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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7일 1분기(1~3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0조 원, 9조9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선전한 결과다.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 원)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은 19.8%로 전년 동기 대비 6.5%포인트나 올랐다. 잠정 실적 발표는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는 공개하지는 않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만 1분기에 6조 원 안팎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부문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서 4조9500억 원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갤럭시S8’이란 날개를 달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절치부심한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번 신제품은 이미 국내외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도 단가 상승과 수요 증가가 겹쳐 2분기에도 호성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에게 백열전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의 결정체였다. 1093개의 특허를 갖고 있는 에디슨이 백열전구의 상용화와 대중화를 위해 쏟은 정성은 유명하다. 탄소필라멘트가 빛을 내는 전구에 최적이란 사실을 발견할 때까지 6000개가 넘는 물질을 실험했다. 스스로 “이건 수천 번의 실패가 아니다. 전구 발명을 위한 수천 번의 단계일 뿐”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가 1931년 숨졌을 때 전국의 미국인들은 전깃불을 깜빡거려 위대한 발명왕을 추모했다. 에디슨은 미국 대표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의 공동창업자이고 GE의 뿌리는 이 백열전구 사업이다. 그러나 GE는 ‘프로메테우스의 불’ 이후 인류가 발견한 ‘2번째 불’이라는 칭송을 받던 이 백열전구의 스위치를 영원히 내리려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전구 사업 중 상업용 발광다이오드(LED) 부문만 유지하고 가정용 전구 사업은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위해 투자은행들과 사업 매각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매각 예상 가격은 5억 달러(약 5650억 원)라고 신문은 전했다. WSJ는 “GE의 전구 사업 매출은 상업용 LED까지 포함해도 22억 달러(약 2조4860억 원·지난해 기준)로, 전체 매출의 2%가 채 되지 않지만 GE의 모태가 에디슨이 만든 전기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정용 전구 사업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GE가 가정용 전구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2015년부터 본격화한 사업 재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의미는 ‘이제 GE는 더 이상 아버지 세대의 회사가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GE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사업 부문을 차례로 매각했다. 소비자금융에서 손을 뗐고, 부동산 사업도 접었으며, GE의 상징이었던 소비자가전 사업도 지난해 중국의 최대 가전제품 업체인 하이얼그룹에 매각했다. 현재 GE의 핵심 비즈니스는 발전기 터빈, 항공기 엔진, 의료보건장비, 기관차 등에 집중돼 있다.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 등은 “1892년 세워진 GE가 100년 넘게 건재한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때로는 시대를 앞서서 끊임없이 변신해 왔기 때문”이라며 “이번 (창업자 에디슨의) 전구 사업 매각도 생존을 위한 변신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GE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30대 대기업 중 유일하게 100년이 넘은 기업이다. 이 지수는 기업 실적이 부진하면 30대 명단에서 제외하는데 GE는 1907년 이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변신의 몸부림은 GE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니다. 미국 IBM은 2005년 PC 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하는 등 하드웨어(HW) 중심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지 오래다. 글로벌 선두 화학기업 듀폰은 자신들의 ‘뿌리’와도 같았던 섬유와 화학 사업을 정리한 뒤 종자, 효소 등 차세대 농생명공학 부문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 역시 휴대전화와 가전 등 전통 사업을 버리고 에너지, 헬스케어, 도시 인프라 등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과감한 변신은 국내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 한국 경제는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유, 석유화학, 조선, 철강 등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1980년대 반도체, 1990년대 휴대전화, 2000년대 디스플레이 등 가뭄에 콩 나듯 하던 새로운 ‘스타 산업’은 2010년대 들어 그나마 자취를 감췄다. 개별 기업들로 보더라도 사업 전환을 시도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1990년대 음료 사업을 정리하고 중공업회사로 거듭난 두산이나 2014, 2015년 화학 계열사를 모두 매각한 삼성 정도만 거론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해외 경쟁사들이 발 빠르게 새로운 사업으로 옮아가는 사이 정체돼 있던 국내 기업들은 결국 떠밀리듯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대응이 한발 늦었던 데에는 노동시장의 지나친 경직성과 새로운 산업을 실현하기 힘든 규제 문제 등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김창덕·황인찬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2조 원이라는 최고 실적을 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이 주력인 국내 민간 발전사들의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16억 원이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11조3467억 원에서 6549억 원(5.8%)이 더 늘어났다. 한전 실적 상승은 저유가 기조로 인해 발전 원가가 하락한 덕분이다. 한전에 ‘봄바람’이 부는 사이 민간 발전사들 표정은 우울하다. 국내 민간발전 ‘톱3’인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2777억 원이었다. 2015년 4746억 원에서 41.5%나 줄었다. 2015년 영업이익도 2014년(6364억 원)보다 16.2% 감소했었다. 발전공기업은 최대 호황, 민간발전사들은 실적 악화라는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발전단가가 싼 원자력→석탄→LNG 순으로 발전소를 가동하는 국내 전력 수급 구조 때문이다. LNG발전소는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면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LNG발전소들의 평균 가동률은 39%로 원자력(76%), 석탄(74%)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런 구조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관한 사회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NG발전은 석탄발전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발전원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LNG발전을 100으로 봤을 때, 무연탄화력과 유연탄화력이 각각 250, 230에 이른다.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노후화된 석탄발전소를 지목하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10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경 문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전력 수급 구조부터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말에 발표할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친환경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전기 수급 정책을 마련할 때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성까지 고려해 LNG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미국 애플까지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반도체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31일 요미우리와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애플과 브로드컴(반도체회사)-실버레이크(투자펀드) 컨소시엄,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 등 10곳이 지난달 29일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사업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인수 시도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이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애플이 도시바를 인수해 자체 공급 라인을 갖추면 모바일낸드의 핵심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 한편 중국 칭화유니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인수전 불참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간판을 바꿔 단다. 한국기업연합회가 새 이름이다. 정관 변경과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등 절차가 남았지만 전경련이라는 이름은 곧 폐기될 운명이다. ‘정경유착의 핵심 고리’로 지목돼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전경련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고육책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전경련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관여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했던 사회본부부터 폐지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한 기업 의견을 대변하던 경제본부와 산업본부는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에 통합시켰다. 대기업 민원 창구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의지였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 고위 임원 몇몇이 짐을 쌌고 남은 직원들도 인력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까 불안해하고 있다. 10대 그룹 중 전경련을 탈퇴한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5곳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전경련이라는 통로가 없으면 기업들도 불편하다. 하지만 더 곤란해진 곳은 정부와 정치권”이라고 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전경련은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는 행동대장 역할을 해왔다. 5공 시절의 일해재단이 그랬고,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과 박근혜 정부의 청년희망재단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될지 알 수 없으나 차기 정권으로서는 충실한 대기업 컨트롤러를 잃게 됐다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면 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티타임 한 번 갖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너무 큰 사회적 비용을 치렀지만 이대로라면 그토록 바라던 정경분리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런데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행보가 이채롭다. 대한상의는 23일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5개 정당에 전달했다. 제언문 자체보다도 정경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경제인들의 시도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과거처럼 기업들의 ‘위시 리스트’를 드리는 게 아니라 함께 고민하며 해법을 찾아야 하는 ‘어젠다’를 제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 및 정치권이 재계를 경제정책 수립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게 결국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정경유착’은 버리되 ‘정경연대(連帶)’로 가자는 얘기다. 물론 손뼉은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 박 회장도 “(대선 주자들이) 대답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가뜩이나 이번 대선에는 ‘정권을 잡으면 기업부터 손보겠다’고 단단히 벼르는 후보들만 넘쳐난다. 자신이 개혁하려는 대상과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정책을 논의할 만큼 통 큰 대선 주자가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지난 반년은 반(反)기업 정서, 반기업인 정서가 역대 가장 강했던 때”라는 토로가 자주 나온다. 대선 주자들의 행보도 이런 상황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다르다. 내 월급이 깎이길 바라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경영진과 근로자가 다른 곳을 바라본다 해도 기업이 살쪄야 국민도 풍족해질 수 있다는 명제는 바뀌지 않는다. 정부 정책이나 법안을 마련할 때 재계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는 이유다. 2002년 독일의 ‘하르츠 개혁’은 가장 성공한 노동시장 개혁 방안으로 꼽힌다. 정부 관료도 정치인도 아닌 폴크스바겐 이사 출신인 페터 하르츠에게 개혁을 맡긴 결과였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한 명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상의가 던진 화두에 대해 정치권도 답을 해야 할 때다. 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
모낭 분리사, 식생활 지도사, 드론 조종사….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청년드림 잡 페스티벌’에서는 청년들의 발길을 붙잡는 독특한 코너들이 마련됐다. 그중에서도 미래에 주목받을 수 있는 이색 직업을 소개한 14개의 노란색 포스터는 유독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모낭 분리사는 탈모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롭게 조명되는 직업이다. 모발 이식은 미용 목적으로도 확대되는 추세여서 모발 이식센터나 식모기 업체는 물론이고 프리랜서로 활약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은 헬스케어와 관련한 새로운 직업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바른 식생활 문화를 컨설팅하는 식생활 지도사,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개발에 기여하는 생물정보 분석가, 정보기술(IT)을 의료산업에 접목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기획자 등이 대표적이다. 2014년 인간이나 배아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병원과 대학의 경우 생명윤리운영회(IRB)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IRB의 행정간사 역할을 하는 생명윤리운영원도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IRB가 설치된 기관은 600개 안팎이다. 콘텐츠산업 부문에서도 다양한 직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상 콘텐츠 소비가 폭증하면서 창작자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관리하는 창작자 에이전트도 뜨는 직업이 됐다. 콘텐츠 소비 채널 확대를 등에 업은 모바일 광고기획자, 디지털광고 게시판 기획자 등도 새롭게 도전할 만한 분야다. 게임 산업에서도 기존 프로그램 개발자나 그래픽 디자이너 외에 게임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는 게임 테크니컬 아티스트, 게임 내 지도와 레벨 등을 설계하는 게임 레벨 디자이너 등을 찾는 곳이 많아졌다. 아직 국내 규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드론 산업 역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회사는 물론 산림청과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향후 드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취미로 즐기던 드론 조종을 직업으로 삼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부터 매년 100여 개씩 신규 이색 직업을 발굴해 오고 있다. 이 중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가 자격증 도입이나 민간 부문에서의 육성을 추진하기로 한 직업만 70여 개에 이른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이제까지는 청년들이 연봉과 복지혜택 등의 조건을 따져 ‘원하는 기업’을 찾아다녔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결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양=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유학을 떠난 지 11년 만에 귀국한 30대 중반의 공학도는 한국 군 통신지휘 체계의 토대를 만들었다. 40대 후반에 한국통신프리텔(KTF) 사장이 됐다. 50대엔 민영화된 KT의 첫 사장을 시작으로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정보통신부 장관과 광운대 총장을 지냈다. 이력서 마지막 줄은 2010년 1월 출범한 통합 LG유플러스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다.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치열하게 살아온 그였다. 그런데도 스스로를 ‘자유인’이라고 불렀던 그가 이제 진짜 ‘자유인’이 된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이어 이달 말 상근고문직에서도 물러나는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69) 얘기다. 21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목소리도 카랑카랑했다. 이날 인터뷰는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마지막 외부 공식일정이었다.#1. “4차 산업혁명 본질 아는 대선 주자 없어” 앞서 이 전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은 2014년 7월이었다. 당시 그는 인공지능(AI)에 말 그대로 꽂혀 있었다. 미국에서 주문을 받기 시작한 가정용 AI 로봇 ‘지보(JIBO)’에 관한 유튜브 동영상을 손수 찾아 보여줬다. LG유플러스는 그로부터 1년 뒤 이 로봇을 만든 벤처기업 지보에 200만 달러(약 22억4000만 원)를 투자했다. 이날도 이 전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얘기에 유독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99도까지 서서히 뜨거워지던 물이 100도에서 확 끓어버리는 것 같은 ‘빅뱅 혁명’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축적돼 온 컴퓨터 기술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상상조차 못했던 다양한 사업 모델과 직업, 사회 현상이 쏟아져 나온다는 의미다. AI는 여기에 폭발력을 더하는 요소가 된다. 증기 기관, 전기, 인터넷 등 세기의 발명이 각각 1∼3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의는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대선 공약들은 그저 한 표라도 더 받겠다는 수사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공무원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은 나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라는 두 키워드 모두 놓치기는 싫은데 연결시킬 논리는 개발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한 명의 인재, 하나의 벤처가 1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안겨주는 시대가 그가 그리는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이다. 그런 인재와 벤처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 산업, 노동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전 부회장의 조언이다.#2. “아름다운 은퇴, 인생 끝까지 최선 다하는 것” 이 전 부회장은 지난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 다녀왔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리더의 생각과 선도기업들의 전략을 읽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10곳의 해외 통신사업자와 만났다. 중국, 러시아, 폴란드, 태국, 터키, 브라질,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역도 다양했다. 대부분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롱텀에볼루션(LTE)의 성공 노하우를 물어왔다.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LTE 통신망 주파수를 처음 송출했다. 이듬해 8월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 ‘VoLTE’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3년 4월 음성통화를 무제한 허용하는 LTE 전용 요금제도 내놨다. 모두 ‘세계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전 부회장은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걸어가야 했던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비디오(동영상)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성공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겁이 났다고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제 자신의 경험을 다른 나라와 나누려 한다. 기술 수출 가능성 때문이다. 우선 다음 달 태국 강연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중국의 한 통신사업자도 자국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강연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강연이 기술 수출로 이어진다면 친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거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국내에선 흔치 않은 전직 CEO의 ‘세일즈 외교’다. #3. 청년에게 던진 키워드는 ‘책임’ 대학 총장을 지낸 그이기에 미래 세대에 대한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이 청년들에게 던진 키워드는 ‘책임’이었다. 본인이 불행하다면, 본인에게는 자신을 불행에서 구해 낼 책임이 주어진다고 했다. 취업을 하기 힘들면 작은 기업에라도 들어가 본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식이다. “너 때문, 부모 때문, 정부 때문, 기업 때문”이라는 남 탓은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얘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아인슈타인은 대학 졸업 후 교사 자리를 얻지 못해 스위스 베른의 특허국에서 4년간 관리직으로 일했다. 자신이 원치 않았던 그 직장에서 아인슈타인은 현대과학사의 물줄기를 단번에 바꾼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서동일 기자}
해체 위기에 몰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기업연합회로 ‘간판’을 교체한다. 사회협력회계를 아예 없애 정경유착 고리를 원천 차단키로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오후 4시 반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3층 오키드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회원사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후 전경련이 마련한 혁신안을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요약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전경련은 우선 사회협력회계를 없애고 사회본부를 폐지해 정치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끊어내기로 했다. 허 회장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관여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부당한 요청에 따른 협찬과 모금 활동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경련은 49년간 써 온 이름을 버리고 한국기업연합회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1961년 한국경제협의회로 출범한 전경련은 1968년부터 지금의 이름을 써 왔다. 기존 회장단 회의를 폐지하고 각 회원사 전문경영인 20여 명으로 구성될 경영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대기업 오너 중심의 단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게 전경련 측 설명이다. 조직 및 예산도 4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7본부 체제를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커뮤니케이션본부의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민간 경제외교와 회원사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국내외 소통 기능만 남긴다는 얘기다. 전경련은 이날 저녁 배상근 전무에게 총괄 전무 겸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맡기는 등의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엄치성 상무와 이상윤 상무가 각각 국제협력실장과 사업지원실장에 선임됐다. 권태신 상근부회장과 한국경제연구원으로 파견 가는 유환익 상무를 제외한 임원 3명은 사표가 수리됐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경기 시흥시에 있는 프론텍은 자동차용 너트 및 공구세트 제조사다. 연간 매출액이 500억 원 수준인 프론텍은 2015년 하반기(7∼12월) 공구세트 조립 공정의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가 7000만 원을 투자하고 정부로부터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이 공정에 투입했던 외국인 및 일용직 근로자들을 모두 시간선택제 정규직 여성으로 교체했다. 시스템 구축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프론텍의 공구세트 불량률은 지난해 전년 대비 45%나 낮아졌다. 중소기업 생산 현장의 ‘스마트화’가 성과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민관 합동으로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이 이뤄진 중소·중견기업은 2800개에 이른다. 정부가 스마트 공장 구축 완료 기업 18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성이 이전보다 23% 개선되고 불량률은 46%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 16% 절감, 납기 35% 단축의 효과도 있었다. 대구의 절삭공구 생산업체 한국OSG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및 스마트 기기와 연동한 자동화 창고를 도입했다. 이후 재고 파악 시간은 98%나 줄었다. 재고 오류율은 0.9%로 떨어뜨렸다. 기업 경쟁력 강화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한국OSG는 영업사원 20명을 충원하면서 새로운 판매처 확보에 나섰다. 경기 의왕시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아이탑스오토모티브는 이 사업을 통해 제품 공정을 체계화하면서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대비 10% 이상 늘리면서도 불량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인천의 비데 및 도어록 부품 생산 기업인 이랜시스는 자동화 라인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뒤 생산성이 60% 증가했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도시바 등과 5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출 계약을 맺었다. 산업부는 올해 정부 예산 905억 원과 민간 기금 203억 원을 투입해 2200개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14년 시작한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은 올해 누적 5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사업의 한계도 있다. 지난해 말까지 구축된 중소·중견기업 스마트 공장 10곳 중 8곳은 기초단계에 머물고 있다. 스마트 공장은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화 등 4단계로 나뉜다. 10곳 중 나머지 2곳도 대부분 중간1 단계에 머물러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중간2와 고도화 단계로 올라서기 위한 추가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SK그룹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꿀 대형 인수전을 코앞에 두고 요즘 발만 구르고 있다.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지분을 100% 내놓으면서 삼성을 제외한 글로벌 선두 기업이 일제히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SK의 ‘작전 사령탑’인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도 출국금지 조치에 발이 묶여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초 도시바 최고위층을 직접 만나기 위한 해외 출장 계획을 잡으려 했다. 반도체 사업 지분 20% 미만을 팔겠다던 도시바가 계획을 바꿔 전량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달에도 출국이 어려울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출장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0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걸어놓은 출국금지 조치가 매달 연장되고 있다. 25조 원에 달하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100%는 단독 인수가 어렵다.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전선 구축이 필수적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역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형 투자에 대한 결정권은 최 회장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SK와 협상할 게 있더라도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뒤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뿐만이 아니다.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 특별 수사에 대비하느라 5개월째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온 재계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삼성을 비롯해 롯데 CJ 등 주요 기업들이 동면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의 추가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 위축이 대선 후까지 지속되는 것 아니냐”며 “기업 수사가 불가피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 기업 활동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신동진 기자}
경제단체들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내려진 직후 일제히 논평을 내고 정부 및 정치권이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된 기업들은 헌재 결정문에 담긴 의미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줄 영향을 따지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내려진 결과에 모든 국민이 승복함으로써 정치적 대립과 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정치 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 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와 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 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을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기업계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면 오늘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두 번 다시 이 같은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내고 “새 정권은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거울삼아 비정규직 감축, 차별 철폐,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헌재가 정의와 상식의 판결을 했다”고 논평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은 아직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대기업 총수들을 또다시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수사’에만 집중했다면 검찰 수사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기업 재산권 침해를 인정한 것에 주목했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재단 출연금까지 ‘뇌물’로 본 것과는 다른 시각이기 때문이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특검 수사 전 검찰도 기업들을 ‘피해자’로 판단했었다. 헌재의 판단을 참고한다면 검찰의 향후 수사에서도 기업들에 뇌물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등에 업고 증시는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30% 오른 2,097.3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141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은 1.01% 오른 612.2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특히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낭독하는 동안 단어마다 민감하게 움직였다. 이 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은 직후인 오전 11시 22분경에는 0.53% 상승해 장중 최고치인 2,102.05를 찍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안 요소 해소로 단기적으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불안 요인이 여전히 상존해 주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7원 내린 1157.4원에 마감해 안정세를 되찾았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신민기·김호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8일과 10일 서울과 세종에 각각 ‘농식품 벤처·창업지원 특화센터’를 개관한다. 경기 안성시의 농식품벤처창업지원센터, 전남 여수시, 경북 구미시, 강원 춘천시의 특화센터와 함께 6곳의 권역별 창농(농업창업)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7일 실용화재단에 따르면 서울 특화센터는 농업과 관련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술 분야 청년 창업을 중점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세종 특화센터는 스마트 팜 등 고부가가치 첨단 농업 기술 창업 활성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실용화재단은 2015년 6월 여수시에 첫 특화센터를 개관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춘천시와 구미시에 특화센터를 잇달아 열었다. 안성 지원센터와 5개 특화센터는 농식품 분야의 미래 성장 산업화를 선도할 벤처와 창업 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이미 창업 기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벤처들을 대상으로 기술, 자금, 국내외 판로 등 필요한 서비스를 현장에서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농촌진흥청,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유관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다. 실용화재단은 지난해 특화센터 3곳에서 1065건의 상담을 진행해 연계 지원 263건의 실적을 올렸다. 농촌 현장의 창업 보육 업체 62곳을 선정해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6, 7월에는 이들 보육 업체들을 평가한 뒤 우수 업체들과 재계약하고 7, 8월에 추가 선정 작업도 벌이기로 했다. 실용화재단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성공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강원 원주시의 록야㈜는 대학을 갓 졸업한 2명이 씨감자 생산 및 가공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경남 하동군의 ㈜에코맘은 현지 농산물로 유아용 이유식 식품을 개발해 15억 원의 매출을 냈다. 어린이 한방주스를 개발한 ㈜프레쉬벨, 홍삼커피라는 독특한 아이템을 내세운 ㈜케이씨엔에프도 주목받는 농식품 분야 벤처들이다. 지난해에만 ㈜프레쉬벨 등 12개 기업이 186억 원의 민간 자본 투자를 유치했다. 류갑희 실용화재단 이사장은 “전국 특화센터는 상호 유기적 협업을 통해 국내 농식품 창업 기업 육성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씨감자로 큰 성공을 거둔 록야처럼 청년들을 위한 창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와 실용화재단은 농식품 분야 창업 정보망을 연내에 구축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창업 정보망은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한곳에 모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창업 기업의 우수 상품을 시장에 노출하는 마케팅 기능도 하게 된다”고 소개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A사가 자사와 뜻을 같이하는 해외투자자 지분을 합쳐 기아자동차 지분 17.03%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A사와 해외투자자 각각의 기아차 보유 지분은 5% 미만이어서 협력을 선언하기 전까진 공시 의무가 없었다. A사와 연합군은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위해 지분을 규합한 것이다. 기아차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로 지분은 33.88%다. 특수관계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1.74%까지 포함하면 35.62%다. 예전 같으면 A사 연합군의 공세는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상법이 개정되면서 기업들은 감사위원을 다른 등기이사들과 분리 선출해야 한다. 감사위원 선출 때 대주주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A사와 연합군 의결권(17.03%)이 대주주 의결권(3%)보다 훨씬 많으니 표 대결에서 유리하다. A사 측이 내세운 B 씨는 기아차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상법 개정안으로 집중투표제까지 도입되면서 A사와 연합군이 B 씨에게 ‘몰표’를 던진 결과다. 집중투표제는 기존 주식 수에 신규 선임 이사 수만큼 곱한 의결권을 준 뒤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감사위원이 된 B 씨는 기아차의 모든 경영활동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다. B 씨가 넘겨준 정보를 근거로 A사와 연합군은 기아차 광주공장의 해외 이전을 요구했다. 해외 공장에 비해 높은 임금구조와 낮은 생산성이 이유였다. 기아차는 결국 국내 생산물량을 대거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구조조정 뉴스가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깜짝 놀랐다면 뒤늦게나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이건 가짜 뉴스다. 야권이 추진하던 상법 개정안은 지난달 일단 통과되지 못했다. 지분 공시를 한 A사는 없다. B 씨의 감사위원 선임, 광주공장 생산물량의 해외 이전도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여야 대선주자들이 재벌 개혁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상법 개정안이 언젠가 지금 형태대로 통과된다면, 이 모든 ‘가짜’가 ‘진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들의 엄살이나 엄포라고 치부하기에는 설득력이 적지 않은 시나리오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헤지펀드들의 ‘울프팩(늑대 떼) 전술’에 희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헤지펀드가 5% 이하 지분을 보유하며 공시의무를 회피하고 있다가 별안간 공동 전선을 구축해 기업을 공격하는 전술이다. 그는 “처음에는 늑대가 한 마리인 줄 알았다가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수십 또는 수백 마리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게 된다. 상법 개정안이 국내 기업들을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했다. 한경연은 지난달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도입되면 국내 10대 기업 중 절반 정도가 해외 헤지펀드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거대 펀드들은 자본시장에서의 전투 경험이 국내 기업들보다 월등히 많다. 해외에서는 자본 대 기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주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 같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장치도 함께 도입했다. 국내에는 없는 제도들이다. 눈앞에 밀어닥친 적을 보고서야 부실한 성곽을 보수한다면 이미 때는 늦었다. 하물며 그 성곽마저 없애 공격을 망설이던 적에게 ‘초청장’을 보낸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은 악몽이다.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
조직 쇄신에 나선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전무 이하 임원진이 일괄 사표를 냈다. 5일 전경련에 따르면 임상혁 전무, 송원근 경제본부장, 이용우 사회본부장 등 전경련 임원 6명이 3일 사의를 밝혔다.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에서도 배상근 부원장(전무)이 사표를 제출했다. 전경련에서는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과 박찬호 전 전무가 지난달 동반 퇴진한 바 있다. 전경련은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허창수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내부 인사 3명, 외부 인사 3명이 참여한 혁신위원회를 꾸렸다. 허 회장이 위원장을, 권태신 신임 상근부회장이 위원회 간사를 각각 맡았다. 혁신위원회는 임원진 사표 수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한 뒤 조직 쇄신안과 함께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전경련은 혁신안 마련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등 주요 회원사들이 전경련을 탈퇴하면서 회비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혁신위원회가 기존 체제가 책임을 지고 강도 높은 쇄신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임원들의 일괄 사표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전자가 2일 대표이사 직속의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했다. 초대 실장으로 김종호 삼성중공업 생산본부장(사장·60·사진)을 선임했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 차원의 사장단 인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계열사별 자율경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원 포인트’ 인사가 수시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나 미전실 출신 임원들의 보직 확정 등 인사 수요가 적지 않은 편이다. 추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될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각 사별로 시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 인사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품질혁신실은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해 추락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선봉대에 선다. 배터리 결함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지난달 28일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진교영 삼성전자 D램 개발실장(부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품질혁신실 조직 구성에 들어갔다. 품질혁신실은 국내외 세트(완제품)부문 생산법인의 공정 및 품질 관리를 총괄하면서 제조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게 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품질혁신실은 조직도상 세트부문을 이끌고 있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신종균 인터넷모바일(IM)부문 사장 바로 아래 놓이게 된다. 장시호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기술센터가 품질혁신실 내부 조직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김 사장은 1995∼2010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조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생산품질부문에서 ‘애니콜’ 신화를 뒷받침했고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을 조기에 따라잡는 데도 기여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는 글로벌기술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삼성전자의 국내외 생산법인 제조 경쟁력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3월 삼성중공업 생산본부장으로 건너가 1년간 삼성전자의 ‘1등 DNA’를 중공업부문에 전파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준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후 처음이고, SK텔레콤은 2002년 이후 15년 만에 스톡옵션을 부활시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계열사별 ‘책임경영’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모두 29만8800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 부회장은 2019년 3월∼2022년 3월, 2020년 3월∼2023년 3월, 2021년 3월∼2024년 3월 등 3개 기간 동안 9만9600주씩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박 부회장이 각 행사 기간이 되기 전 퇴직하거나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경우 해당 스톡옵션을 취소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 일치를 통한 기업가치 성장 극대화를 위해 경영진 대상 스톡옵션을 도입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와 보상을 직접 연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23일 이사회를 열고 박정호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를 의결했다. SK그룹 계열사 중에는 SK㈜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장동현 대표이사 사장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는 최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SK그룹의 지주회사다. 스톡옵션은 일정 규모의 자사 주식을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 CEO가 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차원의 방안으로 스톡옵션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지난달에 이어 다시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에 소환됐고, 12월에는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나왔다. 특검 소환과 영장실질심사 2번씩을 더하면 최근 석 달 새 6번이나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대선 주자들은 ‘대기업’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3일 대기업 총수 일가나 경영진을 사면복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2015년 광복절 특사로 나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은근히 겨냥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4대 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아예 재벌 해체를 주장한다. 재계는 수심이 깊다. 안방에서 ‘범죄 집단’ 낙인을 찍으니 해외에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매출의 75∼9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박히면 글로벌 시장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해외 투자자나 파트너사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핵심 인재의 내부 단속과 외부 영입도 어려워진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A 씨는 최근 해외 B사를 인수할 당시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B사 인수 직후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열정적으로 비전을 설명했지만 정작 직원들의 관심은 “구글로 검색하면 나오는 것”에 있었다고 했다. 수년 전 오너가의 법적 처벌과 관련한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A 씨는 삼성의 상황을 거론하면서 “구속영장을 신청만 해도 해외에서는 우리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 (재판 결과 유죄가) 아니면 그 대미지(damage)는 누가 보상할 거냐”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난 기업은 분명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스스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내겠다는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법적 문제에 대한 논리 다툼을 벌이기도 전에 기업을 미리 단죄하는 ‘여론재판’은 다른 문제다. 기업 수사에 사활을 건 특검과 반(反)기업 정서만 부추기는 대선 주자들은 재계의 이런 고민을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한다.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구속영장을 14일 다시 청구한 직후 삼성그룹은 충격에 빠졌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인사와 채용 등 주요 경영 계획이 ‘올스톱’된 상태에서 맞은 특검의 조치를 두고 삼성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삼성은 특검이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로 제시한 ‘뇌물 공여’ 등에 대해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일은 결코 없다”고 줄곧 부정해 왔다. 처음 영장이 청구된 지난달 16일엔 “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면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14일에도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또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영장 기각 이후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늘어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과정과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이슈,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 등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봤다. 삼성은 사태 초기만 해도 ‘언론 플레이’ 논란을 의식해 각종 의혹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영장 기각 이후 조목조목 반박 자료를 내놓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가만히 있다가는 설령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이미지 훼손과 평판 악화로 인해 이 부회장이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거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검은 ‘삼성 지배구조 전문가’이자 ‘삼성 저격수’로 꼽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12일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이튿날 오전 3시까지 조사했다. 김 교수는 특검에 다녀온 뒤 “영장 기각 이후 특검이 새로운 증거를 대거 확보함으로써 수사가 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하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기업이 마치 ‘범죄 집단’처럼 취급되면서 해외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기업과 기업인의 법적, 도덕적 문제에 특히 민감한 해외에서는 투자자나 파트너사가 등을 돌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약 90%를 해외에서 거둬들인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중 85%를 해외에 팔았다.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다른 주요 기업들도 대부분 해외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로 인해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 과정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샘물 evey@donga.com·김창덕 기자}
김은택 씨(28)는 2012년 2월 수도권 소재의 한 전문대 컴퓨터정보과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의 취업 도전은 늘 ‘자격증’이라는 장벽에 막혔다. 취업의 전환점은 2015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 전북인력개발원에 기술교육생으로 들어가면서 맞았다. 자동화시스템설비보전과 자동화시스템설계제작 과정을 수료하면서 국가 자격증을 7개나 딴 것이다. 지난해 취업 재도전에 나선 그는 5, 6곳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항만하역회사 선광에 입사한 김 씨는 “현장 중심 교육으로 어느 직무 분야든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취업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실무 중심의 현장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청년들은 구직난을 겪는데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현장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이달 말까지 전국 8개 지역 인력개발원과 서울기술교육센터에서 총 3800여 명의 기술교육생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인력개발원 교육과정은 기계, 자동화, 전기, 정보기술(IT), 조선 등 제조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6개월 또는 1년 과정으로 마련됐다. 특히 다음 달 서울 강서구 화곡로에서 개원하는 서울기술교육센터는 이공계 분야 대졸 미취업자 240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교육을 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오래된 졸업생들이 기술교육을 배워 취업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2004년 지방 국립대 건축학과에 진학했던 최성근 씨(31)는 2학년 1학기에 휴학을 했다. 군대에 다녀온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그는 2014년 3월 광주인력개발원 자동화시스템 설계제작전문 교육과정에 들어갔다. 1년 과정을 2번 이수한 뒤 2015년 12월 한솔그룹 계열사 한솔EME에 입사했다. 최 씨는 “2년 만에 취업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아주 크게 넓어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은 1995년 첫 수료생을 배출한 이래 모두 4만6154명의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했다. 이들의 평균 취업률은 85.4%에 달한다. 지원 자격은 15세 이상 미취업자다. 교육비, 기숙사비, 식비 등은 모두 무료이고 교육수당 및 교통비도 지급한다. 조정호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은 “인력개발원을 수료한 교육생들은 대부분 우수한 기술역량을 갖춘 정규직 기술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대한상의 인력개발원 홈페이지()를 통하면 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G6는 굉장히 참신하고 의외로 LG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윤부현 전무가 지난달 25일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한 말이다. 윤 전무의 의도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가 실패한 전작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LG스럽지 않다’는 단어는 업계에서도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 대기업 임원은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위해 그만큼 전력을 다했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풀이했다. “LG를 부정하면서까지 G6를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말이 나올 정도면 내부 위기의식은 더 큰 것 아니겠나”라는 얘기들도 들렸다. 2015년 4월 초 “국내 업체들 중 (스마트폰 시장의) 강력한 2인자가 될 수 있는 후보는 LG전자뿐이다”라고 쓴 기억이 있다. G4 공개를 20여 일 앞둔 시점이었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이 될 만한 튼튼한 2인자가 있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위상이 더 견고해질 거란 점에서였다. 가죽 소재 뒷면 케이스를 입힌 G4의 색다른 디자인은 안타깝게도 시장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G5로 명예회복을 노렸다.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과감한 시도에 찬사가 쏟아졌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G5는 결국 혁신적이지만 많이 팔리지 않은 ‘비운의 스타’가 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었다. LG전자는 2008년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07년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휴대전화 무게중심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놓친 탓이었다.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LG전자는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들이 글로벌 강자 자리를 지켰음에도 스마트폰에서 잃어버린 브랜드 가치를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LG전자로서는 결국 G6가 브랜드 가치 부활의 키를 쥐게 된 셈이다. ‘LG스럽지 않다’는 건 분명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LG전자 스마트폰은 후발주자로서 차별화에만 집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고객들의 니즈를 간과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LG스럽지 않다는 말은 과거의 착오를 인정하고 고객에게 보다 집중하는 전략을 펴겠다는 선언적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G6가 첫선을 보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을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갤럭시 노트7 단종과 혁신의 한계에 부딪쳐 잠시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LG전자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면 G6를 통한 반등이 필요하다. LG전자 측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이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기술부문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신제품에 기대를 거는 배경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는 여전히 LG의 오랜 팬들이 많다. G6를 발판 삼아 LG전자가 다시 ‘LG스러움’으로 당당하게 승부하는 날이 온다면 이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김창덕 산업부 차장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