간 큰 정도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총인구는 530만 명. 1인당 국민소득은 5만100달러(약 5471만 원)로 아시아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작은 나라 싱가포르가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교통안전 정책은 ‘차량 이용 억제’다. 작은 국토에 통제 불가능한 수의 차가 난립하면 도로는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197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ERP는 운전자가 도심 주요 구간을 통과할 때 자동으로 혼잡세(약 4300원)를 부과한다. 도심 주요 구간에서 차량을 자주 이용할수록 많은 돈을 내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차량 이용을 억제한다. 본보 취재팀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과 함께 4월 13일 오후 오처드 역 인근 교차로에서 ERP 시스템이 운영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Land Transportation Authority)에 따르면 ERP 시스템은 1975년 처음 도입됐다. 1975년 이전 시내 도로의 통행속도는 평균 시속 20km였으나 제도 시행 뒤 차량 통행이 줄어들면서 시속 30km로 통행 속도가 빨라졌다. ERP와 연결되는 고속도로 역시 차량 감소의 영향으로 통행속도가 시속 45km에서 65km로 빨라졌다. 싱가포르 운전자는 편의점 등에서 ‘캐시카드’로 불리는 충전식 교통카드를 구입해 차량의 단말기에 장착해야 한다. 한국 고속도로에서 쓰이는 하이패스처럼 ERP 아래를 차가 지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요금이 빠져나간다. 만약 충전이 되지 않은 교통카드를 장착하고 다니며 요금징수를 피하려다간 ERP에 기록이 남는다. ERP는 통과하는 차량을 찍는 카메라, 요금을 징수하는 장치, 요금이 부과되지 않은 차량을 기록하는 장치로 구성된다. 현지서 만난 한 택시운전사는 “캐시카드(교통카드)에 돈을 충전하지 않고 다니다가 적발되면 1000싱가포르달러(약 86만 원)가 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차량 총량을 제한하는 정책도 운영 중이다. 승용차 소유를 억제하는 일종의 ‘자동차 면허 할당제(VQS·Vehicle Quota System)’다. 싱가포르에서 자가용을 구입하려면 거의 차 값과 맞먹는 가격의 10년짜리 차량 소유 허가증을 경매를 통해 발급받아야 한다. 차에 붙는 세금도 비싸 한국에서 2000만∼3000만 원 하는 승용차를 싱가포르에서 구입하려면 허가증까지 합해 8000만∼1억 원가량이 든다. 1990년 이전 연평균 7%에 이르던 승용차 증가율은 할당제 실시 이후 3%대로 줄었다. 육상교통청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시민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차량 통행을 억제하는 ERP와 할당제 덕분에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면적에도 불구하고 도로 정체나 혼잡에 시달리지 않는다. 게다가 싱가포르의 도로교통법은 한국에 비해 무척 엄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과속을 하면 위반 정도와 차량 종류에 따라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14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싱가포르의 과속 벌금은 최소 130싱가포르달러(약 11만 원)다. 규정속도보다 시속 40km 이상 50km 미만으로 달리면 벌금이 최대 230싱가포르달러(약 19만 원)다. 만약 규정속도보다 시속 50km 이상 넘겨 과속하면 벌금을 내는 게 아니라 정식으로 기소된다. 싱가포르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은 벌점 15점이 부과되고 최대 7만 원의 범칙금만 내면 되지만 싱가포르의 처벌은 상상을 초월한다. 1000싱가포르달러(약 86만 원)의 벌금 또는 12개월 이하의 징역이 선택적으로 부과되거나 심하면 동시에 부과되기도 한다. 무심코 운전 중 전화를 받으면 1년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휴대전화도 몰수당한다. 법이 엄한 탓에 싱가포르 운전자는 교통경찰이 보이지 않아도 알아서 법을 지킨다. 한 싱가포르 운전자는 “운전을 하다 교통경찰을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알아서 법을 지킨다”고 말했다. 실제 취재팀이 4일간 싱가포르에서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타며 교통경찰이 단속하는 현장을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싱가포르 시내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은 볼 수 있었지만 반칙운전자들은 보기 힘들었다. 한국의 한 보험사에서 근무하다 싱가포르 현지 출장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인은 “특히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리만큼 엄격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여기서 음주운전을 하다 세 번 걸리면 태형(笞刑) 처벌을 받은 뒤 본국으로 추방된다”고 설명했다. 태형은 신체에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형벌로서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아직까지 태형을 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그저 몇 대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을 틀에 묶어놓고 회초리로 허벅지 살점이 뜯기도록 때린다고 한다. 조선시대 행해지던 ‘곤장’과 비슷하다. 동행한 장 수석연구원은 “싱가포르가 국제무역 거점도시로 급성장하면서 1962∼1973년 차량도 연평균 약 9%씩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런 성장의 영향으로 교통체증 등 혼란이 예상돼 강한 법규 준수 시스템을 구축해 올바른 교통행태를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버스 60km-트럭 70km… 차종별로 제한속도 달라

    싱가포르 도로에서는 버스나 트럭 등 사업용 차량 뒤편에 ‘60km/h’, ‘70km/h’ 등의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제한 속도 표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도로와 지역에 따라서만 제한속도에 구별을 두지만 싱가포르는 사업용 차량의 경우 차종에 따라서도 제한속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도로교통법에는 ‘버스, 택배차량, 트럭 등은 차량 제한속도를 차 뒤편에 표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 사업용 승합차와 트럭은 제한속도가 시속 70km, 택배물품을 싣거나 승객을 태운 버스 등의 차량은 시속 60km를 넘어 달릴 수 없다. 도로교통법 역시 도로 제한속도와 차량 제한속도를 위반했을 때 벌칙을 모두 규정하고 있다. 만약 도로 제한속도와 차량 제한속도가 다른 경우에는 더 낮은 제한속도에 맞춰 달려야 한다. 싱가포르=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추석선물 공짜 이벤트 문자 사기 조심하세요”

    추석 명절 기간을 노리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메시지를 통한 사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청은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열차표나 명절 상품권을 거래할 때 인터넷 사기나 스미싱(휴대전화 문자 사기·Smishing)에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6일 당부했다. 경찰은 “주로 소셜커머스 사이트나 포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판다면서 판매자가 돈만 받고 연락을 끊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스미싱’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명절인 점을 노리고 ‘추석 명절 무료 이벤트’ ‘택배 경로 실시간 확인’ 등 추석과 관련된 내용의 문자나 스마트폰 메시지를 받으면 일단 스미싱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 진화한 스미싱 사기는 단순히 몇천 원이 빠져나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주소록, 사진, 동영상, 주민등록증 사진, 은행 보안카드 사본, 공인인증서 등 타인에게 넘어가면 금융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만든다. 경찰은 “상품대금을 현금결제(계좌이체)로만 조건을 내건 거래는 이용을 자제하고, 명절상품 파격 할인 등의 광고는 섣불리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넷두루미’(www.net-durumi.go.kr)에 접속해 판매자의 휴대전화 번호나 계좌번호를 검색하면 사기에 이용된 적이 있는 번호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스미싱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출처를 모르는 문자나 인터넷 주소는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추석 전후 2주간 인터넷 사기는 77건이 발생했고 피해액은 1억4000만 원이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검찰, 대우건설 본사 압수수색

    검찰이 대우건설 직원들의 업무상 횡령 등과 관련해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4일 오전 9시 반부터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에 수사관 40여 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관련 서류 등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횡령 혐의 관계자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4대강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과는 별개로 서울중앙지검은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을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촌상 영광의 얼굴들, 그 큰 발자취를 기립니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3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7회째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등 4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와 학교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교육- 서울예술대▼문화예술계 인재 대거 배출… “과학과 접목, 새 장르 창조”“50년 동안 옹고집스럽게 전통문화예술을 바탕으로 실험과 도전을 계속해왔습니다. 전문대학 최초로 인촌상을 수상한 만큼 더욱더 한국 문화예술에 이바지하겠습니다.” 하주화 서울예술대 부총장은 제27회 인촌상 교육부문 수상 소감으로 대학이 가르쳐온 한민족 예술혼과 세계화를 강조했다. 1962년 최초의 연극전문극장 ‘드라마센터’의 병설 한국연극아카데미로 시작한 서울예술대는 우리 민족극을 바로 세우고자 설립한 종합예술전문학교다. ‘예술 인재를 키우는 일이 가장 위대한 창조자’라는 설립자 동랑 유치진의 교육론을 바탕으로 성장해 지금은 창조적 예술가 양성과 함께 한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예술대는 대중예술계와 문화계에 ‘서울예대파’라는 유파를 이룰 정도로 최정예의 인재를 배출해왔다. 대중예술계에서는 한국방송예술인노조 회원 기준 880명이 활동 중이다. 연기자로는 신구 박상원 최민수 전도연 한혜진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희극인으로는 신동엽 유재석 이휘재, 가수로는 이용 신대철 김건모 등이 대표적 졸업생으로 꼽힌다. 감독·연출·제작자로는 이명세 장진 장항준 등 대학로 극장가와 충무로 영화가, 방송드라마 제작현장의 제작 스태프 50% 이상이 이 대학을 나왔다. 문단에는 신춘문예 등단 250명과 시 소설 시나리오 및 방송작가 300여 명이 있다. 신경숙 노희경 함민복 등이 대표적 작가로 활동 중이다. 특히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서만 소설부문 11명, 시부문 2명, 희곡부문 12명, 아동문학부문 3명 등 총 28명이 등단했다. 이 대학의 독특한 장점은 교육이 곧 창작으로 이어지는 교육시스템으로 젊은 예술 지망생들의 끼를 키운다는 점이다. 4년 과정을 2년으로 압축하고 매학기 작품을 제작한다. 현장 예술가들을 교수진으로 영입해 창작 작업장에서 도제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이 함께 훈련한다. 특별한 교육방식과 우수한 성과는 입학지원율과 등록률, 재학생 충원율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입시 지원율은 2011년 28.2 대 1, 2012년 30.7 대 1, 2013년 33.7 대 1로 4년제 대학을 포함한 국내 전체 대학 중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합격자 최초 등록률은 평균 84%, 재학생 정원 충원율도 매년 100%에 육박한다. 예술과 과학을 융합하는 연구개발작업도 눈에 띈다. 서울예술대는 영상 음악 전시 공연이 연계되는 첨단 스튜디오와 멀티미디어 영상장비를 갖추고 새로운 예술장르를 연구하고 있다. 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컬처허브를 설치해 세계 예술과 교류하며 예술교육의 미래를 탐구 중이다. 하 부총장은 “이제는 다(多)장르 예술을 과학과 접목해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예술을 창조하겠다”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공적현대연극의 선구자 동랑 유치진이 1962년 개교한 이래 50여 년간 문화예술의 중흥 및 한민족 예술혼의 세계화, 세계예술의 한국화를 주도했다. 1970년부터는 아들 유덕형(연출가·현 총장)이 연극 창작과 예술교육의 유업을 계승하고 있다. 전문대 과정이지만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교수진이 4년제 대학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교수법과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예술 분야와 학과의 경계선을 허무는 연계순환통합교육을 지표로 삼아 현장 중심 교육을 하고 있다. 그 결과 4년제 종합대학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걸출한 문화예술인을 배출했다. 연기자, 희극인, 가수, 감독, 문학작가 등 대중예술계와 문단에서 현재 15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산업기술- 이상운씨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1위 견인… “R&D 투자 덕분”“제게 과분한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효성그룹을 성장시키는 데 힘을 모아 준 국내외 모든 직원과 고객, 협력사 등을 대표해 받는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이상운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61)은 2일 인촌상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개편해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이 부회장이 2002년 ㈜효성 대표이사에 오른 뒤 회사 매출액은 3배로 늘었다. 그는 성장 비결에 대해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효성은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경영 철학을 지켜 왔다”며 “회사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결국 신제품 개발, 품질 혁신, 원가경쟁력 향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 가능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협력사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효성은 납품 대금 결제 수단을 현금으로 바꾼 것은 물론이고 협력사와의 핵심 부품 공동 개발, 공동 특허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또 ㈜효성 엔지니어들은 수시로 중소 협력사를 방문해 생산라인 효율화 방안이나 품질 관리 기법 등을 전파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1월 ㈜효성이 생산한 원사(原絲·직물의 원료가 되는 실)로 신발을 만드는 부산의 업체를 찾았다. 7월에는 중공업 부문 협력업체들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강한 중소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중소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당당히 진출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장점을 키우고, 대기업은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소통에도 능하다. 2004년부터 그룹 전체 임직원에게 매월 초 ‘CEO 레터’를 e메일로 보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에 100호를 돌파하게 된다. 그는 “직원들은 늘 경영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지 궁금해 한다”며 “누구나 공감할 만한 얘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달하니 꽤 효과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레터에서도 축구 감독 알렉스 퍼거슨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예로 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위기의식을 통해 개선을 뛰어넘는 혁신을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공적2002년 ㈜효성 대표이사 겸 효성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전력기기, 금융자동화기기, 폴리프로필렌 사업 등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는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효성물산에 입사해 기획관리실장 겸 사업개발실장을 지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효성물산이 효성T&C,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과 함께 ㈜효성으로 합병하면서 재무본부 담당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후 전략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07년에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인문사회문학- 한상복씨 (서울대 명예교수)▼한국 인류학의 선구자… “물부족-기후변화 30년째 연구”“아직 편하게 살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잖아요. 당장 내년 학회에서 발표할 자료를 정리하느라 요즘도 바쁘게 지내요.” 올해 만 78세인 한상복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여전히 학문의 길에서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다. 올해 인촌상 인문사회문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한 교수는 ‘한국 인류학의 대부’로 통한다. 미국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뒤 국내에 최초로 인류학을 소개했고 서울대에 인류학과를 개설했다. 한 교수는 2012년 대한민국 학술원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학 분야 회원으로 선정됐다. 한 교수는 8월 29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자택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정년퇴임 했지만 아직도 연구 열정이 식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터키, 시리아 등 중앙아시아와 중동의 실크로드 길을 매년 답사한 뒤 보고서를 펴냈다. 한 교수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 체험하는 연구방식으로 유명하다. 2011년 펴낸 ‘평창 두메산골 50년’은 외부 문명과 교류가 많지 않은 강원 평창군 오지마을의 1960년 생활 모습과 2010년의 모습을 비교한 연구기록이다. 한 교수는 연구를 위해 1960년에 40일간 주민과 함께 지내며 생활방식을 관찰했다. 50년 뒤인 2010년에 다시 마을을 찾아 변화를 관찰했다. 한 교수는 “평창 오지마을의 50년간 변화를 관찰했던 것은 그 마을이 외부 문명과 접촉이 적어 한국의 순수한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연구방법론은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지역연구(Area Studies)’ 분야의 시초가 됐다. 발로 뛰는 연구방법 덕분에 한 교수는 보통 임기가 2년인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을 8년간 지내기도 했다. 이전의 자문위원들은 서적과 보고서로 연구를 했지만 한 교수는 직접 풍토병 예방주사를 맞고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 등 현장에 들어가 연구를 진행했다. 한 교수는 “연구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한다는 것이 평소 신념”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물 부족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한 교수는 이미 1980년대 연구를 시작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는 인류학 분야에서 물 부족과 기후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뜻 깊은 상을 수상하게 된 만큼 남은 일생도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공적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1960년대까지 국내에서 학문적 존재 의미를 인정받지 못했던 인류학을 사회학의 이론적 기초 위에서 논리적으로 정립하는 데 앞장섰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1975년 설립해 초대 학과장을 맡았고 38년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하버드-옌칭연구소 연구원, 서울대 인구 및 발전문제연구소장,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초대 소장, 미국 스탠퍼드대 객원교수,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장,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대표위원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Korean Fishermen’, ‘평창 두메산골 50년’ 등을 집필했고 한국문화인류학공로장, 대한민국옥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자연과학- 조재필씨 (UNIST 교수)▼2차전지 국산화 싹 틔워… “대용량 배터리 개발에 더 매진”“아직 젊고 학문적 성과도 부족한 저를 수상자로 선정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한 번 충전으로 전기자동차가 700∼800km를 갈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관련 원천기술과 소재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46)는 2차 전지 산업 분야 핵심 기술을 개발한 공적을 인정받아 제27회 인촌상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 교수는 다양한 전지 기술을 개발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2차 전지 분야에서 국산화의 싹을 트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차 전지는 충전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부품이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 전기자동차 등에 전원을 공급한다. 외부에서 전류가 들어오면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 전기가 만들어진다. 조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해 2차 전지의 효율을 높였다. 탄소구조물에 우리 몸속에서 분비되는 물질 중 하나인 ‘시토크롬 C 산화효소’를 붙여 전지 내부 효율을 높인 것이다. 시토크롬 C 산화효소의 구성 성분인 ‘철 포르피린’은 전지 내 산소의 환원반응을 촉진한다. 또 탄소나노튜브 촉매를 이용한 아연-공기 전지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전기자동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500km까지 늘렸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를 단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으로 180km밖에 못 달린다. 값비싼 백금촉매를 신소재로 대체해 경제성도 높였다. 조 교수가 개발한 기술 덕분에 전기차 가격이 대당 1000만 원가량 떨어질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조 교수는 용량이 크지만 고온에서 붕괴되기 쉬운 니켈의 구조를 유지하는 기술과 휘어지는 2차 전지 전극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들 기술은 2차 전지 수입을 대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얻는 경제적 이익은 연간 1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내년까지 소재를 전량 국산화하면 경제적 효과가 4조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 교수의 활발한 연구는 특허 취득으로 이어졌다. 미국에 등록된 특허만 12건이다. 1998년 이후 게재된 논문의 인용 횟수는 6280건에 이른다. 조 교수는 아연-공기 전지 등 자신이 획득한 특허에 대해 “에너지 효율성과 밀도, 용량 측면에서 기존 기술에 비해 획기적인 개선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 ●공적2차 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재료공학과에서 세라믹공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SDI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금오공대와 한양대 응용화학과 교수를 거쳐 2009년 2월 UNIST로 옮겼다.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국제 유명 저널에 논문 176편을 발표했다. 2012년에는 과학기술한림원으로부터 선도과학자로 선정됐다. 현재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학부장을 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그린에너지 소재 개발 구축 사업의 연구책임자로 차세대 고용량 전지 개발 및 실시간 분석 장비 구축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교육 △위원장: 권대봉 고려대 교수 △위원: 강상진 연세대 교수 성기옥 세계화교육문화재단 회장 정철영 서울대 교수 ∇인문사회문학 △위원장: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위원: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 이태수 인제대 석좌교수 홍두승 서울대 교수 ∇언론출판 △위원장: 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 △위원: 고승철 나남출판 주필 김영석 연세대 교수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 ∇자연과학 △위원장: 백성기 포스텍 전 총장 △위원: 김정회 카이스트 교수 윤경병 서강대 교수 이철의 고려대 교수 ∇산업기술 △위원장: 금동화 공학한림원 부회장 △위원: 권오경 한양대 교수 김이환 산업기술진흥협 부회장 이계형 단국대 부총장 ∇공공봉사 △위원장: 이영분 건국대 명예교수 △위원: 김성천 중앙대 교수 윤현숙 한림대 교수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 (가나다순)}

    • 2013-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억어치 첨단장비 무장… 어디든 찾아가 생생한 안전교육

    “머리로 피가 쏠리는 느낌입니다. 안전띠 안 맸으면 그대로 땅에 처박혔을 거예요.” 자동차 전복 체험장치에 거꾸로 매달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이 소리쳤다. 평소에는 귀찮게만 여겨지던 안전띠 착용이 사고 때에는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온몸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본보취재팀은 일본 도쿄 북쪽에 있는 사이타마(埼玉) 현을 4월 10일 오후 방문했다. 현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위해 만든 일본 유일의 교통안전 체험교육 차량 ‘사이토군(君)’에 직접 타보기 위해서였다. 사이타마 현은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일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10년 전 교통사고 사망자가 일본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다. 악명을 씻기 위해 고심하던 현은 7년 전 트럭협회와 함께 ‘사이토군’을 만들었다. 대형트럭을 개조해 만든 사이토군은 안전띠 착용 실험장치, 에어백 체험장치,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등 고가의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착된 장치만 해도 총 10억 원어치다. 체험교육 안내를 맡은 도모미 씨는 전직 교통경찰이다. 도모미 씨는 “학교 기업 마을 고속도로휴게소 대형쇼핑몰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이토군이 찾아간다”며 “교육장비를 체험하고 나면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에어백 체험을 한 오자와 씨(70)는 “사고 경험이 없어서 에어백이 실제로 어떻게 터지는지 몰랐는데 원리를 알게 됐다”며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면 에어백에 머리가 튕겨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도 안전띠 체험을 위해 자동차 운전석과 똑같이 만들어진 장비에 앉았다. 안전띠를 착용하자 운전석이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머리가 땅으로 내려가고 발이 하늘로 올라가 마치 차량이 전복된 것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고 피가 머리로 쏠려 고통스러웠다. 도모미 씨는 “안전띠를 하지 않았다면 머리를 그대로 땅에 박아 큰 부상을 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교육 지원을 나온 고속도로대장(한국의 고속도로순찰대장) 쇼지 씨는 “우리 지역에서는 고속도로 추돌사고가 약 80%”라며 “사이토군을 이용한 교통안전 교육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경찰도 교육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사이타마=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 도로 넓혀라” “표지판 여기에” 주민에 의한 교통행정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추월차로인 1차로는 모두 비어 있었다. 운전자들은 지정차로제를 확실하게 지켰다. 교통체증이 극심한 퇴근시간 수도 도쿄 시내 한가운데서도 경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교통안전 선진국’이다. 일본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ITARDA)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일본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4.3명이었다. 한국(10.5명)의 절반 수준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일본의 교통안전 선진국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과 함께 4월 10∼13일 일본의 교통안전 관련 시민단체와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했다. 도로 환경이나 시설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운전자의 태도와 법규를 준수하는 모습은 크게 달랐다. ○ 시민단체, 새로운 안전대책 정부에 적극 제안 일본 도쿄에 사는 이다 메구미 씨(39·여)는 1997년 언니 이다 미즈호 씨를 잃었다. 만취한 시 공무원이 운전을 하다 미즈호 씨를 들이받았다. 미즈호 씨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큰딸의 죽음 뒤 슬픔에 잠겨 있던 미즈호 씨의 어머니 이다 가즈요 씨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가즈요 씨는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가 연수를 거친 끝에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인 미국 ‘MADD(Mothers Against Drunk Driving·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엄마들의 모임)’의 일본 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가즈요 씨가 2002년 일본에 만든 ‘MADD Japan’은 일본에서 가장 큰 교통안전 관련 시민단체다. 현재 가즈요 씨의 둘째 딸 메구미 씨가 2003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 MADD Japan을 이끌고 있다. 취재팀은 4월 11일 도쿄 메구미 씨의 자택 겸 사무실을 찾았다. 메구미 씨는 “MADD Japan은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나 정책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또한 이를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여 정책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한 예로 현재 일본정부는 ‘인터로크(Inter-lock)’라는 장치를 새로 나오는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인터로크는 미국에서 발명된 음주운전 방지 장치로서 차량 실내 공기를 측정해 알코올이 섞여 있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전자장치다. 메구미 씨는 “일본 정부와 국회에서 모의실험을 거쳐 성능이 입증됐다”며 “현재 의무 장착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ADD Japan은 전국 회원 2000명과 기업 및 법인이 내는 연회비로 운영된다. 한국도 MADD 라이선스를 들여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단체가 결성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교통안전 시민단체인 ‘녹색어머니회’는 자발적인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정책 입안 역할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와 머리 맞대고 안전대책 세워 일본은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적 성격이 강한 나라다. 중앙정부가 교통안전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지만 세부적인 계획은 지역 특색에 맞게 지방에서 세운다. 4월 11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 내각부에서 만난 국토교통성 야마자키 보조 정책통괄참사관은 “일본은 1960년대만 해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 해에 1만7000명에 달할 정도로 교통사고가 심각했다”며 “총리가 1966년 ‘교통사고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부터 변화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1970년에 만든 ‘교통안전대책 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정부가 국가 교통안전 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세부 대책을 논의한다. 야마자키 참사관은 “1970년 1만6765명이던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007년 5000명 이하로 줄었다”며 “구체적인 실행 법규는 도도부현(일본 광역자치단체) 단위서 지역 실정에 맞게 자체적으로 세운다”고 밝혔다. 단, 사망자 감축 수치 등의 정책목표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하달한다. 취재팀이 방문한 때는 마침 4월 6일부터 15일까지 일본에서 ‘전국 교통안전 운동’ 캠페인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야마자키 참사관은 “1년에 봄과 가을 한 차례씩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중앙정부에서 교통안전 관련 공무원을 지방에 파견한다”며 “정부에서 하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자체가 효과적으로 대책을 집행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고 밝혔다. ○ 지자체는 시민 의견 수렴해 대책 집행 4월 12일 방문한 요코하마 시는 지자체 공무원과 주민이 손잡고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든 사례로 유명한 도시다. 요코하마 시 이시와타 지로 도로국 총무부 교통안전과장은 “중앙정부의 지시로 1972년부터 스쿨존 안전 대책 등에 관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계속 수렴해 왔다”고 밝혔다. 요코하마 시에는 ‘사친회(PTA·Parent-Teacher Association)’가 조직돼 있다. 학교 교사와 학부모가 모여 지역 경찰 관계자 및 시 공무원과 함께 교통안전 대책을 논의한다. 매년 4, 5월경 시에서 공문을 보내면 학교 강당 등에서 회의가 열린다. 학부모들은 경찰이나 시 공무원의 관심이 닿지 않았던 집 주변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나 위험지역 등을 지적한다. 시는 이를 기록하고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세워 집행한 뒤 다음 회의 때 결과를 발표한다. 요코하마 시 곳곳에는 이런 식으로 설치된 안전시설이나 넓혀진 도로가 많다. 장택영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대책을 만들어 주문한다”며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요코하마 모델이 교통안전 대책 마련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도쿄·요코하마=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편 8억 보험금 노려 불지르다 함께 숨져”

    올해 초 일어났던 연립주택 방화 부부사망 사건의 범인이 당시 숨진 부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이 밝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월 13일 오전 1시 46분 서울 중랑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불이 나 일가족 2명이 숨진 사건의 방화범이 부인 김모 씨(61)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불이 난 연립주택에서는 거실에서 잠을 자던 남편 김모 씨(64)가 숨졌고 부인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는 도중 숨졌다. 연기를 마신 아들과 딸은 생명을 건졌다. 경찰은 남편이 자고 있던 거실 소파 윗부분과 전기장판 주변에 누군가 불을 지른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방화범을 추적해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남편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수면제 성분을 발견했다. 경찰은 부인 김 씨가 사고 6개월 전부터 남편 앞으로 화재보험 3개를 잇달아 가입하고 8억1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 수혜자를 자신 앞으로 해 놓은 사실을 발견했다. 또 부인 김 씨가 지난해 감기 치료를 위해 병원을 다니며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평소 남편의 아침밥을 챙겨주지 않던 김 씨가 사고 몇 주 전부터 아침밥을 챙겨줬다는 가족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건설공사 수주 및 입찰업을 하던 부인 김 씨가 3억 원의 빚을 진 뒤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타내려다 불을 피하지 못해 자신도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가 숨져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고]이윤구 前대한적십자 총재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사진)가 8월 30일 오후 1시 미국 하와이 퀸스병원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 전 총재는 한국신학대와 중앙신학교 사회사업과를 졸업한 뒤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사회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한의 수재민이나 어린이를 돕는 일에 앞장서는 등 봉사운동가의 삶을 살며 국민훈장 동백장,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사무총장 표창, 국민훈장 무궁화장, 백강상 등을 받았다. 그는 기독교세계봉사회 총무, 중동기독교연합회 아랍피난민구호사업부 총무, 유니세프 이집트 인도 방글라데시 대표, 유엔 아동영양특별위원회 사무국장, 월드비전 회장, 범종단 북한수재민돕기운동 추진위원장, 인제대 총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북한결핵어린이돕기 범국민운동본부 총재,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가족으로는 부인 차신애 여사, 아들 신일 씨(변호사), 딸 윤희 씨(사회사업가)가 있다. 분향은 서울 수송동 한산이씨대종회 사무국에서 3일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추모예배는 12일 오후 2시 서울 YMCA 대강당. 영결식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다. 02-734-7460}

    • 2013-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량진 수몰사고 원인은 감독부실-불량 차수막”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량진 수몰사고’의 원인은 현장의 감독 부실과 불량 차수막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9일 노량진 수몰사고 관련자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 1명을 비롯해 감리단 직원 2명, 시공사 직원 2명, 하도급사 직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과실이 크다고 판단된 시공사 현장소장 박모 씨(47)와 하도급사 현장소장 권모 씨(43) 등 2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폭우로 인해 한강물이 불어나 공사 현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시공사 측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주처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안전감독을 맡은 감리단은 차수막 제작 및 설치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 ‘곽영필 홀’ 현판 제막식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소장 고현무)는 29일 오후 4시 반 서울 관악구 대학동 연구소에서 ‘곽영필 홀’ 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곽영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75)은 서울대 공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설립을 위해 지속적인 후원을 해왔다. 서울대 발전기금으로 20억 원을 출연한 곽 회장은 지난해 서울대 총동창회에서 주는 ‘관악대상’(참여부문)을 받았다.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엔지니어링 업체다. 이날 행사에는 오연천 서울대 총장, 선우중호 전 서울대 총장, 이순병 동부건설 부회장, 정명식 전 포항제철 회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고 ‘건설환경종합연구소 명예의 전당’ 제막식도 함께 열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안경환 교수 “나라 안팎에서 인권개선 활동 계속할 것”

    “한국은 인권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결혼이주여성 탈북자 장애인은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30일 정년퇴임을 앞둔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5·사진)는 27일 본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2006년 10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인권법을 연구해온 안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헌법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1987년 이후 우리 헌법은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며 “예를 들어, 국민은 경험과 경륜이 많은 법관을 요구하는데 헌법에는 아직도 법관의 정년 규정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법원장의 정년은 만 70세, 대법관은 65세, 판사는 63세다. 미국 연방대법원장과 대법관은 정년이 없이 종신제로 운영된다. 최근 인권위 활동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인권변론을 하는 비영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다. 안 교수는 퇴임 뒤 계획에 대해 “젊은 변호사들을 영입해 ‘공감’이 더 많은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 중 인권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인권개선 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삭제된 불륜 문자 50만원이면 복구”… 사이버 흥신소 기승

    주부 신모 씨(32)는 최근 남편과 대판 싸웠다. 남편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 표시가 뜬 것을 보고 살짝 보려 했더니 남편이 스마트폰을 낚아채듯 가져간 것. 신 씨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남편은 “회사”라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낌새가 이상해서 쫓아 들어갔으나 이미 남편이 메시지를 지운 뒤였다. ‘혹시 다른 여자가 있나’ 하고 의심한 신 씨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삭제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복구해준다’는 광고를 보게 됐다. 고민을 하다 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업체 측은 “걱정 말라”며 남편의 스마트폰을 가져오는 법까지 자세히 일러주기 시작했다.○ 사이버 흥신소 등장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복구해주는 ‘사이버 흥신소’가 최근 잇달아 등장했다. 주로 배우자의 불륜 증거나 바람피우는 이성친구의 ‘꼬리’를 잡길 원하는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위임장 등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30만∼50만 원을 내면 통화목록, 일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복구해 준다”며 인터넷에 광고를 내건다. 이 업체들의 고객문의 게시판에는 “딸이 삭제한 카카오톡 내용 좀 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아내의 휴대전화 문자를 복구하고 싶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현재 SKT나 KT 등 이동통신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취재팀은 한 업체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다른 여자를 몰래 만나는 것 같다”며 주부를 가장해 데이터 복구를 의뢰했다. 업자는 “최근 한 달간 문자, 카톡, 통화목록을 복구하는 데 각각 40만, 45만, 35만 원”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남편의 휴대전화를 ‘합법적’으로 가져오는 법까지 설명했다. 뜬금없이 남편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기 마련. 눈치가 빠른 남편은 이동통신사에 가서 “메시지 등의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달라”고 ‘완전범죄’를 꾀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이를 막기 위해 실수인 척 변기에 빠뜨리거나 살짝 밟아 액정을 깨뜨린 뒤 남편에게는 새 휴대전화를 사 주고 예전 휴대전화를 사모님 명의로 이전한 뒤 가져오라”고 귀띔해 줬다. 남편 명의를 의뢰인 본인 것으로 바꾸면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 복구 기술적으로 쉬워 정말 이런 업체를 통해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구하는 게 가능할까? 취재팀은 23일 고려대 로봇융합관에서 고려대 이상진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만나 직접 실험해봤다. 기자가 미리 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모두 지운 뒤 스마트폰을 이 교수에게 건넸다. 이 교수는 휴대전화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일명 ‘루팅(Rooting)’이라 불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보통 스마트폰에는 일반 사용자가 접근할 수 없는 운영체제나 숨겨진 데이터 등의 영역이 있다. 마치 프로그램 개발자처럼 이 영역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루팅이다. 채 1분이 걸리지 않아 운영체제를 비롯해 모든 데이터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이어 휴대전화에 담긴 데이터를 40여 분에 걸쳐 컴퓨터로 복사했다. 10분 뒤 삭제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모두 컴퓨터 화면에 나타났다. 모든 과정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복구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이뤄졌다. 이 교수는 “업체가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악용 위험 사이버 흥신소를 이용하는 것은 윤리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이용자 본인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경찰은 “업체 측에 자료 복구를 요청하면 개인정보를 고스란히 범죄용으로 ‘갖다 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업체 측에서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금융정보를 범죄조직에 팔아넘기거나 배우자 몰래 복구를 의뢰했다는 사실을 약점으로 잡아 돈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고객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업자도 있다. 취재팀이 접촉한 한 업체는 “이혼 소송에 우리가 복구한 데이터를 증거로 쓰시려면 ‘법적 증거감정서’를 만드셔야 하는데 추가로 40만 원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에 알아본 결과 이는 거짓이었다. 법원 관계자는 “이혼에 필요한 모든 증거는 별도의 문서 없이 일단 재판부에 제출하면 된다”며 “법정 증거감정서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업체는 “경찰이나 법원에서도 ‘오더(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홍보하기도 했으나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맡는 공식 인력이 따로 있다. 이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 자체는 현재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소유자 본인의 동의 없이 복구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된다. 경찰 관계자는 “복구업자가 의뢰인에게 휴대전화 소유자의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도장을 가져오도록 하는 것은 이런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라며 “나중에 배우자 간에 법정 싸움까지 가도 업체는 위임장을 이유로 대며 ‘몰래 가져온 것인 줄 몰랐다’며 발을 뺀다”고 말했다.곽도영·이은택 기자 now@donga.com}

    • 2013-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군포로 형님 찾으려 ‘탈북 도우미’ 돼… 죽었단 말 안믿소”

    “내 손으로 형을 찾기 위해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돕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탈북 브로커’가 된 거죠. 혹시라도 북한 측 이산가족 명단에 형 이름이 있을지 몰라 조마조마합니다.” 김영보 씨(63)는 24일 오후 경기 부천시 소사구의 자택에서 본보 취재팀을 만나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거실의 TV에선 남북 이산가족 상봉 합의 뉴스가 한창이었다. 김 씨는 “형이 살아있다면 올해 83세”라고 했다. 대구 달성이 고향인 김 씨는 60년 전 형 윤보 씨와 헤어졌다. 4남 1녀 중 막내였던 김 씨는 당시 3세, 형은 스무 살이었다. 가난한 농사꾼 집안이었던 탓에 가족사진 한 장 찍지 못했다. 가족은 “형이 막내둥이였던 김 씨를 유난히 아꼈다”고 말했다. 밭일에 바쁜 부모님 대신 형이 김 씨를 업어 키우다시피 했다고 한다. 형은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육군에 입대했다. 1953년 전쟁은 끝났지만 형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는 휴전한 뒤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실종신고를 받아 사망자로 처리했다. 윤보 씨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안에 있는 현충탑 위패봉안관 46판 4번 41호에 위패가 안장됐다. 그러던 중 1998년 6월 25일 김 씨는 한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황급히 옷을 챙겨 입고 방송국으로 뛰어갔다. 1997년 북한에서 남한으로 귀순한 국군포로 양순용 씨가 방송에서 “북한 아오지 수용소에서 국군포로를 여러 명 만났다”는 증언을 들었기 때문. 양 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김 아무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신 아무개…” 등 줄줄이 이름을 거론했다. 김 씨는 양 씨를 직접 만나 형의 소식을 물었다. 양 씨는 “아오지 수용소 부근 화학공장에서 대구 말을 쓰는 김윤보라는 사람을 알고 지냈다”며 “당신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했다. 김 씨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김 씨는 형을 찾기 위해 국군포로 가족 20여 명을 모아 2000년 대구에서 ‘국군포로가족협의회’를 결성했다. 그해 12월에는 북한에 형이 살아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하지만 만나는 데는 실패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북한 주민과 국군포로의 탈북을 돕는 활동을 시작했다. 정보원을 통해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 등의 소식을 얻은 뒤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에게 전달해주고 탈북계획을 세웠다. “이 일을 하면 탈북한 사람들로부터 형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싶었다”며 “형을 찾는 게 우선이지만 혹시나 못 찾더라도 남을 도우면 하늘이 형을 찾아줄 거라고 믿었다.” 김 씨가 지금까지 탈북시킨 사람만 국군포로가 5명, 일반 탈북자가 20여 명, 납북어부가 3명이다. 2005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다. 1차 후보자 명단에 뽑힌 김 씨는 형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그러나 8월 10일 정부는 “북측으로부터 형 김윤보 씨가 사망했다는 통보가 왔다”고 알려왔다. 믿을 수 없었다. 탈북한 국군포로들을 만나 북한 내부 사정을 물었다. “국군포로 중에서도 끝까지 북한 정권에 비협조적이거나 주체사상을 따르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아오지 탄광이나 수용소에 넣어놓고 살아있는데도 사망자로 처리한다”는 증언을 들었다. 그러나 김 씨는 여전히 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중국에 수차례 건너가 북한 함경북도 인근 국경을 둘러봤다”며 “아오지 탄광이 있는 골짜기 입구가 바로 눈앞에 보였는데 그 안쪽 어딘가에 형이 있다는 생각에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김 씨의 서재 벽에는 커다란 대한민국 지도가 붙어 있었다. 이 지도 북한 곳곳에 ‘아오지 수용소-형이 있을 것으로 추정’ ‘중국 정보원 접촉’ 등 메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 씨는 25일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형이 1차 명단에 들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가슴 졸이며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북한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들은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소식을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24일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생존자 7만2882명 중 고령자와 직계가족 순으로 1차 상봉 후보자 500명을 추첨으로 뽑았다. 이 중에서 선택된 이산가족 상봉자 100명의 최종 명단이 9월 16일 확정된다. 부천=이은택 기자·백연상 기자nabi@donga.com}

    • 2013-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온 통일교 일본인 여성신도, 동료2명에 시너 뿌리고 함께 분신

    22일 오후 3시 26분경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의 청심빌리지 1층 로비에서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사망 1주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인 신도 A 씨(53·여)가 같은 일본인 신도 2명의 몸에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사건이 일어난 청심빌리지는 일본인 통일교 신도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일교 재단의 실버타운.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들 3명은 다른 신도들과 함께 방 배정을 받기 위해 접수창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때 A 씨가 한국에 함께 온 일본인 목사 B 씨(54)에게 시너를 뿌리더니 자신의 몸에도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이 와중에 중 옆에서 피하다 넘어진 C 씨(57·여)의 몸에도 불이 옮아 붙었다. 불을 지른 A 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B 씨는 상반신에 3도 화상을, C 씨는 전신 좌측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함께 온 일본인 신도들에 따르면 A 씨는 수년 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백연상 기자·이은택 기자 baek@donga.com}

    • 2013-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양이 소주용? 고양이를 양파망에 담아 판매

    살아있는 고양이를 양파망에 담아 판매하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퍼져 ‘동물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동물사랑실천협회’는 20일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양이 소주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부산 중구 남포동 미니몰 인근에서 60대 여성이 매주 토, 일요일 고양이를 판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종이상자 안의 양파망 4개에 고양이가 한 마리씩 담겨 있다. 고양이들은 망 안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자세였다. 양파망 입구는 나일론 끈으로 봉해져 있다. 협회 측은 “18일 한 외국인이 부산 중구 남포동 거리에서 이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알게 됐다”며 “이 고양이들은 애완용이 아니라 식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 중구청 전자민원창구 홈페이지에는 “양파망 고양이 판매를 막아 달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 등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담당 공무원 및 경찰과 함께 이번 주말 현장에 나가 고양이 판매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상아탑의 파벌싸움, 세계 정상급 테너 교수영입 막았다

    서울대 성악과 교수 임용 공채과정을 둘러싸고 이 학과 교수들 간에 비방과 파벌 싸움이 난무하며 ‘복마전’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본부 측은 19일 “성악과 교수 심사 단독후보로 올라갔던 테너 신동원 씨(40)에 대한 임명안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교수사회의 뿌리 깊은 파벌싸움과 갈등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테너의 교수 임용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사회 뿌리 깊은 파벌싸움 서울대 성악과 교수그룹 내의 갈등은 6월 신 씨의 2단계 오디션평가 결과가 나왔을 때 이미 불거지기 시작했다. 심사에 참가한 6명의 성악과 교수 중 임용에 찬성하는 4명은 만점을 줬고 반대하는 2명은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줬다. 한 대학 관계자는 “기준이 모호한 예술 영역이라 해도 이런 일은 드물다”며 “서로 편을 가른 교수들이 점수를 극단으로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용 평가 과정에서 비방 수준의 의견대립도 오갔다. 신 씨가 취득한 미국 필라델피아 AVA(Academy of Vocal Arts in Philadelphia)의 ‘아티스트 디플로마’(예술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이수자에게 수여하는 증서)가 논란이 됐다. 신 씨를 반대한 교수들은 “필라델피아 AVA는 학생이 20∼30명밖에 안 되는 작은 학원”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하지만 찬성 측 교수들은 “무지해서 하는 소리”라며 “정원은 적지만 전교생이 매년 10만 달러씩 지원을 받는 오페라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대 내규에는 ‘박사학위 상응자격’에 ‘아티스트 디플로마(미국)를 박사에 상응하는 자격으로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대 성악과 교수 사이의 파벌싸움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신 씨 임용 건 이전에 2009년 연광철 교수 임용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제출서류 중 공연실황을 담은 DVD 하나가 이틀가량 늦게 도착했다. 이런 지각 제출은 관행상 크게 문제 삼지 않아왔지만 임용을 반대하는 쪽에서 본부에 결사적으로 항의하는 바람에 결국 임용이 2010년으로 연기됐다. 이번에 신 씨의 임용을 반대하고 있는 2명의 교수 중 한 명인 A 교수도 역시 임용될 때 비슷한 일을 겪어 임용이 연기된 적이 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성악과는 교수와 학생이 일종의 ‘도제식’ 교육관계로 묶인다”며 “구조상 자기편이 생기고 다른 편과는 적으로 지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로 편이 갈린 교수들 간에 자기편이 될 사람을 신규 교수로 임용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 비방전에 온갖 암투 난무 한쪽은 신 씨의 임용을 막으려 하고 다른 쪽은 성사시키려는 과정에서 교수가 서류를 빼돌려 평가를 수정하는 일도 벌어졌다. 본부 관계자는 “신 후보의 평가를 기록한 문서가 음대학장에게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한 교수가 허락 없이 이 문서를 가져가 자신이 적은 평가내용을 고쳤다”고 말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당시 김영률 학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A 교수가 비서의 제지를 무시하고 학장실에 들어가 문서를 가져간 뒤 자신이 했던 평가 내용을 더욱 부정적으로 고치고 자신의 서명을 지워버린 사실이 있었다. 해당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올린 결재 서류에 수정할 것이 있어 가지고 나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교수가 친분 있는 정치인을 동원해 교수 임용이 무산되도록 학교에 압력을 넣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음대 고위 관계자는 “여야 의원 4명이 신 씨 임용 관련 자료를 요청해와 대학 본부 측이 매우 곤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신 씨를 반대한 교수 중 한 명은 정치인 출신 정부 고위인사의 자녀를 불법과외하다 적발된 일이 있다. 정치권에서 신 씨 임용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대를 감사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비공식적으로 도는 등 논란이 일자 대학 본부는 19일 신 씨 임용 부결 결정을 내렸다. 대학본부 측 관계자는 “신 씨의 교수 임용 자격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대가 데려와야 할 인재인 것은 맞다. 하지만 임용이 무산된 데 대한 정확한 사유를 밝힐 수 없다”고만 말했다. 신 씨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 카루소 국제 콩쿠르, 마리아 앤더슨 콩쿠르 등 국제적인 명성이 있는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서울시립오페라단 이건용 단장(전 서울대 음대 교수)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신 씨를 “세계 정상급의 테너”라고 평가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서울대 성악과 교수 임용’관련 정정보도▼본지는 8월 21일자 ‘상아탑의 파벌싸움, 세계 정상급 테너 교수 영입’ 및 11월 2일자 ‘파벌싸움, 서울대 성악과 또 교수 임용 갈등’ 제하의 기사에서 성악과 교수 임용과 관련해 비방과 파벌싸움이 난무해 테너의 교수 임용이 무산되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성악과 교수 임용이 무산된 것은 일부 교수의 결사반대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가 교수 임용 자격규정 및 공고에서 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2013-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폭행 피해 30대 여성, 음독 실패하자 투신 시도

    11일 오전 2시 경찰 112신고센터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병원에 있던 우리 딸이 사라졌다”며 “목숨을 끊으려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실종된 A 씨(31·여)의 휴대전화 번호를 위치추적한 결과 A 씨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인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경찰서 노들지구대 경찰차 3대가 긴급 출동했다. 경찰은 동작대교 남단의 한강 둔치에서 난간을 넘어 한강에 투신하려던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성폭행을 두 번이나 당했던 성폭행 피해자였다. A 씨는 성폭행 사건 이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도 A 씨는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병원에 실려가 위세척을 받는 등 치료를 받았다. 그는 치료 도중 병원에서 깨어나 자살에 실패한 것을 알고 다시 자살을 시도하려 병원을 뛰쳐나간 것이다. 경찰은 “가족에게 인계를 했지만 언제 또다시 자살을 시도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 한국판 ‘풀브라이트 장학금’ 만든다

    6·25전쟁 뒤 1960, 70년대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았다. 미 국무부가 매년 전 세계에서 8000명을 선발해 지원하는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 덕분이었다. 서울대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벤치마킹한 ‘개발도상국 대학 교원 지원 프로그램(SNU President Fellowship)’을 만든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대는 2014학년도부터 공학 의학 농학 보건학 개발경영 한국학 등 6개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우선 실시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약 14개국의 학자나 교수 중 박사학위가 없는 교원 30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서울대에서 학위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 및 숙박비까지 지원한다. 서울대 측은 “과거 한국이 원조를 받던 시절 선진국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이제 과거에 누린 혜택을 개발도상국에 이어준다는 의미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장하준 교수 “朴정부, 복지국가 만든다며 증세 않는 건 모순”

    “박근혜 정부가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면서 증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50·사진)가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와 관련해 “산수로는 안 된다”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13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제도와 경제발전’을 주제로 1시간 반 동안 열린 공개 강연 자리에서다. 장 교수는 세제 개편안 논쟁과 관련해 “증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장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한 해 예산 대비 공공복지 지출 비율을 살펴보면 멕시코가 꼴찌이고 한국이 꼴찌에서 두 번째”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복지 지출 비율이 미국은 20%, 프랑스 벨기에는 30∼35%인 데 반해 한국은 10% 수준”이라며 “앞으로 40년 뒤 유럽 선진국 수준의 복지국가를 만들고 싶다면 매년 공공복지 지출 비율을 약 0.6%포인트씩 늘리고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세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정부가 세금을 걷어 가서 불태우거나 땅에 묻어 두는 것처럼 여긴다”며 “개개인에게 필요한 복지를 다함께 돈을 모아 좀 더 싼값에 ‘공동구매’ 하는 것이 바로 세금의 올바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생이 “박정희 정권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질문하자 장 교수는 “인권 탄압 등의 한계가 있었지만 경제학자 입장에서 경제발전의 공은 인정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 개인으로 보면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고 원조금 받아 스위스 은행에 비자금으로 쌓아 뒀으면 편안하게 살았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세계은행의 반대를 무릅쓰고 포항제철을 건설한 점과 미국의 시장 개방 요구를 거절한 점은 한국이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3-08-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