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뭐, 보건복지부? 너희가 잘못해서 내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린 거 아니야? 무슨 권리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그러는데….” 메르스 바이러스는 몸에서 빠져나갔지만 그 상흔은 깊게 남아 있었다. 보건복지부 메르스 심리위기지원단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은 50대 자영업자 A 씨에게 심리 상담을 권했지만 그는 이렇게 흥분하며 상담을 거부했다. 심 전문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자신을 샌드백 또는 총알받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분노를 수차례 받아주고 나면 차분해지면서 상담에 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심 전문의의 설득 끝에 완치 판정을 받은 지 2주가 지나서야 심리 상담을 시작했다. 아직 정부에 대한 분노감이 남아 있고 불안 증세도 호소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편견과 질책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당연히 생업에도 복귀하지 못했다. ○ 메르스 완치자와 유가족 심리 불안 심각 이처럼 메르스 완치자 중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에 따르면 완치자 106명의 약 절반(50.9%)이 불안 증상을 겪고 있었다. 우울감(41.8%), 불면(36.3%), 분노(25.4%), 슬픔(10.9%), 죄책감(5.4%)을 느끼는 완치자도 상당수였다. 이와 같은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확진을 받게 된다. 특히 완치자 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에 복귀하지 못했으며 의료기관의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메르스가 세월호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처럼 끔찍한 장면을 직접 목격한 대형 재난 사고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환자에게 낙인을 찍고 적대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살아남은 자를 죄인시하는 경향이 워낙 강하다 보니 피해자들이 느끼는 죄책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감염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은 없다. 그들도 피해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완치자뿐 아니라 메르스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심리적 압박도 상당했다. 유가족들은 우울 및 절망(53.5%), 불면증(45.2%), 분노(45.2%), 불안(32.9%)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 발현 후 1개월 내 치료 필요 전문가들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구지하철 사고 생존자들의 경우 1년 5개월 뒤에도 77%가 PTSD 증상을 보였고 4년 후까지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도 12%나 됐다. 심 전문의는 “증상 발현 후 한 달 이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절실하다”며 “심리 치료에 대한 데이터를 체계화해 환자들의 조기 치료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배정미 인턴기자 고려대 행정학과 4학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상당수가 완치 이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완치자에게 심리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에 따르면 16일 현재 메르스 완치자 133명 중 상담이 진행된 인원(106명)의 절반(50.6%)가량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치자 가운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27명은 가족이 메르스로 사망해 유가족(11명)으로 분류됐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들(16명)이다. 심리지원 상담 결과 106명 가운데 41.8%는 우울증, 36.3%는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특히 완치자 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로 복귀하지 못하고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대인 기피 증상이 심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거나 재발 공포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이들은 증상 발현 후 한 달이 지날 때까지 호전되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 메르스 환자들은 완치 이후에도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중동에 다녀온 적도 없는데 왜 하필이면 내가 감염됐을까”, “나는 운이 나쁜 사람이다” 등의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 완치자 4명 중 1명(25.4%)은 분노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완치자도 5.4%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배정미 인턴기자 고려대 행정학과 4학년}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두 달 가까이 공석이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현기환 전 의원을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정부 재정비에 나설지 주목된다. 틈새가 벌어진 당청 채널을 복원하는 동시에 문제가 된 장관 교체를 통한 공직사회 쇄신 가능성에 여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25일 임기 반환점을 돌며 집권 후반기를 시작한다. 개각 대상 1순위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꼽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한 초동 대응실패에 따른 인책의 성격이 짙다. 박 대통령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보고했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문 장관은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나온 뒤 엿새가 지난 5월 26일 박 대통령에게 처음 대면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 전에도 “전화로 여러 차례 보고했다”고 해명했지만 낙관적인 전망만 보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5일 “결과적으로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지금은 메르스의 완전 종식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기 전에 문 장관을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메르스 완전 종식 때까지 문 장관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메르스 종식은 다음 달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으로 메르스 종식 이후 문 장관 교체가 개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권에선 벌써부터 후임 복지부 장관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전직 관료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속에 복지부 차관 출신인 최원영 대통령고용복지수석이나 이영찬 전 차관 등이 거론된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이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지낸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보건 분야 인사의 발탁 가능성도 있다. 관가에서는 문 장관을 교체하면서 다른 부처 장관까지 소폭 개각이 이뤄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제청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1기 내각 멤버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1기 멤버는 한일 현안 논란이 많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 4명이다. 이 외에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종덕 장관을 교체 대상으로 꼽기도 한다. 관가에선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금융비서관 출신인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등도 입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반면 연말까지 가급적 내각을 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가 정책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만큼 업무 연속성을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늦어도 내년 초에 물러나야 한다. 그때 한번에 중폭 개각을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이재명 egija@donga.com·유근형 기자}

2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호텔 로비를 서성거린 적이 있다. 현장에서 무작정 취재원을 기다리는 일명 ‘뻗치기’를 중동 한복판에서 감행한 것이다. 당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우디 출장에 앞서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관과 동행했던 복지부 풀기자단에 ‘사임의 변’을 받아 내라는 각계(회사, 동료 기자)의 요청이 빗발쳤다. 며칠간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웃음으로 넘기던 진 전 장관은 중요 일정이 마무리되자 입을 열었다. “같이 온 기자들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사퇴는 계속 생각해 오던 일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무력감을 느껴 왔다.” 기다리던 대답을 들었건만, 왠지 모르게 서글펐다. 장관이 느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오롯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진영, 그가 누구인가. 박근혜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실세 중의 실세로 꼽혔다. 항상 경제 부처, 청와대에 치여 기를 펴지 못하던 복지부 관료들은 “드디어 복지의 시대가 왔다”라며 기대했다. 그랬던 그가 기초연금제도에 대한 이견 때문에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6개월 만에 사임한 것은 일종의 ‘데자뷔’였다. 이 같은 무력함은 후임 문형표 체제 2년 동안 계속됐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안을 반대하던 복지부 관료들은 진 장관 사퇴 뒤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찬성 논리를 개발해야 했다. 경제 부처의 드라이브에 밀려 외국인 투자 개방형 병원 1호(산얼병원)를 ‘울며 겨자 먹기’로 추진했고, 수년째 준비한 건강보험제도 부과 체제 개편 추진을 갑자기 보류해야 했다. 복지부 고위 관료들이 “때론 복지부가 영혼이 없는 것 같다”라며 자조했을 정도다. 윗선 지시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문 장관의 어깨는 항상 지쳐 보였다. 메르스라는 중대 사건이 발생해도 청와대 대면보고 기회를 잡지 못하다 6일 만에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게 처음 보고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질 때는 오히려 장관이 안쓰러웠다. 특히 즐기던 담배를 끊으며 담뱃값 인상을 추진할 때 보였던 장관의 활기찬 모습을 자주 볼 수 없었던 것도 안타까웠다. 정부의 주요 복지 공약들이 표면화된 상황에서 새 장관은 미래를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어야 된다.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체계 개편,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제도 개편,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 등 정권 후반의 이슈들은 한번 손을 대면 수십 년 동안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다. 전재희 전 장관처럼 기획재정부 장관과 목소리를 높이며 토론할 수 있는 사람, 월권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지한 유시민 전 장관처럼 현재의 비난보다는 미래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 약값 인하·의약품 슈퍼 판매 등을 관철했던 진수희 전 장관처럼 이해집단의 반대를 뚫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더이상 무력감을 느끼는 장관도, 이를 보며 무력해할 국민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보디빌더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건강했던 백모 씨(30). 지난해 그는 운동 중 현기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뒤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바로 당뇨병이 의심된다는 것. 근육을 키우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해온 터라 믿기지 않았다. 백 씨는 당뇨병 후유증으로 이후 1년 동안 체중이 16kg이나 빠졌다. 흔히 당뇨병은 침묵의 암살자라고 한다. 웬만큼 진행되기 전까진 이렇다 할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30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10명 중 3명꼴이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절반이 환자이거나 잠재적 환자였고, 30∼44세 환자의 절반은 본인이 환자임을 모르고 있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에서 기인하는 병이다. 유전적 요인도 크지만 운동하고 체중 줄이고 당분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일단 발병하면 평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잘 관리해 합병증을 막아야 노년에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당뇨병 합병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 환자는 발에 생긴 작은 상처가 감염돼 괴사하는 경우까지 있다. 심할 경우 발을 절단할 수도 있다.만성 신부전이 생겨 일주일에 두세 번씩 투석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13일 오후 7시 10분 방영되는 채널A ‘닥터지바고’에서는 당뇨병을 극복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앞으로 감염병 발생 시 보건 당국은 병원명 등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감염병 확산이 우려될 경우 역학조사관은 현장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9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환자의 이동 경로와 이동 수단, 진료 의료기관, 접촉자 현황 등 감염병 관련 정보 공개가 유입 초기부터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감은 감염병의 효율적 치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 정보와 전파 상황을 공유하고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방역 현장을 지휘하는 공무원들의 권한도 커진다. 방역관은 현장의 감염 확산이 우려될 경우 장소를 폐쇄하고 주민 통행을 제한할 수 있다. 음식물 물건 등 감염의 매개가 되는 물질을 폐기하고 소각할 수도 있다. 방역 관련 인력과 물자를 배치하는 권한도 생겼다. 이번 개정안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제4군 감염병으로 포함시켰다. 제4군 감염병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 감염병을 말한다. 한편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경유해 명단이 공개됐던 서울 중구 하나로의원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여 일 만에 폐업을 신청했다. 9일은 메르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 환자는 186명, 사망자는 35명(18.8%)을 유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배정미 인턴기자 고려대 행정학과 4학년}

1950년대 일본 지역에서 특이한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나오면서 열도가 공포에 휩싸였다. 원인모를 풍토병으로 여겨지던 ‘스몬병’이 바로 그 것. 10년이 넘는 동안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자 이 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가 일본에서 진행됐다. 연구자들은 스몬병이 당시 지사제로 사용됐던 ‘키노포름(chinoform)’에 의한 중독성 질환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일본 정부는 1971년 ‘난병대책위원회’를 설치해 1972년부터 스몬병 등을 시작으로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원인 모를 병’으로만 기록되던 희귀·난치성 질환들은 긴 시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그 치료 방법이 밝혀지고 있다. 희귀질환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발생률이 인구 1000명당 0.65∼1명 규모일 경우를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환자가 2만 명 이하인 경우를 ‘희귀질환’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내 희귀 질환자는 약 50만 명에 이른다. 희귀 질환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을 중심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FDA에 따르면 2011∼2013년 희귀질환 치료제 비중은 2011년 37%(11개), 2012년 33%(13개), 2013년 33%(9개), 2014년 41%(17개)까지 늘어났다. ‘인간 유전자 지도’의 완성과 혈액 내 단백질 분석 등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약 개발에도 개인 맞춤형 치료가 실현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희귀질환 치료제 역시 2006년 13개에서 2011년 72개로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희귀질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00여 종의 희귀질환 가운데 치료제가 존재하는 것은 5% 미만이다. 국내 환자들의 현실은 더욱 비참하다. 해외에서 개발된 희귀질환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약값이 비싸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허가된 희귀 의약품 중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비율도 40%에 달한다. 신약 개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희귀질환의 대부분이 유전 질환으로 환자 및 그 가족의 삶의 질 저하가 극심하다”라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지원과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보장에 관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희귀 질환 신약 개발은 1983년 미국의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 제정 이후 본격화됐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이다. 법제정 이전 10개 미만 의약품만이 허가를 받은 것에 비해, 제정 이래로 30년간 400여 개 이상의 의약품(447개 적응증)이 허가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보건 당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1차 확산지인 경기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의 역학조사에 참여한 한 민간 전문가는 “역학조사 중간 보고서를 지난달 27일 역학조사전문위원회를 통해 보건 당국에 보고했지만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비공개 지시를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메르스 병원 명단 공개로 홍역을 치른 보건 당국이 또다시 정보비밀주의를 견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메르스 사태가 대란으로 번진 것은 정부의 비밀주의와 은폐 때문이다”며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역학조사 결과는 메르스 확산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내용이다. 메르스 전파 경로를 밝히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입자가 병원 내에서 어디까지 날아가느냐를 측정하는 가스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학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가스 실험 등 역학조사 결과는 메르스 전파의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지, 감염 경로를 밝히는 주요한 근거는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역학조사 결과의 과학적 근거가 모호하더라도 최소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메르스 전파 양상을 국제사회와 공유해 제2의 피해 국가를 막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는 지적이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정보 공개의 시기를 놓치면 차후 공개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과학적 업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역학조사에는 환자의 동선을 밝힐 폐쇄회로(CC)TV 영상 전수 조사 등도 포함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CCTV 영상 분석 결과 1번 환자가 병원 지하, 병원 밖 슈퍼까지 돌아다니면서 다수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간호사들과도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며 “1번 환자에 대한 관리 책임 때문에 보건 당국이 공개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
6개월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주부 이모 씨(51)는 꾸준한 식단 조절을 했지만 건강이 계속 악화됐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집중했고,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의 주치의는 “허벅지 둘레가 1cm 감소하면 당뇨 발병 위험이 약 10% 증가한다. 식단 조절과 함께 하체 근육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만클리닉은 흔히 다이어트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만 찾는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경 후의 중년 여성, 65세 이상 노인들이 늘고 있다. 비만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 세대로 확장된 것이다. 노인 비만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50세 이후부터 전체 근육량이 매년 1∼2% 감소한다. 특히 하체 근육량 감소가 큰 편이다. 이 때문에 70대 이후에는 비만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낙상 등의 위험이 커진다. 노인의 비만 관리에서 체지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육량을 유지 증가시키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노인이 근육량을 늘리려면 젊은이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스트레칭, 체조를 해야 한다. 계단 오르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빠르게 걷기, 탄성밴드를 이용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특히 걸을 때 뒤꿈치를 먼저 땅에 디디면 종아리, 허벅지 근육 운동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식사는 탄수화물 위주보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6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채널A ‘닥터지바고’에서는 근육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산이 전체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의료진 감염을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메르스 종식의 마지막 관문이 되고 있다. 1, 2일 확진환자를 치료하던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3일도 같은 병원 의사 1명이 1차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강동성심병원 의사 1명과 병원 행정직원 1명도 1차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의료진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 15명 중 12명을 이날 국가지정격리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10명)과 보라매병원(1명), 서울대병원(1명)으로 옮겼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옮기지 않은 3명 중 1명은 곧 퇴원할 예정이고, 2명은 메르스 1차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기저질환이 있어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950명에 대해 유전자 전수 조사를 했다. 확진환자의 이송 조치가 마무리되면 담당 의료진은 14일 동안 자가 격리시키기로 했다. 의료진은 자가 격리가 끝난 뒤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한편 보건당국은 보호장비를 벗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벗을 때 이를 지켜보면서 도움을 주는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확진환자를 간호하는 인력이 일반 환자를 간호하는 일이 없도록 인력 배치 과정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3일까지 메르스 확진환자 중 7명이 퇴원해 총 퇴원자는 109명이 됐다. 치료 중인 42명 가운데 12명은 불안정한 상태이며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매출이 준 일부 병원에서 직원들에게 ‘임금 반납 동의서’를 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거쳐 가 지난달 19일 자진 휴원했다가 같은 달 22일 재개원한 경기 용인의 A병원은 6월 임금 지급일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직원들에게 ‘임금 중 20%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았다. 병원 측은 “메르스로 월 매출의 3분의 1이 감소해 불가피하게 시행했다”며 “급여가 월 200만 원 미만인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했고, 동의서 작성을 원하지 않는 직원은 (동의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대놓고 못 내겠다고 거부하기가 쉬운 일이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도 경영난으로 최근 이사회가 자진 임금 삭감을 검토했지만 노조가 반발해 보류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메르스와 관련된 병원들은 매출이 30∼7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메르스 사태가 한창일 때는 사회 분위기와 의료진 사기 등을 고려해 이들 병원이 임금 삭감을 적극 추진하지 못했지만, 메르스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4일째 발생하지 않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려 국내로 들어온 사람 수가 2010년 이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4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35명, 2011년 357명, 2012년 352명, 2013년 494명이었다.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건 뎅기열 환자다. 2010∼2014년 중 2011년을 제외하고는 뎅기열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164명(41%)이 뎅기열이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왔고, 2013년에는 이 같은 환자 수가 251명이나 됐다. 뎅기열의 경우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 해외 유입에 대한 감시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메르스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나흘 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엔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퇴원자는 2명 늘어 97명이 됐다. 보건당국은 마지막 환자 발생일(지난달 28일)로부터 4주(최대 잠복기의 2배) 동안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25일경에는 메르스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로 경영난에 빠진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급여(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를 평시보다 한 달가량 빨리 지급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발생 또는 경유했거나, 치료를 한 138개 병원은 올해 2∼4월 지급받은 요양급여의 한 달 평균액을 7일 미리 받게 된다. 통상적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병원이 급여를 지급받기까지 한 달가량이 걸린다. 보건당국은 선지급이 병원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선지급은 7월, 8월 두 차례 실시하고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경영난을 겪는 주변 병원들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업계는 이번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피해 병원들은 수입이 70% 이상 급감해 7월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운 형편이다”라며 “선지급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수입 감소분을 직접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 기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번째 환자(1번 환자)가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1번 환자가 최근 5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대소변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1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확진 판정을 받고 중앙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 환자는 현재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퇴원하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인공호흡기를 뗐지만 기관지 절개 상태이고 폐렴 증세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 또 약 40일 동안 누운 상태로 치료를 받아 근력이 약화됐고, 욕창이 생겨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치의인 조준성 호흡기센터장은 “의료진과 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상태”라며 “격리조치를 해제하고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겠지만 퇴원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번 환자 회복에는 기관지 내시경 시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이 심했고, 스스로 가래를 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권용진 국립중앙의료원 메르스 상황실장은 “시술 과정에서 에어로졸이 발생해 감염 위험이 높았지만 적극적으로 기관지 내시경을 실시했고, 이것이 환자의 폐렴 완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명(25일)→1명(26일)→1명(27일)→0명(28일)’ 신규 환자가 나흘 연속 1명 이하에 머물면서 메르스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주(6월 28일∼7월 4일)를 메르스 확산 저지의 마지막 고비로 보고 위험 지역인 서울 동부지역 통제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서울 동부지역에서 다수를 감염시킨 76번 환자의 최대 잠복기(6월 20일)가 지났기 때문이다. 76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4차 확진자들이 다수의 일반 국민과 접촉한 건국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에서도 집단 발병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165번 환자가 투석실에서 13일까지 다수와 접촉했지만, 최대 잠복기가 지난 28일까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179번 환자가 20일 증상 발현 후 거쳐 간 경기 구리시 카이저재활병원에서도 아직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7월 4일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환자 대량 발생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96번 환자(42·여)가 퇴원하면서 전체 확진환자(182명) 중 절반인 91명이 완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명(104번 환자) 더 늘면서 32명이 됐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10명 중 1명만이라도 해외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린다면 연간 약 4조2000억 원의 내수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3조8740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해외여행객의 10%가 국내 여행을 갈 경우 4조2432억 원의 내수 창출 효과와 5만467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해외여행객(1608만 명)이 쓴 총지출액(42조4325억 원)을 바탕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증가율은 2012년 5.4%, 2013년 2.4%, 2014년 0.6%로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해외여행객은 8%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강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국제관광연구센터장은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 호텔, 요식업은 물론이고 농촌, 어촌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수 진작의 촉매제로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20일 이후 8일 만에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5일부터 3일 연속 1명만 발생한 데 이어 28일 환자가 나오지 않아 진정세를 이어간 것이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 / 세종=유근형 기자▶A10·12면에 관련기사}
내년 1월부터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다음 달 29일부터는 만 18세 미만 근로자도 국민연금에 당연 가입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준이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한 사업장에서 월 60시간 이상 일해야만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 곳에서 하루 한두 시간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한 곳에서 월 60시간 미만만 일하더라도, 두 곳 이상에서 일한 시간이 60시간이 넘으면 국민연금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다. 18세 미만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도 수월해진다. 18세 미만은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동의해야만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7월 29일부터는 의무적으로 국민연금 직장인 가입자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도 절반만 부담하면 된다. 단,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직장인 가입자는 보험료를 절반만 내면 되기 때문에 약 21만 명의 시간제 근로자와 약 2만 명의 18세 미만 근로자의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1일부터 틀니(완전, 부분)와 치과 임플란트(최대 2개까지 가능)를 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기존 만 75세 이상에서 만 70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시중 가격의 절반가량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또 144만∼150만 원 하던 틀니는 60% 정도 적은 약 61만 원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0명(20일)→3명(21일)→3명(22일)→3명(23일). 숫자만으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20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뒤 21∼23일 3명씩만 발생했고, 24일도 4명에 그쳤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환자들이 발생하는 양상이 다소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칫 잔불 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보건당국의 선제적 격리 미비로 환자가 발생했다. 슈퍼 전파자인 76번 환자는 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6층 병동에 5시간가량 머물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6층 일부 병실에 있던 환자만 격리했다. 76번 환자가 6층에 머문 시간이 짧고, 고관절 환자라 이동 범위가 좁다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6층의 다른 병실에 머물던 176번 환자(51)가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일 확진된 170번 환자도 같은 이유 때문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 대상을 6층 전체로 설정했다면 감염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76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격리 범위가 상당히 좁게 설정됐다”고 대응이 미비했음을 인정했다. 또 “건국대병원의 신규 입원, 외래 등을 중단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취해 더 강도 높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환자가 계속 발생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178번 환자(29)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간병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어떤 환자와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접촉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의 통제망을 벗어난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경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격리자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격리관찰자는 19일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었지만 24일에만 298명이 증가했다. 5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뒤 10일 증상이 발현됐지만 서울 강동 지역 4개 병원(목차수내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 강동성심병원)을 돌아다니며 약 750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173번 환자 탓이다. 의료진의 감염이 늘어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79번 환자는 강원도 내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강릉의료원의 간호사로 96, 97, 132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간호사는 12일 132번 환자를 서울로 이송하면서 구급차에 동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간호사가 레벨 C등급(모든 피부를 공기와 차단하는 수준)의 방역복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은 5시간가량 구급차에서 땀을 흘린 간호사가 보호구를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대 잠복기(14일)보다 약 12일이 지나 확진을 받은 사례도 발생했다. 177번 환자(50·여)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후 입원했다 24일 확진 사실이 알려졌다. 정 반장은 “177번 환자는 입원 당시부터 열이 있는 등 증세는 잠복기 안에 발현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18일 메르스 검사에서 한 차례 음성이 나오는 등 진단에 시간이 걸린 케이스로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 조치가 무기한 연장됐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서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이 이날 삼성서울병원 측에 부분 폐쇄 연장을 권고했고, 병원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부분 폐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부분 폐쇄 조치는 앞으로 이 병원에서 발생할 마지막 환자의 바이러스 감염일로부터 2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13일 신규 외래 진료, 입원, 응급 상황을 제외한 수술 등을 중단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초 보건 당국은 137번 환자(이송요원)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24일 부분 폐쇄를 중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염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환자(162번 방사선사, 164번 간호사, 169번 의사)들이 계속 발생하자 부분 폐쇄 연장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병원 의료진은 24일 이후 외래 예약 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환자 상태를 살피고 예약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신규 환자 4명이 추가되면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시기가 많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당국은 이날 메르스 종식의 키를 쥔 건국대병원에 부분 폐쇄 조치를 내렸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 기자}
보건당국이 질병관리본부 산하에 6개 지역본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방역 지침을 하달해도 일선 보건소에서 따라주지 못하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보건당국은 각 지역본부가 보건소를 나눠 관리하면서 지역 병원, 검역소 등과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공중보건 위기 대비 조직역량 강화 방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서울 부산 경인 대구 광주 대전 등 6개 지역에 지역본부를 두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관할 지역 병원의 감염병 관리를 총괄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의료기관 폐쇄 명령 등의 권한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역본부는 기존 공항과 항구의 국립검역소 인원을 총괄하고, 별도의 감염관리 인력과 역학조사관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신종 감염병을 연구할 수 있는 BL3 실험진단실을 갖추게 된다. 각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환자 유전자 검사 결과를 총괄해 질병관리본부로 통보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본부를 신설하면 복지부가 총괄할 때보다는 보건소에 대한 통제력이 강해질 것이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초기 대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라며 “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방청 인력까지 연계하면 강력한 통제와 일사불란한 방역이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본부 신설이 단순 자리 늘리기에 그칠 우려도 있다. 지역본부장과 지자체장이 보건소에 대한 권한을 정확하게 나누지 않는다면 결국 시군구 보건소 행정은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유근형 noel@donga.com·김민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김모 씨(51). 김 씨는 자신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이 병원을 다녀갔다는 소식을 듣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한 뒤 자가 격리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메르스에 치명적이라는 신장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 김 씨는 보건당국 콜센터에 다시 한번 문의를 했고, 곧 자가 격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인 시설 격리 조치를 취해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김 씨는 시설로 이송되지 못했다. 시설 격리를 위한 장소 마련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A연수원을 시설 격리 장소로 지정하려 했지만 해당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가 거부한 것이다. 김 씨는 적절한 시설 격리를 받지 못하다 뒤늦게 증상이 발현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의 가족들이 다시 격리되는 악순환을 겪어야 했다. ○ 보건 당국 지침 일선 보건소에선 먹통 보건복지부와 보건소의 엇박자가 메르스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스 환자가 본격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지난달 말 보건당국은 보건소에 의심신고가 들어올 경우 상부 보고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안이한 대응으로 확진환자의 신고를 지나쳐 다량의 격리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보건소의 늑장 대응으로 격리 대상자들의 격리가 늦어지기도 했다. 30대 회사원 유모 씨는 “지난달 27일 아들과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는데 열흘이 지나서야 지역 보건소로부터 자가 격리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통일된 지침이 없어 일선 보건소의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복지부는 11일부터 병원 외부에 호흡기 환자를 위한 별도 공간(선별진료소)을 설치하라고 권고했지만, 보건소에는 별다른 권고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음압시설, 발열카메라 등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둔 보건소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선별진료소가 없는 보건소도 있다. 방역 체계의 머리와 손이 따로 노는 것은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건소에 대한 지휘 권한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는 기본적으로 복지부 지휘를 받는다. 하지만 보건소장을 포함한 보건소 인력의 인사권은 해당 지자체에 있다. 행정자치부, 복지부가 정책 지침을 내려도 영이 잘 서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건당국과 지자체가 강력한 협력 체제를 갖추지 않는 한 방역의 최전선인 보건소는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장은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나타났을 때, 서울시는 접촉자에 대해 하루 2회 이상 체크하는 능동격리, 복지부는 증상 발현 후 신고를 유도하는 수동격리를 지시해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정영철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현재는 복지부와 지자체가 각자 도생하는 형국”이라며 “중앙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되고 지자체는 손발이 되는 형태로 감염병예방법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소 의사 채용 하늘의 별 따기 열악한 인력 상황도 보건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한 가지 이유다. 특히 전체 격리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면서 보건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전남도는 16일 보성군보건소 간호사 38명이 자가 격리자 173명을 돌보기에 역부족이어서 인근 군(郡) 보건소 간호인력을 지원받아야 했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도 35번 환자 발생 후 격리자 관리를 감당하지 못해 구청 소속 직원 160여 명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나마 있는 인원도 전문성이 떨어져 보건 당국의 지침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3년 기준 전국 254개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 1만2736명 중 7%(887명)가 의사고 이 중 60%(535명)가 공중보건의다. 대부분이 의료현장 경험도 짧고 감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보의로 채워지면 방역에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공보의는 경북(87명), 전남(73명), 전북(69명), 경남(68명) 순으로 많이 배치됐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초짜 공보의가 배치돼 감염에 취약할 우려가 있다. 서울 도심에서도 보건소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확충하는 건 쉽지 않다. 서초구보건소는 감염병 담당 의사가 사직한 뒤 지난달부터 두 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서 쩔쩔매고 있다. 보건소 의사는 ‘전문계약직’으로 월 500만∼6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권영현 서초구보건소장은 “의사들이 이를 적정 월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민원업무 등으로 보건소 근무가 예전처럼 편하지도 않다. 가정의학과, 내과 전공자에게도 문을 열어뒀는데 감염병 관리 업무가 힘들다 보니 지원을 안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건소 인력 확충 없이는 방역 최전선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은 KAIST를 만들 때 외국 박사 출신을 영입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줬다”라며 “의료인이 공공보건을 위해 일할 수 있게 인센티브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