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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는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시즌은 전례 없는 혼전 양상이어서 팀마다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놓고 분주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다. 이제 막 2라운드를 마쳤지만 개막을 함께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그대로 자리를 지킨 건 모비스(섀넌 쇼터, 디제이 존슨)와 KCC(브랜든 브라운, 마퀴스 티그)뿐이다. 나머지 8개 구단은 부상과 기타 사유로 이미 9차례 외국인 선수를 교체(부상선수 일시 교체 3번, 완전 교체 6번)했다. KGC는 이번 휴식기 동안 장신 외국인 선수 미카엘 매킨토시도 교체할 예정이다. 3라운드에는 교체된 새 얼굴의 외국인 선수가 총 7명에 이른다. 교체 카드로 가장 득을 본 건 KT다. 조엘 헤르난데즈를 두 경기 만에 보내는 빠른 결단을 내린 뒤 데이빗 로건과 11승 5패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라운드 막판에는 로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고도 5연승을 달리며 경기력과 기세 모두 최고조다. KT는 이번 휴식기 동안 국가대표 차출도 0명이라 체력도 비축하게 됐다. 벤 음발라를 유진 펠프스로 교체한 뒤에도 연패를 끊지 못하며 최하위(4승 14패)로 처진 삼성은 최근 두 차례나 무득점 경기를 하는 등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글렌 코지도 네이트 밀러로 교체했다. 교체 카드 2장을 시즌 초반 모두 소진할 만큼 절박한 승부수다. 이미 25일 입국해 선수단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밀러는 장민국, 김동욱의 부상으로 허약해진 삼성의 골밑 약점을 보완해줘야 한다. 2라운드 막판 5연패에 빠지며 5위(9승 9패)로 내려온 KGC 역시 국내외 선수를 물갈이하며 새 팀으로 변모할 것을 예고했다. 9위(6승 12패) 오리온은 대릴 먼로가 부상 복귀한 뒤 10연패를 깨고 4승 1패로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제쿠안 루이스 대신 합류한 제이슨 시거스도 합류 후 곧바로 2연승에 힘을 보탰다. SK와 전자랜드는 각각 팀의 에이스인 애런 헤인즈, 머피 할로웨이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다른 흐름이다. SK는 헤인즈가 복귀한 뒤 외려 1승 5패에 빠져 공동 6위(8승 10패)로 떨어졌고 전자랜드는 할로웨이가 돌아온 뒤 5승 1패로 3위(11승 7패)로 올라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고려대 졸업반 포워드 박준영(195cm)이 예상을 깨고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준영은 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KT 서동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최고 루키 후보로는 대학리그에서 평균 18.5득점, 6.1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한 가드 변준형(동국대 4학년)이 꼽혔다. 서동철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난상토론을 했다. 지난해 가드 허훈과 포워드 양홍석을 뽑았기 때문에 올해는 센터 자원 쪽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또 “박준영이 센터치고는 신장이 작긴 하지만 공격에서는 작은 신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수비 쪽은 훈련시키는 게 저희 몫이다. 기존 센터진과는 또 다른 색의 옵션이 될 것이다. 적응하는 대로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준영은 “주위에서 최악의 세대라고 하시는데 최악의 세대인 저 박준영이 KBL 최고의 선수가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드진 공백을 겪고 있는 KGC 김승기 감독은 1순위 같은 2순위 변준형을 선발했다. 김 감독은 “KT도 그쪽에서 필요한 선수 뽑았고 우리도 아주 그냥 러키”라며 “다행히 (국가대표 브레이크로) 당분간 경기가 없기 때문에 연습해보고 몸 상태만 좋으면 바로 투입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3라운드 시작 시점(12월 6일)부터 바로 프로 코트를 밟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3순위로 만 19세 서명진(부산중앙고 3학년)을 뽑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농구 센스는 지금도 통할 듯한데 밸런스, 파워, 스킬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앞날이 달라질 것이다. 그건 훈련으로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대신 프로에 직행한 서명진은 “양동근 선배님의 마인드를 배우고 이대성 선배님을 롤모델 삼겠다”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지원자 46명 중 절반이 안 되는 21명만 지명을 받았다. ‘거물급 흉년’이라는 평가 속 2라운드부터 지명 포기가 속출했다. 4라운드에는 전 구단이 연달아 지명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마지막 순번의 KT가 가드 이상민(조선대 4학년)을 지명했다. 이상민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제가 불렸다고 하더라. 머리가 하얘졌다. 무대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내려온 줄도 모르겠다. 엄마가 많이 울고 계시던데 오늘부터는 늘 웃게 해드리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1,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KT와 KGC 는 이날 드래프트 직후 가드 박지훈(KT)과 포워드 한희원, 가드 김윤태(이상 KGC )의 1 대 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올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시장은 예년만큼 붐비지는 않는다. 양의지(31·두산)를 제외하면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가 없다. SK에 수준급 FA 최정(31), 이재원(30)이 있긴 하지만 이변이 없다면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군 소속팀 잔류가 유력하다. 겨울마다 큰손으로 활약해온 한화, 롯데도 일찌감치 영입 의사를 접었다. 하지만 겨울은 여전히 쇼핑의 계절이다. ‘블랙프라이데이’(미국에서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 금요일. 이날 소비로 장부상 적자가 흑자로 전환된다고 해 블랙이 붙음)로 정점을 찍는 연말 쇼핑전쟁은 프로야구에도 예외가 없다. 올겨울 구단들의 쇼핑 행보는 소속팀을 잃은 선수들을 실속 있게 영입하는 ‘벼룩시장에서 진주 찾기’와 양의지 FA 경매 승리를 향한 ‘연말 지름신(신이 강림한 듯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구매욕을 표현한 신조어) 경쟁’으로 양분된다. FA 시장에서는 ‘내부 FA 잔류’에만 집중하기로 한 SK는 삼성에서 내놓은 배영섭(32), 이케빈(26)을 재빨리 장바구니에 담았다. 신인왕 출신 배영섭은 보다 정교한 타격을 강조하는 염경엽 감독의 특성상 홈런군단 속 테이블세터로 경쟁력을 되찾을 여지가 있다.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 이케빈 역시 국내 구단 중 상대적으로 훈련 분위기가 자유로운 축에 속하는 SK에서 잠재력을 꽃피울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겨울 4년 115억 원의 거액을 지출해가며 ‘타격기계’ 김현수를 들여놓은 LG도 올겨울에는 ‘명품 수집’ 대신 벼룩시장으로 눈을 돌려 소속팀에서 기회를 잃은 선수 셋을 싹쓸이했다. 베테랑 투수 장원삼(35)과 심수창(37)이 초토화된 올 시즌 LG 불펜 재건에 힘을 보태야 한다. LG의 2018 시즌 구원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는 2.77로 리그 평균(6.97)에도 한참이나 모자라는 최하위였다. 벌써 방출만 두 번째인 야수 전민수(29) 역시 LG에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헝그리 정신’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벨기에 브뤼셀 북역에서 트램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시티즌스 플랫폼’ 센터는 매일 오후 7시부터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향을 떠나온 이들 300여 명을 맞는다. 난민 지위를 신청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거나 난민 지위를 얻어 새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대접받는다. 다음 날 오전 11시 체크아웃이 간단한 규칙이다. 자의든 타의든 새 인생을 위해 타국에 온 낯선 이들에게는 고단함을 잠시나마 덜어주는 환대다. 화려하진 않지만 호스텔 정도의 구색을 갖춘 이곳은 ‘막시밀리앙 공원’에서 시작된 시민연대의 산물이다.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2015년 브뤼셀에는 역대 최고인 4만 명의 난민이 몰렸다. 외교부에 하루에 많게는 500여 명의 난민이 몰렸지만 수용 가능 인원은 50∼60명 수준이었다. 난민 행렬은 결국 건물 밖 막시밀리앙 공원까지 이어졌다. 난민들이 공원에서 잠을 청하자 브뤼셀 시민들은 음식, 텐트, 옷가지를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생면부지의 이들에게 빈 침실을 내주기도 했다. 3년 전 생일을 맞아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 공원 쪽으로 자동차 핸들을 틀면서 메흐디 카수 씨(35)의 삶도 완전히 바뀌었다. “공원에 난민들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처음 들러봤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세 살짜리 제 아들 또래 아이들이 맨땅에 비닐봉지 하나 깔고 자고 있었어요. 21세기 브뤼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싶었죠. 최소한 저 애들이라도 텐트에서 재워야겠다고 생각해 텐트를 샀어요.” 카수 씨는 ‘시티즌스 플랫폼’을 만들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해 시민들과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텐트 150개를 모은 것부터 시작해 필요한 물품 기부, 자원봉사자 모집도 모두 페이스북으로 했다. 시티즌스 플랫폼 봉사자들은 막시밀리앙 공원에 올 때면 난민들이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하얀색 재킷을 입었고, 이들은 ‘하얀 천사들’로 불렸다. 브뤼셀 삼성전자에서 키 어카운트 매니저(주요 거래처 관리자)로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카수 씨는 1년 넘게 휴직하다 2017년 6월 사표를 냈다. “지구상 6000만 난민 중에 우리가 지금 센터에서 돌보는 난민은 하루에 800명도 안 돼요. 브뤼셀은 국제사회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진 도시인데 이마저 정부가 아니라 시민들이 하고 있죠. 난민을 마주하는 게 그저 새 친구를 만들 기회 정도로 별게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시티즌스 플랫폼 센터는 올 6월부터 브뤼셀시를 설득해 얻어낸 빈 건물로 이사를 와 하룻밤에 약 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9일 이곳을 찾은 기자에게 카수 씨가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1층 야외 공간에 있던 샤워부스였다. 세면시설이 없는 건물에서 센터 오픈을 준비하며 그는 샤워부스 설치비 2만4000유로(약 3000만 원)를 모았다. 페이스북에 모금 취지를 설명하고 3시간마다 모금 상황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는데 3시간이 안 돼 다 모였다. 주방설비 역시 벨기에 예술가가 기획한 기금 모금 행사로 마련했다. 한때는 직원 한 명이 가스버너 하나로 200인분 음식을 만들었다. 시티즌스 플랫폼은 시민 4만5000명의 크고 작은 참여로 돌아간다. 이날도 센터에는 30여 명의 봉사자가 입실 등록, 침대시트 전달, 요리, 급식, 상담 등 각자의 자리에서 바삐 움직였다. 그중 크리스토프 길모 씨(50)도 그간 남는 방에 난민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다 이날 처음 아내, 아이들과 함께 센터 봉사에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공원에 있는 난민들을 재워주겠다는 다른 집에 태워다주는 일만 했는데 어느 날 봉사자가 착각했는지 잠자리가 필요한 에티오피아 소년 셋을 우리에게 보냈다. 그렇게 갑자기 방을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여고생 레이러 더 비터 양(16) 역시 집에서 혼자 40분간 기차를 타고 센터를 찾아와 능숙하게 저녁식사를 받은 이들의 쿠폰에 체크 표시를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걸 보고 여름방학 때부터 이곳에 왔다는 그녀는 “첫날부터 정말 재밌었고 팀원들한테도 많이 배웠다. 개학을 해서 방학 때처럼 자주는 못 오지만 계속 오게 된다”고 했다. 지금은 난민들 중 하루 평균 250명이 이 센터에서, 약 250명은 일반 가정집에서, 나머지 80명 정도는 벨기에 곳곳에 얻은 건물에 마련한 소규모 시설에서 지낸다. 그중에는 국경을 넘어오는 사이 각종 성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한 ‘시스터스 하우스’도 있다. 시티즌스 플랫폼은 난민의 법적, 사회적 필요 절차 안내와 의료, 심리치료 등을 제공하고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한 각종 언어교실도 운영한다. 시티즌스 플랫폼의 체계적인 환대를 보며 올여름 제주도를 달군 ‘예멘 난민’ 논란이 스쳤다. 한국은 유엔난민협약의 오랜 가입국이지만 관념 속 난민과 현실 속 난민은 명백히 달랐다. 막상 300여 명의 난민이 한국을 찾아오자 극단적 혐오 반응이 쏟아졌다. 난민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던 인기배우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은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런 상황을 전하자 카수 씨는 “사람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감정은 사랑과 두려움”이라고 했다. “둘은 정반대의 감정 같지만 두려움은 종종 사랑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우리 민박 가정들도 열에 아홉이 ‘처음에는 두려웠다’고 고백해요. 난민들을 차에 태워 집에 데리고 가면서도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우리 애들 해코지하고 날 죽이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요(웃음). 하지만 결과는 우리조차도 기대하지 못했던 사랑이었어요.” 유럽은 그나마 이방인을 보는 게 익숙한 대륙이다. 이민 역사가 더 길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도 지금 한국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건 나라가 난민들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게 가장 클 것이다. 그런데 그건 정치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 사람 자체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쏟아지는 난민 문제들은 그간의 잘못된 이민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프랑스의 경우 게토(격리지역)를 만들어 난민을 자신들의 사회에서 차단시켜 놓고 뭔가 저절로 되기만을 바라다 긴 세월 오해만 쌓았죠.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잘못된 이민 정책이 빚어낸 결과에 대응하는 것뿐이에요. 당장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이고 좌우를 가릴 일도 아닙니다.”브뤼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 기사는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우리 팀이라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웃음) 경기가 정말 재밌어요. 외국인 선수 둘 다 슈팅이 워낙 좋고 국내 선수들까지 잘 들어가니까. 농구 자체가 분위기 싸움이 크잖아요. 연승 분위기를 타니까 뭘 해도 되더라고요.” 지난달(28일 KCC전)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친 허훈(22·KT)은 지난 3주간 ‘시청자’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지만 웃을 수 있었다. KT가 2라운드를 마치기도 전에 이미 지난 시즌 총 승수(10승)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연승은 딱 한 번, 그것도 2연승에 그쳤던 KT는 벌써 시즌 두 번째 4연승 도전을 앞두고 있다. 최소 4주 진단을 받았지만 부지런히 재활에 매진한 허훈은 이번 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요. 국가대표 월드컵 예선 경기 브레이크(11월 27일∼12월 5일) 때 쉬고 나서는 더 활발히 움직여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허훈은 이번 시즌 팀이 첫 연승 가도를 달리던 날 부상으로 이탈해 아쉬움이 더 컸다. 더욱이 허훈은 개막전에서 23분 동안 무득점에 그쳤고 팀도 모비스에 32점 차 대패했지만 이후 5경기 평균 14득점을 올리는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허훈은 “개막전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컸어요. 그 다음부터는 경기도 잘 풀리고 몸도 좋은 상황이었는데 다쳤어요. 많이 배웠죠. 아쉽긴 한데 이제 5, 6라운드 중요한 순간에 안 다치고 해야죠”라고 말했다. 허훈은 아직도 팀 성적을 확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한 시즌 사이 성장에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이제 2라운드인데 언제 또 하락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고 계속 맞춰 나가야죠. 우리가 계속 잘나갈 수만은 없을 테니 고비도 넘겨야 하고요. 물론 ‘어떻게 하면 1승을 할 수 있을까’ 하던 때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인데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마지막에 지면 초반에 승수 쌓은 것이 무의미해지잖아요.” 허훈은 올여름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뽑혀 자카르타까지 갔지만 ‘부자(父子)대표’ 논란에 거센 비판만 받고 돌아와야 했다. 그는 “언젠가는 열심히 해서 꼭 다시 들어가고 싶어요. 오기도 생겼고요. 욕을 너무 많이 먹었는데 그런 것 하나하나가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줬어요. 좋은 날이 있으면 안 좋은 날도 있기 마련이니까 크게 얽매이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물론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먼저”라는 포부도 전했다. “국가대표 브레이크 끝나고 첫 경기(12월 7일) 상대가 모비스입니다. 모비스를 꼭 한 번 잡고 싶어요. 또 사직체육관 만원 관중 속에서 농구 한 번 해보는 게 소원인데 팬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현대모비스는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오리온을 93-82로 꺾고 5연승을 했다. DB는 안방에서 연장 1쿼터 승부 끝에 SK를 77-76으로 제압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다들 어떻게 다시 적응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웃음). (2012년) 처음 왔을 때 이미 (위성우) 감독님 스타일을 알았고 감독님은 절대 바뀌실 분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우리은행에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감독님이 하라는 것만 하면 OK다. 물론 이걸 견뎌내는 멘털도 강해졌다. 선수로 살아남으려면 일단 멘털이 강해야 한다.” 2012∼2013시즌 ‘혼혈 선수’로 데뷔하며 주목받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2013∼2014시즌 중 한국을 떠났던 김소니아(25)는 올 시즌 5년 만에 우리은행에 복귀해 경기당 평균 18분씩 뛰면서 8리바운드(평균 4.6득점)를 잡아내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뛰지 못하는 2쿼터 김소니아가 잡아내는 리바운드는 우리은행의 필승 카드가 되고 있다. 특히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강호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2쿼터에만 8점을 몰아치는 등 12득점, 10리바운드로 팀의 2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이 ‘1라운드 전승’의 최대 고비를 넘긴 순간이었다. 2014년 올스타전 때 ‘비욘세 댄스’로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한 뒤 “춤보다는 농구로 주목받고 싶다”던 바람이 조금은 이뤄진 셈이다. 김소니아는 “예전에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1군에서 거의 뛰지 않을 때도 팬분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땐 어려서 마냥 좋았지만 걱정도 됐다. 외모나 춤보다는 농구를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응원을 받고 싶었다. 물론 팬분들에게는 여전히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유럽에서 뛸 때도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분들도 있다. (한국말로) ‘김소니아 선수 다시 한국 오면 좋겠어요’라고 해주신 분도 많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된 데는 가족, 팀도 있지만 팬들의 서포트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했다. 어떤 생각으로 복귀를 결정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나의 일부다. 돌아와야 한다고 느꼈다. 그간 선수들, 코치님과도 계속 연락을 했다. 이번에도 팀에서 먼저 제안해 주셔서 결정할 수 있었다. 코트에 있는 한은 3분, 아니 1분이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겠다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챔피언십 우승이 목표라는 김소니아는 “코트에서는 5명이 있고 다 저마다 역할이 있다. 누구는 슛을, 누구는 수비를, 누구는 패스를 전문으로 한다. 그중 나는 ‘더티 워크(궂은일)’를 하는 선수다. 허슬플레이를 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한국말로) 큰언니들의 오픈샷을 위해 스크린을 서는 게 내 일이다. 거기에서만큼은 리그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돌아와서 체육관에 수북하게 걸려 있는 우승 기념 걸개들을 보고 ‘올해도 힘깨나 들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비시즌에는 이 순간을 바라보며 열심히 했다. 1승 했다고 늘어질 수 없다. 여유는 시즌이 끝나야 누리는 것”이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돌아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다들 어떻게 다시 적응할 수 있었냐고들 묻는다(웃음). (2012년) 처음 왔을 때 이미 감독님 스타일을 알았고 감독님은 절대 바뀌실 분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우리은행에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감독님이 하라는 것만 하면 OK다. 물론 이걸 견뎌내는 멘탈도 강해졌다. 선수로 살아남으려면 일단 멘탈이 강해야 한다.” 2012~2013시즌 ‘혼혈선수’로 데뷔하며 주목받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2013~2014시즌 중 한국을 떠났던 김소니아(25)는 올 시즌 5년 만에 우리은행에 복귀해 경기당 평균 18분씩 뛰면서 8리바운드(평균 4.6득점)를 잡아내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뛰지 못하는 2쿼터 김소니아가 잡아내는 리바운드는 우리은행의 필승카드가 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1라운드 전승’의 복병이었던 KB스타전에서 김소니아(12득점,10리바운드)는 2쿼터에만 8득점을 몰아치며 59-57 신승을 이끌었다. 2014년 올스타전 때 ‘비욘세 댄스’로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한 뒤 “춤보다는 농구로 주목받고 싶다”던 김소니아의 바람이 조금은 이뤄진 셈이다. 김소니아는 “예전에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1군에서 거의 뛰지 않을 때도 팬분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땐 어려서 마냥 좋았지만 걱정도 됐다. 외모나 춤으로 팬을 얻고 싶지는 않았다. 농구를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응원을 받고 싶었다. 물론 팬분들에게는 여전히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유럽에서 뛸때도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분들도 있다. (한국말로) ‘김소니아 선수 다시 한국 오면 좋겠어요’라고 해주신 분들도 많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된 데는 가족, 팀도 있지만 팬들의 서포트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했다. 어떤 생각으로 복귀를 결정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나의 일부다. 돌아와야 한다고 느꼈다. 그간 선수들, 코치님과도 연락을 계속 했다. 이번에도 팀에서 먼저 제안해주셔서 결정할 수 있었다. 코트에 있는 한은 3분, 아니 1분이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겠다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개인적으로 목표를 가지고 온 것은 아니지만 팀스포츠이니 챔피언십 우승이 목표라는 김소니아는 “코트에서는 5명이 있고 다 저마다 역할이 있다. 누구는 슛을, 누구는 수비를, 누구는 패스를 전문으로 한다. 그 중 나는 ‘더티워크(궂은 일)’하는 선수다. 허슬플레이를 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한국말로) 큰언니들의 오픈샷을 위해 스크린을 서는 게 내 일이다. 거기에서 만큼은 리그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돌아와 보니 또 수북하게 쌓여있는 ‘우승심벌’들을 보고 ‘쉽지 않겠군’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비시즌에는 이순간을 바라보며 열심히 했다. 1승했다고 늘어질 수 없다. 여유는 시즌이 끝나야 누리는 것”이라며 웨이트장으로 돌아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4년 12월 결혼식장에 들어서던 새신랑은 7년 차 프로야구 선수였다. 하지만 경기에 나오는 날보다 안 나오는 날이 더 많았고 연봉도 늘 최저였다. 연봉 5000만 원에 사인했던 이듬해에도 48경기에 나서 타율 0.235(7홈런), 그저 그런 백업 선수에 그칠 만한 성적이었다. 그사이 쌍둥이의 아빠가 된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사실 (2016시즌 때)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가족이 생겼으니까. 당장 애들을 먹여 살려야 되니까. 그래서 ‘1년만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야구만 해보자’란 생각으로 그렇게 쉬지 않고 했는데….” 프로야구 선수에게 딱 하루 있는 휴식일(월요일)을 지운 것도 그때부터였다. 19일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신인왕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안은 두산 김재환(30)에게는 2019년에도 휴식일은 없다. 그는 “그게 저만의 루틴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2016년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 37개를 터뜨리며 데뷔 9년 만에 ‘거포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냈다. 2017시즌부터는 억대 연봉을 받았고 올해는 ‘잠실 홈런왕’을 넘어 ‘리그 홈런왕’(44개)까지 올랐다. 이미 홈런상과 타점상(133타점)을 확정한 그는 MVP 투표인단 111명 중 51명에게 1위 표를 받아 총점 487점으로 린드블럼(367점·두산), 박병호(262점·넥센)를 따돌렸다. 김재환은 “‘감사합니다’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저희 팀 동료들이 워낙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저에게 이런 상이 돌아온 것 같다.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들을 더 무겁게 가지고 가겠다. 앞으로 남은 인생 더 성실하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MVP 부상으로 받은 K7승용차를 “좀 더 필요한 분에게 좋은 의미로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 역시 야구를 가장 잘했던 최근 3년이라고 했다. 김재환은 “야구는 잘됐지만 바깥 생활도 아예 절제하고. 안 좋은 얘기들 때문에…”라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김재환에게는 2군 시절이던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도핑 검사에서 적발된 ‘약물 전력’이 늘 따라다닌다. 그는 “후회는 지금도 하고 있다. 하루도 안 빠지고 후회를 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재환은 “(약물 전력을 이유로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시선에 대해) 야구장에 오시는 팬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감수하고 앞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마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개 차로 5년 연속 홈런왕이 무산된 박병호는 김재환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내년에도 다시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고 말했다. 옛 팀 동료 김현수(30·LG) 역시 “재환이는 원래 잘하는 선수였다. 두산에 있는 동안 밥도 많이 같이 먹고 힘들면 술도 같이 마셨다. 잘돼서 너무 좋다”며 동고동락했던 동료의 수상을 축하했다. 불과 3년 전까지 야구를 포기하려 했던 그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에게 인정받는 선수로 우뚝 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쯤 되면 ‘박정권의 가을 DNA’는 과학이다. 프로야구 ‘공식 추남(秋男)’ SK 박정권(37)의 한 방이 계속해서 기선 제압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팀의 첫 승과 직결되고 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상대 마무리 김상수에게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뽑아내며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홈런(7홈런)의 주인이 됐던 박정권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또 한 번 폭발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것임은 당연했다. 주인공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는 법도 잊지 않았다. 5회말 두산에 2-3 역전을 허용한 직후인 6회초, 앞선 두 타석에서 힘없이 뜬공으로 물러섰던 박정권은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의 한복판에 꽂힌 실투를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그의 홈런으로 곧바로 4-3 리드를 되찾은 SK는 7회초에는 박정권의 염력(?)만으로도 1점을 더 달아났다. 그의 타석에서 두산 장원준이 초구 볼 이후 폭투를 범하며 박정권은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않고도 3루 주자 박승욱을 홈으로 불렀다. 박정권의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더더욱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현상’이다. 박정권은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저’ 기록이란 기록은 다 썼다. 데뷔 시즌이던 2004년(24경기, 타율 0.179)보다 적은 경기(14경기)에 나서 더 낮은 타율(0.172)을 찍었다. 올 시즌 1군 엔트리 등록일수는 25일에 불과했다. 스스로도 플레이오프 엔트리 합류는 ‘언감생심’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10월이 되자 다시 박정권을 1군 무대에 불러들였고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그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감독의 믿음에 ‘10월 사나이’다운 활약으로 응답한 박정권은 이제 ‘11월의 사나이’까지 접수할 태세다.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끝내기 홈런 이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다 이날 부활포를 쏘아올린 박정권은 “하나 치고 이대로 끝나나 했다. 조금 내려놓으니 편해지더라. 한국시리즈부터는 다 리셋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사진)이 거취를 놓고 10일간 장고에 빠지게 됐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3일 류현진과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원소속팀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선수에게 제시하는 1년짜리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책정되는데 2019년 FA의 퀄리파잉 오퍼 금액이 1790만 달러(약 200억 원)다. 류현진에게는 이를 수용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할 시간 10일이 있다. 퀄리파잉 오퍼는 특급 FA의 상징이다. 그러다 보니 결정도 쉽다. 자신이 FA 시장에서 1년 179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거절하면 된다. 일단 다저스는 류현진이 수술 복귀 후 최근 3시즌 연속 크고 작은 부상으로 꾸준히 활약하지 못했음에도 큰 금액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했다. 빅마켓인 다저스로서는 이 정도의 투자 리스크는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면 류현진은 1년 후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2015시즌 부상 여파가 있었던 다저스 투수 브렛 앤더슨도 2016시즌 옵션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의 류현진에게는 한 살을 더 먹고 내년 시즌 이후 다시 FA 협상을 해야 한다는 위험이 따른다. 만약 류현진이 이를 거절하면 다저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30개 전 구단을 상대로 협상권을 얻는다. 다만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과 계약할 경우 해당 구단은 류현진을 얻는 대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줘야 한다. 물론 류현진이 시즌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이런 여러 조건을 감수하고 확실한 다년 계약을 해 줄 팀이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커리어 평균자책점 3.20의 무난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건강할 때’라는 조건하에서였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인한 공백으로 아직 600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그란달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내셔널리그 포수 중 매해 홈런 선두를 달리지만 수비력에 의문이 따른다. 그란달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2년 연속 오스틴 반스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빼앗겼다. 한편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0)는 3년간 9300만 달러(약 1040억 원)에 재계약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SK 외야수 한동민은 지난주 금요일을 뜨겁게 달궜다. 2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10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한동민의 홈런 장면과 홈런 세리머니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한동민은 이틀 전 홈런의 여운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듯했다. 한동민은 “끝내기 홈런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며 “아마 영상 조회 수의 3분의 1은 내가 올렸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동민은 이날 시작된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한동민은 1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린드블럼의 2구째 몸쪽 낮은 컷 패스트볼(시속 140km)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SK는 이날 한동민의 선제 2점 홈런과 6회초 박정권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등으로 7-3으로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34회 중 25차례(73.5%)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SK로서는 예상을 뛰어넘은 승리였다. 정규시즌 2위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2일 5차전에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 켈리를 투입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1차전은 3선발인 박종훈이 선발 등판해야 했다. 이에 비해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컨디션을 점검하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1차전 선발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에이스 린드블럼이었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정반대였다. SK가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간 반면 두산은 20여 일간의 실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SK는 한동민과 박정권의 홈런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한동민의 선제 홈런으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SK는 2-3으로 역전당한 6회초 박정권의 우월 2점 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도 효과를 봤다. 선발 투수 박종훈을 5회 도중 교체했고, 산체스에게도 1과 3분의 2이닝밖에 맡기지 않았다. 왼손 중간계투 요원 김태훈은 7회부터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정영일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4로 뒤진 7회말 무사만루 찬스를 놓친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김재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6회말에는 허경민의 번트 실패와 오재원의 도루 실패가 이어졌다. 두산은 안타 7개와 볼넷 9개를 얻고도 3득점에 그쳤다. 잔루는 11개나 됐다. 9회에는 1루수 오재일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더 내줬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1차전을 잡았다는 건 좋은 의미다. 다음 경기도 역시 이기고 싶고, 마지막 경기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모처럼 만원 관중(2만5000명)을 기록했다. 양 팀의 2차전은 5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문승원을, 두산은 후랭코프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이틀 앞두고 1일 OK 저축은행 선수단은 급히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었다. KDB생명이 해체된 후 팀 이름이 없어 민무늬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촬영을 했던 선수들은 이날에야 ‘OK저축은행 읏샷’이라는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받았다. 최근 6시즌 6개 팀 중 하위권만 전전(6-5-6-6-5-6위)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해체된 KDB생명은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에서 위탁운영을 맡아 올 시즌을 ‘팀WKBL’로 날 뻔했다. 하지만 개막 10일전 극적으로 네이밍 스폰서를 구했다. 이름은 생겼어도 아직 구단 주인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숙소도 훈련장도 셋방살이 중이다. 31일 훈련장인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를 찾았을 때도 선수들은 이제는 익숙한 듯 셔틀콕을 주고받는 배드민턴 동호인들 옆에서 훈련했다. 행사 때마다 숙소도 비워줘야 해 선수들은 캐리어에서 짐도 풀어놓지 못한다.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은 “더 운동하고 싶어도 훈련장이 없어 못 하는 여건이 힘들기는 하지만 이건 결국 우리 선수들이 만든 거다. 선수들에게 ‘공동의 책임이다.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 말자’고 했다. 지금은 부모, 집 없이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선수들에게 열심히 해서 다시 좋은 집에 양자로 가자고 했다”며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1차적으로는 4위가 목표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경기 과정에서 투지나 의지가 보였으면 한다.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자유계약(FA)으로 이적한 이경은(신한은행)이 맡았던 주장은 베테랑 한채진(34)이 다시 맡는다. 팀 해체만 두 번(현대, KDB생명) 겪게 된 한채진은 “어렸을 때는 내 살길을 찾기 바빴는데 이제는 언니로서 어린 선수들이 걱정이 되더라. 네이밍 스폰도 해주셨으니 이제 저희가 승리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할 때까지 주장을 할 수는 없다. 이제 다음 시즌에는 후배에게 넘겨줘야 한다”며 올 시즌 후배들의 성장을 바란 한채진은 “이번에 남자 프로농구를 보니 이대성(모비스) 선수가 과감성이나 공격성이 엄청 좋아졌더라. 원래도 수비는 악착같이 잘했지만 성장한 게 눈에 보였다. 밑의 선수들이 올라오니 양동근 아저씨 뛰는 시간도 줄더라. 저도 비슷하게 돼야 할 것 같다. 우리 팀에서도 ‘여자 이대성’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모비스 성적도 좀 닮아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OK저축은행에는 2013∼2014시즌을 끝으로 KEB하나은행에서 은퇴했던 국가대표 센터 출신 정선화(33)도 복귀해 힘을 보탠다.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는 2쿼터에서 정통 센터인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은퇴했던 정선화에게 정 감독은 “40분 다 뛰라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주면 된다”고 용기를 줬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네 언니’가 되려고 한다”는 정선화는 “작은 역할을 맡아도 큰 몫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2분이라도 정말 필요한 걸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OK저축은행은 5일 오후 7시 안방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KEB하나은행과 개막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9구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계속 파울을 쳐내거나 볼을 골라내며 3볼 2스트라이크로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던 SK 한동민의 방망이가 힘껏 돌았다. 130m의 긴 궤적을 그린 홈런이 터지는 순간 기쁨에 겨워 펄쩍펄쩍 뛰었다. 거짓말 같은 추격전을 펼치던 넥센의 팬들에게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SK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연장 10회 터진 연속 홈런으로 넥센을 10-11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10회말 김강민과 한동민의 연속 홈런으로 2점을 뽑아내며 재역전승을 거두고 3승 2패를 기록하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넥센은 4-9로 뒤지던 9회 2사 후 박병호의 극적인 투런 동점 홈런 등 9회에만 5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든 뒤 10회에는 10-9로 역전까지 성공했으나 마지막에 눈물을 흘렸다. 왜 이 승부가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하는 경기였다. 넥센은 빠른 발과 다재다능한 공격 루트를 자랑했고 SK도 시원한 홈런포를 뽐냈다. 시즌 한때 홈런왕을 다툰 SK 로맥과 넥센 박병호는 부진에 빠져 있다가도 귀신같이 ‘딱 필요한 그때’ 한 방씩을 주고받았다. 5회까지 양 팀 선발 김광현과 브리검이 명품 투수전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풍경이었다. 정적을 깬 건 또다시 넥센 임병욱이었다. 6회초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활약했던 임병욱이 또 한 번 ‘크레이지 모드’를 가동했다. 임병욱의 선제 2타점 적시 2루타는 호투하던 김광현을 6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시켰다. 넥센은 6회에만 3점을 쓸어 담으며 앞서 나갔다. 그러자 6회말 곧바로 SK가 로맥의 ‘스리런’과 최항의 3타점 2루타로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9회에 넥센은 이날 경기 내내 무안타로 침묵한 테이블세터 김하성과 송성문이 나란히 연속 2루타를 치며 6-9까지 추격했고 당황한 SK 내야진에서 실책이 겹쳐 7-9까지 좁혀졌다. 9회 2사, 타석에는 거짓말처럼 시리즈에서 한 번도 손맛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병호가 섰다. 박병호는 시원한 헛스윙 두 번과 함께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리며 그대로 주저앉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9-9 동점을 만드는 투런포로 자신이 왜 박병호인지를 증명해냈다. 넥센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모두 튀어나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넥센은 연장 10회초 임병욱이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로, 9회 대타로 나왔던 김민성이 또 한 번 2루타로 쉽게 1점을 더 달아났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SK 1번 타자 김강민은 이를 비웃듯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홈런임을 직감한 신재영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홈런군단 SK는 이어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SK는 잠실로 간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 복귀다.인천=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I got a feeling that tonight‘s gonna be a good night(오늘 밤은 멋진 밤이 될 것 같은 느낌이야).’ SK 힐만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오를 애창곡으로 대신하며 팬들에게 블랙아이드피스의 ‘I Gotta Feeling’을 불러줬다. 노랫말처럼 힐만 감독은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하지만 넥센이 고척에서 3, 4차전을 연달아 잡아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최후의 결전을 앞둔 장정석 감독은 안드라 데이의 ‘Rise up’을 떠올렸다. ‘And I’ll rise up. I‘ll rise like the day. I’ll rise up. I‘ll rise unafraid(난 일어설 거야. 태양처럼 떠오를 거야. 난 일어설 거야. 두려움 없이 일어설 거야).’ 2일 오후 6시 30분 문학에서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SK는 선발 김광현이 멋진 밤 팬들과 함께할 파티를 준비한다. 이에 맞서 브리검을 내세운 넥센은 플레이오프 역대 세 번째 리버스 스윕(2연패 뒤 3연승)에 도전한다. 이제껏 딱 두 번밖에 없었던 리버스 스윕의 주인공은 1996년 현대와 2009년 SK였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잠실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오를 팀은 하나. 격전 속에서 남다른 사연을 쏟아내고 있는 SK와 넥센의 1∼9번 라인업에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했다. 앨범 이름은 ‘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SK전 OST(부제: 한국시리즈로 가는 주크박스)’다. 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이헌재 기자}
대한민국농구협회가 1일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Window-5) 남자농구 대표팀 예비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가드에서는 앞선 Window-4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허웅(상무)이 재승선했고 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시래(LG), 이대성(모비스)도 이름을 올렸다. 포워드에서는 아시아경기 3대3 농구에서 활약한 안영준(SK)과 양홍석(KT)이 눈에 띈다. 이들 중 최종 엔트리까지 남는 12명이 28일 레바논전, 다음달 2일 요르단전에 출전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999년, 세기말 태어난 ‘소년들’이 벼랑 끝 2018 넥센을 구했다. 넥센이 19세 듀오 이승호-안우진의 호투를 앞세워 다시 인천으로 간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프로야구 넥센이 31일 고척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두 영건의 호투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승리를 합작했던 이승호(3과 3분의 1이닝 2실점)-안우진(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은 이날 나란히 4이닝 무실점, 1피안타의 압도적 피칭을 펼쳤다. 이승호의 출발은 살얼음판이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두 타자를 내리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나이트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불러들였다. 더욱이 다음 상대 타자는 정규시즌 홈런을 허용한 기억이 있는 강타자 최정과 로맥. 하지만 이승호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적극 공략해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로맥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재원에게까지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고 포효했다. 이승호는 4회에도 2아웃을 잡은 뒤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또 한 번 질긴 ‘바깥쪽 승부’ 끝에 강승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 샌즈의 투런포로 2-0 리드를 얻은 이승호는 한결 가벼운 어깨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나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자 넥센 벤치는 지체 없이 ‘필승카드’ 안우진을 조기 소환했다. 안우진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5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SK 타선을 압도했다. 6회에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1사 주자 1, 3루 찬스를 잡은 넥센은 임병욱이 스퀴즈 번트를 댔지만 공이 상대 포수 허도환 바로 앞에 떨어졌다. ‘작전 실패’였다. 허도환이 곧바로 3루수 나주환에게 공을 토스하며 3루 주자 서건창이 런다운에 걸렸다. 그런데 공을 받은 나주환이 서건창을 몰고 가다 살짝 미끄러졌고 그 틈에 서건창은 홈으로 내달렸다. 결국 SK는 허무한 실책으로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대신 1점을 더 내줬다. 이어 넥센은 김하성의 적시타까지 터져 1점을 더 달아났다. 이 적시타로 이전까지 플레이오프 타율이 8푼3리(12타수 1안타)에 그쳤던 김하성은 시리즈 첫 ‘타점’과 함께 드디어 ‘1할 타자’가 됐다. 이날 경기 전 ‘베풀면 잘 된다’며 선수단에 피자 20판을 돌렸던 김하성의 선행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SK도 맥없이 무너지진 않았다. SK는 9회초 잠자던 한동민의 투런포로 뒤늦게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넥센은 9회 1사 상황에서 마무리 김상수를 올렸다. SK는 2차전 승리의 영웅 김강민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타를 치고 나가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대타 정의윤의 타구가 중견수 임병욱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5.7%(14회 중 12회)를 선점했던 SK는 유리한 고지를 지키지 못하고 2일 문학에서 넥센과 단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 결정될 5차전 선발로는 SK 김광현, 넥센 브리검이 나선다. “누가 오든 5차전까지 힘들게 하고 올라오면 좋겠다”던 김태형 두산 감독만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한편 경기에 앞서 키움증권이 내년 시즌 넥센의 메인 스폰서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넥센은 키움증권을 비롯해 넥센타이어 등 복수의 기업과 접촉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넥센 김혜성(19·사진)이 이름처럼 ‘혜성같이’ 등장해 팀의 플레이오프 첫 승을 이끌었다. 인천에서 SK에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의 장정석 감독은 30일 고척 3차전을 앞두고는 앞선 경기와는 다른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1번 타자였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진 뒤 김하성, 서건창이 돌아가며 맡았던 1번 타자 자리에는 김혜성의 이름이 있었다. 장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상대 선발투수 박종훈과의) 상대성을 고려해 공격적으로 짰다”고 했다. 1패를 더하면 곧 가을야구가 끝나는 상황에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1번 타자로 2할 7푼 타율의 신예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장 감독은 올 시즌 김혜성이 박종훈의 천적(4타석에서 3타수 3안타 1사구)으로 활약한 것을 믿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첫 타석 볼넷, 두 번째 타석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던 김혜성은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리며 박종훈 상대 ‘100%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더욱이 김혜성의 3루타는 5회초 SK가 강승호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뒤 박승욱이 곧바로 장타를 치고도 3루에서 주루사로 아웃당한 것과 대비되며 팽팽하던 흐름을 순식간에 넥센 쪽으로 가져왔다. 결국 김혜성은 후속 타자 송성문의 중견수 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해 3-2 역전을 만드는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동민이 형한테만 맞지 말자고 생각했다.” 넥센 투수 한현희(사진)는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SK 한동민에게 굴욕(?)을 당했다. 올 시즌 한현희에게 14타수 7안타(4홈런)로 강했던 한동민이 “한현희가 도와줘서 넥센전 홈런이 많았다”고 도발했기 때문. 한현희는 “많은 준비를 했다. 보면 알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올 시즌 처음 선발로 풀타임을 채운 그는 11승 7패 평균자책점 4.79로 선전했지만 10월 들어 부진이 이어져 우려를 샀다. 최원태의 부상 공백으로 ‘토종 1선발’의 책임을 맡은 그의 어깨는 무거웠다. 그런 한현희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한현희는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SK 타선을 상대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2회초 로맥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평균 144km 직구를 복판에 꽂아 넣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4회 최정-로맥-박정권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1, 2차전 연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넥센은 이날 한현희와 불펜의 호투를 앞세워 SK에 3-2로 역전승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두 차례 역전 위기는 불펜이 막아냈다. 6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한현희를 구원 등판한 오주원은 대타 정의윤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8회 마운드에 선 이보근은 1번 타자 김강민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한동민-최정-로맥에게 연달아 삼진을 잡아내 리드를 지켰다. 이보근이 낙차 큰 포크볼로 로맥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순간 경기장을 메운 넥센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김혜성이 5회말 빠른 발로 만든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우중간 깊숙이 떨어진 장타를 때려낸 김혜성은 3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이후 송성문의 희생 플라이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중견수에게 잡혔지만 다시 한번 빠른 주루로 홈을 밟아 귀중한 결승점을 올렸다. 박병호, 김하성 등 주축 타선이 여전히 침묵한 것은 아쉬웠다. 앞선 2경기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는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포스트시즌 들어 타점을 한 개도 생산하지 못한 김하성은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로 부진이 길어졌다. SK는 로맥과 강승호가 2회와 5회 기록한 1점 홈런으로 점수를 냈지만 이후 타선이 침묵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SK로서는 올 시즌 41홈런으로 공격을 이끈 한동민이 3경기째 무안타로 부진한 것이 아쉬웠다. 앞선 2경기서 7타수 3안타(2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던 김강민은 이날도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넥센과 SK의 4차전은 31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문승원, 넥센은 이승호가 선발 등판한다. 조응형 yesbro@donga.com·임보미 기자 ▼ 넥센 장정석 감독 “8회 로맥과 과감한 승부 먹혀” ▼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홈팬들과 한 경기 더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안우진 1이닝 피칭 후 교체는)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믿음에 보답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해줘서 내일도 계산이 서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8회 2사에서 마운드 방문 때) 이보근에게 로맥과의 승부에서 과감하게 하자고 했다. 이보근이 잘 막아줬다.▼ SK 힐만 감독 “선발 박종훈 투구수 관리 실패” ▼ 선발투수 박종훈의 피칭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첫 두 점 내줄 때 불규칙 바운드가 있어서 아쉬웠다. 2차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타자들 스윙이 좋지 못했다. 홈런을 두 개 쳤지만 다 솔로였고 상대 선발투수의 피칭이 좋았다. 6회 만루 찬스에서 정의윤의 스윙이 살짝 빗나가 아쉬웠다. 기회가 없지 않았는데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보스턴의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떻게 보면 ‘식상한 결말’이었다. 이미 3월 31일, 개막 3일 차부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에 올랐던 보스턴은 시즌 끝까지 그 자리를 사실상 독점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겨났다.●2007-2018 보스턴 우승의 연결고리, 대머리 올 시즌 ‘루키 감독’이었던 알렉스 코라(43)는 보스턴 부임 첫해 우승반지를 꼈다. 코라는 2007년 보스턴에서 선수로, 2017년 휴스턴에서 벤치코치로, 올해 다시 보스턴에서 감독으로 우승하며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2007년 코라의 현역 시절 보스턴은 평균자책점 리그 1위의 철벽 마운드와 볼넷 1위를 이끌어낼 만큼 강력한 타선이 합쳐져 4전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코라는 당시를 회고하며 “이번에도 비슷하다. 무키 베츠와 J D 마르티네스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홈런 말고도 다른 능력을 많이 갖고 있었다. 2007년 타선만큼 참을성이 많지는 않지만 타석에서 계속 파울을 만들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그는 2007년의 보스턴과 2018년의 보스턴 모두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갔고 강한 불펜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보탰다. “그리고 감독이 모두 대머리다.”(2007년 보스턴 감독은 현 클리블랜드 감독인 테리 프랭코나) ●3차전 주심, 환상의 캐스팅 연장 18회까지 이어진 지난했던 월드시리즈 3차전의 승부는 LA 다저스 맥시 먼시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고 나서야 끝이 났다. 현지 시간 오후 5시 10분경 시작된 경기는 7시간 20분이 지난 다음 날 0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21세기 치러진 야구 경기 중 가장 오랜 시간 펼쳐진 경기였다. 440분. 이는 이날 주심 테드 배럿(53)이 서서 보내야 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연장 14회 공수 교대 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며 한숨을 고른 것을 제외하고는 이날 내내 홈플레이트 뒤에서 투수들이 던진 공 총 561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으로는 예전에 더 힘들었던 적이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남다른 덩치(키 193cm, 몸무게 115kg)를 가진 배럿은 마이너리그 심판 시절 조지 포먼, 마이크 타이슨 등 헤비급 복서들의 스파링 파트너로 알바를 한 경험이 있다. 그는 “스파링파트너가 육체적으로는 훨씬 더 힘들었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스¤(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을 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평균 3시간 반~4시간 정도는 잘 버틸 수 있도록 준비한다. 몸보다 힘든 건 정신이었다. 긴 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충격패도 즐긴 보스턴의 정신승리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불펜 총력전으로 연장 18회까지 접전을 이어가다 홈런 한방에 무너지는 ‘충격패’를 당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프라이스(33)는 그날 밤 연장 12회부터 6이닝을 버티다 마지막 홈런 하나에 패전투수가 됐던 네이선 이발디(28)에게 여느 때처럼 ‘같이 게임을 하자’고 했다(프라이스는 게임 포트나이트에 미쳐 있기로 유명하다). 이발디의 반응이 한 수 위였다. 그는 “조금 피곤하니까 내일 아침에 하자”고 답했다. 결국 둘은 다음 날 아침 함께 나란히 게임기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4차전 승리 후 코라 감독은 프라이스에게 크리스 세일 대신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을 깜짝 통보했다. 류현진과 맞대결했던 2차전에 선발 등판(6이닝 2실점)한 후 3차전에서도 구원 등판(3분의 2이닝 무실점)한 뒤 하루 휴식 후 다시 선발 등판하게 된 일정. 경기 전날에야 선발 출전을 통보받은 프라이스는 흔들림 없이(?) 그날 저녁에도 이발디와 게임을 즐겼다. 다음 날 프라이스는 7이닝 1실점 괴력투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넥센이 알고도 당하는 ‘문학산 대포’에 이틀 연속 무릎을 꿇었다. SK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넥센을 5-1로 꺾고 승리했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둔 SK는 85.7%(역대 플레이오프 1, 2차전 승리 팀의 다음 시리즈 진출 가능성)라는 기분 좋은 확률도 손에 넣었다. 1차전에서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을 포함한 홈런 4방으로 무릎을 꿇었던 넥센은 이날도 SK산 대포 폭격에 백기투항해야 했다. 2연패 후 벼랑 끝에 몰린 넥센 장정석 감독은 “계속 홈런을 허용하면 또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잘 준비하겠다”며 반전을 다짐했다. 양 팀은 1, 2차전 연속 벤치클리어링을 벌일 만큼 뜨거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날 SK 최정의 머리 쪽으로 날아온 공에서 촉발된 벤치클리어링은, 이날 3회초 박병호의 병살 타구 때 2루수 강승호와 슬라이딩으로 쇄도하던 주자 샌즈가 누상에서 충돌하며 또 한 번 양 팀 선수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슬라이딩한) 샌즈가 비열한 의도는 없어보였다. 상황이 어떻게 됐든 양 팀 다 바로 경기에 집중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장 감독 역시 “야구의 일부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끔 코칭스태프가 잘 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SK는 먼저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 후 기회를 곧바로 살리며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SK는 2회초 넥센 김하성의 우전안타 때 SK 우익수 한동민이 공을 더듬으며 2루까지 허락했고 뒤이은 임병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SK는 3회말 김동엽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해 김강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1 균형을 맞췄다. SK는 선발투수 메릴 켈리(4이닝 1실점 비자책)가 손 저림 증상으로 조기 강판된 뒤 구원 등판한 윤희상이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어 등판한 김택형이 공 2개로 병살을 유도하며 위기를 쉽게 넘겼다. 이번에도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가을 DNA’가 풍부한 베테랑들이 앞장서 기회를 살렸다. 5회 김강민의 결승 솔로포로 다시 리드를 찾은 SK는 6회 이재원의 2점 홈런으로 격차를 늘렸다. 7회 최정의 솔로포는 화룡점정이었다. 이날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강민은 SK의 가을 DNA에 대해 “저도 궁금해 피검사라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고 웃으면서 “왕조 시절 늘 시리즈마다 잘한 선수들이 있었다. 늘 옆에서 미치는 선수들을 보기만 하다가 이번엔 제가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대반전을 노리는 넥센과 ‘플레이오프 3경기 마무리’를 꿈꾸는 SK의 운명을 가를 3차전은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SK는 박종훈이, 넥센은 한현희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인천=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