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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시험비행 중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MUH-1·마린온)의 사고 원인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깊어지고 있다. 이륙 후 4초 만에 헬기의 메인로터(주 회전날개)가 통째로 분리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동차가 주행 중 바퀴가 빠져버리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군 사고 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에 비춰 정비 과실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군 소식통은 19일 전했다. 해병대는 올 1월에 사고기를 인수한 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정비를 맡겼다. 사고 당일에도 KAI 기술진이 이륙 직전에 메인로터 등 헬기 주요 장비의 이상 여부와 진동 정도를 점검했다고 한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부품의 탈·장착 등 정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거나 손상된 부품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 메인로터 등의 주요 장비(진동 저감장치, 로터 방향 및 각도 조정장치 등)의 부품 교환이나 탈·장착 과정에서 이격이 생겼거나 고정을 소홀히 해 비행 중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기체 결함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헬기 조종사 출신의 군 관계자는 “사고 영상을 보면 엔진 동력을 메인로터에 전달하는 기어박스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어박스 내부는 축 기어를 둘러싸고 8개의 보조기어가 동그란 형태로 배치돼 있다. 모든 기어가 맞물려 고속(분당 수백 회)으로 돌아가면서 메인로터를 회전시키는 극히 복잡한 구조다. 현역 헬기 조종사인 A 소령은 “일부 기어가 파손되면 이와 연결된 다른 기어들도 ‘연쇄 폭발’처럼 순식간에 부서져 메인로터가 분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슈퍼퓨마 헬기의 추락 사고도 기어박스의 보조기어 1개에서 발생한 미세 균열이 원인이었다. 엔진(미국)과 기어박스(유럽), 메인로터(한국) 등 다국적 핵심 부품으로 제작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마린온의 원형)이 구조적으로 결함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희생당한 분들과 그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심승섭 신임 해군참모총장 진급·보직 신고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심 총장에게 “그분들의 희생에 걸맞은 합당한 예우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잘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하루빨리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군 사고 조사위는 해외 유사 사고 사례와 사고기 잔해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조사위엔 KAI와 마린온을 시험 평가한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들도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의 반발로 배제됐다. 유족들은 국회가 추천하는 중립적 인사로 사고 조사위 구성, 사고 현장 공개, 사고 경위 및 책임 소재의 명확한 규명 등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영결식 등 장례 절차를 거부하겠다고 군에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경북 포항시 해군 부대에서 시험 비행 중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MUH-1·마린온)는 사고 직전 기체에서 메인로터(주회전날개)가 분리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군 당국은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해병대가 공개한 사고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사고기는 이륙 직후 4∼5초간 상승하다 주회전날개가 갑자기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 지상 20∼30m 상공에서 헬기 날개가 통째로 분리된 것이다. 주회전날개의 고정장치 결함이나 정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병대는 사고 직후 활주로에 떨어진 주회전날개를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4엽으로 이뤄진 주회전날개의 날개 1개는 분리돼 추락한 동체에서 20여 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일부 희생자 유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헬기가 뜨자마자 로터가 빠져서 프로펠러가 날아갔고 곧바로 추락했다”며 “초동 화재 진압을 못 했고, 15분이 지나 소방서에서 와 화재를 진압했는데 그사이 탑승자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는 2009년과 2016년에 각각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슈퍼퓨마 헬기 의 추락사고(두 사고 모두 탑승자 10여 명 전원 사망)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고 모두 비행 중 주회전날개가 분리되면서 발생했는데 주회전날개의 동력 전달을 담당하는 기어박스 내 일부 기어가 피로 균열로 파괴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슈퍼퓨마의 제작사인 에어버스헬리콥터는 마린온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기술제휴를 맺고 부품 등을 공급해왔다. 해병대와 해·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사고기에서 주회전날개가 분리된 원인을 밝혀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마린온은 국산기동헬기(KUH-1·수리온)를 해병대용으로 개량한 파생형 기종이다. 기체는 물론이고 엔진과 회전날개, 항법장치 등 대부분의 주요 부품이 동일하다. 수리온은 2012년 말 전력화 이후 엔진 계통과 부품의 파손 및 결함 등 크고 작은 사고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은 수리온 감사 결과 비행 안전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다면서 당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을 검찰에 수사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해병대는 이날 사고로 숨진 장병 5명에 대해 일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육군은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일선 부대에 배치된 수리온 90여 대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사고 이틀째를 맞은 포항 해병대 1사단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유족과 장례 절차 및 분향소 마련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일부 유족은 사고 원인 규명 때까지 장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사고로 중상을 입은 정비사 김모 상사(42)는 울산대병원에서 뇌압을 낮추는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부대 측은 “의식을 찾았지만 안정을 위해 수면유도 상태로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가 수리온의 해외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KAI는 필리핀과 수리온 11대(약 2500억 원)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둔 상황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번 사고가 수리온 수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 대구=박광일 기자}

2002년 10월 중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한 병실. 붕대를 칭칭 두른 아들의 두 다리를 하염없이 어루만지던 어머니는 입술을 깨물며 속울음을 삼켰다. “괜찮다. 걱정 마시라”는 아들의 위로에도 흐느낌과 한숨은 잦아들지 않았다. 아들의 만신창이 다리를 애처롭게 쓰다듬는 그녀의 주름 잡힌 손등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해 6월 29일 발발한 제2연평해전에서 적 포탄에 오른쪽 다리를 잃고, 왼쪽 다리 무릎 아래도 크게 다친 이희완 해군 중위(현재 중령)를 인터뷰하는 내내 애끊는 모정이 절절히 다가왔다. 이 중위와 함께 북한 경비정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윤영하 소령 등 희생 장병의 유족들이 감내할 고통의 깊이도 절감했다. 당시 목숨과 영해 수호를 맞바꾼 장병과 그 유족에게 돌아온 것은 냉담과 무관심이었다. 군 통수권자를 비롯해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조차 영결식장을 찾지 않았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영웅들의 희생은 한일 월드컵의 열기와 햇볕정책의 그늘에 가려지고 묻혔다. 북한으로부터 변변한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전사상자 가족에게 평생을 안고 갈 생채기를 남겼다.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회한을 갖고 사는 국민들은 또 있다. 8년 전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 23일)로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 형제를 비명에 보낸 유족들이다. 어뢰 공격과 무차별 포격으로 서해 NLL과 서북도서를 지키던 우리 장병과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도발의 ‘트라우마’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발 당사자인 북한은 사과는 고사하고, 억지 주장과 발뺌으로 유족의 상처를 헤집는 작태를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올해도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4월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 취재차 방북한 기자들에게 대놓고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입니다”라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노동신문은 천안함 폭침이 ‘남측 조작극’이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신문은 희생 장병들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대결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가로막는 ‘적폐 중의 적폐’라고 필자는 본다. 남북이 오랜 불신과 대결을 털어내고 화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과거 NLL 도발에 대한 북한의 진솔한 사과와 진상 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남북 군 당국이 논의할 핵심 의제 중 하나가 ‘서해 NLL의 평화수역화’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한반도의 화약고’인 NLL의 불행한 역사를 ‘패싱(passing)’하지 않고 청산하는 작업이야말로 군사적 신뢰 구축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최근 남북 해빙무드를 계기로 군이 그 작업에 적극 나서고 북한도 호응할 것으로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양측은 NLL 도발의 책임과 진상 규명에 대해 어떤 구체적 논의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불미스러운 과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는 모호한 문구가 전부였다. 일각에선 10년 만에 열린 군사회담에서 도발 문제를 곧바로 거론하기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군이 최근 화해 무드를 의식해 북한을 자극할까 봐 할 말을 못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일부 희생 장병 유족은 “북한의 도발을 지우개로 싹 지우듯이 하고, 북한의 비위만 맞추는 대화는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문자를 기자에게 보내기도 했다. 향후 남북 간 비무장지대(DMZ)의 감시초소(GP)와 중화기 철수를 비롯해 군비 통제와 재래식 군축 등 평화협정에 필요한 군사적 조치의 핵심은 첫째도, 둘째도 북한의 진정성이다. 북한이 도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후속 조치를 실천한다면 비핵화 등 대남 유화 기조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불행한 과거는 그냥 덮는 게 능사인 것처럼 어물쩍 넘어가면서 NLL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비무장화를 진행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를 초래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군이 명심하길 바란다. 목숨 바쳐 영토와 영해를 지켜낸 장병들의 희생과 유족의 아픔을 헛되이 하지 않고, 한반도 화해 평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는 데 군이 온당한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조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가 추락해 해병대 장병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17일 해병대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6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군 6항공전단 비행장 활주로 옆 유도로 부근에서 해병대 1사단 소속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1대가 추락했다. 해당 군 비행장은 해병대 1사단 항공대도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사고 헬기는 당시 헬기 제작사가 주관하는 정기 정비를 마친 직후 시험비행 차원에서 10m 상공을 ‘하버링(Hovering·제자리비행)’ 하던 중 추락했다. 추락과 동시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헬기에 탑승한 해병대 승무원 6명 중 5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자는 정조종사 김모 중령(45), 부조종사 노모 소령(36), 정비사 김모 중사(26), 승무원 김모 하사(21) 박모 상병(20)이다. 정비사 김모 상사(42)는 중상을 입고 울산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 상사는 의식을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현장에 출동한 군 소방대원 1명도 부상했지만 찰과상 수준으로 치료 후 부대로 복귀했다. 화재는 오후 5시쯤 진화됐지만 헬기는 전소됐다. 해병대사령부는 “유가족과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한편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비행장은 민간공항인 포항공항과도 활주로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 인근에 헬기가 추락하면서 김포발 대한항공 K1535편이 사고 발생 40여 분 후인 이날 오후 5시 29분경 정상적으로 착륙하는 등 민항기 이착륙에는 이상이 없는 상황이다. 유사시 해병대 상륙작전에 투입되는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2년 개발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을 기반으로 제작된 파생형 헬기다. 수리온 계열 헬기에서 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올해 1월 10일 해병대는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서 마린온 1, 2호기 인수식을 연 것을 시작으로 상륙기동헬기를 처음 도입한 바 있다. 현재까지 해병대엔 마린온 4대가 실전 배치돼 있다. 마린온 도입 전에는 미군 상륙기동헬기에 의존해야 했다. 사고 헬기는 2호기로 인수 6개월 만에 참사가 발생했다. 해병대는 상륙작전 능력과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6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마린온 30여 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손효주 hjson@donga.com / 포항=박광일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 당국이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청와대에 제출할 문서와 보고 내용이 주목된다. 우선 기무사가 문건 작성 과정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관련 부서와 주고받은 문서 및 회의 자료, 보고서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무사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에서 만든 위수령 존폐 여부 검토보고서, 합참의 계엄 시행계획 등을 참고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조현천 기무사령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이에 관련 보고와 지시를 담은 문서 일체도 제출 대상이다. 군 소식통은 “두 사람은 문건 작성을 지시한 군 수뇌부인 만큼 주고받은 일체의 관련 메모나 회의록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핵심은 문건에 ‘계엄임무수행군’으로 적시된 해당 부대들이 기무사와 주고받은 관련 문서나 회의록, 보고서의 존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문건에는 위수령 발령 시 육군참모총장이 수방사령관을 위수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내용과 함께 증원 가능부대로 기계화 5개 사단(8·20·26·30사단·수도기계화사단), 특전 3개 여단(1·3·9여단)과 707 특임대대 등이 명시돼 있다. 계엄령 발령 시 육군총장이 계엄사령관을 맡고, 계엄수행군은 기계화 6개 사단과 기갑 2개 여단, 특전 6개 여단 등이 맡는 내용도 들어 있다. 만약 기무사가 문건을 이들 부대 지휘관들에게 전파했거나 계엄 시 병력과 장비 동원 등을 논의하면서 관련 문서나 보고를 주고받았다면 계엄령 문건은 ‘단순 검토’가 아닌 실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군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확인하고 싶은 것도 바로 이 대목”이라며 “군 통수권자로서 군내 조직적이고 치밀한 촛불시위 무력 진압이나 내란 음모가 있었는지를 명백히 파악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 국군기무사령부와 각 부대 사이에 오간 모든 문서와 보고를 대통령에게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군에 독립적인 특별수사단 구성을 전격 지시한 지 엿새 만이자, 수사단이 수사를 개시한 날 군 통수권자 자격으로 각급 부대에 사건의 전모를 직접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 지시사항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계엄령 문건에 대한 수사는 국방부의 특별수사단에서 엄정하게 수사하겠지만, 이와 별도로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계엄령 문건이 실행까지 준비가 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이 군에 별도 보고 지시를 내린 것은 증거문서 파기 등 군의 수사 방해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계엄령 문건 작성과 이후 대응 과정에서 보인 군의 태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사 개입 논란을 무릅쓰고 청와대가 자체 조사에 나선 만큼 대대적인 군 적폐 청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등 지휘관 20여 명을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긴급 소집했다. 송 장관은 “2017년 당시의 계엄령 관련 준비, 대기, 출동명령 등 모든 문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최단 시간 내 제출할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뿐만 아니라 군 전체에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 기무사와 각 부대 사이에 오고 간 모든 문서와 보고를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0일 인도 방문 중 “문건 작성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관련 문건을 청와대로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독립수사단 수사와 별개로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된 모든 경위를 문 대통령이 직접 파악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계엄령 문건 파문이 대대적인 국방개혁과 군 인적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軍 수뇌부 겨냥한 靑의 강력 경고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아직 (문건 작성의) 위법 여부도 판단하지 않고 있다. 문건 제출 지시는 군 통수권자로서 진상을 먼저 파악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직접 2017년 3월 당시 문건 작성을 전후해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디까지가 문제인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책임 소재는 조사가 끝난 뒤에 물어도 늦지 않다”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이날 수사를 시작한 군 독립수사단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군이 사실상 같은 사안을 동시에 들여다보게 됐기 때문이다. 중복 수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문건 제출 지시를 내린 것은 “군의 자체 조사 결과와 청와대의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겠다”는 의미다. 그 과정에서 군이 ‘제 식구 감싸기’와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면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 사실상 청와대가 나서기 전에 군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도려내라는 지시다.○ 4월 30일, 靑에서는 무슨 일이 또 문 대통령의 지시가 군뿐만 아니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월 30일 국방부와의 회의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인지하지 못한 참모들에게 “이번에는 제대로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 4월 30일 송 장관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은 청와대에서 기무사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송 장관은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별도로 보고하지 않고, 기무사의 과거 정치 개입 사례의 하나로만 보고했다. 국방부도 “(당시) 송 장관이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은 언급했지만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회의에 앞서 국방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도 같은 보고를 했다. 청와대가 해당 문건의 인지 시점에 대해 “두부 자르듯 잘라 말할 수 없다”, “회색 지대가 있다”고 한 이유다. 송 장관이 청와대에 문건 관련 보고를 한 4월 말은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이 문건의 계엄령 검토가 ‘내란음모죄’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점화된 뒤다. 이 때문에 “송 장관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청와대 회의 직전 이 문건에 대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먼저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책상에 계엄령 문건이 올라온 것은 회의 두 달여 뒤인 지난달 28일이었다.○ ‘인적청산’ 등 대대적 개혁으로 이어질 듯 청와대는 이 문건에 대한 대응을 송 장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군 전체의 문제로 보고 있다. 만약 문건 작성 및 보고 과정에서 군이 조직적으로 불법 사실을 알고도 묵과했다면 대대적인 후속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문건이 여당 일각의 주장대로 ‘내란음모죄’ 소지가 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앞두고 업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계엄령 준비를 가능하게 했던 군 지휘체계에 대한 개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 조직 내 주요 파벌에 대한 조사와 대규모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밝히며 “군 통수권자로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의 수사개입 논란이 불가피한데도 자체 조사에 나서면서 청와대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법적 다툼의 사안이 아닌 군 조직 자체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게) 보고 누락’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배치된 사드를 철수할 수도 없었고, 지난 정권의 군 수뇌부를 겨냥할 수도 없었다”며 “하지만 온전히 국내 문제인 계엄령 문건 파문은 그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을 파헤칠 특별수사단이 16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최우선 수사 대상은 문건 작성에 관여한 기무사와 군 관계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수사단은 문건 작성을 주도한 기무사 간부와 실무진을 소환해 문건의 작성 배경과 이를 지시한 ‘윗선’이 누군지를 집중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무사의 문건 작성에 협조한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해선 특별수사단과 민간 검찰의 합동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수사단은 기무사 문건의 실행 의도 여부를 가려내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해당 문건이 위수령과 계엄령 시행을 염두에 두고 작성됐음을 뒷받침하는 군내 관련 문서나 회의록, 보고서, 통신 내용 등을 샅샅이 파악하고 그 실체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미국에 체류 중인 조 전 사령관은 최근 지인들에게 조만간 귀국해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문제의 문건 작성을 본인이 지시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이 사실인지, ‘윗선’을 보호할 목적으로 이렇게 밝힌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폭격기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용기 2대가 1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4차례나 무단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을 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시 41분경 동해상 KADIZ로 접근하는 러 군용기 2대를 포착하고, F-15K와 KF-16 등 전투기 10여 대를 즉각 출격시켰다. 러 군용기들은 오후 2시 8분경 울릉도 북쪽 상공으로 KADIZ에 처음 진입한 후 오후 2시 35분경 포항 동남쪽 약 74km 해상에서 남서쪽으로 이탈했다. 이어 오후 3시 21분에도 러 군용기들은 이어도 동쪽 상공으로 KADIZ에 진입해 비행을 하다가 오후 3시 45분경 제주도 서북쪽으로 빠져나갔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후로도 러 군용기들은 오후 4시 8분과 오후 5시 36분경 각각 제주도 서북방과 독도 동쪽 상공으로 KADIZ에 재차 진입한 뒤 최종적으로 오후 5시 53분경 독도 동북방으로 빠져나갔다. 군 관계자는 “우리 전투기들은 러 군용기가 KADIZ를 최종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대응기동과 경고방송 등 전술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러 군용기들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도 잇달아 침범해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러 군용기가 최근까지 KADIZ에 무단으로 들어왔지만 하루에 4차례나 진입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KADIZ에 무단 진입한 기종은 TU-95 장거리 폭격기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장거리 항법훈련을 하면서 주변국의 대응 태세를 떠보려 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개혁을 흔드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사태를 이용해 기무사 개혁을 방해하려는 군과 정치권 일각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청와대와 군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1일 인도 방문 기간 중 기무사 문건에 대해 독립 수사를 특별지시하면서 “국방부가 기무사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문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기무사 개혁이 문건 사태 여파로 흐지부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경질설이 제기되는 배경엔 기무사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계엄령 문건을 국방부와 청와대의 갈등으로 보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전형적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는 식’”이라고 했다. 청와대 측 인사에 따르면 송 장관은 3월 말 이석구 기무사령관(육군 중장)에게서 해당 문건을 처음 보고받은 후 4월 말 청와대에 기무사 개혁 관련 보고를 하면서 이 문건을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한 사례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의혹을 파헤칠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이 해·공군 출신 군 검사 15명 등 약 30명 규모로 13일 발족했다. 수사 1팀(민간인 사찰), 2팀(문건 의혹)으로 나눠 16일부터 공식 수사를 시작한다. 군 특별수사단과 별도로 계엄령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는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문건 작성 책임자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문병기·황형준 기자}
군 장성들의 성군기 문란 사건에 이어 공군과 해군의 영관급 장교의 부하 여군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모 부대 소속 A중령은 올해 2월 부대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부대로 복귀하던 중 B 여군의 가슴 명찰 부위를 툭툭 치며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해봤냐”고 물었다. 이후 B 여군의 피해 사실을 파악한 공군은 A 중령을 성추행 혐의로 보직해임하고 형사입건했다. 또 경남의 한 해군부대 소속 C 중령도 작년 12월~올해 1월까지 자신의 차 안에서 부하 여군의 손과 다리, 볼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직무가 정지된 뒤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측 관계자들은 “해당 문건이 촛불집회를 겨냥한 계엄 선포 등 무력진압 계획이 결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11일 동아일보에 “기무사 문건은 2016년 말∼지난해 초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세 차례에 걸쳐 위수령 폐지 여부에 관한 국방부 입장을 한 전 장관에게 요청해 와 작성된 문건들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당시 이 의원이 국가 위기 시 군이 비상조치인 위수령을 악용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폐지를 요구한 것에 대한 내부 검토 및 답변용 자료였다는 것이다. 문제의 문건은 한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기무사에 관련 검토를 지시해 작성됐을 뿐 당시 청와대 등 ‘윗선’의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사실이 없다는 게 한 전 장관 측 인사들의 주장이다. 또 지난해 3월 초 조현천 기무사령관(육군 중장)이 해당 문건을 보고하자 한 전 장관은 검토한 뒤 보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그 문서가 무력진압을 위한 실행·작전계획이었다면 한 전 장관이 그대로 남겨뒀겠느냐”면서 ‘단순 검토 자료였고, 내부 검토 결과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그대로 보관해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합참이 아닌 기무사가 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 한 전 장관 측은 “만약 계엄 작전을 수행하는 합참이 문건을 만들었다면 무력진압용 실행 계획이라는 논란과 의혹이 더 커졌을 것”이라며 “기무사가 계엄 등 비상조치를 검토하는 게 논란의 소지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을 수사할 독립수사단 단장에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법무 20기)을 11일 임명했다. 송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수사단의 공식 명칭은 ‘기무사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 의혹 특별수사단’이다. 전북 전주시 동암고와 한양대 법대 출신인 전 단장은 1999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공군 고등검찰부장, 공군 군사법원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등을 지냈다. 군 관계자는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인 점을 고려해 전 단장이 낙점된 것”이라며 “전 단장은 깐깐한 원칙주의자”라고 말했다. 전 단장은 임명식 직후 취재진에게 “공정하고 철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며 “금주 내 수사단 구성을 끝내고, 다음 주부터 (수사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사단 규모는 30여 명이고, 8월 10일까지 활동하게 된다. 취임 1주년(14일)을 앞둔 송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송 장관이 기무사 문건에 대한 청와대의 수사 요구를 무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국방부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올 3월 기무사 문건을 보고받고 지금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위 등을 놓고 국방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기무사 문건을 최초로 보고받은 시점이 4개월 전인 3월로 알려진 데 대해 김 대변인은 “‘칼로 두부 자르듯’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첫 보고 때는 문건의 세부 내용을 모두 보고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방문 기간에 문건을 처음 본 게 아니다”라면서도 “최초로 문건을 본 시점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최근 논란이 확산되기 전에 이미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일부 언론에 이 문건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일자 현안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문서 속 특정 사단 병력 동원 계획 등이 사실상 작전계획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문건의 위법성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에선 ‘계엄 검토’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볼 때 당시 문건 작성에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윗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특별 지시’까지 한 만큼 이번 수사는 최대한 서둘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단이 문건 작성에 관여한 기무사 등 군내 기관과 국방부 법무 관계자들을 전방위로 수사해 문건 작성 경위와 지시 여부 등을 파악한 뒤 민간 검찰과 합동수사단을 꾸려 김관진 전 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안보 핵심 인사들을 조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인의 정치 개입을 원천 금지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법에는 상관이나 청와대 등 권력 기관의 부당한 정치적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와 지시자에 대한 강력 처벌 조항이 담길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청와대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수사를 독립수사단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별도의 군 수사조직을 꾸려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군내 별도 수사 조직이 구성되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독립수사단은 비(非)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 검사들로 구성되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한 이유는 이번 사건이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한 이후에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등에 기무사의 육군 전·현직 장교들이 다수 개입됐을 수 있고, 육군이 군 수사당국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독립수사단은 모두 해·공군 소속 검사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방부 검찰단과 해·공군본부 소속 검사는 40여 명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명하는 독립수사단장도 해군 또는 공군 법무실장(대령)이 기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법무 20기 출신의 김영수 해군본부 법무실장과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수사단장은 수사요원 선발과 수사 방향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한국과 미국이 올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유로 유예시킨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내년부터 ‘을지태극연습’이란 명칭의 한국 단독 민관군 합동훈련으로 바뀌어 실시된다. 한반도 전시 상황 등 유사시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연습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연계한 UFG 연습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유예’했던 UFG, 내년 ‘폐지’로 가닥 군 당국은 내년부터 정부 주관의 을지연습과 한국군의 단독 지휘소 연습(CPX·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워게임)인 태극연습을 결합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존의 UFG 연습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미가 북-미 정상회담 일주일 후인 6월 19일 UFG의 올해 훈련 유예를 발표한 데 이어 20여 일 만이다. 매년 8월에 진행되는 UFG 연습은 우리 정부의 ‘을지연습’과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인 ‘프리덤가디언(FG)’을 합친 것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계획된 을지연습은 잠정 유예하되 한국군 단독 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한 민관군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비핵화에 미적거리거나 북-미 간 관련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용이 드는 연합훈련에 부정적이고, 한국 정부도 독자적인 국가 위기대응태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한번 중단된 연합훈련을 재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태극연습은 10월에 호국훈련(한국군 단독 야외훈련)과 연계해 실시된다.○ UFG 폐지, 한미 연합훈련 균열점 되나 행안부는 10일 “을지태극연습은 외부 무력공격뿐만 아니라 테러와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한 민관군 합동훈련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UFG 연습이 태풍 등 재해 재난이 잦은 매년 8월에 진행되다 보니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훈련도 대응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훈련 방식과 시기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연합훈련(UFG 연습) 중단을 전격 발표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일방통행식 훈련 중단 발표 이후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잇달아 개최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는데, 그 결과가 UFG 폐지와 을지태극연습 신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엔 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독자적 방위력 강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남북, 북-미 비핵화 협상 등 향후 대북관계를 고려한 측면이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가 주관하는 을지연습에 한미 연합훈련의 색깔을 빼내 ‘한국 정부와 군의 단독훈련’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한국 정부가 독자적인 민관군 합동훈련 방침을 밝힘으로써 ‘동맹 분리’ 현상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UFG 연습은 한국 정부와 한미 양국군이 모두 참여하는 국가급 위기 대응훈련인데, 연합훈련을 분리하면 전시 등 실제 위기 시 동맹 차원의 협조 체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마련에 대한 공을 넘겨받은 여야가 대체복무 기간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입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정부안을 내놓는 등 대체복무제 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여당은 이미 발의된 대체복무제 관련 병역법 개정안을 기초로 최대한 빨리 대체복무제 입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원 구성 협상 전까지는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를 못할 것”이라면서도 “국회가 정상화되면 관련 입법 논의를 곧바로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 개정안은 모두 3건. 민주당 전해철, 박주민, 이철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에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적 확신을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일정한 심사를 거쳐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무총리 또는 국방부로 할지, 복무 기간을 현역의 1.5배 또는 2배로 할 것인지 등 세부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단일안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1개월인 육군 장병 복무 기간을 국방부가 1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걸 감안하면 대체복무 기간은 30∼36개월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남북 분단 상황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체복무가 병역 회피의 수단이 되거나 병력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만 대체복무 대상으로 인정하고 대체복무 형태도 군(軍)과 관련된 업무로 제한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대체복무 기간은 40개월로 할 계획이다. 김 의원 측은 “문재인 정부가 18개월까지 복무 기간을 줄인다고 가정할 때 대체복무 기간이 여당안보다 더 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를 올해 안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마련에)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이 기간을) 다 쓰진 않겠다”면서 “외국 사례를 참고하고, 공청회 등을 열어 연내에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적으로 유익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은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역 복무보다 힘들고, 양심의 자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현역 복무를 기피할 수 없을 정도의 대체복무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체복무 기간이 최소한 병역 기피를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각계의 여론 수렴을 거쳐 적정한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일각에선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복무의 2배가량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 여부를 판정하는 절차와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종교와 관련돼 확인서나 자술서를 받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뜻하는 ‘입영 및 집총거부자’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국방부가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이어 환태평양연합훈련(RIMPAC·림팩)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군 지도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모두를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중단된 것은 UFG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관련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UFG와 함께 해병대 연합훈련(KMEP)을 ‘무기한 유예(indefinitely suspend)’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선의를 갖고 생산적인 협의를 계속한다면 추가 중단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림팩은 미 해군 주도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격년제로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 해군훈련이다. 태평양상에서 주요 해상 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연안국 해군 간 연합작전 능력을 증진하는 게 목적이다. 올해 훈련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 25개국에서 함정 46척과 잠수함 5척, 항공기 200여 대, 병력 2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중국은 2014년을 시작으로 2016년에 이어 올해도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반발한 미국이 초청을 취소해 불참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28일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국방수장이 북한의 비핵화와 전작권 전환 시기의 연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송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전작권을 더 앞당겨 한국군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의 조건 평가를 잘하면서 추진해 나가자”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회담 후 배포한 공동보도문에서 ‘양 장관이 향후 한반도 안보 상황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른 시기에 달성되면 그에 맞춰 전작권 전환도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송 장관은 지난달 국방예산 관련 토론회에서 “3축 체계(북한 핵·미사일 대응전력) 등이 포함된 국방개혁이 완성되는 2023년경에 전작권이 환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위협이 사라지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한국군이 전작권 전환을 더는 미적거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 장관은 향후 한반도 안팎에서 이뤄지는 중대급 이상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시행 여부를 한미가 공동으로 논의해서 발표할 것을 요청했고, 매티스 장관도 이에 적극 동감을 나타냈다. 송 장관은 올해 실시했거나 예정된 모든 연합훈련 목록을 매티스 장관에게 제시하면서 한미 양국 군의 긴밀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양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각 부대 전투 대비 태세를 고려해 훈련 규모, 시기, 내용을 긴밀히 협의해서 공동 발표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양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EP)의 유예 발표 과정에서 미국이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하고 한국이 뒤따라갔다는 비판과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향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연합훈련 유예 여부를 결정할 때 ‘코리아 패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매티스 장관은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대해 송 장관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송 장관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정찰금지구역 설정 등 북한이 제기한 사안과 그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미군 소식통은 “두 장관은 북한이 언급한 사안들은 현재로선 수용하기 힘들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28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주한미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미군 유해의 운구함(나무상자)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오산 공군기지에도 23일부터 유해 운구용 금속관이 대거 준비돼 송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68주년인 25일이 ‘디데이(D-day)’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 관계자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미 국방부의) 송환 개시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58구 또는 200여 구? 송환 규모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송환할 미군 유해가 최대 200여 구가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미군이 북한에 전달한 운구함은 100여 개이고, 오산기지에도 158개의 금속관이 준비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발굴·보관해온 미군 유해들이 최근 최종 분류 과정에서 ‘정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200여 구로 봤는데, 유해 식별과 유류품 파악 등을 해보니 예상보다 실제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관계자가 방북해 분류 작업을 도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추후 미국이 유해의 정밀감식을 거치면 다시 변동할 개연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유해 발굴과 확인 기법이 뒤떨어져서 처음엔 200여 구로 미국에 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육로로 오산기지 거쳐 하와이행 유력 미군 유해의 ‘송환 루트’도 관심사다. 과거엔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유엔군(미군)이 유해가 담긴 관을 1개씩 군사분계선(MDL)에서 인수 인계해 미군기지로 옮겨왔다. 이번에는 유해가 너무 많아 다른 방식이 예상된다. 운구함 100여 개를 차량편으로 판문점까지 옮긴 뒤 한꺼번에 유엔군 측에 전달하거나, 판문점을 안 거치고 육로(개성∼문산 간 도로)를 통해 오산기지로 ‘직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오산기지로 옮겨진 유해들은 금속관에 나눠 담긴 뒤 수송기에 실려 하와이 히캄기지의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군 유해 송환 때는 판문점이나 용산 미군기지 등에서 유엔사 주관으로 송환 의식이 거행됐다. 이번엔 하와이로 출발하기 전 오산기지에서 송환 의식이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군 유해들은 하와이 JPAC에서 유전자(DNA) 감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군번줄이나 개인용구 등 유품과 함께 발굴된 유해는 신원 확인이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대부분 뼛조각뿐인 유해의 ‘주인공’을 찾으려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한국군 유해 포함 가능성 북한이 송환하는 미군 유해에 한국군 유해가 섞였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6·25전쟁 때 북한의 격전지에서 미군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한국군이 많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미군이 병력 보충을 위해 징집한 카투사가 대표적이다. 6·25전쟁 동안 카투사 4만3000여 명이 참전해 8000∼9000명이 전사하고 6000여 명이 실종됐다. 전사·실종자 상당수가 북한 지역에 묻혔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2002∼2005년 북한의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발굴한 미군 유해 226구 가운데 12구가 한국군으로 확인돼 2012년 5월 국내로 봉환된 사례가 있다. 당시 12구 가운데 2구는 미7사단 15전차대대 소속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으로 신원이 확인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한미 양국 군이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 연습 유예에 이어 해병대 연합 훈련(KMEP)도 ‘무기 유예(indefinitely suspend)’한다고 23일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은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미군이 훈련 유예를 일방통행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 해병대 간 사전에 관련 협의가 없었고, 우리 해병대도 발표 직전까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별 사전 설명 없이 미 국방부의 발표 직후 우리 군이 이를 좇아 발표하는 모양새가 됐다. 군 소식통은 “미국이 대북 협상 국면을 고려해 (훈련 유예 결정을) 주도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KMEP는 총 19건이 계획됐고 11건이 끝났다. 이번 발표로 나머지 8건 가운데 7∼9월에 예정된 2건의 훈련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KMEP는 규모(중대∼대대급)는 작지만 북한이 두려워하는 훈련으로 평가된다. 서북도서 도발 등 국지 도발 때 그 원점과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3해병기동군(MEF) 소속 제5항공함포연락중대(ANGLICO)는 2014년 KMEP부터 백령도에서 한국 해병대와 연합 항공 유도 훈련을 벌여 왔다. 북한군 포병부대와 사령부 등 주요 표적 좌표를 한미 군의 공중전력(전폭기 등)에 알려줘 정밀 폭격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한편 군은 북한이 선의에 따라 생산적 협의를 지속한다면 추가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12월로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한미 연합 공군 훈련)를 비롯해 내년 3월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 등 향후 연합 훈련도 줄줄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