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혁

전남혁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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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영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알차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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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5-16~2024-06-15
산업43%
경제일반23%
기업11%
인사일반6%
사회일반6%
모바일/인터넷3%
게임3%
중국3%
우주/천체2%
  • ‘딤플 설계’ 적용한 소음 저감 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갖춘 신제품 전기차용 타이어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낮은 회전 저항, 저소음, 높은 접지력과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핸들링과 같은 드라이빙 퍼포먼스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마제스티9 EV SOLUS TA91’과 ‘크루젠 EV HP71’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분산 정밀 실리카가 적용된 최적의 컴파운드를 사용했고, 일반 제품 대비 마모 성능과 제동력 등을 개선해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타이어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딤플 설계’로 분산하는 ‘타이어 소음 저감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타이어 내부에 폼(Foam)이 부착된 공명음 저감 타이어를 옵션 사항으로 넣어 선택폭을 넓힌 것도 특징이다. 공명음 저감 타이어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며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킨 저소음 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타이어 소금 저감 신기술인 ‘K-사일런스 시스템’을 개발해 흡음재의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해외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기아 ‘EV6’를 비롯해 폴크스바겐의 ‘ID.4 크로즈’ 차량에 크루젠 EV HP71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이 국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제에서 회전저항계수 1등급을 획득했으며 주행 능력뿐 아니라 연비 감축으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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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마케팅 플랫폼, 광고효과 톡톡

    LG CNS는 인공지능(AI)과 수학적 최적화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 ‘MOP’를 통해 마케팅·광고 분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MOP는 고객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위해 포털 검색광고, 쇼핑 검색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등을 최적화하는 플랫폼이다. 고객사는 MOP를 통해 광고 비용 효율을 높이며 24시간 광고 운영이 가능하고, 동일한 광고비로 더 많은 구매 전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MOP의 차별화된 측면은 AI와 수학적 최적화 방식이다. MOP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에서 고객사의 광고 실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후 탑재된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광고 실적 예측 모델을 생성한다. 마케팅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예측 모델을 조합해 활용하는 AI 앙상블 기술도 플랫폼에 적용했다. 수학적 최적화 기술은 현재 가진 자원과 변수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최대 효율을 내는 답을 찾는 기술이다. 광고 효과가 높은 노출 위치, 시간대, 빈도 등을 고려해 광고 예산 분배와 최적 입찰가를 선정하고, 자동 입찰까지 실시한다.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100여 개 고객사에 MOP를 제공한 결과, A 건강기능식품 기업은 광고비 대비 매출액이 30.1% 향상됐으며, C 제조기업은 광고 노출 빈도수 15.3% 상승, 검색 광고 단가 12.9%를 절감하는 효과를 검증했다. LG CNS는 MOP를 통해 노동집약적 광고 운영 체계를 변화하고, 고객의 광고 퍼포먼스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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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로레알-유네스코 女과학자상’… 박현성 교수 학술진흥상 수상

    박현성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교수(사진)가 ‘제22회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암 및 혈관질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총 63편의 논문을 국제 저명 학술지에 발표했으며 국외특허등록 3건, 국내특허등록 8건을 가졌다.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부문에는 △박한슬 충북대 제약학과 조교수 △윤이나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선임연구원 △김자영 연세대 의과대학 조교수 △김민경 경북대 지구시스템학부 조교수가 선정됐다. 학술진흥상 수상자와 펠로십 수상자에게는 각각 연구지원비 3000만 원과 500만 원이 수여된다. 로레알코리아는 2002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공동으로 우수 여성 과학자를 선정 및 시상해 오고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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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료 아낀 달 궤도선 ‘다누리’, 임무기간 2년 연장한다

    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의 임무기간이 올해 말에서 2025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됐다. 성공적인 발사와 항행 덕분에 연료 사용을 예상보다 약 30kg가량 절약한 덕분이다. 다누리는 질소와 수소로 만들어진 액체상태 화합물인 ‘하이드라진’을 연료로 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달 탐사 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올해 1월 시작된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당초계획인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말 임무궤도 진입 후 다누리의 잔여연료량은 약 86kg이다. 연간 연료사용량이 약 26~30kg인 것을 고려하면 2년의 임무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5년에는 태양광발전이 불가능한 개기월식이 두 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수행이 조기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다누리는 올해 12월까지 당초 계획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장된 기간 중에는 영상 획득 지역을 확대하고 보완관측 및 추가 검증시험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말까지 달 착륙 후보지 43곳을 촬영하는데, 임무연장기간에는 50곳 이상의 달 착륙 후보지를 추가 촬영한다. 다누리가 획득한 탐사자료는 2026년까지 달 착륙 후보지의 3차원 지형영상, 달 표면 원소·자원 지도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고, 국내 연구자들이 융합연구를 수행하는데도 활용될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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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AI반도체 실증센터에 1000억 투입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실증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약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경기 성남시 NHN클라우드 본사에서 ‘제3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사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 회사가 만든 NPU의 전반적인 성능을 실증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AI 서비스에 엔비디아가 약 90%의 시장을 점유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사용된다. 인간의 신경망을 본떠 만든 NPU는 AI 서비스에 특화됐지만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국산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험검증 환경 조성을 위해 2024년까지 광주 AI 집적 단지에 19.95페타플롭스(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회의 연산을 하는 단위) 규모의 공공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민간에도 동일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참여하며 리벨리온,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등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자사의 반도체 칩을 제공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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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국산 AI반도체 성능 실증 위해 1000억원 투입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실증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약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경기도 성남 NHN클라우드 본사에서 ‘제3차 AI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이번 발표의 핵심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사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 회사가 만든 NPU의 전반적인 성능을 실증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AI 서비스에 엔비디아가 약 90%의 시장을 점유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사용된다. 인간의 신경망을 본 따 만든 NPU는 AI 서비스에 특화됐지만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국산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험검증 환경조성을 위해 2024년까지 광주 AI집적 단지에 19.95페타클롭스(1페타플롭스는 1초 당 1000조 회의 연산을 하는 단위) 규모의 공공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민간에도 동일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참여하며, 리벨리온,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등 국내 AI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자사의 반도체 칩을 제공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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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플 롤러코스터’-현실판 ‘배그’… 테마파크 사업 나선 게임사들

    “현실에서 메이플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 중입니다. 메이플스토리 콘셉트의 롤러코스터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달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넥슨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맞아 열린 쇼케이스 행사장에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가 메이플스토리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계획을 밝혔다. 그간 식품, 굿즈 등으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온 게임사들이 이용자의 게임 몰입도를 확장하기 위해 테마파크 사업에 속속 진출하자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 롤러코스터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기존 놀이공원에 게임 IP를 적용한 놀이기구를 만들거나 게임 콘셉트의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5월 롯데월드에 ‘현실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월드에이전트’ 어트랙션을 선보였다. 거대한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떨어지는 과정부터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총싸움까지 게임경험을 현실세계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배틀그라운드 어트랙션의 탑승 경험과 몰입감 등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도 현재 중국 상하이, 광저우 등에 자사의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비중이 높아 게이머 외에 비게이머도 유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층의 비유저 고객도 IP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테마파크 사업이 오프라인 마케팅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IP는 게임사의 홍보 효과뿐 아니라 국내 테마파크의 ‘콘텐츠 몰입도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테마파크는 강력한 IP로 충성도 높은 관광객을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글로벌 테마파크와 비교해 스토리텔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롯데월드 측은 “게임 IP를 활용해 테마파크에 새로운 세계관과 방대한 스토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마파크 이용자 수요가 단순히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것에서 가상현실(VR)이나 확장현실(XR)을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으로 확장되고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접근성이 높은 게임사와 테마파크의 협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과 올해 2월 각각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할리우드가 닌텐도 ‘마리오’ 세계관을 적용한 ‘슈퍼 닌텐도 월드’를 개장한 게 대표적이다.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어트랙션이나 체험공간을 구축하고 VR장비를 통해 게임 속 캐릭터들과 직접 레이싱을 즐기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현실공간에 숨겨진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실제 게임을 하듯 정보기술(IT)과 경쟁요소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VR, XR 기술들의 테마파크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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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톡 업데이트 버전에서 ‘사진·영상 파일 전송’ 오류 발생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진행한 일부 사용자들이 파일을 전송하지 못하거나 내려받은 파일을 확인하지 못하는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20일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모바일 버전 10.2.5를 설치한 일부 사용자들이 사진, 문서, 동영상 파일 등을 전송하지 못하는 오류를 겪었다. 카카오는 문제를 인지한 직후인 20일 저녁부터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21일 5시 25분 현재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한 사용자 중 일부는 전송받은 파일을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확인하지 못하는 오류를 겪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전송받은 파일은 카카오톡 앱이 아닌 한컴뷰어 등 다른 앱을 사용하면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로 오류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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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섬유형 온도센서 개발… “100번 세탁해도 성능 유지”

    국내 연구진이 ‘입을 수 있는’ 고성능 온도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물리적 자극에도 쉽게 고장나지 않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섬유형 온도센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에는 얇은 실 형태의 직물에 특수한 코팅을 입혀야 해 대량 생산이 어렵고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부족했다. 연구진은 생산력을 높이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나노 입자 등을 활용해 온도 측정이 가능한 특수 물질을 미리 만들고 이를 실처럼 얇게 뽑아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기존에 실과 같은 일반적 직물을 코팅 처리해 온도센서로 만들었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얇고 세밀한 물질을 특수한 구조로 만들긴 어렵지만 비교적 넓은 면적의 물질은 원하는 구조로 만들기 쉽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센서는 1000회의 온도 자극과 굽힘 자극에도 성능이 변하지 않았으며, 100회 세탁을 진행했을 때도 안정성이 유지됐다. 박 교수는 “제작된 센서를 스마트 의류에 결합해 헬스케어 분야뿐 아니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메타버스 분야 등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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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웹툰, 10초면 뚝딱… “학습해 베낀것 거부를” “창작 도구로 활용할만”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작업실. 웹툰 ‘지옥에서 독식’을 그린 김동훈 작가가 대형 태블릿PC 앞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었다. 밑그림을 만든 뒤 선을 따고 채색과 명암까지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5시간. 옆에 있던 박광철 작가(한국만화가협회 이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같은 작업을 해보겠다며 ‘노블AI’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입력창에 영문으로 ‘남성 1명, 파란 넥타이’ 등 20여 개의 명령어를 쓰자 10초 만에 김 작가 그림과 비슷한 이미지가 여러 장 생성됐다. 김 작가는 “그림을 안 그려도 그림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됐다. AI가 창작자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AI 기술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두려워하기만 하면 한순간에 업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했다. AI가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작의 세계마저 빠르게 잠식하면서 창작의 개념과 AI 활용 범위를 두고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AI 웹툰에 대해 국내 여러 독자는 “결국 누군가의 그림을 베낀 것”이라며 보이콧(거부운동)에 나섰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는 16일(현지 시간) AI로만 만든 노래는 수상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I를 창작 활동의 보조 도구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창작개념 뿌리째 흔들… 그래미 “AI가 만든 노래 수상자격 없다” 작가들, 네이버의 ‘AI 페인터’ 활용14개월 동안 웹툰 72만장 채색AI로 제작한 음원 출시도 앞둬“저작권 침해 논란… 사회적 합의 필요” 박 이사는 “AI 기술이 태생적으로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를 떠나서 창작자들이 AI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AI에 대응하고 준비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개발이 고도화하며 이를 활용한 창작 활동이 활발해지자 AI를 주요한 창작 도구 중 하나로 인정해야 할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미 보편화된 AI… 거부감은 여전 창작 생태계에서 AI 기술은 더 이상 새롭고 생소한 도구가 아니다. 웹툰 업계에서는 노블AI 등 새로운 웹툰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형 AI부터 작가를 보조해주는 수준의 기능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2021년 10월 출시한 ‘AI 페인터’는 웹툰 30만 장의 데이터를 추출해 학습한 AI가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배경 등에 자연스럽게 색상을 입혀주는 기능을 갖췄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출시 후 약 1년 2개월간 작가들이 웹툰 72만 장을 AI 페인터로 채색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AI 기술로 (작가들의) 작업 시간이 기존 대비 30∼50%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원 창작 분야에서도 AI 기술 활용이 보편화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김승수 KSS뮤직 프로듀서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미 AI 보컬 기술을 활용해 음원 제작 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도 줄이고 있다”고 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 엔터아츠는 AI로 제작한 멜로디와 보컬을 입힌 음원을 완성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게임 업계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활로를 찾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문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부 창작자까지 창작물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여전히 작지 않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에 지난달 22일 처음 공개된 작품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AI를 활용해 보정 작업을 거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권혁주 한국웹툰작가협회장은 “현재 웹툰 창작자의 절반 정도는 AI에 대해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을 내비치는 분위기”라며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누군가의 저작권 침해, 사회적 합의 만들어야” AI 활용이 결국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게 된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웹툰, 음원 등 창작 생태계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AI가 콘텐츠를 직접 생성하기까지는 기존 창작물을 대규모로 학습하는 과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글로벌 AI 기업이 창작자들에게 동의를 얻는 세부 절차를 생략하고 정당한 대가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위원장은 “누가 봐도 특정 작가의 독창적인 그림을 베껴낸 듯한 AI 창작물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걸 어디서 어떻게 학습시켰는지, 기존 창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의 플랫폼에선 AI로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뒤 다른 노래를 부르도록 한 음원이 논란을 빚고 있다. 올해 4월 4일 유명 가수 드레이크와 위켄드가 함께 부른 것처럼 보이는 신곡이 올라왔다가 AI로 만든 가짜 음원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플랫폼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은 “아티스트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AI 기술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삭제 조치를 요구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침해 논란을 법령으로 규제하기 위한 국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9월까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응준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부회장은 “AI의 저작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나뉘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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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회 “빅테크, 망사용료 부담해야”

    인터넷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글로벌 통신사와 빅테크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회가 빅테크의 망 사용료 부담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이 빅테크에 데이터 트래픽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EU의 ‘기가비트 연결법’(가칭) 통과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정기여, 즉 망 이용료 부담을 위한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3일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2022 경쟁 정책 연례 보고서’에 포함돼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를 얻었다. 202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0년 내 유럽의 디지털 전환과 통신망 연결을 가속화하겠다는 내용의 ‘2030 디지털 컴퍼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대규모 트래픽 기업들이 통신망 구축에 적절한 자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유럽의 일류 디지털 사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EC가 올해 하반기(7∼12월) 유럽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가비트 연결법’ 입법 과정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EC의 발의 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동의 등이 필요한데, 그 한 축인 유럽의회가 법 통과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이다.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의안 채택이 특정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 통과에 필요한 여론 형성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넷플릭스가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 방한 일정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가 방한 기간 중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2월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연사로 나서 “통신사에 대한 세금은 콘텐츠 투자를 위축시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망 투자 요구’에 반박한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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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주도 ‘AI 연합체’에 스타트업 4곳 추가 합류

    SK텔레콤은 자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사업 연합체 ‘K-AI얼라이언스’에 4개 기업이 추가로 합류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미국 현지법인 SKT아메리카에서 ‘K-AI얼라이언스 유나이트’ 행사를 열고 회원사 대표들과 글로벌 AI 전략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SK텔레콤 주요 경영진도 참석했다. SK텔레콤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AI 사업에서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기 위한 ‘K-AI얼라이언스’를 출범한 바 있다. 팬텀AI,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등 7개 기업이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이번 합류로 K-AI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11개로 늘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기업은 챗봇 ‘이루다’ 개발사로 유명한 스캐터랩,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씨메스’,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용 AI 전문기업 ‘마키나락스’, AI 개발 플랫폼 기업 ‘프렌들리에이아이’ 등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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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컴퓨터 계산능력, 슈퍼컴퓨터 뛰어넘었다”

    IBM이 자사의 양자 컴퓨터가 100큐비트 이상의 규모에서 일반적인 방식의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를 입증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기존의 컴퓨터를 뛰어넘기 위해 1000큐비트 이상의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여 100큐비트 규모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일반적인 컴퓨터가 정보의 기본 단위로 0과 1로 표현되는 ‘비트’를 쓰는 데 비해 양자 컴퓨터는 0과 1의 조합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한다. 2비트짜리 고전(일반) 컴퓨터는 00, 01, 10, 11의 조합을 처리할 때 4번 동작해야 하지만 2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속도가 4배 빠르다. 비트 수가 많을수록 계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문제는 이 큐비트가 서로 간에 간섭을 미치는 ‘노이즈’ 현상 때문에 이론적인 계산 속도가 빨라도 더 높은 연산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양자로 구성된 큐비트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진동, 즉 노이즈에 따라 오류가 발생한다. 이에 학계와 업계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어떻게 노이즈를 줄이고 고전 컴퓨터보다 유용하게 쓰일지가 관심사였다. IBM 연구진은 127큐비트의 자사 ‘이글 양자 컴퓨터’가 같은 문제를 수천 번 풀도록 했다. 이후 각각의 사례마다 노이즈 발생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다시 컴퓨터에 학습시켜 노이즈를 줄여 나갔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양자정보응용연구팀장은 “기존에는 큐비트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노이즈 등 오류가 많아 성능이 제한됐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양자 컴퓨터가 (모든 영역에서) 고전 컴퓨터를 뛰어넘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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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3시간분량 앵커 목소리 학습시키자, “다누리호 화성 탐사” 허위 리포트 생성

    “목적지는 화성입니다. 탐사선 이름은 국민 공모로 정해진 다누리. 화성을 마음껏 누리고 오라는 뜻이죠.”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형남공학관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뉴스 리포트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명 방송사의 메인뉴스 앵커 A 씨. A 앵커는 “화성을 우리 손으로 탐사하다니 꿈같은 일”이라며 뉴스 리포트를 이어갔다. 언뜻 들으면 실제 뉴스 같은 이 리포트는 사실 앵커의 목소리를 정수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편집한 허위 조작 정보다. 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의 목적지를 화성으로 바꾼 것이다. 조작 정보가 만들어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대선의 투표 결과를 뒤바꾼 내용이나, 북한 정찰위성 발사 성공 여부와 경로를 조작한 허위 정보를 입력하자 10초 만에 조작된 목소리가 생성됐다. 연구팀은 “개발자 누구나 활용하도록 공개된 음성 합성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위 목소리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유튜브 등에 공개된 A 앵커의 3시간 분량 기존 방송 리포트가 전부였다. A 앵커뿐만 아니라 모든 뉴스 진행자와 기자, 정치인, 인플루언서 등에 해당되는 얘기다. 인지도가 높아 노출된 목소리, 영상이 많을수록 허위 정보 제작은 더 빠르고 정교하게 이뤄질 수 있다. AI 서비스 상용화로 음성과 이미지, 영상을 조작해 허위 정보를 만들어 배포하는 게 쉬워지며 온라인 소통과 토론을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가 위협 받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탐지 업체인 미국 딥미디어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50만 개의 조작된 음성과 영상이 공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은 이미 허위 정보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캠프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AI 기술로 조작한 사진을 포함시켰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0개월 앞둔 한국 역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기술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미 의회의 AI 청문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상원의원들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100% 가짜” 美대선 허위뉴스에 잡음 넣고 판독하자 “100% 진짜” 생성형 AI 기술 빠르게 발전… “합성 여부 100% 검증 불가능”대선 앞둔 美정치권도 혼란 가중트럼프 “CNN앵커, 날 비판” 영상CNN 확인 결과 ‘AI 조작 영상’‘1분.’ 지난해 8월 공개된 ‘다누리’ 탐사선 관련 뉴스 리포트 영상의 배경 이미지를 ‘달’에서 ‘화성’으로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이다. 방법은 간단했다. 국내 기업의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접속해 뉴스 캡처 이미지를 올리고 뉴스 화면의 달 배경을 까맣게 덧칠한 뒤 ‘Mars’를 입력했다. 그러자 AI는 뉴스 캡처 화면에 화성 표면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생성해 채워 넣었다. 여기에 AI가 조작한 앵커의 음성을 입히면 한국이 달을 넘어 화성 궤도까지 갈 수 있는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다는 그럴듯한 허위 정보가 만들어진다. 포토샵 등 전문적인 편집 프로그램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 “생성형 AI 기술 악용한 허위 정보 폭증 우려”AI로 만들어지는 허위 정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발전에 따라 숙련되지 않은 일반 이용자들도 고품질의 조작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픈AI의 ‘달리(DALL·E)2’나 스타트업 ‘미드저니’ 등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쓰면 간단한 명령어 입력만으로 이미지의 배경이나 자막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이용자가 유명인의 얼굴을 딥페이크 방식으로 자신에게 덧씌워 실시간으로 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술도 이미 공개돼 있다. 차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미국 정치권에선 AI를 이 같은 방식으로 활용해 만든 각종 허위 정보가 퍼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앤더슨 쿠퍼 CNN 앵커가 자신을 비속어와 함께 비판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CNN 확인 결과 이는 AI로 음성 등을 조작한 영상이었다. 아예 AI를 이용해 만든 허위 정보들로 채워진 웹사이트도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뉴스가드에 따르면 8일 허위 정보 유통 웹사이트는 150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 뉴스가드의 지난달 초 첫 조사(49개) 때보다 3배 이상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스티븐 브릴 뉴스가드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AI를 활용하면 사이트 제작 비용이 훨씬 저렴해지고 더 많이 (허위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 논의에도 100% 검증은 불가능”지난해 20대 대선 당시 여야 후보는 AI 기술을 유세에 사용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 정치 진영이나 지지층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허위 정보를 만드는 건 쉬워졌지만 이를 판별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수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을 통해 미국 대선 관련 허위 정보에 약간의 잡음을 추가한 뒤 현장에서 음성 합성 판독 프로그램을 사용하자 ‘진짜 확률 100%’라는 결과가 나왔다. 잡음을 추가하기 전 ‘허위 확률 100%’라고 나왔던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AI 합성 여부는 억양이나 숨소리 등을 통해 확인하는데 잡음이 이를 교란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잡음을 추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초에 불과했다. AI 합성 영상도 마찬가지다. 과거 AI 합성 영상은 일반 이용자가 봐도 인물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돌릴 때 눈코입 배치가 어색한 사례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 이용자가 금방 분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올라섰다.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규제 입법에 앞서 AI를 악용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기 위한 공동 행동강령 마련에 착수했다. 행동강령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학계와 업계에선 AI 생성 콘텐츠를 표시하는 워터마킹(불법복제 방지 무늬) 의무화 방안과 외부 감사 의무화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AI로 워터마크를 삭제하는 기술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상원은 2019년 공직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딥페이크 영상의 제작과 배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선거 국면에서) AI로 만든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져 유권자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순식간이며 돌이킬 수 없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AI 기술이 민주주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도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수원=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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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호보다 성능 3배 높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 본격화한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며 우주항공 연구개발(R&D)과 관련 산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당장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상용위성 발사의 성공으로 인공위성 제작·활용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책임자 선정 앞둔 차세대 발사체… 터보펌프, 엔진 연소 등 성능 개선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4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30년 달 궤도를 목표로 1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1단 로켓엔 100t급 엔진 5기를 장착할 예정인데, 75t급 엔진 4기를 장착한 누리호보다 3배 이상 성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와 달리 달·화성 탐사에 1∼1.8t의 탑재체 투입도 가능하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책임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사업 책임자 후보 7명을 과기부에 추천했다. 누리호 사업을 이끈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사업 책임자 지원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책임자가 정해지면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 설계와 제작을 맡을 민간 기업도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는 2차 발사 이후 제작, 시험평가, 운영 등을 맡을 체계종합기업이 정해졌지만 차세대 발사체 사업은 설계 단계부터 체계종합기업이 참여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와 달리 민간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이 없다. 사업 초기부터 민간과 공공의 공동 설계, 공동 책임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기부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책임자 선임을 7월까지 마무리짓고, 체계종합기업 공고는 8월에 진행해 10월 중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누리호 체계종합기업 선정에서 경쟁한 바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다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발사체는 규모뿐만 아니라 투입되는 각종 기술도 누리호와 차이가 있다. 가장 차이가 두드러지는 부분은 엔진 시스템이다. 발사체 엔진의 핵심 기술은 ‘터보펌프’다. 터보펌프는 발사체 내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누리호의 경우 이 터보펌프를 돌리는 데 사용되는 가스를 그대로 배출하는 데 비해 차세대 발사체는 이 연소가스도 다시 엔진 연소에 사용한다. 이에 따라 엔진 성능이 10%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현재 누리호의 75t 엔진 연소 시간은 300초에 미치지 못하는데, 차세대 발사체 엔진은 330초가 목표 연소 시간”이라고 밝혔다. 또 차세대 발사체는 재사용 발사의 기반이 되는 재점화나 추력 조절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위성 제작 등 우주산업 전반에 활기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우주 산업 전반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번 발사에 투입된 위성을 제작한 국내 기업의 사업 진행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서 자사 큐브위성을 쏘아올려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시킨 ‘루미르’는 과기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 사업인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사업 중간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 사업에서 8개 기업을 선발하고, 각 기업들의 초소형 위성 시험설계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바 있다. 루미르는 최근 이 평가를 통과해 실제 시제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13억 원가량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가시광선뿐 아니라 자외선 영역까지 관측해 대상의 형태뿐 아니라 성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초소형 초분광 위성을 개발할 예정이다. 루미르 관계자는 “2026년 시제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위성을 국내 발사체로 쏠 수 있다는 게 검증되면서 국내에서 우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존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 ‘세종1호’를 발사한 한컴인스페이스는 미국의 스페이스X를 통해 위성을 발사했는데, 이번 성공을 기점으로 국내 발사체가 상용화된다면 이러한 기업들의 비용 지출 등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국내 발사체를 통해 (위성 등을) 발사한다면 번거로운 해외 이송 등 해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체 발사체를 보유한다는 것은 우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자립을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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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온 ‘챗GPT 아버지’ 올트먼 “韓과 AI반도체 협력 원해”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역량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의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고, 반도체 개발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습니다.” ‘챗(Chat)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9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과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올트먼 대표가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에 관심을 표시하면서 AI반도체 공동 개발, 국내 스타트업 투자 등 관련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 AI 활성화 위한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늘려라” 올트먼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파이어사이드 챗(노변담화)’ 행사에 참석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내 AI 스타트업 120여 곳을 만났다. 이날 오후에는 일반 청중 약 1000명과 대담한 데 이어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도 면담했다. 이날 올트먼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집중할 분야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AI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양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AI는 현재 대만 반도체도 많이 쓰지만 대만이 계속 반도체를 공급해도 수요를 맞추려면 한국의 반도체가 필요하고, 그래서 한국과의 협력을 여러 나라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메시지로는 “첫째, AI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늘릴 것, 둘째, 기업 규제를 없애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셋째, 국제 규범을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 제조 역량 등 AI가 발전할 수 있는 자산을 이미 많이 갖고 있고, 한국 스타트업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한국에 글로벌 기업들이 있는 것도 큰 자산으로, 이미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에 대해 그는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싶다”며 “오픈AI 펀드 규모를 확대해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함께 방한한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회장(공동 창업자)은 “한국의 챗GPT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으로 많다”고도 했다. 중기부 측은 “오픈AI의 개발자 워크숍을 한국 스타트업을 위해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픈AI 전용 반도체 등 AI 반도체 공동 개발을 위한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대표는 오픈AI 한국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아직 일본사무소를 개소하진 않았는데, 한국도 알아보고 싶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술 발전의 황금시대 맞이할 것” 올트먼 대표와 브로크먼 회장,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가 참석한 오후 강연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AI 시대 직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올트먼 대표는 “AI가 노동을 변화시키겠지만 인간의 창의력 자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생길 수 있는 디지털 격차 문제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AI 시대 학생은 뭘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은 기술 발전의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며 “기술과 함께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적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올트먼 대표의 이번 방한으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의 협력이 가속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AI 전용 반도체’ 연구개발, 제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알밤’의 김정은 대표는 “챗GPT를 쓰는 스타트업은 오픈AI에 일종의 고객”이라며 “대기업이 할 수 없는 디테일한 서비스에 스타트업만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해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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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CEO 요건서 ‘ICT 전문성’ 삭제 논란

    넉 달째 경영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가 9일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개정안에서 CEO 자격 요건에 있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ICT 산업에 관련 없는 정부 관련 인사도 CEO 후보군에 오를 수 있는 ‘정부 낙하산 인사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KT가 9일 발표한 정관 개정안의 CEO 자격 요건은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이다. 기존 정관에 명시됐던 ‘ICT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산업 전문성’으로 확대·완화시켰다. KT 소수 노조인 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CEO 후보자의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하는 건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KT 측은 “그룹 포트폴리오가 금융, 미디어, 부동산 등 다양해진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해진 그룹 사업에 대한 이해와 유관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낙하산 인사와는 관계없는 조치”라고 밝혔다. ‘ICT 전문성’은 그룹 특성상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5월 KT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회사가 ICT 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산업 등 디지털 신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상황에서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통찰력이 없다면 중요한 투자 의사결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KT는 정관 개정과 함께 신규 사외이사 후보도 발표했다.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명이다. 이들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중 최 총장은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냈고, 윤 전 차관도 이명박 정부 인사라서 일각에선 ‘정부 눈치 보기’라는 시각도 나온다. KT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며, 신임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신규 CEO 선임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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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CEO 요건서 ‘ICT 전문성→산업 전문성’ 변경…“낙하산 인사 위한 포석” 논란

    넉 달째 경영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가 9일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개정안에서 CEO 자격요건에 있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ICT 산업에 관련 없는 정부 관련 인사도 CEO 후보군에 오를 수 있는 ‘정부 낙하산 인사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KT가 9일 발표한 정관 개정안의 CEO 자격요건은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이다. 기존 정관에 명시됐던 ‘ICT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산업 전문성’으로 확대·완화시켰다.KT 소수노조인 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CEO 후보자의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하는 건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KT 측은 “그룹 포트폴리오가 금융, 미디어, 부동산 등 다양해진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해진 그룹 사업에 대한 이해와 유관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낙하산 인사와는 관계없는 조치”라고 밝혔다.‘ICT 전문성’은 그룹 특성상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5월 KT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CEO 자격요건 중 ‘ICT분야 지식과 경험’은 유지돼야 한다”며 “회사가 ICT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산업 등 디지털 신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상황에서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통찰력이 없다면 중요한 투자의사결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이날 KT는 정관개정과 함께 신규 사외이사 후보도 발표했다.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명이다. 이들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았다.사외이사 후보 중 최 총장은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 장관을 지냈고, 윤 전 차관도 이명박 정부 인사라서 일각에선 ‘정부 눈치보기’라는 시각도 나온다.KT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며, 신임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신규 CEO 선임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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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 韓 고교생이 지은 이름 붙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태양계 바깥 항성과 행성의 이름으로 국내 고등학생들이 제안한 한국어 명칭 ‘마루’와 ‘아라’가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제임스웹 망원경이 지난해 6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관측대상으로 선정한 외계 행성계 20곳 중 하나의 행성과 항성이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천문학 대중화 사무국인 ‘IAU OAO’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외계행성 이름짓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공모전엔 전 세계 91개국에서 903건의 이름이 제안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가온·나래, 천지·백록담과 함께 마루·아라를 후보로 제출했다. 지구에서 63광년 떨어진 ‘WD 외계행성계’에 위치한 항성 ‘WD 0806-661’에는 ‘마루(Maru)’가, 이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 ‘WD 0806-661b’에는 ‘아라(Ahra)’가 붙었다. IAU는 ‘마루’가 ‘하늘’, ‘아라’는 ‘바다’를 연상케하는 단어라고 소개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마루’는 ‘꼭대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하늘을 연상케 하는 것은 맞다. 다만 ‘아라’는 어원정보가 명확하지 않은 편”이라며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받아들이는 ‘음상’이 좋은 우리말들을 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문연 관계자도 “영어 발음이 쉬웠던 게 선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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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다… “악마가 돌아왔다”

    ※본 기사에는 게임 스토리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가 6일 정식 출시됐다. 2012년 ‘디아블로3’ 이후 11년 만의 글로벌 인기 시리즈 귀환에 연차를 내는 직장인들이 등장하고, 정식 출시 이전 게임을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얼리 액세스 기간부터 PC방 게임 인기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고 있다. 블리자드 측은 “과거 시리즈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게이머와 새 게이머 모두를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디아블로 시리즈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기자가 미디어 대상 시연 버전으로 게임을 플레이해 봤다. 처음 시리즈를 접한 게이머도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게임성,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하는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가 특징이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성역’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성역을 위협하는 악마를 무찌르는 게임이다. 플레이 방식도 단순하다. 특수한 전략이나 컨트롤이 크게 필요 없이 논플레이캐릭터(NPC)의 지시에 따라 단순한 조작으로 무기를 휘둘러 앞을 가로막는 악마를 처치하는 직선적인 게임성이 매력이다. 세밀한 조작이나 회피 등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 유저도 큰 어려움 없이 초기 스토리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악마가 도사리는 던전으로부터 저희를 보호해 달라”는 NPC의 부탁에 기꺼이 응한 주인공이 역경을 헤치고 악마를 평정(平定)한 후 돌아오자, NPC는 술과 음식을 주며 파티를 연다. 하지만 주인공은 대접받은 술을 먹자마자 기절하고, 게임 시작 30여 분 만에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구원자에 대한 배신.’ 인간의 어둠과 악행을 부각하는 게임의 어둡고 잔인한 세계관을 상징하는 초반 스토리다. “죄악은 타고난 권리다. 족쇄를 벗고 죄악 속에서 아름답게 거듭나라….” 게임 내에서 죄악이 ‘권리’라며 인간 내면의 죄악과 악행을 일깨우는 메인 빌런 ‘릴리트’의 행보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로 여겨지는 어둡고 잔인한 세계관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밝은 배경과 몬스터를 내세우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해쳤다는 직전 ‘디아블로3’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변화로 해석된다. 블리자드 측은 “디아블로4에서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어두운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디아블로 시리즈가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다. 같은 제작사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와 더불어 ‘국민 게임’급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디아블로2’는 지금의 한국 PC방 문화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당시 새벽부터 게임을 구매하려는 대기줄이 수천 명에 달했던 디아블로3는 현재까지도 PC방 인기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블리자드 측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방탄소년단(BTS) 슈가. 웹툰 작가 조석 등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조 셜리 디렉터는 올해에만 직접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게임 홍보 전면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인 한국에서 팬들이 게임을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하반기(7∼12월) 중 주요 신작을 공개할 예정인 국내 게임사와 디아블로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7∼9월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 신작 3종을 공개한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쓰론앤리버티(TL)’를 올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위즈도 하반기 ‘P의 거짓’ 출시를 앞두고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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