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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만나러 갑니다.” 설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역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기차를 탄 귀성 가족이 출발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교통사고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교통질서 교육을 강화해 기본적인 방향지시등 점등률부터 높이도록 하겠다.” 충북 괴산군은 동아일보가 집계한 ‘동아교통안전지수’에서 225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215위(61.66점·100점 만점 기준)에 그쳤다. ‘10만 명당 보행자 중 교통사고 사망자 수’(10.61명)는 210위로 하위권을 차지했으며 ‘방향지시등 점등률’(16.52%)은 전국 최하위였다. 7일 오후 괴산군청 집무실에서 만난 임각수 괴산군수(67·사진)는 “의식이 문제다”라고 말하며 “‘깜빡이’는 운전자들의 약속인데 그런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걱정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임 군수는 “농촌이다 보니 준법정신에 무딘 것 같다. 초를 다투고 그런 게 아니다 보니 서로 ‘알아서 하겠지’란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사고로 농민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인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인데 적극적으로 계도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예전엔 나부터도 차가 도로에 별로 없다 보니 교통질서를 간혹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은 아들에게도 기본적인 것들까지 꼭 지키게 한다”고 말했다.괴산=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점등률 1위]세종시 교차로에선…세종시의 제반 교통 환경은 좋지 않은 편이다. 충남 연기군에서 2012년 7월 새롭게 세종시로 출범한 이후 인구 및 차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 10만746명이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2153명으로 1년 반 사이 21.29%(2만1407명) 증가했다. 자동차 등록 대수도 출범 당시 3만7002대에서 지난해 말 기준 5만2889대로 42.94%(1만5887대) 급증했다. 게다가 정부세종청사 주변 도로는 아직 공사 중인 곳이 많다. 점멸등으로 운행되는 교차로도 많고 대형 공사 차량이 수시로 다녀 혼잡스럽다. 하지만 지난해 세종시는 교통안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2012년 624명이었던 교통사고 부상자가 지난해 426명으로 31.73%(198명) 줄었다. 사망자도 22명에서 20명으로 감소했다. 세종시에서 교통사고 사상자가 감소한 배경은 높은 교통안전 문화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세종시는 본보가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개발해 발표한 ‘동아교통안전지수’에서 77.02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아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인천(77.24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에서는 방향지시등 점등률에서 전국 225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위(점등률 99.76%)를 차지했다. 기자는 세종시의 방향지시등 점등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10일 정부세종청사 앞 사거리를 찾았다. 이곳은 왕복 8차로 한누리대로와 왕복 6차로 가름로가 교차하는 교통요충지다. 1시간 동안 방향지시등 점등률을 살펴본 결과 전체 384대 가운데 296대(77.08%)가 ‘깜빡이’를 켜고 교차로를 통과했다. 세종시 내 신흥사거리에서는 1시간 동안 492대 가운데 388대(78.86%)가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고 교차로를 통과했다. 두 곳에서 모두 876대 가운데 684대(78.08%)가 깜빡이를 제대로 켰다. 전국 평균(65.88%)을 12.20%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은 도로 위의 에티켓이자 사고를 막는 ‘안전 수신호’다. 세종시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높은 것에 대해 택시 운전사인 지진구 씨(52)는 “외지인들이 많이 오는데 이들은 길을 잘 몰라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조심 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외지인 유입이 늘면서 교통문화가 올라갔다는 분석도 있다.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임성규 과장은 “부처 이전으로 공무원들의 유입이 늘면서 교통안전 의식이 높은 인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점등률 꼴찌]충북 괴산군 교차로에선…7일 낮 12시 반경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시계탑 교차로.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멀리서 오던 경찰차 한 대가 걸음을 멈추며 왼쪽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녹색 구형 아반떼 차량이 경찰차 뒤편에 슬며시 정차했다. 그 뒤로 승용차와 트럭들이 좌회전하기 위해 줄을 섰다. 경찰차를 제외한 차량 6대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신호가 바뀌자 좌회전을 했다. 기자는 시계탑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들이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잘 켜는지 1시간 동안 지켜봤다. 총 197대 가운데 137대(69.54%)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좌회전을 했다. 8일 오후 2시경 괴산읍 서부리 괴산동인초교 앞 작은 교차로. 이번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1시간 동안 좌회전·우회전하는 차량들의 방향지시등 점등 여부를 점검했다. 이곳은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로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선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인 방향지시등 점등이 더욱 중요하지만 이곳에서도 깜빡이를 켜지 않는 차량이 많았다. 총 75대의 차량이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했는데 그중 43대(57.33%)의 차량이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 해당 교차로에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길을 건넌 동인초교 1학년 권순형 군은 “자전거 타고 가다 차가 쌩하고 지나가서 멈춘 적이 있어요. 항상 조심하는데 여기 차가 많이 다녀서 엄마가 나갈 때마다 ‘차조심해라’라고 말해요”라고 했다. 1만8700가구(인구 3만8000여 명·2013년 12월 말 기준)가 살고 있는 괴산군에는 1만8000여 대의 자동차가 등록돼 있다. 가구당 1대꼴이다. 괴산군은 동아일보가 집계한 교통안전지수 ‘방향지시등 점등률’ 항목에서는 16.52%로 22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꼴찌를 차지했다. 실제 괴산군에서 교차로 세 곳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을 점검한 결과 총 390대 가운데 224대(57.43%)가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 관할 경찰은 방향지시등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괴산경찰서는 방향지시등 단속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괴산서에서 2013년 방향지시등 미등화로 단속한 것은 총 14건에 불과했다. 괴산군에 사는 함모 씨(49·여)는 “그게 규제 대상인지 몰랐다. 안 켤 때가 많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충북지사 송봉근 교수는 “괴산 같은 경우는 교통시설이 낙후된 지역이라 교차로가 많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도심에서 운행하는 것보다 운전자들의 인식이 부족할 수 있다. 안 켜고 운행하다 보니 습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괴산=김성모 기자 mo@donga.com}

23일 성균관대가 서울 노원구 새터민 거주 지역에서 ‘사랑의 효 나눔 행사’를 열었다. 성균관대 새터민 재학생과 학생봉사단 등 20여 명은 김준영 총장과 함께 중계동 새터민 가구 20여 곳을 방문해 떡국 떡과 과일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새터민 주민과 김 총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세배를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와! 벽돌 같은 데 이름이 새겨져 있네.”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관련 유물을 내놓은 기증자들의 명패가 전시된 명예의전당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1994년 개관한 이래 889명에게서 기증받은 1만3228점의 유물 가운데 2044점을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상허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방학인데도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의 면학 열기가 뜨겁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2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열린 ‘제27회 북극곰 수영대회’에 참가한 일반 시민, 수영 동호회 회원 등 3000여 명이 차디 찬 바닷물 속에 들어가 두 손을 든 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대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 처음 개최한 뒤 매년 열리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대주교)의 추기경 서임 소식이 전해진 12일 오후 9시경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는 4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마지막 미사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새로운 추기경 탄생을 모른 채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미사 역시 추기경 서임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평소처럼 차분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미사를 마치고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신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0년째 명동성당을 다니고 있다는 홍성연 씨(48)는 “천주교 신자로서 현직 대주교님이 추기경이 된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며 “한국 천주교의 교세를 감안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연숙 씨(57)도 “염 대주교님이 추기경에 올라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세계의 빛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홍순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한국과 한국 교회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라며 “가난한 백성들의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강조하는 바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신달자 시인(71)은 “한국에 새로운 축복이 오는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추기경이 한 분 더 태어난 것은 우리 가톨릭계에 굉장한 축복이고 잔치”라며 “마음속에 있던 답답한 벽을 허무는 기분이 들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기쁘게 받아들일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57)도 “순리대로 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염 대주교의 성탄 메시지를 언급하며 새로운 추기경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강 전 장관은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야서 9장 1절)’라는 메시지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어려운 시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새 추기경 탄생을 축하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후 한때 ‘염수정’ ‘추기경’은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2, 3위를 기록했다. 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한국의 새로운 추기경에 서임된 염 대주교님께 축하를 보낸다”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고 실천하는 추기경이 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일부 신부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을 때 염 대주교가 사제들의 정치 사회적 현안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은 “쫓기는 자 외면하지 마시길”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부정적 댓글이 오르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추기경 서임은 종교 차원의 순수한 일이다” “보수나 진보에 편향됨이 없고 좌우를 아우르는 교계의 지도자가 되어 달라”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선 안 된다” 등의 반박 의견을 내기도 했다.김성모 mo@donga.com·권오혁·민병선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캄보디아인 등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2000여 명이 캄보디아 정부의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훈센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3일 캄보디아에서는 의류노동자들이 80달러인 최저 임금을 160달러로 올려 달라며 시위를 하다 군의 총격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던 가수 송대관 씨(69)에게 담당 부서의 수사팀장이 수사 진행 상황을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감찰에 나선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피의자에게 담당 경찰이 수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 송 씨와 부인 이모 씨(62)는 캐나다 교포 A 씨(54·여) 등 2명에게 충남 보령시 남포면 땅 일부를 ‘대규모 개발 예정지’로 속인 뒤 토지 분양금 명목으로 5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4월 피소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해 12월 31일 송 씨 부부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용산경찰서 소속으로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경제1팀장인 A 경감은 경찰서에 소환된 송 씨를 조사실에서 일대일로 만나 “지금 일부 분양 대금이 투자신탁이 아닌 다른 계좌로 입금된 것까지 드러났다. 계좌 추적까지 됐다”고 전하며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줬다는 것. A 경감이 송 씨에게 수사 진행과 관련된 핵심 정보를 전달한 정황에 대해 근거 자료가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경찰서는 해당 사항에 대해 “자체적으로 감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A 경감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담당조사관이 휴가 중이었던 날에도 그의 허락 없이 서랍을 열어 검찰 지휘서 및 피해자 진술서 등을 복사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경찰 관계자는 “A 경감이 부하 직원에게 담당 조사관의 서랍을 열도록 지시한 뒤 직접 서류를 꺼내 복사하고 다시 원본을 서랍에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조사관이 휴가 가기 전날 검사한테 지휘서가 내려온 게 있었다. 그것과 피해자 관련 진술 서류를 복사해간 것 같다. 촌각을 다투는 사안도 아니고 담당 조사관이 하루 쉬는 것인데 허락을 받지 않고 가져가 이상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송 씨의 부인 이 씨가 용산경찰서로 갑자기 찾아와 ‘수사 이따위로 할 거냐’고 욕하고 소리 지른 적이 있는데, 수사 진행 상황을 몰랐다면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부서 B 경위는 송 씨 측에 수사 시간을 지연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송 씨 측에 전화로 “이런 경우에는 서울청(서울지방경찰청)에 진정을 넣으면 된다. 시간을 끌려면 여기저기에 진정을 넣어라”라고 이야기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A 경감은 본보 기자에게 “내가 뭐가 아쉬워서 수사 진행 상황을 유출하느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수사 기록을 복사해 갔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가면 알려줄 것을 왜 복사를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B 경위도 “전혀 그 사람들(송 씨 측)을 모른다. 고소된 사항도 전혀 모른다”고 부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23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천구청역 인근 연탄공장에서 인부들이 연탄을 트럭에 싣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3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사격장(쿠니사격장) 내에 있는 농섬 주변에서 육군 51사단 장병들이 포탄 파편 등 사격 잔재물을 처리하는 환경정화작업을 했다. 1955년 주한미군에 제공돼 사격장으로 사용된 매향리 앞바다 농섬 주변 갯벌은 주민들의 반발로 2005년 8월 폐쇄됐다. 화성=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성탄절(25일)을 이틀 앞둔 23일 서울 노원구 하계동 광염교회 어린이들이 중계본동 달동네 백사마을에서 촛불을 켠 채 캐럴을 부르고 있다. 광염교회는 앞서 19일 생필품 선물 1004개를 마련해 노원구에 사는 저소득 주민 1004가구에 전달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죄를 저질러 자수하러 왔습니다.” 10월 31일 법무법인 A사의 등기팀장 정모 씨(39)가 서울 양천경찰서 수사과에 터벅터벅 걸어 들어왔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정 씨는 수사관 앞 의자에 앉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8월 한 투자자문회사에서 법인 청산 업무를 의뢰받았다. 정 씨는 업무를 위해 받았던 법인 도장을 이용해 해당 법인 소유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빌라(3억5000만 원 상당)를 자신이 매입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꾸민 후 등기를 했다. 그는 사채업자를 찾아가 이를 담보로 1억9000만 원을 빌려 사용했다. 정 씨는 수사관이 내민 백지에 이런 사실을 모두 적었다. 정 씨는 자수를 한 덕분에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됐다. 정 씨가 돌아가고 2시간 뒤 피해자들이 경찰서에 찾아와 그를 고소했다. 수사관은 그때만 해도 ‘우연이겠지’라고 생각했다. 11월 21일 정 씨가 다시 양천경찰서에 찾아와 “다른 일을 자수하러 왔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빌라 서류를 위조해 사채업자에게 2억 원을 빌린 것이다. 정 씨는 죄를 많이 저지른 뒤 구속을 피하기 위해 고소 직전 자수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 씨를 업무상 배임·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길래 ‘진심으로 뉘우치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악어의 눈물(거짓 눈물)’이었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학생의 어머니에게 성상납을 요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가 해임됐다. 해당 학교에 4학년 아들을 둔 A 씨(41·여)는 “야구감독이 아들을 잘 봐주는 대가로 성상납을 요구했다”며 지난달 26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동작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폭로글을 올렸다. A 씨는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우려돼 (성상납 요구를) 문제 삼지 않았지만 이제 방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고 썼다. 교육청의 진상조사 결과 야구부 감독 윤모 씨(45)는 A 씨에게 ‘엉덩이가 섹시하게 생겼다’는 등의 음란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성관계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듯한 내용도 있었다. A 씨는 윤 씨로부터 “점심을 챙겨 달라”는 부탁을 받고 2주간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윤 씨는 “아이가 6학년이 되면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지난달 29일 윤 씨를 해임하고 대한체육회, 야구협회 등에 윤 씨의 지도자 자격을 정지 또는 박탈할 것을 요청했다. A 씨는 윤 씨를 지난달 29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 윤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윤 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연세대 의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전 교육과정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획안은 2014학년도 1학년생부터 도입되며 기존의 ‘ABCDF’ 학점제에서 절대평가(Pass or Non-pass)로 바뀐다. 연세대 의대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계획서를 제출받고 6개월 동안 연구에 집중하는 심화연구과정을 이수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국 상위 25개 의과대학과 일본의 주요 의과대학들은 이미 절대평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윤주헌 학장은 “전국 상위 0.1%에 속하는 우수한 의대생들에게 ABCDF로 상대평가 점수를 매기는 학점제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상대평가 제도가 폐지되면 졸업 후 채용 과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졸업하면 모두 학점 대신 ‘Pass’가 되는데 대신 연구역량이나 봉사활동 등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대체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때 기재해야 하는 학점 문제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국가장학금을 주는 곳과 상의한 결과 패스는 100점, 논패스는 0점으로 해도 무관하다는 것으로 협의를 마쳤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수십억 원의 대출 사기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폭력조직 ‘양은이파’의 전 두목 조양은 씨(63·전과 12범)를 구속했다. 조 씨는 2010년 8월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 두 곳을 운영하며 허위로 만든 담보 서류를 이용해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 원을 대출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 혐의로 수사를 받던 조 씨는 2011년 6월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11월 26일 현지 카지노 건물에서 붙잡혀 사흘 만에 서울로 압송됐다. 그는 당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너희 왜 불을 질렀어?" "추워서 그랬어요." 11월 29일 오전 0시 반경, 중학교 3학년 A 군(15)과 B 군(15)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 주택가 골목을 어슬렁거렸다. 이 날은 고등학교 원서를 내는 날이었지만 둘은 원서를 넣지 않았다. 대신 집에 가면 부모님한테 혼날까봐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 문이 잠기지 않은 승용차에서 담배 6갑을 훔치기도 했다. 이후 둘은 영하의 기온에 바람까지 불자 추위를 피하려 한 빌라 지상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들은 옆에 있던 포터 트럭 적재함 비닐 천막 위에 휴지를 올려 불을 붙였고 천막에는 구멍이 뚫렸다. 잠시 후 둘이 자리를 뜬 뒤 천막 안에 있던 서류와 공구에 불이 옮겨 붙었다. 불은 점점 커져 20분 동안 차량을 전소시켰다. 길가에 있던 승용차까지 불에 그을려 총 1800여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인근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를 보고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보했다. 인근 주택가를 탐문 수사하던 경찰은 300m 떨어진 골목에서 A 군과 B 군을 붙잡았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차량에 불을 지르고 금품을 훔친 혐의(일반자동차 방화 및 절도)로 둘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추위 때문에 차에 불을 붙였다"며 고개를 떨구었다.김성모 기자mo@donga.com}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라고 부른 것처럼 만든 합성사진을 유포한 누리꾼을 고소했다. 2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고소장에서 “한 누리꾼이 최근 카카오스토리 계정에 ‘박근혜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라 박근혜 씨입니다. 책임 반드시 묻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해가 안 간다. 어떻게 나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종북세력이 됐나. 북한은 고려시대 때나 다름없는데, 그걸 찬양할 일은 아닌데….” 2008년 간첩죄로 5년간 복역한 뒤 7월 출소한 원정화 씨(40·사진)가 채널A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첫 탈북위장 남파 간첩’인 원 씨는 현재 재판 중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사건에 대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잘 먹여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국회의원이 국민을 기만하고 뒤에서 작당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 씨는 방송에서 북한에서 받았던 훈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월북한 군인들로부터 특수 훈련을 받았는데 어떤 성인 남성도 제압할 수 있도록 훈련 받았다”며 “한국군은 상대가 아니었고 미국군을 염두에 두고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내 미군기지의 수와 위치 등을 파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첩 훈련 당시 ‘남한 말’을 배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원 씨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15세의 나이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에 발탁됐다. 이후 공작원 양성기관인 금성정치대학에서 교육받았다. 1998년부터 보위부 소속으로 중국에서 외화벌이와 정보활동을 시작했다. 탈북자 관련 사업을 하는 한국인, 일본인 100여 명을 납치 북송했으며 2001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남파돼 간첩활동을 했다. 원 씨는 5년형을 선고 받고 항소를 포기했다. 그는 방송에서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가족 여러분 제가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용서해주실 수 있을지…. 아픔과 고통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원 씨는 출소 이후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찰과 검찰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