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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도 남부 항구도시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이하 인도공장). 토요일에도 작업이 한창이었다. 65만 평(약 214만8760m²)의 터에 들어선 공장 2곳에서 시간당 112대씩 생산한다. 약 80%는 내수용이다. 대부분 현지에서 선호하는 그랜드 i10 등 소형 해치백 모델 차량이다. 현대차는 부침을 겪는 중국 시장을 대체할 카드로 최근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74만 대를 생산했다. 현대차 해외 생산기지 중 기존 생산량(65만 대)보다 10만 대 가까이 더 생산한 공장은 인도가 유일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매년 5∼7%씩 급성장하고 있지만 보유율은 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약 55만 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위(16%)를 차지했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현대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30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층에 특히 어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네시스 등 고급차 판매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차이나’ 꿈꾸는 인도 한국 기업들은 줄이어 ‘포스트 차이나’인 인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5년 뒤 중국(14억 명)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인도에 1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 라인 등도 확대한다. 지난달 말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도 첸나이에서 300km 떨어진 아난타푸르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해 연간 1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한국이 인도에 투자한 금액은 8억1600만 달러(약 92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도 역시 한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 주정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직·간접적으로 15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인도는 중국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29일 델리에서 만난 해외 투자유치 기관 인베스트인디아의 찬드리마 시나 부회장은 급성장하는 시장 수요(demand)와 젊은 인구(demographic), 민주주의(democracy) 등 ‘3D’를 중국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그는 “인도는 유튜브와 구글 접속 등 언론의 자유도 보장된다”며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한국 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 역대 최고로 좋다” 최근 한 인도 양국 정부는 외교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며 인도를 4강 수준의 외교관계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신동방정책도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한-인도 관계자들은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방위산업에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19일 북서부 구자라트주 하지라에서 한국산 K-9 자주포를 개량한 모델인 ‘K-9 바지라’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K-9에 탄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스칸드 타얄 전 주한 인도대사는 “인도의 국방예산이 연 600억 달러(약 67조 원) 이상을 쓴다. 한국 국방기술과 협업하면 도움이 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루피화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친기업 정책을 펴온 모디 정부가 4월 하원 총선거에서 실패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첸나이=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인도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제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인도는 여성이 여행하기 위험한 나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안전한 나라입니다.” 지난달 31일 인도 뉴델리의 장관 집무실에서 한국 기자단을 만난 슈리 알폰스 인도 관광장관은 현안을 묻는 질문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신 기자들이 실망스럽다”며 특정 언론사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일부 안 좋은 일이 발생한 것은 인정하지만 과장된 면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폭력과 여성 차별 등의 이미지는 인도가 가진 오랜 오명 가운데 하나다. 이런 이미지는 인도의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알폰스 장관이 해외 기자단 앞에서 이례적으로 언론을 비판하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외신 중에는 인도의 성폭력 문제를 지적한 기사가 적지 않다. 로이터통신을 소유한 톰슨로이터재단은 지난해 ‘여성이 여행하기 위험한 나라’ 1위로 인도를 꼽았다. 2011년 같은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인도는 그 사이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일궈냈음에도 여성 인권 지수가 더 떨어졌다. 해당 통계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소말리아 등 내전에 시달리는 국가보다도 상황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550명의 설문을 바탕으로 한 통계에서 인도는 성폭력과 인신매매 등에서 특히 나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이 설문을 보도한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07~2016년 사이에 여성에 대한 범죄 사례가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통계의 변화가 실제 범죄사례 증가 뿐만 아니라 범죄 신고율 증가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인도에서는 강간 등 성폭력을 당하면 숨기는 문화가 많았지만 최근 법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확산됐다는 뜻이다. 또 다른 여성 지위 관련 통계인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에서 인도는 약 190여 개 조사대상 국가 중 130위권에 올랐다. 성불평등지수가 높다고 할 순 있지만 아주 심각한 상황(Low Human Development)은 아니라는 뜻이다. 심지어 여성의 사회진출 항목이 많이 포함된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P)의 성별격차지수(GGI)에서는 149개 국 중 108위로 한국(115위) 보다 더 높게 나오기까지 했다. 생존과 건강, 경제참여, 교육 등에서 모두 한국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인도 여성의 정치 권한은 전체 19위로 월등히 높았다. 일부 기업은 획기적으로 여성 직원의 고용을 늘리기도 한다. 기자가 인도 현지에서 방문한 인도의 해외 투자 유치기관인 인베스트 인디아의 경우 여직원의 비율이 52%로 남성 직원보다 많았다. 과거 카스트제로 대표되는 계급적 차별의 잔재 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엘리트 여성을 중심으로 한 평등은 일궈냈지만 하층민 여성의 인권은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에서 만난 인도의 한 언론인은 “교육이 확대되면서 인도 여성들의 인권의식은 갈수록 변화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농촌 등 도시 외 지역에는 여전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델리=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커피전문점의 대명사 격인 스타벅스가 우버의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와 함께 미국에서 배달서비스를 출범했다. 스타벅스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커피 배달’ 경쟁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배달서비스를 시작으로 수주 내에 뉴욕,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선보인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9월부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매장 200곳에서 배달서비스를 시범 실시해 성공적이라는 내부 평가를 내렸고, 미국 전체 매장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3000여 곳에서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스타벅스는 식품물류회사와 제휴를 맺고 배달을 시도했지만 메뉴가 제한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우버이츠와의 제휴로 전체 메뉴의 95%를 배달할 수 있다. 음료는 주문 후 30분 안에 배달되며 배송료는 2.49달러(약 2800원)부터 시작된다. 스타벅스는 따뜻한 커피가 식지 않게 온도를 30분 이상 유지하는 새로운 포장기법도 개발했다. 스타벅스가 매장 고객 감소에 따른 대응책으로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모바일 주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WP에 따르면 스위스투자은행인 UBS는 2030년까지 배달 시장이 3650억 달러(약 41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벅스의 배달서비스는 전 세계 매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WP에 따르면 스타벅스 측은 지난해 8월부터 알리바바 음식배달 플랫폼을 통해 중국 30여 개 도시에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달 영국 런던에서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독일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속도 제한이 없던 고속도로(아우토반)에 제한 규정을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회적으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대기오염 단축 등 환경 대책을 논의하는 독일 정부 소속 민간위원회는 아우토반의 최대 속도를 시속 130㎞(80마일)로 제한하자는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 같은 제안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해당 보고서 내용 일부가 현지 언론에 소개되며 알려지게 됐다.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독일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EU)에 과중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 특히 1990년 이래 감소하지 않은 차량 배기가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목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아우토반의 속도 제한 권고는 녹색당 등 환경운동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독일 타블로이드판 신문 ‘빌트 차이퉁’은 19일 신문 이번 권고가 독일 운전자들에겐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칼럼에 “아우토반은 자유의 상징”이라며 “독일 아우토반에서 시험주행을 했다는 게 자동차의 품질 인증”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위원회는 보고서를 모두 완성하지 못한 상태로 3월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논란을 의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측 대변인은 “위원회가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한 면도기 광고가 서구 누리꾼 사이에서 극심한 찬반양론을 일으키고 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남성성을 선보였다”는 칭찬과 “수십 년간 남성 소비자를 상대로 돈을 벌어 놓고 이제 와 남성성에 침을 뱉느냐”는 반론이 날카롭게 맞선다. 영국 BBC에 따르면 13일 미 P&G 산하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가 공개한 1분 50초짜리 광고 동영상이 영국 시간 20일 낮 12시(한국 시간 20일 오후 9시) 현재 무려 조회 수 2300만 건의 대히트를 했다. 질레트는 브랜드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존 슬로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것(The Best a Man Can Get)’을 버리고 ‘당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남성(The Best Men Can Be)’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새 슬로건하에 만들어진 이 광고는 초반 집단 괴롭힘, 성희롱 등 ‘유해한 남성성’을 보여주며 “이것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냐”고 반문한다. “사내는 역시 다 그렇지” 등의 말로 폭력을 방관하는 문화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변화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행동을 다음 세대가 보기 때문”이라는 말로 광고를 끝낸다. 그간 많은 면도기 광고가 미녀에게 키스 세례를 받는 근육질 남성 등 강한 남성성을 미덕으로 내세웠기에 이 광고는 곧바로 소셜미디어에서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특히 남성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이들은 “일부의 행동을 가지고 남성 전체를 비난한다”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ly correct)이 지나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 남성들은 해당 면도기를 쓰레기통 혹은 변기에 버리는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질레트 불매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P&G 측은 “이번 광고는 단순한 동영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 광고를 통해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겠다”며 이런 반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질레트가 최근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도발적인 광고를 내놨다고 분석한다. 미 정치전문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6%는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인종차별에 항의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모델로 한 나이키 광고는 일부 불매 운동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1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많은 광고 전문가들은 질레트 광고 역시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과거 질레트의 일평균 소셜미디어 언급 건수가 1300회에 그쳤지만 이번 광고가 등장한 후 초반 3일간 조회 수가 무려 160만 건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홍보 전문가 론 토로시안 5W PR 대표는 “질레트 광고가 소동을 낳았지만 결코 터무니없는 소동이 아니었다”며 “일부 소비자의 불매 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그래니(Granny·할머니)가 미국을 움직인다.” 요즘 미국 사회를 보노라면 이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3일 미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두 번째로 오른 낸시 펠로시(79), 지난해 12월 31일 2020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 연방대법관 9명 중 최고령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6), 미 상원의원 100명 중 최고령인 다이앤 파인스타인(87), 여성 최초 겸 아프리카계 최초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에 오른 맥신 워터스(81) 등만 봐도 그렇다. 70, 80대 여성의 영향력과 힘이 이토록 센 이유는 뭘까. 이들은 왜 편안히 여생을 보낼 나이에 자식 및 손주뻘에 밀리지 않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걸까. 미국을 흔드는 ‘할머니 파워’는 청춘을 새로 정의할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고 있다.○ 36년 재직 하원의원… 78세 초선의원… 미 럿거스대 여성정치센터(CAWP)에 따르면 3일 출범한 제116회 미 의회에서는 전체 상·하원 535석 중 24%인 127명이 여성이다. 특히 하원의원은 102명(민주 89명, 공화 13명)으로 여성 의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에 띄는 고령 여성은 1983년부터 36년째 하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마시 캅터(73)와 78세에 초선으로 당선된 도나 섈레일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정책고문으로 일하다 하원에 입성한 캅터 의원은 지난해 3월 미 역사상 최장 기간 하원에 재직한 여성 의원이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마이애미대 총장 등을 역임한 섈레일라 의원도 기존 최고령 기록과 불과 한 달 차로 미 역사상 두 번째 고령 초선 의원이 됐다. 언론도 이들을 주목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고령 여성의 활약상 증가를 분석한 기사에서 “완전히 새롭고 더 강한 노년 여성 세대가 도래했다”고 했다. NYT가 분석한 ‘할머니 파워’의 이유는 △고령화 △1960, 70년대 미 여성 권익 운동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확대 등이다. NYT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 여성의 평균 수명은 81.1세로 남성(76.1세)보다 다섯 살 많다. 하버드대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과 로런스 카츠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 미 65∼69세 여성 중 불과 15%만 일을 했지만 2016년에는 이들 중 3분의 1이 직장을 갖고 있다. 같은 기간 70∼74세의 여성 노동 참여율도 8%에서 18%로 늘었다. ○ 미투운동 고령 여성 활동에 힘 실어줘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전후인 1930∼1950년대에 태어나 서구 페미니즘의 최절정기였던 1960, 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서구를 휩쓴 여성운동, 68혁명 등을 직접 경험하고 목격했다. 피임약 개발로 성 혁명이 시작되고, 결혼 후 자신의 성을 유지하는 여성이 늘어났던 것도 바로 이때부터. “여성이 아내와 엄마 외에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베티 프리던의 책 ‘여성의 신비’ 등도 유행이었다. 여성 권익 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토양이 마련돼 있었던 셈이다. 2017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도 이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 여성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인 수전 더글러스 미시간대 교수는 “미투 운동은 고령 여성의 경험과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이뤄냈다”며 “이들은 ‘나는 여전히 힘이 넘치고, 할 일도 많다. 더 이상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일을 참지 않겠다’고 외친다”고 진단했다.○ 남편의 헌신적 지원 가장 큰 우군 이들의 오랜 활약에는 동시대 여성들이 누리지 못했던 개인적 행운도 따랐다. 월등한 수준의 고등교육을 받았고 교수 법률가 등 전문직 커리어를 쌓았으며 탄탄한 재정적 기반도 보유했다. 코넬·하버드·컬럼비아란 명문대를 섭렵한 긴즈버그 대법관은 자서전에서 “1940년대 미 여성이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은 ‘학사(BA·Bachelor of Art)가 아니라 ‘부인(Mrs.)’이었다”고 토로했다. 남편의 헌신적 지원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긴즈버그는 21세 어린 나이에 남편 마틴 긴즈버그(2010년 사망·변호사)와 결혼했다. 한 해 뒤 첫딸도 출산했다. 마틴은 1950년대에 결혼한 사람 중 드물게 가사와 양육에 적극적이었다. 결혼 당시 그 역시 학생이었지만 아내의 로스쿨 진학을 독려했다. 긴즈버그의 로스쿨 학비도 백화점 임원이던 시부모가 댔다. 마틴은 아내가 법관으로 근무할 때 아내의 서기를 위한 도시락까지 직접 쌌다. ‘애 딸린 아줌마’ 긴즈버그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해 모든 미 법률가의 꿈인 대법관에 오른 배경이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결혼 초 아내가 굉장히 요리를 못 하더라. 개선 여지도 안 보였다. 그래서 내가 요리를 맡았다”고 했다. ‘나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아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워런 상원의원의 남편 브루스 만 하버드대 교수(69)도 마찬가지. 1980년 결혼해 39년째 해로하고 있는 그는 부인이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1남 1녀를 같이 키웠다. 자신과 결혼해도 전남편의 성 ‘워런’을 고수하겠다는 부인의 뜻도 허용했다. 펠로시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79)는 수천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부유한 사업가. 다섯 아이를 키우던 전업주부 펠로시가 47세에 하원의원이 된 건 남편 지인의 선거운동을 돕다 뒤늦게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설전 벌이는 과정서 주가 급등 할머니 파워를 주도하는 인사들이 반(反)트럼프 진영에 몰려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워런 상원의원은 민주당 내 반트럼프 인사 중에서도 가장 ‘강성’으로 꼽힌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얼간이’ ‘깡패’ 같은 막말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 언론은 종종 그를 ‘싸움꾼(fighter)’으로 묘사한다.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을 ‘포카혼타스’(미 원주민 추장 딸), 워터스 의원을 ‘저지능(low IQ)’이라고 불러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성 차별적 언행과 태도로 종종 비판받아 온 트럼프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이들의 주가를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는 정치인에게는 더 많은 주목과 관심이 쏠리고 자신의 ‘급’ 또한 올라가기 때문. 인지도와 호감도 등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수의 여성 정치인은 지난해 중간선거 당시 “트럼프에 대한 분노로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3일 하원의장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 탄핵도 피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펠로시 의장도 마찬가지. 백악관과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미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세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펠로시 의장의 지지율은 상승 중이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의 호감도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보다 8%포인트 오른 35%라고 전했다.○ ‘센 할머니’에 대한 찬반양론 이들의 ‘센캐(센 캐릭터)’ 면모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분명한 노선과 주장에 환호하는 이도 있지만 ‘독하다’ ‘할 만큼 오래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끊임없이 나온다. 특히 이른바 ‘잘난 여자’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과 비호감은 이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과제. 동시에 이들이 정치적으로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진보 성향 젊은층조차 이들의 재력과 엘리트 커리어를 이유로 ‘기득권’이라고 외면한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1월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또 펠로시냐”는 비판을 받았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마찬가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그가 새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며 은퇴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역사상 유례없는 할머니 파워를 이뤄낸 이들은 과연 ‘기득권’ ‘엘리트’ ‘꼰대’ 이미지를 벗고 언제까지 질주할 수 있을까. 이들의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구가인 comedy9@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그래니(Granny·할머니)가 미국을 움직인다.” 요즘 미국 사회를 보노라면 이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3일 미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두 번째로 오른 낸시 펠로시(79), 지난해 12월 31일 2020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한 엘리자베스 워런(70) 상원의원, 연방대법관 9명 중 최고령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6), 미 상원의원 100명 중 최고령인 다이앤 파인스타인(87), 여성 최초 겸 아프리카계 최초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에 오른 맥신 워터스(81) 등만 봐도 그렇다. 70, 80대 여성의 영향력과 힘이 이토록 센 이유는 뭘까. 이들은 왜 편안히 여생을 보낼 나이에 자식 및 손주뻘에 밀리지 않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걸까. 미국을 흔드는 ‘할머니 파워’는 청춘을 새로 정의할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고 있다. ●고령화 미 럿거스대 여성정치센터(CAWP)에 따르면 3일 출범한 제 116회 미 의회에서는 전체 상·하원 535 석 중 24%인 127명이 여성이다. 특히 하원의원은 102명(민주 89명, 공화 13명)으로 여성 의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눈에 띄는 고령 여성은 1983년부터 36년 째 하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마시 캅터(73)와 78세에 초선으로 당선된 도나 샬레일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정책고문으로 일하다 하원에 입성한 캅터 의원은 지난해 3월 미 역사상 최장 기간 하원에 재직한 여성 의원이 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마이애미대 총장 등을 역임한 샬레일라 의원도 기존 최고령 기록과 불과 한 달차로 미 역사상 두 번째 고령 초선 의원이 됐다. 언론도 이들을 주목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고령 여성의 활약상 증가를 분석한 기사에서 “완전히 새롭고 더 강한 노년 여성 세대가 도래했다”고 했다. NYT가 분석한 ‘할머니 파워’의 이유는 △고령화 △1960~70년대 미 여성 권익 운동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확대 등이다. 2016년 기준 미 여성의 평균 수명은 81.1세로 남성(76.1세)보다 다섯 살 많다. 하버드대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과 로렌스 카츠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 미 65세~69세 여성 중 불과 15%만 일을 했지만 2016년에는 이들 중 3분의 1이 직장을 갖고 있다. 같은 기간 70~74세의 여성 노동 참여율도 8%에서 18%로 늘었다. ●여성운동과 미투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전후인 1930년~1950년대 태어나 서구 페미니즘의 최절정기였던 1960~19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서구를 휩쓴 여성 운동·68혁명 등을 직접 경험하고 목격했다. 피임약 개발로 성 혁명이 시작되고, 결혼 후 자신의 성을 유지하는 여성이 늘어났던 것도 바로 이때부터. “여성이 아내와 엄마 외에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베티 프리던의 책 ‘여성의 신비’ 등도 유행이었다. 여성 권익 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토양이 마련돼 있었던 셈이다. 2017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도 이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 여성에 대한 책을 집필중인 수잔 더글라스 미시간대 교수는 “미투 운동은 고령 여성의 경험과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이뤄냈다”며 “이들은 ‘나는 여전히 힘이 넘치고, 할 일도 많다. 더 이상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일을 참지 않겠다’고 외친다”고 진단했다. ●헌신적 외조 이들의 오랜 활약에는 동시대 여성들이 누리지 못했던 개인적 행운도 따랐다. 월등한 수준의 고등 교육을 받았고 교수, 법률가 등 전문직 커리어를 쌓았으며 탄탄한 재정적 기반도 보유했다. 코넬·하버드·컬럼비아란 명문대를 섭렵한 긴즈버그 대법관은 자서전에서 “1940년 대 미 여성이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은 ‘학사(BA·Bachelor of Art)가 아니라 ’부인(Mrs.)‘이었다”고 토로했다. 남편의 헌신적 지원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긴즈버그는 21세 어린 나이에 남편 마틴 긴즈버그(2010년 사망·변호사)와 결혼했다. 한 해 뒤 첫 딸도 출산했다. 마틴은 1950년대에 결혼한 사람 중 드물게 가사와 양육에 적극적이었다. 결혼 당시 그 역시 학생이었지만 아내의 로스쿨 진학을 독려했다. 긴즈버그의 로스쿨 학비도 백화점 임원이던 시부모가 댔다. 마틴은 아내가 법관으로 근무할 때 아내의 서기를 위한 도시락까지 직접 쌌다. ’애 딸린 아줌마‘ 긴즈버그가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모든 미 법률가의 꿈인 대법관에 오른 배경이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결혼 초 아내가 굉장히 요리를 못 하더라. 개선 여지도 안 보였다. 그래서 내가 요리를 맡았다”고 했다. ’내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아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워런 상원의원의 남편 브루스 만 하버드대 교수(69)도 마찬가지. 1980년 결혼해 39년째 해로하고 있는 그는 부인이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1남 1녀를 같이 키웠다. 자신과 결혼해도 전 남편의 성 ’워런‘을 고수하겠다는 부인의 뜻도 허용했다. 펠로시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79)는 수천 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부유한 사업가. 다섯 아이를 키우던 전업주부 펠로시가 47세에 하원의원이 된 건 남편 지인의 선거 운동을 돕다 뒤늦게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대로 더 각광 할머니 파워를 주도하는 인사들이 반(反) 트럼프 진영에 몰려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워런 상원의원은 민주당 내 반 트럼프 인사 중에서도 가장 ’강성‘으로 꼽힌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얼간이‘ ’깡패‘ 같은 막말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 언론은 종종 그를 ’싸움꾼(fighter)‘으로 묘사한다.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을 ’포카혼타스(미 원주민 추장 딸)‘, 워터스 의원은 ’저지능(low IQ)‘이라고 불러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성 차별적 언행과 태도로 종종 비판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이들의 주가를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는 정치인에게는 더 많은 주목과 관심이 쏠리고 자신의 ’급‘ 또한 올라가기 때문. 인지도와 유명세 등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수의 여성 정치인들은 지난해 중간 선거 당시 “트럼프에 대한 분노로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3일 하원의장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 탄핵도 피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펠로시 의장도 마찬가지. 백악관과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미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세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펠로시 의장의 지지율은 상승 중이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의 호감도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보다 8%포인트 오른 35%라고 전했다. ●’센 할머니‘에 대한 찬반양론 이들의 ’센캐(센 캐릭터)‘ 면모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분명한 노선과 주장에 환호하는 이도 있지만 ’독하다‘ ’할 만큼 오래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끊임없이 나온다. 특히 이른바 ’잘난 여자‘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과 비호감은 이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과제. 동시에 이들이 정치적으로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진보 성향 젊은층조차 이들의 재력과 엘리트 커리어를 이유로 ’기득권‘이라고 외면한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1월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또 펠로시냐”는 비판을 받았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마찬가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그가 새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며 은퇴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역사상 유례없는 할머니 파워를 이뤄낸 이들은 과연 ’기득권‘ ’엘리트‘ ’꼰대‘ 이미지를 벗고 언제까지 질주할 수 있을까. 이들의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lee@donga.com}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 직후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를 기리기 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 주유엔 북한대표부 건물 앞 도로 이름을 ‘오토 웜비어 길(Otto Warmbier Way)’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18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미 공화당 소속인 조셉 보렐리 뉴욕시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보렐리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토 웜비어 길’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절대 독재자와 독재 정권에 의해 꺾인 한 인생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미드 맨해튼의 2번 애비뉴, 43번가와 44번가 사이에 있는 ‘디플로맷 센터’ 건물에 위치해 있다. 1번 애비뉴에 있는 유엔본부와는 한 블록 거리다. 보렐리 의원은 “북한 주민들이 고통과 웜비어의 운명에 이목이 쏠리기를 바라고, 변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전 세계 외교관들이 매일 이곳을 지나갈 것이다. 웜비어는 우리가 자유 속에서 중시하는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토 웜비어는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2017년 6월 억류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석방된 후 엿새 만에 숨졌다. 폭스뉴스는 웜비어가 맨해튼에서 생활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에 억류되면서 이를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웜비어는 2016년 여름부터 맨해튼 투자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례안은 시의회 검토와 표결을 거친 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서명하면 공식 발효된다. VOA에 따르면 뉴욕시는 과거에도 독재에 맞서 싸운 인물이나 사건 이름을 거리명으로 사용한 바 있다. 1984년에는 당시 소련 출신 반체제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와 인권운동가인 그의 아내 엘레나 보너를 기념하고자 러시아 유엔대표부가 위치한 67가 거리 이름이 ‘사하로프-보너-코너’로 바꿨고 1989년에는 중국 민주화 운동인 ‘천안문 사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뉴욕 주재 중국영사관이 소재한 맨해튼 42가 거리 이름을 ‘천안문 광장 코너’로 명명한 바 있다. 한편 VOA에 따르면 유엔 북한대표부는 이날 ‘오토 웜비어 길’ 조례안 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관련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영국 하원이 15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큰 표 차로 부결시키자 전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더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사진과 함께 ‘역사적 패배’ ‘완전한 굴욕’ 등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브렉시트(Brexit)와 멸종(extinct)을 합친 조어인 브렉팅트(Brextinct)라는 말도 등장했다. 메이 총리와 여당 지도부는 꽤 복잡한 시나리오를 짜야 할 처지다. 현재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총리 불신임 투표 및 조기 총선 △의회 재협상 △EU와 추가 협상 △2차 국민투표 및 EU 잔류 △노딜 브렉시트 등 크게 5가지다. 문제는 어떤 상황이라도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① 메이 총리 불신임 및 조기 총선 우선 먼저 넘어야 할 산은 16일 불신임 투표다.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메이 총리가 사퇴하고 2주 내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 관문을 넘지 못하면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자칫 야당인 노동당에 정권이 넘어갈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많은 보수당 의원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을 싫어하지만 노동당에 정부를 내주는 것에는 더 관심이 없다”며 조기 총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② 의회 재협상 메이 총리는 불신임 위기를 넘기면 각 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이다. 이를 염두에 둔 ‘플랜B’는 의회 제출 시한인 21일 이전에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통행 및 통관 자유 문제를 둘러싼 혼란 방지용 ‘백스톱(안전장치)’ 조항 수정 여부가 재협상 쟁점이다. EU에서 탈퇴하더라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으로 남아 EU와 경제협력을 유지하는 소위 ‘노르웨이 모델’(자국 통화를 사용하되 EU 경제공동체에 잔류)도 거론된다. 백스톱을 반대하는 보수당 강경파는 노르웨이 모델에도 부정적이다. EU 회원국 국민이 영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브렉시트가 무의미해진다는 이유에서다. ③ EU와 추가 협상 영국 정부는 EU와의 추가 협상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에 반대한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등은 줄곧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EU 역시 “재협상은 없다”고 맞선다. 파장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행일을 연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가디언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 EU가 브렉시트 시기를 최소 7월까지 미루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④ 2차 국민투표 및 EU 잔류 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자체를 재검토하자는 ‘2차 국민투표’안을 주장한다. 12일 인디펜던트의 조사에 따르면 2차 국민투표 찬성률이 46%로 반대(28%)보다 18%포인트 높았다. 2차 국민투표가 치러지면 3년 전 투표 결론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메이 총리는 “재투표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EU 탈퇴가 약 10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재투표로 브렉시트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U는 이번 부결로 영국의 EU 잔류, ‘노(No) 브렉시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의회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아무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다면 유일한 긍정적 해결책이 무엇인지 용기를 내서 말해야 한다”며 EU 잔류 지지 의사를 밝혔다. ⑤노딜 브렉시트 ①∼④가 모두 실패하면 협상 없이 곧바로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선택해야 한다. 이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노딜 브렉시트로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8% 줄고, 실업률은 7.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역시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은 핵폭탄급”이라고 예측했다. 영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겠지만 이번 투표가 큰 표 차로 부결된 데다 시간이 촉박해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전채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서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세계 1위 통신장비 기업 중국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사진) 회장이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하며 적극 해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정보 접근을 요청해도 “분명히 거절하겠다”고 밝히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1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런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深(수,천))의 화웨이 캠퍼스에서 열린 해외 언론과의 만남에서 화웨이는 중국 정부를 위한 정보 유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중국 당국이 외국 고객이나 통신망에 대한 비밀정보를 요청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요청에는 확실히 노(no)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해서는 우리는 고객의 편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어떤 국가나 개인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런 회장의 발언은 최근 서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화웨이의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런 회장은 또 미중 무역전쟁의 상징으로 화웨이가 여겨지는 것에 대해 “화웨이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에서 깨알 정도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의 초점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로 잡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주일미군(USFJ)이 최근 홍보 동영상에서 북한을 ‘핵보유 선언국(declared nuclear state)’으로 소개했다. 미국은 한국과 함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 산하 주일미군의 인식이 미국 측의 미묘한 입장 변화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없지 않다. 주일미군은 지난해 12월 18일 페이스북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게재한 ‘주일미군의 임무’라는 약 6분짜리 동영상에서 “동아시아에는 세계 3대 경제대국 가운데 2개 나라(중국, 일본)와 3개의 핵보유 선언국(중국, 러시아, 북한)이 있다”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그래픽에 표기했다. 그래픽에는 러시아 4000개 이상, 중국 200개 이상, 북한 15개 이상 핵무기 보유라는 표시도 있었다. 주일미군 차원에서 제작한 동영상이라지만 북한을 핵보유 선언국으로 표기하고 핵무기 개수를 명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물론 선언국이라는 점에서 핵보유국과는 지위 자체가 다르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핵무기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을 받은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영국 등 5개국이다. 주일미군은 또 쿠릴열도, 남중국해, 센카쿠열도와 함께 독도를 미국식 표현인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지도 그래픽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이 지역은 수십 년 혹은 수세기간 영토 분쟁으로 특징지어진다”며 일본과 주변국의 영토 분쟁을 소개했다. 아무래도 일본의 인식이 더 많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미군이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이 예상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사실상 동남아 차량호출 시장을 독점하는 ‘그랩(Grab)’이 베트남에서 택시회사의 영업에 타격을 입혔다며 현지 법원으로부터 배상 판결을 받자 항소에 나섰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랩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호찌민 인민법원에 첫 판결을 뒤집고 이번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호찌민 인민법원은 2017년 호찌민 최대 택시회사 비나선(Vinasun)이 그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그랩이 불공정 경쟁에 버금가는 많은 잘못을 범해 비나선의 영업에 타격을 입혔다”며 “비나선에 48억 동(약 2억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회사.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사업하고 있다. 그랩은 2015년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2016년 호찌민 그랩에 등록된 차량은 300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2만3000대를 넘어섰다. 그랩 측은 “직접 운송업을 하지 않아 베트남 현지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비나선은 법 위반 혐의와 실제 피해액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호찌민 법원 판결 직후에도 그랩 측은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는 대신 경쟁자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랩은 지난해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동남아 차량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견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가 그랩의 우버 동남아 사업 인수에 대해 공정 경쟁을 저해했다며 그랩과 우버에 13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7억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같은 해 10월 필리핀도 비슷한 이유로 과징금 1600만 페소(약 3억4000만 원)를 매겼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란이 배후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이 지난해 미국의 이라크 주재 재외공관 주변을 박격포로 공격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일 이란과 연계된 이슬람 시아파 무장 단체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 일대 그린존(green zone)에 박격포 여섯 발을 발사했다. 이틀 뒤에는 남동부 바스라의 미국 영사관 인근에 박격포 3발이 떨어졌다. 모두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가안보회의(NSC)를 여러 차례 소집했다. 특히 존 볼턴 NSC 보좌관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인 공격 가능성을 주장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WSJ는 전 현직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이 같은 (군사적 공격 옵션) 요청이 미 국방부와 국무부에 우려를 낳았다”고 전했다. 한 전직 고위 관리는 “(그 요청은) 분명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며 “이란 공격을 얼마나 무신경하게 생각하는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미 국방부는 이란에 대한 공격 옵션을 개발하라는 NSC의 요청을 수용했다. 그러나 당시 이 지시를 백악관이 직접 내렸는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지시를 알았는지, 이란 공격에 대한 공격 계획이 어느 정도로 실행됐는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9월 11일 백악관은 “이란이 우리 인력을 다치게 하거나 미국 정부 시설에 피해를 입히는 공격을 한다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는 내용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는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결국 미국은 이란에 군사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볼턴 보좌관의 이 같은 요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대립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고 WJS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리아 철군에 대한 이견으로 물러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군사 공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볼턴 보좌관은 매우 달랐다. 그는 과거 2015년 뉴욕타임스에 ‘이란 공격을 막으려면 이란에 폭탄을 투하하라’는 칼럼을 쓰기도 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정권 교체를 개인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이란에 대한 강경한 어조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달 초 이란이 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했을 때 “이란 정권이 파괴적인 정책으로 국제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을 방문한 볼턴 보좌관 역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옵션을 끊임없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근접했다고 생각할 때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12월 1일 무역전쟁 90일간 휴전 선언 이후 처음 열린 사흘간의 차관급 무역협상을 마무리하고 장관급 협상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중국의 수입 확대와 시장 개방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지식재산권과 보조금 지원 등 구조개혁과 관련한 난제는 고위급 협상 테이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7일부터 9일까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나 양국 간 무역관계의 공정성, 상호 호혜,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USTR는 “상당한 양의 농산물, 에너지, 제품 및 기타 상품과 서비스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에 협상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웹사이트에 ‘중미 베이징에서 경제무역 문제 차관급 협상 개최’란 제목의 성명에서 “쌍방이 양국 정상의 공통 인식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가운데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무역과 구조적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깊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관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기초를 쌓았다”며 “쌍방이 계속 긴밀히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의 추가 구매, 미국 자본에 대한 중국 시장 추가 개방 같은 문제에 진전을 보였다”면서도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감축, 지식재산권 보호와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중국에 약속 이행 시간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국 협상단은 중국 측이 특정 시간 내에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이 중국의 약속 이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압박하면서 이틀 일정의 대화가 사흘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USTR는 성명에서 “관리들은 계속적인 검증과 효과적 집행을 조건으로 내세운 ‘완전한 이행’ 합의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 약속 이행 보장과 구조개혁 문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의 장관급 협상 테이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NYT는 “중국이 무역 관행을 바꾸기 위한 구속력이 있는 약속을 어느 정도까지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대중 강경파는 중국의 약속이 여전히 모호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에 나서는 USTR, 상무부, 재무부 등 부처 간 이해관계가 다른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 우려로 침체된 금융시장을 띄우기 위해 중국과 무역협상을 신속하게 타결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 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막기 위해 신속한 타결이 필요하다. 양측은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 행사 기간이나 그 이후 워싱턴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고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류 부총리가 후속 협상을 위해 이달 말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 회담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지난해 12월 1일 미중 정상이 합의한 90일(올해 3월 1일까지)의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중 협상에 대한 성명이 나온 9일 USTR는 라이트하이저 대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워싱턴에서 만나 시장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는 제3국의 정책과 관행 해결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술 이전 강요와 관련한 강제 개선책 등을 논의한 이번 회동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구가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백인 기독교 복음주의자(Evangelical·미국에서는 보수 성향 기독교인을 의미) 사이에선 종종 현대판 키루스 2세로 비유된다. 성경에서 ‘고레스 왕’으로 불리는 키루스 2세는 기원전 6세기 고대 페르시아의 군주로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혔던 유대인을 해방시켜 예루살렘 성전을 세울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약성서에서는 그가 유대인이 아니지만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자’로 묘사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전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판 키루스임을 은유하는 ‘트럼프 예언’이라는 영화도 나왔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의 계시를 받은 전직 소방관 얘기를 다룬 영화다. 특히 지난해 5월 이스라엘 내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무렵부터 미국 복음주의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키루스 2세의 연결고리가 강조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같은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낙태와 동성혼 반대 등 공화당의 가치에 바탕을 둔 트럼프 행정부 핵심 정책은 보수적인 백인 복음주의자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경장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국민 TV 연설에 나선 것도 이런 지지층 다지기와 보수 가치를 재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것(국경장벽 부재 문제)은 인도주의의 위기이자 마음의 위기, 그리고 영혼의 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 이래 집무실 연설은 처음이다. 의회와 국경장벽 건설 예산 갈등으로 촉발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이날 18일째로 접어들며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21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 ‘멕시코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와 국가 안보 위기’라는 주제의 이날 연설은 ABC, CNN,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제되지 않는 불법 이민으로 모든 미국인이 상처받고 있다”며 장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0분간의 연설은 국경장벽 부재로 인한 불법 이민자와 일자리, 불법 약물 유통, 살해 폭력 강간 문제 등 ‘위기’와 관련된 대목에 방점을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짜 부도덕한 일은 정치인들이 무고한 사람들이 끔찍하게 희생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놔두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대통령 연설 직후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인질로 잡고 위기를 조장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까지 무릅쓰며 장벽 건설을 고집하는 배경으로 미국 언론도 백인 복음주의 그룹의 입김을 꼽는다. 2016년 대선 당시 백인 복음주의자는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이끈 주역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블루칼라 지지층이 일부 사라졌지만 복음주의자 그룹의 지지는 70% 이상을 기록해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그레그 사전트는 최근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살아남는 길은 장벽을 찬양하는 지지층 유지에 달렸다는 걸 감지한 것이 확실하다”며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지지하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 갈수록 더 의존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백인 복음주의자 사이에서) ‘장벽’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토템(주술)이 되고 있다”고 썼다. WP가 인용한 기독교단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경장벽을 찬성하는 백인 복음주의자는 2016년 미국 대선 이전인 4월에는 58%였으나 지난해 9월에는 67%로 10%포인트가량 늘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이견으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국민연설과 남쪽 국경 방문 계획을 밝히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쪽 국경지역의 인도주의와 국가 안보적 위기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게 됐다는 걸 알리게 돼 기쁘다. 동부 시간 기준 8일 오후 9시”라는 글을 올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타임대 연설을 위해 여러 방송사를 접촉했으며 ‘친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는 물론이고 CNN, NBC, ABC, CBS 등 대부분의 방송사가 생중계를 한다. 대국민연설 예고에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국가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남쪽 국경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민주당과의 대치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방송사의 생중계 결정이 내려진 후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뒤 동일한 시간을 민주당에 할애해 달라고 방송사에 요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해서도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7일 트위터에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스미스 하원의원이 ‘맞다.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 있다. (비상사태 선포가) 여러 번 이뤄졌다’고 말했다”며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의회에서 합의가 도출되게 하자”라고 썼다. 그러나 해당 인터뷰에서 스미스 위원장은 비상사태가 일으킬 문제를 주로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만 “선택적으로 인용했다”고 비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북한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협상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후보군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현재로선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몽골 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과거 미국과 전쟁을 치렀지만 현재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 경제의 롤 모델이라는 상징성도 있어 후보지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11월 말,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지난달 초순에 베트남을 방문했던 점도 예사롭지 않다. 그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희망하면서 회담 개최지 제공 의지를 드러낸 몽골도 빼놓을 수 없다. 몽골은 북한과 지리적 거리가 가까울 뿐 아니라 기차·차량 등 육로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제3세계 비동맹 국가의 수장 역할을 해온 인도네시아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인도네시아 역시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남북한 간 비무장지대(DMZ)와 미국 하와이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보다 멀고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평판이 안 좋아졌다”며 “미국과도 관계가 개선됐고 북한과도 가까운 베트남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CNN방송은 3일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를 찾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 등 복수의 장소에 사전답사 팀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당초 스위스를 염두에 두고 북한과 접촉했지만 북한 측의 이동과 수송 문제로 후보지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IL-62M)의 안정적 운항 거리(약 7000km) 안에 포함되는 곳이 개최지로 유력하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 약 8570km 떨어진 스위스는 너무 멀었던 셈이다. 2차 회담이 성사되려면 장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회담 의제를 얼마나 다듬고 협의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북한과 간접적으로 대화를 해 왔다”며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도 했다. 정상회담과 별개로 대북 제재는 지속할 것이라고 단서를 붙였지만 “우리는 북한과 잘하고 있다. 로켓 발사는 없었다”며 북핵 문제에서의 진전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상회담 전 실무 및 고위급 회담 개최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북한에 양보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문제는 실무회담이 부실한 상태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큰 진전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신 센터장은 “고위급 회담이 계속 지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개최해 북-미 교착 상태를 풀어 보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위급을 건너뛰고 정상회담이 열리면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 협상으로 방향이 잡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상태라는 점을 들어 장소 확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미국 측 총책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8∼15일엔 시리아 철군 문제로 중동 및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다.구가인 comedy9@donga.com·한기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장소 발언으로 한동안 교착 상태였던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차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떠오르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캠프 데이비드 회의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음 회담 장소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며 “아마도 머지않아(not-too-distant future) 발표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정말 만나고 싶어 하고 우리도 만나길 원한다. 곧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귀국길에 “내년 1월이나 2월에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며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장소를 놓고 북한과 협상 중이라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미국과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캠프 데이비드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을 놓고 북-미 간에 의미 있는 진척이 있는지 주목된다. 다만 그는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 2일 연달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1일 트위터에 “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썼고,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는 “방금 훌륭한 편지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아마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2차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3일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를 사전 답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 등 복수의 장소에 사전 답사 팀을 파견했으며 다만 정상회담 후보지를 북한과 정식으로 공유하지는 않았고 후보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과 북한 전문가 사이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몽골, 미국 하와이, 남북한 사이의 비무장지대(DMZ)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고 CNN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자국 영토 내 미군기지 설치 방침을 시사하자 군부는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일 현지 SBT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재를 지원해 (남미) 지역 내 긴장을 크게 증폭시켰다”며 브라질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도 이런 의사를 되풀이했다.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중남미 13개국 회의에 참석한 아라우주 장관은 “브라질은 미국과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를 희망하고 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3월경 만나 미군기지 설치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군기지 개설을 희망하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 남미에서 경제 및 군사적인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1945년 브라질 북동부에 일시적으로 미군기지를 열었지만 전쟁이 끝난 뒤 폐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하는 정책으로 눈길을 끌었던 인물.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이전을 따라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미국이 브라질에 군 기지를 설치하면 남미에서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주요한 전략 요충지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현재 미국은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군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0일 베네수엘라에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를 보냈다. 이를 두고 두 나라가 미국을 겨냥해 긴장도를 시험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겨냥해 “미국과 브라질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서로 협력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에 미군기지가 설치된다면 이웃 남미 국가들과 군부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5일 브라질 현지 매체인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군부는 미군기지 설치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 국방부는 이날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해당 사항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