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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떠맡아 ‘을(乙) 중의 을’로 불리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발생한 중대 산업재해 사고현장에서 다치거나 숨진 근로자는 대부분 하청업체 근로자였다. 1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진 5명의 근로자는 하청업체인 한국내화 직원이었다. 이들은 작업 현장의 아르곤가스 누출 위험성을 모른 채 작업에 들어갔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산소마스크도 준비하지 못했다. 당진제철소에선 지난해 9월 이후 이번 사고 전까지 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하청근로자 4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민노총은 12일 “지난해 9월 현대제철 측에서 하청업체들에 공기 단축을 지시한 이후 노동자가 계속 사망했다”며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으나 고용노동부는 2주간의 현장감독으로 대체했고 결국 이런 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11일 오후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유족대표 홍석훈 씨(39)는 “분진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된 안전장구 없이 일한 동생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계속해서 하청근로자가 다치거나 숨지는데도 ‘빨리빨리’만 강요한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 사고 희생자는 대부분 하청업체 직원들 다른 산업현장에서도 목숨을 내놓은 ‘을’의 처지는 비슷하다. 1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컨테이너선 조립 과정에서 떨어진 선박블록에 맞아 입사 한 달째인 하청업체 직원 김모 씨(23)가 숨졌다. 2월에는 입사 2주차인 하청업체 직원 전모 씨(19)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청업체는 하청업체가 맡은 작업의 환경이나 근로자의 경험 유무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그저 하청업체 사람을 받아 현장에 투입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전남 여수 화학공장 폭발사고 때 숨진 6명도 모두 하청업체 직원이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원청업체인 대림산업은 하청업체에 안전관리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안전보건협의체도 구성하지 않는 등 위험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1월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화상을 입은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때도 마찬가지 지적이 나왔다. 현행법상 ‘갑’인 원청업체가 죽거나 크게 다칠 위험성이 있는 일을 ‘을’인 하청업체에 떠넘겨도 제지할 장치가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무 분야는 하청 도급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금지 분야를 명시한 시행령에서는 화재·폭발 위험물질인 산화에틸렌, 급성 독성물질인 불산 등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일감을 따내기 위해 ‘덤핑 수주’도 불사하는 ‘을’인 하청업체는 직원 안전 문제는 입도 뻥긋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장 시설관리는 원청업체 소관이라 하청업체가 따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형식적으로 안전관리자를 둔 하청업체도 있지만 덤핑 수주 가격에 맞춰 이윤을 내려다보니 안전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울산의 한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정모 씨는 “원청업체는 폐쇄된 공간이나 환기가 안 되는 곳 등 사고 위험성이 높은 작업장에는 주로 하청업체 직원들만 배치한다”며 “하청업체 사장은 우리 입장을 대변하기는커녕 업무 부담과 위험만 우리에게 전가한다”고 하소연했다. 민노총 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현대제철 사고로 숨진 근로자 5명의 소속사인 한국내화와 현대제철은 매년 7월 금액, 공사 투입, (사고 시) 책임소재 등에 대해 재계약하는데 감독권한과 책임을 모두 하청업체에 떠넘기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현대제철은 책임을 피해간다. 지난해 9월 이후 재해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지만 현대제철은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벌금형 처분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전교육도 뒷전으로 원청업체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안전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단기간 제한된 공정을 떠맡은 하청업체 직원들은 전체 공정 과정에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정확히 모른 채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현행법은 한 달에 2시간씩 안전보건교육을 하도록 정했지만 원청업체는 교육을 하지 않거나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10여 분간 약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하창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지회장은 “안전교육보다는 일상적인 작업 지시와 공정 기간 단축을 독려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하청근로자들도 일이 바쁘니 안전보건교육 증명서에 사인만 해주고 서둘러 현장에 일하러 간다”고 전했다. 산재가 발생해도 책임을 하청업체에 미루다 보니 보상도 충분하지 않다. 열악한 하청업체가 보상해줄 수 있는 범위가 좁은 탓이다. 처벌도 가볍다.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산안법 위반으로 송치된 중대재해사건 2290건 중 징역형은 62건에 불과했다. 특히 일부 유력 대기업 원청업체는 각하 처리되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아 최소한의 처벌도 피해갔다. 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영국은 산업재해 문제를 전담하는 보건안전청을 두고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살인죄를 적용하는 ‘기업살인법’을 2007년 제정했다”며 “우리도 실사용자인 원청업체에 무겁게 책임을 지우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곽도영 기자 tigermask@donga.com}
현대백화점은 10일부터 3500여 개 협력사와 체결하는 모든 거래 계약서에 ‘갑’과 ‘을’이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9일 결정했다. 이 백화점은 계약서에 갑과 을을 빼고 백화점과 협력사로 표기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이 갑과 을이란 표현을 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예절교육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라면 상무’ ‘폭행 빵 회장’ ‘조폭 우유’ 등 전통적인 ‘갑을(甲乙) 관계’의 종기가 곪아 터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갑’ 이미지 지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원래 이해당사자를 줄여 부르려고 사용하던 갑과 을이 상하, 주종관계처럼 잘못 인식돼 온 것에 대한 반성이다.○ 고개 숙이는 甲 굴지의 대기업인 A사 K 부사장은 최근 임원회의 때마다 “너희가 회사 안에서만 상사고 갑이지 밖에선 임원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기업은 건강검진 때 임원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받도록 하고 있다. 수많은 부하직원을 다루는 ‘갑(甲)’의 직위에 젖어 밖에서도 돌출행동을 할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B대기업은 최근 외부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임원 대상 인성 재교육을 강화했다. 환자들에게 ‘갑’으로 통했던 병원의 간부급 의사들도 고객서비스(CS)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엔 간호사나 일반 직원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가장 권위적인 원장급이나 교수 의료진도 CS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교육을 받은 교수 의료진은 환자를 대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고 컴퓨터만 바라보거나 고압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받으면서 고쳐나가고 있다. CS솔루션 최정아 대표는 “갑처럼 행동하는 의사는 의료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라면 상무‘ 사건이 터지기 이전인 4월부터 모든 계약서상 문구를 롯데마트가 ‘을’로, 협력업체를 ‘갑’으로 바꿔 쓰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수년 전부터 영업 일선에서 뛰는 ‘야쿠르트 아줌마’와 계약을 할 때 아줌마를 갑으로 표기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협력사나 영업사원을 회사 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대우하고 예의를 지키기 위해 ‘갑’을 버렸다”고 말했다.○ 목소리 높이는 乙 을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익명 트위터 계정인 ‘OO 옆 대나무 숲’에는 갑의 횡포를 고발하는 업계 종사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출판사 옆 대나무숲’을 시작으로 ‘디자인회사 옆 대나무숲’ ‘IT회사 옆 대나무숲’ 등 분야별 계정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출판사 옆 대나무숲에는 5일 “컴퓨터 고장 났을 때 고쳐준다는 명목으로 전 직원 컴퓨터에 원격제어를 깔게 하고, 사장이 그걸로 메신저를 쓰는지 안 쓰는지 감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교 대학원생 시간강사 등이 모인 ‘우골탑 옆 대나무숲’에는 7일 ‘나는 교수의 오분 대기조’라는 자조 섞인 글도 올라왔다.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들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기간제 교사 김민정 씨(31) 등 4명은 2일 2심 판결에서 1심에 이어 승소했다. 이들은 전국기간제교사협의회를 조직해 심부름꾼 취급하는 정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술 취한 손님의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온 일부 개인택시 운전사들은 최근 야간영업 거부를 택했다. 오후 11시에서 오전 2시 사이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인택시 운전사 곽필한 씨(59)는 “나이 먹어서 젊은 애들한테 욕 들어가며 돈 몇 푼 벌기 싫어서 피크타임이지만 운행을 안 한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갑을 관계는 오랫동안 고착돼 온 문화라 교육을 받는다고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제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을’이 자신의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주애진·곽도영 기자 tigermask@donga.com}

빅토르 위고(1802∼1885)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웃는 남자’(3월 개봉)의 주인공 그윈플레인은 17세기 유럽에서 입이 찢긴 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늘 웃는 광대로 살았다. ‘손님이 왕’인 2013년 한국에선 ‘미소 우울증’에 빠진 감정 노동자가 미소를 얻기 위해 얼굴에 ‘칼’을 대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A 씨(24·여)는 평소 딱딱한 표정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정성껏 칵테일을 만들어 정중하게 손님에게 건네면 “집 안에 나쁜 일이 있느냐”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 직장 상사마저 “표정 관리 좀 잘하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A 씨는 고민 끝에 2월 억지로 웃지 않아도 입가에 미소를 만들어 주는 ‘입꼬리 성형수술’을 받았다. 영화 ‘배트맨’ 속 악당 ‘조커’처럼 항상 입꼬리가 올라가 있도록 만들어 주는 수술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 일대 성형업계를 중심으로 입가의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당겨 올려 웃는 입 모양을 만드는 ‘입꼬리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입꼬리 성형으로 예뻐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찾는 여성 고객들보다 웃는 얼굴이 꼭 필요한 서비스업종 감정 노동자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취재팀이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입꼬리 성형전문 B성형외과 대기실은 상담을 기다리는 젊은 여성들로 붐볐다. 병원 측은 방학이 끝난 비수기임에도 최근 한 달 동안 150여 명이 입꼬리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한 미소를 원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입꼬리 수술을 받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환자 10명 중 7명이 2030세대 서비스업종 여성”이라고 전했다. 취재팀이 성형외과 세 곳을 방문한 결과 현직 스튜어디스, 스튜어디스 준비생, 백화점 판매사원, 미용실 직원, 피부관리사, 학습지 방문교사, 홈쇼핑 호스트 등이 입꼬리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소득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았다.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 의사 C 씨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입가에 보톡스를 주입해 입꼬리를 올린다. 그는 “나이가 드니까 입 주변이 처져 억지로 웃기가 힘들다. 웃는 얼굴로 환자를 대해야 수익이 올라가 주위의 시선을 무릅쓰고 보톡스를 맞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수술이나 보톡스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미소 짓는 얼굴을 만들어준다는 미소교정기를 구입하기도 한다. 미소교정기 생산업체 이기혁 대표는 “갈수록 미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취업 시즌에 잘 팔린다”고 말했다. 감정 노동자의 ‘미소 우울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전직 은행원 황모 씨(26·여)는 신입사원 연수 당시 새벽까지 웃으면서 인사교육을 받던 중 한 동료가 실신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손님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억지로 웃어야 한다. 그때마다 속으로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며 “하지만 고객으로 가장한 감사 직원이 일부러 진상을 부리고 응대 예절을 평가할 때가 있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진짜 감정을 계속 억누르면 나중엔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상태가 된다”며 “사회나 회사에서 감정 노동자의 고충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곽도영 기자 tigermask@donga.com}
별장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57)을 출국금지했다. 30일 법무부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모 씨(52)에게서 성접대를 받고 편의를 봐 준 혐의(알선수뢰)로 서울중앙지검에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가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이 3월 29일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금을 요청했을 때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지만 이번에는 받아들였다.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 원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모 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지난해 12월 여성 사업가 K 씨에게서 “윤 씨의 벤츠 승용차를 회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차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트렁크 안에 있던 동영상 원본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박 씨는 20분 분량의 이 동영상을 압축파일로 만든 뒤 카카오톡으로 김 전 차관에게 보내려 했지만 파일 용량이 초과돼 전송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윤 씨의 강원도 별장에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여성 10여 명을 조사했으며 이 중 여러 명에게서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에서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여부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던 별장 관리인 등 윤 씨의 주변 인물도 최근 “유력 인사들이 성접대를 받았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별장 압수수색에서 김 전 차관이 별장을 자주 방문한 정황이 담긴 쪽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윤 씨에게서 별장에서 접대를 받고 병원 관련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아 온 수도권 병원장 박모 씨에 대해서도 혐의를 입증할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공사 수주는 외형상 경쟁입찰이었지만 윤 씨가 들러리 업체를 세워 낙찰 받았고 박 씨는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은 서울 목동 주택가 재건축사업과 관련해 서울저축은행 전무급 임원이 윤 씨에게 240억 원을 부정대출해 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광영·박훈상 기자neo@donga.com}
22일 오후 6시 반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S법률사무소 측은 “A 씨 부부가 업무를 방해하고 있으니 해결해 달라”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김모 대표 변호사와 박모 사무장은 A 씨 부부와 승강이 중이었다. A 씨 아내 B 씨(39)는 오히려 경찰관에게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사기 사건에 연루돼 경찰조사를 받게 되자 수임료 550만 원을 주고 당시 S사무소 소속 이모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B 씨에게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하려면 형사에게 돈을 줘야 하니 5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500만 원을 들고 S사무소를 찾아갔다. 이 변호사가 자리를 비운 터라 김 변호사가 “대신 전해주겠다”며 돈을 받았다. 하지만 B 씨는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부부는 로비비용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이 변호사는 “김 변호사가 돈을 내게 주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김 변호사도 B 씨 요구를 외면했다. 현재 이 변호사는 다른 일로 변호사법을 위반해 자격이 박탈된 상태다. 경찰관이 사실 관계를 조사해 나가자 박 사무장은 “김 변호사가 경찰관 로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받았다”는 확인서를 B 씨에게 써 줬다. B 씨는 김 변호사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진정서를 22일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B 씨는 “서초동에서 변호사 대신 파출소 경찰관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는 글을 서초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역삼 패밀리’로 불리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학생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중고교생 3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동자 격인 학생 중에는 판사, 의사, 변호사, 공기업 간부 등 부유층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넉넉한 가정에서 자란 이 학생들은 부모의 간섭과 가정폭력이 싫어 거리로 나갔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사는 중학교 3학년 A 군(15)은 어릴 적부터 가출을 반복했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었지만 공부를 강요하고 윽박지르는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 컸다고 한다. A 군 외에도 전문직 종사자, 50억 원대 자산가 자녀 등 부유층 자녀 5명이 ‘역삼 패밀리’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10명은 가출 청소년이었다. 훔친 주민등록증으로 찜질방이나 PC방에서 생활해온 아이들이 많았다. 나머지 20명은 역삼동 등 이 일대 재개발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었다. A 군 등 부유층 자녀들은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패밀리를 결속했다. A 군 등은 매일 부모에게서 5만, 6만 원씩 온라인으로 입금받아 다른 아이들의 찜질방이나 PC방 이용료를 대줬다. 부유층 부모들은 “애들이 돈이 없으면 나쁜 짓을 하다가 경찰서에 붙잡혀 갈지 몰라 돈을 부쳐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A 군 등은 집에서 부모가 때리거나 윽박지르기만 할 뿐 자신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지 않아 비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역삼 패밀리’는 매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하루 한 번 시간을 정해 아지트인 역삼동 놀이터, 공원 등지에 모여 담배를 피우며 범행 계획을 상의했다. 또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과 돈을 빼앗는 일은 부유층 아이들이 주로 했다. 여러 명이 떼로 몰려다니며 학교나 학원가 주변에서 학생들에게 겁을 주고 최신형 스마트폰과 현금을 빼앗았다. 고가의 스마트폰은 장물업자에게 팔아 유흥비로 썼다. 이들은 피해 학생의 학생증을 빼앗아 학교와 이름을 확인하고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역삼 패밀리’는 절도도 일삼았다. 절도는 주로 가출했거나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이 주도했다. ▼ “잘사는 애들이 우리와 거리 떠도는게 이상했다” ▼편의점에 몰려가 담배와 군것질거리를 훔치고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선 돈을 내지 않고 도망쳤다. 경찰 관계자는 “부유층 자녀도 가난한 아이들과 어울려 훔친 빵을 먹기도 했다”며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쏟지 않으면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해도 비행 청소년이 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패밀리’로 결속돼 있는 듯 보였지만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은 부유층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중학교 2학년 B 군은 타워팰리스 인근 다세대 연립주택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편의점에서 훔친 빵과 우유로 식사를 자주 해결했다. B 군은 “잘사는 애들이 굳이 집을 나와 우리와 함께 거리를 전전하니 이상했다”며 “그래도 그 애들이 부모에게 받은 돈으로 우리 찜질방비를 대주니 그저 고마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유층 자녀 등 3명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부유층 부모들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0여 차례 스마트폰과 돈을 빼앗은 행위는 미성년자임을 고려해도 죄가 무겁다”며 “스마트폰 장물업자 등을 수사해 여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 18일까지 42회에 걸쳐 1200만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로 이들 35명 중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7명은 소년부에 송치하고 19명은 훈방했다. 나머지 1명은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있다. 이들 35명은 강남권 9개 중고교 소속이다. 하지만 22일 경찰서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자퇴생 C 군(17) 등 2명은 “우리 무리 중엔 판사 아들도 있다”며 “그냥 어울려 다녔을 뿐 경찰 말처럼 조직을 결성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의 범행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이 관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던 중 역삼 패밀리 소속 한 명이 “서클에서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놔 드러났다. 피해 학생들은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숨기는 현상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 22일 발표한 ‘2012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청예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총 553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교폭력을 당한 뒤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이 33.8%로 3명 중 1명꼴이었다. 수사기관이나 학교에 도움을 요청한 학생 중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이 41.8%나 됐다.박훈상·곽도영·김수연 기자 tigermask@donga.com}

국가정보원 여직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국정원 직원이 국내 정치에 사실상 관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수사 128일 만인 18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선거법 위반 혐의는 없다”고 밝혔고 야당은 “정치적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원세훈 전 국장원장을 수사하는 등 국정원 관련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다. 원 전 원장 소환과 국정원 압수수색이 불가피해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조직적 개입 있었나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8월부터 대선 직전인 12월 11일까지 좌파 성향의 웹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중고차 매매 사이트 ‘보배드림’ 등에 정치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올린 김모 씨(29·여)와 이모 씨(39) 등 국정원 직원 두 명을 국정원법(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김 씨에게 다수의 ID를 건네받아 글을 올린 공범 이모 씨(42)도 같은 혐의로 송치했다. 두 차례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A 씨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야당 당원들과 대치했던 김 씨와 더불어 송치된 39세 이 씨에 대해 경찰은 국정원 직원임을 100% 확신한다고 밝혔지만 국정원 측은 “직원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42세 이 씨는 김 씨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3명이 지난해 8월 말부터 대선 직전인 12월 초까지 올린 글 400여 개 중 100여 개가 정치 관여 혐의를 받고 있다. 100여 개의 글 중 4대강 사업, 국가보안법 등과 관련해 야당, 좌파성향 단체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여당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김 씨 외에 다른 직원까지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원 전 원장의 지휘 아래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의 추가 가담 사실이 드러나 심리정보국장을 소환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아직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수사 관계자는 “조직 차원의 개입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김 씨가 대북심리전 활동을 하던 중 북한을 옹호하는 글을 보고 흥분해 개인적으로 게시글을 단 것인데 경찰이 국정원법 위반으로 단정했다”며 “이번 일로 국정원의 종북행위 감시 업무가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야당 “정권 눈치 본 정치적 결론” 경찰은 이들이 쓴 글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광석 수서경찰서 서장은 “게시글과 댓글에 단 추천, 반대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관여에 해당하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보기 어렵다”며 “특정인을 낙선시키거나 당선시키기 위한 행동인 선거운동 정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에서 찬반 의견을 표시한 행위는 혐의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통합당은 “경찰이 정권 눈치 보기와 늑장 수사로 엉뚱한 결론을 냈다”며 “불법 선거 개입을 했는데 국정원법만 어기고 선거법은 어기지 않았다는 황당한 발표 역시 정치적 결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채동욱 검찰총장은 “국정원 관련 의혹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뿐 아니라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고소·고발한 원 전 원장 사건을 포함해 국정원에 관련된 10여 건을 함께 수사한다. 특별수사팀은 이진한 2차장이 총괄 지휘하고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팀장을 맡는다. 그 외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과 검사 6명(공안부 3, 특수부 1, 첨단부 1, 형사부 1명), 수사관 12명 외 디지털포렌식(과학수사) 요원 등 수사지원 인력 10여 명이 참여한다. 특별수사팀은 경찰이 넘긴 기록을 검토한 뒤 국정원 압수수색과 원 전 원장 소환조사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박훈상·조동주·최예나 기자 tigermask@donga.com}
화장품 업체 G사 대표 양모 씨(61)는 이헌수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주가 폭락을 우려해 국정원 직원에게만 환매해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양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2년 말 전직 국정원 직원 안모 씨에게 협박당한 이후 제2, 제3의 안 씨가 나올 것을 우려해 국정원 직원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먼저 연락을 돌려 투자금을 환매해주겠다고 했다. 송금명세서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 실장이 소비자단체가 방부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고 환매를 요구했다고 한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방송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환매 4개월 후였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않은 투자자 중 누구도 그 일로 항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사업 초창기 어려움을 겪자 오랜 친구인 이 실장이 소개해준 국정원 직원 6, 7명이 1000만, 2000만 원씩 투자했다. 이들이 다른 직원을 소개해 총 20여 명의 국정원 직원이 투자하게 됐다”며 “이 실장이 직접 국정원 직원 수십 명을 소개해 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의 투자 이유에 대해선 “당시 김대중 정권이 벤처기업을 육성하면서 정부나 군에서도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하라고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통화 내내 중학교 동창인 이 실장을 친구라고 불렀다. 그는 “날 위해 집까지 담보로 잡혔다가 날린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겨 미안하다”며 “나와 소송 중인 안 씨가 악의적으로 친구를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적장애 여성을 노린 성폭행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사회의 가장 취약한 처지에 있는 여성들을 노린 이런 반인륜적 범죄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5학년 A 양(12·지적장애3급)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인근 중학교 3학년생 B 군(16)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군은 10일 오후 2시 50분경 “가슴이 아프다”며 조퇴한 뒤 A 양의 초등학교 앞에서 “공놀이 하러 가자”며 학교에서 약 200m 떨어진 상가 2층 빈 사무실로 A 양을 데려갔다. B 군은 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A 양과 특수학급에 함께 편성돼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는 이 사무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B 군은 A 양이 완강히 저항하자 이번에는 “흙 놀이를 하러 가자”며 학교에서 500m가량 떨어진 논으로 데려갔다. 이어 B 군은 논으로 가는 길에 구입한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A 양을 눕게 한 뒤 얼굴을 책가방으로 덮고 깔고 앉았다. B 군은 A 양이 끝내 숨을 거두자 시신을 구덩이에 묻은 뒤 오후 6시 40분경 태연하게 인근 병원 응급실에 가 “가슴이 아프다”며 입원했다. A 양 언니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11일 오전 병원에 있던 B 군을 검거하고 A 양 시신을 찾아냈다. B 군은 경미한 지적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등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B 군이 ‘흙놀이를 하던 중 A 양이 반말을 해 순간적으로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B 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조부모와 함께 지내왔다. 서울에선 대기업 간부가 30대 중반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S중공업 차장 이모 씨(47)는 1월 9일 서울 강남구의 내연녀 임모 씨(38) 집을 찾았다. 평소 임 씨를 잘 따르던 지적장애 여성 A 씨가 놀러와 있었다. 이 씨와 임 씨는 A 씨 앞에서 성관계를 갖고 A 씨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 이 씨는 내연녀와 성관계를 마친 뒤 A 씨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임 씨는 성폭행 장면을 지켜볼 뿐 말리지 않았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구속하고 성폭행을 방조한 내연녀 임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는 내연녀의 존재와 성폭행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되자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신고된 것만 2010년 321건에서 2012년 656건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지적수준이 낮은 지적장애 여성은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이를 신고할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발생 건수는 신고 건수에 비해 크게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적장애 여성이 돈이나 물건 등의 유인에 쉽게 빠져드는 점도 성폭행범이 파고드는 부분이다.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는 “지적장애 여성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범행 사실을 정확히 수사해 범죄자가 응당의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장애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의 교육과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인천=황금천 기자 tigermask@donga.com}

10대 여학생들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방송인 고영욱 씨(37·사진)에게 징역 5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성지호)는 1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고 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7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0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전자발찌 부착 기간에 야간외출을 제한하고 아동 보육시설과 놀이시설 등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유명 연예인이 전자발찌를 차게 된 것은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2008년 10월 시행된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일명 전자발찌법)은 상습적 성범죄자의 경우 출소 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줄곧 혐의를 부인한 고 씨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검찰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고 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만 13세 2명과 만 17세 1명 등 10대 여학생들을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안에서 모두 5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각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며 고 씨는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성이고 피해자들은 사리 분별력이 미흡한 미성년자”라며 “범행이 모두 고 씨와 피해자 단둘만 있는 오피스텔 또는 차량 안에서 벌어진 점에 비춰볼 때 구체적인 폭행이나 협박 등이 없었더라도 고 씨가 피해자 의사에 반해 강압으로 간음하거나 추행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성관계를 맺고 구강성교를 한 점, 키스를 시도했던 점, 허벅지를 만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고 씨가)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심지어 일부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도 죄질이 불량해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범행 대상 및 수법이 서로 유사해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려운 점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시 유사 범죄를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고 씨에게 전자발찌를 채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 씨의 성 인식이 굉장히 왜곡되어 있고 자제력도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성 부장판사는 “고 씨는 청소년들의 선망과 관심을 받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동 청소년이 성폭력 범죄에 노출될 경우 범죄의 특성상 전인격적 성장에 심대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재판정에 나온 고 씨는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으며 선고가 끝난 뒤 빠른 걸음으로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고 씨를 대리한 곽성환 변호사는 “고 씨의 의견을 듣고 빠른 시일 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징역 5년에 10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고영욱 씨는 3년 동안 10대 3명을 대상으로 5번이나 성관계를 갖거나 강제추행했다. 전문가들은 검찰 수사를 받던 중에도 10대 소녀를 성추행한 고 씨가 소아성애증 환자에 가깝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10일 판결 내용에 따르면 고 씨는 2010년 여름 만난 13세 A 양과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그는 성관계에 앞서 A 양에게 술을 먹이기도 했다. 2010년 7월엔 17세이던 B 양을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강제추행했다. B 양의 고소로 검찰 조사를 받던 고 씨는 지난해 12월 길 가던 13세 C 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성추행했다. 그는 C 양이 중학생이라고 대답한 뒤에도 허벅지를 손으로 눌러보고 “가슴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고 씨의 범죄 내용을 접한 전문가들은 “고 씨가 소아성애증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의 범행 과정이 사춘기 이전이나 이른 사춘기의 미성년자에게 성적 편애를 갖고 실제 성행위도 하는 소아성애증 환자와 유사하다는 것. 연예인인 고 씨가 성인 여성을 만날 능력이 충분한데도 미성년자를 만난 것도 이 같은 의심의 배경이다. 김의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고 씨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반복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미뤄 자신보다 힘이 약한 상대를 통제하고 우위에 설 때 충족감을 느끼는 소아성애증 환자로 보인다”며 “미성년자 대상 성행위를 몇 번 경험하면 더 강한 자극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범행을 다시 저지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 씨는 2008년 한 케이블방송에 출연해 당시 17세인 아이돌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에게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공개리에 건네기도 했다. 2011년에는 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선수에게 “그만큼 연재 씨가 예쁜 거예요. 느끼한가”, “(손연재가 아프니)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히네”, “참고로 난 실물이 낫다” 등의 트위터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손 선수는 17세였다. 소아성애증은 일반적인 정신질환과 달리 평소 뚜렷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아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 주변에서 인식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미성년자에게 친절하게 행동해 경계를 풀거나 자신의 지위를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유명 연예인인 고 씨는 연예인을 선망하는 미성년자의 관심을 이용했다. 초등학생, 고등학생 제자 2명과 성관계를 맺어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된 강원도 초등학교 교사 D 씨(30)도 직업상 어린 학생과 접촉이 잦고 단둘이 있어도 의심을 받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소아성애증은 정신과적 질환으로 분류된 질병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병원을 찾은 소아성애증 환자는 단 1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8808건이 발생했다. 소아성애증 환자는 “아이가 나를 먼저 유혹한다”고 여길 정도로 죄의식이 없다. 염건웅 한양대 사회교육원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스마트폰 채팅 등 성인이 10대에게 접근할 통로가 늘어나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소아성애증 환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처벌뿐 아니라 치료 대책까지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권오혁 기자 tigermask@donga.com}
남성 6인조 그룹 ‘신화’의 홍콩 팬클럽 회장 L 씨(29·여)는 2월 중순 고민에 빠졌다. 3월 16, 17일 한국에서 열릴 ‘신화 15주년 콘서트’ 티켓을 구하지 못한 탓이었다. L 씨는 신화의 노랫말을 알아듣기 위해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에 들어가 매물로 나온 티켓을 찾았다. 그러다 임모 씨(28)가 올린 ‘신화 콘서트 스탠딩SR석 20만 원, VIP석 45만 원 판매. 티켓은 택배로’라는 글을 봤다. L 씨는 기쁜 마음에 팬클럽 회원들에게서 티켓 70여 장 값인 2300여만 원을 모아 임 씨에게 보냈다. 하지만 기다리던 택배는 오지 않았다. 임 씨가 인터넷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사기를 친 것이다. 격분한 L 씨는 한국까지 날아와 임 씨를 신고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인터넷 카페에서 유명 가수들의 티켓을 판다고 속여 내·외국인 75명에게서 51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임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유명 가수에 대한 팬심을 이용한 티켓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L 씨가 피해를 당한 ‘중고나라’에는 티켓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400개 이상 올라와 있다. 지난달 12일엔 가수 싸이의 티켓을 싸게 판다며 37명에게서 400여만 원을 챙긴 형제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야구 티켓 사기도 성행하고 있다. 박모 씨는 지난달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LG와 SK의 개막전 티켓을 판다는 글을 보고 김모 씨 계좌로 5만2000원을 입금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인터넷 사기 피해 사례를 모으는 ‘더치트’에는 김 씨 명의의 계좌로 당한 피해만 19건이 등록돼 있다. 모터쇼 입장권이나 놀이동산 자유이용권, 서울시내 고급호텔 숙박권도 주요 사기 대상이다. 인터넷 카페의 티켓 거래는 구매자가 먼저 돈을 보내면 판매자가 티켓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이뤄져 사기에 취약하다. 사기꾼은 대부분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고 일정 기간 사기를 치면 새로운 명의의 대포폰과 대포통장으로 갈아탄다. 티켓 사기꾼들은 절대 직접 거래하진 않는다. 만남을 요청하면 연락을 끊거나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회피한다. 인터넷에서 티켓을 살 때 직거래를 한사코 거부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조동주·박훈상·권오혁 기자 djc@donga.com}
2008년 “서울 강남에 신 내림을 받은 여자 스님이 신침(神鍼)을 놓는데, 암뿐 아니라 못 고치는 병이 없다”는 소문이 돌았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위치한 스님 변모 씨(52·여)의 침술원에는 간판은 없었지만 내부에 중국 베이징대 침구학과 졸업장과 세계침술사 자격증이 걸려 있었다. 변 씨는 중국 명문대에서 침을 배웠다는 이유로 더욱 인기가 높았지만 시술법은 기괴했다. 환자가 찾아오면 증상과 관계없이 침으로 척추 부위 생살을 뜯어내고 그곳에 긴 침을 수십 대씩 놓았다. 피부조직이 검게 변해도 “노폐물이 쏟아져 나온다. 곧 피부세포가 다시 살아난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임모 씨(47·여)도 목과 어깨 통증을 치료하려고 일주일에 두 번씩 침술원을 찾았다가 1월 8일 치료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두 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임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3일 침술원에 들이닥쳤을 때 변 씨를 맹신한 환자들이 막아서기도 했다. 강남경찰서는 불법 시술을 해온 변 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변 씨는 최근까지 하루 평균 10여 명으로부터 3만∼5만 원씩 받아 2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변 씨의 중국 출국 기록은 고작 4일뿐이었고, 대학 졸업장과 자격증 모두 가짜였다. 베이징대에는 침구학과가 없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둘만의 추억을 남기자”는 남자친구 말을 믿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은 여성들이 이별 후 협박당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파렴치한 남성들은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것도 모자라 여자친구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올려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8일 헤어진 여자친구 A 씨(21)가 다시 만나주지 않자 그녀의 알몸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로 김모 씨(24·전직 회사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학 선후배인 두 사람은 2년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2월 김 씨는 부산 동래구 자신의 집에서 A 씨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했다. 김 씨는 자신의 얼굴은 찍지 않고 여자친구의 얼굴은 동영상에 그대로 등장하게 했다. 여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중요 부위를 사진 찍기도 했다. 올해 초 A 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김 씨는 돌변했다. 김 씨는 동영상 2개와 알몸 사진 10여 장을 협박도구로 이용했다.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수차례 협박했다. 참다못한 A 씨는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안 김 씨는 국내 유명 음란사이트에 A 씨 알몸 사진과 이름 나이 직장 전화번호까지 올렸다. 이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수많은 남자 때문에 A 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 사진, 동영상 촬영이 쉬워지면서 A 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한 명문여대 인트라넷 게시판에는 ‘남자친구가 동영상을 촬영하자고 조른다. 찍기는 싫고, 거절하면 헤어질 것 같아 고민이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에서 접수한 고민상담 565건 중 10% 정도가 성관계 동영상이나 알몸 사진, 몰래카메라로 협박당한 피해 사례였다.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돈을 뜯어낸 남성도 있다. 보험사 직원 B 씨(32)는 2010년 10월부터 C 씨(26·여)를 만났다. 지난해 7월 B 씨는 C 씨와 동남아 휴양지로 여행을 떠났다. C 씨는 남자친구의 계속되는 요구에 성관계 동영상을 함께 찍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서해안으로 여행 가 두 번째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 B 씨는 C 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돈을 뜯어냈다. 결국 2000여만 원을 빼앗긴 B 씨는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D 씨(27)는 만나는 여자친구마다 알몸 사진을 찍어 인터넷 저장공간에 올렸다. D 씨가 “네가 옆에 없을 때 외로움을 달래려면 알몸 사진이 필요하다”고 계속 조르자 여자친구들은 이 요구에 못 이겨 카메라 앞에 섰다. 이렇게 그의 카메라에 저장된 여성이 여러 명이다. D 씨는 서버 ID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이 사진을 돌려봤다. 단체 카카오톡 방에도 잠자리 사진을 공개해 친구들 사이에선 D 씨 여자친구들이 특정 부위를 딴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남성들은 상대 여성이 들어주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집요하게 동영상 촬영을 요구하면서도 이를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랑을 빙자해 원치 않는 일을 여성에게 요구하는 건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건강한 성문화 교육기관인 푸른아우성 이재경 사무국장은 “협박이나 돌려보기 위한 동영상 촬영은 범죄”라고 말했다.박훈상·김수연 기자 tigermask@donga.com}

6일 0시 반경 대리운전 기사 임모 씨(47)는 배우 이지아 씨(32·여)의 ‘대리 콜’을 받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왔다. 이 씨의 차량은 시가 2억2000여만 원 상당의 수입차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스포트 GT S’로 국내에는 100여 대만 수입됐다. 이 씨가 본인 명의로 리스한 차량이다. 임 씨는 약간 술을 마신 이 씨와 이 씨의 지인인 한 여성을 뒷자리에 태우고 출발했다. 출발 5분 만에 임 씨는 골목길에서 우회전하다 직진하던 강남경찰서 논현2파출소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임 씨는 경찰에서 “연예인이 탄 데다 마세라티를 처음 몰아봐 당황한 나머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세라티 앞 범퍼가 크게 부서졌지만 이 씨 등이 다치지는 않았다. 경찰차 조수석에 탔던 박모 경사(47)만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 씨 소속사 관계자는 8일 “대리운전 업체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마세라티와 경찰차 수리비는 보험회사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2011년 가수 서태지 씨와의 결혼과 이혼 사실이 동시에 밝혀져 화제에 올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2년 전 수억 원의 정부 예산이 한 민간 갤러리에 편법 배정되는 과정에 당시 이명박 정권의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사정당국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사정당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첩보를 접수하고 사실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정당국은 이 사안이 전임 정권에 대한 본격적인 사정으로 해석될 수 있어 수사 착수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운영 갤러리에 예산 편법 지원 2011년 예산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문화예술진흥기금 2억5000만 원이 A 갤러리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됐다. A 갤러리는 여성 B 씨가 관장이다. A 갤러리가 주최하는 외국과의 문화 교류전에 지원하는 것이었지만 실제 예산 명세서에는 사업명 없이 ‘A 갤러리’라고 이름만 기록돼 있다. 기금 지원 대상 사업명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되어 있는 예산 명세서에 사업명은 빼고 특정 사업 주체의 이름만 적어 예산을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2010년 예산에도 A 갤러리가 주관한 다른 전시회에 1억 원이 배정됐다. 2년 연속 개인 소유 갤러리가 주관하는 사업에 정부 예산이 지원된 것이다. 다만 이때는 예산 명세서에 사업명이 명기됐다.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당시 예산 배정 과정은 정상적인 경로를 밟지 않은 채 이뤄졌다. 통상 예산은 주무 부처의 검토를 거쳐 기획재정부 예산실로 넘겨지고, 국무회의의 심의 및 의결 절차를 거쳐 국회 상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본회의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그러나 A 갤러리에 대한 예산은 이런 과정 없이 본회의 직전 ‘쪽지예산’ 형식으로 끼워 넣어졌다. 2010년 말 처리된 2011년 예산안은 ‘4대강 예산’과 이상득 전 의원의 지역구 관련 ‘형님 예산’ 등의 논란 끝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그 과정에서 상임위 심의 없이 막판에 누군가에 의해 A 갤러리 지원 예산이 다른 쪽지예산들과 함께 포함된 것이다. ▼ 정상절차 없이 예산 막판 밀어넣기… 與의원도 배정때 영향력 행사 의심 ▼○ 누구도 모르는 유령예산 18대 국회에서도 이 갤러리에 예산이 편법 배정된 경위를 놓고 일부 야당 의원이 의문을 제기했다. 2011년 1월 10일 당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예산 배정 과정을 추궁했지만 문화부와 기획재정부 예산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문제의 예산이 배정됐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B 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B 관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고발하겠다고 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측이 반대해 흐지부지됐다. 2010년 12월에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블로그에 “A 갤러리가 2년 연속 동일한 방법으로 예산을 지원받은 것은 미스터리”라며 “제2의 신정아 논란으로 비화됐다”고 썼다.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자 A 갤러리는 2011년 5월 ‘예산을 당해연도에 모두 쓸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예산 지원을 받는 걸 포기했다. 기금을 담당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개인 갤러리의 전시회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며 “업계에서 지명도가 낮은 갤러리가 해외 교류전을 할 만한 역량이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손’ 의혹 A 갤러리에 대한 의혹은 단순히 예산 지원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치러진 비즈니스서밋에서 A 갤러리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개막만찬장 미디어아트 상영을 비롯해 이 서밋의 예술 분야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당시 비즈니스서밋 예술분야 기획은 화랑가에서 갤러리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꼽혔다. 그 바람에 화랑가 일각에서는 “갤러리를 밀어주는 고위층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갤러리 대표는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갤러리가 어떻게 세계 최정상급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서밋의 예술분야를 맡을 수 있었는지 업계에서도 뒷말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A 갤러리에 대한 지원의 배후에 정권 실세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갤러리 대표는 “A 갤러리가 정부 실세의 도움을 받고 있고 그 덕에 작품도 많이 팔았다는 말을 A 갤러리에서 일했던 직원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갤러리 대표는 “A 갤러리가 예산을 따낸 것을 놓고 업계에서도 의문이 컸다”며 “A 갤러리가 정부 쪽 사람들과 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사정당국 실체 파악 중 사정당국은 문제의 예산 배정 과정에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였던 C 씨와 새누리당 소속 D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국은 예산 배정 과정에서 쪽지예산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C 씨가 고위공직에 임명되기 전 정보기관이 C 씨와 A 갤러리의 관계에 대해 사전검증 차원에서 조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런 의혹을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B 관장은 “C 씨를 전혀 모른다. (언론이 의혹을 제기해) 인터넷을 찾아보고야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해외에 한국의 작가와 작품을 알리겠다는 소명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 어떤 부정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D 의원의 보좌관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본보 취재팀은 C 씨와 D 의원에게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10여 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박훈상·김성규 기자 tigermask@donga.com}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회색 모자와 하늘색 마스크를 쓴 얼굴이 뒤를 돌아봤다. 경찰을 발견한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만년필을 위협하듯 들이대며 말했다. “내가 조세형이다.” “엎드려라. 반항하면 쏘겠다.” 그는 저항을 포기한 채 순순히 방바닥에 엎드렸다. 수갑을 채우는 순간 한때 ‘대도(大盜)’라 불렸던 사내가 한숨을 내쉬며 내뱉었다. “인생 끝났네.” 조세형 씨(75)가 3일 오후 8시 반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를 털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1970, 80년대 부잣집을 상대로 대담한 절도 행각을 하며 이름을 날렸던 그답지 않게 초라하고 엉성한 수법이었다. 그는 두께 6mm 유리창 두 개를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로 깨뜨리고 빈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웃들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났다. 경찰에 신고한 이웃 빌라 주민 정모 씨(39)는 “갑자기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려 밖을 내다보니 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자가 빠루를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 스스로도 경찰에서 “인근 공사장에서 주운 빠루로 밤에 시끄럽게 유리를 깨니까 이웃 주민이 신고한 것 같다”며 “그게 프로가 할 짓이냐”고 자탄했다. 그는 “선교사무실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아마추어도 하지 않을 짓을 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처가 ‘새 출발을 하고 떳떳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 달라’며 준 3000만 원을 1년 전쯤 한 무속인에게 사기당한 뒤 도저히 선교사무실 임대 보증금을 마련할 수가 없었다”고 범행 이유를 설명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 범행을 계획하고 3, 4일 전에는 종로구 종묘 쪽에서 범행에 사용된 노루발못뽑이 두 개 중 하나와 펜치 등을 구입했다. 그는 “(서초동은) 예전에 도둑질을 할 때 많이 와 봤던 지역이지만 그 집을 노리고 온 건 아니었다”며 “옛날에도 그냥 돌아다니다가 잘산다 싶은 집이면 즉흥적으로 들어갔다. 돈이 될 것 같았고 불이 꺼진 것을 보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집 안에 침입한 지 35분여 만에 방 안에서 붙잡힌 조 씨의 주머니와 쇼핑백에서는 롤렉스 시계 2개와 금반지, 귀걸이 등 시가 3000만∼5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 33점이 발견됐다. 모두 같은 집에서 훔친 것이었다. 조 씨가 생활고에 시달린 것은 아니었다. 그는 “교회 등 강연을 다니면 한 달에 10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는 받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조 씨는 1982년 경찰에 붙잡혀 15년 동안 수감됐다가 1998년 출소한 뒤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교회에서 간증을 하거나 모 사설경비업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도’의 도벽(盜癖)은 제어할 수 없었다. 2000년 말 선교 활동을 위해 일본에 간 그는 도쿄(東京) 시내의 주택에 침입했다가 일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붙잡혔다. 일본에서 만기 복역 후 2004년 4월 귀국한 그는 이듬해 또다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단독주택을 털다 검거됐다. 2011년에는 금은방 주인과 가족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구속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점퍼로 얼굴을 가린 조 씨는 “3, 4일 전에도 대구 교회에서 강연을 했다”며 “기독교 신자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해서 죽고 싶다. 이제는 기독교 신자라고 말할 자신도 없다”고 말했다. 조 씨는 “서울 시내 사우나나 찜질방을 돌아다니며 잠을 잤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동대문구 장안동 내연녀의 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박희창·박훈상 기자 ramblas@donga.com}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혼 소송 중인 부인으로부터 협박 등 혐의로 피소된 한류스타 류시원 씨(41·사진)를 일부 기소 의견으로 2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류 씨의 부인 조모 씨(32)는 류 씨가 자신을 협박했다며 2월 말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류 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일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류 씨 소속사는 2일 “(조 씨 측이)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2, 3년 전 부부싸움 중 몰래 녹취한 내용을 근거로 고소했다”며 “법정에서 이혼 원인과 책임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류 씨 부부의 이혼조정은 23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금전이나 양육 문제로 고소한 것은 아니며 인정되는 혐의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남 8학군’ 고교 3학년생이 1일 등굣길에 집 근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 10분경 강남구 C고 3학년 김모 군(17)이 대치동의 한 아파트 14층 복도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반에서 중위권인 김 군은 지난주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고 기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폭력을 당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설업자 윤모 씨(52)의 전현직 고위 공직자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윤 씨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57) 외에도 다른 사정기관 고위 간부들과 친분을 유지해 온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윤 씨가 그동안 20여 차례나 형사입건되고도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나 사정기관 간부들이 영향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있다. 24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수년 전 당시 사정기관 간부인 A 씨에게서 윤 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현재는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김 전 차관도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A 씨를 통해 윤 씨를 알게 됐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 씨가 탄탄한 법조계 인맥을 등에 업고 형사처벌을 피해 왔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건설업을 하며 2000년 이후 횡령과 배임, 사기, 사문서 위조, 강간 공갈, 간통 등 20여 건으로 형사입건된 전력이 있지만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윤 씨 측근은 24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윤 씨가 2008년 중반 이후 사업이 잘 안 돼 사정 당국 쪽 인맥을 넓히려 했고, 김 전 차관과 A 씨, B 씨(전직 지방기관장) 등과 친분을 쌓았다”고 주장했다. 여성 사업가 K 씨(52)가 지난해 11월 윤 씨를 강간 공갈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을 때도 성폭행 등 주요 혐의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고 성접대 의혹은 조사되지 않았다.신광영·박훈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