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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졸업한 A 씨(31)는 의대 진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집안 형편상 한 학기에 1000만 원에 이르는 등록금은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 부담이 적은 지방의 국립대 의대를 다녔지만 수천만 원의 빚을 졌다. 학자금 대출 때문이다. A 씨는 “의대 입학 이후 5000만 원이 넘는 빚을 졌는데 아직도 다 갚지 못했다”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에겐 의대 진학이 고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의대에 다니는 학생의 절반가량은 가구소득이 9·10분위에 속하는 고소득층 자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SKY’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도 재학생 10명 중 4명은 가구소득이 9·10분위인 집안의 자녀들이었다. 이런 결과는 한국장학재단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에 제출한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국가장학금 신청자는 자신의 가구소득을 밝히도록 돼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놓이는 가구의 소득) 대비 30% 이하를 소득 1분위, 30% 초과∼50% 이하를 2분위, 200% 초과∼300% 이하를 9분위, 300% 초과를 10분위로 분류했다.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2019년 1학기까지 전국의 90개 의대(치대, 수의대, 한의대 포함)를 다닌 학생 중 고소득층인 9·10분위 가구에 속한 경우는 절반에 가까운 48.1%였다. ‘SKY’ 대학의 경우 가구소득 9·10분위에 속한 학생 비율은 40.7%였다. 이에 비해 지방 국립대에 다니는 학생의 9·10분위 가구 비율은 24.62%로 의대나 SKY 대학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았다. SKY 대학을 포함한 서울의 10개 주요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들의 가구소득 9·10분위 비율은 36.2%로 나타났다. 의대의 경우 가구소득 1·2분위에 속한 학생 비율은 14.72%에 그쳤는데 지방 국립대는 같은 분위에 속한 학생이 25.92%나 됐다. 의대생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구에 속한 비율은 각각 2% 미만이었다. 김해영 의원은 “최근 2년간만 놓고 보면 의대의 경우 가구소득 9·10분위에 속한 학생은 50%를 넘어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소득층 자녀 중에는 장학금을 아예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의대생 중 소득 9·10분위 가구 자녀의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달 8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남성이 승용차에 치이는 사고가 있었다. 이 남성은 척추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 운전자 A 씨(36)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21%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았다. A 씨가 가입해 있던 자동차보험 회사는 사고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으로 보상금 1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A 씨가 낸 사고 부담금은 300만 원이 전부였다. 앞서 7월 5일 경북 구미시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여성이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승용차 운전자 B 씨(46)는 술을 마신 상태였다. B 씨의 보험사는 사망한 여성의 유족 측에 보상금 2억3000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B 씨가 낸 사고부담금은 역시 300만 원이 다였다. B 씨의 경우처럼 현행법(도로교통법) 위반인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가해 운전자에게 지울 수 있는 사고부담금은 최고 400만 원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상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는 대인피해에 대해 최고 300만 원, 대물피해에 대해선 최고 100만 원을 배상하면 되고, 나머지는 운전자의 보험사가 담보 한도 내에서 전부 보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의 사고부담금 한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속 기준과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데 비해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에게 지우는 ‘경제적 페널티’가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이려면 음주운전자가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액수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가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상금은 약 2822억 원에 이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1건당 인적피해 보상금은 평균 980만 원, 물적 피해 보상금은 평균 430만 원가량이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현행 제도는 선량한 운전자들이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들의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의 피해 보상 부담액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선량한 운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과 대만 등에서는 음주운전 사고 피해 보상금 전액을 가해 운전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음주운전자가 부담하는 사고 피해 보상금 한도 상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의 통근길 인근에서 살인 사건이 4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4건의 살인사건은 아직 이춘재 유전자(DNA)와의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이춘재가 화성 사건이 한창이었던 1980년대 후반에 경기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현 안녕동)의 전기업체 I사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이춘재는 본적 주소지인 진안1리(현 진안동)의 자택에 살고 있었다. 이춘재는 I전기에서 4km가량 떨어진 집까지 지방도 343호선(현 만년로, 효행로)을 따라 출퇴근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춘재의 집과 I전기 사이의 지방도 343호선 4km 구간은 1986년 9월 15일 첫 번째 화성 사건의 피해자 이모 씨(당시 71세·여)를 비롯해 2번째, 3번째, 6번째 피해자까지 모두 4명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 특히 3번째 피해자 권모 씨(당시 24세·여)는 I전기로부터 불과 300m 떨어진 축대에서 잡초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1∼3번째 사건 현장에서 수거된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길 방침이다. 경찰은 10번째 사건부터 역순으로 증거물을 보내 최신 분석법으로 DNA를 감정해왔고, 이 중 5번째, 7번째, 9번째 사건에서 이춘재의 것과 같은 DNA가 검출된 바 있다. 국과수의 분석 결과에 따라 이춘재의 추가 범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윤다빈 empty@donga.com·한성희 기자}

20년 넘게 무기수로 복역 중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는 교도소 안에서 모범수로 분류됐다. 하지만 처제를 강간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던 그의 판결문과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이춘재의 모습은 달랐다. 이춘재는 무기수이면서도 출소 이후의 생활을 계획하기도 했다.○ 교도소 밖 소식에 관심 보여 처제 강간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춘재는 19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규율을 위반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이춘재는 수용자를 분류하는 4단계 등급 중 가장 높은 S1 등급을 받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공장작업 때 교도관을 보조해 다른 수형자들을 관리하는 ‘반장’을 맡을 정도로 교도소 내에서 신임을 얻었다. 2011년과 2012년엔 수감자 도자기 전시회에 직접 만든 도자기를 출품했고 수상 경력도 한 차례 있다.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증도 땄다. 그의 어머니와 형이 1년에 두세 차례 면회를 왔고 어머니는 최근에도 면회를 다녀갔다고 한다. 이춘재는 평소 TV 뉴스와 신문을 보면서 교도소 밖 소식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말 교도소를 찾아가 이춘재와 만났던 한 스님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나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었다”고 말했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춘재는 출소 이후의 삶을 생각하기도 했다. 이 스님은 “(이춘재는) ‘내가 나가면 좀 도와 달라. 교도소에서 나가도 주소지를 둘 데가 없으니 스님 집에 주민등록 주소를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내에게 재떨이 집어던지고 무차별 폭행 하지만 이춘재의 판결문엔 그의 흉악한 범죄행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춘재의 처제 강간살인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한번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동서가 있는 자리에서 아내에게 재떨이를 집어던지고 출혈이 있을 때까지 아내를 마구 때렸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재혼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문신을 새기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어린 아들을 방에 가두고 마구 폭행한 사실도 판결문에 나온다. 이춘재는 당시 집을 나간 아내가 전화를 걸어오자 “내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며 처제를 상대로 한 범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실제로 20여 일 뒤 처제를 성폭행하고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무참히 살해했다. 이춘재는 경찰에 붙잡힌 뒤 면회를 온 어머니에게 “집 살림살이 중 태울 수 있는 것은 장판까지 모두 태워버려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처제의 평소 습관을 이용해 범행 계획을 세웠다는 경찰의 증언도 있다. 이춘재 처제 살인사건을 수사했던 한 형사는 “이춘재는 처제가 평소 마음에 들어 했던 토스트기를 가져가라고 하면서 집으로 유인했다”며 “처제가 평소 집에 오면 유리병에 든 델몬트 오렌지주스를 자주 마셨는데 이춘재는 이를 이용해 처제가 마실 오렌지주스에 미리 수면제를 넣었다”고 했다. 이춘재는 처제의 시신을 스타킹으로 묶고 비닐봉지에 싸서 베개 커버로 덮어놓았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서도 양손이 스타킹에 묶인 피해자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화성에서 태어난 이춘재는 1990년대 초반 직장을 구하기 위해 충북 청주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청주에서 한 건설업체에 취직해 포클레인 기사로 일했고, 당시 이 회사 경리이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빌라를 구해 방 두 칸짜리 18평 집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살았다. 이춘재는 일했던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고 아내의 벌이에 의지하는 상황이 되면서 열등감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직장을 잃은 뒤에는 벼 베기를 도와주면서 돈을 벌기도 했다. 이춘재는 자신의 고향이자 당시 할머니와 부모가 살고 있는 경기 화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삿짐을 옮겼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춘재의 청주 집은 거의 텅 빈 상태였다고 한다. 이춘재는 청주 거주 3년여 만에 처제를 살해했고, 이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춘재는 18일 교도소로 찾아온 경찰을 만났지만 자신의 범행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청주=윤다빈 empty@donga.com·장기우 / 부산=강성명 기자}

20년 넘게 무기수로 복역 중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는 소위 모범수로 분류됐다. 하지만 처제를 강간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던 그의 판결문과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이춘재의 모습은 달랐다. 이춘재는 아내와 아들을 무자비할 정도로 폭행했다. 처제 강간살해 혐의로 검거된 뒤 자신을 면회 온 어머니에게는 범행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집안의 모든 살림살이를 다 태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처제 강간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춘재는 19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규율을 위반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춘재는 수용자를 분류하는 4단계 등급 중 가장 높은 S1 등급을 받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공장작업 때 교도관을 보조해 다른 수형자들을 관리하는 ‘반장’을 맡을 정도로 교도소 내에서 신임을 얻었다. 또 독실한 불교 신자여서 종교 행사에도 꾸준히 참석했다고 한다. 2011년과 2012년엔 수감자 도자기 전시회에 직접 만든 도자기를 출품했고 수상경력도 한 차례 있다.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증도 땄다. 그의 어머니와 형이 1년에 두세 차례 면회를 왔고 어머니는 최근에도 면회를 다녀갔다고 한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이춘재는 다른 수감자들과 갈등을 일으킨 적이 없고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라며 “착실하게 생활해 평이 좋았는데 그가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도소 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춘재의 판결문엔 그의 흉악한 범죄행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춘재의 처제강간살인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한번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동서가 있는 자리에서 아내에게 재떨이를 집어던지고 출혈이 있을 때까지 아내를 폭행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재혼하지 못하게 하겠다면 문신을 새기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어린 아들을 방에 가두고 마구 때린 사실도 판결문에 나온다. 이춘재는 당시 집을 나간 아내가 전화를 걸어오자 “내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며 처제를 상대로 한 범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실제로 20여일 뒤 처제를 성폭행하고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무참히 살해했다. 이춘재는 경찰에 붙잡힌 뒤 면회를 온 어머니에게 “집 살림살이 중 태울 수 있는 것은 장판까지 모두 태워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웃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이춘재가 살았던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빌라는 ‘처제 살인 사건’이 있기 한 달 전인 1993년 12월에 신축됐다. 이춘재 가족은 방 두 칸짜리 18평 집에 살았는데 이춘재의 거주지가 확인된 곳은 여기뿐다. 이춘재의 본적지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지 2곳과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춘재의 본적은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로 확인됐는데 1986년 10월의 두 번째 사건과 1987년 5월의 6번째 사건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춘재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 장소와의 연관성이 드러난 것이다. 이춘재가 이 일대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모두 태안읍사무소 반경 3㎞ 이내에서 발생했는데 이춘재의 본적지도 이 범위 안이다.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범행은 5번째(1987년 1월 10일), 7번째(1988년 9월 7일), 9번째(1990년 11월 15일) 사건이다. 세 사건의 발생 추정 시간은 모두 오후 6시 반부터 9시 반사이다. 이 때문에 이춘재가 낮에는 일정한 직업을 갖고 일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또 7번째와 9번째 사건 사이엔 2년 2개월이 넘는 시차가 있어 이 기간엔 이춘재가 화성 일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지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춘재는 18일 교도소로 찾아온 경찰을 만났지만 자신의 범행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는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인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춘재로 확인됐다. 유전자(DNA) 대조 결과, 이춘재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9번째 범행 당시인 1990년 이춘재는 27세였지만 지금은 56세가 됐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마지막 10번째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경기 화성시에서 90km 떨어져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인 충북 청주시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 1994년 1월 이춘재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 씨(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망치 등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다음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강간, 사체유기) 등으로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1, 2심 재판부는 “반인륜적 범죄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진 점과 범행에 대해 뉘우침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은 하급심과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은 피고인이 처제에게 수면제를 먹인 점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으로 인정했으나 살인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볼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1995년 1월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이춘재는 4개월 뒤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같은 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공소시효가 완성된 2006년에도 교도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춘재의 처제 살해 수법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있었다. 이춘재가 살해한 처제의 시신은 여성용 스타킹으로 묶여 싸여져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도 스타킹이나 속옷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여럿 발견됐다. 성폭행을 한 뒤 시신을 유기하는 범행 방식도 비슷했다. 이춘재는 처제를 살해한 후 시신을 집에서 약 800m 떨어진 창고에 은폐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때도 범행 현장 인근인 농수로나 축대, 야산 등 인근에 숨겨져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은 범행수법의 잔혹성과 시신을 은폐한 치밀함에 놀라 “범죄를 즐기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이춘재는 잔인한 범행 수법과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살인을 반복했다. 대담한 행각으로 인해 전 사회가 악몽에 떨었으며 ‘비 오는 날 밤에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살해된다’는 괴담을 낳기도 했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1988년 작성해 배포한 몽타주와 비슷한 생김새였다. 당시 경찰은 성폭행 현장을 가까스로 탈출한 피해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을 24세부터 27세까지, 키 165∼170cm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성으로 특정했다. 몽타주에 기술된 인상착의는 ‘(얼굴이) 갸름하고 보통 체격,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로움, 평소 구부정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이춘재의 인상착의 그대로였다고 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7)이 수감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치소 밖에서 하루를 보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지 900일째 되는 날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긴급 호송’ 표시를 한 법무부 승합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10시 30분경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했다. 안경을 쓴 채 앞머리를 뒤로 넘겨 묶은 박 전 대통령은 수감자용 하늘색 환자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곧바로 21층 VIP 병동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VIP 병동 병실 중 가장 넓은 57평 1인실에 머문다. 병실 내부엔 거실과 주방, 욕실, 가족실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구치소 여성 교도관 2명이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가족실에 머물게 된다. 병실에는 TV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입원 첫날 TV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환자들과 같이 점심에는 잡곡밥과 된장국, 제육볶음, 샐러드로, 저녁에는 잡곡밥과 육개장, 두부조림, 가지나물, 브로콜리 볶음으로 식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식사를 천천히 했고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하루 앞두고 혈액 검사, 심전도 검사, X선 검사를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X선 촬영은 사람들이 덜 붐비는 저녁 시간대에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많이 여위고 기력이 없어 보였고 혼자서 걷기도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 크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라며 “수술은 마취부터 약 3시간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7일 박 전 대통령 어깨 수술을 마치고 오후 1시경 수술 경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관절낭염’과 함께 어깨 힘줄이 파열된 박 전 대통령은 어깨 관절 5개 힘줄 중 한 곳에서 파열이 진행 중이고, 어깨가 굳는 ‘동결견’ 증상이 있어 힘줄 봉합과 염증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2017년부터 박 전 대통령 진료를 맡아 온 김양수 정형외과 교수가 맡는다. 병원과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술 후 약 3개월간 입원할 예정이지만 회복 경과에 따라 입원 기간은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의료진이 수술 절차에 대해 설명하자 별다른 언급 없이 듣기만 했다고 한다. 경찰과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병실이 있는 21층 복도에 경호 인력을 배치해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병원 측은 이날 직원들에게 총무팀장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21층 병실에 VIP가 입원하므로 모든 직원은 업무 외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감자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접견 신청이 있을 경우 구치소장의 허락을 받아 30분 내에서 접견할 수 있다. 변호사를 제외한 외부인 접견은 일반 수용자와 같이 한 달에 4회로 제한된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와 16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접견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병원 주변에 경찰관을 24시간 상주하게 하면서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신아형 abro@donga.com·윤다빈·박성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치소 밖에서 하루를 보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박 전 대통령(67)이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지 900일째 되는 날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긴급 호송’ 표시를 한 법무부 승합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10시 30분경 서울성모병원으로 도착했다. 안경을 쓴 채 앞머리를 뒤로 넘겨 묶은 박 전 대통령은 수감자용 하늘색 환자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박 대통령은 호송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곧바로 21층 VIP 병동으로 이동했다. 입원 후에는 상하의를 흰색 환자복으로 갈아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VIP 병동 병실 중 가장 넓은 57평 1인실에 머문다. 병실 내부엔 거실과 주방, 욕실, 가족실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구치소 여성 교도관 3명이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가족실에 머물게 된다. 병실에는 TV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입원 첫 날 TV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환자들과 같이 점심에는 잡곡밥과 된장국, 제육볶음, 샐러드로, 저녁에는 잡곡밥과 육개장, 두부조림, 가지나물, 브로콜리 볶음으로 식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식사를 천천히 했고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하루 앞두고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엑스레이 촬영은 사람들이 덜 붐비는 저녁 시간대에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많이 여위고 기력이 없어 보였고 혼자서 걷기도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 크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며 “수술은 마취부터 약 3시간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7일 박 전 대통령 어깨 수술을 마치고 오후 1시경 수술 경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관절낭염’과 함께 어깨 힘줄이 파열된 박 전 대통령은 어깨 관절 5개 힘줄 중 한 곳에서 파열이 진행 중이고, 어깨가 굳는 ‘동결견’ 증상이 있어 힘줄 봉합과 염증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2017년부터 박 전 대통령 진료를 맡아 온 김양수 정형외과 교수가 맡는다. 병원과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술 후 약 3개월간 입원할 예정이지만 회복 경과에 따라 입원 기간은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한다. 말했다. 대통령경호처와 병원 보안팀 등은 박 전 대통령의 병실이 있는 21층 복도에 경호 인력을 배치해 일반인 출입을 막고 있다. 병원 측은 이날 직원들에게 총무팀장 명의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21층 병실에 VIP가 입원하므로 모든 직원은 업무 외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감자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접견 신청이 있을 경우 구치소장의 허락을 받아 30분 내에서 접견할 수 있다. 변호사를 제외한 외부인 접견은 일반 수용자와 같이 한 달에 4회로 제한된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병원 주변에 경찰력을 24시간 상주시키면서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 당시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됐던 A 총경(49)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와 관련된 한 업체에 대출을 끼고 주식 투자를 했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A 총경은 2017년 7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행정관으로 파견돼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 장관과 1년여 동안 함께 근무했다. 경찰은 A 총경이 2015년 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의 주식을 매입한 경위를 두고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A 총경이 주식 매입 전후로 당시 큐브스 대표였던 정모 씨(45)로부터 ‘오를 테니 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는 등 투자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하고 미공개 정보(내부정보) 이용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왔다. 큐브스는 2015년 11월 히딩크재단을 통해 유럽 축구리그에 LED 조명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으며 주가가 약 2배로 뛰었다. 당시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이던 A 총경은 대출을 받아 코스닥 상장사인 큐브스 주식 5000만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 총경이 큐브스 주식을 매입한 시점엔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였던 점으로 미뤄 경찰은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A 총경은 해당 주식을 올 1월 전부 매각하며 결과적으로 손실을 봤다고 한다. A 총경이 큐브스 주식을 매입할 당시 큐브스 2대 주주는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전신인 에이원앤이었다. 에이원앤은 조 장관의 부인과 자녀가 2017년 7월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같은 해 10월 인수되며 회사 이름을 WFM으로 바꿨다. 조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가 A 총경이 투자한 업체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하게 된 셈이다. 당시 코링크PE와 WFM의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와 WFM 전 대표 우모 씨는 현재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A 총경의 관련성에 이목이 쏠린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과 A 총경이 지난해 한 식당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사진 촬영자가 정 씨라는 제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다빈 empty@donga.com·조건희 기자}
경찰이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를 안전조치 미이행에 따른 인재(人災)라고 결론내고 관련자 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건물주 부부와 현장 감리, 굴착기 기사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철거업체 대표 등 2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철거업체 대표 등 2명은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경찰은 서초구 공무원 3명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지만 이들은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현장 점검 등의 관리감독 의무는 건축주와 철거업체, 감리자에게만 해당돼 구청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9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철거업체가 공사를 할 때 잭서포트(지지대)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 등 관할 구청에 제출한 철거계획서대로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철거업체가 서초구에 제출한 계획서에는 지지대를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의 각 층마다 10개씩, 모두 60개를 세운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27개만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업체는 사고가 나기 하루 전인 7월 3일 건물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자 다음 날 오전 잭서포트 20개를 추가로 설치했지만 붕괴를 막지는 못했다. 또 철거 작업은 위층부터 시작해 아래쪽으로 진행됐어야 하지만 4, 5층을 남겨둔 채 그 아래층을 먼저 철거한 것으로 조사됐다.윤다빈 empty@donga.com·신아형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뿐 아니라 아들(23)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어머니 정모 씨가 교수로 재직하는 동양대에서 총장 명의의 상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6일 “(조 후보자의 부인) 정 교수가 최근 통화를 할 때 ‘아들도 학교(동양대)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나한테) 설명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동양대가 개설한 인문학 수업에 참가해 우수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최 총장은 “그런 게(상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학교에 있는 사람이 ‘(조 후보자 아들이) 상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수상자의 이름이 남아 있는 최우수상과는 달리 조 후보자의 아들이 받았다는 우수상은 누가 상을 받았는지 기록돼 있지 않다고 한다. 최 총장은 “(인문학 수업) 참가 학생들한테 물어봤는데, 조 후보자의 아들을 본 애들이 없었다”며 “인문학 수업을 수료할 때 시상식도 안 했다. 시상식을 안 했는데 최우수상이고 우수상이고 들어갈 수가 있나”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아들이 상을 받은 인문학 수업은 동양대가 있는 경북 영주시의 20개 중고교 학생들이 참가 대상이었다. 당시 조 후보자의 아들은 서울 한영외국어고에 다니고 있었다. 해당 인문학 프로그램은 8명이 강의를 맡았는데 이 중에는 정 교수가 포함돼 있다. 동양대 측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 후보자의 아들이 실제로 상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떤 경위로 상장이 수여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의 아들이 동양대에서 인문학 수업을 들은 것은 맞다”고 밝혔다. 고도예 yea@donga.com·윤다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는 딸 조모 씨(28)의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특혜 의혹과 관련해 “모든 걸 떠나서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저걸(장학금을) 받은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6일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한 뒤 “(장학금을) 수령하면서 저희가 신청을 하거나 청탁을 한 자체가 없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한 조 씨는 이해 1학기 장학금 401만 원을 받았고, 2학기에도 같은 액수의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2학기 개강 후 얼마 되지 않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합격통지서를 받고 다음 날 바로 서울대에 휴학계를 냈다. 조 씨는 다음 학기에 복학하지 않아 자동 제적처리 됐다. 1년 뒤 입학한 부산대 의전원에서는 성적 미달로 유급을 당했는데도 매학기 200만 원씩,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아 논란이 됐다. 조 후보자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산대 역사상 유급된 상태에서 장학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당한 이익이라면 되돌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엔 “장학금 문제는 적정 시기가 되면 어디로든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 딸이 고려대 2학년 재학 당시인 2011년 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으로 3일만 출근했는데도 3주짜리 인턴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씨가) 7월 12일, 20일, 21일에 출입증도 아니고 방문증을 가지고 들어갔다”며 “3일밖에 출근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출입을 할 때 태그를 한 경우도 있고, 여러 명과 같이 갈 때는 태그를 찍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해명했다. 또 조 후보자는 조 씨가 케냐로 의료봉사를 가기 전 2주간은 KIST에서 인턴으로 근무했고 결석한 8일은 A 박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양해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는 “(증명서가 아닌) 체험활동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KIST에서 발급한 증명서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KIST 측은 3주간의 인턴활동을 마치면 공식 증명서를 발급하는데, 조 후보자는 체험활동확인서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동혁 기자}
“제 여권이 아직 유효한지 궁금해서요.” 올해 2월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여권이 유효한지 확인하려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경찰주재관은 A 씨(37)의 이름을 듣자마자 1년 전 태국에서 사라진 수배자를 떠올렸다. A 씨는 공범 3명과 함께 태국 방콕에서 1000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2017년 10월 태국 경찰에 검거됐다. 하지만 한국 경찰이 국내 송환을 준비하던 중 지난해 3월 태국 법원에 보석금을 내고 넷 다 사라졌다. 수사 경력 18년인 주재관은 A 씨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태연한 목소리로 신상과 현재 위치 등을 물었다. A 씨도 별다른 의심 없이 태국 국경지역의 한 지명을 언급했다. 라오스로 도피하려는 속셈임을 알아챈 주재관은 전화를 끊자마자 라오스 인터폴과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의 경찰주재관에게 알렸다. 라오스 경찰주재관은 A 씨 일당을 쫓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는 현지 경찰과 함께 3개월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내 한인 밀집지역을 돌며 은신할 만한 곳을 수색했다. 결국 올해 6월 한인지역에 함께 숨어있던 A 씨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은 A 씨를 보자마자 “당신들 데려오려고 애 많이 먹었다”고 했다. 5일 경찰청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인터폴과 함께 합동단속을 벌여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피의자 13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의한 피해액은 1500억 원, 범죄 자금 규모는 약 1조2200억 원에 이른다. 한중일 및 아세안 9개국이 수사망을 바짝 죈다는 뜻으로 ‘타이튼 더 네트(Tighten the Net)’라고 이름 붙인 합동 프로젝트의 쾌거였다. 기지와 발품, 때론 설득도 필요했다. 국내에서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0억 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이다 사라진 B 씨(57·여)는 주필리핀 경찰주재관의 끈질긴 설득으로 붙잡았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던 B 씨는 올해 7월 홍콩을 출발해 필리핀 세부행 비행기를 탔지만 세부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다시 홍콩으로 달아날 생각이던 B 씨는 현지 이민청 직원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주재관과 마주했다. 경찰주재관은 “홍콩으로 돌아가도 입국 거부당한다. 하늘 위를 ‘핑퐁’하지 말고 한국으로 돌아가 죗값을 치르라”고 설득했다. 이 경찰관은 “B 씨가 탄 비행기가 무사히 이륙하는 것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윤다빈 empty@donga.com·조건희 기자}

술에 취해 “여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하며 60대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30대 일본인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일본인 A 씨(32)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0시경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일본인 일행 2명과 함께 B 씨(69)가 운전하는 개인택시를 탔다. 술에 취한 A 씨는 택시가 강남 방면으로 이동하던 중 신호대기에 걸리자 B 씨에게 “빨리 가자”고 요구하면서 B 씨의 뒤통수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 씨는 B 씨의 택시를 타고 강남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하차 시에는 대기 비용을 지불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5시경 한 클럽에서 나온 뒤 “여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B 씨가 거부하자 또 다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출국을 정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6일 A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과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아들(28)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 5월 서울대 법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센터에서는 2007년 이후 고교생 인턴을 선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당시 조 후보자는 공익인권법센터 참여 교수 중 한 명이었다. ○ 인권법센터 인턴 모집 13건 중 고교생 선발은 없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법대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턴 모집 공고는 모두 13건이다. 이 중 인턴 지원 조건으로 대학생 이상의 자격을 요구한 게 4건이었고, 대학원생 이상의 자격 요건을 요구한 경우가 9건이었다. 고교생이 지원할 수 있는 인턴프로그램은 없었다. 센터 측은 인턴신청서의 학력 입력 칸에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만 기재하도록 하거나 홈페이지에 올린 인턴 모집 영문 공고에서도 자격 요건을 ‘Graduate School(대학원)’이라고 명시했다. 13건의 공고 중 6건은 국제인권법 강의 지원 조교를 모집하는 내용이었다. 이 경우 지원 자격은 대학원생 이상으로 제한됐고 3개월간 특정 강좌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근무 시간은 오후 6시 이후였다. 외부기관이나 해외인턴 모집도 5건이었는데,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가량 외부기관이나 해외에서 일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조 후보자의 딸 조 씨와 장 교수의 아들 장 씨가 한영외국어고 3학년이던 2009년 선발한 ‘난민 및 무국적자 관련 자료 수집 및 정리’ 인턴 역시 서울대 재학생이거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입학 예정자 포함)만 지원할 수 있었다. 이 인턴십은 2009년 2월부터 8월까지 주당 6∼8시간 근무하는 조건이었는데 당시 고교 3학년이던 조 씨와 장 씨가 참여하기는 어려운 일정이었다. 당시 조 씨는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활동 경력을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했다. 장 씨는 미국 듀크대 입학 서류에 해당 경력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3건의 인턴 모집 공고 중 활동 기간이 4주 미만인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4주 이상 6개월 미만’이 11건이었고, 6개월 이상이 2건이었다.○ 서울대 법대 교수들 “고교생 인턴 처음 들어”… 인턴 품앗이 가능성 조 씨와 장 씨가 고교생 신분으로 서울대에서 인턴을 할 당시 법대에 재직했던 교수들은 “고교생 인턴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용인 서울대 로스쿨 교학담당관은 “서울대 로스쿨이 생긴 이래로 고교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식 인턴 프로그램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와 장 교수가 자녀들의 ‘스펙 관리’를 위해 일종의 ‘인턴 경력 품앗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조 씨는 2007년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12일 동안 장 교수가 소속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활동을 한 뒤 2009년 3월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장 씨는 조 씨와 함께 2009년 5월 조 후보자가 참여했던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특정 교수가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교생을 인턴으로 참여시켰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2010년 서울대 로스쿨 학생부학장을 맡았던 고학수 교수는 “연구센터 등에서 인턴(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붙이고 운영하는 것은 알기 어렵다”며 “예컨대 특정 교수가 고등학생을 데려다 놓고 일을 시킨 다음 ‘넌 인턴이다’라고 하면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익인권법센터 담당자는 “인턴 투입은 센터가 한 게 아니라 교수들이 알아서 데려오는 식이었다”며 “(고교생 인턴은) 모집 공고를 내고 뽑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뽑힌 고교생 인턴은 행사 보조 등의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국제학술대회 등 행사의 진행요원이나 보조인력을 인턴이라는 명목으로 불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씨가 2009년 참가한 유엔인권정책센터의 ‘제네바 유엔 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의 지원자격은 대학생, 대학원생, 일반인이었다. 다만 센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에는 고교생도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교생은 없었지만 아주 예외적으로 한두 명이 포함됐다”며 “센터 회원의 자녀라든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조 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 경력을 포함시켰지만 KIST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공식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든 건 조 씨가 고교를 졸업하고 난 뒤인 2010년 7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2009년 3월 3일부터 9월 2일까지 6개월간 공주대에서도 인턴을 했는데, 인턴 활동 기간이 서울대 인턴 시기와 보름간 겹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다빈 empty@donga.com·구특교·김은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가족이 전 재산의 20%가량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경영과 지분을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 씨(36) 인맥이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조 후보자 측은 19일 “조 씨는 투자대상 선정을 포함해 펀드운영 일체에 관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지만 허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이 입수한 코링크PE의 2017년 8월 주주 목록에 따르면 3대 주주인 박모 씨(55)는 제주도에 있는 한 카지노 운영업체에서 2012년 10월부터 4년간 이사로 재직했다. 조 씨의 친구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 씨가 30대 초반에 제주도의 카지노에서 홍보와 VIP 고객 관리 업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박 씨가 이사로 있던 바로 그 카지노다. 박 씨는 2016년 5월 코링크PE의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5대 주주인 프리랜서 기자 현모 씨(45)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인터넷 언론사와 유튜브에 조 씨 인터뷰 기사와 영상을 수차례 게재했다. 그는 기사를 통해 조 씨를 ‘실전 투자 고수’로 소개했다. 현 씨는 기사로 영향력을 키워준 뒤 조 씨가 ‘총괄대표’로 활동한 코링크PE에 투자한 것이다. 코링크PE 감사 이모 씨(55)는 2015년 오토바이 수입업체 D사의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같은 해 조 씨는 D사 사외이사였다. D사 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 씨가 이 씨를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16년 3월부터 코링크PE 감사를 맡았다. 또 다른 2명의 주주는 이미 조 씨와의 관련성이 제기된 상태다. A 씨에 따르면 현 코링크PE 대표이자 2대 주주 이모 씨(40)는 2016년 회사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조 씨와 형·동생 사이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이 씨는 2017년 2월부터 코링크PE 대표를 맡고 있다. 6대 주주인 정모 씨(56)는 조 후보자의 처남이다. 코링크PE 주주 6명 중 4명이 조 씨의 인맥으로 드러난 셈이다. 금융조세범죄 수사를 오래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운용사의 실소유주와 투자자가 가족 관계인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며 “펀드 투자자가 운용사를 실소유할 경우 내부 정보를 활용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조건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5촌 조카 조모 씨(36)가 조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라는 걸 주변에 얘기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초등학교 친구 A 씨는 “조 씨가 조 후보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5, 6년 전 자신의 결혼식에 (조 후보자가) 하객으로 왔을 때 찍은 것이라고 했다”며 “조 씨는 (조 후보자를) ‘삼촌’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A 씨는 “조 씨가 다른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도 ‘조국 교수가 내 삼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조 씨는 현재 코링크PE 대표인 이모 씨(40)와는 회사가 설립된 2016년 이전부터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A 씨는 “6, 7년 전쯤 조 씨가 ‘내가 아는 형’이라고 하면서 이 씨를 소개해 줬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셋이 같이 만나 커피를 마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17년 2월 코링크PE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A 씨 등 복수의 조 씨 지인에 따르면 부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조 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주식 투자와 관련된 지식은 독학으로 익혔다고 한다. 조 씨는 20대 때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과 오토바이 판매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가 이후 자판기 사업 투자가 실패하면서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초반엔 A 씨와 함께 제주도에 있는 한 카지노에서 홍보와 VIP 고객 관리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부인과 자녀 명의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것을 두고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본인이나 가족이 PEF에 투자한 고위 공무원은 조 후보자 외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비서관 이상 대통령 참모와 주요 부처의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198명의 재산 명세를 분석한 결과 PEF 보유 내용을 신고한 공직자는 없었다. 올 3월 52억1930만 원의 예금을 포함해 총 148억6875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주현 전 대통령중소벤처비서관도 PEF 운용사에 투자한 금액은 0원이었다. 사모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PEF로 나뉜다. 헤지펀드는 공모 펀드와 비슷하게 투자를 통해 차익을 극대화하지만 PEF는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기업 구조를 개선한 뒤 지분을 되팔아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헤지펀드는 가입 금액의 하한이 1억 원이지만 PEF는 3억 원이다. PEF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엔 해외 투기 자본이 주로 비상장 중소기업을 표적으로 삼아 ‘기업 사냥꾼’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 투자결정 불투명… 공직자 ‘잡음’ 우려 손 안대 ▼ 공직자 사모펀드 조국뿐조 후보자의 부인과 자녀 2명이 총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PEF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2017년 하반기에 가로등 점멸기를 공급하는 비상장 중소기업인 웰스씨앤티의 지분을 30.73%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외에 본인이나 가족이 PEF 성격의 펀드에 투자한 고위 공직자는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 유일하다. 지 부위원장의 부인은 2014년 PEF 운용사로 알려졌던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 세 차례에 걸쳐 9000만 원을 맡겼다. 이 업체는 투자액이 300만 원만 돼도 참여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았지만 실제론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가짜 PEF’였다. 이 사건 이후 PEF의 투자액 하한 규정이 신설됐다. 지 부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업체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복역해 사실상 원금 회수가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PEF에 투자하는 고위 공직자가 거의 없는 이유는 투자에 실패하면 한 푼도 못 건지는 반면 성공해도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PEF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공직에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라며 “이해충돌 원칙을 어기는 등 여러 추측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대다수가 투자를 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조건희 기자}

지방의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 전공의(레지던트) A 씨는 지난달 26일 수술실에서 지도 전문의(지도 교수)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였다. 지도 교수는 수술 도구로 A 씨의 손등을 내려치기도 했다. 자신의 수술을 돕는 A 씨의 수술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도 교수는 마취 상태의 환자가 누워 있는 수술대 옆에서 수시로 욕을 퍼부었다. 지도 교수는 A 씨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수술실에서 실수를 할 때마다 3만∼5만 원씩 벌금을 걷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걷은 돈을 지도 교수가 어디에 썼는지 전공의들은 알지 못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직장 괴롭힘 금지법)이 16일로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역시 16일로 시행 한 달째가 됐다. 이 법에 따라 지도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면 3년의 범위 안에서 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하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전공의에 대한 폭행과 폭언이 여전하다. 4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병실을 회진하던 정형외과 지도 교수는 전공의 B 씨의 머리를 때렸다. “야 이 ××야. 보고 똑바로 안 해”라는 막말도 했다. B 씨는 지도 교수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인 적도 종종 있다. B 씨가 환자의 상태를 지도 교수에게 보고할 때는 군대식 말투를 써야 했다고 한다. B 씨는 “지도 교수의 폭행과 폭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다들 그냥 참고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남지역 한 대학병원의 전공의 C 씨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이 시행됐지만 지도 교수가 수술 보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을 하면서 ‘나가라’고 하는 일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30)은 “(전공의 교육은) 도제식 교육이어서 배우는 쪽이 가르치는 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는 지도 교수들이 먼저 폭행과 폭언을 근절하겠다고 외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4년 차 전공의들이나 지도 교수가 일명 ‘입국비’라는 이름을 붙여 1년 차 전공의들한테서 돈을 걷는 악습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신경과 400만 원, 피부과 500만 원, 재활의학과 500만 원 등 해당 과 전공의 1명당 내야 할 입국비 액수가 정리된 자료가 나돌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 D 씨는 “4년 차 전공의들은 자기들도 예전에 입국비를 냈으니까 돌려받는 건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화가 남아 있다”며 “인기 있는 진료과는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입국비를) 안 내면 전공의 진입을 막기도 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대학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7%가 ‘근무 중인 진료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입국비 액수는 100만 원 이하가 33%, 100만∼1000만 원 47%, 1000만∼5000만 원 9%였다. 입국비 요구 주체에 대해서는 ‘상급 전공의’라는 응답이 66%, 지도 교수가 28%였다. 윤다빈 empty@donga.com·신아형 기자}

지방의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 전공의(레지던트) A 씨는 지난달 26일 수술실에서 지도 전문의(지도 교수)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였다. 지도 교수는 수술 도구로 A 씨의 손등을 내려치기도 했다. 자신의 수술을 돕는 A 씨의 수술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도 교수는 마취 상태의 환자가 누워 있는 수술대 옆에서 수시로 욕을 퍼부었다. 지도 교수는 A 씨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수술실에서 실수를 할 때마다 3만~5만 원씩 벌금을 걷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걷은 돈을 지도교수가 어디에 썼는지를 전공의들은 알지 못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직장 괴롭힘 금지법)이 16일로 시행 한달을 맞았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역시 16일로 시행 한 달째가 됐다. 이 법에 따라 지도 전문의가 전공의를 폭행하면 3년의 범위 안에서 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하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전공의에 대한 폭행과 폭언이 여전하다. 이달 4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병실을 회진하던 정형외과 지도 교수는 전공의 B 씨의 머리를 때렸다. “야 이 XX야 보고 똑바로 안 해”라는 막말도 했다. B 씨는 지도 교수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인 적도 종종 있다. B 씨가 환자의 상태를 지도 교수에게 보고할 때는 군대식 말투를 써야 했다고 한다. B 씨는 “지도 교수의 폭행과 폭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다들 그냥 참고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남 지역 한 대학병원의 전공의 C 씨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이 시행됐지만 지도 교수가 수술 보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을 하면서 ‘나가라’고 하는 일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30)은 “(전공의 교육은) 도제식 교육이어서 배우는 쪽이 가르치는 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제는 지도 교수들이 먼저 폭행과 폭언을 근절하겠다고 외쳐야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4년차 전공의들이나 지도 교수가 일명 ‘입국비’라는 이름을 붙여 1년차 전공의들한테서 돈을 걷는 악습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신경과 400만 원, 피부과 500만 원, 재활의학과 500만 원 등 해당 과 전공의 1명당 내야 할 입국비 액수가 정리된 자료가 나돌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 C 씨는 “4년차 전공의들은 자기들도 예전에 입국비를 냈으니까 돌려받는 건 당연히 여기는 문화가 남아있다”며 “인기 있는 진료과는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입국비를) 안 내면 전공의 진입을 막기도 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대학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7%가 ‘근무 중인 진료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입국비 액수는 100만 원 이하가 33%, 100만~1000만 원 47%, 1000만~5000만 원 9%였다. 입국비 요구 주체에 대해서는 ‘상급 전공의’라는 응답이 66%, 지도 교수가 28%였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