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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역대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50여 명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이하 장성단)이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장성단은 이날 행사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 폐기 주장 등이 담긴 대국민·대군 성명을 발표했다. 또 공동 대표로 권영해 김동신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과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이필섭 전 합참의장, 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 이억수 전 공군참모총장, 이상무 전 해병대사령관, 박환인 전 해병대 부사령관을 선출했다. 장성단은 이날 대국민 성명서에서 “문재인 정부는 공산정권 북한과 ‘민족공조’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 정통성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의 존망을 문재인 정권과 북한이 결정토록 맡겨둬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계속 헌법상의 의무를 저버리고 대한민국 파괴 행위로 나아가면 국민이 갖고 있는 헌법상의 권리와 수단, 방법을 총동원해 임기 전이라도 퇴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줄 돈은 있어도 주한미군 지원에 쓸 돈은 없다고 한다면 우리 국민이 나서서 주둔비용(방위비분담금)의 부족분을 보충해 주한미군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날 출범식엔 주호영,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야권 정치인과 예비역 장성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장성단 측은 첫 사업으로 유튜브 채널 ‘장군의 소리’를 통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보충을 위한 국민성금 모금을 추진한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잇달아 비공개로 만났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아 정 장관과 1시간 20여 분간 면담을 가진 뒤 “훌륭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과)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아무 답변 없이 서둘러 차를 타고 국방부를 떠났다. 한 소식통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찾아 한국이 내야 할 분담금으로 연간 1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1조1300억 원)를 제시했다. 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조 원 이상은 안 된다”며 9999억 원을 제시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된 상태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 외교부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다가 국방부 의견도 들어보는 게 좋겠다는 우리 측 의견을 수용해 정 장관을 만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간이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중요성과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장관은 평택 미군기지 조성 비용(약 100억 달러)의 92%를 한국이 부담했고, 현 방위비 분담금도 다른 동맹국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며 미국 측에 조속한 협상 타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장관은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 근접 위협비행의 부당성과 우리 측 대응 방침을 설명하면서 일본이 양국 관계를 해치는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해리스 대사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에 이어 강 장관과도 15분간 비공개로 회동했다. SMA 협상과 함께 최근 북-미 간 실무협상과 고위급회담 내용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윤상호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전직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00여 명이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가칭)을 결성해 현 정부의 안보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선다. 이 단체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창군 원로이자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이상훈 이종구 권영해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전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 명의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남북 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9·19 군사합의가 안보태세를 허무는 패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예비역 장성단은 출범식에서 9·19 군사합의 저지 등 현 정부의 대미·대북 안보정책을 강력 규탄하는 대군(對軍)·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첫 사업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보충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 성금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분을 마련해 한미 협상의 조기 타결과 동맹 공고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이던 지난해 12월 초. 승용차 2, 3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잇따라 들어섰다. 한국계 미국인이 긴장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판문점 북-미 물밑접촉을 위해 극비 방한한 앤드루 김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장이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고, 공식 외교채널이 흔들리자 ‘스파이 라인(CIA-북한 통일전선부)’이 다시 가동된 것. 김 전 센터장 뒤에는 50대 백인 남성이 따르고 있었다. 김 전 센터장은 북측 인사들에게 이 백인 남성을 자신의 후임이라고 소개하면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2017년 5월 창설된 KMC를 이끌면서 북-미 막후조율을 주도한 그가 퇴임을 앞두고 신임 센터장을 북한에 알리면서 인수인계를 하는 자리였다. 2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앤드루 김의 뒤를 이은 후임 코리아미션센터장 이름은 ‘존 플레밍’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정보 요원 특성상 가명일 수도 있지만 CIA 내에선 이 이름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1966년생으로 CIA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현장요원을 시작으로 정보분석관과 지부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나 해스펠 CIA 국장에게 플레밍을 후임으로 추천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낙점했다고 한다. 또 다른 정보 소식통은 “해스펠 국장과 플레밍 센터장이 과거 한 부서에서 근무해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의 뒤를 이어 북-미 물밑접촉을 이끌 실무 책임자에 해스펠 국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 기용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판문점에서 북측 통전부 라인과 안면을 튼 플레밍 센터장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일행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얼굴 등 추가적인 신상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 전 센터장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행적이 노출된 데 부담을 느낀 CIA가 신임 센터장의 보안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몇몇 정보 분야 전문가는 플레밍의 이름이 영화 ‘007’ 시리즈의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과 같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CIA가 신임 센터장을 북핵 무대에 데뷔시키며 아예 ‘코드명’을 이렇게 정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CIA의 해외 공작 요원들은 신분을 세탁한 ‘블랙 요원’인 경우가 많다. 필요할 경우 진짜 정체를 감추는 것은 다반사로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플레밍 신임 센터장이 북핵보다는 중동 전문가인 만큼 직접적인 북핵 실무 협상 못지않게 북 수뇌부의 의도를 분석하고, 협상 결렬 시 ‘플랜B’ 같은 대응전략 수립에도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상준 기자}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P-3C)가 23일 우리 해군 함정을 향해 또다시 저고도 근접 위협비행을 감행했다. 일본 초계기는 18, 22일에도 작전 중이던 율곡이이함, 노적봉함 및 소양함에도 저공 위협비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0일 북한 어선을 구조하던 우리 함정에 위협비행을 해 이른바 ‘레이더 갈등’을 유발한 뒤 올해만 세 차례 도발한 것. 국방부는 ‘명백한 도발’로 규정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분경 일본 초계기 1대가 이어도 서남쪽 약 131km 해상에서 우리 구축함(대조영함)에 540m까지 접근해 고도 60∼70m로 선회비행을 했다. 한 달 전 다른 초계기(P-1)의 저공 위협비행 때(약 150m)보다 90여 m나 더 낮게 날아 선체 주위를 훑어내듯이 위협비행을 한 것이다. 이 해역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외곽의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대조영함이 20여 차례의 경고방송을 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위협비행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에 분명히 재발 방지를 요청했음에도 또다시 저고도 근접 위협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 함정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로 일본의 저의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또다시 행위가 반복될 경우 대응행동수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은 이날 회견에서 “한국이 주장하는 고도 60∼70m 비행 부분은 정확하지 않다. (고도) 150m 이상 확보해 예전과 마찬가지로 국제법규, 국내법을 지키면서 비행했다”고 반박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 해상초계기가 또다시 우리 해군 함정에 저공 위협 비행을 감행하면서 한일 군사 갈등이 양국 수교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군 당국은 일본 초계기가 유례없는 초저고도 위협 비행을 한 의도와 배경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사태 재발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여 차례 경고 통신 묵살하고 초저고도 비행 23일 오전 10시 50분경 이어도 서남방 96km 해상.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구축함 대조영함의 대공 레이더에 미상의 항공기가 포착됐다. 잠시 뒤 함정의 피아식별장치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P-3C)라는 식별부호가 떴다. 이후로도 일본 초계기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조영함을 밀착마크하듯이 따라붙었다. 대조영함도 차츰 거리를 좁히며 쫓아오는 일본 초계기의 항적을 분초 단위로 주시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 달 전 동해상에서 북한 조난어선을 구조하던 우리 구축함(광개토대왕함)에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과 같은 돌발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후 1시 50분경 일본 초계기는 예상대로 대조영함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대조영함에서 “귀국은 우리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로를 이탈하라. 더 이상 접근하면 자위권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 통신을 20여 차례나 보냈지만 일본 초계기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에 우리 해군작전사령부는 한일 직통망을 통해 일본 해상자위대에 강력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우군국(우방국)이며 식별할 수 있는 항공기에 대해 자위권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철회를 요망한다”며 맞받아쳤다. 그 시각 대조영함에서 54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주변 상공을 빙빙 돌던 초계기는 거침없이 60∼70m 고도까지 내려와 선체 뒤편에서 앞쪽으로 스치듯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쿠쿵’ 하는 초계기의 비행 굉음과 충격파가 대조영함 승조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한 달 전 광개토대왕함에 대한 저공 위협 비행(150여 m) 때보다 훨씬 낮은 고도까지 내려온 것. 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저공 위협 비행)과 유사하게 함선을 향한 비행, 공격 모의 비행, 함정 선수를 횡단하는 비행 등 일본에서도 관행적으로 금지되는 비행 패턴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초계기는 18일에 율곡이이함(구축함)과 22일에는 노적봉함(상륙함), 소양함(군수지원함)을 향해서도 저고도 근접 위협 비행을 했지만 거리가 1.8∼3.6km가량 떨어져 있었고 비행 패턴도 의도성을 확인하기는 애매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군은 설명했다.○ 사격통제레이더 사용 유도했나 일본 초계기의 초저고도 위협 비행에는 모종의 노림수가 담긴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우선 한국 함정이 사격통제레이더(STIR-180)를 쓰도록 유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한 달 전 동해상에서 광개토대왕함이 화기관제(사격통제)레이더를 먼저 조사(照射)해 자국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우리 측이 실무협의에서 레이더의 구체적 정보를 요구하자 일본은 이를 거부하며 초계기가 포착했다는 출처 불명의 레이더 전자파음을 21일 공개하면서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대조영함이 레이더를 가동했다면 21일 공개한 전자파음과 비교해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압박용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쓸 경우 지상군(보병전투 부대)의 일부 철수나 감축이 유력시된다. 주한미군은 2008년 이후 2만8500여 명을 유지하고 있다. 병력 규모로는 주일미군, 주독미군에 이어 세 번째다. 주한미군은 육군이 1만85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공군이 8500여 명, 나머지 해군과 해병대로 이뤄져 있다. 군 소식통은 “과거 주한미군의 감축 대상은 거의 대부분 지상군이었다”며 “감축이 진행돼도 주한 미 2사단의 보병 전력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한미군이 감축될 경우 군 안팎에선 미 2사단 예하 전투여단 병력(5000명 안팎)의 한반도 순환배치가 중단되는 방식이 거론된다. 미국은 2004년부터 본토의 보병 전투부대를 6∼9개월 단위로 미 2사단에 교대로 파견하고 있다. 전차와 다연장로켓 등 무기와 장비는 한국에 두고 병력만 바꿔서 주둔시키는 개념이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부대의 순환배치를 늦추거나 아예 중지할 경우 주한미군 병력은 2만3500여 명으로 줄어든다. 한국이 (미국의) 방위비 협상안을 수용할 때까지 병력 교체를 미루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과 방위비 협상을 내세워 주한 미 지상군의 대대적 감축을 강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서해를 지키는 해군 2함대 소속 청주함(호위함·1500t)에는 이름과 계급이 같은 3명의 병사가 근무하고 있다. 추진기관병인 김선우 일병(23·해상병 648기)과 갑판병 김선우 일병(21·해상병 649기), 보급병 김선우 일병(21·해상병 649기) 등 ‘동명 3인’이 주인공이다. 가장 선임인 김 일병(추진기관병)은 고교 시절 2함대의 천안함 전시 시설을 찾았다가 북한 어뢰에 희생된 46용사의 사연을 접한 뒤 해군 입대를 결심했다. 나머지 두 명의 김 일병은 입대 동기로 훈련병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다. 이들은 “서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줘 의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이름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도 많다. 당직자가 함내 방송으로 “일병 김선우 보고하라”고 호출하면 3명이 함께 달려 나올 때가 적지 않다. 가족이 보낸 인터넷 편지가 번지수를 잘못 찾는 경우도 더러 있다. 힘든 함정 근무 여건에도 이름과 계급이 같은 3명의 김 일병이 끈끈한 전우애를 발휘하며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여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해군은 전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Q. ‘2018 국방백서’에서 국방부는 주적의 개념을 재정의 했습니다. 또한 일본과 기본가치를 공유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국방 주요 협력국 순서를 한일 한중 한러에서 한중 한일 한러 순으로 수정했는데요. 이러한 변화가 향후 한반도와 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이나경 한국외대 한국학과 (아산서원 14기)A. ‘북한이 주적(主敵)’이라는 표현은 1995년판 국방백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북한 핵 개발 의혹이 고조되던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가 우리 측 대표에게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고 협박한 것이 국민적 공분을 사자 당시 김영삼 정부는 국방백서의 ‘주적’ 명기로 강경 대응을 했습니다. 이후 주적 표현은 ‘2004 국방백서’에서 사라지고 ‘직접적 군사위협’, ‘심각한 위협’으로 대체됐다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이후 발간된 2010~2016 국방백서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으로 기술됐습니다.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로 달라진 남북관계를 반영한 걸로 풀이됩니다.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세 차례의 정상회담, 비무장지대(DMZ)내 최전방 감시초소(GP) 시범철수 및 공동유해발굴 등 화해평화 무드 속에서 북한을 ‘적(敵)’으로 정부 공식문서에 규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화해를 추구할 ‘대화 상대’인 북한을 ‘적’으로 계속 두는 것은 남북관계와 비핵화 대화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더 다가서도록 하기 위한 적극적 유화책으로 봐달라는 겁니다. 우리의 화해 평화조치에 북한도 호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짙게 묻어납니다. 하지만 너무 앞서간다는 반론도 제기됩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재래식 전력은 더 강화됐고, 여전히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위협인데도 적 표현을 서둘러 폐기함으로써 대북 군사위협과 장병들의 대적관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이를 악용할 것이라 우려도 있습니다. 당장 3월초로 예정된 키리졸브(KR) 한미연합훈련의 철폐 근거로 국방백서의 적 표현 삭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적이 아닌 평화 화해의 동반자이자 같은 민족을 상대로 외세와 전쟁연습을 하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영구 중단과 미 전략자산의 전개 금지를 요구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북한이 우리의 선의에 화답할지, 남남갈등의 호재로 이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2019 국방백서에선 ‘한일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가치를 공유’라는 표현이 삭제되고, 군사교류협력 기술순서도 한일, 한중, 한러에서 한중, 한일, 한러 순으로 변경됐습니다. 일본과 ‘북핵·미사일 위협’에 협력한다는 내용도 빠졌습니다. 이는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관계가 고스란히 투영된 걸로 보입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재검토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이어 ‘레이더 갈등’까지 최근 한일 관계는 살얼음판 같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특히 우리 함정이 북한 어선 구조 과정에서 자국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둘러싸고, 양국 군 당국은 언론을 통한 공방전과 무관 초치(招致) 등 대결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국내 정치용 과잉 대응이 화근으로 지적됩니다. 최근 이민정책에 대한 반발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외교 갈등을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러다가 한일관계가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아베 정부가 지금처럼 ‘한국 때리기’를 고집할 경우 양국 정부와 국민감정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나빠져 한일관계 전반에 큰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외교안보 분야는 물론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방위적 혐한(嫌韓)과 혐일(嫌日) 갈등과 충돌로 비화될 소지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소모적이고, 감정적 공방이 길어질수록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한일 양국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세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일본으로선 언제까지 한국과 대립각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한반도 등 역내 안정을 위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17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레이더 갈등이) 한미일의 안보연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한미일 3국의 협력태세를 확실히 갖춰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허위 주장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습니다. 양국 모두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제2차 세계대전 때 등장한 레이더는 항공기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적 레이더에 잡히는 순간 지대공 미사일과 적기(敵機)의 먹잇감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은 스텔스(레이더 회피)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체에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도료를 칠하거나 레이더 전파가 부딪쳐도 반사되지 않도록 설계된 군용기를 속속 선보였다. 1980년대 최초 스텔스기인 F-117 전폭기를 시작으로 지금은 F-22, F-35 전투기와 B-2 폭격기 등 한층 진화된 스텔스기들이 창공을 누비고 있다. ▷스텔스기는 레이더가 작은 벌레 크기의 물체로밖에 식별하지 못한다. 사실상 레이더 포착이 안 돼 스텔스기가 접근해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상대는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 최신 항법장비와 초정밀 유도무기로 무장한 스텔스기는 적진 깊숙이 침투해 수뇌부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해 전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도 있다. 미래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이유다. ▷그래서 스텔스기 전력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지난해 독자 개발한 J-20을 실전배치했다. 러시아가 시험 운용 중인 최신예 SU-57도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F-35A 10대를 도입 배치한 일본은 2024년까지 42대를 전력화하는 한편 F-35 100대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공군도 올해부터 2021년까지 F-35A 40대를 도입 배치할 계획이다. ▷3월에 F-35A 초기 인도분 2대가 국내에 배치되면 우리도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스텔스기 보유국이 된다. 스텔스기 보유국은 전 세계에 10개국 안팎으로 추정된다. 5세대 최신예 스텔스기인 F-35A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전력이다. 지난해 F-35A 1호기의 미 현지 출고식처럼 3월 도착행사도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로키’로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비대칭 절대무기를 과시하는 터에 이 정도 공군력 보유가 남북 화해를 저해할 것이란 발상 자체가 지나친 북한 눈치 보기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 국방부가 ‘북한은 적’ 표현이 빠진 ‘2018 국방백서’를 15일 발간했다. 이번 국방백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국방백서다. 총 7개 장(316쪽)으로 이뤄진 국방백서는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2년 전보다 강화됐고, 신형 전차 등 재래식 전력 증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백서는 평가했다. 특히 요인 암살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하는 등 북한군의 특수전 능력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방부가 15일 펴낸 ‘2018 국방백서’는 남북 화해평화 무드를 고려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백서 발간사에서 9·19 군사합의에 따른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의 실질적 이행조치 등 성과를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전방위 안보 위협’의 대비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전 ‘2016 국방백서’ 발간사에서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과 단호한 대응을 강조한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또 백서는 ‘북한은 적(敵)’이라는 표현을 빼고, 1개 장(10여 쪽)을 한반도 평화체제의 군사적 보장방안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진전에 따라 구조적 군비통제를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기술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병력의 후방배치나 감군과 같은 과감한 군축도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킬체인(선제타격)과 대량응징보복(수뇌부 제거) 용어도 이번 백서에선 빠졌다. 하지만 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 커졌다. 백서는 북한이 플루토늄(PU) 50여 kg 외에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6 국방백서의 핵물질 관련 기술(PU는 50여 kg, HEU 프로그램은 상당 수준 진전)과 비교해 HEU의 양산 및 다량 보유를 군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 군은 HEU 생산은 은밀하게 진행돼 구체적인 보유량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핵소형화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미사일 능력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미사일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14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했거나 보유한 것으로 백서는 적시했다. 아울러 120mm·200mm 견인방사포를 전방 및 해안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사거리연장탄과 화염탄 등 특수탄을 개발하는 등 재래식 전력 증강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백서는 평가했다. ‘선군호’(신형 전차) ‘준마호’(신형 장갑차) 등 신형 장비의 추가 생산 및 성능 개량과 함께 우리의 특전사령부에 해당하는 ‘특수작전군’을 신설하는 등 북한의 특수전력이 강화된 내용도 적시됐다. 한편 한일관계 분야에서 기존 국방백서에 들어 있던 ‘한일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가치를 공유’라는 표현은 이번 백서에서 삭제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재검토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레이더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지난해 12월 20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에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이 핵심 증거인 레이더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군 당국 간 실무회의에서 우리 군은 일본에 초계기가 탐지한 레이더 주파수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레이더 주파수 기록은 우리 함정의 레이더 조사 여부를 규명할 결정적 근거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거부한 채 초계기의 레이더 정보 일부와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정보체계 전체를 맞교환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우리 함정의 레이더 체계를 통째로 달라는 건데 터무니없는 요구”라며 “일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군은 당시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양측이 시종일관 팽팽한 분위기에서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며 “조만간 추가 실무회의를 열어 주요 쟁점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협의 직후 각자 보도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이날 협의에 우리는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일본은 히키타 아쓰시(引田淳) 통합막료부 운용부장(항공자위대 중장급)과 이시카와 다케시(石川武)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대북 감청 및 신호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는 정보부대장(육군 소장)이 여성 부하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보직해임됐다. 국방부는 11일 군 인사법에 따른 심의위원회를 열어 국방정보본부 산하 제777부대 사령관인 A 소장을 보직해임했다고 밝혔다.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 추행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 때문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이 부대에 근무하는 여성 군무원 B 씨는 A 소장이 지난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여러 차례 만지는 등 강제 추행했다고 군 수사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소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양측의 진술이 상이해 아직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대 지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조치한 것”이라며 “777부대는 당분간 사령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용된다”고 말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A 소장의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제777부대(일명 쓰리세븐 부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등 북한군 동향 관련 통신 감청 임무를 수행하면서 북한 전역의 신호정보(SIGINT)를 수집하는 백두 정찰기를 운용하는 핵심 정보부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022년까지 병사 봉급이 최저 임금(135만 2230원·2017년 기준)의 50% 수준까지 오르고, 2023년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전력 구축이 마무리된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을 11일 확정 발표했다. 국방중기계획은 향후 5년간 안보 상황과 위협 양상에 따른 군사력 건설 및 운용 방향을 담은 청사진이다. 군은 이 기간에 소요되는 국방예산을 총 270조 7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46조 7000억원에서 연 평균 7.5%씩 인상해 2023년엔 61조8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방예산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국회 심의 후 확정된다. 우선 병 봉급 인상에 10조 1374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40만 5700원(병장 기준)의 병 봉급을 2020년엔 54만 892원, 2022년엔 67만 6115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신형 전투복 보급과 급식 개선, 병영생활관 현대화 등 장병 의식주 사업에도 9조 5117억원이 책정됐다. 무기 도입 등 방위력 개선비(94조 1000억원)는 북한과 잠재적 적대세력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응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핵심 군사능력 확보, 군 구조개편에 따른 필수전력 확보에 투입된다. 정찰위성과 중·고고도 무인정찰기, 장거리공대지유도탄, 고위력 미사일 사업이 중점 추진된다. 신형 대포병 탐지레이더와 다연장로켓 등 대화력전(북장사정포 반격) 전력을 2배 이상 강화하고, 정밀유도무기 확보율도 60%에서 85%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한편 군은 국방중기계획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3축 체계’ 용어를 ‘핵·WMD 대응체계’로 변경하고, 3축 체계를 구성하는 전력·사업 명칭도 바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대응 전력과 작전을 의미하는 ‘한국형 3축 체계’라는 용어를 공식 폐기했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3축 체계’는 대상 범위와 능력을 확장한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라는 용어로 대체된다. 기존에 군이 사용해 온 ‘북한 핵과 WMD 위협 대응’이란 문구에서 ‘북한’을 뺀 것이다. 3축 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전력과 작전 용어도 변경하기로 했다. 킬 체인(Kill Chain·북 미사일 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은 ‘전략표적 타격’으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탄도미사일 요격)는 ‘한국형미사일방어 능력’으로 각각 바꿔 부르기로 했다. 유사시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대량 응징보복(KMPR)은 ‘압도적 대응’으로 바뀐다. 국방부는 조만간 발표할 ‘2019∼2023 국방중기계획’부터 변경된 용어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중기계획은 5년 주기로 작성되는 무기 도입 등 군사력 증강 계획을 담은 문서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19년 국방부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3축 체계 용어를 삭제한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핵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군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육군의 1군, 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 창설식이 9일 경기 용인시 사령부에서 열렸다. 북한의 전면·국지도발에 대비해 동부와 서부전선을 각각 지키던 전방의 야전사령부 체제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지작사 창설은 국방개혁 2.0의 첫 번째 성과”라며 “지작사는 ‘강하고 스마트한 국방’을 위한 군 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작사는 7개 지역군단과 1개 기동군단, 군수지원사령부, 화력여단 등을 지휘하는 초대형 사령부다. 후방지역을 방어하는 제2작전사령부(기존 2군사령부)와 육군본부 직할부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야전부대(육군 병력의 60% 이상)를 지휘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지상작전을 총괄하는 지상구성군사령부의 역할도 맡는다. 초대 사령관은 김운용 전 3군사령관(대장·육사 40기)이 임명됐다. 지작사 창설은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부터 국방개혁의 주요 과제로 추진됐지만 군 내 반발과 전술지휘통제(C4I)체계 미비로 계속 미뤄지다 2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장성 및 병력 감축을 골자로 한 현 정부의 국방개혁이 본격 시동을 거는 계기이기도 하다. 두 야전사가 합쳐지면서 4성 장군은 8명에서 7명으로 줄고 육군 내 장성 직위도 10여 개가 감축됐다. 지작사 창설로 한반도의 짧은 종심(전방∼후방 핵심 지역 간 거리)에서 보다 신속한 작전 지휘와 효율적 전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육군은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1990년대 초 필자가 근무한 부대의 일부 간부들은 고약한 성미로 악명이 높았다. 병사들은 그들과 당직근무라도 서는 날이면 무슨 꼬투리를 잡혀 험한 꼴을 당할지 몰라 노심초사했다. 한 번은 상황실 당직 장교였던 A 대위가 점심 때 한 병사가 건넨 식판을 군홧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퍼부었다. 반찬 칸의 김칫국이 라면에 섞이는 ‘불경’을 범했다는 이유였다. 주둔지 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식판을 들고 오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병사의 해명에도 그는 ‘건방지다’, ‘군기가 빠졌다’며 호된 기합을 줬다. B 소령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걸핏하면 병사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보고서 미흡이나 근무태도 불량을 빌미로 폭언과 함께 머리를 벽에 쿵 소리가 나도록 찧게 했다. 피해 병사들은 신체적 아픔보다 수치심과 모욕감에 분개했지만 ‘군대는 계급이 깡패’라고 푸념하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었다. 최근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지인의 아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서 “요즘은 어떠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아직도 구태가 남아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부대 내 일부 상급자들의 폭언과 전횡 등 비뚤어진 행태를 나열했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병영 악습은 대물림되는 것 같아 입맛이 썼다. 하기야 공관병을 종처럼 부리던 대장급 지휘관 부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게 불과 2년 전이다. 같은 해 뚝배기 집게 등 갖은 도구로 병사들에게 수십 차례 가혹행위를 한 해병대 간부가 적발되기도 했다. 군은 사달이 날 때마다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를 공언하지만 ‘병영 적폐’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 일각에선 개인적 일탈을 군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 군에 뿌리 깊게 박힌 ‘계급 지상주의’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지적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부하를 ‘소모품’이나 ‘따까리’(잔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로 여기는 퇴행적 인식이 병영 적폐의 주범이라는 얘기다. 계급에 온전히 기댄 권위가 떠받치는 군에선 ‘리더(Leader)’가 아닌 ‘보스(Boss)’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 ‘보스형 지휘관’이 잘나가는 군대는 소통과 솔선수범이 아닌 군림과 맹목적 충성이 전염병처럼 창궐하기 마련이다. 부하의 생사여탈을 쥐고 흔드는 ‘계급 갑질’이 팽배한 군대가 싸워 이기는 강군이 될 리는 만무하다. 무엇보다 진급에 다걸기(올인)하는 군 문화부터 일신돼야 한다고 본다. 상명하복과 일사불란한 지휘체계가 생명인 군에서 진급은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우리 군은 진급에 너무 목을 맨다. 진급에 따른 특전과 명예가 군 생활의 전부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오죽하면 ‘동기(위관급)가 경쟁자(영관급)를 넘어 적(장군)이 된다’는 말이 통용될까. 진급을 유일한 목표와 보상으로 삼는 군대일수록 ‘계급 갑질’이 횡행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계급에 끼어있는 거품도 더 걷어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장군용 관용차를 대폭 축소했지만 여전히 고위 간부용 식당과 목욕탕, 헬스장을 따로 둔 경우가 많다. ‘별 개수’와 비례하는 집무실과 공관의 크기로 권위가 대변되는 형식과 관행도 여전하다. ‘참모총장과 야전사령관 등 대장은 5, 6평짜리 유리벽 사무실을 제공받고, 중장급 이하 장성은 개방형 공동사무실에서 근무한다. 별도 접견실과 내실(內室), 권위적 상징물도 없다. 계급이 높을수록 책상 위 서류뭉치가 늘어난다. 시내에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군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진규 예비역 해군대령이 2010년 펴낸 ‘국방선진화 리포트’에서 언급한 영국군 장성의 모습이다. 주영 국방무관을 지낸 그는 한국군에는 땀내 나는 장군복과 흙 묻은 장군화가 없다고 꼬집었다. 계급의 허례허식이 군의 관료화를 조장하고, 국방개혁의 발목을 잡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한국군의 모습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국방부는 장군 수 감축과 병영혁신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2.0’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계급 지상주의’에 뿌리를 둔 군내 퇴행적 관행과 악습의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을 개혁의 출발점이자 근간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선 어떤 개혁 노력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민이 믿고 의지할 선진 정예강군은 국방예산과 첨단무기만으론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군 지휘부가 유념하길 바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7일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에 중국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자막을 입혀 유튜브에 게재했다. 앞서 국방부는 4일 유튜브에 국문과 영어판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외국어판 동영상을 추가 제작했다”며 “영상 내용은 국문판과 마찬가지로 우리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사(照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국제법과 관련 규정을 왜곡 해석해 자국 초계기의 위협비행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자국 초계기가 포착한 레이더 주파수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는 아랍어판 영상도 마무리 작업을 거쳐 완성되는대로 유튜브에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추가 제작한 외국어 영상을 순차적으로 올리는 것보다 동시다발적으로 올리는 것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우리 입장을 알리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측에 양국 국방당국간 조속한 실무협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심승섭 해군참모총장(대장)은 7일 “모든 제대는 외국 함정과 항공기 조우 등 해상에서 발생하는 어떤 우발 상황에도 작전예규와 규정, 국제법에 따라 즉각 대응해 현장에서 작전이 종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이날 강원 동해 해군 1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새해 군사 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 1함대는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북한어선 구조 당시 일본 초계기와 조우한 광개토대왕함(구축함) 소속 부대다.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했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이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자 우리 군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는 반박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심 총장의 발언은 한일 레이더 갈등이 양국간 외교 관계 악화로 비화되면서 자칫 일선 부대의 대응 태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해군 관계자는 “향후 일본이 동해상에서 우리 함정에 더 노골적인 위협 행태를 보일 개연성에 대비하고, 그 경우 (일선 지휘관들은) 주눅 들지 말고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심 총장은 “모든 함정은 작전을 수행하면서 여러 상황을 동시 관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구비해 작전의 완전성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어선 구조 작전 중에도 일본 초계기의 위협비행과 같은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 해양주권을 사수하는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군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우리 해군 함정(광개토대왕함)이 자국 해상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4분 26초 분량)을 4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일본 방위성이 우리 함정의 레이더 조준 증거라며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한 ‘맞불 대응’이다. 영상 초반부엔 지난해 12월 20일 우리 해경정(삼봉호)이 동해상에서 촬영한 북한 어선의 구조 장면이 나온다. 북한 어선과 그 뒤로 광개토대왕함이 보이는 가운데 “(탈진한 북한 주민이) 따뜻한 물을 원하고 있답니다”라는 구조대원의 무선 교신이 담겨 있다. 구조 현장 인근 상공으로 일본 초계기(P-1)가 접근하는 장면도 있다. 화면 상단에는 “일본 초계기는 왜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현장에서 저공 위협비행을 했습니까”라는 자막을 붙였다. 일본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근거로 일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화면도 이어진다. 자막을 통해선 “일본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초계기도 구조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상호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장한 군용기가 타국 군함에 저공 위협비행을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시 초계기의 비행고도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관련 협약 등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는 일본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협약은 민항기의 운항 안전을 위한 비행규칙으로 군용기는 적용되지 않는데도 일본이 왜곡 해석했다는 것이다.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의 레이더 전파를 탐지한 후에도 회피하지 않고 저공비행을 하며 재접근했다는 점에서 일본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의 허위 주장이 전 세계 누리꾼에게 전달됨에 따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영문 등 각국 언어로 번역해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상 공개에 대해 일본 자위대 간부는 “새로운 근거 같은 것은 없었다”며 “한국 측이 주장하는 ‘반론’이란 것에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TV아사히가 보도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국방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