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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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경제일반51%
기업21%
산업10%
인공지능5%
인사일반3%
정보통신3%
우주/천체2%
모바일2%
중국2%
기타1%
  • 우리 안에 고개드는 ‘트럼프’ 反이민 정서 막을 지혜 모아야

    《 급속히 늘어나는 이민자들로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인 불경기와 일자리 감소 와중에 난민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럽의 인권 선진국에서조차 ‘반(反)이민 정서’가 일어나고 있다. 보수화돼 가는 국내 정서를 이기지 못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연달아 ‘다문화주의의 실패’를 인정했을 정도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은 자국 내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  세계 각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반이민, 반난민’ 정서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의 다문화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와 이에 동조하는 회원이 최근 크게 늘었다. 이들은 정부가 10년간 추진해 온 다문화 정책과 예산 집행의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외국인 범죄에 불안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다문화 인구 200만 명 시대에 이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다문화 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문화 피로감’ 높이는 허술한 난민 제도 난민 지원 단체인 사단법인 ‘피난처’ 이호택 대표는 최근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외국인 A 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한국에 온 목적이 불분명하고 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무부 난민심사에서 떨어진 A 씨는 혼자 법원을 찾아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손쉽게 불복 신청을 했다. 소송에 필요한 변호사 비용 100만 원까지 법원 예산에서 받아냈다. 2014년 7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는 등 외국인 인권 보호에 힘써 온 정부의 법률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한 것이다. A 씨는 피난처를 다시 찾아와 서류봉투를 흔들며 “나 혼자도 이렇게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빈정거렸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한국의 난민 포용 정책이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9년 324건에 불과했던 난민 신청 건수는 2015년 5711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4월까지만 2273건에 달한다. 1994년 이후 현재까지 1527명이 난민 인정을 받았다. 난민 신청을 하면 강제추방을 당하지 않는다. 심사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면 3, 4년간 체류할 수 있다. 한 달에 40만 원씩 6개월 동안 생계비를 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신청자 5711명 중 650명이 생계비를 받았다. 이 때문에 돈을 노린 한국인 브로커들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난민 신청을 해 주겠다’며 접근하기도 한다. 난민들 사이에서 ‘한국은 난민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혼 이민 여성에 치우친 다문화 정책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결혼 이민 여성에 대한 예산 지원 정책도 논란거리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다문화가족 정책 시행 계획에 따르면 올해 다문화가정에 배당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총 1450억 원. 결혼 이민 여성은 전국 217곳에 설치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각종 지원을 받지만 센터의 이용률은 42.3%에 그친다. ‘한 번이라도 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람’을 집계한 것이라 과거 이용자까지 누적된 수치여서 실제 이용률은 이보다 더 떨어진다. 유사 및 중복 사업도 눈에 띈다. 여가부는 이민자들에게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는 다누리 콜센터를 운영하면서도 따로 통번역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지원 대상에 결혼 이민자까지 포함된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이 있지만 여가부는 따로 결혼 이민 여성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혜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원 대상은 넓히되 지원 범위는 좁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외국 국적 동포, 결혼 이민 여성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초반에 한국어 교육을 돕는 것은 중요하다. 김 교수는 “지원 정책이나 법령에 일몰 규정을 두는 식으로 언제까지 지원할지 명확하게 해야 ‘퍼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자체까지 가세해 소득과 상관없이 특정 계층에 현금 지원, 공공시설 입장료 면제, 어린이집 우선 입소 등을 배려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민 정책 큰 그림을 그려라” 국민 동의 없는 저숙련 노동자 중심의 인력 정책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의 ‘2015년 외국인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중 저숙련 노동자는 약 53%(6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자 3000명을 포함해 전문 인력은 5%에 불과하다. 국내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분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면서 해외 전문 인력의 유치가 필요해졌지만 현실과의 간극이 큰 것이다. 서광석 이주민사회통합지원센터장은 “그동안 14개 부처가 제각각 이민 정책과 다문화 정책을 펴 오면서 부처 간 알력이 심했다”며 “향후 10년은 이민자 문제를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장기적인 관점 아래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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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자녀 2만명, 관리 사각지대에

    “베트남인 산모 한 명이 돈이 없다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나요.” 지난해 초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구의 한 외국인 지원 단체라고 밝힌 상대방은 “우리는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라 불법체류자인 산모를 도울 수 없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결국 사비 600여 만 원을 들여 산모와 미숙아로 태어난 그의 아이 A(1)의 치료비를 댔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베트남인 엄마는 ‘아이의 양육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A를 김 대표에 떠맡기고 도망갔다. 김 대표도 혼자 힘으로 A의 교육비와 의료비 등을 감당할 만한 형편이 아니다. 김 대표는 아무것도 모른 채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A를 볼 때마다 ‘도대체 이 아이가 무슨 죄일까’라는 생각에 빠진다. 김 대표는 “일본과 미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이 많다. 그들도 자식이 아프면 그 나라에서 인도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랄 것”이라며 “한국은 체류 자격 유무와 상관없이 아이들의 의료, 교육 서비스를 보장해 준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가정 자녀는 20여만 명(2015년 기준). 전문가들은 현재 2만 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A처럼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는 없을까. 사실 이미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다문화가정조차 지원의 정당성을 놓고 거센 논쟁에 휘말려 있다. 인터넷에선 “외국인에게 왜 돈 낭비를 하나” “차라리 우리 국민에게 그 돈을 써라”라는 글들이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 범위를 다문화 인구 전반으로 확장하는 일은 정부로선 부담되는 일이다. 하지만 A처럼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사실상 ‘한국 사람’이다. 결국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외국인과 함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런 아이들을 소외시켜 괜히 ‘반한 감정’만 키운다면 이들이 한국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는 위험 세력이 될 수도 있다. 경기 부천의 한 외국인 지원 단체 김모 국장은 “다문화가정에 예산 대부분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부모의 자녀를 비롯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시민단체에 모여든다”고 말했다. 정기선 IOM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원의 범위를 조정하는 것은 법과 제도를 뜯어고치는 어려운 작업이다”라며 “다만, 현재 지원이 집중돼 있는 다문화가정엔 꼭 필요한 만큼만 지원하고 남은 예산을 그간 소외돼 있던 A와 같은 아이들에게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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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적자금 먹튀’ 파렴치 회장들

    《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1조2199억 원의 공적자금을 받은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이 지난해 3월 자신의 배우자를 전면에 내세운 건설사를 통해 경남 창원시 임대아파트 사업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자금 2조6266억 원이 투입된 성원건설의 전윤수 전 회장은 해외 지사를 통해 회삿돈을 아들에게 불법 송금해 부(富)를 대물림했다. 국민의 혈세(血稅)로 부실을 막은 일부 기업주들이 국가에 빚을 갚아야 할 의무를 도외시한 채 재산을 교묘히 빼돌려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것으로 동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  ▼ ‘공적자금 먹튀’ 회장들의 행태 ▼1997년 말 터진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공적자금을 들여서라도 기업들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로 정부는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168조70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는 분식회계 횡령 사기대출로 대한민국 경제를 멍들게 한 부도덕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의 오너들은 재산을 친인척 명의 등으로 은닉해 정당한 공적자금 회수를 방해하고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아 경영권을 유지하고 처벌도 교묘히 피해나갔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법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불교 방패’로 재산 지키기 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저택. 3970m² 대지에 건물 세 채가 들어선 이 저택에는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이 살고 있다. 1998년 부도 직후 명의를 ‘조계종 통도사’로 바꾸고 대문에 ‘연화사’라는 사찰 문패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스님이 아니라 김 전 회장 부부가 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성북구의 저택은 사찰이 아닌 주택으로 등록돼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외환위기 무렵인 1997년 자신이 대주주인 한길종금과 경남종금을 통해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10개 계열사가 4200억 원을 불법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김 전 회장 스스로 회삿돈 200억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정부가 두 종금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조2199억 원에 이르지만 현재 김 전 회장과 성원토건 등으로부터 회수한 돈은 6547억 원에 그친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등으로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김 전 회장의 부인 하모 씨는 경남 창원시 임대아파트(1430채) 사업 인허가를 받았다. 이 사업부지 80%의 소유권은 하 씨와 하 씨가 대표인 해원건설이 갖고 있다. 재산 은닉 의혹이 일고 있지만 하 씨는 “창원 땅은 남편과 아무 상관이 없다. 빚을 내 샀다. (남편의) 복역으로 모든 처벌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건설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 주변인에게 “캐나다, 홍콩에 숨겨둔 자산이 많고 골드바 몇 개면 50억∼60억 원은 금방 마련한다”고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 사적화의로 경영권 사수 전윤수 전 성원건설 회장은 ‘창의적인 법망 피하기’로 회사 빚을 공적자금으로 충당한 대표적인 ‘먹튀 회장’으로 꼽힌다. 성원건설은 1990년대 연매출 4000억 원에 달하던 중견 건설기업이었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부도를 낸 뒤 ‘사적화의’를 신청해 가까스로 경영권을 사수했다. 사적화의는 기업이 파산·위기에 처했을 때 법원 중재로 일정 채무를 탕감해주는 변제 협정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들의 활약으로 당시 화의가 받아들여져 성원건설과 계열사인 성원산업개발은 각각 3381억 원, 1335억 원 등 4700억여 원의 채무를 면제받았다. 이후 전 전 회장의 행보는 무책임했다. 전 전 회장 부부는 회사가 또 한 번의 부도 위기에 놓였던 2011년 5월, 123억 원에 이르는 직원 임금을 체불하고 회사 자산인 골프장을 팔아 도피자금을 마련해 미국으로 달아났다. 그는 또 2010년 영국에서 유학하던 아들의 명문 사립고 진학을 위해 회삿돈 10억여 원을 학교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동아일보는 전 전 회장 부부가 자신들이 거주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고가 빌라(감정가 10억 원 상당)를 미국에 도피 중이던 지난해 8월 아들 이름으로 바꾼 사실도 확인했다. 전 전 회장의 아들은 앞서 12세이던 2006년 성원건설 주식 19.45%(평가액 250억 원)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전 전 회장이 받고 있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가 미국에선 범죄인 인도 요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 부부의 송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그의 부인인 조모 씨가 서울행정법원에 낸 여권발급제한 처분 취소소송이 최근 기각돼 전 씨 부부는 조만간 미국 법원의 추방 심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적자금 회수 법 제도 정비 시급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1년 12월 검찰, 국세청, 관세청, 예금보험공사(예보) 합동으로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를 꾸렸고 4년 동안의 추적 끝에 2005년 비리사범 290명을 적발했다. 김 전 회장과 전 전 회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들은 비리사범 중에서도 재산 은닉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예보 관계자는 “환수 대상자의 재산이 새롭게 드러나면 즉시 행동에 나서지만 배우자나 친인척 명의로 돼 있으면 환수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 오너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 관련법에 오너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부인, 자녀 등 경영에 참여한 친인척 등에 대해서는 재산 변동을 수시로 정밀 조사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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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영화에 빠져 시신 발견도 모른 토막살인범

    5일 검거된 경기 안산시 대부도 ‘토막시신’ 사건의 피의자 조모 씨(30)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었다. 너무나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조사 결과 조 씨의 기이한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살인 직후인 지난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살인 장소이자 피해자 최모 씨(40)와 함께 거주하던 인천 연수구의 원룸에서 주로 영화를 보며 생활했다. 영화 채널만 시청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1일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인근에서 피해자 하반신을 발견하고 2600여 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나머지 시신을 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것도, 2일 뒤 상반신을 발견한 것도 몰랐다. 조 씨는 또 4월 한 달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활했다. 그는 ‘5∼10년 안에 2억 만들기’(24일), ‘잘 맞던 바지가 흘러내리는 이유’(30일) 등의 글을 SNS에 올렸다. 시신을 유기하기 전날인 26일에는 “난 그냥 발버둥칠래. 내 기도, 내 의지…꼭 이루어낸다”고 올렸다. 1일 살인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사업아이템이 떠오른다’ 등의 글을 썼다. 조 씨는 살인 이후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직장에 출근했고 퇴근 후 열흘에 걸쳐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건 정황으로만 추측한다면 사소한 일로 살인까지 저지르고 영화 보느라 수사가 진행 중인 것도 몰랐다는 점에서 편집증 환자의 성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조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조 씨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6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해 영장실질심사나 현장검증 때 얼굴을 자연스럽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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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도 토막 살인범은 함께 살던 후배…“어리다고 무시해서 살해”

    경기 안산시 대부도 남성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이 붙잡혔다.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게 살인 동기였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희생자 최모 씨(40)의 거주지인 인천 연수구 원룸에서 조모 씨(30)를 긴급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1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최 씨와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조 씨는 3월 말부터 생활비를 아낀다며 최 씨와 원룸에서 함께 생활해 왔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4월 초 어리다고 무시하던 최 씨와 집안일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부엌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10여 일간 시신을 화장실에서 훼손한 뒤 지난달 26일 렌터카를 빌려 대부도 일대에 유기했다. 경찰은 1일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인근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하반신 시체를 발견해 수사를 벌여 왔다. 26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에 나선 결과 수색 이틀째인 3일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에서 상반신도 발견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최 씨의 통화 기록을 확인해 조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해 왔다. 희생자인 최 씨는 5년 전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생활해 실종 신고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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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토막살인 사건 범인 “평소 나를 무시해서 죽였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남성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이 붙잡혔다.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게 살인동기였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피해자 최모 씨(40)의 거주지인 인천 연수구 원룸에서 조모 씨(30)를 긴급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1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최 씨와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조 씨는 3월 말부터 생활비를 아낀다며 최 씨와 원룸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경찰조사에서 조 씨는 “4월 초 어리다고 무시하던 최 씨와 집안일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부엌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10여 일간 시신을 화장실에서 훼손한 뒤 지난달 26일 렌터카를 빌려 대부도 일대에 유기했다. 경찰은 1일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인근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하반신 사체를 발견해 수사를 벌여 왔다. 26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에 나선 결과 수색 이틀째인 3일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에서 상반신도 발견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최 씨의 통화 내역을 확인해 조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해 왔다. 피해자인 최 씨는 5년 전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생활해 실종 신고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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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토막시신 사건’ 30대 남성 용의자 검거

    경기 안산시 대부도 남성 토막시신 사건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피해자 최모 씨(40)의 거주지인 인천 연수구 자택에 숨어있던 용의자 조모 씨(30)를 긴급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1일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인근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하반신 사체를 발견해 수사를 벌여왔다. 9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에 나선 결과 수색 이틀째인 3일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에서 상반신도 발견했다. 경찰은 최 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해 조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최 씨와 함께 살던 후배로 5일 오전 1시 47분경 탐문수사를 받던 중 살인 사실을 자백했다. 체포 당시 조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검거에 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씨는 시신을 훼손한 뒤 렌터카를 빌려 사체를 유기했다. 피해자인 최 씨는 5년 전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홀로 생활해 실종신고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반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 씨의 사인이 ‘두부 손상’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또 얼굴뼈와 갈비뼈가 골절됐고 오른팔과 폐가 예리한 흉기로 손상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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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시 배수로에서 알몸의 男 사체 하반신 발견

    경기 안산시의 한 배수로에서 성인 남성의 사체 하반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50분경 단원구의 한 방조제 인근 배수로에서 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체의 하반신이 발견됐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체는 이불에 쌓여 마대자루에 든 것을 관광객이 발견했으며 훼손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시신은 옷을 입지 않은 채였고 경미하게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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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계룡대 장교, 또 군납비리 구속

    육해공 3군 통합기지 계룡대 소속 영관급 장교가 최근 수십억 원의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군검찰, 육군 등에 따르면 계룡대 근무지원단(근지단) 소속 차모 육군 중령이 군내 재건축과 관련해 건설 및 군수물품 납품 업체로부터 수십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3월 25일 구속됐다. 계룡대에서는 2009년 김영수 전 해군 소령의 군납 비리 폭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 5년이 되지 않은 2014년 차 중령의 비리가 불거졌다. 군검찰과 육군은 최근에야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 중령은 계룡대 내 강당과 아파트 등의 재건축 사업 입찰이 진행되던 2011년 철거 업자들에게서 1억 원 상당의 돈을 받고 담합 입찰을 주도했다. 또 군수물품 납품 업체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고 재건축이 끝난 뒤 남은 기자재를 되팔아 넘겼다. 차 중령은 이렇게 챙긴 돈을 친동생 명의의 계좌에 입금해 비리를 숨겨 왔다. 군 내부에서는 군 고위 간부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육군 관계자는 “재건축 등의 계약은 윗선의 허락이 필수적”이라며 “2년 이상 수사에 진척이 없었던 것은 상부의 압력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속 이어지는 군 납품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선 행정 업무에 한해 외부 감찰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군검찰 출신 김진환 변호사(열린사람들)는 “군 업무가 폐쇄적이라 비리 적발은 내부 고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군과 거래하는 업체가 적은 데다 이들은 사후 보복이 두려워 내부 고발을 하기 힘들다. 검찰, 감사원 등 외부 감찰 기관이 행정 업무라도 감시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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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갑 경고그림은 시각적 폭력” “혐오감 줘야 흡연욕구 줄어”

    10여 년간 담배를 피운 직장인 한동훈 씨(32)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담뱃갑 경고 그림을 본 뒤 인터넷으로 담배 케이스를 주문했다. 경고 그림이 지나치게 혐오스러워 그냥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다. 담배를 꺼내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씨는 “흡연을 즐길 권리도 있는데 정부가 담뱃세를 과도하게 인상한 데 이어 혐오스러운 그림까지 넣으려는 건 흡연자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담뱃갑 경고 그림 시안(試案) 10종을 두고 담배업계와 흡연 단체들이 “지나치게 혐오스럽다”며 반발하고 있다. 복지부와 금연 단체는 흡연 욕구를 낮추기 위해선 불가피할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혐오 강도도 낮다고 반박한다. 경고 그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표적인 비(非)가격 금연 정책이다. 한국은 지난해 6월 도입을 확정했다. 복지부가 이번에 발표한 경고 그림 후보에는 △암 덩어리가 부풀어 있는 후두암 환자의 입 △구멍이 난 환자의 목 △절개 수술을 받은 환자의 가슴 등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경고 그림의 면적을 담뱃갑 앞뒤 총면적의 30% 이상이 되게 하고 상단에 위치시켜 눈에 잘 띄게 한다는 계획이다. 6월 23일까지 경고 그림과 문구 선정이 끝나면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이 들어가게 된다.○ 혐오성 논란 최비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정책부장은 “담뱃세 인상 이후 약 1100만 명의 흡연자들이 10조 원에 이르는 세금을 냈는데도 정부는 흡연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혐오스러운 그림까지 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미 금연 구역 확대 등으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 흡연자들이 이번에는 ‘혐오 대상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흡연자들은 경고 그림의 혐오성 강도가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 단서 조항에도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흉측한 그림을 보게 하는 것은 흡연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 만든 조항이다. 한 흡연 단체 관계자는 “TV 광고라면 모자이크 처리될 것이 뻔한 그림들이 무차별적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금연 단체는 “흡연자에게 충격을 줄 수 없는 경고 그림은 무용지물”이라고 반박한다. 또 혐오감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1890명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에 제작한 시안 10종은 해외의 경고 그림보다 혐오감이 덜하다고 반박한다. 문창진 차의과학대 대학원장(경고 그림 제정위원회 위원장)은 “선정한 시안은 흡연자에게 충격을 줘 금연 효과는 감소시키면서도 혐오감은 해외에 비해 강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연자들은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 부착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금연 직장인 박슬기 씨(29)는 “경고 그림을 본 뒤 애연가인 아버지에게 금연을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며 “아버지 또한 가족에게 이런 그림을 노출시키며 충격을 줄 바엔 차라리 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그림 위치 논란 경고 그림을 담뱃갑 상단에 넣으면 흡연자뿐 아니라 판매인과 비흡연자도 정신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담배 진열대는 주로 계산대 근처에 있고 담배 상단은 가려지지 않아 근무 중인 판매인의 시야에 노출된다. 다른 물품을 사러 온 손님도 마찬가지다. 윤용식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 홍보실장은 “흡연자의 흡연 욕구를 줄이겠다는 목적이면 구매 이후 흡연자들이 볼 수밖에 없는 담뱃갑 하단도 상관없다”며 “점포엔 다른 식품도 많은데 굳이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이를 노출시켜 혐오감을 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경고 그림 선정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애초에 ‘구매 욕구’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경고 그림을 상단에 노출시킨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의 거부감이 커진다면 앞으로 담배 진열대를 소비자가 보이지 않는 곳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흡연 예방 효과 논란 경고 그림의 흡연 예방 효과를 두고도 논박이 이어진다.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는 “WHO 가입 국가 중 우리보다 먼저 경고 그림을 도입한 나라에서 흡연율이 떨어졌다는 통계가 있다.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에서는 경고 그림을 도입하자 오히려 흡연율이 약 3%포인트 증가했다”며 “WHO 가입국의 흡연율은 이미 떨어지는 추세였고, 경고 그림 도입으로 흡연 욕구가 감소했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긴 힘들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금연 정책을 강하게 쓰는 캐나다 등의 사례만 참고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담뱃갑이 지나치게 미화된 측면이 있어 이를 규제한다는 점에선 경고 그림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다만 너무 자극적인 그림으로 충격을 주는 방식을 쓴다면 소비자들이 금방 익숙해져 효과가 단기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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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제세 “경고그림, 자영업자에 치명적… 하단으로 위치 바꿔야”

    “불황 탓에 요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을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은 정말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등장하면 영세업자들 다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담뱃갑 경고 그림 시안과 관련해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장(60·사진)은 18일 깊은 우려의 뜻을 밝혔다.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금연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담뱃갑 경고 그림은 영세 자영업자에게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세 담배 소매상들의 평균 매출에서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계산대 위에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진열되면 담배도 담배지만 다른 것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줄어들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우 회장은 “편의점은 특히 바쁜 직장인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도시락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식당이자 차 한잔 나누며 담소하는 카페 역할을 한다”며 “혐오스러운 그림이 뻔히 보이는 곳에서 마음 편하게 밥 먹고 차 마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경고 그림 시안을 발표하기까지 담배 판매인들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 회장은 “경고 그림 시안에 대해 혐오스러움을 느낀 사람도 많은데 갑자기 발표됐다”며 “경고 그림을 최종 선정하기 전에 담배 판매인들과도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회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경고 그림을 담뱃갑 하단에 배치할 것 △경고 그림 시안을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나치게 혐오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재선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우 회장은 “지난해 정부가 담배로 거둬들인 세수(稅收)는 10조 원을 훌쩍 넘는다”며 “국가 재정에 이렇게 기여하는데도 흡연자를 죄인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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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천막 언제까지…

    유가족도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 지쳐간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세월호 천막은 ‘유민 아빠’ 김영오 씨(49) 등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세워졌다. 이후 세월호 참사의 상징적인 공간이 되면서 각종 집회의 최종 목적지가 됐다. 14일로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곳에서 농성을 벌인 지 1년 9개월을 넘어섰다. 천막을 지켜온 유가족 측은 “원인을 규명하기 전엔 떠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생때같은 자식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은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사고를 기억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 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29·서울 종로구)는 “보면 볼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피로감이 쌓인다. 따로 추모관을 만들어 사고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이곳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에게 천막을 제공해 줬다는 이유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농성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왔다.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상징인 경기 안산 단원고 ‘추모교실’은 세월호 유가족(4·16가족협의회)과 재학생 학부모들이 이전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8차 협의회를 열어 추모교실을 안산교육청 별관에 임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단원고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쓰던 교실 10개를 그대로 비워두고 있었다. 그동안 재학생 학부모 측은 “신입생이 들어와 교실이 부족해졌고, 아이들이 추모교실을 보면서 불안감과 죄책감, 우울감을 호소한다”며 해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4·16가족협의회 측은 “추모교실은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현장인데 반성의 교실, 장소를 벌써부터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7일 4차 협의회 때 극에 달해 재학생 학부모 측이 “앞으로는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종교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양측을 중재해 이번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재난이 발생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논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먼저 해결 가능한 것부터 합의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사안 하나하나에 발목이 잡힌다면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피로도는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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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지하대피소가 만남의 공간으로… ‘수다 꽃’이 활짝

    조용하던 아파트가 왁자지껄 아이들 노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문화강좌를 듣기 위해 수시로 아파트를 오갔다. 집에만 있던 노인들도 젊은 엄마들에게 전통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치겠다며 지팡이를 짚고 나섰다. 167채가 모여 사는 서울 도봉구 방학동 극동아파트 주민 이미실 씨(55·여·마을활동가)는 2013년을 잊지 못한다. 1980년대 초 지어진 이 아파트에 그해 약 70평 넓이의 지하 대피소를 문화센터(햇살문화원)로 개조하며 찾아온 변화가 엄청났다. 그동안 얼굴도 모르고 지내던 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서로 안부를 물으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쾨쾨한 지하에 들어선 소통의 장 주거의 편리함만 강조하다가 이웃과의 단절을 초래하는 아파트로 지어졌어도 주민들이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극동아파트처럼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엔 지하에 대피소가 마련돼 있다. 남북 대치 상황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속칭 ‘지하 벙커’로 불리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거미줄이 쳐져 있고 곰팡이가 생겨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다. 지난달 22일 찾은 극동아파트 ‘지하 벙커’는 달랐다. 문을 열자 하얗게 칠해진 벽면에 주민들이 손수 만든 공예품이 걸려 있었다. 문화센터로 변신해 있었던 것이다. 이 씨는 “개조 공사 초기엔 소음 탓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지만 ‘우렁각시’처럼 이곳에 들러 청소하고 가꾸고 가는 주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웃과 소통할 공간을 원했던 주민이 많았다. 문화센터 한쪽 방에선 주민 6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뜨개질 수업을 듣고 있었다. 문윤선 씨(36·여)는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땐 어린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어 우울증이 왔다. 외출을 할 수도 없어 친구와 전화로 외로움을 달래곤 했다”며 “이제는 이곳에서 아이는 친구끼리 놀고 나는 또래 엄마들과 수다를 떨 수 있게 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손뜨개질 등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열리는 다양한 문화강좌는 아파트 주변 주민들까지 이곳으로 모여들게 했다. 인근 마을에 살고 있는 정희경 씨(52·여)는 “문화강좌도 열리고 수다도 떨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덕분에 아는 이웃이 늘어 요즘은 심심할 새가 없다”고 전했다. 극동아파트 원영례 관리소장(동우개발)은 “강의가 없는 날에도 30여 명의 주민이 수시로 이곳을 찾아 쉬어간다”며 “특히 그간 소외됐던 노인들도 이곳에서 젊은 주민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이 가장 달라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소행주’의 소통 공간 철학 이웃 간의 소통을 위해 아예 새로운 건축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2011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마을에 처음 들어선 코하우징(공동 주거) 주택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이 대표적이다. 이곳 입주자들은 건물 설계부터 입주 후 관리까지 도맡아 한다. 건물 안을 한 마을처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복도와 계단, 옥상 등을 소통하기 쉽게 디자인했다. ‘소행주’의 건축 철학은 ‘따로 또 같이’로 요약된다. 각자의 생활을 존중받으면서도 필요할 땐 이웃과 소통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우선 이곳 주민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공간 중 1평씩을 떼어내 커뮤니티실(씨실)을 만들었다. 저녁이면 이곳에선 직장일로 바쁜 입주민들을 위한 식사가 제공된다. 식사 준비하는 시간을 아껴 각자의 밤 시간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그 덕분에 자녀의 식사를 챙기기 힘든 이곳 맞벌이 부부들은 걱정을 덜었다. 이곳은 시간에 따라서 아이들의 독서실과 놀이터가 됐다가 입주민들의 회의실이자 수다 장소로도 쓰인다. 신발장을 집 밖에 설치하고 복도와 계단 바닥을 목재로 꾸며 신발을 벗고 이동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복도에 주저앉아 같이 숙제하거나 장난을 치고 있었다. 빨래 건조대를 놓아 둔 집도 있었다.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통로일 뿐이던 공간을 사람이 활동하는 장소로 만든 것이다. 옥상엔 여행용 캐리어 등 자주 쓰진 않지만 집 안에 두기엔 부담스러운 물건을 두는 공용 창고도 마련했다. 버리는 공간을 최소화해 이를 사람이 활동하는 장소로 사용하자는 의도이다. 또 여름이면 텃밭을 꾸미고 주민끼리 바비큐 파티를 열 수 있게 옥상을 설계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사생활 보호를 놓치진 않았다. 각자의 집은 문만 닫으면 아파트와 다를 것 없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됐다. 집들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구조라 소음 걱정도 적다. 주민들은 각자 생활을 즐기다가 외로워지거나 이웃의 도움이 필요할 때 커뮤니티실이나 이웃집을 찾는다. 윤상석 씨(39·성산동)는 “내 생활을 보장받으면서도 가끔 고향에서처럼 마음 맞는 이웃과 어울리며 외로움을 덜고 싶어 이곳에 이사 왔다”고 말했다. ‘소행주’는 아파트와 빌라 일색인 고립된 주거환경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5년 만에 성산동을 넘어 경기 과천시 등지로 확산돼 모두 8곳으로 늘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9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소행주’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류현수 공동대표는 “지금까진 주로 아이들 교육문제로 주거지를 선정하고 자주 이사를 다녔지만 점점 꾸준히 한집에 살면서 자식까지 함께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아파트로 대변되는 기존 단절식 건축이 소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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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해도 사람냄새 나는 골목길… 아파트는 외로움의 상자”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인 노원구 상계동 양지마을에 살다가 15년 전 마포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로 이사 온 이모 씨(78·여). 그는 현재 마음 터놓고 지내는 이웃이 단 세 명이다. 아파트로 오기 전엔 담 너머로 이웃이 보였고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나눴다. 또 서로 집을 오가며 언니, 오빠라고 부르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아파트에선 문만 닫혀도 노크조차 부담될 정도로 이웃 사이에 심리적 문턱이 높았다. 이 씨는 ‘외로움 상자’ 속에 사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기쁜 마음으로 이사 왔지만 갈수록 힘이 돼주던 이웃의 빈자리가 커져갑니다.”○ 아파트는 외로움 상자 임대아파트 거주민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노인과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도 많아 생활공간은 대부분 단지 내로 한정된다. 인적 관계망이 이웃을 넘어서기 힘들다. 지난달 16일 본보가 만난 이 씨의 하루도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집 안에서 TV를 보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장보러 나가는 것이 외출의 전부였다. 그나마 아파트 인근에 복지관이 있어 가끔 이곳 ‘노래교실’에 참석해 외로움을 달랜다. 김주영 세종대 건축학과 박사는 “임대아파트는 대부분 보행로가 좁고 단지에 울타리가 쳐져 있다. 또 외부에 마트와 공원이 있어도 몇 안 되는 출입구가 엉뚱한 곳에 위치해 이를 이용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이 같은 고립된 건축이 주민들의 외로움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연구팀은 2007∼2011년 소득 수준이 비슷한 노원구 전체 임대아파트 9개 단지 1만3472채와 판자촌 5개 마을 2818채의 주민을 조사해보니 임대아파트의 자살률(39.21명·인구 10만 명당 환산 수치)이 판자촌(29.84명)보다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소통공간의 유무와 건물 배치가 자살률 차이를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판자촌은 내부에 동네길이 이어져 있어 주민들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만 임대아파트는 바둑판식으로 길(단지)을 배치해 주민들이 마주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 냄새 나는 달동네 지난달 14일 양지마을에서 만난 최종임 씨(71·여)는 외로울 때마다 골목길을 걷는다. 이웃과 마주치면 수다라도 떨고 싶어서다. 마을 한복판에 조촐하지만 사람이 붐비는 ‘만남의 장소’도 있다. 공사장 폐목재로 기둥을 세우고 비닐을 덧댄 7평짜리 비닐하우스다. 2014년 말 이곳 주민 노재범 씨(61)가 만들었다. 골목길에 주저앉아 얘기를 나누던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노 씨는 “골목에서의 우연한 만남 하나도 다 삶의 재미”라며 “이곳은 그런 재미를 사시사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약 100채가 자리 잡은 이 마을엔 홀몸노인이 80%가량이다. 이웃들은 길에서 자주 보던 노인이 하루라도 안 보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을 찾아 안부를 묻는다. 김희선 양지마을 통장은 “홀로 사는 노인에겐 이웃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지대”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만난 양지마을 주민들은 임대아파트로 이사할 조건이 되지만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살기에는 편하지만 문만 닫으면 고립된 섬처럼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영숙 씨(71·여)는 “명절에 한 번 보는 가족보다 아플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와주는 이웃이 고맙다”며 “소득과 재산이 없어 (임대아파트) 입주조건은 되지만 다 늙어 이웃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마을 통장은 “정 씨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거들었다. 양지마을의 사례만으로 임대아파트보다 달동네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 연구팀이 그동안 송파구 화훼마을, 강남구 수정마을 등 서울시 31개 달동네를 찾아다니며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신행우 연구실장은 “동네길이 발달돼 있고 이웃 간 친밀도가 높은 달동네가 많다. 그곳에선 주민들이 ‘굳이 임대아파트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높았다”며 “판자촌에 살다가 임대아파트로 이사 간 주민들 중에도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사생활과 공동체의 갈림길 아파트의 외로움은 임대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아파트의 설계와 건축은 ‘사생활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나만의 해방구’를 마련해 주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지어진 고가의 신식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단지 구성을 차가 쉽게 이동할 수 있게 설계해 주민들은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엘리베이터로 자신의 집까지 올라간다. 단 한 명의 이웃과도 마주치지 않고 외출과 귀가가 가능한 점을 자랑거리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건축업계는 아파트를 공동체 친화적으로 짓는 것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층간 소음, 주차 문제 등 이웃 간 소통이 안 돼 생겨나는 갈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내 분쟁과 주민의 고독감을 줄이기 위해 단지 내에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경기 화성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에는 주민들 간 화합을 돕는 공용공간이 마련된다. 주민들이 함께 요리를 배우고 노인들이 바둑교실을 열거나 영·유아 공동육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이다.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커뮤니티시설을 대규모로 아파트 단지 내에 구축한 GS건설 반포자이 아파트 또한 같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김억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사생활에만 방점이 찍혀 있던 기존 도시건축(아파트)에 싫증을 느끼고 공동체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늘자 건축의 지향점이 서서히 공공성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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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고독을 부르는 공간의 사회학

    드라마 ‘응답하라 1988’(사진) 속의 이웃들은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매일 얼굴을 맞대며 미주알고주알 속사정을 털어놓았고 갈등이 생겨도 금세 풀었다. 사람냄새 나는 그 시절, 어른들은 동네 평상에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눴고, 아이들의 운동장은 그 주변이었다. 한국 사회는 1970, 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에 비례해 급변했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했다. 사람들은 “산업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건축학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길의 형태, 그리고 인접한 다른 길과의 연결성에 따라 이웃, 나아가 사회와의 교류가 달라진다고 본다. 동아일보는 세종대 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와 함께 서울지역 길이 1km 이내의 ‘생활권’ 도로와 인도 전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동네 길은 상당수 파괴되거나 사라진 상태였다. 이웃과 점점 얼굴 맞대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아파트 개발로 사라진 동네길… 이웃사이 교류도 끊어져 ▼동아일보 취재팀과 세종대 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의 공동 분석 결과 서울에서 동네 길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은 성북구 정릉동·돈암동, 도봉구 쌍문동·방학동, 강북구 미아동, 중랑구 면목동, 동대문구 제기동, 서대문구 남가좌동 등이다. 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는 도시와 건축물의 공간 구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민끼리의 의사소통이 활발했고 마을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도시 개발에서 비켜나 낙후된 지역으로 치부되지만 ‘사람 냄새’가 더 나고, 건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강남이 개발되면서 격자형 간선도로가 뻗은 역삼동 테헤란로 뒷골목 주택가는 고립도가 높았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초고층 아파트 단지도 내부의 길은 주민 간 교류를 현격히 떨어뜨리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와 쭉쭉 뻗은 간선도로 위주의 도시 설계가 기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길을 없애면서 동네 안 커뮤니티까지 파괴한 것이다. 만약 사람을 마주치기 좋은 길에 산다면 이웃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을까. 취재팀은 동네 길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정릉동과 그렇지 않은 마포구 성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각각 ‘내 이웃을 소개합니다’라는 실험을 진행했다. 일종의 이웃 관계망(網) 조사다. 동네에서 친화력이 있는 사람을 1번, 즉 ‘마스터 이웃’으로 지정한 뒤 자신이 아는 이웃 사람을 차례로 소개받는 방식이다. 2번→3번→4번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이웃 소개가 몇 번까지 계속되는지 살펴봤다.“저랑 친한 ○○이 엄마는요”… 이웃 관계망 조사해 보니 “우리 동네는 이웃끼리 우애가 있으니 계속 연결될 것 같은데….”(김경숙·56·여·정릉동) “이 아파트에선 서로 모르면 둘 중 하나가 간첩이지.”(박금순·59·여·성산동) 지난달 17일 만난 두 지역의 마스터 이웃은 자신만만했다. ‘정릉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 씨는 권계숙 씨(67·여)를 소개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도자기 만들기를 배우는 목요일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서 자주 본다는 게 이유였다. 바통은 1983년 정릉동으로 시집온 이미성 씨(58·여)에게 넘어갔다. 이 씨는 시부모님이 살던 곳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뒤 줄곧 정릉동에서 살았다. 이름은 몰라도 교류의 끈은 이어졌다. ‘정육점 아저씨’, ‘북악당 아저씨’, ‘헤어살롱 아줌마’처럼 장소가 이름을 대신하거나 ‘지명이 엄마’, ‘윤주 엄마’처럼 자녀의 이름으로 이웃을 기억하기도 했다. 조사는 30번으로 끝났다. 마스터 이웃이던 김경숙 씨는 “인사하고 지내는 이웃은 더 많은데 직장에 나가 집에 없는 이가 적지 않아 더 길게 이어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성산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부녀회장인 박금순 씨부터 출발해 11번째에서 끝났다. 다시 통장과 노인회장 두 명을 기준으로 실험을 해 봤지만 이웃 소개는 각각 7번째, 3번째에서 더 이어지지 못했다. 이웃끼리 알고 지내는 관계망의 크기가 정릉동에 훨씬 못 미친 것이다. 주상복합건물인 서울 종로구 A아파트도 비슷했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이웃이 수두룩했다. 그나마 발이 넓을 것 같은 마스터 이웃을 선정해 실험을 해봤지만 2, 3명 옆집을 소개하다 금세 끊겼다.그 동네엔 잘 모이는 비결이 있다 이웃 관계망이 탄탄한 동네는 무엇이 다를까. 주민들은 “동네 구조상 이웃집이 보인다”고 말한다. 80가구가 모두 서로 알고 지낸다는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은 골목길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골목길을 오를 때 다른 집 대문이 차례로 보인다. 골목길을 오르내리다 대문을 열고 나오는 이웃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30년 이상 산 우주봉 씨(72)는 “이웃끼리 얼굴을 자주 보다 보니 근황을 주고받게 되고 큰일이라도 생기면 옆집에서 금세 눈치를 챌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시 한옥이 많은 정릉동 단독주택가 역시 골목길을 따라 이웃집 대문을 마주 보는 방식이다. 마을버스를 타러 내려가거나 큰길로 나가려면 수많은 이웃과 마주친다. 동네 사람들을 융화시킬 수 있는 구심점인 마스터 이웃의 존재 역시 중요했다. 김경숙 씨는 정릉동에 산 지 7년밖에 되지 않는다. 20년 이상 거주한 터줏대감 동네 어르신이 많지만 김 씨는 ‘중간 허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그의 스마트폰 전화번호부에는 이웃 100여 명의 전화번호가 있다. 동네 사정에 밝은 또 다른 마스터 이웃 김효순(63·여), 이명희 씨(57·여)의 이웃관계망까지 합치면 인근 주민들의 대소사를 내 일처럼 챙길 수 있다.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점도 관계망을 튼실하게 만들어 줬다. 정릉동 단독주택가에는 꽃을 좋아하는 주민이 많다 보니 ‘집 앞에 꽃을 심어 보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나둘 집 앞을 가꾸기 시작했고 동네 길이 아름다워졌다. 그러자 “아예 각자 집 정원도 개방해 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릉동 이웃들은 2014년부터 매년 봄가을 한 번씩 자신의 정원을 공개하고 차도 대접하는 정원 축제를 열고 있다.‘만남의 장소’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사람들이 자주 마주치는 길에 특정 구조물이 있으면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종로구 통인시장 입구에 있는 마을 정자가 그렇다. 이곳은 자하문7길과 옥인동길이 마주치는 데다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어 동네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고 자연히 문방구점, 소아과 병원, 빵집 등이 포진하고 있다. 종로구는 이 다섯 갈래 골목길이 만나는 곳을 주차장으로 쓰지 않았다. 그 대신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닥을 높이고 2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정자를 세웠다. 만남의 장(場)을 만들어 준 것이다. 2일 통인시장 입구 정자를 찾았다. 정자에 앉은 사람들은 말 그대로 ‘남녀노소’ 각양각색이었다. 옥인문방구점에서 뽑기 놀이를 한 아이들은 정자 바닥에 장난감을 펼쳐 놓고 서로 “내 것이 좋다”며 자랑하고 있었다. 한 부부는 빵집에서 단팥빵을 사들고 이곳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옆에 앉은 아기가 보채는 통에 엄마가 진땀을 흘리자, 한 할머니가 “힘들 때지만 제일 예쁠 때예요, 아기 엄마 힘내요”라며 말을 건넸다. 정자는 아이들 놀이터에서 주부들의 수다 장소로, 다시 어른들의 마실 공간으로 하루 종일 변신했다. 동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주변의 상권도 활기를 띠었다. 이웃 관계망 조사에서 소개가 오래 이어지지 못했던 곳의 주민들은 “서로 마주치는 장소가 주차장 외에는 특별히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포 K아파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차량이 늘면서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중 삼중 주차가 불가피해지면서 사람들은 차에 길을 내주고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마포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상가(부녀회)와 종합복지센터(노인회) 등으로 모이는 장소가 나뉘다 보니 교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욱 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장(세종대 건축학과)은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교류 정도가 바뀐다”며 “외로움을 부르는 주거문화 때문에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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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공동체지수 OECD국가 중 꼴찌… 주차장 불화-고독死 많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성장률만으로 한 사회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매년 5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엔 공동체 지수를 비롯해 △삶과 일의 균형 △안전 △양극화 지수 등 여러 지표가 포함돼 있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정(情)과 ‘우리’를 강조하는 사회였다. 그런데 지난해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가운데 ‘공동체 지수’를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OECD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 국가 중 점수가 가장 낮았다. 공동체 지수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웃이나 친구 등 사회적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이 설문에서 한국인은 72%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인 88%보다 16%포인트 낮다. 1위를 차지한 아일랜드는 96%였다. 건축학계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가 파괴되는 주 요인은 아파트가 보편화되고 동네 길이 사라져 고립된 생활 공간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람을 마주치기 힘든 길과 건물 배치가 이웃 간 소통을 가로막고 갈등이 생겨도 이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갈수록 폭력성이 심각해지는 층간소음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해 5월 경기 부천의 한 연립주택에서 아래층 남자가 윗집에 살던 모자(母子)를 흉기로 찔렀다. 2013년 2월에는 서울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래층에 살던 남자가 위층 주인의 두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말로 해결할 수도 있었던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으로 번진 사례들이다. ‘주차장 불화’도 잦아졌다. 이웃의 차가 자신의 주차 공간을 침범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도 대화보다는 법과 절차가 앞선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주민 조경미 씨(38)는 “얼굴 붉히면서 이야기하기 싫다는 이유로 신고부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구청에 신고하거나 익명으로 견인 신청을 하는 사람도 자주 본다”고 말했다. 공동체가 파괴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 이웃의 손길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올해 연이어 터져 나온 아동 학대 사건을 살펴보면 옆집 아이가 수개월 동안 보이지 않아도 이웃은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자기 집에서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孤獨死)가 지난해 12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형성되면 이웃 간 분쟁이 생겨도 대화와 배려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신뢰는 공동체의식과 불가분의 관계인데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일수록 갈등을 해결할 때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공동체 지수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성장률만으로 한 사회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매년 5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엔 공동체 지수를 비롯해 △삶과 일의 균형 △안전 △양극화 지수 등 여러 지표가 포함돼 있다. 김재형 monami@donga.com·김재희 기자}

    • 20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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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검증 강화’에는 한계…열람여부 인터넷 공개를

    진보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조회를 요청할 때 검증 절차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적이 필요한 수사기관이 ‘저인망식 수사’의 일환으로 통신자료를 무분별하게 조회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할 땐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에 권고했다. 정보 보안 전문가들도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전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은 “이슬람국가(IS)가 세계 각지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등 안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자료 조회를 법적으로 차단하는 나라는 없다”며 “다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깜깜이 조회’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1년에 한 번이라도 통신정보를 제대로 폐기했는지, 적합한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장 발부를 의무화하거나 당사자에게 미리 조회를 통보하는 ‘사전 검증 절차 강화’는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공범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통신자료 조회를 사전에 통보해 줄 순 없다”며 “테러가 의심되는 상황처럼 급박한 상황에 수사기관이 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통신자료를 누가 조회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수사기관 스스로 조회 남용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어떤 수사기관이 몇 건의 개인 통신정보 조회(감청·압수수색 영장 집행)를 요청했는지 ‘투명성 조사 보고서’를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모니터링해도 개인 통신정보 조회를 남용하는 수사기관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반기별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국내 통신3사나 공공기관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통신사도 투명성 조사 보고서를 공개한다면 수사기관 대부분의 통신자료 조회 실태가 확인된다. 사찰을 우려하는 공포심이 상당히 사그라들 것”이라며 “수사기관 차원에서도 자체적인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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