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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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사회일반42%
사건·범죄13%
교육13%
검찰-법원판결10%
사고10%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인사일반3%
  • [단독]‘건진법사’에 청탁 정치인 “공천 목적으로 돈 줬다”…檢, 진술 확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이 검찰에 공천을 받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 씨에게 돈은 건넨 정치인 A 씨로부터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북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A 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 씨는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며, A 씨가 낙선한 이후 돈을 일부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동아일보에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장 당선에만 목적이 있었지 그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서 예전 기억을 되살려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경선 낙선 후 2년 여 동안 선거 낙선 트라우마에 갇혀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4년 전부터 시골농부가 되어 살아오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번 일로 정신이 다시 혼란스럽다”며 “죄가 있다면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씨를 수사 중인 검찰은 17일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며 전 씨의 휴대전화 3대와 서류묶음 형식의 장부, 태블릿PC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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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檢, ‘尹부부 비선의혹’ 건진법사 장부 확보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사진)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장부와 컴퓨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2022년 국민의힘 대선 캠프 등에서도 활동했기 때문에 장부와 컴퓨터에 불법 정치자금 내용뿐 아니라 ‘대통령 부부 비선’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18일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전날(17일) 검찰은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면서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은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기도비’ 명목이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檢, ‘건진법사’ 장부-휴대폰 3대 분석… 인사청탁 등 수사 번질수도[‘건진법사’ 의혹 수사] 건진법사 구속영장檢, 2018년 지방선거 우선 수사압수물 내용 따라 파장 커질 가능성… 명태균은 휴대전화서 ‘尹통화’ 발견건진 주변 “정치인 등 온다는 말 들어… 한번에 1000만∼2000만원 얘기도”정치권과 법조계는 검찰이 확보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의 장부와 컴퓨터, 휴대전화 3대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공천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의 경우 휴대전화에서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 파일, 김건희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의 경우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장부와 컴퓨터까지 검찰이 확보한 만큼 정치권과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 파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확보 장부, 컴퓨터, 휴대전화 내용물에 이목 전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 씨가 경북 영천 지역 정치인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포착되며 본격화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17일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압수수색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 한정돼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진행된 검찰의 휴대전화 및 컴퓨터 포렌식 과정에서 인사 청탁이나 세무조사 무마 등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경우 이권 개입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이고 아직 정계에 입문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이 왜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전 씨에게 돈을 건넸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가 2018년 당시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점 등이 2022년 대선 캠프 활동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취재팀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전 씨의 법당을 찾아갔을 때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겉으로는 일반 단독주택으로 보이는 곳에 법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취재진이 인터폰을 누르자 안에서 중년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이미 체포됐는데 왜 그러냐”며 인터폰을 끊었다. 인근 주민은 “저 집엔 건진의 장모와 아내가 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평소 정치 관련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는 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 중 딸을 봤다는 이는 없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기업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종종 온다. 몇 달 전인데 ‘이 동네에 용한 무당이 있어 정치나 뭐 이런 사람들 봐준다. 한 번 가면 1000만∼2000만 원이고, 만남을 예약하려면 1∼2년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건진법사 ‘받은 돈은 기도비’ 진술 전 씨는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1억 원의 정치자금은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이고 이후 돈을 일부 되돌려줬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씨의 자금 수수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지역 정치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치인은 취재팀에 “(선거)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검찰에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상장 폐지된 가상화폐 ‘퀸비코인’ 자금 흐름을 수사하던 검찰이 전 씨와 관련된 자금 정황을 포착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퀸비코인은 사업 목적 없이 투자를 받는 ‘스캠(사기) 코인’으로 검찰은 올 7월 피해자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 원을 편취한 퀸비코인 발행업자 등 6명을 사기죄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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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檢, ‘尹부부 비선의혹’ 건진법사 체포…2018년 자유한국당 경선서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건진법사’ 전성배 씨(64)가 1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1억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앞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에서 고문직 명함을 가지고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불법 정치자금 받은 혐의, 건진법사 체포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17일 전 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전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한 예비 후보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천시장에는 당시 자유한국당 당내 경선에서 정재식, 하기태, 김수용 후보 등이 맞붙었고, 그중 김 후보가 본선에 올라갔다. 이후 김 후보는 무소속 최기문 후보(현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전 씨는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예비 후보는 시장에 당선되지 못했다고 한다. 전 씨는 받은 돈을 다시 돌려줬다는 취지로 검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배우 배용준 씨의 투자 참여 사실을 내세운 이른바 ‘욘사마 코인’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 씨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다. 해당 코인 사기 관련자는 검찰에 ‘전 씨에게 건네진 공천 청탁 자금을 예비 후보와 같이 마련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尹 대선캠프 활동 의혹-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 등 논란전 씨는 과거 윤 대통령 부부와도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이었던 2022년 1월 전 씨가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전 씨가 후보자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정에 관여했다는 것. 당시 공개된 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신분으로 네트워크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 씨가 캠프 관계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소개하며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사진) 빨리 좀 찍어주세요”라고 동선을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전 씨가 윤 대통령의 등과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얹거나 두드리는 모습도 담겼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전 씨가 ‘무속인’이라며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하며 파장을 진화했다. 하지만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추가로 불거졌다. 전 씨가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 고문이라고 적힌 명함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명함에는 ‘COVANA CONTENTS(코바나컨텐츠)’라고 적힌 회사명, ‘고문 전성배’라는 직함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무실 주소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오피스텔로 돼 있었다. 이후 민주당 등에서는 김 여사와 전 씨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의 전시회에 전 씨가 참석했던 모습을 담은 영상도 나왔다. 국민의힘 측은 “전 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시를 홍보해 주겠다고 해 (김 여사가) 고문 직함을 쓰라고 한 사실은 있으나 그 후 출근하거나 활동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 尹, 김 여사-건진법사 관계 직접 해명하기도 윤 대통령도 김 여사와 전 씨 관계에 대한 의혹을 직접 해명한 적이 있다. 그는 대통령 당선 전인 2022년 1월 현안 질의응답에서 “우리 당 관계자에게 (전 씨를) 소개받아 인사한 적 있는데, 저는 (무속인이 아니라)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면서 전 씨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캠프에서) 직책이나 이런 건 전혀 맡고 있지 않다.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건) 참 황당한 얘기”라고도 했다. 전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앞세워 기업 이권에 관여한다는 내용의 지라시(정보지)가 확산돼 대통령실이 조사에 나선 적도 있었다. 2022년 8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김대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조사하느냐’는 질문에 “지라시에 그런 내용이 나와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경이 윤 대통령을 향해 불법계엄 수사를 좁혀가는 상황에서 전 씨가 검찰에 체포된 것에 연관성이 있는지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전 씨 수사와 계엄 수사는 전혀 관련이 없는 별개의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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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파구 17층 지식산업센터 화재로 350명 긴급대피 소동 

    서울 송파구 지식산업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백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4분경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17층짜리 건물 1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 인력 197명이 48개 장비를 동원한 끝에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8시 반경 불은 완전히 꺼졌다. 이날 발생한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안에 있던 350명이 긴급 대피했고 24명이 구조됐다. 화재가 진압된 직후인 16일 오후 9시경 취재팀이 찾은 현장에서는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 1층에 위치한 가게 안 테이블 위에는 검은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 식당 사장은 “건물 주인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대피한 시민들은 화재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해당 건물 4층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 씨는 “소방 대원이 도착한 직후 순식간에 천장에 불길이 확 번지기 시작했다”며 “조금만 대피가 늦었어도 위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14층에 있던 직장인 B 씨는 “복도에 연기가 보여 놀랐는데, 갑자기 화재 경보가 울리고 건물 관계자가 ‘화재가 발생했다.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러 1층까지 급히 뛰어 내려왔다”고 했다. 건물 1층 카페 직원 C 씨는 “화재 경보를 듣지 못해 유독가스가 가게 내부에 들어오고 나서야 화재 사실을 인지했다”며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코와 목 통증이 심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해당 건물 1층은 두 개 동의 건물을 잇는 필로티 구조로 돼 있다. 최초 신고자는 “건물 2개 동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의 천장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16일 1차 조사에 이어 17일 2차 조사에 나섰다. 소방 관계자는 “최초 신고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한편으로 화재경보기가 정상 작동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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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계엄’ 맞서 시민들 깨우고, 하나로 만든 문학-영화-K팝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8일 노벨 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한림원 수상 강연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던졌던 질문이다. 14일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제안 설명 도중 이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5·18의 참상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최근 벌어진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을 거치며 주목받고 있다. 탄핵 집회에서 만난 다수의 시민은 이 소설을 비롯해 영화 ‘서울의 봄’ ‘택시 운전사’ ‘1987’ 등 K문화예술을 통해 얻은 배경지식이 탄핵 집회 참여에 동기부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이번 탄핵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최모 씨(23)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며 “계엄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한종 씨(30)는 “계엄이 선포된 3일 밤의 상황과 영화 ‘서울의 봄’ 속 상황이 똑같다고 느꼈다”며 “영화관에서 이미 계엄 사태를 간접 체험한 터라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망설임 없이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계엄 선포 직후 영화 ‘서울의 봄’ 인터넷TV(IPTV) 시청자는 하루 만에 1085% 급증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소설, 영화 등이 이번 탄핵 시국에서 계엄과 내란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학과 영화는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경험해 보지 않은 상황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고 분석했다.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녀시대 등 케이팝 아이돌의 노래는 민중가요를 밀어내고 새로운 집회용 노래가 됐다. 가수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은 ‘집회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다. 탄핵 집회 기간에 음악사이트 멜론에서 ‘다시 만난 세계’를 들은 청취자는 직전 주 대비 23% 증가했다. 직장인 황수현 씨(29)는 “젊은이들은 케이팝 음악으로 연대가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원곡자의 의도를 넘어 민주주의가 회복된 한국 사회라는 더 넓은 의미로 곡이 재해석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청년들이 사랑해온 케이팝 음악이 이제 전 세대와 진영을 통합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학 작품이 시국선언에 인용된 사례도 있었다. 14일 한국 문학 연구자 952인은 시국선언문에 조세희 작가의 ‘침묵의 뿌리’에 나온 대목 “한반도는 유해가 되어 누워 있구나”를 인용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학은 우리의 생각, 행동, 표현을 포괄하는 만큼 설득력을 가진다”고 전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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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등 주요 신문사 ‘호외’ 발행… 시민들 “처음 봐 신기” 인증샷 찍기도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주요 신문사들은 신문발행일이 아닌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긴급히 ‘호외’를 제작해 뿌렸다. 젊은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호외에 신기해했고, 중장년층은 “오랜만에 손에 들어보는 호외”라며 반가워했다. 호외에 ‘탄핵 굿즈(기념품)’, ‘역사 굿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과 서울 광화문 등에서는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전하는 동아일보 호외를 시민들이 받아들었다. 호외 1면에는 ‘尹 대통령 탄핵, 직무 정지’라는 헤드라인이 걸렸고 안에는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이후 국정과 수사 전망, 조기 대선 체제 등이 담겼다. 다른 주요 언론사들도 저마다 호외를 만들어 인파가 몰리는 지점에 배포했다. 호외는 정규 신문 발행일이나 발행 시간이 아니지만 중대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작해 배포하는 신문을 발한다. 보통 정규 신문보다 분량이 적은 대신 재난, 국가의 주요 중대 사항을 빠르게 전할 수 있다. 본보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사망 당시 호외를 제작했다. 이번 호외는 13년 만이다. 시민들은 호외를 접하곤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국회 앞에서 만난 대학생 서모 씨(22)는 “친구들과 함께 ‘호외요, 호외’를 외치며 신문을 받았다”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굿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 씨(27)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호외를 2024년에 실물로 마주하니 내가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7세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모 씨(42)는 “10년 후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보여줄 것”이라며 “이 순간을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뜻깊은 기념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호외를 들고 셀카 ‘인증샷’을 찍었다. 호외를 구하려는 문의도 쇄도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모 씨(39)는 “역사적인 날을 기념할 만한 굿즈인 만큼 편의점 등에 연락했으나 지역에는 배포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호외를 구하고 싶다’는 게시글도 여럿 올라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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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부정선거’ 주장, 극우성향 유튜버 음모론과 비슷”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이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담화에 담긴 부정선거 관련 내용과 표현 중 상당 부분이 과거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주장한 음모론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자신들이 직접 데이터를 조작한 일이 없다는 변명만 되풀이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다.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극우 유튜버들의 영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183석을 휩쓴 제21대 총선 뒤 유튜버 ‘신의 한수’는 “(선거 결과에서) 프로그램 조작이 있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유튜버 ‘바실리아TV’도 “선관위 최고 관리자의 계정 정보 유출은 단순 관리 부실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 선거 조작을 위해 전개된 행동”, “선관위 서버 포렌식이 필요하다” 등의 주장을 했다. 올해 4월 민주당 등 범야권이 192석을 석권한 제22대 총선 이후에도 유튜버 공병호 씨는 “선관위 서버 조작이 (부정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사안”, “컴퓨터를 이용해 표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조작이 일어났다” 등의 주장을 했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사용한 ‘반국가세력’ 등의 표현도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한 극우 유튜버는 지난해 초 자신의 방송에서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칭하며 “365일 24시간 대한민국의 약점과 불행 감시와 함정의 물어뜯기에 세계적 달인”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근거 없이 부정선거론을 떠들었던 일부 유튜버의 영상에 심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 담화 하루 전인 11일에는 유튜버 고성국 씨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대통령이 덜컥 구속이라도 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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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교수·연구자 682명 “尹탄핵이 유일한 해법”…3차 시국선언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학가에 시국선언문이 확산하고 있다.서울대, 경희대 교수 및 연구자들이 불법 계엄을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재차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12일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등 682명은 세 번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윤석열, 정부, 여당은 국민의 명령을 따르라!’는 제목의 3차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현장에는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정용욱 역사학부 교수, 이준호 생명과학부 교수를 포함한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윤석열의 내란과 친위쿠데타로 분노와 모욕감에 휩싸였고, 그것을 막아낸 위대한 시민들의 모습을 가슴 벅차게 지켜보았다”며 “그러나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막은 국민의힘을 비롯하여 내란을 주도하거나 방조한 세력들이 다시 국가 운영을 주도하려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우리는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즉각 탄핵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앞서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 일동은 지난달 28일에도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이번 달 9일에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을 즉각 심판하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후 6일 만에 세 번째 시국선언을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서울대 교수 및 연구자들은 “내란을 주도하거나 방조한 세력들이 다시 국가 운영을 주도하려는 상황을 우려했으며, 민주적 질서의 회복을 위해서는 윤석열 탄핵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절박한 심정을 담아 3차 시국선언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 및 연구자들도 2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행진했다.‘너와 함께 외친다’라는 제목을 붙인 2차 시국선언문은 “너는 나와 함께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명문장으로 화제가 된 1차 시국선언문과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탄핵 촉구 행진은 오후 3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정문에서 청량리역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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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념 외치는 단체는 마이크 잡지마라” 정치색 옅어지는 집회

    “우리는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규탄하러 나온 것이지 좌우 어느 진영을 편들려고 나온 게 아니잖아요.” 최근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불법 비상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좌우 특정 진영의 정치적 발언이 나오면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단상 위에 올라간 발언자가 계엄이나 탄핵과는 무관한 특정 이념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자 시민들이 “내려와라! 내려와라!”고 소리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념 색깔 옅어진 탄핵 집회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2016년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에 다시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과거와 달리 “집회 현장의 정치색이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정당이나 노동단체 깃발은 과거보다 줄어든 대신에 대학생이나 시민들이 야광봉이나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더 많이 포착됐다. 정당이나 노조, 정치 단체들도 시민들의 집회 참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정치색이나 이념색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조심하는 모습이다. 계엄 사건이 벌어진 후 첫 주말 국회 앞 집회에 참석했던 직장인 김모 씨(25)는 “특정 이념이나 정치 단체들이 집회 분위기를 주도할까 우려했는데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당이나 노동단체 깃발보다 시민들이 가져온 해학적인 깃발이 더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취재팀이 취재한 주말 국회 집회 현장에서는 한 여성단체 인사가 단상 위에 올라가 자유 발언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시민들이 “내려가라!”라고 외쳤다. 발언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동안 여성과 성소수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자 일부에서는 “계엄과 무관한 일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대학생 신모 씨(26)는 “불법 계엄에 분노해 이 자리에 나왔는데 해당 사태와 관련 없는 발언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 씨(24)는 “안 그래도 탄핵 정국으로 사회가 분열됐는데, 특정 성향 인사들이 나서서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6년 확산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지만, 집회 현장에서 특정 정당이나 단체, 노조 등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한 40대 직장인은 “대통령에게 분노해서 집회에 나갔는데 마치 나를 노조원이나 당원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 씨(29)는 “8년 전에는 민중가요가 울려퍼지는 소위 ‘운동권식 집회’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시민을 위한 ‘축제의 장’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유채원 씨(25)는 “현 정권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노조 깃발 대신 KBO 야구배트 8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케이팝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경쟁적으로 집회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본인을 BTS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11일 X(옛 트위터)에 “집회에 아미밤(BTS 응원봉)이 안 보인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사실이 아니다. 다가오는 집회에는 더 많은 아미(BTS 팬덤)들이 모일 것”이라고 썼다. 가수 ‘세븐틴’의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김모 씨(28)는 “응원봉이 팬덤을 대표하는 물건인 만큼, 팬덤 간 일명 ‘선의의 경쟁’이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직접 만든 조명이나 KBO 야구팀 응원 배트를 들고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10일 국회 앞에서 만난 대학생 최민경 씨(23)는 직접 만든 횃불 모양 조명을 들고 “8년 전 촛불로 통일했다면 지금은 개성 있게 각자 들고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 임모 씨(22)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촛불을 직접 만들어 가져왔다. 집회에서 만난 장모 씨(26)는 “야구팬이라 ‘삼성 라이온즈’ 응원 배트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은경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회 시위 문화에도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지금의 젊은이들은 특정 정치적 이념에 좌우되기보다는 불법 계엄령 자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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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운날 야외 탄핵집회, 마음은 함께” 밥-음료 선결제 릴레이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커피를 미리 선결제해 뒀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시민 집회가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다른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나 음식을 미리 선결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에 ‘어디어디에 선결제를 해놨으니 집회에 오는 분들은 맘놓고 가서 드세요’라고 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가서 이용하는 식이다. 올라온 글은 커피, 김밥, 김치찌개 등 주로 집회의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도심 곳곳의 주말 대규모 집회에서도 충돌이나 안전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아 성숙한 시민의식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회 못 가는 대신 ‘선결제’ 참여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근처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티아라 씨(25)는 기자와 만나 “어제 하루 동안 집회 참석 시민들을 위해 선결제를 하겠다는 전화가 40여 통 왔다”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현장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결제’로 집회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근처의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A 씨는 “7일 익명의 주문자로부터 커피 100인분을 선결제받았다”며 “SNS를 보고 선결제 음료를 받으러 온 손님들이 직원들에게 ‘고생한다’며 간식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8일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소속 학생 일부는 집회 시민들을 위해 김밥 100여 줄을 선결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인증 글을 올리면서 “군인이나 경찰도 이용하시고, 부디 시민을 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여의도의 선결제 매장을 지도로 보기 좋게 정리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고맙다”며 감동을 표했다. 7일 집회에 참석한 뒤 선결제 커피와 핫팩을 받았다는 직장인 최지은 씨(28)는 “국민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카페에서 선결제 샌드위치를 받았다는 안모 씨(30)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마음을 주변 이웃에게서 치유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시민들 “안전하게 시위하자” 질서 정연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집회가 열린 7일 국회 앞에는 경찰 추산 10만7000여 명이 몰렸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참가자들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할 때 사용하는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한때 인파 탓에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지만, 경찰에 신고된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없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혹여 위험한 순간이 보이면 서로 “안전하게 시위합시다”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날 광화문에서는 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보수 진영 시민이 모여 탄핵 반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일요일인 8일에도 국회 앞 집회는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국회 앞으로 왔다는 대학생 장윤희 씨(21)는 “어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탄핵이 무산됐다는 뉴스를 봤다. 아침이 밝자마자 곧장 왔다”며 “여당 의원들이 손잡고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온 대학생 이수현 씨(21)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여태껏 학교 수업에서 배워 온 것과 분명 다르다”며 “어제 집회에 나오지 못한 게 마음 쓰여 오늘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시민단체 촛불행동 주최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국회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윤석열퇴진군산시민행동’은 9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시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무기한 집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날 정치학자 573명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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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외집회, 마음이라도 함께” 커피-음식 선결제 진풍경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커피를 미리 선결제해 뒀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시민 집회가 전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다른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나 음식을 미리 선결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나 인스타그램 등에 ‘어디어디에 선결제를 해놨으니 집회에 오는 분들은 맘놓고 가서 드세요’라고 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가서 이용하는 식이다. 올라온 글은 커피, 김밥, 김치찌개 등 주로 집회의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도심 곳곳의 주말 대규모 집회에서도 충돌이나 안전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아 성숙한 시민의식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회 못 가는 대신 ‘선결제’ 참여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근처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티아라 씨(25)는 기자와 만나 “어제 하루 동안 집회 참석 시민들을 위해 선결제를 하겠다는 전화가 40여 통 왔다”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현장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결제’로 집회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근처의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A 씨는 “7일 익명의 주문자로부터 커피 100인분을 선결제받았다”며 “SNS를 보고 선결제 음료를 받으러 온 손님들이 직원들에게 ‘고생한다’며 간식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8일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소속 학생 일부는 집회 시민들을 위해 김밥 100여 줄을 선결제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선결제 인증 글을 올리면서 “군인이나 경찰도 이용하시고, 부디 시민을 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여의도의 선결제 매장을 지도로 보기 좋게 정리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시민들은 “고맙다”며 감동을 표했다. 7일 집회에 참석한 뒤 선결제 커피와 핫팩을 받았다는 직장인 최지은 씨(28)는 “국민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카페에서 선결제 샌드위치를 받았다는 안모 씨(30)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마음을 주변 이웃에게서 치유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시민들 “안전하게 시위하자” 질서 정연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집회가 열린 7일 국회 앞에는 경찰 추산 10만7000여 명이 몰렸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참가자들은 아이돌 가수를 응원할 때 사용하는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한때 인파 탓에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지만, 경찰에 신고된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없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혹여 위험한 순간이 보이면 서로 “안전하게 시위합시다”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날 광화문에서는 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보수 진영 시민이 모여 탄핵 반대 맞불 집회를 열었다.일요일인 8일에도 국회 앞 집회는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국회 앞으로 왔다는 대학생 장윤희 씨(21)는 “어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탄핵이 무산됐다는 뉴스를 봤다. 아침이 밝자마자 곧장 왔다”며 “여당 의원들이 손잡고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온 대학생 이수현 씨(21)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여태껏 학교 수업에서 배워 온 것과 분명 다르다”며 “어제 집회에 나오지 못한 게 마음 쓰여 오늘 왔다”고 말했다.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시민단체 촛불행동 주체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국회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윤석열퇴진군산시민행동’은 9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시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무기한 집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날 정치학자 573명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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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앞 모인 10만 시민 “무책임에 분노…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냐!”7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등 10만여 명(경찰 추산)은 일제히 탄식했다. 이들은 “아이고 말도 안돼”, “이게 나라냐”고 외쳤다. “내란죄 윤석열 탄핵하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반면 비슷한 시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던 보수 진영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 서울 도심 ‘상경 시위’… 시민들 “탄핵” 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양대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인원은 서울과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들로 점점 늘어 한때 경찰 추산 10만7000명으로 불어났다. 주최측은 집회 인원을 20만 명으로 신고했으나 중간에 시민들이 합세했고 최종적인 주최측 인원은 추산되지 않았다. 이날 탄핵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뉴스 속보로 전해지자 국회 앞의 시민들은 일제히 분노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42)는 “무책임의 끝인 것 같다”며 “(여당이) 최소한의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모 씨(62) “국민을 신경 쓰긴 하는 건지 의문이다”며 “나는 계엄령 때 학생이었어서, 그게 얼마나 두려운 지 안다. 그런 계엄령이 21세기에 벌어졌는데…”라고 지적했다. 게중에는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시민들도 있었다.경북 포항시에서 올라온 수험생 전희연 씨(19)는 손에 영어 단어책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오전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는 전 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대통령의 무책임한 모습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집회에 나와있던 고교생 성모 양(18)은 “국민의힘이 투표에 참여도 안하고 말을 바꾼 것에 분노를 느꼈다”며 “탄핵이 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 보수단체, 광화문서서 ‘맞불 집회’반면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 성향 단체는 서울 광화문에 모여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편도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9000명의 회원들은 탄핵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우리가 이겼다. 전광훈 목사님이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전현수 씨(59)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전 씨는 “대학 다닐 때 나도 독재에 맞서 싸웠지만 지금의 탄핵은 야당의 근거 없는 괴롭힘”이라며 “탄핵은 아니다 싶어 집회에 처음 나왔는데, 부결이라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선 각종 사건 사고도 잇따랐다. 낮 12시 20분경에는 국회 본청 인근에서 머리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검거되기 약 1시간 30분 전 112에 전화를 걸어 “국회에서 분신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 반경에는 문구용 컴퍼스로 촛불집회 참가자를 위협한 중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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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탄핵” 국회 앞 10만7000여 명 집결…전국 각지서 서울 도심으로 모여

    7일 오후 5시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 본회의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이날 여의도 일대 집회에는 4시 반 기준 10만7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여의도 일대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에 시민들이 모이고 있어, 표결을 앞둔 오후 5시엔 시민 수십만 명이 모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심 모인 시민들…“윤 대통령 탄핵” 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양대 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4만5000명(경찰 추산)이 모인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민주주의 사수!’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여의도에 모여 윤 대통령을 규탄했다. 경북 포항시에 사는 수험생 전희연 씨(19)의 국회 여의도 앞에서 영어 단어책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전 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대통령의 무책임한 모습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 광양시 소속 지자체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탄핵이 가결될 것 같아 역사적인 현장에 있고 싶은 마음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서울시 메트로9호선 관계자는 “오후 3시 10분을 기해 인파가 몰리는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31개 대학교 소속 학생 12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여의도 국회 인근 산업은행 앞에서 모여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경북대 재학 중인 김상천 학생은 “계엄령이 터졌을 때 대학생·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치욕스러운 약점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행동하자”고 토로했다. 참여한 대학생들은 ‘대학생이 민주주의 지켜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인접한 용산구 전쟁기념관 광장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반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60여 명이 모여 “윤석열을 체포합시다”라고 외쳤다.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려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5.18 당시 부상을 입었다는 설용남 씨(69)는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마치 악몽을 다시 꾸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보수단체 광화문서 모여 ‘맞불 집회’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 성향 단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앞에 모여 ‘탄핵 저지’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4시경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편도 전차로를 점거하고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6000명의 회원들은 ‘이재명 구속’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어림 없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고 외쳤다. 이날 9살 손주와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박소영 씨(72)는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신모 씨(70)는 “종북 세력이 너무 많아서 탄핵이 되면 절대로 안 된다. 얼마나 나라가 시끄러워지겠나”고 목소리 높였다.탄핵소추안을 가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선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낮 12시 20분경에는 국회 본청 인근에서 머리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던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검거되기 약 1시간 30분 전, 112에 전화를 걸어 “국회에서 분신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 반경에는 컴퍼스로 촛불집회 참가자를 위협한 중년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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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파업에 출퇴근 초비상 “30분 일찍 나왔는데 지각할 뻔”

    “그제부터 비상계엄 사태 때문에 밤잠을 설쳐 피곤한데, 출근길까지 말썽이네요.” 5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 씨(36)는 “오늘부터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다길래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간신히 지각을 면할 것 같다”며 “내일 서울교통공사 파업까지 시작되면 더 일찍 나와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KTX가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열차 승강장은 평소보다 크게 붐볐다.● 무기한 총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 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20분가량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출근길 1호선 신길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30)는 “열차가 20분가량 늦게 와 지각할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게시됐다.시민들은 철도 파업을 피해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 긴 대기줄이 생겼다. 파업 여파는 퇴근길에도 이어졌다. 직장인 김수정 씨(28)는 “열차가 어떻게 될지 몰라 오늘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18분 경의·중앙선 용문행 열차가 회기역과 중랑역 사이에서 차량 고장으로 1시간 40분가량 멈췄다. 이 과정에서 호흡곤란으로 승객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일부 승객은 열차에서 내려 철로를 통해 걸어서 이동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의 총운행률은 평시 대비 77.6%까지 떨어졌다. KTX 73.8%, 여객열차 67.4%, 화물열차 40.9%, 수도권 전철 83.3% 등이다. 파업 참가자는 출근 대상자 1만2994명 중 2870명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율은 22.1%로 지난해 파업 당시 첫날 파업 때 참가율(21.7%)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 인력은 1039명 투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광역전철과 KTX 등 이용 수요가 많은 열차의 운행률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 버스 등 교통수단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했다. ● 서울교통공사 노조, 막판 협상 진행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이날 본사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제1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5일 오후 4시 15분부터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2, 3노조와의 본교섭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1, 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다음 날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로 이날 늦은 시간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다. 학교 급식 근로자와 돌봄 교사 등이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도 6일 하루 파업을 진행한다.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에는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3181곳(25.3%)에서 급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은 남은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 급식은 빵이나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파업 참여율이 50% 미만일 경우 남은 인력을 활용해 식단을 변경하거나 간소화하고, 50% 이상이면 빵 우유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도록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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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분 일찍 나왔는데 지각할 뻔”…철도 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

    “그제부터 비상계엄 사태 때문에 밤잠을 설쳐 피곤한데, 출근길까지 말썽이네요.”5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 씨(36)는 “오늘부터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다길래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간신히 지각을 면할 것 같다”며 “내일 서울교통공사 파업까지 시작되면 더 일찍 나와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KTX가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열차 승강장은 평소보다 크게 붐볐다. ● 무기한 총파업에 시민 불편 속출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 수도권지하철 1호선은 적게는 10분에서 많게는 20분가량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오전 8시경 1호선 신길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30)는 “열차가 20분가량 늦게 와 지각할까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게시됐다.시민들은 철도 파업을 피해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 긴 대기줄이 생겼다. 평소 지하철로 통근한다는 이모 씨(34)는 “지하철 파업을 한다고 해 일부러 버스를 타러 나왔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알았으면 아예 더 일찍 나오는 건데 후회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에서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이모 씨(26)는 “사람이 얼마나 몰릴지 몰라 아예 택시를 잡아탔다”며 “퇴근 시간에는 차가 더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의 총 운행률은 평시 대비 93.4%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철 96.9%, KTX 92.2%, 여객열차 89.6%, 화물열차 58.8%였다. 파업 참가자는 출근 대상자 1만2994명 중 2870명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율은 22.1%로 지난해 파업 당시 첫날 파업 때 참가율(21.7%)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인력은 591명 투입됐다.코레일은 출퇴근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90%(1호선 및 수인분당선 95%), 퇴근 시간대는 85%를 유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광역전철과 KTX 등 이용 수요가 많은 열차의 운행률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 버스 등 교통 수단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막판 협상 진행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6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제1노조인 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30분 간격으로 2, 3노조와의 본교섭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1, 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다음날 총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한 상태로 이날 늦은 시각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다.학교 급식 근로자와 돌봄 교사 등이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도 6일 하루 파업을 진행한다.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에는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유초중고교 3181곳(25.3%)에서 급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은 남은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 급식은 빵이나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파업 참여율이 50% 미만일 경우 남은 인력을 활용해 식단을 변경하거나 간소화하고, 50% 이상이면 빵 우유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도록 했다. 학비연대는 실질임금 인상, 급식실 고강도 노동 및 처우 개선, 방학 중 비근무자 생계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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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보고 국회 달려온 시민들… “계엄군 막고 표결시간 벌어 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3일 밤 국회 앞으로 달려와 온몸으로 계엄군과 경찰을 저지했다. 이들은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군 차량과 무장 계엄군, 경찰과 필사적으로 대치했고, 군경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폭력 대응을 자제했다. 시민들은 계엄군을 향해 거듭 “불법 계엄에 동참하면 안 된다” “돌아가라”고 외쳤다. 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연상케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표결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엄군 온몸으로 막은 시민들3일 오후 10시 29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소식이 긴급 뉴스로 전해진 얼마 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출구에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으로 도착한 이들도 있었고, 일부는 교통 체증을 우려해 자전거를 타고 국회 앞으로 달려왔다. 오후 11시 반을 넘어서자 국회 정문 앞의 시민들은 수백 명 규모로 불어났다. 이들은 정문을 막아선 경찰과 대치하며 “국회를 개방하라”고 외쳤다. 현장에 군 버스가 도착해서 국회로 진입하려 하자 시민 4명은 버스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버티며 진입을 막았다. 이들은 전조등 불빛을 노려보며 “(군인들은) 돌아가라”고 외쳤다. 일부는 무장 계엄군을 손으로 붙잡고 국회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밤 12시쯤에는 인파 규모가 4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불어나며 “비상계엄 철폐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를 “시위대가 군인들에게 맞서 ‘인간 바리케이드(human barricades)’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1시 2분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시민들은 환호하며 “윤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계엄군이 철수하기 시작하자 시민들은 “고생했다. 잘 가라. 고맙다” “(군부대가) 철수하도록 도와달라”고 외치며 침착하게 길을 터줬다. 일부 시민은 철수하는 계엄군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배웅했고, 이에 계엄군은 군말 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일부 군 차량은 인파 때문에 철수에 어려움을 겪자 운전석 유리창에 ‘복귀 중입니다.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메모를 써 붙이기도 했다.● 현장 생중계 유튜브 등 SNS도 큰 역할한밤중 시민들이 맨몸으로 계엄군에게 맞서는 과정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국회 안팎에서는 시민과 보좌진들이 스마트폰으로 군 헬기, 무장 계엄군, 군 차량 등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방송하거나 지인들에게 전송하는 광경이 포착됐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는 모습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담을 넘어 국회 경내로 들어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한때 실시간 시청자가 238만 명을 넘었다. 시민들이 계엄군이나 경찰보다 먼저 국회 앞에 집결할 수 있었던 것이 SNS 덕분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계엄 소식이 SNS를 타고 매우 빠르게 전파됐기 때문에 시민들이 때맞춰 달려왔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만약 소식이 늦게 전파돼서 시민들보다 군경이 먼저 국회를 봉쇄했다면 무슨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며 “국회의원들이 제때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투표도 못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 생방송으로 국회 안팎의 충돌 상황을 전국 시민들, 해외 누리꾼, 외신이 지켜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엄군이 실탄 발포 등 무력 대응을 할 수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해외에서는 독재 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할 때 시민들의 대응을 막기 위해 SNS를 사전에 차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3년 전 미얀마 군부 쿠데타 당시 군정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인터넷을 차단했고, 2016년 튀르키예 군부 쿠데타 당시에도 같은 조치가 시행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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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대통령실로 달려간 시민들 “울분 터져 뛰쳐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전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들끓었다. 국회에서는 군 병력과 시민, 보좌진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대통령실 인근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도 시민들이 모여 계엄 해제를 요구했다. 자정을 넘겨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시민들의 구호는 “계엄 해제”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바뀌었다.● 국회에 무장 군인… 시민들 “계엄 해제하라” 구호 이날 계엄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는 안으로 밀고 들어가려는 시민, 국회의원 보좌진 등 인파와 이를 막으려는 경비 및 경찰이 충돌했다. 운집 인파는 오후 11시 40분경 150여 명에서 자정 이후 300여 명 규모로 늘었다. 스마트폰을 든 유튜버 20여 명도 몰려와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국회로 총집결하셔야 합니다”, “국회로 와주세요. 실제 상황입니다”라고 소리쳤다. 국회 상공에는 오후 11시 50분경 헬기 3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온 뒤 경내에 착륙했고, 이후 추가로 헬기들이 날아오자 시민들이 상공을 보며 “헬기다!”라고 소리쳤다. ‘대한민국육군’이라고 적힌 군 버스가 도착하자 시민들이 “반란군이다”라고 외치며 차 앞을 막아섰다. 시민들의 구호는 처음에 “비상계엄 철폐하라”였다가 이후에는 “계엄 철폐, 독재 타도”로 바뀌었다. 국회 안에서는 총과 헬멧, 야간투시경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출입문마다 지키고 섰다. 이를 본 국회 보좌진들이 “실탄이 들었냐”, “소속이 어딘가” 캐물었지만 답변은 없었다.● “공수부대가 유리창 깨고 국회 진입”… 불안 확산 일부 지역에서는 계엄을 해제하라며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4일 0시를 넘긴 시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5·18민주광장)에는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 박모 씨(59)는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피를 흘렸다”며 “다시 비상계엄이라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앞에도 시민 40여 명이 모여들어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주민 이진수 씨(47)는 “집에 있자니 울분이 터지고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뛰쳐나왔다”며 “비상계엄 선포할 상황도 아닌데 본인과 부인 때문에 선포한 거 아니냐”고 했다. 불안에 떠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지모 씨(30)는 “서울 도심에서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방송을 보니 공수부대가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진입하는데, 큰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계엄령 선포로 인해 현역병 전역이 연기되자, 가족을 군대에 보낸 가족들은 우려했다. 직장인 임모 씨(32)는 “사촌 동생이 최전방에서 육군으로 복무 중인데 걱정이 된다”며 “연락도 되질 않는데, 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 씨(29)는 “전원 출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심장이 떨린다”, “서울의 봄인가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X(옛 트위터)에는 환율 폭등 소식, 계엄사령부 포고령, 계엄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속보 화면 등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시민단체 비판 성명 “尹, 몰락의 길을 자초” 법률가,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는 당장 계엄을 해제하라는 성명이 쏟아졌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성명에서 “(지금이) 국가비상사태인지 우리는 말로서 대통령을 반박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모두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성명에서 “윤석열은 벼랑 끝까지 몰린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계엄이라는 비이성적이고 반민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정신 나간 대통령, 당장 내려오라. 대통령이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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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개원 기념 심포지엄 개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은 3일, 서울대가 장애학생지원센터 개원을 기념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의 장애인 접근성 및 이동권’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박소현 서울대 건축학과 연구팀, 글로벌사회공헌단 학생사회공헌단 프로젝트 팀 등이 참석해 ‘무장애 공간(barrier-free)’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노후되어 장애인 접근성이 매우 저하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서울대 캠퍼스 맞춤형 ‘무장애 공간 인증 기준’을 마련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대 캠퍼스 내 건물 중 50% 이상이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미흡했다. 서울대 교내 건물 전체 227개 동 중 120여 개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편의증진법)이 제정된 1997년 이전에 건축됐기 때문이다. 편의증진법은 모든 사람에게 이동과 시설 이용 및 정보 등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정부는 법 제정 이후 1998년부터 안전하고 편리한 무장애 공간 구현을 정책목표로 추진해 온 바 있다. 서울대와 같은 학교 시설은 편의증진법률상 편의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 속한다.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지리적 특성 또한 장애인의 접근성을 낮추는 요소로 봤다. 연구팀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경우 경사도가 대부분 20도 이상으로, 편의증진법에 규정되어 있는 4도를 훨씬 상회한다”고 분석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팀은 새로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기준’을 제시했다. 기존에 통용되던 ‘Barely-Barrier Free(BBF) 기준’을 실제 생활 환경에 맞추어 변형한 ‘SNU Barely-Barrier Free Wheelability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기존 BBF 기준을 골자로 하되, 서울대 구성원의 필요성에 맞추어 캠퍼스 밖에서 개별 교실까지 이르는 접근 경로를 분석해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판단했다. 연구팀은 “캠퍼스 지도를 통해 각 건물이 해당 기준을 충족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며 “서울대 구성원 누구나 현장 조사에 참여해 지도를 완성할 수 있도록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경사로 설치나 시설 리모델링과 같이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사후 대처보다는 선제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올 7월 독립한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개원을 기념해 추진됐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 학생의 학습․생활 지원 인력, 이동지원 차량, 보조기기 등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2003년 설립된 이래 학생처 장학복지과 산하에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특수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독립 기관으로 우뚝 서게 됐다. 초대 센터장으로는 박혜준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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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만 8만건”…당근 등 일상 중고거래 늘면서 사기 급증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사기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10월 발생한 중고 거래 사기는 8만1252건으로 집계됐다. 매달 최소 7000건에서 최대 9000건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미뤄보아, 연내 1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거래 사기 건수는 2020년(12만3168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7만~8만 건 안팎이었다. 2021년에는 8만4107건, 2022년에는 7만9052건, 지난해는 7만8320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당근마켓 거래량은 6400만 건, 거래량은 5조1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소액에 거래되는 잡화뿐만 아니라, 명품 시계, 중고차, 아파트 등 고가 품목과 부동산도 거래되고 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으로 중고 거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왔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 차원에서 소비자 간 안전한 거래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사기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경찰청의 사이버 사기 피해 신고 이력 조회 시스템과 연동해 위험 노출 시 이용자에게 주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사전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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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발달장애 형제’ 6년째 품고 사는 목사 “진짜 삼형제 됐죠”

    1일 오후 4시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주택 앞. 하늘색 경차에서 김재영 목사(55)와 김유기 씨(54)가 내렸다. 김 목사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대방재가복지센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 목사가 “유기야, 목에 걸고 다니던 포켓몬 카드 어디 있어?”라고 묻자 그는 부끄럽다는 듯 “아이, 몰라” 하면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약 39㎡(약 12평) 면적의 방 2개짜리 반지하. 큰 방에서 자고 있던 김락기 씨(50)가 인기척을 느끼고 나와 “안녕하세요” 인사했다. 락기 씨는 김 목사를 보더니 “돼지형(김 목사의 애칭), 일 끝났어?” 물었다. 유기 락기 씨 형제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지적 수준이 아홉 살 어린이 정도다. 김 목사는 형제가 6년 전 어머니를 여읜 뒤 자청해서 동거를 시작했다. 세계 장애인의 날(3일)을 앞두고 취재팀이 만난 이들 세 사람은 피로 이어진 가족보다 끈끈해 보였다.● 어머니 잃은 형제… 김 목사 “같이 살자” 2018년 6월 김 목사는 가족도 친척도 없는 노인들을 돌보다가 그들이 세상을 뜨면 장례를 치러주곤 했다. 그달 한 할머니가 또 세상을 떠났는데, 유기 락기 씨 형제가 바로 그 할머니의 자식들이었다. 김 목사가 장례를 치른 뒤 형제는 방 안에서 울고 있었다. 김 목사는 “친척도 없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됐죠”라고 회상했다. 김 목사는 고민 끝에 “무섭냐. 형이랑 같이 살래?”라고 물었다. 종종 어머니를 돌봐주러 온 김 목사가 익숙했던 형제는 “같이 갈래”라고 답했다. 동거 초반 3년은 다툼도 잦았다. 형제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저장강박증이 있었다. 다 쓴 휴지나 라면 봉지를 모아두는 식이다. 김 목사는 “처음에는 서로를 잘 몰라 다그칠 때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독이는 게 진정 형제를 위한 것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반지하’ 빠듯하지만 “평생 같이 살 것” 김 목사와 형제가 사는 반지하 집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이다. 김 목사는 “냄새도 나고 곰팡이도 펴 위생상 좋지는 않지만 웬만한 곳은 월세가 70만∼80만 원이라 이사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 목사의 수입은 월 300만 원가량의 사회복지사 월급이 전부다. 복지센터가 있는 빌라 건물 지하에 그의 ‘겨자씨 교회’가 있지만 수입은 거의 없다. 세 사람이 매달 쓰는 생활비는 70만∼80만 원. 겨울에는 난방비로 월 10여만 원이 더 든다. 주변 지인들이 간간이 2만 원, 20만 원씩 보태 줄 때도 있다. 김 목사는 “사랑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형제와 평생 같이 살 것”이라며 “이미 독립한 두 아들도 나를 지지해 준다”고 말했다.이들을 본 한 이웃 주민은 “김 목사가 매번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른들을 차에 태워서 다니길래 처음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애인 80%가 50대 이상… “지원책 필요”보통 발달장애라고 하면 어린이, 청소년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유기 락기 씨 같은 50대 이상 고령 장애인도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장애인 264만1896명 중 80%(212만9304명)가 50대 이상이었다. 그중 발달장애인은 5만6240명에 달했다. 고령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오늘날 ‘노인 복지 서비스’와 ‘장애인 복지 서비스’가 분절돼 노인이 되면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령 장애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 등에서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만 40세가 넘어갈 때 노인과 유사한 신체기능 저하를 겪는다고 보고 있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0대 발달장애인은 60, 70대 비장애인에 준하는 신체 기능을 갖게 되고 기대 수명도 짧다”며 “특히 노령의 부모들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고령 발달장애인에 대한 금전적 지원 외에도 거주 지원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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