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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官封券) 띠지 유실 사건과 관련해 특검이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수사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하라는 취지로 법무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상설특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내란 특검처럼 사건별로 특검법을 제정해 수사하는 일반 특검과 달리 상설특검은 상설특검법(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특검이 임명되고 수사가 진행된다. 국회가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또는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 등을 이유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설특검이 가동될 수 있다. 상설특검이 가동된 사례는 2021년 세월호 진상규명 특검이 유일했다. 12·3 비상계엄과 김건희 여사 사건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설특검 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가 특검을 임명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에서 5만 원권 3300장(1억6500만 원)의 현금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 가운데 5000만 원은 ‘한국은행’이 적힌 비닐로 포장된 관봉권이었지만 검찰이 띠지와 스티커를 유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관봉권은 한국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납품한 신권으로 관봉권 띠지에는 지폐 검수 날짜와 담당자 등이 적혀 있어 자금 추적 수사에 핵심 단서가 된다. 검찰은 “경력이 짧은 직원(수사관)이 실수로 버렸다”고 해명한 뒤 감찰과 수사를 진행 중이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최한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수사팀 지휘부와 수사관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지휘부는 수사관들이 유실했다고 증언했고, 수사관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 이민 당국의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한 한미 간 석방 교섭이 마무리되면서 이들이 석방된 뒤 어떤 형식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자진 출국(voluntary departure)이냐 강제 추방(deportation) 형식이냐에 따라 미국 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인력들의 향후 재입국 가능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진 출국 방식으로 구금자들을 석방하는 방식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7일 “한미 양국은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해서는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이 전세기로 신속하고 무사하게 귀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내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 국민들을 전세기를 통해 일괄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만약 이 300여 명이 자진 출국을 하는 형식으로 귀국 절차를 밟는다면 추방 기록 없이 미국을 떠나는 것인 만큼 향후 합법적인 비자를 통해 재입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13명을 불법 체류자로 체포한 뒤 이들로부터 자진 출국을 약속받고 15시간 만에 석방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인 근로자들은 현재 구금된 한국인들과 유사하게 단기취업(H-2B) 비자를 받지 않고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 등을 받고 현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강제 추방 형식의 출국이 될 경우 추방 기록이 남고 5, 10년간 미국 재입국이 불가능해진다. 상황에 따라선 영구 입국 금지가 되는 사례도 있다. 미국 현지에 남아 있는 자신의 자산 처분도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등 우리 기업들도 정부에 추방이나 재판 절차를 통한 제재가 아닌, 석방 후 자진 출국 방식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월 취임 직후 ‘미국인을 침략으로부터 보호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추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올해 1월 콜롬비아 정부는 불법 이민자라는 이유로 미 당국에 의해 추방 조치된 자국 국민들을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데려가기도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국세계지역학회가 5일 추계 학술회의를 개최해 국제 정세를 진단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두 개의 전쟁 장기화 및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전략적 동시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북-러 동맹 관계 발전과 북-중-러 연대 가능성이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현 정부의 주도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제언했다.세계지역학회는 이날 서울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이화여대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공동으로 ‘세계 지역 불안정과 한반도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추계 학술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이호령 세계지역학회장(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개회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란-이스라엘 충돌, 미중 패권 경쟁 격화가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고 이 같은 문명사적 격변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도 직접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곤 통일교육선도사업단장(이화여대 교수)도 환영사를 통해 “국제정세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고 세계 도처의 긴장이 한반도 평화 구상 및 통일 전략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평가했다.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러가 혈맹으로 발전한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이 “북-중-러 안보협력의 서막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두 센터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정성 심화에 대비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직접 전략’을 강조했다. 또 한중 및 한러 관계 개선을 통해 북-러 관계를 이격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갈등의 구조화를 예방하는 ‘간접 전략’도 제안했다.김수완 한국외대 교수는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미국의 전력 분산과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의 상대적 강화 등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및 미사일 방어 역량 확충, 한미일 안보 협력의 실질적인 발전 및 유사 입장국과의 해양 안보 강화 등을 강조했다.이호령 학회장과 전재성 서울대 교수 등은 북한 위협이 북-중-러 위협 프레임과 국제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이제는 북한 위협을 변화된 국제구조의 큰 틀 속에서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억제-대화 병행 프레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을 때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다 구체적으로 대화를 제안하면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태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두 국가 노선에 대해 한국을 적성국으로 규정하고, 기존 민족통일 노선을 완전히 폐기한 것으로 남북한 항구적 분단 고착을 시도하는 ‘반통일 무력 통일 전략’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응 방향으로 현실적인 안보 환경을 고려해 ‘조건에 기초한 단계적 군비통제 전략’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 유화 정책이 남북 신뢰 구축과 적대 관계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우리 정부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 대화 복원을 지향하되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포기하고 호응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고려해 대응 수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날 회의는 주제 발표 및 라운드테이블 등 6개 회의로 진행됐다. ‘두 개의 전쟁과 인도태평양 지역 불안정’을 주제로 한 1회의에선 두진호 센터장과 김수완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한미애 계명대 연구교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2회의에선 남궁영 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진행으로 홍용표 전 장관, 전재성 서울대 교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호령 학회장, 최현진 경희대 교수, 이종주 통일부 통일기획관, 홍성욱 통일부 전략기획과장 등이 이재명 정부의 통일 및 대북 정책을 논의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더 센 상법 개정안’으로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 활동 위축 등 산업계 우려를 의식한 듯 “기업과 노동 둘 다 중요하다. 어느 한쪽 편만 있어 가지고 되겠느냐”며 “소뿔을 바로잡자고 소를 잡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잘못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들을 포함해 5건의 법률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각각 내년 3월, 9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두 법의 목적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노사의 상생을 촉진해 전체 국민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면서 “노사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상호 존중, 협력의 정신을 더욱더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2차 상법 개정안에 재계는 ‘경영권 위험 노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에는 사용자 범위 및 노동 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업으로서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기업들의 우려를 전하고, 배임죄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산업계 현장에선 벌써부터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교섭을 요구하거나 쟁의에 돌입하는 등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 및 단체 교섭에 난항을 겪어온 현대차 노조는 3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2019년부터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 교섭을 마무리했던 현대차가 7년 만에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도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26일 총파업을 결의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방미에 앞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취미를 고려해 아웃도어 점퍼 등을 선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셔틀외교 가동 차원의 이번 방일에선 이 대통령을 공부한 이시바 총리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는 평가다.2일 여권에 따르면 지난달 23, 24일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실무방문(Working Visit) 형식에 따라 양 정상이 선물 교환 행사는 없었지만 한일 양측은 따로 선물을 교환했다. 이시바 총리는 낚시와 등산 등 이 대통령의 취미를 파악해 점퍼를, 김혜경 여사에게는 스카프를 선물했다고 한다. 일본이 차 문화가 발달해있는 만큼 이 대통령은 다기 세트를 이시바 총리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취미는 바둑, 독서, 낚시, 등산, 걷기 등이다.이시바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총리 관저에서 가진 만찬 당시 ‘이시바식 카레’와 함께 돗토리현 맥주, 안동 찜닭과 안동 소주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의 고향은 경북 안동, 이시바 총리의 고향은 돗토리현으로 두 정상 고향의 요리와 특산품을 준비한 것. 또 일본산 사케와 김치를 고명으로 올린 한국식 장어구이도 메뉴에 포함됐고 이시바 총리는 복숭아를 좋아하는 이 대통령을 고려해 오카야마산 백도도 준비했다.당시 양 정상은 만찬장에 올려진 안동의 관광명소 사진을 보면서 하회 마을, 도산 서원, 월영교 등을 주제로도 담소도 나눴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서전인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판을 읽었다며 책에 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일본이 한국을 배려하려는 여러 모습들이 관찰됐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합의한 ‘GDP의 5%’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선제적으로 국방비 지출 증액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의 국방력 강화 수요와 맞물린 국방비의 단계적 증액 계획에 따라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진 것. 한미는 또 25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 구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재래식 전력 외 한국의 대북(對北)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미국의 ‘첨단’ 무기체계 도입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비 GDP 3.5% 증액 불가능한 일 아냐”1일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는 실무 협의에서 가능한 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단계적 국방비 증액 계획과 함께 민군 연구개발(R&D) 등 안보 간접 비용을 합쳐 순차적으로 GDP 5% 기준을 맞추는 여러 계산법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 일단 직접 비용인 국방비를 나토 기준에 맞추는 방안에는 의견이 모아진 것. 앞서 6월 나토 회원국들은 GDP 5%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3.5%는 나토의 국방비 항목에, 나머지 1.5%는 도로·항만·사이버 방위 등 안전 보장과 밀접히 관련된 분야에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나토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요구와 우리 군의 자체 방위 능력, 장병 처우 개선 등 국방비 인상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비 증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소식통은 “국방 예산을 GDP의 3.5% 수준으로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년 국방 예산을 올해(61조2469억 원)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08년(8.7%)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국방비 증가율로 만약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GDP 대비 국방 예산은 2.42%로 올해보다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마련된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군은 연평균 7.3% 인상을 통해 2029년 84조7073억 원까지 국방 예산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GDP 성장 예측치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GDP의 3%대 초중반 수준이다. 다만 ‘10년 내’ 기한이 정해진 나토처럼 한국의 목표치 도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한 등 세부 내용을 두고 한미 간 실무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 논의될 듯한미가 협의 중인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 구매의 경우 그동안 미국이 타국에 판매하지 않았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상과 해상 무기체계는 이미 상당 부분 국산화가 이뤄졌고 공중 무기체계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으로부터 도입이 진행 중인 사업이 있는 만큼 미국산 무기 구입을 확대하기 위해선 첨단 정찰감시 자산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정부가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정부도 한국이 한반도 방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첨단 무기 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첨단 등 꼭 필요한 무기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견에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첨단 전력 외 군 내부에서 거론되는 도입이 가능한 무기체계로는 아파치 공격 헬기(AH-64E)가 거론된다.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중 급유기나 조기경보통제기 등 특수임무기 도입 사업도 미국 기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통령실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사진)에 대한 직권면직을 검토 중인 가운데,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대구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면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여권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에서 이 위원장의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우 수석은 지난달 30일 전국 9개 민영방송사와의 대담에서 이 위원장에 대해 “아무리 봐도 이분은 방통위원장을 하는 목적이 정치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 방통위원장이 방송 정책에 관해 견해가 다른 얘기를 한 적은 있어도 정치적 발언을 해서 경고를 받거나 그런 적은 없지 않냐”며 “국무회의에 와서도 시키지도 않는데 준비해온 발언을 해서 뉴스를 만들고 본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는 기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한 얘기를 막 밝힌다”고 지적했다. 우 수석은 그러면서 “이 위원장의 대구시장 출마설도 있는데 정치적 출마를 할 생각이 있다면 그만두고 나가시는 게 맞지 않느냐,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직권면직 검토에 이어 이 위원장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감사원이 지난달 초 이 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내년 8월까지 임기인 이 위원장에 대한 직권면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31일 SNS를 통해 “법적으로 정해진 기관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했다”며 “제가 임기를 채우면 지방선거 출마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위원장이 자동 교체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추진에 대해 “목적을 위해 법을 바꾼다면 법을 지배하는 것”이라며 “법을 지배하는 것은 독재”라고 비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투자펀드가 대부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직접 투자(invest)로 보고 있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 이에 한미 양국이 대미 투자펀드 3500억 달러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문서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요구하는 대출, 보증 방식에 대해 “미국이 제일 부강한데 왜 돈을 빌리느냐”며 직접 투자 방식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보복 관세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상호 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펀드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 관세를 25%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미국에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관세 압박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어도 국내법에 합당해야 하고, 경제적 합리성을 담보해야 한다” “비구속적(NON-Binding) MOU라고 해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례도 꺼냈다. 한국 측은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라며 “3500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이냐, 우리 외환시장에 큰 부담”이라며 미국을 설득했다. 미국산 소고기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측에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시위 사진까지 내보이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한국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는 점을 호소한 전략을 또 쓴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세 합의 문서화 등은 우리가 요청한 게 아니라 미국이 우리를 압박한 것”이라며 “우리가 수용되기 전까지 성급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혜적인 MOU 맺는 것을 납득하고 우리가 수정안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우리가 국익을 최우선시하다 보니 간극이 있었고 발표문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사진)이 31일 “미국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측면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여지를 갖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권한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수준으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권한을 가질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능한 원전 협력 파트너로서 진출한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우라늄 농축 등) 자체적인 역량을 발휘할 공간을 주기가 쉬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반면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는 물론이고 미국의 동의 없이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위 실장은 주한미군의 역할·규모 재조정 등 ‘동맹 현대화’에 대해 “우리도 현대화의 기본 개념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한반도 안보가 악화돼선 안 된다. 그 안에서 미국도 태세(posture)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그걸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면서도 “(주한미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한미연합 방위태세가 약화되거나, 중국 등의 군사적 대응을 불러오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미국과 주한미군의 조정과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남북 관계 변화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에는 “북-중 관계라는 프레임 속에 있는 것이고 중국 자체 행사를 계기로 정상급 교류를 하는 것”이라며 “북-중-러라는 (회담) 포맷이 형성된다면 새로운 일이겠지만 아직은 (예상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친중·친북·반일·좌편향 등의 편견들이 개선됐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가진 것은 앞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월요 초대석]“한미-한일 정상회담으로 친중-좌편향-친북-반일 편견 개선”한미 정상회담 조율 이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주한미군 태세 조정 있을수도… 韓주변 긴장 격화 안돼일본과 유사한 권한 갖도록 원자력 협정 문제 논의김정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 적어”《“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일정한 ‘바이어스(bias·편견)’가 미국, 일본 쪽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친중, 좌편향, 친북, 반일 등 편견들이 있었는데 (대선을 거쳐) 희석됐다가 이번에 개선되지 않았을까 기대한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개성이 강한 지도자와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갖게 된 것이 가장 값어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88일이 지난 가운데 한미동맹은 트럼프발(發) 관세와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미국통’으로 꼽히는 위 실장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해 한미 관계의 방향타를 잡게 했다. 위 실장은 관세협상의 극적인 타결에 이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관세와 안보라는 두 개의 큰 도전이 있었다”면서도 “정상회담은 성공했다”고 단언했다. 위 실장은 여러 정권을 거쳐 숙원과제로 꼽히던 한미 원자력협정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밝히며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우라늄 농축) 권한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에 대해선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따른 주한 미군의 태세(posture)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떻게 조정이 되더라도 한미 연합 전력이 약화되는 방향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지만 우리 안보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위태롭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한미 정상회담에서 얻은 성과는….“두 정상 간 개인적인 유대 관계가 생긴 것이 가장 의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개성이 강한 지도자와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갖는 것이 가장 값어치가 있다.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친중-친북-반일’ 등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에 (방일-방미 계기로) 개선하는 임팩트가 있었을 것이다.”―야당에선 합의문이 없다는 점을 들어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한다.“관세와 안보 등 두 개의 큰 도전이 있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성공했다. 정상회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회담처럼 흘러갔느냐. 그렇지 않았다. 합의문과 관련해 우리는 포괄적으로 큰 틀에서 하자는 주장이었고 미국은 상세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미국 요구를) 따르려면 법적 검토나 국회 협의 등 해야 할 게 많다. 정상회담 이후 미결된 부분을 계속 협의하기로 한 것이다.”―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지출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는데….“정상 차원에서는 수치나 목표치는 없다. 실무 차원에서 이야기가 된 부분은 있다. 대체로 (나토 등) 참고할 선행지표들이 있다. 우리 사정에 맞게 조정할 것이다. (미국과) 큰 간극은 없다. 안보 분야는 대체로 의견 접근이 많다.”―동맹 현대화도 정상회담 의제였다.“미국이 생각하는 동맹 현대화가 있다. 우리도 현대화의 기본 개념은 동의한다. 다만 우리의 이해관계에 맞게 조정해서 추진하려는 것이다. 북핵 역량 강화, 미중 경쟁 심화, 북-러 관계 등 주변 정세에 변화가 많다. 주변 여건에 맞게 동맹이 거기에 맞게 조정(adjust)돼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거다.”―미국에선 주한미군 역할·규모 조정 요구도 나온다.“(주한미군이) 어떻게 조정이 되더라도 연합 전력이 약화되는 방향이 아니어야 한다. 또 우리 주변 정세가 대립적으로 변해 우리 안보 부담을 더 크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미국도 태세 조정을 할 수 있다. 주한미군을 운용하기에 따라서 한반도 주변 긴장이 격화되고 우리의 안보가 저해될 수 있다면 그것은 피해야 한다. 동시에 주한미군의 운용을 지나치게 제약하면 한미 연합 방위 체제와 동맹 공조가 이완될 수 있다. 그 안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주한미군 태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인가.“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통수권자다. 미국 대통령이 정하기 나름이다. 물론 미국 대통령이 아무렇게나 정해도 되느냐, (주한미군이) 한국 내에 있기 때문에 한국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미국의 주권하에 있는 군대가 한국의 주권적 권역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의 주권 범위 내에 있는 것이다. 두 주권이 마주치기 때문에 타협이 있어야 한다.”―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인가.“아직 구체적인 조정이 있지는 않다. 원론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과거 한국에서는 그것을 인정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2006년 (한미 합의로) 인정이 됐다. (전략적 유연성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만 남은 것이다.”―원자력 협정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나.“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는 취지가 그런 의미다. 한국이 유능한 원전 협력 파트너로서 공동으로 협력한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우라늄 농축 등) 자체적인 역량을 발휘할 공간을 주기가 쉬울 것이다. (우라늄) 농축·재처리 측면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여지를 갖는다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권한을 갖고자 한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남북미 대화 가능성은….“(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시도해 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표시했다. 어느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김정은이 APEC 정상회의에 오게 될 가능성은 작다.”―중국 전승절이 남북 관계의 모멘텀이 될 수 있는가.“냉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북한과 우리 사이에는 접점이 거의 없다. (대남) 단절이 심하고 적대적으로 대립하는 기운이 강하다. 그런 기대를 갖기가 쉽지 않다.”―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전승절 참석을)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 무대에 나오는 것이라고 보기엔 근거가 충분치 않다. 이것은 중국의 행사다. 만약 북-중-러 포맷이 형성되면 새롭겠지만 지금은 좀 이르다.”―이 대통령은 ‘동결-축소-폐기’ 비핵화 3단계 구상을 밝혔다.“동결(freeze)이라는 말보다 중단(stop)을 선호한다. 동결이라는 단어에 미국 내 선입견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킨다는 표현이 동결보다 낫다. 중단시키면 그 사이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아직 거기까지 세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니다.”―비핵화 목표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모두 비핵화로 가는 하나의 프로세스다. ‘중단’한 뒤 계속 이어서 (핵능력을) 줄여 없앤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비핵화 논의는 파천황(破天荒)의 아이디어가 있는 게 아니다. 이미 과거에 다 제시된 내용이다.”―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고 했다.“실용외교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은 대외적 단절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단절의 정도를 보면 대남 단절이 대미 단절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 우리가 남북 관계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훨씬 작다. 북한의 핵 문제를 중단시키고 되돌려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의식에 따라 상대적으로 나은 입지에 있는 쪽, 먼저 움직이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괜찮다는 것이다.”―과거 ‘한반도 운전자론’과의 차이는….“한반도 운전자론은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메이커’는 한반도에서 비핵, 평화를 진전시키는 일이 시급한 상황에서 누가 주도하느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진전이 생기면 선순환의 에너지를 활용해 우리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나중엔 다자 포맷이 될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이 대통령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더 이상 어렵다’고 밝혔는데….“지금 새롭게 변화한 우리 주변 여건을 말한 것이다. 다만 중국은 역사적·지리적으로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중시한다. 미국 동맹국 중 중국 전승절에 국회의장급 인사를 파견하는 건 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한중 관계에 대한 중시가 반영된 것이다. 한중 관계는 한미동맹과 같을 수 없지만 여전히 중요하다.”―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당연히 생각을 해야 될 것이다. 새로운 관세 정책 등이 대두돼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도 그런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복안은….“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고맙다는 인식을 갖는 게 선순환이다. 우리가 ‘왜 사과 안 하느냐’고 하고 일본이 ‘더 이상 사과 못 하겠다’고 하면 이건 선순환이 아니다. 바람직한 사이클로 가는 게 과거 문제를 풀어가는 데 쉽지 않겠냐는 것이다.”―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는 글을 올렸는데….“이재명 정부는 법치주의에 따라 적법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인권·법의 지배 가치에 부합한다. 한국의 새 정부는 동맹의 가치를 방어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준비가 잘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 제기를 입력시킨 세력이 있고 이런 문제가 재발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알아보고 대처를 해나가려고 한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71)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합격 후 36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외교부 북미국장 겸 6자 회담 차석 대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내 ‘미국통’이자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실용외교위원장을 맡았고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올해 대선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총괄한 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통령실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직권 면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감사원이 7월 초 이 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은 상당히 엄중한 사안으로 (국가공무원법에) 직권 면직 사유가 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런 부분에서 검토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정치 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감사원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이 위원장에게 직권 면직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것. 앞서 감사원은 7월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같은 해 9, 10월 보수 유튜브 방송에 4차례 출연해 한 발언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방송에서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방송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주의 처분을 내리자 이 위원장을 정치 중립 위반으로 고발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을 직위 해제할 수 있으며 직위 해제를 받은 공무원에 대해선 직권 면직이 가능하다. 강 대변인은 또 이 위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MBC의 자회사 iMBC 주식 등에 대한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 관련성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MBC 재허가 직무 등에 관여한 것도 직권 면직 검토 사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 위원장의 관련 안건 심의 행위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2015년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MBC 사장 사퇴 전날인 2018년 1월 8일 법인카드로 빵 100만 원어치를 구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급한 정치 선동”이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박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공직 임명을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장관급)이 국무회의에 불참한 데 대해 “참석했다면 신상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휴가 신청은 제출했지만 대통령실의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통령실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직권 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 위원장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배제한 가운데 이 위원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인사 조치를 본격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 중립 위반 등 기소시 직권면직 수순 밟을 듯29일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위원장을 직권 면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경찰은 이 위원장과 관련한 추가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을 직위해제할 수 있다. 또 ‘능력 또는 근무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직권면직이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대통령실은 이 위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MBC의 자회사 iMBC 주식 등에 대한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 관련성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MBC 재허가 직무 등에 관여한 것이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는 공직지윤리위원회의 판단도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위원장은 또 2015년 대전 MB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MBC 사장 사퇴 전날인 2018년 1월 8일 법인카드로 빵 100만 원어치를 구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급한 정치 선동”이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장한 바 있다.감사원은 7월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같은 해 9, 10월 ‘펜앤마이크TV’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방송에 4차례 출연해 한 발언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일 방송에서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참 감사한 말씀이다. 그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9월 25일 방송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감사원은 “이 위원장은 기관장이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일반 공직자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가 요구되는데도 국가공무원법(제65조 4항)을 위반해 유튜브에 수차례 출연해 특정 정당을 직접 거명하며 이를 반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나타내는 발언을 하는 등으로 물의를 야기했다”고 판단했다.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에 4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위원장을 고발했다. 이후 민주당은 감사원 주의 처분 결과를 경찰에 추가 증거로 제출하며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 위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도 이어갔다.● 이진숙, 李정부 출범 후 정부·여당과 마찰 빚어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줄곧 정부·여당과 각을 세워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감사원 처분이 나온 다음날인 지난달 9일 국무회의 배석자 명단에서 이 위원장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감사원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개인적 정치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등 중립 의무를 반복해서 어겼다”고 밝혔다.특히 이 위원장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했던 방송 3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 정부는 방송, 언론 장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방통위 안을 만들어 보라고 업무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국무회의에서 이 위원장을 겨냥해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며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당시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 말미에 “한 말씀 드리겠다”며 발언하자 이 대통령은 “발언 그만하라”고 저지하기도 했다.이 위원장은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단계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했던 시기인 지난달 18일 여름휴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되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재난 대응 심각 단계에서 재난방송 컨트롤타워인 방통위원장의 휴가 신청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휴가 신청을 반려했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농축을 통해 우리도 연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왔다”며 “이번에 그런 방향으로 일단 협의하기로 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협정을 개정하든지 또는 다른 방법으로 미국과 합의하에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당국이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한국은 핵 폐기물 처리 비용과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산업적,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에 잘 설명해서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로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굳건한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이라며 “양국 정상의 신뢰는 한미 관계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협상의 구체적 사항을 담은 공식 문서인 이른바 ‘팩트시트(Factsheet·보도참고자료)’ 등이 작성되지 않은 데 대해 “전술적으로 시간을 가지는 게 나쁘지 않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협상이 빨리 되는 게 유리하다는 근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이후 통상·안보 당국은 회담이 끝난 뒤에 26일까지 미국 측과 정상회담 결과 문서 도출을 위한 문안 조율 등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등 관세 합의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 현대화 등 이번 회담의 핵심 현안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상 분야는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 안보 분야는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두터운 신뢰를 쌓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점이 뜻깊다”며 “한미 양국의 공동 비전을 상세히 논의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가정보원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1급 간부 20여 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이종석 국정원장이 취임한 이후 두 달 만이다. 통상 정권 교체 이후 1급 간부들을 전원 직무배제한 뒤 물갈이해 왔던 관행과 달리 이번 인사에선 윤석열 정부에서 보직됐던 일부 간부들이 유임됐다고 한다. 국정원은 2, 3급 인사 후속 인사도 순차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내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최근 20여 명의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국정원 1급 인사는 정치 보복 악순환을 끊겠다는 지휘부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정부처럼 1급 전원을 퇴진시키지 않고 업무 능력과 전문성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부를 유임시킨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조해왔던 실용주의 인사 기준 등이 첫 간부 인사에 고려됐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1급을 전원 대기 발령한 적도 있고 이것을 바라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고리를 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 잘하고 성과 내는 조직으로 만들고, 조직을 동요시키지는 않은 것이 지휘부 의지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김규현 당시 국정원장은 취임 직후 1급 간부를 모두 직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한 뒤 전원 교체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이었던 서훈 원장도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1급 간부들을 전원 교체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한미가 함께 항해할 새로운 기회로 가득한 바다의 새 이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국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서게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곧바로 현지 조선소를 시찰하면서 한미 조선협력 가속화 의지를 드러낸 것.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 동력이 된 마스가 프로젝트가 양국 조선업의 공동 발전과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창출하는 ‘윈윈’ 협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처음 건조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을 계기로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美해안벨트 곳곳에 조선업 다시 살아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명명식은 선박을 건조한 뒤 이름을 짓고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한화그룹은 미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민영 조선소로 운영되던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396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미 해양청으로부터 3억 달러(약 4100억 원) 규모의 국가안보다목적선 5척 건조를 의뢰받았고 이날 첫 선박 건조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한미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규정한 ‘존스법’ 등으로 미 조선업과 해군력이 쇠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해양 패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자국 조선업 부활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은 선박을 매우 잘 만들며 한국의 선박을 사랑한다”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우리는 하루에 한 척을 건조했는데 우리는 더 이상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 그건 말도 안 된다”라고 자국 조선업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차대전 승리를 이끈 50여 척의 군함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 포화에 고통받던 한국 국민을 구했다”면서 “그 함정들이 구해낸 한국 국민이 조선업 강국 신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했다. 명명식 이후 이 대통령은 안전모를 쓰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가 건조된 4번 독(dock) 등 조선소 현장을 둘러봤다. 4번 독은 길이 330m, 폭 45m 규모로 항공모함을 제외한 미 해군의 주력 함정 대부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방명록에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韓美 투자펀드 재원으로 50억 달러 추가 투자한화가 필리조선소에 투자하기로 한 50억 달러의 투자 재원은 한미가 관세협상을 통해 조성하기로 한 1500억 달러 규모(약 209조 원)의 조선협력 투자펀드다. 한화 관계자는 “1500억 달러 펀드의 조성 방법이 구체화되면 자금을 투입해 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서 39만 ㎡(약 12만 평) 규모로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독 2개, 안벽 3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연 1∼1.5척 수준인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능력을 20척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필리조선소는 이날 한화그룹의 미 현지 해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으로부터 선박 11척 수주도 받았다. 향후 미국산 에너지를 수출할 때 미국 선박 사용을 의무화할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발주를 한 것.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 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필라델피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트럼프 시대의 통상 협상의 뉴노멀은 계속 끊임없이 논의하고 또 논의하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하나가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협상의 과정 속에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과 함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3실장 공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새로운 문제가 또 제기될지 모르기 때문에 협상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위 실장은 “경제 통상 분야의 안정화가 한 단계 더 진전되는 의미가 있었다”며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에 대해 정상 차원의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후속 협의가 더 진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무역협상 원래 합의대로 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포고문 서명식에서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질문에 “합의가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했다”며 “그래서 원래 합의한 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기존 합의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상당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대신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투자 분야 선정, 수익 배분 등을 두고 한국에 추가 요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투자 펀드의 대부분을 대출과 보증 중심의 금융패키지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직접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어진 실무협상에서도 한미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미국에선 한때 정상회담 취소는 물론이고 관세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합의를 맺더라도 이행 평가를 통해 언제든 관세를 다시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이미 큰 틀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상황에서 저희로서도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관세 협상의 큰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훌륭한 인물(very good guy)이다”라며 “이번 합의는 한국이 체결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규모(the biggest deal)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무역 협정”이라고 했다.● 대미 직접 투자 확대, 농축산물 개방 요구는 이어질 듯 다만 관세 협상 문서화를 위한 후속 협상 과정에서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상무장관으로서 제가 하는 일은 이 파트너십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의 대미 투자를 더욱 확대했으면 좋겠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접근도 늘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해 “법적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합의했다”며 “미국 측은 미국이 구상하는 대로 마무리를 희망할 것이고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MOU가 실제 작동 가능한 방식으로 여러 사항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대출과 보증 방식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직접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투자도 한국 측은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계속될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에서는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며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 혁신가를 위해 시장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농축산물 관련 추가 개방은 없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회담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아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수제 맞춤형 골프채(퍼터)와 거북선 모형,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카우보이 모자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감안하면서 한미 협력을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골프채는 국내 브랜드 ‘골드파이브’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장 등 체형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80만 원 상당의 퍼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각인됐다. 이 제품은 라이언5 투어 플래티넘 모델로 헤드 무게 360g에 길이 34인치, 가죽 그립을 장착한 일자형 퍼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45대 대통령에 이어 47대 대통령을 지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숫자 ‘45’와 ‘47’을 새겼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백영길 골드파이브 공동대표는 26일 통화에서 “6월 중순경 자신을 사업가라 밝힌 A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기 위한 퍼터 제작을 요청했다”며 “우리가 퍼터를 제작했고, 이니셜 각인은 전문 레이저 가공업체에서 했다”고 말했다.가로 30cm, 세로 25cm 크기의 거북선 모형은 기계조립 명장인 HD현대 오정철 기장이 제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우리 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마가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던 야구 모자 형태가 아닌 카우보이 모자 형태로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까지 2개를 제작해 전달했다.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청’으로 본인의 서명 펜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을 작성할 때 펜에 관심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펜은 대통령님의 것이냐”라고 물으며 “좋다(nice)”를 연발했다. 이어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I like it).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 것”이라고 답하며 양손을 들며 가져가도 좋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펜이다. 괜찮으시면 제가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흔쾌히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을 들어보이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을 아주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했다. 펜은 대통령실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제나일’이란 업체에 맡겨 제작했다. 이 업체는 가구를 만들던 청년들이 차린 수제 만년필 공방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을 마친 뒤 참석자들을 ‘기프트 룸’으로 안내해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도록 했고 자신의 기념 동전과 함께 마가 모자와 골프공, 셔츠용 핀 등에 직접 사인을 해줬다고 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해 “더 이상 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히면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은 한미 동맹 강화를 중심으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밀접한 한중 경제 관계에 따라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것과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안미경중 불가 입장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일각에선 이 대통령에 대해 ‘친중·반미’로 평가하는 시각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에 전향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 “중국과 지리적 불가피한 관계 관리하는 수준” 이 대통령의 안미경중 발언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나왔다. 이날 강연에는 척 헤이글·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과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 제임스 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월터 샤프·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조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존 햄리 CSIS 회장은 이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마치자 “일부 사람들은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중국으로 기울고, 안보는 미국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한다”며 “또 (이) 대통령에 대해 너무 ‘친중(pro-China)’적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일종의 강력한 견제정책, 심하게 얘기하면 봉쇄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런 입장을 가져왔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유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에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미국의 정책이 명확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한국도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순 없는 상태가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우리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기 때문에 거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 이제는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와 첨단 기술 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국이 더 이상 안미경중 기조를 이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다만 이 대통령은 “미국도 중국과 기본적으로 경쟁하고 대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에 대해 협력하는 게 사실”이라며 미중, 한중 관계의 공통점을 부각했다. 정부 소식통은 “신정부가 가치외교 대신 실용외교를 택한 게 미중 간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 중심의 외교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조야 ‘친중-반미’ 이미지 불식 집중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한 ‘친중-반미’ 낙인찍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안팎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아시아 동맹국을 겨냥해 안미경중 기조를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심화시킨다”며 “경제와 안보를 이원화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현 정부 기조를 고려할 때 대중 외교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협상 상황에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립서비스일 수 있지만 중국의 생각을 어디까지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다음 달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국 ‘전승절’ 방중 등의 계기에 당장 어떤 메시지를 낼지 복잡해질 수 있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 온 ‘동맹 현대화’를 수용해 한국이 북한 대응 등 한반도 안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한 것. 특히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은 물론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비 지출 증액을 요구해 온 가운데 이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동맹 부담 분담(burden sharing) 확대를 약속한 것. 다만 이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밝힌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으면서 후속 협상으로 미뤄지게 됐다.● “동맹 현대화 큰 방향에서 의견 일치” 이 대통령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국방비 지출 증액 방침을 밝히며 “한국은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증액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먼저 거론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 현대화의 주안점은 변화하는 주변 정세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을) 현대화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현대화한다는 것”이라며 “큰 방향에서는 의견의 일치가 이뤄지고 있다.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아시아 동맹국에 나토 회원국과 같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 지출을 확대할 것을 요구해 왔다. 중국을 제외한 북한,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동맹국들의 자체 국방력을 높이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정부는 단계적 국방비 증액 계획과 함께 민군 연구개발(R&D) 등 안보 간접 비용을 합쳐 순차적으로 5% 기준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언급한 미국산 무기 구매도 동맹 현대화의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위 실장은 “무기 구매 요구까지 있진 않았지만 미국 방산업 중에서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대한 언급들은 있었다”면서 “우리는 첨단 등 꼭 필요한 무기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간 의견에 일치가 있었다”고 했다. ● 주한미군 재편은 실무 협의로 넘겨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아 향후 실무 협상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공개 지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과 대북 대비태세 악화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24일 기내 브리핑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주한미군 규모와 전력 재조정 문제도 이번 회담 의제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한국이 과거처럼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안미경중 노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못 박으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외 정책이 미국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이후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존 햄리 소장과 가진 대담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심하게 얘기하면 봉쇄정책을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입장을 가져온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이 명확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한국도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됐다”며 “이제는 미국의 이런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윤석열 행정부의 ‘가치외교’를 비판하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내걸었지만 한중 경제 밀착은 더 이상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려는 전략을 포기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다만 이 대통령은 “미국도 중국과 기본적으로 경쟁하고, 심하게는 대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에 대해선 협력하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도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3자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3자 협력에 중점을 둔다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의 비’에 헌화하는 일정으로 방미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해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한국 정부가 수여해왔던 ‘평화의 사도 메달’ 기념패를 기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생존 용사에게 수여하던 메달을 전사자에게도 수여하는 의미를 담는 것.이 대통령의 평화의 사도 메달 기념패 기증은 미국의 보훈 성지인 알링턴 국립묘지에 외국 정상이 방문할 경우 전시실에 기념물을 기증하는 관행에 따라 추진됐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제1·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전사한 참전용사 및 가족 약 40만 명이 잠들어 있는 미국 최대 국립묘지 중 하나다.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식 직후 이 곳을 찾아 임기를 시작하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한국 대통령들도 첫 방미 일정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앞서 2021년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도 임기 중 처음으로 이 곳을 방문해 우리 군 유해발굴단이 발굴한 6·25전쟁 참전용사 유품으로 만든 기념패를 기증했다.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무명용사를 기리는 패를 전달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평화의 사도 메달을 1975년부터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수여해왔다. 지금까지 약 3만 명에게 수여됐다.이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후 26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 것. 독립운동가 서재필(1864∼1951) 선생의 기념관을 한국 대통령이 찾는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