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동아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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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wish@donga.com

취재분야

2026-04-17~2026-05-17
사회일반46%
사건·범죄23%
검찰-법원판결10%
산업3%
사고3%
인사일반3%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교육3%
  • “이념 외치는 단체는 마이크 잡지마라” 정치색 옅어지는 집회

    “우리는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규탄하러 나온 것이지 좌우 어느 진영을 편들려고 나온 게 아니잖아요.” 최근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불법 비상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좌우 특정 진영의 정치적 발언이 나오면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단상 위에 올라간 발언자가 계엄이나 탄핵과는 무관한 특정 이념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자 시민들이 “내려와라! 내려와라!”고 소리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념 색깔 옅어진 탄핵 집회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2016년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에 다시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과거와 달리 “집회 현장의 정치색이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정당이나 노동단체 깃발은 과거보다 줄어든 대신에 대학생이나 시민들이 야광봉이나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더 많이 포착됐다. 정당이나 노조, 정치 단체들도 시민들의 집회 참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정치색이나 이념색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조심하는 모습이다. 계엄 사건이 벌어진 후 첫 주말 국회 앞 집회에 참석했던 직장인 김모 씨(25)는 “특정 이념이나 정치 단체들이 집회 분위기를 주도할까 우려했는데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당이나 노동단체 깃발보다 시민들이 가져온 해학적인 깃발이 더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취재팀이 취재한 주말 국회 집회 현장에서는 한 여성단체 인사가 단상 위에 올라가 자유 발언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시민들이 “내려가라!”라고 외쳤다. 발언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동안 여성과 성소수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자 일부에서는 “계엄과 무관한 일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대학생 신모 씨(26)는 “불법 계엄에 분노해 이 자리에 나왔는데 해당 사태와 관련 없는 발언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 씨(24)는 “안 그래도 탄핵 정국으로 사회가 분열됐는데, 특정 성향 인사들이 나서서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6년 확산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지만, 집회 현장에서 특정 정당이나 단체, 노조 등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한 40대 직장인은 “대통령에게 분노해서 집회에 나갔는데 마치 나를 노조원이나 당원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 씨(29)는 “8년 전에는 민중가요가 울려퍼지는 소위 ‘운동권식 집회’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시민을 위한 ‘축제의 장’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유채원 씨(25)는 “현 정권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노조 깃발 대신 KBO 야구배트 8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케이팝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경쟁적으로 집회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본인을 BTS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11일 X(옛 트위터)에 “집회에 아미밤(BTS 응원봉)이 안 보인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사실이 아니다. 다가오는 집회에는 더 많은 아미(BTS 팬덤)들이 모일 것”이라고 썼다. 가수 ‘세븐틴’의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김모 씨(28)는 “응원봉이 팬덤을 대표하는 물건인 만큼, 팬덤 간 일명 ‘선의의 경쟁’이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직접 만든 조명이나 KBO 야구팀 응원 배트를 들고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10일 국회 앞에서 만난 대학생 최민경 씨(23)는 직접 만든 횃불 모양 조명을 들고 “8년 전 촛불로 통일했다면 지금은 개성 있게 각자 들고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 임모 씨(22)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촛불을 직접 만들어 가져왔다. 집회에서 만난 장모 씨(26)는 “야구팬이라 ‘삼성 라이온즈’ 응원 배트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은경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회 시위 문화에도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지금의 젊은이들은 특정 정치적 이념에 좌우되기보다는 불법 계엄령 자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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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운날 야외 탄핵집회, 마음은 함께” 밥-음료 선결제 릴레이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커피를 미리 선결제해 뒀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시민 집회가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다른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나 음식을 미리 선결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에 ‘어디어디에 선결제를 해놨으니 집회에 오는 분들은 맘놓고 가서 드세요’라고 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가서 이용하는 식이다. 올라온 글은 커피, 김밥, 김치찌개 등 주로 집회의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도심 곳곳의 주말 대규모 집회에서도 충돌이나 안전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아 성숙한 시민의식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회 못 가는 대신 ‘선결제’ 참여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근처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티아라 씨(25)는 기자와 만나 “어제 하루 동안 집회 참석 시민들을 위해 선결제를 하겠다는 전화가 40여 통 왔다”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현장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결제’로 집회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근처의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A 씨는 “7일 익명의 주문자로부터 커피 100인분을 선결제받았다”며 “SNS를 보고 선결제 음료를 받으러 온 손님들이 직원들에게 ‘고생한다’며 간식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8일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소속 학생 일부는 집회 시민들을 위해 김밥 100여 줄을 선결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인증 글을 올리면서 “군인이나 경찰도 이용하시고, 부디 시민을 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여의도의 선결제 매장을 지도로 보기 좋게 정리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고맙다”며 감동을 표했다. 7일 집회에 참석한 뒤 선결제 커피와 핫팩을 받았다는 직장인 최지은 씨(28)는 “국민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카페에서 선결제 샌드위치를 받았다는 안모 씨(30)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마음을 주변 이웃에게서 치유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시민들 “안전하게 시위하자” 질서 정연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집회가 열린 7일 국회 앞에는 경찰 추산 10만7000여 명이 몰렸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참가자들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할 때 사용하는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한때 인파 탓에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지만, 경찰에 신고된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없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혹여 위험한 순간이 보이면 서로 “안전하게 시위합시다”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날 광화문에서는 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보수 진영 시민이 모여 탄핵 반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일요일인 8일에도 국회 앞 집회는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국회 앞으로 왔다는 대학생 장윤희 씨(21)는 “어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탄핵이 무산됐다는 뉴스를 봤다. 아침이 밝자마자 곧장 왔다”며 “여당 의원들이 손잡고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온 대학생 이수현 씨(21)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여태껏 학교 수업에서 배워 온 것과 분명 다르다”며 “어제 집회에 나오지 못한 게 마음 쓰여 오늘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시민단체 촛불행동 주최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국회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윤석열퇴진군산시민행동’은 9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시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무기한 집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날 정치학자 573명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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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외집회, 마음이라도 함께” 커피-음식 선결제 진풍경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커피를 미리 선결제해 뒀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시민 집회가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다른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나 음식을 미리 선결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나 인스타그램 등에 ‘어디어디에 선결제를 해놨으니 집회에 오는 분들은 맘놓고 가서 드세요’라고 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가서 이용하는 식이다. 올라온 글은 커피, 김밥, 김치찌개 등 주로 집회의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도심 곳곳의 주말 대규모 집회에서도 충돌이나 안전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아 성숙한 시민의식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회 못 가는 대신 ‘선결제’ 참여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근처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티아라 씨(25)는 기자와 만나 “어제 하루 동안 집회 참석 시민들을 위해 선결제를 하겠다는 전화가 40여 통 왔다”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현장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결제’로 집회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근처의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A 씨는 “7일 익명의 주문자로부터 커피 100인분을 선결제받았다”며 “SNS를 보고 선결제 음료를 받으러 온 손님들이 직원들에게 ‘고생한다’며 간식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8일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소속 학생 일부는 집회 시민들을 위해 김밥 100여 줄을 선결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인증 글을 올리면서 “군인이나 경찰도 이용하시고, 부디 시민을 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여의도의 선결제 매장을 지도로 보기 좋게 정리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시민들은 “고맙다”며 감동을 표했다. 7일 집회에 참석한 뒤 선결제 커피와 핫팩을 받았다는 직장인 최지은 씨(28)는 “국민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카페에서 선결제 샌드위치를 받았다는 안모 씨(30)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마음을 주변 이웃에게서 치유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시민들 “안전하게 시위하자” 질서 정연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집회가 열린 7일 국회 앞에는 경찰 추산 10만7000여 명이 몰렸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참가자들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할 때 사용하는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한때 인파 탓에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지만, 경찰에 신고된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없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혹여 위험한 순간이 보이면 서로 “안전하게 시위합시다”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날 광화문에서는 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보수 진영 시민이 모여 탄핵 반대 맞불 집회를 열었다.일요일인 8일에도 국회 앞 집회는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국회 앞으로 왔다는 대학생 장윤희 씨(21)는 “어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탄핵이 무산됐다는 뉴스를 봤다. 아침이 밝자마자 곧장 왔다”며 “여당 의원들이 손잡고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온 대학생 이수현 씨(21)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여태껏 학교 수업에서 배워 온 것과 분명 다르다”며 “어제 집회에 나오지 못한 게 마음 쓰여 오늘 왔다”고 말했다.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시민단체 촛불행동 주체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국회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윤석열퇴진군산시민행동’은 9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시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무기한 집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날 정치학자 573명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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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앞 모인 10만 시민 “무책임에 분노…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냐!”7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등 10만여 명(경찰 추산)은 일제히 탄식했다. 이들은 “아이고 말도 안돼”, “이게 나라냐”고 외쳤다. “내란죄 윤석열 탄핵하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반면 비슷한 시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던 보수 진영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 서울 도심 ‘상경 시위’… 시민들 “탄핵” 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양대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인원은 서울과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들로 점점 늘어 한때 경찰 추산 10만7000명으로 불어났다. 주최측은 집회 인원을 20만 명으로 신고했으나 중간에 시민들이 합세했고 최종적인 주최측 인원은 추산되지 않았다. 이날 탄핵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뉴스 속보로 전해지자 국회 앞의 시민들은 일제히 분노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42)는 “무책임의 끝인 것 같다”며 “(여당이) 최소한의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모 씨(62) “국민을 신경 쓰긴 하는 건지 의문이다”며 “나는 계엄령 때 학생이었어서, 그게 얼마나 두려운 지 안다. 그런 계엄령이 21세기에 벌어졌는데…”라고 지적했다. 게중에는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시민들도 있었다.경북 포항시에서 올라온 수험생 전희연 씨(19)는 손에 영어 단어책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오전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는 전 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대통령의 무책임한 모습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집회에 나와있던 고교생 성모 양(18)은 “국민의힘이 투표에 참여도 안하고 말을 바꾼 것에 분노를 느꼈다”며 “탄핵이 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 보수단체, 광화문서서 ‘맞불 집회’반면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 성향 단체는 서울 광화문에 모여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편도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9000명의 회원들은 탄핵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우리가 이겼다. 전광훈 목사님이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전현수 씨(59)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전 씨는 “대학 다닐 때 나도 독재에 맞서 싸웠지만 지금의 탄핵은 야당의 근거 없는 괴롭힘”이라며 “탄핵은 아니다 싶어 집회에 처음 나왔는데, 부결이라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선 각종 사건 사고도 잇따랐다. 낮 12시 20분경에는 국회 본청 인근에서 머리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검거되기 약 1시간 30분 전 112에 전화를 걸어 “국회에서 분신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 반경에는 문구용 컴퍼스로 촛불집회 참가자를 위협한 중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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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탄핵” 국회 앞 10만7000여 명 집결…전국 각지서 서울 도심으로 모여

    7일 오후 5시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 본회의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이날 여의도 일대 집회에는 4시 반 기준 10만7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여의도 일대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에 시민들이 모이고 있어, 표결을 앞둔 오후 5시엔 시민 수십만 명이 모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심 모인 시민들…“윤 대통령 탄핵” 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양대 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4만5000명(경찰 추산)이 모인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민주주의 사수!’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여의도에 모여 윤 대통령을 규탄했다. 경북 포항시에 사는 수험생 전희연 씨(19)의 국회 여의도 앞에서 영어 단어책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전 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대통령의 무책임한 모습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 광양시 소속 지자체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탄핵이 가결될 것 같아 역사적인 현장에 있고 싶은 마음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서울시 메트로9호선 관계자는 “오후 3시 10분을 기해 인파가 몰리는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31개 대학교 소속 학생 12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여의도 국회 인근 산업은행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경북대 재학 중인 김상천 학생은 “계엄령이 터졌을 때 대학생·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치욕스러운 약점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행동하자”고 토로했다. 참여한 대학생들은 ‘대학생이 민주주의 지켜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인접한 용산구 전쟁기념관 광장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반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60여 명이 모여 “윤석열을 체포합시다”라고 외쳤다.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려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5.18 당시 부상을 입었다는 설용남 씨(69)는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마치 악몽을 다시 꾸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보수단체 광화문서 모여 ‘맞불 집회’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 성향 단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앞에 모여 ‘탄핵 저지’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4시경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편도 전차로를 점거하고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6000명의 회원들은 ‘이재명 구속’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어림 없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고 외쳤다. 이날 9살 손주와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박소영 씨(72)는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신모 씨(70)는 “종북 세력이 너무 많아서 탄핵이 되면 절대로 안 된다. 얼마나 나라가 시끄러워지겠나”고 목소리 높였다.탄핵소추안을 가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선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낮 12시 20분경에는 국회 본청 인근에서 머리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던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검거되기 약 1시간 30분 전, 112에 전화를 걸어 “국회에서 분신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 반경에는 컴퍼스로 촛불집회 참가자를 위협한 중년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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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파업에 출퇴근 초비상 “30분 일찍 나왔는데 지각할 뻔”

    “그제부터 비상계엄 사태 때문에 밤잠을 설쳐 피곤한데, 출근길까지 말썽이네요.” 5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 씨(36)는 “오늘부터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다길래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간신히 지각을 면할 것 같다”며 “내일 서울교통공사 파업까지 시작되면 더 일찍 나와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KTX가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열차 승강장은 평소보다 크게 붐볐다.● 무기한 총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 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20분가량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출근길 1호선 신길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30)는 “열차가 20분가량 늦게 와 지각할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게시됐다.시민들은 철도 파업을 피해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 긴 대기줄이 생겼다. 파업 여파는 퇴근길에도 이어졌다. 직장인 김수정 씨(28)는 “열차가 어떻게 될지 몰라 오늘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18분 경의·중앙선 용문행 열차가 회기역과 중랑역 사이에서 차량 고장으로 1시간 40분가량 멈췄다. 이 과정에서 호흡곤란으로 승객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일부 승객은 열차에서 내려 철로를 통해 걸어서 이동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의 총운행률은 평시 대비 77.6%까지 떨어졌다. KTX 73.8%, 여객열차 67.4%, 화물열차 40.9%, 수도권 전철 83.3% 등이다. 파업 참가자는 출근 대상자 1만2994명 중 2870명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율은 22.1%로 지난해 파업 당시 첫날 파업 때 참가율(21.7%)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 인력은 1039명 투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광역전철과 KTX 등 이용 수요가 많은 열차의 운행률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 버스 등 교통수단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했다. ● 서울교통공사 노조, 막판 협상 진행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이날 본사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제1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5일 오후 4시 15분부터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2, 3노조와의 본교섭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1, 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다음 날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로 이날 늦은 시간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다. 학교 급식 근로자와 돌봄 교사 등이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도 6일 하루 파업을 진행한다.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에는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3181곳(25.3%)에서 급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은 남은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 급식은 빵이나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파업 참여율이 50% 미만일 경우 남은 인력을 활용해 식단을 변경하거나 간소화하고, 50% 이상이면 빵 우유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도록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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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분 일찍 나왔는데 지각할 뻔”…철도 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

    “그제부터 비상계엄 사태 때문에 밤잠을 설쳐 피곤한데, 출근길까지 말썽이네요.”5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 씨(36)는 “오늘부터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다길래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간신히 지각을 면할 것 같다”며 “내일 서울교통공사 파업까지 시작되면 더 일찍 나와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KTX가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열차 승강장은 평소보다 크게 붐볐다. ● 무기한 총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 수도권지하철 1호선은 적게는 10분에서 많게는 20분가량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오전 8시경 1호선 신길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30)는 “열차가 20분가량 늦게 와 지각할까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게시됐다.시민들은 철도 파업을 피해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 긴 대기줄이 생겼다. 평소 지하철로 통근한다는 이모 씨(34)는 “지하철 파업을 한다고 해 일부러 버스를 타러 나왔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알았으면 아예 더 일찍 나오는 건데 후회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에서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이모 씨(26)는 “사람이 얼마나 몰릴지 몰라 아예 택시를 잡아탔다”며 “퇴근 시간에는 차가 더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의 총 운행률은 평시 대비 93.4%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철 96.9%, KTX 92.2%, 여객열차 89.6%, 화물열차 58.8%였다. 파업 참가자는 출근 대상자 1만2994명 중 2870명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율은 22.1%로 지난해 파업 당시 첫날 파업 때 참가율(21.7%)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인력은 591명 투입됐다.코레일은 출퇴근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90%(1호선 및 수인분당선 95%), 퇴근 시간대는 85%를 유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광역전철과 KTX 등 이용 수요가 많은 열차의 운행률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 버스 등 교통 수단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막판 협상 진행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6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제1노조인 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30분 간격으로 2, 3노조와의 본교섭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1, 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다음날 총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한 상태로 이날 늦은 시각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다.학교 급식 근로자와 돌봄 교사 등이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도 6일 하루 파업을 진행한다.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에는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유초중고교 3181곳(25.3%)에서 급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은 남은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 급식은 빵이나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파업 참여율이 50% 미만일 경우 남은 인력을 활용해 식단을 변경하거나 간소화하고, 50% 이상이면 빵 우유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도록 했다. 학비연대는 실질임금 인상, 급식실 고강도 노동 및 처우 개선, 방학 중 비근무자 생계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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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보고 국회 달려온 시민들… “계엄군 막고 표결시간 벌어 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3일 밤 국회 앞으로 달려와 온몸으로 계엄군과 경찰을 저지했다. 이들은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군 차량과 무장 계엄군, 경찰과 필사적으로 대치했고, 군경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폭력 대응을 자제했다. 시민들은 계엄군을 향해 거듭 “불법 계엄에 동참하면 안 된다” “돌아가라”고 외쳤다. 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연상케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표결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엄군 온몸으로 막은 시민들3일 오후 10시 29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소식이 긴급 뉴스로 전해진 얼마 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출구에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으로 도착한 이들도 있었고, 일부는 교통 체증을 우려해 자전거를 타고 국회 앞으로 달려왔다. 오후 11시 반을 넘어서자 국회 정문 앞의 시민들은 수백 명 규모로 불어났다. 이들은 정문을 막아선 경찰과 대치하며 “국회를 개방하라”고 외쳤다. 현장에 군 버스가 도착해서 국회로 진입하려 하자 시민 4명은 버스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버티며 진입을 막았다. 이들은 전조등 불빛을 노려보며 “(군인들은) 돌아가라”고 외쳤다. 일부는 무장 계엄군을 손으로 붙잡고 국회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밤 12시쯤에는 인파 규모가 4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불어나며 “비상계엄 철폐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를 “시위대가 군인들에게 맞서 ‘인간 바리케이드(human barricades)’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1시 2분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시민들은 환호하며 “윤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계엄군이 철수하기 시작하자 시민들은 “고생했다. 잘 가라. 고맙다” “(군부대가) 철수하도록 도와달라”고 외치며 침착하게 길을 터줬다. 일부 시민은 철수하는 계엄군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배웅했고, 이에 계엄군은 군말 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일부 군 차량은 인파 때문에 철수에 어려움을 겪자 운전석 유리창에 ‘복귀 중입니다.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메모를 써 붙이기도 했다.● 현장 생중계 유튜브 등 SNS도 큰 역할한밤중 시민들이 맨몸으로 계엄군에게 맞서는 과정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국회 안팎에서는 시민과 보좌진들이 스마트폰으로 군 헬기, 무장 계엄군, 군 차량 등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방송하거나 지인들에게 전송하는 광경이 포착됐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는 모습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담을 넘어 국회 경내로 들어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한때 실시간 시청자가 238만 명을 넘었다. 시민들이 계엄군이나 경찰보다 먼저 국회 앞에 집결할 수 있었던 것이 SNS 덕분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계엄 소식이 SNS를 타고 매우 빠르게 전파됐기 때문에 시민들이 때맞춰 달려왔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만약 소식이 늦게 전파돼서 시민들보다 군경이 먼저 국회를 봉쇄했다면 무슨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며 “국회의원들이 제때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투표도 못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 생방송으로 국회 안팎의 충돌 상황을 전국 시민들, 해외 누리꾼, 외신이 지켜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엄군이 실탄 발포 등 무력 대응을 할 수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해외에서는 독재 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할 때 시민들의 대응을 막기 위해 SNS를 사전에 차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3년 전 미얀마 군부 쿠데타 당시 군정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인터넷을 차단했고, 2016년 튀르키예 군부 쿠데타 당시에도 같은 조치가 시행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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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대통령실로 달려간 시민들 “울분 터져 뛰쳐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전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들끓었다. 국회에서는 군 병력과 시민, 보좌진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대통령실 인근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도 시민들이 모여 계엄 해제를 요구했다. 자정을 넘겨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시민들의 구호는 “계엄 해제”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바뀌었다.● 국회에 무장 군인… 시민들 “계엄 해제하라” 구호 이날 계엄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는 안으로 밀고 들어가려는 시민, 국회의원 보좌진 등 인파와 이를 막으려는 경비 및 경찰이 충돌했다. 운집 인파는 오후 11시 40분경 150여 명에서 자정 이후 300여 명 규모로 늘었다. 스마트폰을 든 유튜버 20여 명도 몰려와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국회로 총집결하셔야 합니다”, “국회로 와주세요. 실제 상황입니다”라고 소리쳤다. 국회 상공에는 오후 11시 50분경 헬기 3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온 뒤 경내에 착륙했고, 이후 추가로 헬기들이 날아오자 시민들이 상공을 보며 “헬기다!”라고 소리쳤다. ‘대한민국육군’이라고 적힌 군 버스가 도착하자 시민들이 “반란군이다”라고 외치며 차 앞을 막아섰다. 시민들의 구호는 처음에 “비상계엄 철폐하라”였다가 이후에는 “계엄 철폐, 독재 타도”로 바뀌었다. 국회 안에서는 총과 헬멧, 야간투시경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출입문마다 지키고 섰다. 이를 본 국회 보좌진들이 “실탄이 들었냐”, “소속이 어딘가” 캐물었지만 답변은 없었다.● “공수부대가 유리창 깨고 국회 진입”… 불안 확산 일부 지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며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4일 0시를 넘긴 시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5·18민주광장)에는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 박모 씨(59)는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피를 흘렸다”며 “다시 비상계엄이라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앞에도 시민 40여 명이 모여들어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주민 이진수 씨(47)는 “집에 있자니 울분이 터지고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뛰쳐나왔다”며 “비상계엄 선포할 상황도 아닌데 본인과 부인 때문에 선포한 거 아니냐”고 했다. 불안에 떠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지모 씨(30)는 “서울 도심에서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방송을 보니 공수부대가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진입하는데, 큰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계엄령 선포로 인해 현역병 전역이 연기되자, 가족을 군대에 보낸 가족들은 우려했다. 직장인 임모 씨(32)는 “사촌 동생이 최전방에서 육군으로 복무 중인데 걱정이 된다”며 “연락도 되질 않는데, 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 씨(29)는 “전원 출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심장이 떨린다”, “서울의 봄인가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X(옛 트위터)에는 환율 폭등 소식, 계엄사령부 포고령, 계엄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속보 화면 등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시민단체 비판 성명 “尹, 몰락의 길을 자초” 법률가,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는 당장 계엄을 해제하라는 성명이 쏟아졌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성명에서 “(지금이) 국가비상사태인지 우리는 말로서 대통령을 반박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모두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성명에서 “윤석열은 벼랑 끝까지 몰린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계엄이라는 비이성적이고 반민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정신 나간 대통령, 당장 내려오라. 대통령이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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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개원 기념 심포지엄 개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은 3일, 서울대가 장애학생지원센터 개원을 기념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의 장애인 접근성 및 이동권’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박소현 서울대 건축학과 연구팀, 글로벌사회공헌단 학생사회공헌단 프로젝트 팀 등이 참석해 ‘무장애 공간(barrier-free)’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노후되어 장애인 접근성이 매우 저하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서울대 캠퍼스 맞춤형 ‘무장애 공간 인증 기준’을 마련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대 캠퍼스 내 건물 중 50% 이상이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미흡했다. 서울대 교내 건물 전체 227개 동 중 120여 개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편의증진법)이 제정된 1997년 이전에 건축됐기 때문이다. 편의증진법은 모든 사람에게 이동과 시설 이용 및 정보 등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정부는 법 제정 이후 1998년부터 안전하고 편리한 무장애 공간 구현을 정책목표로 추진해 온 바 있다. 서울대와 같은 학교 시설은 편의증진법률상 편의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 속한다.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지리적 특성 또한 장애인의 접근성을 낮추는 요소로 봤다.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경우 경사도가 대부분 20도 이상으로, 편의증진법에 규정되어 있는 4도를 훨씬 상회한다”고 분석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팀은 새로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기준’을 제시했다. 기존에 통용되던 ‘Barely-Barrier Free(BBF) 기준’을 실제 생활 환경에 맞추어 변형한 ‘SNU Barely-Barrier Free Wheelability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기존 BBF 기준을 골자로 하되, 서울대 구성원의 필요성에 맞추어 캠퍼스 밖에서 개별 교실까지 이르는 접근 경로를 분석해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판단했다. 연구팀은 “캠퍼스 지도를 통해 각 건물이 해당 기준을 충족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며 “서울대 구성원 누구나 현장 조사에 참여해 지도를 완성할 수 있도록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경사로 설치나 시설 리모델링과 같이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사후 대처보다는 선제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올 7월 독립한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개원을 기념해 추진됐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 학생의 학습․생활 지원 인력, 이동지원 차량, 보조기기 등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2003년 설립된 이래 학생처 장학복지과 산하에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특수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독립 기관으로 우뚝 서게 됐다. 초대 센터장으로는 박혜준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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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만 8만건”…당근 등 일상 중고거래 늘면서 사기 급증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사기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10월 발생한 중고 거래 사기는 8만1252건으로 집계됐다. 매달 최소 7000건에서 최대 9000건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미뤄보아, 연내 1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거래 사기 건수는 2020년(12만3168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7만~8만 건 안팎이었다. 2021년에는 8만4107건, 2022년에는 7만9052건, 지난해는 7만8320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당근마켓 거래량은 6400만 건, 거래량은 5조1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소액에 거래되는 잡화뿐만 아니라, 명품 시계, 중고차, 아파트 등 고가 품목과 부동산도 거래되고 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으로 중고 거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왔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 차원에서 소비자 간 안전한 거래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사기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경찰청의 사이버 사기 피해 신고 이력 조회 시스템과 연동해 위험 노출 시 이용자에게 주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사전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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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발달장애 형제’ 6년째 품고 사는 목사 “진짜 삼형제 됐죠”

    1일 오후 4시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주택 앞. 하늘색 경차에서 김재영 목사(55)와 김유기 씨(54)가 내렸다. 김 목사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대방재가복지센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 목사가 “유기야, 목에 걸고 다니던 포켓몬 카드 어디 있어?”라고 묻자 그는 부끄럽다는 듯 “아이, 몰라” 하면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약 39㎡(약 12평) 면적의 방 2개짜리 반지하. 큰 방에서 자고 있던 김락기 씨(50)가 인기척을 느끼고 나와 “안녕하세요” 인사했다. 락기 씨는 김 목사를 보더니 “돼지형(김 목사의 애칭), 일 끝났어?” 물었다. 유기 락기 씨 형제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지적 수준이 아홉 살 어린이 정도다. 김 목사는 형제가 6년 전 어머니를 여읜 뒤 자청해서 동거를 시작했다. 세계 장애인의 날(3일)을 앞두고 취재팀이 만난 이들 세 사람은 피로 이어진 가족보다 끈끈해 보였다.● 어머니 잃은 형제… 김 목사 “같이 살자” 2018년 6월 김 목사는 가족도 친척도 없는 노인들을 돌보다가 그들이 세상을 뜨면 장례를 치러주곤 했다. 그달 한 할머니가 또 세상을 떠났는데, 유기 락기 씨 형제가 바로 그 할머니의 자식들이었다. 김 목사가 장례를 치른 뒤 형제는 방 안에서 울고 있었다. 김 목사는 “친척도 없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됐죠”라고 회상했다. 김 목사는 고민 끝에 “무섭냐. 형이랑 같이 살래?”라고 물었다. 종종 어머니를 돌봐주러 온 김 목사가 익숙했던 형제는 “같이 갈래”라고 답했다. 동거 초반 3년은 다툼도 잦았다. 형제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저장강박증이 있었다. 다 쓴 휴지나 라면 봉지를 모아두는 식이다. 김 목사는 “처음에는 서로를 잘 몰라 다그칠 때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독이는 게 진정 형제를 위한 것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반지하’ 빠듯하지만 “평생 같이 살 것” 김 목사와 형제가 사는 반지하 집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이다. 김 목사는 “냄새도 나고 곰팡이도 펴 위생상 좋지는 않지만 웬만한 곳은 월세가 70만∼80만 원이라 이사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 목사의 수입은 월 300만 원가량의 사회복지사 월급이 전부다. 복지센터가 있는 빌라 건물 지하에 그의 ‘겨자씨 교회’가 있지만 수입은 거의 없다. 세 사람이 매달 쓰는 생활비는 70만∼80만 원. 겨울에는 난방비로 월 10여만 원이 더 든다. 주변 지인들이 간간이 2만 원, 20만 원씩 보태 줄 때도 있다. 김 목사는 “사랑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형제와 평생 같이 살 것”이라며 “이미 독립한 두 아들도 나를 지지해 준다”고 말했다.이들을 본 한 이웃 주민은 “김 목사가 매번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른들을 차에 태워서 다니길래 처음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애인 80%가 50대 이상… “지원책 필요”보통 발달장애라고 하면 어린이, 청소년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유기 락기 씨 같은 50대 이상 고령 장애인도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장애인 264만1896명 중 80%(212만9304명)가 50대 이상이었다. 그중 발달장애인은 5만6240명에 달했다. 고령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오늘날 ‘노인 복지 서비스’와 ‘장애인 복지 서비스’가 분절돼 노인이 되면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령 장애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 등에서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만 40세가 넘어갈 때 노인과 유사한 신체기능 저하를 겪는다고 보고 있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0대 발달장애인은 60, 70대 비장애인에 준하는 신체 기능을 갖게 되고 기대 수명도 짧다”며 “특히 노령의 부모들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고령 발달장애인에 대한 금전적 지원 외에도 거주 지원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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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급’ 프라다백 40만원에”… SNS 짝퉁적발 4년새 3배

    “굳이 태국 짝퉁 시장 찾아갈 필요 없이 여기서 장만하세요!” 지난달 30일 밤 한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방송. 명품 브랜드 ‘셀린’과 ‘프라다’ 등의 짝퉁 가방 수십 개를 팔고 있었다. 정식 상품명이 아닌 ‘A03’ 등의 주문번호로 소개된 가방들은 개당 40만∼50만 원에 팔려 나갔다. 유튜버는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A급’ 상품”이라며 “개인 계좌로 입금한 뒤 카톡으로 주문서를 작성해 달라”고 홍보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는 300여 명. 구매 의사를 밝힌 사람은 30여 명이었다.● SNS 통한 짝퉁 판매 급증 최근 당국의 단속을 피해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위조 명품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짝퉁 판매 채널 20개를 분석한 결과 방송은 대부분 늦은 밤이나 새벽에 진행됐고, 판매 후 방송 기록을 삭제하는 ‘떴다방’ 운영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었다. 판매 상품 대부분은 중국과 태국 등 해외에서 밀수입한 ‘짝퉁 명품’이었다. 같은 날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선 명품 브랜드 ‘몽클레르’의 상표가 붙은 패딩 조끼가 20만 원에 판매됐다. 공식 판매처에선 약 120만 원에 판매되는 상품이었다. 국내 백화점에서 85만 원에 판매하는 ‘아미’의 니트도 4만5000원에 팔렸다. 비슷한 시간 틱톡의 한 채널에선 창고형 매장에 쌓여 있는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가 개당 5만 원 선에 판매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이라고 홍보하는 곳도 있지만, 병행수입으로 절대 팔 수 없는 가격이라 100% 짝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SNS를 통한 짝퉁 유통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12만3475건이 적발돼 2020년(4만8063건)의 3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올해 특허청이 적발한 짝퉁 온라인 거래 20만3954건 중 SNS를 통한 판매는 60%로 포털사이트(34%)나 오픈마켓(9%)보다 높았다.● “단속-감시 어려운 허점 개선해야” 유통업계에선 짝퉁 업자들이 당국의 단속과 거래 감시가 어렵다는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오픈마켓은 사업자등록증 제출 등 최소한의 ‘판매자 등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기업이 아닌 유튜브나 틱톡 등 SNS에선 누구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 약관에 “모조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채널은 해지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신고가 접수된 후에야 사후 조치에 나서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허·관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은 ‘재택 모니터링단’이나 ‘명예 세관원’ 등을 운영하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수천 개에 달하는 짝퉁 판매 방송을 모두 단속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SNS를 상시로 모니터링하는 인력은 없다”며 “관련 부처 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현행 상표법상 특허청이 짝퉁 판매에 대해 조치를 요구할 경우 유튜브 등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따라야 할 의무가 없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특허청이 요구한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는 상표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 비슷한 개정안이 다시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불법행위자 단속 및 조치에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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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교수-연구자 525명 “尹 즉각 퇴진을”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는 교수 시국선언이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등 525명이 실명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28일 현재까지 전국 90개 대학 교수들이 34개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들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경제학원론’ 교과서로 유명한 이준구 경제학과 명예교수, 전국의대교수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창수 의대 교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사상 첫 여성 교수인 전화숙 교수 등 525명이 실명으로 참여한 시국선언문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의료 대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민생 경제 악화, 대북 정책 난조, 언론 탄압,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조속한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고 이제는 그것이 일상다반사처럼 되어 국민이 더 이상 참기 힘든 상태”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이로 인한 의료 혼란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R&D 예산 삭감 논란에는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학문생태계가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대통령에 대해 교수 및 연구자들은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며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도 언급됐다. 시국선언문은 “정부의 거듭되는 실정과 실책, 그로 인한 혼란의 뿌리에는 대통령과 부인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와 자의적 남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공천 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으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수와 연구자들은 시국선언문 말미에 “윤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며 “국민 대다수는 이미 심정적으로 윤 대통령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조속한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전체 전임교원은 교수 1580명, 부교수 485명, 조교수 243명 등 2308명이다. 이날 천주교 사제 1466명도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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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교수·연구자 525명 “민주주의 거부하는 대통령 거부”… 尹퇴진 시국선언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등 525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28일 발표했다.이날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525인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약 3000자에 이르는 시국선언문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의료 대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민생 경제 악화, 대북 정책 난조, 언론 탄압, 그리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을 문제점으로 짚었다.서울대 법대 출신인 ‘동문 윤석열’에 대한 강한 비판도 담겼다. 시국선언문은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며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이어 “국민 대다수는 이미 심정적으로 윤 대통령을 해고했다”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남용,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으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 [서울대학교 교수·연구진 시국선언문]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우리 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합니다. 서울대 교내 곳곳에 나붙은,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지성의 전당, 그 명예로운 역사의 흔적을 윤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공직자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고, 이제는 그것이 일상다반사처럼 되어 국민이 더 이상 참기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사건은 시민과 군인의 생명을 책임진 기구들이 주의 깊게 대처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진상 규명은 재발 방지를 위해 당연하며 민주주의 사회가 수행해야할 기본적 절차이자 과정이지만 국민이 마주한 것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뻔뻔한 얼굴과 그들이 내뱉는 궤변뿐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그들을 비호하고, 오히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 무고한 사람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대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과 의료 공백이 장기화 되었고, 의료 시스템은 총체적인 붕괴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등한시한 채 공허한 ‘의료개혁’이라는 자기최면 구호만 반복합니다. 졸속한 의대생 증원은 의료 대란과 함께 ‘의대교육 대란’을 몰고 올 것이 분명합니다.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도 없이 국가연구개발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젊은 연구자가 해외로 떠나고, 실험실이 문을 닫는 등 대학의 연구 기능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학문생태계가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민간주도성장이라는 정체불명의 경제 정책은 각자도생의 세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서민들은 점점 더 가중되는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의 세수 결손과 최장의 무역수지 적자 사태가 이어졌고, 경제성장률은 이제 선진국 평균 수준 미만으로 추락했습니다.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고금리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근로소득 격차는 더 늘어났습니다. 폐업한 소상공인의 숫자와 규모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민생 경제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며, 대통령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국민을 기망하고 있습니다.휴전선 인접 지역 주민들이 북한 확성기 소음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심지어 많은 분이 신경정신과를 찾습니다.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대북정책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왜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지, 왜 이전에 일어나지 않던 일들이 현 정부에서 빈발하는지, 북한이 다른 나라에 파병한다는 보도만으로 우리와 관련 없는 전쟁에 무기와 군인을 보내야 국민의 안보가 더 든든해지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단 이후 긴장과 공포 속에서 축적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우리가 얻은 교훈은 평화 없이는 안보도, 안정도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부가 지키려는 것이 국민의 안보입니까, 정권의 안보입니까?윤석열 정부의 외교 성적표는 더 참담합니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잦은 대통령 외국 순방의 결과로 국민에게 던져진 성과물은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묻는 전 국민 청력 테스트와 순방 중 부인의 명품 쇼핑 논란이었습니다. 한일 간 외교를 정상화한다는 미명 하에 이루어진 정상외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원한이 서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으로 돌아왔습니다. 국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는 대일굴욕외교를 지켜보며 이제 많은 이들이 독도영유권 분쟁의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제 침략에 희생된 자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2차, 3차 가해하는 무도한 인사들이 요직에 임명되고, 대한민국 정치의 보수와 진보가 함께 이룩한 헌법적 합의와 독립투쟁의 역사가 무참히 훼손되는 참상을 목도하면서 일본의 밀정이 정부의 주요 공직을 장악했다는 개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정부의 실정보다 더 심각한 것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붕괴입니다. 민주주의가 일상의 차원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기구들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제도와 시스템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정적과 비판 세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대체한 검사 출신 대통령과, 권력의 비호에 앞장서는 검찰로 인해 국민들은 더 이상 사정기관과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정의를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소수의 의인들이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가까스로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언론의 권력비판 기능과 국민의 인권과 알 권리를 지켜야 할 민주주의 시스템이 오히려 언론과 국민의 비판 목소리를 틀어막는 데 악용되는 일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인권과 언론 자유를 지켜야 할 감시 기구에 반인권적 행태와 언론 탄압을 자행해 온 인사를 임명하는 작태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사라졌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심층 취재를 찾아보기 어렵고, 대통령 면전에서 그러한 사안들에 대해 질문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기자를 본 지가 너무 오래 되었습니다. 그나마 제 역할을 하려는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정부, 여당과 일부 사회단체의 고소, 고발이 늘 따라다닙니다.정의와 공정성은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향유할 수 있는 원리인데 많은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정의와 공정성이 남아 있는지 의심합니다. 정부의 거듭되는 실정과 실책, 그로 인한 혼란의 뿌리에 대통령과 부인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와 자의적 남용이 있습니다. 국정의 난맥상과 국가정체성의 위기, 권력 남용과 사유화, 국정농단, 법치를 악용한 민주주의 유린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책임지는 자세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최근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해명이라고 늘어놓은 안하무인의 무성의한 기자회견은 오히려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대통령이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주의가 안착되고 개혁이 추진될 줄 알았는데 채 10년도 되지 않아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역행과 퇴행이 심각합니다. 모든 정치 세력이 탄핵에 동참했던 국민의 열망과 염원을 받들기 위해 제대로 일했는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권력 수호와 비판세력의 입을 막는 데만 몰두하면서, 미래 한국 사회를 위해서나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서 맡겨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필요한 평화, 경제정의, 생태환경 등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급박한 국제정세 변동, 경제 위기, 인구위기, 기후위기 등에 대처할 수 있는 합리적 국가 시스템의 회복이 절실합니다. 윤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장래를 위해서 그의 사퇴는 필연적입니다. 거부권은 결코 대통령의 특권이 아닙니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합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미 심정적으로 윤 대통령을 해고했습니다. 그리고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남용,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에 뜻을 모은 동료 시민들, 전국 각 대학의 동료 교수·연구자들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조속한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2024년 11월 28일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서울대학교 교수·연구자 일동서명인 명단 (가나다 순, 괄호 안은 소속 대학 또는 연구소)(공) 공대, (국) 국제대학원 (국농)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연) 교육연구소 (규)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기) 기초교육원 (나) 나노입자연구단 (라)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미) 미대 (보) 보건대학원 (보환) 보건환경연구소 (사) 사회대 (사발) 사회발전연구소 (사범) 사범대 (산)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아) 아시아연구소 (여) 여성학협동과정 (융)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 원로교수 (원미) 원자력미래기술정책연구소 (인) 인문대 (인연) 인문연구원 (일) 일본연구소 (음) 음대 (자) 자연대 (자전) 자유전공학부 (통) 통일평화연구원 (한) 한류연구센터 (행) 행정대학원 (환) 환경대학원 (환계) 환경계획연구소가석현(사범) 강나은(인) 강대중(사범) 강미정(인) 강민규(사범) 강민호(인) 강상경(사) 강성용(인) 강우성(인) 강웅구(의) 강자현(간) 강재호(사) 강정원(사) 강희경(인) 고가영(아) 고윤화(음) 고윤화(한) 고재백(인) 고재성(의) 고진강(간) 고태우(인) 고태진(인) 공석기(아) 공영윤(자) 공유진(인) 곽노준(융) 곽덕주(사범) 곽재건(의) 구명철(인) 구인회(사) 국종성(자) 권선형(인) 권수현(인) 권숙인(사) 권오영(인) 권우진(사범) 권윤경(인) 권재훈(자) 권태억(원) 권혁은(인) 권현지(사) 기계형(인) 김경범(인) 김경은(인) 김경택(자) 김광식(기) 김기훈(인연) 김나영(의) 김대중(인) 김대현(자) 김도균(법) 김동규(공) 김란(아) 김명재(인)김명환(원) 김문경(보) 김민수(미) 김민정(인) 김백영(사) 김병로(통) 김상희(약) 김선미(의) 김선영(보) 김선희(사범) 김성균(보) 김성수(인) 김성준(의) 김수민(인) 김수아(여) 김승민(기) 김승섭(보) 김영욱(인) 김예령(인) 김용균(사) 김용남(사범) 김용창(사) 김우철(자) 김월회(인) 김의태(자) 김이선(사) 김인(인) 김장석(인) 김장주(원) 김재범(자) 김재석(사) 김재호(기) 김정숙(사범) 김정욱(경) 김정한(미) 김정현(나) 김정환(사) 김정희(인) 김종명(인) 김종영(인연) 김종욱(인) 김종철(아) 김종철(사범) 김지영(인) 김지혜(인) 김지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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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향주(인) 황호성(자) John P. DiMoia(인) Vermeersch Sem Andre C.(인)11월 28인 14시 현재 총 525인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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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연습장 철제그물 무너져 직원 1명 심정지… 차량 추돌-눈길 미끄러진 버스 등에 3명 숨져

    “먼저 내릴게요. 비켜 주세요!” 27일 오전 8시경 서울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승강장. 열차가 역사에 들어서자 급한 마음에 비집고 타려는 승객들과 미처 내리지 못한 승객들이 뒤엉키며 고성이 오갔다. 전날부터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혼잡이 빚어진 것이다. 승강장에서 만난 대학생 서모 씨(22)는 “이러다 깔려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내·외선 순환 열차가 모두 30분 넘게 지연됐다. 9호선 개화역 차량기지에 쌓인 눈으로 전기 문제가 발생해 차량 출발이 늦어졌고, 군자역에서는 플랫폼 안전문이 고장 나 일부 열차가 지연됐다. 이날 오후에는 철로에 나무가 쓰러져 열차 운행이 30분 넘게 중단되는 등 고속철도(KTX)와 일반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 씨(28)는 “전철 4대를 보내고서야 겨우 탔는데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발이 떠 있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중구로 출근하는 김상민 씨(58)는 “구두를 신고 나왔더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미끄러질 뻔했다”며 종종걸음을 옮겼다. 전국 각지에선 추돌사고도 빈발했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 국도에서는 차량 53대가 추돌해 11명이 다쳤다. 앞서 가던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정지하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잇달아 추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도로 결빙 현상인 ‘블랙 아이스’ 때문에 차량들이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입구에선 오전 6시 40분경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기 화성시에선 교통사고를 통제 중이던 고속도로운영사 30대 직원이 눈길에 미끄러진 광역버스에 치여 숨졌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도 양방향 구간에서 10분 간격으로 차량 10여 대가 연쇄 추돌했고, 경기 하남시 상산곡동 하천 아래로 25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됐다. 인천대교에서도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5분 간격으로 3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7시 26분경 평택시 도일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선 직원 7명이 그물에 있던 눈을 치우던 중 가로 100m, 세로 30m 크기의 철제 그물이 무너졌다. 30대 남성이 깔려 심정지가 왔고 50대 남성이 경상을 입었다. 나머지 5명은 다치지 않았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 한 농가에선 80대 남성이 차고지 위에 쌓인 눈을 치우던 중 지붕과 벽면이 무너져 추락해 숨졌다. 오후 3시 6분경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선 보행로 지붕이 무너져 행인 3명이 다쳤다. 정전 피해도 이어졌다. 강원 횡성군에선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274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5시간가량 불편을 겪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 인천과 김포, 제주 등 전국 공항에서는 기상 악화로 항공기 150편이 결항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평택=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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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117년만의 ‘11월 폭설’… 오늘 최대 25cm 또 쏟아진다

    27일 서울에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기상청은 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5cm 이상 눈이 더 쌓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적설량의 기준이 되는 종로구 기상관측소에는 18cm의 눈이 쌓였다. 이는 11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과거 기록은 1966년 11월 20일 9.5cm였다. 관악구에는 한때 27.5cm의 눈이 쌓였고 성북구와 강북구에도 20cm 넘게 눈이 쌓였다. 경기 용인시(30.7cm)와 군포시(27.9cm) 등 경기 남부지역과 강원 평창군(25.2cm) 등에도 많은 눈이 왔다. 서울 전역에는 눈이 20cm 이상 쌓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11월 서울에 대설경보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폭설로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입구에선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서도 80대 남성이 차고지 위 눈을 치우다 차고지가 무너지며 추락해 숨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3배 무거운 눈폭탄… 뜨거워진 바다, 북쪽 찬공기 만나 생겨[117년만에 11월 폭설] 11월에 첫 대설경보서해 해수면 평년보다 2도 높아… 수증기 늘어나며 눈구름대 발달수분함량 높은 ‘습설’100m²에 20cm 쌓이면 무게 2.4t… 적설량 적어도 비닐하우스 무너져관악 27cm-양천 3cm ‘국지성’고도 따라 온도 달라져 적설량 차이27일 서울에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11월 기준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산이 많은 관악구에는 눈 폭탄이 내리며 한때 27.5cm까지 눈이 쌓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수증기를 머금은 눈구름대가 발달해 갑작스러운 폭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겨울 이 같은 국지성 폭설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 사상 첫 11월 대설경보기상청은 이날 시간당 많게는 5c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자 서울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에 대설경보를 발령하고 경기 북부 및 강원 지역 등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5cm 이상 예상될 때, 대설경보는 20c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서울 외에도 인천(15.2cm)과 경기 수원시(27.3cm) 등에서 11월 적설량 기록이 경신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2010년 1월 이후 14년 만이며 11월에 대설경보가 내린 것은 공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강원 평창군에 25.2cm, 전북 무주군에 20.5cm의 눈이 쌓이는 등 영남과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적설량 10cm 이상의 많은 눈이 왔다.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 이례적으로 눈 폭탄이 쏟아진 주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올라간 해수면 온도를 꼽는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역사상 지구가 가장 뜨거웠는데 그 영향으로 서해는 현재 해수면 온도가 14∼16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높은 상태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비정상적으로 더운 서해 해수면을 만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발생해 공기 중에 유입됐다”며 “이렇게 발달한 눈구름대가 육지로 이동해 폭설을 내리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서해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올겨울 이 같은 폭설이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 때문에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편서풍의 흐름이 끊기면서 기압골이 발생한 것도 이번 폭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압골이 서해상에 있던 눈구름대를 수도권으로 끌고 들어오며 대기 불안정성이 커져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 국지성 폭설로 서울 내에서도 적설량 차이서해상에서 눈구름대가 발생한 탓에 이번 폭설은 수분 함량이 높은 습설(무거운 눈)로 내렸다. 습설은 수분 함량이 적은 건설(가벼운 눈)보다 3배가량 무거워 적설량이 많지 않아도 비닐하우스 등을 붕괴시킬 수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습설은 가로 10m, 세로 10m 정도에 20cm만 쌓여도 무게가 2.4t 정도 된다”며 “가로수가 꺾이거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서울 내에서 적설량 차이가 컸다는 것도 이번 눈의 특징 중 하나다. 27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강북구에는 눈이 20cm 쌓였지만 양천구에는 3.5cm밖에 쌓이지 않았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기온이 비슷해도 고도가 50∼100m만 차이가 나면 미세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며 눈이 쌓이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눈이 가장 많이 쌓인 곳은 관악산이 있는 관악구로 27.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이번 눈은 28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5cm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역에 따라 29일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까지 예상 추가 적설량은 서울 등 수도권 최대 25cm 이상, 강원 최대 20cm 이상, 충청권 최대 15cm 이상 등이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강하고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진다. 기상청은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 29일은 영하 8도까지 내려간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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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원주서 ‘블랙아이스’ 53중 추돌…차고지 눈 치우던 80대 추락사

    “먼저 내릴게요. 비켜 주세요!”27일 오전 8시경 서울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승강장. 열차가 역사에 들어서자 급한 마음에 비집고 타려는 승객들과 미처 내리지 못한 승객들이 뒤엉키며 고성이 오갔다. 전날부터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혼잡이 빚어진 것이다. 승강장에서 만난 대학생 서모 씨(22)는 “이러다 깔려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내·외선 순환 열차가 모두 30분 넘게 지연됐다. 9호선 개화역 차량기지에 쌓인 눈으로 전기 문제가 발생해 차량 출발이 늦어졌고, 군자역에서는 플랫폼 안전문이 고장 나 일부 열차가 지연됐다. 이날 오후에는 철로에 나무가 쓰러져 열차 운행이 30분 넘게 중단되는 등 고속철도(KTX)와 일반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 씨(28)는 “전철 4대를 보내고서야 겨우 탔는데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발이 떠 있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중구로 출근하는 김상민 씨(58)는 “구두를 신고 나왔더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미끄러질 뻔했다”며 종종걸음을 옮겼다.전국 각지에선 추돌사고도 빈발했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 국도에서는 차량 53대가 추돌해 11명이 다쳤다. 앞서 가던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정지하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잇달아 추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도로 결빙 현상인 ‘블랙 아이스’ 때문에 차량들이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입구에선 오전 6시 40분경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기 화성시에선 교통사고를 통제 중이던 고속도로운영사 30대 직원이 눈길에 미끄러진 광역버스에 치여 숨졌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도 양방향 구간에서 10분 간격으로 차량 10여 대가 연쇄 추돌했고, 경기 하남시 상산곡동 하천 아래로 25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됐다. 인천대교에서도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5분 간격으로 3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오후 7시 26분경 평택시 도일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선 직원 7명이 그물에 있던 눈을 치우던 중 가로 100m, 세로 30m 크기의 철제 그물이 무너졌다. 30대 남성이 깔려 심정지가 왔고 50대 남성이 경상을 입었다. 나머지 5명은 다치지 않았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 한 농가에선 80대 남성이 차고지 위에 쌓인 눈을 치우던 중 지붕과 벽면이 무너져 추락해 숨졌다. 오후 3시 6분경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선 보행로 지붕이 무너져 행인 3명이 다쳤다.정전 피해도 이어졌다. 강원 횡성에선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274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5시간가량 불편을 겪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 인천과 김포, 제주 등 전국 공항에서는 기상 악화로 항공기 150편이 결항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평택=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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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무죄” “이재명 구속”… 서울서 李 1심 선고 두고 맞불 집회

    “이재명은 무죄다!” “이재명을 구속하자!”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무죄로 나오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전부터 각각 ‘이재명 무죄’ ‘이재명 구속’을 외치며 모인 진보·보수 진영은 선고 결과가 나오자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오후 2시 36분경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파란색 풍선과 ‘이재명은 무죄다’라는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오전 11시경부터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서울중앙지검 인근 2개 차로를 차지하고 ‘당 대표 응원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지 집회엔 약 800명이 참여했다.법원의 1심 무죄 선고에 일부는 자리에서 “이재명”을 외치며 뛰거나 서로를 끌어안기도 했다. 자리에서 춤을 추거나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주최 측은 “판사님, 정의로운 판결에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환호했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이 서울중앙지검 앞을 지나가자, 지지자들은 차도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부부젤라를 불었다.반면 약 500m 거리에서 열린 이 대표 반대파 집회는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이날 신자유연대, 자유민주국민운동 등 이 대표 반대 진영 역시 2개 차로를 점거하고 맞불 집회를 신고해 총 1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대표가 법원에 출석한 이후 연신 “이재명 구속”을 외치던 반대파 참석자들은 무죄 선고에 일순간에 조용해졌다. 이후 “무죄래?” “진짜 무죄야?”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웅성거렸다.빨간색 옷을 입고 태극기와 ‘이재명 구속‘ ‘재명이 감옥 가자’ 등의 손팻말을 흔들던 반대파는 이날 선고에 “판사 XX들 너무한 거 아니냐?” “2심에서 바로잡아야 한다” “무죄 때린 판사 가만두면 안 된다” 등 사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대치동에서 왔다는 김모 씨(60)는 “3년(검찰 구형량)이 어떻게 무죄가 되냐”며 “대한민국 사법부는 죽었다”고 말했다. 이날 집결했던 반대 진영은 선고 이후 약 20분이 채 되지 않아 전원 뿔뿔이 흩어졌다.경찰은 이날 이 대표 지지 및 반대 세력 총 3500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47개 기동대 2800명을 경력 배치했다. 또, 시위대 간 충돌 사태 등에 대비해 시위대 주변으로 통제선을 치고 안전 펜스도 설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물리적 충돌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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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녀공학 전환 몸살 동덕여대, 외부서 수시 논술… 개교후 처음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 및 학내 시위 여파로 1950년 개교 이후 처음으로 신입생 대입 시험을 캠퍼스 밖에서 치렀다.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학내 기물 파손과 ‘래커칠’ 등 피해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 본부는 총학생회와 추가 면담을 한 뒤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캠퍼스 밖에서 수시 논술고사 진행 23일 동덕여대는 성북구 캠퍼스가 아니라 서울 서초구 세화여중, 세화여고, 동덕여중, 동덕여고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논술고사를 치렀다. 재학생 점거 시위가 논술고사일 직전까지 이어진 탓에 학내에서는 시험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이다. 동덕여대가 입시 관련 시험을 학교 밖에서 치른 건 개교 74년간 처음이다. 이날 논술고사는 무사히 진행되었으나 일부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동덕여대 입학처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현재 학내 사정으로 전화 및 온라인 상담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고사일 수험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이달 11일 시작됐던 재학생 시위는 21일 대학 본부와 학생 대표단의 면담 이후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22일 총학생회는 입장문에서 “25일 대학 본부와의 (추가) 면담 전까지 수업 방해 및 본관 외 건물 점거를 풀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본관 점거는 남녀 공학 전환에 대한 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일부 재학생들은 여전히 본관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래커칠과 시설물 훼손 등 피해에 대한 책임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동덕여대는 학내에 설치된 300여 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관련 행위자를 확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25일 학생들과의 면담 후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게 될 시 CCTV 분석 등을 통해 기물 파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이번 시위 관련 피해액을 최대 54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산인공 이사장 “채용서 걸러내고 싶다” 논란 동덕여대 시위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우영 이사장은 동덕여대 출신 학생을 채용에서 걸러내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커지자 삭제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 ㄷ 여대’를 언급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아들을 둔 아비 입장에서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썼다. 이어 자신이 ‘매너의 역사’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다면서 “(채용 관련 부서에) 인성, 직장 매너에 관한 객관적 측정을 강화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하도록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폭력 등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 보니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해당 글은 어떤 폭력도 갈등 해결엔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될 수는 없다”며 “이미 벌어진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서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학내에서도 정상화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20일 동덕여대 교수진은 호소문을 내고 “우리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에서 학생 여러분과 함께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동덕여대 학장단은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와 일련의 폭력 행위에 대하여 깊이 우려한다”고 호소했다. 19일에는 동덕여대 전 직원 일동이 “과격한 시위로는 문제 해결 실현이 불가하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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